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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불허전 11

 (허임처자괜찮소?

 

[차 문이 탁 닫힌다]

 

(재하이봐요

 

[거친 숨소리]

 

(허임처자!

 

당사자가 싫다고 하지 않습니까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

 

누나!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극적인 음악] [운전사의 의아한 신음]

 

(운전사없죠?

 

분명히 없죠?

 

저 뺑소니 아닙니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엔진음]

 

이게

 

이게 뭐야

 

[의미심장한 효과음] [산새 울음]

 

아니이게 어찌

 

이게 어찌 다시

 

[허임의 놀란 숨소리]

 

(허임정신이 좀 드오?

 

괜찮소이까?

 

어디 다친 데는 없소?

 

미안하게 됐소

 

하나 걱정하지 마시오

 

다시 돌아가는 길을 알고 있지 않소이까

 

어서 갑시다

 

그냥 놔두지

 

[차분한 음악]

 

차라리 그냥 죽게 놔두지

 

그게그게 무슨 말이오

 

(허임아니어찌 그런 말을...

 

어서 갑시다

 

[한숨]

 

[허임의 힘주는 숨소리]

 

넘어졌을 땐 잠시 쉬어 가는 것도 방법이랬소

 

잠시 쉬었다 갑시다

 

[풀벌레 울음]

 

그곳 세상은 어찌나 빨리 돌아가는지 혼이 쏙 빠지고는 했는데

 

여긴 꼭

 

시간이 멈춰 있는 것 같소

 

귀를 얼얼하게 하는 소리도 없고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미세 먼지도 없고

 

내 어릴 때 자란 마을도 꼭 이랬소

 

(허임마을 한가운데 우물이 있어

 

아침엔 아낙네들이 모여 두레박을 길으며 시름을 나누고

 

그 옆에선 아이들이

 

짓궂은 물장난을 치다 혼쭐이 나곤 했소이다

 

그러고 보니 세상만사 근심 없는 얼굴로

 

그저 동무들과 노느라 하루가 짧았던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소이다

 

이 마을에도 어디 우물이 있을 터인데

 

내 목을 축일 물 좀 떠 오겠소

 

잠시 쉬고 계시오

 

쌤이 고쳐 준 내 심장

 

(하라느껴져요?

 

(어린 연경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아빠

 

[훌쩍인다]

 

[인기척이 들린다]

 

[잔잔한 음악]

 

[한숨]

 

[허임의 거친 숨소리]

 

(허임이게이게 왜 다시 돌아왔는가

 

어찌 다시 조선에 왔단 말인가

 

내 너에게 목숨을 살려 주어 고맙다 해야 하느냐

 

아니면 나를 놓지 않는 너를

 

원망해야 하느냐

 

드세요

 

[살짝 웃는다]

 

[다가오는 발걸음]

 

(허임처자처자!

 

[다급한 신음]

 

아니근데 웬 주먹밥이오?

 

[밝은 음악] [허임이 살짝 웃는다]

 

(허임일단 목 좀 축이시오 속이 시원해질 게요

 

원래 아낙네들이 지나가는 과객한테 해 주는 것인데

 

[허임의 웃음]

 

이것은 급하게 먹다가 체할 수도 있으니

 

천천히 마시라는 뜻이오

 

(허임그렇게 우리도

 

천천히 갑시다

 

체하지 않게

 

[연경이 살짝 웃는다]

 

[허임이 중얼거린다]

 

저 녀석들이 참

 

(남자1) 왜놈들이다왜놈들이 온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어서 피하시오!

 

[긴장되는 음악피하시오!

 

[소란스럽다]

 

[여자1의 비명]

 

[왜군1의 기합]

 

일단 자리를 피합시다

 

[총성]

 

[총성]

 

[왜군2의 기합]

 

[총성] [여자2의 비명]

 

(아이아빠

 

아빠아빠!

 

(아이아빠아빠

 

아빠아빠!

 

아빠아빠!

 

아빠아빠!

 

[흐느낀다]

 

(재하저 사람은 누구야?

 

(연경할아버지 손님

 

좀 멀리서 왔소

 

[기어 조작음]

 

[힘주는 신음]

 

[한숨]

 

(허임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애잔한 음악]

 

(천술) [한숨 쉬며그때

 

기억을 잃어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네만

 

돌아왔나 보구먼

 

제가 가 보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한숨]

 

왜 두 놈 다 감감무소식이야 그래아이

 

(재하허봉탁 씨 할아버지 손님인 거로 들었습니다

 

그 사람 누굽니까?

 

할아버지 알고 계시죠?

 

아니느닷느닷없이 나타나설랑은 뭐라는 거야?

 

그 사람 말로는 어디 멀리서 왔다는데 거기가 어디입니까?

 

그놈 얘긴 왜 갑자기 물어?

 

처음엔 어디서 대충 배운 무면허 돌팔이 정도로 생각했어요

 

나중엔 저희 할아버지랑 짜고 신분 세탁 한 사기꾼인 줄 알았고요

 

(재하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그 사람 누구예요?

 

이상한 점?

 

이상한 점 뭐?

 

이름이며 옷이나 말투

 

가장 이상한 건

 

제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거예요

 

그것도 경이 누나랑 같이요!

 

?

 

[어두운 음악그놈이 또!

 

?

 

(재하그럼 지난번에도

 

할아버지제발 말씀해 주세요

 

허봉탁 그 사람 누구예요?

 

두 사람 어디로 어떻게 사라진 거예요?

 

[힘겨운 신음]

 

- (재하할아버지 - (천술아이고

 

(재숙원장님! [병기의 놀란 신음]

 

- (병기원장님원장님 - (재숙괜찮으세요?

 

(병기왜요어디 뭐편찮으세요?

 

(천술아니아니야아니야 괜찮아괜찮아

 

가슴이 좀 뻐근해서

 

[힘겨운 신음]

 

그 어저께 먹은 게 뭐 좀 체했나?

 

(재숙그럼 약 드셔야죠 [천술의 힘겨운 숨소리]

 

아유얼른 안 들어가고 뭐 해요?

 

(병기

 

얼른 들어가시죠 [천술이 콜록거린다]

 

[재숙이 중얼거린다]

 

(병기쟤는 또 아침부터 왜 왔대?

 

추운데 왜 나와 계세요? [천술이 콜록거린다]

 

(만수아직 연락 안 돼? [통화 연결음]

 

(민재

 

[안내 음성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만수어지간히 충격이 컸나 보네

 

안 그러던 애가 잠수까지 타고

 

그러니까요

 

우리 선배가 그럴 선배가 아닌데 걱정되게 왜...

 

원래 안 그러던 사람이 한 번 그러면 바닥을 치지

 

[황 교수의 한숨]

 

[황 교수가 쩝 소리를 낸다]

 

- (만수아 - (민재안녕하세요

 

오하라 부모님은 지금 어떡하고...

 

어떡하기는

 

계속 딸내미 붙잡고 계시지

 

[황 교수와 만수의 한숨]

 

- (명훈황 교수! - (황 교수원장님

 

(명훈대체 어떻게 된 거야테이블 데스라니

 

그게 저발견이 늦어져서 이미 심장이 많이 손상된 상태였답니다

 

그래도 저최연경이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우리 쪽 과실 아닌 거 확실하지?

 

(황 교수?

 

 

[안도하는 한숨]

 

이사장님 아시고 난리가 났는데

 

이러다간 꼼짝없이 마 원장한테 밀리게 생겼어

 

[헛기침]

 

아무래도 그 카드를 좀 써야겠어

 

무슨 카드요?

 

그거 있잖아박 회장 아들 기록

 

[깨닫는 탄성]

 

근데 박 회장 아들 제 발로 들어왔는데요

 

최연경이 환자로

 

(황 교수그리고 마약 그것도 본인이 자수했다는데요

 

(명훈최 선생 대체 번번이 왜 그래

 

왜 줬다 뺏었다

 

사람 가지고 놀아? [황 교수의 헛기침]

 

지금 어디 있어?

 

[긴장되는 음악]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총성]

 

[총성]

 

[왜군3의 기합]

 

[다급한 숨소리]

 

저기요저기 아이들이 숨어 있어요

 

내가 가겠소

 

가서 아이들을 데려올 테니 예서 꼼짝 말고 기다리시오

 

[왜군들이 소리친다]

 

[왜군4의 기합]

 

[말 울음]

 

(왜군4) 일로 와

 

[왜군4의 기합] [말 울음]

 

[다급한 숨소리]

 

이쪽으로

 

(허임걱정 말거라 너희들을 구해 주러 온 것이야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시간이 없다어서!

 

(허임그렇지

 

[다급한 숨소리]

 

[허임의 힘주는 신음]

 

[허임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왜군5) [일본어이봐

 

[총성]

 

젠장

 

쫓아! [왜군들이 대답한다]

 

[왜군들의 기합]

 

[왜군들이 소리친다]

 

[긴장되는 음악]

 

[담의 신음]

 

[한국어어서 내 손을 잡으시오

 

그럼 이 아이들은요?

 

같이 갈 수 있어요?

 

애들 여기에 두고 우리만 갈 순 없어요

 

(왜군5) [일본어이것들 뭐야?

 

[한국어어이너희 두 사람

 

조센진 맞아?

 

[일본어조선인인가?

 

죽여라

 

[기합]

 

(사야가멈춰라!

 

[의미심장한 음악]

 

(사야가) [한국어두 분 모두

 

고맙습니다

 

(사야가) [일본어함부로 군영을

 

이탈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왜군5) 조선인의 마을을 노획하는 건

 

각 소대별 재량 아닙니까?

 

저 사내는 의원이다

 

(사야가데려가 스즈키를 치료하게 하라

 

그걸 장군이 어찌 아십니까?

 

일전에 내가 다쳤을 때

 

치료해 준 이다

 

[의미심장한 음악조선인 한 사람 죽이는 게 중요한가

 

(사야가아니면 우리 동료 한 사람 살리는 게 중요한가?

 

(왜군5) [한국어하긴그냥 죽이는 것보다

 

일본 병사를 치료하고 죽인다면

 

조센진한테 영광이죠

 

(사야가) [일본어여인과 아이들은 볼모로 데려가라

 

(왜군5) 계집과 아이들을 가두고

 

저놈은 막사로 끌고 가라

 

(왜군들

 

[허임과 연경의 놀란 신음]

 

(허임) [한국어이거 놓으시오왜 이러는 것이오!

 

이거 놔요

 

(허임이보오왜 이러시오! [연경의 비명]

 

처자!

 

(연경!

 

아이이보오!

 

여인과 아이들을 어디로 데려가는 것이오?

 

[다급한 숨소리]

 

괜찮을 것이오

 

(허임처자이보오!

 

여인과 아이들과 함께 있게 해 주시오

 

이보오!

 

(오라버니!

 

(이거 놔요담아!

 

[힘주며담아!

 

[연경의 놀란 숨소리]

 

(연경이거 놔요

 

(왜군6) [일본어걸으라고!

 

[왜군7이 소리친다]

 

[어두운 음악]

 

(연경) [한국어이거 놔!

 

[문이 달칵 열린다] (허임이거 놓으시오

 

[허임의 힘주는 신음]

 

그때 목숨이 끊어지도록 그냥 뒀어야 했소

 

은혜를 원수로 갚을 셈이오?

 

당신을 살린 이가 저 여인이라는 사실을 잊었소이까?

 

(사야가그땐 너희의 선택이었으나

 

지금은 다르다

 

이 병자를 살려라

 

내가 똑같은 실수를 또 할 것 같소?

 

(허임내가 살린 이에게 무고한 이들이 목숨을 잃는다면

 

그들도 결국 내가 죽인 셈인데

 

그런 실수를 또 할 거 같냐 이 말이오

 

(사야가그 여인이 그러더군

 

자신이 살린 이가

 

그 후에 어떤 삶을 살지는 그 사람의 몫일 뿐

 

자신은 그저

 

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그 결과가 이렇다는 걸 알고

 

지금쯤 몹시 상심해 있을 것이오

 

그건 그대들 사정이고

 

(사야가이 병자를 살리지 못하면

 

너와 저 여인아이들 모두 죽는다

 

[무거운 음악]

 

(허임의원의 도리와 선의가 오히려 해가 될 때도 있소

 

[헛웃음]

 

그 사람 말이 맞았네

 

(많이 아파?

 

[강이 입바람을 후 분다]

 

다쳤구나

 

[한숨]

 

가방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네

 

오라비가 해 줄게

 

[담이 훌쩍인다]

 

(오라버니

 

나 무서워

 

우리

 

죽는 거야?

 

안 죽어절대 안 죽게 할 거야 [담이 훌쩍인다]

 

엄마아빠가 걱정하시겠다

 

부모님 없어요

 

지난해에 역병으로

 

돌아가셨어요

 

[담이 훌쩍인다] (내가

 

내 동생 지킬 거예요

 

아까 그 아저씨 말 들었지?

 

걱정하지 마

 

그 아저씨가 우리 구해 줄 거야

 

[한숨]

 

앞뒤 순서가 바뀐 것 같소

 

저 여인과 아이들을 살려 주겠다 약조하시오

 

그럼 내 병자를 살리겠소

 

그리 자신 있는가?

 

약조하시오

 

내가 하는 약조를 믿을 수 있나? [의미심장한 음악]

 

저 여인이 살린 이의 약조를 믿을 것이오

 

수창이 심하오

 

지금 상태로는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큰일 날 수 있소이다

 

살릴 수 없다는 것인가?

 

[맥박 효과음]

 

(허임맥이 불규칙하다

 

(사야가섣부른 짓을 하면

 

용서치 않을 것이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사야가왜 물을 다 빼지 않는가?

 

지금 물을 다 빼면 병자는 죽소이다

 

해서 일부러 조금 남겨 둔 것이오

 

[한숨]

 

[비장한 음악]

 

나복자를 갈아 먹이고

 

방기와 산초씨 정력자대황을 넣어 달여 먹이시오

 

사흘 정도 지나면 조금씩 호전될 것이오

 

[한숨]

 

[옅은 신음]

 

[일본어장군님

 

정신이 드나!

 

이제 괜찮아

 

[편안한 숨소리]

 

장군님

 

(왜군8) 나와

 

[왜군9가 다그친다]

 

[한국어] - (오라버니! - (담아!

 

(오라버니!

 

(왜군들시끄러워!

 

(이거 놔요이거 놔요!

 

(연경놔요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사야가) [일본어가라

 

[밝은 음악]

 

[한국어괜찮소괜찮은 것이오?

 

당신은요당신은 괜찮아요?

 

난 괜찮소

 

(허임너희들은 다친 데는 없느냐?

 

(함께

 

[어두운 음악]

 

(허임약조를 지켜 주어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겠소

 

(사야가스즈키를 살려 주어

 

고맙습니다

 

그대들 같은 의원이

 

조선에 많습니까?

 

어찌 그런 걸 묻는 것이오?

 

의원이

 

많이 필요한 때가 아닙니까

 

[일본어아참

 

[한국어연유는 알 수 없으나

 

어쩐지 이 물건이나

 

주인의 신분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어디 분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대의 물건이니

 

(사야가돌려주겠습니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사야가입니다

 

[살짝 웃는다]

 

기억해 주시겠습니까?

 

오라버니우리 이제 집에 가는 거야?

 

(저 아저씨가 우리 구해 주셨어

 

집까지 걸을 수 있지?

 

- (걸을 수 있어 - (가자

 

어떻게 된 거예요?

 

그 환자를 살린 거예요?

 

설사 살리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허임우릴 풀어 줬을 것이오

 

아마도 그대가

 

우리 모두의 목숨을 구한 것 같소

 

(내 짚신

 

오라비가 주워 줄게여기 있어

 

[허임이 살짝 웃는다]

 

[총성]

 

[어두운 음악]

 

[놀란 숨소리]

 

[연경의 다급한 숨소리]

 

(허임어찌 된 것이오?

 

[일본어무슨 짓이야!

 

장군이 풀어 주는 것까지야 부하인 제가 감히 말릴 순 없지만

 

(왜군5) 이미 풀려난 조선인들을 어떻게 하건

 

그건 제 자유 아닙니까?

 

(사야가나카무라!

 

[왜군5가 털썩 쓰러진다]

 

[연경의 힘주는 신음]

 

[왜군5의 성난 신음]

 

[한국어빨리 가야 돼요빨리요!

 

(연경가자

 

[긴박한 음악]

 

(허임이보오이보오스님!

 

[허임의 다급한 숨소리]

 

(연경잠깐만요

 

아이가 다쳤소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허임제발 부탁드리오

 

제발 도와주시오

 

(스님1) 조심조심조심 [강의 신음]

 

하유맥가장 위독한 맥이오

 

대관절 이 상처는 뭐란 말이오?

 

(연경총알요

 

작은 쇳덩이가 몸 안에 박혀 있어요

 

이거 그대로 놔두면

 

상처가 곪고 썩어서 패혈증으로 번질 수 있어요

 

[연경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삐 소리가 울린다]

 

[연경의 놀란 숨소리]

 

어찌어찌 그러시오?

 

[의미심장한 음악] [거친 숨소리]

 

나 못 하겠어요

 

그게 무슨 소리요?

 

내가 손댔다가

 

또 죽으면...

 

나를 보시오

 

[거친 숨소리]

 

(허임정신 차리시고 내 얘기를 들어 보시오!

 

당신은 의사요

 

환자가 누구든 간에

 

살리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온 힘을 다하는 의사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훌륭한 의사요

 

[떨리는 숨소리]

 

난 총이라는 걸 모르오

 

치료한 적도 본 적도 없는 상처란 말이오

 

나 혼자서는 못 하오

 

지금 이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소

 

(오라버니

 

죽지 마

 

오라버니

 

오라버니

 

(어린 연경아빠

 

아빠

 

[흐느낀다]

 

오라버니

 

[한숨]

 

[담이 흐느낀다]

 

가방이 없어요

 

소독도 해야 되고

 

마취도 해야 되는데

 

[흥미진진한 음악]

 

혹 초오산 있습니까?

 

(스님1) 

 

초오산은 없고 섬수는 조금 있는데

 

일단 그것을 내어 주십시오

 

그리고 소독할 염탕수가 필요하니

 

물 한 그릇에 소금 일 홉을 넣어 끓여 주십시오

 

(스님1) 

 

내 경혈에 침을 놓아 고통을 좀 줄여 보겠소

 

(허임더 필요한 것이 있소이까?

 

지혈이랑 염증도 좀 잡아야 돼요

 

마른 쑥과 뽕나무 느릅나무 껍질토란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스님2) 

 

(연경...

 

깨끗한 흰 천하고 바늘과 실도 좀 부탁드려요

 

실이라면...

 

삼칠과 상백피 실 있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스님1의 힘주는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허임맥이 좀 편안해진 것이 위험한 고비를 넘긴 것 같소

 

그대가 이 아이를 살렸소

 

[연경이 살짝 웃는다]

 

아니요

 

이 아이가

 

오빠를 살렸어요

 

[잔잔한 음악]

 

[허임의 한숨]

 

(연경다신 손에 잡을 수 없을 줄 알았어요

 

그 녀석이 이러려고 이 땅에 남아 있었나 보오

 

주인을 닮아서 그런지 참으로 똑똑하고 대견한 녀석이오

 

신기해요

 

(연경이런 데서 이거 하나로 수술해서

 

생명을 살렸다는 게

 

그대 말대로 [한숨]

 

동생을 살리고자 하는 오라비의 마음이

 

스스로를 살린 게 아니겠소

 

[잔잔한 음악]

 

'의원의 기술보다 강한 것은 스스로 살고자 하는 병자의 마음이다'

 

내가 스승님께 처음 배운 가르침이오

 

(허임사람의 몸에 가진 생명력과 치유의 힘을 키우자면

 

일단 병자의 마음을 살펴야 한다고

 

병자의 마음

 

한데

 

스승님께서 가르쳐 주시지 않은 게 있소이다

 

의원으로 살다가 보면

 

살릴 수 있는 병자보다

 

그렇지 못한 병자들이 더 많다는 것

 

그것이 이 땅의 의원이 가진

 

숙명이라는 것을 말이오

 

내가 처음 치료한 병자를 잃었던 날

 

하루 밤낮을 목 놓아 울었는데

 

나중에는 눈물조차 나지 않더이다

 

죽음이 안타깝기는 하나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이 정하는 것

 

우리는 그저 죽음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아니겠소

 

그대의 그런 마음을 알기에

 

소녀도

 

그대의 아비도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을 것이오

 

(허임소녀가 그대에게 남긴 선물이오

 

여기 가장 반짝거리는 것이

 

자신의 심장이라 전해 달라 하더이다

 

비록 심장은 멈췄지만

 

심장에 담겨 있는 마음은

 

여전히 반짝거리지 않소

 

[연경이 훌쩍인다]

 

[개가 왈왈 짖는다]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한숨]

 

[천술의 한숨]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별일 없겠지?

 

우리 경이 괜찮겠지?

 

(천술이런 말

 

염치없네만

 

혹이라도 만나게 되거들랑

 

전처럼 잘 좀 부탁하네

 

[천술의 한숨]

 

(성태조 수석님 입장 난처한 거 잘 압니다만

 

[어두운 음악며칠만 더 말미를 주세요

 

허 선생이 사정이 생겨서 그렇습니다

 

아니이거 말씀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내가 뭐부하 직원도 아니고

 

아니이 일이 뭐 나 혼자 좋자고 하는 일입니까?

 

(수석이봐요마 원장 다당신 지금 나한테 화낸 거야?

 

[화내는 신음] [휴대 전화 조작음]

 

[휴대 전화를 탁 던진다]

 

[화난 숨소리]

 

이 인간이 그비위 좀 맞춰 줬더니

 

자기가 무슨 대통령인 줄 아나?

 

아이고

 

허임 이 자식도

 

인간 좀 만들어 줬더니 아주 제멋대로구먼

 

대체 어디 간 거야

 

이 자식 그조선으로 다시 돌아간 거 아니야?

 

(재하어딜 갔다고요?

 

[긴장되는 음악]

 

방금

 

허임이라고 하셨죠?

 

너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거야?

 

조선이라니

 

그건 또 무슨 말씀...

 

네가 잘못 들은 거다

 

[한숨 쉬며할아버지

 

잘못 들었대도

 

그렇지 않아도 머리 복잡한데 너까지 나서지 마라

 

[성태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허임저기이보시오

 

방금 같이 있던 처자

 

어디 갔소?

 

[다급한 신음]

 

소인허가에 임허임입니다

 

(재하조선 시대만 해도 우리의 침구술은 한중일 중 최고였고

 

그중 가장 정점에 있던 분이 바로

 

조선 제일 침허임 선생이었습니다

 

말도 안 돼허임이라니

 

그럼 지금 두 사람

 

조선에 가 있다는 거야?

 

[새가 지저귄다] [풍경이 울린다]

 

[부드러운 음악]

 

[살짝 웃는다]

 

괜찮느냐정신이 좀 드느냐?

 

(연경등은 좀 어때많이 아프지 않아?

 

제 동생은요?

 

뒤에서 자

 

오라버니

 

미안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괜찮아담아

 

너 때문 아니야울지 마

 

내가

 

(내가 짚신이 벗겨져서

 

그래서 오라버니가...

 

다음엔 내가 꼭 맞는 거 사 줄게

 

그러니까 울지 마

 

[담이 흐느낀다]

 

[살짝 웃는다]

 

[함께 웃는다]

 

(어허

 

(머리에다 해야지

 

(연경왜 그렇게 봐요?

 

나 이 옷 안 어울리죠?

 

[살짝 웃으며아니오

 

처자는 뭘 입어도 참으로 곱소

 

(허임이리 가고 있으니 우리가 꼭 일가 같지 않소?

 

[허임의 민망한 웃음]

 

뭐라고요?

 

내 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큰 아들이 있으려고

 

(허임아이그런 게 아니고

 

이곳에선 열댓 살에 시집장가가고 우리 나이에 이만한 애들이 있소이다

 

[연경이 살짝 웃는다]

 

그러는 그쪽은 뭐 했어요여태까지?

 

그 나이 되도록?

 

[멋쩍은 신음]

 

나를 따르는 여인네들이 많았으나 의술이 하도 출중하여

 

몰려드는 병자들을 돌보느라 연분을 만나지를 못했소

 

[웃음]

 

[연경의 멋쩍은 신음]

 

그건 나랑 똑같네

 

똑같...

 

[웃음]

 

그럼 우리 천생연분...

 

우리 좀 쉬었다 갈래요?

 

[밝은 음악] [허임의 놀란 신음]

 

어깨 안 아파요?

 

그러고 보니 어깨가 이게 좀...

 

[강의 힘주는 신음]

 

[허임과 연경이 살짝 웃는다]

 

(허임조금만 쉬었다 가자꾸나

 

[웃음]

 

[함께 웃는다]

 

(허임

 

[담의 웃음]

 

옳지

 

(허임처자이거 보시오

 

땅에서 자라는 모든 것은

 

양분이 있는 게다

 

가장 중요한 부분만 먹으면 되는 거요

 

이게 진짜 참으로...

 

(이렇게 먹어요? [허임의 탄성]

 

(허임처자도 한번

 

(연경담이도 꽂아 줄까?

 

[까마귀 울음]

 

[어두운 음악]

 

[사람들의 아파하는 숨소리]

 

[허임의 놀란 신음]

 

(허임이보시오

 

(연경다들 괜찮습니까?

 

(허임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남자2) 보다시피 왜놈들이 휩쓸고 간 통에

 

멀쩡한 사람이 없소

 

한데

 

뉘시오?

 

(허임그러니까 저저는...

 

아저씨 [남자2의 놀란 신음]

 

아이고강이네!

 

(남자2) 강이야! [남자2의 반가운 웃음]

 

아이고담이도 있네!

 

애들이 살아 있었네!

 

[남자2의 웃음] (아저씨

 

(아저씨괜찮아요?

 

[남자2가 흐느낀다]

 

[남자2의 탄성]

 

(연경

 

이거는 상처가 빨리 아물라고 실로 꿰맨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질 거예요

 

 

꿰매요?

 

 [남자2의 탄성]

 

저는 그의원님들이 치료하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남자2) 혹시 의녀십니까요?

 

 

(남자2) ...

 

[남자2의 아파하는 신음]

 

[감성적인 음악]

 

[사람들의 아파하는 신음]

 

그대의 세상에 처음 떨어졌던 날

 

119와 병원을 보고 적잖이 놀랐소

 

(허임그곳 사람들은 병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의원의 손길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싶어서

 

아마도 대부분은

 

(허임밖에 있는 저 사람들은

 

평생 가야 의원의 얼굴조차 구경하기 힘들 것이오

 

한양엔 혜민서라도 있지만

 

[허임이 약재를 쓱 간다]

 

기껏 침을 놓고 뜸을 놓아 막힌 기를 뚫어 주었소

 

그래야 움직여 허기라도 달랠 수 있기 때문이오

 

답답하기는 하나

 

지금으론 해 줄 수 있는 게 그것뿐이오

 

왜 그렇게 보시오?

 

가슴에 담아 두려고요

 

당신의 진짜 모습

 

[헛기침]

 

아니나는 그냥 밖에 병자들이 눈앞에 있기에 내

 

그리했을 뿐이오

 

그럼 말해 봐요

 

아무런 득도 되지 않는

 

저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걱정해 주는 게

 

어떤 마음인 건지

 

[살짝 웃는다]

 

[살짝 웃는다]

 

[약재를 쓱쓱 간다]

 

(담이야!

 

(남자2) 아이고애가 갑자기 왜 이래?

 

[문이 달칵 열린다아이고

 

[남자2의 다급한 숨소리]

 

아이가 많이 놀란 듯하오

 

[담의 힘겨운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괜찮다이제 괜찮다

 

(남자3) 얘야괜찮다괜찮다

 

때가 되면 우리 인연에 대해서도 얘기 나눌 기회가 오겠죠

 

내 예감이 맞는다면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허임

 

[허임의 힘주는 신음]

 

[허임이 살짝 웃는다]

 

한양이 여기서 멀어요?

 

한양은 갑자기 왜?

 

꼭 만나야 될 사람이 있어요

 

그게 누구요?

 

허준요

 

(연경아니

 

허준 어른요

 

(허임허준허준 어의 영감을 말하는 것이오?

 

아니그대가 어찌 허준 영감을 아시오?

 

그걸 알아보러 가는 거예요

 

아니대관절 그게 무슨...

 

자세한 건 나중에 얘기할게요

 

저도 아직은 확실한 걸 몰라요

 

[한숨]

 

왜군들이 코앞까지 와 있소

 

한양은 지금 위험하다는 것을 모르시오?

 

알아요아는데

 

그래도 지금이 아니면

 

다시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잖아요

 

[한숨]

 

어쩌면

 

내가 당신을 만나고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진오의 헛기침]

 

(진오덕분에 참으로 불편했는데

 

그래도 월령의는 면했구나

 

[어두운 음악]

 

이게 다 낭자 덕분이오

 

[아파하는 신음]

 

(진오이제 한양을 떠나 피난길에 오르면

 

언제 다시 돌아오게 될지 모르는데

 

결국 못 만나고 가는구려

 

부디 전란을 잘 이겨 내서

 

훗날 다시 봅시다

 

- (진오가자 - (충호

 

(연경저게 뭐예요?

 

이보오

 

(허임저기 불난 것이 무엇입니까?

 

지금 몰라서 묻소?

 

궁이잖소

 

대관절 궁에 불은 왜...

 

오늘 새벽에 임금이 줄행랑쳤다는 소식 못 들었소?

 

(남자4) 그래서 성난 백성들이 몰려와

 

여기저기로 지금 불을 내고 있지 않소

 

어휴찢어 죽일 놈의 임금

 

아니어떻게 백성들을 버리고...

 

아휴내 진짜 - (허임저기...

 

(허임혹 못 만나게 되더라도 너무 낙담하지 마시오

 

어의잖소

 

전하께서 몽진길에 올랐다면

 

허준 영감도 호종 행렬에 함께했을 수 있소

 

갑시다

 

(막개뉘십니까?

 

허 의원님!

 

허 의원님!

 

[허임의 당황한 신음이야진짜 다시 오셨습니다

 

이리 온다더니 참말이었습니다

 

(허임아니그게막개야? [막개의 웃음]

 

막개야

 

[허임의 웃음]

 

(허임해서 병판의 눈을 피하고자 다시 차림새를 바꿨단 말이냐?

 

(막개그럼 어쩝니까

 

지난번 그리 도망친 뒤로

 

의원님이랑 저 찾는다고 눈에 불을 켜고 뒤지고 다니는데

 

[한숨]

 

또다시 쫓기는 몸이 되었구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막개대체 어찌 된 겁니까?

 

그날 제가 본 게 다 뭡니까?

 

아니근데 너는 왜 아직 여기 있는 것이야?

 

내 한양을 떠나라 하지 않았느냐!

 

제가 허 의원님 두고 어딜 갑니까?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죠

 

지금이 어느 때인지 몰라서 그러느냐?

 

그것은 난 모르겠고

 

[살짝 웃는다]

 

또 오셨습니다?

 

[연경의 멋쩍은 웃음]

 

[어색한 웃음]

 

근데 어째 오늘은 아씨가 아니라 아낙네로 오셨네요

 

[연경의 멋쩍은 웃음]

 

허준 어른 만나러 왔어요

 

어의 어른 산 너머 고을에 병자 보러 가셨는데요

 

하면 호종 행렬에 가지 않았단 말이냐?

 

다리가 불편해 당장은 못 가시고

 

곧 뒤따라간다고 그리 말씀하셨다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다른 병자를 보러 갔다?

 

언제 오시는데요?

 

오늘은 못 오시고

 

내일이나 모레쯤

 

[한숨]

 

[흥미로운 음악게가 어디인 줄 아느냐?

 

(허임길이 험하오조심하시오

 

[헛기침]

 

(막개저번부터 궁금한 건데

 

대체 두 분 어떤 사이십니까?

 

[흥미로운 음악이 늘어진다]

 

[연경의 멋쩍은 웃음] [허임의 헛기침]

 

근데 너는 어찌 허준 영감 댁에 있게 된 것이야?

 

[흥미로운 음악묻는 말에 답은 안 하시고

 

혜민서에도 못 있게 되어 어쩌나 하고 있는데

 

허준 영감님이 의원님 오실 때까지 있으라 하셨습니다

 

내가 다시 온다 했단 말이냐?

 

틀림없이 오신다 하셨습니다

 

네놈 머리 꼴을 보아하니 제 발로 돌아왔을 리는 만무하고

 

또 무슨 사고를 친 게로구나

 

(허임내가 제 발로 돌아올 거라 생각하신다

 

[헛웃음]

 

(허임

 

[허임의 한숨]

 

(병판이게 누구신가

 

[무거운 음악]

 

(충호저기 그 여인 아닙니까?

 

그래맞는 것 같구나

 

(충호잠깐

 

저기

 

몇은 칼을 찬 거로 보아 무사들인 것 같습니다

 

무사?

 

대관절 저게 무슨 그림이란 말이냐?

 

[병판의 웃음]

 

(병판네 이놈!

 

이리 다시 보니 반갑구나

 

(하인저기 저 계집이 허임을 빼낸 그 계집입니다

 

[병판의 웃음]

 

주제에 계집이 있었더냐?

 

너는 다행히 못 알아본 듯하니 뒤도 보지 말고 뛰거라어서!

 

의원님만 두고 저만 어찌...

 

지난번에 보지 않았느냐

 

네가 가야 우리가 산다어서!

 

[어두운 음악]

 

(병판저 계집은 또 뭐야?

 

(하인쫓을까요?

 

번거롭게 그럴 것 없다

 

[병판의 웃음]

 

(병판허임이 네 이놈!

 

내 네놈 때문에 밤마다 이를 갈았느니라

 

[병판의 웃음]

 

하늘이 도우신 게지

 

한양 땅을 떠나는 길에

 

이리 매듭을 짓고 가게 될 줄이야

 

못 본 새에 개가 되셨습니다

 

?

 

뭐라?

 

네 이놈!

 

(허임어찌 입고 있는 옷만으로 개와 사람을 구분할 수 있겠소이까?

 

지금 대감이 하는 꼬라지야 말로

 

영락없는 개돼지가 아니고 무어란 말이오?

 

(허임이런

 

돼지가 들으면 서운하려나

 

[허임의 웃음]

 

저놈이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 게야!

 

그래도 백성들 무서운 건 알아

 

이리 야음을 틈타 몰래 내빼시는 걸 보니

 

자기 목숨은

 

꽤나 소중한가 보오

 

저놈이!

 

천것이 감히 뉘 앞에서!

 

무릇!

 

조정 대신이라 함은 위중한 때일수록 위로는 군왕을

 

아래로는 백성을 지켜야 하는 자리!

 

그깟 제 한 목숨 지키자고 군왕을 배신하고

 

백성을 버리는 개잡놈께서 이 와중에도

 

어찌 그깟 반상 타령이오?

 

[허임의 웃음]

 

천것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소이까?

 

저놈!

 

(병판여봐라뭣들 하는 게야!

 

저놈의 주둥아리를 닥치게 하지 않고!

 

(무사들!

 

(허임걱정 마시오

 

이깟 아픔쯤은 이제 아무것도 아니오

 

[연경의 놀란 신음]

 

[극적인 음악]

 

[허임의 신음]

 

[연경의 다급한 숨소리]

 

[힘주는 신음]

 

[무사의 기합]

 

[무거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자동차 경적]

 

[의미심장한 음악]

 

[거친 숨소리]

 

[콜록거린다]

 

[괴로운 신음]

 

[자동차 경적]

 

[허임의 거친 숨소리]

 

[자동차 경적]

 

[거친 숨소리]

 

[허임의 힘주는 신음]

 

[감성적인 음악]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허임) [힘겨운 목소리로연경 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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