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7
까페
(지선 선 채 종민을 보고 있고 종민 앉아 지선을 보고 있다)
종민-.. 지선이냐....?
지선-...네...
종민-(시선 못 떼고 보며)... 앉아라...
지선-(앉는다)
종민-(지선이 앉을 때도 시선 못 뗀다)
지선-(시선 맞추지 못한 채)
종민-...(얼른 입이 안 떨어진다) 오랜만이다....
지선-....
종민-...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 잘 모르겠다...... 니가 중학교..
지선-(냉정하게) 이학년이요...언니가 고등학교 일학년, 지연이는 (잠간 멈추었다가) 초등학교 사학년이였어요
종민-....세월이 언제 그렇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할머니랑... 느이 엄마-
지선-(쌀쌀맞게) 잘 계시구요,.. 건강하세요
종민-(보이지 않는 안도) 지숙이.. 지연이도 잘 있고...
지선-(감정 풀지않고) 네-
(종민과 지선 잠시 말이 끊긴다)
종민-...집은.... 어디니... 아직 ..거기서 사니 아니면-
지선-그냥 살아요,..그 집에서 그대루요...
종민-...(가슴이 답답한 듯) 아 참.... 차 시키자...(시키려는데)
지선-(큰소리로) 여기 차 주세요
종민-(그런 지선 보며 마음의 소리) 어렸을 때 모습이 있구나...
(종민이 지선을 보는데 종업원 오고)
지선-커피 주세요...(종민 시키든 말든)
종민-나두 ...
(종업원 가고)
지선-제가 공장장 아저씨 찾아 간 것 때문에 전화하신 거 맞죠...그러실 필요 없었어요
종민-... 미안하다...
지선-....
종민-...미안하다
지선-왜요..? ..엄마랑 헤어지실 때 그러셨다면서요, 우리랑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서약서까지 쓰셨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아버지 원망한 적 없어요
종민-그 약속... 잘 지켜서... 느이한테 미안하다...
지선-....(본다)
종민-느이 엄마가... 살면서 또 나 때문에 화가 나는 일은... 안 하고 살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그랬다
s#2 원희 마당
(원희 저린 배추 씻어서 건지고 있고 할머니는 이미 씻어 놓은 미나리, 쪽파, 대파, 갓을 채반에 담고 있다)
원희-엄마 들어가서 속 준비하세요... 씻는 건 내가 할테니까....
할머니-혼자 힘들다... 같이 해
s#3 까페
(차 마시는 종민과 지선)
종민-결혼했다면서.... ?.. 지연이도 했고...
지선- 어떻게 아셨어요..?
종민- 느이 엄마 아는 사람이 우연히 자동차 손보러 왔다가 만났어.. 그 사람한테 들었어...
지선-기분이 어떻셨어요....? 우리가 아버지도 없이 결혼했단 말 들으시고...?
종민-....
지선-지연이도 저도 아버지 없는 결혼식 했어요
종민-...미안하다...
지선-내가 아버지 만난 거 알면 저 쫓겨나요,...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항상 그랬어요, 아버지 만나면 쫓아내버린다구...
종민-....비밀로 하자,...
지선-(본다-어쩔수 없이 감회가 있는)
종민-지선아...
지선-(반발하듯) 공장장 아저씨 찾아간 거요.. 갑자기... 그냥 충동적으로 그런 거예요,.. 저 어렸을 때도 성격 못 됐었잖아요... 그래서 엄마한테 매도 제일 많이 맞았구요,... 그러니까 신경 쓰실 거 없어요,...신경 안 쓰셔도 돼요
종민-... (잠간 할 말을 잃은)
지선-아빠 없이.... (다시 정정) 아버지 안 계셔도 우리 잘 살았어요,.. 앞으로도 잘 살 거예요, 그러니까 아버지도 잘 사세요...
종민-지선아..
지선-우린 집에서 아버지 얘기 잘 안 해요, 우린 그렇게 살아요
종민-....널 갑자기.... 충동적으로 날 찾게 만든 그 이유를 알면 안되겠니...?
지선-그런 거 없었어요,.. 이유같은 거...
종민-(본다)
지선-....없어요
종민-...(실망의 빛)... 애비 자격은 없지만.... 그래도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지숙이는 왜 결혼을 안 했는지.... 니 신랑은 어떤 사람인지.... 지연이는 어떤 사람하고 결혼했는지.... 어떻게 사는지... 초등학교 다니든 지연이키는 얼마나 컸는지...
지선-(오, 엘 기분) 그렇게 궁금하신데 어떻게 지금까지 이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사실 수가 있으셨어요...? 우리는요 아버지 하나도 안 궁금했어요... 가끔 아주 가끔 원망스러울 땐 있었지만요...
종민-부탁 하나 해도 되겠냐...?
지선-들어드린다는 약속은 못하지만 들어 보긴 할께요
종민-... 고맙다,.... 혹시라도....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다....다른 사람 도움이 필요할 때,....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을 때... 나한테 얘기 해 줄 수 없겠냐... ? 남보다는 내가 나을 것 아니냐
지선-(본다-너무 도움이 필요했을 때 생각나며)
종민-... 그게 내 부탁이다...
지선-(순간 반발) 인제 와서 왜요...? ..아버지 도움 없이 우리 지금까지 잘 살았는데 이제 와서 왜 그러시는데요...?
종민-...느이들한테... 미안해서..... 느이들한테.... 잘못한 게 많아서....(눈물이)
지선-(아버지 보는데 눈물 떨어진다. 눈물이 도리어 반발로) 걱정마세요, 우리 잘 살테니까.. 갈께요,... 안녕히 가세요 (일어나 나간다)
종민-(허탈하게 앉아 있다)
s#4 벤치
(벤치에 앉아 있는 지선 조금씩 조금씩 울음이 나온다)
s#5 거리
(쓸쓸하게 걸어오는 종민)
s#6 순두부집
(지연과 준호 순두부 먹고 있다)
지연-봐, 얼마나 맛있어,... 이렇게 맛있는데 뭐하러 비싼 갈비를 먹냐... 그것도 점심에....그리고 얘기했잖아 아버님이 비싼 불란서 요리 사 주셨다구... 이 집 순두부 맛있지...?
준호-어... 그런데 너무 뜨겁다.....(편안하게)
지연-(웃음) 뜨거운 거 잘 먹어야 처복이 있다는데 자긴 왜 처복이 있나 몰라...? 옛말 그른 거 없단 말도 아닌가봐...
준호- 너 가끔 할머니 같은 소리 잘 하는 거 알어...?
지연-뭐가 할머니 같은 소린데...?
준호-뜨거운 거 잘 먹어야 처복이 있다,...그런 거,...
지연-(웃으며) 할머니랑 살아서 그런가 봐...
준호-지연아.... 나 미국 주재원으로 가게 될지도 몰라...
지연-(순간 호기심 확)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준호-서방님이 뉴저지에 있는 데이터쎈터로 발령날지도 모른다구...
지연-(조금 흥분되며) 주재원으로 가는 거 좋은 거잖아,. 엘리트 코스지,.. 맞지.. ?
준호-어,... 아직 결정된 건 아니고 몇 사람 후보를 놓고 심사중인가 봐...
지연-우리 남편이 회사에서 촉망받는 인재다 이거지,... 와- 기분 짱이다... 최준호 화이팅
준호-김치국 마시지 마,... 그냥 그런 일이 있다고 가르쳐 주는 거야,...밀려날 수도 있어...
지연-밀려나도 괜찮아,... 일단 후보잖아,... 그리고 나한테 최준호는 항상 짱이야
(효) 준호 핸펀 문자 오는 소리
준호-(핸펀 본다)
하영-(소리) 나 지금 어디 있게...? 너랑 눈싸움하든 학교 운동장...
준호-(얼른 꺼버린다)
지연-누구야...?
준호-어..회사...오후에 회의 있다구.(얼른 순두부 먹는데) 앗 뜨거..(쩔쩔맨다)
지연-(깔깔 웃는다. 순두부 떠서) 후- 이렇게 불어서 먹어...아-(순두부 내민다)
준호-(시키는대로 받아 먹는다)
s#7 고교 운동장
(교문 안으로 들어오는 준호의 차. 차에서 내리는 준호 운동장 둘러 본다)
준호-(하영을 발견한 듯 입에 손 나팔 대고 큰소리) 조 하 영
s#8 고교 운동장 일각
(하영 서서 준호 오기 기다리고 준호 다가온다)
하영-(웃으며) 오란 말 안 했는데....?
준호-(편안하게) 오라고 써 있던데...? (웃는다)
하영-그래도 올 줄 알았어.... 여기 내 추억만 있는 게 아니구 니 추억도 있으니까...
준호-(웃으며 학교 둘러보며) 정말 오랜만이다...
하영-그대루지...
준호-어....
하영-옛날로 돌아온 우리 낯설지 말라고 그대로 있었나부다...
준호-그런 걸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는 거다... (다시 둘러본다)
s#9 학교 일각
(준호와 하영 장난꾸러기 어린아이들처럼 교실 창밖에서 두 손을 챙처럼 이마에 대고 교실 들여다보고 있다)
s#10 학교 체육관
(들어오는 준호와 하영-느릿느릿 둘러보는 두 사람)
(준호 바닥에 놓인 농구공 집어서 꼴대에 던진다-하영이가 같이 해도 좋고 준호 신나게 혼자 공 던지는 것 행복하게 보고 있어도 되고)
s#11 디자이너실
지연-(통화중) 저 이지연인데요 사장님,.. 신상품 의뢰 때문에 그러는데 언제쯤 미팅 가능할까요...? ... (슬쩍 아첨하는) 사장님 제가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사장님이 안 봐 주심 저 큰일나거든요...? 우리 팀장님 성격 까칠한 거 아시죠...
(종미와 은주 웃고)
팀장-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니....? 왜 난 끌어들여...?
지연-(통화) 역시 사장님 최고다... 그럼 약속하셨어요...? ...네 수고하세요 (전화 끊는다) 성공-
종미-그 사장님 이상하다니까..? 내가 그 동안 신경을 곤두세우고 봤는데 항상 이지연이한테는 꼼짝 못하는 거 있지... 이유가 뭐야 대채...
은주-지연 선배가 콧소리를 내잖아요,... 여기서 콧소리 내는 사람 누가 있어요,.
종미-그러니까 콧소리에 약한 거야...?
지연-그래... 내 무기는 콧소리다...
팀장-그런데 왜 난 물귀신처럼 끌고 들어가....? 자기 무기 가지고 싸워,.. 내가 까칠하느니 어쩌니 팔지말고...
지연-(웃으며) 지원 사격이 필요하거든요...?
팀장-빨리 그 일 끝내고 종미씨랑 가을 겨울 상품 의논해...
지연-네 팀장님...
종미-(지연에게 간다) 이 지연 너 점심 뭐 먹었어...?
지연-왜...?
종미-글세 뭐 먹었냐구
지연-순두부
종미-남편한테 겨우 순두부 한 그릇 얻어먹고 그렇게 기분이 업되냐...?
지연-덤으로 신나는 소식이 있었거든...
종미-뭔데...?
지연-아직은 말못해,... 나중에 결정되면 가르쳐 줄게...
s#12 원희 마당
(지선 들어온다- 아랫방으로 들어간다)
s#13 원희 주방
(원희와 할머니 그리고 황서방 보쌈김치를 담고 있다)
황서방-(보쌈 싼 것 보여주며) 할머니 됐죠...?
할머니-더 꼼꼼하고 깔끔하게 속을 넣고... 보자기는 단정하고 예쁘게 싸라고 했지...?
황- (속 좋게 허허거리며) 그렇게 한다고 했는데... 다시한다, 실시
원희-(서툴어 보이는 황서방 본다) 황서방... 자네는 이거나(양푼에 보쌈김치 만들어 놓은 것) 항아리에 넣고 와.... 그건 놔두구..
할머니-한술에 배부르나 어디... 자꾸 연습을 해야지... 몇 번이나 해 봤다구..
황서방-처음보다는 좀 나아졌죠, 할머니...
할머니-그럼... 나아지고 말구
황서방-제가 소질은 좀 있는 거 같습니다. (보쌈김치 쌓아 둔 양푼 들고 나간다)
할머니-못한다 못한다 그러지 말고 잘한다 잘한다 좀 부추겨 줘,... 빈둥거리지 않고 해 보려고 하는 게 가상한데 왜 그래... 지숙이 지선이 다 마지못해 거드는데 황서방은 좋아서 하잖어... 그게 첫째야... 좋아서 하는 거...
원희-좋아서 하긴, 뭐가 좋아서 하겠어, 처가살이하면서 빈둥빈둥 놀면서 밥만 축내기 미안해서 하는 척 하는 거지...
할머니-남자가 저 지경이 되면 다 심사가 꼬여서 엇나가는데 그래도 사람이 좋아서 이 일이라도 거드는 거다
원희-속없이 허허거리는 것도 보기 싫다구요,...뭐가 좋다고 맨날 허허허...
사내가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처가살이 안 한다는데 나가서 무슨 일이든 할 생각을 해야지 뭐 하러 이런 일을 거들어요
할머니-그만 좀 해라,... 저도 숨 좀 돌려야지 말아먹은 지 얼마나 됐어...
그리고 허허거리니 다행이지 홧병이라도 났으면 좋겠어...?
s#14 원희 마당
(황서방 이미 보쌈김치 장독에 다 넣고 양푼 들고 나오는데 시선 아랫방 앞에 놓인 지선의 구두로 간다)
(마루 밑에 놓인 지선의 구두)
황-(재빨리 아랫방으로 간다. 얼른 방문 연다)
s#15 아랫방
(지선 눈물 흔적 있고 맥놓고 앉아 있다)
황서방-(얼른 들어오며) 자기 언제 왔어,. 장인 어른 만났어...?
지선-(울던 뒤끝인 짜증)..만났지 그럼 허탕치고 오냐...?
황- 금방 알아보셔...? 만나 보니까 어때...
지선-기분 드럽다 진짜...(웬지 가슴이 아픈 것 때문에)
황- (걱정과 ??) 왜...? 다정하게 안 해 주셨어...? 혹시라도 지금 사는 가정에 평지풍파 이르킬까봐 경계하는 거 같해...?
지선-아니야...
황- 그런데 왜 기분이 드러워. 응...?
지선- 어렷을 때 헤어진 그리웠던 젊은 아버지랑... 십 육 년이나 미워했던 늙은 아버지랑... 두 아버지가 거기 앉아 있는데 그냥 다 밉고 화가 났어....
황-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잠시 보고만 있다)
지선-(짜증스럽게 눈물 확 딱는다)
황- .... 장인어른은... 뭐라고 하셔...
지선-(신경질 확) 그냥 그렇고 그런 말 하셨어..
황- .. 말씀은 어떻게 하셨는지 잘 모르겠지만 장인어른 기분은 어떻셨겠냐,... 중학생 딸이 아줌마가 돼서 눈앞에 있는데,.....기가 막히셨겠지... 미안하고...
지선-(속이 답답하고 심난하며)괜히 만났나봐... 다신 안 만나....
황- 그래도 우리 급할 때 장인 어른 만나려고 했잖아... 아버지니까 그랬지 남한테 어떻게 그런 생각이라도 하냐,... 장인 어른 연세가 어떻게 되시지....? (대답 안 하자)..남북 이산가족도 상봉을 하는데 서로 안부라도 알고 지내면 좋은 거지이..
원희-(마루에서 소리치는) 황서방 대체 어디 가서 뭘 하는 거야... 황서방
황- (당황하며) 아 예... 나 나갑니다...
s#16 원희 마당
황- (방에서 나오며) 집사람이 지금 막 왔길레 잠간 얘기 좀 하느라구요
항아리에 다 넣었습니다
원희-지선이 왔어...?
황- 예
지선-(나온다)
원희- 어디 갔다 온 거야
지선-어 저.... 이민가는 친구 잠간 만나고 왔어...
원희-누가 이민을 가는데-
지선-엄마가 내 친구 다 알어...? (안 채 마루로 가는데)
(헤어 스타일 바꾼 지숙 대문 들어온다)
원희-(보나마자) 넌 파마하러 간 거 아니였어...?
지숙-했잖아요...
원희-그게 한 거야...? 아니 할려면 좀 한 것처럼 하지 그게 뭐야,.. 일주일이나 가겠어 어디...? 시간 아깝고 돈 아까워서 어떻게 그럭하구 와...
지숙-파마면 무조건 뽀글뽀글해야 돼...? 스트레이트 파마는 없나....?
원희-돈주고 하면서 어짜피 시간 가면 풀릴 거 좀 단단히 말면 큰일 나..?
한 것도 아니고 만 것도 아니구
(효) 원희 대사 끝나기 전에 전화벨 울리고
원희-(전화 받으러 가고)
지숙-울 엄마 사람 김빼는데는 뭐 있어,... (지선에게) (머리) 어떻니..
지선-이상해,... 언니 지난 번 선보고 나서 쇼크 먹었어...?
지숙-내가 무슨 쇼크를 먹어...?
지선-(원희 대사 별로 듣는 사람 없고 지숙 대사에 대꾸) 어려 보일려고 신경 쓴 거 같아서 혹시 쇼크 먹었나 물어보는 거야
지숙-나 어려보이는 거 신경 안 써어,.. 워낙 어려보여서,.... 내가 미쳤니...? 여섯 살이나 많은 남자한테 어려 보일려고 신경 쓰게..?
그냥 지루해서 바꿔 본 거야
원희-(소리) 지숙이 전화 받어 (앞에 전화 받는 대사는 적당히)
(원희에게 아무도 신경 안쓰고)
황-(지숙 대사 사이없이) 처형 멋있어요...신경 쓰지 마세요
지숙-제부 마음 좋아서 하는 소린 거 알아요..
원희-지숙이 전화 받으라니까 뭐 해.
지숙-저요...?
s#17 원희 마루
(지숙 전화 받으러 올라오는데)
원희-선 본 그 사람 아니냐...? 남잔데...
지숙-(전화 받는) 여보세요...? (갑자기 상냥하게) 안녕하세요, 별고 없으셨어요...? 날씨가 추운데 혹시 감기 안 드셨어요...?
(원희, 지선. 황서방-지숙의 상냥함에 의아 또는 어안이 벙벙한 기분으로 본다)
지숙-네...? 내일이요...?... 아 아니요, 저 약속없어요.... 그럼요 괜찮죠...
(식구들 구경)
지숙-어디서요...?... 몇 시요...?.... (상냥한 미소) 그럴께요, 내일 뵈요...(끊는다. 지켜보는 식구들 본다. 조금 민망하며 변명) 나쁜여자로 보일 필요 없잖아
원희-그 사람 싫다며,.. 생각없다며..
지숙-그래애,.. 없어
지선-생각 없는데 나쁜 여자로 보이면 어때...?
원희-(오, 엘 기분) 너 딴소리 말어, 생각 있어....생각 없는 사람한테 어떻게 그렇게 상냥할 수가 있어,...내 딸한테 그런 애교가 있는 줄 첨 알았네..(주방으로)
지선-(엄마 대사 이어서) 딱지 맞을 것 같아 싫다고 그런 거였어...?
지숙- 시끄러,.. 내 취향 아니란 말이야 (자기방으로)
황- 저게 처형인데..? 그치... (어감 바꾸며) 장인 어른 만난 거 처형한테도 비밀로 할 거야....?
s#18 까페 (다음 날)
(근사하게 차리고 나타나는 지숙)
(맞선남 일어난다)
지숙-(간다) 안녕하세요.. 먼저 오셨네요...?
맞선남-예.. 앉으시죠...
지숙-(앉는다) 연락이 없으셔서 전 포기하고 있었는데....
맞선남-(여유있는) 기다렸습니까...?
지숙-(약간 머뭇하며 웃음 띠고) 기다렸다기 보다 ...맞선이니까 서로 생각이 어떤지는 알아야 되잖아요...
맞선남-...저는 좀 신중하다고나 할까...? 그런 편이라서 연락이 좀 늦었습니다..
지숙-괜찮습니다.. (마음의 소리) 아파트 38평에 내가 무슨 짓을 하는 거냐...아니야, 사람도 이만하면 괜찮아...
맞선남-....차 시키시죠
s#19 같은 장소
(커피 마시는 지숙과 녹차 마시는 맞선남)
지숙-지난 번에도 커피를 안 시키시던데 커피 안 드세요...?
맞선남-예...
지숙-전혀요...?
맞선남-옛날에는 마셨는데 요샌 안 마십니다,... 몸에 좋지 않은 건 되도록 안 마시고 안 먹습니다...
지숙-(약간 의아한) 그러세요...? 그러면 또 뭘 안 드시는데요...?
맞선남- 육식보다는 주로 채식을 합니다
지숙-...네에-
맞선남-(찻잔을 들다가 받침 접시를 본다. 안색이 변한다)
지숙-(?) 왜요...?
맞선남- (화가 난) 여보세요
지숙-(?? 맞선남을 살피고 종업원이 오는지 본다)
종업원-(온다) 네, 손님
맞선남-(종업원이 오자 찻잔을 들어 보인다) 이거요
종업원-(무슨 소린지 몰라) 예....?
만선남-자세히 보라구요...
종업원- (들여다본다)
맞선남-뭐가 묻었잖아요. 여기 안보여요...?
종업원-(자세히 들여다보고) 죄송합니다... 다시 갖다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찻잔 가지고 가고)
맞선남-(분노) 기가 막혀서,.. 이런 고급 까페에서 위생이 이 정도라는 게 말이 됩니까..?. 에이 불쾌해....
지숙-(돌출행동에 기분이 좀 거북해 진다)
맞선남-그 쪽은 괜찮나 보세요
지숙-전 괜찮아요...(애써 웃으며) 신경 쓰지 마세요 (찻잔 든다)
맞선남-(지숙의 접시를 집어 이리저리 본다)
지숙-(마음의 소리 더는 못 참고 지르는 비명) 으으으으윽
s#20 경찰서 앞 찻집
(들어오는 태섭-종민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간다)
종민-(편안하다) 어... 앉아라
태섭-(앉는다)
종민-바쁘냐...?
태섭-예...
종민-형사가 바쁘면 세상이 편안치 않다는 얘긴데....
태섭-...웬일이세요
종민-바쁜 형사한테 이런 부탁을 해도 되나 모르겟다.... 그런데 나도 니가 돌봐야 할 시민이다...안 그러냐...?
태섭-무슨 일인데요
종민-(뻔뻔스럽지 않게) 이 번 일요일이... 느이 엄마랑 내가....부부로 처음 살기 시작한 날이잖냐
태섭-....
종민-느이 엄마한테 뭘 하나 해 주고 싶은데... 돈으로 주면 그 돈 결국 살림으로 들어 가드라,... 내가 좀 생각을 해 봤는데... 목걸이를 하나 사주고 싶어.. 그런데 그런 쪽으로는 내가 좀 무식해야 말이지.... 아무래도 젊은 니가 나을 것 같고 또 니 관할에 그런 가게도 많은 거 같아서 부탁하러 왔다...
태섭-..저도... 잘 모르는데요
종민-나보다는 낫지 않겠냐....? 엄마 취향도 잘 알고...
태섭-....
종민-예쁜 걸로 사라.... 좋은 걸로... 엉...? (봉투 꺼내 놓는다) 모자라면 나중에 더 청구해라...
태섭-자신 없는데요..?
종민-그래도 해... 니가 지켜야 할 시민을 위해서...엄연히 난 시민이야
태섭-...
종민-언제 술 한잔 하게 시간 비는 날 전화해라...
태섭-네...
s#21 디자인실
지연-(핸드백 챙기고 코트 챙겨 들며) 매장에 나갑니다
팀장-다녀와
종미-수고해...
은주-들어 올 거예요, 바로 퇴근할 꺼예요...?
지연-실장님 저 매장에서 바로 퇴근해요...?
팀장-시간 봐서 양심껏 해..
종미-보나마나 쟤 양심 없을 껄...?
지연-(약올리는 것처럼)양심 여기 두고 나가야지....?
s#22 매장
(지연 디스플레이 된 제품들 살피고 직원은 옆에 서 있고-감사 나온 거 아니니까 굳지 말고)
지연-이 번 신제품들 반응이 어때요...?
직원-(물건 하나 꺼내며) 이 셋트는 반응이 굉장히 좋아요... 그런데 (꺼내진 말고 손으로 가르키며) 저 셋트는 반응이 좀 안 오구요...?
지연-다른 건요
직원-다 좋은 편이예요
지연-(물건 집으며) 점장님 이 제품은 신제품이니까 고객들이 쉽게 알아보게 앞쪽으로 나오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옮겨놔도 돼죠...?
직원-그러세요
지연-사은품 반응은 어때요...?
직원-나비 귀걸이는 반응이 너무 좋아요... 이 사은품이 나오고 나서는 매출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지연-잘 됐다...
직원-잠간만 보고 계실래요...? (민망한 웃음) 저 화장실 좀 다녀올께요
지연-(웃으며) 그러세요
(직원 뒤 사무실 쪽으로 나가고)
(지연 물건들 살펴본다)
(태섭 들어온다)
지연-(물건 보다가 돌아서며) 어서 오세요... (자연스럽게 시선 가다가 멈칫)
태섭-(진열장부터 보며) 목걸이 좀 보여 주세요
지연-(너무 의외이며 진열장 쪽으로 와서 진열장 안에 선다)
태섭-(지연 보며) 목걸이요... (하다가 알아본다)
지연-(인사 없자 김새며 목걸이 몇 개 꺼내 놓는다)
태섭-(들여다 본다. 보다가) 잘 몰라서 그런데 좀 도와주십쇼,... 가격은 상관없구요.... 연세가 오십대 초반입니다
지연-그러죠.... 안녕하세요...
태섭-(지연이가 꺼내놓은 목걸이만 살펴본다)
지연-(기분 나쁘다) 내가 스케치북 양보했잖아요...
태섭-예..압니다
지연-그런데 왜 인사도 안 하세요...? 아니 왜 인사를 안 받으세요...? 제가 잘못한 건 사과했고 스케치북은 양보했는데...?
태섭-어색해서요...(쳐다보지도 않고 목걸이 보며 너무나 간단하게)
지연-(순간 어이없는 기분으로 얼른 말이 안 나가며 본다)
태섭-(말은 당당하게 하고 시선은 목걸이들 보면서) 어떤 게 좋을까요...
지연-(본 채)
태섭-요란한 것보다는 무난한 게 어울리는 분인데요..
지연-약속해 주시면 도와드릴께요
태섭-(본다)
지연-(본다)
태섭-뭘 말입니까
지연-우리 또 만날 거거든요...? 같은 동네 사시잖아요,... 문방구도 갈 수 있고 슈퍼마켓도 갈 수 있구..... 또...버스 정유장에서도 만날 수도 있구요,.. 다음에 만날 땐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하시면 도와 드린다구요
태섭-(얼른 대답 못하는데)
지연-당연한 거 아닌가요...? 우리 할머니가 그러시거든요...? 옷깃을 한 번 스쳐도 인연이라구요.... 그리고 초등학교 때부터 이웃과 인사를 하며 지내라고 배웠어요,... 그런데 여러 번, 여러 가지 일로 만났는데 인사를 하는 건 관두구 받지도 않는 건
태섭-(입 막듯) 예 하죠, 인사. ... 어떤 게 좋겠습니까...
지연-(밥맛)
태섭-시간이 없어서요
지연-(체념-쌀쌀맞을 정도로 사무적) 목걸이 하실 분이 직업이 있으세요..?
태섭-집안 살림만 하시는 분입니다
s#23 원희 마당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지숙 부스 벗느라고 끙끙거리고 있다. 그렇잖아도 화가 나 죽겠는데 부스가 안 벗어져 더 짜증내고 있는데)
s#24 원희 마루
할머니-(주방에서 나오다가 그런 지숙 보며) 아니 영화도 보고 저녁도 먹고
그러지 왜 벌써 들어오는 거야,...
지숙-(부스 확 던지며) 할머니, 내 팔자에 결혼은 없나 봐 (올라오는데)
할머니-이게 또 무슨 소리야...?
지숙-(원희방으로 가며) 변태야 할머니...
할머니-(들어가는 지숙 보며) 뭐야...?
s#25 원희방 (시간경과)
지숙-난 앞으로 커피 안 마신다는 사람, 야채만 먹는다는 사람하고는 절대로 결혼 안 해... 그렇게 까다로운 사람 딱 질색이야.. 어우 싫다 싫어.... 그런 사람이랑 결혼했다간 내 명에 못 죽을 거 같해..
원희-으이구.... 혹시나 했드니 ...
지숙-엄마, 차 마시면서 찻잔 밑까지 보는 사람하고 어떻게 살어..? 증말 보다보다 별난 남자 다 봤어...
지선-그럼 삼십팔평 짜리 아파트는 날아갔네....?
지숙-내가 삼십팔평짜리 아파트 하고 결혼하니...?
할머니-(순무 뿌리 쟁반에 칼이랑 받쳐 들고 들어오며) 자알 했어,... 마음이 맞아야지 아파트도 있는 거지.... 마음 안 맞고 아파트 있는 거 그거 아무짝에도 못 쓰는 거야.... 그게 나중에는 집이 아니구 지옥이 되는 거니까... 얘들아 이거 먹자...
지선-할머니 이리 주세요..
할머니-(지선이 주고) 우리 지숙이가 얼마나 좋은 짝을 만날려고 이렇게 어려운 거야 대체... 지숙아 느이들 하는 거 있지... 손 이리 내 봐라..
지숙-손...? (손 들어보며)
할머니-이렇게.... 그래... 그리고 손벽을 탁 부딪치는 거 있지... 한다아...? (지숙이 손바닥에 할머니 손 마주치며) 우리 지숙이 아자 아자 화이팅..
지숙-할머니 이런 것도 할 줄 알어...?
할머니-이런 것도 할 줄 알어... (한쪽 눈 찡긋하며 총 쏘는)
원희-(웃음 나며) 하이구 참
할머니-또 있다 (두 손으로 하트 만들어 보내는)
(지숙 지선 웃음)
지선-와 우리 할머니 별 거 다 하신다아-...
원희-(웃음) 그러게 말이다..
s#26 옥탑방 마당
(태섭모 올라온다-손에 비닐주머니 들고)
s#27 옥탑방 마루
(미라 한쪽에 무릅 세워서 안고 멍하니 앉아 있다)
(지훈과 세종 색종이로 만든 종이 비행기 날리며 놀고 있다)
태섭모-(들어오며) 지훈아...
지훈-(멈추며) 엄마...
미라-(순간 당황하며 일어난다)
태섭모-세종아 잘 있었어....
세종-...네..
태섭모-(웃으며) 아이구 인제 대답도 하구.... (미라 본다)
미라-(당황한 채 서 있고)
지훈-(얼른) 어 어 엄마.... 주인집 누나...
태섭모-아-.얘기 들었어요,...지훈이 엄마예요...고마워요, 세종이랑 놀아줘서요
미라-(말 못하고 조금 고개 숙여 절한다)
태섭모-(들어온다) 앉아요... 내가 만두 사왔는데 같이 먹어요... (싱크대로 가서 그릇 꺼내며) 세종이 만두 좋아하니....?
세종-(고개 끄덕)
지훈-(미라를 보며 불안하다)
미라-(얼른 코트와 핸드백 챙기며) 저 ..저는 약속이 있어서...
태섭모-만두 좀 들고 가요....
미라-죄송합니다.... (절하고 서둘러 나간다)
태섭모-아니 ....(말하려는데 이미 나간 미라)
지훈-약속이 있나봐요...
s#28 옥탑방 마당
(밖으로 나온 미라 놀라고 당황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잠시 서 있다.
잠시 생각하다 빠르게 층계 내려간다)
s#29 고수부지나 혹은
(미라 생각에 잠긴 채 서 있다)
지훈-(소리) 어 엄마 주인집 누나...
태섭모-(소리) 아- 얘기 들었어요,...지훈이 엄마예요.... 고마워요, 세종이랑 놀아줘서...
(착잡한 심정으로 서 있다)
s#30 회상 (까페-6년 전 5월)
(탁자 위에 상자에 예쁘게 담은 카네이숀)
태섭-(소리) 뭐니...?
미라-(소리) 꽃..
태섭-누가 꽃인 거 몰라서 물어...?
미라-카네이숀..
태섭-알어...
미라-....오늘 어버이날인 건..... ?
태섭-(본다)
미라-오빠 고등학교 일학년 때 어머님이 재혼하시면서 가출해서 오 년 만에 검정고시 합격하고 집에 들어갔다고 그랬지....
태섭-그 얘기가 지금 왜 나오는데...
미라-..그래 그 얘기 안 할게, 너무 옛날 얘기니까...(사이) 오빠 일년에 어머님 몇 번 만나... ? 일년에 두 번...? ...오빠 어머님께 카네이숀 드린 적 있어...?
태섭-....
미라-우리 엄마가 살아계시면 드리고 싶은 거 오빠 주는 거야... 갖다 드려...
태섭-됐어...
미라-해 본 적이 없어서 쑥스러워 못 하겠지....? 내가 가...? 오빠 어머님 어떻게 생기신 분인지 뵙고 싶은데..
태섭-까불지 마....
미라-...
태섭-....
미라-.... 나... 아직 ...오빠 어머님께 소개할 정도 아니야.... ?
태섭-아니.... 내가 아직 어머니가 불편해...
미라-... 새아버지가 아니구....?
s#31 거리 (현재)
(미라 생각에 잠긴 채 걸어오고 있다)
s#32 정비쎈타
(종민 정비 상황 확인하고 지시하고-현장에서 해 주세요)
태섭-(목걸이 상자가 든 작은 쇼핑백 들고 온다)
종민-어 태섭아....
태섭-(쇼핑백 내밀며) 여기
종민- 샀냐....?
태섭-예... 어머니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종민-애썼다... 니가 골랐는데 무조건 마음에 들 거다.... 태섭아....
태섭-예
종민-부탁이 하나 더 있는데 니가 배달 좀 해라.... 니가 배달을 하면 느이 엄마가 두 배로 좋아 할 거 같아서 그래... 너 한 번씩 보는 게 느이 엄마한테 얼마나 좋은 보약인데...
태섭-....
종민-괜찮은 생각 아니냐...?
태섭-(쇼핑백 속에서 봉투 꺼내 준다) 돈이 남았습니다...
종민- 그건 배달비다...
s#33 종민 거실
(탁자 위에 목걸이 상자 놓여 있고)
태섭모-(너무 뜻밖이고 기분이 흐믓한) 웬일이라니...? 그 양반이 목걸이로 사래...?
태섭-예... 저 이런 거 사는 거 별로 소질 없는데 절더러 꼭 사라구 하셔서 직원더러 골라 달라고 했어요
태섭모-별일이다,... 늙어 가면서 이런 선물 생각을 다 하구... 참 아까 느이집에 잠간 갔었는데 그 처녀 봤다
태섭-(순간 경직되는데)
태섭모-세종이랑 자주 놀아 주나부지...? 너랑 얘기도 하고 그래....?
테섭-...(거북한) 네...
태섭모-(웃으며) 우린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면 큰일나는 줄 알았는데....요새 애들은 그런 거 상관없나봐...
태섭-....
태섭모-그 양반하고 너하고 둘이 합작인 셈이네....? (상자 연다)
(화이트 골드로 점잖게 목에 맞는 목걸이)
태섭모-(흐믓한 웃음)
태섭-괜찮으세요...?
태섭모-괜찮다니... 너무 마음에 든다... 니가 어떻게 이렇게 잘 골랐어...?
태섭-제가 아니고 거기 직원이요...
태섭모-(웃으며) 그랬어....? 비싸지...
태섭-네...
태섭모-그래 그런 거 같해...
태섭-해 보세요....
태섭모-(웃으며 목걸이 집는다. 흐믓해서) 예쁘다... (혼자 목에 걸어 핀 잠그려는데 잘 안된다. 다시 목걸이 떼어서 보며) 고리가...이렇게 하는 거지... (다시 목에 걸고 고리 걸려고 애쓰는데)
태섭-제가 해드려요...?
태섭모-그래... (하는 순간) 어머... 어떡하니...? 어떡해...? (목걸이 보는데)
(끊어진 고리)
태섭모-어머 태섭아 어떡하니...? 고리가 떨어졌어... 아니 어떻게 하자마자 고리가 떨어지니...?
태섭-이리 줘 보세요...
태섭모-(준다-태섭 살펴보는 거 보며) 왜 그렇게 실없이 떨어져...?
태섭-다른 걸로 바꿔와야겠어요..
태섭모-그래... 그래야겠다... (애석한) 똑같은 거 있겠지...?
s#34 악세사리 매장
(효) 전화벨
직원-(받는다) 안녕하세요, 올리비아입니다... 목걸이요..? 언제 사셨는데요...?... 잠간만요.. (판매대장 보고) 아... 본사 이지연씨가 있을 때 오셨군요.... 네아 그 분이요, 여기 직원이 아니고 본사 디자이너세요 .. 그런데 왜그러세요,...
s#35 준호 회사 로비
(전에 하영이가 기다렸든 것과 똑같이 지연 기다린다)
지연-(입구쪽 보며) 뭐야아,.. 모처럼 회사까지 찾아 왔구만 핸펀은 꺼 놓구 사무실은 비우고...완전히 오는 날이 장날이네...? 그러니까 지금 땡땡이 치고 있다는 거야...?
(효) 지연의 핸펀 울린다
지연-(준호인 줄 알고 얼른 핸펀 본다)
(이름 없음)
지연-누구지...? (받는다) 이지연입니다.... 네..?... 누구시라구요..?
s#36 종민 거실
태섭-(전화-화가 난) 아까 목걸이 산 사람이라구요,... 어떻게 처음 걸자마자 고리가 떨어집니까...이름 있는 브렌드 같은데 이래도 되는 겁니까...?
태섭모-(보고있고)
s#37 까페
지연-(놀란) 정말이요...? 그럴 리가 없는데... 잘못 다룬 거 아니예요...?
태섭-(휠-성질나서) 뭐라구요...? 그럴 리가 없다, 잘못 다룬 거 아니냐...그러니까 우리가 뿌러트려 놓고 불량품이라고 한단 말입니까...?
태섭모-(조용히) 왜 성질을 내고 그래...
태섭-그럼 뭡니까.. 그럴 리가 없다는 게 무슨 뜻이냐구요
s#38 준호 회사 로비
지연-그런 뜻이 아니구요... 너무 의외라서 그렇게 말이 나왔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것으로 교환해 드리겠습니다
태섭-(휠-계속 큰소리) 없답니다,... 같은 게 없대요, 매장 여직원 말이-
지연-(난감한) 잠간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다른 매장에 알아보겠습니다
여기 찍힌 번호로 연락 드리면 돼죠...?
s#39 지연회사 로비
(악세사리들 진열되어 있는 곳)
종미-(진열장 들여다보며) 있어... 있으니까 교환해 줘... 어떻게 보내줄까 퀵..?... 매장 나갔다가 부스럼만 만들었잖아
s#40 아파트 근처 작은 커피숍
(테이블에 목걸이 상자 놓여있고)
지연-죄송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어머님께 드리는 선물 같은데 이런 일이 있어서요...
태섭-어머니는 맞는데 내가 드리는 게 아니고 (잠간 말이 걸리고) 아버님 심부름을 한 겁니다. 빨리 해결이 돼서 다행이네요
지연-아버님이 멋쟁이신가봐요....
태섭-(잠간 포즈) 네...
지연-부럽네요...
태섭-(순간 그 말이 걸리며 지연 본다)
지연-(얼른 웃으며) 부럽다고 그래서요...? 전 아버지가 안 계시거든요
태섭-아까 화내서 미안합니다...
지연-괜찮아요, 화내시는 거 많이 봐서 나름대로 좀 익숙해졌어요...
태섭-(대꾸 안하고) 아... (쇼핑백에서 똑같은 목걸이 상자 꺼내 놓는) 여기 있습니다...
지연-(웃으며) 바뀌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요,..또 사고나면 안되잖아요..
(각자 하나씩 가져간다)
(효) 지연 핸펀 울린다
지연-잠간 받을께요... (확인하고) 나야,...
준호-(휠) 회사까지 왔었어....?
지연-(목소리 좀 죽여서) 그래, 로비에서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했다가 얼른) 지금 고객하고 얘기 중이야... 다시 할게... (핸펀 끈다) 그리구요,... 쓰시다가 문제가 생기면 매장으로 가지고 오셔서 에이에스를 받으시면 됩니다.
태섭-또 요..?
지연-(웃으며) 아뇨,..나중에 쓰시다가요
s#41 준호 사무실
(준호 컴퓨터 작업하고 있다)
하영-(소리-밝게) 준호야 나 잡아 봐아아라
(준호 손 멈춘다)
s#42 회상 (학교-조금 전에 있었던)
(하영 여기 저기 숨어 다니는)
준호-(큰소리로) 난 그런 유치한 짓 한 적 없다...
하영-(다가오며) 있었어,...내가 니 모자를 뺏어서 도망 갔거든...? 그랬더니 니가 나 잡으려고 쫓아 왔잖아...
준호-그건 나 잡아 봐아라..가 아니잖아...
하영-말은 안했지만 같은 거잖아...아니야...?
준호-(웃으며) 그런가...?
하영-(갑자기 준호 손 끌고 간다)
s#43 학교 옥상
(하영과 준호 마주 서있다)
하영-조하영이가 최준호와 첫키스를 한 곳- (준호에게로 얼굴 다가가서 키스한다)
s#44 준호 차 안 (밤)
(생각에 잠겨 운전하는 준호)
(효) 핸펀 울린다
준호-(순간 깜짝 놀라며 생각 떨치고 핸펀 받는다) 여보세요...?
지연-(휠) 운전하고 있구나...
준호-어떻게 알어...?
지연-(휠) 여보세요 그랬잖아,... 운전 안 했으면 야 소금공주 아니면 왜 자기야... 그랬겠지....
준호-(웃음 띠며) 말 된다... 십분이면 도착한다
지연-(휠) (좀 서둘며) 아냐 아냐,.. 준호씨 빨리 유턴해 빨리...
준호-뭐..? 유턴...?
s#45 원희 주방 (밤)
(할머니, 원희, 세 딸, 두 사위가 밥 먹고 있다)
할머니-우리 막내 손주 사위 오랜만에 왔지...?
준호-예, 할머니...
원희-오랜만에 왔지만 느닷없이 온 거니까 반찬 없어도 군소리 말어... 미리 온다고 했으면 꽁치라도 구웠을테지만...
준호-전 청국장만 있으면 됩니다,....
할머니-마침 어떻게 청국장을 끓였어
황- 텔레파시가 통했나 봐요
할머니-그래, 그랬나부다... 어쩐지 청국장이 끓이고 싶드라...
(식구들 웃고)
황- 식당에 가서 먹어 봐두요 우리집 청국장보다 더 맛있 데는 없드라구요..
준호-빙고 .. (황서방에게 손 들어 하이파이브 할 자세)
(황서방 얼른 준호 손바닥 마주친다)
원희-반찬이 없으니까 맨 청국장 얘기만 하네... 최서방 담에는 온다고 미리 얘기하고 와 그러면 반찬 잘 해 놓을게...
지연-(오, 엘 기분) 아니야, 엄마... 이 사람 청국장이면 돼...
지선-너 가만히 좀 있어,... 최서방 덕분에 우리도 좀 먹자, ... 우리 황서방한테는 생전 그런 말 안하니까
황- 최서방은 어쩌다 오는 사람이니까 그렇지
지숙-또 시작이다,...
지선-내가 없는 소리했어... 사실인데 뭐...
원희-이것아... 오랜만에 온 제부 맛있는 반찬 많이 좀 해 주라고 그러면 큰일나...?
지연-형부 우리집 오세요,.. 제가 맛있는 거 해 드릴께요
황- 우리 처제가 최고다...
할머니-아이구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거야 코로 들어가는 거야... 얘들이 다 모이니까 정신이 없네.... 최서방 잘 먹고 있지...?
준호-예, 할머니.. (우악스럽게 보쌈김치 집어서 먹는다)
할머니-(허허허허 웃으며) 우리 보쌈김치를 사부인만큼 잘 먹는구나
준호-예..
할머니-정신은 없어도 식구가 다 모이니까 좋다...
s#46 원희 대문 앞 (밤)
(대문 나오는 준호, 지연 뒤따라 원희)
지연-(나오며) 나오지 마, 엄마..추워...
원희-또 언제 올 거야...
지연-빨리 와 천천히 와....?
원희-뜻뜻한 밥먹구 신소리하고 가고 싶어...?
지연-뜻듯한 밥먹고 매맞고 가겠다... 호시탐탐 기회봐서 빨리 올게
원희-어서 가...
준호-(절하며) 안녕히 주무세요
원희-운전 조심해....
준호-네..
(준호의 차가 있는 곳으로 간다. 준호 차문 열어 준다)
지연-(타려다가 재빨리 다시 원희에게 달려간다)
원희-(이상해서) 왜, 왜 그래, 뭐 잊어버렸어...?
지연-(엄마 끌어안으며) 왜는 왜겠냐... 엄마 안아보고 갈려구 그러지... (재빨리 왔던 것처럼 재빨리 차로 간다)
원희-(피식 웃으며 본다)
(원희의 시선에서 보이는 준호의 차)
지연-(창문 열고) 엄마 안녕
(차 떠난다)
원희-(손 흔들어 준다)
s#47 밤거리 (시간경과)
(준호가 운전하는 차 안)
준호-왜 갑자기 대방동은 간 거야....? 아까 통화할 땐 전혀 그런 내색 없드니..
지연-(웃음 띠고) 정직하게 말 해... 듣기 좋게 말 해...?
준호-음(망서리다).... 듣기 좋은 말을 듣고 싶기도 하고 ...정직한 말도 듣고 싶고 그렇다.... 그러니까 듣기 좋은 말은 정직한 말이 아니라는 거잖아..
지연-(목소리 굵게) 넘겨 집지 말고
준호-정직한 말-
지연-알았어,... (작심) 자기 핸펀 왜 꺼놨어...? 그리고 내가 자기 회사에 잘 안 가는데 오늘 정말 모처럼 갔는데 왜 행방불명이야...? ...집에 가다 생각하니까 집에 가서 자기 기다리면서 밥할 기분이 전혀 아니였어,.. 그래서 대방동으로 갔어
준호-그럼 화가 났다는 얘긴데 왜 나를 오라고 했어....?
지연-할머니랑 엄마가 그러래서...
준호-인제 풀렸지....?
지연-어떻게 풀려...? 얘길 해 줘야 풀리지...?
준호-.. 핸펀은 회의할 때 껐다가 다시 켜는 걸 잊어버렸고... (잠간 머뭇) 그리고 무슨 행방불명이냐....자료 찾을 게 있어서 내내 자료실에 있었다...
지연-뭐라구..?
준호-왜...
지연-(맥빠지며) 뭐 이렇게 싱거워...?
준호-뭘 상상했길레 싱거워....? (돌아보며) 어...?
지연-몰라.... 뭘 상상했길레 싱겁지....? 정말 그거야...?
준호-어....
지연-...싱거워도 한 마디 할 꺼야,... 핸펀 오래 꺼져 있는 거 디게 김샌다는 거 알아 둬...? 알았어....?
준호- 그게 그렇게 김새나....?
지연-그래 김새,...정말 김새.... 갑자기 자기가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호랑이가 물어갔는지....얼마나 망망한데...
준호-그런 일이 있으면 내가 전보 칠테니까 신경 꺼라...
지연- 그게 내 마음대로 돼니....? 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걸...
(효) 준호 핸펀 울린다...
준호-(핸펀 꺼내려는데)
지연-내가 받을게... (준호가 막 꺼낸 핸펀을 늘 하던대로 뺏으려는데)
준호-(다른 때는 맡겼는데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며 낚아채는) 왜 이래애..
지연-(순간 뻥해지며 본다)
준호-(순간 자신도 딩황하며 얼른 목소리 부드럽게) 내가 받는다구..
지연-운전하면서 전화 받냐...? 내가 받으면 안 되는 전화 있어...?
준호-그런 게 어디 있어.... (조금 걱정스러운) 여보세요...?
최회장-(휠) 왜 이렇게 늦게 받어...
준호-(안도) 아 예... 운전하는 중이라서요...
최회장-(휠-소리친다) 그거 있잖아, 귀에 꽂는 거....
준호-괜찮습니다,....말씀하세요 아버지..
지연-아버님이셔....?
s#48 최회장 거실 (밤)
최회장-(통화) 이 번 일요일 날 아주 중대한 일이 있으니까 시간을 비워라...
그래 일요일이다... 무슨 일인지는 알 거 없고,... 알았냐..? (딱 끊는다)
변여사-여보
최회장-왜
변여사-준호는 왜 데려가....? 준호는 유산 안 줄 건데 왜 데려가...?
최회장-유산은 없지만 우리집 남자잖아,... 호적에서 파버린 건 아니니까...
그러니까 우리집 재산 증식에는 끼여야지... 준식이 쟤 하나로는 좀 믿을 수가 없어...준식이 떫으냐...?
준식-(말하고 싶은 의욕이 없다)
선영-(못마땅하다) 아버님,... 이런 말씀 처음 드리는데요... 이이는 아버님을 위해 열심히 일만 하는데 왜 아버님한테 인정을 못받나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해서 서방님은 아버님 일 도와드린 거 없잖아요..
최회장-걔는 중요한 지 할 일이 있어서 그렇고 느이 남편은 따로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게 아니니까 내 일이라도 해야지 그럼 뭐 하냐...
변여사-여보-
최회장-왜 불러-
변여사-준식이가 누구예요.... 우리 집 장손이예요... 쟤가 왜 할 일이 없어서
당신 일을 해요... 장손이라서 맡은 거지
준식-아버지... 저 할 일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있구요... 그렇지만 제 꿈을 접은 겁니다...
최회장-잘했어.... 야 이루어지면 그게 꿈이냐...? 꿈만 꾸다 말 니 인생이 그래도 내 덕에 이만한 줄이나 알어... 임마...
준식-그건 아버지 생각이시구요...
최회장-너 반항할래....?
준식-(포기)
선영-아버님, 이이 없으면 아버지 재산 어떻게 될지 몰라요.... 이이도 파업할 줄 알아요 아버님
최회장-뭐야...?
선영-아버님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은 할 줄 안다거든요...? (일어난다) 안녕히 주무세요... 여보 올라가요
준식-(일어난다) 안녕히 주무세요...
(올라간다)
최회장- 쟤들이 왜 저래....?
변여사-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말 듣고도 그래요....?
최회장-그러니까 지금 꿈틀하겠다 이거야...?. 나쁜 자식들 같으니라고.... 돈도 한푼 없는 것들이 까불고 있어....내 덕에 사는 것들이..
변여사- 당신은 큰애를 너무 웃습게 봐.... 멀쩡한 앨 왜 그러나 몰라...
빌딩 세 개씩나 관리하는 애를
최회장-알어... 누가 몰라... ?
s#49 준식 침실 (밤)
선영-당신은 왜 아버님한테 꼼짝을 못해...? 당신이 항상 할 말을 제대로 안하니까 아버님이 더 그러시는 거야,... 왜 똑부러지게 말을 안 해요..?
준식-안 하냐...? 못 하지...?
선영-해,...좀 하라구.... 당신 평생 아버지한테 그런 취급 받을 거야...?
준식-평생은 아니겠지.... 아버지가 나보다 오래 사시겠어....?
선영-그럼 아버님 돌아가실 때까지 못난이 취급 받고 살겠다구?
s#50 종민 거실 (밤)
(자리에 이불 두 개 나란히 깔고 누워 있는 종민과 태섭모)
태섭모-(목걸이 손으로 만져 본다) 여보....고마워요
종민-..미안해...
태섭모-무슨 말이예요....?
종민-당신 나 만나서 힘들고 고생한 거...미안해
태섭모-내가 무슨 고생을 해...?
종민-마음 고생.... 십 육 년 전 태섭이 가출하고 몇 년 동안 소식 없었을 때
... 당신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였어....
태섭모-....
종민-청년이 돼 돌아와서도... 한동안 힘들었구.....
태섭모-...
종민-... 당신 이제 살만하지...?
태섭모-..행복해요...
s#51 옥탑방 마당 (밤)
(터덕터덕 올라오는 태섭. 현관 들어간다)
s#52 옥탑방 마루 (밤)
태섭-(들어오는데)
(미라 앉아 있다)
태섭-(올라간다. 방문 열어 본다)
(세종이 자고 있다)
태섭-(방문 닫고 겉옷 벗는다. 옷을 더 벗을 수가 없고) 들어가라
미라-오빠 나 좀 도와 줘....
태섭-(본다)
미라-도와 줘
태섭-(보는데서)
엔딩
.행복한여자↲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