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47
거리 (밤)
(달리는 택시 안)
지연-(울며 핸드폰-자는 은지 안고) 이혼하세요.... 절 위해 이혼해 주세요, 엄마가 아버지 이혼하면 허락하신대요, 이혼하세요... 이혼하시라구요...
종민-(F) 지연아...
지연-(우느라고 대답 못한다)
종민-(F-참담하고 낮은) 생각해 보마... 미안하다...
지연-(울며) 아니에요.... 죄송해요... 아니에요... (핸드폰 끊고 은지 꼭 안고 운다)
s#2 종민 거실 (밤)
(종민 참담하게 핸드폰 끈다. 고개 떨군 채 앉아 있다)
s#3 원희 주방 (밤)
(원희 넋이 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다)
s#4 회상 (46회 s# )
지연-아버지 만났어... 미안하다고 그랬어.... 엄마도 우리 받아주면 안 돼...?
제발 엄마....
원희-느이 애비가 친정 아버지야 시아버지야..
지연-엄마.... 엄마도 알잖아... 태섭씨 아버지 아니라는 거... 오늘 돌아가신 태섭씨 아버지 산소에 갔었어....
원희-느이 애비 이혼하라구 해... 아니면 너랑 나랑 인연을 끊든지.... 어차피 너랑 나랑 피가 썩인 것도 아니고 법적으로도 딸 아니니까
지연-(피를 토할 것같은) 엄마 엄마가 나한테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어떻게 그래..?
원희-느이 아버지랑 살 땐 내가 낳지 않았어도 내 딸이었지만 느이 아버지랑 이혼하고, 난 느이들하고 상관이 없어
지연-그래서 인연을 끊자구...?
원희-니가 죽어도 태섭이랑 결혼을 하겠다면 그럴 수밖에 없어
지연-내가 태섭씨랑 결혼하면 엄마 딸 아니구 내가 혼자 살면 엄마 딸이야..? 내가 행복하면 엄마 딸 아니구 내가 불행하면 엄마 딸이야...?
s#5 원희 주방 (밤-짧은 디졸브)
(원희 눈물이 나며 앉아 있다)
s#6 지연 아파트 벤치 (밤)
(지연 은지 안고 앉아 있다)
태섭-(뛰어와서 지연 앞에 서서 지연 본다)
지연-(올려다본다)
태섭-(천천히 조용히 지연 보다가 옆에 앉는다) 은지 이리 줘요...
(지연이 주는 것보다 태섭이가 끌어가 듯)
태섭-... 울었어요....?
지연-......
태섭-어머니가 뭐라고 하셨어요...?
지연-.... 나 참 못됐어요... 엄마한테 막 대들었어요,.... 아버지한테두 전화해서 이혼하라고 소리지르구요.... 무슨 이런 딸이 다 있어요..? (눈물난다)
태섭-(너무나 이해하는 마음으로 본다)
지연-엄마한테 그렇게 대든 것... 처음이에요... 너무 속상해서 나도 모르게 그랬어요..... 엄마가 나 키운 거... 후회하실 것 같아요....
태섭-아니실 거예요....
지연-.... 너무 못되게 굴었어요,... 아직 아버지라는 실감이 없는데.... 아버지한테두 그랬구요...
태섭- 이해하실 거예요....
지연-....내 마음을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s#7 종민 거실 (밤)
(종민 술 마시고 있다)
F.O
s#8 구청 내 (다음 날)
(종민 이혼 서류 담당 직원 앞으로 온다)
직원-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종민-이혼 신청서를 어디서 받을 수가 있어요..
직원-저기 0번 창구로 가시면 됩니다..
종민-(허적허적 걸어간다)
s#9 원희 주방
(원희 심난한 채 김치 담고 있다)
지선-(키득거리며 웃는다)
할머니-뭐가 그렇게 좋아
지숙-어제 장우 백일에 금반지가 세 개나 생겼잖아요
지선-그건 어젯밤에 다 웃었구 언니가 병구랑 그런 사이였다는 게 자다가도 웃겨,.. 병구를 맨날 쥐잡듯이 잡은 사람이 누군데 어떻게 병구가 남자가 되냐...? 정말 웃겨어- 병구엄마 말처럼 언니가 어떻게 했어...?
지숙-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 자식이 얼마나 능구렁인데 그래,.. 그리고 미쳤냐...? 내가 병구를 어떻게 하게...?
지선-그런데 어떻게 결혼시켜 달라고 같이 가출까지 해...?
지숙-그 그건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야...
할머니-지선이 앞으로는 병구 병구 그러지 마라,... 고쳐...
지선-어떻게 금방 고쳐요,... 결혼한 담에 고칠게요...
할머니-지금부터 고쳐,...
지선-할머니 그렇다구 지금부터 형부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그건 정말 못하겠어요
할머니-처음엔 어색하겠지만 그래도 바꿔야지 어떡해
지선-그럼 언니는요 언니는 병구야 그러는데...
할머니-지숙이도 결혼을 하면 바꿔야지... 요샌 남편더러 아빠니 오빠니 너니 그러는데 그거 틀린 거야...
지숙-그래도 다들 그러는데요 뭐
할머니-틀린 건 틀린거야....
원희-(속이 상해) 못된 것들 느인 지연이 걱정은 안중에도 없지,...느이가 형제야...? 나쁜것들,... 지숙이 지연이한테 전화 좀 해 봐....
지숙-지금....?
원희-포악을 하고 가서 소식이 없는데 걱정도 안 돼....?
(순간 식구들 심난한)
지숙-...알았어
원희-(일어난다) 됐어... (나가는)
지숙-(나가는 엄마 뒤에 대고) 엄마가 해 볼려구...?
할머니-(아픈 한숨) 이래서 한치 걸러 두치라고 하나부다....
s#10 원희 마루
원희-(수화기 드는데)
(효) 전화벨 울린다
원희-여보세요....?
종민-(F) 나요... 집 근처에 와 있어
원희-왜요 또,...나 당신 볼 일 없어요,..
종민-(F) 만나야 할 일 있어,... 심심해서 온 사람 아니야
원희-(얼른 대답 안 한다)
s#11 동네 찻집
(마주앉은 원희와 종민)
종민-... 정말 내가 이혼하면.... 애들 결혼 허락해 줄 거야.....? 정말 그래 줄 수 있어....?
원희-난 당신만 안 보면 돼,....솔직한 심정은 당신이랑 살던 여자도 사돈 되는 거 싫지만 그것까지 반대할 수는 없을 것 같고....당신만 없으면 허락할 수 있어...
종민-... 알았어..... 이혼할게...그러니까 애들 허락해 줘,... 애들 평생 가슴에 못 박을 일 하지 말구....
원희- 당신이 뭔데 날더러 이래라 저래라야..?. 당신 나한테 그런 말 할 자격 있어....?
종민-...자격 있어.... 후회할 일 마아니 해 본 사람이니까.... 나처럼 하지 마라.... 그런 말 할 자격 있어...
원희-.... 헝..
종민-... 당신이랑 헤어져 십구년을 살면서..... 뼈저리게 후회하거나.... 그래서 고통스럽거나... 별로 그렇게 살진 않았어..... 가끔 아이들한테 미안해서 ... 가슴이 아프고 힘들기도 하고 그러긴 했지만,..... 그런데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 십구년이나 흘렀는데... 이제 와서 뼈저린 후회 ..고통을 이렇게 한꺼번에 하게 될 줄 몰랐어....
원희-....
종민-... 나 후회해.... 젊어서 잘못 산 거.... 후회해.... 내가 똑바로 잘 살았으면 이런 일 없었을 테니까,...당신..지금까지 잘 살았는데....더 늙어서 후회하는 일 없게 해....
원희-남이야 후회를 하던 어떻게 살던 상관하지 말어요
s#12 원희 동네 길
(맥없이 걸어오는 원희-착잡한 생각으로 복잡한 심정이다)
s#13 정비센터 사무실
(종민 책상 앞에 앉아 이혼 신청서 놓고 착잡하게 앉아 있다-서서히 쓰기 시작한다)
s#14 원희 마루
원희-이혼한대요,... 이혼하면 지연이 허락해 주겠냐구요
할머니-새끼가 무섭긴 무섭구나.... 멀쩡한 부부가 자식 때문에 이혼을 해야 한다니 그건 또 무슨 못할 짓이야 .. 애들 때문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너 때문이다... 니가 허락을 안 해주니까....
원희-어떻게 허락을 해... 내가 그 인간을 태섭이 애비로 만나야 돼... 지연이 애비로 만나야 돼... 이런 결혼을 왜 해....
할머니-태섭이 애비는 아니잖어...당연히 아니지...너도 알고 있고,...그리고 부모 이혼시키면 애들은 마음이 편하겠어...?
원희-그러니 날더러 어쩌라구,... 나만 가만히 있으면 된다구...? 엄마 말대로 하면 내가 문제네...
할머니- 그런 건 아니야,.. 아닌데... 애미 애비가 저질러 놓은 일인데 애들더러 헤어지라니 그 애들이 무슨 죄야... 그냥 사귀는 것도 아니고 결혼이 코앞인데 어떡하라구..
원희-결혼을 한 건 아니잖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돼.... 남은 세월이 얼만데...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은데
s#15 지연 사무실
(커피 마시며 테이블에 앉아 있는 지연-많이 우울하다)
종미-준호씨 전화 안 했디...?
지연-음....
종미-너 무슨 일 있냐고 전화 왔드라... 모른다고 그랬어,... 몸살 기운이 있나보다구....
지연-...
종미-(진지한) 어떡할 거야...? (대답 없이 차 마시는 지연을 보다가) 니 심정 알겠는데... 니 인생이야,... 부모 때문에 니 행복을 포기한다는 게 말이 돼...? 니가 불행해서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라고 한다면 보람이나 있겠다....
지연-... 엄마 때문에 그래,... 엄마 돌아가신 담에 해라.... 엄마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 된다... 그러시는데 어떡해... 어젠 처음으로 엄마한테 소리 지르면서 대들었어....
종미- 느이 엄마 심정 알겠는데...
지연-나도 알어...
종미-그래애, 우리 엄마 심정 다 알어,....그리고 느이가 생물학적으로 문제가 있다.... 또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러면 할 수 없지....헤어져야지... 그런데 그렇지가 않은데 이제 와서 기어이 헤어지라는 건 너무 참혹한 일이다 이거지,.. 감옥 갈 일도 아닌데 자식들이 불행해 지는 것보다는 당신들이 그냥 외면하고 사시면 안되나....?
지연-....
s#16 종민 거실
태섭-..어제.. 지연씨랑 아버지 산소 가서 인사드렸어요... 아파트도 계약했구요... 우리 헤어지지 않습니다...
태섭모-(부들부들 떨리며 눈에는 눈물이 나려고 하며 노려본다)
태섭-... 축복까진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도 허락은 받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세요....
태섭모-느이 엄마 죽는 꼴 보고싶어....? 지연이 첨부터 맘에 안 들었지만 다 눈감고 허락했어... 그래 너 이 양반 아들 아니야... 넌 아니지만 지연이는 이 양반 딸인데 날더러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거야... 어떻게...
(가슴이 답답한 듯 가슴에 손을 대고) .. 넌 아버지가 아니지만 나한테는 남편이야....
태섭-... 그럼... 전 제 친가로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럼 어머니하고 상관없는 거죠....
태섭모-태섭아... (여전히 가슴에 약간의 통증이 있는)
s#17 형사실
(태섭 밝지 않은 얼굴로 들어온다)
과장-김형사
태섭-예...
과장-날짜 아직 안 잡았어...? 빨리 잡아야지....
태섭-예... 곧 잡겠습니다...
문형사-강당 빨리 예약해야 될 겁니다... 행사들이 많아서 빨리 알아보셔야 될 거예요
태섭-알았어... (책상 앞에 앉는다)
s#18 종민 거실
(태섭모 혼자 심각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 안되겠는 듯 핸드폰으로 번호 찾는다)
s#19 지연 사무실
(효) 지연 핸드폰 울린다
(일을 하면서 얼른 받지 못하는 지연 눈은 컴퓨터를 보며 손으로 핸드폰 더듬는다)
종미-빨리 받어
지연-(받는다) 여보세요...?
태섭모-(F) 나 좀 보자...
지연-(멈칫 놀라고 다시 침착 찾으며) 네 어머니... 어디서....
종미-(놀라 확 보는데)
s#20 커피숍
지연-(조용히 앉아 있다)
태섭모-니가 싫다고 해라
지연-(조용히 시선 들고 본다)
태섭모-태섭이가 나하고 인연 끊는 방법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드라.... 즈이 본가로 가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 것 보니까... 니가 모자연까지 끊어놔야겠니...?
지연-(마음이 무거워지며 고개 숙여진다)
태섭모-니가 내 며느리가 될 수 없구 억지로 들어온다고 해도 우리가 가깝게 지낼 수는 없다.... 애 딸린 이혼한 며느리 ...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어했든 거 너두 알지.... 그것 부족해서 이렇게 이상한 결혼을 어거지로 하고 들어오면 니가 얼마나 더 밉겠니.... 부탁이다 여러사람 불행하게 만들지 말고 헤어져라....
지연-....
태섭모-우리 모자 평생 안보고 살게 할 작정 아니면 그렇게 해... 니가 싫다고 해 줘...
지연-..태섭씨...
태섭모-(오, 엘 화가 치밀며) 여러 소리말고 그렇게 해,.. (신경질적으로) 그 방법 밖에 없어서 그러니까 니가 해...
지연-....
태섭모-대답해라, 어서
지연-저... 그런 말 ..할 수 없을 것 같아요,......그러잖아도 태섭씨 저 때문에 힘들어하는데...저 태섭씨 밀어낼 수 없어요,..어머니...
태섭모-못 해...?
지연-....죄송합니다
태섭모-다 너 때문인데 못 해...? 너밖엔 막을 수가 없는데 못해..? 너 때문에 오만 사람이 다 상처 입고 피를 철철 흘리게 생겼는데 못 한다구..?
지연-... 죄송합니다..... (용기를 내서) 정직하게 말씀드려도 된다면... 우리 생각대로 허락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태섭모-(오, 엘 소리친다) 내 말 어디로 들었니,.. 귀로 들었어 코로 들었어...
니가 싫다고 해달라는데 뭐 어째 느이 생각대로 하고 싶어...?
그런 줄 몰았더니 니가 태섭이 발목 잡고 늘어지고 있는 거구나, 그래서 태섭이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야
지연-...
태섭모-(여전히 격하게) 태섭이 당장 놔 줘,... 물귀신처럼 붙들고 늘어지지 말란 말이야,..
지연-저희 .. 허락해 주심 안될까요.. 어머니...?
태섭모-어림없다.. 어림없는 소리...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고 넘어간다)
지연-(놀라서) 어머니.. (벌떡 일어나 태섭모에게 가서 붙들고 어쩔줄 모르며) 어머니... 정신 차리세요.. 어머니.... 어머니
s#21 거리
(요란하게 달리는 앰블런스)
s#22 앰블런스 안
(태섭모 산소 호흡기 끼고 있고)
지연-(거의 정신이 나간 사람으로 얼굴이고 머리고 엉망에 울음 때문에 제대로 말을 못하며 다급하게) 태섭씨- 어머님이 쓰러지셨어요....지금 병원으로 가고 있어요...어머님이 쓰러지셨다구요... 빨리 병원으로 와요.... 빨리요... (울음)
s#23 병원 건물
(전경)
s#24 병원 병실
(태섭모 눈감고 누워있고 종민과 태섭 옆에 서 있다)
(지연은 뒤에 벽에 기대서서 계속 눈물 닦고 있다)
종민-...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됐다..... 근래엔 이런 일 없어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결국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태섭-....
종민-지연이랑 잠깐 얘기 좀 하고 들어오마... (지연에게 간다)
태섭-.....
(종민 구석에 서있는 지연에게 말 대신 손으로 나가자는 몸짓하고 앞서 나간다, 지연 뒤따라 나간다)
s#25 병원 로비
(지연 앉아 있고 종민이 자판기 커피 두 잔 들고 와서 지연 준다)
종민-(앉는다)
지연-(종이컵 든 채 고개 떨구고-전혀 감정 정리가 안된 사색)
종민- ...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마음 놔라.... 원래... 협심증 때문에 고생을 하는 사람이다... 거기다 천식까지 있어서 ... 항상 마음을 못 놔....
지연-만약 잘못되셨으면... (절망 같은 눈물)
종민-...잘 못되지 않았지 않냐.... 그리고.. 니 잘못이라기 보다 건강이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그런 일 없었겠지....
지연-.....
종민-.....니가 얼마나 힘들지... 알고도 남는다....
지연-(별로 힘이 안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종민-태섭이랑 들어가거라....
s#26 병원 병실
(태섭 조용히 태섭모 바라보고 앉아 있다)
(효) 문소리
태섭-(잠깐 문 쪽으로 시선 돌려보고 일어난다)
종민-(낮게)여긴 내가 있을테니 지연이 데리고 가거라....많이 놀랜 모양이다..
태섭-...
종민-어서 가....
s#27 거리
(달리는 태섭의 차 안)
(태섭 운전하고 지연은 계속 눈물 흐르고 있다)
태섭-(말없이 지연의 손을 잡는다)
지연-(손을 잡힌 채 계속 울음)
s#28 고수부지
(태섭의 차가 고수부지로 들어와서 멈춘다)
(차안의 태섭과 지연)
태섭-(지연이 자꾸 울어서 고수부지로 와서 멈춘) 지연씨.. 날 봐요...(지연의 어깨를 돌려 자기 쪽을 보게 하며) 이렇게 좀 해 봐요...
지연-(계속 우는)
태섭-(답답하고 속상한) 지연씨 놀란 거 알아요,... 알고도 남아요,.. 나도 그래요,... 가끔 어머니가 숨을 못 쉬며 쓰러지는 거 보는데도 그럴 때마다 놀라고 당황해요.... 이제 그만 울어요,... 자 눈물 닦고 (손으로 닦아주며) 그만 울어요
지연-...내가 우리 허락해 주심 안되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쓰러지셨어요.. 나 때문이에요....
태섭-어머니 지병이라고 했잖아요,.
지연-헤어지라고 하실 때 알겠다고 했으면 안 쓰러지셨을텐데... 내가 쓰러트린 거예요
태섭-(속상하고) 제발 그만해요,... 별탈 없이 깨어나셨잖아요...지연씨 기분 알아요.... 진정해요...괜찮아요....
지연-우리 헤어져요....
태섭-(정말 어이없고 화나는) 지연씨...
지연-우리가 정말 어머니를 쓰러트리면 어떡해요,... 그러다 돌아가시면 어떡해요,... 그러면 안되잖아요.... 앞으로 얼마든지 우리 때문에 쓰러지실 수 있어요...
태섭-그만해요... 제발 그만 해요,...
지연-(울부짖는) 지병이시라면서요, 또 쓰러지실 수 있잖아요.
태섭-(오, 엘 소리지른다) 걱정 말아요, 안 돌아가신다구요...
지연-(안 진다) 누가 그래요,... 하나님한테 약속 받았어요...? 어떻게 알아요...
(운다)
s#29 대학 교정
(걸어오는 준호 넥타이 포장 들고-건물과 교정이 한눈에 대학이라는 것 알 수 있는 학교로)
s#30 대학 연구실 앞 복도
(걸어오는 준호 교수실 앞에서 노크한다)
s#31 대학 연구실
준호-(들어온다) 교수님 저 왔습니다
교수-어서 오게,
준호-(다가간다)
교수-아까 전화 받고 생각하니까 주례 서 줬다고 일년에 한 번 쯤은 꼭 오든 녀석이 이번에는 꽤 오랜만에 오는 거드라구... 미국에 가 있었단 얘긴 들었지만 말이야
준호-죄송합니다....
교수-요즘 누가 선생을 찾아다녀,... 죄송할 거 없어.... 앉어
준호-(선물 주며) 교수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교수-허허허 아니 내 생일을 기억하고 있었단 말이야....?
준호-네...
교수-기특하구만,.... 선생 생일을 다 기억하고 있다니.... 고마워... 어서 앉어
준호-(앉는다)
교수-내 생일 생각이 나서 왔나...?
준호-예.. 그리고 말씀드릴 것도 있구요
교수-어디 들어보자구
준호-회사 사표 내고 공부하러 미국 떠나면서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교수-생일 선물은 덤이구...?
준호-(웃으며) 예...
교수-그래..공부를 하고 싶고.. 할 수 있고.. 그 이상 행운은 없지... 그렇지만 좋은 직장 다니면 됐지 무슨 공부를 하려구 사표를 내... 박사학위 때문에...?
준호-아니요, MBA를 할려구요
s#32 대학 도서관 열람실
(서가들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준호)
(서가 사이를 천천히 걸어오는 준호)
s#33 회상 (6년 전)
(복학생인 준호가 서가의 책들을 대충 훑어보면서 걸어오다가 코너를 도는데)
(지연이가 바닥에서 무엇을 찾는지 기어오고 있다)
준호-(웃기는 기분으로 걸음 멈추고 보고 있다)
지연-(준호의 발 앞까지 기어온다)
준호-(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양이 너무 웃긴다)
지연-(그것도 모르고 준호의 운동화를 보고 고개 들어 위를 본다)
(지연의 시선에서 보이는 올려다 보이는 준호가 만화에 약간 과장된
그림처럼 다리가 기다랗게 올라가고 그 위에 얼굴이 있다)
지연-(얼른 머리 흔들어 정신차리며 목소리 죽여) 비켜 주실래요...?
준호-(짓궂게) 그 쪽에서 비켜 가시면 되겠네...
지연-빨리요
준호-(앉는다. 지연과 마주보며) 여기는 기어다니는 데가 아니거든요...?
지연-나도 안다구요, (귀 한쪽을 가리키며) 이 귀걸이를 한짝 잃어버려서 그러는 거예요... 비켜주시기 싫음 찾아 주셔두 좋구요
준호-(주저앉아 지연을 본다-귀걸이를)
(한쪽만 하고 있는 귀걸이)
준호-(둘러본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지연이처럼 기어다닌다)
(서로 기어다니다 부딪치기도 하고 그럼 어색했다가 다시 찾고)
(준호 시선에서 적당한 것에 떨어져 있는 귀걸이)
준호-눈 나빠요..?
지연-쪼끔요
준호-쪼끔이 얼마예요
지연-0.9..
준호-(귀걸이 집어서 준다)
지연-(활짝 웃으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정신없이 가버린다)
준호-(닭 쫓던 개처럼 어이없는)
s#34 대학 도서관 앞
(초조하게 친구 기다리고 있는 지연 연신 시계를 보며 서 있다)
(지연 지루한 듯 고개를 떨구고 마치 몇 걸음인지 재는 것처럼 또박또박 걸어온다,. 잠깐 서 있다가 뒤 돌아서서 다시 또박또박 걸어간다)
준호-(늘쩡늘쩡 건물에서 나온다. 나오다가 걸음 멈추고 지연을 본다)
지연-(걸음 멈추고 다시 시계 보다가 준호 본다)
준호-(또 만나네..? 하는 기분으로 가는데)
지연-안녕하세요
준호-(돌아본다)
지연-아까 귀걸이 찾아 주셔서 너무 고마웠는데요.. 부탁 하나만 들어 주세요...
준호-(어이없는 듯 픽 웃고) 또요...?
지연-(적극적으로)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두 시간이나 지났는데 안 와서 그러는데 책 대출 좀 해 주시면 안될까요...? 정말 급해서 그러거든요?
준호-책 대출이요...?
지연-(무안한 듯) 네
준호-본인은 뭐 하시구요...?
지연-사실 전 이 학교 학생 아니거든요,.. 내 친구가 다니는 학교라서 온 건데 얘가 약속을 안 지켜서 그래요.... 무슨 일이 있나봐요
준호-내가 뭘 믿고 책을 대신 대출을 해 줘요...?
지연-주민등록증 맡길게요... (핸드백에서 지갑 꺼내고 주민등록증 꺼내 내민다) 자요.. 그리고 평생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할게요
s#35 대학 도서관 앞 (현재)
(같은 장소에 서 있는 준호 쓸쓸한 미소-잠시 생각에 잠겨 서 있다가 간다)
s#36 최회장 거실
(외출에서 돌아오는 최회장과 변여사)
가정부-지금 오세요
변여사-김기사 한약 가지고 올 거야 받아요
가정부-예
(최회장 변여사 소파로 온다)
선영-(주방에서 나오며) 다녀오셨어요,...
변여사-그래.... 준식이 들어왔냐...?
선영-네... 저녁 차릴까요....?
변여사-숨 좀 돌리고 먹자....
가정부-(한약 어린이용과 어른용 두 박스 들고 오며) 어디다 둘까요
변여사-이리 가져 와요...
선영-(가정부가 탁자로 가져가는 한약 보고 있다가) 그게 뭐예요...?
변여사-한약이다...
선영-누구 한약이요....?
(가정부는 한약 놓고 가고)
변여사-준호 하고 은지 꺼다.... 준호는 미국 가서 혼자 공부해야 하는데 보약 좀 먹여 보내야지 요새 애가 보기에도 수척해....
선영-은지는 왜 벌써 보약을 먹여요...? 건강하던데...
최회장-총명탕이라고 은지한테 필요한 보약이다....
선영-무조건 보약을 먹는 건 별로 좋지 않다든데....
변여사-다 물어 보고 지었어...
준호-(들어온다-가방 들고 다니지 마세요) 저 왔습니다
변여사-얘 너 이리 좀 와 봐라
준호-(소파로 와서 선 채)
변여사-이거 보약인데 하나는 니 꺼고 하나는 은지 꺼다... 은지 갖다 줘
최회장-총명탕이라는 거다
준호-그런데 제 껀 왜 지어 오셨어요...?
최회장-왜는 왜야... 미국 가서 공부하려면 체력이 딸릴테니까 미리 보약을 먹고 가라는 거지...
준호-무슨 보약을 먹어요,...
변여사-보약 먹어서 손해날 거 없는데 왜 그래
선영-(기분이 언짢고)
s#37 최회장 준식방
(선영 기분 나빠 들어오고 준식은 만화책 보고 있다)
선영-(그런 남편이 밉다) 서방님은 유학을 간다는데 당신은 만화책이나 읽어...? 당신이 애들이야...?
준식-(느긋) 골 빠지게 공부는 해서 뭐 하냐... 편안하게 사는 게 최고지...
다 사는 방법이 틀리니까 각자 알아서 사는 거다
선영-어떻게 남자가 야망이 없어...? 인생의 목표도 없고 뜻도 없고 어떻게 그렇게 살아....? 당신 꿈이 뭐야...? 꿈은 있어...?
준식-야- 난 편안하게 사는 게 인생의 목표야 그런데 지금 편안하게 사니까
성공한 거지...
선영-정말 자존심 상해 죽겠어,.... 그러니까 큰아들 대접을 못 받지,... 아버지 어머님이 서방님 보약 지어 오셨드라.... 당신 보약 지어주신 적 있어..?
준식-준호보다 내가 훨씬 건강한데 보약이 무슨 필요가 있어....
선영-(한심한) 당신 덕분에 나까지 못난이가 된 거 같애.
준식-뭐...? 못난이...? 말조심해라....? 이만큼 잘났으면 됐지... 얼마나 잘나야 되는데....? 내가 뭐가 부족해...
선영-... 내 남편으로는 너무 많이 부족해...
준식-까불지 마라....?
선영-.....
s#38 커피숍
(차 마시는 지숙과 병구)
지숙-야 빨리 말 해,.. 나 집에 들어가야 된단 말이야
병구-갑자기 왜 또 집타령...?
지숙-그럴 일이 있어... 할 말이 뭐냐구...?
병구-쇠뿔도 단 김에 뺀다... 그런 말 알어...?
지숙-알어,... 근데
병구-우리도 쇠뿔이 단 김에 결혼하면 어떻냐구...
지숙-뭐...?
병구-말난 김에 빨리 하면 좋을 것 같단 말이야,.. 괜히 질질 끌 필요 없이
지숙-(오, 엘 기분) 안돼애,... 지금 우리 집 정신 없어... 안돼
병구-아니 누나네 집에서 지금 제일 다급한 게 누나 결혼 아냐...? 그거 보다 더 다급한 불 있어...?
지숙-모르면 가만히나 있어, 엄마랑 할머니 돌아가시기 직전이야
병구- 왜, 왜 돌아가시기 직전이야, 내가 맏사윈데 내가 모르면 되냐...? 무슨 일이냐구-
s#39 원희 방
병구모-(너무 어이없어 눈물까지 나며) 기가 막혀,.. (얼른 눈물 소매 끝으로 찍으며) 아니 웬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렇게 만나, 어떻게에-.. (가슴을 손으로 치며) 아이구 숨이 다 안 쉬어지네.. 그러고도 안 쓰러졌냐....?
원희-(훅 한숨)
병구모-장우 백일 날 지연이만 들어오고 신랑감을 그냥 보내길래 이상하다 했드니....하이고 기가 막힌다 (한숨) 지연이 어떡해...
원희-(혼잣말처럼 한숨처럼) 뭘 어떡해....
병구모- 아니 금방 결혼할 사람들인데 어떻게 하냐구....
원희-결혼 못한다고 했어....
병구모-세상에.... 어떻게 헤어져,... 아이구 어떻게 헤어지라고 그래...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냐...?
원희-지 복이 그거밖에 안되나부지....
s#40 지연 거실
(지연 머리도 흐트러지고 자세도 흐트러진 약간 맛이 간 여자처럼 소파에 앉아있다-고개 떨구고)
(효) 종미가 세종이 은지랑 떠드는 소리
종미-(소리) 세종이 은지 손 씻었어...?
세종-(소리) 네
종미-(소리) 은지도 씻었어...? 안 씻었으면 빨리 씻고 와
s#41 지연 주방
종미-(상 차리며) 은지야 빨리...
세종-은지야 오빠만 먹는다...?
종미-아니지...? 은지 빨리 씻고 올 거지...?
은지-(뛰어간다)
(은지 뛰어가다가 지연에게로 간다)
은지-(지연의 무릎에 기대며) 엄마 아야 해...?
지연-아니야...
은지-(지연 이마 손으로 짚어보고) 엄마 아퍼...?
지연-아니라니까...? 엄마 안 아퍼
은지-안 아퍼...?
지연-응...
은지-은지 손 씻고 밥 먹을 거야
지연-그래 어서 손 씻어..
(은지 간다)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받을 의욕도 없는 체 좀 늦게 받는다. 확인하고 조금 추스르며) 저예요.... 병원이에요....? 어머님...(말하기 힘들고) 어떠세요...?
s#42 병원 병실 앞
태섭-(핸드폰) 괜찮아요... 괜찮으시니까 걱정말아요... 뭐하고 있어요...
지연-(F-낮게) 그냥... 있어요
태섭-힘들어하지 말아요.... 부탁이니까...
지연-(F) 세종이 여기 있어요, 지금 저녁 먹어요
태섭-알았어요...고마워요, 이따 봐요... (핸드폰 끈다)
s#43 병원 병실
(태섭모 누워있고 종민 고개 떨구고 앉아 있다)
태섭-(들어온다)
태섭모-남편은 이혼하자고 하고.... 지식은 인연 끊겠다고 하고... 차라리 쓰러져 죽었으면 좋았을 걸
종민-...
태섭-...
태섭모-남편한테도 ..자식한테도... 다 버림받았는데 무슨 좋은 꼴을 보자고 살아...
종민-여보...
태섭-....
태섭모-눈꼽만큼도 살고싶지 않어...
종민-..태섭이 들어가거라....세종이도 있는데.... 가 봐...
태섭-....
종민- 느이 엄마 괜찮아졌으니까 걱정말고.....
태섭-어머니... 지연씨 어머니한테 너무 죄송해 해요.... 자기가 어머니 쓰러트렸다고 얼마나 자책을 하며 울었는지 모릅니다.... 아직도 혼이 나간 사람 같아요...
태섭모-(소리 지른다) 나가,.. 나가...지금 내 앞에서 그 기집애 두둔해...?
종민-(놀라서 허둥대며) 어서 가거라... 어서
태섭-(잦아드는 아픈 신음) 잘못했습니다... (나간다)
종민-(힘들고 괴롭다)
s#44 포장마차 (밤)
(태섭 혼자 술 마시고 있다-길게)
s#45 지연 거실 (밤)
(지연과 종미 탁자 앞에 앉아서-지연 넋 나간 듯)
지연-....
종미-...(가엾고 딱한 기분) 지연아...
지연-....(낮게 혼잣말처럼) 안될 것 같애...
종미-(본다)
지연-태섭씨 어머니...지병 있으신 거 알면서...(사이) 못 할 거 같애... 기어이 우기고 결혼하는 건 태섭씨 어머니 쓰러트리겠다 작정하는 거나 같은 거잖아... 어떻게 그래.... 지병 있으신 줄 알았으면 ... 그렇게 말하지도 않았을 거야...
종미-결혼 허락해 주심 안되냐고 했다고 쓰러지실 줄 누가 알어,...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지....아니 결혼 반대하는 부모님한테 그렇게 말을 하지 어떻게 말을 해
지연-지병이 있으신 분이잖아...
종미-몰랐잖아... 알고 일부러 그런 거냐구....
지연-그렇다고 나 때문에 쓰러지신 게 아니진 안잖아.... (눈물)
종미-인제 괜찮으시다며, 그럼 됐잖아.... 그리고 내 생각엔 그렇다.... 이 고비를 넘기기가 어렵지 허락해 주시고 나면 괜찮으실 것 같애
지연-.....
종미-(속상해서) 지연아-
(효) 초인종 소리
지연-태섭씰 거야...
종미-니가 열어 줘.... 나보기 불편할 거야 (방으로)
(지연 일어나 현관으로 가서 현관문 연다)
(취한 태섭 들어온다)
지연-(본다)
태섭-(지연 풀어진 눈으로 본다)
지연-(본다)
태섭-(지연을 안는다)
지연-....
태섭-...나 버리면 안돼요.... 나 버리지 말아요....
지연-....(눈물)
태섭-당신이 흔들릴까봐.... 제일 무서워요.... 안 그럴 거죠....?
F.O
s#46 지연 아파트 (아침)
(전경)
s#47 지연 거실
(지연 은지 옷 입혀주고 있다)
종미-(출근할 차림으로 옆에 서서 기다리며) 힘들면 나오지 마,... 오늘 특별한 일은 없고 참 유노 닷컴엔 나 혼자 가도 되니까 상관없구...
지연-은지야 뽀뽀
은지-(뽀뽀한다)
지연-이따가 엄마가 갈게...?
종미-가자.... (은지 손잡고 현관으로) 전화할게....
(종미와 은지 나간다)
(지연 다시 허탈한 모습으로 변하며 소파에 앉는다. 깊은 생각한다)
s#48 지연 침실
(지연 옷장에서 옷 꺼내고 있다)
s#49 지연 사무실 앞
(준호 차 와서 멈춘다. 은지 보약 꺼낸다)
s#50 지연 사무실
(작업하고 있는 종미와 혜정)
(효) 노크소리
혜정-들어오세요
준호-(들어온다)
혜정-(얼른 일어나며) 안녕하세요
준호-(목례한다)
종미-(?) 어머... (일어난다)
준호-오랜만이에요...
종미-네,.. 지연이 오늘 출근 안했는데...? 미리 연락 안했어요...?
준호-예... 왜 출근을 안 해요...? 무슨 일이 있어요...?
종미-아 아니요.. 다른 볼 일이 있어서 외근을 하는 거죠 뭐....
준호-(은지 보약) 이거 은지 보약인데 전해 주십쇼... 아버지 어머니가 지어 오셨는데 총명탕이라는 거래요....
종미-그럴께요.... (보약 받는다)
준호-갈께요....
종미-안녕히 가세요..
준호-(나가는데)
혜정-안녕히 가세요...
준호-수고하세요 (나간다)
혜정-할머니 할아버지가 은지를 너무 이뻐 하시나봐요
종미-손녀딸 미워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있냐...?
s#51 지연 사무실 앞
(준호 차안에 앉아 핸드폰 한다)
(효) 신호 간다
지연-(F) 여보세요...?
준호-나야.... 여기 느이 회사 앞인데 출근 안했드라... 무슨 일 있니...?
지연-(F) 좀 볼 일이 있어서....
s#52 마트
지연-(반찬 담긴 카트 밀고 가며 통화) 사무실에 들렸다구...?
준호-(F) 잠깐 볼 수 있겠니...?
지연-오늘은 안돼.... 시간이 안되겠어... 다른 일이 있어
s#53 지연 사무실 앞
준호-(통화) 알았어.... 종미씨한테 은지 보약 맡겼으니까 잘 먹여.... 끊는다
s#54 마트
지연-무슨 보약...? (이미 끊긴 전화, 핸드폰 끈다)
(야채들 사고)
(정육 코너에서 장조림 고기 사고)
(우엉, 연근, 도라지 코너에서 연근 사고)
s#55 유노 닷컴 회의실
종미-(악세사리 박스 안에 걸린 큐빅 목걸이+귀걸이 세트 상품 가리키며) 이번 여름 트렌드는 아무래도 시원한 큐빅이 강세인 것 같아요... 큐빅에 화이트골드나 실버로 마무리하면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 제이 앤 제이에서는 10미리에서 15미리 이상의 빅 싸이즈로 디자인했어요
서차장-요즘은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사은품이나 쿠폰이 없으면 구매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인데 그 부분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종미-세트와 함께 기획전으로 이어링 사은품 혹은 헤어밴드 사은품 이렇게 두가지 사은품을 함께 노출해서 고객들 시선을 끄는 페이지로 꾸며볼까 해요
서차장-좋네요
종미-그리고 (두 줄 머리띠 들어 보이며) 헤어제품으로는 슬림 두 줄 헤어밴드가 계속 꾸준히 판매되고 있고 ..여름까지 무난히 유행이 이어질 것 같아요
서차장-여름 제품은 특히 사진에 많이 신경을 써 주세요,,, 반짝이는 큐빅이나 실버제품은 이미지가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사은품도 비중있게 진행 해 주세요..요즘 고객이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라서 참 힘듭니다
종미-맞아요
서차장-그래도 고객상품명 쌓이는 것 보면 대단하세요...고객 관리를 잘 하는 거 같아요
종미-그럼요 잘 하죠,.. 그래서 유노닷컴에서 우리한테 잘 해 주시는 거 아닐까요...? 호호 자화자찬이 너무 심했나....? 잘 부탁한다고 그래야 되는데
서차장-그러게요....?
종미-호호호호
s#56 지연 주방
(식탁 위에 야채부터 많은 재료들 쌓여있다)
(지연 장조림 고기를 가스렌지에서 끓고 있는 간장에 넣는다)
(커다란 후라이팬에 볶고 있던 멸치에 채를 친 꽈리고추들 넣고 다시 볶는다)
s#57 원희 주방
(다른 식구들은 김치 담고 있고)
황서방-(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박원희 보쌈... 아니면 대방동 보쌈 이런 브랜드를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시장을 넓혀 가는 겁니다
지선-엄마 황서방 얘기 잘 들어봐 우리도 기업이 될 수 있다구
원희-(아무 말도 안 듣고 있는)
지숙-그럴려면 이렇게 우리끼리 만들어서 되겠어....?
지선-안돼지이
할머니-우리 보쌈김치는 우리 집에서 내가 담근 거라야 돼,... 공장김치처럼 만들면 안돼...
황- 할머니... 그렇게 담는데요 지금은 예가원에만 대 주는 걸 조금씩 시장을 넓히자는 겁니다. 다른 한정식 집에서도 원하는 데 얼마든지 있을테니까요...
지선-엄마 황서방 얘기 좀 들어 봐요
원희-(퉁명스럽게) 나 아무것도 안 들려,... 이 기집애는 포악을 하고 가서는 전화 한통 없이 뭘 하는 거야, 대체...
지선-누구..지연이...?
할머니- 살아나 있나 모르겠다... 그게 숨을 쉰다고 살아있는 게 아닐 거다
지숙-... 지연이 이민 가고 싶을 거 같애....
지선-이민 가면 맘 편하게 살 수 있겠어...?
황- 그건 그래요
s#58 태섭 주방
(지연 냉장고 안에 장조림, 멸치볶음, 연근조림, 등등 반찬통을 차곡차곡 넣는다)
s#59 태섭 집
(세탁기에 세탁물 구별해서 넣는다. 세탁기 돌린다)
s#60 태섭 거실
(지연 전기 청소기로 마루 닦고 있다)
s#61 회상 (27회 s# )
(지연이 비를 맞고 들어서고 태섭 타올 가지고 와서 싸주고 안아주던 장면)
s#62 태섭 거실 (현재)
(지연 마루바닥을 물걸레로 꼼꼼하게 닦고 있다)
태섭-(TR) 로키산맥 해발 삼천미터 높이에 수목한계선 기대가 있대요
s#63 회상 (25회 s#24)
태섭-여기에 있는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 때문에 곧게 자라질 못하고 마치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대요.... 생존을 위해 무서운 인내를 하면서 그런 모습이 될 수밖에 없대요
지연-듣기만 해도 마음이 아프네요
태섭-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고명이 잘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 꿇고 있는 나무로 만드는 거래요
지연-...
s#64 태섭 거실
(걸레질하는 지연 위에)
태섭-(TR) 이 무릎 꿇은 나무의 고통과 인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를 만들어 내는 거죠...
s#65 달리는 버스 안
(창밖을 보고 있는 지연 위에)
태섭-(TR) 우리가 겪는 어려움 ..고통... 이런 것들이... 우리를 로키산맥의 무릎 꿇은 나무가 되게 한다면 그것으로 우리 인생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대학시절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창밖을 보며 가는 지연)
s#66 경찰서
(건물 안에서 급하게 뛰어나오는 태섭)
(기다리고 있는 지연 앞에 선다)
태섭-(좀 의외인) 웬일이에요....
지연-(애써 미소) 바쁜데 눈치 없이... 왔어요...?
태섭-괜찮아요...
지연-부탁이 있는데.... 드라이브 잠깐 시켜주면 너무 고맙겠는데...
태섭-알았어요
s#67 교외로 나가는 길
(태섭의 차에 탄 태섭과 지연)
s#68 피부과
간호사-원장님 집에 일이 있으셔서 점심 때 나가셨어요.
선영-집...이요....?
간호사-네
s#69 고급 원룸이나.. 고급 아파트
(선영의 차 와서 멈춘다)
선영-(핸드폰 한다)
(효) 신호 가고 (음악이면)
고박- (F) 어 선영...
선영-집에 무슨 일이 있어...?
고박-(F) 어...병원에 갔었어...?
선영-그래,.. 갔었어.... 지금 집이야...?
고박-(F) 응 집이야
선영- 나 여기 자기 집 앞인데 차 한잔 줄 수 있어...?
고박-(F-당황) 우리집 앞 앞이라고...? 어 저 우리 집이 아니고 아버지 집에 와 있어,... 자기 우리집까지 왔단 말이야...?
선영-집에 일이 있다고 그랬잖아,... 집에 있다고 그랬구...
고박-(F) 습관적으로 그랬나봐... 아버지 집도 우리집이니까
부인-(F-멀리 들리는) 여보...
선영-(어이없는 기분)
s#70 공사중인 개인병원
고박사-(멀리 있는 부인을 의식하며 소리 죽여) 선영 나중에 전화 할게
선영-(F) 아버지 집이라구....?
고박사-어...
부인-(멀리서) 이리 좀 와 봐요
고박사-선영 끊을게... (얼른 끊는)
s#71 아파트 앞
(선영 핸드폰 끊는다. 어이없는 기분)
s#72 교외 아름다운 곳
(차안에 앉아 경치 바라보고 있는 태섭과 지연)
태섭-... 드라이브 나오자고 해줘서 고마워요,... 마음이 좀 가라앉는 거 같아요....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겠어요...
지연-....
태섭-지연씨...
지연-(본다)
태섭-나...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처음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가 정한 스케줄대로 하려고 했어요,...어떤 장애가 있어도 예정대로 하고 싶었어요,...그런데 생각이 바뀌었어요...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너무나 충격을 받은 식구들이...마음을 정리할 시간...우리 어머니 건강을 회복할 시간.....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요....
지연- ... 맞아요
태섭- (지연의 손을 잡고 반지 본다. 두 사람 반지 낀 손잡고 보며) 우린 결혼한 사람들이에요,... 맞죠....?
지연-..(씁쓸한 미소)
태섭-... 우리가 많이 고통스럽고 아픈만큼.... 시간이 지나면 우리 사랑을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해요... 지연씨 견딜 수 있죠....? 지연씨 어머님 허락을 받을 때까지.....
지연-...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런 생각 안 해봤어요...? 그랬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텐데.....
태섭-...지금까지도 안 했고.... 앞으로도 그런 일 없어요....지연씨를 만나는 길이 지금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럽다 해도 난 지연씨를 만났어요....
지연-...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태섭-(본다)
지연-....우리가 만나는 동안... 언제가 제일 행복했어요....?
태섭-... 만날 때 마다....
지연-... (미소) 제일이라고 했잖아요
태섭-.... 공원에서 지연씨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을 때.....(웃는다) 지금도 그 때 생각을 하면 행복해요.....
지연-....
s#73 지연 아파트 앞 (밤)
(태섭의 차 와서 서고)
지연-내리지 말아요.... 세종이 내려보낼게요...
태섭-알았어요... (지연을 안는다-길게 애틋하게)
s#74 태섭 거실 (밤)
(태섭과 세종 들어온다-세종 가방 메고)
세종-(떠들며 들어오는) 밥도 많이 먹구요... 숙제도 다 하구요... 양치질도 했어요
태섭-그랬어....? (들어오면서 집안이 깨끗하게 정리된 것 의아한 듯 본다)
세종-아빠 물 마시고 싶어요...
태섭-알았어 (냉장고로 가서 문을 연다)
(가득 들어 있는 반찬통들)
태섭-(놀라서 아연한 채 보다가 물통 꺼내고 냉장고문 닫는다)
세종-(소리) 아빠... 아빠가 세탁했어요...?
태섭-아니...야 물 마셔
세종-(소리) 그럼 누가 했어요...?
태섭-(가본다)
(베란다에 빨래 잔뜩 널려있다)
태섭-(놀랍고 믿어지지 않는)
세종-(자기 양말 걷으며) 내 양말 빨았잖아요....
태섭-(거실로 가서 전화한다)
s#75 지연 거실 (밤)
지연-(전화 받는다) 여보세요...?
태섭-(F) 너무 행복해서 전화했어요,... 오늘 우리집에 우렁각시가 왔다 갔어요...
지연-(미소를 띠는데 눈물이 고인다)
태섭-(F) 냉장고에 반찬이 까득 들어 있구요... 청소가 깨끗하게 돼 있구요 빨래까지 다 해 놓았어요
지연-(눈물 흐른다)
s#76 태섭 거실 (밤)
태섭-(전화) 우렁 각시 잘자요...
s#77 지연 거실 (밤)
(지연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전화 끊다-흐느껴 운다)
s#78 병원 앞 (다음 날)
(지연 택시에서 내려 병원으로 들어간다)
s#79 병실 앞
(다가오는 지연 병실문 앞에서 잠깐 망설인다. 용기를 내서 노크한다)
s#80 병실
(태섭모 문 쪽을 본다)
(지연 들어와 절한다)
엔딩
.행복한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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