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아 14
(경찰1) 참고인 왔습니다
(경찰2) 들어오시라고 해
[문이 덜컥 열린다]
[놀란 숨소리]
우리 쪽 참고인은 한명진 씨인데요
선생님
(경찰2) 한명진 씨?
(명진) 예, 아성고 성예린 학생 답안 유출 사건에 관해
증언하러 왔습니다
[무거운 음악]
(명진) '성예린 학생 어머니가'
'수학 문제 답안을 빼돌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거부했다'고 하자 해 주라고 했습니다
당시 노정아 교무부장이
주세요, 답안지
교무부장님
단
이 일은 나는 모르는 겁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서술형 4번 문제에 성예린 학생이 적은 답과 풀이가
(윤수) 수정 전 답과 풀이와 매우 일치하여
의문을 제기했고
중간고사가 끝난 뒤에
성적 관리 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모든 문제를 샅샅이 뒤져 재시험 볼 명분을 만들어라'
'그래야 기존 시험을 무효 처리 할 수 있다'
(명진) 그렇게 지시했습니다
(윤수) 하지만 재시험은 없었어요
당시 한 학생이
교과 과정 외의 방법으로만 풀리는 줄 알았던 문제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풀어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성적 관리 위원회 회의록이 담긴 교무 수첩이에요
(윤수) 재시험에 관한 모든 기록이 적혀 있습니다
[무거운 음악] 기존 시험지와
학생들 답안지를 폐기하라는 지시도 있고요
(경찰3) 이건 누가 작성한 겁니까?
직접 기록하신 거예요?
아닙니다
그럼 출처가 어떻게 되죠?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윤수) 지윤수입니다
안녕하셨어요?
무슨 일로 보자고 했습니까?
백승유 선생한테서
교감 선생님에 관해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윤수) 선생님이
아성학교 자료들을 모으시는 것 같다고 했어요
그래서요? 지금 협박하러 온 겁니까?
(성한) '신고하기 전에 다 내놔라'
이런 거요?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저희는 모릅니다
교감 선생님만 아시겠죠
[한숨]
늘 마음 한편에 불안함이 있으실 거라 생각해요
[차분한 음악]
(윤수) 그래서 노정아 교장 모르게 기록해 오신 거겠죠
언제 문제가 터질까
혹은 한명진 선생님처럼 이용만 당하고 내쳐질까
불안해서요
(정아) 어디 감히 당신 따위가
아성을 넘봐!
허드렛일이나 하고 푼돈이나 챙기는 마름 주제에
그래서 원하는 게 뭡니까?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 될 만한
기록이나 문서를 갖고 계신다면
직접 나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출처는 밝힐 수 없어요
출처도 모르는 수기 노트를 어떻게 믿죠?
그러니까요
아니, 그런 게 증거 채택이 될 수 있습니까?
(명진) 성민준 의원도 답안 유출에 관해 알고 있었습니다
유혜미가 남편이 다 알게 됐다면서
어떻게든 수습하라고 했습니다
(민준) 아니, 나는 모르는 일이었다니까요!
그 수학 시험 답안에 대해서 나는
들은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습니다
(승유) 이 모든 인과 관계를 기반으로
성민준, 노정아가 답안 유출 사건을 덮기 위해서
지윤수 씨와 저를
스캔들로 모함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새로운 증거가 나왔으니까
분석 마치면 다시 진술 조사 진행하겠습니다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정아) 이제 시작인 건가요?
(윤수) 이제 끝인 거 같은데요
[의미심장한 음악]
전에 그런 말 했었죠?
'우리가 다를 게 뭐야?'
네, 그런데요?
그 말이 가슴에 박혔었어요
맞아요
당신처럼 하려고 했어요
(윤수) 어떤 사람을 망가뜨릴 때는
당신처럼 살아도 돼요
뭐든 다 이용하고 도구로 삼고
그런데
지키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은 그렇게 살면 안 돼요
[피식 웃는다]
그래서
나랑은 다르게 해낼 수 있을 거 같아요?
[살짝 웃는다]
나보다는 당신의 결과가 궁금하네요
원하는 걸 끝까지 지켜 낼 수 있을지
[고조되는 음악]
[문이 덜컹 닫힌다]
[초조한 숨소리]
[명진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승유)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어제 노정아 교장이 찾아왔었어
그러고 나서 바로 어머니가 위독해지셨어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더라
(명진) 그 말을 듣는 순간
뭘 위해 이런 짓을 계속해야 하는지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거짓말을 해야 하나 싶었어
큰 용기가 필요하셨을 거 알아요
지금부터도 그렇고요
잘 부탁드립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경찰2) 한명진 씨, 가시죠
[문이 달칵 열린다]
[긴장되는 음악]
[옅은 한숨]
뭐? 지윤수가 참고인?
[헛웃음] 그래서 뭐라고 하는데?
일단 가서 얘기해, 예린이는?
(혜미) 예린이 쟤 좀 이상해
아침부터 방에 처박혀서는…
빨리 살펴봐, 뭐 하고 있나
[사이렌이 울린다]
[통화 종료음]
[덜그럭]
(혜미) 예린아
예린아 [예린의 옅은 웃음]
하, 예린아
아니, 이걸 왜 다 꺼내 놨어?
(예린) 엄마
나 이 대통령상 받던 날 기억나?
뭐?
(예린) 나 사실 이거 받고 하나도 안 좋았다?
[예린의 한숨]
[웃으며] 아, 이까짓 게 뭐라고
그냥 종이 쪼가리인데
(혜미) 얘, 얘, 이걸 왜 찢어?
- (예린) 줘 봐 - 이게 얼마나 귀한 건데!
(예린) 아, 줘 봐
- (혜미) 예린아 - 엄마도 해 봐, 재밌어
예린아, 정말 왜 그래, 어? 정신 차려
(혜미) [울먹이며] 예린아 제발, 제발
제발 그러지 마
예린아, 미쳐 버리겠는데 너까지 왜 그래?
(예린) 엄마
- (혜미) 야, 예린아 - 이것도?
(혜미) 제발, 예린아
- [울먹이며] 예린아 - (예린) 엄마
(혜미) 제발 제발, 제발 그러지 마
(승유) 왜 말도 없이 사라졌어요?
여긴 왜 왔어요?
증거 제출하러 왔어
증거?
(윤수) 최성한 선생님 찾아갔었어
네 말대로 기록 갖고 계시더라
(승유) 최성한 선생님 설득할 타이밍은
내가 보고 있었는데
그런 걸 왜 상의도 없이 혼자 해요?
이제 여기까지 해, 승유야 [잔잔한 음악]
(윤수) 더 뒤돌아보지 말고 너의 길을 가
그게 수학자의 길이든 수학 교사의 길이든
네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해
난 항상 응원할 거야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옅은 한숨]
난 아직 못 한 게 너무 많아요
(승유) 사과도 아직 못 받아 줬고
학교도 돌아가게 해 주지도 못했고
예전처럼 웃게 해 준다고 했었잖아요
나 그것도 아직 못 했어요
[피식 웃는다]
나 이제 웃을 수 있어
네가 날 웃게 해 줬어, 승유야
(윤수) 그러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마
언젠가 학교도 돌아갈 거고
예전처럼 아이들 가르칠 거야
넌 이제
어떤 문제도 다치지 않고 풀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강해졌어
내가 그랬지?
넌 언젠가 그렇게 될 거라고
그러니까
넌 계속 증명을 해
우리에 대한 증명 말고
더 가치 있고 아름다운 증명
넌 할 수 있어
[새가 지저귄다]
뭐라고요?
정리하자고요
결혼 얘기 없었던 걸로
[무거운 음악] (연우) 끝내고 싶은 이유가 뭔데요?
(성재) 끝내고 싶지 않은 이유가 뭔데요?
(연우) 그래요 처음엔 우리 파트너였죠
근데 나 성재 씨가 좋아졌어요 그럼 안 되는 거예요?
(성재) 좋아하는 거 맞아요?
날 차지했다는 거
지윤수한테 과시하고 싶은 건 아니고?
(연우) 맞아요 나 걔한테 보여 주고 싶어요
좀 그러면 안 돼요?
날 가진 게 지윤수한테 과시할 거리가 될 것 같아요?
정말 모르겠어요?
(성재) 당신이 이런 마음 드러낼수록
우리 둘 다 윤수한테 우스워진다는 거
그냥 비즈니스에만 충실하지 그랬어요
그럼 이렇게 서로 기분 더러울 일도 없었을 텐데
[헛웃음]
밥 먹었니?
뭐야? 언제 왔어?
(정아) 배고프다
같이 먹자
(연우) 날생선 못 먹는 거 아니었어?
무슨 소리야? 이렇게 맛있는데
[헛웃음]
차였니?
(정아) 젊다
아직도 남자한테 이용당하고 차이고 싸우고
[한숨]
류성재는 처음부터 너 이용해서 나 물 먹이고
지윤수한테 돌아갈 생각이었던 거야
그런 줄도 모르고 순진하게
아성고 내부 정보까지 지윤수한테 넌 다 빼돌린 거고
내부 정보?
교무 수첩, 너 아니야?
[헛웃음] [긴장감이 도는 음악]
무슨 교무 수첩?
스파이 심었었잖아
옛날 아성고 교장 오진택
[무거운 음악]
(정아) 문서 유출 교사 혐의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
업무상 배임에 해당되는 중범죄인 거 알지?
[어색한 웃음]
- 언니 - (정아) 어떻게
초밥 맛있게 먹고 같이 경찰서 갈까?
예전 일이야
오진택 교장 지금 어디서 뭐 하는지도 몰라
그리고 교무 수첩 그건 나 진짜 모르는 일이야
(연우) 진짜야
[달그락 젓가락 놓는 소리]
(정아) 그럼 [정아의 한숨]
이렇게 하자
이번 이사회에서 문제 삼은 건
오해였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려
그럼
나도 오진택 건 덮어 줄게
어때?
[휴대전화 진동음]
(시안)
[휴대전화 진동음] (시안) 방금 다 읽었어요
윤수 쌤이 선물해 주셨거든요
이거 지윤수 선생님 맞죠?
두 분 진짜 멋져요
[부드러운 음악]
[울먹이는 숨소리]
[훌쩍인다]
[한숨]
[사람들의 말소리]
[무거운 음악]
- (경찰3) 빨리 뛰어 - (경찰들) 예, 알겠습니다!
(경찰3) 한곡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민준) 당신들 뭐야?
(경찰3) 압수 수색 영장입니다
압수 수색이요?
(경찰3) 유혜미 씨는 피의자로 전환되셨으니까
수사에 협조해 주시죠
네? 아, 제가요?
[놀란 숨소리]
- (민준) 잠깐만! - (혜미) 어머
(민준과 경찰3) - 피의자라니? - 한명진 씨의 추가 진술로
(경찰3) 유혜미 씨한테 혐의가 있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혜미의 당황한 탄성]
(혜미) 이거 놔 봐요
지금 저 체포하시겠다는 거예요?
(경찰3) 임의 동행입니다
거부하시면 다음번에 영장 청구해서 오니까
- (경찰3) 협조해 주시죠 - (혜미) 아, 아니, 아, 아…
(혜미) 아, 이거 놔요, 아, 놔요! [유찬이 말한다]
- (혜미) 여보, 어, 예린아! - (예린) [울먹이며] 엄마
- (혜미) 어! 어떡해 - (유찬) 엄마
(민준) 아무 말 하지 말고 있어
변호사하고 바로 갈 테니까! 어? [혜미의 악쓰는 소리]
(혜미) 이거 안 놔?
[가쁜 숨소리] [덜컹거리는 소리]
[유찬의 가쁜 숨소리] (유찬) 누나, 어떡해?
아빠는?
(유찬) 어, 아빠는 변호사 만난다고 나갔어
[예린의 한숨]
(유찬) 아이씨, 진짜 누나도 잡혀가는 거야?
조용히 해
(예린) 넌 네 방에 가 있어
[떨리는 숨소리]
(인형) 아, 그렇게 연우랑 화해하니
얼마나 보기 좋으냐
[함께 웃는다]
해임은 없었던 일로 할 테니까
앞으로 학교 운영에 더 신경 쓰거라
네, 아버지
음, 고발 건은 어떻게 됐냐?
아무 걱정 하지 마세요 [어두운 음악]
곧 마무리할 거예요
(인형) 오, 그래?
그럼 중요한 결정 미루지 말고 서둘러야겠구나
이번 정식 이사회에서
신임 이사 정할 테니까 그렇게 알아라
네, 아버지
(인형) 이제 연우만
류 총리 아들이랑 혼사 잘 치르면 되겠구나
그러면 좋은데… [한숨]
연우한테 아무 말씀 못 들으셨어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성재랑 헤어져?
(연우) 저야 그러고 싶지 않지만
받아들이려고요
절대 안 되는 일이다
아,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해
어떻게 널 두고 지윤수 걔를 또…
저도 속상해요, 어머니
하지만 그렇게 못 잊겠다는 걸 어쩌겠어요
걱정 마라
성재는 이제 제 마음대로 여자 못 고른다
(경인) 4년 전에 그런 일 겪고 나서
또 제 마음 가는 대로 여자 데리고 오면
집안 연 끊기로 했다
성재는 내가 단속할 테니까
넌 신경 쓰지 마라
알았지?
네, 어머니
- (기자1) 어, 유혜미다! - (기자2) 유혜미 씨! [카메라 셔터음]
[무거운 음악]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한다]
(기자2) 유혜미 씨 지금 경찰 조사 앞둔 심정
말씀해 주세요!
(기자1) 답안 유출받은 혐의 인정하십니까?
(기자3) 남편 성민준 의원은 어떤 입장이신가요?
[소란스럽다]
지윤수, 지윤수, 지윤수
[정아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민준) 아,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요?
무슨 일이에요?
[의미심장한 음악]
압수 수색?
한명진이 결정적인 진술을 한 모양이에요
(민준) 교무 수첩인지 뭔지하고
일치하는 내용도 많았대요
[불안한 숨소리]
차라리 잘됐어요
뭐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누구 한 사람 책임은 져야 될 거 아니에요
예린이 엄마로 하자는 거예요?
그럼 예린이면 좋겠어요?
(정아) 정신 차려요
나나 의원님보다 예린이 인생에
훨씬 더 치명적인 사건이라는 거
잊으면 안 돼요
나보고 혐의를 인정하라고?
그럼 형량은 줄일 수 있어
잘하면 집행 유예 정도로 끝낼 수도 있고
[헛웃음]
아니, 나보고 지금 다 뒤집어쓰라는 거잖아!
아, 그럼 예린이까지 잡혀가야겠어?
[한숨]
(민준) 증언, 증거 계속 나오는 마당에
끝까지 부인하면 상황만 더 안 좋아져
[한숨]
당신하고 한명진 선에서 끝내는 것도 방법이야
노정아 교장은?
이거 다 그 여자 술수잖아!
(민준) 노정아까지 불면
그 여자가 예린이하고 나하고
그냥 둘 거 같아?
[고민하는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마우스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한숨]
[차분한 음악]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통화 연결음]
아이씨, 진짜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덜컹 열린다]
[통화 연결음]
(규영) 저, 선생님! [통화 종료음]
선생님이랑 승유 일은 유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거 다 옛날 일이잖아요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 돼요?
옛날 일?
[무거운 음악]
2017년은 규영이 너도 그 학교 다니던 때야
너하고는 상관없는 일인 거 같니?
(윤수) 그때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넌 조금도 관심이 없어?
아, 진짜
[한숨]
[사람들의 말소리] [희승의 놀란 숨소리]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희승) 여보! 여보
(민식) 왜?
(희승) 유혜미, 유혜미 잡혀갔어
[달그락 쟁반 내려놓는 소리] (민식) 뭐?
(희승) 드디어 끝나나 봐
다 밝혀지나 봐
아유, 근데
우리 승유는 도대체 요즘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응?
한번 오지도 않고
사실 얼마 전에 지윤수 선생 만났어
[툭 앞치마 내려놓는 소리]
(희승) 지윤수 선생?
당신이 연락했어?
(민식) 어
근데 굳이 안 만나도 될 걸 그랬어
이미 정리할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
우리 승유는 어쩌고 있는 거야, 지금
무슨 얘기 하셨어요?
(희승) 승…
무슨 얘기 하셨냐고요
너 평범하게 살게 해 달라고 했다
내가 못 할 말 했어?
[헛웃음 치며] 평범하게 살라고요?
[차분한 음악] 이제 와서?
그래!
이제라도 그랬으면 싶다
[어이없는 숨소리]
아버지는 늘
아버지가 원하는 인생을 저한테 살라고 하시죠
제가 뭘 원하는지는 왜 한 번도 묻지 않으세요?
(승유) 나도 몰랐어요 내가 뭘 원하고 좋아하는지
평생 안 보고 외면하고 살았어요
나도 모르고
부모조차 알려고 하지 않은 걸 그 사람이 알아줬어요
근데 그런 사람을 고발하고
미워하고 욕하고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안 하셨죠?
이젠 그럴 기회조차 없을 거예요
(희승) 승, 승, 승유야!
[거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어디야?
지금 집이지? 나 지금 가고 있…
(예린) 오지 마
너 나 구경하러 오는 거잖아
오지 마! [무거운 음악]
[통화 종료음] (규영) 아이씨
[떨리는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예린) 봐
넌 실컷 구경해도 돼
나 어때 보여?
난
네가 망가지길 원한 게 아니야
거짓말
난 다 끝났어
우리 아직 어리잖아
지금도 안 늦었어
늦었어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렸다고
(승유) 늦었다고 생각하고 싶은 거겠지
되돌릴 게 많고 버거워서
하나하나 바로잡을 수 있어
너희 어머니 일부터
어떻게?
너희 엄마 한 사람한테
모든 걸 뒤집어씌울 수 있는 사람이야, 노정아는
(승유) 너만이 그러지 않게 할 수 있어
용기 내면 내가 도울게
잘 생각해 봐
[절그럭거리는 소리]
[오토바이 시동음]
[떨리는 숨소리]
[문이 덜컹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우리 엄마한테 다 떠넘길 생각이죠?
[찻잔을 툭 내려놓는다]
카모마일이란다
진정에 도움이 되니까 마셔 보렴
[졸졸 차 따르는 소리]
나 다 불 거예요
절대 당신 혼자 살아남게 안 둬!
엄마 일은 유감이야
하지만
유감?
엄만 널 위해 충분히 희생할 수 있어
넌 보호받아야 해
이제 그런 보호 필요 없어
[예린의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그런데 왜 날 찾아왔지?
(정아) 네 말대로 가서 다 불면 되잖아
나한테 올 게 아니라 경찰에 가서
겁이 났던 거지?
[떨리는 숨소리]
이렇게 널
꼭 붙잡아 주길 바랐던 거지?
날 닮고 싶으면서도
닮는 게 싫고
날 혐오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예린아
[진정시키는 숨소리]
이제 더는 무서워하지 마
네가 예전에 말했듯 우린 한 몸이야
내가 너고
네가 나란다
[진정시키는 숨소리]
- 어, 여기, 여기, 여기! - (형도) 어?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현재) 야,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승유) 잘 지냈냐?
(형도) 기분이 어때?
드디어 네 증명이 '디 엔드'를 향해 가는 분위기던데
아직 끝난 건 아니야
(형도) 이야, 근데 그 기사 보니까
히스토리가 어마어마하더라, 그렇지?
(현재) 인정
(형도) 그, 우리 예전에 재시험 얘기
그것도 예린이 때문이었다잖아
(현재) 우와, 맞아
그때 지윤수 쌤이 하셨던 말이 다 맞았던 거야
(윤수) 학교에서 일어나는
때론 말도 안 되는 일들은
선생님이 해결할 수 있게 노력할게
(형도) 지윤수 선생님은
잘 계셔?
[잔잔한 음악]
"고차원 랜덤 다면체의 볼록성"
"볼록체 내 확률적 다면체에 관한 추측"
[휴대전화 진동음]
(시안) 저희 센터 후원의 밤 행사에 초대합니다
[밝은 음악] 꼭 와 주세요, 선생님
[심호흡]
[사람들의 말소리]
[새가 지저귄다]
(윤수) 교육청에 감사 요청
[무거운 음악] 언론 제보, 경찰 고발
전부 막혔어
그래도 계속할 거야
이렇게 된 이상
더 못 멈춰
(남자) 씁, 성민준 의원 [종이 넘기는 소리]
교육부 신 장관, 한국대 차 교수
아성영재학교장까지 다 엮여 있네?
이거 사이즈 제법 되네
가능하겠어?
감사원에서 나서면 곤란해지는 거 아니야?
특히 신 장관은 네가 모시는 분인데
상관없어
확실하게만 해 줘
(성재) 동기들 중에 믿고 맡길 사람 누굴지
고민 많이 하고 온 거니까
알겠어
근데 아성영재학교 내부 자료 출처가 어디야?
믿을 만한 데야
걱정 말고 진행해도 돼
(연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버지?
(인형) 얘기 다 들었다
결혼 엎었다면서?
남자 마음 하나 못 잡으면서 재단 운영?
내가 너한테 얼마나 많은 기회를 줬냐?
그런 거 아니에요, 아버지
- 오해세요 - (인형) 오해?
(인형) 그럼 상견례 자리 한번 만들어 봐라
이사회 전에
네
(연우) 성재 씨 마지막으로 부탁할 게 있어요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부탁이 뭐예요?
좋아요, 우리 결혼 다시 생각해 봐요
(연우) 대신 척이라도 해요
[의미심장한 음악] 성재 씨도 이렇게 끝내면
집안에서 곤란하지 않아요?
내 핑계 대지 말고
내가 왜 그래야 되는지 얘기해 봐요
이사회가 며칠 안 남았어요
이대로 우리 결혼 깨지면
나 절대적으로 불리해요
[살짝 웃는다]
그것 때문이라면
그럴 필요 없어요
연우 씨한테 다시 기회 올 거예요
무슨 뜻이에요?
나
노정아가 한 짓
다 밝힐 거예요
[사람들의 말소리]
[부드러운 음악]
(시안) 감사합니다
뱅쇼 사세요, 한 잔에 천 원이에요
학생이 술을 팔아?
어? 선생님 오셨어요?
이거 논 알코올이거든요?
그럼 나도 한 잔 줘
(시안) 감사합니다
천천히 구경하고 계세요, 쌤
그래
(시안) 뱅쇼 한잔하고 가세요
두 잔이요?
[아이들의 웃음]
(승유) 잘 지냈어요?
(윤수) 응
시안이가 초대해 줘서 왔어요
나도
[잔잔한 피아노 연주]
(합창단) ♪ 고요한 밤 ♪
♪ 거룩한 밤 ♪
♪ 어둠에 ♪
(시안) 잘하죠? 제가 가르쳤어요 [합창단이 노래한다]
(윤수) 응, 잘하네
(합창단) ♪ 주의 부모 ♪
♪ 앉아서 ♪
♪ 감사 기도 드릴 때 ♪
[차분한 음악] (시안) 넌 모자를 이렇게
머리띠 쓸까?
[아이들의 말소리]
(승유) 시안이가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아, 이렇게 우연히라도
우리 둘을 다시 보게 해 줘서가 아니라
한 아이가 자라는 걸 지켜보고
저 아이를 보호하는 어른이 된 느낌
그걸 느끼게 해 줘요, 시안이가
(윤수) 그동안 시안이는
나를 보호자로 생각하고 의지했겠지만
사실 내가 더 많이 위로받고 힘을 얻었어
편안해 보여요
옷도 예전에 입던 스타일이고
[윤수의 웃음]
(윤수) 어때? 지금도 어울려?
아유, 보기 좋아요
너도
(윤수) 너도 한결 편안해 보여서 좋다
(시안) 선생님
우리도 기념사진 찍어요
- (윤수) 사진? - (시안) 저쪽
(여자1) 자, 찍을게요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승유) 아
내일 징계위 있어서 학교 가요
그 학교 돌아갈 거야?
고민 중이에요
그래
나중에 시안이가 유명한 수학자가 되면
축하해 주러 가요
[부드러운 음악]
우리가 같이 축하해 줘요
그러자
잘 가
[승유의 한숨]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학생들의 말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 (윤수) 이거 - (시안) 어?
직접 만드신 거예요?
응, 중간고사 대비
네가 어떻게 그 책을 가지고 있어?
그러는 넌?
이 책은 뭔데?
알 거 없어
(정아) 학교엔 별일 없죠?
오늘 백승유 선생 징계위가 열릴 예정입니다
(정아) 중간고사 성적은 나왔어요?
(성한) 예
글로벌 인재반 아이들 성적이 우수한 편이고
김지나 학생이 특히 잘 봤습니다
수학은 만점이고요
아, 그래요?
안 선생님 부르세요
안 그래도 호출했습니다
[노크 소리]
안녕하십니까, 교장 선생님
(정아) 이번 수학 시험에
변별력 있고 수준 높은 문제들 출제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결과 만족합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으니까 조만간 따로 뵙죠
네
(정아) 교감 선생님
[긴장감이 도는 음악]
(성한) 예
[문이 탁 닫힌다] 이번에 아성고 교무 수첩 하나가
경찰에 제출됐다는데
혹시 아는 거 있으세요?
아니요,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학교 일을 굉장히 세세하게 적어 놨다던데
짚이는 사람도 없으세요?
글쎄요, 알아보겠습니다
(정아) 일전에
[정아의 한숨]
제가 좀 예민했죠?
아시다시피 오늘 오후에 아성학원 이사회가 열립니다
내가 차기 이사장이 되면
교감 선생님이세요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 드릴게요
[문이 탁 여닫힌다]
[타이어 마찰음]
[한숨] [학생들의 말소리]
(제니) 백승유네?
(지나) 야, 가자 [수영의 헛웃음]
여기 왜 왔어요?
(수영) 학교 잘린 거 아니었나?
(제니) 우린 선생님한테 배우기 싫어요
왜 싫은데?
성유찬 엄마 그렇게 된 거
선생님이 한 거잖아요
(지나) 선생님은 이 학교도 우리도 별로 안 좋아하면서
왜 우리 가르치려고 하세요?
[어이없는 웃음]
(승유) 고맙다
안제니, 김지나, 경수영
이 학교로 돌아올 이유를 못 찾고 있었는데
너희들이 그 이유가 될 거 같다
무슨 말이에요?
내가 너희들을 안 좋아한다는 말이 반갑게 들려
[수영의 헛웃음] (승유) 너희들을 그냥 내버려 두지 말고
관심 가져 달란 소리 같거든
요즘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혼란스러운 거 알아
차차 얘기하자
궁금한 거, 의구심 드는 거
다 터놓고 얘기해 보자, 우리
고맙다
(수영) 와, 뭐야? [제니의 한숨]
(제니) 짜증 나
(수영) 진짜 어이없네 [수영의 헛웃음]
[학생들의 말소리]
(시안) 선생님
(승유) 어, 시안아
이제 다시 학교 나오시는 거예요?
[한숨]
높으신 분들이랑 잘 얘기해 봐야지
선생님, 파이팅이요!
[승유의 웃음]
고맙다
끝나고 전화 주세요
사실 제가 상의드릴 게 있어서요
그래, 끝나고 전화할게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시안)
[의미심장한 효과음]
(승유) 학교 행사에서
사적인 이야기로 물의를 일으킨 점은 죄송합니다
하지만
교사로서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동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교사가 불의와 편견에 맞서는 모습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해임한다면
교원 소청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맞설 생각입니다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시안) 선생님
최근에 클리닉 교재 만드신 적 없으시죠?
응, 없는데? 이건 뭐야?
선생님이 예전에 만드신 거랑 비슷하죠?
그 학원에서 만든 거 같은데
이걸 글로벌 인재반 애들이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시안) 근데
이 교재 문제가 조금 있는 거 같아요
무슨 문제?
[문소리가 흘러나온다] (여자2) 야, 최시안
[긴장되는 음악]
선생님, 다시 연락드릴게요
[탁 휴대전화 접는 소리]
[통화 종료음]
[마우스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긴장되는 음악] (사회자) 아성학원 5차 이사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안건은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의결 건입니다
후보자는 두 분입니다
두 분 일어서 주십시오
정관 규칙에 따라
심의와 표결이 진행될 동안
후보자 두 분께선 밖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표결을 시작하겠습니다
[통화 연결음]
[학생들이 시끌벅적하다]
[통화 종료음] [한숨]
얘는 전화 달라더니 왜 안 받아?
[통화 연결음]
[통화 종료음]
[학생1의 비명]
(학생2) 최시안 주, 죽은, 죽은 거 아니야?
[의미심장한 음악]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학생3) 최시안, 최시안 [학생4의 비명]
(학생4) 야, 시안이야, 시안이!
어떡해, 시안이…
[의미심장한 효과음]
(승유) 시안아!
시안아
시안아, 너 괜찮아? 어?
[승유의 거친 숨소리]
(학생4) 아, 어떡해!
[진희의 놀란 숨소리] (승유) 선생님, 119요, 119
- (진희) 아, 아, 네 - 시안아
(승유) 시안아 [진희가 통화한다]
시안아, 정신 차려 봐, 최시안
(윤수) 이 교재 아세요?
제가 예전에 만들었던 교재 표지와 거의 흡사한데
이 학원에서 만든 거 아닌가요?
저희 교재 아닙니다
(형빈) 그런데 이 사진은 어디서 나셨죠?
[한숨]
[사이렌이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
[소란스럽다] (학생5) 아, 시안아
(승유) 저, 제가 따라갈게요
[사이렌이 울린다]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긴장감이 도는 음악] 아성영재학교 글로벌 인재반 아이들이
이 교재를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요?
원장님이 그 아이들 해외 입시 컨설팅하시는 걸로 아는데
이 교재에 관해선 모르신다는 거죠?
네
알겠습니다
전 지금 노정아 교장
예전 아성고 시절부터의 비리들을 밝히는 중이에요
그러다 보면
아성영재학교와 원장님의 커넥션 또한
드러날 수도 있겠죠
커넥션이라니요?
표현이 좀 그렇네요
혹시라도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원장님
[문이 달칵 여닫힌다]
[휴대전화 진동음]
(승유) 시안이한테 사고가 났어요
[무거운 음악] 병원 가고 있는 중이에요
[놀란 숨소리]
(사회자) 결과 나왔습니다
(인형) 음
[문이 덜컹 닫힌다]
[소란스럽다] [윤수의 떨리는 숨소리]
[가쁜 숨소리]
- (윤수) 시안아! - (승유) 여기요
(윤수) [놀라며] 어떻게 된 거야?
(승유) 미술실에 쓰러져 있었어요
많이 다쳤어?
의식이 없어요 [윤수의 놀란 숨소리]
(간호사1) 비켜 주세요
(윤수와 의사) - 시안아! - 응급 수술 들어가야 합니다
(의사) 보호자 되세요?
(윤수) 네, 제가 보호자예요
(간호사1) 동의서 작성하실게요
(인형) 아성학원 신규 이사 선임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참석 이사 16명 중
13명의 찬성으로
[고조되는 음악]
(간호사2) 여기서 기다리세요
[윤수의 한숨]
[거친 숨소리]
(인형) 아성학원 신규 이사에
노정아 아성영재학교장이 선임됐습니다
(승유) 마셔요
시안이 아직 어리고 건강해요
잘 버틸 거예요
[한숨] 그래야지
사고 난 건 언제 알았어?
징계위 끝나고 나오다가
비명 소리가 나서 가 봤더니
[무거운 음악] [승유의 거친 숨소리]
(승유) 미술실에 시안이가
[무거운 효과음] 쓰러져 있었어요
[학생들의 비명]
옆엔 석고상이 깨져 있었고
석고상?
그것 때문에 다친 건 확실한데
(승유) 그게 그냥 떨어졌을 리는 없고
미술실에서 무슨 일 있었던 거 같아요
그게 언제쯤이야?
12시 10분쯤?
그때쯤 나한테 전화가 왔었어
시안이한테요?
(윤수) 응
무슨 말을 하려고 하다가
다시 전화하겠다면서 끊었어
근데 그때
(여자2) 야, 최시안
누가 시안이를 불렀어
그럼 사고 났을 때 누가 같이 있었단 얘긴데
누굴까요?
(경찰4) 경찰에서 나왔습니다
최시안 학생 보호자 되세요?
(윤수) 네
- (이사들) 축하드립니다 - (정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사1) 신임 이사님 축하드립니다
[이사1의 웃음] (정아) 감사합니다
(이사2) 축하드립니다, 이사님 [이사2의 웃음]
(정아) 조만간 뵙죠
(이사1) 아, 예 [이사들의 웃음]
- (이사들) 축하드립니다 - (정아) 감사합니다
(연우) 축하해
[정아의 웃음]
(정아) 네가 그렇게 나오니까 재미없는데?
지금 이 기분 만끽해
그리 길지 않을 거야
축하 고맙다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 네 - (성한) 큰일 났습니다
(성한) 학교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무거운 음악] 사고요?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경찰5) 최시안 학생 처음 발견한 사람이 누구죠?
- (학생1) 저희 셋이요 - (학생2) 네, 셋이
(경찰5) 왔더니 이미 쓰러져 있었다는 거죠?
- (학생들) 네, 네 - (경찰5) 그럼 혹시 이 근처에서
최시안 학생 말고 다른 사람은 본 적이 없고요?
(학생2) 네, 못 봤어요
(경찰5) 학생들도 못 봤어요?
- (학생3) 네, 못 본 거 같아요 - (학생4) 못 봤어요
(경찰5) 목격자가 없다?
최시안이요?
[한숨] 얼마나 다쳤는데요?
머리를 크게 다쳐 수술 중이라고 합니다
지금 경찰도 와서 조사 중이고요
경찰?
알았어요, 경과보고 하세요
사고 현장은 갔다 오셨어요?
CCTV도 확인해 보셨고요?
(경찰4) 학교는 지금 다른 팀원들이 조사 중입니다
(승유) 사고 났을 때
누가 같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거부터 좀 빨리 알아봐 주세요
(경찰4) 누가 같이 있었다고요?
사고 직전 통화에서 다른 사람 목소리를 들었거든요
(승유) 단순 사고가 아닐 가능성이 있어요
(경찰4) 확인해 보겠습니다
아, 혹시 학생 휴대폰 가지고 계세요?
아니요
없어요
잠시만요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 [한숨]
[통화 종료음] 꺼져 있네요
(승유) 일단 핸드폰부터 빨리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사고 직전에 저한테 보낸 사진이 있는데요
[휴대전화 진동음]
지나야
[지나의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정아) 오늘 엄마랑 파티하자 축하할 일이 있어
지나야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
(정아) 어
나 어떡해?
왜, 무슨 일이야?
[울먹이며] 엄마, 나 어떡해?
지나야, 왜 그래? [지나가 흐느낀다]
너 어디야, 지금?
(경찰4)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윤수와 승유의 한숨]
혼자 있어도 괜찮겠어요?
(승유) 학교에 가 보게요
시안이 핸드폰 미술실에 떨어져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 다녀와
무슨 일 생기면 연락 줘
네
너무 걱정하지 마요
승유야
고마워
시안이 일 같이 걱정해 줘서
시안이 내 학생이에요
내가 아니면 누가 걱정을 해요?
전화할게요
[한숨]
(시안) 제가 이다음에 수학자 되면요
꼭 메달 걸어 드릴게요
우와, 감사합니다, 쌤
이번 교재 진짜 죽여요
우와, 예쁘다
감사합니다, 쌤, 진짜 잘 신을게요
전 괜찮아요, 선생님이 걱정이죠
[울먹이는 숨소리]
[한숨]
[한숨]
[울먹이며] 네 [어두운 음악]
알겠어요
[통화 종료음]
[떨리는 숨소리]
[한숨]
[탁 휴대전화 접는 소리]
(경비) 미술실 안엔 CCTV가 없고요
그 근방과 나머지 영상은 여기 다 담았습니다
분석 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성한) 예
[진희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 (승유) 김진희 선생님
(진희) 어, 승유 쌤
뭐 좀 나왔어요?
아니요
방금 경찰이 CCTV 영상 가져갔어요
[승유의 한숨] (진희) 근데 시안이는 좀 어때요?
수술 잘 끝났어요?
아직이요
혹시 시안이 핸드폰 못 보셨어요?
어, 못 봤는데
아까 미술실에도 없었어요
[한숨] (진희) 근데 시안이 수술
너무 오래 걸리네, 진짜
아, 어떡해
미치겠네, 진짜
왜요, 혹시 뭐 아는 거 있으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짚이는 거 있으면 뭐든 얘기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탁 문 잠그는 소리]
[거친 숨소리] 지나야
지나야!
지나… [정아의 놀란 숨소리]
엄마
[울먹이며] 그, 그게요
[지나의 떨리는 숨소리]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똑바로 말해
[정아의 거친 숨소리] (정아) 하나도 빠짐없이
확실한 거예요?
어떡해요, 선생님?
(진희) 이거 뭐 어떡해야 돼요?
[떨리는 숨소리]
엄마
[울먹이며] 걔 죽으면
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정아) 입 다물어!
[떨리는 숨소리]
아무 말도 하지 마
[떨리는 숨소리]
더는 아무것도 망치지 마
여기서 더 망치면
그 누구도 가만 안 둬
그게 너라 해도
알아들어?
[울먹이는 숨소리]
끝났나요?
(의사) 예, 수술은 일단 끝났고요
의식 돌아올 때까지 경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수의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응
수술 끝나고 지금 중환자실로 들어갔어
[사이렌이 울린다] (승유) 아직도 의식은 없고요?
내 얘기 놀라지 말고 들어요
[놀란 숨소리]
[어두운 음악]
[금고 잠금장치 조작음] [안내 음성] 비밀번호
[탁 열리는 소리] 잠금이 해제되었습니다
문이 열렸습니다
문이 잠겼습니다
[한숨]
[통화 연결음]
장 변호사님, 오고 계시죠?
[한숨] 빨리 좀 와 주세요
네
[통화 종료음]
[깊은 한숨]
[헛웃음]
[한숨]
[통화 연결음]
(성한) 예, 교장 선생님
최시안 학생 사고 경위
경찰 조사 상황
그리고 교내 CCTV 영상
모두 가져오세요
(성한) 예, 그런데요…
[노크 소리]
변호사님, 오셨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최시안 학생 보호자분이
교장 선생님을 뵙고 싶어 합니다
[잔잔한 음악]
(승유) 아성영재학교 CCTV 분석 결과 나왔습니까?
(정아) 네가 지금 최시안 걱정을 해?
[불안한 숨소리] 그딴 표정 짓지 말고 내 말 잘 들어
(승유) 시안이 말로는
너희 글로벌 인재반 애들이 갖고 있었다던데
(유찬) 저 아는 거 없어요
(예린) 백승유, 아까 그 교재 사진 나한테 보내 줄 수 있어?
(지나) 엄마가 안 믿어 줬잖아요
그게 잘못이에요?
(성재) 언론사에 보도 자료 넘겼고
곧 기사 날 겁니다
(정아) 너 어떻게 된 거야?
(승유) 노정아 교장 만나러 갈 거예요
(윤수) 나도 갈게, 만나야겠어
.멜랑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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