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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불허전 16

[주제곡]

 

[허임의 가쁜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허임의 가쁜 숨소리]

 

(연경왜 이렇게 힘이 없어요?

 

더 세게!

 

지금 세게 하고 있소

 

[허임의 거친 숨소리]

 

(재숙아까부터 이게 뭔 소리야?

 

(병기위에서 뭔가

 

격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군요

 

(천술이놈들이 설마 싸우나?

 

연경이 파이팅!

 

[허임의 거친 숨소리]

 

(연경다음은 구강 대 구강 호흡

 

머리를 뒤로 젖히고 턱을 위로 올리고

 

왜 이렇게 한다고요?

 

기도 열려고

 

나도 그쯤은 아오

 

(허임) [살짝 웃으며처자

 

그럴 게 아니라

 

내 이런 건 처자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는 게...

 

(연경됐고

 

숨 두 번 불어넣는다실시

 

[허임의 헛기침]

 

[허임이 입바람을 후후 분다]

 

[허임이 퉤퉤거린다]

 

다시 가슴 압박 30

 

(연경팔은 쭉 펴고

 

손바닥은 가슴 정중앙에

 

그리고 손가락은 갈비뼈에 닿지 않게

 

(허임아니당최 내가 이런 걸 왜 배워야 한단 말이오?

 

이런 거라니이런 거라니요?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요? [모형을 탁 친다]

 

(연경아니거긴 119도 없는데

 

이런 거라도 하나라도 더 배워 가야 [모형을 탁 친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릴 거 아니에요

 

이런 거 없어도 [모형을 탁 친다]

 

나 사람 잘 살리오

 

알아요아는데그래도...

 

[애잔한 음악]

 

(연경이제 돌아가요 당신이 있어야 되는 곳으로

 

(연경아까 봤죠?

 

여기 사람들 어떻게 사는지

 

여긴 전란도 없고

 

병원도 의사도 많고

 

119도 있고

 

약재랑 식량도 많고

 

여긴 당신 없어도 되니까

 

근데 거긴 전란에

 

병원에 의사도 없고

 

약재에 식량도 부족하고

 

당신 손길 필요한 사람들 많으니까

 

당신은 돌아가서 조선을 지켜요

 

(연경대신

 

나한테 딱 3일만 줘요

 

3일만

 

[휴대 전화 조작음]

 

(연경이거 하나는 됐고 [펜으로 쓱쓱 긋는다]

 

다음에는

 

[연경이 종이를 팔랑 넘긴다]

 

어떤 게 더 나아요?

 

아니이게 뭐야?

 

[웃음] [연경의 헛웃음]

 

[잔잔한 음악참으로 예쁘지 않소?

 

그새 조선에 가서 또 여자를 만났어요?

 

그게 아니고

 

자세히 보시오

 

코도 낮고눈도 나보다 째깐하고

 

아이고영 아니네아니야

 

여자 보는 눈이 이렇게 없어서야

 

아이고아이고 큰일이다큰일이야정말아이고

 

(허임연경 처자요

 

[잔잔한 음악이 늘어진다]

 

절세 미녀네절세 미녀야아유 [허임이 피식 웃는다]

 

[익살스러운 음악어쩐지 예쁘다 했어

 

어유빛난다빛나 어유너무 예쁘다

 

되게 잘 그렸다

 

(허임이리 줘 보시오

 

이 그림 내 껌딱지에게 문자로 보내 주시오

 

[휴대 전화 알림음]

 

[안내 음성전송합니다

 

[허임의 웃음] [휴대 전화 알림음]

 

[휴대 전화 조작음]

 

왔다

 

절세 미녀네절세 미녀야

 

다음엔 뭐요?

 

다음엔 우리 이거 할래요?

 

이거나 이거나 이거 하고 싶소

 

다음에 이거 해요이거

 

(연경이것도 있고이것도 있고

 

아니야이거이거

 

이거 순서가 뭐가 중요하오하고 싶은 거 하면 되지

 

아니그럴 거면 계획을 왜 세워요?

 

그럴 거면 뭐 하러 상의를 하자고 했소?

 

그래서 다 하지 말자는 거예요?

 

아니다 하자는 건데 지금 시간이...

 

이거 먼저 하자고이거이거

 

(허임난 이게 먼저 하고 싶다 하지 않았소

 

그럼 이거부터 하자 이거이거이거

 

[잔잔한 음악]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TV에서 음성이 계속 흘러나온다]

 

[경쾌한 음악]

 

(연경아니장 보는 게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못 먹다 죽은 귀신에 씌었나

 

(허임조선에서 살아 보시오 그런 소리가 나오나

 

나는 원래 조금 먹어서 괜찮거든요

 

(허임

 

조선에서 그런 소리를 하면 경을 칠 것이오

 

경이 대체 뭔데 맨날 그런 소리를 해?

 

(허임에헤이게 경이오!

 

아예 사약을 내리시지

 

[허임의 힘겨운 숨소리] (연경그러니까 누가 이렇게 많이 사래요?

 

누가 먹는다고

 

(허임내가 다 먹을 거요

 

남기기만 해남기기만

 

남기면 조선에 가져가면 될 거 아니오?

 

[연경의 헛웃음]

 

장 보는데 하루가 다 갔네정말

 

금방 갈 사람인데 그 정도도 못 해 주오?

 

왜 자꾸 툭하면 금방 간대 누가 금방 가는 거 몰라요?

 

그걸 아는 사람이 그러오?

 

(허임나 같으면 애지중지 다 해 주겠구먼!

 

이게 뭐 얼마나 한다고

 

[신발이 탁탁 떨어진다]

 

[허임이 중얼거린다]

 

[허임이 투덜거린다] [연경이 짜증 낸다]

 

(허임) [웃으며어서들 앉으십시오

 

(천술어이구

 

(허임제가 오늘은 어르신과 두 분들을 위해서

 

하하솜씨를 부려 봤습니다

 

[천술의 헛기침] (연경제가 다 했어요앉으세요

 

(천술그래맛있게 먹으마

 

아이고냄새가 좋다

 

(재숙이게 웬 진수성찬이야

 

(병기이게 다 뭐야진짜? [천술과 재숙의 힘주는 신음]

 

(재숙아니오늘 무슨 날이야?

 

원장님 생신도 아니고

 

밥 한 끼 먹은 적이 없는 것 같길래

 

사양치 마시고 드십시오

 

[웃으며그래

 

안에도 음식 많이들 있으니까 많이 드세요

 

[익살스러운 음악] (허임어르신맛있습니까요?

 

?

 

그래맛있다

 

[천술의 멋쩍은 웃음] (천술아이고

 

(연경언니맛있어요?

 

[재숙의 멋쩍은 웃음]

 

(병기이거 사람 먹으라고 만든 거야?

 

(재숙) [어색하게 웃으며먹을 만하네

 

어휴오늘 포식하겠다

 

[함께 웃는다]

 

(허임많이들 드십시오

 

[재숙의 멋쩍은 웃음]

 

(허임많이들 드시게

 

[애잔한 음악]

 

[허임의 웃음]

 

[한숨]

 

[한숨]

 

왜 이리 안 나오나한시가 급한데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반짝이는 효과음]

 

(연경준비 다 됐어요 똑바로 자자세 잡고

 

(천술거참또 투덜거린다 [병기의 신음]

 

네 자리에 가

 

(천술

 

[재숙의 웃음...

 

(연경준비 다 됐습니다찍습니다

 

(천술그래

 

[타이머 작동음]

 

[감성적인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재숙의 놀란 신음]

 

[병기의 아파하는 신음]

 

[카메라 셔터음]

 

(천술됐다

 

[함께 웃는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재하다음 환자분 들여보내 주세요

 

[문이 탁 닫힌다]

 

[익살스러운 음악]

 

허 선생

 

허임 씨가 여긴 웬일입니까?

 

다음 환자분 들어오라 하지 않았소?

 

?

 

나 침 맞으러 왔소이다

 

(허임요즘 최 선생이랑 여기저기 하도 데이트를 다녔더니

 

어제부터 왼쪽 어깨가 하도 쑤셔 가지고

 

[헛웃음]

 

[아파하는 신음]

 

(허임아이살살 하시오

 

[아파하는 신음]

 

아직 침 들어가지도 않았습니다

 

[허임의 웃음]

 

나라면 거기 말고 경락 위주로 놓을 것인데

 

후계와 곤륜통곡

 

아니지금 누구 놀려요?

 

어차피 믿고 맡기지도 않을 거면서 여긴 왜 왔습니까?

 

어허까마득한 선조를 대하는 후손의 태도가 이리 오만불손해서야

 

(허임아니차 한 잔도 없이 그냥 이렇게 침을 놓소이까?

 

[헛웃음]

 

고맙소 [허임의 웃음]

 

[재하가 숨을 씁 들이켠다]

 

나이는 나랑 비슷한 거 같은데

 

[허임의 개운한 신음허임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침을 잘 놨습니까?

 

처음부터 잘 놨소

 

[익살스러운 효과음]

 

[허임이 피식 웃는다]

 

아이난들 알겠소

 

의원이 된 후에 수많은 병자들을 돌보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재하의 한숨]

 

(재하그 나이에 많아 봤자 얼마나 많다고 [잔잔한 음악]

 

아이얼마나 많았는데요?

 

하루에 수십 어쩔 땐 백 명도 넘게십 년간

 

수십백 명을...

 

그 영감

 

그 영감 참진작에 말을 할 것이지

 

(재하그럼 혹시 엄지검지에 지문이 없는 게...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게 있겠소이까?

 

하여간 잘난 척은어휴

 

유 선생은 좋은 의원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잘할 것이오

 

이거 뭡니까?

 

설마...

 

(허임

 

너무 좋아하지는 말고

 

아이그럼 경이 누나는요?

 

유 선생이 앞으로 깍듯하게

 

누나 대접 잘해 주시오

 

[재하의 한숨]

 

나 다음으로 그 여인을 걱정하는

 

동생이지 않소

 

(허임동생

 

[재하의 한숨]

 

누나 부탁하러 오신 겁니까?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소

 

[힘주는 신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한숨]

 

[문을 똑똑 두드린다]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천술의 한숨]

 

[천술의 힘주는 신음]

 

[쓸쓸한 음악] [천술의 한숨]

 

경아

 

[흐느낀다]

 

할아버지

 

나 저 사람 따라가면 안 돼요?

 

나 저 사람이랑 같이 있고 싶어

 

[천술의 한숨]

 

나 저 사람 아니면 안 될 거 같아이제

 

할아버지한 번만

 

나 저 사람 따라가게 해 주세요

 

[천술의 안타까운 신음]

 

나 저 사람이랑 같이 갈래

 

[톡톡 다독인다]

 

[천술이 입소리를 쩝 낸다]

 

나 저 사람이랑 같이 갈래할아버지

 

나 같이 갈래나 다 괜찮아

 

나도 같이 갈래

 

할아버지

 

할아버지나 같이 가게 해 주세요

 

[한숨]

 

[연경이 연신 흐느낀다]

 

[연경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연경저 사람이랑 같이 있고 싶어

 

[흐느낀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떨리는 한숨]

 

(허임이 눈물은 잊을 것이오

 

그대의 웃음만

 

그대의 웃음만 가져갈 것이오

 

[흐느낀다]

 

내가 가져갈 수 없는 걸 내게 주면

 

정작 가져가야 할 것들을

 

담아 갈 자리가 없지 않겠소이까

 

[잔잔한 음악]

 

메스를 든 그대의 이 손

 

흰 가운을 입은 그대의 모습

 

환자들을 향한 그대의 마음

 

이것들을 가져갈 것이오

 

그대는 이것만 기억해 주오

 

그대로 인해

 

뛰었던 내 심장

 

[흐느낀다]

 

[감성적인 음악]

 

[흐느낀다]

 

(연경정 갈 데 없으면

 

좀 더 있든가

 

오늘따라 빗소리가 레알 좋소이다

 

[허임의 웃음]

 

(허임내 두 번 다시

 

그대를 혼자 두지 않겠다 약조하지 않았소

 

(허임녹차와 칡꽃갈근을 달여 차로 만들어 놓았소

 

아침저녁으로 챙겨 드시오

 

제 거요?

 

 

그리고 내가 보기엔 그 철수라는 듣보잡보다

 

저 멍청이가 훨씬 낫소

 

[재숙의 멋쩍은 신음] (병기재숙 씨

 

[작은 목소리로멍청이는 좀 빼고

 

[웃음]

 

[잔잔한 음악그리고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우리 엄니와 봉식이 가끔 살펴봐 주시오

 

그럴게요

 

(허임이 멍청이를 어찌할꼬

 

내 트렌드를 좀 아는데

 

요즘은 직진남이 대세요

 

직진남

 

직진남이 뭐요?

 

[허임이 혀를 쯧 찬다] [재숙이 살짝 웃는다]

 

?

 

(허임두 분 모두 그간 고마웠소

 

어르신

 

절 받았으면 됐지

 

힘든데 뭐 길게 인사할 거 있어?

 

어여 가 봐

 

애 기다리네

 

오래 건강하십시오

 

걱정하지 말아

 

내 오래도록 경이 곁을 지켜 줄 테니까

 

그럼

 

인사를 하고 가도 서운한 거구나

 

(병기서운해요?

 

내가 볼 땐 조만간 다시 와

 

'이리 오너라하고 [병기가 살짝 웃는다]

 

근데 어딜 가는 거래저렇게 비장하게

 

침도 하나도 없이

 

저렇게 입고 가는 거 보면 조선?

 

아휴지금 그런 농담이 나와요?

 

(병기농담 아닌데 [재숙의 한숨]

 

[잔잔한 음악]

 

[연경이 훌쩍인다]

 

[살짝 웃는다]

 

(허임이맘때면

 

차고 건조한 가을 기운이

 

폐를 상하게 할 수 있소

 

하니 늘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오

 

거긴 겨울이 더 춥겠다

 

이 해괴한 운명에 같이해 줘서

 

고맙소

 

이젠

 

당신 아플 일 없겠다

 

약조를 지키지 못해 미안하오

 

이젠

 

당신 기다릴 일 없겠다

 

가 보겠소

 

[흐느낀다]

 

[흐느낀다]

 

혼자는 외롭잖아요

 

[몽환적인 음악]

 

같이 있어 줄게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놀란 신음]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아파하는 신음]

 

[흐느낀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천둥이 우르릉 친다] [비가 솨 내린다]

 

[허임이 캑캑거린다]

 

[허임의 거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흐느낀다]

 

[괴로운 신음]

 

[연경이 오열한다]

 

[허임의 절규]

 

[허임의 거친 숨소리]

 

[흐느낀다]

 

[괴로운 신음]

 

[연경이 흐느낀다]

 

[긴박한 음악]

 

[소란스럽게 싸운다]

 

[포탄이 펑 터진다]

 

[포탄이 펑 터진다]

 

[삐 소리가 울린다]

 

[놀란 신음]

 

[총성] [병사1의 아파하는 신음]

 

[허임의 놀란 신음]

 

[병사1의 아파하는 신음]

 

[긴박한 음악] [병사1의 아파하는 신음]

 

[허임의 놀란 신음]

 

[병사1의 아파하는 신음]

 

[포탄이 펑 터진다]

 

[아파하는 신음]

 

(허임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 주겠소이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소란스럽게 싸운다]

 

(허임그대를 혼자 두고 돌아온 나의 세상

 

[어두운 음악] (병사2) 허 의원님!

 

총상 환자입니다

 

[아파하는 신음]

 

[가쁜 숨소리]

 

(허임그사이에 이곳은

 

어딜 가나 죽음과 고통과 비명이 끊이지 않는 땅이 되었소 [허임의 놀란 신음]

 

[병사3의 신음] (허임이보오정신 좀 차려 보오

 

이보시오!

 

(허임살릴 수 있는 병자보다

 

그렇지 못한 이들이 늘어가고 [허임의 놀란 신음]

 

[아파하는 신음]

 

[왜군의 아파하는 신음]

 

나는 숙명처럼 매일

 

그들의 고통과 죽음을 마주하고 있소

 

(허임끝없는 장벽 앞에

 

나의 힘은 비록 미약하나

 

(허임끝내 삶의 끈을 놓지 않고 기다리는 이들이 있기에

 

나는 이 여정을

 

멈출 수가 없소

 

병자를 잃고 눈물조차 나지 않는 날이면 생각하오

 

(허임그대 세상의 의술이었다면

 

더 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까?

 

[환자들의 비명]

 

[환자1의 아파하는 신음]

 

무슨 환자예요?

 

(의사1) TA사고 시 운전대를 가슴에 박았답니다

 

- (연경혈압은? - (의사1) 70 80, 맥박 130입니다

 

(연경심장에 피가 찬 거 같아 바로 OR로 갈게요옮기세요

 

[환자1의 괴로운 신음]

 

[심전도계 비프음]

 

(연경안 돼!

 

[심전도계가 삐 울린다]

 

[연경의 한숨]

 

(연경이재용 환자 [의미심장한 음악]

 

2017 10 1

 

15 31

 

사망하였습니다

 

(연경의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한 이곳 세상에서도

 

여전히 인간의 힘으로 살릴 수 없는 생명들이 있고 [연경의 한숨]

 

주먹을 한번 쥐어 보실게요

 

(연경때론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놀란 숨소리]

 

기적이 일어나기도 해요

 

[감격스러운 웃음]

 

고맙습니다

 

(연경하지만 나는 알죠

 

그게 기적이 아니라는 거

 

[환자2가 울부짖는다]

 

[연경이 지시한다]

 

(연경당신이 말했듯

 

죽고 사는 건 결국 하늘이 정하는 것

 

(간호사응급 환자입니다비켜 주세요

 

(의사2) 응급 환자입니다비켜 주세요 [간호사가 다급하게 말한다]

 

(연경그 생사의 한복판에서

 

이 땅의 의사들도

 

단 하나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바람이 휭 분다]

 

[허임의 한숨]

 

(허임그대의 세상에서

 

혹여 오늘 그대는

 

[잔잔한 음악]

 

꼭 살려야 할 사람을 잃고 울고 있지는 않은지

 

(연경당신의 세상에서

 

오늘 하루 당신은

 

또 얼마나 많은 죽음을 만났을까

 

(허임그대

 

(연경당신

 

(허임잘 지내는 것이오? [떨리는 숨소리]

 

(연경괜찮은가요?

 

[산새 울음]

 

[의미심장한 음악]

 

(남자1) 아이고허 의원님!

 

이리 와 주시고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요

 

[남자1의 웃음] (허임어느 방입니까?

 

(남자1) 이쪽입니다요

 

[남자1의 놀란 신음] (아이엄마

 

인동초 잎과 줄기의 감초를 조금 넣어 물에 달인 다음

 

자주 나누어 드시게 하십시오

 

(남자1) 아이고허 의원님 정말 고맙습니다요

 

우리 엄니 이제 살 수 있어요?

 

(허임그래걱정하지 말거라

 

[남자1의 한숨이제 좋아지실 게다

 

[남자1의 웃음]

 

(남자1) 고맙습니다요

 

- (남자1) 고맙습니다요 - 아닙니다

 

[한숨]

 

[병판의 신음]

 

(막개피난 간 곳에서 병을 얻었는데

 

거기 의원이 없어 치료를 못 받았답니다

 

아마도 며칠 못 갈 것 같답니다

 

[어두운 음악누구냐

 

(시종혜민서 의원 허임입니다

 

허임이 네 이놈

 

(병판내 네놈을 죽이지 못하고 가는 것이

 

천추의 한이로다

 

[병판의 신음]

 

병환 중이시라 하여 치료차 왔습니다

 

뭘 하러?

 

진맥을 좀 해 봐도 되겠습니까?

 

(병판내 네놈의 속셈을

 

모를 줄 아느냐?

 

그간의 원한을 담아서

 

나를 능멸하러 온 것이겠지

 

?

 

이리 죽어 가는 꼴을 보니

 

통쾌하냐?

 

원치 않으시면 물러가겠습니다

 

(병판그냥 물러나면 어떡해?

 

제발

 

목숨만은 살려 다오

 

[한숨]

 

[허임이 흐느낀다]

 

(허임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대감!

 

하면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병판의 신음]

 

[맥박 효과음]

 

(허임적취

 

이미 장기에 여러 부위로 전이돼 있다

 

늦었다

 

(두칠우리 엄니

 

네가 침놨어도 못 살았을 거 알아

 

그래도 그 엄니 한 풀어 주려고

 

(허임지금 할 수 있는 건 그저 고통을 덜어 주는 것뿐

 

[병판의 신음]

 

안심하시오

 

[당당한 음악그저 내 눈앞엔

 

의원의 손길이 필요한 병자가 있을 뿐이니

 

[힘없는 신음]

 

[한숨]

 

[헛웃음]

 

다음 노비 삼월이네 집이 어느 쪽이던가

 

[허허 웃으며이쪽이군

 

(환자3) 안 먹어안 먹는다고!

 

몇 번을 말해치우라고!

 

아휴얘가 또 왜 이래!

 

[리드미컬한 음악]

 

김민재 - (민재?

 

펠로우지소리 [민재의 웃음]

 

이수호 - (의사1) 선생님

 

(연경식당에 연락해서 전해 환자 식단 관리 어떻게 하는 거냐고

 

아니심장병 환자한테 이렇게

 

기름기 많은 육류며 짠 반찬들 올리면 이거 어떡하는 거냐고

 

(의사1) 알겠습니다

 

담백한 살코기랑 생선? - (의사1) 

 

채소 위주로 다시 올리라 그래

 

(의사1) 알겠습니다

 

(연경그리고 밥투정이 심한 환자니까

 

맛있는 거로만 팍팍 담아서

 

[헛웃음]

 

어휴청소도 다시 해야 되겠다

 

[성내는 신음]

 

병실 청결 유지

 

- (연경잘하자 - (의사1) 알겠습니다

 

[살짝 웃는다]

 

안녕

 

[헛웃음]

 

2

 

수술 앞둔 환자가 이 밤에 어딜 가는 걸까?

 

쌤이 뭔 상관인데요?

 

왜요못 가게 막게요?

 

아니그런 걸 내가 왜 해?

 

같이 가려고

 

(연경

 

여기 차도 있다

 

[헛웃음]

 

그 전에 먼저 홀터 모니터부터 좀 차고

 

쌤이 다른 건 여기 다 챙겼는데

 

그건 네가 챙겨야 되는 거거든

 

[연경의 익살스러운 웃음]

 

[경쾌한 음악]

 

[명훈의 웃음] [사람들의 박수]

 

[명훈의 웃음]

 

(명훈아이고우리 최연경 선생

 

[손뼉을 탁 치며이거 정말 오래간만이에요

 

교수 달았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이 나이에 대단해요

 

[웃음] [황 교수의 헛기침]

 

아직 진료 교수인데요

 

우리 최연경 선생은 실력 좋지논문 실적 훌륭하지

 

(명훈아마 머지않아 조교수 되고 부교수까지 될 거예요

 

안 그래요황 교수?

 

아유그럼요 우리 병원에 없어서는 안 될 인재죠

 

[황 교수와 명훈의 웃음]

 

(명훈오하라 모친께서 우리 최연경 선생 보고

 

이렇게 큰 액수까지 기부를 해 주시고 [황 교수의 옅은 헛기침]

 

이거 내가 우리 최 선생한테 이게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지?

 

[멋쩍은 웃음]

 

아니그게 왜 이사장님께 은혜인지...

 

[의아한 신음]

 

[연경의 멋쩍은 웃음] [만수의 난감한 한숨]

 

(연경이사장님을 위한 거 아니고

 

오하라처럼 아픈 아이들을 위한 거잖아요

 

그야 그렇지 [황 교수의 어색한 웃음]

 

[명훈과 연경의 웃음]

 

돈 없어서 치료 못 받는 안타까운 아이들 없도록

 

잘 좀 부탁드립니다이사장님

 

 

황 교수님도요 [황 교수의 의아한 신음]

 

(황 교수

 

라고 오하라 어머님께서 전달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만났어모친을언제?

 

얼마 전에 오하라 기일 날요

 

[옅은 웃음]

 

그럼 전 잘 전달했으니까 이만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 (황 교수

 

(황 교수) [어색하게 웃으며이사장님

 

다음엔 생일날 보자오하라

 

[만수의 한숨]

 

- (연경아휴 - (만수하지 마라

 

내가 먼저 교수 달아서 샘나?

 

아니아니아니

 

너처럼 해야 교수 다는 거면 난 그냥 쭉 펠로우로 살련다

 

- (연경어이구? - (만수맨날 환자수술환자수술

 

그게 어디 뭐사람 사는 거냐?

 

아니그러면 의사가 환자랑 수술 빼면 뭐가 남나?

 

[함께 코웃음 친다]

 

(만수하여간 자기만 의사야자기만

 

이거 아주 고질병이야 이거 절대 못 고쳐슈바이처 병

 

그래도 한때는 좀 양다리도 걸치고 사람 사는 것처럼 살더니

 

[만수의 한숨]

 

(재하최연경

 

[발랄한 음악]

 

[살짝 웃는다]

 

(만수아휴저 재수 똥또 왔네저거

 

난 쟤만 보면 왜 이렇게 기분이 우울해지냐아주

 

보니까 커피도 두 잔밖에 안 사 왔어아휴

 

기분 우울해?

 

기럭지 때문인가아휴

 

[연경이 피식 웃는다]

 

(연경그러면

 

이거 너 해

 

[만수를 탁탁 토닥이며간다

 

(만수내가 애냐?

 

성장기야?

 

재수탱이돌아갈래

 

(연경뭐야벌써 청첩장 나왔어?

 

(재하다음 달이래

 

저번 주에 서울역 오셔서 쫙 돌리고 가셨어

 

왕초 아저씨 드디어 며느리를 보시네?

 

(재하) 1년 전에 아들이랑 합치고

 

아파트 경비원 일 시작하셨잖아

 

그동안 모은 돈으로 아들 예식비 내 준다고

 

어찌나 그렇게 자랑을 하시던지 [피식 웃는다]

 

그랬구나

 

잘됐다

 

아니아저씨들도 결혼식 초대받았다고

 

미리 옷도 다 빨고 목욕탕 갔다 온다고 아주 계획들 세워 놨더라고 [연경의 웃음]

 

[함께 웃는다]

 

뭐야또 왜 그렇게 보는데?

 

그냥

 

네가 대견해서

 

[피식 웃는다]

 

병원 일만도 바쁠 텐데

 

그래도 2주에 한 번은 꼬박꼬박 그분들 찾아간다고 들었어

 

할아버지한테

 

[재하의 헛기침]

 

나 허임 그 사람 부탁으로 가는 거 아니다

 

?

 

아니

 

처음엔 그 사람 부탁으로 간 건 맞는데

 

이제는 내가 가고 싶어서

 

순전히 내 의지로

 

알아

 

실력도 많이 늘었는데

 

이걸 좀 보여 줘야 되는데

 

보여 줄 수가 없네

 

그러게

 

알면 되게 좋아했을 거 같은데 [웃음]

 

(연경결혼식도 같이 가고

 

[재하의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박진감 넘치는 음악]

 

(환자4) 아니설마 이걸로 살을 째시려는 건...

 

[허임이 살짝 웃는다] [환자4의 당황한 신음]

 

아니그래도 부모님이 주신 몸을 이렇게 막 훼손하면...

 

(허임이미 훼손된 몸

 

이렇게라도 목숨을 보존하는 것이 더 큰 효도의 길이 아니겠습니까?

 

저 앞에 보시오

 

아니그래도... [허임의 웃음]

 

(허임 [환자4의 놀란 신음]

 

(허임피침 들어갑니다

 

[비명]

 

(허임어이구어이구

 

(막개참봉 나리

 

[환자4의 아파하는 신음참봉참봉허 참봉 나리!

 

[중얼거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허임어허막개야막개야!

 

내 그리 부르지 말라고 몇 번을 이야기했느냐?

 

[사야가가 살짝 웃는다]

 

[밝은 음악]

 

[허임의 놀란 신음]

 

그대는 사야가?

 

기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야가하나 그 이름은 이제 잊어 주십시오

 

김충선입니다

 

[살짝 웃는다]

 

[함께 웃는다]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일본어장군님

 

[한국어그땐 감사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남자2) 살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놀란 신음]

 

잘 왔소

 

잘 왔소이다

 

부대를 이끌고 귀화한 일본군 장수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그대인 줄은 몰랐소

 

(충선나 역시 전장을 누비며

 

수많은 백성을 살린 의원이 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그대였군요

 

[웃음]

 

(허임어쩌다가 우리가 한편이 된 것이오?

 

[충선의 웃음]

 

그저 자신에게 맞는 삶을 선택한 거 아니겠습니까?

 

(충선더욱이

 

그대들에 의해 한 번 더 주어진 삶이 아닙니까

 

[살짝 웃는다]

 

그 여인은 잘 있습니까?

 

[애잔한 음악]

 

잘 지낼 것이오

 

이젠 함께 안 계십니까?

 

자신이 있던 자리로 돌아갔소

 

[충선의 한숨]

 

두 분 함께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살짝 웃는다]

 

그래 보였소?

 

혹여

 

다시 만나게 되면

 

그 여인에게 꼭 전해 주십시오

 

자신이 살린 이후에

 

그 후의 삶이 어떠했는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오

 

[한숨]

 

- (연이이게 뭐예요? - 아이깜짝이야아이

 

어허이 녀석

 

또 뒷문으로 몰래 들어왔느냐?

 

예쁘다처음 보는 건데

 

[웃으며예쁘냐?

 

(허임이것은 하트라는 것이다하트

 

이 문양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단다

 

하나는 심장

 

하나는 또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

 

너를 꼭 닮은 소녀가 가르쳐 준 것이다

 

- (연이아저씨 - (허임?

 

난 언제부터 의술 배울 수 있어요?

 

의술

 

[웃음]

 

그건 네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나이가 먹고 [바닥을 쓱 쓴다]

 

(허임그리고 조금 더 큰 다음에...

 

아저씨!

 

내가 얘기하고 있는데 저...

 

[허준의 웃음]

 

어허!

 

자기를 살려 준 게 누구인데 나는 안아 주지도 않고

 

[잔잔한 음악아이고우리 연이여기서 보는구나

 

약재 구경하러 왔어요 [허준의 웃음]

 

나중에 훌륭한 의원이 되려나 보다

 

허임 아저씨보다 더 훌륭한 의원이 될 거예요

 

(허임에헤그 녀석

 

내가 누군 줄 알고

 

(허준누구긴

 

혜민서에서만 10년 동안 처박혀 있는 만년 참봉이지

 

[헛기침]

 

이게 다 누구 탓이더라

 

혹시 내 탓이냐?

 

[허임의 웃음]

 

아니예까진 어인 행차십니까?

 

궐에서 전하를 뫼시는 바쁜 어의 영감께서

 

그 전하 문제로 왔다

 

[의미심장한 음악] (허준주상 전하의 이명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구나

 

전하께서 친히 침을 맞아 보시겠다고 하시어

 

너를 천거했다

 

내가 잘못 생각했느냐?

 

네가 결정할 문제인데 왜 날 째려보느냐?

 

[문이 달칵 열린다]

 

(남자3) [다급한 숨을 내뱉으며의원님!

 

허 의원님!

 

제 아들 좀 살려 주십시오!

 

소뿔에 받혔습니다요

 

의원님제발 살려 주십시오

 

(의관어허허 의관은 지금 즉시 입궐해야 하니 다른 의관에게 가 보게

 

(남자3) 아휴아니 됩니다요

 

허 의원님 아니시면 제 아들 죽습니다요

 

[의관이 혀를 끌끌 찬다] [남자3의 다급한 신음]

 

(의관딱 보아하니 금방 숨넘어가게 생겼구먼

 

어서 갑시다

 

아이를 방으로 옮기거라

 

그리고 서둘러 염탕수를 준비하고 바늘과 상백피 실을 가져오거라

 

[의미심장한 음악따라오십시오

 

(남자3) 어휴어휴

 

(의관뭐 하는...

 

허 의관!

 

설마 주상 전하를 기다리시게 할 셈이오?

 

더 위급한 병자가 있어서 치료를 하고 갈 터이니

 

잠시만 기다리고 계시라 전해 주시오

 

(의관?

 

이봐자네 미쳤는가?

 

감히 주상 전하께

 

그 뒷감당을 대체 어찌하려고!

 

주상 전하의 백성이오

 

전하가 지키고 보살펴야 하는 백성이란 말이오!

 

지금 나를 잡아 저 아이가 목숨을 거둔다면

 

백성들의 원성을 감당할 수 있겠소이까?

 

[한숨]

 

[헛기침]

 

이런 낭패가 있나

 

[긴장되는 음악] (남자3) 아이고

 

아이고이거...

 

다행히 내장에 이상은 없으나 찢어진 상처가 커서 위험합니다

 

아무래도 꿰매야겠습니다

 

꿰매요?

 

뭘요?

 

상처가 빨리 아물려면 찢어진 곳을 실로 꿰매야 합니다

 

(남자3) 살을요?

 

아이고아이고이거 진짜...

 

[남자3의 한숨]

 

[남자3의 한숨]

 

[남자3의 한숨]

 

[무거운 음악]

 

(찬성어허이 고약한지고!

 

감히 주상 전하를 기다리시게 하다니

 

전란 중의 너의 공을 감안하여 지난번 일은 무마시켜 주었건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게야!

 

어허이 사람이 그래도

 

냉큼 전하께 사죄드리지 못할까!

 

[찬성의 헛기침]

 

(선조그래

 

그 아이는 살렸느냐?

 

전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로

 

다행히 목숨을 건졌사옵니다

 

(선조하면 됐다

 

더 이상 거론하지 말게

 

[찬성의 헛기침]

 

내 너의 의관으로서의 명성은 익히 들었다만

 

내의원 의관들도 해내지 못한 치료이며 또한

 

지난번처럼 또 나를 능멸하지 않는다 어찌 믿을꼬?

 

(허준전하

 

소신은 침놓는 법을 잘 알지 못하오나

 

분명한 것은 허 의관의 치료법이

 

당금 의관들과는 다른 점이 많사오며

 

더욱이 침구술이

 

지금껏 다른 의관들이 쓴 적이 없던 독자적인 기술로써

 

수많은 병자들이 그 효능을 입증하였사옵니다

 

믿어 보시옵소서

 

어서 치료를 시작하시게

 

[이명이 울린다] [선조의 괴로운 숨소리]

 

(남자4) 오늘 새벽에 임금이 줄행랑쳤다는 소식 못 들었소?

 

그래서 성난 백성들이 몰려와

 

여기저기로 지금 불을 내고 있지 않소

 

어휴찢어 죽일 놈의 임금

 

아니어떻게 백성들을 버리고...

 

[긴장되는 음악]

 

[가쁜 숨소리]

 

(찬성이보게뭐 하는가?

 

어서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무거운 음악] (허임이명이라 하면

 

남들은 모르되 자신만의 고통을 느끼는

 

해서 매우 괴로운 병증입니다

 

그런 연유로 마음속 울음이라 칭하기도 하지요

 

(허임부디 전하의 마음속 울음이

 

전란의 와중에 쓰러져 간 무고한 백성들을 향한

 

속죄와 위로의 눈물이기를

 

(허임마음의 울음을 달래기 위해 소부와 중저를 투자한 후에

 

여섯 곳에 자침을 할 것입니다

 

그 후에 목 뒤에 세 곳의 혈 자리를 잡아

 

머릿속 바람 소리를 잡겠나이다

 

[한숨]

 

[긴장되는 음악]

 

과연 듣던 대로 명불허전이로다

 

[웃음]

 

(대신의관 허 의원은 어명을 받들라!

 

[웅장한 음악]

 

교지

 

혜민서 의관 허임은

 

내의원으로 임지를 옮기고

 

전심전력을 다해

 

임금과 왕세자의 옥후를 지키는 일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라

 

[경쾌한 음악] [허임의 거친 숨소리]

 

(허임저 오늘 무려 종육품을 달았습니다

 

궐로도 들어오랍디다

 

(허준그런 놈이 표정이 왜 그 모양이냐?

 

그리 원하던 출세며 벼슬길에 올랐는데

 

아니전장을 누비면서

 

백성들 목숨을 구했다고 주는 상도 아니고

 

고작 전하 한 분의 작은 병증을 치료했다고 참

 

어허이런 경을 칠 놈을 봤나 고작 전하라니 [허임의 한숨]

 

하면 가서 아뢰시든지요

 

정작 중요한 상은

 

그런 의미 없이 주어지는 상이 아니다

 

(허준살면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한숨]

 

찾아오는 특별한 선물

 

그런 것이 좋은 상인 게지

 

(허임아무튼지 간

 

제가 조만간 영감을 따라잡겠습니다

 

기껏 종육품이 어디 정삼품한테

 

[흡족한 신음] (허준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그래 봤자 후손들은 나를 높이 더 쳐 준다

 

다들 나보고

 

짱이라 그래

 

[허임의 의아한 신음]

 

최고라고 - (허임

 

그게 언제 적인데

 

우리 때는 대박엄지척개쩐다

 

?

 

에헤이리 세대 차이가 나서야 어쩔

 

[함께 웃는다]

 

[허임의 한숨]

 

아니그걸 여태 드시지 않고

 

(허임가지고 계셨습니까?

 

내가 이걸 어찌 먹을 수 있겠느냐

 

우리가 어찌 사는지 그쪽에선 알 것이나

 

그들이 어찌 사는지 알 방도가 없으니

 

[허임의 한숨]

 

천술 형님은 건강하시려나

 

(성태) [헛기침하며천술 형님

 

[헛웃음]

 

(천술아니대낮부터 뭔 술이야너 요즘 이러고 사냐?

 

(성태아이고심심할 때 한 잔씩 합니다 [성태의 웃음]

 

그렇다고 알코올 중독은 아니니까 걱정 마시오

 

요즘 바쁘다면서산이며 낚시터 다니느라고

 

하하아주 바쁘죠

 

이러다 백수 과로사 하게 생겼어요

 

[함께 웃는다]

 

그래도 건강해 뵈니까 좋구먼

 

건강하죠

 

형님 말씀대로

 

욕심과 허명을 다 내려놓으니까 몸과 마음이 아주 건강합니다

 

[함께 웃는다] [평온한 음악]

 

이제 좀 철이 드는구먼

 

(성태!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나 여기 월급 한의사로 일하면 안 될까?

 

?

 

(천술이놈이 뭔 헛소리야?

 

아니내가 이렇게 쌩쌩한데

 

이런 구닥다리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왜 둘이 필요해?

 

월급 반만 받을게

 

[못마땅한 신음] (성태공짜로!

 

언제부터 나올 건데?

 

[익살스러운 신음]

 

[함께 웃는다]

 

[천술과 성태의 웃음] (병기재숙 씨눈 반짝거리는 거 봐요

 

아니술 끊은 지 얼마나 됐다고 지금

 

(재숙아휴이제 내 간땡이 내 맘 아닌 거 알거든요?

 

입으로 못 마시니까 눈으로 마시는 거 안 보여요?

 

무슨 저게 맥주예요눈으로 마시게저거 소주예요

 

정 못 참겠으면 갈근차 한 잔 드시고 그다음에 칡꽃차 드시고

 

아침에 녹차 드셨어요그거 먹어야 돼요

 

이 남자 갈수록 왜 이렇게 말이 많아

 

내가 이 남자랑 결혼을 해야 돼말아야 돼?

 

[웃으며이미 청첩장 찍었거든요?

 

무르고 싶다진짜아휴 [병기의 웃음]

 

[사이렌이 울린다]

 

[심전도계 비프음]

 

- (연경 - (민재 [가위로 싹둑 자른다]

 

(연경마무리는 네가 해

 

(민재고생하셨습니다

 

(연경수고하셨습니다

 

(의사3) 역시 최 선생이야 하여간 빠르고 깔끔해

 

(연경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민재가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 [의사3이 살짝 웃는다]

 

(이연기분 꿀꿀하면 오랜만에 도파민 분출하러 다녀오든가

 

[연경의 탄성]

 

안 그래도 클럽 안 간 지 오래됐는데 그럴까요?

 

[살짝 웃는다]

 

같이 가실래요?

 

어휴허리야

 

[연경이 피식 웃는다]

 

목이야

 

괜찮아?

 

안 되겠다

 

안 되겠지?

 

(이연어휴그렇게 춤이 안 된다

 

선생님

 

(연경선생님은 누군가 너무 그립고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하세요?

 

별거 있나보러 가면 되지

 

보러 가면 되지

 

보러 갈 수 없으면

 

마음으로 보면 되고

 

[감성적인 음악]

 

[한숨]

 

200을 세고 먹어요

 

200을 세고 계시오

 

내 꼭 그 안에 돌아오리다

 

하나

 

 

(연경

 

(허임

 

(연경다섯

 

(허임여섯

 

(연경여기

 

가슴을 뛰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허임노궁이라는 혈이오

 

심장이 지치고 피로할 때 이곳을 이리 눌러 주면

 

마음이 맑아지고 생기가 돈다오

 

[풀벌레 울음] [산새 울음]

 

(막개이게 뭡니까?

 

(허임내년에 있을 의과 시험을 준비하라지 않았느냐?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이니 부지런히 보거라

 

어허...

 

이리 공부하기를 싫어해서야 원

 

이놈아

 

의원이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것만으로 가능할 줄 아느냐?

 

[잔잔한 음악]

 

막개야

 

언제까지 예서 심부름만 하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

 

그 언니가 있는 세상 말입니다

 

거기선 여인도 의원이 될 수 있다 하셨죠?

 

그랬지

 

[살짝 웃는다]

 

좋겠다

 

[헛기침]

 

잡스러운 생각 하지 말고 한 자라도 더 보고 배우거라

 

쓸데없는 소리에헴

 

에이공부하기 싫은데

 

[허임의 한숨]

 

언제쯤 제대로 된 여인의 삶을 살 수 있단 말인가

 

막개야이놈아

 

(아이의원님허 의원님!

 

밤이 늦었는데 내일 오지 않고

 

야심한 밤까지 고생하시는 의원님

 

출출하실까 봐

 

[허임의 웃음]

 

(허임넉넉하지도 않은 형편에 뒀다가들 드시지

 

고맙다고 잘 먹겠다고 전하거라

 

의원님

 

누이!

 

(허임아이그 녀석뛰지 말라니까

 

에헤저리 노는 걸 좋아해서야 원

 

[못마땅한 신음]

 

[긴박한 음악]

 

[선반이 탁탁 넘어진다]

 

[잔잔한 음악]

 

(연경아이고아프셨겠다 이거 어쩌다 다치셨어요?

 

(남자5) 호루라기 소리가 나서 도망가다가

 

계단에서 넘어졌어요

 

아무리 급해도 발아래 꼭 보시고요

 

조심또 조심해서 다니시고요

 

 

제가 하는 거 다 보셨죠?

 

(연경이거 드릴 테니까

 

가져가서 하루에 한 번 꼭 드레싱 해 주시고요

 

상처 덧나지 않게

 

 - (이연조심히 가세요

 

(남자5) 

 

(연경저희 2주에 한 번 일요일 날은 꼭 나오니까

 

또 필요한 거 있으시면 들르세요

 

[남자5의 웃음]

 

선생님

 

오늘 쉬는 날인데 불러서 너무 죄송해요

 

뭘 새삼스럽게

 

날씨도 좋은데 이런 날 집에 있으면 뭘 하나?

 

(의사1) 저도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는데

 

불러 주셔서 영광입니다선배

 

그렇게 생각해 주니까 내가 더 고맙다

 

(연경다음 분들어가실게요

 

허리가 안 좋으시구나

 

(여자1) 방금 그 사람 뭐야?

 

어디서 사극 찍나 봐

 

(여자2) 여기 어디 조선 시대 옷 빌려주는 데 있나 봐

 

(여자1) 그러게 말이야

 

[감성적인 음악]

 

[한숨]

 

아팠겠다

 

어쩌다가 다쳤어요?

 

누구를 보러 오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오다가 마음이 급해서

 

보고 싶었소

 

늦게 와서 참으로 미안하오

 

(허준살다가 간절히 무언가를 바랄 때원할 때

 

찾아오는 뜻밖의 선물

 

그런 게 진짜 상이지

 

(허임나 안 보고 싶었소?

 

(연경잠깐 온 거예요?

 

(허임잠깐이라니

 

연경 처자하고 살려고 왔소이다아주

 

[익살스러운 음악] (연경누가 같이 살아 준대?

 

(허임혹시 남친 있는 것이오?

 

(연경많죠남사친

 

(허임남사친이 뭐요?

 

남사친은 뭐요남친남사친

 

- (허임무슨 말인지... - (연경언제 또 갈 거예요?

 

(허임거 아까 얘기했잖소

 

나 여기 처자하고 살려고 왔다니까

 

(연경그때는 뭐 안 그랬나?

 

(허임그래서 다시 왔지 않소

 

에헤미안하오

 

(연경됐어한 번 버린 남자가 뭐두 번은 못 버리겠어?

 

(허임내가 언제 처자를 버렸소그게 아니라...

 

난 여기서 살면 안 되는 줄 알았소이다

 

(연경됐어요

 

[신비로운 효과음] - (허임내 껌딱지가 어딜 가겠소 - (연경

 

(허임나 이제 처자 없으면 못 사오

 

[허임의 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익살스러운 음악] [막개의 가쁜 숨소리]

 

[다급한 신음]

 

아휴죽을 뻔했네 [문이 쿵 닫힌다]

 

[놀란 신음]

 

(영훈분위기 묘하네

 

[당당한 음악]

 

[옅은 탄성]

 

[못마땅한 신음]

 

거기 아닌데

 

(재하뭡니까?

 

아니우리 허 참봉 나리는 이럴 때 경락 위주로 침놓던데

 

허 참봉

 

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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