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사 17
나한테 너무하잖아
한 번 안아주는 것도 안 돼?
[칼 빼는 날카로운 소리]
[푹 찌르는 소리]
(샤론 방백) 다시 태어나요
기다릴 테니까
[주제곡]
[고통에 헐떡인다]
[휴대폰이 진동한다]
[휴대폰이 계속 진동한다]
[휴대폰이 계속 진동한다]
[떨어지며 콰쾅]
[휴대폰이 계속 진동한다]
[쓰러지며 쿵]
(여자 목소리)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이후...
[뒤에서 동료들 말소리가 들린다]
왜 전화 안 받지?
[뒤에서 동료들의 말소리와 웃는 소리가 들린다]
(수호 방백) 해라야
[슬픈 음악]
[소리 거의 안 나게] 보름달, 보름
보름달
[소리 거의 안 나게] 가득하면
가득하면
[뭔가 말을 하는데 거의 들리지 않는다]
아이, 뭐라는 건지, 참...
(명소) 안다, 알아
보름달 빛을 반지가 받으면 소원을 이뤄주는 힘이 생긴다
그럼 우리 분이는 무슨 소원을 빌고 싶으냐
[소리 거의 안 나게] 비밀
춥다, 들어가자
들어가자, 들어가자
(명소) 무슨 소원이냐, 들어보자
[바람 소리처럼 작게] 사약을
내리지 말아달라고 빌었습니다
[감동적인 음악]
이루어지기 힘든 소원 같구나
[바람 소리처럼 작게] 사약을 마시더라도
죽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사약이 와도
또 그 무엇이 와도
난... 절대로
목숨을 쉽게 놓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그 반지에?
그래, 분이야
내, 사약이 내려오는 날
그 반지를 꼭 끼고 있으마
어느 손가락에 맞을까?
[작게 소리 내 웃는다]
[바람 소리처럼 작게] 난 장난은 싫어요
장난은 무슨? 너의 간절한 소원이 들어간 반지인데
내 살에 닿아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내, 이 안주머니에라도 꼭 넣어두마
절대로 죽지 않게
죽지 마세요, 절대
죽지 않으마
절대로
영원히
[슬픈 음악이 계속 이어진다]
(명소) 죽지 않으마
절대로
영원히
(샤론) 이 반지를 녹여서 칼날을 새로 해주세요
호랑이 달, 호랑이 날 호랑이 시에
아주 단단하고 날카로운 칼날을 심어주세요
[문이 열리고 발소리]
너 뭐야?
이 드레스 뭐야?
대답 못 해!
베키
우리 떠나야 돼
내가
그 사람을 죽였어요
[슬픈 음악]
[신음한다]
[놀라 헐떡인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풍경 소리]
[비명을 지르며 통곡한다]
[흐느낀다]
수호야, 수호야? 정신 차려
눈 떠봐, 수호야, 수호야!
[울며 헐떡인다]
[슬픔에 비명을 지르며 통곡한다]
[크게 소리 내어 통곡한다]
수호야! 수호야! 이러면 안 돼! 이러면 안 돼!
[작게 흐느낀다]
[계속 흐느낀다]
[바람 소리가 나고 백희가 비명을 지른다]
[날카로운 음향]
[소음이 점점 커진다]
[바람 소리와 함께 바닥에 탕]
[음악이 빨라진다]
수호야, 수호야
[백희가 헐떡인다]
제발 돌아와
[울면서] 제발 돌아오게 해주십시오
[풍경 소리가 들린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풍경 소리]
(승구) 샤론, 동대문에서 물건 가지고 왔어, 완전...
[구슬 뭉치가 쿵 떨어진 후 좌르르]
문 대표... 왜 이래요?
119 불러
저 칼, 샤론 건데
119 부르라니까!
샤론, 샤론!
샤론, 샤론 어디 있어?
- (승구) 샤론! 어디 있어? - (백희) 일어나
제발 살아나 줘
[흐느끼며] 제발 수호를 살려주십시오
(의사) 자, 200 차지
[제세동기 작동 소리] (의사) 클리어!
[펑]
[제세동기 소리 후 펑]
[펑]
[펑]
[풀잎을 날리는 바람 소리와 새소리]
아저씨
수호야
오랜만이에요, 아저씨
수호, 근사한 청년이 됐구나
아저씨 만나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해라 부) 미안하고, 고맙구나
저랑 해라, 결혼해요, 아저씨
- 수호야 - 네?
너, 여기 있으면 안 돼 돌아가
해라랑 한 약속 잊었니?
(해라) 오빠, 수호 오빠
[구급차 경보음]
오빠...
[헐떡인다] 오빠...
[기계음 천천히 띠, 띠, 띠, 띠]
맥박도 안정적이니까 의식도 곧 돌아올 겁니다
기다려 보시죠
과다출혈로 심정지가 왔었다고요?
네... 스...
이상하게도 대량 출혈을 일으킬 만한 외상은 없었거든요
혹시 내출혈인가 싶어서 검사도 했었는데 그것도 아니었고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일단 환자 상태를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승구 씨가 구급차 불렀어요?
아니, 오빠가 어디 있었길래요?
저... 나가서 얘기해요
샤론 양장점에서요?
예복을 입어보러 온 거 같아요
예복이라니요?
신랑 예복이랑 신부 드레스 만들어주기로 했잖아요
예?
[불안한 음악]
(수호) 샤론 양장점 따로 연락 없지?
연락 와도 만나지 마
언제 그런 부탁을 했죠? 예복 해달라고?
문수호 씨가 직접 부탁한 건 아니고
그럼 누가...
베키 부탁으로 만든댔고
그래서 입는댔어요
왜 그런 부탁을 하신 건데요?
모르죠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저... 진짜 이런 말 하기 싫은데...
샤론이 갖고 있던 은장도가
문수호 씨 옆에 떨어져 있는 걸 봤는데
구급차 탈 때는 없었고요
피 흘리고 쓰러져 있을 때
베키가 같이 있었어요
두 사람 지금 어디 있어요?
옷이나 갈아입어 꼴도 보기 싫다
경찰이 날 찾아요?
살인 용의자로?
하늘이 도와 다행히 목숨은 건졌어
[슬픈 음악]
살아있어?
나 이제
널 포기한다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
베키
이 나라를 떠나
두 사람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말고
나한테 너무하는 거 아니야?
경찰에 신고할까?
200년 넘은 괴물이 사람을 해치려 했다고?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들었잖아
그래
차라리 날 죽여, 샤론
그리고 네 원한을 풀어!
대체 무슨 일이야? 자세히 좀 얘기해 봐
그냥 좀 다쳤어
근데 너무 걱정하지 마 금방 회복할 거 같대
아니, 어딜 다쳤는데 입원을 해? 교통사고야?
아니, 그냥 과로 같은 건데
근데 금방 회복할 거야
대장간 식구들한테 연락했니?
아니, 아직
아침에 내가 교대해줄게
연락할게
어유, 웬일이야, 세상에
아침에 멀쩡히 웃으면서 출근한 사람이
[휴대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예, 소식 들으셨구나
네, 맞아요 지금 하늘 병원에 있대요
[기계음 띠, 띠, 띠, 띠]
(승구) 괜찮아요, 히
저 상관하지 말고 천천히 오세요, 해라 씨
아이, 배 안 고프다니...
어?
[미스터리한 음악]
(승구) 소리에도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아요
의식 곧 회복할 거라고 했잖아요
[승구 작게 웃는다]
환자는 저희가 볼 테니까 보호자분은 잠시 나가 계세요
진짜 보호자는 곧 올 거고요
저, 그럼...
문수호 씨, 제 말 들리시나요?
손 다시 한번 까딱해 볼게요
좋습니다
눈 한번 떠보실게요
[북소리와 긴장되는 음악]
[불길한 속삭임]
다시 태어나라고 했잖아
[불안한 음향]
[빠른 북소리와 음악]
[소리가 점점 고조된다]
[큰 소리와 함께 샤론의 작은 비명]
[숨을 토한다]
[헐떡인다]
[의사로 변한 샤론이 헐떡인다]
선생님...
오빠!
정신이 들었어?
[숨을 힘겹게 내쉰다] 여기가 어디야?
병원이잖아
[숨을 힘겹게 몰아쉰다]
[TV 켜는 소리]
[작게 TV 소리] 내 걱정 하지 말고 출근하라니까
뭐 아프거나 쑤시거나 이런 데 없어?
전혀 없어 오히려 다른 때보다 더 좋아
어제 병원엔 왜 왔는지 기억 안 나?
음...
갑자기 어지럽고 오한이 생겨서 온 거 같은데, 응급실에?
어제...
피를 너무 많이 흘렸는데 외상이 없어서 이상했대
무슨 피를요? 내 발로 걸어들어왔는데?
어제 입고 있던 옷은 어디 있는지 모르고?
응, 그걸 모르겠어
흠... 진짜 이상하네
늦겠다, 출근해 나 괜찮으니까
흠...
전화할게
간다
[미스터리한 음악]
(백희) 수호야
[미스터리한 음악]
(백희) 나를 용서해줘
너를 위해서
해라와 샤론을 위해서
오늘 일만은 기억에서 지우자
(수호 방백)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TV 여자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재생 사업 시범지로 선정된 지역에서
선정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도시 재생이며 보존인지
묻고 싶습니다
막대한 비용이 국민들 세금으로 충당된다는 점
그리고, 수익성이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걸 계속 해야만 합니까?
[기막힌 듯한 호흡]
[와장창 깨지는 소리]
[미스터리한 음악]
대리 달자마자 근무태만이야 정해라
본부장님, 이해 좀 해주세요
문 대표가 갑자기 입원을 했다잖아요
[발소리] 새 상품 계획서는 새벽에 보냈더라고요
병간호하면서도 메일을 보냈어요
그래? 체크해 볼게
(팀장) 아, 본부장님
저희도 점심 때 같이 문 대표 문병 좀 갔다 오겠습니다
보내줄게
기획서 맘에 들면
- 아, 본부장님... 어머! - 왜!
아니, 어제 분명히 그랬잖아요
샤론의 칼이었는데 구급차에선 없었다고
문수호 쓰러졌을 때 베키쌤이 옆에 있었다고 말했잖아요
- 내가요? - 네, 승구 씨가요, 응급실 앞에서
내가 언제?
[지퍼 여는 소리]
여권은 갑자기 왜?
잠깐 일이 좀 있어서
나 없는 동안
샤론 양장점을 잘 부탁해, 승구 씨
자기가 당분간 사장이고 수석 디자이너야
얼마나 있다 올 건데?
글쎄
[지퍼 닫는 소리]
어젠 어떻게 된 거야?
샤론 은장도가 왜...
문수호 씨 옆에 떨어져 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승구 씨?
이리 와요 내가 향수 하나 선물해 줄게
[미스터리한 음악]
[불길한 속삭임]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승구 씨
아무 일도...
아니, 어제 그럼 병원에 왜 갔어요?
아, 어제 급체로 응급실 갔다가 우연히 만난 거잖아요
동대문 부자재 시장 갔다가 쫄면 먹고 탈 나가지고
(의사) 이렇게 빠른 회복을 보인 경우는 없는데
좀 특이한 케이스네요
뭐 두통이나 어지러움은 없으시고요?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하루 정도는 경과를 지켜보는 게 좋겠네요
컨디션이 너무 좋아요 바로 퇴원해도 될 거 같은데
음... 그럼...
혹시 불편하시면 병원으로 바로 와주세요
알겠습니다
어젯밤 나 몰래 어디 갔다 왔니?
양장점에 갔었어
청소 다 해놨더라
병원에선 연락 없어?
그게 왜 궁금해?
넌 이제 떠날 텐데
그 사람
멀쩡히 살아있죠?
[불안한 음향]
(백희) 네가 함부로 해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문수호는!
한 번만 더 그랬다간
경찰에 알릴 거야
그렇게 알아
[한숨 쉬다가 놀라는 호흡]
수... 수호야
제가 어제 일을 기억 못 해야 하는 이유가
방금 그 얘기 때문인 거죠?
[불안한 음악]
최서린 씨
[여권 넘기는 소리]
[여권 뜯는 소리]
[여권 찢어서 찢는 소리] 도망칠 생각인가 봐요?
당신 미쳤어?
200년 넘게 살아서 도술도 부리는 분인데
뭐, 이런 거 없어도 어디든 갈 수 있잖아요
기억하는 거야?
기억은 하지만 의미는 없습니다
당신이 살인자라는 거밖에
[발소리]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요
당신이
어제 문수호를 찔렀어?
[음악이 고조된다]
베키 선생님 뭔가 알고 계시는 거죠?
뭔가 감추고 계시는 게 있잖아요, 지금, 안 그래요?
승구 씨가 그랬어요
수호 오빠 옆에 샤론의 은장도가 있었다고
물론 오늘은 말을 바꿨지만요
경찰서로 갑시다 가서 얘기해요
[한숨]
혼례복을 해 바쳤으니
나도 이제 죽을 수 있겠지?
[슬픈 음악]
난...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문이 열리는 소리]
[떨어지며 펄럭]
[첨벙 후 물소리] [해라가 작게 비명]
(남자) 뭐야?
사람이 빠졌어 사람이 빠졌어, 사람이!
- 야... 이리로 뛰어내렸다고! - (여자) 아유, 어떡해
(남자) 야... 119 좀 불러줘, 119, 119!
[사람들이 신고하는 등 웅성거린다]
(숙희) 아이고, 문 대표
괜찮은 거야? 이렇게 바로 퇴원해도 돼?
저 괜찮아요
어디가 아팠던 건데?
병원 쪽 오진이었어요
아이고, 얜 또 왜 이래?
이모, 따듯한 차 한 잔만 만들어주세요
어
- 가자 - 응
그 여자
경찰에서 꼭 찾았으면 좋겠어
그래, 일단 좀 자
내가 꿈꾼 거 아니지?
오빠도 나랑 같은 거 본 거 맞지?
자꾸 생각하지 마, 해라야 경찰이 찾을 거야
[불안한 음향]
[경찰차 사이렌]
(무전) 투신자 아직 확인 안 됩니까?
(경찰) 아직 발견 못 했습니다 좀 더 내려가 보겠습니다
(무전) 계속 수색 부탁드립니다
해라한테도 문서와 기도문 보여주시면 좋겠어요
혼란스럽지 않을까?
믿고 안 믿고는 해라 마음이니까요
그렇게 하지
저한테... 뭐 하실 얘기 없으세요?
샤론이...
수호한테 칼을 꽂았어
[슬픈 음악]
수호한테 맥이 느껴져서
내가 칼을 숨겼고
이유는요
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 거짓말 같은 일이 외부에 알려지면
좋을 게 없잖아
그래서 그날 일을
제 기억에서 지우려고 하신 거고요
수호한텐 그것도 잘 듣질 않네
[한숨을 내쉬며] 최서린은 정말 죽은 겁니까?
아니
하지만
죽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
두 사람 인생을 방해하는 일은 이제 없을 테니까
예전에도
두 번 물에 뛰어들었는데
[물 속 효과음]
30년...
[뒤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50년 뒤에
다시 옵디다
[새소리]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대표님, 요즘 많이 바쁘셨죠?
안 바빠요 일이 잘 안 풀려서
그래도
매일 좋은 기운이 느껴지세요
[수호 웃음, 덤벨 부딪혀 땡] (지훈) 다 잘될 겁니다
오랜만에 하시는 거니까 10개만 먼저 할게요
하나
둘
96
97 [수호가 숨을 몰아쉰다]
98
99
100 대표님, 이제 그만하실게요
대표님, 요즘 뭐 보양식 드세요?
[작게 웃는 소리]
저희 주식, 난리 났는데요
(한 실장) 이게... 참... [같이 웃는다]
어...
- (한 실장) 대표님 - 좋은 아침입니다
(한 실장) 네, 안녕하세요
- 하... 대표님, 참 이상하네요 - 뭐가요?
대표님이 추천하셨던 진주물산 주식이
사흘 연속으로 상한가를 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웃는다]
근데, 에이투 그룹이 인수될 걸 알고 계셨어요?
아니야, 난 회사가 건실해 보여서 추천한 건데
야, 그런 거 작전일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야겠다
아, 그리고 그
지난주에 던지라고 하셨던 레드테크노 주식
이건 또 팔자마자 하한가를 치고 있습니다
무슨 촉이라도 있으신 건지
[작게 웃음]
어... 도착하면
호텔에서 발 뻗고 좀 쉬시다가 저녁식사 가시는 게 좋으시겠죠?
그럼!
(다 함께 말하며 웃는다) 당연하지
호텔에서 숨 좀 돌리시고 그리고 옷도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도 좀 고치셔야 되고
옷도 새로 사놨는데
립스틱도 예쁘게 새로 발라야지
(여자1) 55명이 움직이는데 정 대리가 스케줄을 아주 잘 짰어
(여자2) 정 대리가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거 같아
- 아시아 최고야 - (여자3) 세계에서 최고 아니고?
[다 같이 웃는다] (여자2) 어, 맞아, 맞아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레스토랑에 색소폰 곡이 깔려 있다]
해라야, 나 요즘 좀 뭐 이상해진 거 없어?
없는데, 왜?
어, 그냥 컨디션이 좀 좋아진 거 같아서, 근력도 강해지고
좋은 거네
그리고
아니야...
[웃으며] 왜, 뭔데?
회사 직원들한테 주식을 하나 추천했는데 그게 대박 났나 봐
그런 거 하지 마, 위험해
하지 말라고 했어 그냥 좀 신기해서
나 오늘 저녁에 베키쌤한테 가기로 했어
같이 저녁 먹자고 하셔서
응, 다녀와
믿어도 되는 분 맞지?
난 믿고 있어
왜 보자고 했니?
꿈, 꿈을 꿨어요
제가 번쩍거리는 빌딩 꼭대기에 서서
서울 시내를 쫙 내려다보는 꿈요
낙상할 꿈이다, 조심해
[한숨 쉰다]
서린이 누나
한번 만나게 해주세요
[작게 한숨]
[미스터리한 음악]
너희는 참... 닮았구나
집착이 대단해
서린이 누나 지금 어디 있어요?
걔 죽었어
[크게 웃는다]
서린이 누나는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사람이에요
찾을 수 있으면 찾아봐
나도 궁금하니까
서린이 누나
내가 정말 사랑했는데
[작게 한숨]
(한 실장) 만에 하나, 수를 써서 연구소 화재 건으론 빠져나간다 해도
특혜 대출, 횡령, 배임 등
박 회장을 옭아맬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연구소 화재로 넣어야죠
걱정 마세요, 잘될 겁니다
네
[노크]
윤달홍 씨가 연락이 안 된다는데요
[작은 북소리와 긴장되는 음악]
[한숨 쉰다]
무조건 일만 났다 하면 저희를 의심하시네요
아뇨, 전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윤달홍이 땅 다시 돌려줘!
아버지
다신 만나지 말고
그놈이 사라져도
궁금해하지 말고!
[차 문 여는 알림음]
[시동음]
영미야
얘기 좀 하자
해영 씨, 2층부터 정리해 줄래요?
네, 알겠습니다
말해
솔직하게 얘기해줘
네가 알고 있는 거
몰라
연구소에 불을 지른 것도 우리 아버지고
해라 아버지 죽인 것도 우리 아버지라고 했잖아
네가 헤어지자 그래서 열받아서 그런 거야
거짓말이라고 했잖아
우리 아버지
무식해서 악해진 불쌍한 사람이야
더 나빠지지는 않게 해줘
무슨 일이 더 있어?
얘기해
네가 알고 있는 거
- (여학생) 야, 마셔, 마셔 - (영미) 나 잠깐
안 좋은 친구들하고 어울렸었던 거 알지?
(남학생) 참나... [여학생 웃는다]
나 쉬 마려워
야, 여기다 싸, 여기...
야, 내가 교양이 있지
교양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치
네가 무슨 벡터맨이냐 교양을 찾게
[여학생 웃는다] (남학생) 아이, 추워
- (여학생) 빨리 마셔, 그냥 - (남학생) 안 마셔
(해라 부) 연구소에 불 지른 거 너지? 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생사람 잡지 마
경찰에 가자, 가서 얘기해
넌 결백해?
문 박사 연구 문건 몰래 빼내서 돈이나 번 놈이
네가 제일 먼저 용의선상에 오를 거다
그 책임은 내가 질 거야 각오하고 있어
아... 돈 벌 만큼 벌었다, 이거지?
널 그냥 보고 넘길 수가 없어
넌 앞으로 나까지도 죽일 수 있는 놈이야
[웃으며] 그래
너희들은 늘 날 그런 식으로 생각했지
열등감만 가득 차서 뒤틀려 있어
열등감?
- (철민) 이 자식이 - 넌 정상이 아니야!
야, 이...
악!
[쿵] 윽! 윽!
[쿠쿵]
[불길한 큰 북소리]
야
야, 야!
정 사장
(영미) 그리고
해라 아버지를 업고
차에 타는 걸 봤어
병원에 가나 보다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들리는 소리는 그게 아니어서
그때 왜 얘기 안 했어?
한국중학교 2학년 1반 반장 박곤 때문에
너 때문에 그랬어
너네가 좋은 아파트로 이사 가고
차가 생기고
그러는 거 보니까 좋았어
영미야
해라한텐 내가 거짓말했어
우리 엄마, 아빠가
병원 가서 확인하셨다고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잘 왔잖아
아무도 몰라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자
[한숨을 토한다]
[슬픈 음악]
말씀해주신 내용이 묘에서 나온 건 신기한데
저는 전생 같은 건 안 믿습니다
안 믿어도 상관없어요
다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
사실이에요
해주신 이야기가 다 사실이고
최서린이 죽지 않는 벌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럼 다시 나타나겠죠?
두 사람이
행복한 노부부가 됐을 때나 오려나
최서린이 다시 눈앞에 나타난다면
그때는 이 모든 이야기 다 믿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기분 나쁘거나 혼란이 있을 때는
언제라도 얘기하고
샤론 양장점은
문 닫은 채인가요?
승구 씨가 열심히 하고 있어요
가끔 들러서 말벗이라도 해줘요
외로울 거예요
네, 한번 놀러 갈게요
[따뜻한 음악]
[사진 촬영음]
하지 마요 [사진 촬영음]
[해라가 웃음]
[사진 촬영음]
[미닫이문 열리는 소리]
잘 만나고 왔어?
응
근데
나 옛날얘기 안 믿어
믿지 마
근데
우리가 인연인 건 맞는 거 같아
해라야
내 꿈이 뭔지 알아?
응?
너랑 나중에 이렇게 되는 거
그게 다야?
그게 다야
심플하네
우리 웨딩 촬영은
멋지고 근사하게 하자
그래
예쁘고 건강하게 잘 살아봅시다
그럽시다
(경찰1) 야, 잠깐 세워봐
[불길한 음향]
봤어?
뭘요?
[무전기 켜는 소리]
3호 차 이현식입니다 추가 투신자 신고 있습니까?
없습니다 오늘은 발생 없습니다
스... 이상하네
뭔데요?
어떤 여자가 목만 내놓고 떠 있는 걸 봤는데
무슨 소리예요 오늘 한강도 다 얼었어요
- 쯧, 출발하자 - 네
[신기한 분위기의 음악]
[발소리와 문이 열리며 풍경 소리]
[불길한 속삭임]
어? 샤론
[펜이 바닥에 뚝]
[불길한 속삭임]
순간 착각했어요
보고 싶은가 보구나
전혀 안 보고 싶거든요
새로 한 디자인이나 자랑하려 그랬지
승구 씨
앞으로 30년
아니, 어쩜 50년 동안
여길 이대로 잘 관리해줄 수 있지?
샤론...
정말 안 와요?
나도 몰라
아... 아뇨
자신 없어요
샤론 안 돌아오면
여기 다 망가뜨리고 팔아버릴 거예요
[슬픈 음악]
샤론
그래도
널 그리워해주는 사람이 없진 않구나
[문이 열리며 삐걱인다]
[헐떡인다] 아버지! 어머니!
저 왔어요! 서린이 왔어요!
[통곡하며] 나와 보세요
[흐느끼며] 저 왔어요
(백희) 그래
아버지!
(백희) 널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어
(백희) 양재 학교를 졸업하면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자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미
옛날에 세상을 떠났겠지만
우린 언제까지 이렇게 살까?
언젠가 분이를 만나면
옷을 만들어줘
정말 다시 태어나는 게 있어요?
음... 아주 잘 살았거나
흉악하게 산 사람들은
안 태어나겠지
하지만
큰 슬픔과 한을 품고 떠난 사람들은
한 번쯤 하늘에서 기회를 준다고 생각해
당신이 어떻게 알아?
아니면 말고
옷 만들기 싫어요
네가 잘하는 거라곤
예쁘게 꾸미고 질투하는 거밖에 더 있니?
소질을 살려봐
마작이나 하러 갑시다
공부해
아, 오늘까지만 놀자
가자
[한숨을 내쉰다]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거기서 죗값을 다 씻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아라
(샤론) [목소리가 울린다] 베키...
[불길한 음악]
포크 좀 놔줘
[포크 놓는 소리]
둘이 어제 거실에서 사진전 했어?
제가 붙였어요, 뗄 거예요
(숙희) 보기 좋은데 놔둬, 뭘 떼
오빠 오늘 호텔 공사장 갈 거지?
응, 회사 들렀다가
그럼 나, 가는 길에 지하철역에 좀 떨궈주라
- 주말인데 같이 갈래? - 그럴까?
내가 이따 전화할게
우유 마실래?
[불길한 음향]
[탁, 탁, 탁]
[미스터리한 음악]
뭐야?
오빠가 간다고 신호 바꿔주는 거야?
응?
응, 그런가 보네 [웃는다]
[신기한 듯 웃음]
[웃음]
[콧노래를 한다]
샤론이 보면 깜짝 놀라겠지?
[작게 웃는다]
내 생각에 샤론은 5월에 돌아와
장미를 좋아하니까 [웃는다]
[문앞 풍경 소리와 발소리]
[문이 닫히며 풍경이 울린다]
누... 누구... 세요?
해라 씨! 하하!
와!
아, 진짜 너무한 거 아니에요? 얼굴도 안 보여주고
종종 놀러 올게요
뭐 달라진 건 없네요
샤론 돌아올 때까지 그대로 두려고요
아, 언제 돌아오는데요?
베키 말로는 30년이나 50년 후쯤이라는데
모르죠
저 이거 돌려드리려고 왔어요
어?
[신비한 음악]
이걸 입고 이상한 일들을 엄청 겪었어요
인생에 엄청난 변화랄까
어쨌든 전 이제 행복해졌고
특별한 코트니까 돌려드리고 싶어요
진짜?
이 코트 입고 인생이 달라졌어요?
네
정말 감사하고
또 무서운 코트예요
[큰 북소리와 풍경 소리]
[풍경 소리]
[불길한 속삭임이 이어진다]
네, 다크 브라운요
[발소리] 승구 씨
[작게 속삭인다] 저 갈게요
잠시만요
차 한잔하고 가세요
아, 그럼 수호 오빠도 여기로 오라고 할게요
같이 들를 데가 있어서
너무 좋죠
네, 여보세요? 네, 네
[불길한 음악]
[주제곡]
누구... 세요?
[따뜻한 음악]
(해라) 나를 기억 못 하는 척하는 거 같아
나 이번에 빨리 돌아왔지
기억이 안 나?
(승구) 시크한 샤론 스타일
(승구) 돌아왔네!
(해라) 나 수호 오빠랑 결혼해
직원들이 준비해줬어
(수호) 샴페인 어때?
(곤) 그만 좀 합시다, 제발!
범죄자의 아들 아닙니까?
(주희) 정 대리님 2년 동안
로마 지점 근무 가기로 했는데?
암튼 안 갔으면 좋겠어 나 너만 있으면 돼
[차가 급하게 방향 트는 소리]
(수호) 꿈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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