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16
파스타 16부.
씬1. 주방 (런치)
최현욱 (유경 본다) 서유경이 나 좋아하는 거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김 산 (시선)
이태리3 (시선)
설대표 (시선)
오세영 (시선)
유경 (시선)
최현욱 서유경, 사랑한다.
일동, 정적.
설대표만이 정적을 깨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설대표 니 입으로 그랬지? 주방에서 남녀상열지사 벌이면 어떻
게 된다고?!
최현욱 (표정)
설대표 (최현욱의 붉은 스카프 거머쥔다) 최 현욱이 너 해고라
고--!!!!
최현욱 (멱살 잡힌 채)
설대표 (분노 폭발) 유!!!!! 퐈 이 어 드!!!!!!!!!
최현욱 (씨익)
설대표 (미소에 열 더 확 받는데)
최현욱 (설대표 툭 밀어낸다)
설대표가 멱살잡아 엉망이된 스카프를 바로 고쳐매는가 싶더니.
그대로 스카프를 풀러서 쉐프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일동 (숨막히는 긴장)
최현욱 (요리사들 마주하고 선다)
유경 (보고)
오세영 (본다)
최현욱 쉐프로서 신임을 잃을 행동을 한 점 인정한다.
하지만, 내가 서유경을 사랑한 사실에 대해서 용서를 빌
마음, 전혀
없다. 따라서 나는 쉐프의 자격이 없다.
고로 지금, 나는, 이 주방을 깨끗이 떠나겠다.
충격에 휩싸이는 주방.
설대표 (득의의 미소)
국내파,이태리파,세영,김산, 모두 최현욱 본다.
최현욱 (유경 본다)
유경 (그렁그렁 최현욱 바라본다) !!!!
씬2. 라스페라 전경
런치가 끝난 시간.
씬3. 쉐프룸
최현욱, 문 열고 들어오고, 뒤이어 오세영 들어온다. 김 산도 들어
온다.
최현욱 (벌써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오세영 (흥분해서) 정말 나가겠다는 거야?
최현욱 말한 그대로.
김 산 쉐프,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해도 됩니까?
사전에 한마디 상의없이 갑자기 이러고 나가면 주방은 어
떻게 됩니까?
최현욱 (정리하다 말고) 한마디 상의는 무슨, 방금 눈앞에서 보
고도?
나, 설대표한테 방금 번개 벼락 맞듯이 짤린거에요?
(김 산 앞으로 와 선다)
나가지 말라고 말리는 겁니까? 설마?
김 산 (대꾸 않는다)
최현욱 (피싯 웃고는) ..(오세영 앞으로) 그래두, 지금 이순간
은 우리 주방에 쉐
프가 둘이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오세영 (표정)
최현욱 쉐프가 나 하나였다면, 나두 이러고 못 관두지.
오세영 쉐프가 있으니까, 당장 떠나도 아무 지장 없잖아.
오세영 쉡.
최현욱 (0L) 안그래도 쉐프가 둘인 주방, 영 이상했는데, 잘된
거 아냐?
쉐프룸도 이제 맘껏 쓰고. 내 눈치 볼거 없이, 어디 오세
영 쉐프만의
주방을 맘껏 만들어 보라고. (다시 정리하기 시작하고)
김 산 서유경씬 어떡할 겁니까?
최현욱 (표정)
오세영 (표정)
최현욱 글쎄,. (여유있다. 책상가에 기대선다)
건 나두 궁금한데?
씬4. 홀 (아이들타임)
웅성웅성 당황스런 분위기로 모여있는 홀직원, 요리사들.
설대표, 만 바 뒤에 서 에스프레소 꺼내 느긋이 마신다.
배낭까지 맨채로 홀 가로질러 나오는 최현욱.
사람들 시선 일제히 최현욱 향하는데,
최현욱, 설대표 본다.
바 스툴에 앉는다.
최현욱 마지막으로 나도 홀 막내가 내려주는 에스프레소 한잔
마시고 가야겠
다.
설대표 (코딱지 만한 에스프레소 잔, 최현욱 보고는, 한입에 원
샷하고는)
그정도야 뭐. 어차피 마지막인데.
(돌아 커피 내리기 시작하고)
최현욱 (스툴에 앉아 자신을 보는 직원들과 홀을 휘 둘러본다.
유경은 어디
있나 안 보이는데,. 2층 난간도 본다)
유경이 거기 서있다.
서로 눈 마주치는 두 사람.
최현욱, 꿋꿋한 미소 보내는데, 유경 보기만.
사람들 일제히 둘의 오가는 시선에 집중한다.
설대표 E) 자, (넓은 잔에 에스프레소 가득채워 건낸다)
최현욱 (다시 설대표쪽으로 돌아앉고)
설대표 이것으로 우리의 질긴 악연도 끝내자고.
최현욱 (커피 보고는) 사약 한 사발이군? 독약. 커피가 아니라.
설대표 자 쭈욱-
최현욱 (잔 들고 마시려다) 제대로 복수한 소감이 어때?
설대표 꿀맛이야.
최현욱 (미소)
설대표 (기똥찬 미소)
최현욱 (쓰게 한 모금) 또 보자고.
설대표 또 보기는. 뭐다러?
최현욱 (일어선다)
설대표 (손 얄밉게 든다) 바이.
최현욱 (성큼 성큼 걸어나간다)
2층, 최현욱을 시선으로 쫓은 유경의 모습.
돌처럼 굳어 서있다.
1층. 김 산, 오세영, 저만치서 그런 유경의 모습 본다.
2층 난간께로 이태리파 3인방 나타나고, 역시 나가는 최현욱 보며
허겁지겁 쫓아간다.
씬5. 2층 난간
유경, 여전히 서있다.
인써트> # 주방 (런치)
모두 나가고 텅 빈 주방.
쉐프의 테이블에 있던 최현욱, 스토브에 홀로 남아있는 유경
본다.
서로의 자리에 서 거리를 둔 채 한동안 본다.
최현욱 일단 너는 저녁 디너는 잘 마치고.
이따 밤에 보자.
유경 (충격에서 시선떼지 못하고) 예 쉡.
최현욱 (유경을 보는 애틋한 시선)
초조. 긴장하는 유경 모습.
씬6. 라스페라 현관 밖
최현욱, 현관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온다.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서둘러 몰려나오는 이태리3. 정은수.
최현욱 앞에 선다.
이지훈 선배, 이러고 진짜 여길 떠난다는게 말이돼요?!!
정은수 쉐프님, 가지 마세요.
아무리 쉐프님 입으로 주방에서 연애하면 짤린다 선언했
어도
그렇다고 정말 그 말을 지켜요? 유경누난 어떻게요 그
럼?! 이러고
혼자 떠나고 유경 누나 혼자 주방에서 어쩌라고요?!
최현욱 나 없으면, 너 구박할 사람 없고 좋지 안그냐?
정은수 아(이)쫌..
선우덕,필립 (간절) 쉐엡-
최현욱 니들 나 없다고, 떼로 관두거나 오세영 쉐프 골탕 먹일
생각 하지말어.
나한테 죽는다.
일동 (더 크게) 아 쉐엡--
최현욱, 넷을 따듯한 시선으로 보다가 뒤돌아 간다.
씬7. 옥상
역시 떠나가는 최현욱의 차를 국내파 넷도 가만히 지켜본다.
마침내 최현욱의 차가 사라지고.
정호남 (진지했던 표정 천천히 피기 시작한다)
민승재,한상식 (약속이나 한 듯, 마찬가지)
금석호 (표정 아직 편치않다)
정호남 자기가 놓은 덫에 자기가 걸렸네.
대놓고 좋아하지 않고, 소리없이 은밀히 히죽대는 국내파들.
금석호의 표정만 굳은 상태.
씬8. 사장실
둘 심각한 얼굴로 서있다.
오세영 나때매, 나 믿고 저러는거야.
이런 식으로 주방을 떠난 적이 없는 사람인데.
결국 내가 최쉡을 밀어낸 꼴이 됐다.
김 산 이제 어쩔거야?
오세영 (본다)
김 산 너 최현욱 때문에 여기 들왔잖아.
오세영 쉐프가 없는 주방이 어딨어?
(툭 털고, 긴장한다) 일단 디너부터 나 혼자 책임져 보께.
김 산 (보는데서)
오세영 유경씨랑 얘기는 해봤어?
김 산 아직.
씬9. 주방 (디너)
막상 유경은 차분하다.
상반된 분위기의 주방.
국내파는 들떠있고, 이태리파는 무겁다.
오세영 들어와 쉐프의 테이블에 선다.
오세영 최현욱 쉐프가 늘 강조하던 말이지만, 주방 사정을 손님
들은
모릅니다. 평상시와 똑같이, 영업시간 임해주기 바랍니
다.
일동 (...)
오세영 대답 없어요?
국내파 (크게) 예 쉐프!!
이태리파 (대답없다)
오세영 (이태리파 태도 이미 예상했다. 침착하다.) 정호남씨.
정호남 예, 쉐프.
오세영 제가 하던 ‘세가지 맛 파스타’ 주문은 정호남씨가 대신해
줘요.
정호남 (의기양양) 예! 쉐프!
이태리파 (그저 마음에 들지 않는다)
- 바쁘게 돌아가는 주방. 최현욱이 있을때와 달리 조용하다.
다들 침묵속에 일만한다.
정호남 (프라이팬 흔들다 말고 둘러본다) 절간이네 절간.
사람하나 나갔다고 주방이 이렇게 달라지나?
이태리파 (양쪽에서 정호남 째려본다)
- 유경, 쉐프테이블에 “셀러리악 퓨레와 관자구이” 올린다.
오세영, 세심하게 살펴본다.
오세영 셀러리악 퓨레 좀 가져와봐요.
유경 (셀러리악 퓨레 만들어 놓은 것 가져다 오세영 준다)
오세영 (맛본다) 셀러리악 밑작업 누가 했어요?
유경 제가 했습니다 쉡.
오세영 셀러리악 우유에 조리는거 누구한테 배웠어요? (맘에
안든다)
유경 (민승재 본다)
민승재 (큼)
오세영 민승재씨. 샐러리악 우유에 조리는게 단순해보여도 더
잘할 수 있는
노하우 많쟎아요. 나중에 유경씨 좀 차근차근 알려주세
요. 네?
민승재 예 쉡. 혼나도 이렇게 혼나는거면 백번이라도 달게 혼나
겠습니다!
(파스타라인 들으라는 듯) 누구랑 진짜 많이 비교되네요.
필립 (비아냥) 한번 제대로 혼나고 제대로 배우는게 낫지..
이지훈 가르칠 마음이 있는 사람이랑 그냥 비위나 맞추고 싶은
사람도
구분 못하니 무슨 발전이 있나..
민승재 뭐어!
오세영 그만하지 못해요!
다들 불만스런 시선 주고받지만, 이내 요리만 한다.
다시 조용해진 주방.
유경, 새삼스럽게 주방을 둘러본다. 환청이 들려온다.
최현욱E. 이 엿가락처럼 느려터진 자식들아. 허수아비마냥 서있
지 말고
빨리빨리 안서둘러!!
유경, 쉐프의 테이블 쪽을 본다. 홀쪽에서 최현욱이 쑥 들어온다.
최현욱 (주방 휘저으며) 정호남 한 눈 팔 시간에 프라이팬 한번
더 흔들어!
지훈이 리조또 더 빨리 안저을래 지금 죽끓이니? 누룽지
만들래?!
거기 서유경! 집중안해?! 집중!!
(서유경 옆으로 와 프라이팬 속 면 두세가닥 집어 후룩 맛
본다. 옆으로
왝 뱉어낸다) 기름통을 쏟은거야? 부은거니?! 니 파스타
만 보면 남자인
나도 입덧 하겠다! 어?! 어디봐-?!
깜짝놀라 다시 주방을 둘러보니, 최현욱은 아무데도 없다.
최현욱이 늘 가지고 다니던 긴 젓가락이 쉐프의 테이블 옆에 가지
런히 놓여있다.
모든 것이 허전하고 텅 빈것 같은 주방.
씬10. 휴게실 (밤)
디너 끝나고 들어오는 유경.
자기 락커앞에 섰다가 돌아본다. 최현욱의 락커가 있다.
최현욱의 락커로 가 서본다. 열어본다.
텅 빈 락커.
유경 빨리도 치웠네. (속상하다)
편치않은 마음.
유경, 최현욱의 락커에 들어가 쪼그리고 앉아본다.
속상하다.
잠시 그러고 있는다.
핸드폰 꺼내 액정에 물고기모양 그린다. 신호 가는 소리.
씬11. M오피스텔 (밤)
전경 안으로 뚜벅 뚜벅 들어오는 유경.
최현욱 차 안에서 기다리다, 차 문 열고 나간다.
유경, 새 차에서 나오는 최현욱 본다.
최현욱 (고개 드밀고, 표정 본다) 실업자 된건 나다.
왜 이래 표정이? 백수 된건 나라고?
유경 (간신히 참았던 게 터질려고 한다)
그러고 혼자 관둔다고 하고 나가면 어떡케요?!
쉐프는 쉐프생각만 해요?! 나는 어떡하라고 그러고 도망가
요?!
최현욱 도, 도망?!
유경 도망간거지 그럼?!
최현욱 내가 언제 도망갔다 그래?!
나 너두 보는 앞에서, 요리사들 다 있는데서, 보기좋게 짤
리는거 니 눈
으로 똑똑이 보고도 너 그소리 나오냐 지금?! 어-?!
유경 그게 도망이지 뭐에요?! 엣다 모르겠다 삼십육계 줄행랑
이지 뭐에요?!
최현욱 너 말 다했어?!
유경 저녁 한번 했는데도, 쉐프 없는 주방이 얼마나 이상한지
알아요?
모르죠?!
속상해 식 입구로 들어가고.
최현욱, 잡아 세운다.
최현욱 어디가?!
유경 같이 있고 싶단말이에요.
나는 쉐프가 우리 주방 쉐프의 테이블에 서 있는게 좋단
말이에요.
쉐프는 그때 정말 멋있어 보인단 말이에요!.
근데 나때매 나간거잖아요. 나때매 에라 모르겟다 요리사
들 버리고
도망간 거잖아요!!!! 다 나때매 잘난 쉐프가 이모냥 된 거
잖아요.
내가 헤~아무생각없이 그럼, 좋다. 잘했다, 칭찬해줄 줄
알았어요?!
최현욱 그래 잘했다고 궁딩이 두들겨 줄 줄 았았다 왜-!!
유경 왜 이렇게 멋대로에요?
좀 참고, 천천히 잘 해볼 생각은 않고 그냥 냅다 소리만 지
르고!
최현욱 (보고)
유경 성질만 내고!
최현욱 (표정)
유경 앞 뒤없이 저질러 버리고!
최현욱 (표정) 그럼 언제까지 사람들 눈치보고 그러고 지낼건
데 거기서?!
유경 (식 가버린다) 누군 눈치 보고싶어서 봐요?!
최현욱 너 거기 안 서!!
씬12. 사장실 (밤)
똑 똑 노크소리. 문 열리고,
이태리3인방, 선다. 김 산, 오세영, 그 셋 본다.
선우덕 저희도 나가겠습니다.
김 산 ! 세사람, 한꺼번에, 다 요?
정은수 (조금 늦게 이태리3인방 옆으로 뻘쭘하니 선다)
정은수 저, 저도요.
필립 최쉡을 돌아오게 해주십시오.
사장님이 우리 쉐프를 잡아주지 않는다면 저희도 당장 내
일부터 관둘겁
니다.
오세영 네 사람이 한꺼번에 관두면 주방은 어쩌라구요?
3월까지 예약 풀로 다 꽉 꽉 차있는거 몰라요?!
이지훈 (이 모든게 오세영 탓인양) 그러니까 쉐프를 잡아달라
이말입니다!
정작 떠나야 할 사람이 누군데, 죄없는 최쉡이 나가얍니
까?
오세영 (이지훈과 불붙듯 시선 부딪고)
선우덕 (마찬가지. 눈에 힘들어갔다) 당장 나가고 싶은걸 그래
도 저녁 디너까지
간신히 참았습니다. 저희 넷, 최쉡이 돌아오기 전까진 다
시 주방에 서지
않을겁니다.
김 산 (당황한 표정)
오세영 (버럭) 이건 아니죠?!!
씬13. 1층 로비. 앨리베이터 (밤)
앨리베이터 문 열리고 유경, 성큼 올라타고.
최현욱도 올라탄다. 계속해서 싸우는 둘.
문 닫힌다.
최현욱 저 위해서 한건데, 것두 모르고.
대체 내가 뭘 잘못한건데?
유경 한 직장 내에서 서로 좋아했는데, 상사인 남자는 관두
고, 부하인 여자는
얼굴 두껍게 꿋꿋하게 남아서 일 참 잘 하겠다!
최현욱 (버럭) 그러니까 너두 관두면 될거 아냐?!
유경 관두고?! 관두고 그 다음은요?
최현욱 세상에 주방이 라스페라 하나냐? 어-?!
왜 이렇게 그 주방 아니면 절대 안되는 사람모냥 굴어? 굴
기를?!
너 그 주방 귀신이야? 그래?!
유경 쉐프는 실력도 있고, 능력도 있고, 갈데도 많지만 나는!
나는 어떡해
요?!
최현욱 그럼 너는 거기 거머리같이 철썩 들러붙어서 천년만년
일하면 되겠네?!
거기 너 좋아하는 사장도 있겠다 나는 제발로 나가줬겠다
잘 됬네 아
주!?
유경 (식)
10층 문 열리고,
내려서 각자의 집쪽으로 향하는 두 사람.
유경, 눈가가 어른해진다.
씬14. 10층 복도 (밤)
유경 (멈춰선다) 내가 쉐프 따라서 나간다고 치면요,. 그래서
쉐프랑 다른 주
방에 간다고 치면요,. 그 어느 주방에 가도 사람들은 다 이
상한 시선으
로 우릴 볼거에요.
쉐프가 쉐프테이블에서 나 때문에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쉐프가 다른 주방에 가도, 난 거기 못가요.
최현욱 (표정)
유경 이젠 라스페라가 아니고, 쉐프랑 함께 있는 주방이 나한
테는 최고의
주방인데, 다른데 어딜 가도 같이 가면 나는 최현욱 별책
부록 돼서
쉐프한테 짐만 될꺼라구요. 막상 라스페라 주방외에 우리
가 같이 설 수
있는 주방은 없다구요.
최현욱 (표정)
유경 (표정)
최현욱 그래서?
유경 미안하고,
최현욱 (표정)
유경 결국 이렇게 된게 너무 미안하고,
최현욱 (다가선다) 그래서?
유경 오늘은 너무, 모두, 다, 미안해서 쉡이 여기서 뛰어내리
래도 뛰어내릴거
에요.
최현욱 뛰어 내려.
유경 (숨 꼴깍)
최현욱 뛰어 내린다매? (고갯짓. 얼른)
유경 (표정)
최현욱 (본다) 그래서, 너는 남는다?
유경 (표정)
최현욱 너만 남는다?
유경 (어렵게, 끄덕)
최현욱 (표정에서)
유경 돌아와요 쉡.
최현욱 싫 다.
문 열고, 꽝 닫고 들어가버리는 최현욱.
유경, 남아서 1002호 현관 본다.
씬15. 유경반점 (아침)
유경부, 신문보다 학교 갈 차림으로 나오는 유식 배웅한다.
유식 학교 간다.
유경부 (신문 덮는다) 여자들도 공부하면 박사 교수 되고 출세
하는 세상인데..
(유경 생각하니 여전히 안타깝다)
유식 출세한 여자 요리사도 많아.
유경부 뭐?
유식 오세영이라고, 맨날 TV나오고, 책도 낸 여자쉐프 있어.
유경부 여자가, 쉐프까지 됐어? (허-) 거 실력이 보통이 아닌가
보다.
유경이도 이왕 시작한거면 그만큼은 올라갈꺼다 생각하
고
도전해야 할 텐데. (꿈뻑꿈뻑 생각한다)
씬16. 오세영 차 안 (아침)
오세영, 출근해 가는길. 긴장해 있다.
핸드폰 벨 울린다.
오세영 네.
여자 오세영 쉐프시죠?
오세영 예 그런데요.
여자 여기 뉴쉐프대회 조직위원횐데요.
받고 가는 오세영 표정. 나쁘지 않다.
씬17. 10층 복도 (아침)
텅 빈 복도. 아침이다.
1001호 현관 열리고, 서유경 나온다.
1002호 앞에 선다.
초인종 누른다. 나오는 최현욱.
유경 저, 출근해요 쉐프.
최현욱 관 둬 너두.
유경 출근할 거에요.
최현욱 !! 관두라니까?!!
유경 (표정)
최현욱 내가 이럴라고 나혼자 관둔 줄 알아?!
너 하루종일 가시방석에, 사람들이 이뿌게 봐줄줄 아냐
고?!
내꺼까지 고생, 구박 두배야. 못 견딘다고 너 혼자?!
유경 (꾸벅) 다녀오겠습니다. (가고)
최현욱 (1002호 문고리 잡은채, 가는 양 기막혀 본다)
씬18. 휴게실 (아침)
유경, 꿋꿋하게 출근해 들어온다.
새로운 선인장 꽃 사진 붙어있다.
유경, 반가워 보고 있는데
김 산, 들어와 다가선다.
김 산 일찍 나왔네?
유경 ,.예.
김 산 (선인장 보는 유경 보고) 나는 최쉡 따라서 요리사님도
안 나오면 어떡
하나 걱정했는데.
유경 사장님.
김 산 (표정) 응?
유경 제가 나와야 쉐프님도 돌아오죠.
김 산 (본다)
유경 설사장님이 해고다 그럼 정말 해곤거에요?
김 산 뭐 꼭 그런건 아니지.
유경 사장님이 해고다 그래야 해고죠?
김 산 아마도.
유경 사장님 속 마음은 어떤데요?
김 산 솔직하게 아님 듣기좋게.
유경 (본다) 솔직하게.
김 산 (본다) 사람이 너무 솔직하면 실망하는데.
유경 (웃는다) 솔직하면 실망 안 해요.
듣기좋게 거짓말 하는게 싫지.
김 산 나두 유경씨한테 마음 있다 그랬는데, 솔직히 쉐프가 같
은 주방에 있으
면 내가 좀 불리한건 사실이잖아.
유경 그래서요?
김 산 하지만, 아예 유경씨가 쉐프 따라서 우리 주방에 안 나올
까봐 겁나는
것도 사실이지?
유경 ..
김 산 어제까진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던데, 오늘 아침에 유경
씨 얼굴 보니까
두 사람 다 고우나 미우나 매일 보는게 낫겠다 싶다.
솔직한거야 이게.
유경 (보다,.힛 웃는다) 역시 우리 사장님은 (손가락 올린다.
최고라는)
내가 생각한 거 이상으로 좋은 사람이라니까?
알면 알 수록 멋진 남자라니까? (미소)
김 산 (칫) (자기도 웃는다. 툭 팔 한번 쳐주고는)
주방이 난리일꺼야. 세영이 좀 잘 도와줘.
유경 (긴장) 왜요? 또 뭔일 있어요?!
씬19. 해직녀 파스타 가게, 라스페라 1-2층 계단
테이블 간만에 손님 몇 앉아있다. 미희 날라다닐 듯 서빙한다.
어느새 빈 면가마. 찬희, 신나서 스파게티면 봉지 뜯어 면가마에
넣는다.
희주, 토마토소스 푹 퍼서 프라이팬에 넣고, 스파게티면도 넣고 흔
든다.
희주 휴대폰 울린다. 설대표다.
희주 (받는다.) 예~
설대표 (다급) 바뻐들?!!
희주 왜요?
설대표 물미역같은 이태리 쉬키들이 즈이 두목 따라나간다고
몽땅 출근 안했어.
희주 그럼 어떠케 영업해요?! 남은 사람이 몇인데?
설대표 그니까 자기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 얼른 좀 와라.
희주 (표정) 에? (곤란) 우리도 이제 백수가 아니라 사업하는
사람들인데..
막 개업한 가게 비우고 딴 가게 도우러 가는건 좀 그런데.
설대표 아 이러기야??!!
희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끊는다)
설대표 (큰일났다) !!!
씬20. 1002호. 10층.
기분별로다. 쌀 꺼내서 씻으려다, 다 귀찮다. 내팽겨 치고,
식탁에 있는 식빵에 밀크스프레드 대충 바른다.
신경질적으로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대충 씹어 넘기려다 목에 걸려 켁- 켁-
그제사 냉장고에서 우유 꺼내 벌컥벌컥 마신다. 다시 울리는 초인
종 소리.
최현욱, 우유 내려놓고 성큼 나간다.
문열면, 이태리셋, 은수까지 서있다.
선우덕 선배!
이지훈 우리두 오늘부터 은수까지 몽땅 안나가기로 했으니까
어디 다른데 가실거면 우리 다 챙겨서 가야되요? 혼자 가
면 안돼?!
최현욱 (점점 험해지는 인상) 야---
이것들이 미쳤나?! 내 말이 말같지 않어? 그냥
(흥분해 대문으로 요리사들 밀치고) 관두라는 놈은 안 관
두고!
관두지 말라는 놈들은 관두고! (아 미친다)
주방은 그럼 오늘 어떡해?!!!오늘 연회예약 두배로 잡혀있
는데?! 낮부터
미어터지는데-?!!
일동 (죄인모양 잠시 주눅들어 서있다)
은수 그럼, 지,지금이라도 가,요? 가까요?
필립 (짝 은수 째리고)
은수 (최현욱 한테) 같,이..?(가자는)
이지훈 (옆 발차기 은수 퍽)
은수 아..
최현욱 당장 가서 일해! 당장!!!
이태리3,은수 (꿈쩍않고 서있다가)
최현욱 (몽둥이만 안 들었지 다 죽일 기세로 발로 차대며 요리
사들 몰아낸다)
당장 안 가?!!!
씬21. 주방 (런치)
서열대로 위치에 서있는 주방 요리사들.
메인라인에 상식-유경-승재-금석호 서있고.
파스타 라인엔 정호남 혼자 서있다.
국내파만 유경 포함 제대로 서있는 것.
정호남 (유경 마주보고) 너 참 대단하다?
유경 (꿋꿋하려 애쓴다)
정호남 야 어떻게 최쉡은 너 때문에 쉐프자릴 관뒀는데, 너는
아무일 없는양
나와섰냐?
민승재 이래서 여자들이 무섭다니깐!?
한상식 보기보다 독하다니까?
유경 (죽을 맛이다)
정호남 (맞은편에서) 역시 의리는 남자들 의리가 최고
지. (양편 텅빈 파스타 라인, 넓은 공간) 봐라. (날개짓 시
늉) 의리 지키고
싹 다 관뒀잖니? (싫지않다)
유경 선배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금 그런 소리가 나와
요?!
이러고 숭덩 이빠진 주방으로 무슨 주문을 받아요?!
금석호 (아무래도 걱정스런 표정인데)
오세영 들어와 쉐프의 테이블에 선다.
오세영, 정호남 달랑 서있는 파스타라인 본다.
오세영도 긴장해 침이 마른다.
설대표와 네모가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들어온다.
설대표 저희라도 도움이... 홀에서도 힘을 보태기 위해 왔습니
다.
오세영 ok! (망설일때가 아니다) 네모씨는 식재료 구입 경험이
많으니까, 냉장
고에서 각 라인으로 재료를 공급해줘요. 미안하지만 프라
이팬 설거지도
부탁하구요.
네모 예 쉐프. (은수 자리에 가서 선다)
오세영 제가 세가지맛파스타와 토마토소스를 맡겠습니다. 정호
남씨가
크림소스와 리조또를 맡고, 유경씨 일단 파스타라인으로
돌아와서
나머지 파스타를 맡아주세요.
유경 (표정) 예 쉐프. (파스타라인으로 돌아온다)
설대표 저는..?
오세영 쉐프의 테이블에 서세요.
설대표 (눈 똥글) 예에? 쉐, 쉐프? 내가?
오세영 그게 아니라 주문지를 읽어주세요. 크게 똑바로.
설대표 그, 냥, 읽기만..
오세영 네.
설대표 (그래도 쉐프의 테이블에 서는거다. 기분 나쁘지 않다)
오세영 부주! 메인 라인 운영은 부주가 맡아주겠어요? 현실적으
로 제가
그쪽까지 신경쓰는건 힘들어요.
금석호 해보겠습니다.
오세영 다들 정신 바짝 차려야해요. 평소 절반의 요리사로 일해
야 한다는거,
평소 두 배로 일해야 한다는거, 잊지 마세요.
일동 예 쉐프!!
- 설대표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주방 정신없이 돌아간다.
설대표 (화통삶아먹은듯) 테이블넘버3. 시칠리아 가지요리 하
나, 토마토소스
해산물링귀니 둘, 테이블넘버16. 샐러리악퓨레와 관자구
이 하나,
병아리콩스프 하나, 밤스프 하나, 끼타라 파스타 하나, 도
미스테이크
하나!!!
금석호 이번꺼 관자는 상식이 구어라. 승재는 연어 마무리하고
도미들어가!
민승재, 한상식 예, 부주!
한상식 (가지 썰며) 네모야! 관자!
네모 (프라이팬 설거지 하다가) 예! (냉장고로 뛰어들어간다)
설대표 테이블넘버8. 발사믹샐러드 하나, 봉골레 둘, 세가지맛
파스타 하나
테이블넘버19. 까르보나라 하나, 새우크림스파게티 하나
테이블넘버24. 토마토소스바다가재링귀니 하나, 알리오올
리오 둘!!!
- 도저히 줄어들 것 같지 않는 주문지. 설대표 초초하다.
오세영 (프라이팬 내린다) 유경씨 괜찮아요? 몇개 밀렸어요?
유경 (정신없다) 8개요. 지금꺼 합쳐서 12갭니다!
오세영 (재료 넣는다) 호남씨 끼따라 들어가요! 유경씨 그럼 10
개 맞아요?
유경 예 쉐프!
오세영 (프라이팬 두 개 흔들기 시작한다)
유경 (오세영 본다. 자신도 하나씩 할 틈이 없다. 프라이팬 하
나 더 내린다)
- 프라이팬 두개 잡고 손목이 부서져라 돌리는 유경과 오세영.
가운데 선 정호남 쫄릴 지경. 이 여자들 왜이래... 하는 표정이다.
덕분에 척 척 척 쉐프의 테이블에 올려지는 파스타 접시들.
쉐프의 테이블을 뒤덮었던 주문지가 하나 둘씩 없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주문지가 사라진다.
띵-하는 종소리와 함께, 녹초가 되어 풀썩풀썩 주저앉는 요리사들.
유경과 오세영, 겨우 서서 숨을 고른다.
전쟁이 막 끝나간다.
씬22. 홀 (런치 말미)
설대표, 녹초가 되어 주방쪽에서 나온다.
런치 영업 거의 마감될 시간. 홀도 살짝씩 테이블보 정리하는 분위
기다.
문 열리고, 들어서는 신사의 구두.
설대표, 의자에 벌러덩 누우려다, 본다. 60대 신사가 들어선다.
설대표 (얼른 다가가) 혼자, 오셨습니까?
노신사 주문 가능한가요? 시간이 늦었는데..
설대표 그럼요! 이쪽으로- (안내한다)
노신사 (테이블에 앉는다) 여기, 쉐프가 두명이라는데, 맞습니
까?
설대표 어제까지는 둘이었는데, 한분은 관두고 오늘부터는 한
분입니다.
노신사 하나가 관둬요..?
설대표 예. 이제 저희 주방엔 오 세 영 쉐프님, 한 분만 계십니
다.
노신사 (끄덕인다) 메뉴에 없는 특별메뉴도 주문이 가능합니
까?
설대표 말씀해보십시오.
노신사 인삼파스타 부탁합니다.
설대표 인삼, 파스타요?
노신사 네.
설대표 (어색한 웃음) 손님. 죄송하지만, 저희 레스토랑에는 인
삼을
식재료로 하는 어떤 요리도 없기 때문에 주방에 물어볼 것
도 없이
곤란할 것 같은데요.
노신사 그래요?
설대표 네.
노신사 그럼, 낼 모레, 예약 가능합니까?
설대표 (이 손님 왜이러나.. 갸웃)
노신사 (여유롭게 웃으며 일어선다) 쉐프에게 전해주십시오.
쉐프는 거절하지 않을겁니다. (간다)
설대표 (노신사 뒷모습 보며) ??
씬23. 주방
런치타임 끝나고, 정리 분위기의 주방.
설대표 (식식 거리며 들어와) 인삼파스타도 됩니까?
오세영 (본다. 목소리 살짝 떨린다) 인삼, 파스타요?
유경 (본다)
설대표 거- 노인네, 여기가 삼계탕집인줄 아나. 파스타에 왜 인
삼은
넣어달래? 몸보신 하려면 딴집엘 가야지!!
오세영 (누군지 짐작이 간다. 홀로 뛰어 나간다)
설대표 (얼른 따라나간다)
정호남 (온몸이 땀범벅. 땀 닦아가며) 사람들 이제 별걸 다 해달
라네. 나 참-
유경 (혼자 중얼) 인삼,파스타..?
씬24. 홀
홀로 뛰어나오는 오세영.
뒤따라 나오는 설대표.
오세영 (둘러본다. 이미 런치영업 끝났다) 가셨나요?
설대표 바로 가셨습니다.
오세영 (심상치 않은 표정)
설대표 아시는 분입니까?
오세영 (짧게 한숨)
설대표 오- 그래서 쉐프가 거절 안할꺼라 했구만.
오세영 네?
설대표 예약하고 가셨습니다. 낼모레 오시겠다구.
오세영 (표정) !!!
씬25. 휴게실
자신의 락커에서 최현욱의 레시피노트 꺼내는 유경.
의자에 걸터 앉아 레시피 노트 펼쳐본다.
한 장씩 들추다
유경 여깄다!
최현욱이 이태리 시절 적고 그려논 ‘인삼 파스타’
바롤로 와인등의 명칭이 크게 보인다.
유경, 호기심있게 들여다 보는데.
씬26. 최현욱 차 안/ 휴게실
최현욱,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운전해 간다.
핸드폰 울린다.
최현욱 (툭) 왜?
유경 (레시피 안고는) 쉡. 인삼 파스타 잘 해요?
최현욱 (표정 굳는다)
유경 여기 요대로 적힌대로 하면 다 실패하는 거에요 진짜?
최현욱 못 믿겠으면 니가 직접 해봐. 몽조리 다 실패한 건가 아
님, 어쩌다
성공한 것도 있는가.
유경 어차피 시간도 많은 백수면서 쫌 제대로 일러주면 안되
요?
최현욱 (대꾸 않고)
유경 (소리 아무래도) 밖이에요?
최현욱 (운전만)
유경 어디 가요?
최현욱 남자는 직장서 관두게 하고, 혼자 남아 저 하고싶은 일
다 하는 주제에
궁금한 것도 많아 우리 붕어는.
유경 (식) 그래서 여기 하나라도 성공 레시피가 있다는 거에
요 없다는 거에
요?
최현욱 걸 왜 내가 일러주냐?
너 그거 지금 누우면 감 떨어지는 감나무 어디냐고 묻는건
데,
그런 감나무 없다. 어-?! 끊어 (툭)
유경 (식. 끊긴 전화)
씬27. *호텔 복도
객실 앞에 서는 오세영.
한 호흡 쉬고, 초인종 누른다.
문 열린다. 런치에 왔던 노신사 나온다.
오세영 (정중하게 인사하고) 선생님이신줄 알았습니다.
언제 오셨어요?
노신사 (쏘아본다) 오다 만난사람 없냐?
오세영 네?
노신사 (복도 저쪽 본다) 저기 오는구만.
최현욱 (걸어오고 있다)
오세영 (도 본다)
최현욱 (인사도 생략. 대뜸) 언제 오셨어요? 연락 하시지! 시간
도 많은데-
노신사 (끙) 들어와라.
오세영 (최현욱 본다)
최현욱 (오세영 보지도 않고 쑥 들어간다)
씬28. *호텔 객실
오세영과 노신사 마주보고 앉아있다.
최현욱, 편하게 침대에 걸터앉아있다.
최현욱 갑자기 왠일? 나이 드니 고향땅이 그리워서?
구박하던 제자들 눈에 밟혀서?
노신사 저놈의 주둥아리. 뉴쉐프대횐가 뭔가, 심사위원장 하라
고
초청받아서 왔다! 왜?
오세영 (표정) !
최현욱 뉴쉐프 대회면 나같은 뉴쉐프가 뽑아야지, 왜 올드쉐프
가 뽑아?
에이- 대회가 첨부터 글렀구만.
노신사 니눔이 능력이 없어서 그렇지, 다른 뉴쉐프들은 잘도 심
사위원자리
꿰찼드라.
오세영 (표정)
노신사 (오세영 본다) 심사위원에 니 이름 올라있는 거, 봤다.
최현욱 (표정) !
노신사 한 가지 묻자. 니가, 딴 사람들을 심사할 자격이 있는거
냐?
주방에 서서 요리할 자격이 있는거냐?
오세영 (눈빛 흔들림 없다) 제가 저질렀던 실수가 얼마나 큰지,
요리를 대하는 사람으로 얼마나 못할짓을 한건지, 압니다.
그동안 현욱씨에게, 또 선생님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았
습니다.
노신사 (버럭) 걸 나보고 믿으라는 거냐?!
현욱이랑 니가 같은 주방에 섰다고 해서, 둘이 화해를 했
나..
내심 기대하고 찾아간거였다. 근데 뭐냐?
니가 현욱이 몰아내고 쉐프자리 차지한거 아니냐?!
최현욱 에- 에- 건 아니고. 내가 내 무덤을 파논게 있었어.
노신사 (불만스럽게 본다) 니들 하는 짓거리가 내 맘엔 다 안들
어.
요리라도 제대로 하는지, 내놔봐. 내가 한 주문 잊지 말아
라.
이틀 후, 너희 둘 모두의 인삼파스타를 맛보겠다.
최현욱 이태리부터 여까지 와서 무슨 숙제검사도 아니고,
난 안해. 졸업한지가 언젠데. 점수나 잘주면 또 몰라?! (벌
러덩 눕는다)
노신사 뭐 임마?
오세영 (굳은 표정) 선생님께서 봐주신다면 언제나 영광입니
다.
(일어선다) 준비시간에 잠깐 나온거라 이제 들어가봐얄
것 같아요.
노신사 (침대에서 뒹구는 최현욱 보며) 넌? 할 일 없어?
최현욱 백수야.
노신사 (칫) 잘-한다. 자랑이야 아주.
오세영 (인사 한다) 그럼,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노신사 (본다)
씬30. 휴게실
유경, 휴게실 평상에 덩그마니 올라앉아 골똘히 최현욱 레시피 들
여다본다.
유경 인삼 파스타는,. 인삼의 쓴 맛을 없애 주는게 관건.
바,롤, 로 와인,.
(공부하듯 한 자 한 자 들여다보다가 고개 든다)
쉡이 여기 있으면 당장 같이 해보고, 물어보고 할텐데,.
(속상하다.
노트 탁 닫는다) 어뜩해야 쉡이 돌아오지?!
씬29. *호텔 방
최현욱과 노신사 둘만 남았다.
편하게 와인잔 기울이고 있다.
노신사 너 그만둔거, 세영이 탓 아닌거 맞어?
최현욱 아니라니까.
노신사 승질때문이지? 배우란건 안배우고 못된것만 따라해서..
(혀찬다)
최현욱 내 주방에 남녀상열지사 없다고 큰소리 땅땅 치고
것때매 요리사도 쫓아냈는데..
내가 해버렸쟎아. 연애를.
노신사 뭐어? (승질나, 근처에 있던 두꺼운 전화번호부 들고 최
현욱 등짝 팬다)
으이구 칠칠치 못한눔- 너같이 지조없는 눔 세상에 없지!
없어!
그렇게 데이구 주방에서 또 연애질이냐, 속도 없는눔!
최현욱 아- 아- 아퍼- 아 그만-
(피해다니며) 이번엔 제대로 만났다니까-
진짜 괜찮은 여자라니까-
노신사 (힘겹다. 앉아서 숨고른다) 한국 들어간다니까 파올로
가 연락했더라.
너 다시 왔으면 해.
최현욱 (맞은데 주무른다)
노신사 연애노름이나 하려고 한국 들어온거면, 다시 가자. 이태
리로.
세상에 완벽한 비밀 없다구.. 너랑 세영이 얘기 이태리에
서 파다하다.
니 실력, 이제 제대로 인정받고 있어.
최현욱 (표정) 정말 오래?
노신사 응.
최현욱 파올로 자리? 가까? 나 거기 진짜 가고싶은 자리였는
데.
노신사 그러니까. 그럴라고 대회심사도 한다 그런거야.
너 데리고 갈라고.
최현욱 (표정에서)
씬30. 도로. 오세영의 차 안
라스페라로 돌아가는 중인 오세영.
얼굴에 불안과 긴장감이 역력하다.
씬31. 휴게실
정호남, 팔걸이의자에 사장처럼 누워 ‘뉴쉐프대회 포스터’ 높이 들
고 본다
민승재와 한상식, 서서 땅콩 던져먹는다.
정호남 (기대에 찬) 야! 오세영 쉐프가 심사위원이면,,
아무리 안 친해도 한 주방에 있는데 팔이 안으로 굽지 않
겠냐?
민승재 우리, 하늘이 돕나봐.
시시덕거리고 있는데, 금석호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들어온다.
정호남 뭔일 있어요?
금석호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오세영 쉐프한테 안
좋은 소문이
도는 모양이다. 이태리에서 한국인 최초로 받은 그랑프리
상 말야,
음식에 장난을 쳐서 라이벌을 떨어뜨렸다는거야.
3인 (눈이 휘둥그레) 에에에??? / 말도 안돼 / 진짜요?
금석호 그렇게 떨어진 라이벌이,
3인 (침만 꼴깍)
금석호 최현욱이랜다.
3인 (입 쩍) !!!
정호남 (조심스럽게) 근거, 있는거 아닌가?
둘이 사이 안 좋은 것도 그렇고...
한상식 이태리파 놈들도, 오쉡 웬수보듯 하고...
금석호 (걱정묻은 표정) 하 나 참,.
씬32. 1002호. 10층 복도 (밤)
현관문 열리고 고개 쏙 내미는 최현욱.
유경, 접시 내민다.
최현욱 (접시 본다) 뭐야 이게?
유경 쉐프의 인삼 파스타요.
최현욱 너 일루와 봐. (문 닫고, 유경 끌고 집으로 들어간
다)
유경, 현욱 따라 들어오며
유경 맛 좀 봐주세요.
최현욱 (마지못해 맛 본다)
유경 (반응 기다린다)
최현욱 (얼굴 찡그린다) 쓰다.
유경 (실망)
최현욱 (접시 내려놓는다. 유경 이마까고 이마에 딱밤 쎄게 딱!)
유경 아!!!! (무지 아프다)
최현욱 내가 그 노트에 있는거 다 실패담이랬지?
근데, 어떡허든 거기서 답을 찾을 생각은 않고, 거기 써진
고대로 해?
어?!
유경 한 두 개는 성공한 것도 있다매요?!
그래서 난 혹시 이건가 했지?!
최현욱 단 한 개도 없다 거기 성공담은.
유경 (식) 그럼 이거 인삼 이거 쓴 맛 안나게 할라면 어떡케 해
야되요 쉡?
최현욱 어쭈 아주 갈수록 양양이네?
(딱밤 한 대 더) 내가 니 스스로! 스스로! 답 찾으랬지? 요
행 꼼수 바래
지 말고 어-?!
유경 (이마 감싸고) 아.
최현욱 너때매 백수 됬는데, 쫌 놀아줄 생각은 않고
일만 하냐 어뜨케?!
유경 그러니까 빨리 돌아오라니까요 쉡?
사장님도 쉡이 돌아오는거 찬성이랬어요? 진짜?
최현욱 너의 사장빽으로 내가 돌아가길 바라냐? 그래 너 지금?
유경 건 아닌데.
최현욱 (속 터진다)
유경 쉡.
최현욱 (버럭) 아 왜-
유경 언제까지 놀꺼에요?
최현욱 (승질) 하루 됬어?! 딱 하루! 하루 노는 꼴도 못 보냐?
유경 뭐하고 오늘 놀았는데요?
최현욱 쉡의 쉡 만났다.
유경 쉡의 쉡?
최현욱 (대꾸 않고)
유경 지난번 말한 그 쉡의 쉡?
최현욱 (대꾸 않고)
유경 좋았겠다.
최현욱 좋기는 개뿔이.
유경 나는 내 쉡하고 있을때가 제일 좋은데.
최현욱 (표정)
유경 (표정)
최현욱 잘 지냈어 오늘?
유경 (..)
최현욱 왜 대답 안해?
유경 가시방석이죠?
최현욱 (표정)
유경 파스타 파트 선배들, 은수까지, 싹 나가서 아주 주방이
공만 없다 뿐이
지 남은 요리사들은 농구장마냥 뛰어다녀야 하죠?
최현욱 (거짓말) 쌤통이다.
유경 (시선)
최현욱 뭐-
유경 거기다 홀이고, 주방이고, 화장실에서고, 저에 대한 뒷담
화까지
해야하니까 더 바쁘죠 직원들은?
최현욱 그러고 남아있고 싶냐?
유경 돌아와요 쉡.
최현욱 관둬 니가.
유경 돌아와 주세요 쉡.
최현욱 관두라니까?!
유경 (표정)
최현욱 (꿈쩍않고)
유경 내가 나가고 그럼, 쉡이 돌아올래요?
(진심이다) 그,게 나을까?
최현욱 ! (표정)
유경 미안해요 좋아해서.
최현욱 (본다) 둘이 같이 있든지, 둘 다 없든지,
하나씩 따로는 싫! 다!
인삼 파스타 어떡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가르쳐 줄게.
유경 (빤히 본다)
최현욱 거기 실패담 백가지 결국에는 다 성공했거든? 성공법 바
로 다 가르쳐줄
게. 나와라 거기서.
유경 (한심하다) 선생이 되가지고, 참,.
최현욱 (세게 나간다) 명령이다 나와.
유경 (본다)
최현욱 예 쉡?
유경 (빤히 본다) ., (칫)
문 닫고 나가 버리는 유경.
최현욱, 남아서. 답이 안 보인다.
최현욱 (답답하다) 아니, 남아서 저 고생할까봐 내가 이러지
대체 지가 왜 튕기는데?! 어-?!
씬33. 라스페라 외경
웅성웅성 긴장감이 감돌고.
씬34. 카운터. 홀
오세영, 출근해 들어온다.
수군수군 대기 시작하는 홀 직원들. 시선 심상치 않다.
설대표, 도 오세영과 눈 마주치다가, 찔끔 피한다.
오세영의 이태리 콩쿨 어쩌고 소문 도는 라스페라.
김 산, 일각에서, 이상한 분위기 느낀다.
씬35. 쉐프룸
오세영, 문 닫고 선다.
꿋꿋하게 직원들 사이를 통과해 오던 표정과 달리
잔뜩 긴장해 앉는 오세영.
초조한 듯, 두 손을 꼭 맞잡는다.
씬36. 라스페라 지하주차장께.
유경, 출근해 들어오는데
끽- 선우덕 차, 앞에 선다. 이태리파와 정은수, 우르르 내린다.
선우덕 서유경, 얘기 좀 하자.
유경 (표정)
씬37. 지하주차장 한귀퉁이
유경을 둘러싼 이태리파
선우덕 솔직히 너한테 좀 놀랬다. 쉐프가 그만두겠다고까지 했
는데,
너 혼자 이렇게 나올 수 있는거냐?
필립 사랑은 사랑이고, 일은 일이다?
유경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모두.
이지훈 주방이 잘 돌아가는 한 쉡은 안돌아와.
유경 그렇다고 주방을 마비시켜요?
필립 얜 누구편이야?
이지훈 선배도 주방 무너지는걸 보고만 있을 사람은 아냐.
근데 니가 남아서 오세영을 도와주고 있는게 말이 돼?
유경 그렇다고 아무 잘못없는 오세영 쉐프님이 나가요?
필립 오세영은 쉐프 자격 없어!
정은수 (순진하게) 왜요? 요린 젤 잘하는데..
이지훈 (버럭) 요리만 잘한다고 쉐프냐!
유경 왜그렇게 오세영 쉐프를 미워하세요?
(용기내) 쉐프가 여자라서요, 아니면 쉐프의 옛사랑이라서
요?
일동 (놀라) 알고, 있었어?
은수 (혼자 더 놀래고)
이지훈 거 때문 아니고, 오세영은 우리한테 이런 대접 받을만
한 이유 있다.
유경 뭔데요 그게?
이태리3 (말 못하고, 서로 눈치본다)
정은수 ?
유경 ?
씬38. 주방 (런치 전)
국내파 요리사들, 자기들끼리 모여 수군수군대다 오세영 들어서
자
위치로들 마지못해 선다. 오세영과 시선 피한다.
오세영 (왜 저러는지 알거같다. 일부러) 네 분 뉴쉐프 대회 준
빈 잘 되가요?
국내파 ! (어떻게 알았지 시선)
오세영 내가 도와줄 거 있으면 말해요. (여유 보인다)
국내파 (솔깃도 하고, 소문도 걸리고, 알송달송 헷갈리는 표정
들)
유경 (냉장실에서 나와선다. 오세영 본다. 복잡하다)
오세영 (유경 본다)
두여자 부딪는 시선.
오세영 (웃어 보인다. 떨리는 목소리) 자 오늘 첫,메뉴 들어갈까
요?
씬39. 근처 카페
최현욱, 들어서고. 누군가 찾는다.
김 산이다.
삐닥하니 앉는 최현욱.
김 산 세영이랑 이태리서 무슨 일 있었던 거에요?
최현욱 (본다) 난 또, 사장님이 감사하게도 가출한 쉐프 잡으려
는 시늉이라도
할라고 불렀나 했네, 하 참.
김 산 시늉하면 올겁니까?
최현욱 (대답 않고)
김 산 세영이 요새 힘들어해.
주방엔 요리사들 모잘라서 정신이 없고, 이태리서 당신하
고 있었던 일 갑자기 들춰내서 사람들이 수군들대는 통에
지금 간신히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호흡) 그만 나오지?
최현욱 나가면?
김 산 나와 쉡.
최현욱 나가면 마음것 주방에서 누구 좋아해도 되는건가 이제?
김 산 건 나와서 주방 식구들하고 주방을 부시건, 전쟁을 치루
건, 당신들끼리
결판을 내고. 세영이 좀 잡아줘. 나는 같은 요리사도 아니
고, 한계가 있
으니까. 예약까지 했는데 실망스런 접시 계속 나가는거
더 이상은 못봐.
그러고 나간거 계약위반이라고 쉐프는.
최현욱 (삐딱이 보는데서)
씬40. 주방 (밤)
유경, 혼자 다음날 밑작업하느라 정신없다.
샐러리악 잘게 썰어 두 냄비에 넣는다. 거기에 우유 자작하게 붓
고
약한불에 올린다. (* 우유, 오른쪽 냄비 불 가까운데 놔둠)
방울토마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껍질 깐다. 쟁반에 가지런히 놓이
는 토마토들.
토마토 까면서도 샐러리악 냄비 연신 본다. 중간중간 타지 말라고
흔든다.
김 산 (무심코 들어왔다 유경 본다. 안타깝다) 도와줘?
유경 (손 하나가 아쉽다) 예 예!
(나무 주걱 주며) 냄비 좀 저을래요? 안타게.
김 산 (양복 상의 벗고 팔 걷고 나선다) 오케이.
유경 (그제서야) 사장님한테 이런거 막 시켜도 되나?
김 산 되지. 젤 아쉬운게 사장이쟎어.
유경 하긴.
김 산 (양쪽 냄비 번갈아 저으며) 이건 뭐야?
유경 샐러리악이요. 샐러리 뿌리예요.
김 산 아- 이걸 우유에다 졸이는 거였구나.
(젓다가) 이제 불 꺼? 우유 다 쫄았는데?
유경 아뇨아뇨. (불 옆의 우유들어, 다시 붓는다. 냄비 하나 붓
자 우유 다
떨어진다) 어? 어떡해! 우유! 우유요!
김 산 (냉장실 달려가며) 우유? 우유!! (헐레벌떡 새우유 꺼내
온다)
유경 (우유받아, 자글자글 끓는 왼쪽 냄비에 붓는다. 찬우유
들어가자, 치익
소리난다) 이제 또 저으세요.
김 산 쉬운게 없구만.
유경 타면 클나요! 잘 저어요 (점점 답답해 김 산 구박해가는
말투. 분위기)
김 산 우유를 좀 넉넉히 붓지?
유경 국 끓이게?
김 산 안되나? (긴장)
유경 선배들이 졸인건 안그런데, 내가 졸인건 들 달아요.
비법 좀 갈켜주지.
김 산 안갈켜줘? 같은 주방에 있으면서도?
유경 (끄덕)
김 산 되게 치사하다.
유경 (냄비 보며) 주걱으로 으깨봐요
김 산 주먹? (뜨거울텐데?)
유경 (승질) 주걱이요-!
김 산 (구박받으면서도) 어. (주걱집어 얼른 으깬다)
유경 됐다. (불 끈다. 스푼 들고 왼쪽냄비 맛본다. 표정) 또 들
달어.
김 산 (오른쪽 냄비 맛본다) 달구만. 맛있네-
유경 (흘겨보며) 사장님 혀는 이제 못믿어.
김 산 아냐! 달어!
유경 (못믿는단 표정으로 오른쪽 냄비 맛본다. 표정) !!!
(한번 더 먹는다) 어?
김 산 달지? (자기는 왼쪽 냄비 먹어본다. 표정) ?? 어?
이건 들 달어.
유경 그쵸?
김 산 똑같은 재료넣고 똑같이 끓였는데. 왜 이건 안 쓰고 달
고, 이건 쓰고 들
달지?
유경 (찬찬히 본다. 냄비. 스토브. 샐러리악. 우유. 왼쪽의 새
로딴 우유.
오른쪽의 빈 우유. 두개의 우유 번갈아보다가) 우유요!
김 산 (표정)
유경 이쪽 냄비는 불 옆에 오래있어서 미지근한 걸 넣고
이쪽 냄비는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걸 넣었쟎아요.
뜨거운 냄비에 갑자기 차가운거 넣어서 소리도 나고! 맞
죠?
김 산 응. 그랬어.
유경 두 개 차이는 그거밖에 없어요.
김 산 (끄덕이며) 응.
유경 (활짝) 찾았나봐요. 선배들한테 먹여봐서 맞으면
저도 제 비법 갖는거에요.
김 산 (이쁘다) 비법은 이렇게 찾는거구나.
유경 (기분 최고다)
씬41. M오피스텔 (밤)
씬42. 복도. 1002호 앞 (밤)
유경, 1002호 앞에서 새로 한 인삼 파스타 들고 있다.
최현욱 문 열고 나와 기대 선다.
최현욱 (인삼파스타 들고 있는 유경 본다)
유경 쉡. 이거 좀 맛 봐 주세요.
최현욱 (일단 무조건 유경을 태운다) 일단 들어와.
유경 이거 인삼파스타 다시, 맛 좀 봐달라니까요?
최현욱 아우 지겹다 파스타.
씬43. 1002호 (밤)
들고 온 ‘인삼 파스타’ 내려놓는 유경.
최현욱 낼부터 바쁘다. 놀 시간 없어.
유경 ! (놀래) 일해요? 어디서요?
최현욱 비밀이다.
유경 (표정)
최현욱 가고 싶은데 없어?
유경 (생각하더니) 은수한테 가까요?
최현욱 싫다 거기.
유경 왜요?
최현욱 은수까지 말 안들어 요새.
요새 너 포함 내 말 듣는 놈 한 놈도 없다.
유경 (표정)
최현욱 이태리로 돌아갈란다.
유경 (경직)
최현욱 (툭 별일 아닌양) 갈래? 같이?
유경 ,.전 안되는데요.
최현욱 왜?
유경 이태리 말도 모르고, 돈도 없고, 겁도 나고, 아버지도 그
렇고, 또,.
최현욱 나 있잖어.
유경 (본다)
최현욱 싫어?
유경 여기서도 제대로 못 하는데, 이태리 간다고 뭐,.
난 그냥 여기서 쉡한테, 쉡의 주방에서 배우는게 제일 좋
은데.
최현욱 갈거야 나는.
유경 (표정)
최현욱 너는 아주 거기 라스페라에 뼈를 묻어라.
유경 (식)
최현욱 (표정)
유경 그럼 우리 헤어지는 거에요?
최현욱 (승질. 버럭) 싫다매 니가?
유경 (입 나온다)
최현욱 자기꺼는 하나도, 자기 하고싶은 거는 한가지도 양보 안
하면서,
아주 나한테만 이래라저래라지 뭐야 지금?!
주방안에서나 좀 상사 대접해주고 무서운 척 존경하는 척
이지
관두니까 아주 나를 그냥 동네 백수, 앞집 놀고먹는 아저
씨 취급이나
하고 에이!!
유경 뭔 연애를 이러고 하다 말다 가냐?
최현욱 니가 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어?
같이 관두재도 싫대? 같이 가재도 싫대? 뭐야 나랑 하고
싶은게
대체 그럼?! 어-?!
유경 (..)
최현욱 없지?
유경 (..)
최현욱 꼬셔봐. 가지 말라고.
유경 (식, 입만 더 나온다)
최현욱 가지 마세요 쉡 해봐.
유경 (인상까지 써가며 입 더 나온다.)
최현욱 (표정 본다) 꼬셔보라니까, (몰래 웃는다) 야 붕어, 너
무서워서 못가겠
다.
유경 (식. 풀리지 않는 표정)
유경, 식식 거리면서 나간다.
유경 보는 최현욱.
최현욱 (남아서) 나 참,. (남겨진 인삼파스타 눈에 들어온다)
이미 유경은 가고 안 보이는 상태.
최현욱, 식어빠진 ‘인삼 파스타’ 맛본다.
얼굴색 달라진다.
씬44. 1001호 (다음날 아침)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식탁 풍경.
오세영, 샤워하는 듯한 소리 들리고.
혼자 놓인 오세영의 핸드폰, 받지않자 몇 번 울리다 멈춘다.
녹음되는 목소리.
여자E 여기 뉴쉐프대회 조직위원횝니다.
항간의 불미스런 루머로 아무래도 저희가 오세영 쉐프를
심사위원으로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취소하는 것으로 하고, 다시 전화 드리죠.
씬45. 홀
런치 마무리 시간. 설대표, 미리 계산대 쪽에 나와서 서성이고 있
다.
문 열리고, 신사의 구두 들어선다.
설대표 (표정) 어서 오십시오
노신사 예약 했는데요.
설대표 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쪽으로. (안내한다)
씬46. 주방
오세영, 인삼파스타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있다. 또르뗄리니 접시
에 올리고
소스를 뿌린다.
유경을 비롯한 국내파, 각자 일을 하면서도 흘깃흘깃 본다.
씬47. 홀
오세영, 직접 인삼파스타를 들고 나온다.
노신사의 테이블 위에 올린다.
노신사 (본다)
오세영 5년전 레시피에서 조금 바꿨습니다.
맛, 봐주십시오. 선생님.
노신사 현욱이는?
오세영 오지 않았습니다.
노신사 내가 주문한건 한 접시가 아니라 두 접시다.
하루 전도 아니고, 이틀 전에 예약한 요리도 못 내놓는,
그런 능력없는 쉐프냐? 너는?
오세영 죄송합니다.
노신사 (팔로 접시를 밀쳐 바닥에 떨어뜨려 버린다) 한 접시는
필요없다.
사람들 (쨍그랑, 접시 떨어지는 소리에 깜짝 놀란다)
김 산 (걱정스런 얼굴로 서있다)
노신사 두 접시를 모두 가져와야 한다.
오세영 (근심어린 표정)
씬48. 쉐프룸, 1002호.
오세영, 최현욱에게 전화 건다. 받지 않는다.
다시 건다.
오세영 (음성녹음에 남긴다) 현욱씨, 쉐프 성격 몰라서 이래?
두 접시 함께 나가지 않으면 밤이라도 새실거야.
제발 전화 좀 받어-
오세영, 심난하게 쉐프룸 서성이는데, 휴대폰 울린다. 최현욱이
다.
최현욱 난 그 주방에 안 간다.
오세영 선생님이 끝까지 최현욱의 파스타를 찾잖아-
선생님이 왜 저러시는지 알면서,.제발 나와주면 안 돼?!
최현욱 난 니 주방에서 너랑 같이 인삼파스타는 두 번 다시 만
들고 싶지않다.
오세영 (한숨) 그럼 레시피라도 알려줘. 내가 만드께.
최현욱 서유경 시켜.
오세영 뭐?
최현욱 서유경이 만들 줄 안다.
(전화 끊는다)
오세영 현욱씨!!!
최현욱 (전화끊고 표정)
오세영 (비어있는 최현욱의 책상과 의자를 바라본다)
씬49. 주방
주방, 술렁대고 있다. 오세영 들어와 쉐프의 테이블에 선다.
오세영 유경씨.
유경 (본다)
오세영 최현욱 쉐프의 인삼파스타, 부탁합니다.
유경 제, 제가요?
요리사들 (웅성댄다)
오세영 (유경본다)
유경 (표정)
- 스토브 앞에 나란히 선 유경과 오세영. 주방식구들 팔짱낀채 구
경난 듯
보고있다. 김 산 들어와 본다. 설대표도 김 산 옆에 선다.
각자 프라이팬 내린다. 유경, 바롤로 와인을 가져와 옆에 둔다.
정호남 (보고) 오- 바롤로와인. 재료가 인삼이니까 와인도 최고
급 쓰겠다?
금석호 고기누린내와 인삼쓴맛까지 다 날릴려면 바롤로와인 정
도는 써야지.
민승재 최현욱이랑 이태리서 붙었다는 파스타가,. 인삼 파스타
아냐?!
한상식 ! 맞어. 바로 저거.
일동 (긴장해 보고)
- 인서트> 홀, 테이블.
지그시 눈을 감고 파스타를 기다리는 노신사.
- 인서트> # 1002호.
최현욱, 집 와인저장고에서 ‘바롤로 와인’ 꺼내든다.
라벨 바라보고 서있고.
오세영, 바롤로 와인을 본다. 눈가가 파르르 떨린다.
오세영, 붉은 피망 볶기 시작한다.
유경도 데운 우유에 인삼을 졸이기 시작한다.
프라이팬에 야채 볶기 시작한다. 다진 소고기와 우유에 졸인 인삼
을 넣는다.
불을 키우고, 바롤로 와인을 부어 화르륵- 불붙여 알콜을 날린다.
오세영, 만감이 교차한다.
- 마무리하는 유경과 오세영.
각자 접시의 데코를 마치고. 인삼파스타를 완성한다.
서로를 쳐다보는 유경과 오세영.
유경은 쑥쓰럽게 웃지만, 오세영의 얼굴에는 여유가 없다.
씬50. 홀
각자 만든 인삼파스타를 직접 들고 나오는 유경과 오세영.
노신사 앞에 올린다. 이들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
노신사 (유경과 유경의 접시를 쏘아본다)
유경 (주눅들지 않고 꾸벅 인사한다) 만나뵙고 싶었습니다. 쉡
의 쉐프님-
노신사 (매서운 눈초리) 자네가 쉡이랑 연애한건가?
유경 (꿀꺽) 네.
노신사 (마음에 들지 않는다. 포크 든다. 오세영의 파스타를 맛
본다)
연구를 더 했구나.
오세영 네. 이태리에서는 인삼을 물에 데쳐서 쓴맛을 없앴는
데, 그것보다
오븐에 감자랑 구우니 인삼의 좋은 성분도 보호하면서 쓴
맛도
없앨 수 있었습니다.
노신사 너답다. 이번에도 니껀 최고의 요리다.
오세영 (표정) 감사합니다.
노신사 (유경의 파스타 맛본다. 서서히 변하는 표정) 이건...
누구의 레시피냐?
유경 최현욱 쉡의 레시피 입니다.
노신사 (무섭게) 전부 다?
유경 (아!) 사실은, 거기에, 제가 하나 바꿨습니다.
오세영 (표정) !!
노신사 뭘, 왜 바꿨지?
유경 쉡의 레시피대로 하니, 인삼의 쓴맛이 계속 남아 조화를
이루지 못했
습니다. 어떻게 해야 인삼의 쓴맛을 없앨까 연구하다가,
샐러리 뿌리를
우유에 졸여 사용하는게 생각나서, 인삼도 그렇게 해봤습
니다.
다행히 우유와 인삼이 잘 어울려서 졸이면 졸일수록 쓴맛
은 없어지고
달큰해졌습니다.
오세영 (얼굴 사색이다. 유경 붙잡고, 당황) 제대로된 와인을 썼
는데도 쓴맛이
안, 날아갔단 말이에요?!
유경 저도 바롤로 와인이면 가능할 줄 알았는데,
막상 만들어보니까 100% 완벽하지 않았어요.
오세영 (충격) 와인이, 아니었다구요?
유경 최쉡도 저에게 알려준 레시피는 실패한 레시피라고 해
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노신사와 세영 번갈아 보며)
그래서 제가 바꿨습니다. 죄송합니다.
오세영 (떨리는 눈으로 스승을 본다) 알고, 계셨던겁니까?
노신사 (유경 본다) 잠깐 비켜주겠나? 우리 둘이서만 할 얘기
가 있어.
유경 예 쉡. (사람들 구경하고 있는 구석으로 물러난다)
노신사 (오세영 본다)
오세영 (이미 충격으로 휘청한 상태)
노신사 넌 그 때, 현욱이 와인을 일부러 망치지 않았어도, 현욱
이를
이길 수 있었을거다. 제대로된 와인을 썻어도 현욱이의 방
법은 그때
미완성이었어. 니가 망친건 현욱이가 아니라, 너야.
저 아이를 봐라. 지 쉐프의 레시피에 기댈 수 있었지만, 스
스로 찾아내
지 않았냐. 넌 왜 그럴 생각을 못했니.
오세영 (총맞은 것처럼 멍하다) 죄송합니다.
노신사 (본다)
오세영 (울컥) 죄송합니다 쉡.
(정신나간 사람처럼 뚜벅뚜벅, 홀을 가로질러 나간다)
사람들 (웅성웅성 본다)
김 산 (오세영 팔 잡는다) 세영아!
오세영 (문 열고 나간다)
사람들 (뒷모습까지 시선 쫓고)
노신사 (유경 본다) 어이
유경 예
노신사 감히 쉐프의 레시피에 손을 대?
유경 죄송..
노신사 (OL 버럭)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앞으로도 쭉, 계속 그
렇게 해!
쉐프가 아니라 하느님 부처님 레서피라도 맛없으면 손대.
고쳐.
알았어?
유경 예, 쉡, 의 쉡.
(오세영 걱정된다. 입구쪽 쳐다본다)
노신사, 유경을 유심히 보는 시선에서.
씬51. 오세영의 차
세영,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씬52. M오피스텔 전경 (밤)
유경, 퇴근해 들어서는데
핸드폰 문자 들어온다. 최현욱이다.
⌧ 어디야?
씬53. 동-일각 벤치 (밤)
입구에서 나오는 최현욱.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 유경 옆으로 가 앉는다.
최현욱 추운데 왜 밖으로 나오래?
유경 (웃어 보인다) 그냥요.
최현욱 (옆에 앉고)
유경 오늘 쉡의 쉡 봤다.
최현욱 다 들었다.
유경 아니라드니, 쉡의 쉡은 쉡하고 똑같든데요?
최현욱 뭐가?
유경 (본다) 멋있어.
최현욱 (표정) 똑같기는. 제자인 내가 낫지. 쫌.
유경 쉡의 쉡이 그렇게 기다렸는데? 직접 와서 안하고.
왜 나한테 ‘최현욱의 인삼파스타’ 만들게 했어요?
최현욱 이제 그 파스타는 ‘최현욱의 인삼 파스타’ 아니다.
니꺼지.
유경 !
최현욱 내껀 실패한 레시피고 니껀 오늘 보기좋게 인정받았잖
아.
이제 니 파스타다.
유경 (슬몃 미소가 일고)
최현욱 인삼 파스타는 제자인 니가 나보다 나은거지. 쫌.
유경 (수줍게, 히)
최현욱 (이뿌게 보는데서)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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