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8
옥탑방 마당 (밤)
(옥탑방을 포함한 야경)
s#2 옥탑방 마루 (밤)
미라-...내가 무슨 말을 할지... 오빠 걱정 돼...?
태섭-...(냉정하게) 말 해
미라-...나 ...그동안 .. 어떻게 살았는지 단 한번도 안 물어 보는 오빠 보면서
마음이 많이 쓰라렸어....
태섭-.....
미라-그런데 ...오빠한테 도와 달라고 하려면 얘길 해야 될 것 같해.... 오빠는 궁금해하지도 않겠지만... 나 이혼했어.... 얼마 안됐어
태섭-(순간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
미라-...남편 얘긴 하기 싫어,... 가방만 들고 나왔는데... 갈 데가 없었어 .... 그런데 내가 여기 와 있는 거 있지... 오빠 믿고 집나온 것처럼....오빠가 아직 여기 사는지도 모르고 그냥 와 봤는데...
태섭-....
미라-나 아이... 가졌어 오빠...
태섭-뭐....?
미라-(조금 웃으며) 오빠 내 말에 처음으로 대꾸했다...이혼했다고 할 땐 가만히 있드니.... 이혼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닌가부지...?
태섭-(열이 치밀며) 임신중인데... (헤어졌어?)
미라-(오, 엘 기분) 애기랑 나랑 둘이 행복하게 살려고 헤어졌어..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태섭-.....
미라-여기 있고 싶어... 출산일이 칠월 십일인데 ...병원 다 예약해 놨으니까 그 때까지만...있게 해 줘.... 부탁해, 오빠...
태섭-(열나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너랑 내가 여기서 함께 지낸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어떻게 여기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어떻게....
미라-...오빠.... 가정부 하나 써라.... 밥만 먹여주면 되는 가정부.... 오빠 나 음식도 잘 해..... 그 전 미라 아니야... 한번 만 시켜 줘 봐... 정말 나 잘 하거든...?
태섭-(화가 나며) 그 동안 충분히 널 배려했다고 생각해... 더는 싫다... (참았던 울분으로 소리 꽥) 왜 잘 살지 그런 꼴로 날 찾아 와, 왜,.. 잘 살았어야 할 거 아냐...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방 구해 줄께
미라-... 그런 꼴이 어떤 건데...?... 이혼해서....? ... 아이 가져서..? 그게 나쁜 거야....?
태섭-(훌쩍 일어나며) 방 알아 볼테니까 그런 줄 알아 (나간다)
미라-....
s#3 옥탑방 마당 (밤)
(태섭 난간 앞에 서서 알 수 없는 분노를 삭이며 야경을 바라보고 있다)
s#4 회상 (3회 s#69)
(옷을 입은 채 각자 벽에 등을 기대고 편안하게 앉아 있다)
(음) 멀리서 크리스마스 케롤 들린다
미라-... 오빠.... 우리 헤어지자,... 나 오빠랑 헤어질래....
태섭-(본다)
미라-다른 남자 생겼어.... 나 이렇게 사는 거 너무 춥고... 오빠 기다리는 것도 너무 지겨워서 차도 있구... 아파트도 있구... 그런 사람 사겼어....
태섭-(눈도 깜박거리지 않고 미라를 보는 눈이 충혈 된다)
미라-나 같은 애 오빠한테도 별로 희망 없어.... 아무것도 없는 우리 둘이 바둥대며 힘겹게 사는 거 싫어졌어....
태섭-....
s#5 옥탑방 마당 (밤-현재)
(태섭 야경을 보고 서 있고)
미라-(뒤에 서서) 나 여기 있을래.....오빠가 포기해 줘,... 아이 낳을 때까지만이야.... 왜 여기 있고 싶으냐 하면... 허허벌판에 혼자 서 있지가 않아서.... 비바람 몰아치는 속에 혼자 있는 거 같지가 않아서.... 오빠가 사정 좀 봐 줘라...
태섭-안 돼....
미라-....
태섭-안 돼...
s#6 지연 침실 (밤)
(지연 혼자 자고 있다)
s#7 책방 (밤)
(준호 컴퓨터 확인한다)
(하영의 편지 뜬다)
하영-(소리) 서울로 오는 비행기를 탔을 때 너를 만날 줄 꿈에도 상상 못했어.. 그리고 행복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어... 오랜만에 돌아온 서울이 참 좋다.. 하영이가
준호-(자판기 두드리며-소리) 너에 행복한 시간속에 내가 있다는 게 나도 좋다, 그리고
지연-(방문 열며-들어오진 말고) 자기야...뭐 해...?
준호-(순간 재빨리 컴퓨터 끄는) 알았어... 다 끝났어...
지연-중요한 일이야...?
준호-(당황) 응 좀... (일어난다) 가자... 왜 깼어...?
(방 나오는데)
지연-불 꺼야지..
준호-(얼른 불 끈다)
s#8 원희 마당 (낮)
(아랫방에서 양복에 코트 입은 황서방과 뒤따라 지선 나온다)
지선-손수건 넣었나 봐
황서방-(구두 신으며) 여기 있어...
지선-이렇게 해 봐...
(황서방 지선을 향해 서고 지선 넥타이 바로 잡아 주고 코트 깃 잘
만져 준다)
황서방-(싱긋이 웃으며) 당신이 이러니까 출근하든 생각난다...
지선-기죽지 마... 알았지...?
황서방-그런 친구 아니야... 걱정 마,.....내가 이렇게 되니까 좋은 친구 나쁜 친구 알겠드라... 내가 사업할 때 날마다 술 사주던 자식들이 한 둘이였어....? 연락 안 하잖아...
지선-나쁜 인간들....
할머니-(마루 내려오며) 지금 나가는 거야...?
황- 예 할머니, 다녀오겠습니다...
할머니-(황서방 쪽으로 오며) 그래, 모처럼 친구 만나는데 답답한 거 훨훨 털어버리고 와..(얼른 황서방 주머니에 돈 넣어 준다)
황- 할머니...저 돈 있습니다...
할머니-어여 나가,.. 밥도 먹고 술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싫건 바람 쏘이고 와...
지선-그 친구들이 그렇게 한가한 친구들이야...?
황-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모르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할머니-대신 내일은 일 많이 해야하네...?
황- 예 알겠습니다.... (안채 향해) 장모님 저 다녀오겠습니다...
원희-(안에서 나와 마루 앞에 서서) 잠간 나 좀 봐...
황- 예-
지선-(사이없이) 엄마 약속시간 늦어어...
원희-(얄미운) 거기서 여기 오는데 얼마나 걸려서 늦어
황- (마루쪽으로 간다) 예 장모님...
원희-(봉투 준다) 일은 엉터리로 해도 한건 한 거니까 받어...
황- (놀라) 아닙니다, 장모님... 할머
할머니-(입 막듯)황서방 얼른 냉큼 받어,...냉큼... 딴소리말고 어서.... 일 시켜먹고 한푼도 안 줄줄 알았더니 그래도 주는구먼...(눈 찡긋거린다)
황- 감사합니다. 장모님... 다녀오겠습니다... 할머니 다녀오겠습니다..
할머니-망건 쓰다 장 파하겠어,.. 이 사람아... 인사를 몇 번씩 해
s#9 원희 대문 앞
(나오는 황서방과 지선)
지선-엄마가 웬일이냐...? 자기 용돈 준 거 첨이다
황- (히히 웃으며) 이런 날도 있네...? 자기야 갔다 오께...? (지선이 볼에 뽀뽀하고 간다. 가다가 돌아보고 손 흔든다)
지선-(손 흔들어 준다)
s#10 악세사리 제조공장
(뒤에 기계 돌아가고 사람들 일하고)
지연-(도면 가르키며) 이 부분은 하트 라인으로 제작했으면 좋겠구요...여기는 저희 회사 로고를 새겨주시구요
사장-알았어요
지연-뒷부분에는 뒷막음 꼭 해 주세요.... 마무리는 고급스럽게 ..(했다가 비위 맞추며 웃는) 다 아시는 얘기 제가 자꾸 반복하죠...?
아 그리고 품평회가 구일이니까 쌤플 완료 문제없도록 기간 안에 꼭 진행시켜 주세요.. (꾸뻑 절하며) 잘 부탁합니다
사장-기간이 좀 촉박한데 최대한 맞춰 봐야지 뭐
지연-그리고 이거 시즌 상품이니까 보안에 최대한 신경 좀 써 주셔야 하는 거 아시죠...?
사장-에이 별 걱정 다 하시네, 우리 공장에서는 절대로 그런 일 없어요
지연-(헤헤 웃으며) 죄송합니다아-
s#11 옥탑방 마당
(태섭 층계 올라온다)
s#12 옥탑방 마루
(미라 마루 닦고 있는데 태섭 들어온다)
미라-깜짝이야.... 이 시간에 웬일이야...? 세종이는 지훈이가 데리고 나갔어
태섭-어서 짐 챙겨...
미라-(머뭇하는 기분) 오빠...
태섭-어서...
미라-나가..라구....?
태섭-방 구했어... 마침 빈방이 있어서.... 짐 들고 나와...
미라-그렇게 날 쫓아내고 싶어...? 그렇게 사정했는데...?
태섭-너한테도 여기보다 나아,... 더 편안할테니까... 어서 나와...
미라-싫어.. 여기 있고 싶어,.... 내 생각만 해서 미안해... 여긴....오빠가 나 쳐다보지도 않지만... 그래도 처마 밑에 있는 거 같아..
(태섭 미라 말 채 끝나기도 전에 방으로 들어간다)
미라-(뒤따라가며) 그것만으로도 난 여기가 좋단 말이야...오빠가 한번만 봐 줘 (이미 방문 열고 들어간 태섭을 따라 방 앞으로 가서 방안 본다)
s#13 옥탑방 방
(태섭-미라의 가방과 코트 들고 와서 미라에게 짐 안긴다)
미라-(짐 안은 채 태섭 본다)
태섭-(미라 밀치고 나간다)
미라-....
s#14 미라집 앞
(복덕방 아저씨와 미라 온다)
복덕방-저 집이예요...
(집 전경)
(미라 집 바라보며 걸어오고)
복덕방-겉에서 보기보다는 아늑하고 괜찮아요
(미라 집을 보며 서있고 복덕방 열쇠로 현관문 연다)
s#15 미라집
(들어오는 복덕방과 미라)
미라-(집안 둘러본다)
복덕방-까스렌지도 있고 큰 건 아니지만 냉장고도 있고 원래 세만 놓는 집이라 기본은 갖춰져 있어요.... 어떻세요, 괜찮으시죠...?
미라-네...
복덕방-전에 살던 사람이 그러는데 보일라도 잘 돌아간다고 그러드라구요, 사시는데 별 불편은 없을 겁니다...
미라-....
복덕방-혹시 사시면서 불편하거나 무슨 문제가 있으면 저한테 연락 주세요
미라-...
s#16 미라집 앞
(복덕방 미라집에서 나와서 간다)
s#17 미라 집 안
(미라 멍하니 서 있다. 핸드폰 꺼내서 번호 누른다)
s#18 형사실
(태섭 들어온다-기분 별로다)
순경-선배님,..과장님이 찾으셨습니다
태섭-(대꾸 안하고 과장에게 간다)
과장-어... 앉아 봐...
태섭-(앉는다-여전히 어딘지 안정감 없다)
과장-..자네한테 너무 미안하네.... 다 자네한테만 떠맡겨 놓고 이러구 있어서 말이야... 애는 어때...?
태섭-잘 지내고 있습니다...
과장-출근할 때는 동생이 와서 봐 주구....?
태섭-예...
과장-(좀 이상한 듯) 김형사...
태섭-(본다)
과장-무슨 일... 있나...?
태섭-없습니다..
과장-..지금 어디서 오는 거야...
태섭-... 집에 잠간-
과장-(?) 조형사 아들한테 무슨 일 있는 거야...?
태섭-아 아닙니다...
과장-그래....? 자네 얼굴이 편치않아 보여서 말이야.....자네랑 좀 심각하게 의논을 해야겠어... 조형사 아들 일 말이야
태섭-(본다)
s#19 떡볶기 집
(미라와 지훈과 세종 떡볶기 김밥 신나서 먹고 있다)
미라-와 세종이 잘 먹네...?
(세종 손가락 깁밥 들고 짤라 먹고 있다)
미라-세종아 떡볶기 먹어 볼래...?
지훈-(오, 엘) 안돼요,.. 매운 거 못 먹어요
미라-방법이 있지... (떡복기 집어서 물에 씻는다) 이러면 돼...
지훈-그래도 매울 걸...?
미라-이 정도는 먹을 줄 알아야 돼,... 세종아 그래야 키가 빨리 크는 거야
아-(입 벌리라고)
세종-아 (입벌린다)
미라-(입에 넣어 주며) 짤라 먹어
세종-(잘라 먹는다)
지훈-세종아 안 매워...?
세종-(먹으면서 고개 끄덕)
지훈-와 세종이 최고다... 맛있어...?
세종-(고개 끄덕)
미라-인제 세종이 키 빨리빨리 크겠다... 그치 지훈아
지훈-(웃으며) 네...세종아 형보다 더 크면 안 된다..? 알았지...?
(미라도 지훈도 웃고)
미라-인제 지훈이랑 세종이랑 너희들 매일 못 보겠다
지훈-왜요...?
미라-쪼끔 아까 이사했어....
지훈-이사요...? 어디루요...?
미라-멀진 않아....그러니까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볼 수는 있을 거야...
지훈-아까... 이사간단 말 안 했잖아요
미라-(웃으며) 그 땐 몰랐으니까,... 세종아...아줌마 놀러 갈게...?
세종-(떡볶기 하나 찍어서 미라에게 내민다)
미라-아이구 이뻐라... (받아먹는다)
s#20 형사실
(태섭 책상앞에 앉아 생각에 잠긴)
과장-(소리) 조형사를 생각해도 그렇고 .. 어떻게 아이를 시설에 보낼 수가 있나... 그런 생각... 당연히 할 수 있어.... 그렇지만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는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네.... 자네는 결혼도 안 했고 아이를 원하는 건 아니잖아... 그런데 진심으로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입양시설에 보내면 그런 부모를 만날 수 있다구...
s#21 거리
(태섭 걸어오는 위에)
과장-(소리) 자네를 위해서 이런 말 하는 거 아냐.... 세종이가 더 좋은 환경에다 준비된 부모님을 만나는 게 세종이 장래를 위해 더 좋은 일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네,... 지금은 모르는 사람한테 보내는 것이 가슴 아파 그러지만 이제 다섯 살이네....정말 세종이를 원하는 부모님한테 보내주는 게 더 세종이를 위하는 길이라는 거 ...자네도 판단력이 있는 사람이니까 알 거야...
(태섭 피부과 병원 앞을 지나가는 중이고 선영이 차가 태섭을 지나 병원 앞에 주차한다)
(태섭 선영이 차가 지나갔는데도 생각에 잠겨 그대로 서있다)
s#22 진료실
(선영 누워있고 의사 레어저로 시술하는 중이다)
닥터고- 그림을 좋아하신다고 그러셨죠...
선영-네...
닥터고-그럼 고호에서 피카소까진가..? 가보셨겠군요
선영-네...
닥터고-... 전 아직 못 가봤는데.... 전시회는 누구랑 다니세요..? 남편이랑 다니세요...?
선영-아뇨... 혼자요..
닥터고-(조금 웃으며) 아... 두 분이 취미가 다르신가보군요.... 다음엔 절 부르십쇼.... 전 그림을 좋아합니다.... 웬만한 전시회는 다 가는 편입니다
저는 화가가 꿈이였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에 권유로 의대를 갔죠
선영-...의외로 그런 분들 많나봐요.... 부모님 때문에 의대나 법대를 가는 사람들이요...
닥터고-아마 그럴 겁니다.. 부모님의 기대 때문에....
(잠시 사이)
닥터고-쓰시는 향수가 뭔지 궁금한데 여쭤봐도 될까요....?... 향수에 이런 표현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감미롭고 우아하다고 할까... 오실 때마다 느낀 건데....
선영-(웃음 띠고) 표현이 더 감미롭고 우아하신데요...?
닥터고-그런가요...?
s#23 진료실
(닥터고 컴퓨터를 보고 있는데)
(효) 노크소리
닥터고-네
선영-(들어온다) 갈께요 선생님...
닥터고-다음 화요일날 오시는 거 아시죠...?
선영-네
닥터고-다음에 전시회 가실 땐 저 좀 초대해 주십쇼
선영-정말이세요...?
닥터고-그럼요,...
선영-기억하고 있을께요...
닥터고-꼭 그래 주십쇼
s#24 거리
(운전하며 가는 선영)
닥터고-(소리) 다음 전시회에 가실 땐 저 좀 초대해 주십쇼
(운전하며 가는 선영)
선영-(핸펀 한다)
s#25 최회장 빌딩
(효) 빌딩 전경 위에 핸펀 울린다
s#26 최회장 사무실
준식-(이미 받고 있는) 어 왜...(듣고 있다가) 뭐 영화...? 주말도 아닌데 무슨 영화, 다 저녁 때.... 영화 보고싶으면 디비디 빌려다 집에서 봐...그게 편하고 좋지 무슨 극장-
s#27 거리
(운전하는 선영)
선영-(통화) 지금 개봉하는 영화를 어떻게 디비디로 봐...? 그리고 극장에서 보는 거 하고 집에서 디비디로 보는 거 하고 같해...?
준식-(휠) 다를 게 뭐가 있어....
선영-내가 뭐하러 당신한테 전화를 했나 모르겠다... 무드라고는 약에 쓸려고 해도 없는 사람한테...
준식-(휠-오, 엘) 무드가 밥 먹여 줘....?
선영-(끊어버린다)
s#28 최회장 사무실
준식-(핸펀 끈다)
부장-(회장실에서 나와 준식에게 온다) 전무님 회장님이 부르십니다
주식-(일어난다)
s#29 회장실
최회장-이유가 뭐야.... 팔층 무슨 산업...?
진식-화성산업이요
최회장-거기만 자꾸 월세가 밀리는 이유가 뭐냐....너 내가 월세 밀리는 거 제일 싫어하는 거 알지..
준식-그게...
최회장- 월세를 제 때 못 받으면 니 월급에서 대신 내라고 했지...그런데 왜 월세가 두 달이나 밀려 있어... 왜..
준식-그게 좀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최회장-(소리친다) 너 자선사업 해...? 월세도 못 낼만큼 어려운 회사면 입주를 시키지 말았어야 할 거 아냐... 우리 빌딩에 들어오는 회사들 재정상태도 모르고 그냥 줘...?
준식-그런 어려운 회사가 아니구요..
최회장-그건 또 무슨 소리야,...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했잖아
준식-..조폭이.... 만든 회사드라구요..
최회장-머머머... 뭐야...? 이 이런....
준식-그래서...
최회장-(오, 엘) 그러게 내가 알아보고 사람 들이라고 했어 안 했어... 으떡할 거야,... 인제 으떡할 거냐구... 난 몰라,... 니 책임니까 니가 꼭 받아 내,... 못 받아내면 니 월급 못 줘... 꼭 받아 내..? 꼭
준식-(훅 한숨처럼) 알겠습니다..
최회장-(어이가 없는 둣) 뭐...? 조폭이 들어 왔어....?
s#30 미라집 앞 (밤)
(미라 힘없이 터덕터덕 걸어온다. 집 앞까지 다가오는데 시선 멈춘다)
(태섭이 이불 보따리를 깔고 앉아 있다)
태섭-(일어난다)
미라-(본다)
s#31 미라 집안 (밤)
(이불 담긴 주머니 열어 놓고 이불 본다-간단한 이불과 벼게, 담요)
미라- 오빠답다.... 난 이불 사러 가기 귀찮아서 오늘은 코트 덥고 그냥 자려고 했는데.... 복덕방 아저씨가 보일러 성능이 좋아 따뜻하다 그러드라구... 고마워, 오빠
태섭-(같이 있을 때처럼 냉정하진 않는) 너한테도 그렇고... 나한테도 그렇고나랑 같이 있는 거 바람직한 일 아니야,... 다른 사람이 봐도 그렇고, 당장 어머니한테 설명하기도 힘들고... 집은 석 달은 그냥 있을 수 있어.... 그리고... 당장 생활비가 없다면 내가
미라-아니야, 오빠.... 먹는 것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오빠가 방값 내 준거 꼭 갚을게....갚아 줄께
태섭-니가 빌린 게 아니니까 갚을 필요 없어
미라-꼭 갚을께,.. 꼭 갚을 꺼야... 오빠를 의지하고 싶었던 건 먹고 사는 것 때문에 그런 건 아니였어.... 처마 밑도 좋고 우산 속도 좋고... 그냥 거리에 서 있기가 무서웠든 거 같아... 그리고 오빠를 만나니까 막무가내로 주저앉고 싶었어... 인제 정신이 드는 거 같해....
태섭-....
미라-나 원래 똘똘한 애였잖아.... 걱정마 정신 차렸어... 오빠한테 신세 안 질래... 갚을래...
s#32 종민 아파트 복도 (밤)
(잠든 세종이 업고 나오는 태섭-뒤따라 나오는 태섭모)
태섭모-조심해 가...(현관문 반쯤 연채 해 주세요)
태섭-..네... (간다)
태섭모-(지켜보고 있는)
s#33 밤거리
(태섭 세종이 업고 걸어오고 있다-세종이 문제 미라 문제 깊은 생각에 잠겨 걸어온다)
s#34 원희네 마당 (아침)
(저린 배추 채반에 건져져 싸여있고)
지숙-(소리) 어디 친구요..?
황- (소리) 고등학교요
s#35 원희 주방
(아침 먹는 식구들)
지숙-뭐 하는 사람인데요...?
지선-회계사래... 학교도 명문대 나오구 회사도 잘 된대
황- 정말 머리도 좋고 성실한 친구예요
할머니-아니 그런 사람이면 뭘 망서려 빨리 소개를 해야지..나이는..?
황- 나이는 저보다 한 살 많아요 설흔 넷이요
할머니-나이도 딱 맞구
원희-(오, 엘 기분) 그렇게 조건이 좋은 사람이면 따지는 것도 많을 것 아냐
학벌이니 집안이니... 안그러겠어...?
황- 아닙니다,... 착실한 친구라서 허황된 조건 같은 거 따지고 그러진 않습니다.
원희-그래서 지숙이 얘기는 한 거야...?
황- 예.. 진지하게 하진 않았지만 슬쩍 얘기는 했습니다
지숙-그러니까 뭐래요...?
지선-좋아하드래
황- 잘 부탁한다고 그러드라구요.. 처형 한번 만나 보실래요...?
할머니-애들 쓰는 말로 당근 만나봐야지 무슨 소리야,... 이제야 제대로 만날려나부다... 우리 지숙이가 인제 제짝을 만나려나 봐,... 회계사면 직업도 안정적이고 명문대학 나왔다니 머리는 당연히 좋을테고 황서방이 착실한 사람이라면 확실할테구 더 뭘 바래...
원희-지난 번 선 본 사람은 조건이 나빴나...? 이상한 데가 있드라잖아요
지숙-너무 착실해서 사람 숨막히게 하는 사람 아니예요...?
황- 에이 아니예요,...
할머니-그럼 빨리 서둘러,.... 만나게 해 줘... 그런 친구가 있으면 진즉 소개를 하지 왜 여태 있었어...
황- 전에는 결혼을 천천히 한다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만나 보니까 할 생각이 있드라구요
지선-언니 약속 잡아 봐...?
할머니-당연히 잡아야지 ... 어서 약속 날자 잡아라..
지숙-제부,...처음 만난 자리에서 학교 어디 나왔냐 몇 살이냐 이딴 거 묻는 거 딱 질색이니까 그러지 말라고 해 주세요
원희-그런 거 물으면 어때서...물으면 대답하면 돼지...
지숙-물을 게 그거 밖에 없어...?
할머니-이력서에도 쓰는 건데 물어보면 어때서...
원희-대학 못나와서 싫다면 그만 둬... 그만 두면 돼
(지선과 황서방 슬쩍 주고받는 눈빛이 뭐가 숨기는 게 있는)
할머니-(지선과 황서방 모습 위에 대사-소리) 그래... 학벌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면 그래야지..
지숙-아무튼 묻지 말라 그래요, 기분 나쁘니까...
황- 아 예... 그럴께요
s#36 지연 거실
준호-(소파에 앉아 전화 다이알 누르고 있다)
지연-(출근하려고 침실에서 나오며) 그럼 나 먼저 나간다...?
준호-어...
지연-이따가 연희동에서 만나
준호-알았어... 엄마 저예요... 아버지 좀 바꿔 주세요,.... 몇 시에 출발하는지 여쭤 보려구요...
지연-근데 집안의 큰 사업이라는 게 뭐야....?
준호-뭐겠냐,... 땅 사는 거지...(수화기에 대고) 예 아버지... 알았어요..예
지연-우린 유산도 없다면서 왜 자기까지 꼭 가야 돼...?
준호-(이미 수화기 놓고) 유산은 없어도 너도 우리집 남자다 이거겠지...
지연-어머 지각하겠다... 간다...?
준호-(지연 볼에 뽀뽀해 주며) 다 주 오일젠데 그 회사는 왜 토요일도 출근을 하냐...?
지연-그러게...? 안녕 (나간다)
(지연 나가고 준호 핸펀 꺼내 문자 보낸다)
준호-(마음의 소리) 하영아 오늘은 만날 수가 없겠다. 아버지랑 형님이랑 지방을 다녀와야 하거든...
(사이없이 다음 씬)
s#37 국도
(달리는 최회장 차-앞자리에 준식이 타고 뒷자리에 최회장과 준호)
최회장-준식이 너 제대로 골라 놓고 우릴 끌고 가는 거겠지....?
준식-(좀 자신 없는) 예... 군에도 다 알아 봤고 그 근처 부동산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는 정보회사에도 다 알아 봤습니다
최회장-...가보자 어디...
준호-땅 사서 뭐 하실 건데요.. ?
최회장-준식이 넌 호텔을 지으면 괜찮을 것 같다 그랬지...
준식-예...
최회장-나도 호텔이나 콘도 같은 걸 생각하고 있는데 우선 땅이 그럴만한 땅인지 가 봐야지..
준식-전 따라 가봐야 아무 소용도 없는데 전 왜 데려가세요...?
최회장-너두 최씨네 사내자식이니까...
s#38 회사 화장실
(지연 손 씻고 있고 은주 열심히 화장하고 있다)
지연-데이트 하는구나...?
은주-(기분 좋은) 네...
지연-좋겠다
은주-지연 선배도 데이트하면 되잖아요
지연-준호씨 어디 갔어...
은주-출장 가셨어요...?
지연-아니, 집안 일로 시아버님이랑 어디 좀 갔어...
종미-(들어 온) 그럼 너 일찍 들어갈 필요 없겠다,... 영화를 보든가 놀이동산이라도 가자...은주야 어때...?
지연-은주는 데이트가 있고 나도 시댁에 가야 돼...
종미-준호씨도 없다면서 뭐 하러 거긴 가...? 이뻐하지도 않는 시댁..?
지연-그래도 가야한단다...
은주-꼭 그래야 되는 거예요...? 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갈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종미-니 맘대로...?
은주-그럼 지연 선배 지금 가기 싫은데 억지로 가는 거예요...?
지연-아니,...오늘은 아니지만 싫을 때 당연히 있지,.. 그런데 감사할 때도 있으니까 손익계산은 비슷하다고 생각 해
은주-뭐가 감사해요...? 예를 들면요
지연-준호씨를 낳아 주신 거,....준호씨를 낳아 주셨으니까 내가 결혼한 거잖아,... 그리고 우리 결혼 허락해 주신 거,...우리 결혼 허락 안 해 주셨음 우리 결혼 못했을 거 아냐
종미-어유 등신 (은주에게) 시어머니한테 사람 취급도 못 받으면서 저러는 거 너무 웃기지 않냐...? 저럴 때보면 천치 같해..
지연-천치도 좋은데 내 계산법 무시하지 마,... 이지연식의 산수니까
s#39 디자인실
팀장-(자기 자리에서 디자인들 보며) 안녕 주말 잘 쉬어....
종미-퇴근 안 하세요...?
지연-(핸드백 챙기며 본다)
팀장-난 일 할래,... 어서 가.. 갈 데도 없는데 그래도 일 하는 게 남는 거 같해..
지연-팀장님... 일 중독이세요...
팀장-빨리들 가... 방해하지 말구
종미-네,.. 알겠습니다,... 시간외 근무 시키지 않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연-감사합니다... 빨리 가자, 수고하세요
s#40 대형 그릇 가게
(음)
(미라 그릇 가게에서 냄비 크기와 모양 살펴보고 고른다, 사기 공기도 두 개 국 그릇 두 개 수저도 고른다)
s#41 백화점
(음)
(미라 카트에 고추장, 된장, 간장 넣는다)
s#42 백화점 밑반찬 코너
(음)
(미라 민반찬 몇가지 자세히 보고 고른다)
s#43 최회장 집
(전경)
s#44 최회장 주방
(지연 허겁지겁 먹는)
가정부-(물컵 놓며) 배 고프셨나 봐요
지연-항상 열두시에 먹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잖아요
가정부-국 더 드릴까요..?
지연-아뇨 다 먹었어요,..국 정말 맛있어요
가정부-시장해서 그러시겠죠 뭐
지연-아니예요, 아줌마 음식솜씨는 정말 짱이예요,
선영-(들어오며) 아직도 먹어...?
지연-다 먹었어요... 아줌마 잘 먹었습니다...
가정부-차는 거실에 나가서 드세요..
선영-난 생강차 주세요,.. 아까 커피 마셨으니까
s#45 최회장 거실
(차 마시는 지연과 선영)
지연-냉강차가 맛있다... 형님 맛있네요...?
선영-동서 (소파 구석에 놓아두었던 주머니 집어온다) 내가 쓰든 건데 마음에 들면 동서 가지라구
지연-(놀라) 네...?
선영-(우월감 가지고) 난 요새 큰 핸드백 잘 안 들어.. 동서는 직장 다니는 사람이니까 큰 핸드백이 좋을 것 같아...
지연-좋구말구요,... 이거 명품이잖아요
선영-(거만하게) 당연히 명품이지.... 난 가끔 동서가 마음에 걸려,.. 둘이서 맞벌이하면서 집 사겠다구 몽땅 적금 들구 허덕거리는 거 보기 딱할 때 많아... 서방님은 더 그렇구.... 서방님이 언제 부족한 거 있게 살아보기나 했어 ? 정말 왕자님처럼 살았지...(비위가 상하게)
지연-(웃으며) 그래서 제가 오년 후에 집 사구요 그담엔 다시 왕자님처럼
만들어 줄려구 그래요...
선영-동서는 서방님이 그렇게 좋아...?
지연-네,..형님은 안 그러세요...?
선영-난 안 그래...
지연-(너무 당당한 말에 잠간 멈칫했다가) 에이 말로만 그러시는 거 알아요,...
선영-(밥맛없게) 우리는 너무 달라... 취향도 취미도 습관도...식성도
지연-저희도 딱 맞진 않아요 형님
선영-서로 사랑하잖아...그리고 우리는 결혼한 지 삼년이나 됐구 동서네는 일년 밖에 안 됐구... 남녀가 서로 사랑이 지속되는 시간은 십팔개월에서 길면 삼십개월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잖아... 그러면 우린 끝난거지..
지연-저도 그런 거 어디서 봤는데요.. 그래도 서로 사랑할 수 있대요
(효) 초인종
선영-어머님 오셨나부다
가정부-(인터폰으로 대문 열고) 사모님이세요
지연-형님 핸드백 잘 쓸께요...
선영-예쁘게 써... (일어나 현관으로 간다)
지연-(얼른 따라서 현관으로)
변여사-(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들어온다) 어유 재수 없어서 증말... (지연이 눈에 보인다)
지연-(밝게) 어머니 저 왔어요
변여사-(눈길도 안주며 소파로)
선영-어머님 왜 그러세요..? (따라가며) 어머니 무슨 기분 나쁜 일 있으셨어요...?
변여사-(거칠게 밍크 코드 벗어 던져놓고 앉으며) 아유 성질나...
지연-(위축되지 않은 채 지켜본다)
선영-(앉으며) 어머니
지연-어머니 물 가지고 올까요...?
변여사-(지연에게) 너 때문에...너 때문에 가끔 이렇게 내가 속이 뒤집어지니 어떡하면 좋겠니...응...?
지연-(??-뻥) 네...?
선영-동서 때문에 ...왜요...?
지연-(멍한 채 보고 있다)
변여사-그 놈에 모임에 나가질 말아야지.... 나가기만 하면 내가 속이 뒤집어진다니까..
선영-왜요 어머니...
변여사-모여서들 비싼 밥 먹고 사위가 어느 장관 아들이니 며느리가 어느 재벌집 딸이니 ..그렇게 할 말이 없어...?
지연-....
변여사-내가 입이나 뻥긋할 수가 있어야지... 집안이 내놓을 게 없으면 일류 대학을 나왔든가... 아니면 미스 코리아 출신이다 내놓을 게 하나는 있어야 할 거 아냐...
선영-(얼른 지연을 힐끗 본다)
지연-(속이 상해서 입술 꼭 다문다)
변여사-입을 꾹꾹 다물고 있으려니까 열불이 안 나...? 아니 없는 살림이면 가문이 짱짱하든가...
지연-...
변여사-(오, 엘) 그런 집 있잖아,... 지붕에서 비는 새도 명문가...영의정이니 우의정이니 그런 집안...
지연-(고개 떨군 채)
선영-어머니 고정하세요
변여사-아버지라는 양반은 딴 살림 차려 이혼하고.. 어쩜 가지가지니...?
그래서 그 아버지는 잘 사시니...?
지연-어머님,...죄송한대요 그만 하시면 안될까요...?
변여사-왜 내가 없는 소리 만들어 했니...? 내가 오늘 오죽 자존심이 상했으면 이러겠어
지연-...무슨 말씀하셔도 좋은데 저희 친정 얘긴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변여사-그럼 내가 나가서 느이집 때문에 얼굴 뜨겁고 속 뒤집어지는 건 괜찮니...? 지금 이 자리는 큰애하고 우리 셋 뿐이다... 난 잘난 사모님들 열명 앞에서 당했어.... 어디다 얼굴 똑바로 들고 말대답이야
지연-어머님이 무슨 말씀을 하셔도 저 우리 친정 부끄럽게 생각 안 해요,... 저희 엄마 열심히 김치장사 해서 저희들 키우셨거든요,... 나쁜 짓, 손가락질 받을 짓 안 하시면서요,...
변여사-내가 손가락질 받어,.. 내가...
지연-돈 있는 집, 권력있는 집 며느리 못 데려 오신 거 억울하신 거 저 이해해요 .. 그렇지만 저희 친정을 뭐라고 하시는 건 화나요 어머니
변여사-(오, 엘 꽥 소리지르는) 그렇잖아도 혈압 올라 들어온 사람 니가 쓰러트릴 작정이야..?
선영-(얼른) 동서 그만해..
변여사-내가 느이 친정 흉 좀 봤다...어쩔래... 어쩔거야
지연-제 흉만 봐 주세요.
선영-동서...
변여사-(악 쓰며) 너 말대꾸 끝까지 할거야...?
(떠들석하며 들어오는 최회장 소리)
선영-(당황) 어머니, 아버님 오세요.. (현관 쪽으로 가며) 아버님 다녀오셨어요...?
최회장-그래 드라이브 자알 하고 왔다... 토요일이 돼서 그런지 길이 어찌나 막히는지... 둘째 왔냐...?
선영-(얼른 지연이 어떻게 하나 본다)
지연-(애써 감정 수습하며 밝게) 네 아버님.. 다녀오셨어요..?
최회장-(소파로 오며) 모처럼 다 모였구만....
(준호, 준식이도 소파로)
준호-자기 언제 왔어...?
지연-일찍 왔어..
최회장- (변여사 본다) 얼굴이 왜 그래....?
선영-(얼른 변여사 본다)
지연-....
변여사-나갔다 왔드니 피곤해서 그래요... 나 좀 들어가서 누워야겠어요 (밍크 코트 집어들고)
최회장-나도 피곤해.... 차를 너무 오래 탔드니 힘들어....여보 여보 그거 이리 줘, 내가들고 갈게.... 피곤할 때는 지푸라기도 힘들어.. (밍크 코트 들고) 얘들아 저녁 몇 시에 먹을 거냐...
(변여사는 침실로)
선영-아버님 빨리 드시고 싶으세요...?
최회장-빨리 먹자....작은 애야 오늘도 아구찜 있냐...?
지연-(당황) 아니요 아버님.... 준비... 안 했는데...죄송해요 아버님
최회장-아니다 섭섭하긴 하다만 됐다... 저녁 준비되거든 불러라...
선영-네, 아버님...
(최회장 침실로)
준식-난 좀 씻고 내려와야겠다... (이층으로)
선영-서방님도 씻으실려면 그렇게 하세요... 동서 우린 저녁상 봐야지...
지연-네, 형님...(선영 따라가려는데)
준호-(얼른 일어나 지연의 손목을 잡는다-탁자를 한 손으로 짚고 건너편의 지연을 잡아도 좋고)
지연-(본다)
준호-무슨 일 있었어...?
지연-(얼른 손 뿌리치려는데 안된 채) 아니야아...
준호-그런데 왜 나한테 쌀쌀해
지연-내가 뭘 (뿌리치고 간다)
준호-아니면 그만이고-
s#46 최회장 침실
최회장-(누워있는 변여사 가깝게 다가앉아) 여보 당신 보약 한재 지어야겠다... 맨날 아야아야 그래도 외출 좀 했다고 이러진 않는 사람인데 말이야.... 역시 나이는 어쩔 수 없나부다...
변여사-(벌떡 일어나 앉으며) 그렇잖아도 속상해 죽겠는 사람한테 석유 끼얹니...? 나이는 왜 들먹거려...
최회장-워- 워- 당신 나이 들먹거리면 기분 나뻐..?. .. 알았어, 그런데 그렇잖아도 속상해 죽겠다는 게 무슨 소리야... 응..? 뭐 기분 나쁜 일 있었어....?
변여사-....날 속상하게 할 사람이 당신 둘째 며느리 말고 누가 있어...
s#47 밤거리
(준호 운전하는 차 안- 지연 조용히 앉아 있다)
준호-... 이지연 ..옆에 있는 여자 내 마누라 맞냐....? 꼭 남에 여자랑 탄 거 같다... 내 마누라는 좀 시끄럽거든...
지연-(갑자기 울 것처럼 소리 지른다) 나도 피곤할 때 있단 말이야...
준호-야 깜짝 놀랬잖아.... 엄마가 뭐라 그러든...?
지연-아니 (오른쪽 창밖을 향한 채) 사랑이 왜 이렇게 비싸냐...?
준호-뭐...?
지연-최준호... 자긴 너무 비싸다....
준호-(웃으며) 그럼 내가 싼 줄 알았냐...?
지연-(갑자기 준호 쪽 보며) 노래 부르자...응..? 빨리이
준호-무슨 노래...
지연-아무거나...
준호-우리 엄마가 또 뭐라고 그랬지...?
지연-(노래 부른다)
s#48 미라집 (밤)
(씽크대 위에 냄비와 주전자 있고 행주도 빨아서 널어 놓았다)
(한쪽에 태섭이 사 준 이불 깔려있고 미라 그 위에 무릎 가즈런히 세우고 그 위에 팔을 엮어 머리를 얹고 앉아 있다)
s#49 옥탑방 방 (밤)
(태섭 잠든 세종을 바라보고 앉아 있다-마음이 복잡하다)
과장-(소리) 조형사를 생각해도 그렇고 .. 어떻게 아이를 시설에 보낼 수가 있나... 그런 생각... 당연히 할 수 있어.... 그렇지만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는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네.... 자네는 결혼도 안 했고 아이를 원하는 건 아니잖아... 그렇지만 진심으로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입양시설에 보내면 그런 부모를 만날 수 있다구...
(태섭 잠든 세종의 손을 가만히 잡아본다)
s#50 지연 거실 (밤)
(준호 점퍼 벗어 소파에 던져 놓고 티비 켠다)
s#51 지연 침실 (밤)
(지연 겉옷을 벗어 옷장에 걸면서)
지연-자기야,.. 우리 포도주 한잔 하자,
s#52 지연 주방 (밤)
(식탁에 마주앉은 지연과 준호-준호가 지연에게 포도주 따라주는)
준호-우리 집에서 포도주 마시는 거 오랜만이다...
지연-난 아니야,...
준호-우리가 언제 마셨어
지연-내가 우럭 매운탕 끓이던 날,... 자기 친구들이랑 약속 있다고 안 들어온 날...
준호-(당황) 아 그 나알...
지연-(포도주병 받아 준호의 잔에 따라준다)
준호-건배하자...
지연-(잔 들어 준호의 잔에 부딪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준호 사랑해
준호-나도 사랑해...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뭐야...
지연-너무 비싸지만 사랑한단 말이야
(효) 준호 핸펀 울린다
준호-(핸펀 꺼내 본다) 성빈이야... (받는다) 어, 성빈아
성빈-(휠) 우리 지금 느이 집 갈건데 괜찮냐..? 다들 느이집에 쳐들어 가잰다
준호-(뜻밖인) 우리 집에...? 갑자기 무슨 소리야... 지금 몇신데
지연-(지켜보는)
준호-노 땡큐다... 우리 부부끼리 한잔하는 중이니까 방해하지 말아주라...
그리고 밤늦게 남에 집에 쳐들어오는 거 예의에 벗어난 짓인 거 알지....?
성빈-(휠) 넌 언제 예의 있었냐...? 예의 있는 자식이 집들이도 안 하냐...?
준호-(지연에게) 얘들이 우리집에 쳐들어오겠다는데...?
지연-정식으로 초대하겠다구 그래..
준호-(핸 펀) 지연이가 정식으로 초대하겠단다...
성빈-(휠) 이미 늦었다...
(효) 초인종 소리
지연-누구지...? (일어나 나간다)
준호-얘들아 어린이들은 빨리 집에 가서 손 닦고 자거라...?
성빈-(휠) 빨리 문 열어라...
준호-(기가막혀) 뭐...? (핸펀 끄며 일어난다)
s#53 지연 거실 (밤)
준호-(주방에서 나온다. 본다)
(이미 들어와서 서 있는 성빈과 호성-취기가 있는)
성빈-(현관에 서서) 지연씨 안녕..?...
호성-하이....
지연-어서 오세요
준호-(사이없이) 일일이에 신고해야겠다... 가택침임죄로...
성빈-맘대로 하세요..
지연-들어오세요
성빈-잠간만요 (돌아서려하는데)
하영-(들어오며) 실례합니다...
준호-(순간 굳어지는)
성빈-하영이도 왔다....
하영-(지연에게) 안녕하세요, 저도 동창이예요
지연-아, 예 어서 오세요
준호-(좀 어색하게) 어 서와라...
지연-혹시 스키장 별장
성빈-(오, 엘) 맞아요,.. 하영이네 별장 간 거였어요
준호-(걸리는)
지연-저도 가고 싶었는데 회사 때문에 못 갔어요.. 어서 들어 오세요
호성-술은 여기 이렇게 사왔다 (맥주 담은 비닐봉지 들어 보인다)
s#54 지연 주방 (밤)
(지연과 준호 친구들 세 사람 앉아서 맥주 마신다)
준호-너무 심한 것 아니냐...? 아무리 집들이를 안 했다고 초대도 안 했는데
밤늦게 이건 말이 좀 안 된다 (약간 허둥대며 물건 쓰러트린다-당황)
성빈-어어 화났다 이거냐...? 진즉 한 번 오라고 했으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지,...
지연-집이 너무 좁아서 그랬어요, 다 앉을 수가 없어서..
하영-(웃으며) 그건 핑계 같은데요...? 우리 이렇게 다 앉았잖아요,..
지연-못 온 친구들도 있잖아요,.. 두 사람이나...
호성-지연씨 우리가 미워요...?
지연-어머 아니예요,..
호성-그러면 그냥 불러요...
(다들 웃으며 적당한 에드리브)
하영-준호야
준호-..음..?
하영-화장실...
지연-(가르쳐 주려고 일어나려는 순간)
준호-어.. 이리 와...
(준호와 하영 나가고)
지연-(큰 의미는 없지만 가는 쪽 본다)
s#55 지연 거실
(효) 주방에서 적당히 떠드는 소리
(준호 목욕탕으로 가서 문 열어 준다)
준호-들어가...
하영-(얼굴 가까이 대고) 너 사는 거 보고 싶어서 내가 가자고 했어
준호-(작게) 이런 짓을 왜 해...
하영-궁금해서... (준호의 손이나 팔에 적당한 접촉을 하며 들어간다)
준호-(닫긴 문 보며 주머니에 손 찌르고 잠간 서 있다)
s#56 지연 주방 (밤)
(지연과 성빈과 호성 맥주 캔 세 개 서로 부쳐서 들고)
지연-(웃으며) 안돼요오.. 어떻게 원샷으로 마셔요
성빈-그럼 벌금 십만원
지연-싫어요
호성-(카운트 다운) 쓰리.. 투... 원
지연-(계속 웃음 띠고 빼는 엄살-마침 들어오는 준호에게) 준호씨 나 어떡해
호성-지로
(두 남자 마시고 지연도 어떡해 어떡해 하면서 마신다)
준호-(얼른 뺏어서 마신다)
성빈-야 야...
준호-(마시고) 부부는 일심동체야...
성빈-안돼요...지연씨
지연-아알았어요 (얼른 다시 준호에게서 맥주 뺏어 벌컥벌컥 마신다)
준호-이 지연-(야단치는)
s#57 컴퓨터 방 (밤)
(하영 방 둘러본다. 책상 위에 이것저것 만져 본다. 결혼사진 본다)
s#58 지연 침실 (밤)
(하영 조용히 들어온다. 침대, 옷장, 경대.. 둘러 본다. 침대 싸이드 테이블에 있는 알람시계 집어 본다)
지연-(들어온다-조금 취했다. 베실베실 웃으며) 어디 가셨나 했어요,..
하영-미안해요... 허락도 없이 들어와서.... 준호가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요
지연-(낄낄 웃으며) 별로 볼게 없는데요..? 혼수를 대단하게 해 온 게 없어서요..
하영-침대 있고 경대 있고... 옷장 있고 그러면 되는 거죠 뭐.... 우리 중에 준호가 제일 먼저 결혼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지연-(웃는다)
하영-.... 결혼 스토리 들었어요... 준호가 그러는데 지금도 지연씨를 결혼 전처럼 사랑한대요...그런데 지연씨는 모르겠대요, 물어 봐야지...
지연-그런 얘길 해요...?
하영-네,... 그 말을 듣는데 배가 아프든데요...?
지연-(웃는다)
하영-지연씨한테도 물어보고 싶은데.... 행복해요...?
지연-..네... 행복해요
하영-(미소) 또 배 아프려고 그러는데 어떡하지...?
지연-(헤헤 웃으며) 하영씨 질투심이 많은가부다...
하영-맞아요, 무지 많아요...
준호-(방문 연다) 느이 여기서 뭐해...?
지연-하영씨가 우리방 구경하고 싶대...
준호-빨리 나와....
지연-(웃으며) 우리 서방님이 나오래요...
하영-(준호 보며 묘한 미소 보낸다)
s#59 종민 아파트 앞 (아침)
(태섭이 세종의 손을 잡고 걸어오고 있다)
(아파트로 들어간다)
종민-(소리) 입양아 시설...?
s#60 종민 거실
태섭모-... 정말이야....?
태섭-......버리는 것 같아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과장님 말씀 듣고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버리는 것이 아니고..... 세종이를 저보다 더 잘 키워 줄 사람.... 진심으로 부모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보내 주는 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종민-....
태섭-..그래서 ..그렇게 하려구요...
종민-... 니가 마음은 아프겠지만... 멀리 생각하면 그게 옳을 거다,...세종이 장래를 생각한다면,...
태섭모-결혼이라도 했다면 모르지만 니가 어떻게 키워.... 지금은 지훈이든 우리든 봐 주니까 그렇지... 세종이가 있는데 시집을 오려고 하는 처녀는 쉽겠어...?...
종민-정이 들어서 떨어지기가 쉽진 않겠지만 ... 그래도 세종이를 위해서는 그러는 게 좋을 것 같다...
태섭-(고개 떨구고 힘들다)
태섭모-태섭아..... 그 동안 니가 세종이 한테 한 거.... 세종이 아빠도 고마워 할 거야...
(지훈과 세종 장난감 사들고 들어온다)
세종-(태섭에게 와서) 아저씨 형이 사줬어요
태섭-그랬어...?
지훈-(장난감 이름) 가 갖고 싶대...
태섭모-지훈이 친구들 만나러 간다더니 안가...?
지훈-지금 갈 거예요...
세종-형 어디 가...?
지훈-어
세종-나두 ..
지훈-(웃으며) 안 돼 임마...
종민-(웃으며) 인제 아무 데나 다 따라갈려구 해...? 녀석...
태섭-세종아.. 우리도 갈까...?
세종-(좋아서) 네
태섭모-왜 점심 먹고 가야지....
s#61 롯데 월드
(세종이와 할 수 있는 놀이나 구경)
(재미있는 놀이)
(애뜻하고 예쁜 그림)
(여러가지를 보여 주세요)
s#62 지연 주방
(지연 커피포트에서 잔에 커피 따르고 있고)
지연-(큰소리) 준호씨.... 커피 마실래....? (큰소리로) 자기야...커피 줘...?
s#63 지연 거실
준호-(소파에서 리모콘 이리저리 돌리며) 어 줘.... (옆에 있는 어제 벗어 놓은 점퍼 집어서 주머니에 손 넣는데 종이 쪽지가 있다. 꺼내 본다)
하영-(소리) 준호야 드라이브 가고 싶어. 우리 둘 만 알고 있는 거기 가자
준호-(놀라고 긴장하며 얼른 주방 쪽 신경 가는데서)
s#64 지연 아파트 주차장
(준호 급하게 차로 가는 모습 위에)
하영-(소리) 빨리 와,... 기다리고 있을게...
(출발하는 준호에서)
엔딩
엔딩
.행복한여자↲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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