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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 15

  

 

(샤론당신

 

내 남편이었어

 

당신은 날 기억해낼 거예요

 

내 남편이었고

 

나한테 못다 한 사랑을 줘야 한다는 걸

 

[놀라 헉 숨을 뱉는다]

 

[숨을 툭 뱉는다]

 

[불길한 속삭임]

 

날 기억해봐요

 

[작게 소리 지른 뒤 헉헉거린다]

 

... 왜 그래?

 

...

 

아냐이상한 꿈 꿔 가지고

 

[작게 숨을 내뱉는다]

 

무슨 꿈 꿨는데

 

별거 아냐

 

미안해

 

[숨을 내뱉는다]

 

나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나 방 가서 잘까?

 

아니야여기 있어 자

 

 

[콧노래]

 

굿모닝입니다

 

굿모닝! [웃음]

 

이모 - ?

 

저 해라한테 청혼했어요

 

언제? - [웃으며어젯밤에요

 

해라가 뭐래요좋다고 하지?

 

축하해요!

 

[박수 소리]

 

결혼해서 이모 같이 사시는 거예요

 

구박받는 거 아냐?

 

안심하세요그런 일 없습니다

 

어우축하축하! [박수]

 

앉아요앉아

 

[웃으며 손뼉을 친다]

 

[콧노래]

 

[잔잔한 음악]

 

[숙희 웃는 소리]

 

어머해라야어이구축하한다!

 

너 어제 청혼받았다며?

 

[웃으며

 

[호로록 소리]

 

목도리 좀 빌려줘

 

 

[숙희 콧노래]

 

[웃음]

 

 

내 첫사랑 문수호랑 결혼할 거야

 

근데문 박사님 일 다 해결되고 나서

 

그때 결혼반지는 끼고 다닐게

 

내가 좀 성급했나?

 

[아니라는 듯아아아아

 

청혼받는 기분 너무 좋던데?

 

[작게 웃는다]

 

우리 아빠가 오빠한테 많이 잘못했어

 

하지만

 

박 회장님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야

 

난 믿어

 

나도 믿어걱정 마

 

그럼 나 출근할게

 

해라야

 

앞으로 그... 샤론 양장점 안 갔으면 좋겠어

 

따로 만나지도 말고

 

?

 

내가 그날 좀 매몰차게 나가라고 했어

 

일적으로 도움받아야 되는 거 아냐?

 

없어도 괜찮아

 

사회생활 안 해봤어?

 

원래 다 그렇게 더럽고 치사한 거 다 그렇게 참고 가는 거지

 

[웃으며그분 그런 차원 아냐

 

만나지 마

 

뭐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었어?

 

암튼 만나지 마

 

그럴게

 

간다

 

[미스터리한 음악]

 

이건 누구 거야?

 

해라 씨 이모 거

 

이따 가봉하러 오실 거야

 

그리고... 남자 셔츠는...

 

(승구왜 이렇게 많이 만들었어?

 

[후루룩 마시는 소리]

 

병원에서 시신이 바뀌었다고 해도

 

어떻게 우리 아빠가 그런 데서 발견이 될 수가 있죠?

 

나도 그게...

 

의문이다

 

병원 관계자가 실수한 게...

 

탄로 날까 봐 일부러

 

그런 게 아닌가... 뭐 싶기도 하고

 

연구소 화재엔 우리 아빠 아무 상관도 없다는 거

 

그리고우리 아빠 죽음에 대해 아저씨가 뭔가 알고 있다는 거

 

이건 제가 꼭 밝힐 거예요

 

[후르릅 마시고 작게 숨을 내쉰다]

 

회사 지각하겠다

 

[춥다는 듯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쉰다]

 

[불안한 음향과 음악]

 

[기막힌 듯 숨을 내쉰다]

 

(본부장) '금성 1, 2 투기 조짐 나타나'

 

'선정 취지 무색 철회 요구 대두'

 

아이참...

 

(팀장아니이거 이상하네 너무 안 좋은 쪽으로만 기사가 났네

 

에이망가지면 문수호 혼자 망가져야지

 

안녕하세요 - (본부장

 

(본부장아이우리 회사 주가에 영향 미치면 안 되는데

 

그런 말씀 좀 하지 마세요본부장님 말이 씨가 돼요

 

아니야내가 볼 때는

 

이 동네 쫙 밀고 새 건물들 올라갈 거 같아

 

[작게 한숨]

 

아니에요다 잘될 거예요

 

(본부장네가 어떻게 알아?

 

제 예감은 항상 잘 맞는 편이거든요

 

 - 이따 공청회 가시는 거죠?

 

(팀장그럼문 대표 멋지게 발표하는 거 보러 가야지

 

공청회

 

(남자 주민1) 오늘 공청회를 한다고?

 

아니그게 뭔 짓입니까그게?

 

[사람들 수군거린다그러게

 

건물주 몇 명 빼고 여기 주민들은 개발이 돼야 좋지

 

[모두 수긍한다]

 

(남자 주민1) 아니재생 사업이고 뭐고 응?

 

지들이 어디 한번 40년 된 집에서 살아보고 나서

 

동네 보존이고 뭐고 그런 잘난 척을 하라고 해?

 

그러니이게 말이 됩니까이게지들이 뭘 알아?

 

(남자 주민1) 지들이 안 살아서 모르는 거지

 

(여자 주민1) 그러니까 내 말이!

 

[계속 소란스럽게 떠든다]

 

(한 실장박 회장 쪽에서 반대파 주민들을 많이 포섭해 놨더라고요

 

알게 모르게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번 공청회에는

 

우리한테 적대적인 의견들이 많이 나올 거 같습니다

 

[잔을 내려놓는다]

 

예상 못 했던 일들은 아니잖습니까

 

준비들 잘 해보자고요

 

알겠습니다 - (여직원알겠습니다

 

[누군가 헛기침한다]

 

대표님 - 

 

제가 힘내시라고 선물을 준비해 놨습니다

 

2

 

(찬기사진 찍는 건 허락해 주셔서요

 

대표님이 이 그림 마음에 들어 하시길래

 

고마워찬기 [살짝 웃는다]

 

(찬기별말씀을요

 

두 번째 선물도 곧 준비될 거 같습니다

 

뭔데?

 

지난번에 왔었던 이상한 문자 있잖아요?

 

제 친구가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그 문자 발신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어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미스터리한 음향]

 

[불길한 속삭임]

 

(샤론...

 

기억해 봐요

 

[헛기침]

 

[발신음]

 

[전화벨이 울린다]

 

총괄영업부 정해라입니다

 

오늘은 단팥빵 몇 개입니까?

 

3,588개요

 

점심 같이 어때?

 

이따 영미네 잠깐 들르기로 했는데?

 

기다릴게점심 같이 먹어

 

오케이

 

품이 너무 큰가?

 

봄이 되면 살 뺄 거니까 딱 맞게 해주세요

 

제가 쫓겨나서 시원하시죠?

 

진수성찬을 못 먹어서 아쉽네요

 

그동안 신세 진 인사는 해야 할 거 같아서 선물을 좀 만들었어요

 

문 대표 옷방에 티 나지 않게 슬쩍 놔주세요

 

... 세상에별걸 다 만들었네

 

두 사람은 잘 지내죠?

 

아유일들이 많았어요

 

어떤?

 

설명하자면 긴데

 

제일 좋은 일은 문 대표가 해라한테

 

청혼을 한 거죠 [웃는다]

 

(승구두 사람 그럴 줄 알았어

 

둘이 너무 잘 어울려요

 

[숙희가 웃는다]

 

[불길한 음향]

 

결혼을 한대요?

 

언제?

 

올해 안에는 하지 않겠어요?

 

지금도 뭐 반 결혼이나 마찬가지지

 

둘이 수시로 방에 드나들면서

 

쏙닥쏙닥... 알콩달콩... - (승구아우진짜 좋겠다

 

아우정말 난리도 아니에요 - 진짜요그래서그래서?

 

그래서요?

 

(숙희아이고어머어머

 

왜 그러세요?

 

가봉하다 말고 뭔 짓이야?

 

[발소리]

 

해라 씨 이모가 여긴 어떻게?

 

안녕하세요코트 해준대서 가봉하러 왔는데

 

갑자기 아픈가 봐요

 

너 뭐 하니?

 

갑자기 심장이 당기고

 

뒤틀려

 

문 대표가

 

해라 씨한테 청혼했다는 말 듣고

 

이런 거 같은데요

 

(숙희그 맘 내가 알지 나도 청첩장 받으면 정말 싫어요

 

수호가 청혼을 했어요?

 

 

[웃음]

 

[숨을 헐떡인다]

 

[슬픈 음악]

 

누가

 

이따위 그림을 그린 거죠?

 

옛날에도

 

널 응원한 사람은 없었어

 

가혹하다고 생각해?

 

내가 무슨 죄가 있죠?

 

그래

 

내가 지은 죄로

 

넌 동정받을 수 있었어

 

네가 쟤를

 

진짜 부인으로 만들기 전까진

 

네 옷을 분이한테 입히고

 

이명소 부인인 것처럼 꾸며서 잡혀가게 만들었지

 

죽을 걸 뻔히 알면서도 듣기 싫어요

 

이명소가 천주교도인 것도

 

네가 소문을 냈고

 

그리고

 

두 사람을 불태워 죽여버렸어

 

 

천하디천한

 

악녀일 뿐이다샤론

 

이봐요

 

저 그림을 댁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렸다고요?

 

 

나 닮은 그림이 반드시 있을 텐데

 

집구석 어디에도 정말 없던가요?

 

[팸플릿을 내려놓는다]

 

점복이 저게 진짜!

 

[발소리]

 

피눈물이 나겠지만

 

해라를 위한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줘

 

[불안한 음향]

 

싫어요

 

200년 넘게 살면서

 

넌 네가 싫어하는 일 꾹 참고

 

한 번이라도 해본 적 있었니?

 

사랑하는 남자랑 같이 있지 못하는 거

 

원하는 거 못 하는 거 말고

 

미치도록 하기 싫은데 꾹 참고 하는 거

 

이번에 한번 해봐

 

그러면 집착도 사라질 거야

 

250년 인생에

 

뭐 하나는 배워 가야지

 

 

... 많이도 쌌네

 

에효... 내 코트는 언제 되려나

 

대표님

 

 

두 번째 선물막 도착했습니다

 

대표님한테 문자 보낸 곳 찾았답니다

 

어디야?

 

그게좀 이상해요

 

(한 실장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인데

 

청담동의 무슨 옷가게라고 나오네요

 

몰라 - 실종된 거 아니야?

 

아니야

 

아니실종된 게 아닌데 어머니 아버지 어디 계시는지를 왜 몰라?

 

여행 중이니까 그렇지 통화는 했다니까

 

[해라 한숨] (영미그때 병원 기록 확인한 거 맞대

 

병원 이름이 뭐였대?

 

너 왜 이래?

 

너 진짜 이상하다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없어뭘 숨겨?

 

왜 숨겨?

 

 

곤이 아버지한테 들은 얘기 없어?

 

없어!

 

- (해라진짜... - ?

 

안녕하셨어요?

 

요 밑에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잖아

 

영미 씨 매장도 볼 겸 너 옷 한 벌 사주려고

 

여기서 제일 비싸고 좋은 옷이 어떤 겁니까?

 

아이저희 물건이야 다 좋죠

 

이건 사이즈 44예요, 33이에요?

 

어머, 33사이즈가 어디 있어요?

 

그리고 여기 옷들 다 외국에서 온 거라서

 

44, 55 뭐 그런 사이즈 안 써요

 

그래요?

 

이거 예쁘다

 

해라야이거 입어봐

 

됐어점심이나 먹으러 가

 

먼저 이거 입어보고

 

어우진짜... 부러워서 짜증 나려고 그러네요

 

영미 씨 - 

 

저한테 그런 문자 왜 보내셨어요?

 

?

 

발신 번호 안 뜨게 어떻게요?

 

무슨 말씀 하시는지 잘...

 

저한테 문자 안 보내셨어요?

 

그때저녁식사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자는 보냈죠

 

...

 

그럼 제가 받은 문자 경찰에 같이 제출할게요

 

'연구소에 일했던 연구원입니다'

 

'문 박사는 친구인 정 사장이 죽였습니다'

 

잘못했어요

 

곤이 아버지를 의심하는 거 같으셔서

 

순간적으로 실수했어요

 

영미 씨

 

 

마음이 아픕니다

 

해라는 그동안 먹고살기 힘들어서 친구도 없고

 

그나마 영미 씨가 제일 친한 친구 같던데

 

[탈의실 문 열리는 소리]

 

[발소리]

 

 - 이 옷 나한테 너무 커

 

바보 같아

 

미안해해라야 너한테 맞는 사이즈 갖다 놓을게

 

점심 같이 먹으러 갈래? - 아니야

 

난 예약 손님이 있어서

 

그래요다음에 또 봬요 - 

 

가자간다

 

(수호

 

(해라땡큐

 

[컵 뚜껑 내려놓는 소리]

 

[수호가 자기 컵 뚜껑 열어서 내려놓는 소리]

 

아까 영미랑 무슨 얘기 했어?

 

별 얘기 안 했어

 

영미 표정이 엄청 안 좋던데

 

해라야

 

?

 

내가 있잖아걱정하지 마

 

[호로록 마신 뒤 숨을 내쉰다]

 

이거 먹고 가보고 싶은 데가 있어

 

맨날 어딜 그렇게 데려가려고?

 

[감동적인 음악]

 

[작게 웃는 호흡]

 

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결혼하려면 아직 멀었는데

 

보고 싶었어 너 드레스 입은 거

 

나도 보고 싶었어 나 드레스 입은 거

 

보니까 어때?

 

완전 예뻐 [웃는다]

 

세상에서 네가 제일 예뻐

 

나 웨딩드레스는 원래 샤론 양장점에서 하고 싶었는데

 

됐고여기 한번 봐봐

 

[해라가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찰칵]

 

[휴대폰 벨 소리]

 

전화 왔다잠깐만미안

 

한 실장님

 

(한 실장대표님지금 멀리 계십니까?

 

[긴박감 넘치는 음향]

 

정 사장 때문에 문 박사님이 곤란해진 건 사실이었어요

 

그래도 당신이 안고 넘어가시려고 했는데

 

정 사장이 욕심을 버리지 않더라고요

 

어떤 욕심 말씀하시죠?

 

문 박사님이 하는 연구를 가져다가 사업에 이용하려는 거죠

 

그거 어떻게 아셨어요?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니까

 

연구소 화재가 나던 날에도

 

밤늦게 찾아와서는 심하게 다투더라고요

 

(샤론연구소 화재가 나던 날 밤에 누군가를 봤어요

 

해라 씨 옛날 가족사진에서 봤어요

 

화가 난 얼굴로 들어가셨는데

 

(남자누전은 개소리

 

두 사람이 싸우다가 화재가 났을 거라고 생각해요저는

 

다투시는 거 왜 안 말리셨어요?

 

그냥... 내가 어떻게 그래?

 

[노크]

 

선생님죄송한데 주차장에서 연락이 와서요

 

혹시 괜찮으시면 제가 자리를 좀 옮겨드려도 될까요?

 

...

 

[열쇠 꾸러미 소리]

 

그러니까... 두 분이 다투시다가

 

안 좋은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가능성이 높다그렇게 생각하죠

 

그때 왜 경찰에 얘기 안 하셨어요?

 

내가 끼어들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기가 싫었어요

 

그때 개인적으로 힘든 문제도 있었고

 

[작게 심호흡한다]

 

정 사장님이 확실해요?

 

그럼요 같이 술자리도 여러 번 다니고

 

등산도 같이 다니고 해서 잘 알죠

 

분명해요

 

[호로록 마시는 소리]

 

[발소리]

 

찾아봤어?

 

? - 결혼기념일

 

저녁 먹기 좋은 레스토랑 찾아봐 달랬잖아

 

본부장님

 

공사는 좀 구분하셔야죠

 

이것도 공이에요?

 

여행사 직원이면 좋은 데 다 알고 있어야지안 그래?

 

[발소리 후찾아놨습니다

 

(본부장응 [주희가 작게 웃는다]

 

(본부장...

 

...

 

역시주희 씨는 일 못 해

 

좀 더 클래스 있는 데는 없나?

 

제가 더 찾아보겠습니다

 

땡큐

 

결혼기념일에 자기 밥 먹는 거를 왜 우리한테 찾아보라고 난리니?

 

(주희가서 먹어보라고 안 하길 다행이죠

 

[발소리]

 

(본부장아무래도 말이야 블로그 말을 믿을 수가 없으니까

 

클래스 있는 식당 찾으면 한번 가서 먹어보고 와

 

[팀장 한숨]

 

법카는 안 주시나요이것도 일인데?

 

법카는 왜자기들끼리 밥 먹는데

 

[해라 기막힌 듯 한숨] (본부장팀장님회의 들어갑시다

 

주희 씨이거 가져가

 

[입으로 쪽쪽쪽 소리]

 

[나가며 발소리]

 

... 갔다 올게 - 봤어봤어?

 

누전은 개소리

 

두 사람이 싸우다가 화재가 났을 거라고 생각해요저는

 

[문자 알림음]

 

[작게 웃는 소리]

 

(한 실장대표님저희가 먼저 가서 준비하겠습니다

 

... [탁자를 탁 친다]

 

같이 가시죠

 

[작게 숨을 내쉰다]

 

[긴장감 있는 음악]

 

[사람들이 크게 웅성거리는 소리]

 

[각자 원하는 바를 주장한다]

 

[각자 계속 소리친다] (남자우리 동네!

 

(여자1) 재개발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계속 각자 주장을 크게 말한다]

 

(투기 지역이 되든 재개발이 되든

 

시간이 가면 동네가 변하는 거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투기꾼들의 배를 채우는 것보다는

 

개발 보상금을 받고 새 건물새 인프라를 취하는 게 낫죠

 

[사람들 웅성거린다]

 

- (남자 주민1) 맞아요맞습니다 - (남자 주민2) 

 

사대문 안에 제일 세련된 동네로

 

우리도 거듭나 보는 겁니다

 

[찬성하는 말과 박수 소리가 이어진다]

 

[박수 소리가 점점 잦아진다]

 

투기 과열을 부추기는 세력만 없으면

 

정부 지원을 통해서 보수와 유지 관리가 가능합니다

 

백 년 이상 된 주택이 많은

 

이 아름다운 동네를 왜 없애야 됩니까?

 

[박수 소리가 이어진다] (주민3) 옳소!

 

[주민들 손뼉 치며 웅성거린다]

 

(동네 주민들에게 필요한 건

 

낡은 집의 보수와 수리가 아니라

 

새로운 기반 시설입니다

 

넓은 주차장과 푸드코트가 있는 건물이 대체 왜 나쁜 겁니까?

 

(여자 주민1) 맞아요

 

우리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 그럼요그럼

 

(남자 주민1) 살고 싶습니다저희도

 

[주민들 옳다고 외치며 손뼉을 친다]

 

똑같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들어선 그런 동네로 변하는 게 좋으십니까?

 

좋아요 다들 현대식 아파트에 사는데

 

왜 우리만 옛날 집에서 살아야 돼요?

 

(남자 주민1) 당신도 번쩍번쩍한 현대식 저택에 살잖아요

 

이런 동네에 살면서 그런 얘기를 하시든가요

 

[주민들 웅성거린다] - 와서 살아봐야지 - 살아보고...

 

문수호 대표님

 

왜 하필 이 동네입니까?

 

서울 사대문 안에 얼마 남지 않은 고풍스러운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이 동네가 보존되면 [까치 울음소리]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습니다

 

여자 때문 아닙니까?

 

[불안한 음악]

 

여자?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가 한국으로 돌아와

 

첫사랑 소녀와 추억이 있는 동네를 그대로 봉인시킨다

 

영화 같은 스토리 아닙니까여러분?

 

그게 사실이에요?

 

(남자 주민1) 그게 사실이면 미친 거지이게 안 그래요?

 

(여자 주민1) 그렇지 [사람들 웅성거린다]

 

남자 중의 남자구먼상남자

 

(남자 목소리... 혼자 드라마 찍고 있네

 

(같은 남자로서 그 사랑

 

존경합니다

 

하지만

 

한 남자의 사랑을 과시하기 위해서

 

이 동네의 개발을 막기엔

 

주민분들의 불편함이 너무 큽니다

 

[웅성거린다]

 

(왜 하필

 

첫사랑의 추억이 담긴 동네가 여긴지

 

저는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여자 주민1) 말도 안 돼

 

돈 좀 있다고 여자한테 그렇게 써요?

 

(남자 주민1) 아주 단단히 돌았구먼?

 

진짜 여자 때문이야진짜?

 

아이고 - (여자 주민1) 아이고

 

주민 여러분들께 대답을 해주시죠

 

문수호 대표님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사람들 웅성거린다]

 

이렇게... - 뻔뻔하네

 

(여자 주민1) 미쳤어어머

 

첫사랑과의 추억이 있는 동네이기도 하고

 

보존할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남자 주민1) 돈 갖고 할 일 없으면 한강에나 뿌리시든가요

 

아니왜 남의 동네 와서 장난질이냐고요?

 

[물통이 부딪치고 떨어지는 소리]

 

(남자 주민들) - 가라고! - 물러서

 

물러나! - (주민들물러나!

 

[주민들이 물러나라며 연호한다]

 

- (남자 주민1) 물러가! - (여자 주민1) 잠깐만잠깐만

 

그 여자가 누굽니까?

 

(여자 주민1) [기가 찬 듯 웃는다여기 와 있나?

 

누구야손 좀 들어봐내가 머리채를 확 뽑아버릴 테니까

 

[사람들 계속 웅성거린다]

 

(남자얼굴이라도 봅시다누구야?

 

[사람들 웅성거린다] (남자얼굴 좀 보자고누구야?

 

진정하십시오

 

오늘은 말 그대로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였습니다

 

도시 재생 시범 사업지는

 

우리 모두 힘을 모으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찬성하는 주민들 작게 손뼉 치며 웅성거린다]

 

저기요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문수호 대표님과 동네 살리기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여행사 직원입니다

 

저도 한 말씀 올리게 해주십시오

 

제가 여행사에 있다 보니까 직접 다 가보진 못했어도

 

전 세계의 좋은 곳멋진 곳을 굉장히 많이 알고 있습니다

 

'꼭 한번 가보고 싶다이렇게 꿈꿀 만한 그런 곳들요

 

저는 이 감나무 동네가

 

바로 그런 곳이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외할머니댁이 있을 법한 곳

 

그리고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아서

 

힘들 때 찾아가면 위로가 되는 그런 곳 있잖아요?

 

허참...

 

당신들 낭만을 왜 우리 동네 와서 찾아?

 

- (남자그러게요허참 - (여자맞아

 

그럼 제가 현실적인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개발 보상금으로는 새 건물에 들어가기 턱없이 부족해서

 

대출을 받으셔야 될 텐데

 

(남자대출?

 

[주민들 무슨 소리냐는 듯 웅성거린다]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 잘 알고 계시는가요?

 

[주민들 웅성거린다]

 

제가 벌써 대출 인생만 30년째인데

 

이거 정말 장난 아니거든요

 

(팀장맞습니다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했지

 

이런 현실적인 문제는 아무도 얘기 안 해주셨죠?

 

[주민들 웅성거린다]

 

(남자뭔 소리야이게?

 

(여자 주민1) 아니들어봤어요처음이지아니어떡해?

 

이 동네의 전통과 역사는 잃고 빚더미에 올라앉으실 수도 있습니다

 

아니지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게 지금?

 

저는 이 감나무 동네가 사라지는 건

 

우리나라의 큰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만 생각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환호와 박수가 이어진다]

 

[화내는 듯 웅성댄다]

 

(남자 목소리아이형님어디 가아이형님어디 가요?

 

끝까지 앉아 있긴 해야 될 거 아냐?

 

(남자 목소리아이고...

 

(남자 목소리아이빨리 와요 같이 가야지

 

[계속 웅성거리는 소리가 이어진다]

 

[각자 웅성대는 소리와 박수 소리]

 

(남자 목소리하여간 잘 살펴보고 더 얘기하자고

 

잘 가고

 

넌 꼭 그렇게까지 말해야 돼?

 

사실이잖아

 

넌 니네 아버지 욕하더니 점점 닮아간다

 

[한숨]

 

다시 한번 사람들 앞에서 문수호 모욕했다간

 

나 진짜 가만 안 있어

 

... 문수호...

 

참 부럽네

 

(해라

 

공청회도 끝났는데 왜 계속 싸워요?

 

여기서 뭐 하세요?

 

동네가 개발돼야 나도 부자가 되죠

 

내일 양장점으로 들러요

 

할 얘기가 있으니까

 

여기서 하세요

 

여기선 못 해요

 

[작게 한숨]

 

[한숨]

 

[감동적인 음악]

 

아유종이를 절약해야지 이게 뭐 하는 짓이야진짜

 

오빠 타 있어내가 다 떼어줄게

 

아니회사에서도 이면지 쓰라고 그 난린데 진짜...

 

[종이 떼는 소리아까워 죽겠네진짜

 

미안해해라야

 

뭐가?

 

예상보다 약한데?

 

[작게 웃는다]

 

사람들이 착하네 벽돌 던졌으면 어쩔 뻔했어

 

[길게 숨을 내쉰다]

 

너무 신경 쓰지 마 다 예상한 과정이잖아그치?

 

신경 쓰지 마

 

[작게 웃는다]

 

[돌이 콱 부딪는 소리] (해라?

 

[돌이 굴러가는 소리]

 

오빠뭐야?

 

[낄낄 웃는다]

 

- (해라오빠괜찮아? - 

 

[긴장되는 음악]

 

[시동을 건다]

 

(샤론 방백그 애 옆에 있으면 다쳐

 

기억 안 나요?

 

피는 멎었는데

 

진통제나 소염제 안 먹어도 될까?

 

이쁘게 드레싱 해줘서 괜찮아

 

푹 자

 

[감동적인 음악]

 

해라야 - ?

 

오늘 멋있었어 세상에서 제일 예뻤고

 

잠들 때까지 손잡아줄까?

 

 

아니라고 그랬으면 좋았잖아

 

첫사랑 때문에 그런 거 아니라고

 

왜 그렇게 말했어?

 

왜 그랬을 거 같아요?

 

...

 

말하지 않을래

 

[웃으며그래너 혼자고 나 여기 있어

 

[작게 웃는다]

 

나 그날 찍은 사진 나왔는데

 

...

 

어때?

 

이쁘다

 

프린트해서 책상에 하나 올려놔야겠다

 

이제 주무세요

 

[톡 내려놓는다]

 

나 좀 누워야겠다

 

...

 

[불길한 음악]

 

(샤론그 애 옆에 있으면 다쳐

 

기억 안 나요?

 

[점점 크게 고조되는 소리]

 

[숨을 크게 내뱉은 뒤 헐떡인다]

 

[또 한 번 숨을 크게 내뱉고 계속 헐떡인다]

 

[계속 헐떡인다]

 

(해라아직 안 잤어?

 

[불길한 음향과 속삭임]

 

[기분 나쁜 쇳소리가 점점 커진다]

 

[숨을 크게 내뱉는다]

 

왜 그래?

 

어머!

 

피가 다시 나는데이거?

 

응급실 갈까?

 

아냐괜찮아

 

그럼 구급상자가 어디 있더라

 

이제 피는 거의 다 멎은 거 같아

 

[손 비비는 소리 후 해라 한숨]

 

[한숨]

 

오빠

 

왜 그래?

 

괜찮은 거야?

 

괜찮아

 

 

[숨을 길게 내쉰다]

 

[구급상자를 정리하는 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누군가 내려오는 발소리]

 

[불길한 음악]

 

[전화벨이 울린다]

 

우리 동네 대장간입니다

 

문수호 대표님 계십니까?

 

지금 대표님 출근 전이신데요

 

내가 지금...

 

여보세요?

 

[불길한 음악이 더 크게 이어진다]

 

[큰 북소리까지 더해지며 긴장감이 고조된다]

 

[쓰러지며 신음한다]

 

도와주세요도와주세요!

 

(등산객괜찮으세요어디 다친 데 없어요?

 

[등산객들 웅성거린다]

 

[안심한 듯 헐떡거린다]

 

안 다쳐서 다행입니다 그 윤달홍 씨제가 만나볼게요

 

굿모닝

 

굿모닝입니다

 

머리 괜찮아? - 멀쩡해컨디션 좋아

 

다행이다

 

[수호 작게 웃는다] [식기 소리가 난다]

 

해라야 - ?

 

혹시이 사람 기억나?

 

(해라...

 

모르겠는데누구야?

 

아버지 연구소에 있던 연구원

 

근데 어떻게 알았어?

 

다 같이 친하게 지내셨다고 해서 등산도 같이 다니시고혹시나

 

이 사람이 뭐라는데?

 

별말 안 했어 그냥 옛날 일 생각이 났대

 

난 전혀 모르겠어

 

이름이 뭐야?

 

도신재 박사

 

도신재 박사?

 

앉아

 

 

...

 

대표님

 

[발소리]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긴장감 있는 음향]

 

[노크]

 

혹시 괜찮으시면 제가 자리를 좀 옮겨드려도 될까요?

 

[자동차 위치 추적음]

 

박철민 회장을 만난 게 맞습니다

 

근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도신재

 

도신재 박사?

 

아우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이름이 도신재라 그런가 도박에 미쳤어사람이

 

!

 

(해라 부오늘 나한테 슬쩍 와서는 돈을 꿔달라는 거야

 

문 박사 연구 자료 자기가 몰래 갖다주겠다고참나

 

어머그 사람 이상한 사람이네

 

진짜 도박사네 도박하는 도신재 박사

 

[해라가 소리 내 웃자 모두 따라 웃는다]

 

[휴대폰 벨 소리]

 

해라야

 

나 도신재 박사 기억났어

 

그 사람 도박꾼이야

 

도박하던 게 걸려서 연구소에서 잘렸다고 들었어

 

연구비에도 손을 댔었대

 

[키보드 탁 치는 소리]

 

하우스

 

요즘도 하우스 열심히 다니신다면서?

 

...

 

(수호도신재도박을 하고 있고 박철민에게 매수당한 사람 맞습니다

 

저쪽에서 조작한 증인인데 우리한테 유리해졌습니다

 

추가 증거 찾아주세요

 

알겠습니다 다니는 하우스 확인해 보겠습니다

 

찬기 수고했어

 

[깊이 심호흡한다]

 

감사합니다 총괄영업부 정해라입니다

 

(샤론오늘 잠깐 들러요

 

더 고급스러운 건 없어?

 

어디서 이런 싸구려를

 

할 말이 있어요 안 오면 후회할 거야

 

회사 전화는 다 녹음이 되고 있습니다고객님

 

(샤론안 오면 계속 회사로 전화할 거야 이따 봐요

 

[기막힌 듯한 호흡]

 

[팍 내려놓으며 칫 한다]

 

(백희웨딩드레스 천 그레이드 좀 올려

 

이게 뭐니이게

 

누가 뭐래알았어요

 

내 옷은 언제까지 할 거야?

 

봄 코트바지 정장롱드레스 미니스커트다다음 주까지

 

가보세요 - 치수 안 재니?

 

허리가 반 인치 늘었네

 

귀신

 

[작게 웃는다]

 

[삐걱 문이 열린다]

 

날 보호해준다고 약속하면

 

나도 과거 죄를 뉘우치리다

 

약속하겠습니다

 

 

박철민을 봤어요

 

[불길한 음향]

 

(달홍) 10 21일 그날

 

연구소 불나던 날

 

그때 난 식당 배달 일을 하고 있었어요

 

금요일 저녁에 구내식당 안 했던 거 기억나요?

 

기억납니다

 

(달홍금요일은 야식 배달을 자주 갔지

 

그날도 9시에 야식 배달을 갔는데

 

박철민이가 도망치듯이 뛰어나가는 걸 봤어요

 

그건 폭발음에 놀라서 밖으로 나갔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처음엔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차를 바꾸고 집을 샀다고 자랑을 합디다

 

평소에 식당에 와서도 너무 사람이 못되게 굴어서

 

은근히 협박을 해봤지

 

나 그날나 당신을 봤다

 

경찰에 안 부는 조건으로 뭘 주겠냐?

 

[크게 한숨을 내쉰다]

 

(달홍그래서 나... 집과 땅을 받았어요

 

잘못했습니다

 

어르신은 제가 책임지고 보호해드리겠습니다

 

지금 하신 진술 경찰에서 다시 한번 해주실 수 있죠?

 

하리다

 

이걸 털어야 내 아들도 일어날 거 같아요

 

그리고

 

잘못했습니다

 

[한숨을 내쉰다]

 

카메라 볼게요 하나치즈!

 

[찰칵]

 

[찰칵]

 

치즈 [계속 카메라 촬영음]

 

(팀장) [웃으며그만 찍어라그만 찍어

 

빨리 먹자...

 

[팀장 콧노래]

 

진짜 맛있다

 

(주희!

 

여기가 생긴 지 50년 넘은 데거든?

 

옛날부터 프러포즈 장소로 완전 유명했던 곳이래

 

(주희... 어쩐지

 

부럽다 [주희와 팀장 작게 웃는다]

 

나 옛날에 여기 와본 적 있는 거 같아

 

옛날 남자친구한테 여기서 프러포즈 받고 막 그런 거 아니야?

 

?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진짜 아먹어빨리

 

(팀장) [흐흐흐 웃는다아유...

 

여기서 프러포즈 받고

 

결혼기념일에도 오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그쵸?

 

(팀장좋긴 뭐가 좋냐?

 

요즘 세상에 누가 결혼 같은 걸 해 촌스럽게그냥 혼자 살아

 

어우팀장님

 

(팀장결혼은 무덤이야

 

무덤이라도 갈래요 - 으유

 

[둘이 함께 웃는다]

 

결혼기념일?

 

저기 혹시... - 

 

방명록 같은 거 있을까요옛날 거

 

있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앨범 넘기는 소리가 크게 난다]

 

10 20... 10...

 

10월이면...

 

[감동적인 음악]

 

찾았다

 

우리 아빠 여기 있었어 그날 밤

 

해라야 뭐 해디저트 나왔어

 

팀장님저 잠시만

 

오빠

 

[해라 발소리]

 

다행이야다행이야

 

[훌쩍인다]

 

나 오늘 집에 가서 청혼 반지 낄래

 

일 많이 남았어?

 

 

이따 집에 가서 보여줄게

 

그래 - 이따가 봐

 

[해라가 살짝 웃고 살짝 훌쩍인다]

 

[소리 내 웃는다]

 

[풍경이 딸랑 울린다]

 

[풍경이 딸랑 울린다]

 

처음 만나던 날이 생각나네요

 

그때는 춥고 힘든 얼굴로 찾아왔었지

 

하실 말씀이 뭔가요?

 

결혼 축하해요 이모한테 얘기 들었어요

 

이모 만나셨어요?

 

내가 반코트 만들어 드리기로 했거든

 

그 집에 간 건 아니니까 안심해요 여기서 만났어요

 

결혼은 당장 할 건 아니에요

 

...

 

영원히 못 할 수도 있겠지

 

아버지 살인범의 딸하고 결혼을 할 순 없으니까

 

...

 

왜 보자고 하셨어요?

 

샤론 양장점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댔잖아요

 

이젠 아니에요

 

난 만들 거예요

 

당신을 위해서

 

난 안 입을 거예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나 문수호 좋아했어요

 

[불안한 음악]

 

마음이 가는 걸 어떡해요

 

멋진 남자잖아

 

그 얘길 왜 저한테 하시는 거예요?

 

나 좀 이상하지 않았어요?

 

많이 이상했죠

 

그 사람 좋아해서 그랬어요

 

이젠마음에서 놓아줬고

 

그 사람의 신부가 될 여자한테

 

드레스 만들어주고 싶어요

 

왜요?

 

멋져 보이잖아

 

제가 보기엔

 

여전히 이상하세요

 

난 만들 거예요

 

[풍경 소리]

 

(라디오 뉴스 여성 앵커다음 소식입니다

 

은성구 종합병원 단지 공사 현장에서

 

조선 시대 회곽묘가 발견됐습니다

 

신분은 알 수 없는 구점복의 묘로 확인됐습니다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목관 안에서는

 

한글로 적은 이야기와 그림 [책이 떨어지는 쿵 소리]

 

간절한 마음을 담은 기도문이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진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숨을 내쉬고 들이쉰다]

 

점복이

 

[숨을 내쉬고 들이쉰다]

 

...

 

[노트북 자판을 톡톡 두들긴다]

 

[노트북 자판을 톡톡 두들긴다]

 

[날카로운 쇳소리가 점점 커진다]

 

! [물건을 떨어뜨리는 쿵 소리]

 

[종이 떨어지는 소리]

 

(샤론남편이었던 당신이

 

내 몸종 하녀랑 눈이 맞아 날 버렸지

 

[숨을 내뱉은 뒤 헐떡인다]

 

[불길한 속삭임이 들린다]

 

[불길한 음향이 계속된다]

 

피곤해 보이네

 

선생님... 저 요즘 좀 이상해요

 

(백희미친년이

 

그 집에 들어가서 별 얘길 다 했군

 

정신병자야뭘 새겨들어?

 

예전 선생님 특강 때 해주신 얘기가

 

제 옛날 일처럼 막 떠오르기도 해요

 

그건... 내가 너무 얘길 잘해서 그런 거고

 

선생님...

 

전생이라는 걸 믿으세요?

 

글쎄

 

...

 

모든 사람들한테 다 있다곤 생각 안 하는데

 

그리움이나 한을 품고 떠난 경우는

 

다시 한번 돌아오지 않을까?

 

전 그런 거 안 믿거든요

 

안 믿으면 되지

 

근데... 이상해요

 

뭔가 있는 거 같아요

 

[슬픈 음악]

 

자네의 빼어난 솜씨로 두 사람을 그리고

 

믿지 못할 이 얘기도

 

글로 남겨주시게

 

[통곡한다]

 

수호야

 

얼마 있으면

 

조선 시대 묘에서 나온 글과 그림이 공개될 거야

 

그게

 

네 전생이다

 

(백희이것만 알아둬

 

비단옷을 입고 네 부인인 척하는 여자는

 

너를 죽인 악녀야

 

네 인연은

 

얼굴에 화상 흉터가 있는

 

착한 여종이고

 

[작게얼굴에 화상 흉터...

 

묘한 인연과 우연 아니겠니

 

너 어릴 적에

 

얼굴에 화상 흉터가 있었던 것도

 

(해라피곤해 보이네

 

(샤론피곤해 보이네

 

[불길한 음향]

 

[불길한 음악과 속삭임]

 

[따뜻한 음악]

 

(수호이명이나 환청까지 생겼습니다

 

(샤론그 사람한테 뭔가 변화가 있어

 

내 기도가 이뤄질 거 같은 느낌이 좀 들어

 

파이팅!

 

그거 아니야

 

[해라가 소리 내 웃는다]

 

(해라장백희 선생님 좀 특별한 분인 거 알고 있었어?

 

(백희구점복이 쓴 기도문을 알려주세요

 

(너 이상한 문자 보낸 거 문수호한테 들킨 거 아냐?

 

(영미연구소에 불을 지른 것도 니네 아버지고

 

해나네 아버지 죽인 것도 니네 아버지야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하고 달라질 건 없습니다

 

다신 찾아오지 마세요

 

저는 정해라를 사랑하고 평생 같이할 거니까요

 

.흑기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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