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아 13
(승유) 못 풀었어요? 못 풀었냐고요
그래, 못 풀었어
그런데 뭐?
[감성적인 음악]
내가 이딴 문제 풀어야 돼?
풀어서 뭐 하게?
[윤수의 거친 숨소리] 왜 그렇게 화가 났어요?
창피해요?
그런 문제도 못 풀어서?
나 이제 그런 거 없어
(윤수) 수학 문제 풀고 못 푸는 게
내 인생이랑 무슨 상관이야?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수학 따위가 뭐라고
(승유) 풀고 싶었잖아!
[떨리는 숨소리]
그래서 쓰고 또 쓰다가
답이 알고 싶어서 여기로 달려온 거잖아요!
생각 안 하려고 해도 생각나고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이고
내 머리가 내 손이
제멋대로 쓰고 또 쓰고
결국 한밤중에 학교로 달려가서
밤새도록 풀고 즐겼잖아요 우리 둘이
[흐느낀다]
[윤수가 연신 흐느낀다]
[떨리는 숨소리]
[한숨]
[부드러운 음악]
[윤수의 놀란 숨소리]
안 감춰도 돼요
나한테 그랬잖아요
마음 닫지 말고
(승유) 숨기지 말라고
[철컥거리는 소리]
[뛰어가는 발걸음]
[놀란 숨소리]
[어두운 음악]
잠깐만 여기 있어요
[떨리는 숨소리]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거친 숨소리]
[비가 투둑투둑 내린다]
- (승유) 가게요? - (윤수) 응
같이 가요
시안이 교수님한테 가 있다는데
같이 가요
다녀와
[잔잔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조심히 가요
[자동차 시동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휴대전화 진동음]
(남자1) 저희 말고도 한 팀이 더 있었습니다
- 이게 다예요? - (성한) 네
(성한) 도서관 안까지 따라갔었는데
눈치챌 것 같아 철수했답니다
나가 보세요
(성한) 예?
나가라고!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성한) 아, 예, 예 [고조되는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정아) 아주 스페셜한 클리닉을 운영 중이시라면서요
아주 실력이 뛰어난 분을 데리고 계신 모양이죠?
저희 강사님 또한 지나를
시안이처럼 아껴 주실 겁니다
(형빈) 지나 어머님을 직접 만나 뵙고 싶답니다
아, 저야 좋죠
(형빈) 아이고, 죄송합니다
혼자 오셨어요?
좀 전에 연락을 받았는데
(형빈) 사정이 좀 생겼더라고요
[기가 찬 숨소리]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어두운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잔잔한 음악]
[현욱의 기침]
(시안) 선생님이 내 주신 문제요
교수님이 도와주셔서 풀었다고 했잖아요
대박 멋진 풀이가 나왔어요
보실래요?
그거 학교 과제야
제출 전에 나한테 보여 줘도 된다고 생각해?
맞네
죄송해요, 제가 좀 흥분해서
(승유) 인사드려
교수님, 오늘 너무 즐거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기침한다]
밖에서 잠깐 기다려
[기침한다]
[잔잔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교수님
혼내셔도 할 말 없는데요
제가 따님을 많이 좋아합니다
알아요
못 미덥고
불안하시죠?
(승유) 그런데 이거 하나만은 믿어 주세요
제 마음은
참이에요
한 치의 오차도
모순도 없는
[기침한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옅은 한숨]
(규영) 괜찮냐?
가, 아무 데나
[자동차 시동음]
[안전벨트 조작음] [기어 조작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의미심장한 음악]
(윤수) 사람이 사람에게 잘못을 하고
아프게 하고
그 사람 인생을 망쳤을 때는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거야
잘못했다고 해야 하는 거야
(정아) 그때 내가 그 사진 안 썼으면
어떻게 됐을까?
[긴장한 숨소리]
(승유)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오랜만에 다시 보니까 더 좋은 사람
아마 많은 게 달라질 거야
사실 넌 나한테 논외였거든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규영) 백승유한테 다 말했냐?
(예린) 아니
(규영) 왜?
너 분하지도 않아?
너한테 거짓말하고
너 이용하고
(예린) 그게 왜?
나도 예전에 걔한테 거짓말하고 이용도 했어
이제야 뭔가
동등해진 것 같아서
좋아
난 예전부터
승유가 좀 망가졌음 했어
[애잔한 음악]
상처 나고 흠집 나서
나랑 비슷해지기를 바랐어
그래서
승유 옆의 내가
초라하지 않고
볼품없지 않게
야, 성예린
[예린이 울먹인다]
[예린의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목소리로] 나 어떻게 해야 돼?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거야?
정말 모르겠어
(승유) 그래, 수학 따위가
수학 따위가 뭐라고
[오토바이 시동음]
[새가 지저귄다]
- (연우) 바로 손질해 주세요 - (도우미) 네
[웃음소리가 들린다]
[격정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정아의 웃음]
[인형과 정아의 웃음]
저 왔어요, 아버지
(인형) 어, 왔냐?
[정아가 말한다]
[무거운 음악]
아버지 너무 느셨어요
- (인형) [웃으며] 그래? - (정아) 연습 많이 하셨나 보다
[함께 웃는다]
(연우) 새벽에 제주도에서 올라온 거예요
해산물엔 화이트가 어울리는 줄 아는데
내가 요즘 요놈한테 푹 빠졌잖니
[인형의 웃음]
드라이 에이징 한 소고기랑 궁합이 환상이에요
- (인형) 음 - (정아) 자
- 드셔 보세요 - (인형) 그래
(인형) 음
[인형의 탄성과 웃음] [정아의 웃음]
재단 이사 자리
공석 하나 생긴 건 알지?
(인형) 너희 둘 중
누가 그 자리에 앉을지는
이번 이사회 때 결정할 테니까
그렇게들 알아라
네, 아버지
네
[인형의 만족한 숨소리]
(정아) 요즘 만나는 남자랑 잘돼 가?
[문이 철커덕 닫힌다]
내가 모르면 쓰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인데
성재 씨가 언니한테 안 좋은 감정 있는 거
- 신경 쓰여? - (정아) 걱정돼
네가 이용당할까 봐
(정아) 근데 왜 하필 류성재야?
지윤수 대신 그 남자 차지하면
뭐, 우월감 같은 거 느껴지나?
예전부터 많이 의식하는 거 같더라
지금 제일 의식하는 건 언니 아니야?
지윤수 돌아온 거 알지?
관전 잘할게
(녹음 속 정아) 의원님
그릇 좀 키우시죠?
[의미심장한 음악] 곧 원내 대표, 당 대표
그리고 대권도 노리는 분인데
이거 분명히 노정아 교장 목소리인데
[헛웃음]
왜 이렇게 교태를 부려?
(녹음 속 민준) 들어가요
감사 끝나면 우리도 같이 이 와인 따자고요
[헛웃음]
아주 목소리에 꿀이 떨어진다 꿀이 떨어져
[헛웃음]
설마
이것들이?
- (민준) 뭐 해? - (혜미) 어
아, 지난번 센터 갔을 때 립스틱을 떨어뜨려 가지고
얼른 나와, 나 빨리 나가 봐야 돼
또 나가?
(혜미) 어제도 늦게 들어왔잖아
(민준) 아, 저, 예린이
백승유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어?
뭐? 백승유?
신경 좀 써
[자동차 시동음]
(혜미) 백승유 왜 하필…
가만있어 봐
백승유가 어때서?
머리 좋아, 인물 좋아
앞날 창창해
[딱]
(민식) 뭐?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노정아 교장이랑 성민준 의원?
그렇다니까
둘이 아주, 응?
소 스위트였어 [희승의 웃음]
[혜미의 힘겨운 신음]
(여자1) 어머, 유혜미 씨
[혜미와 여자1이 인사한다] 말조심해
남 일 함부로 얘기하는 거 아니야
아, 이거 어디에다 둘까요?
(희승) 아, 거기 뭐, 아무 데나 두면 되겠네
(혜미) 어, 여기? [혜미의 힘주는 숨소리]
[혜미가 숨을 후 내뱉는다]
- (희승) 웬 거야? - (혜미) 우리 집 거 사면서
같이 샀어요
드세요
[혜미가 숨을 하 내뱉는다]
(희승) 어머 [희승의 헛웃음]
아니, 어머나
웬일이야, 어? 아유
저…
이따 우리 아들 저녁 먹으러 오기로 했는데
마침 잘됐네
[웃으며] 잘됐네
크고 좋은 것만 골라 왔어요
맛있게 드세요, 언니
[익살스러운 음악]
아니, 바, 방금 뭐, 뭐라 그랬어?
'언니'?
[살짝 웃는다]
(혜미) 제가 언니 대접을 좀 일찍 해 드렸어야 되는데
너무 늦었죠?
언니
우리 이제 허물없이 지내요
시스터
(희승) 어머, 아니, 나야 뭐
[혜미의 웃음] 저…
아이, 아무튼
그, 잘 먹을게, 고마워
동생 [혜미의 기뻐하는 탄성]
(혜미) 생큐!
[어두운 음악]
(민준) 진짜 무서운 인간들이네
백승유, 지윤수
다 관둡시다
백승유부터 내보내고
지윤수는 한곡동에 발 못 붙이게 하고
박물관은요?
접어야죠
어쩔 수 없지
(정아) 재단 이사회에 공석이 생겼어요
아버지가 이번 이사회 때
나랑 연우 중 누구를 그 자리에 앉힐지 결정하시겠대요
그럼
이번에 되는 사람이 차기 이사장까지?
더 확실한 공을 위해서
난 아직 백승유가 필요해요
[휴대전화 진동음]
(정아) 네
(성한) 확인해 보셔야 할 게 있습니다
최시안이요?
알았어요
[헛웃음]
지윤수 보고 싶네
한 번은 봐야 하지 않겠어요?
(정아) 그러고 나서
그 둘을 어떻게 찢어 놓을지
생각해 봐야죠
[휴대전화 진동음]
(승유) 잘 잤어요?
[한숨]
[부드러운 음악]
(윤수) 응
(윤수) 넌?
[휴대전화 진동음] (승유) 별건 아니지만 보러 올래요?
[휴대전화 진동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잔잔한 음악]
(여자2) 잘생겼어요, 최고
(승유) 네, 재밌게 보세요
(여자3) 안녕하세요
너무 팬이에요
감사합니다
(여자3) 감사합니다
- (남자2) 안녕하세요 - (승유) 안녕하세요
(승유)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축하해
언제 왔어요?
(윤수) 사인해 줘
[살짝 웃는다]
고마워요
[카메라 셔터음]
(사진사) 행사 기념사진인데 같이 찍으시겠어요?
(승유) 아…
죄송한데 방금 사진은 지워 주세요
아, 네, 죄송합니다
[멀어지는 발걸음]
(승유) 바로 가야 돼요?
밥 먹고 가요
꽃도 선물받았는데 내가 맛있는 거 살게요
(직원과 승유) - 금방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 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제목 좋다
'수학 좋아하니?'
'아닌데요'
(승유) '이 문제 한번 풀어 봐'
'제가 왜요?'
이러던 놈이
상도 받고, 책도 쓰고
[살짝 웃으며] 많이 컸죠?
해낼 줄 알았어
'아닌데요', '제가 왜요'
했지만
네 재능은 숨겨지지가 않았거든
재능이 아니에요
믿어 주는 사람
[차분한 음악]
(승유) 할 수 있다고 해 주는 사람
인생에 그런 사람 한 명만 있어도
해낼 수 있어요, 전부 다
증명
계속할 거지?
또 상 받으라고요?
네가 계속 앞으로 나갔으면 좋겠어
뒤돌아보기보다는
[승유가 숨을 하 내뱉는다]
(승유) 인증 숏 찍어야죠
찍어 줘요
[카메라 셔터음]
보자
[승유가 숨을 씁 들이켠다]
(윤수) 뭐 하는 거야?
제자가 책도 쓰고 헌사도 했는데
기념사진 한 장 정도는 찍어야죠
자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다시
좀 웃어 봐요
[윤수의 기가 찬 숨소리]
됐어
한 번만요, 응?
자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연우) 지윤수 아직 사랑해요?
[성재의 헛웃음]
뭘 해요, 누구를?
사랑이 별건가
성재 씨나 나나
승부욕 들게 하는 대상이 사랑이잖아요
갑자기 무슨 소리예요
(연우) 한곡동에서 지윤수 봤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알고 있었죠?
만났어요?
답해야 되나?
[코웃음]
(연우) 연락처 알려 줘요
이번 이사회 때
노정아랑 나
둘 중 한 명이 이사로 선출될 거예요
윤수가 돌아온 목적이 노정아라면
도움받아야죠
그 신발 편해요?
(윤수) 어
편해
잘 어울리네
조심히 가
오늘 와 줘서 고마워요
나도
신발 고맙다고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예린의 한숨]
(예린) 기분 꿀꿀할 때마다 네 차 덕 본다
그럼 다행이고
뭐, 근처에서
맥주나 한잔하고 갈래?
그래
[안전벨트 조작음]
[의미심장한 음악]
[규영의 헛웃음]
(규영) 어이없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안 내려?
- (승유) 들어가요 - (윤수) 응
(규영)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봬요
그래
오랜만이다
잘 지냈니?
네, 저도 여기 살아요
(규영) 근데
둘은 여전히 가깝게 지내나 봐요?
뭐, 4년 사이에 더 가까워졌나?
[못마땅한 숨소리]
넌 여전하다
네가 짐작하는 대로 말하는 거
반가웠다, 규영아
다음에 또 보자
[떨리는 숨소리]
가라
[헛웃음]
[오토바이 시동음]
[초인종 소리]
(희승) 왔다
(민식) 승유냐?
[도어 록 작동음]
[민식이 살짝 웃는다]
[문이 탁 닫힌다]
여보
[도어 록 작동음]
어서 와라
엄마
[차분한 음악]
[희승의 벅찬 숨소리]
[희승이 승유를 토닥인다]
어서 와
[훌쩍인다]
배고프지?
네
(희승) 이게 뭐야, 응?
어머, 청국장이네, 어?
[희승의 웃음]
(승유) 엄마가 좋아하시잖아요
제가 해 드릴게요
[달그락거리는 소리]
[달그락거리는 소리]
(희승) 우리 아들이 요리도 다 하고, 응?
다 컸네
- (승유) 얼른 드셔 보세요 - (희승) 응
(민식) 맛있겠다
먹어 보자
어머나, 세상에
냄새도 별로 안 나고 너무 맛있다, 어?
[부드러운 음악] (민식) 그러네
어, 많이 먹어
엄마가 너 좋아하는 거 다 차렸다
자
응
꼭
생일상 같네요
생일 맞지
(희승) 엄마는
너 태어난 날만큼 기뻐, 오늘
그러니까 자주 와, 알았지, 응?
네
(민식) 자, 어서 먹자
(혜미) 많이 먹어
(유찬) 오, 마카롱
이런 거 왜 사 왔대?
(혜미) 너 이 집 거 좋아하잖아
백승유 선생님 엄마가 직접 만든 거야
- 오, 승유 쌤 부모님 가게야? - (혜미) 응
나 거기 단골이야
엄청 친해 [혜미의 웃음]
(혜미) 너 백승유 선생님한테 창피하지 않으려면
수학 공부 열심히 해야 돼
(유찬) 아, 왜 얘기가 거기로 튀어
(혜미) 으이그, 이게 진짜
[유찬의 한숨] 아, 빨리!
(희승) 어, 승유야
아, 이거 유찬이 엄마가 사 왔더라, 응?
아주 달고 싱싱해
학부모한테 이런 거 받으시면 안 돼요
아, 아이고, 아니, 저기
학부모가 아니라
서로 언니 동생 하는 사이인데
어, 알았어, 앞으로는 조심할게
(희승) 응, 응
(민식) 그 학교는 언제까지 있을 생각이야?
계속 거기서 애들 가르칠 건 아니지?
그, 아빠 생각은…
(희승) 아휴, 이거 달다고 하는데
여보, 당신 먼저 먹어 봐요
'아', 응, 먹어 봐요, 먹어 봐, 어
어, 자, 승유야
너도, 응?
얼른 먹고 엄마가 더 깎아 줄게
[의미심장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네, 저 도착했어요 2층으로 오세요
[통화 종료음]
[예린의 한숨]
(명진) 웬일이냐? 아유
나한테 먼저 연락을 다 하고
아는 척도 하지 말라더니
조사받고 계시죠?
그래
왜?
좋은 변호사라도 소개해 주게?
[헛웃음]
(예린) 제가 왜요?
내가 검찰 조사 받아서
너한테도 득 될 건 없을 거 같은데
- 지금 저 협박하시는 거예요? - (명진) 예린아
나 네 선생님이야
도대체 너 말버릇이…
저기요, 선생님
잘 들으세요
[어두운 음악]
(예린) 옛날 일 떠들어 봤자 혐의만 추가되지 득 될 거 없어요
그러니까
조용히 처벌받으실 거 다 받으시고
다신 학교로 돌아올 생각도 하지 마세요
[헛웃음]
그래
그래, 내가 다 분다 치자
그때 미성년자였다고 너만 빠져나올 수 있을 거 같아?
(명진) 너, 성민준 유혜미, 노정아
우리 다 공범이야
나만 꼬리 자르기 당하고 있겠냐고
공범이라고 우리가 다 같은 레벨은 아니죠
- 예린아 - (예린) 일 키우지 마세요
분명히 말씀드렸어요
(명진) 혹시 너냐?
백승유 돌아오고
옛날 일 때문에 거슬리니까
학교에서 나 자르고 도려내려고 그런 거야?
아직도 모르세요?
학교에서 내쫓은 건 내가 아니라 노정아 교장이에요
[휴대전화 진동음]
[부드러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승유) 잘 나왔어요
(윤수)
[휴대전화 진동음] (승유) 잘 자요
[옅은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연우)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연우)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윤아) 선생님, 늦게 죄송한데요
찾았어요
처음엔 연락을 안 받더니
한명진 교사가 조사받는다는 기사 보고
생각이 달라진 거 같아요
만나겠대요
어떡할까요?
제가 만나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통화 종료음]
(유찬) 어이없네
(수영) 미친 거 아니야?
가만 안 둬
누굴 도둑 취급 하더니, 씨
(수영) 왔다
야, 최시안
너 진짜 뻔뻔하다
저번에 내가 네 과제 베꼈다고 그 난리 치더니
넌 왜 베꼈냐?
무슨 소리야? 알아듣게 얘기해
이거 너 맞지?
[의미심장한 음악]
[볼펜을 달칵 누른다] [볼펜을 탁 내려놓는다]
(진희) 이건 또 뭐야?
아니, 이거 우리 학교 얘기 아니에요?
(교사1) 아, 이거 수학 커뮤니티에
우리 학교 학생이 과제 푼 거 올린 모양이더라고요
(진희) 하, 참, 저, 백 선생님
와서 이거 좀 봐요
(승유) 네?
(윤수) 뭐?
아버지 논문을?
저 진짜 몰랐어요
교수님도 논문 얘기는 안 하시고
그냥 도와주시기만 하셨는데
그래
알았으면 게시판 같은 데다 안 올렸겠지
백승유 선생님이랑은 얘기해 봤어?
- 아직이요 - (성한) 최시안 학생
그, 교장 선생님이 부르신다
(시안) 선생님
이따 다시 할게요
(성한) 빨리빨리! [통화 종료음]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휴대전화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키보드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남자3) 이거 어디 논문에서 본 것 같은데
(여자4) 그럼 표절이네
(남자4) 핵심 아이디어 비슷하면 표절 아닌지?
(남자5) 표절인가?
[한숨]
(정아) 잘 알고 지내는 노교수님께
도움을 받아 푼 것은 사실이나
풀이 중 일부분이
그 교수님 논문에 있는 줄은 몰랐다?
(시안) 네
맹세코 몰랐습니다
그건 네 얘기고
증명해 줄 사람 있어?
증명이요?
교수님은 지금 요양 병원에 계시는데 무슨 수로…
그 교수
그러니까 논문 저자 이름이
지현욱 맞지?
네
그 딸이 지윤수
네가 다니는 학원 클리닉 강사이자
네 후견인
(정아) 그 사람이라면 해명이 가능할 수 있겠지
네 말대로
본인 아버지 상태와 너와의 관계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 테니까
그건…
해명을 잘해야 할 거다
그렇지 않으면
(정아) 우리 아성영재학교의 명예를 훼손하고
표절이라는 심각한 잘못을 저지른 너에 대해서
장학금 지급 중단은 물론이고
전학, 정학 등의 중징계 또는!
교장의 권한으로 퇴학을 명할 수도 있어
(승유) 여보세요
시안이 얘기 들었어
안 그래도 지금 교장실 가고 있어요
교수님이 도와주셨다는 얘기 듣긴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시안이도 아버지도
표절로 몰아갈 줄은 몰랐을 거야
몰아가요?
이건 내 예감인데
노정아 교장 다 알고 있는 거 같아
(윤수) 내가 한곡동에 있고 시안이 가르친다는 것도
그래서 일이 이렇게 커졌을 거야
일단 만나 볼게요
[통화 종료음]
(성한) 가자
들어가 보세요
[노크 소리]
(승유) 최시안 학생이 의도한 것은 아니나
참고한 내용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으므로
0점 처리 하겠습니다
(정아) 그러세요
그게 다입니까?
뭘 더 원하는데요?
[무거운 음악] [학교 종이 울린다]
수업 들어가셔야죠
[휴대전화 진동음]
(승유) 일단 0점 처리 하기로 했어요
무슨 일 있으면 또 연락할게요
(시안) 선생님
정말 죄송한데
지금 학교로 와 주실 수 있으세요?
[고조되는 음악]
[긴장되는 음악]
(정아) 어서 오세요, 선생님
앉으세요
[어두운 음악]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와
이렇게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얘기는 들으셨죠?
최시안 학생이 의도한 표절이 아니라는 지현욱 교수님의 진술
(윤수) 진술이 불가한
교수님 상태에 대한 요양 병원의 진단서
- (정아) 가져오셨어요? - (윤수) 아니요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잖아요
증명한다 해도
틀린 걸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아니까요
오
이제야 선생님이 나를 좀 아시네
그러게 왜 그러셨어요?
가족은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정아)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헛웃음 치며] 이거
얼마나 꼴사나워요
그래도 하나 다행인 건
우리 선생님
예상보다 별로
많이 안 달라지셨네
시안이 걸고넘어지니까 발 벗고 달려오시고
지윤수답달까?
(정아) 그러게
칼을 갈고 여기까지 왔으면
그런 건 옆에 두지 말았어야지
소중하고
지키고 싶은 존재
최시안
그리고 백승유 같은
물론 그 사람들이 선생님 곁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윤수의 헛웃음]
나만 무서운 줄 알았는데
(윤수) 선생님도
제가 무서우셨나 봐요?
[긴장되는 음악]
이렇게 절 불러서
시안이로 승유로 겁을 줘야 할 만큼
기쁘네요
[코웃음]
(윤수) 혹시
따님에 대해서 잘 아세요?
아이를 주의 관찰 하셔야겠던데요
특히
도벽
[의미심장한 음악] 학교에 지윤수 쌤이 왔더라고
(교사1) 지윤수 쌤이요?
- (교사1) 진짜요? - (진희) 응
[교사1의 놀란 숨소리] (진희) 좀 전에 내가 봤다니까?
(교사2) 4년 전의?
(교사1) 무슨 일이지?
앞으로 지나를 저한테 맡기지 않으시더라도
계속 주의 깊게 살펴볼 생각이에요
지나가 제2의 예린이 같은 아이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
없으니까요
아!
선생님께는 지나 말고도 소중한 존재가 하나 더 있죠?
이 아성학교
(윤수) 건재하다 못해
더 화려하고 웅장해졌네요
그럼
또 뵙겠습니다
나한테
사과할 마음 없죠?
[헛웃음]
(정아) 할게요
[의미심장한 음악]
(정아) 지옥 같았던 지난 4년간
선생님이 겪었을 고통
분노, 슬픔이
내 사과로 씻은 듯이 사라질 수 있다면
할게요, 얼마든지
부질없죠?
[윤수의 놀란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혼자서 고결한 척
나랑은 다른 척하더니
이제 우리가 다를 게 뭐야?
그런데
[무거운 효과음]
[삐 소리가 울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윤수의 놀란 숨소리] [잔잔한 음악]
언제 왔어요?
노정아 교장 만났어요?
[옅은 한숨]
(승유) 나한테 연락도 없이 여길 왜 와요
그냥 나 좀 믿고 맡기면 안 돼요?
나 잘 온 것 같아
정신이 확 차려진다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문이 탁 닫힌다]
[무거운 음악]
(정아) 준비하세요
국립 수학 박물관 추진위와
우리 학교 MOU 기념행사
잘해야 할 거예요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
계속 머물 이유가 있다면
그러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잘 참으시네요?
하고 싶은 말이 많을 텐데
참는 거로 보이세요?
행사 때 뵙겠습니다
[고조되는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비서) 이렇게 막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괜찮아요, 나가 보세요
[문이 탁 닫힌다]
(연우) 전화를 하고 오지
이렇게 오면 어떡해?
[무거운 음악]
노정아 교장 만나고 오는 길이야?
너
뭘 쥐고 있어?
네가 가진 거
다 보여 줘 봐
- 국제중으로요? - (성한) 예
(성한) 바로 간 모양입니다
이번 이사회에 올릴
영재학교 학사 보고 회계 보고 자료 가져오세요
다시 한번 검토해 봐야겠어요
예, 알겠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연우) 지난 4년간
노정아 교장이 저지른 온갖 추잡한 비리, 부정
증거 많이 모았지
근데 그게 결과적으로 우리 아성을 위한 과정이었으면
우리 아버지는 그걸 비리라고 치부하지 않아
그래서?
(연우) 섣불리 건드렸다간 집안 망신에
나만 아버지한테 밉보이기 십상이야
하지만
우리 아버지가 노정아를 내칠 만한 포인트가 딱 하나 있지
아버지 돈
그걸 빼돌렸거나 눈속임했다면 얘기가 달라져
노정아 교장이 네가 일하는 학원 원장이랑
장학 재단을 하나 만들었다고 들었어
그걸 어떻게 알아?
[찻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류성재 씨한테서
[의미심장한 음악]
교육부에 설립 허가 청탁이 들어왔던 모양이야
내 연락처도 거기서 받았어?
아는 사이인지 몰랐는데
아는 사이가…
됐지
너랑 헤어진 뒤에
(연우) 성재 씨도 나하고 목표가 같아
자기 결혼 파탄 낸 노정아한테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어 해
그래서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시안) 선생님
죄송해요
저 때문에 오늘 많이 힘드셨죠?
어디니? 학원이니?
아니요
"선스톤 시티"
방금 갔었는데
이제 오지 말래요
학교에서 사고 친 것 때문에
장학생 혜택 못 준다고… [어두운 음악]
뭐?
(형빈) 지윤수 강사님이요?
(정아) 저도 유감이에요
이런 얘기를 전하게 돼서
그럼 처음부터
작정을 하고…
접근한 거죠
원장님을 이용해
날 엿 먹이려고
[노크 소리] 네
(윤수) 안녕하세요, 원장님
네, 강사님 [문이 달칵 닫힌다]
노정아 교장 만나셨죠?
아마 저에 관한 얘길 들으셨을 것 같은데
맞아요
저 그 사람한테
안 좋은 감정 있는 거 사실입니다
(윤수) 그래서 절 옆에 두는 게 껄끄러우실 텐데
이 말씀 드리려고 왔어요
노정아 교장과 무슨 일을 하든
늘 염두에 두세요
그 사람은
언제든 원장님한테 모든 걸 떠넘길 준비 하고 있다는 거
대비를 해 두는 게 좋을 겁니다
그리고 그 대비에는
제가 도움을 드릴 수도 있어요
생각해 보시고 연락 주세요
[문이 탁 닫힌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승유) 안녕하세요
박혜영 실무사님 맞으시죠?
네
[무거운 음악] (혜영) 저는 한명진 교사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교사3) 실무사님
(혜영) 네
(교사3) 이거 학년별 과목별로 정리해서
봉투에 좀 넣어 주실래요?
(혜영) 네
[무거운 효과음]
저 진짜 억울하게 쫓겨난 거라고요
(혜영) 그 사람
자기가 한 일 들통날 거 같으니까 저 자른 거예요
(윤수) 내가 원하는 건 하나야
노정아 교장한테서
아성학교를 빼앗는 거
나도 그래
내 차지가 될진 아직 모르겠지만
그건 관심 없어
생각해 보고 연락할게
(연우) 너도 변할 수 있구나?
우리 고등학교 다닐 때
난 변심했지만
넌 끝까지 굽히지 않았잖아
어떤 일에도 흔들리거나
부러지지 않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거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더라
꼭 가시가 박힌 것처럼?
아마 성재 씨도 네 옆에 있을 때 그랬을 거야
두 사람 만나는 데
내가 아직도 상관있니?
[코웃음]
(윤수) 많이 기다렸지?
(시안) 괜찮아요
배고프다, 밥 먹자
(윤수) 뭐 먹을래?
(종업원) 주문하시겠어요?
- (윤수) 순두부 두 개 주세요 - (종업원) 네
오늘 많이 놀라고 힘들었지?
[잔잔한 음악]
시안아
하나만 약속할래?
앞으로도 학교에서 힘든 일 있을 수 있어
그럴 때 혼자 참지 말고
네가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선생님한테 얘기해
알았지?
네, 선생님
그리고 당분간은
학원이 아니라 우리 밖에서 만나 공부하자
네
얘기 좀 해요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해
4년 전 일에 관한 자료들
- 나한테 넘겨요, 전부 다 - (윤수) 아니
네가 알고 있는 거 나한테 넘겨
전부 다
네가 아닌 다른 통로를 찾을 거야
다른 통로?
(윤수) 어차피 저쪽에서 다 알았잖아
주시할 텐데 같이 하는 건 의미 없어
저 사람들이 원하는 게 이런 거일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의미심장한 음악]
우리가 손 놓는 거
원하는 대로 해 주지, 뭐
(승유) 왜 이래요?
벌써 지쳤어요?
아니면 겁먹었어요?
오늘 노정아 교장 보고 확실해졌어
아무한테도 못 넘겨
누구한테도 안 맡겨
(정아) 혼자서 고결한 척
나랑은 다른 척하더니
이제 우리가 다를 게 뭐야?
그런데
백승유는 다르지
그 아이는 망가뜨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아?
[윤수의 놀란 숨소리] 뭘 그렇게 놀라?
제주 공항 사진
학습 효과가 그렇게 없니?
[한숨]
[무거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친구1)
(친구2)
(규영)
(예린)
[떨리는 숨소리]
(성재) 얘기 들었어
정말 마음먹은 거야?
생각 중이야
[성재의 한숨]
살면서
타의로 내 인생 일부분이 망가진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 [의미심장한 음악]
내가 헛디딘 게 아니라
남의 발에 걸려 넘어지니까 이게
수습이 안 되더라
(성재) 한동안 시간이 멈춘 것도 같았고
이걸 해결해야
더는 뒤 안 돌아볼 거 같아
그러길 바랄게
우리가 함께하게 되면 조건이 있어
응, 말해
승유는 이 일에서 뺄 거야
궁금한 게 있는데
도대체 백승유는 너한테 뭐야?
남자야?
예전엔 안 그랬는데 이젠 그래?
- 얘기 다 끝났으면… - (성재) 묻잖아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성한) 아, 장관님
- (장관) 잘 지냈어? - (성한) 아, 예, 예
- (성한) 저, 성 의원님 - (장관) 아이고
- (장관) 오랜만에 뵙습니다, 네 - (민준) 아, 장관님
- (장관) 예, 예 - (혜미와 예린) 안녕하세요
(장관) 아이고, 안녕하세요
[사람들이 대화한다] (여자5) 유찬 엄마
[혜미의 놀란 숨소리]
- (혜미) 안녕하세요 - (여자5) 일찍 왔네
(혜미) 뭔 소리야, 다들…
(현재) 안녕하세요
야, 근데 승유 왜 아직이냐?
그러니까, 행사 순서에 이름도 있던데
(형도) 안녕하세요
야, 근데 나는 구경 온 건데 이거를 왜 하고 있는 거냐?
저것들이 뺀질대는 바람에…
- (현재) 아이고 - (형도) 아유
(친구2) 어, 예린아
- (예린) 어, 안녕 - (규영) 왔냐
(친구1) 예린아 너 오늘 너무 느낌 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아주… [친구1의 아파하는 신음]
- (친구2) 어, 대박 - (친구1) 왜?
어! 연예인인 줄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성한) 교장 선생님 오셨습니다
(장관) 안녕하십니까?
(정아) 장관님 오셨습니까
- (혜미) 너무 예쁘시다 - (여자6) 너무 아름다우세요
감사합니다 [성한의 웃음]
다른 통로가
그 사람이에요?
이제 그 사람이랑 손잡는 거예요?
[잔잔한 음악]
나보다
그 사람을 더 믿어요?
[놀란 숨소리]
(윤수) 지금 날 제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윤수의 떨리는 숨소리]
너야
백승유 네가
날 제일 미치게 해
[윤수의 한숨]
그러니까
이제 그만 괴롭히고
이 일에서 빠져, 제발
(승유) 나 때문에 왜 힘든데요?
왜 괴로운데?
나도 그랬어
나도 당신 때문에 미치게 괴롭고 힘들었어, 근데!
난 내가 왜 그랬는지 알아
답을 찾아봐요
왜 나 때문에 미치게 괴롭고 힘든지
난 이미 4년 전에 겪었고 내 답이 뭔지 잘 아니까
[사람들이 인사한다]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장관님 오셨습니까
오늘 눈이 부시게 아름다우십니다
[승재의 웃음] 감사합니다, 들어가세요
- (민준) 장관님 - (승재) 의원님
(성재) 가시죠
- (혜미) 안녕하세요 - (승재)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백승유가 안 왔는데
뭐 딴생각하는 거 아닌가?
일단 시간 됐으니까 시작하죠
[흥미로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국립 수학 박물관 추진위와
(정아) 아성수학예술영재학교가
업무 협약을 맺고 기념하는
이 자리에 와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아성영재학교 교장
노정아입니다
[사람들의 환호]
(정아) 행사에 앞서
저희 학교 수학 교사이자
루치펠상 수상자인
백승유 선생님이
박물관 건립 취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했었는데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정아) 마침 오셨네요
[사람들의 환호]
- (승유) 늦어서 죄송합니다 - (정아) 시작하세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승유) 안녕하세요
아성영재학교의 수학 교사 백승유입니다
국립 수학 박물관 건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드러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승유) 수학적 증명에는
'참'과 '참이 아닌 것'
두 가지만이 존재합니다
참을 참이 아니라 할 수 없고
참이 아닌 것을 참이라 할 수 없습니다
수학자는 거짓말을 못 하거든요
[사람들의 웃음]
(성재) 도대체 백승유는 너한테 뭐야?
남자야?
(승유)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선
참이 참이 아닌 것이 되기도 하고
참이 아닌 것이
참이 되기도 합니다
(승유) 4년 전
아성영재학교의 전신인 아성고에서
바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성고의 한 수학 교사와 남학생이
부적절한 관계라는 소문
한곡동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 스캔들은
빠르게 퍼지고 부풀려졌습니다
트루는 폴스가 되었고
폴스는…
트루가 되었죠
당시 아성고 2학년이었던
그 부적절한 스캔들의 주인공이…
바로 접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부드러운 음악]
(승유) 답을 찾아봐요
왜 나 때문에 미치게 괴롭고 힘든지
[윤수의 놀란 숨소리]
[옅은 한숨]
(윤수) 네가 수학자 이름 걸고 이따위 증명을 왜 해!
(승유) 안다고 했잖아요
난 내가 왜 이러는지 잘 안다고
(정아) 너 나랑 해보자는 거지?
(승유) 교장 선생님도 정면 승부 하세요
(예린) 이용 아니면 뭔데?
그 여자가 너 사랑한대?
내가 사랑하는 거야
(정아) 아주 좋은 걸 가져왔구나
(승유) 조금만 기다려요
지윤수, 백승유만 남게 할게요
(정아) 참이면서 참이 아닌 것이
왜 없어?
(윤수) 겁이 나요
그 문제를 사랑하게 된 거 같아서 [사이렌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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