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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빵왕 김탁구 11

 

 

도입부.

1. 10부 49.

 

형사1 (책상을 치며 위협적으로신유경 지금 어딨냐?

자림 (잔뜩 두려운 눈빛으로 보는위로)

유경E 우리 동아리 선배들이 다 잡혀들어갔대.

 

2. 10부 55.

 

탁구 (? 보면)

유경 그래서 왔어... 당분간 숨어지낼데가 필요해서.

 

4. 10부 56.

 

탁구 (넙죽 엎드리며한번만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미순 싫다니까.

탁구 하라는대루 다 할께시키는대루 다 하께한번만 좀 부탁하자?

 

2층 복도. N.

 

탁구 이쪽이야앞으루 미순이랑 같이 쓸 방.

미순 (그 두 사람 사이로 지나쳐 자기 방문을 여는데)

 

거의 동시에 맞은편에서 나오는 마준,

나오다 말고 유경과 시선이 마주친다순간 소스라치게 놀라는.

유경역시 순간 멈칫..! 마준을 본다알아보는 눈빛.

 

탁구 서태조인사해 유경아여긴 나하구 한방 쓰는 친구서태조.

유경 (마준을 본다)

탁구 여기는 청산에 살때 나하구 같은 반 친구였던 신유경.

마준 (인사하지 않은채 유경을 빤히 본다)

양미순 (? 인사하지 않는 그 두사람을 번갈아 본다)

탁구 (분위기 파악 못한채)

이 친구가 개인적인 사정으루다 당분간 여기서 신세 좀 짓게 됐거든.

오며 가며 모쪼록 잘 좀 부탁하자 서태조흐흐 (속없이 웃는데)

마준 (딱잘라싫은데.

탁구 (멈칫.. 본다)

유경/미순 (역시 멈칫.. 마준을 보면)

마준 나는 나와 상관없는 일로 부탁받는거 아주 성가시고 귀찮은 사람이야.

탁구 거 인심 야박하게 굴기는... 누가 진짜 신세지겠대?

처음보는 사람들끼리 잘 지내보자 인사 좀 한걸 가지구,

마준 글쎄 내가 왜 그런 인사를 받아야하는데너 나하구 친해아니잖아.

탁구 뭐야? (빈정 확 상한다)

마준 친하지도 않은데 친한척 엉겨붙지마짜증나니까! (하면서 지나치려는데)

탁구 너 증말 말 다했냐!!! (하면서 순간 마준의 멱살을 턱잡는다)

마준 (동시에 탁구의 팔목을 같이 잡으며이거 못놔!!! (서로 소리치는데)

양미순 그만해정지스토오옵!!! (다급히 그 둘 사이를 가로막는다)

유경 (약간 놀란듯 보는 위로)

양미순 우리 집에서 폭력은 절대 금물인거 알구 있지! (마준 보며알고있죠!

(탁구 보며주먹 그 비슷한것만 휘둘러도 너 당장 이 집에서 퇴출이야.

너만 퇴출인줄 알어이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죄목으로 나까지 줄줄이

엮여서.. 그나마 쥐꼬리만한 월급또 반으루 깍일거라구!

탁구 (마준을 노려보며이 자식 말하는 꼬락서니가 영 싸가지가 없잖아!

양미순 싸가지건 바가지건 안된다구 글쎄당장 주먹 풀고 눈에서 힘 빼?

탁구 (그래도 주먹을 꾹 쥔채 마준을 노려본다)

양미순 !!! (한번 더 다그치는데)

유경 (그 때 조용히 탁구의 팔을 잡으며됐어 그만해 탁구야.

탁구 (멈칫.. 유경을 돌아본다)

양미순 (? 유경의 그 손을 내려다본다그리고 시선들어 유경의 얼굴을 보면)

유경 너 여기서 문제 일으키면 미순씨가 곤란해진다잖어이러지 마.

어차피 상관없는 사람.. 맞잖아?

탁구 (유경을 본다보더니 천천히 잡았던 손을 놓는다마준을 노려보면)

양미순 (어쭈이것봐라내 말은 안듣구...? 하면서 탁구를 보면)

마준 그래도 말귀 알아듣는 사람이 하나는 있네.

(그리고는 옷매무새 탁정리하더니 그 세사람을 지나쳐 내려간다)

유경 (돌아본다그 옆에서)

탁구 어우우우!!! 저 자식을 그냥 확! (하면서 돌아보는데)

양미순 (탁구의 뒷통수를 때린다)

탁구 아야! (놀라서 돌아보며뭐야 넌 또!

양미순 시끄럽고나 좀 보자 김탁구! (그러더니 유경에겐 친절하게)

유경씨 먼저 방에 들어가 쉬고 계세요.

유경 (? 보면)

양미순 (다시 열받은 표정으로 탁구를 보며넌 따라들어와!

(하면서 탁구의 귀를 나꿔채듯 잡더니 탁구방으로 끌고 들어간다)

탁구 아아아! (따라들어가며 끝까지 유경에게 웃는 얼굴로잘 자 유경아!!

내 걱정 하지 말구들어가서 어서 쉬어! (하면서 끌려들어간다)

 

방문이 닫히면

유경그 닫힌문을 본다보다가 마준이가 나간쪽 돌아본다시선에서.

 

탁구 마준의 방. N.

미순탁구 귀를 잡고 끌고 들어와 방한쪽에 턱밀친다.

 

미순 너 뭐야주먹 안된댔지왜 내 말 안들어?

탁구 서태조 그 자식이 먼저 나한테 까불잖아! (하면서 귀를 감싼다아픈듯)

미순 내가 시키는대로 다 하겠다며!

아랫층에서 나한테 약속하구 맹세한지 한시간두 채 안지났거든?

탁구 승질 뻗치는데 어떡해 그럼남자가 되서 비겁하게 꼬리말구 참냐?

미순 (순간 퍽탁구의 뒷통수를 한번 더 날린다)

탁구 아야! (이게 근데하는 표정으로 홱돌아보면)

미순 그래넌 그렇게 살어라 김탁구!

승질 뻗치는대로 주먹이나 휘두르며 평생 깡패처럼 살어!

나는 지금 당장 저 방에 넘어가서 신유경씨도저히 안되겠습니다!

김탁구와 협상이 결렬됐으니 이만 제 방에서 나가주십쇼할테니까!

(그러면서 홱 돌아서는데)

탁구 어이! (놀라서 보더니 얼른 미순을 잡으며 급하게)

잘못했다다신 안그럴께한번만 봐주라?

미순 너처럼 주먹만 헤픈 녀석 내가 어떻게 믿구?

탁구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잖냐한번만 봐주라다신 안그럴께 어?

진짜루 니가 하라는대로 시키는대로 다 한다니까!

미순 (그래하는 표정으로 삐딱하게 보더니 팔짱을 척끼면서앉어.

탁구 ?

미순 하라는대로 시키는대로 다 한다며앉어!

탁구 (살짝 눈썹 삐딱해지다가.. 일단 누르고 앉는다앉었어.

미순 일어서!

탁구 (벌떡 일어선다일어섰어.

미순 무릎 꿇어.

탁구 (?) 꿇라구?

미순 꿇어!

탁구 (일단 꿇는다꿇었어이젠 진짜 시키는대루 잘하지그치?

미순 (본다살짝 한심한 느낌으로 내려다보더니)

자고로 남자가 주먹을 쓰는건 가장 마지막이어야 하는법이야.

툭하면 주먹으로 해결할라 하는거.. 버릇되서 못쓰는거라구알어?

탁구 (순간 그 말에 멈칫... 빤히 올려다 보면)

미순 한번이니까 봐준다두번은 없어!

(곱게 한번 흘기더니 그대로 홱돌아서서 나가버린다문닫히면)

탁구 (그 닫힌문을 잠시 빤히 쳐다보는 위로)

김미순E 그래도 탁구야자꾸 주먹 써버릇하면 것도 버릇되서 몬쓴데이..

 

FLASH-BACK> 1부 57.

김미순 주먹은 가장 마지막에 쓰는기 그기 진짜 싸나인기라?

어린탁구 알았다!

 

다시 현재천천히 자신의 주먹을 들어올리는 탁구,

살짝 뒷통수 띵..한 표정으로 주먹을 바라본다시선에서.

 

미순의 방. N.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미순.

 

미순 오래기다리셨죠탁구랑 할 얘기 다 끝났...

(거든요... 말끝을 흐리면서 쳐다보면 아무도 없는 방안)

어디 가셨나씻으러 갔나? (돌아보면)

 

팔봉제빵실. N

박차듯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마준,

잠시 그 안에서 서성거리더니 목에 걸고 있던 수건을 끌어내려

그대로 쿵성형대에 세차게 집어던진다잠시 숨을 몰아쉬는데

 

유경E 어떻게 된일인지 설명 좀 해줄래?

마준 ! (멈칫.. 목소리에 돌아보면)

유경 (마준과 불과 일이미터쯤 떨어진 뒷쪽에 서서 바라보고 있다)

니가 왜 서태조라는 이름으로 여기 있는거니?

마준 (그대로 무시한채 유경 옆으로 지나쳐 나가려는데 순간)

유경 탁구는 아직 니가 구마준이라는 사실은 모르는거 같든데..

마준 (우뚝..! 유경의 바로 옆에서 멈춰선다)

유경 (고개만 돌려 마준을 보며일부러 숨기고 있는거니?

마준 (무섭도록 차가운 눈빛으로 유경을 돌아보며)

나한테 뭘 알고 싶은거야?

유경 대체 무슨 속셈이야탁구한테 이름까지 속여가며

대체 무슨짓을 꾸미고 있는거니 너?

마준 글쎄 그야 나도 모르지내가 무슨짓을 꾸미게 될지.

그러는 넌 왜 여기까지 날 따라온건데?

그렇게 그 녀석이 걱정되면 가서 말해버리면 되잖아 내가 누군지!

유경 (본다)

마준 (노려본다)

유경 (잠시 그렇게 마준의 눈을 들여다보더니.. 여전히 겁쟁이구나.

마준 !

유경 키는 자랐는데 눈빛은 그대로야.

여전히 불안하고 열등감으로 가득차 있어. (순간)

마준 (유경의 어깨를 거칠게 붙잡으며 저음으로그러나 위협적으로)

까불지마니가 뭘 안다구 함부로 떠들어죽고 싶어?

유경 그럴 용기는 있구?

마준 (멈칫.. 보면)

유경 (본다조용히담담한 표정으로 마준이 잡은 팔을 떼어내더니)

걱정하지 마내 입으로 니가 누군지 말 안할테니까.

이제 보니 너..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애 같다. (돌아서는데)

마준 (그 팔을 홱잡아채서 쿵한쪽으로 밀어부치더니)

너 뭐야 대체왜 내 눈앞에 나타나 자꾸 내 신경 건드려!

너 지금 나한테 관심끌고 싶어 이래그래서 일부러 도발하는거야 지금?

유경 (..! 희미한 조소로 보더니말했지 너 아니라구.

니 앞에 나타난게 아니라탁구한테 찾아온거야똑바루 알아둬.

마준 ! (보면)

유경 (그대로 마준의 팔을 뿌리친채 돌아서서 나간다)

마준 (나가는 유경의 뒷모습을 서슬퍼렇게 노려본다그 눈빛에서)

 

팔봉제빵점 앞. N.

밖으로 나오던 유경잠시 멈춰서서 뒷쪽을 돌아본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사실은 마준이 신경쓰이는듯한 시선에서.

 

심문실 앞 복도. N (10부 58)

문이 열리면서 밖으로 나오는 형사1.

복도 의자에서 졸고 있던 형사2를 툭깨우며

 

형사1 그만 일어나신유경 있는데 알아냈다! (하면서 곧바로 나가면)

형사2 (벌떡 일어나더니 재빨리 쫓아나간다)

 

그 뒤로 열려진 문 뒤에 앉아 있는 자림.. 흘리는 눈물위로.

 

구일중E 이렇게 갑자기 찾아뵙자고 해 송구스럽습니다.

 

몽타쥬. N.

1. 어느 유력인사1의 방. N

낮은 채도의 스탠드만 켜진 어두컴컴한 어느 유력인사1의 사무실.

(유력인사1의 얼굴은 안보인채등이나손같은것만 보여주는 위로)

 

구일중 제 여식이 아직 철이 없어.. 그만 이렇게 어려운 부탁을 드리게됐습니다.

유력인사E 허허.. 자식 키우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법이지요..

구일중 (짐짓 고개를 반쯤 돌려 뒷쪽으로 시선 주면)

한승재 (표나지 않게 서류가방 하나를 책상옆에 놔둔다)

구일중 (내키지 않지만... 딸을 위해 어쩔수 없다억지로 아무렇지 않은척 미소)

 

2. 거성가침실. N

방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서인숙,

그러더니 수화기를 집어들어 번호를 누른다.

 

서인숙 나 서인숙입니다지난주 필드에 새로 나오셨던 분 말이예요...

그래요서울지검에... .. (간격제가 집에 일이 생겨서

부탁을 좀 드릴일이 있어서요혹시 그분 연락처 아세요?

 

3. 어느 요리집. (방석집 분위기..의 고급요정?) N

마주앉은 유력인사2(역시 얼굴은 보이지 않게)에게 술을 따르는 구일중,

이런 자릴 즐거워하지 않지만 딸을 위해 분위기를 맞춰주고 있는중.

그 뒷쪽으로 앉아있는 한승재표안나게 조용히 유력인사2

비서옆으로 서류가방 하나를 내려놓는다.

유력인사2의 비서말없이 그 서류가방을 가지고 나가면.

구일중못본척.. 계속 유력인사와 얘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4. 거성가 침실. N

 

서인숙 (다른 전화를 하고있다안녕하십니까 저 서인숙입니다오랜만입니다.

여사님 예전에 중수부쪽 사람을 아신다고 들었는데..

5. 다른 유력인사의 집. N

안에서 나오는 한승재배웅나온 유력인사3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차 안한승재 차안에 올라타면 그 뒤로 뒷좌석에 앉은 구일중.

 

한승재 잘 전해드리고 왔습니다.

구일중 (피곤한듯 눈을 감으며그만 가지.

 

출발하는 차에서.

 

거성가침실. N.

문이 열리고 피곤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구일중,

옷방으로 가려다 멈칫방 저쪽을 돌아보면

문과 등진채 소파에 구부리고 앉아 있는 서인숙의 뒷모습.

수화기를 잡은채 기도하듯 모은 두 손에 이마를 기대고 있다.

구일중잠시 바라보다가 다가서서 그녀가 잡은 수화기를 잡아든다.

 

서인숙 (순간 번쩍 고개들어 돌아본다구일중을 보고 벌떡 일어서며)

자림이는요찾았어요어딨대요무사하대요?

구일중 (본다보더니 수화기를 내려놓으며있는곳만 일단 알아냈소.

서인숙 그런데요왜 안데려와요?

구일중 내가 할수 있는 모든 방법은 전부 다 동원했으니까..

(보며이제 남은건 우리 아이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는것뿐이오.

서인숙 ! (본다 보다가 힘이 빠진듯 도로 의자에 돌아앉는다그 뒷모습....)

구일중 (보면)

서인숙 그렇게 속수무책일수가 없었어요. (걱정보다는 분함으로)

내 딸이 내 눈앞에서 잡혀가는데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어요내가 엄만데... 내가... 그 애 엄만데...

말을 끝마치지 못한채 어금니를 꾹 물며 의자 손잡이를 힘주어 꾹 쥔다.

구일중서인숙의 그런 모습이 낯설기도 하면서 한편 안쓰러운듯.

자기도 모르게 조용히 손을 들어 그 어깨를 잡아주려다가 잠시 멈칫...

망설이는 손끝.. 그러다가 가만히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얹으며,

 

구일중 괜찮을거요...

서인숙 (멈칫...! 놀란듯 그러나 돌아보지 않는 위로 계속)

구일중 우리 아인 괜찮을거야.

서인숙 (순간 핑그르르... 눈물이 고여온다그 위로 계속)

구일중 그러니 날 믿구.. 이제 좀 쉬도록 해요. (그리고는 손을 거두려는데)

서인숙 (가만히 구일중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포갠다)

구일중 (멈칫...! 서인숙을 내려다보면)

서인숙 (.. 구일중의 손등위로 떨어지는 눈물)

구일중 ...! (순간 인간적으로 마음이 짠해져서 그녀를 내려다본다시선에서)

 

그렇게 자식때문에 부모가 되는 그 두사람의 뒷모습...

화면 쭉 뒤로 빠지면,

 

그 방문 앞.

어두컴컴한 복도에 조용히 프레임-인 되는 한승재.

비스듬히 열린 문틈으로 흘러나오는 불빛속의 그 두사람을 본다.

어딘가 쓸쓸함이 묻어나는 눈빛에서.

 

탁구/마준의 방. N.

대자로 누워 생각에 잠겨 있던 탁구나즉히 한숨을 내쉬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아 마준쪽을 한번 돌아본다.

등을 돌린채 모로 누워있는 마준의 뒷모습.

탁구마준이 깨지 않도록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빠져나간다.

등돌린채 모로 돌아누워있던 마준조용히 눈을 뜬다시선에서.

 

이층 복도. N.

밖으로 나온 탁구인기척이 없는걸 확인하더니 살금살금

복도를 빠져나가 계단쪽으로 내려간다.

잠시 후소리없이 방문을 열고 반쯤 얼굴을 내민채 내다보는 마준.

계단 아래로 사라지는 탁구를 본다시선에서.

 

팔봉제빵실. N.

조용히 문이 열리고불도 켜지 않은 실내로 들어서는 마준의 운동화.

(얼굴은 보여주지 않은채익숙한 걸음으로 들어와 잠시 멈추더니

갑자기 옆에 가지런히 씻어놓았던 빵틀이며 그릇들을 와르르 바닥으로

무너뜨려 버린다닥치는대로 바닥에 던지고 부수고...

그러다 "!" 하고 쳐다보면 새끼손가락 밑으로 상처.. 피가 난다.

잠시 손을 움켜쥐더니 재빨리 손수건을 꺼내 대충 두른뒤(묶는게 아니고

대충 둘러야 함숙성냉장고를 연다그 안에 가득한 생지(반죽)...

그 생지들을 잡으려다 잠시 망설이는 손수건 두른 손.

그러다 결국 반죽통을 집어들어 바닥에 턱집어던지면.

 

팔봉집팔봉의 방. N.

유럽의 오래된 빵책을 들여다보며 레시피를 정리하고 있던 팔봉,

무언가 소리를 들은듯 돋보기를 벗으며 돌아본다.

 

팔봉집 앞. N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보는 팔봉뒷짐진채 건너편 제빵점을 본다.

불이 꺼진 제빵점은 고요하기만 하다.

팔봉뭔가 꺼림칙한 느낌으로 바라본다그 팔봉제빵집 전경에서,

 

팔봉제빵실안. (새벽)

화면 가득 나타나는 양인목의 얼굴완전 열받은 표정으로!

 

양인목 위치로오오오!!!!

 

후다닥 각자의 자리로 가서 일렬로 쭉 서는 허갑수조진구고재복,

그리고 마준미순탁구까지.

그 앞으로 허리에 척손을 얹은채 완전 열받은 양인목서더니

 

양인목 누구냐누가 이 신성한 제빵실을 저꼴로 만들어놨냔 말이다!!! (하면)

 

한쪽에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져버린 빵틀이며 그릇들/

숙성냉장고앞에 엉망으로 내던져진 생지(반죽)/

반쯤 열린 저장실문이 열린채 그 안의 식재료들이 난장판처럼

어질러져 있는 현장/

 

허갑수 (놀라며어이구시상이대체 이게 뭔 일이랴?

우리 신성한 제빵실을 워떤 놈이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놨디야?

양인목 (완전 열받아어제 가장 마지막으로 제빵실에 남아있던 사람이 누구냐!

(다들 서로 눈치만 보자누구냐니까!!! (하는데)

마준 접니다.

일제히 (마준을 본다)

탁구 ? (마준을 돌아보면)

마준 (양인목을 보며제가 마지막까지 남아서 정리정돈을 마쳤습니다.

양인목 그 뒤로 또 누가 제빵실에 들어왔는지는 모른단 얘기야?

마준 모르겠습니다다만...

양인목 다만 뭐?

마준 어젯밤 열시 넘어쯤 김탁구가 밖에 나가 한동안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탁구 ...! (멈칫순간 홱고개 돌려 마준을 돌아본다)

양인목 뭐라구? (하면서 탁구를 돌아본다)

일제히 (탁구를 돌아보면)

양인목 (탁구앞으로 다가서며서태조 말이 사실이냐?

탁구 (양인목을 보더니나갔다온건 맞습니다.

하지만 제빵실에 온건 아니었습니다.

양인목 제빵실에 온게 아니라면 어딜 갔었던거냐!

탁구 (순간 어떻게 말을 하나 망설이다가그게... (하는데)

허갑수 그럴줄 알었어저 놈이 일낼줄 알었다니께!

탁구 (허갑수를 보며제가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양인목 아니라면 어디 가 있었는지 왜 말못해!

탁구 사실은.. (하는데)

조진구 (OL) 저하구 같이 있었습니다.

탁구 (멈칫.. 조진구를 돌아본다)

양인목 (조진구를 돌아본다)

일제히 (동시에 조진구를 돌아보면)

조진구 어젯밤 늦게... 제가 잠깐 할 얘기가 있다고 불러냈었습니다.

허갑수 진구야덮어준다구 다 장땡이 아니여.

자꾸 그랬싸믄 애 버릇만 나빠지는겨!

조진구 (인목을 보며덮어주는게 아니구 사실을 말씀드리는겁니다대장.

양인목 (그 말에 다시 탁구를 보며진구 말이 사실이냐?

탁구 ... (쎄하게 조진구를 본다보더니 다시 양인목을 보며)

어쨌든 전 어젯밤 제빵실에 오지 않았습니다제가 한짓이 아니라구요!

양인목 (그런 탁구의 눈을 쏘아보듯 바라본다)

탁구 (지지 않고 마주본다)

 

양미순그런 탁구를 보며 어이구 저 꼴통자식..! 하는 느낌으로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 돌리다가 멈칫.. 옆에 있는 마준의 손끌을 본다.

그의 새끼손가락 밑으로 붙어 있는 밴드가 옷깃밑으로 보인다.

양미순멈칫하면서 시선들어 마준의 얼굴을 보다가 순간 어머나!

양미순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 마준과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친다.

마준표정없이 양미순을 빤히 쳐다본다보더니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그대로 쓱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본다.

 

미순 .....? (그런 마준을 빤히 쳐다보는데서)

 

팔봉집거실. (새벽)

 

팔봉 오늘 장사는 접는다.

 

팔봉이 앉아 있는 그 앞으로 양인목을 필두로

허갑수조진구고재복그 뒤로 미순마준탁구가 앉아 있다.

팔봉의 선포에 일제히 고개들어 팔봉을 쳐다본다.

 

오영자 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장사를 안하다뇨.

가게 하루 문 닫으면 손해가 얼만데...

팔봉 (OL) 글쎄 오늘은 빵 안판다니까.

허갑수 그렇게까정 할거 없이 걍 비상반죽이라두 맹글어서

오후장사부텀이라두 허는것이..

팔봉 (OL) 그렇게 허면 빵은 만들어질지 모르지.

허갑수 (자신만만그러니께유!

팔봉 허나제대로 된 빵맛을 낼수가 없다.

제대로 된 빵을 만들지 못할바에 가게문을 닫는게 낫지.

허갑수 (순간 뻘쭘해지면서그러니께유... (꼬리 내리면)

오영자 하지만 아버지 하루장사 망치면.. 가계부가 엉망이 된다구요.

안그래도 남는거 없이 매일매일 빠듯하게 장사하는판에... (하는데)

팔봉 (자르듯인목아.

가게 문앞에 죄송허다 사과의 글부터 정중히 올리도록 해라.

양인목 알겠습니다.

허갑수 허면 범인색출은 워쩐대유?

팔봉 (그 말에 허갑수를 본다)

허갑수 신성한 제빵실을 그 지경으루 맹근 범인은 분명히 밝히구 넘어가야지유.

일단 심증이 가는 유력한 용의자가 하나 있는디 말여유 스승님!

탁구 (억울한 표정으로 허갑수를 보며제가 안그랬다니까요!

팔봉 (탁구를 보면)

양미순 (표안나게 슬쩍 마준쪽을 본다)

마준 (아무일도 없다는듯 앞만 응시하고 있는)

팔봉 ... (잠시 생각하더니갑수말이 맞다범인은 찾아내야지.

허나 그것은 내가 알아서 헐 일너희들은 가서 너희들 일을 하거라.

이만 해산! (하면서 끙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면)

일제히 (따라 일어서서 팔봉이 들어가는걸 보는 가운데)

허갑수 언놈인지 잡히기만 혀아주 기냥 내 손으루 절단을 내버리구 말테니께!

(하면서 노골적으로 탁구를 노려본다)

탁구 ... (진짜 안그랬는데억울한 표정에서)

조진구 (표정없이 탁구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본다시선에서)

 

팔봉빵집 앞. (아침)

<오늘은 제빵점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가게문을 닫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신선하고 맛좋은 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팻말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

유경한쪽에 서서 그 팻말을 본다그리고 맞은편 빵집을 올려다보면

 

팔봉 제빵실 재료창고 안.

재료실쪽에는 탁구 혼자 어질러진 식재료들을 치우는 중이다.

그 때 조진구 그 옆으로 다가와 도와주려는데,

 

탁구 됐습니다나 혼자해도 충분합니다.

조진구 (그래도 도와주며혼자 할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내가 여기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던것처럼

너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데 익숙해지도록 해.

탁구 나는 이미 어떤 자식때문에 지난 십이년을 혼자 살아왔거든요?

새삼 선심쓰는척 하지 마십쇼.

아까같은 거짓말로 날 감싸준다고 나.. 하나도 안고맙습니다!

조진구 (보며날 미워하는건 알겠는데... 그래도 이 제빵실안에서 난 니 선배야.

나는 널 보살피고 도와줄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탁구 ! (보면)

조진구 쏟아진 곡물들은 깨끗이 씻은 뒤 이물질을 골라내서

햇볕에 바싹 말리도록 해. (그리고는 포대를 하나를 들고 나간다)

 

탁구젠장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한쪽에 곡물을 담아둔 양푼을

집어들더니 수돗가로 가서 벅벅 문지르기 시작한다.

 

팔봉제빵실 다른 일각.

부서진 기자재들을 치우고 있는 마준과 그 옆에서 같이 치우는 미순.

미순의 시선은 자꾸 밴드를 붙힌 마준의 손으로 간다.

마준그런 미순의 시선을 의식한듯

 

마준 그저께 일하다 다친거예요.

양미순 (멈칫.. 마준을 보며?

마준 아까부터 계속 내 손에 난 상처만 보고 있었잖아요.

양미순 .. 예에. (살짝 당황하며 시선 돌려 앞에 있는것들을 치우는척)

마준 (돌아보며혹시 내가 그랬다고 생각하는거예요?

양미순 아뇨오뭐 꼭.. 그렇다기 보다는... (말끝 흐린다사실 의심중이다)

마준 (그런 미순을 보더니..! 줄게 있는데.

양미순 (? 보면)

마준 (뒷주머니에서 작은 손수첩을 하나 꺼내 내민다)

생크림케익 레시피예요일본에서 공부할때 얻어놓은건데...

양미순 근데 저는 일본글씨는 잘 모르는데...

마준 (씩 웃으며그래서 한국말로 옮겨놨어요.

양미순 (금새 황송한 표정으로 받으며어우.. 그렇게 귀한걸 이렇게 덥썩

받아두 되나 모르겠네에... (하면서 펼쳐본다금새 헤벌쭉해지는)

마준 앉아서 천천히 읽어봐요치우는건 내가 할테니까.

양미순 아우.. (좋은건 절대 못감춘다아니예요그래두 일인데 같이 해야죠.

마준 괜찮대두요.

양미순 (본다해맑게 씩 웃더니그럼... 잠깐만 좀 훑어볼까요흐흐...

(웃더니 한쪽에 자리잡고 수첩내용을 읽기시작한다)

마준 (이걸로 양미순 해결.. 씩 웃으며 마저 치우다 짐짓 탁구쪽 돌아보면)

 

계단.

곡물이 든 양푼을 들고 계단을 내려오는 탁구뒷문으로 나가려는데

지직.. 지직.. 라디오 주파수 맞추는 소리그 소리에 탁구, ? 돌아본다.

그러더니 양푼을 한쪽에 내려놓고 가게쪽으로 들어가면,

 

제빵점 안.

빈 제빵점 안그 창가앞에 있는 라디오의 채널을 돌리고 있는 유경,

봉황기 고교 야구 중계부터뉴스같은것들이 휘리릭 지나다가

흘러나오는 노래 에뛰드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

유경돌리던 손을 멈추고 그 음악을 듣기 시작한다.

그 뒤로 천천히 다가서는 탁구유경을 본다.

바람을 맞으며 한가롭게 음악을 듣고 있는 유경.. 이뻐보인다.

탁구 (본다보다가누구 노래야?

유경 ? (돌아본다보더니어어... 에뒤뜨 피아프.

탁구 (다가서며파이프?

유경 (웃으며피아프에뛰드 피아프프랑스 가수.

탁구 .. 피아프.. (피아프피아프 외우는데)

유경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야... 가사내용이 맘에 들어서.

탁구 그래? (잠시 듣는데 잘 모르겠다무슨.. 내용인데?

유경 (짐짓 웃더니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

탁구 (? 유경을 보면)

유경 (노래를 배경삼아 자기 얘기를 하듯.. 감정담지 말고 담담하게 시작한다)

그 무엇도 아무것도 난 후회하지 않아.

사람들이 내게 줬던 행복도 불행도 나와 상관없어.

탁구 (유경을 보는 위로 계속)

유경 그건 이미 댓가를 치뤘고 쓸어버렸고잊혀졌어.

난 과거에 신경쓰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거니까...

(하는데 어느새 눈빛이 촉촉해진다)

탁구 (그런 유경을 본다바라보더니좋네.

유경 그렇지? (하면서 웃으면)

탁구 (그런 유경을 빤히 본다눈안에 그 모습 가득 담아두려는듯)

유경 (그런 시선을 느낀듯.. 탁구를 돌아보면)

탁구 (얼른 잘못하다 들킨 소년처럼 얼른 시선을 홱돌린다살짝 당황...)

유경 (그런 탁구를 본다)

탁구 (왠지 이런 분위기 머슥해지면서.. 어색한데 순간 멈칫...!)

 

완전히 얼어버린 동상처럼 뻣뻣해지는 탁구,

천천히 눈동자를 움직여 내려다보면.

화면그들의 손쪽으로 쭉 내려간다.

유경의 손이 탁구의 손가락끝에 닿는가 싶더니그대로 살짝 잡는다.

탁구시선들어 유경을 보면 유경은 아무일도 없다는듯 음악감상중..

탁구고개 돌려 창밖을 내다본다살짝 얼굴이 발그레해지더니

탁구의 손도 천천히 유경의 손을 꼭 잡아준다.

탁구자기도 모르게 베식.. 베식.. 입이 웃는다그러더니

 

탁구 유경아.

유경 ?

탁구 유경아.

유경 (그 말에 탁구를 돌아본다따뜻해지는 눈빛...) .

탁구 그냥.. 좋아서.. (.. 기분좋게 웃으며 그대로 더 꼭 유경의 손을 잡는다)

유경 (피식 웃으며 창밖을 내다본다한번 더 기분좋게 피식... 웃는 얼굴..)

 

그렇게 평온한 두 사람 위로 에뒤뜨 피아프의 음악 계속 흐르면서...

화면 한쪽으로 쭉 빠져나오면.. 계단쪽 벽에 서 있는 마준그 둘을

보고 있다별로 맘에 안드는 눈빛으로 그 둘을 쳐다보는데.

 

팔봉제빵점 앞.

스르르 와서 멈춰서는 검은 세단.

그 차에서 내려서는 형사1과 형사2, 팔봉제빵점을 쳐다본다시선에서

 

팔봉제빵점 안.

덜컥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형사1과 형사2.

 

형사1 실례합니다! (하고 들어서다가 멈칫.. 탁구와 유경을 본다)

탁구/유경 (? 그 형사들을 돌아본다)

탁구 (슬쩍 유경의 잡은 손을 얼른 자기 등뒤로 감추며)

손님죄송합니다오늘은 저희 제빵점 문 닫았는데요.

문앞에 팻말 세워놨는데... (하는데)

형사1 (탁구 뒷쪽에 반쯤 돌아서 있는 유경을 삐딱하게 보더니어이신유경.

유경 (멈칫.. 탁구 뒤에서 형사1을 돌아본다)

형사1 (삐딱하게너 맞지신유경?

유경 ....! (순간 직감적으로 그들이 형사라는걸 안다긴장한다)

탁구 (? 본다)

마준 ? (벽뒷쪽에 선채 그들을 본다시선에서)

 

팔봉 제빵실.

문을 열고 뛰어들어오는 고재복.

 

고재복 저기요대장님클났습니다지금 아랫층에 형사들이 들이닥쳤습니다!

 

반죽을 돌리던 양인목과 허갑수그리고 조진구와 미순 일제히 돌아본다.

 

팔봉제빵점 앞.

형사들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채 차쪽으로 끌려가는 유경.

그 뒤로 탁구 따라나오며 형사들에게서 유경을 떼어놓으려고 하면서

 

탁구 유경아유경아아!!! 아저씨들 뭡니까저리 비켜요!

유경 탁구야아!!! (절박한 눈빛으로 탁구를 본다)

탁구 (거칠게 형사들을 유경에게서 떼어내며저리 비키라니까!!!

(하면서 유경을 자기 뒤로 보호하듯 막아서더니)

아저씨들뭐하시는겁니까왜 선량한 학생을 잡아갈라 그러는건데요!

형사1 보안법 위반이야저리 비켜!

탁구 못비킵니다!

형사1 (귀찮다는듯너 공무집행방해가 뭔지 알어?

까딱하단 너두 같이 콩밥 먹을수 있단얘기야어서 비켜!

탁구 못비킵니다안비킵니다유경이.. 절대루 못데려갑니다!!!

형사1 (귀찮다형사2에게어이뭐해!

형사2 (힘으로 탁구를 밀치고 거칠게 유경을 끌고 간다)

유경 (그 힘때문에 그만 꺄아악!! 비명소리)

탁구 유경아아!!! (하고 따라가려는데)

형사1 (그대로 탁구의 멱살을 잡고 엎어치기를 해버린다)

 

바닥에 나뒹구라지는 탁구순간 욱치받는 표정으로 올려다본다.

형사1, 툭툭.. 손을 털며 돌아서려는데!

"거기 서어!!!" 하면서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나 형사1을 돌이켜세세우는

탁구돌이켜 세우는것과 동시에 주먹을 날리려고 있는 힘껏 반동하는데,

 

양미순E 탁구야아아!!!!

탁구 (순간 움찔..! 하면서 돌아본다)

 

문앞으로 뛰어나오던 미순탁구를 부르며 멈춰선다.

그 뒤로 양인목을 비롯해허갑수고재복조진구그리고 마준까지

우르르 따라나오는게 보인다.

탁구 (미순을 본다덜덜덜 떨려오는 주먹..)

미순 (안돼주먹 쓰지마하는 표정으로 본다)

탁구 (본다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돌려 형사뒷쪽으로 보이는 유경을 본다)

유경 (형사2에게 붙잡힌채 탁구를 돌아본다)

탁구 (순간 바라보는 두 눈이 붉게 충혈되어져 온다 그 위로)

미순E 자고로 남자가 주먹을 쓰는건 가장 마지막이어야 하는법이야알어?

김미순E 주먹은 가장 마지막에 쓰는기 그기 진짜 싸나인기라?

유경 (절박한 눈빛으로 탁구를 바라보면)

탁구 (유경을 본다보더니 그대로이야아아아아!!!! (그대로 주먹을 날린다)

 

때리는 소리와 함께..

.. 두툭..!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는가 싶더니그대로 쏴아!

쏟아지는 빗줄기!! 그 비가 쏟아지는 길 위로 쿵쓰러지는 형사1.

내리는 빗줄기속에 모든 움직임이 정지한채,

 

유경 ! (탁구를 본다)

미순 !!! (탁구를 본다저 녀석 결국 일냈다!!! 젠장!)

 

양인목허갑수고재복조진구.. 모두 같은 심정으로 탁구를 보면.

탁구그 비를 다 맞은채 씩씩 숨을 몰아쉬고 있다.

그 일각에서 지켜보고 있던 마준그런 탁구를 바라본다보다가

순간 아주 짧게 스치는 아주 묘한 미소.. (꼴좋군..! 그런 느낌으로)

그 전체의 모습 부감에서,

 

팔봉집이층 창문.

그 이층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팔봉.

그의 시선은 방금전 묘한 미소가 스친 마준의 얼굴에 닿아있다.

 

팔봉 흐음... (뒷짐진채 조용히 내려다보는 눈빛에서)

 

경찰서 유치장.

문이 열리면서 그 안으로 들이밀어지는 탁구돌아보는것과 동시에.

 

보안1.

문이 열리면서 수갑채운 유경을 끌고 들어오는 형사1. 형사2.

(형사1과 2, 그리고 유경빗물로 머리며 옷이 젖어있다)

그 때 한쪽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한승재를 본다.

유경그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그가 누군지 알아본다.

그 때 맞은편 저쪽에서 걸어나오는 자림.

 

유경 ...! (멈칫.. 쭉 걸어오면서 자림을 본다)

자림 (역시 쭉 걸어나오다가 유경을 본다멈칫..! 멈춰서서 빤히 보면)

유경 자림아...

자림 (순간 시선을 외면해버린다)

유경 ! (멈칫.. 굳어지는 표정으로 자림을 보면)

 

한승재조용히 외투를 자림의 어깨위에 둘러준뒤 보호하듯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데리고 나간다.

끌려들어오는 유경과 풀려나는 자림그렇게 엇갈려 지나쳐간다.

(그 창밖으로 쏴아비는 계속 내리고)

 

유경 (끌려가면서 한번 더 돌아본다자림아자림아아아!!!

자림 (끝까지 돌아보지 않는다)

유경 ...! (시선에서)

 

거성현관.

서인숙 자림아! (현관쪽으로 달려나오다가 멈춰서서 보면)

자림 (한승재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서다가 서인숙을 본다엄마아...

 

서인숙자림앞으로 다가선다.

일찌기 아이들을 한번도 다정히 안아준적 없는 그녀...,

어쩔줄 몰라 잠시 보다가 손을 뻗어 자림의 팔을 잡더니,

 

서인숙 ... 괜찮니?

자림 (순간 글썽..거리더니 다가와 서인숙을 꼭 끌어안는다엄마...

서인숙 (찌르르르.. 한켠이 아파온다정말... 괜찮은거야?

자림 (고개를 끄덕인다그러다 그대로 긴장이 풀린듯 풀썩기절해버린다)

서인숙 (자림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며자림아!!! (부르는데서)

 

insert> 거성가 전경. (짧은 시간 경과)

비가 멈췄다.... 빗방울이 매달린 나뭇잎에서...

 

거성자림의 방.

자림의 혈압을 재고 링거를 놔주는 의사의 뒷모습

(철저히 뒷모습이나 손동작만 주는 위로)

그 한쪽에 서 있는 서인숙과 문쪽에 서 있는 한승재지켜보는 가운데.

서인숙 아이는 좀 어떤가요?

윤닥터 (계속 뒷모습만 보인채로잠을 못잔 상태라 많이 예민해져 있습니다.

약간의 탈수증도 있구요일단 푹 쉴수 있도록 처방해두었습니다.

서인숙 (그 말에 자림을 돌아본다예의 서인숙으로 돌아와)

그러게 왜 그런 말도 안되는 써클에 들어가 이 고생을 해?

운동권이라는게 아무나 하는거야?

다 돈없고 가난한 애들이 세상 바꿔보겠다구 하는거 아냐.

그런델 왜 니가 끼어들어끼어들기는너하구 무슨 상관 있다구!

자림 (그저 말없이 시선 돌리는 위로)

윤닥터E 일단 지금은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합니다푹 쉬도록 해주십쇼 사모님.

서인숙 (짐짓 윤닥터를 한번 보더니내일 한번 더 와주시는거죠?

윤닥터 (뒷모습만 보인채그렇게 하겠습니다그럼...

 

마지막으로 찰칵의료가방을 닫더니 가방을 들고 돌아서는 의사,

순간 "E. 쿠궁!!!" 닥터윤이다.

(뿔테안경에올백머리를 한 윤닥터의 얼굴많이 중후해진 모습)

한승재그 얼굴을 본 순간 한쪽 눈썹이 쓱 올라간채 빤히 쳐다본다.

윤닥터서인숙에게 짧게 목례한뒤 돌아서서 나가면,

 

거성가거실 일각.

한승재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면

저 아래로 윤닥터공주댁과 뭔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윤닥터얘기를 마친뒤 돌아서서 현관쪽으로 가려는데

 

한승재 잠깐만 나 좀 봅시다 의사선생.

윤닥터 (멈칫.. 걸음을 멈춘다돌아본다)

공주댁 (? 같이 쳐다보면)

한승재 (계단에서 내려와 다가서며못보던 분이신것 같은데 성함이..

윤닥터 그냥 닥터윤으로 부르시면 됩니다.

한승재 주원장님께서 다른 일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윤닥터 .. 아직 얘길 못들으신 모양이군요지난주부터 거성가 주치업무는

제가 보고 있습니다사모님께서두 이미 허락하신 일이구요.

한승재 그래요?

윤닥터 자림양은 너무 걱정안하셔도 되겠습니다.

일하는 아주머니께도 자림양 회복에 좋을 음식을 얘기해뒀습니다.

공주댁 (보면)

윤닥터 그럼.. (하고 돌아서려는데)

한승재 혹시.. 우리 어디서 본적 있지 않소?

윤닥터 (그 말에 한승재를 본다전혀 흔들림 없는 자연스러운 담담한 표정으로)

글쎄요저는 뵌적이 없는것 같습니다만..

혹시 병원에서 오며가며 뵀을수는 있었을겁니다.

제가 주원장님 병원에서 근무한지 5년이 넘었으니까요.

한승재 그래요... (그랬든가...?)

윤닥터 이제 그만 가봐도 되겠습니까?

한승재 .. 실례가 많았습니다.

윤닥터 (미소띈 얼굴로 짧게 목례한뒤 돌아선다)

 

돌아서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싹 가시는 윤닥터그대로 빠져나가면.

 

거성家 .

밖으로 나와서 쳐다보는 한승재저 아래로 차에 올라타는 윤닥터가

보인다운전석에 앉은 윤닥터사이드 밀러로 뒷쪽의 한승재를 본다.

표정없이 시동건 뒤 차를 움직인다차 멀어지면

한승재본다일단은 별로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쳐다보는데서.

 

거성家 거실.

 

서인숙 (안으로 들어오며공주댁!

공주댁 (얼른 다른 한쪽에서 주방으로 나오며작은 사모님.

서인숙 (순간 찌릿보며앞에 작은이라는 말은 좀 빼라니까!

지금 우리집에 나 말구 사모님이 또 있어?

공주댁 어이구.. 죄송허구먼유챙긴다는게 불쑥불쑥 저도 모르게 그만...

서인숙 (흘깃 한번 째리더니이내 분위기 바꿔)

오늘 저녁은 프렌치 코스로 할꺼야그렇게 준비하구,

지하실에 내려가서 와인도 좀 올려오구.

공주댁 알겄구먼유. (하면서 다시 나가면)

서인숙 (돌아서다가 현관쪽으로 서 있는 한승재를 본다)

한승재 전 이만 회사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서인숙 그래요그리구 그이한테 오늘은 일찍 돌아오라고 전해줘요.

자림이 무사히 집에 돌아온 기념으루 단둘이 조촐하게

파티를 열 생각이니까. (하면서 그대로 지나쳐 들어가면)

한승재 ... (표정없는 시선에서)

 

거성침실 옷방.

옷장문을 열고옷을 고르기 시작하는 서인숙.

기분좋은 표정으로 그 옆의 옷장문을 여는것과 동시에,

 

팔봉제빵실.

숙성냉장고 문이 열리면 나타나는 마준의 얼굴.

그 안으로 숙성시키기 위한 반죽통들을 가지런히 올려놓는다.

그리고 열렸던 문을 닫는 순간 흠짓놀라는 마준.

그 문 바로 뒤에 서 있던 팔봉과 눈이 마주친다.

 

팔봉 (씨익 한번 웃더니반죽을 넣어두던 참이구나.

마준 .. 선생님.

팔봉 (끄덕이더니 성형대위에 놓여있는 반죽덩어리를 본다저건 무어냐?

마준 오늘 새벽에 망쳐진 반죽입니다연습하려고 좀 남겨두었습니다.

팔봉 그래애그렇구나. (하더니 한쪽에 있던 간이의자를 가져다 앉으며)

한번 해보거라.

마준 ? (팔봉을 보면)

팔봉 연습하려고 했었다며내가 보는데서 한번 해보란 말이다.

마준 ... . (본다보더니 반죽대 앞에 서서 빵을 만들기 시작한다)

팔봉 (조용히 팔짱을 낀채 마준의 하는것을 지켜본다...

 

마준이 반죽을 하고둥글리기를 하고빵을 성형하고..

하는 모습들이 짧게 짧게 지나간다마준의 눈빛 예사롭지 않다.

그런 마준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 팔봉...! 하더니,

 

팔봉 됐다.

마준 (멈칫.. 팔봉을 돌아보면)

팔봉 손기술은 민첩하고 날랜게 실력은 좋구나헌데 말이다.

(마준을 보며빵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다.

마준 (본다알고 있습니다.

팔봉 헌데 빵을 만드는 그 마음에 어찌 칼을 품고 있는게냐?

마준 (멈칫..! 하는 눈빛으로 본다무스은.. 뜻입니까 선생님.

팔봉 몰라서 묻는게냐?

마준 모르..겠습니다.

팔봉 그렇다면 묻겠다지금 네 앞에 있는 그 반죽은 살아있느냐 죽었느냐?

마준 (? 보면)

팔봉 (순간 버럭호통치듯살아있느냐 죽었느냐!!!

마준 (질문의 의도가 뭐지시선 불안하게 흔들리는데)

팔봉 일반 사람헌테 그 생지는 그저 밀가루반죽에 불과하겠지.

허나 우리 빵쟁이에게 그 생지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그리고 넌 어젯밤그 살아있는 것들을 모조리 죽였어!

빵쟁이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짓을 저질렀단 말이다!!!

마준 ! (본다보더니선생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는데)

팔봉 (성형대 위에 마준이 다친손에 감았던 손수건을 내려놓는다)

마준 !!! (순간 얼굴 창백해지며 그 손수건을 본다 시선에서)

 

플랫쉬 백팔봉빵집과 팔봉네 집 사이.

팔봉빵집에서 나오던 마준집쪽으로 들어가려는데 기척을 느낀다.

재빨리 숨을 곳을 찾아다 한쪽으로 후다닥 프레임-아웃 된다./

순간 대문앞에 툭.. 떨어지는 손수건. (다쳤던 손을 둘둘 감았던..) /

밖으로 나오는 팔봉, (씬 14연결건너편 제빵점을 올려다본다.

별일 없어보이자 다시 돌아서는 순간대문앞에 떨어진 손수건을 발견./

집어들어 본다경미한 피가 묻어있다... 굳어지는 표정/

(짧게 짧게 툭툭 넘어가는 느낌으로)

 

다시 제빵실.

팔봉 우리 집에서 이런 고급 손수건을 쓰는건 너뿐이다.

이래도 계속 모른다고 잡아뗄셈이냐!!!

마준 ! (쿠궁!!! 완전 긴장한 눈빛으로 본다)

팔봉 (추상같은 시선으로 마준을 보면)

마준 그래서요... 내쫓으실겁니까? (진심으로 불안한 눈빛으로 보면)

팔봉 (그 말에 잠시 딱한 눈빛으로 마준을 본다한호흡 고르더니)

니가 내 집에 온 이유가 내 인정서를 받고 싶어서라 그랬겠다?

마준 그랬습니다.

팔봉 허면내 인정서를 받기전에 내가 출제하는 세가지 시험을

통과해야한다는것도 기억허느냐?

마준 기억합니다.

팔봉 그렇다면 앞으로 2년뒤!

마준 (순간 한쪽 눈썹 삐딱하게 치솟으며) 2년뒤요?

팔봉 그 때까지 니가 버틸수 있다면,

2년뒤에 그 시험을 치루도록 해주마.

마준 하지만 저한테 주신 답장에는 올해안에 그 시험을 치루게 해주신다구..

팔봉 (OL) 벌이다빵쟁이로서 본문을 잊고 살아있는 반죽을 죽인 벌!

또한 그 죄를 남한테 뒤집어씌운 벌!

마준 (보며그래서.. 2년이나 뒤에 그 시험을 치게 해주신다구요?

팔봉 버틸자신이 없거든 언제든 나가도 좋다굳이 붙잡진 않으마!

(그러더니 흐흠!!! 헛기침을 하고는 돌아서서 나간다)

 

문이 닫히면,

 

마준 (기가 막힌다눈앞이 노래지는 기분으로 닫힌문을 노려보며)

2년이나.. 여기서 썩으란 말야 날보구...? (하는데)

구일중E 자신은 있는거냐?

마준 (순간 멈칫...! 돌아보면)

 

FLASH-BACK> 9부 50.

구일중 선생님께 인정받을 자신이 있냐고 묻는거다.

마준 최선을 다해볼 생각입니다.

구일중 (본다이 녀석.. 정말 진심이구나쳐다보는데서)

다시 현재>

젠장하는 느낌으로 퍽옆에 놓인 반죽위로 주먹을 꽂는 마준.

하는 소리에.

 

계단.

내려오던 팔봉짐짓 제빵실쪽을 한번 돌아보더니

 

팔봉 저 녀석을 어찌 사람을 만들꼬.... 흐음...! (시름 깊은 시선에서)

 

거성주방.

장미가 가득 들어있는 꽃병을 테이블 한가운데 장식하는 서인숙

그 양쪽으로 촛대가 놓여져 있고프렌치 코스 세팅이 되어져 있다.

공주댁도 서인숙을 도와 와인병과 와인잔을 세팅하는데울리는 전화벨.

 

서인숙 (돌아보더니내가 받을께. (기분좋게 거실쪽으로 나가면)

 

거성거실.

서인숙 (수화기를 들며여보세요.

구일중 (insert> 사무실나요자림이.. 잘 돌아왔소?

서인숙 안그래도 주치의 불러다 링거 맞히고 있어요.

구일중 (insert> 사무실잘 됐군.

서인숙 지금 퇴근하실건가요?

구일중 (insert> 사무실아니요갑자기 미팅이 하나 잡혀서..

어제 미뤄놨던 일들도 처리해야하고 아무래도 늦겠소.

서인숙 (순간 표정 급변하며하지만 자림이도 돌아왔는데..

오늘 같은날은 집에 일찍 들어오시지 그래요?

 

거성식품회장실.

 

구일중 일이 그렇게 됐소자림이한테.. 내 대신 안부 전해줘요그럼,

(하면서 수화기 내려놓더니 자리에서 일어서며)

오늘은 나 혼자 나가도 되는 자리야자넨 일 마무리하고 퇴근하게.

한승재 회장님.

구일중 (그대로 외투 걸치며 밖으로 나가면)

한승재 (본다보다가 끊긴 전화기를 한번 돌아본다시선에서)

 

다시 거성거실.

뚜우... 끊어진 신호음이 흐르는 수화기를 보는 서인숙,

그러더니 고개 돌려 주방쪽을 돌아본다.

정성스럽게 준비된 꽃과 촛대 와인병에 와인잔들...

 

공주댁 (그 앞으로 나와서며사모님.. 오븐에다 고기 넣을까유?

서인숙 ...

공주댁 사모님..

서인숙 (수화기를 달칵내려놓으며 쎄하게아냐 됐어그럴거 없어.

공주댁 벌써 다 해동시켜놨는디유.

서인숙 알아서 처리해버리든지조리해서 공주댁이 먹든지. (돌아서는데)

공주댁 저 근디이...

서인숙 또 뭐! (귀찮은듯 돌아보면)

공주댁 (조심스럽게제수음식은 워떻게 할까유?

서인숙 (? 보면)

공주댁 담주가 돌아가신 큰사모님 기일이잖여유그래서...

서인숙 이제 그런건 공주댁이 알아서 준비할때도 됐잖아.

매년 그렇게 꼬치꼬치 나한테 확인하고 물어야겠어?

공주댁 그래두 어르신 제수음식인디...

며느리가 직접 챙기셔야하는거 아닌가 해서... (하는데)

서인숙 살아계셨을때도 나 며느리 취급 제대로 못받았던 사람이야.

이제와 새삼 돌아가신 분한테 며느리 노릇 할 생각 없어.

그러니까 제삿상이든 생일상이든 공주댁이 알아서 차리라구.

(그러면서 홱돌아서서 들어간다)

공주댁 (본다어이고... 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데서)

 

거성家 안방침실.

안으로 들어서는 서인숙잔뜩 신경질이 올라와 있다.

..! 기분상한 표정으로 소파에 털썩 앉는다앉더니

테이블위에 놓여있는 우편물들을 본다.

서인숙집어들어 그것들을 신경질적으로 넘기며 본다보다가 멈칫...

뒤로 넘겼던 봉투를 도로 앞으로 가져와 본다.

발신인은 없는채수신인에 "작은사모님"이라고 써져 있다.

뭐지하는 표정으로 그 편지봉투를 옆에 놓인 봉투뜯는 칼로 열어본다.

안의 편지지를 꺼내 펼쳐본다읽는다순간.... 숨이 헉막히는 표정.

순간 모든 소음이 싹 사라진채 서인숙의 표정핏기가 싹 가신다.

믿을수 없는 듯 두 눈을 부릅크게 뜬채 뚫어져라 쳐다보는 눈빛에서.

 

거성家 거실 전경위로.

 

서인숙E 공주댁공주대액!!!!

 

다시 안방침실.

 

공주댁 (급하게 안으로 들어오며사모님!

서인숙 (돌아보며이 우편물.. 언제 도착한거야?

공주댁 오늘 오전에 들어온건데유왜유?

서인숙 공주댁 말구... 내 우편물에 혹시 손댄 사람 있어?

공주댁 없을텐디유왜유뭐 잘못됐남유?

서인숙 아냐... 아무것두.. 나가봐.

공주댁 예에.. (하면서도 흘끗 한번 본뒤 나가면)

 

편지지를 잡고 있는 서인숙의 손파르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더 그 편지지를 들여다보면,

하얗고 깨끗한 그 편지지에 강하고 짧게 써 있는 한 단어.

"殺人者"

서인숙두려움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는데서.

 

팔봉집주방. N.

팔봉이 상석에 앉으면 그 양쪽으로 자리한

양인목허갑수고재복조진구그리고 미순과 오영자 자리에 앉는다.

양쪽에 하나씩 비어 있는 자리.

 

팔봉 태조는?

미순 저녁 생각 없대요 할아버지.

팔봉 그래.. (그러더니 수저를 들며오늘은 수제비구나.

오영자 제빵실에서 난장판 된 밀가루 채쳐서 수제비 끓였네요.

장사도 안되고이렇게라도 식비 아껴야죠.

팔봉 수제비도 감지덕지지자 다들 들자. (먹는데)

미순 저기 할아버지근데 탁구는.. 어쩌실거예요저대루 두실건가요?

허갑수 그럼저대루 두지 워쩌겄어형사를 쎄렸는디안그려?

고재복 공무집행방해는 큰죄죠암요,

미순 하지만 어떻게든 합의라도 해봐야하는거잖아요할아버지.

팔봉 (말없이 수제비만 먹고 있다)

미순 ? (하는데)

양인목 그만하고 식사해라 미순아.

미순 (멈칫.. 양인목을 보더니네에... (숟가락을 들지만 뜨는둥 마는둥)

조진구 (조용히 탁구의 빈자리를 쳐다본다뭔가 생각하는 시선 길게 주다가)

 

거성식품비서실. N

퇴근준비를 하고 있는 한승재,

외투를 입고 소지품을 챙기는데 회장실에서 전화벨 울리는 소리가 난다.

한승재 회장님 방인가?

여비서 (돌아보더니회장님 직통전환거 같은데요한실장님.

한승재 (돌아본다뭐지하는 시선에서)

 

거성식품회장실. N

계속 울리는 전화기그 앞으로 다가서는 한승재 수화기를 집어든다.

 

한승재 거성식품.. (하는데)

조진구F 접니다 회장님조진굽니다기억하시겠습니까?

한승재 ? (시선에서)

 

거리 일각공중전화부스. (87년도 공중전화부스) N

 

조진구 (공중전화기에 대고진작 전화를 드렸어야했나 어쩌나 그랬는데...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어서.. 그래서 급히 전화드렸습니다.

한승재 (insert> 회장실무슨.. 일이요?

조진구 탁구 말입니다청산 살던 그 김미순이 아들이요

그 아이가 지금 곤경에 처해있습니다도와주셔야겠습니다.

한승재 ! (insert> 회장실순간 쿵놀라는 눈빛에서)

 

유치장 안. N.

다른 사람들과 함께 멍하니 벽에 기대 앉아 있는 탁구...

"유경아...." 나즈막히 부르며 걱정되는 눈빛으로 돌아보면.

 

심문실. N.

조금은 헝클어진 머리에 초췌해진 표정으로 앉아 있는 유경.

 

형사1 (서류를 들춰보며어이구신유경이 너 이력이 아주 대단하구나.

한국대 수석입학에 4년내내 과수석이라근데 보육원출신이네?

유경 (표정없이 형사1을 보며왜요보육원 출신이면 안되나요?

형사1 이 정도로 머리 좋은놈이 뭐하러 쓸데없는 짓을 해인생 고달프게.

유경 이런 나도..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었어요왜요?

형사1 그건 늬들 착각이고. (비아냥대듯학생운동 거 백날해도 아무것도

안바껴돈없고 빽없고줄없는 놈들 백날 떠들어봤자..

있으신분들가지신분들 끄떡도 안해콧방귀도 안뀐다구.

유경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구요?

꿈도 꾸지 말고 계속 밟히면서 살란 건가요 우리같은 사람들은?

형사1 어이구야.. (너 어떡하냐한숨을 내쉬며 긁적긁적하더니유경아.

세상을 바꿀라구 하지마정 억울하고 답답하면 니가 바뀌면 돼.

유경 (? 보면)

형사1 니가 가진자가 되고있는자가 되면 그럼 세상도 너를 따라

자연히 바뀌게 돼있어이치가 그래니 친구 자림이를 봐.

걔 있는 집 애라며손쓰니까 금방 나가잖아.

유경 (! 보면)

형사1 그만 고집부리고, (유경앞으로 종이를 내밀며거기 비어있는데

채워넣어니네 학보사 연락망 다 꿰고있지어서!

유경 (본다입을 꾹 다문채 노려보는 시선에서)

 

어느 약속장소. N.

가로등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조진구시계를 들여다보는데..

 

한승재 조진구씨?

조진구 (멈칫.. 돌아본다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보면)

한승재 아까 통화했던 사람이요탁구에 대해 할 얘기가 있다구?

조진구 (순간 살짝 당황한듯회장님과 통화한줄 알았는데요.

한승재 (구일중 얼굴까지 알고 있단 얘기군회장님은 지금 좀 바쁘셔서.

조진구 죄송합니다회장님이 아니면 아무것도 말씀 드릴수가 없습니다.

(하면서 지나쳐 가려는데)

한승재 청산에 살때 바람개비라는 이름으로 주먹 좀 썼다지?

조진구 (멈칫..! 걸음을 멈춘다)

한승재 게다가 아픈 여동생까지 돌보면서 꽤 눈물겨운 시절을 보낸것 같든데..

조진구 (그 말에 한승재를 돌아본다놀라는 눈빛으로 보면)

한승재 (조진구를 보며 씩 웃더니경계할거 없네.

난 그저 다만... 앞으로 자네와 좋은 관계를 가졌으면 해서 말이야.

(보며우선 김탁구 그 녀석 얘기부터 해볼까?

조진구 ! (본다시선에서)

 

유치장. N.

그 안에 앉아 있는 탁구완전 풀이 죽어 있는데,

끼익 유치장 문이 열리며,

 

경찰1 김탁구나와!

탁구 (? 돌아보면)

 

경찰서 밖. N

주춤주춤 밖으로 나오는 탁구너무 쉽게 풀려나오는 기분에

나오면서도 한번 더 뒤를 돌아본다그리고는 다시 돌아서서 나오는데

그러다 멈칫.. 걸음을 멈추고 계단 저 아랫쪽을 내려다본다.

저 계단아랫쪽으로 서 있는 뒷모습.. 돌아보면 미순이다.

 

탁구 ! (보면)

미순 (본다보다가 짜식...! 하는 표정으로 픽 웃어준다그 위로)

 

팔봉네집거실. N.

마준계단을 내려오는데,

 

양인목 미순이한테 연락이 왔습니다탁구는 방금 풀려나왔답니다.

마준 (내려오다 말고 멈칫.. 두 사람을 보면)

팔봉 (무심한듯 부채로 부쳐가며 바둑책을 들여다보며잘됐구나.

양인목 (보며그런데 저.. 뭐 하나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아버님?

팔봉 (바둑판 위에 돌을 얹으며무어냐.

양인목 그 녀석한테 그렇게 큰액수의 합의금까지 들여가며,

왜 계속 저희 제빵점에 두시려는겁니까그렇게까지 할만한 놈입니까?

팔봉 (그 말에 흘끗 양인목을 본다보더니 빙긋 웃으며글쎄다.

양인목 ?

팔봉 나도 그 놈이 그럴만한 놈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다만..

(보며궁금해서 말이다.

양인목 궁금..하시다구요?

팔봉 나는 말이다그 녀석이 앞으로 어찌될지 그 다음이 아주 궁금허구나.

(하면서 허허.. 작은 미소로 다시 바둑의 돌을 놓으면)

양인목 (? 본다시선에서)

마준 (그렇게 웃으며 말하는 팔봉의 얼굴을 본다)

팔봉 (그런 마준의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 바둑만.. 두는 위로)

마준E 어째서... ...! (시선에서)

 

플랫쉬 백구일중이 탁구한테 "그래 넌 용감한 사내아이다!" 웃는얼굴/

플랫쉬 백유경 "너 아니야탁구한테 찾아온거야!"

 

탁구 마준의 방. N.

스륵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서는 마준그 위로,

 

마준E 어째서전부 다 그 자식한테만 그러는거냐구대체 왜!

마준 김탁구.. 니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 놈이야그래?

(절대 인정 못하겠다는 눈빛과 표정에서)

 

팔봉제빵점 안. N.

테이블에 마주앉아두부의 한쪽을 떼서 탁구 앞으로 내미는 미순.

 

미순 어여 먹어라.

탁구 (그저 본다)

미순 먹으래두이걸 먹어야 액땜이 끝나는거야! (들이밀면)

탁구 마지막이다.

미순 (?? 본다)

탁구 아까.. 내가 유경이 앞에서 휘두른 그 주먹..

그게 내 마지막 주먹이라구.

 

그러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한쪽으로 가더니 구석에서

커다란 스포츠 백을 하나 집어들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미순 ..?

탁구 역전 사거리 길다방에 맡겨놨던 내 소지품.

미순 ?

탁구가방을 열고 부시럭부시럭 뒤지다가 액자 하나를 꺼낸다.

어린탁구와 김미순의 사진이다미순앞으로 내밀면.

미순 (??? 사진을 보면)

탁구 우리 엄마야.

미순 (? 그 말에 탁구를 본다보다가 사진속의 김미순을 보더니 진심으로)

.. 참 고우시다.

탁구 우리 엄마 이름두 미순이야김미순...

미순 (멈칫.. 그 말에 다시 고개들어 탁구를 보면)

탁구 예전에 우리 엄마두 너랑 같은 말을 했었어.

주먹은... 가장 마지막에 써야하는거라구그래야 진짜 싸나이라구..

(보며이젠.. 두번 다시 주먹같은건 안쓸거야.

우리 엄마 이름을 걸고 맹세해.

미순 설마 너.. 어젯밤에 이걸 가지러 나갔었던거니 그럼?

탁구 내가 이 사진 보여주지 않으면.. 니가 내 말 안믿을거 같아서.

미순 ...! (순간 왠지 모를 짠함으로 탁구를 보면)

탁구 주먹같은거.. 쓰지 않아도 이기면서 살수 있겠지?

미순 (본다보더니그럼당연하지.

탁구 (괜히 또 눈물이 날것같은지 앞에 있는 두부를 퍼먹기 시작한다.

우걱우걱 쑤셔넣듯이 볼이 미어터지게 입안으로 두부를 집어넣는데)

미순 (보더니걱정마 유경씨.. 괜찮을거야.

탁구 (? 그 말에 미순을 본다보더니유경이만 무사히 풀려날수 있다면...

정말 무슨짓이든 다 할수 있을것 같다...

미순 (보더니 물을 따라서 주며목막히겠다마셔가며 천천히 먹어?

탁구 (본다천천히 그 물을 받아마신뒤고맙다.. 양미순.

미순 별말씀을.. 김탁구. (하면서 빙긋이 웃어준다)

 

두 사람 사이에 처음으로 우정.. 그 비슷한것이 시작되는 밤이다.

바로 그 때그 분위기를 깨는 목소리.

 

마준 김탁구.

탁구/미순 (동시에 돌아보면)

마준 (한쪽에 서서 탁구를 보고 있다나 좀 보자.

탁구 (두부를 입에 한가득 문채 마준을 본다)

미순 (? 마준을 보면)

 

제빵점 옆공원. N.

각자 별로 기분좋지 않은 표정으로 서 있는 탁구와 마준.

 

탁구 무슨일이야할 얘기라는게.

마준 그 신유경이라는 애 말이야.

내가 어찌어찌 방법을 찾아보면 꺼내줄수도 있을것 같은데.

탁구 (순간 솔깃해져서 한걸음 더 마준앞으로 바싹 다가서서)

정말이냐그럴수 있어너한테 그렇게 대단한 빽이 있었냐...!

마준 대신 조건이 있어.

탁구 (? 보면)

마준 지금 이 순간부터 진심으루 진지하게 빵만 생각해.

건성으로 대충대충 말고최선을 다해 빵을 배우는데 총력을 다하라구.

그런 다음 2년뒤에 나하고 붙는거다.

탁구 뭐라구?

마준 그 2년동안 신유경인지 뭔지 그 여자도 니 머리에서 깨끗이 지워.

풀려난다고 해도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해.

탁구 서태조!

마준 날 상대로 붙어볼려면 그런 각오로 하란 말이야!

탁구 (이해가 안가는듯 빤히 보더니내가 왜내가 왜 너랑 붙어야하는데?

마준 니가 얼마나 잘할수 있는 녀석인지 확인해보고 싶어졌거든 내가.

탁구 너 지금 장난하냐빵으루 유학까지 갔다온 놈이

왜 나같은 생초짜한테 그런 확인을 하고 싶은데그게 말이 돼?

마준 물론 말이 안돼안되지만.. 그래도 붙어보고 싶은걸 어쩌겠어.

자꾸 너만 보면 근질근질 싸움이 걸고 싶어지는걸..

자꾸 너만 보면 밟아버리고 싶은 기분이 드는걸.

탁구 ! (보는위로)

마준 게다가 너.. 천재적인 후각을 가졌다며?

그런걸 갖고 태어난 놈은 어떤빵을 만들까 것도 궁금하고.

탁구 차라리 그냥 나랑 한판 붙자어차피 나야 주먹 안쓰기로 결심한 몸,

기냥 단독으로 실컷 두들겨 맞아주께?

마준 거절이냐?

탁구 조건이 너무 골때리잖아!

2년동안 유경이를 만나서도 안된다생각해서도 안된다게다가..

지금 유경이 상황 어떤지 뻔히 알면서 그렇게 이용하는거 아니지!

마준 그래서.. 싫다구?

탁구 그래 싫다내가 미쳤냐됐다 임마관둬! (하고 돌아서는데)

마준 .. 그 여자 풀려나게 하고 싶다며?

탁구 (멈칫.. 멈춰선다돌아보면)

마준 풀려나올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수 있다며아니야?

탁구 ! (이 자식.. 이거...? 완전 벙찐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는데서)

 

근처 일각>

그 둘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미순뭐야쟤들하는 표정에서.

 

팔봉빵집 전경. D.

여느때처럼 손님들이 다시 빵집을 찾고 있고,

오영자손님들을 맞이하며 빵을 팔고 있는 전경평화롭다.

 

팔봉빵집제빵실.

여느때처럼 빵을 만들고 있는 팔봉집 식구들.

그 한쪽에 서 있는 탁구수돗물을 쏴아...! 틀어놓은채 멍한 표정이다.

그 때 뒷통수치는 양인목.

 

양인목 어따 정신팔구 있어물까지 틀어놓구 멍청히 서서!

수돗세 니가 낼거야?

탁구 (양인목을 빤히 본다보더니죄송합니다.

(하면서 조용히 수돗물 끈뒤 기구들을 들고 다른쪽으로 간다)

양인목 (안대드네왜 저러지하고 보면)

허갑수 (그 옆으로 다가서며워쩐일루 저렇게 조용허대?

유치장 댕겨오더니 기가 팍 죽어버렸네에 아주 기냥..?

고재복 탁구만 그런게 아니예요오늘 제빵실 분위기 완전 후져요.

허갑수 ? (하고 돌아본다)

양인목 (? 같이 제빵실을 돌아보면)

 

다른 한편에 있던 마준도 딴생각에 잠긴듯 건성으로 일하는 모습,

미순 역시탁구와 마준을 번갈아 눈치를 보며 건성으로 일하는 모습.

조진구 역시생각이 복잡한 표정으로 건성으로 오븐청소 중.

허갑수 뭔 일들이랴 대체에?

양인목 (본다역시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낀다시선에서)

 

제빵점 옆 공원 일각.

힘없이 터벅터벅 나오던 탁구계단 중간에 걸터앉는다.

심난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다잠기다가 답답한듯,

 

탁구 아니그게 말이 되냐구무슨 2년씩이나... 아니 왜?

내가 무슨 빵을 만든다구.. ... (하면서 한숨 푹내쉬는데)

 

insert1> 화면안 가득허갑수의 얼굴.

허갑수 어이구운동권하는 애들 잡혀들어가면.. 고초가 엄청 심하다던디이.

insert2> 화면안 가득 고재복의 얼굴.

고재복 내가 아는 형두 잡혀들어갔다가 두달만에 나왔는데..

완전 망가져서 딴사람이 됐대요.

 

다시 현재두 팔 무릎위에 얹은채 아...! 괴로운듯 고개 숙이는 탁구.

그러다 짐짓... 고개 돌려 한곳을 돌아보면,

 

감금실 안. N

어두컴컴한 실내.

혼자 무릎을 끌어안은채 그 무릎에 머리를 묻고 있는 유경의 모습.

 

그 건물 밖. N.

천천히 프레임-인 되는 탁구.

그 건물안 어딘가에 유경이가 지금 혼자 있겠지...?

그 때 저만치 정문쪽에 와서 멈춰서는 택시 한대.

누군가 내려가 건물안으로 들어가면택시 다시움직여 탁구쪽으로 온다.

탁구본다보다가 얼른 엄지손가락을 펴서 내민다.

멈춰서는 택시탁구그 택시를 돌아보면.

 

다시 감금실 안. N

64씬 연결로 유경여전히 무릎을 끌어안은채 있는데 그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래 에뛰드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

유경멈칫.. 천천히 고개를 든다.

(얼굴 군데군데 보이는 멍이 들어있고입술가에 상처가 보인다)

그 위로 계속 흘러나오는 노래유경고개 돌려 창쪽을 돌아본다.

이 노래는...? 하는 표정으로 보면)

 

그 건물 밖. N.

어두컴컴한 그 길가에 문을 활짝 열어놓은채 세워져 있는 택시.

달칵.. 요금이 올라가는 그 옆으로 볼륨을 최대한 올리는 탁구의 손...

흘러나오는 에뛰드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

탁구그러면서 그 건물을 올려다본다.

 

탁구 유경아...

 

다시 감금실 안. N.

그 노래를 듣고 있는 유경... 밖에 탁구가 와 있는걸 느낀다.

두 눈에 순간 글썽.. 눈물이 고이더니...

 

유경 탁구야... (시선에서)

 

다시 그 건물 밖. N.

그림처럼... 그렇게 어두운 거리에 택시를 세워둔채

거기서 기대서서 어두운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는 탁구... 그 모습에서,

 

팔봉집제빵실 안. N

문을 열고 성큼성큼 제빵실을 가로질러 마준에게로 다가서는 탁구.

미순냉장실에서 나오다 말고 바로 앞으로 지나가는 탁구를 본다?

 

탁구 (마준의 뒤로 다가서더니)

서태조 너.. 정말루 유경이 풀려나게 해줄수 있는거지?

마준 (하던 일 멈추는 손.. 돌아본다보더니그래.

탁구 (..! 심호흡한번 하더니) 2년이라구?

마준 .

탁구 좋아해보지 뭐 까짓꺼.

미순 (그 뒤에서 듣다가 멈칫.. 본다)

탁구 대신에 유경이가 나오는거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다.

마지막으루 한번은 봐야겠어그럼 니 조건.. 받아들일께어때? (보면)

마준 (표정없이 탁구를 본다)

양미순 (그 두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는 시선에서)

 

비서실.

때르르릉 울리는 전화벨 소리그 수화기를 받아드는 한승재

 

한승재 비서실 한승잽니다. (듣다가 멈칫.. 반가움으로마준아!

 

공원옆 공중전화부스.

 

마준 아저씨한테 어려운 부탁을 하나 해야겠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들어주셔야 하는 일이예요. (시선 단호하다)

한승재 (insert> 비서실) ....?! (시선에서)

 

감금실. N.

어두운 방안에 지쳐 쓰러지듯 누워있는 유경,

그 때 먼곳에서부터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점점 더 가까이 오더니

바로 문앞에 멈춘다. 문이 열리면서 복도의 불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유경찡긋.. 불빛에 눈을 찡그리며 문바깥쪽을 쳐다본다.

형사1, 허리에 양손을 얹은채 잠시 유경을 노려본다보더니

기분나쁘게 혀를 한번 찬뒤 그대로 한쪽으로 사라져 버린다.

유경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 열린문을 바라보는데 그 때!

천천히 그 앞으로 나타나는 남자의 구둣발...

유경그 발을 따라 천천히 시선을 들어올린다순간 멈칫...!

그 앞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그... 바로 마준이다.

 

유경 ...! (뜻밖의 그의 출현에 놀란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준을 본다)

마준 (표정없이 유경을 내려다본다시선에서)

 

그 건물 앞. N.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마준그 뒤로 따라나오는 유경,

잔뜩 위축돼있고경계하며두려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나오다가

멈칫.. 걸음을 멈추고 본다저 앞으로 서 있는 탁구의 모습이 보인다.

유경순간 울컥반가움과 안도가 치밀어 오르는 기분으로 보더니

그대로 탁구앞으로 다가가 와락끌어안는다.

 

유경 탁구야! (여전히 무섭고 덜덜덜 떨리는 표정애써 누르는 중)

탁구 ... 괜찮냐?

유경 (잠시 대답못하더니 천천히 떨어져서 탁구를 본다)

어떻게 된거야어떻게 니가... 여기에 와있어?

탁구 (유경의 얼굴에 보이는 멍자국들에 가슴이 아프다그저 보는데)

마준 이제 이걸로 내 약속은 다 지켰다김탁구.

유경 (? 그 말에 마준을 한번 보다가 다시 탁구를 돌아보며 불안한 눈빛)

무슨 말이야약속이라니무슨 약속?

탁구 (흔들리는 눈빛으로 유경을 본다보더니)

... 앞으로 당분간 너.. (입이 안떨어지지만안본다.

유경 ! (뭐라구?)

탁구 지금부터 앞으로 2년동안은.. 무조건 빵을 배우는데 전념할거야.

그래서 진짜 제빵사가 되고 나면... (애가 끊어질것같지만.. 누르며)

그 때 다시 너 만나러 갈거야괜찮지?

유경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는 표정으로탁구야... (하는데)

탁구 (OL) 괜찮다구.. 해주라 유경아. (웃고 있는데 너무 힘들다)

유경 (보면)

탁구 2년이잖아십이년두 떨어져 있었는데.. 2년쯤...

후딱 지나갈거야눈한번 깜빡하면.. 지나가 있을거야그러니까...

유경 뭐야대체 너 저 사람하고 무슨 약속한거야말해무슨 약속이야!

탁구 (가슴아프게 본다보더니유경아...

어무이가 없는 내 인생에서.. 내가 살아가는 오직 한가지 이유는...

바로 너다알았냐?

유경 ! (보면)

탁구 밥 잘 챙겨묵고.. 아프지 마라? (그러더니 그대로 홱 돌아서서 간다)

유경 (순간 그 뒷모습에 쿵무언가 가슴한쪽이 내려앉는다)

탁구 (유경을 뒤로한채 쭉 걸어온다마음이.. 아프다)

유경 (본다보더니 겨우.. 입안에서 맴도는 말탁구야...

탁구 (들리지 않는다계속 감정을 꾹 누른채 걸어오기만)

유경 (순간 알수 없는 두려움에탁구야아아!!! (외친다)

 

순간 탁구우뚝걸음을 멈춘다.

마준도 멈칫..! 하는 표정으로 유경을 본다.

탁구돌아보지 못한채 주먹을 꾹 쥔다.

유경그런 탁구의 뒷모습을 바라본다보는데갑자기 홱돌아서더니

왔던것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유경을 향해 다가오는 탁구.

유경그런 탁구를 본다마준뭐지하는 표정으로 보는 순간.

탁구유경앞으로 다가서자마자 감정을 누르지 못한채

그대로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더니 키스해버린다.

 

유경 ...!!! (본다)

마준 !!! (놀란듯 바라보면)

탁구 (두 손으로 유경의 얼굴을 감싸며.. 소중하게길고 긴 입맞춤)

유경 (순간 그렁그렁한 그 눈에서 눈물이 툭떨어진다천천히 눈을 감으면)

탁구 (감은 그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다)

 

그 두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던 마준,

순간 불쾌한듯 어금니를 꾹 문채 홱돌아서는 얼굴에서 스틸!

그렇게 탁구와 유경가슴 아프고 슬픈... 길고 긴 첫키스에서 스틸!

<11부 끝>

.제빵왕 김탁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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