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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 16

  

 

- (해라피곤해 보이네 - (샤론피곤해 보이네

 

[불길한 속삭임]

 

(백희비단옷을 입고 부인인 척하는 여자는

 

너를 죽인 악녀야

 

너의 인연은

 

얼굴에 화상 흉터가 있는

 

착한 여종이 맞다

 

몸이 많이 안 좋으신가 봐요

 

[불길한 음향이 이어진다]

 

오빠

 

많이 아파?

 

(해라) [발소리왜 그래정신 나간 사람처럼

 

아직도 머리가 아파?

 

아니야괜찮아

 

짐 가지러 왔어요

 

몇 가지가 덜 왔더라고요

 

[발소리]

 

밤늦게 죄송합니다

 

저희 사장님 무식한 거

 

대신 사과드립니다

 

[작게

 

얼른

 

빨리 씻고 푹 자

 

 

아까 문수호 이상한 거 느꼈어?

 

아니 - 난 느꼈어

 

그 사람한테 뭔가 변화가 있어

 

그러고 보니까

 

좀 살이 빠진 것도 같고

 

아니면 샤론 내쫓고

 

살이 더 붙은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있어

 

[슬픈 음악]

 

(백희혼란이 오면 흘러가게 둬

 

아름다운 순간은 지금이다

 

수호야

 

해라와 함께 있는 지금이 중요해

 

그럼요

 

저도 알아요

 

이모 - 

 

문 대표는

 

안 들어온 건지 들어왔다 다시 나간 건지

 

화장실 다녀오다가 나가는 거 봤어

 

일 때문에 속상해서 그런가

 

갔다 올게

 

과일이라도 먹고 나가

 

(해라많이 먹어

 

[실망한 듯 소리낸다]

 

1억이야 이거 갖고 가서 그림을 빌려와

 

안 파는 그림이라며

 

안 파니까 빌려오라고

 

사흘만 보고 준다고 해

 

[상자 닫는 소리]

 

가져오면 찢어버릴 거 같은데

 

빨리 안 가?

 

[풍경 소리]

 

[크게 소리내며 깨진다]

 

[긴장되는 음향]

 

[컥 소리를 낸다]

 

[불길한 속삭임]

 

[작게 신음한다]

 

어디까지 말했니?

 

[신음한다]

 

네가 두 사람 죽인 거까지 말했어?

 

[콜록거린다]

 

다 했어요

 

믿지도 않을 얘길 왜 한 거야?

 

[신음하며 쿵 떨어진다]

 

[콜록 한다]

 

믿지도 않을 얘기라서 했어요

 

그래도 신경이 쓰였나 보네

 

백희한테 가서 말한 걸 보면

 

난 이제

 

언젠가 죽어

 

너 외로워서 어쩌려고 그래?

 

너도 이제

 

시간 속으로 들어올 방법을 찾자

 

제발

 

그 사람이 내 남자가 되면 그렇게 될 거예요

 

나도 똑같이 나이를 먹고 곱게 늙어갈 수 있어

 

그럴 리 없어

 

그 사람

 

내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난 알아

 

당신의 간절한 기도만 응답을 받는 게 아냐

 

나의 시퍼런 슬픔도

 

답이 올 때가 됐죠이젠

 

 

수호한테 장난치면

 

가만 안 둔다

 

컵이나 물어내요

 

(의사아무 이상 없으신데요 아주 좋으세요

 

... 지난 달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도 아주 좋으시고

 

갑자기 두통이 생겨서요

 

이마에 난 상처도 다 아물었고

 

두통의 원인까진 아닌데

 

이명이나 환청까지 생겼습니다

 

... 혹시 요새 뭐 스트레스 많이 받는 일 있으세요?

 

스트레스겠죠

 

오늘 점심은 좋아하는 사람이랑 맛있게 한번 드셔 보세요

 

주말엔 꼭 운동도 하시고요

 

선생님

 

[작게 심호흡한다]

 

[레스토랑에 음악이 깔려 있다]

 

피자 너무 맛있다 식기 전에 더 먹어

 

반지 이뻐

 

...

 

어디 아파?

 

병원 갔다 왔다면서

 

어떻게 알았어?

 

사무실부터 들렀지 같이 오려고

 

이상 없대건강하대

 

수호 오빠 강한 사람이잖아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

 

걱정 마잘될 거야

 

그리고 잘 안 되면 어때네가 있는데

 

맞아

 

해라야 - ?

 

우리 봄에 결혼하자

 

왜 이렇게 급하게?

 

그럼 언제가 좋아?

 

[포크를 내려놓는다]

 

 2년 뒤?

 

2?

 

나도 좀 뭔가 이뤄놔야지

 

대리도 좀 달고 그리고 해외 출장도 좀 다녀보고

 

그거 결혼하고 하면 되잖아 왜 내가 일 못 하게 할까 봐 그래?

 

아니...

 

그냥 그건 좀 그래 나도 좀 준비하고 싶어서 그래

 

그리고 일단 아버지 문제 해결하고 나서 그때 하자

 

네가 원하면그래

 

재수사는 검찰이 맡기로 했어

 

건설사 돈을 받고 경찰까지 연루됐던 게 밝혀져서

 

박철민 회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가겠네

 

나도 오후에 증인 한 분하고 같이 가

 

너 여행사 내려주면 되지

 

[아니라는 듯음음전철역에

 

갤러리 가봐야 돼

 

오케이

 

샤론 양장점 따로 연락 없지?

 

 

연락 와도 만나지 마

 

...

 

준비 거의 다 됐고요 곧 출발하려고요

 

연락받았습니다

 

참관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재미있는 음악]

 

여긴 웬일이야

 

...

 

이 그림...

 

샤론이 빌려오라고 해서요

 

(장빈고고미술사 학회지에도 싣기로 했고요

 

그럼 연구실에서 뵙겠습니다교수님

 

 

점복... 아니장빈 씨

 

!

 

안녕하세요또 오셨네요

 

잠깐 나랑 얘기 좀 할까요?

 

죄송한데 제가 지금 급히 가봐야 할 데가 있어서

 

... 혹시...

 

조선 시대 묘에서 나온 문서를 보러 가는 건가요?

 

... 그걸 어떻게...

 

나도 같이 갈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그게 아직 일반에 공개는 힘들다고 해서

 

그럼

 

나한테 딱 10분만 시간을 줘요

 

해드릴 얘기가 있어요

 

후회하진 않을 겁니다

 

그러시죠

 

[작게 웃으며... 밖으로 나가시죠

 

혹시

 

대걸레나 못 쓰는 의자 있으면 좀 갖다주시겠어요?

 

[큰 북소리와 긴장되는 음향]

 

[큰 바람 소리]

 

[딱 부러지는 소리]

 

[큰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큰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남자주차장 가신 거 같던데 아까 손님이랑

 

주차장에요?

 

?

 

안녕하세요

 

[긴장되는 음향]

 

[뚝 부러지는 소리]

 

[땅에 떨어져 뒹구는 소리]

 

[쨍하며 깨지는 소리]

 

베키 저러는 거 처음 봐요?

 

!

 

[철근이 휘어지는 소리]

 

[철근이 떨어져 뒹구는 소리]

 

겁을 주려는 게 아니라

 

내 말을 믿어야 해서 보여드린 겁니다

 

나는

 

보통 사람들과 조금 다릅니다

 

 

[해라 딸꾹질] [상자가 뚝 떨어지는 소리]

 

[딸꾹]

 

관객이 더 있었네

 

[딸꾹]

 

할 수 없지

 

(백희지금 가시면

 

장빈 씨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아버지

 

구점복이 그린 그림과 기나긴 사연

 

그리고 기도문을 보실 겁니다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얘기를 썼을 겁니다

 

지금부터 그 사연을 들려드릴 테니

 

내 얘기가 그 기도문과 일치한다면

 

제 부탁을 하나 들어주십시오

 

그게 뭡니까?

 

점복이가 쓴 기도문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사연이 적힌 문서를 직접 보게 해주세요

 

알겠습니다해주실 얘기가 문서와 일치한다면

 

기도문과 문서그림 모두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30여 년 전쯤

 

[슬픈 음악]

 

(백희지체 높은 양반 댁의 혼례를 앞둔 아씨와

 

그 아씨의 혼례복을 짓는 몸종 하녀가 있었습니다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백희아씨는 혼례복을 걸쳐본 여종의 얼굴을

 

인두로 지졌고

 

혼례복 걸친 여종을 신부로 착각한 신랑은

 

평생의 사랑을 맹세했지요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 미친 거 아냐?

 

그림 빌려달라 말라 얘기 꺼낼 상황이 아니었어

 

옛날얘기만 재밌게 듣다 왔네

 

그런 얘기가 묘에서 나왔을 거라고 했다는 거지?

 

베키가 점복이한테

 

글과 사연을 남겨달라고 부탁했다던데?

 

아우...

 

미쳤어

 

(백희남편이 천주교도인 걸 소문내고

 

분이에게 자신의 옷을 입힌 서린 아씨는

 

분이를 사지로 내몰았어요

 

[사진 촬영음]

 

[슬픈 음악]

 

(백희분이가 죽기를 기대했지만

 

사랑의 힘으로 버텨낸 거죠

 

[버스가 끽 하며 서는 소리]

 

[헉헉거리는 소리]

 

(백희칼에 찔려 목소리를 잃고

 

먼 길을 찾아와 그리운 정인을 만났지만

 

[안타까움에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백희질투에 불탄 서린 아씨는 두 사람을 불태워 죽였고

 

[사진 촬영음]

 

(백희분이의 저주를 받아서...

 

(분이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어라

 

(백희늙지 않고 죽지 않는 존재가 되었으며

 

[점복이 통곡한다]

 

(백희어떤 여인에게서

 

내 부탁함세

 

(백희이 모든 일을 기록하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사진 촬영음]

 

[사진 촬영음]

 

[한숨을 내쉰다]

 

[노크]

 

(백희사무실 안 가고 여긴 왜?

 

어떻게 그런 걸 보고 다른 게 손에 잡히겠어요?

 

[소리 내 웃은 뒤차력하는 거 처음 봐요?

 

얘기는 특강 때 이미 들은 거고

 

저도 여기서 같이 기다리고 싶어요

 

정말 직접 그 문서를 보게 될지 아닐지

 

호기심이 많은 아가씨였네

 

근데 기분이 좀... 이상해요

 

어떻게?

 

막 신기하고 또 황당하고 그래요

 

그 얘기가 내 얘기 같다거나 그래요?

 

아뇨그건 아니고요

 

...

 

근데 정말 그 문서가 나올까요?

 

...

 

지금까지 연락이 없는 걸 보니까 아닌가 보네

 

[백희가 작게 웃는다]

 

걱정 말고 회사로 가봐요

 

박철민 회장은 정길영 사장을 의심하는데

 

연구소 화재 나던 날 저녁에 찍힌 사진입니다

 

정 사장님은 연관이 없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저희도 좀 더 조사를 해보죠

 

한명수 씨 - 

 

건설사 임원으로 계실 때 회사에서 고의적으로

 

연구소에 불을 지르라고 돈이 지급된 사실이 있습니까?

 

그 당시는 알지는 못했는데

 

나중에야 들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그 당시 개발사업팀의 책임자였던 분이 돌아가셔서

 

뭐 자세한 건 알 수 없고요

 

건설사 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불을 지른 사람이 있긴 있다는 얘기네요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 사람 이름이 뭡니까?

 

[긴장되는 음악]

 

장철두라는 놈이 돈을 받은 겁니다

 

당시 절도에 방화에 전과 3범이었고

 

5년 전엔 마약에 손을 대다 죽었어요

 

우리 사이엔 돈 거래 흔적이 없잖습니까

 

하하하증명 못 합니다

 

저 정도면 적은 돈 아닙니다

 

[한숨]

 

(검사그 사람 이름이 뭡니까?

 

장철두라는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

 

[한숨]

 

박철민이 한 발 빨랐네요

 

객관적 자료가 충분하니까 그 말을 다 믿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내일 윤달홍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피곤해 보이시네요

 

오늘 일찍 들어가 쉬세요

 

괜찮아요

 

안녕하세요

 

연락 없이 불쑥 찾아와 죄송합니다

 

마무리는 짓고 가야 할 거 같아서

 

저는 동네가 개발되는 쪽을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인했던 동의서 돌려주세요

 

제가 보는 앞에서 없애주시든가

 

실장님

 

 

제가 찾아드리겠습니다 나가시죠

 

공청회는 아주 재밌었습니다

 

수고하세요

 

그날

 

저한테 뭐라고 하셨었죠?

 

언제요?

 

우리 집에서 나가던 날

 

전생에 당신의 사랑은 나였다고요

 

날 기억해내고 못다 한 사랑을 이뤄야 한다고

 

그런 얘기 저한테 왜 하신 겁니까?

 

신경 쓰이시나 봐요?

 

[슬픈 음악]

 

믿진 않지만 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하고 달라질 건 없습니다

 

저는 정해라를 사랑하고

 

평생 같이할 거니까요

 

앞으로 저한테 그런 얘기 하지 마시고

 

아니다신 찾아오지 마세요

 

[한숨을 내쉰다]

 

[불길한 음악]

 

[불길한 속삭임]

 

[노크]

 

내일 찾으러 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슬픈 음악]

 

[흐느낀다]

 

[흐느낀다]

 

좋은 일 있어얼굴에 생기가 도네

 

내 기도가 이뤄질 거 같은 느낌이 좀 들어

 

베키가 잠깐 보재

 

자기 집으로 오라던데?

 

해라야나 오늘 좀 늦을 거야

 

나도 오늘 낮에 땡땡이 쳐가지고 야근해야 돼

 

너무 늦지 말고 - (해라

 

저기

 

장백희 선생님 좀...

 

특별한 분인 거 알고 있었어?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

 

이따 집에서 말할게 일 잘 보고 와

 

그래

 

이리 와서 봐

 

[슬픈 음악]

 

점복이의 기도문에

 

역시 해답이 있었어

 

(점복나에게 목숨을 준 이는 부모였으나

 

빛을 준 이는 분이 누이였어라

 

[마우스를 클릭한다]

 

언니 - ?

 

(주희먹고 힘!

 

고마워

 

쪽쪽쪽

 

[소리 내 웃는다]

 

왜 저래

 

(점복미천한 나를 귀히 여기고

 

[작게 웃는다] (점복내 재주를 아까워했음이라

 

어여쁘고 착한 누이

 

운명이 바뀐 최서린에게 그 생이 멸하였으니

 

애통하고 슬프도다

 

부디 하늘에 비오니

 

다음 생을 허락하시어

 

정인 이명소와의 못다 한 정을 이루게 하시고

 

혹 다음 생에도 서린이 악행을 행한다면

 

구천지귀의 표식이 온몸에 돋아

 

두 사람을 보호하게 하소서

 

천한 종놈 주제에

 

(점복두 사람의 혼례복을 지어 바치되

 

진심으로 할 것이며

 

명소와 분이가 인연을 이뤄야만

 

서린도 죄업을 씻고 평안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제까짓 게 뭔데 나한테 이래?

 

강한 기운이 실린 기도문이야

 

더 이상의 악행은 안 된다샤론

 

내 간절한 마음이 그 천한 종놈을 이길 거예요

 

이젠 그만해

 

왜 내 편은 하나도 없어?

 

선생님무슨 일이에요?

 

(백희...

 

[긴장되는 음향]

 

샤론!

 

(분이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어라

 

[불길한 음향과 속삭임]

 

왜 그래언니?

 

너 무슨 소리 못 들었어?

 

무슨 소리?

 

[큰 북소리와 불길한 음향]

 

[날카로운 쇳소리가 점점 커진다]

 

[콰과광]

 

[샤론 작게 비명]

 

!

 

아악!

 

[샤론이 고통에 계속 신음한다]

 

서린 씨

 

[샤론이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

 

서린 씨!

 

- (샤론... - (백희...

 

[샤론이 고통에 신음하며 비명을 지른다]

 

(수호괜찮으세... !

 

[샤론이 계속 비명을 지른다]

 

[고통에 신음하며잘못했어요

 

[고통에 헐떡인다]

 

내가 잘못했어요그만!

 

그만!

 

우리를 용서해 주십시오!

 

[샤론이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

 

[갑자기 비명이 잦아들며 숨을 헐떡이기 시작한다]

 

[숨을 헐떡인다]

 

[숨을 헐떡인다]

 

병원에 안 가보셔...

 

[놀란 호흡]

 

[미스터리한 음악]

 

이제 어쩌려고

 

[음악이 고조된다]

 

[다급한 호흡]

 

[헉 하고 숨을 내쉰다]

 

[숨을 내쉰다]

 

왜 나만...

 

[샤론이 숨을 내쉰다]

 

[흥분한 호흡]

 

선생님

 

이 그림이

 

사실이에요

 

당분간은

 

이걸 쓰면 될 거야

 

웨딩드레스랑 수호 예복을 만들어주자

 

옷감을 마르고 재봉틀을 돌리면 이 글씨도 사라질 거야

 

두 사람이 혼인식을 올리면

 

너도 이 벌이 끝날 거고

 

그 사람을 가질 수도 없는데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래도

 

언젠가는 끝날 고통이 되잖니

 

늙고 죽을 거니까

 

[슬픈 음악]

 

(백희이 모든 건

 

다 사실이에요

 

명소가 서린의 남편이었다는 것도 맞고

 

서린이 두 사람을 죽였다는 것도 맞아요

 

그리고 그 벌로 지금까지 살고 있는 거고요

 

믿건 안 믿건 자유고

 

오늘 밤 잊고 싶다면

 

내가 잊게 해줄게

 

아뇨

 

저한테 시간을 좀 주세요

 

[한숨을 내쉰다]

 

모든 게 다 나 때문에 시작이 됐지

 

내가 두 아이를 바꿔놨으니까

 

용서해주시게

 

그리고

 

저 아이도 불멸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주시면 안 될까?

 

샤론이 만든 예복을 입고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선생님

 

선생님

 

언젠가 해라에게도 내가 용서를 빌게

 

그리고

 

그동안 수호에게 쌓았던 내 기도를 생각해서라도

 

내 부탁을 한 번만 들어주면 안 될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오늘 일

 

해라한테 말하지 않겠습니다

 

[감동적인 음악]

 

...

 

... ...

 

... 늦었네

 

이리 와봐 - (해라?

 

무슨 일 있었어?

 

고마워

 

사랑해해라야

 

술 마셨어?

 

너 뜻대로 하자

 

결혼을 2년 후에 하든 10년 후에 하든 상관없어

 

너만 내 옆에 있으면 돼

 

나도 생각을 좀 해봤는데

 

내년에 하자

 

웨딩 사진은 좀 미리 찍고 더 늙기 전에

 

그래

 

웨딩 촬영하는 거 생각보다 더 재밌대

 

당장 하자

 

[해라가 웃는다]

 

그럼 웨딩드레스는 우리 그때 같이 갔던 거기 샵거기서 할까?

 

...

 

드레스랑 예복은 내가 좋은 데서 준비할게

 

어디?

 

나중에 말해줄게

 

[웃음]

 

[함께 웃는다]

 

진짜야대박 꿈이야

 

[웃으며복권 살 거야

 

당첨되면 뭐 할 거야?

 

이 집 내가 사야지 두 사람한테 세 받고 [웃는다]

 

복권 꼭 당첨되세요 월세 많이 낼게요

 

문 대표는 오늘 얼굴이 엄청 좋아 보인다

 

그러네 요 며칠 엄청 피곤해 보였는데

 

이모가 좋은 꿈 꾸셔 갖고 나도 좋은가 보다헤헤

 

[숙희와 해라가 웃는다]

 

그럼 내가

 

하루에 스무 시간 자면서 좋은 꿈만 꿔볼게

 

[다 같이 웃는다]

 

[사래 걸린 듯 콜록거리다 웃는다]

 

먹어 - 

 

[밝은 음악]

 

(해라나 진짜 충격적이었다니까 나 너무 깜짝 놀랐어

 

무술 잘하는 여자 멋지다 너도 베키 선생님한테 가서 배워

 

[웃으며그럴까?

 

그리고 막막 이렇게 묘에서

 

이런 내용의 글이 나올 거 같단 말이야 이렇게 예언하는 거 있잖아

 

역사 공부 많이 하셨으니까 그렇게 얘기하실 수 있지

 

근데 아직까지 아무 연락 없는 거 보면 다른 내용의 문서가 나왔나 봐

 

신경 쓰지 마

 

 

저녁에 봐요

 

정해라 - ?

 

뭐 없어?

 

... ...

 

파이팅

 

그거 아니야

 

쪽쪽쪽쪽... [해라가 웃는다]

 

에효... 파이팅!

 

갈게

 

 

[웃음]

 

아버지

 

내가 이따위 종이 쪼가리 뭐 한두 번 받아본 줄 아니?

 

별거 아니야

 

너도 앞으로 사업을 하다 보면 몇 장 받을 거다

 

신경 쓸 거 없어

 

[헛기침]

 

너한테 왜 이런 게 와?

 

나도 몰라

 

나 안 가도 되지나 이런 데 가는 거 너무 무서워

 

너 이상한 문자 보낸 거 문수호한테 들킨 거 아냐?

 

그게 무슨 상관이야?

 

문수호 알아?

 

[한숨을 쉰다]

 

괜히 이상한 짓을 해서 의심을 사고 그래?

 

...

 

내가 너 사랑해서 걱정돼서 바보 같은 짓을 한 거라고 할게

 

그럼 되지그럼 되지?

 

나 봐봐내가 뭐

 

이상한 일 꾸미고 그렇게 생긴 사람인가그치?

 

시끄러워 생각 좀 하자

 

[한숨을 내쉰다]

 

너 나랑 헤어지고 싶지

 

[한숨을 내쉰다!

 

생각도 없는 너 같은 애 그만 좀 만나고 싶다

 

연구소에 불낸 것도 니네 아버지고

 

해라 아버지 죽인 것도 니네 아버지야

 

[불길한 음향]

 

나 검찰에 가서 다 말할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거짓말이야

 

[크게 한숨을 내쉰다]

 

[장엄한 음악]

 

[여러 대의 재봉틀이 돌아간다]

 

안녕하십니까

 

해라야 - ?

 

대리 진급...

 

축하한다! [환호성 이어진다]

 

[모두 축하한다고 외친다]

 

[웃으며감사합니다

 

내 덕인 줄 알지해라고마워해라

 

[모두 웃는다] (해라감사합니다

 

- (주희정대리님축하해요 - (해라우와아아!

 

- (남직원축하해요 - (팀장어이구우리 해라

 

- (해라팀장님 - (팀장고생했다어이구

 

- (남직원축하해요 - (팀장그럼 오늘 회식하나?

 

오늘은 제가... 쏩니다!

 

[모두 손뼉 치며 환호성]

 

- (남직원소고기! - (본부장어이쏜다해라가 쏜다!

 

(본부장신난다

 

(본부장하하하신난다회식

 

신난다

 

본부장님 - ?

 

본부장님도 가시려고요? - 난 안 가?

 

이럴 땐 그냥 우리끼리 놀게 좀 두세요

 

무슨 말이야 8차는 내가 쏠 건데

 

[팀장 한숨 쉰다] (해라본부장님도 꼭 오세요

 

거봐 [팀장 웃는다]

 

저 그럼 외근 좀 다녀오겠습니다

 

(팀장어이구그래정대리님 다녀오십시오

 

- [웃으며갔다 와 - 

 

차조심하고정대리

 

진짜 오시게요? - 가야지

 

[풍경 소리]

 

[슬픈 음악]

 

[기쁜 호흡]

 

[기쁜 호흡사라졌다

 

안녕하세요 요청하신 자료 드리러 왔어요

 

(남직원감사합니다

 

오빠

 

축하해!

 

...

 

축하해정대리님

 

[웃으며고마워

 

오늘 저녁에 승진 축하 회식 있어

 

그러면 내가 와인 10병 보낼게 신나게 놀다 와

 

그리고 나 웨딩촬영 끝내주게 잘하는 스튜디오도 알아놨어

 

언제 할까? - ...

 

나 다이어트 조금만 더 하고 한 일주일 뒤에?

 

오케이 한 번만 더 안아야겠다

 

일들 해 [해라와 수호 함께 웃는다]

 

[휴대폰 벨 소리전화 왔다전화 왔다

 

 - 전화 받아일해 [해라가 손뼉 한 번]

 

일해간다

 

[해라가 나가면서 쿵쿵 발소리]

 

[계속 울리는 휴대폰]

 

 

예복이 완성됐습니다

 

언제 오시겠어요?

 

오늘 저녁에 들르겠습니다

 

지난 밤 일은 잊어주시고

 

이젠 전부 잊어주세요

 

미안했어요

 

이따 뵙겠습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울리는 풍경]

 

[미스터리한 음악]

 

[옆문이 딸각 열린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어떠신가요?

 

마음에 드시는지

 

예식은 언제인가요?

 

[작게 한숨 쉬며날짜는 아직 안 잡았습니다 웨딩 사진만 찍을 거예요

 

그것도 좋죠

 

입어보세요

 

이쁘다

 

...

 

이런 덴 비싸겠지

 

[발소리]

 

(주희언니뭐 해?

 

회식 늦겠어가자 - 가자

 

- (해라다 봤어? - (주희

 

[불길한 음향]

 

[불길한 속삭임이 계속 이어진다]

 

난 늙지도 죽지도 않아요

 

모든 것을 할 수 있죠

 

당신만 사랑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없다면

 

그러지 말아요 오늘이 마지막이야

 

[재킷이 쾅 떨어지는 소리]

 

[작게 한숨 쉰다]

 

나도 이제 포기예요

 

그동안 미안했어요

 

당신의 아내는 나였는데

 

왜 끝내 사랑받지 못하고

 

당신을 가질 수도 없는 걸까요?

 

그런 얘기 하지 맙시다

 

간절해도 안 되는 게 있네요

 

(팀장우리 해라한 잔 더!

 

감사합니다! - (팀장받아...

 

- (여직원역시 와인은 맥주잔이죠 - (팀장그지?

 

울언니 축하해 [함께 웃는다]

 

우리 해라 덕분에 오늘 소고기까지 배 터지게 먹고아유좋다

 

우리 이 상태 그대로 팀장본부장까지 승진해라

 

감사합니다 - (본부장아니야

 

여자들은 결혼이다 뭐다 해서

 

경력 단절로다가 본부장까지 못 와

 

(팀장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세요?

 

제가 지금 본부장 되고 싶어서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본부장 도전! - 저도 도전!

 

저도 도전! - [팀장 웃는다]

 

... 우리 회사 여자들은 너무 세!

 

대리 불러드릴게 어여 가세요

 

정대리 - 

 

그 반지는 뭐야?

 

비밀입니다

 

다들 들었지들었지?

 

문수호 대표가 준 거 비밀이야

 

아줌마여기 비밀이야!

 

[팀장 웃는다]

 

''자도 꺼내지 마

 

문어 한 접시 할래?

 

아줌마문어 한 접시요!

 

- (본부장한 접시 - (팀장드시고 가셔야 됩니다

 

(본부장

 

[불길한 음향]

 

[툭 소리]

 

이 칼로

 

날 죽여주세요

 

[슬픈 음악]

 

정신 차려요최서린 씨

 

당신이 날 찌르면

 

나도 이 고통의 시간을 끝낼 수 있을 거 같아

 

날 위해 해줘요

 

난 당신 위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이 예복도 베키 선생님 위해서 입는 거예요

 

당신 예전엔 따뜻한 남편이었어

 

날 사랑하진 않았겠지만

 

미워하지도 않았어

 

우린 좋은 부부였어요

 

그건 당신 기억의 과거지 내 기억엔 없습니다

 

 

죽여주세요

 

[크게 한숨을 쉰다]

 

칼 치워요정신 차리고

 

그럼 얼른 떠나요

 

나 스스로 찌를 테니

 

혼례복도 바쳤으니 이젠 나도 늙겠죠

 

언제나처럼 쓸쓸하게

 

잘됐네

 

앞으로 나나 해라나 당신 만나는 일 절대 없을 겁니다

 

날 사랑하지 않아도

 

인간의 정으로 날 한 번 안아줄 수 있어요?

 

옛날처럼

 

싫습니다

 

나한테 너무하잖아

 

한 번 안아주는 것도 안 돼?

 

기다릴게요

 

다시 태어나 날 사랑해줄 남자로

 

[칼 빼는 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푹 찔리는 소리]

 

[고통에 작게 신음한다]

 

[놀란 호흡]

 

[매우 놀란 호흡]

 

[아픈 듯 신음한다]

 

[계속 신음한다]

 

[고통에 헐떡인다]

 

[고통에 헐떡인다]

 

[고통에 헐떡이는데 휴대폰이 진동한다]

 

[휴대폰이 계속 진동한다]

 

[슬픈 음악으로 바뀐다]

 

[길게 한숨을 내쉰다]

 

[휴대폰 발신음이 계속 울린다]

 

[휴대폰이 바닥에 닿는 소리]

 

[떨어지며 콰쾅]

 

[쓰러지며 쿵]

 

[헐떡인다]

 

[휴대폰이 계속 진동한다]

 

[수호 방백해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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