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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 13

  

 

(철민네 아버지가 수호를 얼마나 마음에 안 들어 했는지 너도 알지?

 

고아원으로 내치려 했던 거

 

그거 수호도 아니?

 

[철민이 비열하게 웃는다]

 

(어린 해라아빠 진짜 너무해요 수호 오빠 불쌍하지도 않아?

 

문 박사 아저씨 자료 빼다가 돈 번 건 아빠잖아!

 

뭐야닥치지 못해!

 

오빠 고아원으로 보내면 나도 집 나갈 거야!

 

(철민수호가 옛날 일을 재조사하면

 

너의 아버지 얘기도 다 드러나게 될 거다

 

나머지 얘긴 만나서 하자꾸나

 

음악 틀어줄까뭐 듣고 싶은 거 있어?

 

아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우리 잠깐만 걸을까?

 

(수호왜 그래갑자기 기분 다운돼서

 

아까 옛날 집 보고 와서 그런가?

 

어떻게 견뎠어? - ?

 

우리 엄마 아빠가

 

예의적인 친절로만 대하는 거 느꼈을 텐데

 

 

어릴 때 너무 힘들었을 거 같아

 

그래도 방학 때 학교 기숙사에 있는 거보다 좋았어

 

너 볼 수 있어서

 

[슬픈 음악]

 

(해라우리 아빠가

 

오빠 보육 시설에 맡기려고 했었어

 

입소 신청서 써놓은 거 보고선 내가 아빠한테 처음으로

 

대들었었어

 

그때부터 네가 나 지켜준 거네

 

아니

 

그 일이 벌어지기 전에 오빠가 먼저 유학을 떠났지

 

고아원에서 자랐어도 난 잘됐을 거야뭐가 문제지?

 

(철민문 박사는 화재가 아니라

 

너의 아버지가 죽였다

 

더 할 말 있어?

 

없어

 

해라야

 

너무 추워가자

 

과일 산댔지? - 

 

너 콧물

 

거짓말하지 마 - 그렇지거짓말이지

 

[수호가 작게 웃는다]

 

새로운 증인이랑 증거는 뭐야?

 

너무 많아서

 

박철민 회장 쪽 관련된?

 

건설사 임원 쪽도 있고

 

다른 거는?

 

너 뭐 들은 얘기 있어?

 

?

 

사과랑 배 좀 사자

 

[불안한 분위기의 음악]

 

[카메라폰 촬영음]

 

[카메라폰 촬영음]

 

[카메라폰 촬영음]

 

왜 그래?

 

 

장 볼 거 더 남았나?

 

... 이제 고기만 사면 돼

 

오케이빨리 사고 집에 가자

 

[긴장되는 음악]

 

우리 영원히 다신 안 보기로 하지 않았나?

 

박곤 씨가 아드님인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철민개발 직함을 갖고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용건이 뭐요?

 

아드님이 위약금을 세 배를 내라는데

 

그냥 없던 일로만 해주십시오

 

그럼 저도 약소한 선물을 하나 해드리죠

 

선물?

 

문수호 대표한테 옛날 일을 얘기하지 않는 조건이죠

 

문 박사님 아들이더라고요

 

옛날 일...

 

그 옛날 일이 뭐더라?

 

위약금은 없는 걸로 알겠습니다

 

[못마땅한 듯 헛기침]

 

[더 크게 헛기침]

 

다녀오겠습니다

 

[산산이 깨지는 소리]

 

없느니만 못한 놈

 

윤달홍이 땅 다시 올려줘!

 

아버지

 

다신 만나지 말고!

 

그놈이 사라져도 궁금해하지 말고!

 

알았냐?

 

(수호의문의 화재로 연구소는 불탔고

 

그 안에 계시던 저희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해라 씨 남친 방송은 굳이 왜 찾아봐?

 

[방송이 작게 들린다누가 해라 씨 남친이야?

 

- (승구그럼... - 정기점검은 매달 철저하게 했습니다

 

[웃음남편인가?

 

아니면 말고

 

(수호절대 누전이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구소가 없어지면 이득을 얻는 쪽에서 했겠죠

 

이득을 얻는 쪽에 철민이가 있었나요

 

[발자국 소리가 난다]

 

 

나 봄에 입을 옷 좀 해줘

 

바지 정장 한 벌하고 반코트 롱드레스미니스커트 하나

 

그리고 내일부턴 점복이 좀 찾으러 같이 다녀

 

옷을 잔뜩 주문해서 날 여기 딱 붙어 있게 만들고

 

점복이를 찾자면서 끌고 다니고

 

문수호 집에 못 붙어 있게 하려는 속셈이네

 

바보는 아니구나

 

철민이를 봤어요

 

[미스터리한 음악]

 

어디서? - 근처에서

 

(샤론여길 먼저 와서 명함을 놓고 갔더라고

 

걔가 여길 어떻게 알고?

 

몰라요어떻게 왔는지

 

둘러보면서 개발하면 좋겠다고 했대

 

너더러 뭐래?

 

서린이 누나

 

내가 당신 때문에 부자가 됐어요

 

(샤론걘 날 계속 사랑하고 있었다니까

 

만날 생각 하지 마

 

이용할 생각도 하지 말고

 

철민이늙고 못생겨졌더라

 

나 걔 보고 몸살 왔었어 우울해서

 

걘 지금 돈만 아는 괴물이야

 

어떻게 알아만나본 적 있어?

 

악명 높은 땅 투기꾼이 됐어

 

나한테 말 안 하는 게 꽤 많군

 

얘기해서 좋을 게 없는 것만

 

[음악과 함께 날카로운 음향 효과]

 

옷은 내가 알아서 이쁘게 해드릴게

 

나 얘기 아직 안 끝났어

 

[한숨을 쉰다]

 

[음산한 음악]

 

칼을 갈았나?

 

[땅에 구멍 뚫는 소리]

 

[굴착기 소리]

 

(인부1) ?

 

이게 뭐지멈춰! - 어이!

 

(인부1, 2) 어이멈추라고스톱스톱!

 

[굴착기 소리] (인부2) 어이가만있어

 

(인부3) 흐미그거 뭐야뭐야?

 

아이 씨...

 

[음산한 음악]

 

(수호뭐라고요?

 

지금?

 

경찰에는요연락했어요?

 

알겠습니다바로 갈게요 실장님도 지금 출발하세요

 

뭔데 그래?

 

아무것도 아냐

 

늦지 않게 올게 먼저 들어가미안

 

[시동을 건다]

 

[출발하는 굉음]

 

[자동차 다가오는 소리]

 

(한 실장알겠습니다

 

이상한 일이네요

 

여기서 백골 사체가 발견됐다니

 

여기 어떻게 된 겁니까?

 

사망한 지 10년 이상 된 거 같은데

 

그것도 정밀 감식을 해봐야 안다고요

 

10년 전까지 이 터는 맹지여서

 

접근도 쉽지 않았고

 

길이 뚫린 후에도 건물이 들어선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다른 건 더 없었고요?

 

그 뭐신분증이나 소지품 가진 것도 없고 옷도 다 해져서

 

우선 그실종자 명단을 토대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저희도 추가로 발견되는 게 있으면 경찰에 바로 알려주기로 했고요

 

[수호가 한숨을 쉰다]

 

(백희내일이라도 간단하게 그분을 위한 제를 지내줘요

 

문 대표가 공사를 시작한 덕에 그분도 세상에 나온 거니까

 

억울한 게 있다면 감사해하시겠지

 

(한 실장알겠습니다

 

[미스터리한 음악]

 

이런 거불길한 거 아니야 걱정하지 마

 

가족을 찾으시면 좋겠네요

 

한을 풀어주게 될 거야

 

오히려 잘된 거예요

 

[크게 한숨을 쉰다]

 

[불길한 음악으로 분위기 바뀜]

 

[음산한 속삭임이 들린다]

 

(해라주무세요?

 

안 자요

 

(수호공사장에 문제가 좀 있었는데 잘 해결됐어

 

공사장 문제였어?

 

한옥 호텔 부지

 

(해라다친 사람은 없고?

 

(수호걱정할 거 없어

 

(숙희이리 와서 딸기 드세요

 

나 먼저 가 있을게

 

 

몸살은 좀 어떠세요?

 

괜찮습니다

 

얼굴이 동안이어도 몸살은 걸리시나 봐

 

누가 댁을 40대로 보겠어요?

 

40대라니요?

 

농담이 과하시네이모

 

(숙희해라가 양장점 처음 갔을 때가

 

아무리 못해도 스물일곱여덟?

 

그게 벌써 십 오륙 년 전이니까

 

저 그때 열여덟 살이었어요

 

?

 

에유이모는 촌스럽게 나이 얘기를 하고 그래?

 

나이학교그리고 아버지 직업 묻는 거 요즘 트렌드 아니야

 

[그릇 끄는 소리]

 

몸살엔 유자차가 좋대요

 

해라 씨는 나한테 참 친절하네요

 

제가 원래 예쁜 사람 좋아하거든요

 

[그릇 끄는 소리] [잔 내려놓는 소리]

 

과일도 많이 드세요

 

[음산한 음악 ]

 

그 반지는 뭐예요?

 

이거

 

선물 받은 거예요

 

이야무슨 중전마마 반지 같다

 

나 구경해봐도 돼요?

 

그럼요

 

[슬픈 음악]

 

(해라한옥 호텔은 언제 완공돼?

 

후년 봄쯤?

 

(숙희다 지어지면 우리도 한번 구경 가야지

 

당연하죠

 

[음침한 음악이 점점 커지며 날카로운 소리]

 

(샤론허억! [큰 바람 소리]

 

[불길한 음향]

 

괜찮으세요? - !

 

[음산한 음악]

 

[샤론 괴로운 듯 큰 신음]

 

[샤론 신음]

 

[샤론 신음하며 가쁘게 숨을 몰아쉰다]

 

[계속 신음이 이어진다]

 

어디가 불편하신 거예요?

 

[샤론의 신음]

 

구급차 부를까?

 

[샤론의 신음]

 

[반지 툭 떨어지는 소리] [샤론 신음 후 밭은 숨소리]

 

괜찮아요

 

[샤론 거친 한숨]

 

제가 가끔 몸이 안 좋을 때 위경련이 생겨서

 

정말 병원 안 가보셔도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저는 가서 쉴게요

 

[똑똑 노크]

 

? - (수호

 

이게 내 방에 있네

 

그거 내가 일부러 두고 나온 건데?

 

또 내 방 언제 들어왔어?

 

에이그냥 이거만 놓고 나온 거야

 

그럼 나도 네 방 들어가 볼래

 

[이불 누르며 툭탁 소리를 낸다]

 

(해라들어와

 

방 이쁘네

 

세입자 방이 다 그렇지

 

이 사진 기억나 추석 연휴 때

 

(해라맞아그때 우리끼리만 찍어서 오빠한테 미안했어

 

아버지 어떻게 돌아가신 거야?

 

지방 출장 중에

 

과로로 쓰러졌다고 연락받았던 거 같아

 

엄마도 충격받아서 쓰러지시고

 

나도 막 정신없이 며칠 보내고 났더니

 

곤이 아버지께서 찾아오셔서 잘 모셨다고 했어

 

병원 기록은 확인했어?

 

그건 영미 부모님께서 확인하셨다고 했어

 

...

 

내가 그분들 좀 만나볼 수 있을까?

 

두 분 다 캐나다에 계셔 아마 영미 결혼식 때나 오실 거야

 

영미한테 전화해서

 

부모님하고 통화 좀 하고 싶다고 얘기 좀 해줘

 

?

 

박철민 회장 한 얘기가 맞는지 확인 좀 하려고

 

오늘 좀 해줘

 

 

(영미흐흐해라 너 오랜만이다

 

어우연애하느라고 바쁜가 봐

 

부모님요즘에도 캐나다에 계시는 거지?

 

요새는 추워서 샌디에이고에서 지내실걸

 

[미스터리한 음악]

 

...

 

그때 일은 왜 갑자기...

 

수호 오빠가 뭐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나 봐

 

너무 옛날 일이라서

 

우리 엄마 아빠가 자세히 기억할까 모르겠네

 

그리고 너희 아버지 일인데 왜 그분이 궁금해해?

 

그거야 우리 집에서 2년 동안 식구처럼 지냈으니까 그렇겠지

 

그래알았어

 

내가 얘기해볼게 - (해라

 

(해라 부남의 서재를 왜 함부로 뒤져?

 

대체 뭘 의심하는 거야?

 

이건 사업할 수 있나 봐달라고 나한테 예전에 맡긴 거야

 

기억 안 나?

 

[효과음 커지다가 쾅]

 

문준성이가 너한테?

 

(해라 부그래내가 너한테 얘기했었는데

 

나만 쏙 빼고 너희끼리 무슨 작당을 한 거야

 

너 왜 사람이 점점 이상하게 변하냐

 

해라 친구들도 아래층에 와 있는데 몰래 들어와서 남의 서재나 뒤지고

 

좀도둑처럼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좀도둑?

 

[플래시 떨어지는 소리]

 

좀도둑?

 

[놀라서 들이쉬는 숨]

 

[화나서 내쉬는 숨]

 

난 하나도 못 봤어

 

해라 생일날도

 

다른 날 밤도

 

다 기억 안 나

 

기억 안 나

 

[자동문 닫히는 소리]

 

삐진 거 풀어

 

...

 

[한숨]

 

...

 

꽃다발 하나에 너무 감동한다

 

[목메는 거 삼키며 웃는 소리]

 

[숨을 들이쉰다]

 

반성할게

 

[작게 한숨]

 

[숨 들이쉬며강릉 가자밤바다 보러

 

지금?

 

지금

 

바다 안 보면 답답해서 미친 거 같아

 

그래가자 [영미 웃음]

 

(영미고마워 해영 씨마감 좀 부탁해!

 

[불안한 음악]

 

[서류 넘기는 소리]

 

[딩동 문자 알림음]

 

[음악 소리 커지며 분위기 고조]

 

[문자 알림음]

 

[문자 알림음]

 

[휴대폰 내려놓는 소리]

 

일어났어요?

 

문 대표는 아침 일찍 나갔고요

 

해라도 좀 전에 출근했어요

 

다들 바쁘시네

 

문 대표가 몸살약이랑 위장약 챙겨 놓고 나갔어요

 

감사하다고 인사할게요

 

해라가 죽 쒀놓고 나갔고요 좀 드세요

 

이모어제 그 반지는 어디에서 산 거래요?

 

모르죠 싸 보이지는 않던데

 

할머니들이 끼는 반지 같아서 회사 갈 땐 빼라고 하고 싶었는데

 

내가 준 옷들이랑 맞질 않아요

 

안 그래도 빼놓고 갔어요 회사에서 튄다고

 

이모

 

이따 저희 가게에 좀 다녀오세요

 

나 심부름 같은 거 안 해요

 

울하고 캐시미어 좋은 거 준비해 놨는데

 

가서 보고 고르세요

 

반코트 필요하시댔죠?

 

[신비한 음악과 음향]

 

[긍정의 웃음]

 

[냄비 뚜껑 들어서 덮는 소리]

 

드세요

 

[숙희 웃음소리]

 

(수호개발 지역과 도시 재생 사업지 어느 곳으로 분류돼도

 

일단 투기의 움직임은 일게 마련이죠

 

돈이 얽히다 보니 불법적인 일들도 많이 일어나고요

 

아픈 개인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인 아픔도 계기가 되신 거죠?

 

아버지도 이권에 연루된 사람들에 의해 희생되신 거라고 봅니다

 

(사회자허허...

 

(수호당시 연구소에 근무하시던 분이나

 

아파트 허가 관련해서 알고 계신 분들의 제보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슬픈 음악]

 

(사회자이 방송 나가면 분명히 제보가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 (수호가시죠 - (한 실장

 

(수호박 회장 쪽에서 보낸 문자 같은데 확인 좀 해주세요

 

우리 제보도 신빙성 없는 게 태반일 겁니다잘 걸러 주시고요

 

알겠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샤론이거랑 똑같은 반지를 만들어 주세요

 

완벽하게 똑같이

 

되도록 빨리요

 

[효과음과 함께 음악 끝]

 

(저희 아버지 돕는 사람들인데

 

뭐 무슨 잘못이라도...

 

여기 회사 앞 CCTV에 찍힌 겁니다

 

어젠 해라랑 같이 있는 마트까지 따라왔고요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

 

박곤 씨

 

아버님 오른쪽 발목 윗부분에 수술 흉터 있죠?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연구소 화재 나던 날

 

제가 엎어져서 아버님 발목을 잡았습니다

 

도와달라고

 

절 뿌리치고 가실 때 그 흉터를 봤고요

 

[미스터리한 음악]

 

건설사에서 돈을 받고

 

연구소에 일부러 불을 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버지그렇게 간이 크신 분은 아닙니다

 

안에 사람이 있는 줄 알면서 일부러

 

문수호 씨

 

말씀이 좀 지나치십니다

 

열등감이 심하셨다면서요

 

친구들 중에 제일 안 풀렸고

 

[길게 숨을 내쉰다]

 

일 더 크게 만들지 말고

 

제 앞에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세요

 

나를 무시하고

 

나도 싫어하는 아버지지만

 

나는 그분 편이 돼야만 합니다

 

재밌는 얘기 기다리겠습니다

 

한 군데만 더 보자니까 글쎄?

 

점복이를 어디 가서 찾는다는 거야대체?

 

그림 잘 그리던 애니까 이런 데 어디 숨어 있겠지

 

차라리 광고를 내요

 

'조선 시대부터 살아온 점복이를 찾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게 함정'

 

점복이를 찾으면

 

우리도 뭔가 달라질 거야

 

'구천의 귀신글씨도 없어지고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어떻게 알아?

 

느낌으로 알아

 

정해라가 은반지를 갖고 있어요

 

문수호한테 받았대

 

그 사람은 그게 어디에서 났을까?

 

네 반지 아니야

 

[슬픈 음악]

 

알 거 없어

 

반지가 주인한테 갔는데 글씨는 그대로야

 

정해라가 주인이 아니란 소리지

 

 

그 반지 탐내면

 

큰일 난다

 

뜨거워서 만질 수도 없는데

 

걱정 말아요

 

점복이 투어해산

 

[철민의 헛기침 소리]

 

[헛기침]

 

아빠가 문 박사님 연구 자료 가지고 돈 번 거

 

수호 오빠도 알아요

 

고아원 보내려고 했던 것도 제가 얘기했고요

 

문 박사가 죽던 날

 

너의 아버지가 옆에 있었어

 

(철민나도 거기 있었거든

 

일 도와주는 척하면서 창고에서

 

물건을 좀 빼서 내다 팔았지

 

내 죄라면 그게 다다

 

그날도

 

소독용 알코올을 빼러 갔다가

 

너의 아버지를 봤어

 

둘이 싸우더라심하게

 

(철민그리고 창고에 있는데

 

펑 하는 폭발음이 나서

 

도망쳐 나왔다

 

제가 그걸 믿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수호 후견인을 해준 것도 다

 

죄책감 때문이었어

 

그리고 수호한테서 아버지의 연구 문건 원본을

 

찾아야만 했었고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으셨겠죠

 

너의 아버지가 친필로 쓴 각서도 있다

 

(철민) '문 박사의 동의 없이'

 

'연구 결과를 사업에 이용하지 않겠다'라고

 

[철민 어이없는 웃음]

 

(철민그래놓곤 친구를 배신했어

 

다 밝히셔도 상관없어요

 

수호 오빠가 받게 될 상처는 걱정되지만

 

그 이후의 문제는

 

본인이 판단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문수호 좋아하잖아

 

 

좋아해요

 

이 사실을 알고도

 

수호가 널 좋아할까?

 

제가 싫어진다고 해도

 

어쩔 수 없죠

 

저 그럼 가보겠습니다

 

해라야

 

이럴 땐 '저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라고 물어보는 거다

 

뭔가요?

 

외로운 문수호 사랑해줘라

 

그리고 지금 하는 일을 멈추게 해

 

(철민재생 사업이건 재조사건

 

너도 아버지를 위해서

 

나도 좀도둑질 과거는 숨기고 싶다

 

아저씨

 

우리 아빠

 

수목장으로 모신 거 확실해요?

 

당연하지

 

슬픈 한이 있다면 푸시고

 

가족의 품에 안기시길 바랍니다

 

다른 소지품은 더 발견된 거 없나요?

 

아직은

 

성별이나 나이는요?

 

 40세 이상의 남자로 추정이 된답니다

 

[잔에 물 따른 뒤 물병 내려놓는 소리]

 

해라야

 

네가 여기 웬일이야?

 

박 회장님이랑 뭐 할 얘기가 있어서

 

갈게

 

아니

 

아버지가 뭐래?

 

별일 아냐

 

나한테는 얘기해도 돼

 

(영미추워

 

... 무슨 일이야?

 

아무것도 아니야 잠깐 회장님 뵙고 가는 길이야

 

?

 

엄마 아빠랑 통화해 봤어?

 

... 전화가 안 되네

 

내가 이따가 다시 해볼게

 

연락 줘

 

해라가 방금 뭐라고 한 거야?

 

... 우리 엄마 아빠한테 새해 인사 하고 싶다고

 

왜 갑자기?

 

몰라올라가자

 

[먹어보라고 작게 얘기한다]

 

[따뜻한 기타 음악]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웃음]

 

저번에 그단팥빵 좋아하시던?

 

맞아요 그때 왔던 여행사 직원이에요

 

웹 발신 문자 같은 경우에는 통신사에선 추적이 힘들고

 

사이버 수사대에서 가능한데

 

그것도 사기나 협박 같은 경우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장난치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냥 한번 둬보죠

 

[숨을 들이쉰다장난이 아닌 경우도 염두에 두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가시죠 - (한 실장

 

[차 문을 연다]

 

(찬기연구소 근무하셨던 분들한테 연락이 많이 왔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와주시겠대요

 

감사한 일이네

 

[찬기 작게 웃으며우리 편이 많습니다힘내세요!

 

[문자 알림음]

 

[따뜻한 음악]

 

[카메라폰 촬영음]

 

...

 

!

 

나리 실업에서 300명 기업 행사 입찰로 돌린다는 거 들었지?

 

아이하던 대로 그냥 우리 주면 되지...

 

갑질을 한단 말이야

 

아우그거 우리가 다시 따내면 되죠

 

(본부장아니야!

 

지금 회의하다 왔는데 아이디어가 너무 후져

 

정해라 어디 갔어?

 

10분 지났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해라

 

평소에는 괴상망측한 아이디어도 잘만 내던데

 

왜 입을 꼭 닫고 있어?

 

생각하는 중이에요지금 열심히

 

진짜 미치겠네진짜

 

저 좀잠깐만 쉬었다 할게요

 

뭘 했다고 쉬어안 돼 아이디어 내고 쉬어?

 

너 이번에 이거 해결 못 하면 퇴출이야

 

아우정말

 

쉬어쉬어쉬어

 

(찬기실례합니다

 

[비닐봉지 소리]

 

대장간 막내네요

 

안녕하세요

 

저희 대표님께서 빵을 보내셨어요

 

지금 막 나온 신상인데 해물 야채 빵이래요

 

한번 드셔 보세요맛있어요

 

(팀장!

 

주희 씨

 

(주희?

 

고마워요찬기 씨

 

으흥흥

 

이 와중에 참 바쁘게들 살았다

 

[함께 웃는다]

 

대표님 근처시라고 잠깐 들르신대요

 

아이대표가 왜 그리 한가해왜 자꾸 방문을 해?

 

안녕하세요 - 아이고대표님하하하

 

또 방문을 이렇게 해주시고흐흐

 

정해라 씨안녕하세요

 

회의 중이셨나 봐요? - 

 

저희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입찰을 붙인다고 해가지고

 

지금 아이디어 내느라고 정신없어요

 

그래서 이번 입찰은 정해라 씨가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팀장아우그걸 왜 해라가 책임져요...

 

(본부장해라가 책임진다 그랬어

 

- (팀장언제요? - (본부장아까

 

- (팀장못 들었는데요 - (본부장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팀장어우짜증 나

 

정해라 씨

 

해물 야채 빵 좋아하시나 봐요

 

?

 

[익살스러운 음악]

 

나는 좋아하는데

 

해물

 

해물 - 해물

 

해물

 

얘기 좀 하자찬기야

 

- (주희... 나왔어요 - (팀장?

 

(주희그쵸그쵸?

 

해물!

 

선대 회장님께서 부산 피난 시절에

 

맨날 수제비만 먹어서 싫증을 내니까

 

어머니께서 포구에 나가서 일을 해주고

 

낙지와 생선을 얻어다가 해물 수제비를 끓였는데

 

그날 밤에 온 식구들이 울면서 먹었다는 이야기유명하잖아요?

 

(본부장아이그래서그래서?

 

(해라성북동 해물 수제비 주방장을 모셔다가 특별 메뉴를 내는 거예요

 

어머그거 너무 좋다

 

그럼 현지 호텔 주방에 미리 양해를 구한 다음에

 

우리가 뚝배기깍두기새우젓 다 공수해 가서

 

수제비 저녁 만찬을 하는 거죠

 

옛날 그 마음으로 우리 모두 하나가 됩시다이렇게

 

(남직원어우좋다될 거 같은데?

 

(여직원괜찮은데요

 

[본부장이 손뼉을 친다]

 

내가 생각한 걸 잘도 정리했네

 

박수박수

 

[모두 박수]

 

(팀장해라진짜 좋다

 

- (남직원1) 정해라 짱! - (남직원2) 아이디어 진짜 좋아요

 

[모두 칭찬한다]

 

(모두정해라!

 

[작게 웃는다]

 

[안도의 한숨 뒤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고마워

 

박수받은 거 축하해

 

[감동적인 음악]

 

수호야

 

 

사랑해

 

나머진 집에서

 

[작게 웃음]

 

이따가 봐

 

집에서 봐

 

[작게 한숨]

 

[살짝 헐떡이며] (수호오셨어요?

 

집에선 얘기할 틈을 안 주셔서요

 

미안합니다 일이 좀 많아서

 

아침에 약 챙겨주신 거 감사해요

 

덕분에 한결 좋아졌어요

 

[서류를 집어 든다]

 

(샤론제 생각도 대표님과 같아요

 

우리가 복고에 열광하는 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금성 1, 2동만큼은 추억 속 동네로 남아있으면 좋겠어요

 

저희 집에 계신 건 불편하지 않으세요?

 

아니요아주 재밌습니다

 

다행입니다

 

잡채 좋아하세요오늘 저녁에 할까 하는데

 

[숨을 들이쉰다

 

다행이네요 일찍 들어오세요

 

집에서 뵙겠습니다

 

[수호가 숨을 내쉰다]

 

...

 

혹시 도움이 되실진 모르겠는데

 

연구소 화재가 나던 날 밤에 누군가를 봤어요

 

[불안한 음악]

 

점잖은 인상이어서 별로 이상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는데

 

연구소 사람은 아니었어요

 

기억이 묻혀 있었는데 최근에 떠올랐어요

 

어떤 사진을 보고

 

어떤 사진이죠?

 

오해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리는데

 

같은 사람이 아니고 그 비슷한 인상을 봤다는 거예요

 

해라 씨 옛날 가족사진에서 봤어요

 

안경 쓰고 키가 훤칠했던 걸로 기억해요

 

이 사진 기억나 추석 연휴 때

 

같은 분을 보셨을 수도 있죠

 

연구소에 자주 놀러 오셨을 겁니다

 

화재가 나던 날도 오셨나 보네요

 

화가 난 얼굴로 들어가셨는데

 

해라한테는 그런 말씀 하지 말아주세요

 

그럼요그럼 집에서 뵐게요

 

수고하세요실장님 수고하세요찬기 씨

 

[콧노래를 한다]

 

... [작게 웃는다]

 

[계속 콧노래를 한다]

 

이상하네

 

분명히 여기다 뒀었는데

 

이모이모!

 

?

 

여기 있던 내 반지 못 봤어?

 

못 봤어

 

난 오늘 네 방 들어오지도 않았어 양장점 가 있었지

 

거긴 왜?

 

반코트 해준다고 옷감 고르래서

 

[작게 한숨]

 

그럼 이게 어디 갔지?

 

반지가 없어졌어?

 

내가 분명히 여기다 잘 놨는데 없어졌어

 

이상하네

 

너 반지 빼놓고 갔다고 샤론 양장점한테 말하긴 했지만

 

...

 

이런 질문 죄송한데요

 

뭐죠?

 

혹시 제 반지 못 보셨나요?

 

제가 액세서리 함에 넣어놨는데 없어서요

 

...

 

그거 내가 가져갔어요

 

왜요?

 

귀한 반지 같던데 때가 좀 타 보여서

 

깨끗하게 한 번 닦아다 주려고요

 

다음부턴 그러실 필요 없고요

 

지금 돌려주세요

 

(샤론싸구려 반지나 즉석에서 세척해주지 좋은 반지는 하루 이틀 걸려요

 

내가 찾아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잡채 좋아해요아주 맛있게 됐어요

 

지금 찾아다 주세요

 

그 반지지금 갖다 주세요

 

이 시간엔 가게가 문을 닫았죠

 

[문 열리는 소리]

 

왜 남의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대시죠?

 

선물 받은 것도 알고 반지가 주는 의미도 알면서

 

어떻게 그런 물건을 함부로 가져가냐고요

 

내 딴엔 성의를 보인 거예요

 

몸살이라고 딸기도 사다 주고 나한테 잘해주니까

 

그럼 딸기는 딸기로 갚으면 되죠 왜 남의 반지를 가져가냐고요

 

그 반지가 나한테 어떤 반진데

 

어떤 반진데?

 

사랑하는 사람한테 받은 반지요

 

무슨 일이에요?

 

이건 샤론 양장점이 잘못하셨네

 

남의 반지를 맘대로 가져가는 건 심했지요

 

제가 훔치기라도 했어요?

 

깨끗하게 닦아다 주려고 했다니까요

 

그래도 주인한테 말을 하고 가져가는 게 맞죠

 

그리고 그 반지는요 그대로가 멋있는 거예요

 

억지로 광내는 거 저 싫어요

 

알았어요

 

그대로 돌려달라고 할게요

 

전화번호 알려주세요 제가 지금 찾으러 가게

 

왜 이래진짜

 

일부러 이래요?

 

해라야그만해 내가 내일 찾아가지고 올게?

 

[작게 한숨 쉰다]

 

대체 남의 방엔 왜 들어가요?

 

내가 선물 받은 반지를

 

어떻게 그렇게 맘대로 가져다 세척을 맡길 수가 있냐고요!

 

내가 자기 이쁘게 꾸며주고 싶어 하는 거 알잖아요

 

됐고요

 

전화번호 줘요빨리

 

그만해해라들어가

 

이모 - 

 

들어가 - 그래그래해라야

 

일단 진정해 응가자가자

 

그래

 

[숙희와 해라의 대화가 작게 들린다]

 

서린 씨도 진정하세요

 

[미닫이문 여는 소리]

 

[해라 한숨]

 

에유저 여자가 잘못한 건 맞는데

 

너도 너무 흥분했어

 

나 정말 이해가 안 돼 진짜아이씨...

 

물 한 잔 마시고 진정해물 갖다줄게

 

[미닫이문 닫는 소리]

 

...

 

[크게 심호흡하고 숨을 내뱉는다]

 

내가 해주는 옷들은 넙죽넙죽 잘 받아 입으면서

 

왜 반지만 갖고 그래?

 

일부러 시위하는 거예요?

 

뭐요?

 

거지 같은 계집애가 이쁜 옷 입고 좋은 집에 들어와 사니까

 

눈에 뵈는 게 없어?

 

네 주제에 이런 공주 대접이 어울리기나 해?

 

[짝 소리] (샤론!

 

[기가 찬 듯 숨을 내쉰다]

 

[여자들의 비명]

 

[비명]

 

[둘이 싸우는 호흡]

 

[싸우는 호흡]

 

[숨을 거칠게 내쉬며이씨...

 

[씩씩거린다]

 

[둘이 싸우며 씩씩거린다]

 

(해라!

 

(샤론이거 안 놔?

 

[해라가 비명 후 쓰러지며 호흡]

 

너희 아버지 연구소 불날 때 왔었어

 

인상 팍 쓰고 화난 얼굴로 들어가는 걸 내가 봤다고

 

경찰에 가서 말할까?

 

아니면 인터넷에 띄워?

 

[해라 힘쓰는 호흡] [샤론 비명]

 

[문 열리는 소리] (샤론이씨...

 

[작게 숨을 내쉰다]

 

...

 

괜찮으세요?

 

...

 

나가시죠

 

[작게 숨을 내쉰다]

 

[미닫이문이 닫힌다]

 

[한숨]

 

저녁 맛있게 먹으려고 잡채 만들고 있었는데

 

속상하네요

 

반지 맡긴 데가 어딥니까?

 

제가 지금 한번 가보겠습니다

 

이 시간엔 문을 닫았죠

 

내일이나 모레 찾아올 거예요 걱정 마세요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쉰다]

 

서린 씨가 좀 경솔했던 거 같습니다

 

특급 호텔을 잡아드릴게요

 

다음 주부터는 거기서 지낼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음산한 속삭임이 들린다]

 

(샤론 방백그 사람이 준 반지로

 

널 죽여주겠어

 

[훌쩍]

 

울지 마 잃어버린 것도 아닌데

 

[흐느끼기 시작한다]

 

내가 다음 주부터 호텔에서 지내라고 했어

 

[훌쩍이며아니야내가 나갈게

 

그 여자 사업상 필요한 사람이잖아

 

너는 내 인생에서 필요해

 

[감동적인 음악]

 

[해라 계속 훌쩍인다]

 

수호야 [훌쩍]

 

?

 

데이트 신청해도 돼?

 

[쪽 소리]

 

[살짝 훌쩍인다]

 

[스케이트로 얼음 지치는 소리]

 

겨울 방학 생각난다

 

너 겨울 방학 숙제 대신 해주던 거 생각난다

 

내가 언제나 기억 안 나

 

[작게 웃는다]

 

[크게 숨을 내쉰다가자

 

- (수호천천히 - (해라하하

 

[해라가 크게 웃는다]

 

한 발한 발...

 

(해라오오! [같이 웃는다]

 

같이 가같이

 

- (수호 - (해라어딜 가?

 

빨리 와

 

아아!

 

[수호는 크게 해라는 작게 웃는다]

 

- (수호왼발오른발 - (해라조심해뭐야어떡해

 

너 과외 시작하고 제일 기뻤을 때가 언젠지 알아?

 

글쎄?

 

네가 수학 52점 맞아 왔을 때

 

 

정말 기뻤어 쭉쭉 올릴 수 있겠구나 싶어서

 

나의 흑역사는 좀 잊어줘

 

너의 흑기사는 잊지 마

 

[해라가 웃는다]

 

[숨을 들이쉰 후선물이 있어

 

근데 이건 되게 귀하고 비싼 거니까

 

두 손으로 받아줬으면 좋겠어

 

 

 

[웃으며

 

뭐야?

 

[봉투 여는 소리]

 

우리 집에 두고 간 오빠 교복이야

 

원래는 내가 다시 만나면 그때 보여주려고 했었는데

 

연락도 없이 사라졌잖아

 

버리지 이걸 왜 입고 찍었어

 

왜 그랬을 거 같아요?

 

이 사진은

 

내 일기장이야

 

교복은 내 몸에 맞게 되면 그때 다시 입고 다니려고 했었는데

 

우리 집 망하면서 내가 이사 갈 때 잃어버렸어

 

내 일기장도 보여줄까?

 

[깊게 내쉬는 호흡]

 

[웃음]

 

읽을 수 있겠어?

 

[목을 가다듬는다]

 

읽고 있어

 

재작년 크리스마스 때 그때 일기 읽으면 눈물 날 거다

 

[웃는다]

 

?

 

이게 뭐지?

 

뽀뽀하고 싶다?

 

그거 어제 일긴데?

 

[함께 크게 웃는다]

 

오늘은 정면 어깨 근육 운동 하는 겁니다

 

하나

 

승모근에 힘이 안 들어가는 게 가장 키 포인트입니다여러분

 

50개 갈게요, 50

 

승모에 힘 안 들어가게

 

대표님이랑 실장님은 오늘도 아침부터 바쁘신가 봐요?

 

[숨 몰아쉬며계속 더 바쁘시죠

 

왜요?

 

[헐떡이며아무래도

 

재고 들어오는 거 확인도 해야 되고

 

금성 1, 2동도 [헐떡인다]

 

시범 사업지로 발표가 날 거니까

 

일이 좀 많죠

 

...

 

[긴장되는 음악]

 

?

 

윤달홍 어르신이시죠?

 

... 문 대표를 좀 만나러 왔는데

 

대표님 지금 시청에 회의 들어가셨습니다

 

다녀가셨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긴히 할 말 있다고 좀 전해줘요

 

 

것도 아침 일찍 왔어요 9시 전에

 

문 대표님이 안 계셔서 그냥 돌아갔지만요

 

문 대표 뒤통수쳐서 벌 받은 거 같대요?

 

왜 온 거래요?

 

긴히 할 말이 있다고 전해줘요

 

- (! - (지훈이러면서 갔습니다

 

커피 나왔습니다

 

잘 마실게요

 

역시

 

어르신 솜씨는 최고예요

 

진품은 여기

 

[음산한 음향과 음악]

 

이 반지를 녹여서 칼날을 새로 해주세요

 

녹일 물건이 아니던데

 

삼인검을 만들어주세요

 

삼인검이라...

 

호랑이 달호랑이 날 호랑이 시에

 

아주 단단하고 날카로운 칼날을 심어 주세요

 

[노트북 접는 소리]

 

이제 점심 먹으러 가봅시다

 

뭐야이거해라야이거 자기 거야?

 

- (해라 - (팀장어디 여행 가?

 

아니요 트렁크 수리를 좀 맡기려고

 

하하하하 점심 먹으러 가자

 

내가 샌드위치 쏜다

 

(남직원1)  [팀장 웃음]

 

[한숨 쉰다]

 

따듯하게 데워주세요

 

- (남직원1) 잘 먹겠습니다 - (남직원2) 역시!

 

(팀장그래 [웃는다]

 

- (주희맛있죠? - (팀장!

 

우리 동네 빵집 있잖아

 

그거 매출 완전 올랐대

 

[직원들 놀라는 소리] (주희너무 잘됐다!

 

빵집 하나만 잘돼도 그 동네가 다 살아나잖아요

 

(팀장맞아맞아맞아그러니까 우리 더 열심히 하자

 

- (남직원 - (팀장우리 동네 살리자!

 

- (모두화이팅! - (팀장너무 큰 소리로 얘기했다

 

[남직원들 헤헤헤헤 웃는다] (팀장죄송합니다헤헤헤헤

 

순간의 욕심으로 부끄러운 짓을 했어요

 

수작 부리러 온 거 아니에요

 

저쪽에서 위약금 세 배 요구하는데 내가 잘 해결해 볼게요

 

일주일만 기다려 주세요

 

살펴 가십시오

 

...

 

...

 

문 박사님이 아버님이셨어요?

 

저희 아버지를 아십니까?

 

문 대표가 방송에 나온 걸 보고 알았어요

 

좋은 분이셨는데

 

[미스터리한 음악]

 

개인적으로 아는 건 아니고

 

그저신문에 난 기사 보고 알았어요

 

연락 드리겠습니다

 

어르신

 

뭔가 하실 얘기가 있는 거 같은데

 

지금 하시든가 저희가 알아내든가

 

어떤 게 좋을까요?

 

할 말은 무슨

 

그냥 미안하다는 거지요

 

연락드리겠습니다

 

좀 이상하죠?

 

등기부 등본 떼서 가지고 있는 땅하고 집 구입 시기 정확하게 알아봐 주세요

 

알겠습니다

 

공사장엔 오늘까지만 한 번 더 가보죠

 

오늘도 가시게요?

 

오늘까지 가서 기도해드리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오늘도 일 시작하기 전에 절 한 번씩 하고 했습니다

 

[땅에 구멍 뚫는 소리] (한 실장고생하셨습니다

 

 

반장님여기요

 

(인부1) 이상한 게 있는데요

 

(인부2) 이런 것도 나왔어요!

 

어우

 

(한 실장옷에 붙었던 헝겊 라벨 같은데요

 

[불안한 효과음과 음악]

 

경찰에 넘기세요

 

알겠습니다

 

[슬픈 음악]

 

해라 퇴근했어?

 

정해라

 

해라야

 

[따뜻한 음악]

 

(백희두 사람의 간절한 마음이 행운을 가져다준 건데

 

한 사람이라도 마음을 닫으면 모든 게 끝나

 

(샤론이젠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나 봐요

 

(그 집에서 나온 거 같던데 해라 잘 있어요

 

(수호박곤 씨한테 연락을 했어요?

 

(철민너한텐 이상한 악마의 힘이 있는가 보다

 

그럼 회장님도 곧 돌아가시겠네요

 

(샤론당신 전생에 내 남편이었어

 

날 안고 싶어요?

 

(샤론당신은 날 기억해낼 거예요

 

나한테 못다 한 사랑을 줘야 한다니까!

 

(수호아무런 설명도 이유도 없이 사라지는 거 나 별로 안 좋아해

 

나한테 헤어지지 말자고 한 사람 어디 있니?

 

여기 있네

 

.흑기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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