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7 . 11회
(대휘) 약속 장소가 바뀌었다
강당이 아니라 음악실 입구에서
[우뚝 선다]
[다가온다]
(대휘) 경비아저씨!
[뛰어간다]
[문 소리]
[숨을 내쉰다]
[잡는다] 너 뭐냐?
- 이거 놔 - 뭐냐고, 씨!
치워라
[화난 숨소리]
김희찬이 눈치챘어
[발소리]
문자 김희찬이 보낸 거야?
[어이없는 웃음]
그럼
네 같잖은 영웅 놀이 끝까지 아무도 모를 줄 알았냐?
그럼 넌 뭐야?
뭐냐, 이 복장은?
혹시 너...
[지퍼를 내리고 벗는다]
빚지고 싶지 않아서니까 오해하지 마라
수학 경시대회 덮어준 거로
두고두고 생색낼까 봐 그런다, 왜?
너 때문에 라은호까지 위험해지잖아
[긴장되는 음악] [발소리]
김희찬은 어디까지 아는데?
확실한 거야, 떠본 거야?
[옷을 놓는다]
[숨을 내쉬며] 거의 심증은 굳혔고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까 한번 떠본 거 같아
일단 내가 나타나서 순간적으로 당황은 했는데
머리 좋은 놈이니까 백 프로 믿진 않을 거야
그리고 라은호한테 내가 다 안다는 거 얘기하지 마
괜히 신경 쓰이게 하지 말고
넌 언제부터 알았냐?
알 거 없어
[발소리] [문이 열린다]
[문이 닫힌다]
[한숨]
[문이 열린다] [풀벌레 소리]
[문이 열리고 나온다]
[문이 닫힌다]
[문을 잠근다]
괜찮겠어? 학교에서 엑스 잡겠다고 난리잖아
그러게
누가 사고만 안 치면 참 다행이겠는데
참 어이없다
엑슨지 뭔지 유치한 짓 먼저 시작한 게 누군데?
(태운) 어이없어?
(은호) 야, 이거는 어처구니야 어이가 아니라
[다가간다]
[문이 열린다]
뭘 봐?
쭉 감시했으면서
들어오든가
[문이 열린다]
[문이 닫힌다]
[어이없는 소리]
[옷을 놓는다]
간땡이가 부었네
(태운) 그럼 소심 간땡이랑 같냐?
뭐 하는 짓이야?
도대체 왜 이딴 짓을...
알 거 없어
설마
준기 때문이냐?
[뒤집는다] 시끄러워
(대휘) 너랑 니네 아빠가 학교에 했던 나쁜 짓
이렇게라도 갚고 싶어서?
- 뭐, 인마? - 아냐?
이렇게라도 비겁하게 네 마음 편해지고 싶어서잖아!
[쾅 친다] [무거운 음악]
[다가선다] 이 자식이 진짜...
[어이없는 소리] 아직도 모르겠냐?
그때나 지금이나 네 비겁한 짓이 엄한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 거!
그만 닥쳐라
(대휘) 맞잖아
너 때문에 지금 라은호 곤란해진 거
하!
하긴
이번에도 라은호 다치면
또 혼자 빠져나가면 되겠네
[화난 소리]
[걸어간다]
[우당탕 소리]
네 앞가림이나 똑바로 해
라은호 위험하게 만든 게 누군데!
너랑 쓰레기 같은 짓 같이 했던 김희찬이야
너 따위가 어디서
어디서 너 따위가 감히...
라은호 걱정이야, 어?
그럼 이번엔 네가 자백하면 되겠네, 엑스인 거
안 그래도 공범이니 뭐니 의심받는데
그럼 라은호 편해지잖아
[옷을 집는다]
[문이 열린다]
[문이 쾅 닫힌다]
[진동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대휘) 그럼 이번엔 네가 자백하면 되겠네, 엑스인 거
그럼 라은호 편해지잖아
(희찬) 네가 엑스인 거 알고 있어
10시, 강당으로 와
안 오면 라은호 다친다
[걸어간다]
[툭 친다]
김희찬 어디 갔어?
아까 대휘랑 나가던데?
[매미 소리]
재밌네, 송대휘
네가 진짜 엑스라고?
봤잖아, 내가 엑슨 거
알잖아
내가 안 믿을 거라는 거
[어이없는 웃음]
생기부 공개되기 전날 밤에도 새벽까지 같이 있었고
겨우 그 정도 일로...
(희찬) 그러겠냐?
내가?
그 구질구질한 밑바닥에서 탈출해보려고 내 비위 맞추고
온갖 수모를 견뎠던 네가 어떻게 엑스야!
말도 안 되지
[화난 숨소리]
이렇게 뒤통수치려고
그동안 참았었나 보지
너무 허술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희찬) 왜 그랬어?
페이크까지 써가면서?
(대휘) 매번 당할 순 없잖아
네 말처럼 나도 내 걸 지켜야 되니까
네 약점 하나 정돈 가지고 있어야지
많이 컸네
왜 라은호냐?
그 힘없는 애 건드려서 뭐 하게?
그래서 건드리는 거야
힘이 없는 게 뭔지 알려주려고
(희찬) 감히 지까짓 게 날 건드려?
꼴 같지도 않은 게?
[어이없는 웃음]
요즘도 아버지 전화 받으면
말 더듬고 벌벌 떠냐?
내 약점 까려면 까봐
[숨을 내쉰다]
나도 네 약점 가지고
네 아버지 찾아갈 테니까
[걸어간다]
[쿵 소리]
[바람 소리]
[한숨]
어쨌든 조심하자
김희찬 때문에?
뭐, 조심해서 나쁠 거 없으니까
(남학생 1) 라은호
[웃음]
[팔을 휘젓는다] (은호) 어머...
또 왔네?
학폭위 결과 나왔던데
네가 이겨서 진짜 다행이야
그러게
자
[감탄한다] [익살맞은 음악]
고마워
편지...
직접 쓴 거야?
[툭 치며] 야, 감동이다, 야
감동은...
너 뭐야?
왜 자꾸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해?
아니, 근데 넌
은호가 고백이라도 받아줬어?
아니!
- 근데 왜 네가 난리를 쳐? - 난리?
너랑 나랑 같은 거 같아?
너 앞으로 얘 앞에 나타나지 마 [웃음]
은호야
우리 언제 영화 보러 갈래?
- 영화? - 어
요즘 보니까 재밌는 영화 많이 나오던데
조만간 내가 예매하고 다시 연락할게
[웃음]
[한숨]
뭘 훑어봐?
아, 나 영화 본 지 되게 오래됐는데
[좋아한다]
영화?
그 어둡고 침침한 데서 둘이 딱 붙어가지고
[크게] 영화?
[부스럭 소리] 네가 신경 쓸 건 아닌 거 같은데?
[어이없는 웃음]
[감탄한다]
아악! [발랄한 음악]
아아!
[부스럭 소리]
왜 남의 걸 뺏어 먹고 그래!
먹지 마! 이빨 썩어
너, 여...
영화 봐봐, 습...
(은호) 아, 씨
진짜...
너 근데 왜 대답 안 해?
무슨 대답! 쯧
(태운) 내가 먼저 한 거 같은데? 그 자식보다
고백, 뭐 그딴 거
[달달한 음악]
왜 대답을 안 해?
- 대, 대답? - 대답!
해야 하는 거였냐?
해야지, 해줘야지!
찾으면 말해줄게
[학생들의 발소리]
(남학생 2) 와...
(덕수) 올, 라은호 대단한데?
[웃음]
유빛나 결과도 뒤집혔네
완전 사이다
역시 정의의 승리지
완전 사이다 [웃음]
[한숨]
[학생들이 얘기한다] [발소리]
[걸어간다]
- (남학생 3) 뭐야? - (남학생 4) 씨, 진짜
[웃음]
[학생들이 얘기한다]
[의미심장한 음악]
학폭위 결과도 나왔는데 사과 좀 하지?
[어이없어한다]
무식하긴
나 민사로 청구할 거야
아직 제대로 된 결과도 안 났는데 무슨 사과?
[한숨]
넌 참 뻔뻔하다
넌 사과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워?
난 잘못한 거 없어
(은호) 아무리 그렇게 발뺌해도
네가 잘못한 게 잘한 게 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야
넌 어떻게
사과하는 방법을 모르냐?
넌 참...
가만있는 사람 나쁜 마음먹게 하는 재주가 있어
[걸어간다]
[툭 친다]
어우, 저 재수탱이!
(사랑) 가다가 확 넘어져 버려라
(은호) 가자, 가자, 가자
(희찬모) 신경 끄고 공부나 제대로 해
2등밖에 못하는 거, 그거
너 아직 노력이 부족해서 그러는 거야
네
하, 도대체 뭐가 부족한 거야?
힘들어 죽겠네, 진짜
[크게 한숨 쉰다]
[잔잔한 음악]
저도 힘들어요
뭐?
제발...
제발 그만 좀 하세요
[훌쩍인다] 왜 맨날 나한테만 뭐라 그래요?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왜!
네 인생 완벽하게 세팅해주려고 하는 거잖아!
지금이 거지 같은데 뭐가 어떻게 완벽해져요?
[훌쩍인다] 나도 살고 싶은데
숨 좀 쉬고 싶은데
왜 자꾸 숨도 못 쉬게 몰아붙여?
왜 자꾸 목 조르는데!
김희찬
왜!
나도 미칠 거 같다고
[퍽퍽 치며] 나도 돌아버릴 거 같다고!
어쨌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중요한 시기에
공정 학교와 바른 학교로 거듭나는 진통이라 생각하시고
장소란 선생은...
아주 고맙네요
덕분에 6개월 감봉에 징계 처분까지
평생 한 번도 없을 이력을 남겨주시고
죄송하기는 한데
그렇게 크게 죄송하지는 않네요
[어이없는 소리]
그러니까 애들한테만 수행평가 같은 거 하지 말고
선생들한테도 해야 돼
선생 수행 잘 하고 있는지
[툭 친다]
뭐라고요?
[교감의 헛기침] 거 맞는 말씀입니다
학부형도 수행평가 해야 됩니다
학교 앞 분식점도 수행평가를 하고
[발소리]
[잔잔한 음악]
[한숨]
제가 준비한 얘기는 여기까집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여러분도
[바스락거린다]
안정된 직업보다는
행복한 꿈을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주동진 기자였습니다
[학생들의 박수]
(심 선생) 곧 있으면 예비 진학 상담도 있고 하니까
다들 자신의 꿈에 대해 고민해보길 바라
[효과음]
어우, 야 조회 수 또 늘었어!
이러다가 습, 완전 유명해지는 거 아냐?
조회 수 13 가지고 유명해지기는 무슨...
야, 반응이 장난이 아니야
개꿀잼, 핵꿀잼
[감탄한다]
누굴까?
이 정도면 완전 우리 웹툰 빠돌이야, 빠돌이
빠도...
이는, 품위 없게
열혈 독자, 어?
[훌쩍인다] [그리는 소리]
흠... 야, 나이스가이
왜?
[밝은 음악]
[펜을 떨어트린다]
나이스가이, 왜?
딱 걸리니까 당황스러워?
뭐, 뭐, 무, 뭐, 뭘
뭘, 따, 딱 걸려?
아 씨, 참 나... [은호의 웃음]
아이, 왜 그러시나? 나이스가이 님
어, 진짜 [당황한다]
[의자를 찬다]
어, 어, 어이없네 와...
어, 어, 어, 어, 어
어이가 없으셨어요? 나이스가이 님?
아, 진짜! 내가 무슨 침팬지도 아니고
언제 그랬어, 씨
[웃음]
어쨌든 고맙다
내 1호 팬 현태운
할 일 없어서 한 거야
하, 할 일이 없어서
[웃음] 그러든지
근데
넌 꿈 없어?
없어, 촌스럽게
왜, 그때 보니까 너 그림 잘 그리던데
내가 얘기했지?
꿈을 갖는 순간부터 인생이 피폐해지는 거라고, 쯧
음...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왜?
왜, 왜 그래?
[캔을 딴다] [잔잔한 음악]
땡큐
[한숨]
조회수 13이 내 현실이야
내가 웹툰 연재하는 곳에서만
하루에 수십 개의 새로운 웹툰이 올라와
수백 개의 웹툰이랑 매일같이 경쟁을 해야 되는데
[힘없이 웃는다] 이제는
내가 재능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음료를 마신다]
원래 다들 그렇게 힘든 경쟁 해서
꿈을 이루는 거잖아
그 속에서
살아남을 순 있을까?
내가 잘하는 거랑 좋아하는 건 분명 다른 걸 텐데
그냥
남 흉내만 내다가 사라지는 건 아닐까
불안하기도 하고
쯧...
[음료를 마신다]
아...
아...
[컴퓨터 조작음]
어?
(태운) 너무 재밌음 작가가 천재인 듯
올...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이 여주인공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잘 모르는 것 같음
[웃음]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면 훨씬 캐릭터가 살아날 것 같음
나이스가이 [웃음]
(정일) 빛나, '해피 버스데이'
[웃으며] 너 안 가져왔음 큰일 날 뻔했어
[부스럭 소리]
[감탄한다] 이쁘다
(빛나) 고마워
(정일) 그럼 생일파티는 기말 뒤로 미루는 거야?
[한숨 쉬며] 어
- 어디서 할 건데? - 호텔에서
엄마가 예약해놨대
[남주의 헛기침] [빛나의 웃음]
빛나야
[돌아본다] (정일) 오?
(남주) 여기 [웃음]
야... [받는다]
오, 남주 [빛나의 웃음]
뭐야, 뭐야?
[바스락 소리]
[어이없는 웃음]
향초네
[당황한 웃음]
처음 보는 브랜든데?
어디 프랑스 건가?
아, 그게...
그냥 인터넷에 파는 거네
(학중) 근본도 없는 싸구려
[정일이 비웃으며 친다]
혹시 그거
홍남주가 너 일부러 엿먹이려고 그런 거 아냐?
(정일) 오, 서보라에 이어 원투 펀치!
[웃음] 그런 거 아니야
그냥 후기도 좋고 유명한 거라 그래서
(정일) 아
근데 너네 집 진짜 신강운수 맞아?
(남주) 어? [잔잔한 음악]
[웃으며] 그건 왜, 또?
(정일) 아니 그 집 대표가 독신 맞대서
습, 최근에 대표가 바뀌었나 싶어서
쯧 아, 또 소문인가 보네
(학중) 야, 근데
송대휘랑 헤어진 건 진짜야?
[빛나가 놀란다] 야, 너네 헤어졌어?
[한숨]
(빛나) 야, 송대휘 너 남주랑 헤어졌어?
왜?
니들이 뭔 상관이야?
어?
(정일) 아니, 그래서 헤어졌다는 거야, 뭐야?
[바스락거린다] 헤어졌어
헤어졌으니까 니들은 신경 꺼
[어이없는 웃음] (빛나) 야, 어떻게 된 거야?
너 설마 차인 거야?
[작게] 에이, 설마 차였겠어
- 차였네 - 야
- (정일) 아니겠지 - (학중) 차, 차였어?
[빛나의 웃음] [한숨]
(빛나) 야, 차였나 보다
[매미 소리] (남주) 송대휘!
[걸어온다]
너 그렇게 다 까발려야 속이 시원해?
남주야
난 그냥 솔직하게...
[비꼬며] 아, 맞다
너 솔직한 거 좋아하지?
그래서 전 여친의 자존심 따위 깔아 뭉개져도 상관없겠지
미안해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
고맙네
의도 따윈 없어서
[걸어간다]
(은호) 잠깐, 잠깐, 잠깐 잠깐만
그러니까
아버님께서 우리 집 치킨을
좋아하신다고?
어
그래서 우리 집에
치킨을 튀기러 가겠다고? 지금 굳이?
어
- 그냥 집에 가서 시켜 먹으면... - 그럴까?
집에 가서 치킨 시킬까?
한 다섯 마리? 아니다
[장난기 있게] 쿠폰 있으니까 여섯 마리
너 그 여섯 마리 다 따로 시킬 거지?
[효과음] 아, 당연하지!
내가 얘기했잖아 나 치킨 시키는 게 취미라고
[숨을 내쉰다] 오케이, 한 마리 콜
딱 한 마리만 딱 튀겨서 딱 가져가는 거다?
배달 딱 금지야, 씨
아이씨, 쯧
딱 오케이
[부스럭 소리]
용돈 따따블?
알았어, 기집애야
[부스럭 소리]
어떻게, 네 친구 거는 좀 시간 걸리겠는데?
뭐, 갔다가 주면 되지 갔다 올게
[걷는 소리]
[탕탕 친다]
(은호) 야, 이거 네 거 아닌데?
아, 가게?
아니, 배달 가게
- 네가 배달을 왜 가? - 그럼 너 혼자 배달 가게?
안 돼, 요즘 이상한 놈들 얼마나 많은데
계속해서 치킨 시키고, 어?
막 농담 따먹기 하고 쿠폰 달라고 무섭게 굴고
에유, 그런 놈들 만나면 큰일 나 같이 가, 위험해
야, 나 그런 놈 만난 적 있는 거 같아
아, 나도 뭐 아는 놈 같기는 해
잘생긴 거 같기도 하고
[잔잔한 음악] 일단 가자
치...
가, 가, 가
[웃으며 탄다]
[매미 소리]
- (여학생 1) 야, 대따 잘생겼어 - (여학생 2) 진짜?
[여학생들의 감탄]
(여학생 3) 이 치킨집 알바가 이렇게 잘생긴 지 몰랐네
나 앞으로 여기서만 시켜야지!
(여학생 1) 금도고네? 오빠
너무 멋있어요
[웃음] 그런 소리 많이 듣긴 하는데
[어이없는 웃음]
앞으로 치킨 많이 시켜주세요
아, 네!
- 안녕 - 안녕히 가세요
안녕
안녕
[걸어간다]
뭐냐, 저것들은?
신나? [억지웃음]
아주 기분이 좋나 봐 막, 어?
- 질투하는 거야? - 아니거든?
[웃으며] 야야, 야야야
너도 질투하는 거 맞네
왜, 막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들이 나한테 정신 못 차리니까 화나?
열 받아, 어?
뭐, 귀엽든 간에 귀가 없든 간에 만나!
만나세요, 쭉쭉, 소녀들 만나세요, 어어
넌 그렇게밖에 말 못 해?
야
내가 지금 누구 때문에 이 시간에 배달을 다니겠냐?
보고 싶어서
옆에 딱 두고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어?
[찰칵 소리] 아싸, 혼자 봐야지
[웃으며] 야!
- 왜, 왜, 왜 - 내놔, 내놔
- 내 폰인데 왜? - 내놔, 내놔, 내놔
아, 내놔!
- 안 돼, 어? - 아, 내놔
[오토바이 소리]
뭐야?
응? 왜 이래?
[헬멧을 벗는다] 너 내려봐
왜 이래? 시동이 안 걸려
[짜증 낸다] 아, 씨
(남 1) 국내는 단종이라
해외에서 오려면 시간 좀 걸리겠는데
빨리, 빨리 해줘
- 빨리 해줄 수 있잖아 - 아무리 빨라도 3일인데
아 씨...
전화해볼게 구경 좀 하고 있어
땡큐, 형
와, 진짜 오랜만이다
[발소리]
야, 근데 되게 신기하다 이게 다 각자 다르게 생겼네?
그치, 모델이 다 다르니까
[웃음] (태운) 이게, 야
- 이게 진짜 남자 오토바인데 - 응?
이게 1909년에 엔진이 나오면서 만들어진 거거든
그때부터 실린더가 이렇게 45도 모양이야
습, 아 근데 너 이거 봤을 텐데?
- 응? - 왜, 여름에 아저씨들
막 가죽 잠바 입고 이렇게 하고서 타는 거 있잖아
할리라예 이거?
- 왜 그래? - 아, 왜 그 민식이냐?
그 있잖아, 그 이거 막 예전에 했었던 거
미, 민식이가 누구냐? 친구야?
응, 친구는 맞는데...
[잔잔한 음악]
와...
와...
야, 이게 진짜 끝내주는 거거든
이게 부품 하나하나가 다 손으로 만든 거야
이게, 와... [감탄한다]
이게 약간 아쉬운 게 있는데
만약에 내가 만들었으면
안장을 약간 높여가지고 엣지 있게 만들었을 거야
그리고 핸들을 약간 좀 낮추고
전체적으로 이제 오토바이를 좀 감싸 안는...
습, 그럼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약간 무너지네
[감탄한다]
[웃음]
[풀벌레 소리]
야, 근데 너
은근히 오토바이 귀신이더라?
옛날엔 뭐, 좀
관심 있었으니까
궁금했었거든
사실 나는
그 사고 이후로
버스를 잘 못 타겠거든
겉으로는 극복한 줄 알았는데
다른 서랍에 넣어두고 있더라고
상처를
마주치기 두려웠던 거지
근데 너는
어떻게 오토바이를 탈 수 있었을까
궁금했었어
그러게
오토바이를 준기라고 생각했어
[잔잔한 음악] 준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배웠고
준기 때문에
오토바이 디자이너라는 꿈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
그랬구나
준기 그렇게 되고 나서
한동안 오토바이가 너무 무서웠어
[숨을 내쉰다]
도저히...
못 탈 것 같고, 근데
습, 그럼 꼭
준기를 버리는 거 같더라고
준기랑 함께한 시간들
추억들
전부
그래서 이 악물고 탔어
오토바이를 타면
준기랑 같이 있는 거 같았거든
꿈은
왜 접었어?
오토바이도 타고
오토바이 디자이너 꿈도
같이 꾸면 되잖아
꿈?
[깊게 숨을 내쉰다]
언제부턴가 꿈이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
꿈을 이루면 행복해질까?
내 인생이 뭐가 달라지지?
[웃음]
습, 뭐...
그런 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나는 네가
가슴 뛰는 일
설레는 일
즐거운 일
그걸 했으면 좋겠어, 그냥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
뭐?
다른 꿈이라도 생겼어?
말했잖아, 떨린다고
설레고 즐거워, 널 보면
그럼 네가 내 꿈인 건가?
(은호부) 이야... [달그락 소리]
[웃음]
먹어, 먹어
(은호모) 소고기, 전복? 우리 집 형편에 뭐 밥상이 이래?
엄마, 우리 집 형편도 이제 좀 나아지지 않겠어?
갑자기 내가 그럴 듯한 공기업 같은 데 막 취업되거나?
- (은호모) 아이고 - 꿈도 크셔
(은호모) 공기업은 바라지도 않고
동네 공원에라도 좀 취직됐으면 좋겠네
거 참, 참, 참
기다려 보시게, 응?
혹시 알아?
우리가 그냥 손발을 딱딱 맞춰가지고
취업 소식이 그냥 막 들려올지?
[웃음] (은호모) 뭔 헛소리야?
뭔 손발에 딱딱 맞춰 취업을 해?
다 걱정하지 말고
이 비싼 전복이라도 좀 먹어봐
- 아 - 아이, 커, 커
아, 아 [먹는다]
은팔아, 너도 먹어 많이 먹어, 많이 먹어
[웃음]
어, 너무 맛있다
맛있지? 역시 우리 아빠
[문이 열렸다 닫힌다]
[걸어온다]
[달그락 소리]
(은호) 준기를 잊지 않듯이
난 네가 네 꿈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밝은 음악] 너
이거 대따 비싼 거다? 그니까
너 열심히
전투적으로
최선을 다해 꿈꿔라
[팔락 넘긴다]
[탁 덮는다]
[어이없는 소리]
갈수록 미치게 만드네, 얘는
[걸어간다]
[매미 소리]
홍남주랑 싸웠냐?
남 일에 신경 꺼라
습, 신경 꺼도 촉이 오는 걸 어떡하냐?
완전 예리한 걸
그러는 넌
넌 엑스인 거 자백 언제 할 건데?
[비웃음] 그럴 용긴 없지?
현태운이 얼마나 이기적인 놈인지
라은호도 빨리 알아야 할 텐데
[의미심장한 음악]
쓰레기보다 이기적인 게 낫지
비켜라
[툭 치고 간다]
[어이없는 웃음]
[퍽 친다]
미쳤나... [밀친다]
(태운) 쳤냐?
[잡는다]
(구 선생) 그만!
[탁 소리]
[탁 소리]
에이씨...
이걸 다요?
하나는 학생회장이란 놈이 시험지를 훔치질 않나
또 하나는 이사장 아들이라면서 비리를 저지르질 않나
하다 하다 이제 둘이 싸움질까지 해?
벌점 더 쌓이기 전에
한꺼번에 털어낼 기회를 주겠다
[건성으로] 저는 천천히 깎겠습니다
[탁 소리]
사나이답게 한꺼번에 이 미술실에서부터 시작해서
과학실, 급식실, 보건실까지
깔끔하게 청소해주길 바란다
쌤
꼭 얘랑 같이 해야 돼요?
(구 선생) 반드시 2인 1조
연대 책임!
청소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은데요
누가 할 소릴, 씨
습...
입은 무겁고 손은 빠르게
지금부터 시작! [탁 소리]
[밝은 음악]
[발소리]
(구 선생) 아
짬짬이
그 뭐, 화해 비슷한 거
해볼라카면 해보고, 응?
[헛기침하며 나간다]
(태운) 뭐래? [탁 놓는다]
[한숨 쉬며 놓는다]
뭘 야려, 씨
[대휘가 숨을 내쉰다]
[덜컹거린다]
[부딪힌다] (대휘) 아!
[신음]
'웁스'
[탕 소리]
저...
[어이없는 소리]
[바닥을 민다]
[발소리]
어, 미안
[바닥을 민다]
[태운의 신음]
- 야, 좀 더 왼쪽 - 왼쪽?
아니, 네 쪽에서 말고 내 쪽에서 왼쪽, 이 멍청아!
야
너는 세상이 네 중심으로 돌아가냐?
내가 왜 좌우를 네 기준에서 선택해야 되는데?
닥치고 옮겨라, 어?
너나 협조 좀 해라
[덜컹거린다] [둘의 신음 소리]
[의자를 쾅 놓는다]
에이씨...
[의자 소리]
[부스럭거린다]
[부스럭거린다]
[팔락 넘긴다]
[잔잔한 음악]
[태운이 짜증 낸다]
(태운) 뭐 하냐?
[당황한다]
[부스럭 소리]
쌤 모셔와
어, 그래
[발소리]
[매미 소리]
(대휘) 그, 라은호
많이 걱정되냐?
아이...
나 땜에 다치면 짜증 나잖냐
걔 대신 내가 다치면 모를까
[진동 소리]
[달그락 소리]
김희찬 확실히 정리했냐? 해코지 안 해?
뭐...
나도 이래저래 같이 붙어 다니다 보니
걔 약점 한두 개 정돈 아니까
[한숨]
이 김희찬, 이 또라이...
[캔을 딴다]
잠잠한 게 이제 사고 칠 타이밍인데?
(태운) 에이씨
[컴퓨터 조작음]
그렇지, 응
이놈이 엑스일 확률이 제일 높아
드디어 고지가 눈앞에 보인다 이거야
[문이 끼익 열린다]
[키보드를 친다]
[방에 들어온다]
교장 선생님 [문이 닫힌다]
오, 희찬 군
여기까지 웬일이야?
[다가온다]
저기
엑스에 대한 결정적 단서가 있어서요
엑스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
네
[무거운 음악]
라은호라는 애가 웹툰을 그린다고요?
예
'학생 엑스'라는 웹툰인데
이건 엑스를 모르고서는 절대로 그릴 수 없는
그런 내용들입니다
[어이없어한다]
교장직에 복직시켜주시면
무조건 일주일 안에 엑스 잡겠습니다
이제 꼬릴 잡는다 이 말씀이죠?
[숨을 내쉬며 끄덕인다]
[기막힌 웃음]
[차 소리]
[걸어온다]
(희찬모) 대휘야, 지금 집에 가니?
타, 같이 가자
[툭툭 두드린다]
저는 괜찮습니다
걸어가겠습니다
[발소리]
[차 문이 닫힌다]
[매미 소리]
[태운의 기침 소리]
야
너 왜 따라오냐?
내가 미쳤냐? 널 따라다니게?
집에 간다, 집에
집?
야, 집이 이쪽 방향이 너 아니잖아
이, 이 방향은 아닌데
뭐, 어째
이쪽 길도 괜찮을 거 같네
[밝은 음악]
너, 저기 그...
그 잘난 오토바이는 얻다 두고?
막 타고 다녔더니 아프댄다
고칠 데 있으면 제때 고쳐야지
[툭 친다] 탈이 없지
- 야, 너 진짜 어디 가? - 집에 간다고, 집에
집 저기라며
알아서 간다고! 오늘은 여기로 내가 가고 싶다고
[잔을 놓는다]
(심 선생) 마셔
[잔을 놓으며 앉는다]
영건이 너 자꾸 무단결석할 거야?
너 그러다 진짜 잘려
- 자르세요, 그냥 - 응?
어차피 계속 다녀도 별것도 없는데
제 인생 제가 알아서 할게요
아니... [잔을 놓는다]
그럼 알아서 뭘 진짜 해보든가
[바스락 소리]
불안하니까 한쪽 발은 학교에 걸쳐두고 있는 거잖아, 너
그래도 학교라는 곳에 소속되고 싶어서
- 수지쌤 - 비겁한 거야, 그거
학교를 다닐 거면 제대로 다니고
안 다닐 거면 제대로 놀고 뭐, 방황을 해보든가
잘됐네요, 그럼
이제부터 제대로 방황해볼게요
뭐? [일어난다]
어, 어디 가? 야, 영건아
(심 선생) 어, 황영건
[문이 열린다] 그...
아...
아니, 꼭 그렇게
말씀을 아프게 하셔야겠어요?
아프지 않고 어떻게 성장해요?
아플 때 같이 손 잡아주시기로 하셨잖아요
선생님이
예?
예, 그렇죠
그랬던 거 같은데
[긴장되는 음악] [마우스 클릭 소리]
[마지못해 웃는다]
- 안녕하세요 - 응
[발소리]
너네 어디 가?
뭔 상관이에요?
왜 상관이 없어? 다음 시간 내 수업인데
하, 다음 시간 체육이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호신술보단 호신용품
그것보단 도망이 최곤데
뭐, 일단 배워두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까 한번 배워볼게요
- 준수쌤 - 예?
뒤에서 저 한번 껴안아 보세요 진짜 치한처럼
[웃음]
(학생들) 오...
야, 이 새끼들아 무슨 상관이냐?
[학생들이 웃으며 놀린다]
(정 선생) 야, 라은호, 씨
[탁 치며] 이런 치한이 어딨어요?
세게
세게 하면 다치실 텐데
괜찮아요, 세게
[후 불며 안는다]
(정 선생) 헛! [잡아 내려친다]
[학생들이 놀란다]
[익살맞은 음악]
자, 다음은 치한이 앞에서 달려오는 상황
지금 뭐 하세요? [툭툭 소리]
에유, 잠시만, 잠시만 [발소리]
잠시만, 아, 잠깐만 [잡는다]
- (정 선생) 잡고, 어 - (수지) 잡고
[움직이며 확 잡는다]
[내치는 소리] [정 선생의 신음]
[학생들이 놀란다]
(정 선생) 아야, 으...
[정 선생의 신음] [넘어진다]
[신음] [학생들의 감탄]
[몸싸움 소리]
아악!
[신음]
[수지의 한숨]
[숨을 헐떡이며] 자
그럼 누가 먼저 해볼까?
황영건
(수지) 앞으로
[일어선다]
[발소리]
(정 선생) 황영건
[뛰면서] 후, 황영건, 후
- (수지) 세게 밀어요, 선생님 - 예
[잡는다]
[쿵 소리] 아아!
[기막힌 웃음] [학생들의 감탄]
[박수 소리]
재능 있다, 황영건 너 경찰 해도 되겠다, 야
잘했어 [툭툭 친다]
[넘어진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은호모) 미쳤어, 어?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전세금 올려달라고 모아둔 돈을 홀랑 까먹어?
제정신이야, 들?
[화난 숨소리]
저, 저기... 아니, 그게 아니라...
(태식) 엄마, 진짜 확실했다니까?
아니, 공무원증 확인까지 다 했는데 그걸 어떻게 안 믿어
사기꾼이 그 정도 준비도 안 해?
어유, 어유, 이 칠푼이들 이 머저리들아!
당장 가서 잡아 와!
오빠 사기당했어? 아빠도 같이?
아유, 아유, 아유 내 팔자야...
(태식) 어, 엄마
[잔잔한 음악]
차라리 그 돈으로 흥청망청 먹고 놀다 오지 그랬어!
차라리!
[흐느낀다] 아유, 그랬으면
우리 식구 입에 들어간 돈이니까 아깝지라도 않지
[흐느낀다]
엄마
[흐느낀다]
사정 알지
아는데 한 번만 도와주면...
[끊긴다] 여, 여보세요?
그렇게 친한 척할 땐 언제고 이럴 땐 뚝이지 아주, 쯧
[다가간다]
엄마
[앉는다]
[풀벌레 소리] [한숨]
속상하지?
집도 월세로 바꿔야 되고
(은호모) 으유...
쬐끄만 게 어른들 일을 뭘 그렇게 잘 안다고?
걱정 말아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러다 엄마가 무너지면 어쩌려고?
아, 엄마가 왜 무너져?
우리 식구들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데
가서 공부해, 얼른
[웃음]
(은호모) 응?
알았어, 알았어 [일어난다]
[탁탁 두드린다]
[통화 연결음] (은호모) 어, 나야, 알아봤어?
그래 새벽에도 할 수 있다니까?
마늘 까기든 뭐든 일만 주면 다 할 테니까
["Going Home"] 어
(여선생) 이제 겨우 해볼 만한 실력인데
왜 그만둬?
아주 그만두는 건 아니고요
몇 달 안에는 꼭 다시 등록할게요
감각이 중요한 거라
3일만 쉬어도 손 다 굳는데 어쩌려고?
몇 달 뒤에 다시 오면 그땐 실력도 다 죽어
(여선생) 너
지금 그만두면 아예 끝이야
[한숨]
[문이 열린다]
[하품]
[발소리]
어디 가?
새벽부터?
[한숨] 아, 몰라
뭐라도 해야 되는데
뭐, 오늘 하루 해보고
아니면 뭐, 그만두던가
[숨을 들이마시며] 학교 잘 다녀와라
[터벅터벅 걸어간다]
[문이 닫힌다] 막노동이라도 가는 거야, 뭐야?
(남 2) 아, 여기서 더?
[부스럭 소리]
네, 지금 거보단 두 배는 더 주세요
아유, 괜찮겠어? 학생도 공부해야지
괜찮아요 빨리 하고 가서 하면 되죠
[웃음]
[상자를 내린다] [신음]
[걸어가며 한숨 쉰다]
(여학생 4) 학원 가기 싫어 죽겠다
(여학생 5) 우리 엄마도 레슨을 몇 군데나 잡았어
♪ 쉴 수 있게 ♪
♪ 흩어져 버린 ♪
[풀벌레 소리]
♪ 나의 꿈들도 ♪
♪ 견디기 힘든 ♪
[내려와 한숨 쉰다]
♪ 오늘 하루도 ♪
♪ 지나간다 ♪
♪ 아파했던 그때처럼 ♪
[훌쩍인다]
♪ 슬픔들로 쌓여버린 ♪
♪ 하얀 겨울도 ♪
♪ 봄이 오면 꽃이 피듯 ♪
[부스럭 소리]
(태운) 아니, 뭘 이렇게 다 챙겨?
다신 안 올 것처럼? [툭 소리]
음, 당분간 좀 바빠서 여기 자주 못 올 거 같네
[물건들을 담는다]
[꺼내며] 왜, 무슨 일인데?
집에...
컴퓨터도 고장 났고
그 김에 웹툰도 쉬면서 세상 공부도 좀 하려고
이 좁은 데서 인생 뭘 알겠냐?
앞으로 웹툰 잘 그리려면
인생 경험도 하고 좀 그래야지
[부스럭거린다]
야, 뭐
너 다시 안 오겠, 안 오겠다고, 여기?
오지
오는데 [탁 놓는다]
당분간은 못 올 거 같다 그거지
누나가 좀 바쁠 거 같네
알바도 많이 해야 되고
[신음]
[걸어다닌다] [한숨]
♪ 눈물마저 얼어버린 추운 겨울도 ♪
♪ 봄이 오면 꽃이 피듯 ♪
(은호) 잠시만요 금방 해드리겠습니다
[삑 소리]
죄송합니다 [삑삑 소리]
빨리 좀 해주세요
[덜컹거린다]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여, 여기 이거요?
(여 1) 옆에, 옆에, 옆에 아니, 아니
[답답해하며] 왼쪽으로
왼쪽요, 왼쪽
아니...
(남 3)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어떡해?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문을 열며 신음한다]
♪ 봄이 오면 꽃이 피듯 ♪
이야...
이 동네 편의점 다 뒤졌네
[음료를 마신다]
[신음한다]
너 왜 갑자기 알바를 해? 편의점 힘들잖아
말했잖아
쯧, 인생 경험한다고
뭔 인생 경험을 그렇게 빡세게 해, 고딩이?
[웃음] 원래 고딩이 이런 알바 하는 거야
넌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겠지만
하지 마, 알바
힘들고
너 웹툰 그려야 되는데 시간도 너무 많이 뺏기잖아
공부할 시간도 없고
나도 알거든?
그러니까 하지 말라고
[한숨] 안 하고 싶어, 나도
근데 안 할 수 없으니까 하는 거잖아
너는 뭐, 모든 게 다 너처럼 편한 줄 알아?
야, 라은호
너, 너 왜 그래?
너 웹툰 안 그려? 네 꿈이라며
근데 왜 이런 데 시간을 빼앗기고 있어?
미안한데
[슬픈 음악]
우리 집에 일이 좀 생겼어 그래서
내가 그렇게 한가롭게...
그러니까
컴퓨터가 고장이 났어
그래서 웹툰을 계속 그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은호) 아니다
그냥 나 좀 내버려 두면 안 돼?
미안해, 먼저 갈게 [일어난다]
[문을 열고 나간다]
[버스가 덜컹거린다]
[매미 소리] (남주) 너 솔직한 거 좋아하지?
그래서 전 여친의 자존심 따위 깔아 뭉개져도 상관없겠지
[한숨]
[음료를 놓는다]
(남 4) 이거 드세요
[웃음]
혹시 제가 번호를 알 수 있을까...
[다가온다]
제 여자친군데요?
아...
[민망한 웃음]
[헛기침]
아, 죄송합니다 [음료를 가져간다]
[걸어간다]
[숨을 내쉰다]
[놓고 앉는다]
[한숨]
[가방을 벗는다] [남주의 웃음]
[달그락거린다]
앞에 앉아 공부하는데 불편하잖아
[바스락거린다] 아냐
오늘은 옆에 앉을게
으이구, 든든해 죽겠네 내 남친
[웃음] [딸깍 소리]
네가, 어?
너무 예뻐서 그런 거 아냐?
가는 데마다 신경 쓰여 죽겠네
[웃음]
[탁 놓는다]
너 내일부터
안경 끼고
마스크하고, 모자 쓰고 그렇게 다녀
어?
[웃음]
[버스가 덜컹거린다]
[풀벌레 소리]
["너에게 닿기를"]
다른 꿈이라도 생겼어?
말했잖아, 떨린다고
설레고 즐거워, 널 보면
그럼 네가 내 꿈인 거야?
♪ 너에게 닿질 않아 ♪
♪ 지켜볼 수밖에 없어서 ♪
♪ 애써 어르고 달래봤던 ♪
♪ 나의 맘은 ♪
♪ 어느새 너만 원해 ♪
♪ 바람이 날 너에게 데려가네 ♪
♪ 사랑 그 사랑이 아픈 줄도 모르고 ♪
지가 절대 포기하지 말라 그래놓고
[잡고 일어선다]
[문을 열고 나간다]
[문이 쾅 닫힌다]
[오토바이 소리]
♪ 그때처럼 널 눈빛 속에 담는다 ♪
♪ 모든 순간들 속에 ♪
♪ 네가 없음 안 돼 ♪
♪ 너를 놓지 않으려 해 ♪
♪ 헛된 바램일지라도 ♪
[음악이 멈춘다]
내일 당장 사람이 죽는 것도 아니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힘드냐?
[탁 잡는다]
컴퓨터 고장 나서 웹툰 못 그린다며?
그럼
이걸로 그려
그럼 너...
알바 안 해도 되는 거지?
[어이없는 웃음]
넌 뭐가 그렇게 쉬워?
[슬픈 음악] 뭐?
넌 다른 사람의 아픔도
자존심도
노력도
다 그렇게 너무 쉬워?
네가 뭔데 내 자존심, 내 꿈을
그렇게 쉽게 만드는데?
난, 나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너 도와주려고...
세상의 모든 꿈들은
너처럼 그렇게 쉽게 지켜지지 않아, 태운아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네 선심이 아니란 얘기야
- 야, 라은호 - 그러니까 태운아
앞으로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접근 금지야
내 일에 신경 쓰지도 상관하지도 마
이게 네 고백에 대한
내 대답이야
["I Pray 4 You"]
[바람 소리]
♪ 내가 어린 만큼 너도 어리단 걸 ♪
♪ 그새 또 잊었어 널 힘들게 했어 ♪
♪ I Pray 4 you, 네게 ♪
♪ 미안한 맘 좀 전해줄래 ♪
♪ Pray 4 you, Always ♪
♪ 진심은 아닌 걸, oh ♪
♪ 날 모르고 ♪
♪ 많이 서운했을 텐데 ♪
♪ 사실 너도 아팠을 텐데 ♪
♪ 난 아직 멀었죠 ♪
(사랑모) 네가 뭘 하고 싶은지 그거나 생각해
어떻게 내가 꿈을 꾸고 미래를 그려?
(대휘) 라은호한테 차였냐?
언제까지 네 멋대로 욱하면서 살래?
[태운의 신음] 그러니까 라은호가 못 견디지
[바스락 소리] 내일부터 바로 하시죠, 복직
(은호) 집안일 때문은 아니었던 거 같아, 비겁하게
(희찬) 내가 찾아냈거든 현태운이 엑스라는 결정적인 증거
현태운은 끝장이야
(태운) 네 꿈, 그거 지켜주고 싶어서 여기 온 거야
자, 한번 열심히 지켜보자! 대따 어렵게
♪ And I miss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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