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12
파스타 12부.
씬1. 주방 (디너 직전)
모두가 주방에 서열대로 도열해 서는 상태.
최현욱 (여전한 은수 표정에 아무 말 않는다)
오늘은 왠지 총 칼 없어도 전쟁에서 이길 것 같은 날이다.
자 첫주문. (주문기에 손 대고 기다리는데)
은수 (유경 본다)
최현욱 (밀려나온 첫 주문지 한 장 빼드는데)
은수 (작정한 듯)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억울함에 젖은 한마디) 선배들, 제 말씀 좀 들어주십시
오.
일동 (은수 향하는 시선) ??
유경 (은수 보고) !
최현욱 (은수 보는데서) !
마침 김 산이 주방입구로 들어와 선다.
은수 (유경 가까이로 가 선다) 누나,. 미안해요.
유경 ! 뭐,가?
은수 (표정)
유경 왜 그래? ..(가까이 속닥) 무슨 일 있어?
은수 (대꾸 않고, 천천히 쉐프의 테이블, 최현욱 앞으로 가 선
다)
김 산 (도 은수에게 시선)
최현욱 (은수 본다) 왜? 뭔데 할 말이?
은수 (마른 침 힘겹게 삼킨다. 작정한 듯) 저 사표낼 꺼에요.
최현욱 (표정) !
김 산 (표정) !
유경.일동 야,. 정은수-
최현욱 (은수에게 다가선다)
은수 그만 두겠습니다.
최현욱 너 내 방으로 와.
최현욱, 먼저 나가고.
은수, 뒤이어 쭐쭐 나간다. 시선으로 쫓는 김 산, 오세영.
일동 (웅성웅성) 저 자식이 저게 저게 군기가 빠져가지고..
(등.)
유경 (도 편치않다) ..
씬2. 복도 (디너 직전)
쉐프룸으로 가는 길.
최현욱, 앞장서고. 은수 말없이 뒤따른다.
설대표, 지나가다 둘의 이상한 분위기 보고, 귀 쫑긋 세운다.
김 산도 저만치서 최현욱-정은수 에게 시선 준다.
씬3. 쉐프룸 (디너 직전)
들어와 서는 두 사람.
최현욱, 책상에 기대서고.
은수, 굳은 얼굴로 선다.
최현욱 그래서?
은수 주방 보조 구하세요.
최현욱 (기도 안 찬다. 대수롭쟎게 받아들인다) 너, 두 어디서
스카웃 제의 받
았니? 주방보조를 한 달 했으면 이제 프라이팬 잡아도 된
다 어떤 미친
놈이 꼬시디?
은수 아닙니다.
최현욱 갈데두 없으면서 요즘 같은 시국에 주방 경력이래야 보
조 달랑 한달인
니가 어디가서 뭐 할껀데?! 서유경이도 3년을 버텼어. 니
위치에서.
너는, 지금, 요리사로서 인정해줄 경력 전혀 없는 거라고?!
은수 (눈가 촉촉하다) 요리사 안 할거에요.
최현욱 !
은수 (표정) 돈 벌고 싶어요.
최현욱 (표정) !!
은수 그럼. (꾸벅 인사하고는 나가려면)
최현욱 (탁 잡는다) 더 이상 기회 안줘. 나가지마 정은수.
은수 (돌아선다) 쉡.
한 입으로 두말하는 쉐프 밑에서, 저, 한순간도 이 주방에
서있고 싶지
않습니다. 저 유경 누나랑 쉐프랑 좋아하는 거 압니다.
제 두 눈으로 주방에서, 똑똑히 봤습니다.
최현욱 !
은수 이 손 놓세요. (나가고)
최현욱 (한 대 맞은듯. 서있다) !!!!!
씬4. 주방 (저녁)
스토브에 선 유경의 귓가에,
은수E 누나,. 미안해요.
유경, 안되겠다.
서둘러 주방 밖으로 나가고.
씬5. 라스페라 건물 입구 (저녁)
현관 문 열고 계단 내려오는 은수.
뒤도 안 보고 가는 은수 뒤를 유경, 달려나와 잡는다.
유경 어디 가는데? 지금 저녁 영업시간이야?
은수 (시선도 안준다. 눈가 훔친다)
유경 정은수, 내가 뭐 너한테 잘못했니? 나때매 그래?!
은수 (돌아본다) 누나.
유경 (흥분해서) 관둔다 쳐도 당장, 말 꺼내자마자 관두는 놈
이 어딨어?
당장 안 들어가?!
은수 (빤히 본다) 난 누나가 증말 이해가 안돼요.
유경 ?! (점점)
은수 그동안 고마웠어요. 그래두 나한테 제일 잘해준 선밴데.
그럼. (발걸음 뒤로 옮기다, 돌아 도망치듯 달려간다)
유경 (헉) 큰 일 났다!!
씬6. 주방 (디너)
성큼 쉐프의 테이블로 들어와 서는 최현욱.
유경도 서둘러 들어와, 자기 위치에 긴장해 선다.
최현욱 (밀린 주문지들 하나씩 확 확 뽑아내며) 쥐눈이콩만한
게 어디서 못 된
버릇만 배워가지고!!
오세영 쉐프. 당장 저녁부터 보조가 없으면 큰일이잖아?
누구 한사람 당장 이 순간부터 보조자리 서줘야지 않아?!
최현욱 (앞만 본다)
오세영 없이 보여도 제일 일 많은게 보조고.
각 요리사들 써포트 밑작업 안 해주면 주방 동선 꼬이고
엉망이라고!!
최현욱 (고개 든다)
금석호,정호남,민승재,한상식,
오세영,선우덕,필립,이지훈까지, 한명도 예외없이 약속이나 한 듯
시선 주는 곳.
서유경이다!!!
유경 (마른침 꿀떡) !! (쥐고있던 프라이팬 더 꽈악 잡는데)
최현욱 서유경, 당장 오늘 저녁시간부터 주방 보조 한다.
유경 (최현욱 본다)
최현욱 (꿈쩍않고 유경 본다) 위치로.
유경 (다리에 힘주고 섰는데)
최현욱 (유경의 옆으로 다가와 유경을 툭) 임시야.
유경 (다리에 힘준다)
최현욱 (힘주어 툭)
유경 (툭 살짝 밀리고)
최현욱 (툭 확 민다)
유경 (버티다 자빠질 뻔. 정은수의 자리에 서고)
그제사 자리로 돌아가는 최현욱.
다른 요리사들도 아무일 없던 양, 주문 기다린다.
최현욱 (주문지 들고) 첫 주문이다. 달라진 건 없다.
보조 부를때 정은수 대신 서유경을 외치면 된다.
일동 예! 쉡!!
유경 (만 예외로 대답 않는 걸 최현욱 본다)
최현욱 (시선 유경에 둔 채) 준비됬나 서유경-
유경 (표정) 예 쉡.
최현욱 테이블 넘버13. 참치 조개 끼따리 파스타 둘, 바질페스
토 하나.
세가지 맛 파스타 하나.
일동 예! 쉡!!
일사분란 긴장해 움직이기 시작하는 주방.
이내 여기저기서 유경 찾기 시작한다.
금석호 서유경 참치 내오고-
유경 예 부주. (냉장실쪽으로 서둘러 이동)
정호남 올리브에 바질 재논것도 내 와!
유경 (가면서) 예-
금방 참치, 바질 재논거 들고 냉장실서 나와 금석호,정호남에게 대
령.
최현욱 테이블 넘버 5. 봉골레 셋.
유경 (저도 모르게) 예! 쉡!!
최현욱 (유경 보고) 지훈이이 들어가.
이지훈 예! 쉡!!
유경 (정신 차리고)
이지훈 프라이팬 공수해라 서유경-
민승재 보조- 토마토 소스!! 방울 토마토 어딨냐?
선우덕 생면 떨어졌다!!
바뿌다 유경. 시킨 일 묵묵히 해나간다.
일일이 요구사항을 위치마다 대령하고 주방을 휘젓고 다니는데,
보는 최현욱 모습.
쉐프의 테이블 위로 첫 접시가 놓인다.
최현욱 행주 !
유경 (서둘러 깨끗한 행주 대령)
최현욱 (한 줄기 맛보고, 접시 완성만 행주로. 시선 안준다)
유경 (벌써 이마에 땀이 삐질 흐른다)
씬7. 휴게실 (밤)
국내파, 이태리파 섞여 퇴근위해 옷 갈아입는 중.
정호남 쉐프가 애를 잡아도 너무 잡았어.
은수 그눔이 얼마 여린 놈인데.
민승재 에지간히 쥐잡듯이 잡아대니까 그 착한 눔이 뛰쳐나가
지.
한상식 지난번에 애 울리기까지 할때 내가 알아봤다.
이지훈 쉡이 그정도면 은수한테는 잘 해준거에요?
이태리서 우리한텐 어땠는데?!
정호남 어땠는데?
필립 (이지훈을 툭 친다. 하지 말라는)
민승재 어땠는데-?
정호남 왜 똥을 누다 말어 니들-?
이지훈 (필립,선우덕 눈치보고, 말 바꾼다) 잘, 해줬어요. (표
정) 아주. 잘.
국내파3 (의심스런 표정에서)
씬8. 주방 (밤)
유경, 혼자 남아 고무장갑 끼고 바닥 물비누칠 벅 벅 하고 있다.
비누 거품 둥글둥글 만들어가며 엉덩이 씰룩 닦아 나간다.
최현욱, 들어온다.
최현욱 (서서 유경 하는 양 지켜본다)
유경 (힘주어 벅 벅 바닥 수세미질)
(바닥에 멈춰서는 최현욱의 발. 누군지 안다)
(말없이).. (벅 벅)
최현욱 (꿈쩍않고 서있는 최현욱의 신발)
유경 비켜주세요. (벅 벅 신발주변 닦다가)
최현욱 (꿈쩍 않고)
유경 아 쫌. (신발 위도 벅벅 문질러 댄다)
최현욱 (그래도 꿈쩍않는 발) 서운하냐?
유경 (고개 안들고) 당연한 거 압니다 저도.
최현욱 진짜?
유경 (고개도 안든다) 아주 한치의 망설임 없이 결단력있게
저 보조로 강등
시키시드구만요? 역시 쉡 답다. 하고 있습니다.
최현욱 (쪼그려 유경 얼굴 보고 앉는다. 코 닿을듯)
유경 (본다) 쉡.
가서 은수 잡아오십시오.
최현욱 여기 싫다는 놈, 나 싫다는 놈, 안 잡는다 나는!!
유경 쉐프가 내쫓았으니까 쉐프가 데려 오십시오.
최현욱 내가 언제 내쫓았다그래-!?
유경 그럼 순댕이 은수가 쉐프가 이뻐해주고 챙겨주고 사랑해
주는데
지발로 뛰쳐나갔을까봐요?
최현욱 보조한테 어떻게 더 잘해?! 보조까지 모시고 살아야 되
냐 내가?!
그래?!!
유경 누가 모시고 살랬습니까? 보조도 요리삽니다!
(최현욱 두 손 잡아 올린다) 보조도
쉐프님 이 열손가락 중에 하나라고요. 요 막내 손가락이라
고요!
쉐프가 자꾸 깨무니까 요 막내가 아프대지, 그냥 아프대
요??!
최현욱 (노려보고)
유경 (지지않고 본다)
최현욱 (노려보다, 뒤로 훅 민다)
유경 (뒤로 엉덩방아. 주저앉는다) !!
최현욱 (꿈적않고 보는데.)
유경 (주저앉은 채, .. 최현욱도 톡 민다)
최현욱 (예상 못한듯, 철푸덕 뒤로 주저앉는다) 너 증말?!!
유경 (주저앉아 벅 벅 수세미질 하는데서)
씬9. 휴게실 (밤)
유경, 다 젖은 바지 엉덩이. 오줌 싼거 같다.
속옷까지 갈아입어야 하는 상황.
락커문 연다, 여벌 바지 꺼내들고 갈아입고 있는데
최현욱, 벌컥 문 열고 들어온다.
유경, 놀래 바지 통 속에 다리 넣다가, 서두른다고 한쪽 통에 두다
리 넣어
휘젓거리다 자빠진다. 널부러진다.
최현욱, 못 볼거 본 듯, 허겁지겁 나간다.
유경 아...(아프다)
씬10. 휴게실 앞 (밤)
복도에 최현욱, 들어가지 못하고 서있다.
저만치서 이지훈 와서, 휴게실로 들어가려 한다.
최현욱 (문 앞에 지켜 서있다)
이지훈 안 들어가세요?
최현욱 먼저 들어가라.
이지훈 예. (하고는 휴게실 문 열려니까)
최현욱 (문앞에 장승처럼 떡 가로막는다)
이지훈 (왜 이러나?) 저,.가방
최현욱 그냥 가.
이지훈 예?
최현욱 그냥 가라고.
이지훈 (이상하지만,) 예 쉐프.
(가면서 이상하지만) 수고하셨어요.
최현욱 오냐.
뻘쭘하게 지키고 섰는 가운데,
씬11. 휴게실 (밤)
유경, 다 갈아입고 가방까지 챙겨들고.
바지 입다 들킨거 때매, 얼굴 일그러진채 고개 못 들고 나간다.
씬12. 복도 (밤)
유경, 나와선다. 지켜 서있는 최현욱 본다.
유경 (쑥쓰러워, 시선 딴데) 가 보겠습니다. (가려면)
최현욱 은수 데려오고 싶으면 니가 잡어와.
유경 (곧죽어도) 쫓아낸 사람이 잡어오십쇼. (가고)
최현욱 (표정) !!
씬13. 라스페라 골목 (밤)
유경, 식 식 걸어 나오면서 핸드폰 건다.
신호가는 소리.
한 참을 신호가다, 받는데
유경 (요란한 댄스 음악소리. 귀 떨어질듯. 들려오는)
(덩달아 버럭) 너 어디야?!!
그러고 뛰쳐나가서 이,이이지금 이소리이거 이거 놀아?!
노냐고-?!!
씬14. 휴게실 (밤)
최현욱, 빼꼼히 열려진 은수의 락커 앞에 선다.
자기 락커문에 자기 웃는 사진도 몇 장 붙여논 은수.
국내파들이랑 찍은 것, 지훈이랑 찍은것, 유경이랑 찍은 것 등 보
인다.
문 열어보는데
정면 벽에 붙은 종이.
“쉐프님은 나의 우상, 쉐프님 짱!” (-지난번 쥐치간 무기명 모니터
낸것)
최현욱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아직 짐도 안 챙기고 나간 정은수.
정은수E 저 유경 누나랑 쉐프랑 좋아하는 거 압니다.
제 두 눈으로 주방에서, 똑똑히 봤습니다.
최현욱 (미치겠다 !!)
소리나게 락커문 탁 닫는다.
씬15. 라스페라 건물 외경 (아침)
김 산 E) 자 홀직원들은 내려가서 오픈 준비 하시구요.
씬16. 2층 연회장 (아침)
조회 끝나고, 홀직원들 우르르 빠져나가고.
주방직원들만 남은 자리.
설대표, 김 산 그림자처럼 안 떨어지고 곁에 서있다.
김 산 어제 부로 주방보조 자리가 비었습니다.
(최현욱 바라보며) 쉐프, 어떻게 할겁니까?
최현욱 (유경 바라본다) 새 보조를 구해야죠.
(둘러보며) 추천할 사람 없나?
일동 (서로 눈치만 본다)
이지훈 은수야 있던 놈이니 할 수 없었다고 치지만,
쉐프 눈에 드는 보조 구하기가, 쉬운 일이 (아닐텐데) ..
금석호 보조시절 욱하는 마음에 사표 한번 안던져본 사람 어디
있습니까?
서유경이 대신하면서 며칠 기다려주는게 도리라고 봅니
다.
유경 (머뭇) 그러다 은수가 안,돌아오면요?
정호남 그냥 니가 쭉 하면 안되까? 야 솔직히 어제 니가 보조하
니까
은수 그 미련곰탱이가 하는것보다 훨 좋던데.
남자들 (그렇다는 듯 끄덕끄덕)
오세영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유경씨도 3년이나 보조해서 겨
우 프라이팬
잡은건데, 너무 일관성 없는 처사 아닌가요?
유경 (고맙다)
필립 (오세영 째려보며) 파스타라인이, 하도 붐벼서 그렇습니
다.
선우덕 서유경 자리 지키게 해주고 싶으면 위에서 밀고 내려온
오세영 쉐프가
물러나는게 더 확실한 방법 같은데요?
오세영 (남자들 본다)
최현욱 새 사람 추천하랬지, 누가 있던 사람 추천하랬나?!!
일동 (찬물 끼얹은 듯)
최현욱 (국내파 본다) 추천할 사람, 없어?
최현욱 (이태리파 본다) 후배들, 없어?
민승재 (대놓고 못하고 궁시렁조) 여기에 후배 불러 뭔 좋은꼴
보일라고..
한상식 (똑같이) 욕먹는거 무시당하는거 보일라고.,?
설사장 (얄밉게) 쉐프가 지랄(까지 말하고 침꿀떡) 극성스럽다
고 한번 소문난
주방은,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 산 (한숨) 그만들 하십시오. 일단 급한대로 아르바이트생이
라도
한명 쓰는걸로 합시다.
유경 (그 말이 제일 반갑다) !!
최현욱 (그런 유경표정 봤다. 마음에 안든다.)
씬18. 주방 (런치)
달그럭 거리는 활기찬 주방 소음.
완성된 파스타 몇 맛보고 살피고는. 띵. 종소리 울리고 내보내는
최현욱.
네모, 접시 들고 나가고. 설대표 접시 들고 나가고.
파스타라인의 프라이팬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요란하게 스토브
위에서 흔들린다.
요리사들에게 모두 한 잔씩 척 척 척 척 얼음물 컵 한잔씩 공수하
고.
요리사들 사이를 유연하게 빠져다니며 묵묵히 보조일 하는 유경.
최현욱, 힐끔 유경의 눈치 본다.
쉐프의 테이블에 주루룩 놓인 ‘주문지’를 자기도 확인해가며,
미리미리 담당 요리사에게 밑작업한 재료 공수하는 유경.
바로 옆에 와서 주문지를 확인하면서도 유경, 최현욱에게 시선 한
번 안준다.
이지훈 야 서유경- (제대로 보도않고) 링귀니 면 링귀니 링귀
니 (귀엽게 호들
갑인데)
선우덕 (프라이팬 흔들면서) 거기 벌써 갔다놨잖어.
이지훈 어? 어디? (선반위에 얌전히 놓인) 어. (헤) 어. 쌩큐 서
유경~
오세영 유경씨. 오일 좀
유경 예 쉡 (말 떨어지기도 전에, 세영 옆에 놔주고)
민승재 (속없이) 야.. 서유경이 보조로는 확실히 베테랑이야.
시키기 전에 알아서 척 척. 훨씬 쉽다 일이 형 그치?
정호남 (프라이팬 흔드며) 어. (웃는다)
은수 그 누마는 뭐 한번 시키면 꼭 한 번씩 토 달고, 두 번
씩 시켜야
되고 답답했었는데 히히
한상식 역시 우리 주방 보조로는 서유경이 최고야!
욕인지 칭찬인지 난무하는 속에 입 꾹하고 뛰어다니는 유경 모습.
각 조리대에서 요리사들이 쓰고 날리는 행주가 유경이 선 개수대
쪽으로 휙 날라든
다. 유경, 제대로 잡고.
행주 또 날아든다.
붕 날아 제대로 행주 잡고.
한상식 자리께 ‘샐러드 접시’ 관여하던 최현욱,
한번 더 날아드는 붕- 본다. 이번엔 프라인팬이다.
유경 잡기에 곤란한 높이로 붕- 뜨는 프라이팬.
최현욱, 개수대 쪽으로 몸을 날리고.
유경도 그 프라이팬 잡으려고 위치잡고 손 뻗다 최현욱에게 안긴
다.
간신히 프라이팬 잡은 최현욱.
서유경을 안은 최현욱. 둘, 딱 붙었다.
오세영 (시선) !
일동 (안고 있는 둘에 시선) !!
최현욱 (유경 보고)
유경 (최현욱 보고)
최현욱, 확 떨어지면서 승질.
최현욱 (버럭) 누구얏- 프라이팬 이따구로 날리는 놈이?!! 어-
?!!!
선우덕 죄송합니다 쉡.
최현욱 (잡은 프라이팬 들고) 프라이팬 바꾼지 얼마나 됬다고
봐라 이거! 이거!
(옆에 개수대에 몇 개도 들었다 놨다 해가며) 니들이 하두
험하게 쓰니
까 이리저리 찌그러져 가지고, 엿도 안 바꿔주겠다 어-
?!!! 니들 봉이야
프라이팬이!?!
유경 (개수대. 뒤돌아서 프라이팬 설거지. 묵묵히..)
최현욱 (유경의 눈치 본다.)
씬19. 휘황찬란 단란주점 (밤)
외경 안으로 들어오는 유경.
요란한 댄스음악 밖으로도 흥청망청 흘러나온다.
단란주점 앞에서 서성이며 여자들한테 이리저리 열심히 말 걸어대
고 있는
은수 눈에 들어온다. 홀 웨이터 복 입고있다.
은수 앞으로 유경 나선다.
정은수 (서유경이다) !
유경 너!
정은수 (무시하고 돌아선다. 어눌하게) 쩌기 언니들-
유경 (탁 뒷덜미 잡아 세운다) 너 왜이러니 진짜?!!!
(은수 옷 차림 보고) 모야 이게-? 요리사 안하고, 홀에서
일할라고?!
니가 홀직원이야 요리사지?!
정은수 (빤히 본다. 서늘하다) 내가 무슨 요리사야?
나를 한번이라도 요리사라고 생각 한 적 있어?
유경 (표정)
정은수 보조야 나는. 있으나 마나 한.
유경 니가 왜 있으나 마나해? 보조가 왜 있으나 마나해?
너 없어서 주방이 얼마 난리였는 줄 알어?!
주방엔 주방 보조 없으면 못 돌아가!!!
쉐프가 우리 열명의 쉐프이듯이 보조도 우리 열명의 보조
란말야!
쉐프는 요리사들한테 지시하고, 보조는 요리사들 위해서
움직이는 위치
라고! 쉐프 없으면 주방 못 돌아가듯이 보조도 거랑 똑같
애?!
정은수 (핏.) 말은 번지르하네. 어떻게 보조가 쉐프랑 같애?!
유경 (표정)
정은수 이제 누나도 못 믿어. (돌아서면)
유경 야 정은수-!!!
정은수 차라리 이곳이 덜 무시당하고, 돈도 많이 벌어.
내가, 주방바닥에서 떨어진 음식이나 축내는 쥐새낀가 하
는 생각은 안
든다고. (단란주점 입구로 들어가고)
유경 그래서 정말 관둔다고-!?. 안 돌아온다고-?!!
씬20. 은수 동네전경 (이른 아침)
씬21. 동-은수 옥탑방 (이른 아침)
계단을 올라오는 발걸음.
유경이다.
옥탑방 문 앞에 선다. 문 여는데 안 열린다.
탕 탕 두들기는데, 얼마후 은수, 잠 덜깨 문 연다.
잽싸게 문 확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유경.
은수, !!
씬22. 동-안 (이른 아침)
은수, 당황해 눈앞에 유경 본다.
우유 한 개 소리나게 턱 내려놓는다.
유경 같이 출근할라고 보조 너 모시러 왔다.
은수 아 진짜(떡진 머리 벅벅 짜증내고 있는데)
유경 씻어 빨랑.
은수 (승질) 나 없으면 누나가 보조해야 돼서 온거 다 알거
든??
(대자로 드러눕는다)
유경 (식 본다)
은수 (식 꿈쩍않고 천장본다)
유경 그래 너때매, 너 안돌아오면 나 다시 주방 보조 될거 뻔
해서, 그래서 내
이기심에 왔다 왜?!! 어떻게 잡은 프라이팬인데, 아무렇게
않게 프라이
팬 도로 내노라는 선배들 때매 나 죽고싶다 왜?!!
은수 (그럴 주 알았다) 쳇. (돌아눕고)
유경 (눈가 촉촉해진다) 니가 들어와서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
데.
나같은 보조시절 안 겪게 해줄라고, 내가 곤조도 안 부리
고, 힘든거는
같이 해주고 외롭지 않게 해줄라고 나름 얼마 애썼는데?!!
(눈가 훔친다) 나 거 아까워서도 너 안 놔줘! 못 놔줘!
은수 (등 돌린채 꿈쩍않고)
유경 (덮썩 옆에 놓여진 옥탑방현관열쇠 집어든다)
은수 (소리에 뒤돌아본다)
유경 (들고 나간다) 내일 또 데리러 오께-
은수 (벌떡) 건 왜 가져가--?!!
유경 (도망간다)
씬23. 주방 (아침)
유경 혼자 나와서 밑작업하는 중이다.
썰어야 될 당근, 양파, 호박이 바구니 가득이다. 유경, 묵묵히 썰고
있다.
출근복 차림의 최현욱, 혹시나 하고 주방 들여다본다.
아니나 다를까, 유경 혼자 있다.
최현욱 (다가와, 괜히 승질) 한상식 안나왔어?
유경 원래 부르노아 써는건 주방보조 일입니다.
최현욱 (유경 손목 잡아, 들고있는 칼 보며) 너 칼 갈 줄 모르
니?
칼날이 이게 뭐야? 다 누워있쟎아?!
유경 저 칼 잘 갈아요. 지금도 갈고있구요. 칼가는 마음으로 3
년 했던
주방보조 또 반복하고 있는겁니다.
최현욱 (끙.)
김 산E. 요리사님 벌써 나와있었네?
유경과 최현욱, 주방입구 본다.
김 산, 설대표가 알바생을 데리고 들어온다.
설대표 마침 쉐프도 계셨네. 변변한 주방보조 하나 스스로 못구
하는 쉐프.
있던 놈도 쫓아내는 쉐프.
김 산 형은 참. (설대표 제낀다)
쉐프, 주방보조 아르바이트 한 명 구했는데, 급하니까 우
선 쓰는게
어떨까요?
유경 (솔깃. 알바생 살피고)
최현욱 급하다고, 아무나, 쓰자구요?
유경 (최현욱 파토낼까 걱정되) 쉐프,. 일단 아르바이트라도
어디에요?
김 산 (웃는다) 요리사님 많이 힘들었구만.
쉐프, 비상시국이쟎아요. 사람 까다롭게 쓰는건 알지만,
믿고 쓰죠?
최현욱 (알바생 본다)
알바생 (쫀다)
최현욱 누가 추천한겁니까?
설대표 (톡) 접니다?
최현욱 (하! 더 믿음이 안간다)
시선 확 부딪는 최현욱-김 산-설대표.
유경, 불안한 시선.
씬24. 주방 (런치)
한참 바쁘게 돌아가는 주방.
유경, 프라이팬 흔들면서도 있으면서도 알바생 신경쓰여 눈으로
계속 쫓는다.
오른쪽으로 가려는 알바생, “어이 왼쪽 왼쪽!” 일러주고.
A와인 집으려는 알바생, “아니 저거! 어 그거!(B와인)” 일러주고.
사각접시 집으려는 알바생, 둥근접시 알려준다.
막상 최현욱은, 쉐프의 테이블에 양 팔 딱 벌리고 선채,
요리에 집중 못하고 부산한 유경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최현욱 (주문지 뽑아) 테이블넘버 7. 라비올로니와 크랩차우더
하나, 봉골레
스파게티 둘, 소고기 등심 둘!
일동 예, 쉡!
금석호 막내, 등심 가져와!
알바생 예! (냉장실로 뛰어 들어간다)
최현욱 서유경 뭐해? 봉골레 안들어갓?!
유경 예? 예 쉡!
유경, 프라이팬 내리며, 알바생이 냉장고에서 들고나온 것 눈으로
확인한다.
잘못된 재료다. 얼른 다시 데리고 들어가려는데
최현욱 서유경! 봉골레!!
유경 (몸은 하나다. 어쩔 줄 모른다) 쉡. 한우등심부터 꺼내오
겠습니다!
최현욱 니가 주방보조야? 왜 일일이 신경써?!
유경 죄송합니다 쉡!
최현욱 (알바생 들고나온 것 빼앗는다. 고기본다) 넌 대체 어느
주방에서
굴러먹었길래 한우생등심이랑 냉동육도 구분을 못해?! 따
라와!
(먼저 앞장 서 냉장실로 들어간다)
알바생 (따라 들어간다)
유경 (걱정스럽다. 프라이팬에 봉골레 시작하면서도 자꾸 고
개가 돌아간다)
씬25. 냉장실
최현욱, 한우생등심과 냉동육 두 개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
최현욱 어느 주방에 가서도 쉐프에게 이런 교육 직접 하사받는
영광을 누리는
일은 니 일생에 다시 찾아오지 않을테니 귓구멍 눈구멍 활
짝열고 잘
들어라. 이건 근육조직을 파괴해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
해 일부러
살짝 얼렸다 녹인 투플러스에이1등급 한우등심이다. 그리
고 이건 육수
용으로 모아둔 쓰고남은 고기다. 설사 이런걸 몰랐다고 해
도 육즙이
녹아 흘러 한강을 이룬 이 고기를 스테이크용으로 집어온
너는,
내 생각에 주방보조는 커녕 저 홀에서 니 돈내고 이걸 시
켜먹을 자격도
없어보인다.
알바생 (기가 질렸다)
최현욱 대답 안하나?
알바생 예.. 쉡...
최현욱 (버럭) 대답 안하나?!
알바생 예! 쉡!
씬31. 단란주점 외경 (밤)
요란한 음악소리.
씬32. 동-안 (밤)
룸안으로 웨이터복 차려입고 안주 접시 들고 걸어오는 은수.
룸 안으로 들어간다.
씬33. 동-룸 (밤)
누군지 삐닥하니 앉아 반주는 나오는데 노래도 안부르고 다리만
까딱까딱 하고있
다. 혼자다.
은수, 테이블에 모듬안주(골뱅이, 사리면, 감자튀김, 땅콩 등의 마
른안주, 과일)
내려놓고, 술 내려놓으며 누군가 보는데,
최현욱이다.
은수 (시선 멈춘다)
최현욱 (은수 차림새 훑는다)
은수 (시선 내리고)
최현욱 (웨이터 복에 달린 명찰 본다) 니 이름이‘오백원’ 이냐?
야 너 배포 크다.
은수 왜요? (삐딱 고개 쳐든다) 모요?
최현욱 내가 보기엔 딱 오십원인데.
은수 (표정. 여기까지 와서 무시한다)
최현욱 너 언제 종이돈 되냐?
은수 (꾹)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손님, (꾸벅. 나가려는데)
최현욱 앉어.
은수 (서있고)
최현욱 앉어.
은수 (식. 앉는다)
최현욱 (앞에 놓인 안주 하나씩 젓가락으로 들썩여 본다)
잘-한다. 안주 봐라봐라 이거 이거. 니가 만들었지 이거?
은수 (대답 않고)
최현욱 (사리면 한 젓가락 먹어보더니) 퉁 퉁 불어서는 끈기없
이 뚝 뚝 끊기는
거 하며. (감자튀김 하나 먹어보더니) 겉만 뜨겁지 속은 익
지도 않고.
같잖게 기름내만 풍기고.
은수 (식 식. 대꾸 않는다)
최현욱 맞구만 니가 만든거?
은수 (억울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그 중에 제가 한건요 땅콩
담았습니다.
최현욱 (본다)
은수 (팽팽하게 본다)
최현욱 요리사 때려치고 홀에서 일하니까 좋아?
은수 홀이라서 좋은게 아니구요. 그게 어디라도 쉐프랑 일 안
하니까 좋습니
다.
최현욱 (빤히 본다)
은수 (외면하고 앉았는데)
최현욱 (요리사복 정은수 명찰 내려놓는다) 니 이름은 정은수
다.
은수 (본다)
최현욱 그 이름표 달고 일해. 돌아와.
은수 (표정) 겁 안나세요? 제가 돌아가서 주방에 두분이 사귄
다는 거
소문 다 내고 다니면 어쩌실 겁니까?
최현욱 (표정)
은수 (노려보고)
최현욱 안그래도 거때매 무지하게 신경쓰이고, 거슬리는데,
은수 (칫. 거봐라 식)
최현욱 그거때매 우리 주방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을 들어오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니 입이고 니 주둥인데, 내가 니주둥이까지 묶어 놀
수는 없잖아.
은수 (팽팽히 본다)
최현욱 (맥주 한 병 들고 일어선다. 한 모금 마시더니)
주방 보조한테 약점잡힌 니 웬수같은 쉐프는, 간다 그럼.
은수 (남아서. 식..)
씬34. 주방. 라스페라 밖 (밤)
알바보조는 가고.
혼자 남은 유경.
힘들어 지친듯.
쉐프의 테이블위에 쪼그리고 눕는다.
핸드폰 울린다. 아버지다.
유경부 왜 여태 남아있어? 보조도 아니라면서.
유경 왜?
유경부 혼자 있어?
유경 (표정. 힛 벌떡 일어나 나간다)
씬35. 라스페라 복도. 주방 (밤)
복도 지나 주방으로 들어서는 유경부, 유경.
처음 와본 딸의 일터다. 주방을 천천히 본다.
처음 보는 오븐, 수많은 그릴, 낯선 양념들, 켜켜이 쌓인 프라이팬,
가지런히 정리된 고급 식기들, 그리고, 와인잔 속의 붕어 두 마리.
유경부 니 자린 어디냐?
유경 (자기 자리 가서 선다)
유경부 거기가 꼴찌 자리야?
유경 (보조 자리 가리키며) 저기가 꼴찌자리고, 여긴 꼴지에
서 두번째자리.
유경부 꼴찐 어디갔어?
유경 갔어 먼저.
유경부 먼저 가는데, 그게 무슨 꼴찌야?
유경 (눙친다) 아 뭐, 그냥 있어.
유경부 (쉐프의 테이블 바라본다) 저기까지 갈 자신 있어?
유경 응.
유경부 (그 길이 참 멀어보인다)
유경 아부지, 내가 파스타 만들어주까?
유경부 싫다.
유경 왜?
유경부 저 자리까지 가면 그 때 내놔봐. 지금은 제대로 하지도
못할거면서.
유경 (뿌우) 왜 온거야?
유경부 (던지듯 칼세트 준다)
유경 (본다) ?
유경부 흉내를 낼꺼면 이런거부터 제대로 갖추고 흉내를 내.
여자네, 구박받네, 이런 소린 이제 입밖에 내지 말고!
유경 (칼세트와 아버지를 번갈아가며 본다. 이런 날도 있다..)
씬36. 라스페라 지하 주차장 (밤)
유경부, 나오고 뒤따라 유경도 나온다.
서둘러 올라가는 유경부.
유경 (아버지 뒷모습 보며) 아부지-
유경부 (대답도 안하고 간다)
유경 (남아서) 오늘 나한테 칼이라도 안 줬으면, 나 때려쳤다
진짜..
씬37. 옥탑방 안 (이른 아침)
창으로 아침햇살 환하게 들어온다.
곯아 떨어져 자고있는 은수 모습.
유경E (밖에서 들리는) 일어나 정은수!!! 출 근 하 자--!!! 정 은
수--
은수 (베개로 양쪽 귀 막는다) 으-- (괴로워)누나 제발 쪼옴..
씬38. 휴게실 (이른 아침)
텅 빈 휴게실 안으로 들어오는 김 산.
아무도 없는 것 확인하고는.
유경 락커룸 앞에 선다.
김 산 힘내 요리사님. (꽃 핀 새로운 선인장 사진 꾹 눌러 붙여
주고 있는데)
들어오려던 최현욱,
유경의 락커앞에 새 선인장 사진 붙여주는 김 산 모습 발견한다.
문 닫고 물러선다.
씬39. 복도 (이른 아침)
김 산 빠져나가는 뒷모습 보던 최현욱.
휴게실로 들어간다.
씬40. 휴게실 (이른 아침)
최현욱도 유경의 락커앞에 멈춰서는데.
새선인장 사진으로 바뀌어 있다.
선인장의 주인은 김 산이다!
최현욱 표정.
이내 유경 들어오고.
유경, 자기 락커룸 앞에 서잇는 최현욱 본다.
유경 내 자리서 뭐해요 쉡?
최현욱 (돌아선다)
유경 (새 선인장사진 본다) 어? (뚱했던 표정이 확 핀다)
최현욱 (그 표정 놓치지않고) 그 사진 언제부터 붙어있었냐?
유경 3년전? 내가 여기 들오고서부터 쭉이요.
최현욱 3년 내내 쭉-?
유경 쭉.
최현욱 (빤히 본다)
유경 (본다) 쉡.
최현욱 (돌아선다. 윗도리 갈아 입는다)
유경 (뒤에서) 은수한테 쉐프가 직접, 한번만 손 좀 내밀면 안
되요?
최현욱 (돌아선다) 은수가,
유경 (본다) ?
최현욱 (유경 본다) 안다.
유경 뭘요? (전혀 생각 못한다)
최현욱 (표정 보고) 아니다.
유경 모요? 뭔 얘긴데?
최현욱 아니라고. (다 입었다. 락커문 닫고 나간다)
유경 (? 하다. 새선인장 사진본다. 이쁘다.)
씬41. 라스페라 (아이들 타임)
알바, 짜증난 얼굴로 음악듣고 있다.
유경, 그 모습 보고 알바에게 다가가는.
유경 (친절하게) 밥은..먹었어요?
알바 (본다)
유경 첨이라 긴장되죠?
알바 (짜증스레) 저기, 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요?
유경 (당황) 응? 아..
현욱, 지나가다 당황한 유경 표정 보고 멈춰서서 둘의 이야기 듣는
다.
알바 호텔가기 전에 잠깐 경력이나 쌓을까 했더니,
(같잖다는 듯) 팬 잡은진, 얼마나 됐어요?
유경 한,달?
알바 (피싯) 아. 그래서 다들 보조취급 하는구나?
유경 (기분 상하지만 참고) 그,. 아까 런치타임에 실수한 거,
그게, 아직 동선을 파악 못해서 그런거거든요?
알바 저기요!
유경 ?
알바 괜히 훈계 한번 해 보고 싶고.. 그런 맘은 알겠는데,
나두 알만큼 아는 놈이니까, 생략하죠?
솔직히 좀, 짜증나거든요?
유경 (애써 누르는데)
최현욱 이 자식 봐라?
최현욱, 다가와 알바의 뒷통수 툭 치며
최현욱 선배가, 위해서 일러주면, 고분고분 달게 듣고 반성할
것이지..
실력은 보조도 안되는 게, 건방만 쉐프급이냐? 어?
(뒷통수 툭툭 치며 버럭) 어? 어!!!
알바 (자존심 상해 어금니 깨문다)
유경 (알바 눈치 보며 현욱 잡고 말린다) 그만하세요 쉡!
아직 잘 몰라서..
알바 (유경에게 화풀이. 쏘아보며) 몰라? 뭘? 내가 뭘 모르는
데?
최현욱 뭐~어? (멱살까지 잡는다)
유경 (현욱 잡고) 쉡! 제발요! 예?!
알바 (씩씩대며 독하게 노려본다) 최고 쉐프가 두 명이래서 별
거 있나 했더
니! 이건 뭐!, 라인 타야하는 직속선배는 아무 미래없는 여
자고.
최현욱 그래도 이 자식이! (급기야, 멱살 잡은 채 주먹까지 든
다)
유경 (미치겠다) 쉐엡!!
알바 관, 두겠습니다! 드러워서 증말!!
(앞치마 벗어 바닥에 패대기치며)
뭐 이게 대단한 자리라고! 인생 3년 썩기 딱 좋은 자리갖
곤. 별!! 하!!
(앞치마 걷어차고 걸어간다)
이때 김산 온다.
김산 그만하시죠, 쉡!?
최현욱 (그제야 김산보고 / 더 열받아) 빠지죠! 주방일인데?!!
김산 제가 데려오라고 한 알바생입니다.
최현욱 (알바생 놓으며) 그러니까, 왜 주방보조까지 이래라, 저
래라해서,
이런 문젤 만듭니까?!
김산 그럼, 쉐프 리더쉽 문제로 생긴 보조 공석 때문에,
(유경 보며) 멀쩡히 일 잘하던 요리사가 피핼 보는 게, 맞
습니까?
- 최현욱과 김 산 팽팽히 본다.
유경 노심초사 서있다.
유경 저기..!
최현욱 서유경!
유경 (알바 뒤쫒으려 하며) 저기요!
최현욱 (유경 잡으며 버럭) 잘, 됐네! 저따위 자식!
유경 잘..돼요? 뭐가요? (제대로 화났다)
어떻게, 사장님보다도 몰라요 내맘을?!
김산과 현욱, 상반된 표정.
최현욱 (제대로 열 받았다) 너 일루와!!! (유경 손목 잡아끌고)
씬42. 옥상
유경을 동그란 원 속에 가두는 최현욱.
유경 은수 좀 잡아 달라고 해도 것도 안해주고!
새 보조도 성질대로 대책없이 해고시키고!
대체 나더러 어떡하라는 거에요 쉡. 나 그냥 평생 주방 보
조 하까?!
최현욱 누가 그렇대?!
유경 은수만한 애도 없단 말에요? 난 은수가 좋단말에요!
은수 데려다 줘요 쉡.
최현욱 안 돼.
유경 (식) 내가 이제 여자로만 보여요? 요리사론 안중에 없
어?!
그런거에요?!
최현욱 아 누가 그렇대?!!
유경 다른 선배들처럼 내가 그냥 평생 주방 보조만 했으면 좋
겠구나?!
최현욱 속도 모르고! 입 안 다물어!?!!
은수 데려오면 너랑 나랑은?!!
유경 (시선 안떼고)
최현욱 아 몰라!!! (가버린다)
유경 ?!!!
씬43. 휴게실
성큼 들어와 은수 락커앞에 서는 최현욱.
벌컥 열어 제친다.
핸드폰 과격하게 꾹 꾹 눌러댄다.
신호가고.
최현욱 (받는 소리) 너 당장 와서 니 찌그래기 안 가져가?!!!
돌아올 것도 아니면서 왜 돌아올 사람모냥 니 짐들은 죄
담겨놓고
안 가져가 안 가져가길?! 어?!! 당장 튀어와 짐 싸가! 얼
른!!!
(부서져라 닫는 핸드폰)
유경, 어느새 뒤따라 들어와 그런 최현욱 모습 보고 서있다.
유경 (최현욱 앞에 선다. 분노)
최현욱 (지지않고)
유경 인정이라고 멸치똥 만큼도 없는 냉 혈 한!!!
최현욱 (표정)
유경 은수가 쉡을 얼마나 좋아했는데,
쉡같은 요리사가 되는게 꿈이랬는데.
바보 은수. 잘 나갔네. 돌아오지마라. 돌아온대도 내가 이
제 말릴거에요.
쉡같은 쉐프 될까 무섭다. 무서워요.
최현욱 (표정)
유경 (꽝 은수 락커문 지가 부실듯이 닫아주고 나가버린다)
최현욱 (거친 숨)
씬44. 주방 (밤)
주방 불 탁, 켜진다. 정은수가 켰다.
입구에 짐 놓고, 주방 한바퀴 도는 정은수.
오븐, 작업대, 그릴, 싱크대. 선반에 가지런히 쌓여있는 프라이팬,
냉장실 열고 들어간다. 모시조개, 홍합. 자신을 괴롭히던 재료들.
찬찬히 둘러본다. 다시 문닫고 나온다.
언제 들어왔는지, 쉐프의 테이블에 최현욱 팔짱끼고 서있다.
정은수 (멈칫) !!
최현욱 짐 잘 쌌냐? 빼놓고 가는거 없이?
정은수 네.
최현욱 주문받아라. 테이블 넘버, 여기. 정은수의 파스타 하나.
정은수 (표정) ??
최현욱 명색이 요리사 하러 들어온 놈이, 프라이팬 한번 못잡
고 끝나면
미련이 남지 않겠어? 잡아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프라이
팬 잡아보고
미련없이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아라.
정은수 (꿀꺽)
최현욱 (기다린다)
정은수, 그릴 앞에 선다. 프라이팬 내리고, 화르륵 불 올린다.
올리브유에 마늘 양파 볶고, 토마토소스와 육수 넣고, 해산물 넣
고,
마지막으로 면을 넣어 프라이팬 흔든다.
어색하고 자신 없고 더듬거리는 손놀림. 처음이라 그렇다.
마침내 완성돼 쉐프의 테이블에 올려진 파스타.
면 올린 모양새도 가지런하지 못하다.
정은수 (우물쭈물, 지가 생각해도 자신 없다)
최현욱 (접시 본다. 포크 들어 한 입 먹는다)
정은수 (꿀꺽. 주시한다)
최현욱 (암말 않고 계속 먹어, 접시 바닥까지 싹 다 먹는다)
정은수 (점 점 눈 커진다)
최현욱 (포크 놓는다) 정은수의 마지막 파스타는 이런 맛이구
나.
기억하겠다. 잘가라.
최현욱, 빈접시를 남겨놓고 나간다.
정은수, 그 빈접시가 믿기지 않는다. 설마, 맛있었던 건가?
얼른 프라이팬에 남아있는 파스타 먹어본다.
한 입 먹고, 두 입 먹고..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끅, 끅, 거리기 시작
한다.
정은수 더럽게, 맛,없네. ,.내 파스타.
자신의 맛없는 파스타 프라이팬 안고 주방 바닥에 쭈그려 앉은 정
은수의 모습.
씬45. 라스페라 외경 (밤)
정은수, 짐 들고, 라스페라를 뒤로 한 채 떠난다.
씬46. 주방 (밤)
불꺼진 주방, 정은수가 요리했던 프라이팬 깨끗이 설거지 되어 다
시 선반위에
올려져있다. 똑 똑 물방울 떨어진다.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 같은 고요한 주방 모습.
씬47. M오피스텔 외경 (밤)
전경 안으로 들어오는 최현욱의 차.
시동 끄고 내리려는데, (차 안 최현욱의 시선)
저만치 로비 입구문 열고 나오는 유경 보인다.
유경 보고 얼른 내리려는데
김 산 여기.
유경 (김 산쪽으로 다가가고)
최현욱 (인상) 지금이 몇 신데? (둘에 시선)
-건물 입구.
유경 (추워 움추린채 나와 선다. 시큰둥) 왜요?
김 산 (손 잡는다)
유경 어? (놀래 보고)
김 산 (잡아끌고 간다) 맥주 한 잔 하자 그냥.
요리사님 요새 너무 풀죽어 있어서 내가 안되겠다 도저
히.
유경 어? 어어? (끌려간다)
우리가 이러고 야심한 시각에 손 잡고 갈 사이는 아니죠
사장님?
김 산 그럼 사장이랑 악수한다 생각하고. 손 시렵다. 가자 쫌
그냥.
유경 아 씨..이거 아닌데?! 뭔 악수를 이래 오래해요?
(혹 누가 볼까 둘러봐가며 간다)
최현욱 차 앞으로 손 잡고 지나가는 둘.
최현욱, 저도 모르게 운전대 옆으로 고개 살짝 비킨다.
지나간 둘.
최현욱 (기도 안 찬다) 아주 상습이구만 양다리가.
(차 문 부서져라 닫고 내린다)
씬48. 수영장 (밤)
불빛에 일렁이는 수영장 물.
캔맥주 들고, 바닥에 앉아있는 김 산, 유경.
붕어빵이 안주다.
김 산 붕어빵 안주로 맥주 마셔보긴 처음이다 또? (웃고)
유경 (일렁이는 물 만 본다) 올 겨울에 한번도 못 먹었거든요.
김 산 (어깨민다) 왜그래 쳐져서는.
유경 (옆으로 밀린채 멈춰 있는다)
제자리로 돌아갈 기운도 없거든요?
김 산 (칫 웃으며 제자리로 어깨 끌어당긴다)
유경 사장님.
김 산 응?
유경 사장님 볼 수록 좋은 사람 같에요.
김 산 (끔) 걸 이제 알았냐?
빨리도 알았다.
유경 (기운 하나 없이) 좋은 여자 소개시켜 드리까요?
김 산 (표정)
유경 아 (표정) 아 아참.
짝사랑하는 여자 있댔지?
김 산 (대답 않고)
유경 잘 되가요?
김 산 응.
유경 좋겠다.
김 산 좋기는 뭐가 좋아.
유경 (그제사 고개 돌려본다) ?
김 산 짝사랑은 짝사랑이 고만 끝나고 서로 같이 좋아해야 좋
은거지
상대방은 안중에도 없고, 계속 혼자 좋아하고 잇는데, 뭐
가 좋아?
유경 (히) 그런가?
김 산 쉐프가 알바생까지 내쫓아서 내일부턴 또 보조겠다?
유경 아마도.
김 산 요리사님.
유경 (본다)
김 산 쉐프를 한번 에라 모르겟다 확 들이받어.
유경 (말도 안된다) 에-?
김 산 요리사님 뒤에 사장있잖어. 그러니까 한번 쌓인거 맺힌
거 확 들이받고
이판사판 해 봐?
유경 왜 그런거 나한테 가르쳐요?
김 산 (본다) 어?
유경 (본다)
김 산 요리사님이 너무 쉐프한테 당하고만 사니까 내가 답답해
서 그러지.
자기가 보조자릴 대신 해줄것도 아니면서, 무조건 해고부
터 하고,
대들어봐.
유경 (생각. 천장 본다) 그러까?
김 산 (유경 어깨에 힘준다) 응. 해봐 한번.
유경 (표정에서)
씬49. 앨리베이터 안 (밤)
나란히 앨리베이터에 탄 유경, 김 산.
띵 10층 도착소리. 문 열리고.
김 산 내려.
유경 (내린다)
김 산 굿 나잇.
유경 사장님도 굿나잇.
문 닫힌다.
돌아서는 유경, 입술 앙다문다.
씬50. 10층 복도 (밤)
1002호 앞에 선다. 초인종 누른다.
벌컥 열리는 1002호 문.
유경 붕어빵 드실래요? (한마리 꺼내 들어 보이는데)
최현욱 (본다) 안 먹어. (문 꽝 닫는다)
유경 이 진짜!!
(1001호 앞으로 가 선다. 버튼 누르려다가 뒷발로 훅 헛발
질 차고 있는
데)
다시 벌컥 열리는 1002호 문.
유경 (돌아본다)
최현욱 (보기만)
유경 (다시 내민다 붕어빵) 맛있는데? 다 식어서 그래요?
최현욱 (보기만)
유경 왜요?
최현욱 말하기 싫다 내 입으로.
유경 뭔 소리래? (1002호 앞으로 다가와 서고)
최현욱 (표정)
유경 (빤히 본다) 저기요.
최현욱 왜? (팔짱 낀다. 뭐라 하나 한번 들어나보자식)
유경 내일 아침에 뭐 해드리까요? 된장찌개?
최현욱 (표정. 삐딱) 식모야 니가?
유경 왜이렇게 삐딱해요?
최현욱 누가 밥 해달랬냐?
유경 (식) 진짜 서운하고 화난 사람이 누군데?!
최현욱 (기대선다) 얼씨구.
유경 같은 주방에서 쉡때매 얼마 서러운지 알아요?!
최현욱 내가 뭐?!
유경 나는요. 한 주방에서 연애하다 다른 요리사들한테 걸리
면 어떡허나 보
다, 쉐프한테 내가 부끄러운 사람이 되면 어떡하나 그게
훨씬 겁나요.
보조로 다시 떨어져도 참을만 하고, 선배들이 뭐라고 수군
대도 참을 수
있는데, 쉐프한테 기대기나 하고, 모자란 요리사 되고 싶
지 않단말에요.
좋기도 하고, 좋아서 기대고도 싶은데, 그러지 않을라고
내가 얼마나
긴장하고 서있는지 모르죠?
최현욱 (표정)
유경 (표정)
최현욱 다 했냐?
유경 ,. 예 쉡.
최현욱 (다가선다) 좋아도 그럼 그냥 다 때려치까?
유경 (..) 한게 모가 있다고?
최현욱 (빙글) 한 게 없어?
유경 한게 뭐가 있어요?
최현욱 뭐가 하고 싶은데?
유경 별거. 다.
최현욱 별 거 그러니까 뭐?
유경 다. 그냥.
최현욱 (못 말린다) 그래. 별 거. 다. 하자 그래.
주방에서 몰래 아주 바쁘것다.
유경 (히 웃고) 쉡.
최현욱 또 왜-?
유경 은수한테 쉡이 좀 가보면 안돼요?
내가 가서 꼬시는 거랑 쉡이 가서 꼬시는 건 천지차이라구
요.
내가 같은 보조라서 그 마음 아는데, 쉡이 와서 잡아주면
못이기는척
돌아올 거에요.
최현욱 (본다) 은수가 우리 사이 다 안다.
유경 !!!
최현욱 너랑 좋아하는 거 다 안다고.
유경 (침 꿀떡) 지,진짜요?!!!
최현욱 겁 나?
유경 예 쉡. 왜 이제 말해요?
최현욱 니가 이러니까 이제 말하지.
유경 어,떻게요 쉡?
너무 빨리 들켰잖아요. 이게 뭐에요? 한 것두 없는데 (억
울하다)
최현욱 겁내지 마.
유경 겁나요.
최현욱 들켜서 요리사들이 다 알게되면, 그냥 너랑 나랑 이 지
구를 떠나자.
유경 (울상 되고)
최현욱 그 전에,
유경 (표정) !
최현욱 우리 은수 주둥이를 꼬매 버리자.
유경 (표정) !
최현욱 너는 실하고 나는 바늘 되가지고
확- 꼬매 버리자.
유경 (본다. 긴장해 침 꿀떡) !!
최현욱 (표정에서)
씬51. 동-안 (이른 아침)
이불 속 은수, 살그머니 일어나 앉는다.
벽에 시계 본다.
조용하다.
은수 (쩝).. (기다리고 앉았는데,.)
씬52. 옥탑방 건물 (이른 아침)
동이 터오는 옥상 모습.
은수, 문 열고 나와 서는데.
아무도 없다. 아래도 내려다 본다.
안 온다 오늘은.
포기 했나부다..
씬54. 변두리동네 부동산
해직녀3, 오지랖 동네아저씨 느낌의 부동산주인과 상담중이다.
부동산 아, 다녀볼 만큼 다녀보셨대매?
이 가격이면 거저야. 거저.
찬희 (좋아서 속닥) 언니, 그래도 월세 맞는덴 여기밖에 없다.
그지?
희주 (찬희 쿡 찔러 조용히 시키고 나름 흥정하는)
아니.. 저 옆 동네서 본 가겐 평수도 더 넓은데
월세가 10만원이나 싸든데? 이~상하네~ 그지 얘들아?
미희찬희 (어색하게 끄덕) 어.. 어..
부동산 그런데가.. 있어요?
희주 (쎈 척) 네!
부동산 (바로 일어서며) 그럼 거 가서 계약해요.
희주 (표정., 바로 주인 잡으며) 저기, 아저씨..
저희가 돈이 없어서 인테리어 같은 건 새로 못하거든요?
부동산 (그제야 다시 앉으며) 큼.
희주 (애교떨며) 그래서, 좀 깨끗하고 가게 분위기도 잘 맞아
야 되는데.
부동산 뭐, 무슨 장사 할거라구?
미희 파스타요.
부동산 (모른다) 뭘... 타??
미희 그니까, 스파게티요!
부동산 아~ 스파게티!
미희 아시죠?
부동산 알지, 그럼! 거... 이태리 놈들 비빔국수 아냐?
미희 (끙) 뭐.. 대충..
부동산 (무릎 딱)그럼, 증말 딱이네! 딱이야!
해직녀들 ???
부동산 (일어서며) 긴 말 필요 없어,
가서 보면 바로 계약이다. 이건!
해직녀들 (좋아서) 정말요?!
씬57. 밤하늘. 보름달
정적.
씬58. 최현욱 차 안 (밤)
둘, 나란히 앞자리에 앉아 어딘가로 가고있다.
뒤에는 한우 선물셋트 상자 놓여있다.
유경 쉡.
최현욱 (표정)
유경 쉐프도 보조일때, 다 관두고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있었
어요?
최현욱 응.
유경 진짜?
최현욱 내 쉡은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사람이라,
주방 한번 뛰쳐나갔다 돌아오면 프라이팬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들겨 맞았다. 프라이팬 하나는 아예 못 쓰고 버려야 다
시 주방에
들어갈 수 있었지?
유경 (표정)몇 개나 버렸는데요?
최현욱 (피싯 웃기만)
유경 오늘도, 그럴거에요?
최현욱 (대꾸 않는다)
씬59. 옥탑방 전경 (밤)
차 세우고 내려서는 둘.
최현욱, 은수가 사는 동네 전경을 둘러본다.
유경, 옥상가를 올려다본다. 아직 컴컴하다.
씬60. 동-옥탑방 옥상 (밤)
계단 올라와 서는 최현욱, 유경.
평상 놓인. 허름해도 멀리 서울 시내 야경이 반짝인다.
최현욱, 평상위에 한우셑트 내려놓는다.
둘, 평상에 기대 앉는다.
최현욱 언제 들어오는데?
유경 올 때 됬어요.
최현욱 모르는데 뭐하러 지금부터 와서 기다리자 그래?!
유경 전화 안 받는데 그럼 어떡해요?
최현욱 (오들 오들. 씨) 춥다.
유경 (다가선다) 그럼 방에 들어가 있으까요?
최현욱 둘이?
유경 둘이지 그럼.
최현욱 (표정)
씬61. 라스페라 앞 (밤)
정은수, 불꺼진 라스페라 쳐다보고 서있다.
그렇게 한참을 보다 돌아서 가려는데, 벌렁 누워있는 쓰레기봉투
보인다.
가서 제대로 일으켜 세워놓는다.
다시한번 라스페라 건물 쳐다보는 정은수.
씬62. 동-방 안 (밤)
방안에 한 구석씩 차지하고 앉은 둘.
조용하다.
유경 쉡.
최현욱 응?
유경 쉡의 쉡은 쉡하고 똑같애요?
최현욱 (승질) 내가 그 노인네하고 뭐가 똑같애?
내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소리야 거. 하지마.
유경 (공손) 예 쉡.
최현욱 (얌전히 앉은 유경 본다) 안 피곤해?
유경 피곤해요 쉡?
최현욱 응.
유경 (지 방인양) 그럼 누우세요 쉡.
최현욱 (표정. 눈치본다) 그래두 돼?
유경 예 쉡.
최현욱 (방 한가운데 신음소리 내고 눕는다)
유경 (옆에가 앉는다) 쉡.
최현욱 응?
유경 (본다)
최현욱 왜?
유경 쉡의 쉡하고 쉡은 똑같애요?
최현욱 너 증말?!!
유경 나두 나중에 만약에 쉐프가 되는 날이오면 쉡하고 똑같
애 질까요?
최현욱 (갸웃) 글쎄.
유경 히.(혼자 웃는다)
최현욱 (본다) ?
유경 똑같이 닮고 싶어요 나는.
쉡이랑 똑같은 쉐프가 될거에요 나는.
최현욱 (빤히 본다. 싫지 않다)
유경 왜요?
최현욱 (자기 옆에 손바닥으로) 너두 여기 누워.
유경 (당황)
최현욱 (손바닥으로 탁 탁 친다)
유경 (벌개진다) 아(이)어떻게
최현욱 (그냥 잡아당겨 옆에 나란히 눕힌다) 말 좀 들어라 쫌.
유경 (얼결에 누웠다. 긴장해 꼿꼿하다)
최현욱 천장에 뭘 이렇게 조잡하게 붙여놨냐 은수는?
유경 (천장보고. 맛있어 보이는 갖가지 파스타 사진들. 사진
보면서)
오길 잘했다.
최현욱 (사진 보면서) 응.
(고개 돌려 유경 본다)
유경 실하고 바늘까지 왔는데 은수 입이 안 꼬매지면 어떡하
죠?
최현욱 (옆에 유경 손 잡는다)
유경 은수 오면 어떡해요.. (하면서도 손을 안 떼고 가만있다)
씬63. 동-옥상 (밤)
계단 올라오는 은수.
불 켜진 자기방 창 본다.
의아해 창가로 다가서는데, 그냥 쉽게 밖에서도 열리는 창.
살짝 빼곰이만 열어보는데
좁은 틈새로, 나란히 누운 최현욱-유경.
둘이 손 잡고 얌전하게 잠들어 있다.
살그머니 도로 자기방 창 닫는 은수.
돌아서 옥상난간께로 와 달을 본다.
은수 (씨.. 울컥한 기분) 아니, 왜 여기 내 방까지 와서 저러냐
고요?
(돌아본다) 왜 내 앞에서만,. 못 됬어 아주,.
(다시 서울시내 야경으로) ..
(에라 모르겠다. 큼 큼 목청 다듬는다)
(목청껏) 쉐 프 랑- 서 유 경이랑- 사 귄 다아---!!!!
(목놓아) 쉐 프 랑- 서 유 경이랑- 주 방에서- 연 애 한 다-
--!!!!
밤인데도 메아리 친다.
씬64. 동-방 안 (밤)
나란히 손잡고 잠든 두사람의 전신 위로 다시.
은수E (목청껏) 쉐 프 랑- 서 유 경이랑- 사 귄 다아---!!!!
(목놓아) 쉐 프 랑- 서 유 경이랑- 주 방에서- 연 애 한 다-
--!!!!
소리 듣고 눈 뜨는 최현욱 얼굴.
소리 듣고 눈 뜨는 유경의 얼굴.
꼼짝 못하고 누웠는데
이내 대문 열고 식 식 들어오는 정은수.
둘 일어설 새도 없이, 둘의 사이 가운데로 잡은 손 벌리고 자기가
떡 눕는다.
최현욱 (표정)
유경 (표정)
은수 (천장보고) 맨날 저 사진들 보고 외로워 죽는 줄 알았네.
최현욱 니 자리 거기 아니다.
은수 (버티는데)
최현욱 위치로.
은수 (씨.. 일어나 화면상 최현욱 오른쪽으로 옮겨 눕는다)
최현욱 (팔 하나씩 펴서 유경도 베주고, 은수도 팔베개)
셋 (말똥 말똥 누웠는데)
최현욱 이제 고만 방황하고 나와 은수야.
은수 (대꾸않고)
최현욱 나와.
은수 (대꾸않고)
최현욱 (버럭) 나오라니까?!!
은수 예 쉡.
유경 (표정 환해진다)
최현욱 (마찬가지)
임금님 귀 당나귀 귀 했으니까 주방에 선 입 꾹 다물기다.
은수 (대답 않고)
최현욱 매일 아침 일어나서 임금님 귀 당나귀 귀 아까처럼 하
고 식당 나와.
은수 (대답 않고)
최현욱 (이제 좀 편안한 듯) 졸 리 다..
유경 나 두..
은수 (다리 한쪽 쩍 최현욱 위에 올린다)
유경 (도 다리 한쪽 쩍 최현욱 위에 올린다)
최현욱 (은수 다리만 살짝 치워버린다)
은수 (씨)
최현욱 자 자.
셋 (눈 감는데서)
12부 끝.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