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45
바닷가 (밤)
(태섭과 지연 각자 반지 낀 손을 함께 내려다보며)
태섭-지연씨... 오늘..우리 결혼했어요 (지연을 끌어다 안는다)
지연-(그냥 행복한)
태섭-(안은 채-아픔을 깊이 담고) 무슨 일이 있어도 ...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지연씨 지켜요.. 포기 안해요
지연-(웃음 띄고) 알아요
태섭-(지연이 떼어서 보며) 지연씨....
지연-(본다)
태섭-.... 지금부터 내 얘기 잘 들어요
지연-(고개 끄덕)
태섭-(아픔으로 본 채 얼른 말을 못한다)
지연-...(?)
태섭-(본 채)
지연-(약간 애교스럽게) 자알 듣는다구요오오... 똑바로 앉아요...?
태섭-... 침착하게 들어요...
지연-(조금 웃으며) 나 원래 침착한 편 아닌가....? 그건 걱정 안 해도 되요...그런데... (아무래도 수상한 느낌 오며 웃음 가시며 본다) 나쁜... 얘기예요....?.... 하기 힘든....얘기예요...?
태섭-(고개 끄덕이고)
지연-...얼마나요...?
태섭-....(보다가) 지연씨 아버지... 생각나요...?
지연-(너무 엉뚱한 말에 잠깐 말 못하는데)
태섭-..열한 살 때 헤어진 아버지요...
지연-... 얘기했었는데... 젊은 아빠가 내 머리 속에 있다구... 얘기했잖아요
태섭-...아버님 성함 기억하고 있어요...?
지연-(피식 웃으며) 당연하죠.... 이 종 민.... 아니 이 종자 민자.....
태섭-(본다)
지연-(보다가) 그런데 왜 갑자기...
태섭-....우리 아버지.... 그러니까 지금 아버지 성함이 이 종민씨예요...
지연-(얼른 이해가 안된 듯 본다..?)
태섭-이 종민씨요...
지연-(순간 굳어지며 본 채)
태섭- 지연씨가 열한 살에 헤어진 아버지도 이 종민씨고 ... 지금 내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분도 이 종민씨예요..
지연-(금방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눈으로 본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빨리 말 해 봐요,... 동명이인이에요 같은 분이에요...어서요
태섭-.. (본다)
지연-(태섭을 보는데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고개 가로젓는다. 고장난 것처럼 계속 고개를 젓는다) 아니죠... 아니죠... 어떻게 그런 일이 있어요...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가 있어요... 그렇잖아요.... 어떻게요
태섭-(애처로운 듯 와락 지연을 안는다)
지연-(안긴 채 금방 흐느껴 운다)
태섭-(지연 꽉 안은 채 눈물 흐른다)
지연-(흐느낌 그대로 가식 없이 태섭의 포옹에서 얼굴 들고 태섭을 보며)
어떻게 알았어요,... 누가 가르쳐 줬어요,... 아버님은 나 못 알아보셨어요,.. 나도 마찬가지였구요,...우리 엄마는 아버님 본 적 없어요... 상견례 때 아버님 사고 나셔서 만나지도 못했잖아요, 누가 그래요
태섭-아버지가 보셨어요,... 상견례 하러 호텔로 들어오시다가 지연씨랑 함께 오시는 어머님을 보셨어요... 로비에서...
지연-(본다)
태섭-어머님을 보시고... 들어오실 수가 없어 호텔을 나가시다 사고가 나신 거예요...
지연-(눈물로 엉망인 얼굴에서 흐느낌까지 새어나오며 눈물 철철 흐른다-믿고싶지 않아 고개를 심하게 가로젓는다)
태섭-(지연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다)
지연-...우리 아버지라구요...? ...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냐구요
태섭-..(따뜻하게 안정감을 주려고 애쓰는) 이 세상에는 어떤 일도 있을 수 있어요... 어떤 일도 가능해요.... 그게 인생이에요
지연-(고개 흔든다)
태섭-그렇지만 우린 달라지지 않아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요...
지연-(계속 믿을 수 없어 고개를 가로젓는)
s#2 종민 거실 (밤)
태섭모-(핸드폰 번호 마지막 두 번호 누른다)
(효) 전원이 꺼져있어
태섭모-(전화기 놓는다)
(종민 술이 취해 현관 들어온다)
세종-할아버지 오세요 (현관으로 급하게 간다) 할아버지..
종민-(놀라며) 니가 웬일이야....
세종-(까불며) 할머니랑 왔어요... 자고 갈 거예요
종민-그럼 학교는...?
세종-안가는 토요일이에요
종민-어... 안가는 토요일이야... ? (탁자로)
태섭모-(속상한 채) 애를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 둘이 어딜 갔나봐요,.. 아니 왜 하루종일 전화를 안 받어..?
종민-(앉는다) 아까 전화 왔었어... 집에 전화 했드니 당신이 안 받는다구...
어디 바닷가엘 갔는지 생선을 사오고 싶은데 뭘 살까 묻드라구...
태섭모-바닷가요...?
종민-사 올 거 없다고 그랬어....
태섭모-바닷가로 놀러를 가요...?
종민-너무 다그치지 마.... 지금 제일 힘든 사람은 걔들이야... 그리고 생각이 없는 애들이 아닌데 왜 그래...
태섭모-태섭이 못 믿어요... 헤어질 생각 없는 애예요...
종민-(답답하고 가슴 아픈 깊은 한숨)
s#3 바닷가 (밤)
(태섭과 지연 두 사람 다 말이 없는 채 지연은 고개를 떨구고 앉아 있다-지연 얼굴 엉망이다. 바보 같을 정도)
지연-(거의 넋이 나간 허탈한 모습)... 우리 아버지였어요....? 태섭씨 아버지가 아니고 우리 아버지요....?
태섭-.....
지연-... 이상해요, 왜 아버지도... 나도...그렇게 몰랐을까.... 그런데 지금도 내 머릿속에 있는 젊은 아버지랑 지금 아버지가 이어지질 않아요....
태섭-그 때 알아 봤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요...
지연-....(충분히 있다가) 엄마도 알아야 되잖아요... 우리 엄마가 아시면 ...
태섭-....(지연을 감싸주는 낮고 안정감 있게) 알고 계세요...
지연-(뒤통수를 맞은 느낌으로 시선 들어 본다-입을 벌린 채)
태섭-... 아버지가 ... 제일 먼저 어머님을 만나셨드라구요...
지연-우리 엄마 ...쓰러지셨을 거예요,... 너무 기가막혀서... 아마 쓰러지셨을 거예요...
태섭-.....당연히 충격이셨겠죠..... 상상도 못했던 일이니까요,... 그렇지만 부모님들도... 우리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요
지연-....어떻게요...?
s#4 원희 방 (밤)
(원희. 할머니)
원희-엄마.... 우리 지연이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나봐....안 쫓아오는 거 보면... 김서방 얘기 안 했나 봐,..얘기 들었으면 쫓아왔을 텐데...
할머니-안 한 게 아니라 못 했겠지...
원희-안되겠어, 내가 해야지...
할머니-(속상해서) 기다려 달래잖어,.. 지가 얘기하겠다는데 그것도 못 들어 줘..? 누가 숨 넘어 가...?
원희-(훅 한숨) 엄마.... 나 못된 엄마야...? 딸이야 죽든 말든 결혼 허락 못한다고 하는 거, .....지연이더러 죽으라는 거잖어...
할머니-(말 안 한다)
원희-엄마는 왜 아무 말 안해...?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어...?
할머니-애들이 안 됐어서 그래.... 엄밀히 말하면 태섭이 말이 틀린 것도 아니구... 물론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런 일이 생겼는데 애들이 무슨 죄가 있어...
원희-애비 애미 잘못 만난 죄...
s#5 찜질 방 (밤)
(수건으로 양머리 만들어 쓴 지숙과 병구)
병구-(핸드폰 통화하고 있다-지숙 옆에서 보고 있고) 엄마,.. 엄마 이쁜 아들 결혼 허락하기 전에는 절대로 집에 안 들어갈 테니까 기다리지 마....
병구모(F-오, 엘로 악을 쓰는) 야 이 미친놈아,... 지숙이는 절대로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안돼, 안돼 안돼,...너 빨리 안 들어 와...?
병구-기다리지 마,... 엄마 만약 결혼을 허락할려면 문자로 보내.. 왜냐하면 내가 엄마 전화는 안 받을 거니까
병구모-(F-오, 엘) 너 정말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어....?
병구-(오, 엘) 엄마가 나 죽는 꼴 먼저 볼지도 모르거든요...? (핸드폰 끈다-지숙에게) 빨리 해..
지숙-(조금 당황) 뭘...?
병구- 누나 허락 받았어...? 누나도 허락 못 받았잖아...
지숙-(거북한) 야아.... 나 못 해애...
병구-그럼 나랑 결혼 안 한다구...? 빨리 해
지숙-(할 수 없이 핸드폰 꺼낸다. 용기가 안 난다. 전화한다)
병구-(들여다보며) 집 번호 아니잖아...어디다 할려구
지숙-어어... 지선이한테 ..
병구-왜 지선이 누나한테 해...? 아니 누나가 아니지....? 왜 큰 처제한테 하는데...?
지숙-뭐...? 큰 처제...?
병구-지금까지는 누나였지만 결혼하면 처제가 되는 거잖아...큰 처제
지숙-야 지선이가 그 말 들으면 넘어가겠다...
s#6 원희 지선방 (밤)
(지선 장우 우유 먹이고 있다)
황서방-(옆에서 우유 먹는 장우 물끄러미 보고 있다)
지선-다 먹었다... (우윳병 거의 비운) 우리 장우 트림하자.. (세워 안는다)
황서방-... 자기야,... 내일 모래 우리 장우 백일인 거 알어....?
지선-말도 안 돼. 아들 백일도 모르는 엄마가 어디 있냐....
황- 요새는 백일잔치, 돌잔치를 호텔에서 뷔페로 하드라... 그럴려면 돈 많이 들거야... 그렇지...
지선-...당연하지...음식값이 얼만데... 자기야 우리 장우 백일 하지 말고 그 대신 돌에 거하게 하자.. 지금 엄마 돌아가시게 생겼는데 백일잔치 하겠단 말 못하겠어....우리가 돈이 있어서 밖에서 한다면 모를까...
황-(훅 한숨)
지선-(위로) 자기야 왜 그래애- 우리 백일은 그냥 넘기고 돌잔치 정말 근사하게 하면 되잖아
황-(훅 한숨) 너무 서글퍼서 그래...
지선-뭐가 서글퍼...?
(효) 핸드폰 울린다
지선-누구지...? 이 시간에 나한테 전화할 사람 없는데...?
황-(집어서 본다) 처형이다
지선-(다급하게) 빨리 줘 봐... (얼른 장우 주며) 당신이 장우 트림 좀 시켜...
황- (애기 받고)
지선-(핸드폰 받는다) 언니 어디야...? 언니 정신 좀 차려라.. 지금 언니가 그럴 때야...? 엄마 지금 지연이 때문에 돌아가시게 생겼는데 어떻게 언니까지 이러냐... 엄마가 맨날 나이 어디로 먹었냐고 하시는 거 인제 알겠다...
s#7 찜질방 (밤)
지숙-나도 알어,.. 그러니까 너한테 전화하는 거잖아,.. 내 입장도 니가 이해를 좀 해 주면 안되냐....?
병구-(지켜보고 있다)
s#8 원희 방 (밤)
(할머니와 원희)
지선-(급하게 들어온다-뒤따라 황서방도) 엄마 언니한테서 전화 왔는데 결혼 허락해 줄 때까지 집에 안 들어온대
원희-(신경질) 뭐야...?
지선-병구랑 같이 있나 봐... 엄마한테는 못하고 나한테 한 거 있지
원희-(악쓴다) 들어오지 말라구 그래.... 딸 하나 없다 생각하면 그만이야,
즈이 엄마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그런 협박을 해....?
황- 장모님 허락해 주시죠,... 우리 결혼할 때도 그렇게 반대하셨지만 저희 잘 살고 있잖아요
원희-뭐...? 잘 살어...? 지금 잘 사는 거야...?
지선-엄만 그럼 우리가 못 사는 거야...? 잘 사는 거지...?서로 사랑하고 애끼고 그러면 잘 사는 거잖어
황-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장모님....
할머니-그래... 틀린 말 아니다,... 돈을 그렇게 없애고도 서로 애틋해 하는 거 보면 느이만한 부부 없다
황- 그러니까 장모님 처형 허락해 주시죠
병구모-(시끄럽게 오는 소리) 아이구 내 팔자야... 자식이 날 이렇게 배신을 할 줄 누가 알았어...
지선-병구 엄마도 전화 받은 거 아니야...?
병구모-(들어온다) 지숙이 있어 없어,.. 어디 있어
원희-왜 찾어
병구모-(오, 엘) 이 기집애 없는 거 보니까 병구랑 같이 있나부네..엉..?
같이 있어,... 결혼 허락 안 해주면 안 들어온다드니 이것들이 즈이끼리 살래나봐....
지선-말도 안 돼...
병구모-얘 말도 안 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드라,..이것들이 벌써 사고를 쳤대요... (원희에게) 자기 모르지...? 이것들 사고쳤대 벌써
원희-무슨 사고를 쳐...?
병구모-제부도에 가서 일 다- (떠들다 불리하다는 생각들며) 아무튼 지숙이 그 기집애는 왜 어린 병구는 꼬셔...?
원희-(퍼르르) 뭐야...?
지선-(오, 엘) 아니에요, 제부도는 언니 친구들이랑 간 거란 말이에요, 병구랑 간 거 아니에요,... 언니가 제부도에서 나한테 전화했다구요...친구들이랑 있다구
병구모-(오, 엘) 아이구 됐어어,.. 지난날이 문제가 아니야 지금,.. 당장 오늘이 문제지
할머니-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들이야,... 안되겠다,... 본인들 불러 놓고 얘길 해야지....원 듣기도 민망해 죽겠네
원희-(분해서 이를 악물며) 결혼할려고 꾸며낼 수도 있어요,.. 집안에서 반대하면 임신했다고 그런대잖아... 병구 그러고도 남어...
병구모-아니 왜 남에 아들은 잡어....? 병구가 그러고도 남는 게 아니라 지숙이가 그러고도 남지이-
s#9 찜질방 (밤)
(지숙과 병구 나란히 자고 있는데)
(효) 지숙의 핸드폰과 병구 핸드폰이 진동으로 서로 울려대고 있다)
(모르고 자고 있는 지숙과 병구)
s#10 바닷가 (밤)
(물가에 혼자 서있는 지연. 바닷물이 밀려왔다 밀려가고-물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만큼 참담하다)
(태섭 뒤에서 다가와서 지연의 목부분을 두 팔이 엮어질 만큼 깊이 안는다)
(그런 채로 침묵인 채 있다가)
태섭-... 내일 아파트 계약해요.... 그리고 결혼날짜 결정해요.... 신혼여행 예약하구요.... 달라지는 거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지연-....
(태섭 지연을 돌려서 마주 보게 세운다)
태섭-.... 날 봐요
지연-(고개 들고 태섭 본다)
태섭-나.. 사랑해요...?
지연-(본다)
태섭-우리 이겨내요....
지연-.....
s#11 바닷가 (디졸브)
(태섭과 지연의 모습)
s#12 지연 아파트 앞 (새벽)
(날이 밝기 전-태섭의 차 와서 선다)
(차안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는 애틋한 시선)
(태섭이 먼저 내려 지연쪽으로 가서 차 문 열어준다)
(지연 내린다)
태섭-(내리는 지연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폭 안아준다)
지연-(안긴 채)
태섭-(안은 채) 흔들리지 말아요.... 괴로워하지도 말아요...나만 봐요
(안은 채 얼른 떨어지지 않는 두 사람)
s#13 지연 거실 (새벽)
(들어오는 지연 조용히 침실로 간다)
s#14 지연 침실 (새벽)
(들어오는 지연 침대에 쓰러지듯 꾸부리고 누워버린다)
s#15 태섭의 침실 (새벽)
(들어오는 태섭 침대에 걸터앉는다. 힘들고 괴로운 듯 두 손으로 얼굴 세수하듯 쓰다듬는다)
s#16 찜질 방 (아침)
(자고 있는 지숙과 병구)
지숙-(푸시시 일어나 앉는다-잠이 덜 깬 채 눈을 감고 앉아 있다)
병구-(덩달아 일어난다)
지숙-(핸드폰 본다)
(효) 음성 메시지 한 개가...
지숙-(얼른 누른다)
지선-(TR) 언니 엄마 엄청 화났어, 그 방법 안 통해... 그러다 언니 영원히 집에 못 들어올지도 몰라... 빨리 들어 와
지숙-(어쩔줄 모르는) 어떡해,.. 어떡해... 어젯밤에 지선이가 음성 메시지 보냈는데 못 들었나봐... 어떡해
병구-뭐라고 그래
지숙-이 방법 안 통한대... 우리 엄마 엄청 화나셨대... 어젯밤에 들어갔어야 되는데 어떡해애-
병구-잠깐만 나도 왔다... (핸드폰 문자)
지숙-뭐라고 왔어...?
병구모-(TR) 아들아 빨리 들어 와라...들어오기만 해라
병구-(의기양양한 호탕한 웃음) 하하하하하 ...우리 엄마 귀엽지않냐...? 들어오기만 하랜다.... 내 공갈에 넘어가셨다...
지숙-야, 너는 됐는데 난 어떡해...?
병구-(금방 서두르며) 빨리 들어 가 빨리.... 일어나...
지숙- 야아 나 무서워서 못들어 가겠어...
병구-그래도 들어 가... 이 방법 안 통한다는데 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거 아냐... 가서 무조건 빌어
지숙-야아 나 다리 후들거려서 못 걷겠어...
병구-기어서라도 가야 돼 지금-
s#17 원희 대문 앞
병구-(지숙의 등을 떠밀며) 빨리 들어 가- 가서 빌어,.. 무조건 빌어...
지숙-(안 들어가려고 엉덩이를 빼며) 나 못 들어가겠어...
병구-누나 엄마는 누나가 해결해야지 어떡해 (떠미는데)
원희-(쓰레기 주머니 들고 나오다가) 느이 뭐하는 거야...이것들이 (쫓아와서 쓰레기 주머니로 지숙이를 팬다) 뭐.? 결혼 허락 안 해주면 안 들어 와...? 누가 들어오래, 누가 들어 오랬어.. 나가 나가 나가
병구-(당황하고 놀라 허둥거리면서도 지숙을 방패로 뒤에서) 어머니... 저 고정하십쇼... 그 그래서 이렇게 들어 왔습니다..
원희-(오, 엘) 여러 소리 할 거 없어,... 나가면 돼,.. 느이 맘대로 하고 살어...안 말려...
지숙-엄마...왜 쓰레기 주머니로 때려어... 냄새난단 말이야...
원희-아주 쓰레기를 뒤집어 씌워 줘....? (더 심하게 난리를 치고)
병구-(엉덩이를 더 빼며 지숙이 뒤에 숨고)
s#18 원희 방
(무릎 꿇고 앉은 지숙과 병구)
원희-너 병구 여자 많다며,... 느이 엄마 말이 기집애들이 줄줄이 섰다는데
그 기집애들 다 어떡하고 지숙이랑 결혼하겠다는 거야..?다 어떡할 거야
병구-다 뻥입니다.... 저는 일편단심 누나만 사랑할 겁니다... 정말입니다
지숙-(그런 병구가 너무 믿음직스럽고)
원희-느이 엄마 말마따나 나이 많고 성질도 나쁜 지숙이가 왜 좋아, 어디가 좋아... 느이 엄마 말로는 지숙이한테 맨날 얻어맞는다면서 왜... 너 지숙이가 때리면서 저랑 결혼하자고 하대...?
병구-아닙니다, 처음엔 그랬는데 요샌 아니에요,.. 그리고 누나가 도리어 제 또래 애들보다 더 순진하고 귀여워요...
원희-뭐야...?
지숙-..(멋쩍은)
병구-전혀 나이 차이 같은 거 못 느낍니다...
원희-넌 병구가 왜 좋아....너 병구 사람 취급도 안 했잖어...
병구-(슬쩍 지숙에게) 그랬어...?
지숙-... (볼멘소리) 나도 모르겠어...
원희-몰라..? 모르면서 결혼하겠다는 거야...? 결혼이 장난이야...?
지숙-그래도.. 좋으니까..
원희-(지숙 얄미워 흘겨보고 병구에게) 느이 엄마한테 가서 정식으로 허락 받아 와,... 펄펄 뛰는 느이 엄마한테 가서 허락 받아 와
병구-(얼른) 허락 받았습니다, 여기요 (핸드폰 문자 보여준다)
원희-(훅 한숨)
s#19 병구 거실
병구-(들어온다) 엄마... 귀여운 우리 엄마...
병구모-(탁자 취에서 재수표 떼고 있다)
병구-엄마 아들 들어 왔어... (옆으로 가서) 엄마 고마워,... 역시 우리 엄마가 최고야
병구모-(갑자기 화투 확 엎으며) 내가 미쳤냐 허락을 하게...? 너 들어 오게하려고 거짓말 한 거야... 유인작전- 이 자식아,.... 뭐...? 결혼 허락 안하면 안 들어 와...? 어디서 애미한테 공갈협박을 해...
병구-뭐..? 사기극이였다구..? 와- 우리 엄마 머리가 거기까지 돌줄은 몰랐네...? 좋아 그러면 이차 방법이 또 있지
병구모-시끄러 이놈아... 내가 왜 지숙이 같은 며느리를 얻냐... 그것도 둘도 아니고 딱 하나 며느리를,... 더 예쁘게 상냥하고... 입에 혀 같은 며느리를 봐야지 무슨 소리야
병구-단식투쟁 돌입 (자기 방으로 간다)
병구모-뭐 단식투쟁...?
s#20 병구방
(들어 온 병구 한 방 맞은 기분-화가 난다)
병구-좋아 해보자 이거야,... (침대에 벌렁 눕는다)
s#21 지연 거실
(은지 방에서 나오는 종미)
종미-(하품하며) 대체 몇 시간을 잔 거야...(지연 방으로 간다. 문 열어본다)
s#22 지연 방
종미-(들여다본다)
(지연 자고 있다)
종미-(들어온다) 야- (침대에 걸터앉는다) 지금 몇 신 줄 알어....?
지연-.....
종미-몇시에 왔어...?
지연-....(힘겹게 돌아누워버린다)
종미-너 왜 그래... (만져본다) 야 열나... 너 어디 아퍼...?
지연-....
종미-왜 그러는데... 엉....?
지연-(눈을 감고 있는데 눈물이 난다)
종미-(놀라) 지연아.... 지연아 왜 그래애... 야 지연아
지연-(흐느껴 운다)
종미-얘가 왜 그래...? 지연아... 지연아.... 무슨 일이야,.. 느이 무슨 일 있었어...? 어...? 지연아...
지연-(흐느낌)
s#23 태섭 거실
태섭-(전화) 세종이 학교 안가는 날이니까 이따가 데리러 갈게요
태섭모-(F) 어제 왜 전화 안 받았어... 느이 어디 갔었어...
태섭-이따가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태섭모-(F) 얘긴 했니....? 지연이한테 얘기했어...?
태섭-가서 말씀드린다구요
s#24 최회장 식당
(아침 먹는 식구들)
최회장-....준호야....은지 좀 데려 와라...은지를 못 보니까 재미가 하나도 없다
변여사-글쎄 왜 은지 타령을 안 하시나 했어....
(준식과 선영)
최회장-니가 안 데려오면 내가 가서 데려와야겠어.... 너 믿고 기다렸다간 허기져 죽겠어
준호-.. 오늘 만나기로 했습니다...
최회장-밖에서 만나지 말고 집으로 데려 와야 우리도 볼 거 아니냐...
준호-... 어디 데리고 갈 데가 있는데 가능하면 빨리 들어오겠습니다..
변여사-은지 데리고 온다구...?
준호-예...
최회장-노인네 목 빠지게 하지 말고 빨리 데리고 들어 와.... 애 데리고 밖에 오래 돌아다니면 병난다.... 아줌마..
변여사-아줌마는 왜 ...?
가정부-예 회장님
최회장-오늘 은지 좋아하는 것 좀 해요.... 잘 먹는 거...
변여사-그런 건 내가 시켜요... 왜 당신이 그래,.. 내가 다 알아서 할텐데...
준식-여보 우리는 영화나 보러 가자... 요새 재미있는 거 많이 하드라..
선영-그래요....
최회장-느이도 의견이 일치 될 때도 있긴 있냐...?
준식-오늘은 어떻게 일치가 되네요...
선영-이따가 서로 다른 영화를 보게 될지도 몰라요,.아버님 의견일치가 안돼서...
변여사-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남편이 보고 싶다는 거 같이 좀 보면 될 걸 기어이 따로 가니 그럼....?
선영-아내가 보고 싶다는 거 좀 봐 주면 그럴 일이 없죠
변여사-오늘은 싸우지 말고 준식이 보겠다는 거 봐라
최회장-내버려 둬... 즈이 알아서 하라구...
가정부-사모님 시장 봐요...?
변여사-냉장고에 뭐가 있나 좀 봐...
최회장-준호야.... 일찍 좀 들어 와....사람 목 빠지게 하지 말구, 알았어...?
준호-....예....
s#25 지연 거실
(지연 거의 환자 수준으로 소파에 기대든가 엎드려 은지 보고 있다)
(은지 그림 그리고 있고)
s#26 회상
태섭-지연씨가 열 한 살에 헤어진 아버지도 이 종민씨고... 지금 내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분도 이 종민씨예요...
s#27 회상
태섭-이 세상에는 어떤 일도 있을 수 있어요.... 우리 인정해요... 그렇지만 우린 달라지지 않아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요....
s#28 회상
태섭-(지연 안고) 흔들리지 말아요... 괴로워하지도 말아요
s#29 지연 거실 (현재)
(지연 아픔으로 기대앉아 있고)
은지-(지연의 얼굴 바짝 앞에서 재롱-두 손으로 고양이 발톱 만들어서) 야옹 야옹.... 엄마 뭐야...?
지연-(힘들지만 웃음 띠고) 고양이....
은지-(맞았다고 박수) 멍멍.. 멍멍 ...뭐야...?
지연-개...
은지-그러면 음매... 음매
지연-송아지
(효) 초인종
은지-(얼른 일어나 현관으로 가며) 누구세요...
지연-(힘겹게 일어나며) 니가 못 열어.. 엄마가 열게... 누구세요..?
준호-(소리) 나야.. 지연아...
지연-(순간 어머 어떡하지..? 하는 기분 잠깐 서 있다)
은지-아빠야 엄마....
지연-(현관문 연다)
준호-(들어온다)
은지-아빠.... (안아달라고 손 쳐든다)
준호-잘 있었어...?
은지- 응...
지연-저 미안해.... 잊어버렸어,... 금방 옷 입힐게.... (급하게 은지 방으로)
준호-(은지 안고 소파로 오며) 은지 아빠랑 놀러 가자....?
은지-놀이 동산.....?
준호-아니 오늘은 다른 데 갈 거야
지연-(은지 옷 들고 나온다) 은지야 옷 입어...
(지연 바닥에 앉고 준호 은지 내려놓는다)
(지연 은지 옷 벗긴다)
준호-(소파에 앉아 그런 지연을 본다)
지연-(힘들어 보인다)
준호-(지연을 보다가) 어디 아프니...?
지연-... 아니 괜찮아...
준호-... 열이 있는 거 같은데 ..어떻게 아픈 거야.... 약 사올게...
지연-괜찮아....
준호-감기니...?
지연-..아니야.... 좀 피곤해서 그런가 봐....
준호-(은지 옆으로 가며 지연 비키게 하는) 내가 할게...
(지연 비켜 주고 준호가 은지 옷을 입힌다)
지연-(그런 준호와 은지를 보고 있다)
(어색하지만 꼼꼼하게 은지 옷 입히는 준호)
준호-됐다.... 갈게.... 은지야 가자... (일어난다)
지연-(따라 일어난다)
준호-좀 쉬어....
(지연 현관으로 가서 은지 신발 신겨준다)
은지-엄마 안녕
지연-....
s#30 지연 아파트 앞
(은지 안고 나오는 준호 차가 있는 곳으로 간다)
(준호 차 문 열고 은지 뒷자리에 앉힌다. 벨트 메어주고 운전석에 타고 출발한다)
s#31 지연 거실
(바닥에 앉아 소파에 기대앉은 지연 몸도 마음도 너무나 고통스러운 모습이다)
(효) 초인종
지연-(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조금 놀란다) 누구세요...? (일어난다)
(화면에 보이는 준호가 은지를 안고 있는)
은지-(F) 은지야
지연-(현관문 연다)
준호-은지야 엄마 약 드려..
은지-(약봉투 준다)
지연-(받는다)
준호-지금 먹어...
은지-엄마 안녕...
(준호 나간다)
지연-(약봉투 본다-착잡한 기분)
s#32 종민 아파트 앞
(종민 기다리고 있다)
(태섭의 차가 와서 멈춘다. 태섭 내린다. 키 잠그고 들어가려다 종민 본다)
태섭-아버지...
종민-잠깐 나하고 얘기 좀 하자...
s#33 동네 찻집
(마주앉아 있는 종민과 태섭)
종민-(차 마시고) 느이 엄마 앞에서 차마 물어 볼 수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태섭-....
종민-... 지연이하고 얘기했냐....?
태섭-... 네...
종민-(얼른 말을 못하다가) 지연이.... 어떻든.... 많이 놀라든....?
태섭-....네
종민-... 지금 어떡하고 있어.....
태섭-..힘들어합니다...많이 울었습니다,..아버지만이라도 저희 편 되어주세요...
종민-(가슴이 아프다)....
태섭-..그렇게 해 주세요...
종민-....니 말이 맞아 태섭아.... 난 이종민이고 ...넌 김태섭이고...(잠깐 한숨) 내가 니 아버지이고 싶고... 아버지 노릇을 하고 싶었던 건 맞지만 아버지는 아니다... 느이 어머니가 아무리 재혼을 했어도... 넌 너희 친아버지 아들로 있는 거지 느이 어머니 재혼한 남편 아들이 되는 건 아니다
태섭-(본 채)
종민-그러니까 내 걱정은 하지마라...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내가 니 아버지 노릇을 해 주려고 생각했지만....그게 느이한테 장애가 된다면 난 느이 아버지 대신하는 거 안 할거다... 너하고는 상관없는 사람이 되면 돼....
종민-... 문제는 느이 엄마다... 그리고 지연이 엄마고.... 내가 빠져서 느이가 아무 문제가 없어진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
태섭-고맙습니다...
s#34 종민 거실
(들어오는 종민과 태섭)
종민-여보 태섭이 왔어....
(주방에서 나오는 태섭모와 세종)
세종-아빠...
태섭모-어떻게 같이 들어와요..?
종민-어.. 현관에서 만났어...
세종-아빠 언제 집에 갈 거예요...?
태섭-왜....?
세종-만화가게 갔다 와야 돼요....어제 빌려온 거요,..
태섭-그렇게 해...
세종-(만화책 들고 나간다)
태섭모-... 어떻게 전화를 안 받어...? 어제 어딜 간 거야...
(종민, 태섭, 태섭모 앉는다)
태섭-....좀 멀리 갔어요....
태섭모-얘기했어....?
태섭-...네,...
태섭모-(본다) 뭐라든...
태섭-어머니... 우리 헤어지지 않습니다....헤어질 수 없습니다
태섭모-(오, 엘) 태섭아
태섭-...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아버지 때문에 우리가 헤어져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머니가 정 허락하실 수가 없으면 저희들이 기다리겠습니다
어머니가 허락해 주실 때까지 ... 기다리겠습니다...
태섭모-(오, 엘) 허락 못 해,... 절대로 못 해, 지연이가 이 양반 딸인데 날더러 이 양반 딸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라는 거니....? 그게 말이 되냐구...그렇게는 못 해
태섭-그럼... 어머니 때문에 제가 사랑하는 여자랑 헤어지는 건요.... 그럴 수 없어요 어머니....
태섭모-(소리친다) 그럼 어쩌자는 거야
종민-(낮은 소리) 우리가 이혼을 하면 돼....
태섭모-(놀라서) 당신, 당신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종민-...당신이 그 걸 핑계로 댄다면 ... 우리가 이혼을 하면 된다구...
태섭모-(열 받아 소리친다) 당신이랑 이혼을 해도 태섭이 안돼요,... 난 당신 전처랑 사돈 되는 거 싫으니까.... 싫어요
종민-... 당신 그거 진심이야...?
태섭모-그래요,.. 정말이에요... 나 싫어요
종민-자식 일이야,.... 자식 일인데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할 수가 있어
태섭-... 두 분이 이혼을 하시든 안 하시든 상관없이 저희 결혼할 겁니다.... 두 분 일은 모르겠습니다.... 전 지연씨랑 절대로 헤어지지 않습니다...
s#35 삼성 어린이 박물관
* (준호와 은지-헬로우 뮤직-악기들을 만져보며 즐거워하고 준호 악기 이름 같은 거 가르쳐 주고)
* (박쥐의 세계-박쥐 모형 만져보며 은지 놀라고 박쥐처럼 옷을 입고 날아보는 시늉도 하고)
* (우리집은 공사중-벽돌, 블록, 손수레 등등 가지고 집 짓는 체험을 하는 은지와 준호)
s#36 대형 장난감 가게
(준호와 은지 인형 코너에서 이것저것 보고있다. 준호 은지가 가리키는 것 집어서 주고 은지 갖고 싶지 않아 다시 다른 것 보고)
s#37 같은 장소
(소꿉장난 코너에서 준호와 은지 아예 앉아서 소꿉 산다)
s#38 아이스크림 가게
(아이스크림 먹는 준호와 은지)
(은지가 준호에게 아이스크림 떠서 내민다. 준호 받아먹는다. 준호도 자기 아이스크림 떠서 은지에게 준다. 은지 먹는다)
준호-은지야... 할아버지한테 갈까....? 할아버지가 은지 보고싶다고 하시는데
은지-응
준호-그럼 우리 아이스크림 먹고 할아버지한테 가자...?
은지-네
s#39 지연 거실
지연-(소파에 납작하게 엎드려 힘없이 통화) 걱정하지마,... 괜찮아..... 응 괜찮아.... 은지는 준호씨가 데리고 갔어... 근데 너 아직 퇴근 안 했어...?
왜....? 일이 많어...?
s#40 지연 사무실
종미-(통화-심난한) 아니야, 일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지연아, 정말 나 안가도 된다구...? ....너 밥 해 먹을 수 있어....?
s#41 지연 거실
지연-(통화) 그 정도 아니야,... 약도 먹었어.....
s#42 지연 사무실
종미-알았어... 힘 내.... (전화 끊고 심난하다)
(효) 핸드폰 울린다
종미-여보세요...?...
종미모-(F) 목소리가 왜 힘이 없어...?
종미-(짜증난다) 또 왜...
종미모-(F) 아버지가 보자신다
종미-(퉁명) 뭘-
종미모-(F) 뭐는 뭐야,.. 서서방 말이지...
종미-(벌떡 일어나며 성질낸다) 엄마... 서서방이 뭐야... 지금 약혼했어...?
말도 안 돼.
종미모-(F) 얘가 뭐 하는 거야 지금....?
s#43 종미모 방 일각
종미모-(통화) 너 지금 일이 잘 되길 바라는 거야, 안되길 바라는 거야... 느이 아버지가 같이 올라가 보자구 그런다구
s#44 지연 사무실
종미-(펄쩍펄쩍 뛰며) 그 사람 무지 바쁜 사람이란 말이야,... 너무 바뻐서 나도 잘 못 만나는데 올라오시면 어떡해..
종미모-(F-소리 꽥) 그러니까 미리 얘기하는 거지 이 기집애야,... 시간이 언제가 좋은지 물어 봐... 맞춰서 올라갈 테니까 알았냐...?
종미-알았어..(전화 확 끊는다) 아니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지....?
혜정-무슨 일이 생겼어요...?
종미-말 마라, 생긴 정도가 아니구 큰일났단 말이야
혜정-왜요...?
종미-아버지가 올라오시겠단다...
혜정-서차장님 보러요..?
종미-그래
(효) 동시에 노크
혜정-네-
서차장-(들어온다) 저 왔습니다
종미-(절묘한 출현에 입이 벌어지고) 어머나
혜정-(웃음)
서차장-(?) 왜요... (혜정이 한번 보고 종미 한 번 보고) 제가 잘못 왔습니까?
종미-아 아니에요... 웬일이세요...?
서차장-오늘은 일 때문에 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종미-(깔깔 웃으며) 타이밍이 너무나 절묘해서요
서차장-무슨 타이밍이요,... 아 퇴근하려든 참이었군요...
종미-그렇다 치구요...
s#45 까페
(차 마시는 종미와 서차장)
종미-우리 엄마 전화를 막 끊는 순간 서차장님이 나타나시는 거예요,.
서차장-그게 왜 타이밍이 절묘한 건데요...
종미-그 전화가 바로 우리 아버지가 서차장님을 만나보겠다고 하신다는 엄마 전화였거든요,... 내가 서차장님 바쁘시니까 물어 보겠다고 전화를 끊는 순간에 나타나신 거예요
서차장-물어 보세요...
종미-이렇게 자꾸 진행이 되다가 어떻게 수습을 할지 좀 걱정이 되거든요...?
서차장-가보죠 뭐.... 끝까지...
종미-(웃음나며) 보기보다 화끈하시네요...?
서차장-아무래도 상관없는데 제가 배신을 했다.. 그런 식의 마무리는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여자를 배신하는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서요
종미-그런데 끝까지 가 보자구요....?
s#46 최회장 거실
(준호가 은지를 데리고 들어오는데 최회장 현관 앞에서 은지 번쩍 안는다)
최회장- 아이구 우리 은지 왔구나.... 할아버지한테 뽀뽀해야지
은지-(할아버지 볼에 뽀뽀한다)
변여사-(방에서 나오며) 은지가 왔어....?
최회장-(은지 안고 소파로 가며) 아빠랑 어디 갔다 왔어...
변여사-(따라가며) 어디 할머니 안녕하세요 해야지
(준호 뒤따라 가는)
최회장-할머니 안녕하세요...
은지-할머니 안녕하세요...?
변여사-(손 벌리며) 어디 할머니한테 와 봐...
최회장-(은지 안 준다) 그냥 얼굴만 봐...
변여사-여보...
최회장-내가 오라고 한 거야,..
변여사-나도 데리고 오라고 했지 오지 말라고 했어...?
최회장-기다려,.. 나하고 놀고 나중에 줄게....
변여사-기가 막혀... 얘 준호야 어쩌면 저러시니...?
준호-(웃는다)
최회장-은지야 우리 미끄럼 탈까....? (안고 미끄럼틀 있는 곳으로 간다)
(최회장 은지 미끄럼틀 위에 올려 준다. 은지 미끄럼 탄다. 에드리브로 대사 적당히 해 주세요)
변여사-저러니 준식이 내외가 영화를 보러 나가지..(그래도 일어나 은지에게 간다)
준호-(소파에 앉아 최회장과 변여사가 은지 가지고 쟁탈전 하는 것 보고 있다)
s#47 지연 거실
(지연 넋이 나간 사람처럼 소파에 앉아 있다)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확인하고 받는다) ..저예요.... 집에 있어요.... 그냥 있어요
s#48 형사실
태섭-마음이 안 놓여서 일이 안돼요,... 지금 당장 가고 싶은데 일이 좀 있어요... 기다려요,.. 이따 갈게요...
s#49 지연 거실
지연-...나 괜찮다구요
s#50 형사실
태섭-(통화) 지연씨.... 우리... 달라진 거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s#51 지연 거실
지연-(핸드폰 들고 있는 위에)
태섭-(F) 아파하지 말아요
지연-(힘없이) 알았어요.... (핸드폰 끈다)
(지연 멍하니 앉아 있다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s#52 지연 방
(지연 옷장에서 입고 나갈 옷 꺼낸다-옷 벗는다)
s#53 원희 마당
(대문 들어오는 지연 마루 앞에 멈춰 서 있다)
지연-(서 있고)
지숙-(방에서 나오다가) 지연아...
지연-어 언니...
지숙-왜 그러고 섰어... 안 들어오구... ? 엄마 지연이 왔어요 혼자 왔어..? 은지 안데리고 오구...?
지연-어... (마루 올라가려는데)
(엄마, 할머니, 지선이 나온다)
원희-왔어....?
지연-.. 어, 엄마....(멈춘 채)
할머니-왜 그러고 섰어,... 올라 와, 어서...
지연-(그 순간 눈물이 난다)
(식구들 그런 지연 보며 마음이 아프다)
원희-(속상하며) 울지 말고 올라 와...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s#54 원희 방
(지연 울고 있고 할머니, 원희 가슴이 아프고 지숙 지선 착잡한 채 앉아 있다-말이 없다)
지연-...나 어떻게 해야 돼 엄마...?...
할머니-(한숨)
원희-....
지연-엄마...
원희-느이 아버지랑 의절하고 느이끼리 멀리 가서 살려면 결혼 해,... 그러지 않으려면 헤어져,....
지연-(너무 충격이 오며) 엄마
지숙-원래도 우리 아버지랑 의절하고 살았는데 뭐..?
지선-(오, 엘 기분) 태섭씨는 아니잖아...
지숙-태섭씨는 아버지 아들이 아니야,... 그냥 아버지처럼 그런 사이지 시아버지는 아니란 말이야... 그러니까 지연이를 위해서 안보고 살수도 있는 거란 말이지.. 엄마, 아버지가 다른 여자랑 재혼을 하면 그건 계모가 되는데 엄마가 재혼을 하면 전 남편한테서 낳은 애들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대.... 내 친구 그런 애 있어...
원희-(오, 엘 기분) 시끄러,....상관이 있든 없든 태섭이 엄마 남편으로 살잖어.... 느이 엄마 그런 꼴 보면서 살아야 되냐구...
지연-(울며) 엄마... 정말 우리가 헤어지길 바래....?
원희-길을 막고 물어 봐,... 어떤 애미가 이런 결혼을 하라고 해,... 나 허락 못해.... 못 해 지연아....
지연-엄마... 우리 못 헤어져... 태섭씨도 나도 힘들 때 어렵게 만난 거 엄마도 알잖아...
지숙-엄마한테는 그냥 전남편일 뿐인데...지연이더러 헤어지라는 건 불공평하다...
지선-반대로도 말 할 수도 있잖아.. 지연이 때문에 엄마가 전남편이랑 괴로운 사이가 돼야 되는 거잖아
지숙-괴로운 사이가 되는 거 하고 결혼할 사람이랑 헤어지는 거하고 같애...?
원희-그래 느이 엄마 못 돼서 그래,.. 느이 엄마 못돼서 그러니까 헤어져...
할머니-....
지선-아버지는 뭐라고 하신대....? 지연아
원희-(오, 엘 기분) 느이 애비가 무슨 할 말이 있어...누가 이렇게 만든 건데..
지연-엄마.... 나 엄마 말 거역하기 싫어...그런데... 엄마가 봐 주면 안 돼....?
원희-여러 말 할 것 없어... 하늘이 무너져도 안되니까 그런 줄 알어... (일어나 나간다)
지연-할머니.... 할머니 어떡해....
할머니-... 사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느이 애미 마음을 돌릴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어쩌면 좋으냐....
지선-너 엄마 말 거역하고 결혼할 수 있어...? 엄마가 너 어떻게 키웠는데 그건 배신이다...
할머니-그게 무슨 소리야,... 느이 애미 맘을 알고 그런 소릴 해...? 못 된 것 같으니라구...
지선-미안해 나쁜 뜻은 아니었어...
s#55 원희 주방
(쌀 씻고 있는 원희)
지연-(나온다) 엄마...
원희-(쳐다보지 않고 쌀 씻으며) 엄마 밉지...
지연-...
원희-미워도 할 수 없어....
지연-(원희 등뒤로 가서 허리 안는다) 엄마...
원희-....
지연-나 그 사람 정말 사랑해 엄마....
원희-알어.....
지연-엄마...
원희-나도 그 사람 좋아 해....맘에 들었어,.. 널 평생 사랑할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그래도 안 돼...
지연-엄마...
원희-....
s#56 시내버스
(달리는 시내버스에 앉아 있는 지연)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받는다) 여보세요....?
원희-(F) 엄마야...
지연-....응 엄마...
원희-(F) 엄마도 너 때문에 가슴이 아퍼....끊어...
지연-(고개 떨구며 핸드폰 끈다)
s#57 원희 마루
(원희 전화 끊고 앉아 있고)
지숙-다 아버지 탓이야..
지선-아버지가 알고 그 사람 엄마랑 재혼했어...?
지숙-여자 문제로 엄마 속 썩이신 거부터 시작해서 집 나가신 거 다-
지선-아버지가 나가신 거야...? 엄마 쫓아낸 거지...?
원희-그래... 내가 쫓아냈어....
지숙-엄마.... 지연이 정말 결혼 못해...?
원희-못 해... (일어나 주방으로)
지선-(싸가지 없지 않게) 언니 난 엄마가 맞는 거 같애.... 아버지랑 사돈으로 살어 그럼....?
지숙-아버지가 왜 사돈이야... 아버진 태섭씨랑 아무 상관도 없다니까....
지선-누가 몰라....? 그렇긴 하지만 태섭씨 어머니랑 부부로 사시는데 어떡해
지숙-.... 아버지가 그렇게 사신다고 지연이가 불행해져야 되는 건 아닌거 같애.... (갑자기 눈물이 난다)
지선-언니...
지숙-... 지연이더러 어떻게 불행해지라고 해...
s#58 시내버스
(지연 달리는 버스에 앉아 눈물이 나는 것 얼른 닦는다)
s#59 최회장 거실
(최회장과 변여사 앉아 있고 은지가 탁자위에 소꿉을 차려놓고 소꿉장난을 하는 중이다)
최회장-(소꿉그릇 들고 먹는 시늉하며) 아 맛있다... 아 정말 맛있다.... (소꿉그릇 은지 주며) 잘 먹었습니다...
은지-(최회장에게서 그 릇 받고)
변여사-할머니는 뭐 줄 꺼야....?
은지-(소꿉그릇에 음식 담아 준다)
변여사-아이구 고맙습니다.... (먹는 시늉) 정말 맛있네.... 우리 은지가 음식 솜씨가 그만이네..
(효) 초인종
가정부-(인터폰보고 대문 연다) 큰아드님이세요...
최회장-또 맛있는 거 줘 봐 ...
은지-커피...(커피잔 주며)
최회장-그렇지 맛있는 거 먹었으면 커피를 마셔야지...
변여사-은지야 할머니도 커피 줘야지
은지-(변여사에게도 커피잔 준다)
변여사-무슨 커피야 이게.... 블랙커피야... 뭐야...
(들어오는 선영과 준식)
선영-저녁 드셨어요...?
가정부-네... 조금 전에요.... 저녁 어떻게 해요...?
선영-먹었어요...
준식-(먼저 소파로 가서) 저희 왔습니다.... 뭐 하시는 거예요...?
최회장-은지가 끓여 준 커피 마신다...
준식-(하하 웃으며) 은지랑 소꿉장난하세요....?
선영-(와서 본다. 기분이 상한다)
준호-(방에서 나오며) 은지야 가자.... 영화 보셨어요...?
선영-네... 저녁도 먹구요....은지가 잘 노네요...?
준호- 은지 가야지 인제...
최회장-가만 좀 있어,.. 우리 재미있게 노는데 왜 그래.....
s#60 지연 아파트
(준호의 차가 온다. 은지가 뒤에 타고 있다)
준호-(문득 벤치에 앉아 있는 지연을 발견하고 차를 멈춘다. 본다)
(준호의 시선에서 보이는 지연)
준호-은지야.. 엄마 저기 있네....?
은지-(본다)
(준호 차에서 내려 은지 안고 지연이 앉아 있는 곳으로 간다)
준호-은지 엄마 불러 봐..
은지-엄마
지연 (시선 드는데 울고 있다)
준호-(놀라는 시선으로 본다)
지연-(얼른 눈물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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