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10
파스타 10부.
씬1. 작은 병실 (밤)
최현욱 (본다) 너...
유경 (본다)
최현욱 너, 니가 죽고 못 사는 파스타가 좋냐, 내가 좋냐?
유경 (표정,) 쉡.
최현욱 너, 선인장이 좋냐, 내가 좋냐?
유경 (표정,) 쉡.
최현욱 너 그럼 선인장이 좋냐, 파스타가 좋냐?
유경 (표정, 발그레) 쉡.
최현욱 (말을 말자. 돌아눕는다) 생각 쫌 하고 대답해?!
뜸 좀 들이고 대답해 여자가!!
유경 또 여자가 여자가! ,. (에이, 자기도 돌아눕는다)
시계, 12시가 되간다.
유경, 잠 들어 있고.
최현욱, 천천히 돌아눕는다.
유경을 보고 누워있다.
최현욱의 손끝이 유경의 손 끝에 닿을 락 말 락 한다.
최현욱, 유경의 손 끝에 손가락을 댔다 뗬다 한다.
유경, 선 잠에서 깨 눈 뜨려고 하자
눈 감아버리는 최현욱.
유경도, 자기 손 끝에 닿을 듯 말 듯한 남자의 손 끝 본다.
누운 최현욱 얼마간 보다 다시 돌아누우려는데,
유경의 손 끝을 꽉 잡는 최현욱의 손에서.
돌아보는 유경의 모습.
유경을 보는 최현욱의 눈빛.
유경 (당황) ,.쉡,.
최현욱 ,.손 참, 못 생겼다..
유경 (본다)
최현욱 ,.하긴, 요리사들 손, 다 못 생겼지.
씬2. 동네 병원 외경 (밤)
고즈넉하다.
왈 왈 동네개가 짖는다.
씬3. 동- 병실 (밤)
천장보고 누운 둘.
최현욱 (양쪽 팔 머리 뒤로 밴 채) 겁 안나냐 너는?
유경 뭐가요?
최현욱 (천장 보고) 니가 나 좋아하는 거 주방 사람들이 알면 어
쩌려고 그래?
유경 (한쪽손으로 머리 높이 괴고, 최현욱 쪽으로)
최현욱 니가 나 편애하는거 티 얼마나 나는 줄 알아?
유경 티 안냈는데?
최현욱 (본다) 티 다 난다.
유경 다른 사람들은 몰라요?
최현욱 (표정)
유경 거 때매 못해요?
최현욱 한 직장에서 누구 편애하고 그럼 안됀다.
똑같이 사랑해야지.
유경 (표정) 편애 할거에요.
최현욱 아주 이제 대놓고. (한심)
유경 (표정)
최현욱 원래 편애는 선생님이 반 학생중에 특별히 누구 더 이뻐
하는게 편애야.
학생이 선생님 감히 편애 할 수 없다.
유경 (일어나 앉는다)
최현욱 (돌아 눕는다)
유경 다 맞은거 같은데, 주사 이거 왜 안빼주지? 간호사 언니
불러오께요.
최현욱 둬 그냥. 때 되면 오겠지.
유경 (일어서 가까이 최현욱 얼굴 앞으로 코 닿을듯) 학생이
랑,
최현욱 (아 깜짝야)
유경 더 있고 싶어요 선생님?
최현욱 내꺼는 남았잖아-?
유경 (링거 본다, 그렇다) 남았네.
최현욱 다 맞았으면 너 먼저 가든지.
유경 (..)
최현욱 (시선 안 주고 있는데, 들리는. 유경E) 불 끄까요?
최현욱 불은 왜 꺼??
유경 (스위치에 서)
최현욱 불 끄고 뭐할라고?!
유경 저 가고나면, 쪼금이라도 편하게 주무시라고요.
최현욱 (표정)
유경 끄지마요?
최현욱 (승질) 꺼! (돌아눕고)
유경 (끈다. 나간다)
최현욱 (문 닫히는 소리) 저렇게 둔해가지고 편애는 개뿔.
씬4. 복도 (밤)
유경, 링거대 끌고 간호사 스테이션 쪽으로 걸어간다.
씬5. 동-스테이션 (밤)
텅 빈 간호사 스테이션.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유경, 스테이션 앞에 주욱 놓인 의자들에 앉아 기다린다.
노란 조명 아래, 밤이라 고즈넉한 분위기.
플래시백> # 방금 전.
최현욱 ,.손 참, 못 생겼다..
최현욱 ,.하긴, 요리사들 손, 다 못 생겼지.
혼자 히 웃고 앉았는데.
들어서는 김 산.
김 산 다 맞았어?
유경 (빤히 본다) 뭐하러 와요?
김 산 (옆에 앉는다)
유경 아까 돈 내주고 갔으면 됬지.
김 산 요리사님은 나한테 돈 얘기 빼면 할 얘기 없냐?
유경 사장님이랑 그럼 돈 얘기 말고 뭐, 할 얘기가 있나요?
김 산 칫.
유경 (아..하품한다)
김 산 (하품하는 양 본다)
유경 (자기 보는 김 산 본다. 하품 한번 더 나온다)
김 산 하품을 쩍 쩍 입도 안 가리고 아주 그냥.
유경 (머리도 벅 벅)
김 산 (웃고 만다) 참 나..
유경 (화상자국에 붙여논 테이프 보며)
김 산 물 대면 안되는거 아냐?
유경 물 안대고 주방서 어떻게 일을해요?
김 산 보조 있잖아. 보조한테 다 시켜.
유경 (한심하게 본다)
김 산 왜?
유경 보조가 있어두, 보조가 내 보존가? 선배들 보조지?
그리고, 만만한게 보조에요? 보조가 얼마 바쁜데?!
제일 할 일 많은게 보조에요?
김 산 보조 떼도 그럼 달라진게 하나도 없네?
유경 아직 누구한테 뭐 시키는게 어색하긴 해요. (히.)
김 산 (웃고)
유경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김 산 (본다) 응.
유경 (빤히 본다) 왜 그러고 살아요?
김 산 내가 뭐?
유경 사장님 주변은 다 쫌 이상해?
김 산 글쎄 뭐가?
유경 오세영씨하곤 연인사이에요 친구사이에요?
김 산 연인이다(가) 친구다 지금은.
유경 왜요?
김 산 딴 남자한테 관심있대.
유경 (본다)
김 산 난 다른 여자가 좋고.
유경 아..(끄덕 끄덕) 딴 남자 누구요?
김 산 (표정) 모르는 사람.
유경 (친한 척) 딴 여자 누구?
김 산 (머뭇) 어?
유경 (친한 척, 자기 어깨로 김 산 어깨 툭) 딴 여자 누구?
최현욱 (도 링거대 끌고 나오다 딱 이모습 본다)
김 산 (유경과 시선 부딪는다)
유경 (김 산 가까이서 호기심, 대답 기다린다)
-조금 떨어져서
최현욱 저 자식이 근데, (중얼) 아무한테나.
김 산 (유경과 시선)
유경 그 여자도 손님 좋아해?
김 산 어? (본다) 글쎄,
유경 글쎄?
최현욱의 시선. 둘이 딱 어깨대고 앉아 사이좋게 보인다.
가던 길 (화장실) 간다.
유경 짝사랑 이구나? (ㅋ 좋아한다)
김 산 내가 짝사랑인게 좋아 그렇게?
유경 비슷하잖아요 나랑.
김 산 누군데?
유경 에? (저도 모르게 나온 고백이다)
아, 그(게) 아니에요.
김 산 (보고)
유경 (시선 피한다)
김 산 짝사랑 하는 사람끼리 동병상련 하자 가끔씩?
유경 (생각한다)
김 산 가끔씩?
최현욱 (끔. 헛기침. 다가와선다)
둘 (나란히 최현욱 본다) !
김 산 쉐프도 어디 안 좋아요?
최현욱 (대꾸 않고) 너는 간호사 부르러 간다드니,
날 샐래 여기서?
김 산 (자기 옆 자리 앉는 줄 알고, 살짝 비켜 유경옆에 더 바
짝 붙어 앉으면)
최현욱 (유경 옆에 턱 앉는다)
둘 사이에 낑겨앉은 유경.
최현욱 사장이 직원들 다칠때마다 이러고 밤까지 있어주고.
모두한테 그런가? 아님, 서유경만 편애하는 건가?
유경 (힛. 최현욱 본다)
김 산 편애로 보입니까?
최현욱 (빤히) 예.
유경 편애는 무슨.
김 산 편애 맞습니다.
최현욱 (김 산 본다)
유경 (표정)
김 산 (최현욱 본다)
유경 (어색한데,. 마침) 어 간호사님 왔다. (벌떡 일어나면)
최현욱 (꾹 눌러 앉힌다) 아직 남았다 주사.
유경 예 쉡.
최현욱 (김 산 보고) 왜요?
김 산 예? 그야 내가 손님일 때부터 손님한테 아주 잘했으니까.
손님한테 잘하는 직원 이뿌지 않습니까?
유경 (가운데서) (..)
최현욱 (아.. 비아냥 섞여있다)
김 산 쉐프.
최현욱 (보고)
김 산 주방이 언제까지 이러고 전쟁터여야 합니까?
최현욱 (눈빛 달라진다) 내 탓입니까?
김 산 그럼 세영이 탓입니까?
유경 (표정)
김 산 두 사람 다의 탓이 크죠. 근데,
최현욱 (앞만 보고)
김 산 이태리선 어땠는지 몰라도 제가 보아온 세영이는 늘 쫓
기듯이, 열심히
파스타하고 연애하고 살았습니다. 누군가를 향해서.
최현욱 그 얘기 왜 나한테 하는데?
김 산 두 사람이 좀 잘 지내면 안되나. 내 식당을 위해서도?
최현욱 (듣고)
유경 (표정)
김 산 두 사람 많이 닮아있고, 비슷해. 잘 어울린다고.
비슷하니까 싸우고, 닮아서 으르렁대는 거요.
좋은 파트너이자 맞수로 보여.
최현욱 닭싸움 시키듯이 붙여놀땐 언제고, 이제와서 잘 지내라
네. 하 참,
(일어서고) 가자!
유경 (표정)
최현욱 간호사님 우리 이거 좀 빼줘요.
김 산 (도 일어선다) 세영이의 진가를 왜 당신만 못 알아보는
지,
왜 일부러 안 보려고 하는지, 답답해.
최현욱 (마주선다) 사장
김 산 (표정)
최현욱 님.
유경 (긴장해 보고)
최현욱 쉐프가 둘인채로 주방에 평화가 올 거라고 믿는거야 지
금? 순진하게?
김 산 (표정)
최현욱 본처에 첩까지 주방에 들이고 집안이 조용할 거라고 기
대하는 거야 지
금?
김 산 (표정 굳는다)
최현욱 (팽팽한 시선)
유경 (불안) 그,만 가요 쉐프.
(김 산 민다) 가요 사장님,. (최현욱 잡아끈다) 가자 쉐엡..
두 남자 사이에 끼어 있는 유경모습.
씬8. 도로 (밤)
달리는 차 안. 생각에 잠긴 김산.
씬9. 병원-스테이션 (밤)
최현욱 너.
유경 (돌아본다)
최현욱 나는 내 주방 식구한테 누가, 나보다 더 잘 해주는 것도
싫고,
누가, 나보다 더 구박하는 것도 싫다.
유경 뒤에 것만 싫어해도 되는데.
최현욱 (본다)
유경 쉐프보다 우리를 더 구박하는 사람은 없어요?
최현욱 (끔) 잘해줘도 내가 더 잘해줄꺼야.
유경 !
최현욱 구박도 내가 더 할거고.
유경 (표정. 헷갈리다가, 히 웃는다)
최현욱 왜?
유경 좋아서요.
최현욱 구박도 더 한다니까?
유경 (다가선다) 어떻게 잘 해줄 건데요?
최현욱 구박도 더 한다니까?
유경 아 글쎄 어떻게 잘 해줄 건데요?
최현욱 너는 어떻게 너 좋은 소리만 듣냐?
유경 사장님보다 내일부터 나한테 더 잘해준다 그소리잖아
요.
그죠 쉡? (히)
최현욱 (빤히 본다)
유경 사장님보다 잘해주기 진 짜 힘든데?
최현욱 (정색) 니가 어떻게 알어?
유경 (혼자 웃는다) 거 쉡하고 안 어울리는데?
최현욱 봤어?
유경 !! (표정에서)
씬10. 라스페라 건물 외경 (아침)
맑고 화창한 아침 분위기.
네모, 설대표 나와 플랭카드 건다.
끝을 잡고 둘, 신경전 벌이며 매다는 것 ‘‘홍합 스페셜 데이..’
씬12. 주방 (아침)
산처럼 쌓여있는 홍합들.
은수, 유경, 바닥에 주저앉아 거의 홍합에 파묻힐 분위기로 밑작
업 중이다.
유경, 찬물에 손을 담그고, 쇠수세미로 홍합 껍질에 붙은 수염과
이물을 박 박 문질
러 제거하고 있다. 둘 계속 다듬어가며
은수 (입 나와) 홍합 스페셜, 새우 스페셜 이런 거 쫌 안했으
면.
유경 (화상 반창고에 물 닿을때마다 쓰려온다) 홍합, 낙지, 꽃
게, 송이, 랍스
터, 한우, 치킨, 전복 스페셜까지 쭈욱 한번 해야 보조 1년
이 간다.
은수 그걸 세 번이나 했단말야 누나는?! (끔찍하다)
오세영 (앞에 와 선다)
유경 (본다)
오세영 (쪼그려 앉는다. 유경의 손 상처 살피고는) 자꾸 물 닿으
면 안 좋은데,.
유경 괜찮아요. (슥슥 서둘러 쇠수세미질)
오세영, 생각있는 듯 나가고.
-최현욱 들어온다.
은수, 유경 하는양 본다.
유경 (최현욱이다) !
최현욱 (하는 양보며) 요것들 봐라. 누가 철수세미로 닦으래?
은수 바빠가지고 다들 수세미로 하던데.
최현욱 (표정)
유경 (홍합 집으며) 이거 이렇게 두 개로 닦으면 한참 걸릴텐
데...
최현욱 이마.
은수 (쩝. 손으로 이마 깐다)
유경 (웃어보인다) 저두요?
최현욱 (당연하다) 너는 왜 예왼데?
유경 (쩝. 손으로 이마 깐다)
최현욱 (은수 딱밤. 유경 더 쎈 딱밤) 쥐방울 만한 것들이 따박
따박 말대꾸나
하고.
둘 (이마 아파 죽는다)
최현욱 (빤히 본다) 야 이렇게 하면 위생상 얼마나 안좋은 줄 알
아?
유경 (본다) 완전 새 수세미로 닦아요. 그래서...
은수 알맹이만 먹어요. 사람들은.
최현욱 손님들한테 컴플레인 들어오면 너희가 책임질래? 어?
이마
(유경 다시 딱밤, 은수 다시 딱밤)
둘 (식.. 주저앉아서)
씬13. 휴게실 (아침)
남자들, 일 시작 전, 느슨하다.
민승재 (의자에 다리받침대 펴고 허리 돌리기 하려는데)
정호남 (발로 밀며) 비켜봐 좀 (자기가 척 앉아 허리 돌리며)
남자는 이렇게 평상시에도 허리운동을 해야..
정호남 이리저리 움직이는 발에 이지훈 차인다.
이지훈 에헤- 좀 나가면 하시죠?
정호남 그러니까 얼른 나가라구.
이지훈 (투덜, 혼잣말) 잘못하고도 사과할줄을 몰라, 매너가.
정호남 다 들리거든?!
분위기 험악한데, 출입문 열린다.
오세영 서있다.
남자들, 마치 바리케이트 치듯, 자기 자리에 떡 버티고 서서 오세
영 마주본다.
오세영 넘버2, 넘버3, 넘버4 빼놓고, 나머지는 얼른 옷 갈아입
고 나와요.
해당자들 (표정)
민승재 왜요? 조회까진 아직 시간 남았는데?!
오세영 오늘 밑작업 해야할 홍합이 평소 열배에요.
유경 은수 둘이서 다 할 수도 없고, 또 유경씬 손 다쳐서
속도가
느린데. 다 같이 하죠?
필립 재료 밑작업은 원래 막내들 일 아닙니까?
선우덕 막내들한텐 밑작업 하는 것도 다 실습이고 교육입니다.
오세영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건, 막내들 교육생각하는 속 깊은
선배들이 아니
라 일하기 싫어서 핑계대는 노땅들 모습인데요?
일동 !!
정호남 우리가 막내일땐 그 보다 더한 것도 다 했습니다.
이지훈 (싸울땐 언제고 정호남 편) 맞습니다. 그리고 ‘경험’상
이럴 때 빡세게
해봐야 요령이 트는 겁니다.
한상식 요령 트면 담부터 더 잘 하구요.
오세영 (표정)
금석호 주방의 서열이나 군기가 구태의연해보여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조직엔 조직의 룰이 있는데,
그 룰을 무시하면 쉐프라고 해도 곤란합니다.
민승재 (깐죽) 이런 조직문화를 잘 모르시나? 걱정되네..
오세영 (침착하게) 여러분이 걱정할건 내가 주방에 적응하냐 못
하냐가 아니라
저 아래 산처럼 쌓여있는 홍합이에요. 여러분은 내 걱정
에 장사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인데, (정호남 보며) 정호남씨.
정호남 (본다)
오세영 같이 하죠 왠만하면?
정호남 (움찔, 하지만, 주변 요리사들 눈치 본다)
씬14. 복도 (아침)
최현욱, 주방에서 휴게실로 오는 중이다.
씬15. 휴게실 (아침)
정호남 (주위 눈치 살피다, 다 지편이다. 겁 안난다.)
시, 싫습니다! 저, 아침 운동할 시간입니다. (다시 허리 돌
리는)
이지훈 (의자 돌려주기까지 하며) 그럼요. 하세요 하세요 편안
~ 하게.
오세영 (표정)
최현욱, 들어온다. 분위기 보고.
최현욱 뭐야?
선우덕 아무 일 아닙니다.
최현욱 (오세영 본다)
오세영 (앞만 본다)
최현욱 (민승재, 한상식, 이지훈 찍으며) 너, 너, 너.
내려가서 홍합 밑작업 같이 해.
일동 (표정)
최현욱 왜 그래 표정이. 내가 무슨 사형선고 내렸냐?
이지훈 (오세영 앞이다. 곤란하다) 쉡. 막내들 하는 밑작업에 저
희까지
해야 할 필요가..
정호남 (이제는 완벽한 한 편) 예 쉡. 주방은 서열과 그에 따른
군기가
있는 곳 아닙니까!
최현욱 말 잘했다. 주방에서 서열은 곧 법이다. 즉 쉐프가 법이
다.
오세영 (표정)
최현욱 군기빠진 쉐키들처럼 엉덩이 늘어뜨리고 어슬렁대지 말
고 0.1초내로
튀어 내려가서 홍합 30분 이내 처리한다. 주방의 군기와
서열은
니들같이 게으른 놈들 일 시켜먹으라고 있는거지, 쉐프 말
에 토달라고
있는거 아니거든? (정호남보고) 너.
정호남 (긴장. 조신하게 다리 내린다) 예.
최현욱 일어서.
정호남 (냉큼)
최현욱 너까지 포함 4명 내려간다. 실시!
4명 (이왕 이렇게 된거, 오세영 보란듯) 예, 쉐프!
정호남, 민승재, 한상식, 이지훈. 번개같이 내려간다.
눈앞에서 이 꼴을 본 오세영.
최현욱 (오세영의 그런 표정 읽는다)
오세영 (참담하다)
씬16. 복도 (아침)
주방으로 가는 와중
정호남 (억울) 아니 왜 나만 잡어?!! 둘다?!!
씬17. 휴게실 밖 (아침)
나오면서
최현욱 각오 했어야지 이정도는? (앞서 가고)
오세영 (남아서)
씬18. 홀
테이블 마다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홍합 스페셜 요리들 보인다.
설사장, 네모, 홀직원들, 물 흐르듯 여유있게 써빙해 간다.
씬19. 주방 (런치)
정신없는 런치 상황.
금석호 오븐에서 홍합 오븐구이 꺼내든다.
정호남의 냄비 안에서 홍합찜이 후끈 버얼겋게 익어간다.
민승재의 프라이팬 안에서 지글지글 커다란 관자(홍합 아닌)가 익
어간다.
오세영의 프라이팬에선 세가지맛 라비올리가.
선우덕의 프라이팬에서 쩍 쩍 입 벌어지는, 토마토소스 버무려진
홍합들.
필립의 프라이팬에서 크림소스를 뒤집어쓰고 하얗게 익어가는 홍
합살들.
이지훈의 홍합 리조또 지글지글 익어가는 와중이다.
서유경의 프라이팬에선 모시조개가 굴러다닌다.
그림위로
최현욱, 주문지 뽑아들어 외친다.
최현욱 테이블 넘버9. 해산물 토마토파스타 둘. 립이 들어가-
필립 예 쉐프.
최현욱 테이블 넘버12. 끼타라 파스타 하나, 먹물 토르텔로니
둘.
새우 그린 리조또 하나. 덕이, 지훈이, 호남이.
해당자 예! 쉐프!
최현욱 테이블 넘버23, 병아리콩 숩 셋, (한상식. 예 쉡!) 봉골
레 셋.
서유경 들어가.
서유경 (듣기좋게) 예 쉡.
최현욱 (표정 굳는다) 봉골레 셋. 서유경 들어가.
서유경 (그제사 정신 차리고) 예 쉡.
새 프라이팬 내리고, 모시조개 찾는데. 통에 다 떨어진 모시조개.
서둘러 냉장실쪽으로.
최현욱, 유경 그 모습 본다.
씬20. 냉장실
유경, 들어와 모시조개 통에 담고 있는데
최현욱 들어와 선다.
최현욱 (유경 뒤에 가만 선다)
유경 (모시조개 다 담고 돌아서다 헉)
최현욱 (굳은 표정) 너.
유경 (표정)
최현욱 (문쪽 돌아보고, 유경 본다. 손짓)
유경 ?
최현욱 (냉동실로 들어가라는 손짓)
유경 (알아듣고 들어간다)
-냉동실. 허연 서리 펄펄 나온다.
최현욱 (따라 들어와 선다)
유경 (어 추워. 모시조개 통 든채)
최현욱 (모시조개 통 빼앗아 자기가 든다)
너 자꾸 실실 웃어대면 니 입 막을 줄 알어.
유경 에? ,.예 쉡. (그래도 새나오는 실 실)
최현욱 (다가선다. 코 닿을 듯)
유경 (주춤) 아이 이거는 제 힘으로 안되는 겁니다 쉡.
구박만 아니고 잘해주기도 한다니까 자꾸.(실 실)
그래두 입이 귀까지 가려는 거 간신히 참는겁니다 쉡.
최현욱 (코 닿을 듯)
유경 (최현욱 숨소리까지 들린다) 딴엔 애씁니다,. 쉡.
최현욱 (해감 잘못되 벌어진 모시조개로, 실실 미소가 새는 유
경의 위아래 입술
을 꽉 집는다)
유경 으,(아프다)
최현욱 (소리도 못 새어나오게 더 꽉)
유경 (아프다)
(조개에 입술 잡힌 채, 보고) !
최현욱 주방에서 연애하다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유경 (잡힌 채 끄덕) !
최현욱 해고까지 했는데, 내가 뭐가 되니?
유경 (잡힌 채 끄덕) !!
씬21. 주방
선우덕, 야채스탁(야채육수) 프라이팬에 넣으려는데
오세영 육수 담당이죠?
선우덕라인 (일제히 시선)
선우덕 예 쉡.
오세영 (야채 육수통 본다) 치킨 육수가 진한데, 야채 육수를 쓰
네요?
선우덕 파스타에는 치킨 육수보다는
오세영 (0L) 파스타라인은 준비시간에 모이세요.
선우덕라인 (긴장하고)
금석호라인 (자기일들 하면서 호기심)
씬22. 냉장,냉동실
최현욱 저 밖에 소도둑놈 같은 자식들한테 걸리는 날엔, 라스페
라가 아니라,
쪽팔려서 이 지구를 떠나야 된다 니 쉐프는.
유경 (시무룩)
최현욱 (조개 뗀다)
유경 (아픈 입술 만진다)
최현욱 (본다) 아퍼?
유경 아닙니다 쉡.
최현욱 (빤히 입술을 본다)
유경 (시선)
최현욱 에이 어디 한구석 이뿐데가 없어? 손도 그렇고.
(식 나가고)
유경 (표정 일그러진다)
(중얼) ,.저러면서, 대체 언제 잘 해준다는 거야?
문 닫고 나가는 최현욱 뒷모습.
천천히 냉장실 동그란 유리가에 선다. 유경, 냉장실 동그란 유리
안에서
다른 요리사들과 열심히 일하는 최현욱을 지켜본다.
유경 (호 입김 분다. 하얗게 유리에 생기는 김. 유경 뒷모습.
뭔가 그린다)
얼른 나가고.
서둘러 일하고.
냉장실 유리에 하얗게 손가락으로 그려진 물고기 두 마리.
씬23. 라스페라 입구
김 강, 차 세우고
계단 올라간다. 아이들타임 팻말 걸린다.
네모 인사 받으며, 들어간다.
씬24. 주방 (아이들 타임)
유경, 바닥에 육수통 내려놓는다.
얼마 안 남은 야채 육수통이다.
오세영 육수통 앞에 서있고. 선우덕,필립,이지훈 팽팽하게 맞서있
다.
(-정호남,민승재,한상식 뭔일인가 궁금해서 다른 일 하는것 처럼
슬그머니
들어와서 구경한다)
오세영 당장 저녁시간부터 이 야채 육수 대신 ‘치킨 육수’ 쓰려
고 하는데,
파스타와 리조또 용으로 맑게 한 종류 더 만들죠.
(선우덕) 그쪽이 육수 담당이니까 저녁까지 준비해줘요.
선우덕 이제껏 문제없이 야채육수를 써왔는데, 갑자기 이러면
곤란합니다!
오세영 야채 육수는 깔끔한 맛이 장점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은 감칠맛을
더 좋아해요.
필립 야채만으로도 단맛은 충분히 나옵니다!!
오세영 야채에서 우러난 단맛과 고기에서 우러난 단맛을 달라
요.
야채는 시큼털털한 단맛이고, 닭고기는 고소한 단맛이죠.
이지훈 오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요.
그런 이유로 굳이 새로운 육수를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
습니다!!!
오세영 (남자들 노려본다)
세남자 (지지않고)
유경 (조심스레) 저기, 남은 육수도 얼마 안되고, 빨리 육수를
만들지 않으면
저녁에 장사, (하는데)
오세영 (야채 스탁통 번쩍 든다)
유경 !!
일동 (표정) ??
오세영 (얼마 안남은 야채 육수 개수대에 붓는다. 빈 스탁통 선
우덕 발아래
조용히 내려놓는다)
일동 (놀라) !!!!
김 강, 고개 드민다.
오세영 이제 만들어야 하는 이유 생긴거죠?
파스타용 치킨 육수 10리터 만들어요. 그쪽이 (선우덕) 직
접.
선우덕 (자존심 상해 얼굴 일그러진다) 지금 저희들 눈앞에서
피같은 육수를
버리셨습니까?
필립 (앞치마 벗는다) 육수 다 떨어졌으니 오늘 장사 그만 하
자는 거죠?
쉡 저 먼저 들어갑니다.
유경 (말린다) 왜 이러세요 선배?!!
김 강 아니 저기!? (나가는 필립 보다, 오세영 보다)
이지훈 (흥분. 같이 앞치마 벗으며) 저도 들어갑니다!
일찍 끝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청! (나간다)
유경 이러지들 마세요..
선우덕 (발 아래 스탁통 집어 오세영 앞에 놓고) 맑은 치킨 스탁
은 쉡이 직접
만드십시오. 저는 만들 줄 모릅니다. (나간다)
유경 (선우덕 마저) 선배!!
국내파 (기막혀 입 벌리고 구경)
김 강 E) 세영아!!
오세영 (표정에서)
유경 (표정) !!!!
씬26. 1-2층 계단
계단 올라오는 오세영, 김 강.
설대표 성급하게 뒤따라 올라온다.
설대표 절대로, 절대로 호락호락 물러나시면 안됩니다.
김 산 (내려오다가) 무슨 일이야?
오세영 (멈추지 않고 올라가고)
설대표 (오세영 옆에 착 붙어서) 이태리파 저것들이 지금 일부
러 저러는 거라
구요. 말씀만 하세요. 제가 도울게 있으면 무엇이든 돕겠
습니다.
저것들 기세에 눌리시면 안됩니다.
김 강 아우 쫌 정신사나워요. (저리 가라는)
김 산 (걱정어린 표정, 올려다 본다)
씬27. 쉐프룸. 선우덕 차 안.
최현욱, 통화중이다.
유경, 한켠에 서있다.
최현욱 어디야 니들?
선우덕 엔간히 해야 참고 버티죠! 쉐프가 정해논 육수를 바꾸라
니요 그게말이
됩니까?
이지훈 (옆에서 선우덕 전화기 뺏어) 이게 다 선배를 위한 거라
구요!
선배를 위해서 우리가 반항하는 겁니다!! 아 쉡 쫌, 어뜨
케 좀 해봐요
미치겠어 우린 오세영이 밑에서 일 못한다니까요?!!!
최현욱 이 쉐끼들이. 당장 안 들어와!!!
유경 (자기가 놀래 움찔)
최현욱 어디 영업도 안 끝났는데, 앞치마 벗어던지고 뛰쳐나가
뛰쳐나가길?!
어- (수화기 너머 계속 반항하는지) 니들 저녁시간까지
안 들어오면
(한 호흡) 죽는다.
유경 (헉.?!!)
최현욱 (0L) 들와 당장!!! (꽝 부서지는 전화기)
유경 (침 꿀떡. 안절부절, 허겁지겁 나간다)
씬28. 라스페라 밖. 차 안.
선우덕의 차, 요란하게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걸 본다.
유경, 죽어라 달려간다.
유경 선배-! 선배들!!! (포기않고 쫓아가고)
이태리3 (사이드미러로 쫓아오는 유경 모습 본다)
이지훈 형. 쟤도 데리고 가자.
선우덕 왜?
이지훈 파스타라인 싹 다 자리 비워야 오세영이 골탕을 먹어도
제대로 먹지!
필립 그러자 형.
선우덕 (고민하다)
끽. 급정거하는 선우덕의 차.
유경, 쫓아가다 말고 자기도 멈춘다.
유경 ? (헉 헉 숨 넘어간다)
씬29. 쉐프룸
벌컥 쉐프룸 문 열고 들어오는 오세영.
최현욱, 도 흥분해 서있다 돌아본다.
최현욱 (표정 바뀐다) 이제 시작이야.
오세영 제 발로 들어왔다고. 제 발로 나가길 바라고 있는거야
지금?
나 그렇게 못해. 나 그렇게 안해.
최현욱 그럼 정면 돌파해.
(여유있다) 자신없으면, 이 주방서 나가든지.
오세영 (표정)
둘 양보없이 본다.
씬30. 옥상
국내파들 삐딱하게들 서있지만,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민승재 오세영이 우리 군기잡고 길들이겠다는 거야.
원래 쉐프들이 주방에 첨오면 육수부터 잡는 거잖아.
한상식 육수는 모든 요리의 베이스고,
자기식대로 하겠다는 선전포고지.
금석호 육수 즉 스탁을 뺏기면 모든 걸 뺏기는 거나 마찬가지
다.
정은수 (귀퉁이에서) 아,.
정호남 쉐프빽이 있으니까, 이태리파 녀석들 반항을 해도 쎄게
나옵니다요 씨.
정은수 (시계 본다. 침이 마른다)
긴장감에 휩싸이는 라스페라.
씬31. 사장실
김강, 잠시도 안 서있고 왔다갔다 서성인다.
김 강 저녁때 파스타 예약만 300인분이라며?
거 누가 다하냐?!
김 산 (소파에 꿈쩍않고 앉아있다)
김 강 걔들 아주 작정하고 세영이한테 덤비든데?
아니, 그렇게 안 봤는데 왜그러니 필, 걔들?!
김 산 (표정 심상치 않다)
설대표 (한자리 끼어 앉아있다가) 저녁시간 전까지 무단 조퇴
한 이태리파가 돌
아오지 않으면 저녁타임에 난리가 날 것은 불보듯 뻔하
고.
오쉐프님 혼자 그 많은 파스타 주문을 감당해 내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산아.
김 산 잠깐 시위하는 거겠지. 돌아올거야.
설대표 (속 터진다) 그 미역줄기같이 미끄덩거리는 놈들 믿다
니! 안되 산아!?!
김 산 (불안하긴 하다)
설대표 (조심스레) ,.저,.기..
김산,상 (시선) !
설대표 (마른침 한번 꿀떡 삼키는데서)
씬32. 주방
텅 빈 주방.
성큼 성큼 들어와 쉐프의 테이블 앞에 서는 최현욱.
벽에 붙은 시계에 시선준다. 디너 타임이 다가와 간다.
은수만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일어선다.
최현욱 너 혼자야?
은수 예 쉡.
최현욱 서 유경은?
은수 파스타 선배들이랑 같이 나갔는데요.
최현욱 (표정 달라진다) 뭐야?
씬33. 고수부지 (어스름)
차 안. 한강다리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넷. 옹기종기 차안에 앉아있다.
이지훈 근데 우리 어디 가있냐 형?
유경 (슬그머니) 가실데도 없으면서 이러고 가출하신 거에요?
선우덕,필립 (앞자리서, 대꾸않고)
이지훈 육수에서 밀리면 앞으로 무조건 오세영의 방식에 따라
야 해.
어떡허든 오세영이 제발로 나가게 만들자!
유경 선배님들 아무리 그래두 이건 아닌거 같애요.
돌아가요 우리-
선우덕 너 파스타 라인 아니야?
유경 (그래두..)
울리는 전화벨,
일동 누군가 싶은데, 유경의 것이다.
유경, 쉐프 이름 뜨는 것 보고. 문 열고 차 밖으로 나간다.
강쪽으로 가 선다. 핸드폰 열자마자
최현욱 너 뭐하는 놈이야-?!!!
유경 (귀청 떨어질 뻔)
이태리3 (차 앞 창으로 유경의 모습 본다)
유경 (미치겠다) 쉡-
(뒤 눈치 봐가며)
최현욱 니들 파스타들 저녁전까지 안 들어오면 다신 나하고 일
못 할 줄 알
아!!
유경 저?!저도요?!!!
최현욱 너는 파스타라인 아니야?!!
유경 (기다) 그래두, 아니 저기, (뒤 선배들 돌아보고, 안절부
절)
최현욱 너. 세놈 다 끌고 들어오지 못하면, 어제 한 말 취소다.
유경 (헉?!!!) 어제 한 말 뭐요?
최현욱 (툭. 끊긴다)
유경 (울상. 미치겠다) 모, 뭐한게 있다고, 내 입은 틀어막고.
자기는, 한 입가꼬 두말하냐?! ,.쉐엡-..
유경, 뒤돌아 본다.
춥기도 춥다. 그냥 뛰쳐나온 요리사복 차림.
초조한 저녁이 다가온다.
씬34. 분식집
아주 빨갛게 매운 떡볶이 먹던 해직여자3인방.
희주. 전화 받는다.
설대표 (F. 다짜고짜) 바뻐?!
희주 (느릿) 바뿔 리가 있습니까 우리가?
미희,찬희 ?
희주 (믿기지 않는다) 지,금요?
미희,찬희 ?
희주 (한 대 맞은 표정. 핸드폰 끊는다)
미희 왜 그래 언니?
찬희 왜 누군데-?
희주 (벌떡 자리서 일어난다) 고만 먹어. 일어나! 일어나 당
장!!!
둘 왜 언니-?!!
희주 (벌써 달려나가고)
씬35. 사장실
설대표, 전화기 얌전히 내려놓는다.
설대표 뒤로 김 산 서있다.
김산, 무거운 표정이고.
설대표, 시익,. 긴장되긴 마찬가지다.
씬36. 주방
화구에 불, 이글이글 거친 화력을 내 뿜는다.
혼자 야채육수 만드느라 정신없는 오세영.
정은수, 열심히 바지런히 도와주고 있다.
씬37. 라스페라 입구 (저녁)
마침내 바뀌는 아이들타임 팻말.
씬38. 고수부지 (저녁)
차 안.
유경 제발 돌아가요. 선배~
셋 (꿈쩍않고)
유경 쉐프님이 선배들 다 안모시고 오면 저 죽인다고 그랬어
요.
(울상) 쉐프가 선배들 다 모시고 돌아오지 않으면
저 죽인댔습니다.
저 좀 살려주십시오.
셋 (꿈쩍않고)
이때 울리는 유경 핸드폰.
유경 (보도 않고) 쉐픕니다 또!! 간다고 합니다 저?!
(받는데, 표정 바뀐다) 언니.
희주 F) 우리 라스페라서 오래서 가는 중인데, 주방에 요리사
들 도망갔니?
유경 !!!!!!!!
이태리셋 (유경 본다) ?
유경 (사색이 되 이태리3본다)
씬39. 홀 (저녁)
들어차기 시작하는 손님들.
네모, 설대표, 홀 직원들, 메뉴판 건내기 시작한다.
살어름 판 같은 분위기.
설대표, 자꾸 입구 현관쪽에 시선을 준다.
기다리는 듯.
씬39. 도로1 (저녁)
서둘러 운전해 가는 희주의 차.
미희, 찬희, 옷 매무새 단정하게 다듬고 야무진 입매.
씬40. 도로2 (저녁)
더 서둘러 운전해가는 선우덕의 차.
유경, 뒷자리 기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이태리3의 자세 달라졌
다.
바짝 침이 마른다.
필립 아니 한끼 저녁식사 조퇴 좀 햇다고 지금?! 다른 요리사
들을 불렀단말
야?! 그새?!!
이지훈 (울상) 조퇴고 뭐고, 이러다 짤리게 생겼는데?!!
유경 (침이 바짝 마른다. 서둘러 최현욱의 핸드폰 눌러보는
데)
씬41. 쉐프룸 (저녁)
텅 빈 쉐프룸.
책상위에 올려진 최현욱의 핸드폰 혼자 울린다.
유경 이름 뜨지만,. 혼자 울린다.
씬42. 주방 (저녁)
최현욱, 쉐프 테이블로 들어와 선다.
금석호 라인도 긴장해 선다.
텅 빈 파스타라인. 오세영만 달랑 서있다.
최현욱, 심기 불편한게 고대로 드러난다.
어김없이 밀려나오는 첫 주문지.
폭풍전야같은 긴장속에 거칠게 주문지 뽑아드는 최현욱.
최현욱 테이블 넘버6.
<세가지맛 파스타> 둘, 조개소스 끼타라 파스타 하나, 바
질 페스토 둘.
일동 (그 어느때보다 크게) 예! 쉐프!
최현욱 테이블 넘버19.
연어 카르토치오, 오븐 농어구이, 양갈비 포트와인 소스
각기 하나씩.
일동 예! 쉐프!!
일사분란 움직이기 시작하고.
-점점 밀려내려오는 주문지들 보이고.
최현욱까지 파스타 라인 스토브에 서 두 프라이팬씩 흔든다.
오세영도 파스타 라인 스토브에서 두 프라이팬씩 흔든다.
혼신의 힘을 다해 흔드는 두 쉐프.
씬43. 라스페라 현관 입구 (저녁)
벌컥 1층 입구 문 열고 들어오는 희주3인방.
설대표, 기다렸단 듯, 서둘러 서둘러 하며 데리고 홀 가로지른다.
씬44. 지하 주차장 입구 (저녁)
거칠게 세워지는 선우덕의 차.
엉망으로 주차해놓고, 날듯이 뛰어가는 이태리3인방, 유경.
씬45. 주방 (저녁)
늘어진 주문지가 바닥까지 주욱 주욱 늘어지고 밟히는 전쟁터.
김 산, 초조하게 서있다가 들어서는 요리사들 본다.
마침내 들어서는 설대표,희주3인방.
동시에 들어오는 이태리3, 유경.
이태리3,유경 쉡-
최현욱 (흔들다 말고. 시선) !오세영 (흔들다 말고. 시선) !
일동 (정신없다. 시선) !
정적.
씬46. 홀 (저녁)
홀 역시 긴장된 가운데, 네모 접시들 나르다 안하던 실수까지 한
다.
바닥에 쨍하고 떨어져 깨지는 접시들.
씬47. 주방 (저녁)
설대표 (먼저 나선다) 아무래도 디너가 빵꾸날 거 같애서, 내,아
니 (옆에 김산)
우리가 좀 S0S 쳤어요 쉡-(김산, 그렇다는 표정) 비상이
라 도와주러 왔
는데, 고맙지 않아요?!
최현욱 (프라이팬 놓고, 쉐프의 테이블로 가 선다) ..
선우덕 잘못했습니다 쉡.
이지훈 빨리 준비하고 합류하겠습니다.
유경 (적응 안된다) 언,니들..
해직여3 (매섭게 양보없이 유경 보고)
최현욱 (말없다. 조용히 바닥에 밟히고 있는 주문지들 하나 하
나 집어든다.
들어온 사람들 발 툭 툭 쳐가며 하나씩 주워든다) ..
유경 주문 받겠습니다 쉡 (자기 자리로 가려는데)
최현욱 (막아선다) 어딜 들와?
유경 (당황) ,.쉡?!
오세영 (표정)
김 산 (표정)
최현욱 (해직여자 3인방 앞에 선다)
해직여3 (끔. 최현욱 본다)
최현욱 오랜만이네.
희주 (어렵게 웃어보이고)
최현욱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 참.
해직여3 (슬슬 불안해진다)
최현욱 (시선은 팽팽하게 계속 해직여3을 향한채) 니들 들오지
마라 아주.
그냥 짐싸서 이태리로 돌아가.
이태리3 !!!! (놀래) 쉡!!!
최현욱 (해직여3에게) 위치로.
유경 ?!!
해직여3 (슬그머니 번지는 미소)
일동 (당황한 표정에서)
최현욱 너두 나가.
유경 (당황) 쉡,.
설대표 (시익. 해냈다)
씬48. 라스페라 현관 밖 (저녁)
설대표에게 밀려나는 선우덕, 필립, 이지훈, 그리고 유경.
넷 표정, 믿기지 않는다.
이지훈 아니 우리한테 쉡이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 형?!!
선우덕,필립 (굳은 표정)
유경 (표정)
씬49. 주방 (저녁)
파스타라인. 오세영을 위시해서 희주3인방까지, 여자로 꽉찼다.
그 앞의 금석호 라인. 오랜만에 희주네 보니 반갑기도 하고, 서먹
하기도 하고.
최현욱. 쉐프의 테이블에 서서 좌여자라인, 우남자라인 본다.
최현욱 (희주3인방에게) 잘, 부탁한다.
3인방 (표정)
뽑아드는 주문지.
최현욱 (뽑는다) 테이블 3번. 세가지 맛 파스타 둘.
테이블 5번 세가지 맛 파스타 넷. 합이 여섯. 쿠스쿠스샐러
드 하나.
테이블 12번. 봉골레 파스타 둘. 연어 까르토치오 하나.
테이블 7번. 오늘의 추천세트 셋. 들어가.
일동 예! 쉐프!!
제각기 자기 일 찾아 시작하는데, 희주3인방,만 벙-해있다.
최현욱 (희주찍는다) 거기!
희주 (깜짝)
최현욱 너, 봉골레. (미희찍는다) 너, 추천세트 토마토소스해산
물링귀니.
(찬희찍는다) 너, 세가지맛 파스타 어시스턴트.
3인 (이제야 할 일 확실해지고, 자신도 모르게) 예, 쉐프!
설레는 마음으로 그릴에 불 올리고. 프라이팬 내리는 희주와 미희.
냉동실 달려가 라비올리 꺼내오는 찬희.
몇 년간의 땀이 배었던 곳이다. 금방 적응하는 세 사람.
프라이팬 돌리는 손목에 힘이 넘친다.
- 희주, 조심스럽게 쉐프의 테이블에 봉골레 접시 내려놓는다.
최현욱, 맛본다. 긴장하는 희주.
최현욱 (인상 찌푸리며) 다시!
희주 (철렁하는데)
최현욱 해감이 덜됐쟎아! 정은수 너 죽을래?!
정은수 (차려자세) 죄, 죄송합니다. (냉장실로 튀어 들어간다)
최현욱 조개 새거로, 다시!
희주 (다행이다, 자기 실수 아니다) 예 쉡!
- 해산물 링귀니 가져오는 미희.
공교롭게 맞은편에서 정호남이 연어 까르토치오 가져온다.
최현욱 가운데 두고 쉐프의 테이블에 마주 선 미희와 호남.
최현욱 (링귀니 맛본다) 통과. (홀로 내보낸다)
미희 (아싸!)
최현욱 (까르토치오 접시 본다. 가니쉬로 올린 허브 잎에 누런
얼룩발견)
이게 뭐야?! 이파리 쓴거 또 쓰고 또 쓰는 주방이냐 여기
가?!
정호남 (얼른 새거 교체하며) 죄송합니다!!
최현욱 애인 눈물로 살아남은거 취소하까? 둘이 자리 바꾸까?
미희 (이젠 싫지않다)
정호남 아닙니다! 잘하겠습니다 쉡!!
미희 (표정)
- 라비올리 삶아 오세영에게 보이는 찬희.
김 모락모락 오르는 라비올리 꼼꼼히 보는 오세영.
오세영 (프라이팬에 넣으며) 잘했어요. 냉동라비올리 삶기 쉽
지 않은데
찬희 감사합니다!
최현욱 (주문지 읽는다) 세가지맛 파스타 합이 열! 테이블 6번
닭고기 브로콜리
를 넣은 깔라브레제 파스타 둘. 매콤한 해산물 스튜 하나.
테이블 8번
참치 조개 소스 끼타라 파스타 하나, 사프란 리조또 하나,
양송이와
시금치로 속을 채운 농어구이 하나!
다함께 (희주3인방까지 ‘힘찬’ 목소리로) 예!!! 쉐프!!!!
리듬 흐트러지지 않고 평상시와 같이 돌아가는 주방 모습.
씬50. 라스페라 현관 밖 계단 (밤)
처량하게 서있는 넷. (유경까지)
네모, 나와 유경에게 귀마개 갖다준다.
유경 잘 돌아가?
네모 (쩝. 끄덕)
이지훈 진짜?! 우리 없이두?
네모 (마뜩찮다. 들어가고)
넷, 오들 오들 떨며 서있다. 코 빠져있다.
씬51. 유경 반점 (밤)
유식, 학교에서 막 돌아온 듯. 독상으로 저녁먹는다.
유경부, 짬뽕 손님 앞에 같이 앉아 소주 나눠 마신다.
손님 (얼큰히 취했다) 유식이 너 임마, 의사 되면 느이 아부지
호강시켜드려야 한다?
유식 (늘상 듣는 말. 꾸벅)
유경부 (좋으면서도) 호강은 무슨. 호강 바라고 자식키우나.
손님 유경이는 여전해?
유경부 얼른 시집이나 보내야지 원.
에미가 없어서, 어디서 중신도 안들어오고 큰 일이야.
손님 유식아! 너 의사 선배 없어?
느이 누나 좀 소개시켜 줘-
유식 (피식 웃고 만다)
유경부 주제에 무슨 의사씩이나!
(소주 마시고) 아무래도 일하는 데서 단단히 못된 눔을 만
나거 같어.
칼잡고 불다루는 놈들 성깔이 보통 아닌데..
손님 (껄껄) 성깔, 거야 애비 밑에서 단련이 됬겄지.
유경부 (소주 마저 털어넣는다) 그래서 더 큰 일이지.
고약한 놈 만나도 겁을 안낼까봐.
씬54. 라스페라 건물 외경 (밤)
네모, 깍듯하게 배웅하고, 마지막 손님 나간다.
잠시후.
최현욱, 현관 유리문 열고 길다란 반죽밀대 붕 붕 흔들면서 나온
다.
쭈뼛 유경, 최현욱 앞으로 다가와 선다.
최현욱 (유경 본다)
유경 (최현욱의 밀대 본다)
최현욱 (계단에 걸터 앉는다)
유경 (벌 서듯 서있고)
최현욱 앉어.
유경 (..) 예 쉡. (옆에 앉는다)
최현욱 나가서 잘 놀고 왔냐?
유경 제가 쉡하고 똑같은 줄 아십니까?
최현욱 (빤히 본다)
유경 잘 못 했습니다 쉡.
최현욱 이 눔자식들은 어디갔냐?
유경 (주차장쪽) 저기 차에, 불러올까요?
최현욱 됬다, 너부터 혼나고.
유경 (..)
최현욱 오늘 니들 제대로 사고쳤다.
유경 예 쉡.
최현욱 (밀대에 남은 밀가루 훅 분다)
유경 (머뭇) 이제 우리 어떡하실 거에요?
최현욱 어떡해주까?
유경 (본다)
최현욱 너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께.
유경 좋은 것도 아니고, 무슨 벌을 받는 사람 해달라는데로
다 해준다 인심
씁니까?
최현욱 저 놈(이태리3) 들은 일단 엎드려 뻗쳐 시킬거고, 이걸
로 두들려 패줄거
고. 또 나도 한번 뛰쳐나갔다 들왔으니 나도 나한테 벌주
는 의미에서
한달간 주방 청소, 화장실 청소 같이 할거다.
유경 저는요?
최현욱 너는?
유경 제가 받을 벌 제가 택하는게 쉡이 말하는 잘 해준다는 그
겁니까?
최현욱 (빤히 본다)
유경 잘 못햇습니다.
최현욱 (시선 거두고) 아주 오늘 니들덕에 제대로 쪽팔린다.
유경 (안다)
최현욱 저녁 한 끼 와서 잘-해줬는데, 언니들 보기 무섭다 솔직
히.
유경 (히)
최현욱 웃어?
유경 (입 다문다)
최현욱 아까 주문서 외는데, 언니들이 프라이팬 들고 칼들고 나
한테 덤빌까봐
긴장했다 너도 없고.
유경 (또 히_)
최현욱 웃음이 나와?
유경 (입 꾹) 그냥 진심으로 오늘 저녁 도와줘서 고맙다 그러
십시오.
왜 똑같이 돌아왔는데, 언니들 택하셨습니까?
최현욱 저놈들은 제발로 나갔고, 언니들은 나한테 밀려나갔잖
냐.
근데도 와서 한끼 도와주는게 어디 쉬워?
이 주방을 진짜 좋아하는 무서운 언니들이다.
유경 (옆 모습 빤히 본다)
최현욱 (유경 본다) 코는 왜이렇게 빨개?
유경 에? (코 만진다) 밖에 계속, 추,.워서..
최현욱 (빤히 본다)
유경 (보고)
최현욱 (일어서 주차장쪽으로) 코도 못 생겼다. 에이.
유경 (쩝)
등 뒤.
해직녀3인방, 안쪽 문가에서 마주보고 앉은 유경-현욱 봐왔다.
심상챦은 눈빛으로 보고 서있다.
그녀들의 등 뒤를 다시 톡 톡 두들기는 사람.
돌아보면 김 산이다.
해직여3 (수줍게 웃어보인다)
김 산 오늘 일부러 와서 도와줬는데, (밖에 최현욱,유경 보인
다)
술 한잔 사겠습니다.
희주 (희색) 정말요?
설대표 (김 산뒤에서) 아 그럼 그럼. 오늘 세사람 아니었으면 난
리날 뻔 했는
데, 당연히 사장님이 사야지. 사야지.
미희,찬희 (기대를 품고)
김 산 (밖에 두 사람에게 시선)
쉐프하고 유경씨도 같이 데리고 오세요.
설대표 (좋다 만다) 에?
김 산 (의미심장, 두사람 등 보고) 오늘 한번 터놓고 제대로 망
가져 보자 선
배. (시선에서)
씬55. 사장실 (밤)
오세영, 김 강 앉아있다.
김 강 고생했어 오늘.
오세영 저때매 벌어진 일인데요.
김 강 아니 무슨 사내새끼들이 속 좁게 반항이야? 반항이? (하
고 있는데)
똑 똑 노크소리.
문 열리고.
이태리3인방 서있다.
오세영 (보고)
이태리3 (오세영본다)
김 강 (속 썩인 주범들이다. 예전같지 않다) 들어와요.
이태리3 (꿈쩍않고 서있으면)
김 강 (툭) 왜?
오세영 (일어선다)
김 강 (도 일어서 3인방에게 다가간다) 왜 왔냐니까?
선우덕 (오세영에게) 저희하고 술 한잔 하시죠.
오세영 ! (선우덕,필립,이지훈 본다)
셋 (탐탁챦은 표정이다)
오세영 (희미한 미소) 의왼데요?
이지훈 최쉡이 저희한테 내린 벌입니다.
김 강 !
여전히 팽팽한 오세영-이태리3 표정에서.
씬56. 단란주점 (밤)
넓고 밝은 느낌의 룸.
푸짐하게 놓인양주, 맥주, 안주들. 술잔들.
적당히 취한 해직녀3인방 앞에 나가 흥겹게 춤추고 노래한다.
작정하고 엄청나게 논다 세여자.
먼저 복직을 위해 김 산에게 잘 보이고 싶은 느낌의 한 곡.
최현욱에 대한 격렬한 한풀이 송 느낌의 한 곡.
가운데 김 산-유경-최현욱 순으로 앉아있다.
눈동자 멈추고, 한 풀듯 노래하고 춤추는 언니들 나란히 앉아본
다.
셋 비슷한 표정이다.
씬57. 라스페라 지하주차장 (밤)
금석호 차 들어온다.
국내파, 연습할 재료 사들고 돌아왔다.
정호남 (둘러본다. 텅 비었다) 조용- 하네. 다 갔나부다.
민승재 어디 좋은데 갔으려나? 사장님이 사는건데.
한상식 누나들 오랜만에 보니까 좋더라.
옛날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그 때가 좋았는데.
정호남 (한숨) 과거는 흘러갔다 상식아.
금석호 들어가자.
다같이 네.
재료 들고 들어간다.
씬58. 일식주점 (밤)
가운데 주방있는 일식주점.
기역자로 꺽여 넷(이태리3인방과 오세영) 앉아있다.
술 들어갔어도 팽팽하다 넷.
오세영 (하나씩 술 따라 준다)
이태리3 (한잔씩 받고 약속이나 한듯 원샷)
이지훈 (빈 잔 탁 내려놓는다) 그리고
오세영 쉐프가 따라주는 술을 끝까지 거부하지 말고 다 마
시랍니다. 최
쉡이.
오세영 받았으면 줘야죠?
셋 (차례로 한잔씩 따라준다)
오세영 (차례로 한잔씩 얌전히 술잔 비운다)
선우덕 최쉡의 레시피만 따릅니다 우리는.
오세영 그럼 내일도 내가 시키는 육수는 만들지 않겠다?
필립 주방을 떠나지 않고 싸울겁니다.
이지훈 반항을 해도 주방에서 하고, 전쟁을 해도 주방에서 할
겁니다.
오늘 우리 생각이 짧았습니다.
오세영 (표정. 웃는다) 어떡허든 내발로 이 주방서 나가게 만들
겠다?
셋 (대꾸 않고)
오세영 (꿋꿋이) 내 육수는 왜 해보지도 않고 거부할 생각부터
합니까?
한번 만들어보고, 여러분이 이건 아니다 인정 할 수 없다
그러면
내가 깨끗이 접을께요. 자신없어요?
셋 (표정)
오세영 내가 주는 술을 끝까지 거부하지 말고 마시는게, 최쉡
이 명한 벌이라니,
(자기 빈잔 든다) 어디 누가 끝까지 살아남나 해보자구요.
(한잔씩 어디
따라 보라는)
셋 (차례로 한잔씩 따라주고)
오세영 (꼿꼿하게 한잔씩 싹 다 비워가는 모습에서)
씬59. 단란주점 (밤)
노래 끝나고, 3인방 자리로 오고.
화면상 김 산, 최현욱, 꺽여서 유경, 희주, 찬희, 미희 순.
희주 내주방에 여자는 없다드니 여자가 둘씩이나 됩니다?
최현욱 (끔. 올것이 왔다)
희주 그래 오늘 좌여자 우남자 거느리고 지휘해 본 소감이?
최현욱 뭐 할, 만 합디다. (딴청)
희주 합디다? (웃는다)
장족의 발전이네. (미희,찬희 현욱 보고)
유경 (긴장한다) 언니.
희주 두 다리 뻗고 밤에 잠은 오든가요?
하루아침에 여자셋을 엄동설한 식당밖으로 내몰고?
유경 언니들 저기
희주 (묵직한 팔로 유경 뒤로 젖힌다) 넌 빠져이.
유경 (뒤로 확 제껴지고)
희주 올 겨울 무지 춥습디다. 3한 4온도 개뿔이고, 왠눔의 눈
은 그렇게 많이
오는지,. (하소연) 전,에는 눈오믄 좋다고 누가 시키지 않
아도
레스토랑 앞에 이쁘게 눈사람도 여럿 만들고., 이글루도
만들어 초
도 그안에 넣고, 손님들도 좋고, 우리도 설레고,.그랬는
데,.
요리사들 손재주 좋아서 눈사람도 얼마 잘 만드는 줄 알아
요? 근데,.
실업자되서 눈이 며칠이고 쌓일듯이 내리니까, 눈이 설레
는게 아니라
짜증나고 화나고 이런거 왜 내리나 하늘이 원망됩디다.
최현욱 (표정)
다들 (표정)
희주 (웃어보이며) 미안하죠 솔직히? 우리도 뭐 다 잘했단거
아닌데,
고맙죠 오늘은?
최현욱 (끔.)
유경 (분위기 보고) 언니, 쉐프님도 아까
최현욱 입 다물어.
유경 쉐프님이 아까 오늘 언니들 와준거
최현욱 입 다물어.
유경 (입 다문다)
최현욱 계속 해보지.
희주 단도직입 물어도 됩니까?
최현욱 아 뭐든.
희주 오세영 쉐프야 그렇다치고. 유경인 왜 남아있는데?
유경 (표정)
김 산 (표정)
최현욱 (표정)
희주 (툭 던진다) 둘이 사겨?
일동 !!!!
최현욱 (싱긋. 희주 노려보고)
희주 (지지않고 보고) 둘이 사귀는 날엔 어떻게 되는지 알지?
최현욱 모르는데?
희주 서유경. 둘이 사겨?
유경 (일그러진다)
김 산 (보고)
희주 둘이 사귀는 그 순간, 둘은 제일먼저 우리앞에 와서 이실
직고하고
라스페라 주방 떠나야 하는거 알지?
미희 왜 대답 못해요? 거때매 짤린 내 앞에서?!
찬희 거때매 관둔 우리 앞에서?!
김 산 (끼어든다) 뭔가 오해가 있었던 모양인데,
이 두사람 사귀지 않아요. 제가 압니다.
일동 !!!!
해직여3 (동시에) 어떻게요?
유경 (표정)
최현욱 (표정)
김 산 주방에서 연애하면 안된다는 게 우리 쉐프의 룰이고.
전 그 룰에 반기를 들 생각은 없습니다. 쉐프.
최현욱 (본다)
김 산 쉐프의 룰은 반드시 지킬거죠?
최현욱 (대답않고 있는데)
유경 (벌떡) 저기.
최현욱 (한쪽 팔로 유경 민다)
유경 (뒤로 확 제껴진다) 아뇨, 저도 할 말 있습니다.
왜 말을 못하게 해요 나는? 나두 입 있고 할 말 있다구요?
최현욱 (표정)!!
언니들 !!
희주 해 봐. 뭔데? 그래 니 입으로 말해봐 그럼.
유경 (다시 벌떡. 좌중 본다)
일동 (시선)
유경 언니들 복직 좀 시켜주십시오.
김산,최현욱 !!
해직여3 (표정)
유경 당장은 주방 인원이 꽉 차 있지만, 케이터링 써비스도 부
활시키고,
쉐프도 두 분이나 되는데, 작은 주방 하나 더 있지않습니
까 라스페라는.
그곳에서 매출을 늘릴 아침메뉴를 개발해서 간단한 파스
타로 여기 빌딩
주변 직장인들 꼬시면 어떨까 싶은데요?
일동 (벙)
유경 쉡. 언니들 오늘 실력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해직여3 (눈 반짝)
최현욱 뭐?
유경 잘 했죠 언니들 오늘?
최현욱 (입 다물고)
유경 잘한거 인정?
최현욱 (좌중 시선 의식) 잘한 건 모르겠고.
해직여3 (쩝)
최현욱 는거는 인,정.
해직여3 (.. 배시시)
유경 (도 배시시)
최현욱 (끔. ..끔)
일동 (자꾸 끔 끔 대는 최현욱 빤히 본다)
최현욱 (표정)
씬60. 주방 (밤)
화구 위에서 부글부글 끓는 두 개의 육수냄비.
하나는 한우양지머리로 끓인, ‘고기’ 위주의 육수이고,
하나는 사골과 잡뼈로 끓인, ‘뼈’ 위주의 육수이다.
금석호 오늘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민승재 (거품 거둬내며) 하루 종일 육수 때문에 전쟁 치렀는데,
그 육수 덕을 보네요?
금석호 육수는 모든 요리의 베이스야! 우리 메뉴에 한우육수를
적절히
사용하면 가산점을 얻을 수 있을거야.
정호남 이태리들끼리 지지든 볶든 엎어지든 메치든
우리야 거기서 뭐라도 하나 건지면 장땡인거 아냐?
한상식 맞아. 내가 알아보니까, 쉡, 오세영 쉡, 이태리애들 있
던 요리학교가
이태리서 젤 최고래.
민승재 그럼 다들 싸가지긴 해도 요리 하나는 제대로 배웠겠다?
정호남 (표정) 그렇겠네.
금석호 (프라이팬 꺼내, ‘고기’육수 한 국자 넣고, 소스만들기
시작한다)
호남아, 그릴!
정호남 예? 예! (나뭇잎 무늬 선명한 한우 부채살 그릴에 올려
놓는다)
민승재 (보며) 부채살이라더니 진짜 부채모양이네.
금석호 그리고 한우 어떤 부위가 나올지 모르니까 고급부위는
이제 됐고
내일부터 짜투리 살이나 비계같은 싼부위까지 연습하자.
거기가 함정일지 몰라. 한우라 싸도 맛있다.
다같이 예, 부주.
금석호 좋아! 호남이 다 됬니?
정호남 예! (접시에 잘 구어진 부채살 담아 낸다)
금석호 (김 모락 오르는 소스, 부채살에 뿌린다. 먹음직스럽다)
정호남 저, 부주.
금석호 왜?
정호남 우리도, 이태리가면, 이왕 가는거니까, 최고로 좋은데
가야겠죠?
금석호 그렇지.
정호남 그럼, 우리, 이태리파 애들, (꿀꺽) 후배, 되, 는건데...
나머지 (표정)
정호남 (쭈뼛) 두, 번째로 좋은데 가죠? 걔들 후배되느니..
금석호 정신차려! 건 1등 한 뒤에 걱정하고!
다음꺼 그릴! (새 후라이팬에 새 소스 만들기 시작한다)
정호남 (뜨끔) 네에. (다시 고기 굽는다)
민승재, 한상식도 다시 요리에 집중한다.
열심히 하는 국내파 모습.
씬61. 라스페라 전경 (밤)
어둠 속에도 여전히 보이는 ‘홍합스페셜 데이’ 프랭카드.
씬62. 주방. 복도 (밤)
텅 빈 주방.
은수 혼자 남아 홍합 무덤에서 낑낑 홍합 다듬는다.
입이 찢어지게 하품 쩌억한다.
도저히 안되겠다.
정은수 (탁 홍합 껍데기 던진다) 난 홍합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
워.
일어나 주방을 빠져 휴게실쪽 복도로 나간다.
씬63. 주방 (밤)
은수가 하다 말고 간 홍합 무더기 흔적.
유경, 들어와 홍합 무더기쪽으로 온다.
외투 벗고, 작업대 위에 앞치마 두르고 철푸덕 주저앉아 홍합 다듬
기 시작한다.
유경 (홍합 껍데기에 관자 칼로 후비는데 잘 안떨어진다) 아..
(헛 나이프질)
(씨.. 누가 이기나 관자 껍데기하고 씨름하고 있는데)
입구로 들어서는 최현욱.
유경, 관자에만 시선. 들어오는 거 모른다.
유경 옆으로 와 쪼그려 앉는다.
유경 (그제사 최현욱 본다. 방향 틀어 돌아앉는다)
최현욱 은수 이 눔자식은 또 어디 도망가고, 혼자야?
유경 (대꾸도 않는다)
최현욱 니가 쉐프야?
유경 (관자하고 씨름)
최현욱 니가 뭔데 복직 시키라 마라야?
유경 말도 못해요?
최현욱 너는 말만 하고 언니들한테 점수 따 좋겄다.
유경 (관자하고 낑낑)
최현욱 (답답한듯, 홍합 나꿔챈다) 자 자 이렇게, 이렇게,
유경 (쑥 뗘지는 관자. 눈 반짝인다) 오?
최현욱 (몇 개 더) 자 이렇게. 이렇게. 유경 (좋아한다)
오?.. 쉡은 별걸 다 잘 하네?
최현욱 별 걸 다가 아니고, 나, 니 선배들 다 잘해.
다 너 같은 시절 그냥 건너뛴 줄 아냐?
유경 (자기도 해보며, 배시시) 예 쉡. (잘 뗘진다. 배시시)
최현욱 (한심한 듯, 일어나 쉐프 테이블에 걸터앉는다)
유경 (일어나 수북하게 알몸 드러낸 홍합 대야 안고 냉장실
로. 왔다 갔다
몇 번을 움직인다.)
씬64. 휴게실 (밤)
의자에 누어있던 은수, 일어나 앉는다.
벽시계 본다.
아 씨.. 졸린눈, 산발된 머리로, 마저 하려고 담요 걷는다.
씬63. 주방 (밤)
유경 (자기 보는 최현욱 시선 느낀다) 왜요 뭐 또 시킬거 있어
요?
최현욱 다 했어?
유경 아직요. 다시 왜 온건데요?
최현욱 (대답 않고)
유경 (수건 찾아 최현욱쪽으로. 쉐프 테이블에 사뿐 엉덩이 올
리고 저도 앉는
다. 물기 닦는다)
나란히 스토브쪽 등돌리고 앉은 둘.
최현욱 (킁. 그러고보니 술냄새 난다) 병원도 빼먹었지 너?
유경 오늘 그럴정신이 있었나요 모.
최현욱 으이 술 냄새. 여자가.
유경 (두 손으로 양쪽 귀 가린다)
최현욱 흉 진다는데, 내 말은 안들어도 의사말은 들어얄 거 아
냐?
유경 (귀 막은채 발 구른다)
최현욱 (그제사 귀 막은거 본다) 너 지금, 안 떼 귀마개?!
유경 (안 뗀다, 앞만 본다) 말끝마다 여자가 여자가 안 들을래
요 이제.
듣기 싫어요. 쉐프 말.
최현욱 (이게 근데?!)
유경 (꿈쩍않고)
최현욱 (귀마개 하고있는 유경 앞에 선다)
유경 (안 들을려고 더 꾹 귀마개. 손에 힘준다)
최현욱 (빤히 본다. 씨익 웃는다) 나 너한테 할말있는데. 안들으
면 후회할텐 데...
유경 (뭐라는가?)
최현욱 나는 두 번은 못한다 이말.
유경 (어렴풋, 손에 힘 빼고)?
최현욱 너는 손도 못 생기고.
유경 (에이 그럼 그렇지. 한쪽 손뗀다)
최현욱 입도 별로고.
유경 (포기했다. 다른 손도 뗀다) 알아요 나도.
최현욱 코도 이상해.
유경 (..)
최현욱 술 먹어 그런가,.한 군덴 이뻐보이네.
유경 ,.어디요?
최현욱 (본다)
유경 (솔깃)
최현욱 (유경의 눈에 살짝 뽀뽀해준다) 여기.
유경 (정지)
최현욱 눈 짝짝이 아니니까, (오른쪽 눈에도 뽀뽀해준다) 여기.
유경 !!!!!!!!!!!!!! (입이, 표정이 얼었다)
최현욱 (표정) 야 붕어, 너 내 도마위에서 내려가면 죽.는.다.
유경 !!!!!!!!!
최현욱 임마. 정신차려. 나도 너 좋다구..
유경 !!!!!!!!! 주방에서두요? (놀란) 주방인데.
최현욱 어...
유경 그러다 들키면 어떡해요?
최현욱 안 걸리며 되지. 몰래하면 된다.
유경 (좋은)
- 서로 마주보며 멋쩍은 듯 웃는 두 사람.
- 저만치서 어쩌다 이 광경 본 정은수의 더 놀란 눈동자.
정은수 (구석 벽으로 몸을 튼다. 멍) 이거 꿈인가? ,.꿈인
가?!
좋아도, 믿기지 않는, 유경의 표정에서.
10부 끝.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