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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 8

  

위험해!

 

오빠비켜!

 

[드라마틱한 느낌의 음악]

 

[아이 우는 소리]

 

뭐 해?

 

빨리 안 와!

 

여기 포장마차 앞인데요

 

빨리 좀 와 주세요사람이 칠 뻔했어요

 

아니요아니요 오토바이요오토바이

 

빨리 좀 오세요!

 

이 프라이팬 네가 던진 거야?

 

그니까 그렇게 멍하니 서 있으면 어떡해?

 

내가 어련히 알아서 피할까 봐

 

진짜 칠 뻔했다니까

 

!

 

어디 가요?

 

우리 애 자전거 변상해 주고 가야죠

 

그치? - 제가 변상해드릴게요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꼬마야울지 마

 

더 예쁘고 좋은 자전거 사줄게

 

일부러 치려고 달려 오는 거 같았어요

 

내가 보기엔 초보운전 같던데?

 

아니요절대 초보의 폼이나 복장이 아니었어요

 

번호판도 없는 무등록 오토바이고요

 

 CCTV 꼭 좀 확인해 주세요

 

이건 살인 미수라고요!

 

알겠습니다 - 그리고 이거

 

제가 증거로 제출합니다

 

아마 헬멧에 상처가 나 있을 거예요

 

이게 뭔가요지금? - 제가 던졌거든요

 

여자들 백 속에 별게 다 있어 오늘 처음 알았네

 

뭐 성냥병따개 이런 것도 있어?

 

농담하지 마

 

나 아직도 후들거리거든? - 궁금해서 그러지

 

프라이팬은 왜 가지고 다녀프라이팬 좋아?

 

너 구해주려고 갖고 다닌다

 

 

지금 나한테 고맙다는 말을 해야지 이렇게 농담할 때야?

 

고마워요구해줘서

 

아우그 포장마차는 또 왜 닫아가지고진짜

 

내 결백을 주장할 수 없게 만들고

 

침 뱉고 의자에 눕고 그걸 본 증인이 없네

 

진짜 말도 안 돼

 

다음에 또 그러면은 촬영을 해 놓을게

 

그래라

 

오토바이 말이야

 

뭐 사람들한테 원한 산 거 있어?

 

원한을 샀으면 오토바이 가지고 되겠어?

 

하긴

 

아까 나한테 뭐라고 불렀어?

 

자전거 집어 던질 때

 

기억 안 나는데?

 

[핸드폰 집어 드는 소리]

 

난 들었는데 - 어머

 

어머머머얘네 사귀나 봐

 

제대로 걸렸네 제대로 걸렸어

 

뺴박이네빼박 - 누구누구?

 

어머머

 

[차 다가오는 소리]

 

[코믹한 느낌의 음악]

 

왜 또 그래?

 

진짜 한 집에 살고 있잖아

 

잠깐 데리고 놀 생각이었는데

 

벌써 싫증났어

 

미안하다

 

이거면 됐지?

 

[속으로문수호의 물건이 필요해

 

잘 맞으시는데요?

 

점수 좀 따겠죠? - 면접 시험 가세요?

 

내일요

 

여자친구 면접

 

감사합니다

 

응급실 달려오는 것도 지겹다이제

 

꾀병 아니야?

 

요로 결석이 애 낳는 것보다 더 아픈데

 

돌만 빼내면 도로 멀쩡해진대

 

돌은 잘 나온 거지? - 

 

근데 좀 의외의 사건이 있어

 

의외의 사건?

 

아버지가...

 

해라 이모를 마음에 들어하시는 거 같아

 

저기괜찮으신 거죠? - 

 

감사합니다 - 

 

조금만 참으세요

 

지금 진통제 들어가고 있고요

 

안정되시면 바로 CT 찍는대요

 

나 이제 가도 되지? - 이모

 

오늘 너무 고마워

 

상가 준다는 거 까먹으면 안 되는데

 

으이그

 

걱정하지 마

 

간다 - 

 

가지 말아요누나

 

어머어머

 

누나...

 

그래서 이모한테 간병인 알바를 부탁했어

 

내가 얼굴은 20대 후반인데

 

목에 주름이 좀 있잖니

 

그러니까 그 노친네한테 누나 소리나 듣고

 

이모가 무슨 간병인을 해?

 

사람이나 더 잡지

 

그 사악한 노친네한테 상가 받아내려면

 

가까이서 작업해야 하지 않겠니?

 

작업?

 

미인계라도 써야지

 

제발 그만둬?

 

이번에도 사고 치면 가만 안 둔다진짜

 

걱정 마

 

해라야

 

수술하자

 

?

 

생명의 은인이 손을 다쳤는데

 

봤어?

 

이리 와

 

[잔잔한 음악]

 

앗 따가앗 따가

 

따가워

 

참아

 

됐다

 

괜찮지?

 

상처 보호 차원에서

 

아주 괜찮네괜찮아

 

딱 좋네딱 좋잖아이렇게

 

아니진작 이렇게 해주면 될 거를답답하게

 

오래 손 잡고 있으려고

 

선수야모쏠이야?

 

선수

 

선수가 되고 싶은 걸로

 

잘 자

 

 

그 메일 보내준 거 그거 너무 고마워

 

나 그거 때문에 회의 시간에 영웅 됐어

 

그래? - 

 

내가 그거 의상 대여 아이템이랑 여행지 연결을 해 봤거든

 

그랬더니 바로 준비해 보래

 

나 그거 잘 되면 진짜 해외 지점 좀 나가고 싶어

 

내가 바라는 건 그게 아닌데

 

나 벗어나고 싶다고 얘기했잖아 처음 만났을 때부터

 

기억나

 

나 그거 괜히 한 소리 아니야 진심이야

 

진심이면 그 길 가야지

 

네가 뭘 하든 응원할게

 

고마워 - 아까 구해줘서 고마워

 

잘 자

 

날 구해준 거 네가 두 번째야

 

첫 번짼 누군데?

 

있어미인

 

어머니구나? - 가족 아니야

 

뭐 수영장 안전요원이겠지

 

그거 체대 형님들이 하는 거고

 

담임 선생님?

 

됐어나도 안 궁금해

 

그냥 예의상 궁금한 척 좀 해봤어

 

질투하는 거 아니지?

 

질투 하는 거야

 

질투하면서 왜 해외 지점에 나가고 싶어?

 

난 너를 위해서 이렇게 돌아왔는데

 

[잔잔한 음악]

 

내 인생이 더 중요하니까

 

정말 네 인생에 내가 아직 없어?

 

없는 거 같아

 

있을 거야

 

잘 찾아 봐

 

오빠

 

비켜

 

이거만 하고

 

해라야!

 

나 눈 따가워 죽겠어!

 

눈에 들어갔나 봐

 

앗 따가앗 따가!

 

앗 따가! - 어떡하라고?

 

해라야나 눈 너무 따가워 들어갔나 봐

 

그냥 떼그러면 - ...

 

1800년쯤의 물건들은

 

남아있는 게 꽤 많죠

 

박물관 수장고에도 많이 있겠죠?

 

정조 시대 이후 건

 

나돌아 다니는 게 더 많아요

 

재테크 목적으로 사둔 사람도 많고

 

빌딩 부자박 회장이라는 사람도

 

이거저거 긁어 모으는 걸로 유명한데

 

이 번호가 맞는 건가?

 

그 사람 통해서 알아보시든가

 

[전화벨 소리]

 

수호 씨잘 지냈지?

 

선생님 시간 괜찮으시면 저희 집에서 저녁 식사 어떠세요?

 

좋지

 

연말 지나고 새해 초 어떨까?

 

좋습니다

 

뭐 특별히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지도를 펼쳐 놓고

 

지상권 설정에 대한 얘기를 나누시는 거 같았어요

 

문수호가 어딜 보고 있는 거지?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어르신

 

부탁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바빠 죽겠는데 누구야?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정해라 씨 옷 배달 왔습니다

 

웬 옷?

 

어머저기요

 

저기요

 

해라는 지금 없고요

 

무슨 옷인지는 모르겠는데 두고 가시면 돼요

 

아니요제가 정리해서 걸어놓고 가야 해요

 

해라 씨 방이?

 

우리 한 번 본 적 있죠?

 

청담동 옷 가게에서

 

기억이 잘 - 샤론 양장점맞으시죠?

 

어떻게 아세요? - 늙지 않는 비결이 뭐예요?

 

해라 꼬마 때 양장점에서 찍은 사진이랑 똑같으시잖아

 

[긴장감 넘치는 효과음]

 

왜 대답을 못 하실까?

 

충분한 수면

 

수분 섭취규칙적인 운동

 

개뿔 - 개뿔이고요

 

동안 리프팅물광 주사보톡스

 

그럼 그렇지

 

옷은 어디다 둘까요?

 

옷은 저기 두고 가시면 돼요

 

목이 말라서 그러는데 마실 거 한 잔만 주시겠어요?

 

기다리세요

 

[음울한 느낌의 음악]

 

그림 멋지네

 

옛날에도 그림을 좋아했는데

 

이런 거 못 보셨나 봐?

 

TV예요

 

유자차

 

알아요

 

누가 모를까 봐

 

제가 외출 준비로 좀 바쁘네요

 

옷은 여기 놓고 가시면 돼요

 

[불길한 느낌의 음악]

 

어디 계세요?

 

어머여기서 뭐 하세요?

 

죄송해요옷걸이를 찾다가

 

나오세요 여긴 우리가 쓰는 방이 아니에요

 

해라 씨 결혼 안 한 걸로 아는데 이 옷들은 다 뭐예요?

 

설명하자면 긴데

 

여긴 집주인 방이고

 

우린 특별 세입자예요

 

아아

 

그럼 행랑채 같은 데 세를 치는 거예요?

 

웬 행랑채?

 

우리가 이사 갈 집을 집주인네 회사가 사서

 

당분간 여기서 지내는 거예요

 

어쩐지

 

근데 해라 씨 방이

 

그나마 쓸만한 건 내가 준 옷들이 다네

 

우리 분이 집에선 구질구질하구나

 

다 하셨어요?

 

나도 이제 나가 봐야 해요 - 다 됐어요

 

어머나

 

이런 옷은 한 벌에 얼마예요?

 

입어 보실래요?

 

누나...

 

[코믹한 느낌의 음악]

 

이모

 

옷이 좀 작아 보이는데 안 불편해?

 

난 이 분위기가 더 불편하다

 

영미야

 

아버님

 

퇴원하자

 

오늘은 안정을 취하세요

 

간병인 누나도 모셨는데

 

왜 쓸데없이 돈을 쓰고 그래?

 

내가 무슨 간병인이 필요하다고

 

어머가지 말라고 제 손까지 꼭 잡은 게 누군데 이러세요?

 

제가요? - 

 

아버님이 어제 해라네 이모한테

 

계속 '누나'라고 하시면서 - 누나?

 

내가?

 

제가 한참 동생이거든요?

 

저한테 누나라고 하지 마세요

 

귤 드세요

 

하루 치 일당 계산해 드려

 

한 달 부탁드렸는데?

 

벌써 입금됐어요

 

제가 어릴 때 한의원에서 심부름을 해서

 

웬만한 병은 다 고치거든요

 

해라한테 이렇게 웃긴 이모가 있었나?

 

자세히 뜯어 보면

 

눈동자가 닮았어요

 

[영미 코웃음]

 

영미야

 

어제 너희 가게 앞에 있던 젊은 여자 못 봤니?

 

나를 보신 거 같은데?

 

내가...

 

꿈을 꿨나 보다

 

[불길한 느낌의 음악]

 

그래

 

죄는 지었지만

 

왜 나만 벌받아?

 

당신이 날 버렸잖아

 

날 끝까지 외면하면

 

당신도 벌받을 거야

 

1930년대에 지어진 한옥

 

최순우 선생의 옛집입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저자이기도 한 최순우 선생은

 

한국 미술사의 거목이시죠

 

선생이 돌아가시고 건사가 어려워진 집은

 

허물어질 위기를 맞았다가

 

지금은 이렇게 누구나 찾아와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되었습니다

 

바로 십시일반으로 모인 시민들의 성금 때문이죠

 

국가와 지자체의 몫이던 문화재의 보존이

 

이젠 시민들의 힘으로도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추억과 역사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된 거죠

 

옛날 동네를 보전하는 데 찬성합니다

 

허물어져 가는 한옥을 카페로 바꾸고

 

낡은 방앗간은 베이커리로 되살리고

 

그거 멋진 일이죠

 

하지만

 

동네가 근사해질수록 부동산과 임대료가 상승합니다

 

몇 가지 자체 규약을 만들 생각입니다

 

월세 인상에 상한선을 둔다

 

외국계 프랜차이즈는 어느 기간 동안 규제한다

 

낡은 건물의 수리비는 지자체에서 지원받을 수 있게 하자

 

그게 가능할까요? - 가능하게 만들어야죠

 

여러분

 

옛날부터 감나무 동네로 불리는 종로구 금성 1, 2동은

 

현재 옛모습 그대로 보존하자

 

집을 다 밀고 오피스텔 단지를 짓자

 

이렇게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정취가 있는 따뜻한 동네입니다

 

지켜낼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좀 실어주시기 바랍니다

 

[불길한 느낌의 음악]

 

아버님께서 직접 나오실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실무보다는 로비 일을 하시죠

 

뇌물과 접대?

 

그건 평소에 하시는 거고

 

갑자기 쓰러지셨다면서요?

 

그런 소식은 어디서?

 

방금 자문단 위원한테 들었습니다

 

뭐 별거 아닙니다 걱정은 감사하지만

 

어제 오토바이 선물 아버님이 보내신 거 맞죠?

 

? - 아니길 바랍니다

 

아버님께 전해 주세요

 

공청회는 무슨다 형식적인 거지

 

 

얼굴 비춘 건 잘했다

 

아버지 혹시 어제 문수호한테 무슨 짓 하신...

 

오토바이로 겁 좀 주라고 했는데 왜?

 

깁스하고 나왔디?

 

아버지 대체 왜 그렇게 추해지세요?

 

문수호 그렇게 만만한 상대 아닙니다

 

그놈 다쳤냐고?

 

멀쩡해요 아버지 의심하고 있고요

 

피곤하다끊자

 

다리 하나 부러트려도 좋았잖아

 

그놈 요즘 오토바이 연습 안 한대?

 

아버님 따뜻한 유자차 한 잔 드세요

 

차 드시고 배꼽에 쑥뜸 한 방 뜨시고요

 

영미야

 

모시고 나가서 점심 좀 사드려라

 

비싼 거좋은 거 맛있는 거 사드려

 

그래도 환자를 두고 어떻게...

 

[전화 벨소리]

 

여보세요

 

(백희박 회장님이신가요?

 

누구십니까?

 

[불길한 느낌의 음악]

 

갑자기 오한이 오네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지?

 

[신음]

 

전화하신 분입니까?

 

합석 좀 하겠습니다 - 

 

연말이라 양해 좀 해 주십시오 - 

 

남산더블!

 

더블!

 

어우추워 얼어 죽을 뻔했네

 

진짜네가?

 

그래도 옛날보단 덜 추운 거야 - 

 

갑오개혁 때가 진짜 추웠지

 

끔찍했어우리

 

손님

 

도착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서린 누나!

 

백희 누나!

 

사람을 잘못 보신 거 같습니다

 

출발하시죠

 

저 철민이에요철민이

 

옛날에 나 신문 배달하던 철민이

 

아 왜 나 미끄러졌을 때 옛날에 다쳤을 때

 

치료해 주고 그랬잖아요

 

많이 추워졌네

 

기사님출발해요

 

아니누나들 맞죠?

 

하나도 안 변하셨네

 

출발!

 

누나!

 

나한테 좋은 물건 많다고 소문내는 사람이

 

윤 화백이었구만

 

일단 앉으시죠

 

죄송합니다

 

제가 찾던 분이 아닌 거 같네요

 

여자분이라고 들었는데

 

윤 화백이 착각을 한 거 같습니다

 

좋은 거 많이 드시고 가세요

 

제가 계산하겠습니다

 

장사는 그렇게 하시는 게 아니죠

 

일단

 

보시는 척이라도 하셔야죠

 

[음산한 느낌의 음악]

 

[신음 ]

 

(분이구천을 떠돌다

 

귀신이 되어라

 

[비명]

 

뭐야?

 

왜 이런 거야?

 

아니괜찮으십니까?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니어디 불편하신 데가?

 

전 그새 많이 늙었죠?

 

누나도 나이가 드셨네이젠

 

누구신지?

 

백희 누나저 철민입니다

 

인천서 신문 배달하던 고학생

 

!

 

그때 그 소년?

 

두 분은 늙지 않는 괴물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네요

 

방금 절 피하시려고 했죠?

 

그럴 리가

 

내가 찾던 사람이 아니라서 그랬지

 

어떤 물건을 구하세요?

 

제가 그래도 발이 꽤 넓습니다

 

괜찮아내가 알아서 할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

 

... ... 살살 살살 하십시오

 

명함 한 장 올릴라고 하는데

 

제 별명이 여러 갠데

 

제일 마음에 드는 게 땅 투기 천잽니다

 

제가 한번 지나가면

 

땅값이 치솟죠

 

신문 배달 소년

 

눈빛이 탁해졌구만

 

서린이 누난 잘 계십니까?

 

연락 끊어진 지 20년쯤 됐어

 

서린이 누나한테 전해 주세요

 

내가 부자가 됐다고

 

만나게 되면

 

전해 주지

 

팔 잡은 거 사과드려

 

죄송합니다

 

또 봬요백희 누나

 

?

 

 

내일 12시까지만 결제해 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해라 씨

 

김포 오사카 LCC 매출

 

올해 거 분기별로 좀 뽑아줘

 

올해 거 전부 다요? - 전부 회사별로 분류해서

 

 

김포 도쿄도 같이

 

아 저본부장님

 

저 이거 80명 확인하고 나서

 

잠깐 외근 좀 다녀와야 할 거 같은데요?

 

의상 문제로 좀 미팅이 있어 가지고

 

아니뭐가 먼저지?

 

될지도 안 될지도 모르는 프로젝트 때문에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안 하겠다는 거야?

 

본부장님 제가 뽑아 드릴게요

 

주희 씨는 일 못해

 

본부장님

 

그거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최 팀장은 의대 교수팀 항공이나 얼른 잡아 주시고

 

대학 병원 해외 세미나 70% 우리가 지명해

 

이런 거나 착실하게 잡고 있으면 됐지!

 

무슨 엉뚱하게 의상이고 나발이고 정말

 

LCC 매출 제가 당장 뽑아드리겠습니다

 

외근 취소하고

 

아우피곤해

 

아우진짜

 

아우나 이럴 때 영화에서

 

젠틀한 회장님이 딱 나타나셔서

 

[성대모사] '아닐세 난 자네를 응원하네이러시는데

 

제 말이오

 

아니 어디 진짜 회장님 안 나타나시나?

 

[노래하는 톤회장님...

 

잘생겼다

 

비행기 표 좀 사러 왔는데요

 

문자 보내도 답도 없고

 

전화번호 차단했어

 

그날 밤에 그렇게 가버리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이럴 줄 알았어

 

해라 씨

 

요즘 나쁜 남자 만나지?

 

그럴지도 모르지 - 어떤 놈이야?

 

모든 걸 다 가진 자

 

내가 한 충고 잊었어?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 해라 씨를 왜 만나?

 

모든 걸 다 가졌으니까

 

이해심자신감

 

돈 없는 여자를 피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능력

 

잘났구만

 

그 사람은 날 응원하고 칭찬해

 

나 같은 거 싫다고 돌아서던 누구랑은 다르지

 

그래

 

나 해라 씨한테 잘못했지

 

근데 사랑을 늦게 깨달았다고 했잖아

 

이번에도 늦었어 저리 꺼져버려

 

그놈이 누구야진짜로 있긴 있는 거야?

 

보여줘?

 

됐어

 

받아비싼 거야

 

최지훈 씨

 

당신 지금 되게 추레해

 

가짜 검사 들통났을 때보다 더 후져

 

진짜로 누가 있구나

 

두 번 다신 연락하지 마라

 

뽀뽀나 하지 말지

 

그날 밤엔 나한테 왜 온 거야?

 

그놈 때문에 심란해서 왔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래그날 제정신 아닌 거 같았어

 

이상한 성대모사까지 하고

 

그래도

 

나 지금 상처받았어

 

저기 길 건너에 약국 있어 좀 가 봐라

 

아우 - 이 나쁜 새끼야!

 

대표님

 

식사하시죠

 

먼저 하세요 통화 좀 하고 할게요

 

연애하시나 본데요?

 

우리도 맛있게 먹읍시다 - 잘 먹겠습니다!

 

[전화벨 소리]

 

여보세요 - 힘이 없네

 

나 오늘도 야근이야

 

아니나 프로젝트 준비 못 하게 계속 쓸데없는 것만 시키니까

 

아랫사람이 치고 올라올까 봐 신경 쓰느라 그래

 

나 미국 병원에 있을 때도 그랬어

 

조직 생활 다 그렇지

 

뭐 그깟 일로 풀이 죽어 있어?

 

그럴 땐 어떡해야 돼?

 

일단...

 

밥을 먹어

 

[경쾌한 음악]

 

나 진지하게 듣고 있었는데?

 

제일 태클 거는 사람이 누구야? - 본부장

 

본부장 부인이나 딸한테 의견을 받아달라고 해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게 한다든지

 

그래서 일이 잘되면 공을 돌릴 제스쳐를 취하고

 

그러다 진짜로 뺏기면?

 

그런 거 하나 줘도 돼

 

잃는다고 생각하지 마 또 길이 나와

 

일 잘돼?

 

잘돼나는 운이 좋잖아

 

좋겠다

 

내 일이 잘되면 네가 좋은 거 아니야?

 

? - 내가 너 좋아하니까

 

나 도시락 먹으러 갈게 정해라 힘내

 

!

 

아버님초밥 사왔어요

 

엄머이게 다 뭐예요?

 

뭐기는이게 다 이게 다 돈이지

 

이런 고물단지는 왜 갑자기 꺼내신 거예요?

 

근사한 것 좀 골라다가 자랑을 좀 하려고

 

누구한테요?

 

날 가난뱅이로 기억하는 사람

 

넌 요새 어딜 그렇게 쏘다니냐?

 

저도 나름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나중에 다 보고드릴게요

 

[음산한 느낌의 효과음]

 

이 반지 느낌이 묘한데요?

 

그건 시골 장터에서 산 싸구려야

 

겨울에 방어를 잡아서 배를 갈랐는데

 

그 뱃속에서 그 반지가 나왔다나

 

진짜요?

 

그 뻥이 재밌어서 내가 사줬지

 

3만원에

 

넌 커플 링도 안 끼면서 그런 건 뭐하러 껴 봐?

 

막상 껴 보니까 귀신 나올 거 같아

 

어우이런 거 좀 버리세요

 

진짜 귀신 나올 거 같아

 

그 사진은 싼 맛에 샀는데

 

별 가치가 없는 거 같아

 

이 당시에도 훈남 오빠들이 있었구나

 

[재봉틀 돌리는 소리]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돼?

 

무슨 일 있었니?

 

아까 갑자기 등이 불타듯이 아팠어요

 

글씨 있는 데가 - 너도?

 

똑같이 그랬던 거야?

 

갑자기 이상한 문신이 생기고

 

불로 덴 것처럼 아프고

 

왜 이런 거야?

 

이다음엔 또 뭐가 올 건데?

 

옛날에 두 사람 은반지

 

네가 가졌다고 했지?

 

그 반지 갖고 있니?

 

절벽에서 뛰어내릴 때 잃어버렸다고 했잖아요

 

갑자기 반지는 왜?

 

잃어버린 거 분명해?

 

오늘 좀 이상하네

 

그 반지 보기라도 한 거야?

 

그 반지를 찾아서 주인한테 돌려주면

 

너도 저주가 풀리지 않을까 해서

 

아님...

 

글씨가 지워지거나

 

찾았구나맞죠?

 

그걸 찾았으면 지금 내 손에 있겠지

 

아니야

 

백희 뭔가 있어

 

반지는 왜 훔쳤니?

 

걔가 먼저 내 남자를 훔쳤잖아요

 

그건 집착이고

 

소유욕승부욕이야

 

그런 건 사랑이 아니야

 

사랑은 그런 거예요

 

미치도록 갖고 싶은 거

 

...

 

널 포기하고 싶지 않아

 

나는 죄를 지어서

 

용서를 비는 중이야

 

그래서 널 놓지 않는 건데

 

가끔은

 

널 포기하고 싶어져

 

반지 찾으면 나 먼저 보여줘

 

전생에 네 반지였다고 돌려주는 것도 웃기지 않아요?

 

두 사람 방해하지 말고 가만 있어그럼

 

게네가 먼저 날 괴물로 만들었잖아요!

 

[세게 문 닫히는 소리]

 

300년을 살고 있어도

 

무슨 일이 앞에 올지 알 수가 없구나

 

[애잔한 음악]

 

추운데 여기서 뭐 해?

 

가는 길에 혹시나 해서

 

너희 회사 정말 빡세구나

 

가는 길이 이쪽이 아닐 텐데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네?

 

야근에는

 

군밤이지

 

 

나 배고팠는데

 

춥다집에 가자

 

나 집에 가기 싫은데

 

[잔잔한 음악]

 

여기 너무 좋지?

 

여기 60년대 음악부터 최신 팝까지 다 들을 수 있어

 

나 너무 아저씨 취급하는 거 아니야?

 

클럽도 좋은데?

 

난 이런 데서 음악 듣는 게 더 좋아

 

배고팠나 보다잘 먹네 - 

 

 2킬로 쪄가지고 운동 좀 해야 하는데

 

하면 되지

 

슬로베니아 성에서 온 크리스마스 카드

 

너한테 오늘 왔어

 

나한테?

 

읽어줄까?

 

[외국어로 읽는 수호]

 

!

 

'안녕하세요해라 씨'

 

'수호가 당신을 만났다니'

 

'내 일처럼 기쁩니다'

 

'당신한텐 감사해요'

 

'이 성은 당신 덕분에 존재할 수 있었으니까요'

 

?

 

[잔잔한 음악]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로부터'

 

'몇백 년 동안 지켜 온 성인데'

 

'아버지 대에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사업 실패로 성을 팔아야만 하는 상황이었죠'

 

'여길 허물고'

 

'테마 파크를 짓겠다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어느 날문수호라는 동양 남자가 와서'

 

'이곳을 절대 팔지 말라고 협박을 했습니다'

 

'첫사랑과 만나기로 한 곳이라고'

 

'그러곤 얼마 후 큰돌을 투자해'

 

'우리 성의 대주주가 되었습니다'

 

'해라 당신 덕분에'

 

'우리는 이 성을 지킬 수 있었어요'

 

'당신을 사랑하는 그 남자는'

 

'세상에서 가장 무모하고'

 

'로맨틱한 사나이입니다'

 

'부디 그를 사랑해 주시길'

 

끝이야?

 

'일을 할 땐 차갑고 무서운 남자입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예외일 테니까'

 

제대로 번역한 거 맞아?

 

번역기 돌려 보든가

 

[로맨틱한 음악]

 

너무 좋다

 

이 노래 유행할 때 뭐 하고 있었어?

 

너 생각했어

 

나도

 

당신 생각을 했어

 

멋있어

 

해라니?

 

곤이 아버지 퇴원하셔서 나 이제 시간 괜찮아

 

일 얘기 뭔데?

 

보시는 척이라도 하셔야죠?

 

그 반지가 맞을 거야

 

은반지를 찾아서 주인한테 돌려주고

 

점복의 문서를 찾으면

 

뭔가 풀려 가겠지

 

[불길한 느낌의 음악]

 

안녕하세요문수호 씨

 

아니안녕하세요문수호 님

 

나는 당신을 이번 생에도 뺏길 수 없어요

 

흙탕물이라도 뒤집어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선물은 못 사왔습니다

 

아침 댓바람부터 무슨 일이냐남의 집에

 

경찰에서 오토바이를 잡았습니다

 

CCTV를 보여주면서 추궁했더니

 

박 회장님이 시켜서 그랬다고

 

안 다쳤으니 됐잖아?

 

나도 겁만 좀 줄 생각이었다

 

불구덩이 속에서도 살아남은 전데

 

그 정도로 겁을 먹겠습니까?

 

가슴이 아프구나수호야

 

가진 것 없이 자라서 그저

 

오기로 가득해

 

회장님 젊었을 때 보시는 거 같죠?

 

수호야

 

다른 데 가서 놀아

 

여긴 새 건물 지어서 돈 벌고 싶은 사람들이 더 많아

 

앞으로 그 원성과 민원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

 

감나무 동네그냥 두세요

 

목욕탕서점도 괴롭히지 마시고요

 

내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구나

 

[불길한 느낌의 음악]

 

나한테 한 번만 더 해코지하면

 

회장님이 다치세요

 

몸조심하십시오

 

해라 아버지가 널 거둘 때 뭐라고 했는지 아니?

 

'난 그 녀석 눈빛이 기분 나빠'

 

'우리 해라가 공부를 안 하고 어리광만 부리니'

 

'그 애라도 데려다 놓으면'

 

'자극을 받겠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공부했고요

 

남들 보는 눈 때문에 친구 아들 거두긴 했지만

 

늘 널

 

마음에 안 들어 했다

 

저 같아도 그랬을 겁니다

 

무슨 대단한 얘길 하신다고

 

괜찮으세요?

 

그럼요

 

3시에 운동 잡힌 거 알고 계시죠?

 

자식저거 저

 

어제 저녁도 안 먹고 난리 치더니

 

거기 핫팩 좀 갖다 줘요 - 알겠습니다

 

별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일들 해요

 

대표님쿠션 머리에다 받힐까요?

 

그거 너무 높아 무릎 담요 가져와서 대줘

 

무릎 담요 좀 - 

 

의사 같으시네요 - 

 

미국에서 의대 나오셨거든요

 

미안합니다

 

오늘 분위기상 운동하기가 좀

 

정말 모든 걸 다 갖추셨네요

 

같은 남자가 봐도 멋지십니다

 

과찬이시고

 

우리 직원들도 운동을 좀 같이 했으면 좋겠는데

 

아우저야 좋죠

 

그룹 레슨 가능합니다

 

홈 트레이닝 가능하다고 했죠?

 

집에서도 세 사람 같이 받고 싶은데

 

부모님이랑 같이 하시게요? - 아니요

 

가족이 되고 싶은 두 사람이라고 해 두죠

 

누가 됐든 환영입니다

 

목걸이귀걸이 선물 어떻게 됐어요?

 

환불했습니다

 

여자들 선물 고르는 거 어려워요?

 

제 여자친구가

 

나쁜 남자한테 홀려서 지금 걱정입니다

 

나쁜 남자 만나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그 남자 때문에 속상했는지

 

절 찾아와서 안고 유혹하곤

 

싹 외면을 해버려요

 

그런 여자 잊으세요 상대할 가치도 없습니다

 

아니요

 

그 남자가 누군지 확인 좀 해 보고요

 

[코믹한 느낌의 음악]

 

홈트는 언제 갈까요?

 

따님이랑 사모님께

 

마음에 드시는 것 좀 골라 달라고 해 주세요

 

워낙 해외 여행 많이 다니셨으니까 보는 안목이 남다르시겠죠

 

제가 자문단에 두 분 성함도 올리고요

 

협찬품도 보내드릴 거고요

 

이거 잘되면 본부장님 공인 거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그렇지 -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지

 

기혈 순환에 쑥뜸 만큼 좋은 것도 없어요

 

입금된 만큼은 일할 거니까 그리 아세요?

 

나 안 아파요 내일부터 안 나오셔도 됩니다

 

한 달치를 받았는데

 

괜찮습니다

 

비서나 운전기사가 오해할 수도 있고

 

진짜 괜찮아요

 

무슨 오해를 한다고

 

정해라 대리인으로 여기 사인이나 좀 해요

 

이게 뭔데요?

 

'금성 1, 2동의 낡은 집을 밀고'

 

'오피스텔을 짓는 데 동의한다'

 

'오피스텔이 완공되면 상가 두 채를'

 

'정해라에게 준다'

 

[불길한 느낌의 음악]

 

[속으로안녕하세요문수호 님

 

샤론 양장점입니다

 

주문하신 옷이 완성됐습니다

 

편하실 때 방문해 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손님 오셨는데...

 

안녕하세요 문수호 대표님 심부름 왔습니다

 

 

옷값은 충분히 넣었습니다

 

직접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옷 한 벌 선물해 드리겠다고 했거든요

 

대표님께서 좀 바쁘셔서요

 

여기

 

[불길한 느낌의 음악]

 

그럼 정해라 씨 옷은 제가 가져갈까요?

 

아니요

 

일단 맞는지 입어 봐야 하니까

 

제가 알아서 할게요

 

얼굴에 글씨가 뒤덮여도 상관없어

 

[바이올린 음악]

 

일찍 퇴근했네?

 

저녁은?

 

같이 먹을래?

 

아니

 

.흑기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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