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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불허전 2


 

가르쳐 줘요

 

가르쳐 달라고요!

 

(남자1) 자식그렇게 신기하냐?

 

신기합니다

 

(남자1) 이놈아각도각도!

 

침 가는 김에 네놈 마음도 부지런히 갈아

 

의원이랑 침이

 

마음적으로 먼저 하나가 돼야 한다이 말이여

 

의원이 삿된 마음을 품으면 침이 알겄어모르겄어?

 

[캑캑거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괴로운 숨소리]

 

[놀란 신음]

 

[아파하는 신음]

 

[방귀를 뿡 뀐다]

 

[한숨]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하라 모이게 무슨 소리야?

 

애가 사라지다니!

 

네가 이번에 바뀌었다는 주치의야?

 

(연경그렇습...

 

[간병인의 놀란 숨소리]

 

(민재사모님 [하라 모가 씩씩거린다]

 

대체 병원에서 환자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수술 전날 애가 사라져?

 

(하라 모당장 찾아와

 

내 딸 잘못되면 너

 

의사 생활 끝인 줄 알아

 

[하라 모의 거친 숨소리]

 

[민재가 중얼거린다]

 

[민재의 한숨]

 

(민재어떡해

 

아프시겠다

 

오하라 얼마나 됐니?

 

입원한 지는 며칠 됐고요

 

저분이 오하라 어머니신데

 

(민재저희 병원 이사장님 사모님이랑 친구시고 또...

 

오하라 나간 지 얼마나 됐냐고?

 

아이그게 한 30분쯤

 

너 근데 이제야...

 

심장병 환자야무슨 뜻인지 몰라?

 

알죠잘 알죠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이랄까

 

(민재아니지뭐 폭탄은 멈추는 거고 심장은...

 

아직 안 왔나 봐?

 

(민재누구오하라요?

 

아직...

 

걔 말고그 숨바꼭질 단서

 

지금쯤 올 때 됐는데

 

너 뭔 소리야? [휴대 전화 알림음]

 

(만수왔구나 [손가락을 딱 튕긴다]

 

[영상에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만수와 민재의 탄성]

 

(만수뭐야이 여자누구야?

 

[의미심장한 음악] (연경이거 뭐야누가 찍은 거야?

 

(민재잠깐이거 선배 아니에요?

 

(민재어제...

 

(만수) [웃으며너 대박대박이다

 

너 밖에서 이러고 노냐?

 

근데 여기 접때 내가 오하라 찾았던 거긴데

 

(민재뭐야그럼

 

선배이 복장으로 거기...

 

오하라도 클럽에?

 

걔 이런 데 다니면 안 되는데 [휴대 전화 알림음]

 

(하라)

 

(만수너 오라는데?

 

그때랑 똑같이 입고

 

야시시하게

 

내가 미쳤어?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돼?

 

빨리 안 튀어 가?

 

근데 심장병 환자잖아요 제가 그...

 

나도 네가 가는 게 나을 것 같은데

 

[한숨]

 

오하라 이 쪼끄만 게 진짜

 

[의미심장한 음악]

 

아저씨 혹시 이런 여자애 본 적 있어요?

 

(연경중학교 2학년 여자애인데

 

클럽에서 일하시는 분 아니에요?

 

명찰이 없네

 

됐어요감사합니다

 

...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연경선일아

 

내 환자인데 오늘 여기서 본 적 있니?

 

못 본 거 같은데요

 

[연경의 한숨]

 

(연경아직 소식 없어?

 

[한숨]

 

이쪽도 아직

 

네가 지금 내 옷을 궁금해할 때야?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다시 통화해

 

[한숨]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오하라?

 

[연경의 다급한 숨소리]

 

이봐요미쳤어요?

 

(연경비켜요 [허임의 놀라는 신음]

 

신혜병원 흉부외과 의사 최연경입니다

 

보호자 되세요?

 

제가 여자 친구예요

 

제가 환자 상태를 좀 보겠습니다

 

(여자

 

아니우리 오빠가 멀쩡히 춤추다가 나와서는 [긴장되는 음악]

 

갑자기 막 가슴을 잡고 쓰러졌어요

 

119는요?

 

(남자2) 제가 불렀어요지금 오고 있어요

 

(연경왼쪽 폐 소리가 안 들려요 긴장성 기흉인 것 같습니다

 

(여자그게 뭔데요?

 

흉강에 공기가 차서 폐와 심장을 누르고 있어요

 

(연경맥박도 잘 안 잡히고

 

지금 바로 공기를 빼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탄식]

 

[환자의 힘겨운 숨소리]

 

[바람이 솨 빠져나온다]

 

[거친 숨소리]

 

[사람들의 탄성]

 

(허임참으로 놀라운 여인이다

 

저 의술은 또 뭐란 말인가

 

일단 급한 위기는 넘겼습니다

 

[사이렌이 울린다] (연경구급차 오면 병원으로 옮겨서...

 

[타이어 마찰음]

 

(연경신혜병원으로 가 주세요

 

연락하고 뒤따라가겠습니다

 

(구급대원1) 보호자세요?

 

- (여자 - (구급대원1) 보호자분 타세요

 

[사이렌이 울린다]

 

오하라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허임의 다급한 숨소리]

 

(연경왜요뭐 할 말 있어요?

 

뉘시오?

 

신혜병원 흉부외과 최연경이라고요 아까 못 들었어요?

 

[허임의 다급한 신음] (허임하면 처자는 그기녀가 아니고

 

의녀요?

 

이봐요나 의사 맞고 내가 지금 좀 급해요

 

그러니까 비켜요

 

(허임하면 여인도 의원이 될 수 있단 말이오?

 

뭐래

 

그러면 그 말도 없이 달리는 요상한 그수레 같은 건

 

병자를 싣고 어디로 간 것이오?

 

영업이든 작업이든 때와 사람을 봐 가면서

 

오케이?

 

(허임이보오

 

[아파하는 신음]

 

여인네가 저리 포악해서

 

이보오!

 

[경쾌한 음악] (연경민재야

 

[허임이 연경을 부른다구급차 5분 안에 도착할 거야

 

[연경이 통화한다잠깐 거기 서 보시오

 

(연경응급 처치 한 거 공기 잘 빠져서 폐가 잘 펴졌는지 좀 확인해 봐

 

이보오이보오!

 

(허임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너 그 얘기를 왜 이제 해?

 

[자전거 벨이 울린다] (허임궁금한 것이 있어 그렇소

 

[허임의 놀란 신음]

 

[놀란 숨소리]

 

[구시렁거린다]

 

[자동차 경적] [놀란 신음]

 

(허임아이씨

 

[구시렁거린다]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삐 소리가 울린다]

 

[타이어 마찰음]

 

[거친 숨소리]

 

[삐 소리가 울린다] (버스 기사이 새끼야또라이 같은 새끼야!

 

너 죽으려고 환장했어?

 

[가쁜 숨소리너 당장 일로 와

 

[연경이 털썩 쓰러진다너 일로 와일로 와일로 와 일로 와

 

뭐야?

 

사고는 여기서 날 뻔했는데 왜 사람이 쓰러져 있어? [어두운 음악]

 

거기 119?

 

여기...

 

(허임이보오이보오이보오 정신 차려 보시오이보오!

 

에헤

 

[맥박 효과음]

 

성미는 불같이 급하더니 기가 이리 약해서야

 

[의미심장한 음악]

 

(허임이 맥은? [맥박 효과음]

 

이 여인은 대체...

 

이봐요미쳤어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3) 행색도 이상하고 이상한 사람 같아

 

[사이렌이 울린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남자4) 여기여기여기

 

(구급대원1) 아까 그 의사분?

 

아니금방 뒤따라온다더니 어쩌다

 

혹시 보호자세요?

 

- (구급대원1) 보호자세요? - (여자

 

(구급대원1) 보호자분 타세요

 

그렇소내 이 여인의 보호자요

 

(구급대원1) 일단 병원으로 옮길게요

 

보호자분도 타세요

 

[흥미진진한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허임의 거친 숨소리]

 

[허임이 캑캑거린다]

 

[허임의 당황한 신음]

 

(구급대원1) 어디 불편...

 

[거친 숨소리]

 

난 괜찮소난 괜찮소이다

 

[구급대원1의 놀란 신음]

 

(구급대원1) 괜찮괜찮으세요?

 

(허임괜찮...

 

[거친 숨소리]

 

[허임이 구역질한다] (민재선배!

 

선배선배!

 

(민재우리 선배 왜 이래요?

 

이 누님이 이렇게 쉽게 쓰러지고 그럴 누님이 아닌데

 

어디 다치거나 깨진 데는 없어요?

 

(구급대원1) 발견 당시 의식은...

 

(허임그 처자 잠시 혼절한 거니 걱정할 거 없소이다

 

내 바로 깨어나게 할 수도 있었으나

 

왠지 여기서 그랬다간 경을 칠 일이 생길 것 같기도 하고

 

병자 상태가 화급을 다툴 만큼 중한 것 같지 않아 그냥 뒀소!

 

(민재누구... [허임이 구역질한다]

 

(구급대원1) 거기 자칭 보호자라고 우기시는 분

 

안으로 따라오세요

 

(민재보호자요?

 

(구급대원1) 보호자라는데 뭐 하는 분인지...

 

(허임아휴내 멀미가 심해 말도 잘 안 타는 사람인데

 

아휴병원이라는 데 오는 길이 이리 거칠고 험해서야

 

[콜록거린다]

 

그렇지 않아도 몸이 성치 않은 병자들이 이곳을...

 

[웅장한 음악]

 

(황 교수저 튜브는 뭐냐?

 

(만수아마도 그 삽관 세트에 들어 있는 튜브를 잘라서...

 

[만수의 탄성] (황 교수밖에길바닥에서?

 

그 왜맨날 들고 다니는 까만 가방

 

그래도 저런 것까지

 

언제어디서어떤 환자를 만날지 모른다고

 

[황 교수의 헛기침] (만수참 나

 

워낙 응급 처치가 잘돼서 흉관 교체만 해 주면 문제없을 겁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 쌤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황 교수의 헛기침]

 

(여자근데 이 흉관 교체요 이것도 그 쌤이 해 주시면 안 돼요?

 

(의사그 쌤지금 들어오고 있답니다

 

(여자감사합니다

 

(함께하나

 

(민재선배선배!

 

교수님 - (황 교수?

 

그 쌤 흉관 교체 어렵겠는데요

 

?

 

쟨 또 꼴이 왜 저래저거?

 

[익살스러운 음악]

 

(허임아니밖은 이렇게 푹푹 찌는데

 

어휴여긴 어디서 이렇게 한풍이

 

병원

 

[놀라는 신음]

 

[에어컨 바람이 솨 나온다]

 

[허임의 탄성]

 

[기분 좋은 신음]

 

(만수보호자보호자 누구?

 

(민재그건 저도 잘...

 

젊은 남자던데요

 

(간호사1) 오빠인가?

 

아니면 남동생?

 

무남독녀 외동딸

 

혹시 남친?

 

- (민재? - (간호사1) 남친요?

 

(만수) [웃으며최연경이거

 

그런 거였어?

 

그래서 이렇게 클럽 가고 이야옷도 야시시

 

누군 일하고... [민재의 놀란 신음]

 

저기 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

 

[코웃음 치며최연경 취향 참

 

쟤 좀 이상한...

 

(민재누구... [허임의 놀란 신음]

 

(허임나는 병자가 아니고 그...

 

저기

 

저 여인의 보호자요

 

아니그러니까 저 여인

 

아니저 처자

 

(민재아니우리 연경 선배랑 어떤 관계시냐고요

 

(간호사1) 진짜 연경 쌤 남친이에요?

 

[익살스러운 음악] (허임남친?

 

친분 있는 남자

 

혹은 친절을 베푼 남자를 말함인가

 

뭐가 됐든... [혀를 찬다]

 

[헛기침]

 

그렇소내가 저 여인의 남친이오

 

[개구리 울음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타이어 마찰음]

 

[떨리는 숨소리]

 

(민재선배깼어요?

 

[연경의 가쁜 숨소리]

 

왜요어디 안 좋아요?

 

어떻게 된 거야?

 

- (민재? - 내가 왜 여기 있어?

 

선배 길거리에서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에 엄청 충격받아 졸도하셨고요

 

(연경기흉 환자

 

그 환자 어떻게 됐어?

 

진짜 선배는 이 와중에도

 

선배 응급 처치가 너무 완벽해서

 

흉관 교체만 하고 바로 입원실 올렸습니다

 

[안도하는 한숨]

 

오하라는?

 

괜찮아?

 

그럼괜찮죠

 

괜히 선배만 개고생시키고쯧 나쁜 계집애

 

지금 남 걱정할 때 아니거든요?

 

(민재아휴선배 무려 졸도하셨었거든요

 

(연경호들갑 떨지 마별거 아니야

 

맞는다그 선배 남친

 

(민재근데 어디 갔지?

 

좀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

 

그건 또 뭔 소리야남친?

 

그렇죠아니죠?

 

진짜 내가 완전 깜놀

 

(민재글쎄 어떤 사람이 선배 보호자라고 같이 왔는데

 

혹시 생명의 은인인가?

 

암튼 어떤 사이냐고 물어보니까 선배 남친이라고 막...

 

[헛웃음]

 

선배

 

(연경어디 있는데?

 

[신발을 탁 집어 든다내 남친이자 보호자이자?

 

생명의 은인인 그 인간

 

[익살스러운 음악] [민재의 한숨]

 

[안내 음성승객 여러분의 안전을 위하여 황색 선 안쪽으로 탑승하여 주십시오

 

[탄성]

 

[트림한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허임의 놀란 신음]

 

이보오이리 오너라!

 

이보오여기 사람이 갇혔소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이보오! [엘리베이터 작동음]

 

[겁먹은 신음]

 

이거염병아이

 

[허임의 겁먹은 신음]

 

여기 사람이 갇혔소!

 

죽을죄를 지었소이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허임의 겁먹은 신음]

 

[허임의 다급한 신음]

 

이곳에선 여인네들이

 

자신의 뜻에 따라

 

의녀도 의원도 될 수 있다는 말인가

 

[한숨]

 

(민재병원 옥상 정원에서 놀고 있었대요

 

병원 밖으로 아예 나가지도 않았다니까요

 

(연경) [한숨 쉬며쌤이 한 방 먹었네?

 

어머니까지 두 방인가?

 

이번 한 번은 넘어가 주는데 또 그런 장난 쳤다간...

 

그랬다간 뭐?

 

죽는다?

 

(하라그래그거 잘됐네

 

어차피 죽을 건데

 

나가

 

아줌마 꼴도 보기 싫으니까 나가라고

 

걱정 마너 안 죽어

 

(연경그리고 나 아줌마 아니고 의사거든?

 

네가 병원에 온 이상

 

그리고 내 환자가 된 이상 [기계 조작음]

 

널 살려야 하는 게 내 의무고 책임이고

 

내가 월급 받는 이유야

 

그러니까

 

내가 너 꼭 살려

 

[잔잔한 음악]

 

저녁 8시 이후에는 물도 마시면 안 된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꼼짝 말고 푹 자고

 

아침에 보자

 

[문이 드르륵 열린다재수탱이

 

발암 캐릭 [문이 드르륵 닫힌다]

 

[피식 웃는다]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연경어휴배고파

 

[한숨]

 

[간호사들이 킥킥거린다]

 

(간호사들안녕하세요

 

(간호사2) 최 선생님 남친 봤어?

 

(간호사3) 나 청학동에서 온 줄 알았잖아

 

(간호사2) 어유

 

(민재누님 잠든 사이에

 

그 누님 남친 소문 쫙

 

대체 어디 있니그 또라이?

 

[익살스러운 효과음]

 

(허임아유터가 안 좋나아휴

 

가만있어 보자

 

내 어디까지 했더라

 

[긴장되는 음악]

 

[허임의 떨리는 숨소리]

 

[선조의 성난 숨소리]

 

(허임전하소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전하

 

전하전하!

 

(찬성네 이놈!

 

네놈이 역심을 품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돌팔이 실력으로 감히 대전에 들 생각을 했단 말이냐!

 

[허임의 다급한 신음]

 

(허임역심이라니당치 않으십니다요

 

뭔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습니다

 

다시 한번 기회를

 

다시 한번 기회를!

 

[찬성의 헛웃음]

 

네놈이 얼마나 엄청난 짓을 저질렀는지 아직 감이 안 잡히는 게로구나

 

(찬성여봐라당장 저놈을 옥에 가두지 않고 뭣들 하느냐!

 

(금군들!

 

[당황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아파하는 신음]

 

이게 다 너 때문이다

 

[못마땅한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너 그게 어떤 기회였는지 아느냐?

 

내가이 허임이 장장 10년 만에

 

[한숨]

 

너만 아니었어도 내가 지금쯤 대궐에서

 

전하 옆에...

 

(허임아이!

 

아니내가 그때 어쩌자고 이런 놈의 도구를 가지고...

 

이 간악한이 재수 옴 붙은 놈!

 

꼴도 보기 싫다이놈아

 

[한숨]

 

남친인지 또라이인지 되게 신경 쓰이네정말

 

[한숨]

 

[쓸쓸한 음악] [허임의 한숨]

 

(허임죽다 살아나 보니

 

저승도 이승도 아닌 400년 후의 조선 땅이라

 

그 듣도 보도 못한 의술에

 

여인도 의원이 되는 경천동지할 세상이라

 

대관절 이 일을 어쩌면 좋다는 말인가

 

(허임이보오이보오!

 

관노시오?

 

뭐요?

 

(허임) [웃으며그러니까

 

천출이냐 물었소

 

(청소부?

 

그게 뭐여?

 

나 여기 정규직 직원인디

 

정규직

 

하면 여기 의원...

 

의사라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오?

 

신분이라든가

 

의사들?

 

최고로 잘나고 똑똑한 분들이제

 

(청소부그랑께 사람들이 그냥

 

'선생님선생님하면서 떠받들고 그라제

 

하면 돈도... - (청소부?

 

(청소부많이 벌제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떵떵거리게 벌제

 

그러면 그 침을침을 놓는 그...

 

(청소부아이고아이비켜요!

 

바빠 죽겄는데... 비켜요!

 

[웃음]

 

(허임우리가 아직은 이별할 때가 아닌 듯싶구나

 

[입바람을 후 분다]

 

내 좀 더 상황을 면밀히 살핀 후에 결정할 터이니

 

그때까지 조용히 자숙하고 있거라

 

[화살이 쉭 날아온다]

 

[의아한 숨소리]

 

분명히 두 대를 맞았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일세

 

[헛웃음]

 

(허임아니가만 [익살스러운 음악]

 

아니참 나염병

 

화살은 왜 쏴?

 

도망질 좀 했기로서니 앞뒤 없이 막 쏴?

 

그것도 두 대나

 

내 뭐 그리 죽을죄를 지었나

 

(진오허임 그자가 화살을 맞고 사라졌단 말이냐?

 

(충호뒤쫓던 금군들 말로는

 

분명 화살을 맞고 물속으로 떨어진 걸 보았사온데

 

아무리 뒤져 봐도 흔적이 없답니다

 

활은활은 누가 쐈다더냐?

 

숲에서 날아왔다는데 그 역시 찾지 못했다 합니다

 

[진오의 생각하는 신음]

 

(진오평소 행실이 오죽했으면 목숨을 노리는 자가 있을꼬

 

[혀를 찬다]

 

그리 천지 분간 못 가리고 오만방자를 떨더니

 

[피식 웃는다]

 

전하 앞에서 침 든 손을 벌벌 떨었다?

 

그 꼴이 아주 볼만했겠구나

 

[진오의 웃음]

 

대전에 허준 영감을 파직하고

 

유배 보내야 한다는 상소가 빗발치고 있답니다

 

하긴

 

영감이 천거한 자가 전하를 능멸하고 도주까지 했으니

 

별수 있겠느냐

 

다 자초한 일인 것을

 

(진오이제야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것 같구나

 

[진오의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검은 사내분부하신 대로 처리했습니다

 

[화살이 쉭 날아간다]

 

(허준그래애썼다

 

(검은 사내하면 이제 영감마님은...

 

활시위를 당겼으니 이제 모든 게 그 아이에게 달린 일

 

그놈이 죽어 오든 내가 죽어 나가든

 

그저 기다릴밖에

 

"혜민서"

 

(남자5) 언제 오신다는 거야?

 

(남자6) 허 의원님 지금 어디 계십니까요?

 

(권지글쎄내가 몇 번을 말해!

 

허 의원은 사정이 있어서 오늘 못 나온다는데도!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7) 이것이 뭔 일이래요

 

허 의원님은 여적 이런 일이 없었는데

 

(남자8) 그러게요

 

(남자6) 그려하루라도 혜민서를 비운 적이 없는 분이

 

어디가 편찮으십니까요?

 

[버럭 한다] [문이 달칵 열린다]

 

[남자6의 놀란 신음]

 

(금군허임이 여기 있느냐?

 

허 의원은 어제 아침 입궐한 뒤로

 

아직 오질 않았사옵니다

 

몰래 숨어 들어왔을지도 모르니 샅샅이 뒤져라!

 

(금군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7) 이게 뭔 일이래요?

 

(남자6) 허 의원이 죄를 지은 겨?

 

[사람들의 놀란 신음]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막개?

 

[막개의 놀란 신음]

 

우리 허 의원님의 소중한 구침들인데

 

의원님

 

어디 계세요

 

참봉참봉허 참봉 나리

 

얼른 벌떡 일어나셔요!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그러니까 이 인간이 내 남친?

 

(민재이 사람이

 

아니이 자식이쯧 선배 아는 자식이에요?

 

(연경혹시 나한테 침놨단 얘기는 안 하던?

 

(민재침요?

 

이분 한의사세요?

 

(연경일차적인 소견으로는 클럽 삐끼

 

자세한 건 검사를 더 해 봐야 알겠고

 

(민재삐끼그럼 뭐야

 

설마 허준?

 

[간호사1이 피식 웃는다]

 

이런 가발은 또 어디서 구했대?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졸린 목소리로깨우지 말거라

 

허 의원님 고단하다

 

(민재) [손을 딱 튕기며맞네허 의원

 

허준 의원

 

(허임막개야

 

내 꿈을 꿨는데

 

어찌나 정신이 사납고 번잡하던지

 

근데 거기서 한 여인을 만났는데

 

내 태어나서 그리 자태가 고운 여인은 처음 봤단다

 

[웃으며너도 같이 봤으면 정말...

 

혹시 그 여인이 나니?

 

그 여인이 왜 너...

 

[익살스러운 효과음]

 

[허임의 놀란 신음]

 

꿈이꿈이 아니야

 

(허임그 처자

 

아유갑자기 사라져서 내 얼마나 놀랐는지 아시오?

 

어딜 가면 간다고 말을 해 줘야 할 것 아니오

 

[웃음]

 

내 그대 근심에 밤새 한숨도 못 잤소이다

 

괜찮으시오?

 

[연경의 헛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그 머리 좀 어떻게 좀...

 

워낙 경황이 없다 보니 못 볼 꼴을 보였소

 

(허임사람이 머리털을 묶어

 

하늘로 향하게 하는 것이 도리임을 모르지 않으나

 

자는 동안만이라도 이리 거풍을 해 줘야

 

우리 몸에 양기가 통하는 경락이 열리는지라

 

실은 여기 사람들의 머리털을 보고 좀 놀랐소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하였거늘

 

성리학의 법도가 이리도 관대해졌나 보오

 

이만하면 되었소?

 

됐고요

 

됐구나 [웃음]

 

(연경내가 지금 좀 바쁘니까 용건만 간단히 빨리 끝내죠

 

우선 어제 119에 신고하고 병원까지 데려다준 거

 

고맙게 생각해요생각하는데

 

(허임입고 있는 옷이 여기 의원 그러니까 의사들이 입는 의복이오?

 

한결 간결하니 멋스럽고 좋소이다

 

[허임의 웃음남친?

 

(연경보호자?

 

그런 뻥은 왜 쳐요?

 

듣자 하니 여기 의사들이 떵떵거리고 돈도 많이 번다고 하던데

 

하면... [연경의 헛웃음]

 

사례금을 달라?

 

아니그리 들렸소? [멋쩍은 웃음]

 

내 급전이 필요한 처지인 줄은 어찌 알고

 

하나 내가 원래 돈이 궁한 사람이 아니오

 

갑작스럽게 이렇게 건너오다 보니까 노잣돈 한 푼도 없이 이렇게

 

[허임의 멋쩍은 웃음] (연경차비도 없으시고

 

그래얼마나요?

 

내 이곳 물정을 잘 몰라서 그런데 넉넉하게 백 냥 정도면 [연경이 돈을 쓱쓱 센다]

 

백만 원?

 

너무 많은 것 같고 한 쉰 냥?

 

아니그쪽 일하는 데가 어디예요?

 

보보는 아닌 것 같고

 

(연경클럽 노즈아테나?

 

쉰 냥 정도면...

 

(연경이봐요또라이 삐끼 씨

 

그쪽 일하는 데가 어디냐고 묻잖아요지금

 

내가 일하는 데...

 

- (허임... - 헤라!

 

(연경종로에 있는 헤라?

 

멀리서도 오셨네

 

멀리서 온 건 맞는데 헤라가 아니고

 

거기서도 당신 이러고 다니는 거 알아요?

 

알 턱이 있나

 

이 정도면 이거 범죄인 거 몰라요?

 

성희롱에 스토커로 확 신고해 드려요?

 

[휴대 전화 벨 소리]

 

(연경민재금방 올라가

 

됐거든관심 꺼라

 

(허임아니누구랑 얘기를 하고 계시오?

 

[휴대 전화 조작음]

 

내가 어제 일을 생각해서 넘어갈 테니까

 

이쯤에서 그만하고 돌아가시죠

 

아니... - (연경계속 귀찮게 하면

 

진짜로 경찰에 신고합니다

 

아시겠어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허임...

 

여기 국밥 한 그릇이 얼마...

 

다섯 냥?

 

[카드 인식음]

 

밥 샀으니까 이걸로 어제 일은 퉁

 

됐죠?

 

고맙소

 

내 신세는 후일에 꼭 갚...

 

이보오어디 가시오?

 

(직원1) 다음 분!

 

(민재오하라 님수술실로 이동하시겠습니다

 

(간병인나 좀 봐

 

기다리다가 깜빡...

 

어머얘가 어디 갔대? [흥미진진한 음악]

 

아니아니얘가 또 어딜 간 거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이고막개 그놈

 

흰쌀밥에 고기반찬 먹는 게 소원인 놈인데

 

[심호흡]

 

[만족스러운 숨소리]

 

같이 한술 뜨자꾸나

 

[휴대 전화 알림음]

 

이게 뭐야?

 

(허임안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에이안 된다고...

 

(연경오하라너 지금 여기서 뭐 하니?

 

(허임왔소여기 찬이 맛이 아주 오묘한 게...

 

오하라

 

[수저를 탁 내려놓는다]

 

배불러

 

아저씨생큐

 

[연경의 한숨]

 

[식기를 탁 내려놓는다]

 

[허임의 힘주는 신음]

 

(연경뭐 하는 짓이에요안 비켜요?

 

말을 해 보시오

 

대관절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리 화를 내시오?

 

궁금해요?

 

궁금하니 묻지 않소

 

수술 앞둔 환자한테 음식을 먹였어요누가?

 

또라이 삐끼 씨 당신이

 

그게 무슨 뜻인데 대관절 자꾸 그리 부르시오

 

덕분에 그 아이 오늘 수술 못 할지도 몰라요

 

당장 수술 못 받으면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연경밥 다 먹었죠?

 

그럼 당장 병원에서 나가요

 

다시 한번 내 눈앞에 띄면 그땐 정말로 말로 안 끝납니다

 

천천히 먹거라...

 

그러다가 체한다니까

 

에헤천천히 먹으라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맥박 효과음]

 

멈추시오!

 

이보오!

 

병자에게 병증에 맞게 음식을 가려 먹여야 한다는 것쯤은

 

나도 잘 알고 있소

 

(허임해서 그 소녀가 되도록이면

 

기름진 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내 말렸소이다

 

그 소녀 심장이 안 좋은 거 아니오?

 

그새 별 얘기를 다 했네

 

저기요

 

비록 내 수술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알지 못하나

 

그냥 아이가 허기진 듯하여 음식을 나눠 준 것뿐이오

 

그것이 여기선 죄가 된단 말이오?

 

그런 죄를 지으면 여기선 어떤 형벌을 받소이까?

 

곤장 백 대?

 

유배를 가거나 참형을 당하기라도 한답니까?

 

[헛웃음]

 

이보오이보오이보오이보오

 

(허임내 그대에게 성을 낸 것이 아니라

 

좀 노여움을 풀고

 

다른 데 가서 잠시 이야기를 좀 합시다

 

내 그대에게...

 

(연경유배곤장?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헛웃음]

 

내가 어쩌다 이런 또라이랑 [휴대 전화 벨 소리]

 

[허임의 다급한 신음

 

이보오이보오처자!

 

내 얘기는 그런 것이 아니고

 

이보오!

 

(연경지금 가고 있어

 

오하라 수술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 - (구급대원2) 비키세요비키세요!

 

(간호사4) TA 환자입니다비켜 주세요!

 

(구급대원2) 비켜 주세요!

 

긴급 TA 환자입니다!

 

[삐 소리가 울린다]

 

[무거운 음악]

 

[어두운 음악]

 

갑자기 왜 이래

 

그게 다 뭐야?

 

(허임괜찮... [연경의 비명]

 

[리드미컬한 음악]

 

[허임의 당황한 신음]

 

(연경미쳤어요?

 

변태예요?

 

어딜 따라 들어와요?

 

병자를 돌보는 의원의 안색이 어찌 그리 병자 같소?

 

[경쾌한 음악]

 

(허임쉬이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날이 많소?

 

자주 체증이 있다거나 속이 답답한 증세는?

 

불시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 자주 있소이까?

 

나한테 왜 이래요?

 

원하는 게 뭐냐고요대체

 

손목 좀 주시오 - 뭐라고요?

 

(허임내 그대에게 궁금한 것이 많소이다

 

어제 그대에게 일어난 일이며 그대가 혼절한 새에 내가 짚었던 그 맥

 

잠시면 되오

 

제아무리 뛰어난 명의라 한들

 

자신 스스로를 진단하고 치료하기는 어려운 법이오

 

[맥박 효과음] [잔잔한 음악]

 

[잔잔한 음악이 늘어진다이 맥은...

 

이거였네

 

[익살스러운 음악이거였어?

 

이 인간이 보자 보자 하니까 지금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허임

 

(연경아주 잘됐어딱 기다려

 

[허임의 놀란 신음우리 과가 아무래도 양아치 상대할 일이 좀 많거든

 

(허임오해...

 

(연경여보세요보안실이죠?

 

[아파하는 신음]

 

(허임아이왜 이러시오

 

왜 이러시오

 

[허임의 놀란 신음]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보안 직원1) 요새 병원 노숙자가 있다더니

 

또 들어오면 그땐 경찰에 넘길 줄 알아요

 

어찌 된 세상이 자초지종은 듣지도 않고

 

[뻐근한 신음]

 

[숨을 들이켠다]

 

어허그 여인 참

 

(황 교수너 잘하는 짓이다?

 

너 어디 가서 뭐 하다 이제 왔냐?

 

남친이랑 놀다 왔냐?

 

(황 교수네 남친 병원에 와 있다며

 

수술 빵꾸 내고서 남친이랑 노니까 좋더냐?

 

[헛기침]

 

남친 아닙니다교수님

 

[황 교수의 헛기침오하라 수술 미뤄집니까?

 

그럼 위에 빵빵하게 음식물 들어차 있는 환자

 

전신 마취 하고 수술할래?

 

(황 교수너 그러다 역류돼 가지고 기도라도 막히면 네가 책임질 거야?

 

죄송합니다

 

(황 교수고작 15살짜리 여자애 하나 컨트롤 못 해 가지고서는

 

감당 못 할 거 같으면 도로 바꿔 줘?

 

아닙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아이고환자 하나 제대로 케어 못 하는 게 무슨 의사라고

 

(황 교수넌 인마하여튼 저 그게 문제야그게

 

아휴

 

[작은 목소리로아휴잘하자

 

[황 교수의 헛기침]

 

원샷

 

[의미심장한 음악]

 

(연경주치의 최연경입니다

 

들으셨겠지만 오늘 수술은...

 

(하라 모들었지그럼

 

죄송할 거 없어요

 

막말로 최 선생이 싫다는 애 억지로 먹인 것도 아니고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갑시다

 

수술 스케줄은 이번 주 내로 다시 조정해서...

 

(하라 모그것도 들었고

 

최 선생이 수술 때까지

 

우리 애 좀 잘 좀 케어해 봐요

 

그래야죠제 일인데

 

실력은 좋다더니

 

어떻게 애 비위 하나를 못 맞춰 가지고

 

(하라 모수고해요그럼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민재들어가세요

 

괜찮아요?

 

(연경바이털 어때요?

 

혈압 100 60이고 심박수는 110입니다

 

맥박이 높네

 

홀터 채워서 다시 체크해 봐

 

 

오하라들었지?

 

(연경내가 널 잘 케어하고 네 비위도 잘 맞춰야 한다네?

 

근데 내가 환자 비위 맞추고 이러는 데 영 소질이 없어요

 

그래서 말인데

 

뭐야무슨 짓이야?

 

환자 운동 좀 시켜 주세요

 

(연경무리하지 마시고 천천히 10분만요

 

공원 나가실 때 저 휠체어 태워서 나가시고요

 

 

나 잘 거야

 

안 돼

 

(연경너 아까 고기 먹었잖아

 

지금 이대로 자면 위에 부담 가고 컨디션 나빠져

 

나빠지든 말든 아줌마가 무슨 상관인데

 

놔둬그냥 나 죽게 놔두라고

 

그렇게는 못 하지의사가

 

그리고 아줌마 아니고 선생님

 

[헛웃음]

 

나가나가라고

 

[하라가 구시렁거린다] [간병인의 한숨]

 

[한숨]

 

이게 그 무섭다는 중2병이구나

 

이건 내 전공 분야가 아닌데 말이야

 

(연경아무래도 진료 매뉴얼에 따라서 이 정신과 쪽에다가...

 

[분한 신음]

 

[살짝 웃는다]

 

나갈까?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숨]

 

(허임목이 마르니 물이라도 마시러...

 

(보안 직원2) 신고하기 전에 가시죠

 

[허임의 헛기침]

 

[허임이 코를 훌쩍인다]

 

(보안 직원1) 이 양반이 진짜...

 

저리 안 꺼져요?

 

어허이 사람들이

 

지나가던 과객이 물을 청하면

 

바가지에 잎을 띄워 주진 못할망정!

 

어찌 이리 매정하단 말이오!

 

(허임어허!

 

내 잠시 볼일이 있어서 들어가...

 

(보안 직원1) 아이...

 

[허임의 힘주는 신음]

 

이 사람이 진짜 [허임의 힘주는 신음]

 

(허임내 잠시...

 

[보안 직원들의 한숨] [허임의 못마땅한 신음]

 

(허임내 잠시만...

 

아저씨여기서 뭐 해요?

 

고기 소녀!

 

(허임여긴 바퀴 달린 신통한 것들이 참으로 많구나

 

이건 이름이 무엇이냐?

 

(하라뭐야휠체어도 몰라?

 

아저씨 누구예요이 옷은 또 뭐고

 

[허임의 멋쩍은 웃음]

 

(허임그러니까...

 

내 너한테만 귀띔해 주는 말인데

 

실은...

 

나 의원이다!

 

[비웃음]

 

(허임어허이 처자가

 

아니이 소녀가

 

내 이래 봬도 조선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얼마나 유명한...

 

(하라아저씨

 

(허임?

 

연경 쌤이랑 무슨 사이?

 

나 그 처자 남친이다남친

 

대박

 

덕분에 그 아이 오늘 수술 못 할지도 몰라요

 

당장 수술 못 받으면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

 

오늘 수술이라는 걸 받았느냐

 

[헛웃음]

 

아니아저씨 때문에

 

[멋쩍은 웃음]

 

그렇지 않아도 오늘 그것 때문에 그 처자에게 된통 혼쭐이 났단다

 

(허임걱정 말거라

 

그 처자 제법 실력 있는 의원이니

 

너를 필경 살려 줄 게다

 

의원이 하는 말이니 믿어 보거라

 

[허임의 웃음]

 

(연경살고 싶으세요?

 

그럼 그냥 여기 계세요

 

재수탱이

 

(간호사5) 안녕하세요선생님

 

(연경안녕하세요

 

괜찮아

 

요새 무리를 좀 해서 그래

 

별거 아니야

 

[허임의 웃음]

 

[긴장되는 음악저런 미친

 

(허임이제 그만 연경 처자한테 가 보자꾸나

 

(하라아저씨잠깐만요!

 

(연경오하라!

 

(허임) [웃으며처자

 

여기요여기

 

[허임의 웃음]

 

[무거운 음악]

 

[놀란 신음]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연경의 놀란 신음]

 

[놀란 숨소리]

 

[잔잔한 음악]

 

(연경오하라

 

[허임이 캑캑거린다]

 

[연경의 다급한 숨소리]

 

너 괜찮아?

 

보다시피

 

그러게 왜 끼어들어 가지고

 

너 그럼 일부러 그런 거야?

 

(하라쌤 남친 좀 미친 듯

 

자기가 조선에서 온 의원이라나 뭐라나

 

멀쩡하게 생겼는데 안됐네

 

[허임의 다급한 신음]

 

 

(허임...

 

어쩌겠소...

 

같은 의원 된 자의 입장으로서

 

그대의 공교로움을 모르는 바 아니나

 

병자와 관련된 일은 곧 의원의 일

 

마땅히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의원 된 자의 도리 아니겠소이까

 

하니 그그대가 나를 책임져 주는 것이

 

(허임다른 뜻의 책임이 아니...

 

[허임의 의아한 신음]

 

이것이 무엇이오?

 

[헛웃음]

 

(연경뼈에는 이상이 없네

 

앉아요

 

(허임그것은 무슨 침이오?

 

침 아니고 주사요

 

(연경항생제랑 파상풍

 

소매 좀 올릴게요

 

(허임아이여인네가 이렇게

 

[허임의 수줍은 웃음]

 

간지럽소이다

 

[경쾌한 음악]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이건 또 뭐요?

 

(연경리도카인 국소 마취제요

 

[아파하는 신음]

 

그건 또 뭐요?

 

봉합해야죠

 

꿰맨단 말이오지금?

 

(허임아이고난 아직 주준비가 안 됐소

 

내 아직 그 정도로 이게 상처인지는 모르겠고

 

잠깐만 기다려 보시오

 

[허임의 겁먹은 신음]

 

(허임살가죽을 꿰매는데

 

통증이 하나도 없는 것이

 

[잔잔한 음악신기하오

 

쌤 남친 좀 미친 듯

 

자기가 조선에서 온 의원이라나 뭐라나

 

조선에선 이럴 때 어떻게 하는데요?

 

일단은 오적골을 뿌려 피를 멈추게 한 후

 

춘란 뿌리 말린 것을 기름을 개어 상처에 바르고

 

(허임약효가 빨리 돌도록 침을 놓소이다

 

그리고 병자들에겐 삼칠근 가루를 먹이고

 

통증이 심할 땐

 

뽕나무 태운 재를 상처에 붙이는 방도도 있소

 

[허임의 웃음]

 

그쪽에서 일하는 데가 어디라고 했더라...

 

... - 혜민서요

 

헤라가 아니고 혜민서

 

알아요...

 

나라에서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서 치료해 주던 곳

 

맞소이다

 

한데 어제 보니 오래전에 없어지고 없어...

 

혜민서를 아시오?

 

[허임의 놀란 신음]

 

하면 내 얘기를 믿어 주는 것이오?

 

[살짝 웃으며

 

[흥미진진한 음악]

 

[도구를 달그락거린다]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고맙소

 

[연경이 장갑을 탁 벗는다]

 

[연경이 장갑을 탁 벗는다]

 

(혜선조선혜민서? [연경이 장갑을 탁 던진다]

 

장난 아니고?

 

[한숨]

 

저도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매 순간 너무 진지하고

 

또 디테일도 구체적이고 또 사실적이라

 

나 또 이런 케이스는 처음 들어 보네?

 

처음 들어 보세요?

 

'마누라가 밤마다 딴 새끼 만나요'

 

'송중기가 나 스토킹해요'

 

(혜선기타 슈퍼맨아이언맨 각종 히어로물은 봤어도

 

혜민서 의원?

 

 

이거 진짜면 학계에 보고할 일이다

 

망상 장애의 새로운 사례로

 

망상 장애요?

 

그중에서도 과대망상

 

(혜선일단 한번 데려와 봐

 

뇌 질환이나 약물 후유증일 수 있으니까

 

정밀 검사를 할지 말지 보게

 

 

(연경...

 

교수님

 

(혜선또 뭐 궁금한 거 있어?

 

[익살스러운 음악]

 

어허

 

(허임인체의 오장육부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어찌 따로따로 치료를 한단 말인가

 

[한숨]

 

[숨을 들이켠다]

 

저기는 뭐 하는 곳이지?

 

(허임만나게 해 줄 사람 있다더니 여기는 왜...

 

[코를 훌쩍인다]

 

[긴장되는 음악]

 

[의아한 신음]

 

[놀란 신음]

 

(허임이리 내거라

 

아유그거 그리 흔들 물건이 아니다

 

어서아휴

 

아이염병

 

아이고소녀야!

 

(허임그게 그리 함부로 대할 물건이 아니다

 

이리 가져오너라어서

 

가져오너라

 

(허임안 된다그리 뛰면

 

[긴장되는 음악]

 

(연경뭐야어디 간 거야?

 

눈치채고 튀었나? [휴대 전화 벨 소리]

 

민재야

 

?

 

(보안 직원3) 저기 저 아이 아닙니까?

 

(연경맞아요

 

오하라왜 또 뛰고 있냐

 

(보안 직원3) 저 남잔 또 뭐야저거?

 

저 사람은 왜 또 저기...

 

(허임아이고너 그리 뛰면 안 된다니까

 

아니심장에 무리가...

 

이리 오너라어서

 

(보안 직원3) 뭐야저거쟤 왜 저래?

 

아저씨저기 어디예요?

 

[거친 숨소리]

 

[콜록거린다]

 

[하라의 거친 숨소리]

 

어유이리 오너라

 

내 연경 처자에게 데려다주마

 

[무거운 음악]

 

[하라가 털썩 쓰러진다]

 

소녀야정신 좀 차려 보거라소녀야

 

여기 병자가 쓰러졌소!

 

아무도 없소?

 

(연경화면만 봐서는 몰라

 

일단 챙겨서 그쪽으로 와빨리

 

(보안 직원3) 거기 경찰서죠?

 

여기 신혜병원인데요

 

이보오!

 

하면 내가 해 보겠소이다!

 

난 분명히 얘기했소

 

[허임의 거친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이봐요미쳤어요?

 

이 녀석이번엔 정신 바짝 차리거라

 

[무거운 음악]

 

(안내 방송 속 직원2) 코드 블루코드 블루

 

2층 중환자실 우측 복도 끝 응급 환자 발생

 

[흥미진진한 음악응급 환자 발생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허임정신이 드느냐?

 

편히 숨을 쉴 수 있겠느냐?

 

그러니 아까 내 그리 뛰지 말라고 몇 번을 얘기했느냐

 

놔두지

 

나 그냥 죽게 놔두지

 

그냥 죽게 내버려 두세요

 

[힘겨운 목소리로가요

 

(연경오하라!

 

!

 

(연경하라야괜찮아?

 

숨 쉬는 거 어때?

 

다른 데는?

 

다친 데 없고?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민재괜찮아요?

 

오하라 괜찮은 거예요선배?

 

(허임심장이 멈춘 것 때문이라면

 

내 돌려놓기는 했소만

 

아휴고맙다는 말은 안 해도...

 

[긴장되는 음악]

 

이런 미친 새끼

 

[연경의 거친 숨소리]

 

[사이렌이 울린다]

 

(허임이게 무엇이오?

 

(형사아따침으로 협박하셨구나

 

(허임이곳에서도 곤장을...

 

(재하최연경 살아 있나 그거 확인하러 왔다

 

...

 

(재숙) [놀라며?

 

(천술세상에또 이런 일이

 

다신 안 옵니다

 

(명훈확실히 해!

 

[허임의 비명]

 

(허임의원으로 살다가 가장 힘들 때가 언제인 줄 아느냐?

 

살리고 싶은 사람을 잃었을 때다

 

(연경약속한 건 꼭 지켜 [연경의 거친 숨소리]

 

살리겠다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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