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50
지연 거실
(소파에 은지랑 앉아 있던 준호 슬그머니 일어난다)
준호-안녕하세요...
태섭-(말없이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한다)
지연-(조금 당황했던 거 감추며 약간 사무적인) 웬일이세요...?
태섭-....(지연을 잠깐 보다가) 할 얘기가 있어요
지연-나중에요, 지금은 -
준호-(얼른) 아니야, 내가 갈게...
지연-커피 달라고 했잖아..... 마시고 가...
준호-(순간 지연의 태도 뜻밖이고)
태섭-(땅으로 가라앉는 기분으로 지연을 보다가)...전화할게요... (나가는데)
은지-(갑자기 현관으로 뛰어오며)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태섭-(나가려든 몸 돌려 은지 본다) 안녕...(나간다)
준호-(은지의 태도에 느낌)
지연-(태섭이가 있을 때와 전혀 다르게 무너질 것 같은 심정-눈물이 나려는)
준호-(지연을 보고 있다) 무슨 일이 있는 거니...?
지연-(감정 수습하며 주방으로 가며) 커피 줄게.... (주방으로 간다)
(준호 선 채 은지는 다시 준호에게 온다)
s#2 지연 아파트 앞
(절망감으로 지연 아파트 안에서 나오는 태섭. 마음을 수습할 수가 없어 발을 멈추고 서있다)
s#3 지연 거실
(차 마시는 준호와 지연)
준호-싸웠니...?.
지연-....
준호-느이 싸움에 날 이용한 거야...?
지연-.....(대꾸 안 한다)
준호-...심각하게 싸웠나부지...? 그런데... 내가 보기엔 니가 좀 심했던 거 같다,...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앞에서 그런 식으로 돌려보낸 건....
지연-... 차 다 마셨으면 가 줘...
준호-(그런 지연을 본다)
지연-(훅 심호흡)
s#4 태섭 거실
(처절한 기분의 태섭 들어온다. 주방 쪽으로 간다. 냉장고 문을 연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반찬통들)
(태섭 소주병 꺼내고 문닫는다. 소주를 병 채로 마신다)
s#5 거리
(준호 운전하며 가고 있다. 조금 전에 있었던 일 생각하며)
s#6 지연 아파트 (밤)
(전경)
s#7 지연 은지 방 (밤)
(지연 은지 업고 노래 불러주고 있다. 은지 지연의 등에 납작 엎드려 입을 크게 벌려 하품한다. 잠이 들려는)
s#8 지연 거실 (밤)
(지연 은지 방에서 나온다. 탁자에 널려있는 은지 그림 그리던 물건들 치운다)
(효) 초인종 소리
지연-(인터폰으로 가서 본다)
(태섭 취한 듯 한 손을 현관문을 집고 서있다)
지연-(가슴이 아프다. 아픈 채 보다가 인터폰에 대고) 너무 늦었어요... 내일 봐요..
태섭-(낮은 신음처럼) 어서 열어 줘요...
지연-내일 얘기해요
태섭-어서요,.. 어서 열어 줘요
지연-(마음이 아프다. 현관으로 간다. 현관문 연다)
태섭-(들어온다. 슬픔이 가득한 눈으로 지연을 본다)
지연-(본다)
태섭-(보다가 와락 지연을 끌어안는다)
지연-(냉정해지려고 하며 빠져나간다)
태섭-...나한테 왜 이래요... 왜 이렇게 무섭게 굴어요....나 쓰러트리고 싶어요...? 이러는 지연씨도 아프다는 거 다 알아요... 그러니까 그만 해요, 우리... 너무 힘들어요...
지연-..내일 얘기해요....
태섭- (맥빠지며 본다)
s#9 지연 침실 (밤-디졸브)
(불을 끄고 침대에 등을 대고 앉아 있는 지연-길게)
긴 F.O
s#10 까페 (다음날)
(지연 기다리고 있다-숙연한 기분)
(태섭 들어온다)
지연-....
태섭-(와서 앉는다)
(두 사람 말이 없는 채 잠깐 침묵 흐른다)
지연-어제.... 마음 상하게 한 거.... 변명 안할께요...
태섭-(쓸쓸하게 본다)
지연-...지금 오면서 아파트 해약했어요...
태섭-(너무 뜻밖이고 믿을 수 시선)
지연-마침 계약을 하고 싶어하던 사람이 있었다고 해약해 주겠대요
태섭-(멍하니 본 채 할 말을 잃은) 해약을 했어요....? 우리가 결혼해서 함께 살기로 한 아파트를 해약했다구요....?
지연-시간을 끌면 위약금을 물어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했어요...
태섭-정말 해약을 했다구요....?
지연-....(시선 떨군)
태섭-(믿을 수 없는 듯 지연을 보는)
지연-.... 왜 내 말을 안 들을려구 해요,.... 우리 정리하기로 했잖아요..
태섭-아뇨,.. 그런 적 없어요,... 그러자고 한 적 없어요..
지연-.. 준호씨랑.... 재결합하려구요 ...
태섭-(충격의 시선)
지연-... 태섭씨가 날 놓아주지 않기 때문에 좀 서두는 거예요...
태섭-이런 식으로 날 떼어내려고 하지 말아요,.. 왜 자신을 속이려고 해요...
지연-태섭씨랑 헤어질 결심하면서 재결합... 생각했어요... 은지를 위해서 그렇게 하기루요
태섭-(본 채)
지연-... 이렇게 빨리 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태섭씨가 내 생각을 따라주었으면 이렇게 서두르지는 않았을 거예요....
태섭-(오, 엘) 그만해요, 더 이상 얘기하지 말아요,...(벌떡 일어난다) 지금 거짓말하고 있는 거 다 알아요 (화가 나서 가버린다)
지연-(순간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눈물로 맥을 놓고 앉아 있다가 문득 생각이 미치며 핸드폰 꺼낸다)
s#11 준호 방
(효) 책상 위에서 핸드폰 울린다
준호-(컴퓨터 일하다가 받는다)
(지연이)
준호-여보세요.... ?
s#12 야외 까페
(차 마시는 지연과 준호)
준호-... (느긋하게) 무슨 일이니..
지연-... (조용하게 느긋하게) ...나 좀 도와 달라구...
준호-(의외인 시선)
지연-....(시선 안 맞춘다)
준호-... 알았어....얘기 해
지연-....
준호-알았다구....
지연-.... 우리 ...헤어졌어.... 내가 헤어지자고 했어...
준호-(어떻게 이런 일이..?)
지연-... 태섭씨한테... 우리 재결합을 핑계 댔어.... 태섭씨가 확인할지도 몰라... 아니 할 꺼야.... 준호씨가 연극을 해 줘....
준호-...(어이없는) 헤어지다니.... 왜.... 왜 그런 거야... 갑자기 왜...
지연-... 나중에 얘기할게....
준호-... 좀 당황스럽다....아니 많이 당황스럽다,... 잘못 들은 거 같기도 하구
... 무슨 일인지 얘기하면 안 되니....?
지연-....미안해... 이런 부탁해서...
준호-(지연의 마음을 알려는 듯 본 채)
지연-....
준호-.... 알았어...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알았어...
지연-(순간 자기도 모르게 무너지는 심정)
준호-... 그런데 궁금하다.... 별 일 아니었으면 좋겠다.... 니가 행복했으면 했어.....진심이라고 믿을진 모르지만.... 김태섭씨가...우리가 재결합한다는 거 믿을까....?
s#13 형사실
(과장 책상 앞에서 문형사에게 서류를 넘기는데)
태섭-(소리-버럭 소리지르는)야 이 자식아 너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얏?
(과장과 문형사 얼른 태섭 쪽 본다)
태섭-(조서 꾸미다가 이성을 잃고 벌떡 일어나서) 어디서 이 따위 수작을 해
(앞에 수갑찬 피의자 태섭의 서슬에 삐딱하게 앉아 있던 자세 조금 고쳐 앉는)
태섭-(논리적이지 못한 분노) 너 좀 전에 뭐라 그랬어... 이성춘이는 그 뒤로 코빼기 한 번 본 적 없다고 그랬어, 안 그랬어
피의자-(조금 꼬리 내리며) 그게 제가 좀 헷갈려서...
태섭-(다시 자리에 앉는다) 이성춘이랑 동대문에서 만난 다음 어디로 갔어..?
피의자-(다시 뺀질거리며) 만나서는 무슨 만나서예요..잠깐 인사만 하고...
태섭-(벌떡 일어나 피의자를 칠 듯이 책상을 치며 고함) 너 죽고 싶어...?
피의자-(자기를 때리는 줄 알고 본능적으로 머리 감싸며 뒤로 물러앉는)
과장-(안되겠는 듯 와서) 김형사 진정해
피의자-(과장을 보자 오버해서) 어..? 이거 형사가 사람 치네...?
태섭-(피의자 멱살 잡으며) 뭐야..이 자식아...?
문형사-(오, 엘) 김형사님... (태섭의 어깨 잡으려 나가자는 몸 짓)
s#14 경찰서 로비
(태섭 팔꿈치 무릎에 놓은 채 엎드리듯 고개 숙이고 있고)
(문형사 커피 뽑아 와서 준다- 태섭 받는다)
문형사-무슨 일... 있으신 거 맞죠....?
태섭-(깊은 한숨)
문형사-....
태섭- (일어나며) 문형사 따라 와...
s#15 유도장
(태섭 바닥으로 사정없이 떨어진다. 태섭 계속 문형사에게 밀리고 번번히 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점점 더 힘을 잃어가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그런 채로 누워있다. 그런 태섭의 눈꼬리로 눈물이 흐르고)
s#16 지연 사무실
(종미 혜정에게 탱고 기본 스텝을 보여주기 위해 기본 자세로 서서)
종미-턱을 도도하게 들고 배를 쑥 집어넣고 가슴을 펴고 골반을 뒤쪽으로 빼고.... 어떠냐...
혜정-구경만 했다면서요...
종미-구경만 하냐...? 귀동냥도 하지....?
혜정-서차장님은 잘 하세요...?
종미-놀래 자빠질 뻔했다...
지연-(들어온다)
종미-지연아 나 어떠니.... 이게 탱고의 기본 자세라는 거다
지연-(책상으로 와서 엎드려 운다)
종미-(놀라서 동작 풀며 본다)
(혜정도 놀라서 본다)
종미-(다가간다) 지연아.... 왜 그래 지연아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한)
s#17 옥상
(자판기 커피 들고 서있는 지연과 종미)
종미-... 재결합한다니까 믿어....? ..믿디...? 그것도 갑자기 그러는데...?
지연-...
종미-정말 어이없었겠다.... 기가 막혔겠다,... 얼마나 충격 이였을까.... 헤어지자고 하는 것도 지금 태섭씨한테는 감당하기 어려울텐데 준호씨랑 재결합한다고 했으니 (어감 바꾸며) 너무 잔인하다....
지연-...
종미-왜 그렇게까지 해...?
지연-(가슴 아프다) 그러지 않으면.... 태섭씨... 포기 안해....
종미-.... 인생이 왜 이렇게 슬프고 아프냐....?난 태섭씨 생각하면 내 가슴이 찢어지는 거 같애...가엾고...안됐고...그 사람은 너 아니면 아무 데도 위로가 없는 사람이잖아.... 사춘기 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 재혼하는 거 보고 가출했다는 얘기 들었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팠어.... 그 때 집을 나와 청년이 될 때까지 어머니랑 연락을 끊고 밑바닥 인생을 살았다잖아....어린애가....
지연-....
종미-.... 대학교 삼학년이라고 했니 사학년이라고 했니.... 어머니를 찾아 간 게.... 나 그 말 들을 때도 가슴 아팠었어.... 철이 드니까 어머니가 그 긴 세월 동안 가슴이 아팠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구.... 그래서 아들로 돌아온 거라구 ....
지연-그만 해, 종미야....
종미-.... 너무 가엾잖아, ... 인제 겨우 행복이라는 걸 알았는데....
지연-그만 해...
s#18 거리
(운전하며 가는 준호)
s#19 회상 (지연 아파트)
(지연과 태섭과 세종과 은지가 슈퍼 같이 갔다가 오면서 비누방울 장난하는 예쁜 모습)
(준호가 차에서 바라보는)
(네 사람의 행복해 보이는 모습)
s#20 회상 (지연 사무실 앞)
(지연 사무실이 있는 오피스텔 건물 전경-비가 내리고 있다)
(준호가 바라보는 시선에서 멀리 건물 문 앞에서 태섭이 우산을 쓰고 기다리고 있다)
(건물에서 지연이 나온다. 웃으며 태섭의 우산속으로 들어가는 지연)
(준호 차 안에서 바라보고 있다)
(준호의 시선에서 보이는 지연과 태섭 우산을 함께 쓰고 가며 태섭은 지연의 어깨를 안고 지연은 행복하게 웃으며 가는)
s#21 거리 (현재)
(운전하며 가는 준호)
s#22 최회장 거실
(들어오는 준호)
준호-(거실로 올라오며 최회장 본다)
(소파에 앉아 책 읽고 있다-탁자 위에 육아에 관한 책이 일곱 권쯤 있고-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부모와 아이사이, 아이 러브유, 미운 4살 막무가내 8살까지 등등)
준호-(소파로 간다) 뭐 하세요
최회장-너 지금 눈감고 있냐....? 뭐 하는지 안 보여...?
준호-(탁자에 있는 책 집어서 본다)
(다 아이들에 관한 책들)
준호-(책 놓으며) 이 책들 어디서 나셨어요...?
최회장-나긴 어디서 나냐.... 내 팔자에 꽁짜는 십원 한 장도 없다고 사주에도 나와 있는데,.. 동네 책방에 갔더니 이거 밖에 없든데 야 대형책방 있지... 거기 가거든 다른 거 좀 사와라....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있는대로 다 사와 다....
준호-이 정도면 충분하겠는데요
최회장-글쎄 사오라면 사 와.... 내가 아주 박사가 될 거니까,... 최현두 박사..
(책 읽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잘 자다가 한밤중에 갑자기 깨 한참 동안 큰소리를 지르거나 우는 경우를 경험한다....(준호에게) 그 날밤 은지가 이거였잖아, 이거.... (다시 책 읽는) 울 때 이름을 부르거나 때려도 정신없이 울기만 하는 경우도 흔하다..이 때 부모는 당황하거나..
준호-(보고 있는)
s#23 최회장 준호 방
(준호 들어온다. 책상 앞에 앉는다)
지연-(TR) 우리 헤어졌어.... 내가 헤어지자고 했어...
(준호 복잡한 생각)
s#24 백화점
(선영 느릿느릿 구경하며 걸어오고 있다)
선영-(무심히 시선 가다가 멈춘다- 믿어지지 않는 시선으로 본다)
(선영의 시선에서 보이는 고박사)
선영-(어이가 없는 시선)
(카메라 고박사의 얼굴에서 옆으로 팬하며 부인과 중학생 아들이 부인 옷을 보고 있다- 부인이 옷을 대보고 있고 고박사랑 아들이 좋다고 얘기하는)
선영-(어처구니없는 기분으로 계속 보고 있다)
s#25 백화점 고박사 쪽
(직원 부인 옷 쇼핑백에 넣고 있고)
(효) 고박사 핸드폰 울린다
고박사-(핸드폰 본다)
(선영)
고박사-(별로 반갑지 않은 표정 할 수없이 받는다) 여보세요...? ...내가 좀 바쁜 일이 있어서 그러니까 나중에 다시 할게..수고해
부인-누구야...?
고박사-(얼른 끊으며) 양간호사.... 다 됐어...? 가-
(세식구 간다)
선영-(너무 어이없으며 핸드폰 끄며 바라본다)
s#26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고박사 세 식구 내려간다-뒤에 한참 떨어져 선영이 서 있다)
s#27 거리
(선영 운전하며 가고 있다-고박사 차를 따라가는 중이다)
s#28 신호대기
(맨 앞에 고박사 차 서 있고- 부인과 무슨 얘긴지 하고 있다)
(그 뒤에 선영의 차 서 있다)
(신호 파란불로 바뀌며 고박사 차 출발, 선영의 차 뒤따른다)
s#29 주택가
(선영의 차 가는 중이고)
(선영의 시선에서 고박사 차가 주택 앞에 서 있고 고박사와 부인 아들 내려 대문으로 가고 있다)
(선영 조금 떨어져서 멈춘다)
(선영의 시선에서 고박사 식구들 다 들어가고 텅빈 대문 앞)
(선영 내려서 서서히 고박사네 대문 앞으로 다가간다)
s#30 고박사네 대문
(선영 대문을 보고 문패를 본다)
(고병진, 우정연 두사람의 이름)
(선영 문패를 바라보며 서 있다)
s#31 병구 마루
(한쪽에 병구 엄마 장롱 나와 있고 인부들 병구 방에서 끌고 나온 침대 현관으로 가는 중이다)
병구모-방에 있는 거 다 나왔으면 이 장롱을 그 방으로 옮겨 주세요
인부-예에-
(엇갈려 지숙이 도배할 사람들 데리고 들어온다)
지숙-들어오세요....(병구모에게) 도배하실 분들이에요.... 옷장 다 나왔어요..?
병구모-다 끌어냈으니까 도배하는 데는 지장 없다... 들어오세요
(인부들 도배지와 장비들 들고 안방으로 간다)
병구모-얘 내가 골라 준 거 분홍색 그걸로 했지....?
지숙-아뇨, (도배지) 로 했어요,....그게 더 좋아요...나중에 보세요
병구모-야 너 사람 말을 뭘로 듣는 거야...? 내가 명색이 시어머니 될 사람인데 어떻게 내 말을 그렇게 깔아뭉개냐..? 시어머니가 우습냐?
지숙-(펄쩍 뛰며) 어머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병구모-그런데 왜 니 맘대로 해..? 내가 분홍으로 하라고 했는데...
지숙-제 방이잖아요,..
병구모-뭐..? 니 방...? 내집이야, 내 집....그리고 왜 니 방이야..? 병구랑 같이 쓰는 방이지... 넌 어른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먹는단 말도 못 들어 봤냐...? 너 시작도 하기 전부터 나하고 맞짱 떠보겠다는 거냐?
지숙-무슨 맞짱이예요.. 아니에요
s#32 원희 주방
할머니-그래도 이불하고 은수저는 보내야 되는 거 아니냐...? 아무리 요새는 돈을 보낸다고 해도 돈만 불쑥 내미는 건 좀 그렇다...
원희-이불도 하라구요....?
할머니-시어머니 이불은 해야지...
지선-가전제품도 해야 되잖아요,... 시집으로 들어가는 애들 보니까 신혼살림 차릴 때처럼 다 해 가진 않드라.... 쓰던 게 있으니까 새 걸로 바꿔야 할 것만 해 가드라구요
원희- 물어 봐야겠네....냉장고 세탁기 다 있긴 있든데...
지선-있어도 새 걸로 바꾸고 싶으실 껄...? 병구엄마 성격에...?
황-장모님 냉장고하고 세탁기는 저희가 하겠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처형 결혼하는데 저희가 그건 맡겠습니다
지선-(너무나 깜짝놀라 어머머 하려는데)
원희-무슨 돈이 있다구 두 가지씩 맡어...?
할머니-그러게... 하나만 해
지선-(화가나서) 당신은 왜 그래애,... 돈도 없으면서, 웃겨 증말
황- 할부로 하면 되잖아....처형이 기적 같은 결혼을 하는데 그 정도도 못 하냐...?
원희-어째서 기적이야...?
황- 전 처형 결혼 못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처형인데 그 정도는 해야죠
지선-(오, 엘) 기적 아니라 뭐래도 그렇게는 못 해.... 냉장고가 더 비싸니까 그 대신 냉장고 해... 엄마 우리 냉장고 맡을께...
황- 에이 사람 참,... 일생에 한번인데 왜 그래...
원희-냉장고만 해....
황- 알겠습니다.... 앞으로 대방동 원희 보쌈김치로 돈 많이 벌면 그 때 또 해주죠 뭐....
활머니-김칫국부터 마시지 말구... 우리 다른 데 김치 대주는 거 아직 결정 안 했어...
황- 할머니 잘 검토해 주십쇼,.. 절대로 후회 안하실테니까요
원희-그 얘긴 나중에 해,... 지금 그 얘기가 왜 나와...
s#33 병구 마루
(병구모 장롱 이미 병구방으로 들어가고)
(도배지 펼쳐 놓고)
병구모-글쎄 나 이거 맘에 안든다니까..?.. 안든다구...
지숙-우리 방이니까 우리 맘에 들어야지 아줌마 맘에 들어서 뭐 해요,..
그냥 할께요...
병구모-야 너 나하고 기싸움 하자는 거야...? 그리고 너 언제까지 아줌마라고 할꺼야,... 지금 내가 니 아줌마야...?
지숙-죄송해요,.. 버릇이 돼서 그래요... 고칠게요
병구모-빨리 저 사람들 내가 좋다는 걸로 바꿔 가지고 오라고 그래
지숙-(오, 엘) 아줌마... 아니 어머니...
병구모-그래 누가 이기나 해 보자....
병구-(들어온다) 방 바꿨어...? 엄마 옷장이랑 다 들어 가...?
병구모-얘... 도배지 내가 기껏 골라 놨더니 지가 좋아하는 걸로 바꿔 왔다 글쎄... 이게 말이 되니....? (도배지) 이거 봐라..
병구-엄마, 내가 이 걸로 하라고 그랬는데....? 내가 그런 거야 엄마.... 엄마가 좋다는 거 그건 ..뭐라고 할까.... 분홍색이 좀 이상하드라구...
병구모-뭐...? 니가 이걸로 하라구 했어....?
병구-그랬지...(설레발) 봐 얼마나 좋아....
병구모-너 지금 지숙이 편드는 거냐...? 여편네 편드는 거야...?
병구-(오, 엘 기분) 아니야 엄마...내가 왜 지숙이 누나 편을 들어 엄마 편을 들어야지,.. 그런데 이건 정말 내가 좋다고 그런 거라니까...?
병구모-(분해서) 썩을 놈 ... (화가 나서 급하게 현관으로 나가는)
병구-엄마, 엄마아.... 아니라니까...? 편드는 거 아니란 말이야....
(병구모는 나가버리고)
병구-(밝게) 에이 저러다 마시겠지 뭐....
지숙-니네 엄마 정말 웃겨.... 당신 방이야..? 우리 방이지...? 그리고 도배지까지 왜 맘대로 할려고 하냐구,..이거 보통 일 아니다 진짜... 사사건건 이러시면 보통 일이 아니라구
병구-그 때 그 때 방법이 있을테니까 걱정하지 마,... 근데 우리 엄마 좀 이상하다...? 가만있어 봐,... 누나를 라이벌로 생각하는 거 아니냐...?
우리 엄마 저렇게 꼬장꼬장 융통성 없이 저런 성격 아닌데...? 이게 고부간의 갈등이라는 건가....?
지숙-(성질) 그러니까 분가해서 살자고 했잖아아-
병구-(똑같이) 그건 안된다고 했잖아
s#34 원희 마당
(병구모 화가 나서 들어온다)
황- (양은 다라에 보쌈김치 담은 것 들고 마루 내려오고 있다)
사돈어른 오셨어요...
병구모- 요새는 날씨가 더워서 밖에 내 놓으면 안 되는 거 아냐...?
황- 그래서 요새는 하루만입니다....
s#35 원희 주방
병구모-(들어오며 넋두리) 자식 키워 봐야 아무 소용없는 거 인제 알았네....
자식 다 소용없어...
할머니-아니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고 하든 아들이 왜 갑자기 소용이 없어졌어...?
병구모-이런 망할 녀석이 벌써부터 지숙이 편을 드는 거 있죠,... 아이구 내가 왜 이 집에 와서 이런 소리를 해...? 내 편 들어줄 사람 하나도 없을텐데....?
원희-아니 그럼 벌써부터 우리 지숙이 야단쳤단 말이야....?
병구모-이 집 딸 중에 제일 못 됐잖어,...보통 성질이냐구 걔가...
원희-아니 며느리도 되기 전에 남에 딸 왜 잡어...?
병구모-글쎄 내가 도배지를 골라 줬는데 지 맘에 안 든다고 기어이 다른 걸로 하는 거 있지...
지선-아줌마 방 아니잖아요,..
병구모-(꽥 소리지르며) 너도 똑같은 소리하니...? 그까짓 도배지 내가 좋다는 걸로 하면 큰일나..?
지선-(얼른 참는)
병구모-죽어도 지가 좋은 걸로 하겠다고 우기는데 병구가 들어오더니 그거 지가 골랐다는 거야...이 자식이
할머니-그게 왜 지숙이 편을 드는 거야, 병구가 저 좋은 걸로 바꾼 건데
병구모-지가 고르긴 뭐가 지가 골라요,... 지숙이 편드는 거지...
지선-자기들 방인데 자기들 좋은 걸로 하라고 그러면 좋잖아요
병구모-어른이 말 값도 못 찾는 게 말이 되냐...?
원희-별 것도 아닌 거 가지고 열내지 말고 예단 어떻게 해...? 자기가 하라는대로 할께
병구모-(오기로) 밍크코트 해 줘...
지선-아줌마
원희-(아무렇지도 않다) 못 해 줘,... 편하게 봉투로 줘... 물건으로 해...?
병구모-돈으로 줘... 많이...
할머니-(웃는다) 병구 엄마답네....우리 형편 그 집 형편 다 아는데 성의껏 하는 게 더 중요해
병구모-그러니까 성의껏 많이 주세요...(갑자기 생각나며 원희에게) 아이구 참 잊어버릴 뻔했네... 연하남은 기본이 한 살에 천만원이라드라... 우리 병구가 여섯 살 아래니까 육천만원이네... 육천만원에 예단비 보태서 주면 되겠다
할머니- 아니 별 소릴 다 듣겠네, 나이 적은 게 무슨 벼슬이야...?
지선-말도 안 돼,.. 아줌마 어디서 그런 소리 들으셨어요...?
병구모-사람들이 그러드라....?
원희-아니야,.. 거꾸로 여자가 연상이면 한 살에 천만원씩 받는대
병구모-어째서...?
원희-오래 키워서 보냈다구...
할머니-(웃으며) 말 되네...
병구모-아무튼 머리 하나는 잘 돌아간다니까....?
원희-육천만원 안 받을께,.. 예단비만 보낼테니까 소례를 대례로 받아 줘...
s#36 태섭 거실
(태섭모 들어온다-시장 봐서 들고)
(세종 입으로 부는 건반 악기 불고 있는데-숙제)
세종-(반색) 할머니...
태섭모-잘 있었어....?
세종-네, 할머니 아프신 거 다 나으셨어요...?
태섭모-그래,.. 다 나았어.... (주방으로 간다) 세종이 배 안고파...?
세종-빵 먹었어요...
태섭모-(식탁 위에서 시장 본 물건들 꺼내며) 세종이 저녁에 오므라이스 해 줄까...?
세종-좋아요...
(태섭모 반찬통 냉장고에 넣으려고 냉장고 문 연다)
(반찬 통 가득 들어있고)
태섭모-(좀 의아한 듯 보다가) 세종아....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 어디서 난 거야....?
세종-은지 아줌마가 갖다 주셨어요...
태섭모-(순간 화가 나며 얼굴 표정이 변한다. 잠깐 반찬통 보다가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통 다 꺼낸다)
(태섭모 약간 이성을 잃은 기분으로 비닐 주머니에다 반찬 하나씩 다 쏟는다. 그러다가 식탁에 있는 핸드백에서 핸드폰 꺼내 전화한다)
태섭모-(핸드폰 귀에 대고 기다린다)
s#37 까페
(마주 앉은 지연과 태섭모)
태섭모-냉장고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헤어진다고 해 놓고 반찬을 해다 주는 건 뭐니... 눈가림으로 헤어졌다고 한 거였어...? 말로는 헤어졌다고 하고 하는 짓은 그대로야...?
지연-...그 전에... 그 전에 갖다 준 겁니다,.. 다시 반찬을 해 줄 일은 없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해서 주었는데... 아직 다 먹질 않았나보네요.... 그 뒤엔 그런 적 없어요
태섭모-그 전에 해 준 거라구...? 헤어지기 전에...?
지연-... 네
태섭모-태섭이는 안 헤어진다고 하든데 헤어진 거 틀림없지..?.. 통 집에도 오질 않고 전화도 안 하는데-
지연- ...곧 마음을 정리할 거예요....걱정하시지 마세요...
태섭모-(잦아드는 엷은 호흡 조금 누그러지며) 내가 원망스럽니...?
지연-..네.... 그렇지만 다시 만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걱정 끼쳐 드리는 일 없을 거예요
태섭모-...그럼 믿는다...
s#38 태섭 거실
(태섭 들어온다)
세종-아빠 오세요...?
태섭-배 안 고파...?
세종-아뇨...
태섭-저녁 먹으러 나가자...뭐 먹고 싶어
세종-할머니 오셨는데요...? 할머니가 반찬할 거 사오셨어요..
태섭-(주방 쪽 본다-별로 내키지 않는 기분) 어디 가셨어...
세종-몰라요,... 마트에 가셨나 몰라요...
태섭-(주방으로 가서 본다)
(식탁에 시장 본 찬거리들 놓여 있고)
태섭-(별 생각 없이 씽크대 쪽으로 돌아보는데)
(지연의 반찬통 다 빈 채로 쌓여있는)
태섭-(빈통 집어보고) 세종아... 반찬 누가 다 버렸어... 냉장고에 있든 반찬-
세종-몰라요...? 할머니가 누가 해 왔냐고 그래서요 은지 아줌마가 해 주신 거라고 했는데.... ?
태섭-(화가 나고 어이없는 기분으로 멍하니 서있는데)
세종-(소리) 할머니가 버렸나 몰라요,...
(태섭모 들어온다)
세종-할머니 아빠 오셨어요...
태섭모-(주방으로 오며) 웬일로 일찍 들어 왔어...?
태섭-어머니가 이러셨어요..?
태섭모-그래.... 오래 된 거 같아 그랬다... (태섭 얼굴 본다. 속상하며) 쯧쯧쯧 얼굴 꼴하고는- (반찬 시작할 차비)
태섭-왜 어머니 맘대로 버리세요,.. 왜요...
태섭모-글쎄 오래된 거 같아 그랬다구... 내가 밑반찬 해 줄테니까 걱정 말어
태섭- 지연씨가 해 준 거라서 버리셨어요....?
태섭모-...(얼른 대꾸 안 한다)
태섭-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으세요
태섭모-(오, 엘로 성질나며) 지연이는 다 정리했다는데 넌 왜 이러는 거야,... 지연이가 그러드라 다시 만나는 일 없을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그런데 넌 이 꼴이 뭐니..
태섭-(순간 맥이 떨어지며 믿을 수 없는) ... 지연씨 ..만나셨어요...?
태섭모-그래 지금 만났다...
태섭-(오, 엘) 왜요... 왜 만나셨어요..
태섭모-(오, 엘) 반찬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쫓아갔어,.. 느이 혹시 몰라서...
너 하는 짓 봐서는 믿을 수가 없어서... 너 집에 오지도 않고 전화도 안 하잖아...
태섭-그래서 확인하셔서 좋으세요...?
태섭모-니가 날 이렇게 만들잖어
태섭-어머니도 여자세요,... 지연씨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 보셨어요....? 우리가 사랑이 식어 헤어진 게 아닌데 그 여자가 어떤 심정일지 생각해 보셨냐구요....
태섭모-(오, 엘 기분) 너나 정신차려,... 그 애 걱정하지 말고 너나,... 걘 다 정리했다고 걱정하지 말라드라... 왜 넌 지연이 걱정을 해...
태섭-가세요,.
태섭모-뭐라구...?
태섭-(소리친다-자신에게 소리치는 느낌) 가시라구요, 어머니 보고싶지 않습니다. 가 주세요
태섭모-(오, 엘) 그래... 그렇게 보기 싫으면 모자 인연 끊자 그러면 돼..
태섭-(오기로) 네, 그러고 싶습니다
태섭모-(억장이 무너지며 태섭 노려보고 나간다)
태섭-... (괴롭다)
s#39 정비센터
(효) 종민 핸드폰 울린다
종민-(여전히 우울한) 태섭이냐....? 어 그래 왜..
s#40 태섭 거실
태섭-(핸드폰) 제가 어머니한테 너무 심한 말을 했습니다....마음이 상하셨을 거예요,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잘 좀 해 주세요
종민-(F) 무슨 일이 있었냐....?
태섭-...네,..
s#41 종민 거실
(맥없이 들어오는 태섭모 주방으로 간다)
s#42 종민 주방
(태섭모 컵에 물 따라서 약을 먹는다- 식탁의자에 털썩 앉는다)
s#43 종민 거실
(종민 들어온다. 태섭모 없고 주방으로 간다)
s#44 종민 주방
(종민 들어온다. 태섭모 앉아있다)
종민-약 먹었어...? (앉는다)
태섭모-...태섭이가... 모자 인연 끊고 싶은가 봐요,.. 나 보고 싶지 않대요
종민-그게 진심이겠어...? 얼마나 힘들면 그런 말을 했겠어,... 나한테 전화 했어... 당신한테 심한 말을 했으니 당신한테 잘 좀 해주라구...
태섭모-얘가 끝까지 이러면 나 죽어요
종민-.....
태섭모-얘 헤어질 마음 없는 애예요...
종민- 마음은 그래도 지연이가 헤어질 결심이면 태섭이도 어쩔수 없겠지
태섭모-(원망하는) 당신은 태섭이 지연이한테 미안해하는데 난 아니에요...
종민-....
태섭모-아니라구요...
s#45 일식집 앞 (밤)
(서차장, 실장, 본부장과 회식하고 나오는 지연과 종미)
종미-(활달하게 절까지 꾸뻑하며) 감사합니다,... 겨우 밥 한끼지만 기쁘게 드셔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본부장- 즐거운 회식 이였어요,.. 다음엔 저희 회사에서 사죠
실장-(오, 엘 기분 웃으며) 건설적인 회식 이였습니다
지연-감사합니다...
종미-(오, 엘 기분) 유노 닷컴 파이팅..
(다들 웃고)
서차장-본부장님 가시죠...
본부장-그럽시다... 또 만나죠
지연-네,.. 안녕히 가세요
종미-안녕히 가세요...
(적당히 인사들 하고)
종미-서차장님 나중에 뵈요...
서차장-예... 오늘은 본부장님 모시고 가겠습니다...
(다른 사람들 가고 지연과 종미만 남고)
종미-기분 좋다 그치,...
지연-음
종미-대방동으로 갈래...?
지연-가서 은지 데리고 가야지
종미-그러지 말고 우리 이차 갈래...? 오랜만인데 가자...
s#46 호프집 (밤)
(생맥주 마시는 지연과 종미)
종미-(신나서 벌컥벌컥 마시는데)
지연-(아까와는 다르게 푹 꺼진 기분)
종미-(사이 없이 신나서 떠드는) 열심히, 기를 쓰고 열심히 해서,.. 우리도 목 좋은 곳에 매장도 내고, 공방도 만들어서 금속 디자인도 하고.. 원래 우리 전공이잖아....그러자... 제이 앤 제이 파이팅 (건배)
지연-(가슴이 아파 술만 마신다)
종미-(본다) 이 지연....
지연-어...
종미-안되겠다... 가라앉아 안되겠어.. 그러다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익사하겠다. 야 일어나.. 일어나라구
s#47 노래방 (밤)
(악을 쓰며 노래 부르는 종미와 지연)
s#48 노래방 (밤)
(다른 노래로 바뀌는 지연과 종미)
(지연 노래부르다가 통곡을 한다)
s#49 태섭 방 (밤)
(불 꺼진 방에 침대에 걸터앉은 태섭 고개 떨구고 앉아 있다)
F.O
s#50 공원 벤치(다음날)
(지연과 태섭 조용히 앉아 있다-태섭이 지연의 무릎 베고 자든 곳)
태섭-.. 어젯밤에 전화했었어요...
지연-회식이 있었어요....
태섭-여러 번 했어요
지연-노래방도 가구요....
태섭-... 우리 어머니 만났다는 얘기... 들었어요....
지연-....
태섭-어머니한테도.... 재결합한다는 얘기했어요....?
지연-... 아니요...
태섭-....
지연-.... 다시 태섭씨 만나지 않을 거예요.... 연락하지 마세요....은지 아빠가
싫어할 거예요
태섭-안 믿어요..
지연-....
태섭-왜 우리가 이래야 돼요,...왜 이렇게 고통스럽고 힘들어야 하는 거예요
좀 더 정직하면 안돼요....?왜 우리 자신을 속이면서 이렇게 아파야 돼요...
지연-... 왜 내가 원하는 것을 인정해 주지 않는 거예요,... 내가 원해서 가는 거라고 인정해 주면 되잖아요...(사이) 태섭씨가 위로가 됐고... 사랑했고... 행복했어요... 맞아요... 그랬어요... 그런데 지금은 나한테 너무 고통이에요... 왜 태섭씨가 믿고 싶은 대로 믿어요... 왜 내 말을 안 믿어요.. 그러면 내가 무슨 말을 해요....
태섭- 은지 아빠랑 재결합하려는 거... 나한테 도망가기 위해 그러는 거 알아요...
지연-..다시.... 사랑하려고 노력할 거예요,... 은지를 위해서....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노력하려고 해요... 그리고 결혼이.. 꼭 사랑해서만 하는 건 아닐 거예요...
태섭-.... 보내줄 수 없어요.... 안 보내요...
지연-나 이미 갔어요,.. 은지 아빠한테....
s#51 시골길 (풍성해 보이는)
(준식 걸어오고 있다.)
삼신할머니-(소리) 이봐... 이봐....
준식-(돌아본다)
(아무도 없다)
준식-(계속 걸어가는데)
삼신-(소리-답답한 듯) 이 봐...
준식-(돌아본다)
(삼신할머니가 커다란 누런 늙은 호박을 안고 걸어오고 있다)
준식-(멈춰서 보며) 저요...?
삼신-(걸어오며) 그래... (준식 앞에 와서 커다란 호박을 탁 안겨주고 간다)
준식-(너무 무거워 휘청하며 받는다. 이상한 듯 할머니 가는 것 본다) 이거 저 주시는 거예요...?
(삼신할머니가 온 데 간 데가 없다)
준식-(신나서 허허거린다)
s#52 최회장 사무실
(준식 의자에 기대 다리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자다가 허허허 하다가 잠을 깬다)
준식-(신기한 듯 호박을 안았던 팔 모양을 해 보며) 호박이... 그것도 이 마안한 호박이 내 팔에 툭-... 앗싸... 이거 로또 당첨하는 꿈이다... 로또다 로또...
s#53 거리
(로또 복권 사는 준식-5장)
s#54 최회장 준식 방
(침대에 올라 앉아 복권을 화투처럼 펴들고 보며 히히거리는 준식)
선영-(들어온다)
준식-(얼른 감춘다)
선영-(거울 앞에 앉으며) 당신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
준식-어... 볼 일이 있어서 나왔다가 다시 사무실 들어가 봐야 별로 할 일도 없고 그래서 와버렸어...
선영-그러니까 아버님이 뭐라고 하시지....
준식-..이 번에 아예 독립을 해 버려....?
선영-(너무 어이없어 돌라본다) 지금 뭐라고 그랬어...?
준식-아버지한테서 아예 독립을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거지..
선영-총 맞았어...? 독립이 뭔지 알고 하는 소리야...?
준식-왜, 못 할 것 같애....? 할 수 있어...
선영- 기가 막혀,.... 사무실 하나 얻으면 독립이야....?
준식-(TR) 로또 일등이면 회사 하나 못차리겠냐..?.
준식-당신 필요한 거 없어....? 자동차 바꿔 줘...?
선영-당신 왜 그래...?
준식-야...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는 말도 모르냐....? 내가 돈벼락을 맞을지 그거 모르는 거잖아
선영-제발 정신차려 줘.... 정신 이상해지는 거 까진 나 못 봐 주니까...
준식-그래.... 당신이 뭘 알겠냐... 그래도 기대해 봐라... 밑져봐야 본전이니까
선영-뭘 기대해...? 자동차 바꿔 주는 거...? 필요 없어 (일어나 나간다)
준식-잘났다.. 그래.... (숨겼던 로또 복권 꺼내 다시 화투패처럼 쫙 펴본다)
s#55 최회장 거실
변여사-(통화중) 무슨 소리야아, 하긴 해야지이... 왜 좋은 규수라도 있어...?
(선영 이층에서 내려와 소파로)
변여사-... 그거야 우리 애도 초혼이 아니니까 괜찮은데 애가 있는 건 아니구...? ... 석달 만에...? .....석달만에 이혼했어...?
선영- (본다)
변여사-그런데 우리 애가 조금 있으면 미국으로 들어 가,... 공부한다구...
그래....? 그 아가씨도 유학을 했으면 그래도 되겠네.... 서로 만나보고 괜찮으면 미국에 가서 만나기도 하구.....알았어... 고마워... 그래도 당신이 제일이다... 당연히 결혼해야지.... 알았어...연락 줘...(전화 끊는다)
선영-서방님 중매 들어온 거예요...?
변여사-... 국회의원 딸이라는데.... 지금은 아닌데 전에 이선 국회의원을 지냈대.. 처녀는 아니고 석달만에 이혼했대,.. 유학도 하고 인물도 좋고 똑똑하대....
선영-서방님이 결혼할 마음이 있을까요...?
변여사-그럼 혼자 살어...? 결혼해야지...
선영-지금은 아닐 것 같아요.... 은지도 있고 유학도 떠나야 하고..
변여사-그 쪽도 유학을 한 여자라서 만나보고 괜찮으면 미국에 가서도 만나고 그러면 더 자연스럽고 좋겠다는 거야...
선영-서방님이 알아서 하시라고 그러세요 어머니....
변여사-넌 그런 말도 모르니...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왜 있어...
준호 같은 애는 옆에서 부추겨야 돼... 걔 내버려두면 언제 결혼할지 몰라... 옆에서 서둘러야 돼...
s#56 서점
(준호 서가 앞에서 책을 보고 있다)
(효) 핸드폰이 진동으로 울린다
준호-(핸드폰 받는다) 여보세요...?
s#57 형사실
태섭-(통화) 김태섭입니다....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시간 언제든 상관없습니다...
s#58 서점
준호-(핸드폰) 삼십분 후면 어떨까요... 장소는 편한 곳을 말씀해 주시면 가겠습니다
s#59 까페
(태섭과 준호 차를 마시고 있다)
태섭-... 솔직하게....그대로 묻겠습니다....지연씨와 재결합한다는 거 사실입니까...?
준호-(얼른 말을 못한다)
태섭-... 지연씨가 그렇게 얘길 해서요.... 사실입니까....?
준호-두 분이 왜 헤어졌는지 아직 잘 모르고 있습니다... 지연이가 얘길 안 하더군요.... 지연이가 재결합을 원합니다...
태섭-....
준호-우리가 왜 헤어졌는지 아실 겁니다.... 제 마음이 변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재결합을 원했구요....
태섭-그 말은.... 지연씨와 재결합을 하겠다는 뜻인가요....?
준호-... 네...
태섭-....(시선 약간 떨군 채 생각)
준호-....
태섭-.... 지연씨가 최준호씨를 사랑하지 않아도 상관없나요....?
준호-...(훅 심호흡) 그 말은 좀 아프군요....그러나... 지연이가 우리가 다시 사랑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재결합을 원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태섭-(본다)
준호-(본다)
태섭-잘 알겠습니다... (일어나 허적허적 간다)
준호-(문으로 가는 태섭을 보고 있다)
s#60 까페 앞
(태섭 걸어가는 뒷모습)
(뒤따라 나온 준호 그렇게 멀어 가는 태섭을 보고 있다)
(준호의 시선에서 길게 멀어 가는 쓸쓸한 태섭의 뒷모습)
s#61 지연 아파트 놀이터
(지연과 준호 앉아 있다-말없이 두 사람 앉아 있다)
준호-... 많이 힘들어 하드라.... 정말 ...힘든가 보드라....
지연-(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준호-...이유가 뭐니.... 김태섭씨는 물론이고... 너도 힘들어하면서 이래야 되는 이유가... 왜 거짓말까지 하면서...김태섭씨를 그렇게 아프게 하면서 헤어지려고 하냐구...
지연-...
준호-나도 알아야 되는 거 아니니...? 나하고 재결합하는 걸로 돼 있는데
(멀리서 태섭이 걸어오다가 준호와 지연의 모습을 본다)
(태섭의 시선에서 보이는 준호와 지연의 모습)
(태섭 보다가 돌아서 간다)
s#62 태섭 거실
(태섭 들어온다)
세종-아빠 오늘 짜짱면 먹으면 안돼요...? 짜짱면 먹고 싶은데...
태섭-(곧장 방으로 들어가면서) 니가 시켜..
s#63 태섭 방
(태섭 들어와 침대에 걸터앉는다. 고개 푹 꺽인 채 앉아 있다)
s#64 지연 아파트 놀이터
준호-(믿을 수가 없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 거니....?믿을 수가 없다....어떻게 그렇게 만날 수가 있어...너한테는 어렸을 때 헤어진 아버지...김태섭씨한테는 어머니가 재혼을 한 새 아버지....
지연-....
준호-...정말... 헤어질 수 있겠니....?
지연-헤어졌어....
준호-너도.... 태섭씨도.... 마음은 헤어지지 않았어....두 사람 다-
지연-그래도 헤어졌어....
s#65 지연 아파트 앞
(가슴이 아픈 채 걸어오고 있는 지연)
s#66 거리
(준호 생각에 잠긴 채 운전하고 가는 중)
s#67 태섭 방
(태섭 침대에 걸터앉아 손에 낀 반지 내려다보고 있다. 태섭 서서히 결심 굳히며 반지 손에서 뺀다)
s#68 태섭 아파트 건물 (밤)
(전경)
F.O
s#69 까페 건물
(예쁜 까페 전경)
s#70 까페 안
(탁자 위에 태섭의 반지 놓여 있다)
지연-(반지 내려다 본다)
태섭-.. 이 반지를 돌려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 너무 슬프지만.. 그래도 돌려줄께요...
지연-(눈물나는 것 애써 참는)
태섭-... 지연씨를 사랑하는 동안.... 행복했다는 말....하고 싶어요.... 고마워요... 내 사랑을 받아 준 것... 다시는 가슴 아파하는 일 있으면 안돼요.
행복해야 돼요....
지연-....
태섭-오늘은 나 먼저 일어날게요.... 그렇게 할께요
지연-(차마 대답 못하고 시선 떨군다)
태섭-(일어난다. 일어나서 잠깐 지연을 본다)
지연-...
태섭-(나간다)
지연-(순간 참았던 흐느낌이 새어나오며 눈물)
s#71 거리
(깊은 생각에 잠긴 채 걸어오는 태섭)
s#72 거리
(깊은 생각에 잠긴 채 걸어오는 지연)
s#73 거리
(걸어오는 태섭)
s#74 거리
(걸어오는 지연 위에)
지연-(TR) 태섭씨를 만나는 동안 나 행복한 여자였어요...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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