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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 9

  

 

여기 주차해 두시면 안 됩니다

 

[코믹한 느낌의 음악]

 

여기 주민이십니까?

 

[굵은 목소리

 

못 보던 아가씬데

 

[보통 목소리제가 아가씨로 보이세요?

 

그럼 아줌마신가?

 

[코믹한 효과음]

 

차 바로 좀 빼 주세요

 

어떻게 된 거지?

 

[종소리]

 

이분을 보호하는 강한 기운이 있습니다

 

그 기운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바깥 어른이 아니십니까?

 

다른 여자의 남자가 될 바엔 차라리 죽어 없어지는 게 낫지

 

다른 배를 통해 나은 그 사람 자식 또한

 

살려둘 수 없네

 

살의를 거두십시오아씨

 

애꿎은 해코지는

 

반드시 값을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천주학에 빠졌다고 소문이라도 내볼까?

 

나라에서 잡아가면

 

그땐 저 두 사람도 끝나겠지

 

어찌 그런

 

사나운 말씀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야

 

결국 다치는 건

 

아씨가 되실 겁니다

 

이명소를 보호하는 기운이 대체 뭔가?

 

그런 게 있기나 한 거요?

 

아끼고 아끼는 마음이군요

 

누가 누굴?

 

아씨에겐 없는 마음이오

 

저쪽에는 있습니다

 

웃기고 있네

 

?

 

뭐 무슨 할 말 있어?

 

아버지 기일이 언제야?

 

아니다기일 맞출 거 없이

 

인사 한번 가자

 

어디다 모셨어?

 

화장해서 선산에 뿌렸다고 들었는데

 

누가?

 

곤이 아버지랑 회사 사람들이

 

그때 난 너무 어려서 뭐경황도 없었고

 

엄마도 아팠고이사도 가야 하고

 

아주 엉망이었지

 

미안하다

 

조만간 찾아뵙자

 

근데 갑자기 아빠는 왜?

 

늘 마음속에 있었어

 

그때 그 서운했던 마음이?

 

서운한 마음도 그렇고

 

감사한 마음도 있고 감사한 마음이 더 컸지

 

그땐 내가 미안해

 

편들어 주지 못해서

 

괜찮아

 

이제 아버지 마음 다 이해할 수 있어

 

[초인종 소리]

 

누구지?

 

내가 PT 선생 오라고 했어

 

너랑 같이 하려고 - ?

 

[코믹한 느낌의 음악]

 

아니 웬 PT?

 

살쪘다며?

 

같이 운동하자고

 

아니무슨 내가... 내가 무슨 PT

 

트레이너가 성실하고 잘 가르치는 거 같아

 

게다가 미남이야

 

그래?

 

아니기만 해 봐라

 

?

 

오기로 한 거야?

 

아니온단 얘기 없었는데

 

해라 씨 마침 있었네

 

옷 배달 왔어요

 

죄송하게 뭘 배달까지

 

안녕하세요

 

그래요안녕하세요

 

잠깐 옷 입는 법 좀 알려주고 갈게요

 

[초인종 소리]

 

두 분 얘기 나누고 계세요

 

이쪽으로 오세요

 

우와집이 엄청 멋지네요?

 

갑자기 손님이 오셔서 금방 가실 거니까...

 

괜찮습니다

 

[코믹한 느낌의 음악]

 

- (지훈어떤 놈이야? - (해라모든 걸 다 가진 사람

 

(수호가족이 되고 싶은 두 사람이라고 해 두죠

 

[속으로아니지

 

그날은 내 모습이 아니었지

 

똑같은 얼굴로 태어나는 건

 

영화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뭐 마실 거 드릴까요? - ?

 

 

얘기 나누세요

 

이쪽으로

 

저 사람 남자친구 맞죠?

 

회색 티셔츠 입은 사람

 

아니거든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맞구만

 

저 사람이 벗은 사진 보냈었잖아요 막 이러고 있는 거

 

좀 조용히 좀 해요!

 

오래전에 끝난 사이고요

 

저도 지금 저 사람 여기 와 있는 거

 

되게 당황스럽거든요?

 

설마 양다리예요?

 

아니라니깐요!

 

운동은 저 두 분과 같이 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한 분은 갑자기 오신 손님

 

누가 손님이신지

 

해라야

 

?

 

잠깐만 와 봐

 

부르잖아요

 

오늘부터 홈 트레이닝 해 주실 최지훈 선생님이셔

 

안녕하세요 정해라입니다

 

아 예반갑습니다

 

해라네 이모님도 같이 하시면 좋은데

 

오늘 좀 늦으시네요

 

저기 오늘은 두 분이서 운동하시면 어떨까요?

 

나 일 관련 얘기 좀 할 게 있어서

 

아우그럴 수 없죠!

 

첫 수업부터 빠지시면 어떡합니까?

 

왜 화를 내십니까?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죠

 

 

그러면은 편하게 일 얘기하고 있어

 

나 먼저 하고 있을게

 

그럼 - 아 예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

 

 

역시 내 옷을 입으면 빈티가 가신다니까

 

행복하겠어요

 

이 옷도 너무 예쁘네요

 

살고 싶은 이유

 

이젠 생겼나요?

 

살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 주면

 

내가 원하는 걸 준다고 했잖아

 

기억나죠?

 

?

 

제가 잠깐 딴생각을 하느라고

 

당장 벗어요 기분 나빠졌어

 

아니에요죄송해요

 

제가 안 그래도 좀 드릴 말씀이 있었는데

 

저희 회사랑 같이

 

재밌는 프로젝트 하나 해보시면 어때요?

 

싫고요

 

문수호 씨는 저 사람이 해라 씨 남친인 거 모르나 봐?

 

남친 아니라니까요

 

해라 씨랑 저 남자 진짜 잘 어울려

 

결혼하세요

 

그렇죠

 

좋습니다 좀 더 꽉 짜듯이

 

저런 미인하고는

 

어떻게 한집에 살게 되신 겁니까?

 

운명 같은 거라고 해두죠

 

이상형을 만난 뭐 그런...

 

 - 이상형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프라이팬 들고 다니는 여자가 이상형입니다

 

독특하시네요

 

그럼 조심히 가세요

 

옷 예쁘게 입으시고

 

밤 늦게 실례가 많았습니다

 

[코믹한 느낌의 음악]

 

해라 씨라고 하셨나요?

 

일단 스트레칭 가볍게 하시고

 

워밍업으로 스쿼트 50

 

너무 많지 않아요?

 

아우, 50갠 기본이죠

 

대표님은 잠깐 쉬실게요

 

스쿼트 50

 

오스트리아에 그런 케이스가 있지 않아요?

 

파파넥의 세탁기 놀이터라고

 

95년도였나?

 

저소득층 동네 놀이터에 빨래방 같은 걸 만든 건데

 

그거 맞습니다

 

그거 내일 오전 중에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서른 아홉

 

마흔

 

마흔 하나

 

저 사람 맞지?

 

마흔 둘

 

모든 걸 다 가진 남자 - 마흔 셋

 

맞아

 

너 상처받을 거야

 

이 집에서 나와 - 마흔 다섯

 

너 가짜 검사인 거 저 사람도 아니?

 

이러지 맙시다 새 인생 살고 있는데

 

마흔 여섯

 

마흔 일곱 나 열 달 동안 속았던 거

 

저 사람한테 얘기 안 할 거야 그렇게 알아

 

?

 

난 저 사람한테 못난 여자로 남기 싫거든

 

 - 아니그게 아니라...

 

잘 돼 가?

 

힘들어 오늘은 그만해야겠어요

 

벌써 그만? - 힘들어서 좀 쉬어야겠어

 

수고하셨습니다 - 

 

기초체력이 형편없네요

 

[자동차 경적 소리]

 

벌써 끝났어요?

 

타세요 가는 데까지 데려다줄게요

 

괜찮습니다

 

해라 씨가

 

댁을 못 잊고 있는 거 같아요

 

이리 와서 앉아요

 

아까 많이 놀랐던 거 같은데

 

심신을 안정시키는 차로 골랐어요

 

이제 보니 모델의 체격을 갖고 있네요?

 

모델은 무슨

 

우리 만난 적 있는 건 알죠?

 

그땐 왜 오셨던 거예요?

 

당신을 염탐하러 갔지

 

저를 왜요?

 

당신이 해라 씨를 찼다면서

 

후회하고 있습니다

 

내가 왜 그랬는지

 

아직 안 늦었어요

 

해라 씨를 잡아요

 

근데 누구세요?

 

미모의 천재 디자이너

 

라고들 해요

 

해라 씬 어떻게 아셨는데요?

 

인연이 있어서요

 

어렵게 사는 거 같아서

 

내가 옷을 좀 만들어 주고 있고요

 

아까도 옷을 갖다 주러... - 생각났다이 목소리였어

 

오늘 밤 같이 있어

 

갑자기 목소리 왜 그래?

 

목이 갑자기...

 

누구 성대모사야? - 아니그게 아니...

 

나 이 목소리 들어 봤는데

 

해라 씨가

 

되게 성대모사를 똑같이 했어요

 

그딴 게 뭐 중요해요?

 

내가 말하는데 왜 끊고 난리야?

 

[코믹한 느낌의 음악]

 

해라 씨가 어울리지 않는 남자랑 지내는 게 걱정돼요

 

이번 생도 베릴까 봐

 

두 사람 안 어울리죠?

 

완전 안 어울려요

 

좋아하는 여자를 망가지게 둘 거예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방법이 있죠

 

한집 살면서 문자를 보내고 그래?

 

방문 두드리면 되지

 

할 말 있어서

 

나 성의는 고마운데

 

집에서 낯선 사람이랑 운동하는 거 불편해

 

나 회사 근처에 피트니스 끊어 놓은 것도 있고

 

그래그럼편하게 해

 

마음 불편하면 뭘 해도 재미없지

 

그 사람이랑 같이 운동한 지 오래됐어?

 

아니야얼마 안 됐어

 

사람 성실하고 재밌더라고

 

성실한지 모르겠던데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면 안 돼?

 

맘에 안 들어? - 

 

나 좋아하는 거 같아서 질투나?

 

아니 어떻게 그렇게 모든 얘길 다 농담으로 받아?

 

뭐 옛날 남친이라도 닮았나?

 

뭐 그렇다고 쳐

 

뭐 어때옛날 남친이었대도 상관없지

 

어머

 

못난 놈들만 만나다 상처받은 거 아니야

 

그래서 지금도 경계심 풀지 않고 있잖아나한테

 

[잔잔한 음악]

 

그런 자세 좋아

 

멋있어

 

다른 남자들한테도 그렇게만 하면 돼

 

내가 못난 놈들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널 지킬 자신도 있고

 

할 말 더 있어?

 

아니없어

 

잘 자그럼

 

이번 프로젝트 불발돼도 실망하지 말고

 

?

 

잘 안될 거 같아?

 

기대가 너무 큰 거 같아서

 

기대만큼 안 돼도 실망하지 않는 게

 

진짜 강한 거지

 

어릴 때 내가 너 가르쳐 봐서 아는데

 

네가 좀 산만해서 그렇지

 

똑똑하고 창의력 있는 애야

 

그동안 먹고살기 힘들어서 좀 어벙해진 거 같은데

 

정신 차려

 

너 정말 멋진 애야

 

수호야!

 

(어린 해라수호야!

 

수호야!

 

?

 

오빠한테 버릇없이

 

이제부터 고맙거나 귀여울 땐

 

'수호야이렇게 부를래

 

오늘은 둘 중에 뭐야?

 

기억하고 있네?

 

이제부턴 괜찮은 남자로 보일 때 '수호야이렇게 부를래

 

여전히 버릇없지만

 

오늘은 봐주겠어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그 코트를 입고난 뒤로 저한테 좀...

 

이상한 일들이 생기는 거 같아요

 

나는 당신을 좋아하는데?

 

내 인생에...

 

뭔가 일어나고 있는 거 같아

 

이쁜 척

 

사진이 잘 나와야 돼빈티지하게

 

지금 완전 이뻐요

 

대박!

 

모자 쓸까? - 인생샷이에요인생샷

 

오늘은 레트로풍

 

100년 연상 오빠들

 

그때도 훈남은 존재

 

진짜 90년 전 사진

 

'내가 섹시 원이다'

 

여러분모두 해피 뉴이어!

 

아이돌 못지않은 오빠들의 인기

 

복고풍 의류 할인판매 시작

 

이태리 원단 밀라노 직수입

 

줄을 서시오!

 

하나!

 

3시간 만에 물건 다 빠졌어요

 

우리 오빠들이 재물복이 있나 보다

 

농담 아니고 진짜로요

 

이 사진 여기 한 100년쯤은 놔둘까?

 

좋은 생각

 

영미야! - ?

 

뭐야 이모웬 풀메?

 

풀 메이크업 아니다

 

그냥 BB만 발랐어

 

요즘 외모에 엄청 신경 쓰네?

 

앉아 봐할 말 있어

 

계약 사인은 해라랑 하면 될걸

 

왜 굳이 날 대리인으로 지정해서

 

먼저 사인을 받은 걸까?

 

해라한테는 아직 얘기 안 했어

 

해라가 까탈스럽게 조건들을 왕창 붙일까 봐 그런가 보지

 

여튼 좋은 거 맞잖아그치?

 

좋은 거 맞지

 

그럼 됐지 뭐

 

...

 

너 같은 며느리 싫은데

 

어머

 

이모 무슨 소리하는 거야지금?

 

청혼하면 어떡하지?

 

곤이 아버지 돈 아까워 갖고 결혼 못 하셔

 

재산 나눠줘야 하는데 그걸 왜 해?

 

사람 일을 어떻게 아니?

 

괜히 꿈꾸다가 상처받지 말고

 

간병이고 뭐고 가지 마이제

 

이래서 자식 다 소용없다니까

 

아버지 외로운 생각은 왜 못 하니?

 

갑자기 승질이야?

 

그거 비싼 거야이모 못 사

 

내가 진짜

 

이 여자 사진은 왜 여기다 놨대?

 

뭔 여자?

 

샤론 양장점이 남장하고 찍은 거 아니야

 

패션 화보처럼

 

닮았니?

 

완전 딴판인데

 

눈썰미도 없는 것들이

 

무슨 패션을 한다고

 

닮았나?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방법이 있죠

 

해라 씨를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그 남자한테

 

다른 여자가 생기는 거예요

 

내가 문수호를 가질게요

 

당신은 나를 돕고

 

나는 당신을 돕고

 

프라이팬 들고 다니는 여자가 이상형입니다

 

프라이팬을 들고 다니는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합니다

 

프라이팬?

 

요리를 잘하는 여자를 말하는 건지

 

방문 판매 다니는 생활력이 강한 여자를 말하는 건지

 

다른 뜻이 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요

 

사랑받는 느낌은 어떤 건가요?

 

[프라이팬 부딪히는 쇳소리]

 

200년을 기다렸는데

 

나 이제 좀 알고 싶어

 

문수호 씨 당신한테

 

미안합니다 힘들 거 같아요

 

제가 당사자의 의견도 안 물어보고 밀어붙인 거라서

 

홈 트레이닝은 안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다섯

 

여섯

 

문수호 대표님은 어떤 분이세요?

 

그걸 저한테 물어보시면 어떡합니까?

 

아니...

 

외국에서 의대 나온 분이

 

왜 여기 와서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뭐 정확히 말하면 도시 재생 사업이죠

 

근사한 일 하고 있는 겁니다

 

근사한 건 다 갖췄군요

 

살벌한 소문도 가지셨고요

 

[자동차 경적 소리]

 

외국에서 일할 때

 

사업 경쟁자들이

 

많이 다치고 죽고 했다네요

 

문수호 씨가 손대는 거는 다 잘되고요

 

와인커피 원두

 

심지어 몽골 캐시미어까지

 

몽골 캐시미어요?

 

의대 다닐 때 의료 봉사 갔던 인연이고요

 

캐시미어를 독점 계약하고

 

그거를 이태리 친구 아버지네 공장에 넘겼는데

 

그게 명품 브랜드에 납품이 돼서 또 큰돈을 벌었다는 거예요

 

인맥도 글로벌하고 운도 따르고

 

와인 수입하는 친구한테 들었는데

 

얼마 전에도

 

문수호 씨한테 와인 계약을 사기치려던 사람이

 

크게 다쳤대요

 

팔다리가 부러졌다나

 

차 세워

 

차 세우라고!

 

아까 우회전 하는 데서 안 비켜줬다고 저러나 봅니다

 

차 세우라니까!

 

우리가 앞으로 가면 정지선 침범이었잖아요

 

왼쪽에서 직진하는 차들한테 위험할 수도 있고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건지

 

저런 사람들은 운전하면 안 되는데

 

괜찮으세요?

 

저 자식 안 되겠네

 

해결사라도 동원한 걸까요?

 

청부살인이나 폭행...

 

우연의 일치겠죠

 

경쟁자들이 시샘으로 악소문을 내는 거고요

 

지난번 지상권 관련 얘기는 도움 많이 됐습니다

 

그럼...

 

같이 일하시는 건가요? - 아 뭐...

 

그건 아니고요

 

어르신 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약속은 안 지키신 건

 

유감입니다

 

돈을 더 주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지난번에 찾아뵙고 이유를 설명드리고

 

간곡하게 부탁까지 드리지 않았습니까?

 

간곡한 말보다는

 

쩐이지

 

그럼 저희가 조금 더 드리면 어떻겠습니까?

 

잘 알겠습니다

 

그 인삼하고 꿀은 내가 이미 뜯었어

 

원하신다면 돈으로 드리리다

 

괜찮습니다드세요

 

[전화벨 소리]

 

그럼 조심해서 가시오

 

여보세요

 

그렇습니다만

 

건강하십시오어르신

 

제가 그 애빕니다

 

우리 외동아들인데 왜 그러십니까?

 

교통사고요?

 

죄송합니다

 

제가 정보력이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이 정도는 예상했어요

 

처음부터 너무 잘 풀려도 이상한 거지

 

바운더리를 좀 넓혀 봅시다

 

알겠습니다

 

여행사 근처에 잠깐 내려 주세요

 

 

아우차장님

 

70명 단체 타면 기장님 환영 멘트 넣어주신다고 했잖아요

 

우리 청소년 대표팀 전지 훈련 가는 건데

 

손님들 기 좀 살게 꼭 좀 부탁드릴게요

 

?

 

그럼 잘 좀 말씀드려 주세요

 

감사합니다수고하세요

 

팀장님 - ?

 

저 오늘 의상실 좀 다녀와도 되죠?

 

그럼다녀와

 

나도 예쁜 디자인 많이 찾아놨어

 

저는 샘플 잘 뽑는 공장을 알아놨습니다

 

어이구잘했네

 

나 맨날 전화 상담만 받다가 이런 거 생각하니까

 

너무 신나는 거 있지 - 그쵸?

 

!

 

오셨어요? - 오늘 박람회 지원 가는 거 알지?

 

그럼요저랑 주희 씨랑 점심 먹고 출발하려고요

 

점심 먹고? - 

 

김밥 포장해서 차 안에서 먹으면서 와

 

안 늦게

 

 

, 2팀 전부 참석해

 

정해라까지

 

아니

 

다른 팀도 많이 나가는데 굳이 해라 씨까지...

 

오늘 박람회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맡길 거야

 

뭐 어떤 역할이죠?

 

우리 마스코트

 

인형 탈 네가 써

 

본부장님

 

인형 탈은 그냥 신입들이 쓰게 하세요

 

인형 탈도 얘가 좋아하는 의상이잖아!

 

수고!

 

아우피곤해

 

쪼잔하게 일부러 저러는 것 좀 봐요

 

이럴 때 회장님이 딱 나타나셔가지고

 

'아닐쒜난 자네를 응원하네'

 

이러셔야 되는데

 

아우해라야 의상실 내일 가라

 

내가 내일 외근으로 시간 빼줄게

 

감사합니다팀장님

 

언니인형 탈 그거 내가 쓸게내가

 

하지 마하지 마

 

아이괜찮아

 

날도 추운데 뭐 인형 탈이면 감사하지

 

[전화벨 소리]

 

해라 씨전화

 

[전화벨 소리]

 

총괄 영업부 정해라입니다

 

사진 잘 찍는 남자가 있는 여행지 좀 추천해 주십시오

 

[경쾌한 음악]

 

대한민국 서울을 추천합니다

 

지금 이 상담 전화 다 녹음되고 있는 거 아시죠?

 

그 생각을 못 했네요

 

그럼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하지 않겠습니다

 

점심에 약속 있습니까?

 

제가 박람회 지원을 좀 나가야 해서요

 

아쉽군요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리 좀 나와 보세요

 

몸에 좋은 약초들을 왕창 가져왔어요

 

괜찮습니다

 

좋은 일 했다 칠 테니까 한 달 월급은

 

그냥 맛있는 거 사 드세요

 

어디 계세요?

 

어머아니

 

이런 창고 방에서 대체 뭐 하시느라고...

 

어허!

 

여긴 함부로 이렇게 막 들어오는 데가 아니에요!

 

이거 드세요

 

몸의 순환을 돕고 피를 보충해 주는 약이에요

 

한 잔만 드셔도 몸의 느낌이 다르실 거예요

 

몸이 금세 따뜻해져요

 

구닥다리를 모으는 취미가 있으신가 보다

 

구닥다리라뇨?

 

강남 아파트 열 채 값은 될 텐데

 

향이 좋긴 하네요

 

이제 퇴근하세요

 

이게 다 그럼...

 

비싼 골동품들인가 봐요?

 

정말 부자시네요

 

부자죠그럼

 

제가 열어드릴게요

 

제가 할게요

 

어떡해

 

[피아노 음악]

 

오랜만에 하니까 잘 안 되네

 

신춘문예 준비하신다면서

 

마작은 어떻게 알아요?

 

소설 쓰는 사람이니까 마작도 알아야지

 

주인공이 마작왕이구나

 

어떻게 알았어?

 

군산으로 물자가 모이던 시절이 있었지

 

어느 해 겨울

 

기차역 근처 술집에서

 

매일 밤 큰판이 열렸는데

 

신분을 알 수 없는 젊은 남자 둘이 나타나

 

모든 판을 쓸어버리기 시작했어

 

사기 도박?

 

아니

 

실력이었어

 

청나라에서 100년 동안 갈고닦은 솜씨를 누가 당해

 

중국어를 배우고

 

만두를 먹고 마작을 하면서

 

외로운 시간을 견뎠거든

 

누가? - 내가

 

아니주인공들이

 

[격정적인 느낌의 음악]

 

서라거기 서!

 

튀어 보시지

 

여자였어이걸!

 

그 돈으론 땅도 사고

 

독립자금에도 보탰지

 

가자

 

저주받은 인생이었지만

 

가끔 즐거울 때도 있었어

 

시대가 바뀌면서 도박에서 무역상으로 변신했어

 

무역의 탈을 쓴 밀수였지만

 

밀수품을 실은 트럭이 밤마다 물건을 가져오면

 

몰래 내다 팔았어

 

그땐 항생제진통제 조미료화장품이

 

아주 인기리에 팔렸거든

 

그래서 다시 한번 큰돈을 모았고

 

토지 개혁 때 땅을 좀 뺏기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서

 

다시 한번 새 인생을 준비하는 거야

 

주인공들은

 

어때재밌니?

 

그냥 허무맹랑한 공상과학 소설 같아요

 

맞아그래

 

웃긴 인생이지

 

행운의 마작패

 

네가 다 가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부자가 돼철민아

 

괜찮으세요?

 

오피스텔 건물

 

반드시반드시 지어야 돼!

 

...

 

부자가 돼야겠어

 

!

 

부자가!

 

[코믹한 느낌의 음악]

 

돌아요

 

좀 더 자신감 있게거만하게

 

그래야 내 옷이 살지

 

저한테 왜 이러세요?

 

옷에 지면 안 돼요

 

옷과 겨뤄서 이겨야지

 

다시 한번 돌고

 

아우진짜

 

쟨 뭐야?

 

애인 같진 않고

 

전속 모델로 뽑았나?

 

어우바보 같아

 

멋있는데

 

바보 같아

 

누굴 바보로 아나진짜?

 

오케이이리 와요

 

이제 실전에 입을 옷을 봅시다

 

문수호한테서 정해라를 뺏어야지

 

[활발한 느낌의 음악]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 그럴래?

 

여행 후기 잘 부탁드립니다

 

캐나다가 너무 좋다

 

우리랑 같이 캐나다 가는 거예요?

 

가고 싶죠일해야죠

 

그래 - 너무 좋지?

 

이렇게 하면은

 

이목 완전 집중 할 수 있지?

 

내가 그걸 어떻게 해요?

 

아니야할 수 있어 할 수 있어써 봐

 

못 해요못 해요!

 

할 수 있어! - 잠깐만요!

 

못 한다니...

 

잘한다

 

저쪽입니다

 

어머안녕하세요

 

다시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법인 고객 대표님께서 이렇게 직접 와 주시고

 

근데 설 연휴 때 다들 출장을 가시나 봐요

 

설 연휴 직원들 보너스예요

 

보너스요?

 

한 사람씩 사인해

 

너무 좋은 회사네요

 

대표님도 멋지시고

 

여기 여행사 직원분 중에 정해라라고 있죠?

 

정해라있죠

 

저희 팀인데 왜 그러십니까?

 

그분 때문에 문제가 참 많습니다

 

뭐 때문에 그러시죠?

 

저희가 귀찮을 정도로 전화를 해서 여행 상품 문의를 했는데

 

한 번도 짜증 안 내시고 설명을 잘해 주셔서요

 

사람이 기계도 아닌데

 

진상 고객들이 자꾸 전화하고 그러면

 

짜증도 좀 내고 그러면 좋지 않습니까?

 

저희가 진상까지는 아니었거든요

 

이번 직원들 여행도 그렇게 해서 성사된 거고요

 

아무튼 정해라 씨 때문에

 

이번 설 보너스 비용이 엄청나게 지출됐습니다

 

어머!

 

그 덕분에 저희 회사 매출은 확 올라갔네요

 

감사합니다

 

우수 사원으로 추천합니다

 

정해라 씨 우수 사원으로 상 안 주실 거면은

 

우리 회사로 스카웃하겠습니다

 

그러시죠

 

농담 아닙니다 - 농담 아...

 

어머진심이신가 봐

 

안 돼요,

 

해라 씨는 저희 팀 보배라서 절대 뺏길 수 없고

 

정 스카웃하실 거면 저희 팀 전체 다 데리고 가십시오

 

오세요

 

여기서 뭐 해?

 

입구에 초등학생 단체 와 있어 빨리 가 봐

 

저 진짜 갑니다대표님

 

짐 싸어여 싸어여어여

 

대표님열심히 할게요

 

연봉은 그러면 어떻게... - 다 했어?

 

 - 다 쓰셨죠?

 

안녕하십니까

 

서울시 프로젝트 같이 하시는 문수호 대표님 맞으시죠?

 

저희 본부장님 - 

 

저는 저기이동수 본부장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본부장님 - ?

 

반갑습니다 - 

 

[동수의 신음]

 

이제 짐 싸고 떠날 준비만 하면 되는 건가?

 

야야얼굴들 핀 거 봐 얼굴 핀 거

 

[경쾌한 음악]

 

사랑해

 

이건 뭔가...

 

달라 보이는 느낌이 드네요

 

입는 사람의 체온과 함께하는 옷을

 

내 체온을 섞어서 만들어요

 

옷에 영혼이 없다고 할 수 있나요?

 

수능 논술 혹시 빵점?

 

내가 만든 옷은 힘이 있어요

 

내 뜻대로 되죠

 

직접 만든 옷을 입히면

 

그 사람을 조종할 수 있단 말씀이에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뭔가 전달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해라한텐 제대로 안 먹히곤 있지만

 

 4차원적인 매력이 있으시네

 

나 매력 있는 거 맞죠?

 

[코믹한 느낌의 음악]

 

그럼요

 

문수호 씨 셔츠를 한 벌 만들 건데

 

본인이 선물하는 척

 

전해 줄 수 있어요? - 물론이죠

 

술이나 한잔할까요?

 

나가시죠

 

옷도 얻어 있었는데 제가 저녁 사겠습니다

 

여기 비싼 데 아니에요?

 

돈 없어 보이시는데

 

우리끼린 솔직해도 좋잖아요

 

VIP 고객이 가끔 상품권도 주시고 이런 데 식사권도 주세요

 

이 집 단골이시라고

 

그럼 맘 놓고 먹을게요

 

문수호 대표님이 왜 좋으세요?

 

인연이 있는 사람 같아요

 

마치 전생에

 

내 남편이었던 거 같은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저는 아버지 모시고 저녁 먹으러 왔어요

 

이 집 음식 좋아하셔서

 

방해가 된 거는 아닌지 - 아우아닙니다

 

저는 아는 디자이너 선생님하고 같이 저녁 먹으러

 

혹시 이 옷 디자이너는 아니시죠?

 

맞는데요?

 

오늘 최지훈 선생님 확 달라 보여요

 

맛있는 와인 가져 왔는데

 

괜찮으시면 이따 한 잔씩 드리겠습니다

 

아우감사합니다

 

저희는 이따 2차로 한잔하러 가기로 했는데

 

시간 되시면 조인하실래요?

 

아버님 같이 오셔도 좋고

 

여쭤 볼게요 - 

 

저분도 문수호 대표 일에 관심 있는 분이라서요

 

뭔가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음산한 느낌의 음악]

 

아는 사람이냐?

 

아버지옷 한 벌 해드릴까요?

 

제가 솜씨 있는 디자이너 방금 발견했는데

 

쓸데없는 데 돈 쓰지 마

 

몸만 가리면 됐지

 

디자인은 무슨

 

[애잔한 음악]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죄를 지었습니다

 

내 눈물에 대한

 

비수를 꽂고 싶었습니다

 

넌 죽을 수 없다

 

저주가 눈에 보이는 것입니까?

 

간절한 그리움을

 

볼 수 있습니까?

 

원하는 모든 걸 이루게 될 거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부디 현명함을 주시어

 

늙지도죽지도 않는

 

이 외로운 지옥에서

 

저희를 구해주소서

 

구해주소서

 

점복이는 분명 한글로 썼을 텐데

 

이것들도 아니고

 

점복이

 

날 좀 도와주게

 

[어두운 느낌의 음악]

 

아버지

 

제가 문수호한테 1승 뺏었습니다

 

그게 뭔 소리야?

 

문수호가

 

지상권 설정을 하려던 땅에 제가 선수를 쳤어요

 

금성 1동 끝자락에 있는 빈터요

 

금성 1그 땅 주인 누군데?

 

윤달홍 씨라고

 

그 동네 오래 산 할아버지예요

 

넌 왜 그런 일을 네 멋대로 처리해?

 

네가 내 아들이라는 거 알아몰라?

 

내 아들이라는 거 알아몰라?

 

아버지 얘긴 전혀 안 했죠

 

왜요뭐 아는 분이세요?

 

소원대로

 

집 한 채 값

 

 100

 

감사합니다과장님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날 근처로 배달 나가지도 않았고요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시끄러워요

 

과장님은 죄 없으시죠

 

연구소에 사람 있는지도 몰랐잖아요

 

그 집하고 땅 뺏기기 싫으면 그 입이나 좀 다무시오

 

그런데

 

연구소 밀어내고 그 자리에 아파트 들어선다는 얘기

 

헛소문 아니죠?

 

이 돈도 그쪽에서 나온 겁니까?

 

이 사람이 진짜!

 

아뇨아뇨저는...

 

분양권 딱지라도 하나 살까 하고

 

과장님 무서운 사람인 거 압니다

 

쥐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

 

길에서 봐도 모른 척 지나가겠습니다

 

 - 닫아요닫아

 

문수호가 그놈을 알 리가 없는데

 

우연인가?

 

얼마 얘기하더니?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금액이었어요

 

내가 아는 사람 소개해 줄 테니까

 

그리로 넘겨라

 

싫습니다

 

이건 제 힘으로 한 건데요

 

넘기라면 넘겨!

 

입맛 없어 못 먹겠네정말

 

보통 여성복남성복 디자이너 따로 있던데

 

어떻게 두 개를 한번에 배우셨대요?

 

천재성도 있고

 

시간도 아주 많았거든요

 

저 합석시켜 주시면

 

저녁은 제가 사겠습니다

 

앉으시죠

 

2차는 내가 좋아하는 LP 바에 가요

 

우리 가서 슬픈 노래 들어요

 

슬픈 노래 좋죠

 

어디에요갑시다

 

3차는 우리 집에 가서 한 잔 더

 

120년 된 더덕주가 있어요

 

그 정도면 거의 보약인데

 

어제는 주지도 않더니

 

서운합니다

 

[경쾌한 음악]

 

선생님?

 

서운합니다

 

같이 가시죠

 

많이 늦었네

 

박람회 때문에 업무 못한 거 내가 다 하고 와야 하니까

 

근데 안 자고 뭐 해?

 

너 보고 자려고

 

바보

 

아이구좋다

 

아이좋다

 

나 집에 오면서 이런 생각 했어

 

여기서 나가야겠다

 

?

 

문수호가 점점 좋아져서

 

[잔잔한 음악]

 

이대로 있다가는

 

내가 의지하고 기대게 될 거 같아서

 

그것도 싫고

 

의지하고 기대도 돼

 

사람 일 어떻게 될 줄 알고

 

그리고 나만 바보 되지

 

내가 너 과외 선생이었잖아

 

너 절대로 바보 안 돼

 

어떨 때 보면 참 못됐어

 

내 마음 빤히 들여다 보고 노는 거 같고

 

아직은 문수호 씨를 완전히 믿고 싶지는 않네

 

어릴 때 너 좋아해서 상처받았고

 

너를 위해서 돈을 벌었고

 

나 지금 너 떄문에 여기 돌아와 있어

 

믿어도 돼

 

나 만나면서

 

세상에 믿어도 되는 남자가 있다는 거

 

배워

 

[로맨틱한 음악]

 

잘 자

 

.흑기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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