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흑기사 10

  

어릴 때 너 좋아해서 상처받았고

 

너를 위해서 돈을 벌었고

 

나 지금 너 때문에 여기 돌아와 있어

 

믿어도 돼

 

나 만나면서

 

나 만나면서 세상에 믿어도 되는 남자가 있다는 거

 

배워

 

[로맨틱한 음악]

 

잘 자

 

사랑해

 

{수호} 사랑해

 

해라야

 

행복하다

 

[잔잔한 음악]

 

(곤이) 우와

 

서울에 이런 데가 남아있다니

 

놀랍네

 

술 취했나 봐

 

그 말을 몇 번이나 해요?

 

아니, 이 어떻게...

 

남성복, 여성복을 동시에 하시죠?

 

그 얘기도 아까 했는데

 

천재니까요

 

시간도 아주 많았고

 

아, 그럼 저도 한 벌 해주세요

 

하는 거 봐서요

 

일어나요

 

5분만

 

이 사람 보기보다 술이 약하네

 

최지훈 씨는 어떻게 아세요?

 

정해라 씨를 통해서 알았어요

 

저, 정해라?

 

그러니까 내가 아는 사람의 남친이

 

이 사람이었어요

 

내 친구 중에도 정해라가 있는데

 

걔는 여행사 다니거든요

 

정해라를 아세요?

 

[코믹한 느낌의 효과음]

 

최지훈 씨가

 

해라 남자친구였다고요?

 

[경쾌한 음악]

 

너 어제 몇 시에 들어왔어?

 

- 1시 반... - 1시 40...

 

뭐 좋은 일이라도 있나 봐?

 

- 아뇨 - 아니야

 

[불길한 느낌의 음악]

 

[경쾌한 음악]

 

해라야, 가자

 

가는 길에 데려다 줄게

 

어, 잠깐만

 

- 정해라 - 어

 

본부장 때문에 열받지 말고

 

- 조급해하지 말고 - 응

 

회의 시간에 박수받은 것만으로도 존재감 인정받은 거야

 

그치, 상담 전화도 즐겁게 하고

 

진상 손님한테 욕해도 돼

 

알겠어, 자신 있어

 

감사합니다

 

할 말 없어?

 

화이팅!

 

그거 말고

 

사랑해, 화이팅

 

갈게

 

힘!

 

굿모닝입니다, 대표님

 

응

 

내 커피는 내 취향에 맞게 내가 할 거야

 

앞으로 이런 거 하지 마

 

왜요?

 

커피 심부름 시키는 보스 매력 없어

 

아유, 그저께 저 살려주신 거 감사해서 한 잔 더 뽑은 거예요

 

부담 갖지 마세요

 

그래, 고마워

 

아참, 혹시 그 얘기 들으셨어요?

 

우리한테 지상권 설정해주기로 하고

 

배신한 윤달홍 씨 있잖아요?

 

그분 아들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가지고

 

지금 정신이 나가 있대요

 

[불길한 느낌의 음악]

 

얼마나 다쳤는데?

 

혼수상태래요

 

우리랑 그대로 진행했으면 그런 일도 안 당하셨을 텐데

 

그런 말이 어딨어

 

그냥 속상해서 하는 소리죠

 

나가서 일 봐

 

네

 

아우, 좋다

 

좋은 술인가 봐요

 

두통이 없네

 

겨울에 목욕탕 오면 너무 좋았어요

 

옛날에 막 이러고 놀았는데

 

검사님이셨죠?

 

[코믹한 느낌의 음악]

 

해라가 문수호 씨한테 아직 얘기를 안 했나 보네

 

계속 같이 운동하시는 거 보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해라, 저, 제 여자친구 셋이 어릴 때부터 친구예요

 

그 사건 났을 때...

 

너무 잘 알죠

 

어쩐지 법을 좀 아시더라

 

저 합의해서 바로 해결했습니다

 

검찰의 송치, 기소 이런 거 아예 없었어요

 

저도 비밀 지킬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댁이 문수호한테 우스운 사람 되면 정보원으로서도 매력이 없으니까

 

이따가 해장국이나 하러 갑시다

 

저 기 안 죽습니다

 

잠깐 내 인생의 스텝이 꼬여서 어쩔 수 없었던 거예요

 

어쩌다가 검사가 된 거예요?

 

저희 집이 신림동 고시촌에서 하숙집을 했어요

 

보고 들은 게 어릴 때부터 많았죠

 

해라는

 

어떻게 속였어요?

 

아, 거참

 

처음부터 속이려고 한 게 아니라

 

네, 물론 그러셨겠죠

 

구청에 서류를 떼러 갔다가

 

울고 있는 아주머니를 봤어요

 

제가 가진 법 지식으로 좀 도와드렸죠

 

그랬더니 다짜고짜

 

'검사님, 감사합니다' 이래요

 

그리고는 여행사에 할머니 팔순 여행 예약하러 갔는데

 

거기서 손님으로 온 그분을 마주친 거죠

 

'아, 우리 검사님이 여기는 웬일이세요'

 

이렇게 되는 시나리오였겠네요?

 

네

 

해라 씨가 담당 직원이었고요

 

친절하고 예뻐서

 

제가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죠

 

알고 보니 외로운 사람이어서

 

계속 검사인 척을 해줬고

 

마음이 아프네요

 

문대표님한테 가서 다 말하셔도 됩니다

 

인생에 한 번쯤 실수할 수 있고

 

해라 씨를 좋아한 게 죄는 아니지 않습니까?

 

해라를 속인 거는 죄죠

 

저한테 원하시는 거나 말씀하시죠

 

[불길한 느낌의 음악]

 

최근 문수호 쪽에

 

땅주인의 변심으로 일이 어그러진 게 하나 있어요

 

그래서 다른 대안을 모색 중일 겁니다

 

대표님

 

박 회장네서 목욕탕에 또 사람들 보낸 거 같습니다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한 실장님

 

윤달홍 어르신 아들 소식 들으셨죠?

 

네

 

꽃바구니 하나 보내주세요 '쾌유를 빕니다' 이렇게 써서

 

사업상 매너죠

 

그 대안이 뭔지 궁금하신 겁니까?

 

구체적일수록 좋겠죠

 

문수호는 물러나라!

 

- 물러나라! - 물러나라!

 

재개발이 살 길이다 재개발을 방해하는

 

문수호는 물러나라

 

- 물러나라! - 물러나라!

 

아주 잘 생각허셨어요

 

아, 이제 좀 편히 사셔야죠, 예?

 

예

 

전화 안 받으실 거 같아서 문자 남깁니다

 

저희 애들 풀면 누나 거처 찾는 건 식은 죽 먹기예요

 

번거롭게 하지 마시고

 

부자가 된 신문 배달 소년하고

 

브런치나 하시죠

 

우아하게

 

브런치로 팔보채도 신선하네

 

서린 누나가 맨날

 

'청요리 먹으러 가자' 이러면서 데려갔죠

 

누나 덕에 난생 처음 팔보채를 먹어 봤고요

 

지금은 제 인생 요리가 됐습니다

 

지난번 물건 재밌던데

 

다른 것도 좀 볼 수 있나?

 

서린 누나 돌아가신 건 아니죠?

 

생사를 모를 정도로 연락 없는 사이는 아니라고 봅니다

 

첫사랑은 다시 만나지 않는 게 좋아

 

서린 누나 살아 계시는군요?

 

서린이 많이 늙었어

 

예뻤던 누나로 기억에 남고 싶어 하는 거 같아

 

남편 되시는 분은 무슨 일 하십니까?

 

그런 미친 애를 누가 데려가?

 

아직 미혼이시구나

 

응?

 

[전화벨 소리]

 

전화도 안 받고, 씨

 

뭐 해?

 

아 네

 

저, 오늘 저희팀 식구들하고 좀 찾아가도 될까요?

 

일 얘기 때문에 그러는데

 

싫어요

 

저 그럼 제 친구 영미네 샵에서

 

맛있는 점심 같이 하시는 건 어때요?

 

- 제가 함박 스테이크 맛집에서... - 됐어요

 

어우, 뭐야 진짜

 

전공 용어 쓰고 싶네 진짜 이런 미친!

 

어우, 에티켓 하고는

 

그게 뭐냐?

 

- 이 셔츠 어때? - 몰라

 

좀 봐줘

 

밤새워서 만들었어

 

남자 옷 같아, 후져

 

내 거 아니고 남자 줄 거야

 

누구?

 

어제 그...

 

모델 워킹?

 

아니

 

내 체온을 전하고 싶은 사람

 

계십니까?

 

지난번에 보여준 장난감 말고

 

좀 근사한 거 없을까?

 

장난감이라뇨? 섭섭하게

 

어떤 거였더라?

 

인물화나 기도문 서감 같은 건 없나?

 

국보급을 찾으시나 봅니다

 

이런 거야 뭐, 너무 흔해서

 

조심하세요, 누나 그거 억입니다, 억

 

내가 찾는 건 없으니

 

그 장난감이나 몇 개 가져가지

 

이 자리에서 현금으로 드릴게

 

이게 마음에 드시는 건 아니고요?

 

싸게 사시려고 연기하시는 거면 됐습니다, 누나

 

그냥, 그냥 가져가세요

 

장사 한두 번 하나?

 

싸구려니까 주겠지

 

이 반지는...

 

겨울에 잡힌 방어 배 속에서 나왔답니다

 

절벽에서 뛰어내릴 때 잃어버렸다고 했잖아요

 

겨울...

 

방어 배 속에서 나왔다?

 

행운의 반지라고

 

값을 꽤 쳐줬죠, 제가

 

행운을 선물해 줘서 고맙네

 

행운을 선물해 드렸으니

 

서린 누나 한 번만 만나게 해주세요

 

내가 말해 볼게

 

지금 건물주들은 재개발에 찬성을 안 하고 있습니다

 

재개발에 흡수될 경우에는

 

임대료 만큼의 수입도 보장 못 받는다고 합니다

 

말이 재개발이지 동네의 획일화 아닌가요?

 

파란 포인트 등기부 등본 확인하셨죠?

 

네

 

지금 여기 28번지 같은 경우에는 땅주인하고 건물주가 같고요

 

저 32번지 같은 경우가 땅주인이 다른데

 

지상권 설정이 곧 끝난다고 합니다

 

건물주, 임차인 모두 만나 보세요

 

네

 

우리가 여기를 이렇게 둘러싸서

 

이 안의 계약이 파기될 거야

 

아, 저 사거리에

 

1층에 은행이 있는 건물도 32번지 땅주인이 건물주랍니다

 

여기도 다 그분 땅이래요

 

땅주인이 누군데?

 

최서린이란 성함의 할머니라고 들었습니다

 

땅주인 찾아가 봐

 

이것 좀 봐

 

이게 뭐야?

 

그것 봐, 내가 사진 보내면 오신다고 그랬잖아

 

저 사진 뭐예요?

 

본인도 닮았다고 생각하니까 오신 거죠?

 

저딴 걸 왜 여기 놔요?

 

왜 화를 내세요?

 

아우, 영미 씨가 잘못했네

 

저렇게 미인한테 남자랑 닮았다고 하면

 

나 같아도 화나겠다, 아으

 

기분 상하셨죠? 죄송합니다

 

너무 죄송해요

 

제 친구가 어릴 때부터 좀 많이 모질라 가지고요

 

저, 화 푸시고...

 

여기, 여기 좀 앉으세요

 

어떻게, 한 번 더 털어드릴까요?

 

- 주희야, 뭐 하니? - 어, 어

 

그래, 나도 털래, 그렇지

 

어머나 세상에!

 

어머, 너무 깨끗하다

 

- 이쪽으로 - 앉으세요

 

일단 파리와 런던에서

 

멋지게 입을 수 있는 옷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뚜벅뚜벅 빈손으로 여행을 가서

 

만들어 주신 근사한 옷을 입고

 

그리고 그걸로 사진도 찍고 돌아다니다가

 

벗어 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귀국!

 

제 사업적 머리로 판단할 때

 

이거 장사 됩니다

 

이걸 위한 샤론 브랜드를 론칭하면 어떨까요?

 

싫고요

 

저 사진이나 내려줘요

 

재능이 아깝지도 않으세요?

 

이렇게 천재적이신데?

 

내 말이...

 

그 흔해빠진 다른 디자이너들하고는

 

완전 천지 차이세요

 

해라 언니한테 해주신 옷들 정말 독특해요

 

진짜 최고

 

전...

 

이 사업...

 

찬성합니다

 

우리 샤론 사징님은 천재성이 있거든요

 

근데 집안 대대로 내려온 땅이 많아서 그런지

 

일을 거의 안 해요

 

야!

 

아무튼

 

더 이상의 재능 낭비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업이 대박 나서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인정받는 모습

 

한번 상상해 보세요

 

[코믹한 느낌의 음악]

 

옷을 만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뭐...

 

꽤 됐다고밖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겠네요

 

그냥 신인 디자이너라고 써 주세요

 

축하해요

 

당신도 날 인정하는 거죠?

 

당신한테 인정받고 싶어서 세상으로 나왔어요

 

위험을 무릅쓰고

 

언니

 

- 언니 - 언니

 

내가 열 여섯에 재봉 보조였는데

 

저 언니는 60년이 돼도 그냥 그대로야

 

가게를 수시로 닫았다, 열었다

 

단골 손님 안 만들려고

 

숨어 사는 이유가 있었어

 

우리 언니는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괴물이여, 괴물

 

같이 해 봐요, 우리

 

디자인 레퍼런스도 제가 오늘 당장 갖다 드릴게요

 

저 사진 나한테 팔아요

 

어, 저희랑 같이 사업하시면

 

그때 선물로 드릴게요

 

어머, 이봐요 당신 제정신이야?

 

어머, 야 경찰 불러, 경찰

 

영업 방해랑 기물 파손으로 확 집어넣어 버리게

 

어머

 

포장해서 보내요

 

사진 값도 청구하고

 

어머머머

 

미친년

 

마트에 소금 사러 가자

 

아, 여기 소금 뿌려야 돼

 

저 여자 왜 저래? 관종이야? 어?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사람 같아요

 

치료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저 여자 빼는 게 좋겠어요

 

- 아, 놀래라 - 아우, 참

 

내가 바쁜데 보자고 한 거 아니야?

 

맞아

 

어머, 어떡해 그러면?

 

- 빨리 들어가 봐 - 알았어

 

전화 잘했어 나도 힐링이 필요했는데

 

나는 용기가 필요해서 왔는데

 

내가 뭐 어떻게 해주면 될까?

 

일을 할 때

 

이게 좀 아니다 싶으면 바로 접어?

 

아니면 그래도 한번 추진을 해 봐?

 

그럴 땐 'D, O, I, T'

 

'D, O, I, T'?

 

너 이름에 해답이 있네 해라, Do it!

 

재미없지

 

구체적으로 말해 봐

 

사업하는 사람 눈으로 봤을 때 샤론 양장점 사장 좀 어때?

 

여행지 의상 대여해 보게?

 

응 그러고 싶어

 

근데 사람이 좀 너무 특이하더라고

 

근데 또 스타일은 포기할 수 없을 만큼 멋있고

 

내가 보기에도 그분 평범하진 않아

 

응

 

샤론 양장점의 재능이 필요한 거지?

 

그렇지

 

어르고 달래고 조련사가 될 자신이 있으면은

 

한번 부딪쳐 봐

 

엿 먹어도 우울한 게 사라지지 않네

 

엿보다 달달한 게 필요해

 

케키 사러 가자

 

놔!

 

사표 낼 거야

 

교양 없는 사장 밑에서 일하기 싫어

 

케키만 먹고 내

 

할머니처럼 케키는

 

- 케이크 - 케이크 사러...

 

그 사람의 능력을 이끌어내서 내 일에 쓰려면은

 

'나도 그 사람을 위해 뭔가 한번 제대로 해줘야겠다'

 

이런 각오가 필요해

 

내가 운이 좋은 건

 

이를 악물고 노력한 것도 있어

 

근데 모든 사람이 노력한다고 막 다 되진 않더라고

 

노력하기조차 힘든 여건도 많고

 

그래도 해야지 안 돼도 해야지

 

[잔잔한 음악]

 

그렇게 살아왔어?

 

응

 

우리 수호 잘 컸네

 

이름 부르는 건 좋은데

 

밖에서는 좀, 응?

 

아니 왜?

 

왜 남들 신경을 쓰죠?

 

우린 그날 즐거웠는데

 

왜 다른 사람들 신경을 써요?

 

우리 그날 즐거웠는데

 

왜?

 

저 얼굴은...

 

[애잔한 음악]

 

백희

 

우리 이러다 어느 날

 

세상의 구경거리가 될까?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함께 늙어가는 일이

 

우리에겐 불가능한 거야?

 

고급 면으로 만든 셔츠입니다

 

이런 선물을 왜?

 

직원들 트레이닝 맡겨 주셨잖아요

 

감사해서요

 

내가 감사하죠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훈) 이 옷을 입으면 문수호 씨는 어떻게 됩니까?

 

(샤론) 그 사람과 내가

 

한집에서 같이 살게 해달라는 염원을 담았어요

 

정해라는 아까부터 자리에 없네?

 

아 예, 외근 나가 있습니다

 

어디 딴 데 면접 보러 다니는 거 아니야?

 

본부장님

 

해라 언니는 애사심이 있어요

 

별게 다 있네?

 

어, 지금 가는 길이야

 

화이팅!

 

나 양장점 갔다가 다시 회사 들어가 봐야 돼

 

오늘은 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

 

응, 알겠어

 

어

 

해라 씨

 

차 한잔하고 계세요

 

샤론이 반나절 동안 저거 만들고

 

탈진 상태라

 

감사합니다

 

피곤하실 텐데 너무 죄송해요

 

무슨 일이에요?

 

이거

 

제가 의상 시안 작업한 건데

 

한번 봐 주세요

 

하기 싫다고 말했잖아요

 

그러면 좀 쉬시고 나중에 한번 검토해 봐 주세요

 

만사가 다 귀찮아

 

드레스 진짜 너무 예쁜데 저 좀만 구경해 봐도 될까요?

 

웨딩드레스도 만드시는 거예요?

 

한번도 누굴 위해 만들어 본 적은 없어요

 

우울할 때 만들어 보곤

 

다 찢어버리죠

 

아깝게

 

내 맘이지

 

웨딩드레스도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왜요?

 

왜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

 

이렇게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을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니까요

 

[불길한 느낌의 음악]

 

저도 언젠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꼭 샤론 양장점에서 만든 드레스 입고 싶어요

 

망사 모자도 있네?

 

누구랑 할 것 같은데요?

 

글쎄요

 

[속으로] 백희

 

나 잴 죽여버리고 도망가버릴까?

 

숨어 사는 건 전문이니까

 

전생이 단 하루라도 떠오르면 좋겠어

 

그 사람은 나한테 미안해할 거야

 

같이 사는 그 사람은 아니죠?

 

결혼해도 좋을 거 같아요

 

그 사람이랑

 

내가 망사를 왜 이따위로 붙였는지 모르겠네

 

너무 바보 같아 보여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당신 미쳤어요?

 

당신 미쳤어?

 

아, 가위를 대체 왜 이따위로 휘둘러요?

 

그러게 왜 그 바보 같은 걸 쓰고 있어요?

 

여기도 좀 잘라버려야겠네

 

저리 가요

 

어디서 감히!

 

당장 나가!

 

나 그 일 안 해

 

당장 사과해, 이 무식한 여자야 사과하라고!

 

이거 안 나?

 

야!

 

(샤론) 이년이 어디서 감히!

 

[코믹한 느낌의 음악]

 

너, 이쒸, 일루 와, 일루와 안 놔?

 

으아악!

 

분이, 저 거지 같은!

 

내 옷이나 만들던 종년이 날 할퀴고 물어?

 

뭔 소릴 하는 건지?

 

걔가 나한테 어떻게 하는지 못 봤어?

 

어?

 

여기도 문신을 했어?

 

그 사람의 능력을 이끌어내서 내 일에 쓰려면은

 

'나도 그 사람을 위해 뭔가 제대로 한 번은 해줘야겠다'

 

이런 각오가 필요하지

 

'D, O, I, T'

 

해라, Do it!

 

어?

 

해라 씨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아티스트로서 이해했어야 하는 건데

 

제가 그러지 못했어요

 

마음 풀어주세요

 

제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요

 

그, 도자기 명인들이

 

멀쩡한 그릇도 마음에 안 든다고 다 깨버리잖아요

 

제가 그걸 이해를 못 했네요

 

죄송합니다

 

정해라 씨

 

성격 정말 빛난다

 

나 이렇게 멋진 사람 태어나서 처음 봐

 

저 앞접시 좀 부탁드릴게요

 

떡볶이, 순대랑 튀김도 100만원어치 사 왔어요

 

마음 푸시고요

 

저희 회사랑 같이 하는 거

 

딱 한 번만 긍정적으로 검토해 봐 주세요

 

분명 자료 보시면 마음이 동하실 거예요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언니

 

의상 대여 아이템

 

서클 투어가 벌써 시작한대

 

우리 아이디어 샌 거 같아 완전 똑같더라

 

예?

 

잘됐어

 

그게 그 품만 들고 실속이 없어

 

서클 애들도 한 분기 하고 나서 접을걸

 

정해라, 너무 실망하진 말고

 

아이, 그러게 누가 그 이상한 걸 들고 와서 잘난 척하래?

 

피곤하게 말이야, 피곤해 진짜

 

아, 피곤하다 정말

 

이게 무슨 일이래?

 

[애잔한 음악]

 

[노크 소리]

 

해라야

 

여기 있니?

 

그만 울어

 

안 울어요

 

안에서 뭐 해, 그럼?

 

변비예요, 변비

 

거짓말하지 말고

 

나와 봐, 일 터졌어

 

이글 항공사, 조종사 파업했대

 

단체 손님들 싹 다 쪼개서 돌려야 돼

 

이거 처리한 다음에

 

같이 울자

 

네, 송 차장님

 

저희 지금 파업 때문에 상황이 너무 급해서 그러니까

 

30명만 좀 도와주세요

 

아이, 그동안 저희한테 가격도 좋은 걸로 안 주셨잖아요

 

이번에 좀 딱 한 번만 도와주세요

 

프랑크푸르트 경유로 딱 30명 정도면 될 거 같거든...

 

여보세요? 송 차장님

 

여보세요?

 

안녕

 

오늘도 군밤이 필요할 거 같아서

 

얼굴 왜 그래?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잘 안 됐어?

 

그런 거 가지고 울고 그래?

 

속상해

 

울지 마

 

해라야

 

응?

 

정해라

 

나 지금

 

심장이 불타는 거 같아

 

너무 뜨거워

 

나 지금 기분 안 좋아

 

농담할 기분 아니야

 

농담 아니야, 나 진짜 뜨거워

 

잠깐만

 

앗, 뜨거워라

 

군밤 싫으면 군고구마 먹으라고 두 봉지 사왔지

 

고구마 냄새 안 났어?

 

재미없어?

 

너 지금 방금 웃은 거지?

 

너 울다 웃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큰일나!

 

야!

 

하지 마

 

뭘 하지 마, 진짜야

 

나 의대 다닐 때

 

그래서 병원 실려온 사람 있었어

 

응급실로 들어왔어

 

아, 뭐야?

 

농담 할 때가 있고 안 할 떄가 있지, 지금...

 

괜찮아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지만

 

괜찮아, 응?

 

네 옆에 내가 있잖아

 

힘든 일이야 뭐 앞으로 살면서 많겠지

 

그래도 괜찮아

 

네 옆에 내가 있으니까

 

얼굴 한번 보자

 

가

 

아이구, 예뻐라

 

진짜

 

[신비로운 느낌의 음악]

 

내일

 

주인한테 갈 거야

 

해라야, 좀 봐봐 여기도 놓을까?

 

어, 딱 좋네

 

손님 누가 오시는데 호텔 요리사를 불렀어요?

 

저한테 너무 고마운 분이에요

 

이모도 이따 같이 식사하세요

 

어휴, 내가 무슨 불편해서 싫어

 

뭐가 불편해요?

 

이모도, 이따가 오시는 분도 저한테 다 가족이에요

 

이 정도면 되겠지?

 

세상에서 나만 외롭지

 

어때?

 

쟤네들 잘되면 난 어떻게 되는 거야?

 

오늘 오신다는 손님이 그럼?

 

[코믹한 느낌의 음악]

 

15년 전에 내가 얘기했잖아

 

빚을 다 갚아주는 대신 불쌍한 애 하나 돌봐달라고

 

정해라 결혼 전까지는 나타나지 않겠다고

 

근데 왜 나타나신 거예요?

 

우주가 돌아가는 일을 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할 만큼은 했어요

 

받은 만큼은 했다고

 

돈만 받고 쟬 버리고 떠날 수도 있었잖아요

 

너 그럼...

 

내 손에 죽었어!

 

얼레?

 

한강에서 날 건져내서 뛴 사람이 누군데?

 

남편한테 배신당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는 날

 

당신이 살려냈잖아

 

병원비도 다 대주고 가족처럼 돌봐 줘놓곤

 

뭘 죽인대?

 

그래, 그런 싸가지로

 

해라를 돌봐주길 바랐어

 

한옥 투자 실패한 거 빼고는

 

나도 양심껏 했네요

 

명절마다 부쳐주신 돈 빼돌린 거 하나도 없어요

 

그래요

 

그럼 우리 처음 만난 걸로 해요

 

실례합니다

 

뭐죠?

 

안녕하세요

 

저, 최서린 선생님을 좀 만나 뵈러 왔는데요

 

그런 사람 여기 없어요

 

주소지가 여기로 돼 있어 가지고

 

왜 그분을 찾는데요?

 

저, 혹시 선생님이랑 연락 닿으시면

 

저한테 꼭 좀 연락 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동네 대장간'?

 

잠깐만요

 

이 회사 대표가 문수호 씨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오늘 이렇게 소중한 시간 함께해서

 

큰 축복,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잔 부딪히는 소리]

 

꿈을 꾸는 거 같네

 

수호네 집에서 이렇게 멋진 저녁식사를 하는 날이 오다니

 

어머, 나 눈물 날 거 같아

 

어, 울지 마세요

 

그럼 저도 눈물 날 거 같아요

 

두 분은 어떤 사이세요?

 

저한테 생명의 은인이 두 분이 계신데

 

백희 선생님하고 해라예요

 

날 구해준 거 네가 두 번쨰야

 

물에 빠진 걸 건져주기라도 한 거예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죽고 싶었을 때

 

선생님이 아주 큰 용기를 주셨어요

 

어릴 때

 

그 동네에서 녹즙 배달을 했는데

 

뭐, 어느 집에 누가 살고 사정을 조금 알았거든요

 

얼굴에 흉터 있는 수학 천재 소년이

 

갈대밭에서 울고 있길래

 

내가 앞날을 볼 수 있다고 뻥을 쳤죠

 

'네 앞을 가로막는 건 아무것도 없어'

 

'원하는 모든 걸 이루게 될 거야'

 

기댈 데가 없던 저는 그 말을 100% 믿기로 했죠

 

구세군 냄비에 동전을 넣을 때도

 

우리 수호를 위해서 기도했고

 

오지랖이 태평양이시네

 

보이진 않지만 분명히 있어요

 

뭐가요?

 

간절한 기도나 사무치는 그리움

 

그런 게 어디에 가서 닿는 게 눈에 보여요?

 

보이지 않죠

 

그렇다고 없나요?

 

내 기도가 쌓여서 이렇게 눈앞에 나타났는데

 

난 마음의 힘을 믿어요

 

업보도 믿고요

 

우연이고 미신이지 그런 게 어딨어

 

[숙희를 향해 혀를 차는 해라]

 

자

 

오늘은 정말 일기 쓰고 싶은 날이야

 

너무나 행복하다

 

저는...

 

이렇게 엄청난 행운이 따라준 대가로

 

일찍 죽을 거 같은데

 

이거 괜한 생각이었으면 좋겠어요

 

손 좀 보여줄래?

 

걱정 마

 

아주 행복하게 300년 동안 장수하겠다

 

이번에도 믿을게요

 

아 참

 

금성 1, 2동이면은

 

수호 씨가 작업하는 데 아니야?

 

맞아요

 

거기 재개발 바람을 넣고 있는 게 박철민 회장이라면서?

 

그 사람 잘 알아?

 

저랑 악연이죠

 

어떻게?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오늘은 기분 좋은 얘기만 하고 싶습니다

 

응

 

난 저 여자 좀 이상해

 

수호랑 잘되면 시어머니 노릇 하는 거 아니야?

 

이모도 참

 

결혼하려면 멀었어

 

나도 뭔가를 좀 해놔야지

 

안 그래?

 

아참

 

이거

 

해라랑 커플 링 만들 때 녹여서 같이 만들어

 

[신비로운 느낌의 음악]

 

오래된 은반지네요?

 

이번에도 날 믿고 그렇게 해주면 좋겠어

 

네, 그럴게요

 

디저트 드세요

 

제가 커피 맛있게 뽑아놨어요

 

어, 정말요? 기대되네요

 

내가 더 잘하는데 날 부르지

 

아니야, 이번엔 진짜 맛있게 됐어

 

그래? 어디 볼까?

 

[불길한 느낌의 음악]

 

커피가 왔습니다

 

- 아, 커피요 - 커피요

 

아니 이럴 거면 9시 출근은 도대체 왜 있는 거예요?

 

아니, 하루가 멀다 하고 6:50 회의를 불러제끼시는데...

 

야!

 

성수기 철인데

 

업무 시간에 회의를 어떻게 하나?

 

- 본부장님 커피요 - 메르시 보꾸!

 

자, 준비해 온 거 봅시다

 

단순 패키지는 요즘 수요가 점점 줄고 있는 추세라서요

 

이렇게 콘셉트 있는 여행을 생각해 봤습니다

 

유명한 셰프와 함께하는 미각 여행

 

혹은...

 

체 게바라의 가치를 좇는 남미 여행

 

미각 여행 같은 경우는 동행한 셰프의 설명과 함께

 

맛있는 음식과 여행을 같이 경험해 볼 수 있는

 

그런 콘셉트의 여행입니다

 

좋네

 

내가 그쪽으로 한번 잡아보라고 했잖아

 

본부장님이오?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

 

왜, 내가 지난번에 그렇게 얘기했잖아

 

내가 준 아이디어 그대로 받아 먹었네

 

저 본부장님

 

이건 저희끼리 머리 맞대고 짜낸 건데요?

 

그 의상 대여 아이템 물건너가고 바로 생각해낸 거거든요?

 

이거 회장님이 완전 좋아하시겠다

 

역시 내 말을 들으니까 좋은 게 나오잖아

 

정해라?

 

표정이 왜 그래?

 

얘 왜 그래? 어?

 

왜 그럴까?

 

[속으로]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

 

참아야 해, 아니면 화를 내야 해?

 

나 지금 너무 억울해

 

[경쾌한 음악]

 

안녕하십니까, 문 대표님?

 

예, 어서 오세요

 

좀 늦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자, 다들 인사하지

 

우리 동네 프로젝트 우리 회사랑 함께 하실

 

문수호 대표님이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완전 반가운 거 아시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예

 

[입 모양으로] 뭐야?

 

[속삭이며] 어떻게 된 거야? 빨리 가

 

춥겠다, 손난로 하나 준비해 줄게

 

아, 무슨

 

그럼 이제 일주일에 두 번씩 회의 때 뵙겠네요?

 

바쁘신 거 아니까

 

시간 뺏지 않도록 저희 쪽에서 준비를 많이 해오겠습니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가, 가

 

그래요, 정해라 씨

 

어떻게 된 거야?

 

너희 본부장 진짜 재밌더라

 

아침 6시에 전화해서 오늘 보자고

 

아, 진짜 망신이다, 진짜

 

같이 일하고 싶은 여행사로 여기를 썼어

 

난 같이 일하는 거 불편할 거 같은데

 

여기 CCTV 없지?

 

없어

 

난 너랑 같이 일해서 너무 좋은데

 

나 오늘 바빠, 집에서 봐

 

가

 

화이팅!

 

- 다녀오셨어요 - 오셨어요?

 

- 오셨어요? - 오셨습니까?

 

엇 뜨거라

 

- 대표님, 괜찮으세요? - 응

 

아우, 어떡하죠?

 

오늘 땅주인 미팅 있으신데

 

- 죄송합니다 - 됐어

 

일 봐

 

죄송합니다

 

[불길한 느낌의 음악]

 

안녕하세요

 

저 소파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샤론) 그 사람과 내가

 

한집에서 같이 살게 해달라는 염원을 담았어요

 

최서린 선생님이십니다

 

저희 집안 땅을 제가 물려받은 건데

 

행정상 오류가 좀 있어서요

 

안녕하세요, 대표 문수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최서린입니다

 

.흑기사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