행복한여자 40
원희 대문 앞
(대문 나오는 지연과 원희 계단 내려온다)
원희-지연아.... 상견례 있잖아,... 일요일에 점심에 하는 거 혹시라도 불편하신 거 있으면 우리는 다른 날도 아무 상관없다고 말씀드려... 그러잖어, 우리야 아무려면 어때...
지연-아버님도 일요일 상관 없으시다잖아....
원희-그럼 일요일 열두시에 해....
지연-응, 엄마....
원희-상견례하고 나서 신랑 어머니랑 결혼식 의논도 하고 그래야지
지연-엄마.... 아무것도 필요 없어.... 우리 결혼식만 할거야... 태섭씨랑 그렇게 하자구 했어
원희-그래도 그러는 거 아니야,.. 시아버지가 계시고 시어머니가 계신데 예단을 해야지 무슨 소리야... 허긴 요새는 돈으로 보내긴 하드라.... 그쪽에서 그러는 게 편?다고 하면 그렇게 하고...
지연-우리가 선물 사면 안 돼...?
원희-그건 엄마들이 알아서 하는 거야... 어서 가...
지연-알았어... 가요 엄마...
원희-어여 가....
(지연 가고 원희 지켜본다)
s#2 원희 주방
(할머니가 장우 포대기 해서 업고 저녁하고 있다)
원희-(들어오며) 아니 왜 업었어....?
할머니-울어서 업었어,.. 배가 고프던가 뭘 싸기 전엔 안 우는 녀석인데 엄마를 오래 떨어져서 그런지 운다,....지선이는 어떻게 된 거냐...? 왜 안 들어 와...
원희-이리 주세요...
(할머니 포대기 풀고 원희가 애기 받고)
할머니-애 애미가 나갔으면 서둘러 들어와야지 해가 지는데 왜 안 들어 와
원희- 가게가 바뻐서 그런가....?
s#3 원희 대문 앞
(있는대로 힘이 빠진 지선과 황서방 온다)
지선-(대문으로 가서 대문 열려고 하면서 돌아본다)
황-....
지선-아무 일 없는 것처럼 하기로 했잖아...
황- 알았어..
s#4 원희 마당
(들어오는 지선과 황서방)
지선-(아랫방 방문 열어 보고 마루로) 엄마 장우 어디 있어...?
원희-(소리) 여기 있어
황- 황서방도 들어왔습니다...
원희-(장우 업고 나오며) 아니 먼저 들어오지 가게 문닫고 같이 와야 돼...?
지선-왜 장우가 보챘어...?
원희-그래...
지선-이리 줘
원희-가게에서 먼지 뒤집어쓰고 왔을텐데 빨리 씻고 받어.... 저녁 다 됐으니까 저녁 먹고...
지선-알았어...
s#5 원희 주방
(저녁 먹는 할머니, 원희, 지숙, 지선, 황서방)
원희- 지연이 시어른이랑 상견례 하는 거 일요일 날 하기로 했는데 할머니랑 둘이 갈테니까 그런 줄 알어...
지숙-가자고 할까봐 겁 나....
원희-그 쪽도 식구가 남동생 하나 있는데 군대 갔대,.. 우리 식구만 줄줄이 갈 필요 없겠어...
할머니-그 쪽에서 혹시 시아버지 형제분들이라도 나오는 거 아니냐...?
원희-그거야 그 쪽에서 알아서 하시겠지,.. 그렇다고 얘들 다 끌고 나갈 필요는 없을 것 같어... (지선과 황서방 잠깐 본다) 왜 그래...? 느이 부부싸움 했어...?
(순간 지선도 황서방도 당황하며)
지선-아니야아..
황-(거의 동시에) 아닙니다...
원희-둘이 장사를 너무 신나게 해서 기운들이 다 빠진 거야...? 왜 축 처졌어
지숙-장우 아빠, 얼굴이 왜 그렇게 탔어요...?
할머니-가게 안에서 하는 일인데 얼굴 탈 게 뭐 있어
지선-원래 까만 사람이잖아
지숙-누가 몰라...?
황- 흐흐 제 별명이 원래 까만콩이었습니다....
원희-근데 왜 밥도 푹푹 못 먹고 그래... 피곤해서 그래...?
황- 아닙니다,.. 푹푹 먹고 있습니다...
지선-(뭔지 떳떳치 못 한)
s#6 지연 주방
(은지와 세종 나란히 앉혀 놓고 저녁 먹는 지연)
지연-세종아 장조림 먹어... 자.. (밥에 얹어 준다)
세종-아빠 오늘도 못 들어오신대요....?
지연-아니야,.. 들어 오신 댔어....쪼끔 늦게.... 은지는 달걀말이 줄까...?
은지-응...
지연-(은지에게 달걀 주고)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확인하고) 지금 세종이랑 은지 저녁 먹어요,... 복덕방에서요..? 그 쪽은 요..?....우리도 아직 연락 없었어요,....저 애들 밥 다 먹이구 전화할께요..
s#7 형사실
태섭-잠깐만요 ..
지연-(F) 왜요...?
태섭- 나 지금 완전히 찬밥이에요....?
지연-(F-웃음 띤) 세종이 은지보다 더 애기 같아요, 지금...
태섭-내가요...?
지연-(F) 모르겠어요...?
태섭-알았어요,... 지연씨한테 애를 셋이나 맡게 하는 건 너무한 것 같으니까 내가 애같이 되는 거 포기해요,.. 이따 전화 줘요..(끊고 행복한 미소)
s#8 지연 주방
지연-(행복한 웃음 띠고)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
s#9 원희 방 (밤)
(원희 적금통장, 예금통장 세 개를 들고 보고 있다)
할머니-... 내일 적금 들어갈 날이야...?
원희-아니에요,...지연이 예단은 내가 해 줄려구,..이걸로 될려나 모르겠네
할머니-혼수 예단이야 하기 나름이지 뭐.... 얘 지선이 쟤들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냐...? 황서방 얼굴이 영 풀이 없어...지선이도 아침하고 다르구 어째 이상한 거 같애
원희-(약간 멈칫하며 할머니 본다) 좀 그런 것 같긴 한데 설마 그 새 또 무슨일이 있겠어...? 아니 얼마나 됐다구....
할머니-아무튼 애들이 다른 때하고 달러
원희-(일어나며) 좀 물어 봐야겠네.. (나간다)
s#10 원희 지선방 (밤)
지선-자기야... 내 말대로 해,.. 끝내... 얼마나 벌겠다고 그 고생을 하냐구.... 그만 해, 응...?
황-..안 돼, 만원이라도 건져야지 ... 이천만원이 어떤 돈인데....
지선-하지 마,... 더는 못 봐.... 자기가 길에 서서 그렇게 장사하는 거 나 못 봐... 단속반한테 쫓겨다니면서 ...생각만 해도 싫어... 그러니까 그냥 손 들자...
s#11 원희 마당 (밤)
(원희 무심코 아랫방으로 와서 문을 두드리려는데)
지선-(소리) 그 돈 없어도 우리 안 죽어,.... 죽을힘을 다 하는데도 운이 안 따라주는데 어떡해.... 그러니까 우리 그만 둬
황- (소리) 안돼애,...우리 돈 천만원은 괜찮지만 장인 어른 천만원은 어떡해
원희-(이게 무슨 소리..?)
황- (소리) 장인 어른이 우리 힘들 때 도와 주셨는데 그 돈까지 거덜내고 어떻게 그만 두냐고..... 장인 어른이 그 돈 주시면서 꼭 돈 벌어서 우ㅡ리 지선이 행복하게 해 주라고 그러셨는데...
원희-(순간 열이 확 올라오며 문을 열까말까 하는데)
지선-(소리) 아버지가 언제 돈 갚으라고 그러시면서 주셨어...? 그러니까 우리 그만 둬..
원희-(순간 억장이 무너지는 얼굴이 되며 문을 확 열어제친다)
s#12 원희 지선방 (밤)
(깜짝놀라는 지선과 황서방)
지선-엄마... (놀라는)
황- ...(놀란 채)
지선-왜 그래 엄마..
원희-(열이 올라 들어온다) 무슨 말이야, 장인 어른 천만원이 무슨 말이냐구...어서 말 못 해...?
지선-(겁에 질리며) 엄마
원희-(오, 엘 지선에게) 아버지 돈이 뭐야, (황서방에게) 장인 돈이 뭐냐구... 어서 말 해, 어서
황- 저 장모님...
원희- (소리 지른다) 어서 말하라구...
지선-엄마 있잖아...
황-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원희-그래 어서 해
황-이번에 땡처리 사업 시작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돈을 구할 수가 없어서 할 수없이 장인 어른을 찾아갔었습니다...
원희-(분노 치밀며) 원래 천만원 가지고 시작했잖아,...천만원은 원래 있었고 그러니까 나중에 쎄일로 두 박슨가 더 준다고 할 때 날더러 돈 빌려달라고 하드니 그 때 지연이 애비를 찾아간 거야...?
황- 예....
지선-그래도 아버지잖어,.. 그래서..
원희-(사이 없이 지선 등짝을 패며) 어디 가서 손을 벌려...? 어딜 가서 손을 벌렸어...? 그래도 애비야...? (발악처럼) 어떻게 가서 손을 벌려..
황- (놀라 자기 몸으로 지선을 덮으며) 장모님,.. 제가 그런 겁니다..제가요
원희-(황서방 대사 상관없이 패며) 내가 느이 애비한테 찾아가고, 손벌리고 그러면 당장 쫓아낸다고 했어 안 했어,... 어디 가서 손을 벌려...?
(지선은 엉엉 울고 원희 악을 쓰고)
원희-(분해서) 어떻게 니 애미 가슴에 못을 박어... 밥을 굶어서 찾아간 것도 아니고 장사할려고 어떻게 애비를 찾아가..
(할머니 지숙 급하게 들어온다)
할머니-(뛰어들어오며)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이래... 엉...? 왜 그러냐구
원희-(분해서 숨이 넘어갈 것처럼) 이 철딱서니가 즈 애비 찾아가서 천만원을 받아썼대요...내가 그 짓만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선 때리며) 이게 그랬대요...글쎄....
할머니-지선아... 정말이야...?
지선-(나름대로 할 말 있는 울며)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아버지 만나면 쫓아낸다고 해서 무서워서 아버지 한 번도 만난 적 없었어,처음이야.... 그런데 왜 아버지 만나면 안 되는데 힘들 때 좀 도와달라면 왜 안 되는데..
원희-(더 열 받으며 때리려는데 지숙이한테 붙들리고 악만 쓴다) 그 따위 애비 필요 없으니까 애비 노릇할 생각 말라고 했어......내 힘으로 느이 떳떳하게 잘 키울테니 나타날 생각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가서 손을 벌려.. 어서 니 애비한테 전화 걸어,.. 어서...
황- 장모님...
원희-어서 못 걸어...?
할머니-걸어서 어쩌려구
원희-(지선에게) 어서 걸어...?
지선-엄마아...(울먹이며)
원희-(소리 지른다) 안 걸 거야...?
지선-(할 수없이 핸드폰 한다)
원희-(확 나꿔챈다)
(효) 신호 가는 소리
종민-(F) 지선이냐....?
원희-(덤비듯) 나예요,...
s#13 종민 거실 (밤)
종민-(핸드폰- 깜짝 놀라는) 당신이 웬일이야...
원희-(F-덤빌 듯) 당장 나 좀 만나요,
종민-지금 말이요...?
원희-(F) 내일 만나요
종민-어...알았소... 그런데 무슨 일이 있소...?
원희-(F) 지난 번 만났던 데 그리 갈테니까 거기서 봐요
종민- 몇 시에...
s#14 원희 지선방 (밤)
원희-(쏘아대듯) 그 찻집이 몇시에 문 여는지 말해요... 알았어요 (핸드폰 확 방바닥에 던지고 지선을 노려 본다)
지선-(고개 숙인 채)
원희-돈 달라고 애비 찾아 갈 때 느이 애미 같은 거 안중에도 없든...?
굶어 죽어도 느들 애비 도움 받기 싫어서 지금까지 기를 쓰고 산 니 애미는 안중에도 없어...?
할머니-애들이 애미 맘을 다 알어...?
원희-(복통을 하겠는 기분) 어떻게 애미 맘을 몰라,.. 이를 악물고 산 느이 애미 보면서 컸는데 왜 몰라,... 어떻게 몰라
황- 죄송합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지선-(울며) 누군 그러고 싶어 그랬나...?
지숙-너 웃긴다...? 어떻게 아버지를 찾아갈 생각을 했냐....?
지선-그럼 어떡해,...엄마가 도와주지 않는데...
할머니-그런 소리 말어,.. 느이 애미 뼈빠지게 일해서 느이 멕이고 입히고 공부 시키고 결혼시키고 다 했어.... 그리고 느이 내외 몇 년을 먹여 살렸어,... 어떻게 그 보다 더 해...
황- 예 알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돌아서면 부부는 남이지만 느이한테는 애빈 거 알어... 그래도 느이 애미 심정을 그렇게 모르면 돼....? (일어나 나간다)
지선-(앙- 울음터진다)
s#15 원희 안방 (밤)
(소주 마시는 원희, 할머니)
원희-엄마... 햇수로 십구년이래... 지난 번 애들 애비 만났을 때 그러대...? 십구년이라고.... 애들 키우면서 나 힘들었어, 엄마
할머니-(술 마신다) 너랑 평생 같이 살았어
원희-지연이가 준호랑 헤어진다고 할 때 내가 왜 헤어지라고 한 지 알아...?
그 꼴 안 당해보면 몰라,... 몰라....남편이 딴 여자 봤을 때 어떤 심정이 되는지 아무도 몰라..... 내가 당해 봐서 지연이 심정을 알아서 그랬어......그 심정을 어떻게 말로 해,.... 어떻게 참고 살아....
할머니-....지연이 애비 만나서 어쩌려구,..... 만나자고 했잖어...
원희- .....
s#16 지난 번 까페 (다음 날)
(원희 앉아 있다. 답답한 듯 냉수 벌컥벌컥 들이킨다)
종민-(와서 앉는다)
원희-....
종민-...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잠이 안 왔어...
원희-(핸드백에서 봉투 꺼내 탁자 위에 놓는다) 받어요, 돈이에요
종민-(?-지선이..?)
원희-왜 이제 와서 애비 노릇을 하려고 해...? 그것도 천 만 원 가지고...?
받어요.. 나 굶어 죽어도 당신 도움 받기 싫어서 지금까지 당신 도움 안 받고 살았어,.. 받어
종민-(기분이 상한다)
원희-내 인생에서 당신은 죽은 사람이야,.. 이제 와서 왜 이래.. 하든대로 하고 살지 왜 이러냐구요, 나 당신 없이 내 힘으로 애들 보란 듯이 키우겠다고 이 악물고 살았어... 왜 갑자기 이래... 당신 살든대로 살어요 (일어나는데)
종민-(버럭 소리지르며) 어떻게 당신 얘기만 하고 일어나..
원희-(일어나다 본다)
종민-(목소리는 낮아지지만 분노는 담긴) 사람을 불러냈으면 내 얘기도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 내 얘기도...
원희-들을 얘기 없어
종민-우리 두 사람은 헤어진 사람들이지만 나 애들하고 의절한 적 없어... 만나진 않았어도 엄연히 내 딸이야.... 당신한테는 내가 죽은 사람인지 몰라도 애들한테는 죽은 애비가 아니라구...
원희- (앉는다) 그래서...그래서
종민-지선이한테 그 돈 준 게 그렇게 잘못한 거야....? 오죽 급했으면 어른이 되도록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애비를 찾아 왔을까..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게 무리야...?
원희-....
종민- 날더러 왜 이제 와서 애비 노릇 하려고 하느냐 그러는데... 이게 애비 노릇인지 무슨 노릇인지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 급하다기에 다음 날 돈 넣어 줬어....왜 급한 지도 물어보지 않았어...
원희-그 동안 당신 자식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 해 본 적 있는 사람이야 .?
... 자식 다 키워 노니까 당신이 뭔데 나서....
종민-(어이없는.. 어처구니없는 기분- 그러다가 큰소리로) 여기 커피 줘요
(훅 한숨) ..나 당신이 원하는대로 했어...죽일 놈이 할 일은 당신이 원하는대로 해 주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당신이 애들 근처 얼씬하면 살인날 줄 알라고 해서 얼씬 안 했고...죽을까봐 무서워서가 아니고...당신한테...그거라도 해 주고 싶어서,...애들한테도...내가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거보다...아예 없는 사람이 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고 살았어...애들한테 여자문제로 엄마 속 썩이는 미운 애비...안 보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원희-흥,.. 핑계는 다 있네...
종민-난 그렇게 사는 거 마음 편했는 줄 알아....? 십구년 동안..?.... 그런데 어느날 자식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 나한테 손을 뻗는데 돌아서지 않았다고 나한테 이러는 거 너무 하지 않어...? 어떻게 그래....
원희-나 당신이랑 오락가락 하면서 사는 거 싫어... (일어나 간다)
종민-(훅 한숨 나온다. 물끄러미 봉투 보다가 짚는다)
s#17 달리는 버스 안
(원희 넋 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다)
s#18 시장 밥집
(혼자 술 마시고 있는 원희)
병구모-(지나가다가 들어온다-신나서) 어머 자기 웬일이야..? 어떻게 혼자 술을 마시고 있냐...? 호호호 별일이네...? 아줌마 잔 하나,..아이고 그러잖아도 심심해서 시장이나 돌아볼까 하고 나오는 길이였는데 자기를 만났네...? ...(그제서야 원희 살피고) 자기야....
원희-(술 마신다)
병구모-무슨 일 있어...?...
원희-....
병구모-있구나,.. (이제야 생각난) 그렇지 자기가 괜히 혼자 이런 데 와서 술 마실 사람이 아닌데 내가 그 생각을 못 했네,.. 왜 무슨 일인데 그래...
자기야아
원희-그냥 사는 게 재미가 없어서 그래,... (주인이 갖다 놓은 잔 주며) 자
병구모-(잔 받으며) 아니야, 요새 자기 기분 별로였단 말이야...(술 마시고)
지연이 그 전 시집에서 은지 놓고 가라는 것 땜에 그래...? 그거야 내 배 째라 그러고 안 주면 되잖어
원희- (술 마신다) 다아- 재미가 없다구...
병구모-언제는 재미있었어...? 과부 신세가 그렇지 그럼,... 그래 오랜만에 과부끼리 한잔하자- 박과부 자 (잔 든다)
원희-(잔 부딪친다)
병구모-(확 마시고) 크.... 속이 짜르르 하네... 친구야...기분 풀어, 친구 있고 술 있고 과부신세 그럼 됐지 뭘...
원희-그래,...거기다 애물단지 자식있고...
병구모-허긴 자기 딸년들 때문에 속 좀 썩긴 했다 그치....지숙이 시집도 못가고 저러고 있지,.. 지선이 다 말아먹고 들어와서 친정살이하지... 지연이 때문에도 속 좀 많이 썩었냐....?
원희-(술 마신다) 망할 것들....
병구모-그래 새끼들이라는 게 다 망할 것들이야., 맞어... 그런데 그 망할 것들이 이뻐 죽겠는데 어떡해.... 나 우리 병구 이뻐 죽겠단 말이야
원희-(쓸쓸하며 마신다)
s#19 원희 마당
(약간 취한 원희 들어온다. 아랫방 방문 활짝 연다)
(방이 비어있다)
지숙-(마루에서) 엄마 지선이 여기 있어...
원희-(방문 닫고 마루로 간다)
지숙-엄마 술 마셨어...?
원희-(약간 중심 흔들리며 마루로 간다)
(원희 마루 올라가는 것 지숙이 위에서 팔 부축하며)
지숙-대낮인데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어디서 마신 거야..?
s#20 원희 마루
(원희 마루에 올라와 탁자 앞에 앉는다)
원희-(큰소리로) 지선이 황서방 나와
지숙- 지선아 (주방 향해)
(지선과 황서방 나온다)
원희-앉어...
(지선과 황서방 앉는다)
원희-...느이 애미 최선을 다해서 느이 키웠어,... 사업 자금 대 줄 능력은 없어도 학비 때문에 고생시킨 적 없고 난 못 입어도 느이는 제대로 입히고 살았어,... 사업 자금 대줄 능력 없는 애미 만난 거 어쩔 수 없어,...느이 운명이야,... 애미 원망하지 말어...
지선-엄마 왜 그래애....
원희-느이 애미... 있는 힘, 없는 힘, 젖먹던 힘까지 다 해서 살았어.... 느이 애미 능력없고 못나서 싫으면 나가.... 이 집에서 나가..
황-장모님...
원희-내 힘으로 느이 당당하게 키우겠다고 결심하고 살았어,.. 느이 애비 도움 안 받겠다고 결심하고 살았다구.... 그리고 그렇게 키운 줄 알았어....
그래서 나 어디 가서도 떳떳하고 당당하고 그랬어....
지선-(울며) 엄마 잘못했어
원희-(오, 엘) 잘못한 거 없어,.. 난 남이지만 느이 애비 맞어,...내가 느이들 끌어안고 느이들한테서 애비를 뺏었어.... 느이 잘못한 거 없어...
지선-엄마아...
원희-느이들이 애미가 아닌데...자식인데 어떻게 애미 심정 모른다고 탓을 해
할머니-(나온다) 어디서 술은 마셨어....
원희-엄마, 애들 애비 만나서 돈 던져주고 왔어, 이제 와서 애비 노릇하고 싶냐고 돈 던져 주고 왔어 (일어나 원희 방으로 가는데 비틀한다)
지숙-(얼른 붙들며) 엄마
원희-(뿌리치고 들어간다)
할머니-어서 건너 가....
(효) 지숙 핸드폰 울리고
지숙-어 지연아....
s#21 원희 방
(원희 베개 꺼내 방바닥에 눕는다. 눈을 감는다)
s#22 지연 사무실
지연-(핸드폰-충격) 언니... 정말이야...? 그래서 엄마 어떡하고 계셔..? ..술...?
종미-(본다)
s#23 원희 방
(방문 가만히 열린다. 지연이 들여다본다)
지숙-주무셔....
(잠이 든 원희)
지연-(보는데서)
s#24 정비센터 사무실
(종민 우울하게 앉아 있다)
태섭-(문 열며) 저 왔어요, 아버지..
종민-어어... 웬일이냐...
태섭-바쁘세요...?
종민-아니야, 괜찮아.. 왜...
태섭- 같이 좀 가실 데가 있어서요..
종민-(?) 어디...?
태섭-잠깐이면 됩니다...
s#25 양복 코너
(다가오는 종민과 태섭)
종민-참 너 양복 있어야 되지...양복은 결혼할 때 신부가 해 주는 거 아니냐...?
태섭-안으로 들어가세요..
종민-신부랑 와서 고르지 내가 뭘 알어...?
직원-어서 오십쇼... 양복 보시려구요...?
태섭-예
직원-어떤 분이 입으실 건지
(종민과 태섭 동시에 아버님이요,...얘요)
직원-(웃으며) 어느 분이요
종민-너 지금 뭐라고 했어...
태섭-아버지 양복 사러 온 겁니다
종민-내 양복을 왜...? 내가 장가 가냐...? 왜 내 양복을 사...
태섭-상견례도 있고 해서 제가 아버지 양복 한 벌 사드릴려구요(직원에게) 아버님 걸로 추천해 주세요
직원-알겠습니다
종민-태섭아... 나 양복 있어,... 상견례할 때 꼭 진솔을 입고 가야되는 거 아니면 있다구... 뭐하러 양복을 사
태섭-상견례만 있어요...? 결혼식도 있거든요....제가 아버지 양복 한 벌 사드리고 싶어서 모시고 왔어요...
종민-(아닌 줄 알면서) 왜 애비가 너무 초라할까봐....?
태섭-(웃는다) 네...
종민-돈도 없는 애가 왜 쓸데없는 데 돈을 써.... 그러잖아도 힘에 부칠텐데..
나 양복 필요 없으니까 한푼이라도 결혼식 비용에 보태...
태섭-저도 아들 노릇 한번만 하게 해 주십쇼
종민-(본다)
태섭-저 한 번도 아들 노릇 못했습니다... (직원 부른다) 저기요,..
s#26 원희 방
지연-엄마 속상해 하지 마,... 언젠가는 만날 수도 있는 거잖아, 아버진데..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빌려서... 그러니까 사채라도 빌렸더라면 어떡할 뻔했어... 그래도 아버지한테 그런 게 낫잖아...
지숙-(물컵 들고 들어와서 엄마 준다)
원희-(냉수 마시고) 그러니까 느이도 줄줄이 가서 돈 뜯어 써,... 인젠 갚아 줄 돈도 없으니까...
지숙-걱정 마, 우리는 그럴 일 없으니까...엄마 배신 안 때려...
지연-엄마 ...아직도 아버지가 미워...?
지숙-(오, 엘 기분)엄마 그건 아직도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말이나 같은 거야
원희-(오, 엘) 시끄러,... 옛날에도 느이 아버지 사랑 안 했어,.. 분해서 그랬지...지연이 빨리 집에 가,.. 은지도 안 데려왔는데...
지연-엄마...
원희-(오, 엘) 됐어,.. 느이 엄마 성질 몰라...?
(효) 핸드폰 문자 오는 소리
지숙-(본다)
병구-(TR) 빨리 나와,... 내가 보고싶지도 않냐...?
지숙-(얼른 끊는다)
원희-지연이 뭐 해, 얼른 가,... 일요일 날 봐....
지연-알았어,... 내가 이리 올게, 엄마.... 같이 가게
지숙-상견례 우리는 안 간다...?별로 가고 싶지도 않지만 엄마가 할머니랑 둘이 가신대... 밥값 때문에 그러시는지.. (일어나며) 엄마 나 잠깐 나가..
원희-지연이도 가 어서
s#27 동네 길
(걸어오는 지숙과 병구)
병구-팔짱 좀 껴봐라... 에이 이렇게 일일이 가르쳐 줘야 되냐...? 월사금을 받든지 해야지 ...뭐해...?
지숙-야 동네에서 팔짱 끼고 가다가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떡해,... 너도 나도 죽음이지...
병구-그런데 끼고 싶지..그렇지...
지숙-뭐라구...?
병구-에이 끼고 싶으면서 아닌 척은...
지숙-야- 팔짱 끼는 거 그 까짓게 뭔데 내가 아닌 척을 해,.. 웃기고 있어
병구-아니라구...?
지숙-그래 아니야,..
병구-내 손 잡고싶고 나랑 뽀뽀하고 싶고... 그리고..
지숙-(걸음 멈추며) 너 한 번 더 물어 뜯겨 볼래...?
병구-(버럭 화가 나며) 또 물어 뜯겠다고...? (팔 걷어 보이며) 또 이렇게 만들겠다구...?
(병구 팔뚝 이빨 자국에 멍)
지숙-좀 심하긴 했다.. 근데 왜 인제 말 해...?
병구- 남자가 엄살 떠는 거 같아서 말을 안 했다,.. 우리 엄마가 봤으면 누나 머리카락 하나도 안 남았어
지숙-(소리 지른다) 넌 날 어떻게 했는데...제부도 가서 어떻게 했는데
병구-(얼른 주변 둘러보며 지숙의 입을 막는다. 입을 막고 지숙 귀에 대고) 솔직히 말해서 나도 어떻게 된 건지 기억에 없단 말이야...
지숙-(병구 무릎 쪼인트 깐다) 비겁한 자식
병구-(비명)
지숙-치사한 자식 (가버린다)
병구-(쫓아가서 지숙 붙들며)기억은 없지만 책임진다니까...?내가 책임진다구.
지숙-(오, 엘) 니가 뭔데 날 책임 져..? 넌 날 책임 질 자격이 없는 자식이야...(간다)
병구-(얼른 붙잡는다) 갑자기 왜 그러는데..엉...?
지숙-(오, 엘) 뭐...? 기억에 없어...?
병구-그건 누나도 그렇다고 했잖아..
지숙-너 같은 놈은 다시 보고 싶지도 않어...(간다)
병구-(큰소리로)다시 보고 싶어지면 편지 해...빨리 보고 싶으면 속달로 부쳐
s#28 원희 지숙 방
(지숙 속상해 들어와서 침대에 털썩 앉는다)
지숙-(씩씩대며) 그래... 내 인생에서 제부도는 삭제다,... 제부도는 간 적도 없고 어딘지도 몰라... 절대로 몰라,... 어유 내가 미쳤지,...그래 다 술 때문이야,... 원수같은 술 (종이 꺼내 금주 써서 적당한 곳에 부친다)
s#29 지연 사무실
(차 마시며 작업 테이블에서 얘기하는 지연과 종미)
종미-... 그래도 아버진데 엄마가 좀 심하신 거 아니냐...? 그렇게 난리를 치실 일인가...? ...십년 전도 아니고 이십년 전에 헤어진 남편인데... 너 절대로 아버지 만날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지연-엄마 자존심 때문일 거야,...엄마는 아버지랑 헤어지실 때 보란듯이 우리 잘 키울테니 두고 봐라 이를 악무셨대,..그리고 굶어 죽어도 아버지한테 도움 같은 거 받지 않겠다고 작심하고 사셨대...엄마한테는 그게 자존심 이였는데 언니가 엄마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 그러시는 거 같애.
종미-언니도 참 겁도 없다.... 어떻게 아버지를 찾아 갈 생각을 했냐...?
엄마 무서워서 어떻게 그랬을까....?
지연-엄마가 끝까지 모를 줄 알았겠지...
종미-너... 아버지 생각 나...?
지연-... 음... 젊고 멋진 얼굴이었든 거 같애....
종미-지금은 많이 늙으셨겠지....? 어른들 그러시잖아, 우리 엄마 맨날 하는 말 세월에 장사 없다
지연-그렇겠지....
종미-니네 엄마 정말 독하긴 독해.... 느이 아버지 사진 모조리 찢어서 다 버리고 한 장도 없다며...
지연-..음... 없어
(효) 노크 소리
혜정-네...
서차장-(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종미-어서 오세요...
지연-오셨어요...?
서차장-종미씨한테 저녁 사러 왔습니다...
지연-저녁이요...?
종미-내가 연기를 끝내주게 했다구 저녁 사신대....
지연-(서차장에게) 정말 잘했어요...?
서차장-네,...어머니가 믿으셨으니까 성공한 거죠
혜정-신부감이 마음에 드셨나 그게 더 궁금해요
종미-당근 마음에 드셨지이...
지연-정말이에요...?
서차장-네,... 성격이 마음에 드신대요... 시원시원하다구...
혜정-(오, 엘 기분) 내숭과로 하신다고 했잖아요...
종미-그런데 안되드라,...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드라구...
지연-서차장님 종미 맛있는 거 사주셔야겠어요
서차장-당연히 그래야죠....
종미-나 먼저 나가도 되는 거야....?
지연-퇴근시간 다 됐는데 뭐....
종미-그럼 먼저 나간다...?
서차장-가겠습니다
지연-안녕히 가세요, 저녁 맛있게 드시구요
서차장-그러겠습니다
혜정-안녕히 가세요...
종미-내일 보자...
(종미와 서차장 나가고)
혜정-두 분 은근히 재미있어요,...
지연-왜...?
혜정-종미 팀장님이 좋아한다구 천안에서 호도과자도 사오시고 가짜 애인노릇 해달라고 부탁도 하시고 재밌잖아요
지연-종미는 아쉬울 때마다 일 부탁하고...?
혜정-(오, 엘 기분) 그러니까요...
(효) 지연 핸드폰
지연-여보세요....?... (듣고 있는)
s#30 지연 사무실 앞 까페
(마주앉은 준호와 지연)
지연-무슨 일이야....?
준호-토요일에 은지 데려가도 되겠니....?
지연-(본 채 얼른 대답 못하고)
준호-아버지가 은지를 위해서 파티를 하신댄다....
지연-무슨 파티....?
준호-...은지가 태어날 때도 그랬고 ..백일,.. 돌..생일... 한번도 축하해 주지 못하셨다고 친척들도 부르고 파티를 하시겠대.... 친척들한테 은지를 소개하고 싶으신가봐.
지연-....
준호-... 토요일에 갈께.... 열한시 쯤....
지연-알았어...
준호-.... 잘 지내니...?
지연-....음...
준호-... 결혼은 언제 하니...
지연-아직....날은 안 잡았어
준호-.... 우리집에서 은지를 가끔 데려가는 게... 행복해야 하는 너한테 우울한 그림자가 될 것 같아 신경이 좀 쓰여
지연-감수해야 하는 일인데 어떡해....
준호-그래... 냉정하게 생각하자....은지한테 이 상황에서 그래도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로 자위하자...
지연- 은지가 알아줄까...? 이게 최선이라는 거..?.
준호-.. 그거까지 바라지 말자...
s#31 지연 아파트 앞 (밤)
(태섭의 차가 와서 선다. 태섭 아이스크림 통 들고 내린다)
s#32 지연 거실 (밤)
(지연 현관문 연다. 태섭 들어온다)
태섭-자는 거 깨운 거 아니에요...?
지연-벌써요...?
태섭-나 들어가요....?
지연-(웃으며) 안되는데....
(두 사람 탁자로 온다)
태섭-은지 아이스크림 사왔는데 내일 줘요..(지연에게 주고)
지연-(받고) 냉장고에 넣고 올게요... 뭐 마실래요...?
s#33 같은 장소 (밤-시간 경과)
(탁자에 마주 앉아 차 마시는 지연과 태섭)
태섭-오늘 뭐했어요..?
지연-일도 하고 대방동도 갔다 오고...
태섭-대방동....?
지연-(조금 미소는 띄우고 시선 찻잔으로 내리고 조금은 착잡한)
태섭-(고개 기웃하면서 숙인 지연의 얼굴 들여다본다)
지연-(고개 들며 미소는 있는데 좀 쓸쓸하게)
태섭-(편안하게) 말해요 빨리...
지연- 엄마 때문에요...
태섭-(지연을 보며 기다린다. 기다리다가) 말해요, 빨리...그거 또 해요?
지연-...엄마랑 아버지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혼하셨단 얘긴 했죠..?
태섭-했어요
지연-엄마는 암탉처럼 우리를 품에 안고 정말 열심히 사셨어요...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엄마를 더 씩씩하게 만들었던 거 같아요.... 그런 엄마 때문에 우린 아버지를 만나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지금까지 살았어요...
태섭-....그럼 .... 한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지연-(고개 끄덕)... 그런데 이 번에 작은 언니가 엄마 모르게 아버지를 찾아갔다는 걸 엄마가 아셨는데... 너무 충격을 받으신 거예요
태섭-... 그렇게 세월이 흘렀는데두요.....?
지연-...(더 얘기하는 것 포기하며) 오늘 그런 일이 있었어요.
태섭-.... 그럼 앞으로도 아버님을 만나면 안 되는 거예요....?
지연- 엄마를 생각하면요.
태섭-... 만나보고 싶어요...?
지연-어떤 땐요...그런데 또 어떤 땐 그 쪽 식구들이 있을텐데 그런 생각하면 그냥 이대로 지내고 싶기도 하고 그래요...복잡한 게 두려운가 봐요...
태섭-... 아버지 기억해요....?
지연-...젊은 아버지가 내 머릿속에 있긴 한데... 내가 상상으로 그린 아버지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태섭-... 열 한살 하고 열 다섯 살의 차이인가 봐요.... 난 아버지에 대해 다 기억해요.... 돌아가시든 순간까지....
지연-(미소로 태섭을 보는데 그 속에 애처로움이 담긴)
태섭-(미소로 본다)
s#34 지연 아파트 앞 (며칠 후)
(지연 은지를 데리고 서 있다)
(준호의 차가 와서 선다. 준호 내린다)
은지-아빠...
준호-(다가와서 은지 안는다) 왜 나와 있었어.. 내가 전화할텐데....
지연-항상 시간 맞춰 오니까 ...파티 어디서 해...?
준호-레스토랑에서....
지연-..은지야 잘 갔다 와...?
은지-엄마 안녕
지연-(손 흔들어 준다)
준호-아무래도 저녁 늦게 올 거 같애...
지연-알았어 (보고 있다)
(준호차 떠나는 것 보고 있는 지연)
s#35 지연 거실
(지연 쓸쓸하게 들어온다)
s#36 패밀리 레스토랑
(풍선에 요란스런 파티 데코레이션)
(최회장 내외, 준식이 내외 준호, 최회장 사촌 여동생 (58세) 사촌 형님 내외, 사촌 동생 내외 (50대) 40대 조카 내외
최회장-(은지 안고 서서-마이크 잡고) 저 우리 재호 형님이랑 형수님... 그리고 종태 아우랑 제수씨... 우리 장조카랑 질부.. 참 오랜만인데... 이렇게 모이니까 좋네....
여동생-아니 오빠 난 왜 빼슈....? 누이동생이라고 나 하나 왔는데...
최회장-니가 빠졌냐...?미안하다 니가 가만히 있으면 재순이가 아니지,.. 우리 재순이 잘 왔다.... 오늘 이렇게 모인 건 여기 이 손녀딸을 친척들한테 소개할 겸 손녀딸을 위해 파티를 연겁니다.... 이 꼬마 숙녀는 이름이...(마이크 은지에게 대 주며) 이름
은지-은지...
최회장-허허허허... 최은지... 우리 준호 딸이에요....
준호-....
최회장- 여러분 음식은 최고로 주문했으니까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풍악도 좀 울리고...
(남자 트리오가 기타 치며 흥겨운 노래 시작)
최회장-(은지 안고 형님 내외한테 간다) 형님 첫 손녀딸이유...
형님-(은지 손 잡으며) 예쁘게 생겼구만...
형수-준호댁하고는 아주 갈라 선 거예요....?
최회장-허허 허 예 그렇게 됐습니다....
(종업원들 음식 열심히 나르고)
최회장-(동생 내외에게 가서) 은지야 작은 할아버지야 안녕하세요...?
은지-안녕하세요...?
동생-그렇게 좋아요...?
최회장-야 말마라... 오줌을 싼다 내가....
동생-(화통하게 웃는) 형님다우시네...
최회장- 내가 얘 돌잔치도 못해 주고 생일 잔치도 못해줘서 한꺼번에 하는 거다....
여동생-준식아 느이는 앨 안 낳는 거냐 못 낳는 거냐...
선영-(기분 상한다)
준식-인제 낳을려구요.... 그 동안엔 별로 관심이 없었구요...
여동생-아니 나이가 몇 살인데 관심이 없어...? 느이 제대로 낳았으면 중학교는 들어갔겠다...
준식-허허허 그랬겠죠..
선영-(신경질 나는)
변여사-고모 그만 좀 하세요,... 듣기 좋은 사랑가도 아닌데 뭐 하러 길게 그러세요
여동생-걱정돼서 그러잖우,... 오빠 저렇게 좋아하는 거 보기 안 됐구...
준식-올해는 가질 겁니다...
여동생-얘 새애기 너 옛날에는 애 못 낳으면 쫓겨났어..
선영-지금이 옛날은 아니잖아요, 고모님
여동생-그렇다고 큰소리는 못치지,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어도
최회장-(은지 안고 와서) 재순아... 우리 손녀딸 봐라...
여동생-누굴 닮았어...?
변여사-누군 누구예요, 우리 준호지...
준식-은지야.. 이리 와 봐....(최회장에게서 은지 받아 안는다. 예뻐하는) 은지야 나 누구야.... 큰아빠....
여동생-얘 준식이 애기 이뻐하는 거 봐라... 보기 딱하다
준식-허허허 무슨 딱하기까지요 고모도 참
선영-(그런 준식이가 못마땅한)
변여사-은지야... 은지야... 할머니...
최회장-(소리) 자 건배합시다....
s#37 패밀리 레스토랑 화장실
(화가 나서 들어오는 선영-핸드폰 한다)
선영-나 좀 데리러 와.... 빨리 지금....
s#38 잠실 쪽
(달리는 고박사 차 안)
고박사-왜 그래... 무슨 일이 있어...?
선영-(화가 난 채)
고박- 왜 그러냐구.... 남편이랑 싸웠어....? 아니면 시어머니....?
선영-....
s#39 패밀리 레스토랑
(최회장 식사하며 웨이터 부른다)
(종업원 온다)
종업원-예 회장님
최회장-우리 가족 사진 찍는 거 준비 돼 있지...?
종업원-예... 식사 끝나고 촬영하시면 됩니다
최회장-어 됐어
변여사-(준식에게) 얘 느이 댁 어디 갔니...?
준식-잘 모르겠는데요...?
변여사-왜 아까서부터 안 보여...
준식-기분 나빠서 간 모양인데요...?
변여사-친척들 모이는데 그럼 그런 소리 안들을 줄 알았어...?
최회장-(조카들에게 큰소리로) 야 느이들 많이 먹어라...?
조카-예 많이 먹고 있습니다...
최회장-형님 음식 입에 맞으세요...?
형님-어 맛있어....
최회장-많이 드십쇼...허허허
s#40 종민 안방
(태섭이가 사 준 양복 걸어 놓고 만져보는 종민-양복저고리 한 번 입어 본다)
태섭모-(들어온다) 그렇게 좋아요...?
종민-(피식 웃는다) 멋있어....? 옷이 날개라는데 한 인물 나...?
태섭모-예 멋있어요....
종민-흐흐흐 태섭이가 과용했어....이거 비싼 거야..
태섭모-태섭이가 마음 먹고 사드렸나봐요...
태섭-...상견례 때 입고 결혼식날 입고 그래야지...
s#41 형사실
태섭-(핸드폰 한다)
(효) 신호간다
원희-(F) 대방동입니다...
태섭-어머니 태섭입니다...
원희-(F) 어어 그래... 웬일이야...
태섭-오늘 제가 할머님이랑 모시고 가서 저녁 사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신지 여쭤 보려구요,...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리고 싶은데요
s#42 원희 마루
원희-(여전히 기분 별로) 뭐 하러 그래... 바쁜 사람이...(듣고) 아니이 우리야 집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바쁜 사람이잖어....
s#43 형사실
태섭-제가 저녁을 한 번 사드리고 싶어서요,.. 그럼 허락해 주시는 거죠...?
언니들이랑 형부도 같이 가시면 좋겠습니다...
s#44 원희 마루
원희-(통화중)
지연-(F) 엄마가 맛있는 거 사드리면 기분이 좀 나아지시겠냐구 물어 보드라구... 그러니까 오늘 맛있는 거 드시구 잊어버려 엄마...
(할머니 옆에 앉아 있고)
원희-세상에... 바쁜 사람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해.... 그래 그런 마음이 있는 사람이니까 니가 좋아했겠지....
지연-(F) 내가 그랬잖아.... 따뜻한 사람이라구... 엄마 이따가 모시러 갈게..?
원희-아니야... 황서방 차 있어 식당에서 만나
지연-(F) 태섭씨가 모시러 가재... 형부차는 언니들이랑 타고 오면 되잖아
원희-알았어..(전화 끊고) 데리러 온 대 엄마... (훅 느긋한 한숨) 볼수록 기특해 엄마...지연이가 사람은 잘 만났나 봐..
할머니-그러게.... 마음 쓸 줄 알고 ..예의 바르고... 그런 사람을 어떻게 만났어 그래...
원희-인제 지연이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엄마...
s#45 최회장 거실
(최회장 은지 안고 변여사 준식이 준호 들어온다)
변여사-아줌마 얘 들어 왔어요...?
(다른 식구들 소파로)
가정부-누구요...?
변여사-준식이 처 말이야...
가정부-(?) 안 들어 오셨는데요..? 같이 가셨잖아요
변여사-전화는-
가정부-없었는데요...?
변여사-(소파로 가며) 아무튼 안하무인이라니까... 어떻게 중간에 빠져나가버려....어른들이 있는데 지가...
(최회장은 들어오면서 바로 그네로 가서 은지 데리고 논다)
변여사-(준식에게) 전화 해 봤어...?
준식-안 받아요...
변여사-아니 얘를 어떻게 해야 되니...?어디서부터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돼...?머 뀐 놈이 성낸다구 애 못 낳았으면 싫은 소리도 듣는 거지 뭘 잘했다고 나가버려..
준식-성격이죠 뭐....
변여사-니가 마누가 버르장머리를 그렇게 만든 거야
준식-(느긋하다) 참 내... 어머니는 뭐하셨어요...? 며느리 버르장머리도 못 잡으시고..?
최회장-준호야... 인제 좀 피곤하다... 잠깐 눈 좀 붙일 동안 은지 좀 봐라
(준호 일어나 가서 은지 안고 자기방으로 가는데)
준식-(속없이 손 흔들며) 은지야 이따가 큰아빠랑 놀자...?
은지-(손 흔든다)
준식-(웃는다)
변여사-애가 그렇게 이쁘면 앨 낳아야 할 것 아냐..
s#46 최회장 준호 방
(준호 은지 데리고 들어온다)
준호-(벽에 붙여놓은 은지 그림) 은지가 그린 거지...?
은지-할아버지 차
준호-그래 할아버지 차... (은지 사진 액자) 이건 은지..
은지-(사진 본다. 사진의 준호 가리키며) 아빠
준호-그래 아빠랑 은지랑 찍은 거야
s#47 돼지 갈비집
(태섭 할머니 잔에 술 따라드리고 있고)
지숙-우리 식구들이 다 같이 외식하는 거 정말 오랜만이다...언제 했지..?
지선-우리 장우 아빠가 사업만 잘 됐으면 맨날 외식 했을텐데
황- (얼른 지선 옆구리 쿡 찌른다-염치없는 얼굴)
지선-(오, 엘 기분) 당신 그럴 사람이잖아아
지연-(얼른)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형부...
황- 흐흐 미안해...
할머니-앞으로가 더 중요해,... 인제 앞으로 다 좋은 일만 있으면 된다...
태섭-예 맞습니다.... (소주병 들고 황서방에게) 제가 한잔 드리겠습니다
(황서방 잔 받는다)
태섭-가끔 제가 모시겠습니다...
황- 고마워...
원희-(쓸쓸하지만 그런 태섭과 황서방 모습을 본다)
지연-엄마 뭐해... 고기 드세요... 할머니, 할머니두 (집어주는)
원희-엄마.. 이런 날도 더러 있어서 사나 봐...기분이 좀 낫네..(할머니 잔에 자기 잔 부딪친다) 엄마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 거지...?
할머니-아무렴 그래야지... (술 마신다)
s#48 노래 방 (밤)
(지숙, 지선, 지연 세 자매 신나게 노래 부른다)
(식구들 신나서 구경하는데 원희는 웃으며 신은 나는데 손뼉은 못친다. 태섭이 원희의 손을 잡고 함께 손뼉 박자 맞춘다)
원희-(그런 태섭이 너무 예뻐 미소로 본다)
태섭-(계속 시킨다)
(세 자매 노래 끝나고 세자매가 동시에 황대길 황대길)
(황서방 노래 부른다)
(할머니 노래)
(현장에서 재미있고 흐뭇하게 해 주세요)
s#49 원희 마당 (밤)
(신풀이하고 들어오는 식구들)
원희-오랜만에 우리 엄마 신풀이했네....
할머니-그러게...잘 먹고 잘 놀고....
황- 할머니 장모님 안녕히 주무세요...
지선-주무세요
할머니-오냐,... 잘들 자...
(마루로)
지숙-우리 엄마랑 할머니 날마다 행사네...? 내일은 상견례 가셔야 되잖어
원희-인제 날마다 바뻐,... 지연이 결혼 준비해야 되고...
지숙-할 거 별로 없다면서...
할머니-그래도 그런 게 아니야... 소소하게 할 일 많지...
지숙-안녕히 주무세요
할머니-그래...
s#50 지연 아파트 앞 (밤)
(마주 보고 선 지연과 태섭)
지연-..(웃음 띠고) 할머니랑 엄마가 즐거워하셔서 기분이 좋아요
태섭-나도 기분 좋아요...
지연-고마워요...
태섭-(지연을 안는다).... 나도 고마워요,...나한테 좋은 가족들을 많이 준 거 .. (사이) 사랑해요...
지연-(행복한 미소) 나도 사랑해요
태섭-(지연 떼어서 마주보며) 내일 만나요...
지연-아버님 어머님 같이 모시고 올 거예요...?
태섭-두분이 호텔로 오시겠대요
지연-난 할머니랑 엄마 모시고 갈 거예요
태섭-알았어요
s#51 호텔 로비 (다음 날)
(지연 한복을 차려입은 할머니 엄마랑 걸어오고 있다)
(다른 쪽에서 종민과 태섭모 걸어오고 있다)
종민-(순간 시선 멈추며 놀라서 본다)
(종민의 시선에서 보는 지연과 원희)
종민-(믿어지지 않는 광경에 굳어지며 걸음 멈춰지는데)
태섭모-여보 빨리 가요...
종민-어 어...(시선은 지연 쪽을 본 채) 나 화장실 좀 들려 갈테니까 당신 먼저 들어 가...
태섭모-빨리 와요 (간다)
종민-(휘청하는 기분으로 본다)
(지연과 원희와 할머니)
원희-엘레베타 타야 돼...?
지연-아니,...
(지연과 원희의 모습에서 멀리 서있는 종민)
엔딩
.행복한여자↲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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