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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 16

  

 

- (해라) 피곤해 보이네 - (샤론) 피곤해 보이네

 

[불길한 속삭임]

 

(백희) 비단옷을 입고 부인인 척하는 여자는

 

너를 죽인 악녀야

 

너의 인연은

 

얼굴에 화상 흉터가 있는

 

착한 여종이 맞다

 

몸이 많이 안 좋으신가 봐요

 

[불길한 음향이 이어진다]

 

오빠

 

많이 아파?

 

(해라) [발소리] 왜 그래? 정신 나간 사람처럼

 

아직도 머리가 아파?

 

아니야, 괜찮아

 

짐 가지러 왔어요

 

몇 가지가 덜 왔더라고요

 

[발소리]

 

저, 밤늦게 죄송합니다

 

저희 사장님 무식한 거

 

대신 사과드립니다

 

[작게] 가

 

얼른

 

빨리 씻고 푹 자

 

응

 

아까 문수호 이상한 거 느꼈어?

 

- 아니 - 난 느꼈어

 

그 사람한테 뭔가 변화가 있어

 

그러고 보니까

 

좀 살이 빠진 것도 같고

 

아니면 샤론 내쫓고

 

살이 더 붙은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있어

 

[슬픈 음악]

 

(백희) 혼란이 오면 흘러가게 둬

 

아름다운 순간은 지금이다

 

수호야

 

해라와 함께 있는 지금이 중요해

 

그럼요

 

저도 알아요

 

- 이모 - 응

 

문 대표는

 

안 들어온 건지 들어왔다 다시 나간 건지

 

화장실 다녀오다가 나가는 거 봤어

 

일 때문에 속상해서 그런가

 

갔다 올게

 

야, 과일이라도 먹고 나가

 

(해라) 많이 먹어

 

[실망한 듯 소리낸다]

 

1억이야 이거 갖고 가서 그림을 빌려와

 

안 파는 그림이라며

 

안 파니까 빌려오라고

 

사흘만 보고 준다고 해

 

[상자 닫는 소리]

 

가져오면 찢어버릴 거 같은데

 

빨리 안 가?

 

[풍경 소리]

 

[크게 소리내며 깨진다]

 

[긴장되는 음향]

 

[컥 소리를 낸다]

 

[불길한 속삭임]

 

[작게 신음한다]

 

어디까지 말했니?

 

[신음한다]

 

네가 두 사람 죽인 거까지 말했어?

 

[콜록거린다]

 

다 했어요, 다

 

믿지도 않을 얘길 왜 한 거야?

 

[신음하며 쿵 떨어진다]

 

[콜록 한다]

 

믿지도 않을 얘기라서 했어요

 

그래도 신경이 쓰였나 보네

 

백희한테 가서 말한 걸 보면

 

난 이제

 

언젠가 죽어

 

너 외로워서 어쩌려고 그래?

 

너도 이제

 

시간 속으로 들어올 방법을 찾자

 

제발

 

그 사람이 내 남자가 되면 그렇게 될 거예요

 

나도 똑같이 나이를 먹고 곱게 늙어갈 수 있어

 

그럴 리 없어

 

그 사람

 

내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난 알아

 

당신의 간절한 기도만 응답을 받는 게 아냐

 

나의 시퍼런 슬픔도

 

답이 올 때가 됐죠, 이젠

 

너

 

수호한테 장난치면

 

가만 안 둔다

 

컵이나 물어내요

 

(의사) 아무 이상 없으신데요 아주 좋으세요

 

음... 지난 달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도 아주 좋으시고

 

갑자기 두통이 생겨서요

 

이마에 난 상처도 다 아물었고

 

두통의 원인까진 아닌데

 

이명이나 환청까지 생겼습니다

 

스... 혹시 요새 뭐 스트레스 많이 받는 일 있으세요?

 

스트레스겠죠

 

오늘 점심은 좋아하는 사람이랑 맛있게 한번 드셔 보세요

 

주말엔 꼭 운동도 하시고요

 

네, 선생님

 

[작게 심호흡한다]

 

[레스토랑에 음악이 깔려 있다]

 

피자 너무 맛있다 식기 전에 더 먹어

 

반지 이뻐

 

흠...

 

어디 아파?

 

병원 갔다 왔다면서

 

어떻게 알았어?

 

사무실부터 들렀지 같이 오려고

 

이상 없대, 건강하대

 

수호 오빠 강한 사람이잖아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

 

걱정 마, 잘될 거야

 

그리고 잘 안 되면 어때? 네가 있는데

 

응, 맞아

 

- 해라야 - 응?

 

우리 봄에 결혼하자

 

왜 이렇게 급하게?

 

그럼 언제가 좋아?

 

[포크를 내려놓는다]

 

한 2년 뒤?

 

2년?

 

나도 좀 뭔가 이뤄놔야지

 

어, 대리도 좀 달고 그리고 해외 출장도 좀 다녀보고

 

그거 결혼하고 하면 되잖아 왜 내가 일 못 하게 할까 봐 그래?

 

아, 아니...

 

그냥 그건 좀 그래 나도 좀 준비하고 싶어서 그래

 

그리고 일단 아버지 문제 해결하고 나서 그때 하자

 

네가 원하면, 그래

 

재수사는 검찰이 맡기로 했어

 

건설사 돈을 받고 경찰까지 연루됐던 게 밝혀져서

 

박철민 회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가겠네

 

응, 나도 오후에 증인 한 분하고 같이 가

 

너 여행사 내려주면 되지

 

[아니라는 듯] 음음, 전철역에

 

갤러리 가봐야 돼

 

오케이

 

샤론 양장점 따로 연락 없지?

 

응

 

연락 와도 만나지 마

 

흠...

 

네, 준비 거의 다 됐고요 곧 출발하려고요

 

예, 예, 연락받았습니다

 

네, 참관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재미있는 음악]

 

여긴 웬일이야

 

하...

 

저, 이 그림...

 

샤론이 빌려오라고 해서요

 

(장빈) 네, 고고미술사 학회지에도 싣기로 했고요

 

네, 네, 그럼 연구실에서 뵙겠습니다, 교수님

 

네

 

점복... 아니, 장빈 씨

 

아!

 

안녕하세요? 또 오셨네요

 

잠깐 나랑 얘기 좀 할까요?

 

아, 죄송한데 제가 지금 급히 가봐야 할 데가 있어서

 

아... 혹시...

 

조선 시대 묘에서 나온 문서를 보러 가는 건가요?

 

하... 아, 예, 그걸 어떻게...

 

나도 같이 갈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그게 아직 일반에 공개는 힘들다고 해서

 

아, 그럼

 

나한테 딱 10분만 시간을 줘요

 

해드릴 얘기가 있어요

 

후회하진 않을 겁니다

 

네, 그러시죠

 

[작게 웃으며] 아... 밖으로 나가시죠

 

혹시

 

대걸레나 못 쓰는 의자 있으면 좀 갖다주시겠어요?

 

[큰 북소리와 긴장되는 음향]

 

[큰 바람 소리]

 

[딱 부러지는 소리]

 

[큰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큰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남자) 주차장 가신 거 같던데 아까 손님이랑

 

주차장에요?

 

어?

 

안녕하세요

 

[긴장되는 음향]

 

[뚝 부러지는 소리]

 

[땅에 떨어져 뒹구는 소리]

 

[쨍하며 깨지는 소리]

 

베키 저러는 거 처음 봐요?

 

헉!

 

[철근이 휘어지는 소리]

 

[철근이 떨어져 뒹구는 소리]

 

겁을 주려는 게 아니라

 

내 말을 믿어야 해서 보여드린 겁니다

 

나는

 

보통 사람들과 조금 다릅니다

 

예

 

[해라 딸꾹질] [상자가 뚝 떨어지는 소리]

 

[딸꾹]

 

관객이 더 있었네

 

[딸꾹]

 

할 수 없지

 

(백희) 지금 가시면

 

장빈 씨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아버지

 

구점복이 그린 그림과 기나긴 사연

 

그리고 기도문을 보실 겁니다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얘기를 썼을 겁니다

 

지금부터 그 사연을 들려드릴 테니

 

내 얘기가 그 기도문과 일치한다면

 

제 부탁을 하나 들어주십시오

 

그게 뭡니까?

 

점복이가 쓴 기도문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사연이 적힌 문서를 직접 보게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해주실 얘기가 문서와 일치한다면

 

기도문과 문서, 그림 모두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30여 년 전쯤

 

[슬픈 음악]

 

(백희) 지체 높은 양반 댁의 혼례를 앞둔 아씨와

 

그 아씨의 혼례복을 짓는 몸종 하녀가 있었습니다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백희) 아씨는 혼례복을 걸쳐본 여종의 얼굴을

 

인두로 지졌고

 

혼례복 걸친 여종을 신부로 착각한 신랑은

 

평생의 사랑을 맹세했지요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하... 미친 거 아냐?

 

그림 빌려달라 말라 얘기 꺼낼 상황이 아니었어

 

옛날얘기만 재밌게 듣다 왔네

 

그런 얘기가 묘에서 나왔을 거라고 했다는 거지?

 

베키가 점복이한테

 

글과 사연을 남겨달라고 부탁했다던데?

 

아우...

 

미쳤어

 

(백희) 남편이 천주교도인 걸 소문내고

 

분이에게 자신의 옷을 입힌 서린 아씨는

 

분이를 사지로 내몰았어요

 

[사진 촬영음]

 

[슬픈 음악]

 

(백희) 분이가 죽기를 기대했지만

 

사랑의 힘으로 버텨낸 거죠

 

[버스가 끽 하며 서는 소리]

 

[헉헉거리는 소리]

 

(백희) 칼에 찔려 목소리를 잃고

 

먼 길을 찾아와 그리운 정인을 만났지만

 

[안타까움에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백희) 질투에 불탄 서린 아씨는 두 사람을 불태워 죽였고

 

[사진 촬영음]

 

(백희) 분이의 저주를 받아서...

 

(분이)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어라

 

(백희) 늙지 않고 죽지 않는 존재가 되었으며

 

[점복이 통곡한다]

 

(백희) 어떤 여인에게서

 

내 부탁함세

 

(백희) 이 모든 일을 기록하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한숨을 내쉰다]

 

[노크]

 

(백희) 사무실 안 가고 여긴 왜?

 

어떻게 그런 걸 보고 다른 게 손에 잡히겠어요?

 

[소리 내 웃은 뒤] 차력하는 거 처음 봐요?

 

얘기는 특강 때 이미 들은 거고

 

저도 여기서 같이 기다리고 싶어요

 

정말 직접 그 문서를 보게 될지 아닐지

 

호기심이 많은 아가씨였네

 

근데 기분이 좀... 이상해요

 

어떻게?

 

막 신기하고 또 황당하고 그래요

 

그 얘기가 내 얘기 같다거나 그래요?

 

아뇨, 그건 아니고요

 

음...

 

근데 정말 그 문서가 나올까요?

 

하...

 

지금까지 연락이 없는 걸 보니까 아닌가 보네

 

[백희가 작게 웃는다]

 

걱정 말고 회사로 가봐요

 

박철민 회장은 정길영 사장을 의심하는데

 

연구소 화재 나던 날 저녁에 찍힌 사진입니다

 

정 사장님은 연관이 없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저희도 좀 더 조사를 해보죠

 

- 한명수 씨 - 네

 

건설사 임원으로 계실 때 회사에서 고의적으로

 

연구소에 불을 지르라고 돈이 지급된 사실이 있습니까?

 

그 당시는 알지는 못했는데

 

나중에야 들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그 당시 개발사업팀의 책임자였던 분이 돌아가셔서

 

뭐 자세한 건 알 수 없고요

 

건설사 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불을 지른 사람이 있긴 있다는 얘기네요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 사람 이름이 뭡니까?

 

[긴장되는 음악]

 

장철두라는 놈이 돈을 받은 겁니다

 

당시 절도에 방화에 전과 3범이었고

 

5년 전엔 마약에 손을 대다 죽었어요

 

우리 사이엔 돈 거래 흔적이 없잖습니까

 

하하하, 증명 못 합니다

 

저 정도면 적은 돈 아닙니다

 

[한숨]

 

(검사) 그 사람 이름이 뭡니까?

 

장철두라는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

 

[한숨]

 

박철민이 한 발 빨랐네요

 

객관적 자료가 충분하니까 그 말을 다 믿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내일 윤달홍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네

 

피곤해 보이시네요

 

오늘 일찍 들어가 쉬세요

 

괜찮아요

 

안녕하세요

 

연락 없이 불쑥 찾아와 죄송합니다

 

마무리는 짓고 가야 할 거 같아서

 

저는 동네가 개발되는 쪽을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인했던 동의서 돌려주세요

 

제가 보는 앞에서 없애주시든가

 

실장님

 

네

 

제가 찾아드리겠습니다 나가시죠

 

공청회는 아주 재밌었습니다

 

수고하세요

 

그날

 

저한테 뭐라고 하셨었죠?

 

언제요?

 

우리 집에서 나가던 날

 

전생에 당신의 사랑은 나였다고요

 

날 기억해내고 못다 한 사랑을 이뤄야 한다고

 

그런 얘기 저한테 왜 하신 겁니까?

 

신경 쓰이시나 봐요?

 

[슬픈 음악]

 

믿진 않지만 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하고 달라질 건 없습니다

 

저는 정해라를 사랑하고

 

평생 같이할 거니까요

 

앞으로 저한테 그런 얘기 하지 마시고

 

아니, 다신 찾아오지 마세요

 

[한숨을 내쉰다]

 

[불길한 음악]

 

[불길한 속삭임]

 

[노크]

 

내일 찾으러 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슬픈 음악]

 

[흐느낀다]

 

[흐느낀다]

 

좋은 일 있어? 얼굴에 생기가 도네

 

내 기도가 이뤄질 거 같은 느낌이 좀 들어

 

아, 베키가 잠깐 보재

 

자기 집으로 오라던데?

 

해라야, 나 오늘 좀 늦을 거야

 

어, 나도 오늘 낮에 땡땡이 쳐가지고 야근해야 돼

 

- 너무 늦지 말고 - (해라) 응

 

아, 저기

 

장백희 선생님 좀...

 

특별한 분인 거 알고 있었어?

 

왜? 무슨 일 있었어?

 

응

 

무슨 일?

 

이따 집에서 말할게 일 잘 보고 와

 

그래

 

이리 와서 봐

 

[슬픈 음악]

 

점복이의 기도문에

 

역시 해답이 있었어

 

(점복) 나에게 목숨을 준 이는 부모였으나

 

빛을 준 이는 분이 누이였어라

 

[마우스를 클릭한다]

 

- 언니 - 응?

 

(주희) 먹고 힘!

 

고마워

 

쪽쪽쪽

 

[소리 내 웃는다]

 

왜 저래

 

(점복) 미천한 나를 귀히 여기고

 

[작게 웃는다] (점복) 내 재주를 아까워했음이라

 

어여쁘고 착한 누이

 

운명이 바뀐 최서린에게 그 생이 멸하였으니

 

애통하고 슬프도다

 

부디 하늘에 비오니

 

다음 생을 허락하시어

 

정인 이명소와의 못다 한 정을 이루게 하시고

 

혹 다음 생에도 서린이 악행을 행한다면

 

구천지귀의 표식이 온몸에 돋아

 

두 사람을 보호하게 하소서

 

천한 종놈 주제에

 

(점복) 두 사람의 혼례복을 지어 바치되

 

진심으로 할 것이며

 

명소와 분이가 인연을 이뤄야만

 

서린도 죄업을 씻고 평안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제까짓 게 뭔데 나한테 이래?

 

강한 기운이 실린 기도문이야

 

더 이상의 악행은 안 된다, 샤론

 

내 간절한 마음이 그 천한 종놈을 이길 거예요

 

이젠 그만해

 

왜 내 편은 하나도 없어? 왜?

 

선생님, 무슨 일이에요?

 

(백희) 하...

 

[긴장되는 음향]

 

샤론!

 

(분이)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어라

 

[불길한 음향과 속삭임]

 

왜 그래, 언니?

 

너 무슨 소리 못 들었어?

 

무슨 소리?

 

[큰 북소리와 불길한 음향]

 

[날카로운 쇳소리가 점점 커진다]

 

[콰과광]

 

[샤론 작게 비명]

 

아!

 

아악!

 

[샤론이 고통에 계속 신음한다]

 

서린 씨

 

[샤론이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

 

서린 씨!

 

- (샤론) 악! 아... - (백희) 아...

 

[샤론이 고통에 신음하며 비명을 지른다]

 

(수호) 괜찮으세... 아!

 

[샤론이 계속 비명을 지른다]

 

[고통에 신음하며] 잘못했어요

 

[고통에 헐떡인다]

 

내가 잘못했어요, 그만!

 

그만!

 

우리를 용서해 주십시오!

 

[샤론이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

 

[갑자기 비명이 잦아들며 숨을 헐떡이기 시작한다]

 

[숨을 헐떡인다]

 

[숨을 헐떡인다]

 

병원에 안 가보셔...

 

[놀란 호흡]

 

[미스터리한 음악]

 

이제 어쩌려고

 

[음악이 고조된다]

 

[다급한 호흡]

 

[헉 하고 숨을 내쉰다]

 

[숨을 내쉰다]

 

왜 나만...

 

[샤론이 숨을 내쉰다]

 

[흥분한 호흡]

 

선생님

 

이 그림이

 

사실이에요

 

당분간은

 

이걸 쓰면 될 거야

 

웨딩드레스랑 수호 예복을 만들어주자

 

옷감을 마르고 재봉틀을 돌리면 이 글씨도 사라질 거야

 

두 사람이 혼인식을 올리면

 

너도 이 벌이 끝날 거고

 

그 사람을 가질 수도 없는데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래도

 

언젠가는 끝날 고통이 되잖니

 

늙고 죽을 거니까

 

[슬픈 음악]

 

(백희) 이 모든 건

 

다 사실이에요

 

명소가 서린의 남편이었다는 것도 맞고

 

서린이 두 사람을 죽였다는 것도 맞아요

 

그리고 그 벌로 지금까지 살고 있는 거고요

 

믿건 안 믿건 자유고

 

오늘 밤 잊고 싶다면

 

내가 잊게 해줄게

 

아뇨

 

저한테 시간을 좀 주세요

 

[한숨을 내쉰다]

 

모든 게 다 나 때문에 시작이 됐지

 

내가 두 아이를 바꿔놨으니까

 

용서해주시게

 

그리고

 

저 아이도 불멸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주시면 안 될까?

 

샤론이 만든 예복을 입고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언젠가 해라에게도 내가 용서를 빌게

 

그리고

 

그동안 수호에게 쌓았던 내 기도를 생각해서라도

 

내 부탁을 한 번만 들어주면 안 될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오늘 일

 

해라한테 말하지 않겠습니다

 

[감동적인 음악]

 

흠...

 

음... 음...

 

흠... 늦었네

 

- 이리 와봐 - (해라) 응?

 

무슨 일 있었어?

 

고마워

 

사랑해, 해라야

 

술 마셨어?

 

너 뜻대로 하자

 

결혼을 2년 후에 하든 10년 후에 하든 상관없어

 

너만 내 옆에 있으면 돼

 

나도 생각을 좀 해봤는데

 

내년에 하자

 

웨딩 사진은 좀 미리 찍고 더 늙기 전에

 

그래

 

웨딩 촬영하는 거 생각보다 더 재밌대

 

당장 하자

 

[해라가 웃는다]

 

그럼 웨딩드레스는 우리 그때 같이 갔던 거기 샵, 거기서 할까?

 

음...

 

드레스랑 예복은 내가 좋은 데서 준비할게

 

어디?

 

나중에 말해줄게

 

[웃음]

 

[함께 웃는다]

 

진짜야, 대박 꿈이야

 

[웃으며] 복권 살 거야

 

당첨되면 뭐 할 거야?

 

이 집 내가 사야지 두 사람한테 세 받고 [웃는다]

 

복권 꼭 당첨되세요 월세 많이 낼게요

 

문 대표는 오늘 얼굴이 엄청 좋아 보인다

 

응, 그러네 요 며칠 엄청 피곤해 보였는데

 

이모가 좋은 꿈 꾸셔 갖고 나도 좋은가 보다, 헤헤

 

[숙희와 해라가 웃는다]

 

아, 그럼 내가

 

하루에 스무 시간 자면서 좋은 꿈만 꿔볼게

 

[다 같이 웃는다]

 

[사래 걸린 듯 콜록거리다 웃는다]

 

- 먹어, 좀 - 응

 

[밝은 음악]

 

(해라) 나 진짜 충격적이었다니까 나 너무 깜짝 놀랐어

 

무술 잘하는 여자 멋지다 너도 베키 선생님한테 가서 배워

 

[웃으며] 그럴까?

 

아, 그리고 막, 막 이렇게 묘에서

 

이런 내용의 글이 나올 거 같단 말이야 이렇게 예언하는 거 있잖아

 

뭐, 역사 공부 많이 하셨으니까 그렇게 얘기하실 수 있지

 

근데 아직까지 아무 연락 없는 거 보면 다른 내용의 문서가 나왔나 봐

 

신경 쓰지 마

 

치

 

저녁에 봐요

 

- 정해라 - 응?

 

뭐 없어?

 

아... 치...

 

쪽, 파이팅

 

응, 그거 아니야

 

쪽쪽쪽쪽... [해라가 웃는다]

 

에효... 파이팅!

 

갈게

 

가

 

[웃음]

 

아버지

 

내가 이따위 종이 쪼가리 뭐 한두 번 받아본 줄 아니? 응?

 

별거 아니야

 

너도 앞으로 사업을 하다 보면 몇 장 받을 거다

 

신경 쓸 거 없어

 

[헛기침]

 

너한테 왜 이런 게 와?

 

나도 몰라

 

나 안 가도 되지? 나 이런 데 가는 거 너무 무서워

 

너 이상한 문자 보낸 거 문수호한테 들킨 거 아냐?

 

그게 무슨 상관이야?

 

문수호 알아?

 

[한숨을 쉰다]

 

괜히 이상한 짓을 해서 의심을 사고 그래?

 

아...

 

내가 너 사랑해서 걱정돼서 바보 같은 짓을 한 거라고 할게

 

그럼 되지? 어? 그럼 되지? 응?

 

아, 나 봐봐, 내가 뭐

 

이상한 일 꾸미고 그렇게 생긴 사람인가? 그치?

 

아, 시끄러워 생각 좀 하자, 좀

 

[한숨을 내쉰다]

 

너 나랑 헤어지고 싶지

 

[한숨을 내쉰다] 어!

 

생각도 없는 너 같은 애 그만 좀 만나고 싶다

 

연구소에 불낸 것도 니네 아버지고

 

해라 아버지 죽인 것도 니네 아버지야

 

[불길한 음향]

 

나 검찰에 가서 다 말할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놔

 

거짓말이야

 

[크게 한숨을 내쉰다]

 

[장엄한 음악]

 

[여러 대의 재봉틀이 돌아간다]

 

아, 안녕하십니까

 

- 저, 해라야 - 네?

 

대리 진급...

 

축하한다! [환호성 이어진다]

 

[모두 축하한다고 외친다]

 

[웃으며] 감사합니다

 

내 덕인 줄 알지? 해라, 고마워해라

 

[모두 웃는다] (해라) 감사합니다

 

- (주희) 정대리님, 축하해요 - (해라) 우와아아!

 

- (남직원) 축하해요 - (팀장) 어이구, 우리 해라

 

- (해라) 팀장님 - (팀장) 고생했다, 어이구

 

- (남직원) 축하해요 - (팀장) 자, 그럼 오늘 회식하나?

 

오늘은 제가... 쏩니다!

 

[모두 손뼉 치며 환호성]

 

- (남직원) 소고기! - (본부장) 어이, 쏜다! 해라가 쏜다!

 

(본부장) 신난다

 

(본부장) 하하하, 신난다, 회식

 

신난다

 

- 본부장님 - 응?

 

- 본부장님도 가시려고요? - 난 안 가?

 

이럴 땐 그냥 우리끼리 놀게 좀 두세요

 

무슨 말이야 8차는 내가 쏠 건데

 

[팀장 한숨 쉰다] (해라) 본부장님도 꼭 오세요

 

거봐, 쯧 [팀장 웃는다]

 

저 그럼 외근 좀 다녀오겠습니다

 

(팀장) 어이구, 그래, 정대리님 다녀오십시오

 

- [웃으며] 갔다 와 - 네

 

차조심하고, 정대리, 응

 

- 진짜 오시게요? - 가야지

 

[풍경 소리]

 

[슬픈 음악]

 

[기쁜 호흡]

 

[기쁜 호흡] 사라졌다

 

안녕하세요 요청하신 자료 드리러 왔어요

 

(남직원) 감사합니다

 

오빠

 

축하해!

 

음...

 

축하해, 정대리님

 

[웃으며] 고마워

 

나, 오늘 저녁에 승진 축하 회식 있어

 

그러면 내가 와인 10병 보낼게 신나게 놀다 와

 

아, 그리고 나 웨딩촬영 끝내주게 잘하는 스튜디오도 알아놨어

 

- 언제 할까? - 음...

 

나 다이어트 조금만 더 하고 한 일주일 뒤에?

 

오케이 한 번만 더 안아야겠다

 

일들 해 [해라와 수호 함께 웃는다]

 

[휴대폰 벨 소리] 어? 전화 왔다, 전화 왔다

 

- 응 - 전화 받아, 일해 [해라가 손뼉 한 번]

 

일해, 간다

 

[해라가 나가면서 쿵쿵 발소리]

 

[계속 울리는 휴대폰]

 

네

 

예복이 완성됐습니다

 

언제 오시겠어요?

 

오늘 저녁에 들르겠습니다

 

지난 밤 일은 잊어주시고

 

이젠 전부 잊어주세요

 

미안했어요

 

이따 뵙겠습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울리는 풍경]

 

[미스터리한 음악]

 

[옆문이 딸각 열린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어떠신가요?

 

마음에 드시는지

 

예식은 언제인가요?

 

[작게 한숨 쉬며] 날짜는 아직 안 잡았습니다 웨딩 사진만 찍을 거예요

 

그것도 좋죠

 

입어보세요

 

아, 이쁘다

 

흠...

 

이런 덴 비싸겠지

 

[발소리]

 

(주희) 언니, 뭐 해?

 

- 회식 늦겠어, 가자 - 응, 가자

 

- (해라) 다 봤어? - (주희) 응

 

[불길한 음향]

 

[불길한 속삭임이 계속 이어진다]

 

난 늙지도 죽지도 않아요

 

모든 것을 할 수 있죠

 

당신만 사랑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없다면

 

그러지 말아요 오늘이 마지막이야

 

[재킷이 쾅 떨어지는 소리]

 

[작게 한숨 쉰다]

 

나도 이제 포기예요

 

그동안 미안했어요

 

당신의 아내는 나였는데

 

왜 끝내 사랑받지 못하고

 

당신을 가질 수도 없는 걸까요?

 

그런 얘기 하지 맙시다

 

간절해도 안 되는 게 있네요

 

(팀장) 자, 우리 해라, 한 잔 더!

 

- 감사합니다! - (팀장) 받아, 자...

 

- (여직원) 역시 와인은 맥주잔이죠 - (팀장) 그지?

 

울언니 축하해 [함께 웃는다]

 

우리 해라 덕분에 오늘 소고기까지 배 터지게 먹고, 아유, 좋다

 

우리 이 상태 그대로 팀장, 본부장까지 승진해라

 

- 감사합니다 - (본부장) 아니야

 

여자들은 결혼이다 뭐다 해서

 

경력 단절로다가 본부장까지 못 와

 

(팀장)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세요?

 

제가 지금 본부장 되고 싶어서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 본부장 도전! - 저도 도전!

 

- 저도 도전! - [팀장 웃는다]

 

아... 우리 회사 여자들은 너무 세!

 

대리 불러드릴게 어여 가세요

 

- 정대리 - 예

 

그 반지는 뭐야?

 

비밀입니다

 

다들 들었지? 들었지? 어?

 

문수호 대표가 준 거 비밀이야

 

아줌마! 여기 비밀이야!

 

[팀장 웃는다]

 

'문'자도 꺼내지 마

 

문어 한 접시 할래?

 

아줌마, 문어 한 접시요!

 

- (본부장) 한 접시 - (팀장) 드시고 가셔야 됩니다

 

(본부장) 응

 

[불길한 음향]

 

[툭 소리]

 

이 칼로

 

날 죽여주세요

 

[슬픈 음악]

 

정신 차려요, 최서린 씨

 

당신이 날 찌르면

 

나도 이 고통의 시간을 끝낼 수 있을 거 같아

 

날 위해 해줘요

 

난 당신 위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이 예복도 베키 선생님 위해서 입는 거예요

 

당신 예전엔 따뜻한 남편이었어

 

날 사랑하진 않았겠지만

 

미워하지도 않았어

 

우린 좋은 부부였어요

 

그건 당신 기억의 과거지 내 기억엔 없습니다

 

날

 

죽여주세요

 

[크게 한숨을 쉰다]

 

칼 치워요, 정신 차리고

 

그럼 얼른 떠나요

 

나 스스로 찌를 테니

 

혼례복도 바쳤으니 이젠 나도 늙겠죠

 

언제나처럼 쓸쓸하게

 

잘됐네

 

앞으로 나나 해라나 당신 만나는 일 절대 없을 겁니다

 

날 사랑하지 않아도

 

인간의 정으로 날 한 번 안아줄 수 있어요?

 

옛날처럼

 

싫습니다

 

나한테 너무하잖아

 

한 번 안아주는 것도 안 돼?

 

기다릴게요

 

다시 태어나 날 사랑해줄 남자로

 

[칼 빼는 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푹 찔리는 소리]

 

[고통에 작게 신음한다]

 

[놀란 호흡]

 

[매우 놀란 호흡]

 

[아픈 듯 신음한다]

 

[계속 신음한다]

 

[고통에 헐떡인다]

 

[고통에 헐떡인다]

 

[고통에 헐떡이는데 휴대폰이 진동한다]

 

[휴대폰이 계속 진동한다]

 

[슬픈 음악으로 바뀐다]

 

[길게 한숨을 내쉰다]

 

[휴대폰 발신음이 계속 울린다]

 

[휴대폰이 바닥에 닿는 소리]

 

[떨어지며 콰쾅]

 

[쓰러지며 쿵]

 

[헐떡인다]

 

[휴대폰이 계속 진동한다]

 

[수호 방백] 해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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