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14
파스타 14부.
씬1. 라스페라 전경. 입구 (이른 아침)
현욱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데,
활짝 열리는 문.
유경이다. 요리사복까지 벌써 갈아입고 반듯한 자세로 최현욱 맞
는다.
유경 (반기듯) 어서오십시오 쉡.
최현욱 (계단 오르다, 시선) 오냐.
유경 (고개 꾸벅) 오늘 하루도 무사히. 쉡.
최현욱 오냐. (기분 좋게 들어가고)
닫히는 문.
씬2. 쉐프룸 (아침)
최현욱, 문 열고 들어오면
한 개 더 놓여진 쉐프 책상.
이제 오세영과 쉐프룸을 같이 써야한다.
가방 자기 책상에 놓고, 블라인드 햇살 들어오게 걷는다.
오세영의 책상위에 수북이 쌓여진 노트들.
이태리 시절 오세영이 정성껏 적어 내려간 레시피 메모겸 기록들
이다.
접시 그려져 있고, 다양한 전채요리, 파스타, 메인 별로 예쁘게 정
리된 목록들.
아침 햇살아래, 책상에 기대 앉아
잠시 아련하게 그 시절 노트, 들춰보고 있는 최현욱.
조용히 오세영이 들어와 서는 것도 모른다.
오세영 (자신의 노트를 보고 있는 최현욱 뒷모습)
최현욱 (빠져 한 장씩 들춰보는 모습에서)
오세영 ..
씬5. 도로. 김 산의 차 안 (아침)
김 산, 생각에 잠겨 운전해 간다.
어제 편의점 떠올린다.
인써트> # 집 앞 편의점
스툴에 앉아, 창 밖으로 오는 사람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빼먹지 않고 시선 주는 유경모습.
씬3. 휴게실 (아침)
유경, 자신의 락커 앞에 선다.
유경 (선인장 사진 꾹 꾹 누른다),.왜 안 나왔을까?
이내 정호남 출근해 들어온다.
자기 락커에 서고.
정호남 (유경 본다) 쉡 나왔어?
유경 예.
정호남 둘 다?
유경 예? (표정) 예.
정호남 (표정)
씬4. 쉐프룸 (아침)
둘, 어색하게 서있다.
오세영 손에 쥐어진 노트. 정이 담긴 오세영의 시선.
오세영 이태리 시절 고민한 내 레시피들이잖아.
여기 놓고, 다른 요리사들한테도 다 공개하고 자유롭게 보
게 할까 싶은
데?
최현욱 (괜찮은 생각이다. 표정 숨기고. 툭) 맘대로 해.
오세영 자기 것도 내놓으면 어때?
최현욱 니가 보고 싶은 건 아니고?
오세영 (여유 있다) 뭐 그렇기도 하고.
최현욱 싫다.
오세영 같이 있는 게 처음엔 불편하겠지만, 곧 익숙해질 거야.
나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지내.
최현욱 (빈정) 혼자 쓰는 것 보다, 어떻게 편해?
오세영 내가 신경이 쓰이긴 하나보네?
최현욱 (힐끗 보고 자리로 가려는데)
똑 똑 노크소리 들리고.
정호남, 쭈뼛거리며 들어온다.
두 쉐프 (정호남 보고)
정호남 들어가도 됩니까?
최현욱 물론이지
정호남 (소심하게 문 꼭 닫고 들어와 선다)
최현욱 왜?
정호남 (표정에서)
씬6. 쉐프룸 (아침)
정호남, 두 쉐프 앞에 서있다.
정호남 저 파스타 파트로 보내주십시오.
두쉐프 (표정)
최현욱 이유는?
정호남 제가, 좋은 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고, 쉐프님들처럼 이
태리 유학을
다녀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요리에 죽고 못 사는 것
도 아니고.
(말하다보니 울컥) 뭐 그렇고 그래서..
최현욱 (표정) 계속해봐.
정호남 쉐프 시켜준대면야 안할 놈 없겠지만, 솔직히 제 주제
에 쉐프 될 날이
올까 싶고.. 나중에 결혼하면 조그맣게 가게 하나 차려서
걸로 식구들 먹여살리고 사는 게 그냥 제 소박한 꿈입니
다.
오세영 (진지하게 듣는다)
최현욱 파스타를 좋아하고, 하고싶어서 하겠다는 게 아니라,
돈벌고 먹고살아야 하니까 하고싶다?
정호남 요리사도 직업인데, 당연한 거 아닙니까?
사실 이태리 주방에서 파스타파트는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 알토란 같은 자리에 (눈치) 쉐프님 라인만 들여놓
고..
최현욱 (눈꼬리 올라간다) 뭐? 파스타 잘하는 사람 파스타 만들
고
그릴 잘하는 사람 그릴 맡는거지!
정호남 동등한 기회를 주십시오! 쉐. 프.
최현욱 (손짓. 나가보라는)
정호남 그럼. (고개 푹 숙여보이고는 식 나간다)
닫히는 문.
오세영 난 파스타라인 인원구성 바뀌는거 싫은데.
이제 좀 호흡도 맞아가고 일할만 하거든.
최현욱 그렇다고 요리사를 한 라인에만 잡아두는건,
쉐프의 이기심 아닌가?
오세영 쉐프가 잘 생각해봐.
최현욱 (생각하는)
씬7. 냉장실
유경, 냉장실 구석에서 빈 프라이팬 잡고 앉는다.
주머니서 100원짜리 동전 주르륵 꺼내 쏟고는
흔들어 본다. “100원, 이순신, 100원, 이순신,. ” 소리내 가며
스냅주고 뒤집어본다.
씬8. 안양 예술공원
김 강, 인부와 함께 작품 ‘각목 분수’를 보수하고 있다.
김 강도 작업복 차림. 사다리 타고 올라가 있다.
한쪽에서 김 산 걸어온다.
김 산 (와서) 봄 되면 훨씬 근사하겠다.
김 강 (놀라, 어? 사다리 내려온다) 웬일이야?
- 천천히 산길을 걷는 김 산.
작품 ‘춤추는 부처’ 앞에 선다. 웃기게 생긴 부처다.
내 무표정하던 김 산의 얼굴에 희미하게나마 미소가 지어진다.
-작품 ‘거울 미로’ 앞에 서는 김 산.
불연속적으로 끊어진 거울에 김 산의 모습이 비춰진다.
마치, 현재 여러 갈래로 갈라진 김 산의 마음 인 듯,
김 강 왜 오늘은 바로 레스토랑으로 안 가고 여길 다 들렀냐?
김 산 누나.
김 강 어.
김 산 누나는 말없이 지켜봐주는 남자가 좋아, 아님 끊임없이
흔들어 놓는 남
자가 좋아?
김 강 나? ..둘 다 좋다 나는.
김 산 (표정)
김 강 둘 다 매력있는데? 지켜봐주는 놈은 믿음직해서 좋고,
끊임없이 날 흔들어 놓는 놈은 날 긴장시켜서 좋고.
넌 어느쪽인데?
김 산 (웃기만 - 뭔가 밝지만은 않다)
김 강 (그런 김 산 읽고, 모른 척 어깨 툭) 춥다.
들어가서 차 한 잔 하자!
씬8-1. 갤러리
김산과 김강, 차 마시고 있다.
김 강 아직 시작도 못 한 거야?
김 산 ?
김 강 니가 좋아한다는 여자. 제대로 시작도 못했구나?
김 산 시작? 글쎄.. 한 건가? 아닌 건가?
김 강 뭐가 그래?
김 산 친구처럼 알고 지내면서, 혼자 지켜본 건 3년인데..
그걸, 시작이라고 해도 될까 싶네. 그 사람 동의도 없이.
김 강 (놀래) 아직 니 존잴 알지도 못한단 말야?
김 산 그러려고.. 남자로, 만나러 나가긴 했지.
근데 막상 그 앞까지 가니까..
김 강 ?
김 산 왠지 그 여자 앞에 남자로 나타나는 순간,
3년 동안 애써 이어놓은 끈마저 끊겨버리면 어쩌나..
차라리 이대로 맘껏 지켜 볼 수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겁 나더라고.
김 강 ..! 자식이 보기보다 미련한 구석 있네. (웃는다)
야. 날 말없이 지켜보는 남자가 좋은 건,
그 남자가 언젠간.. 날, 심장 깊숙이까지 흔들어 놓을 사람
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야. 그게, 여자야. 알겠어?
김 산 (표정에서)
씬9. 라스페라 입구 (아이들 타임)
유경, 입구 현관 문 열고 나온다.
계단 내려가는 유경.
혼자 어딘가로 서둘러 간다.
씬10. 초코렛 카페 전경 (아이들 타임)
전경안으로 들어오는 유경.
발렌타인 데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대형 초콜렛 카페 매장.
씬11. 동-안 (아이들타임)
갖가지 다양한 초콜렛들로 눈 샤워하고 있는 유경.
뭘 살까 고민하며 고르고 있다.
저만치서 테이블 구석에 앉아 모여있는 해직녀3인방.
희주 우린 먼저 들어가서 저녁장사 준비하고 있을테니까.
너는 호남이한테 주고 와.
미희 (입구쪽 보다) 어. 언니. (하다 초코렛 계산중인 유경 발
견)
찬희 ?
희주 어? 유경이네?
유경 (계산하고 근사하게 포장된 초코렛 상자 받아든다)
희주 (나가려는 유경 보며) 간다 간다 불러 유경이.
찬희 서유 (경 하고 손들어 부르려는 순간)
유경, 뒤돌아 핸드폰 꺼낸다. “들고 들어가면 들킬지 몰라..” ..
전화 걸어가며 테이블 소파 한쪽 자리로 가 앉는데,
셋 (나가려다, 혼자 테이블 구석에 앉는 유경 보고, 호기심
발동. 눈이 반
짝인다)
희주 누구지?! 누구 줄라고 쟤가?
셋, 숨죽이고.
혼자 기다리는 유경. 언니들의 존재 모른다.
-잠시후, 카페 딸랑이는 종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남자. 최현욱이
다.
셋 (보고 놀래, 훅 고개 상체 숙이고)
유경 (일어선다. 여기라는)
최현욱 (자리로 가 유경앞에 앉는다)
셋 (설마하며 보는데)
-유경 자리.
유경, 테이블 위에 슬그머니 현욱쪽으로 밀어 내놓는 초콜릿 상자.
최현욱 (본다. 꿈적않고) 애들이냐?
유경 (쑥쓰럽다) 별,거 다 해보고 싶댔잖아요. 남들 하는 거
다.
최현욱 (핏. 웃고)
유경 (카드도 내민다) 열어 보세요.
최현욱 (두 손 주머니에 여전히 넣은 채, 시선만)
니가 읽어줘.
유경 에? (벌게진다.) 차마 내 입으로 죽어도 못 읽어요.
최현욱 (틱 틱) 뭐라고 썼는데?
유경 (꼰다) 그냥 집에 가서 읽어보세요.
최현욱 니 마음이야?
유경 (얼른 집어넣으라는, 손으로 쭉 밀고)
최현욱 (싫지 않으면서, 못 이기는 양 상자 열어, 초콜릿 하나
막 입속으로 집
어 넣으려는 찰나)
눈앞에 등장하는 해직녀3인방.
현욱, 초코렛 하나 집어든 채 얼음된다.
유경, 도 얼음된다.
얼음된 채 자기가 쓴 ‘카드’부터 챙기려는 유경을
희주가 먼저 잽싸게 카드 낚아챈다.
먹이를 문 뱀의 눈빛, 3인방.
최현욱 (긴장한다)
유경 (숨이 넘어갈 듯) !!!!
씬12. 홀 (아이들 타임)
네모, 잔뜩 찡그리며 지나간다.
설대표, 한 귀탱이서 입 쩍 벌리고 낮잠 잔다.
코고는 소리 요란하다.
씬13. 초콜릿 카페
여전히 초콜릿 든 채 긴장해 있는 최현욱에게
희주 일단 드시고요.
최현욱 (먹을 기분 아니다. 초콜릿 툭 던져 놓는다)
희주 (얌전히) 드시라니까요? 유경이가 선물한 건데?
유경 언,니들. 그러니까 그게요. (침 꿀떡)
최현욱 (여유있게 앉는다)
희주 (카드 꺼내든다) (펼치기 직전) 하실 말씀 없습니까 쉐
프?
최현욱 없는데.
찬희 뭘 뜸들여 언니. 얼른 읽어봐.
유경 (안절부절) 저기요 언니들 그게 잘,못 아니 사실은요
최현욱 왜 나한테 준 카드를, 댁들이 맘대로 가로채고,
이래두 되는건가?
희주 그럼 이거 읽기 전에 미리 정직하게 실토하시죠?
최현욱 뭘?
희주 두 사람 좋아하죠?
최현욱 (꿈쩍않고)
유경 (울상) 그,게요 언,(니)
희주 두 분 사귀죠?
둘 (꿀 먹은 벙어리처럼) ..
미희 (답답) 아 언니(확 빼앗아 읽기 시작)
⌧ 쉐프님이 있어 행복해요.
세상에서 젤 맛있는 파스타를 만드는 기분.
붕어 올림.
3인방,미희 (딱) 연애편지네!!!
유경 (죽고싶다)
최현욱 (표정)
희주 주방에서 두 분 연애하십니까?
미희 (흥분 가라앉히고 차갑게) 이래두 되는거에요?
찬희 쉐프 입으로 내주방에 여자는 안 되고, 내 주방에 사랑
은 안 되고.
그새 잊으셨어요?
유경 (쉐프에게 집중되는 추궁들) 저기 어,언니들.
저 혼자, 저, 혼자 좋아하는 거에요. 쉐프님은 아니에요.
저혼자, (버벅)맘대로, 초콜렛, 그러니까, 발렌타인,.
희주 넌 빠지고.
유경 무조건 쉐프님은 아니라니까요?!!! 저혼자 이러는거라니
까요?!
아무것도 모르고 나오신 거에요. 그죠 쉡?! 맞죠 쉡?!!
최현욱 (대꾸않는다)
희주 어디 쉐프님 입으로 직접 들어봅시다.
안그래도 의심스럽던 차에요.
유경이 좋아, 하죠? (웃는다)
최현욱 (보고)
희주 (확신 분위기) 유경이 혼자 이러는거 아니죠?
유경 (애닳아 최현욱 보고)
최현욱 맘대로 생각해.
해직녀3 !!!!
최현욱 좋을대로 생각들 하시라고.
희주 ‘아니다’ 한마디만 하면 쉬울텐데, 이러고 피해가실라고
요?
미희 주방에, 라스페라에, 아니 온 동네방네에 다- 소문 낼겁
니다.
두 사람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거!!
최현욱 (일어선다) 맘대로들 하시라고.
희주 그러니까 아니라는 말 한마디 확실하게 하라니까요?!!
못하죠?
최현욱 (단호히) 몇 번을 말해?
해직3 ?
최현욱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하라니까?!!! (일어서며 유경
에게)
일하러 안 갈 거야?
유경 (해직3의 눈치를 보면서 엉거주춤 일어서 가는)
해직3 (두 사람을 시선으로 따라가는)
씬14. 휴게실
정호남, 통화중이고. 금석호, 민승재, 한상식 각자 할 일 하고 있
다.
정은수, 구석에서 라면 부셔 먹고 있다.
정호남 (목소리 점점 커지는) 진짜?,. 둘이? 쵸, 쵸콜렛까지??!!
무슨 일인가 싶어 정호남 보는 국내파, 정은수
정호남 아, 알았어. 일단 끊어봐!
(끊고 완전 흥분) 와아... 와... 나, 이거..! 야, 어떻게.. 인
간이..
금석호 뭔데 그래?
정호남 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일동 ???
정호남 사, 사귄답니다. 둘이!
일동 ???
정호남 아, 쉐프랑 서유경이랑!!!
정은수 (생라면 먹다 목에 컥)
일동 (멍하니 보다가)
금석호 무슨 소리야?!
정은수 (뭔가 말하고 싶지만 라면 사래 걸려 기침만 )
이태리파 3, 휴게실로 들어서다 분위기 이상한 것 느끼고 집중.
씬15. 라스페라 건물 외경
식 식 걸어 들어와 계단 오르는 최현욱.
문 열고 들어가 버리고.
이내 유경, 허겁지겁 달려와 입구문 열고 들어간다.
씬17. 옥상
유경 어떡해요 이제?!!
최현욱 뭘 어떡해?
유경 (속상해 죽겠다)
최현욱 (다가선다)
유경 (울기직전인데)
최현욱 (유경이 들고 있는 다 부서진 초콜릿 상자 속에서 초콜
릿 하나 집어든
다) 맛있겠다. (오물오물)
유경 (버럭) 진짜 이제 어떡하냐고요--?!!!
몰래 하면 되지, 안 들키면 되지 하더니 뭐에요 이게?!
왜 잡아떼지 못해요?! 그러면서 어떻게 몰래 연애하려고
그런건데요?!
최현욱 (하나 더 집어 입에 넣는다) 나 이런 거 처음 받아본다.
(오물오물) 이 맛에 연애하나부다 사람들.
유경 (속 터진다) 왜 ‘아니다’ 소린 안한 건데요?!
쉐프 성격 알아서 언니들도 쉐프가 아니다 그럼 의심 접을
지도 모르는
데,. 그냥 나혼자 좋아한 걸로 하면 되는데, 왜 거기서 아
니다 안 그
러냐구요 예?!
최현욱 긴데 어떻게 아니라 그래?
아닌게 아닌데 어떻게 아니라 그래?!
유경 아 쫌!! 은수입이야 우리가 꼬맷지만 언니들 입은 못 꼬
맨다구요!!
이러다 사람들 다 알면 쉐프가 어떻게 쉐프의 테이블에 서
있어요?
나는 그 꼴 못 봐요.
최현욱 (일어선다) 우리 둘이 키쓰하는 걸 봤냐? 침대서 자다
나오는 걸 봤냐?
유경 에-?!! (왜 이러나 정말!!)
최현욱 실제 우리가 그런걸 뭐하나 하길 햇냐?
그냥 초콜릿 한덩이 입에 넣을라다가, 것도 들켜 못 넣었
는데,
심증은 몰라도 물증이 없는데 뭘로 소문 내냐고?
유경 쉡-
최현욱 그럼 오늘 초콜렛 주고 받는 남녀는 다 사귀게? 어?!!
유경 (울상)
최현욱 너 겁내는게 취미지?
유경 쉐엡--!!! (또 한군데서)
은수 E) 쉐엡-----!!!! 쉡-!!
급기야 찾아내 올라오는 은수.
최현욱, 유경 (은수 표정 읽는다)
유경 (긴장, 설마)?!
은수 (달려와 둘 앞에 서고, 숨넘어간다)
대체 행동을 어떻게 하고 다니길래 들켜요 들키길!!!?
유경 (넋나간) 벌 써?
최현욱 (칫) 하, 이럴땐 프라이팬 흔드는 거 보다 열밴 빠르구
만. 그 언니들.
유경 누구 누구 아는데?
은수 주방 식구들 몽 땅.
최현욱 (표정)
유경 (표정)
은수 (지가 더 걱정) !!!
씬18. 쉐프룸
오세영, 책상에 앉아 자료정리 하고 있는데
최현욱 들어와 자기자리에 털썩 앉는다.
이마에 손대고 생각에 잠기는 최현욱.
오세영, 본다.
씬19. 주차장
네모, 주차장 입구로 성큼 다가와 선다.
저만치 아래 하얀 요리사복들에 둘러싸인 유경 모습.
네모도 당황한 시선.
주차장 한 구석.
요리사들, 유경 둘러싼 채 서 있다. 심각한 분위기.
유경 가운데서 고개 숙인 채. 그 옆의 정은수가 더 안절부절.
이지훈 아니지?
정호남 맞지?
유경 (어느 쪽에 대한 대답인지) 네에...
이지훈 아니라잖아!
정호남 맞다잖아!
금석호 서유경, 정확히 말해봐.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유경 맞...습니다. 좋아합니다.
일동, 다시 한번 충격에 휩싸이고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질문들.
이지훈 그러니까, 너만 쉐플 좋아한다는 거지?
정호남 미희 얘기론 완전 둘이 사귀는 분위기라든데?
필립 쉐픈, 아니란 거 확실하지?
한상식 쉐프도 뭔가 반응이 있었을 거 아냐?
유경 (심호흡하고) 네! 저만 쉐플 좋아합니다. 쉐픈, 상관없구
요.
그냥 저만 혼자.
정호남 (버럭) 걸, 우리한테 믿으라고?
유경 ...
정호남 (버럭) 됐고! 둘이 남녀상열지사면..
(부들부들) 나 진짜... 가만히 안 있는다!
민승재 당연하지!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한상식 유~퐈이어드~!!!지.
금석호 조용히들 좀 해!!
(유경보고) 그럼, 넌 쉐프만 받아주면.. 진짜 연애라도 하
려고 했다?
유경 ....
정호남 벌써 한다니까! 본 사람들이 다 딱 감이 오더래!
선우덕 (단호) 어차피 이 연앤, 불가능 합니다!
일동 ???
선우덕 (유경보고) 서유경, 너한텐 미안한 말인데..
니가 쉡을 얼마나 좋아하는 진 몰라도
쉡.. 절대로 주방에서 여자한테 맘 줄 사람 아니다.
니가 아무리 애써도... 절대 안 움직일 거야. 쉡은.
(진지하게) 그러니까 포기해라. 너만 상처받기 전에.
정은수 (얼굴 돌리고 혼자 몰래.. 피잇)
유경 (호흡 다지고) 저... 선배님들 말씀 다 잘 알겠는데요...
그냥... 제 맘은 제 꺼 하게 내비두시면 안 될까요?
누굴 좋아하든, 주방에선... 선배님들한테 어떤 피해도 가
지 않게.. 잘
하겠습니다. 그리고... 쉡은 정말 상관없으니까... 그냥 저
만, 미워해 주
세요. 그럼.. 들어가서 디너 준비하겠습니다. (꾸벅)
유경, 뒷문으로 들어간다.
정은수 혼자 딱한 표정으로 작게 한숨 쉰다.
요리사들 다들 어이없는 표정인데,
씬20. 주방 (디너)
요리중인 요리사들, 시선 유경과 현욱에게 집중되어 있다.
유경, 그 시선들이 따갑다. 현욱 시선을 무시하며 스토브를 돌아다
니고 있다.
일동 (눈동자 왔다 갔다 하며 최현욱과 유경 관찰한다)
오세영 (분위기 이상한 듯 선우덕에게 살짝) 무슨 일 있어요?
선우덕 (딱딱) 아무 일 없습니다.
오세영 ?
현욱 (지나가다 멈춰서 프라이팬 잡은 유경 손에 자기 손 겹
쳐 잡는다)
서유경! 넌 아직도..
일동 (순간 행동 멈추고 최현욱과 유경 바라본다)
최현욱,유경 (분위기 감지한다. 손 빼고 싶은 유경과 달리, 최
현욱은 보란 듯
프라이팬 더 격렬히 흔든다)
최현욱 (버럭) 손목에 스냅 주는 방법이 다 틀렸잖아! 몇 번을
가르쳐줘도!
유경 (눈치 보며 쩔쩔)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쉡.
일동 (역시 뭔가 수상하다는 표정)
정은수 (자기가 더 불안하다)
최현욱, 프라이팬에서 한 가닥 맛본다.
최현욱 서유경!
유경 (깜짝 놀란다. 본다.)
최현욱 따라와. (냉장실 쪽으로 간다)
일동 (주시한다)
유경 (눈치 보며 멀찌감치 떨어져 쫓아간다)
오세영 (주변 분위기 이상한 것 느끼는)
씬21. 냉장실
최현욱, 문 열고 들어와 모시조개 해감 시키고 있는 큰 대야 덮개
연다.
유경, 곤란한 표정 지으며 놀래 들어온다.
유경 뒤로, 주방의 시선이 모두 냉장실로 모인다.
유경, 눈치 보며 문 겨우 닫는다.
최현욱 일루와봐.
유경 (대답 없이 온다)
최현욱 (소금물 손으로 찍어서 맛보며) 잘 들어둬. 모시조개보
다 바지락
해감이 더 어려운 이유가..
유경 (OL) 쉡 왜 이러세요..
최현욱 뭐가?
유경 지금 우리 이러면 안 되잖아요
최현욱 뭐가 안 돼? 임마 지금 우리가 뭘 하는데 안 되애??!!
유경 사람들이 다 우리만 보고 있는데 이렇게 둘이서..
최현욱 둘이서 뭐?! 너 내가 왜 불렀는지 알아? 너 혼내려고 부
른 거야!
너 주방보조 3년을 했다면서 바지락 해감에서 실수를 하
면,
정은수, 냉장실문 탁, 열고 들어온다.
정은수 어우 진짜.. (답답) 내가 어우 어우
최현욱 이 자식들이?! (정은수 귀잡아 해감 대야 옆에 꿇어앉힌
다)
손들어!
정은수 (황당) 도와주려고 온 사람한테.. 고맙다고 안하고..
둘이서 막 이렇게 은밀한 곳에 들어오면 어떡해요?!
최현욱 (유경보며) 너도 쟤 옆에서 손들어!
유경 예?
최현욱 얼른!!
유경 (꿇어 앉아 손든다)
정은수 (눈치보다 손든다)
최현욱 이것들이 쉐프를 쉐프로 안보고. 내가 니들 동네친구
야? 아?
니들 이렇게 10분 동안 무릎 꿇고 손들고 바지락한테 빌
어. 알았어?
유경 (헤 웃는다)
최현욱 웃어?
유경 그래도 벌 받으니까 마음이 편해요. 저 밖에 눈치 덜 보
이고.
최현욱 (허)
씬22. 시장통
동네 시장이다. 유경부, 유식 데리고 장봐서 나오는 길이다.
어귀에 작은 스파게티집 (혹은 스파게티를 파는 분식집) 있다.
유경부 저녁 먹고 들어가자.
유식 (좋아) 뭐? 고기 먹을까?
유경부 (턱으로 스파게티집 가리키며) 저기 가보자.
유식 (급실망) 에? 아부지가 저기서 뭐드시게?
유경부 저 스파게티가 느이 누나 노래부르는 파스타 맞지?
유식 (놀라) 스파게티 먹으려구?
아부지 입맛에는 잘 안 맞을 텐데..
유경부 (벌써 가고있다)
유식 그럼 누나한테 가지?
누나네 가게 파스타가 서울에서 젤 알아주는 데야.
유경부 건 나중에 먹고.
이런 거 저런 거 다 먹어봐야, 나중에 느이 누나꺼 먹었을
때
그게 맛있는지 맛없는지, 뭘 고쳐야 하는지 알려줄꺼 아
냐.
유경부, 유식과 함께 스파게티집 문열고 들어간다.
씬23. 쉐프룸
이태리3인방, 유경, 일렬로 늘어서있다.
유경, 오세영과 최현욱에 시선 한 번씩 간다. 시선 거두고 섰는데,
최현욱 정호남이 파스타 파트로 이동하게 됐다.
정호남이 그릴에서 빠지게 되면, 그릴을 원했던 민승재가
그쪽으로
이동하게 될꺼고. 그럼 전채파트가 비는데.. 이동할 사람?
오세영 이 부분은.. 개인의사에 맡기겠어요. (보면)
이태리3 (전혀 상관없다는 표정)
선우덕 예 쉡. 저희 셋은 항상 같이 다녔는데, 셋의 호흡을 깨는
것은 되려
효율적이 못합니다.
최현욱 (유경 본다)
유경 (나름 안 보이게, 최현욱에게 고개 좌우로 흔든다)
최현욱 (유경도 싫다는 표시다)
이지훈 게다가 우리 셋은 국내파들이랑 사사건건 으르렁 대왔
는데
그 사이에 낑겨서 일하기도 껄끄럽습니다 쉡.
최현욱 니들 오세영 쉐프하고도 껄그럽잖어.
이태리3 (끙)
오세영 (표정)
최현욱 나왔네, 답.
일동 (최현욱 보고) !
최현욱 (유경 보고)
유경 (최현욱 본다)
최현욱 (점점 쏘아본다)
유경 (믿기지 않는듯, 어설프게) 쉐..ㅍ.
(단호하다) 싫습니다.
최현욱 너한테는 갈거냐 말거냐 물어보지 않는다.
유경 예?
오세영 서유경씨 의사도 중요하잖아?
최현욱 (꿈쩍 않는다) 당장 내일 런치부터 정호남 자리에 서도
록.
유경 (벼락 맞은 듯) !!!!!!!
최현욱 (변함없는 표정) 나가서 일 봐 다들.
이태리3 (결정난 상황에 안심) 예! 쉐프!!
오세영 (도 둘 보다 나간다)
유경, 안 나가고 서있다.
최현욱 (가까이 다가선다)
유경 (시선 안떼고, 안 그래도 힘든 오늘)
어떻게 저한테 파스타가 아닌, 다른 파트로 가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얼마나 파스타 만들고 싶어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면
서?!
최현욱 (눈 맞춘다) 이건 밀리는게 아니라, 기회인걸 왜 모르
냐?
유경 (고개 돌린다) 모릅니다!!
최현욱 정호남이 와서 떼쓴다고 내가 들어주는 걸로 보이나?
한곳에만 머무는 요리사는 발전이 없다.
주방의 편의를 위해, 요리사를 한 파트에만 묶어두는 것
은 성장하지도
않은 요리사를 틀에 가두는 것이다. 파스타 밖에 모르는
너한테는 좋은
경험이야. 주방안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난 뒤에, 그때
다시 잡어 파
스타는. 내내 파스타만 만들었던 것 보다, 훨씬 더 너를 성
장시켜 줄꺼
다.
유경 (무조건 싫다) 아직 파스타도 제대로 못 뗀 애한테, 말씀
만 번지르합니
다. 이리저리 동네북마냥 정착 안 시키고, 굴러라 이거 아
닙니까?
최현욱 근데, 이 자식이!!
유경 자기가 하고 싶은거 해야 더 맛있는 접시가 나오는거 잖
아요!!
최현욱 정호남이도 자기 하고 싶은 거 해야 더 맛있는 접시 만
든다!!
유경 (보고)
최현욱 (본다)
유경 소문 때매 그러는 거라면 가겠습니다 쉡.
최현욱 그런거 아니다.
유경 쉐프가 날 감싸주면 우리 사이 들킬까봐 그러는거라면
,.알겠습니다.
최현욱 (버럭) 그런거 아니라니까?!!
유경 (꿈쩍않고 최현욱만 본다)
최현욱 (본다) 너 쉡 못 믿냐?
유경 (대꾸 않는다. 뚫어지게 보는데서)
씬24. 2-1층 계단 (밤)
유경, 내려오다 중간 벽에 붙듯이 쪼그리고 앉는다.
내려오던 정호남과 민승재 상기되어 있다.
정호남 (툭 어깨친다) 잘해봐.
유경 (표정)
정호남 전채는 섬세하고, 야 이(접시에 그림그리는 시늉), 그림
도 잘 그려야 되
고, 섬세한 요리라 원래 여자가 더 잘 어울리는 거 알잖아
너도.
유경 (마지못해) 예,.
민승재 너 보조로 돌때 전채도 어시했잖어. 잘 할거면서 겁먹
지 말고.
모르는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 내가 수시로 일러주께.
알았지?
유경 (속상하다) 예,.
민승재 에이, 뭘 그래.. 쉡이 알아서 잘 챙겨줄거 아냐? (씨익)
정호남 그러게.
정호남 민승재 신나서 내려가고
유경, 고개 푹 숙인다.
씬25. 해직녀 파스타 가게 (밤)
홀. 설사장의 눈이 충격으로 휘둥그레져 있다.
설사장 (꿀꺽) 그.. 그게 저..정말...
희주 다 봤다니까! 우리 셋이!
미희찬희 (끄덕끄덕)
희주 유경이 말론 뭐.. 자기만 혼자 좋아하는 거라는데, 전혀!
벌써 딱 감이.. 사귄다니까, 두 사람!
찬희 최현욱도 아니란 말은 한 마디도 안 하드라니까요.
설사장 (충격으로 굳어있던 표정에서 스멀스멀 미소가 피어오
른다)
최현욱을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야.
이걸로 최현욱일 주방에서 내쫓고 우리, 모두, 예전의 우
리자리로 돌아
가는 거라구!!
희주 저, 정말요?
설사장 (결의에 차서 희번득) 그럼! 최, 현욱이가 이렇게 알아
서 밥상을
다~ 차려줬는데! 숟가락 들고 달려들어 줘야지!
기,다려봐. 며칠내로 내 반드시!
씬26. 오피스텔 1001호
출근준비하고 나오는 유경과 오세영.
유경의 얼굴, 밝지 않다.
오세영 (유경보고) 파스타라인 떠나는거, 싫으면 나한테 말해
요.
유경 에? 아, 아니예요. 갈께요.
오세영 (어제부터 이상한 분위기 있었던 참에) 무슨, 일 있어
요?
어제 주방 분위기도 그렇고...
유경 (표정) 아무, 일, 없는데.
오세영 (표정)
씬27. 라스페라 전경 (아침)
씬28. 사장실 (아침)
김산, 세영 같이 커피 마시고 있다.
김산 주방, 오늘 런치부터 파트변경 있다면서?
세영 응.. 유경씨 전채파트로 가게 됐어.
김산 그렇게 파스타 파스타 하는 사람을, 왜 갑자기?
세영 최쉡 말.. 잘 따르잖아.
김산 (편치 않다)
세영 (마찬가지)
노크소리. 응답도 하기 전에 문 벌컥 열고 고개 드미는 설사장.
설사장 (신나서) 굿모닝~~ 너무너무 좋은 아침,
세영 (눈인사)
김산 형은 노크는 뭐하러 해? 맨날 문은 맘대로 열어젖히면서.
설사장 (들어서며) 아직도 남의 방 같지가 않아서.. (히죽)
(김산보고) 못 들었어? (세영보면) 모르세요?
(김산 보고) 하..나, 사장이 이렇게 정보망이 약해서야..
지금, 주방 아주 난리 났어. 그 둘 땜에!!!
김산 무슨 소리야?
설사장 (활짝 신나서) 최쉡이랑 서유경이랑... 거시기라잖아.
아, 그러니까 말이지..
김산,세영 (표정)
씬29. 휴게실
둘, 각자의 락커룸 마주보고 서있다.
최현욱 (다 입고 유경쪽으로 돌아선다) 붕어.
유경 예 쉡.
최현욱 주방에 있을때는 나는 그냥 쉐프야.
니가 좋아하는 남자 최현욱이 아니고.
유경 (본다) 예 쉐프.
최현욱 주방에서 최현욱은 없다.
유경 (본다) 예 쉡.
최현욱 (코 살짝 집어준다) 각오해.
유경 예. 쉡.
하는데, 누군가 들어오는 인기척,
둘 화들짝 떨어져 돌아선다.
씬30. 주방 (런치 타임)
파스타라인에, 오세영, 선우덕, 정호남, 필립, 이지훈 서있다.
메인라인에, 금석호, 민승재, 유경, 한상식 서있다.
유경, 자기 자리였던 이지훈의 자리를 쳐다본다. 이지훈과 눈마주
친다.
작게, ‘화이팅’ 해주는 이지훈. 유경, 웃어보인다.
최현욱 정호남 민승재, 서유경.
세사람 예! 쉡!!
최현욱 새 라인에 들어갔다고, 실수해도 되나 안 되나?
세사람 안됩니다!
최현욱 적응할 때까지 시간 좀 달라, 낯설어서 그렇다 변명 되
나 안 되나?
세사람 안됩니다!
최현욱 손님들은 주방사정 모른다. 사람이 바꼈다고, 서툴러 그
렇다고
맛없는 음식을 참아줄 손님은 없다. 알겠나?
일동 예! 쉡!!!
- 일사분란 정신없이 돌아가는 주방.
정호남, 프라이팬 잡고 신나서 스냅주고 있다.
필립 (옆에서 신경쓰인다) 동작 좀 작게하죠?
정호남 면에 소스 제대로 코팅시키려면 이 정도는 기본 아닌가?
이지훈 그래도 사람 많으니까 신경써주는 게 예의죠?
정호남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기죽지 않는다)
자신의 첫 파스타(알리오올리오) 쉐프의 테이블에 올리는 정호남.
최현욱, 맛본다.
정호남 (기대에 찬 얼굴)
최현욱 지훈이, 알리오올리오 맡아!
이지훈 (일 늘었다. 씨) 예 쉡.
정호남 (그래도 유들유들) 아직, 손이 덜 풀려서.. 금세 감각 찾
을겁니다 쉡.
최현욱 (건성으로 끄덕. 이쪽으로 오는 유경 본다)
유경 (야채구이 접시, 호남의 알리오올리오 옆에 놓는다. 자꾸
만 파스타에
더 눈이 간다)
최현욱 (날카로운 눈으로 접시 본다.) 고기 아닌 야채라고 무시
한거냐?
아니면 파스타 아닌 구이라서 하기 싫은거냐?
유경 (찔린다)
최현욱 구이의 기본은 겉은 익되 타지 말아야하고, 속은 즙이
없어지지
않을 정도로 살짝만 익혀야 한다는 거다. 그게 등심이든
안심이든
연어든 도미든 호박이든 가지든 똑같다. 알았나?
유경 예 쉡. 다시, 할까요?
최현욱 민승재, 니가 들어가.
유경 (표정)
최현욱 (유경본다) 넌 들어가서 가니시부터 해. 메인요리 뒤치
닥거리라고
생각하지말고 정식 요리라고 생각하고 만들어.
유경 예 쉡 (도로 접시들고 들어간다. 풀 죽었다)
민승재 (들어온 유경에게, 소근) 저래도 좋아?
유경 (표정)
- 오세영, 대각선 방향에 선 유경 본다. 신경 안 쓰일 수 없다.
금석호, 메인 고기요리 접시에 올린다. 최현욱, 주방 한바퀴 빙 돌
아
유경 근처에 있고, 마침 설대표 들어온다. 눈 반짝! 주시한다.
금석호 서유경, 가니시!
유경 (자기 작업대위 만들어 논 ‘감자 가니시’ 잽싸게 든다)
최현욱 (어느새) 스톱!
유경 (멈춘다)
최현욱 (버럭) 정신 번쩍 안 차릴래-?!
일동 (깜짝)
최현욱 5번 테이블은 슾이 감자잖아! 코스요린 발란스가 생명이
야. 단품으로
나가는 파스타와 다르다고! 슾이 감자면 가니시는 상큼한
토마톨
써야지, 손님이 감자만 먹다 갈 일 있냐?? 어-?!!
유경 죄송합니다 쉡.
설대표 (갸웃. 찜찜하다. 접시 들고 나간다)
씬31. 냉장실
유경, 방울토마토 확 집어든다.
정신이 번쩍 난다. 눈가가 벌써 버얼겋다.
멍하니 섰는데,
정은수 들어온다.
정은수 (뒤에서) 쉡이 안 들키기로 작정했나봐.
유경 (얼른 소매로 눈가 훔치고)
정은수 쉡이 누나 혼내는거. 누가 보면 연애고 뭐고 아닌 거 같
잖아.
그치?
유경 (돌아서 웃어 보인다) 다행이다.
정은수 (유경 얼굴 빤히 본다)
씬32. 식당 일각
금석호, 정호남, 민승재, 한상식 모여 서 있다.
민승재 와.. 이상하게 헷갈리네?
정호남 괜히 저러는거야. 맞다니까!
한상식 그지?
금석호 딴 건 몰라도, 쉡이 적어도 음식 맛으로 거짓말을 할 사
람은 아니니까.
정호남 뭐 그건 그렇지만..
쉡도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라니깐요!
씬33. 휴게실
이태리3 모여 있다. 찜찜한 표정들.
이지훈 쉡이.. 설마? 그런..건.가?
필립 뭐가?
이지훈 그렇잖아.. 쉡이 그렇게 구박해 대는 거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렇지만,
그럴수록 진짜 속은 아닌 거..
(선우덕, 필립 번갈아 보며) 알잖아? 몰라?
선우덕 그래서, 쉡이 주방에서 몰래 연애라도 한다는 거야?
이지훈 큼.. 아니 뭐..
선우덕 (아닐 거라 믿고 싶어하는)
씬34. 쉐프룸
삐그덕 열리는 쉐프룸 문. 설사장 머리 빼꼼 두리번 두리번.
다행히 아무도 없다.
현욱 책상위 충전중인 핸드폰. 설사장 눈 반짝.
깨끔발을 하고 살곰살곰 현욱의 책상으로 다가가 핸드폰을 집어든
다.
뿌듯한 미소로 1번 버튼 지긋이 누르는 설사장.
설사장 저장번호 1번. 보통은 애인이란 말씀!
잠시후 뜨는 발신창 이름 <가락동 우리 농산물 센터>
당황.. 얼른 끊고 2번 지긋이.. 그러자 이번엔 <화이트 식기 도소매
>
3번 누르자 <선우덕>
설사장 에이씨!
씬35. 라스페라 현관입구 계단 (밤)
유경, 혼자 앉아있다.
최현욱, 아직 요리사복 차림, 내려와 유경 옆에 떨어져 앉는다.
최현욱 (유경 눈치본다)
유경 (시선 안준다)
최현욱 (시선 다른데 보고) 힘들지? 점점 나아질 거다.
유경 우리 사이 눈치챌까봐 일부러 더 구박하는 거예요 쉡?
최현욱 ! 아닌데,
유경 (표정)
최현욱 너 정말 못 하는데?
유경 (창피하다)아..
최현욱 생각보다 더 못해서 나도 화난다 왜-
유경 (식) 처음이니까 그렇죠.
최현욱 이제 시작일 뿐야.
유경 더요? 여기서 더?
최현욱 어.
유경 쉡.
최현욱 왜?
유경 지금 쉡은 쉡이에요 남자 최현욱이에요?
최현욱 (본다) 뭐 였으면 좋겠는데?
유경 여긴 주방도 아니잖아요.
최현욱 아직 사람들 퇴근전이잖어.
유경 그럼 언제 최현욱되요?
최현욱 (웃는다) 싫어 쉐프는?
유경 방금 전까지 하도 혼나서, 지금은, 쫌. (웃어 보인다)
최현욱 지금 너는 그럼 서유경이냐, 내 막내 요리사냐?
유경 (생각하다) 서유경.
최현욱 근데, 그러고 상사 미워 죽겠는 쫄다구마냥 떨어져서 벽
에 붙어 앉았
냐?
유경 (히) (좀 가까이 앉으려다, 멈춘다) 사람들 보잖아요.
최현욱 ..
유경 ..
한동안 고개 돌리고 말없이 앉아있는 둘.
김 산, 둘 앉아있는 등 본다.
문 열고, 사이로 김 산 내려와, 둘 중간에 앉는다.
최현욱 (김 산 본다)
유경 (김 산 본다)
김 산 (꿈쩍않고)
최현욱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김 산 하루 종일 쉐프가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막내 요리사님
좀 이제 해방시
켜 드려도 되죠?
최현욱 (눈꼬리 올라간다)
김 산 (유경의 손잡는다) 가자 요리사님.
유경 에?
김 산 끝났잖어?
유경 (최현욱 눈치 본다) 아직, 쉐프도 퇴근 안하시고,.(우물)
김 산 그래? 쉐프.
최현욱 왜요?
김 산 요리사님 좀 퇴근해도 되겠습니까?
최현욱 (뚫어지게 김 산 보고)
김 산 시간은 넘은 거 같은데?
최현욱 (표정) 서유경 니 맘이다 이시간부턴.
유경 (표정) 서유경?
최현욱 니가 결정해.
김 산 가자.
유경 (돌처럼)
김 산 나같으면 얼른 일어나 가겠구만.
(손잡은거 최현욱쪽으로 보인다) 주방내에서 요리사들끼
리 사랑해선 안
되지만 홀하고 주방은 괜찮죠 쉡?
최현욱 (인상)
김 산 주방에서 요리사들끼리 연애하는 거야 금지시켰다 쳐
도, 설마
당신의 요리사가 주방 밖에서까지 일절 누군가와 사랑하
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니죠?
최현욱 (거친 숨소리) 그래서?
유경 (김 산에게 잡힌 손 빠져나온다)
김 산 나는 레스토랑이 일하는 사람에게도 행복하고 즐거운 곳
이길 바랍니다.
그게 사랑이든 우정이든 다 해도 된다고 봐요.
최현욱 그래서 당신이 내 요리사랑 뭘 하겠다는 건데?
유경 (표정)
김 산 뭐 든. 못 할 거 같아요?
최현욱 (팽팽한 시선) 붕어. 추운데 안에 그만 들어가 있어라.
유경 예? (둘 분위기 보고) 예.
유경, 김 산의 손 떼고, 계단위로 올라간다.
유경 입구 문 닫고 들어가는 소리.
안쪽 유리에 서서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남자 둘을 지켜보는 유경
모습.
최현욱 나 당신이 왜 이러는지 알아.
김 산 (표정)
최현욱 (호흡) 선인장, 당신이잖아.
김 산 ! 그래 나 서유경 좋아해.
최현욱 몰래. (비짓) 언제까지 몰래?
김 산 난 쉐프처럼 비겁하게 사랑하진 않을 겁니다.
최현욱 (표정) !!!
김 산 이제 지켜보고 응원만 하기에는 유경씨가 너무 힘들어
보여서.
쉐프 덕분에. (일어선다)
최현욱 (앉아있다)
김 산 몰래 하는 건 그만 할라고. 그럼. (계단 올라간다)
(역시 문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씬35-1. 현관 입구 안 (밤)
서있던 유경과 마주치는 김 산.
유경 무슨 얘기 한 거에요?
김 산 (농담인양) 나두 요리사님한테 관심 있다는 말 했다 왜.
유경 (놀래) 에-?
김 산 놀래기는. (웃고 가고)
씬35-2. 라스페라 현관 입구 계단 (밤)
최현욱 (얼마간 더 혼자 앉아 있는다)
유경 (다시 문 열고 나와 최현욱 옆에 앉는다. 최현욱 본다)
최현욱 (툭) 인기 많네 서유경?
유경 사장님이 뭐라는데요.
최현욱 너한테 잘하겠다는데 앞으로?
근데, 주방서 나는 맨날 구박이나 해야되고, 참,.
유경 (보는데서)
씬36. 라스페라 외경 (이른 아침)
씬37. 주방 (이른 아침)
텅 빈 주방.
유경, 혼자 터벅터벅 들어온다.
금붕어 두 마리 노는 와인잔 본다.
김 산, 뒤로 들어와 선다.
김 산 일찍 나왔네 요리사님?
유경 (돌아본다) 오늘 코스 예약 크게 있는데 전채담당이 영
시원찮아서
미리 연습 좀 할라구요.
김 산 (옆에 선다) 이건 언제부터 여깄던 거지?
유경 최현욱 쉐프님 오던 날부터요.
김 산 최쉡이랑 입사동기네 그럼 얘들?
유경 (웃는다)
김 산 (돌아보며) 아.. 배고프다.
유경 ! 아침 안 먹었어요?
김 산 응.
유경 (눈 반짝) 해주까요?
김 산 하루 종일 할 건데,
그냥 나가서 간단한 거 사먹자.
유경 (벌써 자기 스토브에 서서 프라이팬 꺼낸다) 아녜요.
나 파스타 만들어보고 싶어서 그래요.
하루 안 했는데두, 오래 헤어진거 같고.
김 산 (유경 본다)
유경 (신이나서) 금방이에요. 조기 쉐프 테이블에서 기다리세
요.
김 산 (그냥 옆에 있는다) 파스타 만드는게 그렇게 좋냐?
유경 (끄덕 끄덕) 튀어요.
김 산 하는 거 볼래.
유경 (리듬있게 스냅준다)
김 산 그렇게 좋아하면서 쉡 가라는 데로 가냐?
유경 (전채) 저 자리 가서도 잘하고 싶은데, 마음만 앞서고.
빨개벗고 벌서듯이 서있는 거 같어.
김 산 금방 다시 파스타 만들거야. 힘 내.
유경 그러까요? (부러 활짝 웃는다)
김 산 (표정)
-쉐프의 테이블.
위에 완성된 파스타 ‘마늘 고추로 맛을 낸 파르펠레’ 내려놓는다.
먹기 시작하는 김 산.
김 산 이쁘다.
유경 스파게티 면 없어서 리본으로 했는데,
김 산 아깝다 먹기.
유경 (옆에 앉는다) 뭐든 혼자 먹으면 맛 없어요. 같이 먹어야
맛있지.
사장님 위해서 이러고 앉는 거 아니고요. 내 파스타 맛있
으라고 이러
고 있는 거예요.
김 산 말을 해도 참 밉게 한다.
유경 (턱 받치고 앉아) 히.
김 산 (먹기 시작) ..
유경 맛있어요?
김 산 (뜨겁다) 아직 넘어가지도 않았다.
유경 (기다린다)
김 산 맛있어. 최고야.
유경 (좋다) 사장님 혀는 맹해.
김 산 뭐야?
유경 우리 쉐프님 같으면 벌써 난리났을텐데,
김 산 맛있어 진짜.
유경 빈 말이래두 좋다.
김 산 맛있다니까?
요리사님이랑 먹으니까 맛있어 뭐든.
유경 (듣기 좋다)
씬38. 홀
바글 바글 가득 들어차기 시작하는 손님들.
네모 비롯 설대표 홀직원들.
물과 식전 빵을 대접하고 있다.
씬39. 주방
- 최현욱, 주문지 뽑는다.
최현욱 테이블 넘버 19. 샐러리악퓨레와 신선한 관자구이 1개,
참치 조개소스
끼따라 파스타 하나, 도미 스테이크 하나
하고 메인라인을 보니,
금석호, 민승재, 한상식 모두 바쁘다. 유경이 못하는 것을 대신하
기 때문이다.
유경, 얼음 둥 둥 뜬 보울에서 야채 꺼내고 있다.
최현욱 서유경! 관자 들어가! 테스트용으로 하나 더 구워.
유경 예 쉡.
유경, 소금 후추 약간 뿌리고, 전분 묻힌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올리브유 두르고 관자 굽는다.
불 신경써서 조절하며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관자가 점점 익어간
다.
다른 프라이팬에 마늘, 양파, 버섯 볶는다.
흰 접시 내려, 볶아놓은 마늘, 양파, 버섯 깔고, 관자 올린다.
관자 위에 샐러리악 퓨레 올리고, 소스 뿌린다.
드디어 완성. 본 접시와 테스트용 관자 접시, 쉐프의 테이블에 올
린다.
최현욱 (테스트용 관자 먹는다. 조금 씹다가 퉤 뱉어버린다)
유경 (표정) !!
일동 (본다)
최현욱 너 손님들 턱 빠지게 할 일 있니? 이게 껌이야, 고무야,
칡뿌리야,
대체 뭐야??!!! 아까 내가 한 말 못 알아들었어? 겉은 익고
속에는
육즙이 남아있어야 한다고! 이렇게 완전히 익혀버리면 관
자는 관자가
아니라 신발 밑창보다 더 질겨져!
주방보조를 3년이나 했다면서 뭘 배운 거야?!
국내파 (좀 놀라는 표정)
이태리파 (유경에게 걱정스런 시선 던진다)
오세영 (도 시선준다)
유경 (최현욱의 말이 옳지만, 서운하다)
최현욱 민승재! 니가 관자 구워!
민승재 예에? 저 도미 다음에 연어까지 밀렸는데.
최현욱 그러니까 얼른해!! 상식이 니가 프로슈토 들어가고.
한상식 (코 박고 접시 데코하다가 인상 쓴다) 아 서유경 때매 뭐
야..
유경 (서있는데)
최현욱 (꽥) 뭐해? 들어가서 얼음물에 손 담그고 야채라도 살려
놔!
유경 .. 예, 쉡.
들어와 있던 설대표, 그래도 꿰뚫어 보겠다는 듯, 눈 가느다랗게
뜨고 본다.
이태리파, 역시 최현욱을 보는 시선.
살얼음판속인 최현욱-서유경.
씬40. 해직녀 파스타가게 (저녁)
주방. 해직녀3, 커다란 양재기에 식은밥과 김치 비벼서 같이 퍼 먹
고 있다.
기운 빠져 있는 분위기
희주 (텅 빈 홀 쪽 본다. 밥도 잘 안먹힌다. 숟가락 놓고 한
숨 )
미희야, 지금이라도 호남이한테 전화해서 파스타 가게
꿈,
그거 접으라 그래라. 너랑 나란히 밥 굶어 죽기 딱 좋겄
다.
미희 안돼, 그것땜에 일부러 파스타 파트 들어가서 얼마나 열
심인데.
찬희 언니야.. 어쩜 세상에 쉬운 일이 하나도 없냐..
라스페라에서 월급 받을땐 남의 밑에 있는게 젤 힘든 줄
알았는데.
희주 그러게 말이다..
미희 핸드폰 울린다. 호남이다.
미희 (억지로 기운내) 응, 호남씨! 잘 하고 있지?
.. 뭐? 증말?
희주, 찬희 또 뭔가 싶은데
씬41. 휴게실
정호남 통화중. 옆엔 민승재, 한상식, 정은수 옷 갈아 입고 있다.
정호남 이건 뭐 ‘전채파트’라 서툴러서 서유경일 잡는건지,
우리 앞에서 일부러 보여주려고 서유경일 잡는건지는 헷
갈리는데,
아무튼, 유경이는 지금 주방이 지옥이야.
쉐프빼고 사내놈 여덟이 의심의 눈초리 쏘아대지.
쉐프 그러고 나오지, 죽을 맛 일거다.
민승재, 한상식도 정호남의 생각에 동조하는 표정.
정은수, 그런 표정들 살펴보고,. 심난하다
씬42. 해직녀 파스타가게
미희 (핸드폰 접는다) 이..상하네?
희주 (이상하다) 유경이만 좋아하는 거 아닌 거 같던데?!
해직녀3 .. (침묵)
여전히 미심쩍다.
씬43. 휴게실
유경, 자기 락커앞 문 열고 서있고.
최현욱, 문 열고 들어와 선다.
락커안에 모셔둔 망가진 초콜렛 상자, 카드 열어본다.
-⌧ 쉐프님이 있어 행복해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파스타를 만드
는 기분.
붕어올림.
둘, 다른 때와 달리 등대고 돌아보지 않는다.
최현욱 붕어.
유경 예 쉡.
최현욱 언니들이 협박하냐 계속?
유경 (대답 않는다)
최현욱 (돌아본다)
유경 협박은 무슨.
다 사실 아닌가요?
최현욱 (돌아선다)
유경 (옷만)
최현욱 뭐야?
유경 언니들만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 마세요.
속이고 거짓말하고 있는 우리도 이상한 사람들이잖아요.
(문 닫고 나가려면)
최현욱 (잡는다) 그래서 어쩌라고?
유경 제가 하라는 대로 하실 거예요?
최현욱 (표정)
유경 그럴 용기도 없으면서.
최현욱 (굳은 표정) 그래. 하께. 한다.
유경 내일 런치 시작때 나도 서유경 좋아한다고 첫 주문 내려
주세요.
오늘의 첫 주문은, 서유경이 이제 막 전채파트로 와 서툰
게 좀 있으니,
바빠도 모르는 거 있으면 찬찬히 좀 일러주고, 잘못하는
거는 도와주고,
니들 경험 니들 노하우 나눠주고 그래라.
버럭 버럭 소리만 질러대고, 여자라고 무시하지 말고, 좀
같이 일하는
파트너다 생각들 해. (점점 젖어드는 눈가)
이렇게 힘든 건 줄 몰랐습니다.
괜히 시작했습니다-
최현욱 (마음 안 좋다)
유경 내가 잘 못해서 쉐프한테 요리사로서 혼나는 건데,
자꾸 좋아하는 남자한테 혼나는 여자 같은 생각이 들고.
둘이 따로 따로 생각되지 않고. 바보같이.
쉐프는 잘 되는거 같은데 나는 왜 잘 안 나눠지지?
최현욱 (표정에서)
씬44. 쉐프룸
최현욱, 생각에 잠겨 책상에 기대섰다가, 나가려는데
오세영, 들어와 선다.
최현욱 (돌아 보도 않는다)
오세영 물어봐도 될까? 사람들 얘기하는 말인데,
최현욱 (돌아본다)
오세영 현욱씨 마음은 뭐야?
최현욱 (표정)
오세영 (표정)
최현욱 (한 술 더 떠) 내가, 더 좋아한다 서유경.
둘, 엇갈린 표정.
최현욱, 먼저 나간다.
씬45. 라스페라 건물 외경 (밤)
설대표, 지하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현관입구로 누군가 나오기 기다린다.
최현욱, 입구 현관 문 열고 나와 간다.
핸드폰 통화하며 어딘가로 가는 모습 보인다.
설대표, 조심 조심 열심히 쫓아간다.
씬46. 버스 정류장 (밤)
유경, 버스 기다리며 혼자 앉아있다.
최현욱, 옆으로 다가와 선다.
유경 (시선 한번 주다, 거둔다. 버스 오나 기다린다)
최현욱 (나란히 앉는다) 파스타 파트로 돌아가.
유경 (표정)
최현욱 (노트 건낸다) 파스타만 고민한 초보시절 내 레시피노트
다.
유경 (노트 본다)
최현욱 받어.
유경 (받지않고, 본다) ?
최현욱 돌려보내 주께. 파스타로.
유경 싫습니다.
최현욱 싫어? 여적 그게 불만인거 아니었어?
유경 제 힘으로 돌아갈 거예요. 아직 전채파트 형편없는데,
쉐프빽으로 돌아가는 거 싫습니다 저.
안 돌아갑니다 파스타.
최현욱 (빤히 본다)
유경 (앞만 본다)
최현욱 (의자를 두 다리 사이에 끼고 유경쪽으로 돌아앉는다)
최현욱 (빙글) 파스타 다시 하게 해준다니까?!
유경 (앞만 보고) 싫다고요.
최현욱 (이뻐 죽겠다)
유경 (최현욱 시선 모른다) 쉐프빽으로 돌아가는 건 싫다니까
요.
최현욱 (유경에게 시선 못 떼고) 제법인데 서유경?
유경 (돌아본다)
최현욱 클 났다 이제.
유경 ,.왜 요?
최현욱 나 니가 점점 더 좋아진다.
유경 !
최현욱 (아예 양반다리하고 올라 앉는다) 너 뭐 먹고 이렇게 이
쁜 소리만 하
냐?
유경 에?
최현욱 이런 여자 첨 봤다.
유경 (표정 바뀐다) 여자가 얼마나 많았길래.? (씨)
최현욱 자존심은 지금처럼 내세우는 거야.
내 힘으로 파스타 자리 되찾을거다. 방금 니가 한 말처럼.
유경 (본다)
최현욱 야 너 저기 달 봐봐.
유경 (고개 들어 달보면)
들고있던 레시피 노트를 얼굴 가까이 가리고,
유경 볼에 뽀뽀를 쪽 해준다.
설대표, !! 눈에 생기가 돈다.
최현욱 (노트 내리고)
유경 (표정)
최현욱 니 요리는 확실히 부족하고 내가 혼낸 그대로 형편없는
구석이 있다.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더 혼낸 거 아냐.
유경 예 쉡.
최현욱 딱 잘못한 만큼만 뭐라 한거지.
유경 예 쉡.
최현욱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
유경 (표정)
최현욱 서유경이 나한테 하는 예 쉡 소리.
유경 (히)
최현욱 (다시 노트 들어 뽀뽀해준다)
버스가 정차해 선다.
창가에 앉은 사람들 몇. 정차된 사이.
일제히 아무 생각 없이 둘에게 시선 던지고 있는데,
설대표 (매서운 눈빛)
버스가 떠나고.
떨어져 다시 보이는 둘.
최현욱 우리 내일부턴 그냥 주방서 티내고 지낼까?
유경 (무슨 뜻인가) 예?
최현욱 들키지 뭐. 숨기지 말고.
유경 (당황) 어,떻게요?
최현욱 (본다)
유경 (침 꿀떡)
최현욱 마음 그대로.
들켜서 관두는 것보다, 이러다 속 터져 죽을거 같다 니 쉐
프.
유경 (웃음 참는다)
최현욱 그냥 막 티내고 지내자 낼부터.
유경 (좋다) 에라 모르겠다?
최현욱 응.
유경 응?
최현욱 어.
유경 (최현욱에게 시선 못떼는 유경 모습에서)
달빛 아래 앉은 둘의 모습에서.
14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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