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7 . 1회
(은호의 독백) 시험
그 숨 막히는 상황 한가운데서 [탁 소리]
우리는 모두 같은 상상을 한다 [탁 소리]
제발 지구라도 폭파돼서 [탁 소리]
이 시험을 망쳐주기를
[종이 넘기는 소리]
[연필이 굴러간다]
[휙 소리]
[탁 소리]
[연필이 떨어진다]
[물이 나오는 소리]
[밝은 음악]
(은호의 독백) 그런데
우리 중 누군가가 그 상상을 진짜로 저지르신다
평범했던 나의 열여덟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꼬여버렸다
[음악 소리가 점점 커진다]
[효과음]
[주제곡 "이순간을 믿을게"]
[학생들이 소리지른다]
♪ 지금 이 순간을 믿어볼게, 난 ♪
♪ 가끔 자신 없고 불안하지만 ♪
[달려가는 소리]
♪ 네가 내 맘에 들어온 것처럼 ♪
♪ oh, oh ♪
♪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 ♪
♪ 그래, 기대해 ♪
♪ oh, oh ♪
[학생들이 헐떡인다]
자, 다음은 2학년
전교 1등 송대휘부터 10등까지 입실
[학생들의 한숨]
[학생들이 어이없어한다]
(은호) 아, 씨
(은호) 좋겠다?
(사랑) 조금만 먹어라
[저벅저벅 걷는다]
(구 선생) 자, 다음
전교 11등부터 20등까지 자동 정렬
[학생들의 한숨]
[걷는 소리]
[은호, 사랑의 불평]
[발소리]
(은호) 아, 짜증 나
이놈의 성적순 법칙은 언제 없어지는 거야?
공부 못하면 뭐 배도 늦게 고파?
학교 폭파되면 그때 없어질걸?
[둘의 한숨]
[달그락거리는 소리]
아 씨, 오늘 불고긴데
앞에서 다 떨어지면 어떡하냐?
아니, 똑같이 급식빌 냈어
근데 왜 우린 맨날 반찬이 비상식량이야?
그니까...
뭐야?
(은호) 저 자식은 또 특혜야?
[긴장되는 음악]
[걷는 소리]
냅둬라
지네 아빠가 이사장이고 이 학교가 지 껀데
밥 정도는 듬뿍듬뿍 쳐드시게
[달그락거리는 소리]
[놀라는 소리]
(은호, 사랑) 나쁜 놈!
어유...
[의자 소리]
[은호가 놀란다] (사랑) 왜?
(사랑) 아, 왜!
야...
(헐떡이며) 나 얼굴이 왜 이렇게 동그랗지?
깜짝이야
야, 누가 동그랗대?
에이, 동그란 건 아니지
헉, 진짜?
[의자 소리]
네모나지
딱, 완전 딱
[웃으며] 정사각
[한숨] 아, 핼쑥해 보여야 되는데
종근 오빠가 마른 여자 좋아한대
야, 라은팔 너 진짜 땡땡이치게?
[작게] 야!
(사랑) 왜?
[밝은 음악]
[한숨]
[조금 작게] 오사랑, 오사랑!
[창문을 연다]
[웃음]
진짜, 진짜 던져?
하나, 둘
[던져서 와르르 떨어진다]
[팔락거리는 소리]
[까마귀 소리]
[밝은 음악]
[머뭇거리며] 은팔, 괜찮냐?
[짝 소리] 미안
(은호) 내 오사랑을...
내가 너를 믿은 죄...
(사랑) 미안해
야, 요요요기
[바스락거리는 소리]
(대휘) 알바 가?
어, 회장
아니, 땡땡이까지 치고 알바 가는 거야?
오늘은 알바 아니고 완전 중요한 일
[바스락거린다]
[가방을 잡는다]
[놀라며] 걱정 마
걸리면 잘 얘기해줄게
진짜? 야, 그럼 안전빵이지
어우...
[가방을 챙긴다]
[뛰며] 나 갈게
[까마귀 소리]
[바스락 소리]
논술대회지?
네, 한국대 논술대회요
이거 잘 보면 한국대 수시 유리하던데
하긴 넌 서율대 갈 거지?
[웃음] 습, 뭐, 노력해야죠
음, 그래
떨리겠다
잠깐만
[뒤적거리는 소리]
몹시 떨릴 땐 말야
머리를 뒤, 뒤로 젖힌 후
몸을 축 늘어뜨려
숨을 크게 들이마셔 봐
[숨을 마셨다가 내쉰다]
(대휘) 안 떨려요
- 어? - [웃으며] 저 안 떨려요, 쌤
잘 보고 올게요
아아, 안 떨려?
[앙증맞은 음악] 어, 안떨, 안 떨리면은
내가 이제 시험 볼 때 두뇌를 활발하게 하는 법 알려줄게
- 안 떨리면... - 가보겠습니다
저, 대, 대휘야
[대휘의 웃음]
여기, 택시 타고 가
감사합니다, 쌤 잘 보고 올게요
[걸어간다]
[부스럭거린다]
[신음소리]
[숨을 들이마신다]
(태운) 고만 좀 찍어라, 인중 멸망하겠다
야, 너도 땡땡이야?
[달칵 소리] 야, 라은호
- 그럼 너 보러 왔겠니? - 아, 진짜...
두 명씩이나 빠지면 완전 티 나지
노노, 너 그 정도 존재감 아니야 걱정 마
하!
얘가 또 맘 잡고 사는 사람 욱하게 만드네
내가 학교 지각을 못 해요
1분이라도 늦게 오면 애들이 하도 허전하다 난리를 쳐서
완전 미친 존재감, 크으
[은호의 한숨]
쯧, 그래여?
그냥 미친 거 같은데?
야... [시동 거는 소리]
야, 죽을래? 걸리려고 작정했냐?
소리 열라 크잖아 나 먼저 가거든 시동 걸어?
[오토바이 소리] (은호) 아, 진짜!
["두근두근 여름날"] [은호의 불평]
♪ 우리들의 여름날이 스쳐 가♪
♪ 쏟아지는 햇살 사이로 ♪
♪ 너를 생각하면 ♪
♪ 가슴이 막 뛰어 ♪
♪ 나는 ♪
♪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과 ♪
♪ 창문 밖으로 춤추는 나무들 ♪
[오토바이 소리]
(은호) 어?
[오토바이 소리] (은호) 어어, 어어어어!
[쓰러지는 소리] (은호) 아아!
아...
[오토바이 소리] [은호의 신음]
[활기찬 록 음악]
[은호의 신음]
[오토바이 소리]
[은호의 신음]
야, 괜찮냐?
너...
아, 어떡해 빨리 가야 되는데, 아
[오토바이 소리]
야, 타, 빨리
아 씨, 야!
아, 늦었다며!
[오토바이 소리]
[휙 돈다]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
빨리 타라고! 안 타냐?
(태운) 셋, 둘
[일어나서 탄다]
[탁 소리]
[시동 거는 소리]
[오토바이 여러 대가 달린다]
[작은 비명]
[오토바이가 쓰러진다]
[음악이 끝난다] [오토바이를 세운다]
[차 소리]
[입술 소리] 쯧
[신음하며 내린다]
[달그락거리는 소리]
아, 이상한가?
- 야, 이상해? - 아아!
[입술 소리] 왜, 귀엽고 상큼해 죽겠어? 앙앙!
넌 귀엽고 상큼해서 까무러 피 터지고 싶니?
가부키냐? 완전 떡칠을 해갖고
가부... 야!
[벨소리]
네, 맞아요, 열여덟
근데 교복 안 입고 하면 안 돼요?
교복 입으면 민망해서 잘 안 되더라고요
불편하기도 하고
할 수 없죠, 뭐
돈은 약속한 대로 주시는 거죠?
네, 알겠습니다 네!
왜? 뭐?
너...
허... 교복?
하는 거? 와, 진짜...
도대체 얼마나 받길래 교복을 입고...
시간당 꽤 세
요샌 다들 교복 입고 하는 거 선호하거든
와, 라은호
성격 쿨하네 그런 얘길 막 하냐?
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벨소리]
(은호) 네, 다 왔어요
도서관 앞이요? 네, 금방 갈게요
[밝은 음악]
도서관...
태운아, 태운아
[반짝이는 효과음]
[두근거리는 소리]
그림 잘 그리네
[탁 덮는다] 1학년 때부터 좋아...
안 더워?
헬멧...
[탁 잡는다]
[아파하는 소리]
[헬멧을 벗는다]
아... [머리 만지는 소리]
하, 하
[웃으며 휙 돌아본다]
- 아, 1학년 때부터 뭐? - 아...
[숨을 들이마신다]
1학년 때부터 좋아했어요
[웃음]
근데 지금 한창 공부할 때 아냐?
너도 열심히 해서 우리 학교 들어오면 좋을 텐데
[웃음]
그렇죠
대학교 오면 진짜 좋아
난 대학 가면
씨씨하는 게 꿈이었거든 [은호의 웃음]
어우, 진짜...
[웃으며] 저도요
어? [은호의 웃음]
어쨌든 열심히 해서 우리 학교 꼭 와
근데 너 몇 등 해?
아...
[회상 효과음]
(사랑) 야, 야, 라은호!
너 성적 10등이나 올랐다!
270등!
[종료 효과음]
어, 성적이 많이 올랐어요, 네
잘됐네
명문대라서가 아니라 우리 학교 정말 좋아
우리 학교 꼭 와라
[걷는 소리]
[놀란 소리]
너 뭐야?
누군데 이래?
현태운이다
[때리며] 왜? [은호의 비명]
[비명 소리] 야, 미쳤어?
(태운) 좋냐?
새파랗게 어린애랑 멀쩡한 대낮에 원조교제?
원조?
[화난 숨소리]
뭔가 좀 오해가 있는 거 같은데
뭐, 변태 새끼야 교복 취향?
하하, 내 주먹은 취향에 맞냐 이 새끼야
[은호의 비명]
[달달한 음악]
(은호) 돌았냐? 야, 뭐, 원조교제?
아, 내가 살다 살다 진짜...
사과했잖아
사과하면 다야?
우리 종근 선배가 얼마나 놀랐을까
아, 얼굴에 스크래치 나면 너 죽여버려, 씨
스크래치 나도 별로 티도 안 나겠더만
얼굴 완전히 겸손하던데? 종달샌지 뭔지
[어이없어하며] 하? 종달새?
하하, 너 웃긴다?
지 얼굴도 되게 거만하고 그러진 않거든?
(은호) 아...
왜?
[콧소리로] 야, 왜 그래, 미안해
자전거 가지러 안 가냐?
맞다, 자전거! [시동 거는 소리]
아, 자전거, 자전거! 자전...
[오토바이 소리]
[탁 소리]
[메시지 알림음]
[기계음]
(종근) 난 괜찮아
조심히 가, 은호야
[신나는 음악]
[웃음] [회상 효과음]
난 대학 가면
너랑 씨씨하는 게 꿈이야
씨씨하는 게 꿈이야 씨씨하는 게 꿈이야
네, 선배
[실실댄다]
[메시지 알림음]
[기계음]
(사랑) 내일 2차 모의고사 성적 게시판에 붙는대
[절망적인 소리]
[학생들이 떠든다]
(남학생 1) 아, 야
(사랑) 공부 못하면 밥도 늦게 먹어야 되고
도서관도 못 들어가고
[학생들의 한숨]
(병구) 열라 바나나피바람 짜증 나
행복이 무조건 성적순이야?
헐, 송대휘 이번에 또 1등이야?
[학생들의 감탄]
(사랑) 행복하냐? 전교 1등 씨?
[한숨]
전교 1등이면 다 행복하냐?
아, 전국 1등 정돈 해 줘야 대학 가...
- 와, 진짜 - 야, 때려, 때려
아, 농담, 농담한 거지
[학생들이 떠든다]
(남학생 2) 더 때려 야, 더 때려
[학생들이 떠든다]
[칠판에 적는 소리]
[학생들의 큰 한숨]
(남학생 3) 한 달에 무슨 모의고사를 세 번씩이나 봐요?
방금 성적표 나왔는데
(학생들) 맞아요!
[학생들이 불평한다]
그러니까 이게... [헛기침]
좀 많긴 한데
부담 갖지 말고, 어? 평소 실력대로 부담 없이
게시판에 다 공개하는데 어떻게 부담 없이 쳐요?
(학생들) 맞아요!
[각자 불평한다]
(심 선생) 그래, 그래
쌤이 한번 줄이는 방향으로 얘기해볼게
이상, 조회 끝
(남학생 4) 예?
[학생들이 불평한다]
쌤, 쌤!
[각자 떠든다]
야, 다음 달부터 모의고사 네 번으로 늘린단 소리가 있더라
- 진짜? - 진짜야?
야, 진짜로?
야, 실화야, 진짜로?
[덜그럭거린다] [기타 소리]
[기타 연주 소리]
[뒤적거리며 짜증 낸다]
야, 윤경우! 조용히 좀 하지?
[기타 소리가 멈춘다]
[한숨]
[뛰어간다]
[사물함을 열고 닫는다]
누구야!
누가 내 요약 노트 가져갔어? 누구냐고!
[분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덜컹거린다]
(학생들) 야, 야!
- 적당히 해, 야! - (사랑) 뭐야!
이 그지 같은 것들아 당장 가져와!
누구야! [던지는 소리]
조용히 좀 해라 짜증 나게, 이씨
[한숨]
[문이 열린다]
[학생들이 일어난다]
[각자 움직인다]
씨... [뛰어간다]
(남학생 5) 야, 야, 그만 뒤져!
야, 너 땜에 시끄러워서 다 틀렸잖아!
네가 언젠 맞았냐?
네가 더 시끄러워 유빛나!
[작게 웃는다]
[화난 숨소리]
[탁 치며] 지만 공부하나 왜 혼자 유난이야?
[탕 닫힌다] 뭐?
너 지금 나한테 뭐라 그랬어?
[걸어온다]
야, 네가 내 거 가져간 거 아니야?
- 맞잖아! - 아, 뭐야!
- 시끄럽다고! - 네가 가져간 거 아니냐고!
[기타 소리]
[학생들이 싸운다]
(심 선생) 아이들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죄다 세탁기에 넣고 확!
돌려버려야 정신들을 차리지
잔말들 말고
다음 달부터 모의고사 네 번으로 늘려요
(교감) 아예 그냥 중간고사 기말고사도 네 번씩 봐버립시다
주말고사도 보고 방학 땐 나와서 방학고사도 보고
(심 선생) 저기...
지금도 시험이 너무 많아서 애들 불만이...
아, 좋잖아!
우린 애들을 이렇게 열심히 공부시킨다
매번 성적이 저렇게 향상되고 있다
이런 좋은 결과를, 응? 이사장님한테...
보호망 꼽는 것도 아니고 그래프는 무슨...
[종소리]
아우, 종쳤네
(교감) 종소리는 우리도 들립니다
[일어나는 소리]
- (교감) 심 선생 - 예?
이 그래프 중앙 게시판에 붙여요
곧 이사장님 방문하시니까
예
[붙이는 소리]
[바스락 소리]
모의고사 네 번이 말이 됩니까?
아니, 애들이 미쳐가는데 무슨 이사장 생색이 대수라고
왜 말을 못 해...
[탁 소리]
[사람들이 걸어온다]
[내려오는 소리]
(교장) 뭐, 애들한테는 엄청난 자극이 된 거 같습니다
(교감) 성적 게시 후에
전반적으로 평균이 엄청 올랐습니다
조금 자랑스럽습니다 [웃음]
다행입니다
[웃음]
[긴장되는 음악]
[신음하며 걸어간다]
태운일 앞에 써야지
(사랑) 학교가 미쳐가고 있다, 아주
[한숨] 나야말로 미치겠다
됐거든? 네가 언제부터 시험 걱정했다고
괜찮아
나 한국대 가야 되는데
어디?
[탁 소리]
[덜컹 소리]
[탁 놓는다]
[칠판에 적는 소리]
[의자 소리]
한국대
나 한국대 꼭 가야 되는데
미쳤어? 거길 네가 어떻게 가?
(웃으며) 같은 학교 오면 씨씨하고 싶대
[웃음]
종근 오빠가 진짜 그렇게 말했다고? 응?
응, 하여튼 뭐 비슷하게 말했어
그냥 씨씨를 해보고 싶다 뭐, 이런 거 아니고?
너랑 말고 [밝은 음악]
(종근) 대학 오면 진짜 재밌어 [회상 효과음]
난 대학 가면
너랑 씨씨하는 게 꿈이야
[삐 소리]
난 대학 가면
씨씨하는 게 꿈이었거든
[경쾌한 소리]
[회상 효과음]
아무튼 나 한국대 꼭 가고 싶은데
종근 오빠랑 같이
[은호의 웃음] 아무튼...
네가 어떻게 가? 못 가
왜 못 가?
가고 싶다고 한국대, 응?
내가 너라면 좀 작게 말했을 텐데
[탁 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구 선생) 너...
(은호의 독백)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의 정체성은
이 질문 하나로 규정된다
[탁 소리]
몇 등급이야?
6, 6등급요
[한숨]
6등급이면 말이야
고기로 치자면
개 사료로도 못 멕이는 등급이다
즉
학교에서 6등급이란 건
인간 취급을 절대 받을 수 없는 등급이란 소리다
그런 주제에 감히 떠들어? [탁 소리]
(사랑) 사람이 고깃덩어리야?
개 사료? 씨, 요단강 이 인간
진짜로 요단강 한번 건너게 해줘, 어?
아니, 6등급이 뭐 죽을 죄야?
야, 라은호 절대 기죽지 마
6등급이 뭐 어때서, 씨
괜찮아, 6등급! [앙증맞은 음악]
괜찮아 [등을 두드린다]
- 저기, 기는 안 죽는데 - 어
쪽팔려 죽을 거 같으니까 제발 조용히 좀 하자, 친구야, 응?
제발 조용히 할까, 우리?
- 엄마, 엄마! - 사랑아
[은호의 웃음] 어머니, 안녕하세요
죽을래, 진짜? [목 막힌 소리]
(대휘) 라은호
[팔을 친다]
너 한국대 갈 수 있겠더라?
야, 이씨, 너 진짜...
내가 너 그렇게는 안 봤는데 사람 약점 갖고 놀리고 그럼 못 써
네 남친 왜 이러냐?
- 나 먼저 들어갈게 - 어
한국대?
아, 올해부터 한국대 웹툰 미디어학과 생겼대
습, 공모전 입상하면 수시에 특전 있다던데?
너 그림 잘 그리잖아
진짜?
응, 한국대 경시대회 가서 들었어
야, 얘는 6등급이야, 6!
- 잠깐만 - 나 6등급이라서 신나냐?
[손을 놓는다]
공모전 입상?
[메시지 알림음] 링크 보냈어
잘 해봐라
[웅장한 음악]
[효과음]
[감탄한다]
[불꽃 소리]
한국대?
종근 선배...
[불꽃이 터진다]
아...
[불꽃 소리]
[잔잔한 음악]
[걸어간다]
누구...
우리 학교 합격했구나
넌 해낼 줄 알았어
널 좋아해
[달그락 소리, 한숨]
선밴 여자친구 있잖아요
사랑엔 착한 사랑도 있고 못된 사랑도 있는 법인데
내가 한번 해보려고 그 못된 사랑
[감동한 숨소리]
선배...
언제부터 저를...
오래전부터 널 점찍어뒀었거든
[경쾌한 음악]
선배...
[웃음]
(태운) 뭐냐, 이 유치한 건?
[휙 소리, 효과음]
[휙 뺏는다] (은호) 어? 아!
[발랄한 음악] 아 뭐, 아 내놔!
궁금하네, 무슨 생각 하면 스토리가 이렇게 유치해지냐?
죽는다, 내놔라, 아
스토리가 기발해야지 여주인공 콧대만 기발해서 되겠냐?
여주인공 콧대가 아주 이마에 키스를 하고...
[놀란 소리] [웃으며] 그, 그건 안 돼
[은호의 웃음]
(태운) 이야...
이름이 은화야?
- 그게 너지? - 응?
으으응...
그래
스토리가 기발해야지
[툭툭 두드린다]
호, 나 나 은호!
야, 나 은호!
왜, 은호아야?
야, 이, 이거 나 아닌...
티, 티, 티 났나?
습, 기발한데?
(사랑모) 아이구 기발하구먼, 뭘
내용이 아주 그냥 쭉쭉 빠지는데
엄마! [불평한다]
기발한 스토리...
로맨스는 너무 많아서 차별성이 없고
액션은 동선 짜는 게 어렵고
의학, 법학은 공부하기 싫어
[툭 친다]
[웃음]
[웃으며] 19금 써볼까?
키스도 한 번도 못 해본 게
(사랑모) 하하, 진짜야?
우리 사랑이는 초등학교 때 벌써...
아, 엄마!
[달그락 소리] 아우, 네가 그랬잖아
기발한 스토리?
(남학생 6) 홍남주다, 홍남주!
[학생들이 떠든다]
저,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시험 준비하자
너 맨날 일찍 갔거든?
[웃음] 그랬어?
습, 다음에
다음에 시험 끝나면 진짜 맛있는 거 사줄게, 응?
[힘없이] 알았어
근데...
나 요약 노트 줄 거지? 전 과목 다
[웃음]
잠깐만
[가방을 찾는다]
[바스락 소리]
다 볼 필욘 없고 빨간색으로 체크된 것만 봐
- 예상 문제 - 응
고마워, 송대휘
[경적 소리]
어떡하지? 나 먼저 가봐야겠다
알겠어, 먼저 가
- 먼저 갈게 - 어
[차에 탄다]
[걸어간다]
[차 소리]
[학생들 발소리]
[활기찬 음악]
(학생모) 잘 가
[오토바이 소리]
(이사장) 내 얼굴에 먹칠하지 마라 다신 저따위 성적으로!
당장 학원 등록해 카드 전부 압수하기 전에
[슬픈 음악]
[한숨]
[차 소리] [바스락거린다]
(대휘) 이 페이지에서는 이거 외우고
예제 꼭 한번 풀어보고
그리고 특히 시험에는 여기가 중점적으로 나올 거야
여기만 외워
역시...
이번 중간고사도 너가 찍어준 데서 다 나왔는데
[웃음]
(희찬모) 과외 수십 명 붙여봤자 내신에는
우리 대휘만한 선생이 없다니까, 후후
(직원) 국영수, 과학까지 일타강사 건 과목당 300이고
논술은 2주 속성에 500인데요
일반 강사 과목은 과목당 여기...
저, 대충 잘 나가는 과목으로
골고루 대여섯 개 끊어줘요
[어이없는 웃음]
아니, 그래도 학생한테 맞는 과목을...
저기, 몇 등급이신지...
아...
안 해도 되거든요
네? [잔잔한 음악]
공부 열심히 안 해도 된다고요
제가 집에 돈이 많거든요?
그니까 대충 아무거나 골고루 끊어주세요
보기 좋게
[차 소리]
[안전벨트를 푼다]
(희찬모) 음
음
[대휘의 웃음] 감사합니다
(희찬모) 수고했어
아유, 우리 희찬이가
이번에는 너 좀 이겼으면 좋겠다
[웃음]
[웃음] 네
[차에서 내린다]
[차 문이 닫힌다]
고맙다
들어가
[작은 한숨]
어, 송대휘!
어?
- 너 여기서 하는구나 - 응
너 이거 버리면 죽는다?
여기다가 내가 피땀을 갖다가 다 넣어가지고...
돈은 많이 벌어?
응, 이거 은근 세
오, 완전 부러운데?
[둘의 웃음]
돈 다 벌어서 뭐 할 건데?
쩝, 음 태블릿 좀 좋은 거 사려고
- 태블릿? - 나 웹툰 그리잖아
아 맞다, 한국대!
야, 부럽네, 꿈도 있고
너는? 넌 꿈 없어?
[웃음]
쯧, 내 꿈?
[슬픈 음악]
[한숨]
[여자들의 웃음소리]
(여자들) 짠!
[웃음]
(여자들) 아우...
[취한 소리로] 어, 우리 아들 왔어?
[웃음]
[여자들의 웃음]
(여 1) 어이구야 생긴 것도 어쩜 저렇게 환할까?
자기는 밥 안 먹어도 배부르겠다
우리 앤 학원을 몇 갤 다니는데
(대휘모) 야
돈 있어야 애들 잘된다는 말
그거 다 테레비에서 조장하는 거야
우리 대휘 봐봐
얘가 학원을 다니니 과외를 하니?
아이구 진짜 복이다, 복, 아유!
- 자, 한잔하자 - 그래
(대휘모) 자, 마셔!
[여자들의 웃음]
야, 배 안 고파?
(대휘모) 닭발 좀 먹을래? 아, 매워
[불 켜고 문을 닫는다]
[가방을 벗는다]
[짤랑거리는 소리]
[서랍을 연다]
[닫는 소리]
[덜컹 소리]
[펜을 툭 놓는다]
[반창고를 뗀다]
[부스럭 소리]
[달칵 소리]
(은호) 아, 엄마
[조르는 소리로] 나도 학원 보내줘
딱 한 달만 딱 한 달만 다니면 된다니까?
기발한 스토리만 쫙 뽑으면 나도 촥...
(은호모) 아, 뭔 놈의 만화 학원에 다녀?
공부도 못하는 게
만화가 아니라 웹툰, 응?
나 그거로 대학 갈 거라니까?
한국대!
[효과음]
[달그락 소리]
(태식) 은팔아?
너 야망이 남부럽지 않은 건 좋은데
일단 내일 병원부터 가보자
한국대?
엄마, 얘 이러다 서율대 간다 그러겠어
[탁 내려놓는다] 왜, 뭐, 왜, 뭐?
엄마
나 진짜로 한국대 갈 수 있다니까?
요즘은 그림만 잘 그려도 막 좋은 대학도 가고 그래
수시로 대학 갈 수 있는 방법이 2천 가지가 넘는다네!
시끄러워! 가뜩이나 장사 안돼 죽겠구만
한 놈은 팽글팽글 놀고
우리 형편에 만화 학원에 갖다 바칠 돈이 어딨어?
몰라
나 대학 못 가서 첫사랑도 못 만나고
시집도 못 가고
처녀 귀신으로 늙어 죽으면 엄마가 다 책임져
나 평생 시집 안 갈 거야!
으유 저놈의 기집애가 그냥!
[문을 닫는다] 병원 가야 돼, 쟤
뭐야?
우리 은호 시집가고 싶대?
아유 다 컸네, 다 컸어
[웃음]
뭐래니, 뭐래니?
아우, 내 팔자야
[부스럭거린다]
[하품한다]
[잔잔한 음악]
[한숨 쉬며 바로 앉는다]
[의자 소리]
[탁 친다]
[달그락거리는 소리]
[손뼉을 치고 책을 편다]
[바스락 소리]
[사각거린다]
[놀라는 소리]
[기뻐 웃는다]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야, 기발한 스토리 생각났다
들어봐봐 이번엔 사극인데
은팔이, 너 공부 안 해?
내일 시험이잖아
(은호) 응, 잠깐이면 돼
5분, 응? 들어봐봐, 있잖아
[크게 웃는다]
[툭툭 친다]
[정신없이 웃으며] 아, 진짜?
아, 진짜 6반 애가 교장 앞에서 방구 꼈어?
[웃으며] 방구래
[웃음]
어?
어?
야, 무슨 벌써 1시간이 지나...
[기겁한다]
야, 진짜네?
망했다
나 공부 1도 안 했는데?
일단 알았어 야, 어, 끊어, 어
[부스럭 소리]
[작게] 아, 망했다
후, 일단
계획, 그래 계획을 세우자
지금... [달그락 소리]
9시
10시, 11시, 12시... 7시까지 한 10시, 10시간
그래, 10시간? 10시간이나 더 있네
[탁 놓는다] [경쾌한 음악]
(은호의 독백) 시험 때만 되면 우리는 불안해 미칠 것 같았다
누군가는 손에서 펜을 놓는 순간
수많은 경쟁자들에게 따라잡힐 것만 같아
손에 물집이 잡힐 때까지
이를 악물고
또 악물었다고 한다
[달그락 소리]
열여덟
우린 너무 어린데
슬프게도
열여덟에 인생이 결정된다고 믿는 건
[놀란 소리]
어른들이 아닌
우리들 자신이었다 (은호) 아...
[쿵 소리]
[걷는 소리] [긴장되는 음악]
[바스락 소리]
아, 어떡해 기억이 안 나
시험 잘 봐라
끝나면 언니가 떡볶이 쏜다
좋겠다
야, 나도 대학 안 가고 공무원 시험 볼까 봐
경쟁률 높이지 마시고
한국대 갑시다?
- 랑캐 - 응
[콧소리로] 너 진짜로 자퇴할 거야?
하지 마라, 응?
[한숨] 우리 은팔이 은근 집착이 쩔어요?
시험이나 잘 보셔
나한테 시험이 뭐가 중요해, 응?
가지 마
[탁 치며 콧소리로] 지금은 고딩이시거든요?
[손을 풀며] 가야겠다
도서관에 있을게
- 가 - 응
[문이 열린다]
[문이 닫힌다]
(구 선생) 준비
[바스락 소리]
[시험지를 탁 놓는다]
전달
[펄럭거리는 소리]
앞으로는 느그들 시험 성적은
학교 안에서 느그들 계급을 결정할 것이다
어리석거나 게으른 사람들은
차별받고 불행하고
고통받을 것이다
[학생들의 한숨]
(구 선생) 습 [탁 친다]
실시
[탁 소리]
[탁 소리]
[탁 소리]
[마이크 잡음]
[주제곡 "이순간을 믿을게"]
[문이 열린다]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 지금 이 순간을 믿어볼게, 난 ♪
♪ 가끔 자신 없고 ♪ [물 소리]
♪ 불안하지만 ♪ [학생들의 환호]
♪ 네가 내 맘에 들어온 것처럼 ♪
♪ oh, oh ♪
♪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 ♪ [학생들의 환호]
♪ 그래, 기대해 ♪
학교 환장 사건!
요즘 뜸하다 싶더니 시원하게 빅엿을 날려주시는구먼
(덕수) 완전 히어로 [환호]
- (병구) 완전 히어로 - (덕수) 가자
가자! [덕수의 웃음]
♪ 너라는 중력에 끌려 ♪
[은호의 환호]
[물소리]
(여학생 1) 하다 하다 이제 시험도 파토내다니, 대단하다
(남학생 7) 모의고사 세 번으로 늘렸을 때부터
혹시나 기대했었어
(여학생 2) 그래도 장난치고 스케일이 너무 크잖아
♪ 내일 안녕 ♪
♪ 미래의 나 ♪
♪ 꿈꿔왔던 모든 일들이 ♪
♪ 하나둘 이뤄질 거야 ♪
[음악이 멈춘다]
[발소리]
[발소리]
[발소리]
♪ 되고 싶어 ♪
♪ 항상 너를 지켜줄 수 있도록 ♪
♪ 반짝이는 별빛처럼 분명한 ♪
♪ U & I ♪
누구...
학교가 제법 어메이징하네요
예?
되게 재밌겠는데요?
그쵸?
♪ 가끔 자신 없고 불안하지만 ♪
♪ 네가 내 맘에 들어온 것처럼 ♪
♪ oh, oh ♪
♪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 ♪
♪ 이 순간을 믿을게 ♪
[은호의 환호]
(교장)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 이 말입니다!
이게 학굡니까!
양아치들이 하는 짓을 학교에서 이렇게 해대면
학교도 가만두지 않겠다 이겁니다
이번 사고로 모의고사가 취소됐다고 생각하면은 오산입니다
모의고사는 예정대로!
일주일 안에!
다시 치른다 이 말입니다
[학생들의 한숨] 시끄러워요!
[발소리를 탁탁 낸다] [학생들의 한숨]
이 학교에서는 내가 대장입니다
한 번만 더 이딴 일이 일어날 때는
정학!
[기쁜 소리]
(교장) 무기징역!
[웃으며] 야, 완전 죽어
학원 히어로 로맨스 대박 기발하지?
교장이 악당인데!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정적]
[효과음]
[앙증맞은 음악] [작은 웃음소리]
(사랑) 내가 너라면
좀 작게 말했을 텐데...
[웃음]
[흔드는 소리]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네
어유, 어유
원론도 물먹고
[물 짜는 소리]
[저마다 움직인다]
(사랑모) 어이구, 어이구...
아, 그래프부터 붙여요 당장!
- 우와! - (사랑모) 어우 어떡해, 어유
(교장) 온종일 그 정신없는 날이긴 하지마는
우리 저...
새로 오신 학교 전담 경찰관
한수지 순경
(교장) 습, 이거이거 내가 이거
혈압이 올라 죽겠단 말이지
신성한 학교가 이거 도덕이 땅에 떨어져가지고...
(교감) 떨어진 도덕 다시 주워야죠
그래서 털어내야죠
그러려면 빵에 보내서 콩밥 팍팍 먹여야 합니다
정신 차려요
뭘 팍팍 멕여요, 멕이기는
그럼 그딴 놈을 가만둡니까?
미쳤어요? 가만두게?
확 그냥 감방에 처넣어버려야지
똑같네
아셨죠, 경찰 양반?
아, 예, 감방
예, 뭐 최선을 다해 잡아보겠습니다
(장 선생) 애들이 요즘 도를 너무 넘어요
한두 명이 하는 짓 같지도 않고
(구 선생) 애들이 우후죽순 저지르는 장난 하고는
의도와 강도가 전혀 다른 계획적인 행윕니다, 이거
저...
꼭 우리 학교 애들이 아닐 수도 있잖습니까?
옛말에
도둑맞고 죄 된다는 말처럼
함부로 사람을 의심하면은...
(교장) 시끄럽고
심 선생이 저, 생활 담당이니까
경찰 양반하고 공조해서
범인이나 좀 얼른 잡아요
쯧...
이거 이사장님 아시면 이거 난리 난다고, 이거!
[퍽 소리]
(교감) 난리를 치고 가시네
아니...
저기...
그동안 어떤 사건들이 있었나요?
[리듬감 있는 음악]
[선생들이 떠든다]
(교장) 야!
(여) 아유, 고정하세요
으이구...
(은호의 독백) 어느 날 갑자기
학교를 엿먹이는 기발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범인은 잡히지 않는다
도대체 범인은 누굴까?
왜 이런 짓을 저지르는 걸까?
모두들 궁금해했지만
그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환호]
(수지) 학교가 제법 어메이징하네요
(빛나) 근데 대체 누굴까?
(대휘) 습, 이 정도면
절대 혼자서는 못할 거 같은데, 규모도 크고
내 생각엔 점조직이 아닐까?
서로가 정체를 모르고
자기 할당 임무만 실수 없이 하는 거지
우리 학교 학생 맞아? 외부 침입자 아니야?
아니, 근데 도대체 목적이 뭐야?
왜 그래?
어휴,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아냐?
지 맘이겠지
[남주의 한숨]
열라 레몬 심쿵 어벤저스겠지?
생각 없이 장난치는 거야 유치하게
아니야!
내가 볼 땐
이건 어마어마한 지하 조직일 수도 있어
왜?
내가 너무 예리한가?
얼른 빨어
쭉 빨어?
야!
아, 같이 가!
(은호) 한 사람 짓이야
뭐라고? 왜 한 사람 짓인데?
촉이 그래
모든 히어로들은 고독한 법이거든
(사랑) 히어로?
[활기찬 음악] (은호) 멋지잖아
억압받는 우리를 구하는 정의의 주인공
쩝, 어쨌든
멋진 짓만 열심히 해라
나도 덕분에 한국대 좀 가자
아자!
(은호) 아싸, 아자!
(둘이서) 아자, 아자, 아자!
[휴대폰 조작음]
(변조음 1) 당분간 은신
(변조음 2) 연락 있을 때까지 조심
- (변조음 3) 오케 - (변조음 4) 오케, 알았어
[걸어간다]
(태운) 이야 오늘 일진 거지 같네
그따위로 사니까 좋냐?
[긴장되는 음악]
[탁 선다]
애들이 알면 되게 재밌겠다
우리 학생회장의 진짜 얼굴
[비웃음]
너 주먹이 그리운가 보다
마다할 이유는 없지
[걸어간다]
미친 새끼
미친 새끼
[분필 소리]
10분 줄 테니까 시를 완벽히 외우도록
그다음 10분은
해석을 완벽히 외우도록 한다 알겠나?
[학생들의 한숨]
[탁 친다] 알겠나?
[학생들이 힘없이] 네
[사각거린다]
[탁 소리]
[슥 끌어온다]
어...
쌤, 그게 아니고요
그, 뭐냐, 그게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
어, 그, 새, 그게...
(구 선생) 280등
머리가 나쁘니까 말귀 못 알아듣는 걸 탓할 순 없고
졸업할 때 찾으러 와라, 잉?
[놀라는 소리]
어, 안 돼요, 쌤!
저 그거 없으면 큰일 나요
[바스락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아, 씨...
[종소리]
[부스럭 소리]
(은호) 쌤
[발소리]
(은호) 쌤, 쌤, 안 돼요
쌤, 잘못했어요
진짜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 네?
제발 노트 좀 돌려주세요
저한테 진짜 중요한 거란 말이에요
다음에 더 큰 걸 뺏겨도
고작 애원하고 비는 거밖에 돌려받을 방법이 없겠지?
(구 선생) 한심하긴...
제 휴대폰은 좀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선물받은 거라서요 아버지한테
(은호) 응?
응?
[애원한다] 어, 쌤, 저는요?
저도 돌려주세요, 네?
아니, 이렇게 금방 돌려주실 거면
[머뭇거리며] 왜 뺏으셨어요?
원칙에는 충실해야 되니까
(은호) 아니, 원칙에 충실한데
이건 불공평하죠
얘는 돌려주고 왜 저는 안 돼요, 네?
그러면 니도 든든한 뒷배경을 가져보든가
원칙도 깨트릴 수 있는 막강한 힘
[무거운 음악]
억울해도 우짤긴데?
그게 바로 이 사회의 살벌한 현실인데
[발소리]
그럼 받아들여요?
억울해 죽겠는데
뺏기면 뺏기는가 보다 그냥 당하고만 있어요?
같은 원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피 토하고 싸워야죠!
야!
안 그래?
내가 피 토할 일은 아닌 거 같은데?
[구 선생이 혀를 찬다]
아, 쌤!
습...
그딴 얘기는
바꿀 힘을 가진 다음에 하든가
이 학교에서 너의 힘이 뭐겠냐, 응?
280등
쯧... [탁 소리]
안 돼, 진짜 왜 그러실까
[은호가 조른다]
(은호) 아, 왜...
야, 네가 말하면 금방 돌려주잖아, 응?
그니까 말 좀 잘해달라고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나한테 진짜 중요한 거라 그래
나 그걸로 대학 가야 된단 말야
그러니까 내가 웹툰을 그려서 그거로 공모전을
그러니까 내가 한국대를...
야!
불공평하잖아, 어? 너만 돌려받는 게 말이 돼?
말이 된다던데? 아까 그랬잖아, 요단강
현태운, 너 진짜...
아니, 같은 반 친구가 곤란에 처했는데
우리 히어로처럼 막 스프링클러는 못 터트려줘도
[콧소리로] 좀 도와줄 수 있는 거 아니야?
히어로는 무슨 유치한 영웅 심리...
유치하지, 어?
유치하게 그러니까 쌤한테 말 좀 잘해주면 안 될까?
[탁 친다]
[콧소리로] 시끄럽네, 진짜
[헬멧을 쓴다]
[오토바이 소리] (은호) 아, 아, 진짜...
어우, 저 싸가지
갔냐?
[덜컹덜컹 소리]
[불안한 숨소리]
[불안한 숨소리]
[작게 웃는다]
[훌쩍거린다]
[책을 덮는다] [사랑의 한숨]
나 학원 가야 되는데 괜찮냐?
[덜커덩 소리]
[불안한 숨소리]
[웃음, 불안한 숨소리]
[탕 치며] 나도 가야 돼!
[숨을 헐떡이며] 한국대...
[긴장되는 음악]
[살며시 걷는다]
[긴장되는 음악]
[한숨]
[살며시 걷는다]
[바스락 소리]
[음악이 멈춘다]
[일어나 걷는다]
[리듬감 있는 음악]
[탁 발소리를 낸다]
[툭 떨어진다]
[놀란 소리]
대박...
[타는 소리]
너, 너...
[주제곡 "이순간을 믿을게"]
♪ 지금 이 순간을 믿어볼게, 난 ♪
♪ 가끔 자신 없고 불안하지만 ♪
♪ 네가 내 맘에 들어온 것처럼 ♪
♪ oh, oh ♪
♪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 ♪
지가 나를 골탕 먹이겠다?
분명히 기억난다니까?
- (태운) 떨려 죽겠지? - (은호) 그날의 입술
이게 확, 씨! [탁 잡는다]
(대휘) 그만해라
(교감) 라은호, 공식입니다
공부 못하는 학생 이꼬르 사고 치는 학생
[짝] (은호) 진짜 아니거든?
그만두지 못해?
(구 선생) 무조건적인 옹호, 비호
그래서 뭐 우짤긴데?
(수지) 얘 CCTV 위치를 정확히 알고 움직였어
(남주) 드디어 정체성을 드러낸 거 같은데?
(수지) 범인은...
이 학교 안에 있어요
♪ 미래의 나 ♪
[쿵 소리]
♪ 꿈꿔왔던 모든 일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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