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7 . 10회
남 일에 신경 꺼
비겁하게
(태운) 힘없는 여자애 협박해서 나락으로 떨어트려 놓고
애들 앞에선 착한 척, 자상한 척
세상 정의로운 사람인 척
재밌어
우리 학생회장의 진짜 얼굴
[한숨] 신경 끄라고 했지?
어차피 나 이 일에 상관 안 할 거니까
서보라 일 재현되도록 가만 안 있어
라은호 건들면 뒤진단 얘기다
[걸어간다]
[진동 소리]
(안내음) 전화를 받지 않아...
[전화를 끊는다]
예, 선생님
(심 선생) 희찬아
너 정말 이럴 거야?
죄송해요
어차피 변호사가 대신 얘기할 텐데
여기서 얘기해봤자 소용없을 거 같아서요
변호사가 나랑 무슨 얘기를 해?
변호사가 나랑 싸웠니?
네가 할 얘기 간단하잖아 네가 나 밀었다고
그것만 인정하면 되잖아!
인정 못 하니까 여기까지 온 거 아냐
(심 선생) 자자, 희찬아
그냥 친구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건 어때?
감정이 격해지면 그런 행동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그랬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되는 거고
[한숨] 쌤
여기가 초등학교도 아니고 사과하면 될 거 같아요?
학폭위라는 게 왜 있는데요?
꼭 친구들끼리 이래야겠어?
저 죄송한데 시험 때문에 과외 가야 되는데요
하!
(심 선생) 아, 그건 좀 어렵겠다
나도 학폭위 진상 조사하고 있는 중이거든
그러니까 과외든 학원이든 조사 다 끝나고 가
그리고 내 생각엔
그깟 과외니 시험보다
오늘 이 시간이 네 인생에 훨씬 더 중요할 거 같으니까
[부스럭 소리]
[무거운 음악]
[한숨]
[타자를 친다]
[효과음]
[펜 소리]
[숨을 내쉬며 뚜껑을 닫는다]
다 됐어
기말고사 예상문제 다 됐다고
아, 씨
알았다고
[대휘의 한숨]
[탁 소리]
확인 안 해?
알아서 잘 했겠지
[정리한다]
갈게
야, 라은호 어떡할 거야?
더 이상 못 나대게 좀 해달라고
나 걔 설득 못 해
왜 못 하는데?
너 옛날에 서보라는 했잖아
이번엔 더 쉽잖아
[걸어간다]
[달려가 잡는다]
어차피 너 해도 안 돼
김희찬 몰라?
알아! 그래서 끝까지 할 거야
보라야, 너만 다쳐
얼마나 더 다쳐? 여기서 얼마나 더 다치는데?
[한숨 쉬며 부스럭거린다]
이거 김희찬이 전해 달랬어
순간 욱해서 그런 거라고
되게 미안하다고
[어이없어하며 뺏는다]
김희찬이 그렇게 거짓말해달래?
그렇게 미안한데 왜 사과 한 번을 안 하는데?
왜 한 번을 안 나타나는데?
(태운) 그냥 대충 싸운 거예요!
병원 왔으니까 대충 처리...
처리해주세요
[전화를 끊는다]
(태운) 뭐야?
(보라) 현태운
[다가간다]
[한숨]
이거 네 친구 송대휘한테 좀 전해줄래?
이딴 식으로 양심 팔고 영혼 팔아서
잘 먹고 잘살라는 말도
[부스럭 소리]
[한숨 쉬며 걸어간다]
[흔든다]
무슨 소리냐?
[부스럭거린다]
[태운의 코웃음]
김희찬?
[떨어진다]
쪽팔린다, 이 새끼야
[걸어간다]
[일어난다]
서율대 수시 여름방학 특강 프로그램이야
[잔잔한 음악] 멤버십 강의
라은호 설득 좀 잘 부탁할게
이런 거 안 해도
어차피 학폭위 가도 네가 이기잖아
이것저것 귀찮아지잖아
서보라도 엮이고
라은호가 뭐라고 지껄이고 다닐지도 모르고
라은호 그런 애 아냐
잘 생각해봐
[한숨 쉬며 앉는다]
[달그락 소리]
[탁 놓는다]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교양들이 없어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이만 사과하고 끝내시죠
사과를 하시겠다고요?
아니요 라은호 사과시키라고요
그럼 학폭위 안 가고 봐 드릴게요
우리 희찬이 기말시험도 있고
이깟 걸로 스트레스받는 것도 귀찮아서
여보, 날이 더우니까 어디서 개소리가 들리지 않아?
그러게, 이상하네
옆집이 개를 키웠던가?
두 분, 방금 그 말씀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이분을 지칭한 것도 아닌데 왜 명예훼손이에요?
그냥 개소리라고 했을 뿐인데
변호사라는 분이 참 법을 잘 모르세요?
[걸어온다]
학교 다녀왔습...
어, 은호야
[은호가 어이없어한다]
(희찬모) 정말 무서운 꼴 보고 싶으세요?
저흰 자신 있어요
끝까지 몰고 가서 은호 얘, 징계 내릴 자신
진짜 자신 있으세요?
저도 자신 있는데
김희찬이 저 때린 거 입증할 자신
어머머, 얘 봐봐
이렇게 버르장머리가 없어가지고...
어머머, 지 할 말 딱딱 잘하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전 절대 굴복 안 할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저희 집에 이렇게 찾아오셔서
치사하게 굴지도 마시고요
허허, 참 나...
[분한 소리] 나가시는 문 열어드릴까요?
안녕히 가세요
멀리 안 나갑니다
[분한 숨소리]
[사람들이 얘기한다]
[한숨]
[통화 연결음]
[잔잔한 음악]
[부스럭 소리]
진짜 뜻밖이네
그냥
뭐, 저번에 팥빙수 사준다는 약속도 못 지키고
그래서... [웃음]
그게 이제야 생각났냐?
[웃음]
안 그래도
심란했는데
뭐,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었고
고맙다
걱정 많지?
[한숨]
[걸어간다] 거짓말하기 싫었는데
[둘이 앉는다]
[한숨]
솔직히 말하자면
걱정도 많고
마음도 아프고
알지
너는?
너는 요즘 좀 괜찮아?
남주...
일은 좀 괜찮아졌어?
[웃음]
요즘
참
괜찮지가 않네 [쓴웃음]
[훌쩍이며] 에이
겨우 열여덟 살밖에 안 됐는데
인생이 참 고달프다, 우리도
그러게
[한숨]
[바로 앉는다]
저, 근데 라은호
어, 그게
혹시...
혹시...
아니다
근데 대휘야
보라는
왜 그러는 걸까?
분명히 봤는데
아무 말도 안 해주는 거 보면
희찬이랑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전화를 끊는다]
[통화 연결음]
[진동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끊고 일어선다]
[오토바이 소리]
[은호와 대휘의 말소리]
[탁 놓는다]
라은호 설득하러 왔냐? [돌아본다]
알 거 없잖아
내가 경고했지, 새끼야
라은호한테 수작 부리면 뒤진다고
- 옛날에 했던 그 짓... - 또 나 쓰레기 만드냐?
[탕 친다]
오늘도 싸우면
앞으로 너네 안 봐
[부스럭거린다]
나 먼저 갈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어난다]
저, 송대휘
[발소리]
잘 가 [대휘의 웃음]
[밝은 음악]
아주 애틋하네
응, 죽네, 죽어
어휴
꼭 말을 해도...
근데 너 여기 웬일이야? 이 시간에
쟤가 뭐래?
너 여기 웬일이냐고 이 시간에?
너가 이럴까 봐 왔지, 어? 딴 남자랑 희희낙락
또 딴 남자랑 눈 맞추고 웃어라, 아주? 어유...
내 주먹이랑 눈 한번 맞춰볼래?
- 어? 이렇게? - 어, 어?
어? 맞출 수 있음 맞춰봐
- 뭐, 와볼래? - 맞춰봐, 맞춰봐!
아, 뭐 하냐!
- 야, 이씨 - 맞춰봐, 인마, 뭐, 왜?
- 얍! - 좋아, 어?
- 헤헤 - 야, 여기...
괜찮아? 야, 미안해
아, 이씨
[잔잔한 음악] [둘이 장난친다]
(태운) 맞춰봐, 맞춰봐, 어?
(은호) 아, 가만, 가만있어 가만있어, 가만있어!
[태운과 은호의 말소리]
(은호) 가만있어! 어, 잘하네, 잘한다
[태운의 한숨] [풀벌레 소리]
나 학폭위 포기할까?
김희찬한테 사과만 하면 안 열리고 끝난다는데
내가 아는 라은호 맞냐?
어?
왜 아무 잘못도 없이 김희찬한테 사과를 해?
미쳤어?
너 어디 아픈 거 아냐?
나 때문에 이게 뭔가 싶어서
우리 집 난리야
집이라도 팔아서 변호사 사서 싸운다고 난리고
[일어선다]
가족이니까 당연한 거지
근데
마음이 너무 아파
난 항상 왜 이 모양일까
우리 가족 힘든 것도 좀 그만 보고 싶은데
(태운) 그래서?
여기서 포기하겠다고?
어쩔 수 없잖아
이대로 갔다간
법정 싸움까지 간다는데
[몸을 낮춘다]
너는 포기해도 나는 절대 포기 못 해
잘못도 없이 네가 당하는 거 나 절대 못 봐
너 혼자 싸우게 안 할 거고 절대 너 혼자 외롭게 안 할 거야
그러니까
나 믿고
열심히 힘내서 싸우자
우리
진짜 그럴 수 있을까?
끝까지?
에이!
아, 어디 갔냐? 어?
피 토하며 죽도록 싸우겠다던 그 씩씩한 라은호는!
나 그 라은호 좋아하는데?
[웃음]
그렇게 웃지 말라고! 떨린다고, 어?
이거 봐, 이거 완전 심장이 난리 오방구라고! 어?
[웃음]
(태운) 아유...
힘내
[한숨]
쯧, 후...
[걸어간다]
(은호) 보라야
여전히 증언해줄 생각 없는 거야?
미안해
나, 정말 더는 이런 일에 얽히고 싶지가 않아
은호야
너도 그만 포기해
너 걔 못 이겨
아니
나는
어떻게서든 내 억울함 풀 거야
내가 하는 노력들이
믿을 만하다고 생각되면 그때는
날 위해 증언 꼭 해줘, 꼭
[한숨]
[카페의 소음]
[차들이 지나간다]
- 여기서 뭐 하세요? - 보라야
줘
왜 오셨어요?
쌤이 말했잖아 나 포기 안 한다고
너 학폭위 때 징계받은 거
선생님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이 안 돼
무슨 사정이 있는 거잖아
없어요, 그런 거
보라야
선생님 믿고 그냥 말해줄 수 없을까?
쌤
전 선생님들 안 믿어요
하, 가볼게요
[잔잔한 음악]
보라야
[계단을 오른다]
[적는 소리]
습...
아무래도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 건 좀 그런가?
뭐 어때?
아니야 [확 구긴다]
에이씨...
음... [바스락 소리]
역시
피 토하도록 싸워야 라은호지, 응?
누가 들으면 득음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
피 토하도록 싸우긴 누가...
그래도 우리 엄마 아빠가 깡 하나는 제대로 물려주셨다
어우, 그건 너무 물려주셨지 과하게
죽을래?
야, 내가 어떻게 죽어?
피 토하도록 싸우면서 죽어야지
- 응? - 죽어, 씨
[웃음] [은호의 한숨]
아무리 생각해도 임팩트가 너무 부족해
임팩트
- 잘 생각해봐 - 음...
아, 뭐 없나?
[적는 소리]
응?
[밝은 음악]
(은호) 야, 너...
은근 그림 잘 그린다?
야, 생긴 것도 멋있는데 손재주도 좋고
습, 어떤 여자 남친 할지 몰라도 이거
그 여자는 아마 전생에 우주를 구했을 거다, 응
[웃음]
[숨을 마셨다가 내쉰다]
[적는 소리]
[걸어간다]
[탁 소리]
[부스럭 소리]
[조용한 음악]
[적는 소리]
[탁 소리]
(은호)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거짓말을 하는 너에게
[문이 닫힌다] 라은호
[달려간다] 은팔! 은팔!
[헐떡이며] 대자보, 대자보 대박!
(은호)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부럽지 않아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뻔뻔함
이젠 오히려 고마워
너 덕분에 그동안의 내 삶이
얼마나 빛나는 건지 알 수 있어서
부당한 상황에 굴복하는 게 아니라
내 친구들과 함께 싸울 수 있어서
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 (은호) 멋있다, 칭찬해
(정 선생)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거짓말을 하는 너에게'
와...
글씨 참, 와...
라은호, 와... [학생들의 웃음]
[툭툭 친다] (태운) 글씨 이쁘기만 하구만
[지나다닌다]
[한숨]
근데
이 서명은 누구 거지? 9...
- 9? - 60?
반 번호?
누가 낙서를 해놨어?
잠깐만
(남학생 1) 너를 오랫동안 좋아했어, 힘내라!
[활기찬 음악]
(태운) 글씨 좀 구경할게, 얘들아 너희는 하던 거 하면 돼, 알았지?
놔봐, 놔봐
- 내놓으라고! - 오케이, 넌 아니고
자, 너도 아니고 아, 정일아
- 잠깐만, 글씨 좀 보자 - 뭐 하는 거야!
놔봐, 놔봐
너는 글씨 공부 좀 해야 되겠다
- 왜? - 봐, 봐봐
까르보나라?
자, 보자
- 치사하게 왜 숨겨? - 아, 왜?
확인만 하면 돼 [은호의 한숨]
무슨 공책이냐?
병구, 응?
그지? 패스
재혁아, 일로 와봐 한번 보자!
- 우리 반 끝이야? - 끝, 끝
어우, 진짜
- 그럼 2반! - 야!
이거...
[웃음]
[뛰어온다] [은호가 놀란다]
넌 뭐냐?
[짜증 낸다]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너한테 힘이 됐음 좋겠어
[웃음] [달달한 음악]
[살짝 밀친다]
어쨌든
- 고마워 - 뭐...
뭐가 고마워?
너냐? 네가 고백한 거야, 라은호한테?
그리고 우리 은호는 레모네이드 좋아해
기본도 안된 놈이 뭔 놈의 고백이야?
아니 네가 무슨 상관이야?
내가 옆에서 챙겨주고 싶다는데
[웃음]
그걸 네가 왜 챙겨!
특히나 힘들고 어려울 때 네가 왜, 왜!
라은호 그런 거 챙겨줄 남자 엄청 많아
뭐?
- 응? - 나...
남자가 많아?
(태운) 어 [은호가 부정한다]
- 씨... - 그만
[웃으며] 해라, 그만하자
얼마 전에도 되게 잘생긴 남자가 고백했대
[어이없는 웃음]
네가 안 챙겨줘도 챙길 남자 많으니까
신경 꺼, 어? [웃음]
[밀친다] 얘 말은 신경 끄고
[웃으며 뺏는다]
서명 고마워
나중에 꼭 한번 보자
날 왜 신경 꺼?
나중에 왜 봐? 보지 마!
[작게] 하지 마, 하지 마, 하지 마!
뭐래? 언제부터 좋아했대?
어? 어디가 좋대?
다 좋대
[신나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새끼,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야, 고백받으니까 좋냐?
생긴 건 꼭 참기름 기생오래비같이 생겼더만
[발소리] 야
걔는 기획사에서 콜이 엄청 들어오는 애야
왜냐?
얼굴이 엄청 잘생겨서
[웃음]
[마지못해 웃으며] 잘생긴 애들 다 죽었네, 어?
아주 그냥
이걸 고백을 못 하는 법을 만들든가 해야지
내일부터 그냥 일대일로 확 협박을 하고 다닐까, 어?
[코웃음] 야, 너는 어떻게
남들이 안 하는 생각만 쏙쏙 골라가지고 막 해?
신선해 죽겠지?
아, 혹시...
그 자식 말고 다른 놈들이 또 이거 때는 이때다 막 고백하는 거...
습...
나, 그 정도 존재감 아니야
왜 아니야, 어?
1분도 지각을 못한다며 애들이 난리를 부려가지고
미친 존재감
[밝은 음악] 완전 미친 존재감, 크으
어?
야, 내가 분명히 어디서 봤는데?
[헛기침]
[웃음]
너...
별걸 다 기억한다?
뭐, 뭘? 어?
흠?
으흠, 음
들어가, 빨리 들어가 [웃음]
- 가 - 들어가는 거 보고 갈 거야
빨리 가 [발소리]
빨리, 빨리 들어가!
자식이, 이거 쫓아온 거 아니겠지, 이거?
자식이 이거, 확...
[매미 소리] [진동이 울린다]
(남주) 잠깐 얘기 좀 해
[한숨]
아직도 할 얘기가 있는 거야?
하나만 묻자
넌 나 왜 만났니?
[슬픈 음악]
늘 차갑고 싸늘했던 널 보면서
도대체 날 왜 만날까?
늘 묻고 싶었는데
[머뭇거리며] 용기가 안 났어
좋아서 만났어
근데 언제부턴가
네가 하는 거짓말들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하면서
내 마음이 예전 같지 않았어
미안해
마음이 멀어졌으면 그만 만났어야지
왜 계속 만났니?
믿고 싶지 않았어
나한테 계속 거짓말하는 네가
나처럼
힘들어 보여서
[떨리는 숨소리]
[걸어간다]
[학생들이 얘기한다]
[긴장되는 음악]
[발소리]
[탁 놓는다]
[바스락거린다]
저기, 장 선생님
또 무슨 일이에요?
혹시 1학년 때 보라랑 무슨 일 있으셨어요?
아니요
[바스락거린다] 갑자기 그걸 왜 물어요?
그러니까...
보라가 선생님을 피하는 거 같아서요
하, 그래서?
내가 뭐 잘못이라도 했다는 거예요?
빛나 사건 때
분명한 상황인데도 난 모른다 그러고
또 너무 순순히 자기가 때렸다고 실토하고
이거 뭔가 좀 이상한 거 같아서요
(심 선생) 저, 아이가 유독
장 선생님을 불편해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보라랑 무슨 오해가 있지 않나...
심 선생은 학교 다닐 때 모든 선생님을 다 좋아했어요?
예?
오해 같은 거 없었고요
인기 많은 선생도 별로 되고 싶지 않으니까
그만 물어봤음 좋겠네요
저기, 선생님 그래도 다른 거는 몰라도
보라가 빛나 때문에 억울한 가해자가 됐다는 거
그건 좀 도와주실 수 있잖아요
혹시 보신 게 있으시면 이야기를...
[한숨]
진짜 제대로 못 봤다니까요?
[바스락 소리]
[장 선생의 한숨]
- (심 선생) 정말요? - (수지) 네, 그렇게 알고 있어요
여기 근무지 배정받고 교육받을 때
그렇게 전해 들었거든요 인수인계받으면서
그럼 삭제된 자료들도 2년간은 보관이 된다는 얘기네요
그렇죠
근데 그게 코드 처리가 돼 있어서
일일이 하나씩 열어서 확인해봐야 되는 모양이더라고요
문서량도 너무 많고
그 자료 안에 분명 보라에 관한 상담 자료 있을 거예요
[숨을 내쉰다]
[경쾌한 음악] [탁 소리]
[바스락거린다]
[클릭한다]
[팔락 넘긴다]
[클릭 소리]
[컵을 놓는다] [타자 치는 소리]
[클릭 소리]
[클릭 소리]
어? 찾았어, 찾았다!
[일어나 다가온다]
아니... [무거운 음악]
[당황한다]
(심 선생)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보라는 선생님을 믿고 어려운 이야기를 꺼냈을 텐데
[한숨]
그건 어디까지나 서보라 얘기였고
희찬이 쪽에서 말한 내용은 달랐어요
그래서 제대로 조사하셨어요 선생님?
당연하죠 제대로 조사했어요
처음 드린 기록이랑 추가 기록이랑
날짜 차이가 겨우 하루예요
단 하루 만에
피해자, 가해자, 목격자 의견 다 취합해서
결론을 내셨다는 거네요
심지어 180도 뒤집혔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나요?
우리가 무슨 경찰도 아니고
그런 애들 말 하나하나 다 들어주다간 아무것도 못 해요
선생이 무슨 죄인입니까?
(심 선생) 장 선생님
왜 선생님이 되셨습니까?
안정적이고 괜찮은 직업이어서요?
심 선생!
좀 과한 거 같은데?
정말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러시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만약 사건을 은폐하거나 거짓을 진실로 바꾼 거라면
전 장 선생님 용서 못 할 겁니다
빛나 폭력사건부터 작년에 있었던 희찬이 폭력 건까지
반드시 다 밝혀낼 겁니다
[한숨]
[빗소리]
[잔잔한 음악]
[달그락거린다]
[한숨]
괜찮아
비 오잖아, 우산 쓰고 가
다른 뜻 있어서 그런 거잖아
다른 뜻 없어
너야말로
왜 그렇게 자신을 꽁꽁 가둬두고
다른 사람 마음까지 왜곡하는 건데?
네가 뭘 알아?
어, 나 몰라
네가 왜 그렇게 마음의 문을 닫게 됐는지
뭐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아무것도 몰라
근데
생각은 해봤어
너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외로웠을지
["Going Home"] [한숨]
그럼 그냥 가 나 신경 쓰지 말고
그러니까 함께하자고
너 혼자서는 힘들었겠지만
우리가 함께하면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잖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넌 몰라도 돼
(은호) 아니, 알아야겠다
증언? 하지 마, 안 해줘도 돼
그냥 친구 하자고
맛있는 거 같이 먹고
고민 같은 거 서로 들어주고
별거 아닌 일로 히히덕거릴 수 있는 그런 친구
(보라) 나
그런 거 안 믿어
친구 같은 거, 우정 같은 거
나를 지켜준다는 말들
그러니까 너도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 마
♪ 슬픔들로 쌓여버린 ♪
♪ 하얀 겨울도 ♪
♪ 봄이 오면 꽃이 피듯 ♪
♪ 지나간다 ♪
뭐야?
비 온다
♪ 떠나가 버린 그대 향기로 ♪
♪ 눈물 흘리는 ♪
[캔을 딴다]
♪ 오늘 하루도 ♪
[다가와 앉는다]
[놓고 캔을 딴다]
♪ 옛사랑에 이별처럼 ♪
[마시고 신음한다]
[웃음]
[툭 친다]
[웃음]
[걸어간다]
[덜컹거린다]
♪ 지나간다 ♪
[잡는다]
♪ 집에 가자 ♪
[매미 소리] [터벅터벅 걷는다]
[보라의 한숨]
[한숨]
[쓰러진다]
[놀라며] 보라야!
[슬픈 음악]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니깐
퇴원하더라도 신경을 써야 돼요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소지품에서
우울증 치료제가 나왔는데
1년 넘게 꽤 오래 드신 것 같더라고요
오늘 내일은 드시면 안 됩니다
아, 네
[인사하고 간다]
(보라) 현태운!
이거 네 친구 송대휘한테 좀 전해줄래?
이딴 식으로 양심 팔고 영혼 팔아서
잘 먹고 잘살라는 말도
[한숨]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잔잔한 음악]
[웃음]
[웃음]
[따라가며] 보라야
고마워
아, 뭐가?
난 봤는데? 네 이름
아, 뭐...
그냥, 뭐 별 뜻 없이
아니 뭐, 다들 하길래
아니
나한테는
엄청 의미 있어
네가 날 응원해주는 거잖아
[웃음]
[화난 숨소리]
[우당탕 소리]
(희찬) 아니, 없는 것들이 말야
왜 자꾸 주제 파악을 못 하는지 모르겠네!
애초에 싹을 밟아버렸어야 됐는데 말야
그지?
희찬아
너 진짜
서보라한테 미안한 감정이 하나도 없어?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내가 걔한테 해준 게 얼만데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서보라
그때 그 일 있고 나서부터 정신과 치료받는 거 같았어
야, 그게 나랑 뭔 상관인데?
겁난다
뭐가?
(대휘) 지금 네 모습이
내 모습일까 봐
[어이없는 소리]
(희찬모) 일 이렇게 피곤하게 된 거
네 잘못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너는 기말고사 준비만 잘 하면 돼
나머진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까 알겠지?
저도 신경 안 써요
참, 운영위 모임 있었는데
라은호 걔, 이사장한테 단단히 찍힌 모양이더라
라은호가 왜요?
태운이가 걔랑 어울리면서 사고 치고 다닌다면서?
어떻게든 떼어놓고 싶은가 봐 전학이든 퇴학이든
[문이 열린다]
엑스, 엑스, 엑스!
내가 반드시 잡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열린다]
[학생들이 떠든다]
(교장) 이게, 이게 말이 됩니까, 이게!
생기부 전체 공개가, 이게?
엑스가 우리 반이래!
[학생들이 놀란다]
(희찬의 독백) 엑스는 2학년 1반에 있다
[발소리]
[바닥이 삐걱거린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라은호가 유력한 엑스 용의자
만약 라은호가 엑스가 아니라면
누군가가 공범일 수도 있다는 거네
그리고 최근에 벌어진 엑스 짓은 경시대회 고발
(교장) 수학 경시대회 1등은 태운 군한테 갈 테니까
(희찬의 독백) 이 엑스 짓의 최대 수혜자는
[학생들이 감탄한다] 송대휘
그럼 엑스는
송대휘?
(희찬) 대휘야
[다가온다]
요즘 내가 너무 밀어붙였지?
[대휘가 숨을 내쉰다]
미안해
[한숨]
서보라 문제는 이제 그만 개입하고 싶다
그래서 내가 다른 부탁을 하나 할까 하는데
[긴장되는 음악]
넌 엑스가 누구라고 생각해?
글쎄
난 전혀 감이 안 와서
(희찬) 우리 반 생기부만 유출됐고
한때 엑스로 오해받았던 라은호가
엑스 소재로 웹툰을 그려
- 뭔가 느낌 오지 않아? - 어?
어, 그러네
(희찬) 만약 라은호가
누명을 쓴 게 아니라 진짜 엑스랑 공범이라면
학폭위까지 갈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바로 퇴학이니까
습, 내 추측이 맞다면
엑스는 라은호랑 아주 가까운 사이일 확률이 높아
그러니까 네가 한번 찾아봐
너 요즘 생각이 참 많아진 거 같다?
옛날 송대휘
참 멋있었는데
[툭 친다]
[걸어간다]
[화난 숨소리]
[은호의 말소리]
(희찬) '학생 엑스?'
그거 재밌더라
(은호) 그걸 봤어?
연재하잖아 누구나 보라고 하는 거니까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 뭐? - 그 웹툰에서 나온 엑스 말야
다 상상해서 그린 거야?
아이디어는 얻었지만
- 내용은 당연히 상상이지 - 아...
상상해서 그린 것치곤 너무 실감 나길래
야, 김희찬
은팔이가 엑스란 얘기야?
뭐야, 언제 적 떡밥을
물론 라은호는 절대 엑스가 아니지
엑스는 뭔가
여유가 있는 놈이니까
[긴장되는 음악]
[발소리]
라은호가 하필이면 '학생 엑스'를 그린다
[숨을 내쉰다] 그 모델이 분명 있을 텐데
[탁 짚는다] (태운) 한 번만 더 라은호 건들면
진짜 죽는다
(덕수) 얘들은 뭐야? 쌍으로 교무실엔 왜 들어가?
(희찬) 최근엔 둘이서 교무실 무단 침입까지 같이 했다 이거지
근데 엑스가 현태운을 고발한 건?
(병구) 엑스가 태운이를 고발한 거야?
뭘 봐, 이 새끼들아!
혹시 그때의 폭로가
엑스를 위장하기 위한 고도의 페이크였다면
라은호와 엑스
이게 진짜라면 상당히 재밌어지겠는데?
[새가 지저귄다]
(희찬) 라은호가 누명을 쓴 게 아니라
진짜 엑스랑 공범이라면
학폭위까지 갈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바로 퇴학이니까
[긴장되는 음악]
[은호와 태운이 얘기한다]
[걷는 소리]
(희찬) 요즘
내가 궁금한 게 좀 있는데
[다가온다]
엑스 말이야
어떤 타입일까?
우리 반에 있다는데
넌 엑스가 누구라고 생각해?
무슨 남자 새끼가 맨날 말을 빙빙 돌려?
왜?
내가 엑슨지 궁금해?
엑스면
어쩔 건데?
[긴장되는 음악]
[탁탁 친다]
[후후 불며 친다]
[부스럭 소리]
(태운) 흠
좋아
[덜컹거리는 소리]
[작게] 됐다
그냥 넘겨짚은 게 아닐까?
김희찬 걔는 특히 조심해야 돼
관상에 딱 쓰여있잖아
저는 아주 음흉한 놈입니다
[한숨 쉬며 앉는다]
쯧, 그럼 당분간 여기도 못 오겠네
왜?
단둘이 오붓한 시간 못 보낼까 봐 걱정돼?
너
이 정도면 병이야, 병
병원도 가봐, 좀, 어휴... [웃음]
[은호의 웃음] (태운) 뭐, 어쨌든
당분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을 거 같은데?
아, 김희찬 걔는 갑자기 왜 엑스 찾겠다 난리여가지고
가만있어도 짜증 나는데, 쯧
뭔가를 노리는 거겠지
[의미심장한 음악]
노리는 거?
음, 뭐랄까...
습, 좀 중요한 거?
[매미 소리]
[덜컹거린다]
어유, 눈 완전 팅팅
어제 잠 못 잤냐?
오늘 학폭위 열리잖아
너 같으면 잠이 오겠냐?
[웃음]
야,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하고 잤냐?
다 잘될 텐데
[손을 올린다]
걱정 마
알았지?
[발소리] 가자
[무거운 음악]
여러 위원님들과 선생님들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라은호 학생의 입장을 입증할
어떠한 정황증거도 없는 거로 판단됩니다
[어이없는 소리] (교감) 따라서
라은호 학생을
이번 학교 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태운) 잠깐만요!
[걸어온다]
[숨을 내쉰다]
[작게 웃는다]
[떨리는 숨소리]
(남 1) 그러니까 서보라 학생
증언 말고는 입증될 만한 게 없네요
현장에 있었던 학생입니다 학생 말을 안 믿어주면은...
제가 찍은 동영상이 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의자가 삐걱거린다]
어디...
- (은호) 나 아니라고 - (희찬) 너 맞잖아!
- 나 아니라고! - 너 아니면 없다고!
나 아니라고!
[부딪히는 소리]
(은호) 너... [쓰러진다]
[신음]
(태운) 미쳤냐?
(은호) 아니야, 괜찮아 아니야, 나 괜찮아
[숨을 내쉰다]
[한숨]
[의자가 삐걱거린다]
이에 더불어 한 가지 더 건의할 내용이 있습니다
지난번 학폭위 때 다뤄졌던
유빛나, 서보라 학생의 폭력 사건 재심을 요청합니다
[웃음]
진짜?
보라한테 다?
걔도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거니까
내 진심을 보여주고 싶었어
[리듬감 있는 음악]
(보라) 너...
정말...
[부스럭 소리]
[놀란 숨소리]
[부스럭 소리]
이제 믿겠냐?
만약 내가 너를 속이거나 지켜주지 못하면
네가 나를 고발해
이게 내가 너한테 보여줄 수 있는 진심이야
야, 어쩌려 그래?
[다가온다] 모르겠어?
너랑 잘해보려고
[웃음]
너도 웃지 마
왜?
아, 웃지 마
왜 웃지 마?
[짜증 내며] 아, 웃지 마!
왜, 막 웃으니까 떨려? 어?
- 하지 마 - 어?
- 하지 마 - [웃음] 왜 그래? 야
(보라) 금도 고등학교 학교 폭력 사건을 신고합니다
저는 2학년 1반 서보라입니다
[잔잔한 음악]
[웃음]
[타자 치는 소리]
저는 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가해자가 된 상황을 고발하고자 합니다
[매미 소리]
이런다고 뭐가 달라져?
그래서 네가 얻을 수 있는 게 뭔데?
[한숨]
뭘 얻으려고 하는 게 아니야
네가 뺏은 걸 되찾고 싶은 거지
[어이없는 소리]
야, 누가 보면 내가 널 괴롭히기만 한 줄 알겠다
그래, 어쨌든
포기해
더 곤란해지기 싫으면
못 해, 포기 안 할 거야
[잡는다] 장난하냐?
포기 안 해?
(대휘) 김희찬
[때린다] [신음 소리]
[희찬이 신음한다]
[대휘의 한숨]
[맞고 떨어진다]
송대휘
[잔잔한 음악]
진작 했어야 할 사관데
너무...
너무 늦어버렸어
알아 너도 어쩔 수 없었다는 거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거 같아
누가 그러더라
꼭 그렇게 바닥까지 무너졌어야만 했냐고
방법이 그거밖에 없었냐고
[작게 웃는다]
누가 그러더라
혼자선 힘들지도 모르지만
함께라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툭 소리]
용기를
내야 할 타이밍이겠지?
(보라) 벌써 냈잖아
네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다 알아
대휘야, 고마워
이제라도 미안하다고 얘기해줘서
[보라의 웃음]
이제 나도
용기를 내보려고
[웃음]
[바스락거리며 한숨 쉰다]
어, 사안이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서보라 양 사건 어떤 결론이 날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억울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이사장님
예, 알겠습니다
[숨을 내쉰다]
[걷는 소리]
[학생들이 얘기한다]
(빛나) 야, 서보라
너 교육청에 신고했냐?
네가 그런다고 이길 거 같아?
네가 뒤집어씌운 게 걸릴까 봐 겁나?
하!
미쳤냐? 네까짓 거한테 겁먹게?
그럼 한번 기대해봐
네가 한 거짓말이 어떻게 응징을 받는지
이번엔 나도
쉽게 포기하지도, 더 이상 당하고 있지만도 않을 거거든
- 뭐? - 왜?
또 잘난 니네 엄마한테 이르게?
너 진짜 죽고 싶냐?
[헐떡인다] [탁 잡는다]
[경쾌한 음악] [빛나의 신음]
[학생들이 놀란다]
너 내가 말했지?
더 이상 당하고 있지만 않을 거라고
[분한 소리]
두고 봐
[걸어간다]
(정일) 야, 역시 살아있어 왕년의 서보라
재밌니?
소문 니들이 낸 거 다 알아
뭔 소리야?
나도 니들이 얼마나 쓰레기 같은지 소문 한번 내볼까?
뭐, 우, 우리, 우리가 뭐!
니들이 말한 대로 내가 김희찬이랑 좀 사귀었었거든
그래서 뜻밖에 재밌는 사실들을 좀 많이 아는데
[어이없는 웃음] 얘, 얘 뭐래?
진짜 어이없네, 진짜 [웃음]
가자
[발소리]
(여학생 1) 오, 서보라
[박수 소리] (여학생 2) 오, 서보라
(병구) 보라야
- 진짜 잘했어 - 멋있어!
(정은) 아, 진짜 사이다 한 캔을 다 마신 거 같아
- 너무 속 시원해 - 멋있다, 서보라
- 짱! - 진작 그러지 그랬냐?
아, 쟤네 얄미워 죽겠는데 진짜 미쳤다, 서보라
(은호의 독백) 소문은 엉뚱한 곳에서 태어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툭툭 친다]
그 무게감을 드러낸다 [보라의 웃음]
소문이 혼자 태어나지 않듯
우리는 결국 혼자가 아니다
함께라고 모든 걸 해결할 순 없지만
함께라서
버텨낼 수는 있으니까
- 엑스한테 문자를 보냈다고? - 어
오늘 밤 10시에 강당에서 만나기로 했어
안 나타나면 라은호 가만 안 두겠다고 했으니까
분명 나타날 거야
[문을 열고 나온다] [풀벌레 소리]
[문이 닫힌다]
-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 아니?
표정이 안 좋은데? 왜, 뭔 일 있어?
[웃음] 내 표정이 왜? 이제 표정까지 신경 쓰여?
아유...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까?
아니
[피식 웃는다]
(은호) 아, 지친다
야, 얼른 들어가서 쉬어 그동안 고생했을 텐데
- 너는? - 나?
습, 무슨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처럼 말한다?
내가 할 일이 뭐가 있어?
아, 네 생각하는 거? [웃음]
나 갈래 [걸어간다]
같이 가자
[리듬감 있는 음악]
[발소리]
[풀벌레 소리]
[풀벌레 소리]
[발소리]
(희찬) 10시, 강당으로 와
안 오면 라은호 다친다
[걸어온다]
(희찬) 드디어 만났네
도망쳐봐야 소용없어
여기 다 찍고 있으니까
[바람 소리]
[긴장되는 음악]
[웃음]
뭘 그렇게 놀라냐?
설마...
말도 안 돼
[크게] 너 지금 장난쳐?
[웃음]
장난?
내가 저질렀던 엑스 짓이
다 네가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는 걸 알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뭐?
[음악이 멈춘다]
[걸어간다]
[작게 숨을 내쉰다]
[풀벌레 소리] [리듬감 있는 음악]
(대휘) 약속 장소가 바뀌었다
강당이 아니라 음악실 입구에서
[일어서서 간다]
[탁 멈춘다]
[음악이 고조된다]
[주제곡 "이순간을 믿을게"]
♪ 지금 이 순간을 믿어볼게, 난 ♪
♪ 가끔 자신 없고 불안하지만 ♪
♪ 네가 내 맘에 들어온 것처럼 ♪
학교 2017 . 10회
남 일에 신경 꺼
비겁하게
(태운) 힘없는 여자애 협박해서 나락으로 떨어트려 놓고
애들 앞에선 착한 척, 자상한 척
세상 정의로운 사람인 척
재밌어
우리 학생회장의 진짜 얼굴
[한숨] 신경 끄라고 했지?
어차피 나 이 일에 상관 안 할 거니까
서보라 일 재현되도록 가만 안 있어
라은호 건들면 뒤진단 얘기다
[걸어간다]
[진동 소리]
(안내음) 전화를 받지 않아...
[전화를 끊는다]
예, 선생님
(심 선생) 희찬아
너 정말 이럴 거야?
죄송해요
어차피 변호사가 대신 얘기할 텐데
여기서 얘기해봤자 소용없을 거 같아서요
변호사가 나랑 무슨 얘기를 해?
변호사가 나랑 싸웠니?
네가 할 얘기 간단하잖아 네가 나 밀었다고
그것만 인정하면 되잖아!
인정 못 하니까 여기까지 온 거 아냐
(심 선생) 자자, 희찬아
그냥 친구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건 어때?
감정이 격해지면 그런 행동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그랬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되는 거고
[한숨] 쌤
여기가 초등학교도 아니고 사과하면 될 거 같아요?
학폭위라는 게 왜 있는데요?
꼭 친구들끼리 이래야겠어?
저 죄송한데 시험 때문에 과외 가야 되는데요
하!
(심 선생) 아, 그건 좀 어렵겠다
나도 학폭위 진상 조사하고 있는 중이거든
그러니까 과외든 학원이든 조사 다 끝나고 가
그리고 내 생각엔
그깟 과외니 시험보다
오늘 이 시간이 네 인생에 훨씬 더 중요할 거 같으니까
[부스럭 소리]
[무거운 음악]
[한숨]
[타자를 친다]
[효과음]
[펜 소리]
[숨을 내쉬며 뚜껑을 닫는다]
다 됐어
기말고사 예상문제 다 됐다고
아, 씨
알았다고
[대휘의 한숨]
[탁 소리]
확인 안 해?
알아서 잘 했겠지
[정리한다]
갈게
야, 라은호 어떡할 거야?
더 이상 못 나대게 좀 해달라고
나 걔 설득 못 해
왜 못 하는데?
너 옛날에 서보라는 했잖아
이번엔 더 쉽잖아
[걸어간다]
[달려가 잡는다]
어차피 너 해도 안 돼
김희찬 몰라?
알아! 그래서 끝까지 할 거야
보라야, 너만 다쳐
얼마나 더 다쳐? 여기서 얼마나 더 다치는데?
[한숨 쉬며 부스럭거린다]
이거 김희찬이 전해 달랬어
순간 욱해서 그런 거라고
되게 미안하다고
[어이없어하며 뺏는다]
김희찬이 그렇게 거짓말해달래?
그렇게 미안한데 왜 사과 한 번을 안 하는데?
왜 한 번을 안 나타나는데?
(태운) 그냥 대충 싸운 거예요!
병원 왔으니까 대충 처리...
처리해주세요
[전화를 끊는다]
(태운) 뭐야?
(보라) 현태운
[다가간다]
[한숨]
이거 네 친구 송대휘한테 좀 전해줄래?
이딴 식으로 양심 팔고 영혼 팔아서
잘 먹고 잘살라는 말도
[부스럭 소리]
[한숨 쉬며 걸어간다]
[흔든다]
무슨 소리냐?
[부스럭거린다]
[태운의 코웃음]
김희찬?
[떨어진다]
쪽팔린다, 이 새끼야
[걸어간다]
[일어난다]
서율대 수시 여름방학 특강 프로그램이야
[잔잔한 음악] 멤버십 강의
라은호 설득 좀 잘 부탁할게
이런 거 안 해도
어차피 학폭위 가도 네가 이기잖아
이것저것 귀찮아지잖아
서보라도 엮이고
라은호가 뭐라고 지껄이고 다닐지도 모르고
라은호 그런 애 아냐
잘 생각해봐
[한숨 쉬며 앉는다]
[달그락 소리]
[탁 놓는다]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교양들이 없어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이만 사과하고 끝내시죠
사과를 하시겠다고요?
아니요 라은호 사과시키라고요
그럼 학폭위 안 가고 봐 드릴게요
우리 희찬이 기말시험도 있고
이깟 걸로 스트레스받는 것도 귀찮아서
여보, 날이 더우니까 어디서 개소리가 들리지 않아?
그러게, 이상하네
옆집이 개를 키웠던가?
두 분, 방금 그 말씀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이분을 지칭한 것도 아닌데 왜 명예훼손이에요?
그냥 개소리라고 했을 뿐인데
변호사라는 분이 참 법을 잘 모르세요?
[걸어온다]
학교 다녀왔습...
어, 은호야
[은호가 어이없어한다]
(희찬모) 정말 무서운 꼴 보고 싶으세요?
저흰 자신 있어요
끝까지 몰고 가서 은호 얘, 징계 내릴 자신
진짜 자신 있으세요?
저도 자신 있는데
김희찬이 저 때린 거 입증할 자신
어머머, 얘 봐봐
이렇게 버르장머리가 없어가지고...
어머머, 지 할 말 딱딱 잘하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전 절대 굴복 안 할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저희 집에 이렇게 찾아오셔서
치사하게 굴지도 마시고요
허허, 참 나...
[분한 소리] 나가시는 문 열어드릴까요?
안녕히 가세요
멀리 안 나갑니다
[분한 숨소리]
[사람들이 얘기한다]
[한숨]
[통화 연결음]
[잔잔한 음악]
[부스럭 소리]
진짜 뜻밖이네
그냥
뭐, 저번에 팥빙수 사준다는 약속도 못 지키고
그래서... [웃음]
그게 이제야 생각났냐?
[웃음]
안 그래도
심란했는데
뭐,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었고
고맙다
걱정 많지?
[한숨]
[걸어간다] 거짓말하기 싫었는데
[둘이 앉는다]
[한숨]
솔직히 말하자면
걱정도 많고
마음도 아프고
알지
너는?
너는 요즘 좀 괜찮아?
남주...
일은 좀 괜찮아졌어?
[웃음]
요즘
참
괜찮지가 않네 [쓴웃음]
[훌쩍이며] 에이
겨우 열여덟 살밖에 안 됐는데
인생이 참 고달프다, 우리도
그러게
[한숨]
[바로 앉는다]
저, 근데 라은호
어, 그게
혹시...
혹시...
아니다
근데 대휘야
보라는
왜 그러는 걸까?
분명히 봤는데
아무 말도 안 해주는 거 보면
희찬이랑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전화를 끊는다]
[통화 연결음]
[진동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끊고 일어선다]
[오토바이 소리]
[은호와 대휘의 말소리]
[탁 놓는다]
라은호 설득하러 왔냐? [돌아본다]
알 거 없잖아
내가 경고했지, 새끼야
라은호한테 수작 부리면 뒤진다고
- 옛날에 했던 그 짓... - 또 나 쓰레기 만드냐?
[탕 친다]
오늘도 싸우면
앞으로 너네 안 봐
[부스럭거린다]
나 먼저 갈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어난다]
저, 송대휘
[발소리]
잘 가 [대휘의 웃음]
[밝은 음악]
아주 애틋하네
응, 죽네, 죽어
어휴
꼭 말을 해도...
근데 너 여기 웬일이야? 이 시간에
쟤가 뭐래?
너 여기 웬일이냐고 이 시간에?
너가 이럴까 봐 왔지, 어? 딴 남자랑 희희낙락
또 딴 남자랑 눈 맞추고 웃어라, 아주? 어유...
내 주먹이랑 눈 한번 맞춰볼래?
- 어? 이렇게? - 어, 어?
어? 맞출 수 있음 맞춰봐
- 뭐, 와볼래? - 맞춰봐, 맞춰봐!
아, 뭐 하냐!
- 야, 이씨 - 맞춰봐, 인마, 뭐, 왜?
- 얍! - 좋아, 어?
- 헤헤 - 야, 여기...
괜찮아? 야, 미안해
아, 이씨
[잔잔한 음악] [둘이 장난친다]
(태운) 맞춰봐, 맞춰봐, 어?
(은호) 아, 가만, 가만있어 가만있어, 가만있어!
[태운과 은호의 말소리]
(은호) 가만있어! 어, 잘하네, 잘한다
[태운의 한숨] [풀벌레 소리]
나 학폭위 포기할까?
김희찬한테 사과만 하면 안 열리고 끝난다는데
내가 아는 라은호 맞냐?
어?
왜 아무 잘못도 없이 김희찬한테 사과를 해?
미쳤어?
너 어디 아픈 거 아냐?
나 때문에 이게 뭔가 싶어서
우리 집 난리야
집이라도 팔아서 변호사 사서 싸운다고 난리고
[일어선다]
가족이니까 당연한 거지
근데
마음이 너무 아파
난 항상 왜 이 모양일까
우리 가족 힘든 것도 좀 그만 보고 싶은데
(태운) 그래서?
여기서 포기하겠다고?
어쩔 수 없잖아
이대로 갔다간
법정 싸움까지 간다는데
[몸을 낮춘다]
너는 포기해도 나는 절대 포기 못 해
잘못도 없이 네가 당하는 거 나 절대 못 봐
너 혼자 싸우게 안 할 거고 절대 너 혼자 외롭게 안 할 거야
그러니까
나 믿고
열심히 힘내서 싸우자
우리
진짜 그럴 수 있을까?
끝까지?
에이!
아, 어디 갔냐? 어?
피 토하며 죽도록 싸우겠다던 그 씩씩한 라은호는!
나 그 라은호 좋아하는데?
[웃음]
그렇게 웃지 말라고! 떨린다고, 어?
이거 봐, 이거 완전 심장이 난리 오방구라고! 어?
[웃음]
(태운) 아유...
힘내
[한숨]
쯧, 후...
[걸어간다]
(은호) 보라야
여전히 증언해줄 생각 없는 거야?
미안해
나, 정말 더는 이런 일에 얽히고 싶지가 않아
은호야
너도 그만 포기해
너 걔 못 이겨
아니
나는
어떻게서든 내 억울함 풀 거야
내가 하는 노력들이
믿을 만하다고 생각되면 그때는
날 위해 증언 꼭 해줘, 꼭
[한숨]
[카페의 소음]
[차들이 지나간다]
- 여기서 뭐 하세요? - 보라야
줘
왜 오셨어요?
쌤이 말했잖아 나 포기 안 한다고
너 학폭위 때 징계받은 거
선생님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이 안 돼
무슨 사정이 있는 거잖아
없어요, 그런 거
보라야
선생님 믿고 그냥 말해줄 수 없을까?
쌤
전 선생님들 안 믿어요
하, 가볼게요
[잔잔한 음악]
보라야
[계단을 오른다]
[적는 소리]
습...
아무래도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 건 좀 그런가?
뭐 어때?
아니야 [확 구긴다]
에이씨...
음... [바스락 소리]
역시
피 토하도록 싸워야 라은호지, 응?
누가 들으면 득음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
피 토하도록 싸우긴 누가...
그래도 우리 엄마 아빠가 깡 하나는 제대로 물려주셨다
어우, 그건 너무 물려주셨지 과하게
죽을래?
야, 내가 어떻게 죽어?
피 토하도록 싸우면서 죽어야지
- 응? - 죽어, 씨
[웃음] [은호의 한숨]
아무리 생각해도 임팩트가 너무 부족해
임팩트
- 잘 생각해봐 - 음...
아, 뭐 없나?
[적는 소리]
응?
[밝은 음악]
(은호) 야, 너...
은근 그림 잘 그린다?
야, 생긴 것도 멋있는데 손재주도 좋고
습, 어떤 여자 남친 할지 몰라도 이거
그 여자는 아마 전생에 우주를 구했을 거다, 응
[웃음]
[숨을 마셨다가 내쉰다]
[적는 소리]
[걸어간다]
[탁 소리]
[부스럭 소리]
[조용한 음악]
[적는 소리]
[탁 소리]
(은호)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거짓말을 하는 너에게
[문이 닫힌다] 라은호
[달려간다] 은팔! 은팔!
[헐떡이며] 대자보, 대자보 대박!
(은호)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부럽지 않아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뻔뻔함
이젠 오히려 고마워
너 덕분에 그동안의 내 삶이
얼마나 빛나는 건지 알 수 있어서
부당한 상황에 굴복하는 게 아니라
내 친구들과 함께 싸울 수 있어서
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 (은호) 멋있다, 칭찬해
(정 선생)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거짓말을 하는 너에게'
와...
글씨 참, 와...
라은호, 와... [학생들의 웃음]
[툭툭 친다] (태운) 글씨 이쁘기만 하구만
[지나다닌다]
[한숨]
근데
이 서명은 누구 거지? 9...
- 9? - 60?
반 번호?
누가 낙서를 해놨어?
잠깐만
(남학생 1) 너를 오랫동안 좋아했어, 힘내라!
[활기찬 음악]
(태운) 글씨 좀 구경할게, 얘들아 너희는 하던 거 하면 돼, 알았지?
놔봐, 놔봐
- 내놓으라고! - 오케이, 넌 아니고
자, 너도 아니고 아, 정일아
- 잠깐만, 글씨 좀 보자 - 뭐 하는 거야!
놔봐, 놔봐
너는 글씨 공부 좀 해야 되겠다
- 왜? - 봐, 봐봐
까르보나라?
자, 보자
- 치사하게 왜 숨겨? - 아, 왜?
확인만 하면 돼 [은호의 한숨]
무슨 공책이냐?
병구, 응?
그지? 패스
재혁아, 일로 와봐 한번 보자!
- 우리 반 끝이야? - 끝, 끝
어우, 진짜
- 그럼 2반! - 야!
이거...
[웃음]
[뛰어온다] [은호가 놀란다]
넌 뭐냐?
[짜증 낸다]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너한테 힘이 됐음 좋겠어
[웃음] [달달한 음악]
[살짝 밀친다]
어쨌든
- 고마워 - 뭐...
뭐가 고마워?
너냐? 네가 고백한 거야, 라은호한테?
그리고 우리 은호는 레모네이드 좋아해
기본도 안된 놈이 뭔 놈의 고백이야?
아니 네가 무슨 상관이야?
내가 옆에서 챙겨주고 싶다는데
[웃음]
그걸 네가 왜 챙겨!
특히나 힘들고 어려울 때 네가 왜, 왜!
라은호 그런 거 챙겨줄 남자 엄청 많아
뭐?
- 응? - 나...
남자가 많아?
(태운) 어 [은호가 부정한다]
- 씨... - 그만
[웃으며] 해라, 그만하자
얼마 전에도 되게 잘생긴 남자가 고백했대
[어이없는 웃음]
네가 안 챙겨줘도 챙길 남자 많으니까
신경 꺼, 어? [웃음]
[밀친다] 얘 말은 신경 끄고
[웃으며 뺏는다]
서명 고마워
나중에 꼭 한번 보자
날 왜 신경 꺼?
나중에 왜 봐? 보지 마!
[작게] 하지 마, 하지 마, 하지 마!
뭐래? 언제부터 좋아했대?
어? 어디가 좋대?
다 좋대
[신나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새끼,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야, 고백받으니까 좋냐?
생긴 건 꼭 참기름 기생오래비같이 생겼더만
[발소리] 야
걔는 기획사에서 콜이 엄청 들어오는 애야
왜냐?
얼굴이 엄청 잘생겨서
[웃음]
[마지못해 웃으며] 잘생긴 애들 다 죽었네, 어?
아주 그냥
이걸 고백을 못 하는 법을 만들든가 해야지
내일부터 그냥 일대일로 확 협박을 하고 다닐까, 어?
[코웃음] 야, 너는 어떻게
남들이 안 하는 생각만 쏙쏙 골라가지고 막 해?
신선해 죽겠지?
아, 혹시...
그 자식 말고 다른 놈들이 또 이거 때는 이때다 막 고백하는 거...
습...
나, 그 정도 존재감 아니야
왜 아니야, 어?
1분도 지각을 못한다며 애들이 난리를 부려가지고
미친 존재감
[밝은 음악] 완전 미친 존재감, 크으
어?
야, 내가 분명히 어디서 봤는데?
[헛기침]
[웃음]
너...
별걸 다 기억한다?
뭐, 뭘? 어?
흠?
으흠, 음
들어가, 빨리 들어가 [웃음]
- 가 - 들어가는 거 보고 갈 거야
빨리 가 [발소리]
빨리, 빨리 들어가!
자식이, 이거 쫓아온 거 아니겠지, 이거?
자식이 이거, 확...
[매미 소리] [진동이 울린다]
(남주) 잠깐 얘기 좀 해
[한숨]
아직도 할 얘기가 있는 거야?
하나만 묻자
넌 나 왜 만났니?
[슬픈 음악]
늘 차갑고 싸늘했던 널 보면서
도대체 날 왜 만날까?
늘 묻고 싶었는데
[머뭇거리며] 용기가 안 났어
좋아서 만났어
근데 언제부턴가
네가 하는 거짓말들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하면서
내 마음이 예전 같지 않았어
미안해
마음이 멀어졌으면 그만 만났어야지
왜 계속 만났니?
믿고 싶지 않았어
나한테 계속 거짓말하는 네가
나처럼
힘들어 보여서
[떨리는 숨소리]
[걸어간다]
[학생들이 얘기한다]
[긴장되는 음악]
[발소리]
[탁 놓는다]
[바스락거린다]
저기, 장 선생님
또 무슨 일이에요?
혹시 1학년 때 보라랑 무슨 일 있으셨어요?
아니요
[바스락거린다] 갑자기 그걸 왜 물어요?
그러니까...
보라가 선생님을 피하는 거 같아서요
하, 그래서?
내가 뭐 잘못이라도 했다는 거예요?
빛나 사건 때
분명한 상황인데도 난 모른다 그러고
또 너무 순순히 자기가 때렸다고 실토하고
이거 뭔가 좀 이상한 거 같아서요
(심 선생) 저, 아이가 유독
장 선생님을 불편해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보라랑 무슨 오해가 있지 않나...
심 선생은 학교 다닐 때 모든 선생님을 다 좋아했어요?
예?
오해 같은 거 없었고요
인기 많은 선생도 별로 되고 싶지 않으니까
그만 물어봤음 좋겠네요
저기, 선생님 그래도 다른 거는 몰라도
보라가 빛나 때문에 억울한 가해자가 됐다는 거
그건 좀 도와주실 수 있잖아요
혹시 보신 게 있으시면 이야기를...
[한숨]
진짜 제대로 못 봤다니까요?
[바스락 소리]
[장 선생의 한숨]
- (심 선생) 정말요? - (수지) 네, 그렇게 알고 있어요
여기 근무지 배정받고 교육받을 때
그렇게 전해 들었거든요 인수인계받으면서
그럼 삭제된 자료들도 2년간은 보관이 된다는 얘기네요
그렇죠
근데 그게 코드 처리가 돼 있어서
일일이 하나씩 열어서 확인해봐야 되는 모양이더라고요
문서량도 너무 많고
그 자료 안에 분명 보라에 관한 상담 자료 있을 거예요
[숨을 내쉰다]
[경쾌한 음악] [탁 소리]
[바스락거린다]
[클릭한다]
[팔락 넘긴다]
[클릭 소리]
[컵을 놓는다] [타자 치는 소리]
[클릭 소리]
[클릭 소리]
어? 찾았어, 찾았다!
[일어나 다가온다]
아니... [무거운 음악]
[당황한다]
(심 선생)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보라는 선생님을 믿고 어려운 이야기를 꺼냈을 텐데
[한숨]
그건 어디까지나 서보라 얘기였고
희찬이 쪽에서 말한 내용은 달랐어요
그래서 제대로 조사하셨어요 선생님?
당연하죠 제대로 조사했어요
처음 드린 기록이랑 추가 기록이랑
날짜 차이가 겨우 하루예요
단 하루 만에
피해자, 가해자, 목격자 의견 다 취합해서
결론을 내셨다는 거네요
심지어 180도 뒤집혔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나요?
우리가 무슨 경찰도 아니고
그런 애들 말 하나하나 다 들어주다간 아무것도 못 해요
선생이 무슨 죄인입니까?
(심 선생) 장 선생님
왜 선생님이 되셨습니까?
안정적이고 괜찮은 직업이어서요?
심 선생!
좀 과한 거 같은데?
정말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러시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만약 사건을 은폐하거나 거짓을 진실로 바꾼 거라면
전 장 선생님 용서 못 할 겁니다
빛나 폭력사건부터 작년에 있었던 희찬이 폭력 건까지
반드시 다 밝혀낼 겁니다
[한숨]
[빗소리]
[잔잔한 음악]
[달그락거린다]
[한숨]
괜찮아
비 오잖아, 우산 쓰고 가
다른 뜻 있어서 그런 거잖아
다른 뜻 없어
너야말로
왜 그렇게 자신을 꽁꽁 가둬두고
다른 사람 마음까지 왜곡하는 건데?
네가 뭘 알아?
어, 나 몰라
네가 왜 그렇게 마음의 문을 닫게 됐는지
뭐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아무것도 몰라
근데
생각은 해봤어
너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외로웠을지
["Going Home"] [한숨]
그럼 그냥 가 나 신경 쓰지 말고
그러니까 함께하자고
너 혼자서는 힘들었겠지만
우리가 함께하면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잖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넌 몰라도 돼
(은호) 아니, 알아야겠다
증언? 하지 마, 안 해줘도 돼
그냥 친구 하자고
맛있는 거 같이 먹고
고민 같은 거 서로 들어주고
별거 아닌 일로 히히덕거릴 수 있는 그런 친구
(보라) 나
그런 거 안 믿어
친구 같은 거, 우정 같은 거
나를 지켜준다는 말들
그러니까 너도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 마
♪ 슬픔들로 쌓여버린 ♪
♪ 하얀 겨울도 ♪
♪ 봄이 오면 꽃이 피듯 ♪
♪ 지나간다 ♪
뭐야?
비 온다
♪ 떠나가 버린 그대 향기로 ♪
♪ 눈물 흘리는 ♪
[캔을 딴다]
♪ 오늘 하루도 ♪
[다가와 앉는다]
[놓고 캔을 딴다]
♪ 옛사랑에 이별처럼 ♪
[마시고 신음한다]
[웃음]
[툭 친다]
[웃음]
[걸어간다]
[덜컹거린다]
♪ 지나간다 ♪
[잡는다]
♪ 집에 가자 ♪
[매미 소리] [터벅터벅 걷는다]
[보라의 한숨]
[한숨]
[쓰러진다]
[놀라며] 보라야!
[슬픈 음악]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니깐
퇴원하더라도 신경을 써야 돼요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소지품에서
우울증 치료제가 나왔는데
1년 넘게 꽤 오래 드신 것 같더라고요
오늘 내일은 드시면 안 됩니다
아, 네
[인사하고 간다]
(보라) 현태운!
이거 네 친구 송대휘한테 좀 전해줄래?
이딴 식으로 양심 팔고 영혼 팔아서
잘 먹고 잘살라는 말도
[한숨]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잔잔한 음악]
[웃음]
[웃음]
[따라가며] 보라야
고마워
아, 뭐가?
난 봤는데? 네 이름
아, 뭐...
그냥, 뭐 별 뜻 없이
아니 뭐, 다들 하길래
아니
나한테는
엄청 의미 있어
네가 날 응원해주는 거잖아
[웃음]
[화난 숨소리]
[우당탕 소리]
(희찬) 아니, 없는 것들이 말야
왜 자꾸 주제 파악을 못 하는지 모르겠네!
애초에 싹을 밟아버렸어야 됐는데 말야
그지?
희찬아
너 진짜
서보라한테 미안한 감정이 하나도 없어?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내가 걔한테 해준 게 얼만데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서보라
그때 그 일 있고 나서부터 정신과 치료받는 거 같았어
야, 그게 나랑 뭔 상관인데?
겁난다
뭐가?
(대휘) 지금 네 모습이
내 모습일까 봐
[어이없는 소리]
(희찬모) 일 이렇게 피곤하게 된 거
네 잘못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너는 기말고사 준비만 잘 하면 돼
나머진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까 알겠지?
저도 신경 안 써요
참, 운영위 모임 있었는데
라은호 걔, 이사장한테 단단히 찍힌 모양이더라
라은호가 왜요?
태운이가 걔랑 어울리면서 사고 치고 다닌다면서?
어떻게든 떼어놓고 싶은가 봐 전학이든 퇴학이든
[문이 열린다]
엑스, 엑스, 엑스!
내가 반드시 잡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열린다]
[학생들이 떠든다]
(교장) 이게, 이게 말이 됩니까, 이게!
생기부 전체 공개가, 이게?
엑스가 우리 반이래!
[학생들이 놀란다]
(희찬의 독백) 엑스는 2학년 1반에 있다
[발소리]
[바닥이 삐걱거린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라은호가 유력한 엑스 용의자
만약 라은호가 엑스가 아니라면
누군가가 공범일 수도 있다는 거네
그리고 최근에 벌어진 엑스 짓은 경시대회 고발
(교장) 수학 경시대회 1등은 태운 군한테 갈 테니까
(희찬의 독백) 이 엑스 짓의 최대 수혜자는
[학생들이 감탄한다] 송대휘
그럼 엑스는
송대휘?
(희찬) 대휘야
[다가온다]
요즘 내가 너무 밀어붙였지?
[대휘가 숨을 내쉰다]
미안해
[한숨]
서보라 문제는 이제 그만 개입하고 싶다
그래서 내가 다른 부탁을 하나 할까 하는데
[긴장되는 음악]
넌 엑스가 누구라고 생각해?
글쎄
난 전혀 감이 안 와서
(희찬) 우리 반 생기부만 유출됐고
한때 엑스로 오해받았던 라은호가
엑스 소재로 웹툰을 그려
- 뭔가 느낌 오지 않아? - 어?
어, 그러네
(희찬) 만약 라은호가
누명을 쓴 게 아니라 진짜 엑스랑 공범이라면
학폭위까지 갈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바로 퇴학이니까
습, 내 추측이 맞다면
엑스는 라은호랑 아주 가까운 사이일 확률이 높아
그러니까 네가 한번 찾아봐
너 요즘 생각이 참 많아진 거 같다?
옛날 송대휘
참 멋있었는데
[툭 친다]
[걸어간다]
[화난 숨소리]
[은호의 말소리]
(희찬) '학생 엑스?'
그거 재밌더라
(은호) 그걸 봤어?
연재하잖아 누구나 보라고 하는 거니까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 뭐? - 그 웹툰에서 나온 엑스 말야
다 상상해서 그린 거야?
아이디어는 얻었지만
- 내용은 당연히 상상이지 - 아...
상상해서 그린 것치곤 너무 실감 나길래
야, 김희찬
은팔이가 엑스란 얘기야?
뭐야, 언제 적 떡밥을
물론 라은호는 절대 엑스가 아니지
엑스는 뭔가
여유가 있는 놈이니까
[긴장되는 음악]
[발소리]
라은호가 하필이면 '학생 엑스'를 그린다
[숨을 내쉰다] 그 모델이 분명 있을 텐데
[탁 짚는다] (태운) 한 번만 더 라은호 건들면
진짜 죽는다
(덕수) 얘들은 뭐야? 쌍으로 교무실엔 왜 들어가?
(희찬) 최근엔 둘이서 교무실 무단 침입까지 같이 했다 이거지
근데 엑스가 현태운을 고발한 건?
(병구) 엑스가 태운이를 고발한 거야?
뭘 봐, 이 새끼들아!
혹시 그때의 폭로가
엑스를 위장하기 위한 고도의 페이크였다면
라은호와 엑스
이게 진짜라면 상당히 재밌어지겠는데?
[새가 지저귄다]
(희찬) 라은호가 누명을 쓴 게 아니라
진짜 엑스랑 공범이라면
학폭위까지 갈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바로 퇴학이니까
[긴장되는 음악]
[은호와 태운이 얘기한다]
[걷는 소리]
(희찬) 요즘
내가 궁금한 게 좀 있는데
[다가온다]
엑스 말이야
어떤 타입일까?
우리 반에 있다는데
넌 엑스가 누구라고 생각해?
무슨 남자 새끼가 맨날 말을 빙빙 돌려?
왜?
내가 엑슨지 궁금해?
엑스면
어쩔 건데?
[긴장되는 음악]
[탁탁 친다]
[후후 불며 친다]
[부스럭 소리]
(태운) 흠
좋아
[덜컹거리는 소리]
[작게] 됐다
그냥 넘겨짚은 게 아닐까?
김희찬 걔는 특히 조심해야 돼
관상에 딱 쓰여있잖아
저는 아주 음흉한 놈입니다
[한숨 쉬며 앉는다]
쯧, 그럼 당분간 여기도 못 오겠네
왜?
단둘이 오붓한 시간 못 보낼까 봐 걱정돼?
너
이 정도면 병이야, 병
병원도 가봐, 좀, 어휴... [웃음]
[은호의 웃음] (태운) 뭐, 어쨌든
당분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을 거 같은데?
아, 김희찬 걔는 갑자기 왜 엑스 찾겠다 난리여가지고
가만있어도 짜증 나는데, 쯧
뭔가를 노리는 거겠지
[의미심장한 음악]
노리는 거?
음, 뭐랄까...
습, 좀 중요한 거?
[매미 소리]
[덜컹거린다]
어유, 눈 완전 팅팅
어제 잠 못 잤냐?
오늘 학폭위 열리잖아
너 같으면 잠이 오겠냐?
[웃음]
야,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하고 잤냐?
다 잘될 텐데
[손을 올린다]
걱정 마
알았지?
[발소리] 가자
[무거운 음악]
여러 위원님들과 선생님들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라은호 학생의 입장을 입증할
어떠한 정황증거도 없는 거로 판단됩니다
[어이없는 소리] (교감) 따라서
라은호 학생을
이번 학교 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태운) 잠깐만요!
[걸어온다]
[숨을 내쉰다]
[작게 웃는다]
[떨리는 숨소리]
(남 1) 그러니까 서보라 학생
증언 말고는 입증될 만한 게 없네요
현장에 있었던 학생입니다 학생 말을 안 믿어주면은...
제가 찍은 동영상이 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의자가 삐걱거린다]
어디...
- (은호) 나 아니라고 - (희찬) 너 맞잖아!
- 나 아니라고! - 너 아니면 없다고!
나 아니라고!
[부딪히는 소리]
(은호) 너... [쓰러진다]
[신음]
(태운) 미쳤냐?
(은호) 아니야, 괜찮아 아니야, 나 괜찮아
[숨을 내쉰다]
[한숨]
[의자가 삐걱거린다]
이에 더불어 한 가지 더 건의할 내용이 있습니다
지난번 학폭위 때 다뤄졌던
유빛나, 서보라 학생의 폭력 사건 재심을 요청합니다
[웃음]
진짜?
보라한테 다?
걔도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거니까
내 진심을 보여주고 싶었어
[리듬감 있는 음악]
(보라) 너...
정말...
[부스럭 소리]
[놀란 숨소리]
[부스럭 소리]
이제 믿겠냐?
만약 내가 너를 속이거나 지켜주지 못하면
네가 나를 고발해
이게 내가 너한테 보여줄 수 있는 진심이야
야, 어쩌려 그래?
[다가온다] 모르겠어?
너랑 잘해보려고
[웃음]
너도 웃지 마
왜?
아, 웃지 마
왜 웃지 마?
[짜증 내며] 아, 웃지 마!
왜, 막 웃으니까 떨려? 어?
- 하지 마 - 어?
- 하지 마 - [웃음] 왜 그래? 야
(보라) 금도 고등학교 학교 폭력 사건을 신고합니다
저는 2학년 1반 서보라입니다
[잔잔한 음악]
[웃음]
[타자 치는 소리]
저는 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가해자가 된 상황을 고발하고자 합니다
[매미 소리]
이런다고 뭐가 달라져?
그래서 네가 얻을 수 있는 게 뭔데?
[한숨]
뭘 얻으려고 하는 게 아니야
네가 뺏은 걸 되찾고 싶은 거지
[어이없는 소리]
야, 누가 보면 내가 널 괴롭히기만 한 줄 알겠다
그래, 어쨌든
포기해
더 곤란해지기 싫으면
못 해, 포기 안 할 거야
[잡는다] 장난하냐?
포기 안 해?
(대휘) 김희찬
[때린다] [신음 소리]
[희찬이 신음한다]
[대휘의 한숨]
[맞고 떨어진다]
송대휘
[잔잔한 음악]
진작 했어야 할 사관데
너무...
너무 늦어버렸어
알아 너도 어쩔 수 없었다는 거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거 같아
누가 그러더라
꼭 그렇게 바닥까지 무너졌어야만 했냐고
방법이 그거밖에 없었냐고
[작게 웃는다]
누가 그러더라
혼자선 힘들지도 모르지만
함께라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툭 소리]
용기를
내야 할 타이밍이겠지?
(보라) 벌써 냈잖아
네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다 알아
대휘야, 고마워
이제라도 미안하다고 얘기해줘서
[보라의 웃음]
이제 나도
용기를 내보려고
[웃음]
[바스락거리며 한숨 쉰다]
어, 사안이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서보라 양 사건 어떤 결론이 날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억울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이사장님
예, 알겠습니다
[숨을 내쉰다]
[걷는 소리]
[학생들이 얘기한다]
(빛나) 야, 서보라
너 교육청에 신고했냐?
네가 그런다고 이길 거 같아?
네가 뒤집어씌운 게 걸릴까 봐 겁나?
하!
미쳤냐? 네까짓 거한테 겁먹게?
그럼 한번 기대해봐
네가 한 거짓말이 어떻게 응징을 받는지
이번엔 나도
쉽게 포기하지도, 더 이상 당하고 있지만도 않을 거거든
- 뭐? - 왜?
또 잘난 니네 엄마한테 이르게?
너 진짜 죽고 싶냐?
[헐떡인다] [탁 잡는다]
[경쾌한 음악] [빛나의 신음]
[학생들이 놀란다]
너 내가 말했지?
더 이상 당하고 있지만 않을 거라고
[분한 소리]
두고 봐
[걸어간다]
(정일) 야, 역시 살아있어 왕년의 서보라
재밌니?
소문 니들이 낸 거 다 알아
뭔 소리야?
나도 니들이 얼마나 쓰레기 같은지 소문 한번 내볼까?
뭐, 우, 우리, 우리가 뭐!
니들이 말한 대로 내가 김희찬이랑 좀 사귀었었거든
그래서 뜻밖에 재밌는 사실들을 좀 많이 아는데
[어이없는 웃음] 얘, 얘 뭐래?
진짜 어이없네, 진짜 [웃음]
가자
[발소리]
(여학생 1) 오, 서보라
[박수 소리] (여학생 2) 오, 서보라
(병구) 보라야
- 진짜 잘했어 - 멋있어!
(정은) 아, 진짜 사이다 한 캔을 다 마신 거 같아
- 너무 속 시원해 - 멋있다, 서보라
- 짱! - 진작 그러지 그랬냐?
아, 쟤네 얄미워 죽겠는데 진짜 미쳤다, 서보라
(은호의 독백) 소문은 엉뚱한 곳에서 태어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툭툭 친다]
그 무게감을 드러낸다 [보라의 웃음]
소문이 혼자 태어나지 않듯
우리는 결국 혼자가 아니다
함께라고 모든 걸 해결할 순 없지만
함께라서
버텨낼 수는 있으니까
- 엑스한테 문자를 보냈다고? - 어
오늘 밤 10시에 강당에서 만나기로 했어
안 나타나면 라은호 가만 안 두겠다고 했으니까
분명 나타날 거야
[문을 열고 나온다] [풀벌레 소리]
[문이 닫힌다]
-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 아니?
표정이 안 좋은데? 왜, 뭔 일 있어?
[웃음] 내 표정이 왜? 이제 표정까지 신경 쓰여?
아유...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까?
아니
[피식 웃는다]
(은호) 아, 지친다
야, 얼른 들어가서 쉬어 그동안 고생했을 텐데
- 너는? - 나?
습, 무슨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처럼 말한다?
내가 할 일이 뭐가 있어?
아, 네 생각하는 거? [웃음]
나 갈래 [걸어간다]
같이 가자
[리듬감 있는 음악]
[발소리]
[풀벌레 소리]
[풀벌레 소리]
[발소리]
(희찬) 10시, 강당으로 와
안 오면 라은호 다친다
[걸어온다]
(희찬) 드디어 만났네
도망쳐봐야 소용없어
여기 다 찍고 있으니까
[바람 소리]
[긴장되는 음악]
[웃음]
뭘 그렇게 놀라냐?
설마...
말도 안 돼
[크게] 너 지금 장난쳐?
[웃음]
장난?
내가 저질렀던 엑스 짓이
다 네가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는 걸 알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뭐?
[음악이 멈춘다]
[걸어간다]
[작게 숨을 내쉰다]
[풀벌레 소리] [리듬감 있는 음악]
(대휘) 약속 장소가 바뀌었다
강당이 아니라 음악실 입구에서
[일어서서 간다]
[탁 멈춘다]
[음악이 고조된다]
[주제곡 "이순간을 믿을게"]
♪ 지금 이 순간을 믿어볼게, 난 ♪
♪ 가끔 자신 없고 불안하지만 ♪
♪ 네가 내 맘에 들어온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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