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7 . 7회
(태운) 야, 나오라고 이 새끼야!
[폭발음] [조용한 음악]
[태운이 소리 지른다]
[쿵 소리]
[대휘와 준기모가 흐느낀다]
(은호) 대박
(은호의 독백)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
[걸어간다]
쟤가 안 했어
[나는 소리]
(은호의 독백)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은호와 사랑의 환호]
(대휘) 답안지가 있는 거야?
(은호의 독백) 혹은 무언가를 숨기기 위해
(교장) 수학 경시대회 1등은 태운 군한테 갈 테니까
(병구) 엑스가 태운이를 고발한 거야?
뭘 봐, 이 새끼들아!
(은호의 독백) 그 아이의 거짓말도
그랬던 것 같다
[효과음]
[학생들이 얘기한다]
[발소리]
(여학생 1) 현태운 나쁜 놈이지
(여학생 2) 재수 없어, 진짜
(남학생 1) 야야, 현태운이다
- (남학생 2) 왜 이렇게 당당하냐? - (여학생 3) 부끄럽지도 않나 봐
(남학생 3) 아빠 빽이 좋긴 하네 야, 완전 망신이야
(남학생 4) 엑스가 현태운 고발한 거야? 야, 엑스 쩔어
[의미심장한 음악]
[은호가 뛰어온다]
미쳤어?
이건 무슨 자폭이야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웃으며] 무슨 자폭까지는
하, 근데 네가 왜 고발해?
아이, 안 그러면 수학 경시대회 나가야 되잖아
그것 때문에 그랬다고?
그럼 뭐 민중을 위해서 그랬겠니?
어?
어휴...
근데, 어떻게 된 거야?
[매미 소리]
그니까...
[리듬감 있는 음악]
[문을 열고 닫는다]
[발소리]
[부스럭 소리]
[동영상 촬영음]
[문을 닫는다]
[교장과 태운의 말소리]
[털썩 앉는다]
저, 이거 아버지께서...
아이구, 뭘 이런 걸 다...
아버님한테 꼭 감사하다고 전해드려요
예, 알겠습니다 [교장의 웃음]
그럼... [바스락 소리]
(태운) 저, 교장 선생님
그...
경시대회
습, 그...
그것만 열심히 외우면 되겠죠?
[교장의 웃음]
수학 경시대회 1등은 어차피 태운 군한테 갈 거니까
답만 잘 외워요 [태운의 웃음]
감사합니다, 교장 선생님 정말 열심히 외울게요
[교장과 태운의 웃음]
(태운) 쯧, 그래
[웃음] 대박
- 엑스는 엑스네 - 그지?
근데
후폭풍 어떡하냐? 애들 난리 났던데?
뭐, 띨띨아
넌 네 걱정이나 하세요
[걸어간다]
(교장) 이거, 이거 이거 어쩔 겁니까, 이거?
엑스 이 새끼가 이거 결국 사달을 내네
사달을 내
엑스가 아니라 [뚜껑을 연다]
교장 선생님이 사달을 내신 거 같은데요
뭐요?
왜 경시대회를 [탁탁 친다]
있는 집 애들한테만 몰아줍니까?
애들이 열 받으니까 이런 짓 하는 거 당연하잖아요
- 미쳤어요? - (정 선생) 그러니까요
미치지 않고서야 뭐 그렇게 말을 막 합니까, 저는?
응? 미쳤어요?
아니 그, 저 무슨 저 해결책들 좀, 응?
내놔 봐요, 어?
생기부 유출에 경시대회 부정에
지금 이거 교육청에서 난리들 났다는데?
이사장님도 가만히 안 계실 테고
제대로 된 인정과 빠른 수습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예, 저 일단 사과를 하시는 게...
사과요?
[기막힌 웃음]
아니, 지금 나보러 저 애들한테 사과를 하라는 거요?
나 안 해요
안 해!
[문이 열린다] 저기...
[헐떡이며] 이사장님이 오십니다
교육청에서도 오시고요
[무거운 음악] [일어선다]
[발소리]
[구 선생의 한숨] [펜을 놓는다]
(구 선생) 아이고...
[적는 소리]
[종이를 넘긴다]
[작게 얘기한다]
어...
저희 교육청에 민원 접수된 게 한두 건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꼼꼼하게 체크해야 되니까
양해 부탁드립니다
생기부 유출 문제는
행정 절차상에 실수가 조금...
생기부 유출뿐만 아니라
성적순 차별, 상벌점제
이번에는 경시대회 부정까지 한두 건이 아닙니다
장학사들께서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조금만 존중해주시면
바로 성과 올리겠습니다 [웃음]
이사장님
학교는 성과를 올리는 곳이 아니죠
성적을 올리는 곳이죠
[문이 드륵 열린다]
[문이 닫힌다]
[발소리]
애들 반응은 어떠냐?
분위기 안 좋은데요 다들 열 받아서
[교장의 한숨]
일단 현태운부터 징계 주십시오
그래서 불렀습니다
그래야 학생들 분노가 사그라들 겁니다
집단 행동하면 일 더 커질 테고
아니, 그래도...
전 괜찮습니다 잘못했잖아요
[태운의 한숨]
그럼...
수학 경시대회는 다시 열리는 건가요?
쯧...
정상적으로 투명하게 다시 열려야
반발이 수그러들 거 같습니다
(이사장) 넌 나가봐 행동거지 조심하고
[작게] 네
[걸어간다]
저, 근데...
저만 징계받는다고 반발이 누그러들 거 같진 않은데요
어, 윗선에서도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애들이 다들 난리거든요
부모님들 모시고 올 거 같기도 하고
(교감) 그래요 백번 천번 맞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이사장님이
책임을 질 수는 없는 문제고
교감인 제가 책임을 지기에는 조금 약하고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교감)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학생들이 떠든다]
(남학생 5) 우리가 생각하는 그 상황 맞지?
- 그럼 태운이가 탄 거야? - 맞네
저거, 저...
(병구) 와, 대박, 쇼킹!
말도 안 돼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탕
야, 현태운이 징계를 다 받네
야, 그 정도 한 거치고 징계가 너무 약하지
엑스는 뭐 하냐? 이런 애 좀 확 그냥 벌줘버리지
(사랑) 맞아, 그지?
[웃으며] 어, 어
[학생들이 떠든다]
[조용해진다]
이야...
좋은 구경 났네
그지?
어?
[발소리]
아주 보기 드문 현상이야
[계단을 오른다]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짜증 나 엑스가 확 응징했음 좋겠다
[부추긴다]
[크게] 엑스가 제대로 응징했음 좋겠다
엑스
흥, 재수 없어
[무거운 음악]
(정일) 현태운도 징계받았는데
우리 괜찮을까?
(학중) 걱정 마 엄마가 알아서 해결한댔어
(빛나) 아 씨, 교장이 나도 미술 경시대회 상 줬는데?
(학중) 엑스가 우리 반이면 더더욱 우리가 패 죽일 텐데
괜찮을까?
(빛나) 그러니까 빨리 엑스를 잡아야지
(정일) 근데 송대휘는 우리 이러는 거 다 알잖아
혹시 걔가 엑스 아냐?
(희찬) 걱정 마
어차피 송대휘는 우리한테 필요한 게 많아서
말 못 해, 절대
[문이 열린다]
[문이 닫힌다]
(태운) 너는 남의 아지트를...
엄청 자연스럽다?
엄청 부자연스러운 것보단 낫지
마셔
[어이없는 소리]
[뚜껑을 딴다]
[음료를 마신다]
근데
진짜 그게 다야?
뭐, 수학 경시대회 나가기 싫어서?
습...
어, 글쎄?
왜 그랬을까?
그동안은 그냥
재수 없는 놈들
엿먹이려고 재미 삼아 했던 건데
[잔잔한 음악]
(태운) 사람이 죽었다고요 그깟 체면이 뭐가 중요해요!
더는 안 봐줘!
내 얼굴에 먹칠하지 마라
[화난 숨소리]
근데?
(태운) 근데
이 장난이 누군가한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누군가?
뭐...
띨띨한 애 하나랑
[한숨] 짜증 나는 놈 하나
[음료를 마신다]
아, 시원하다
자, 오늘 조회는 여기까지고
수학 경시대회 신청한 사람들
방과 후에 1학년 1반에서 열리니까 잘들 보고?
이상, 좋은 하루 보내라
(학생들) 네
[일어난다]
[각자 움직인다]
[책을 덮는다]
[학생들이 얘기한다]
근데 현태운은 겨우 봉사 일주일로 끝나는 거야?
(사랑) 아빠 빽이 좋긴 하네
으유, 저 싸가지...
[학생들이 떠든다]
현태운도 사정이 있겠지
너무들 하네, 진짜
[은호의 한숨] 아, 조회 수 겨우 1이야
아, 올린 지 얼마 안 됐잖아
그래도
어떻게 딱 한 명밖에 안 읽냐?
기다려
하여튼 성격 급하긴
근데
그림 그리는 게 그렇게 재밌냐?
응
나는 세상에서 그림 그릴 때가 제일로 행복해
[잔잔한 음악]
그래서
평생 그림 그릴 수 있는 그런 직업 가지고 살 거야
[팔락거린다]
너는? 넌 꿈 없어?
그런 거 없어
(준기) 아니, 아니지 핸들을 좀 더 꺾어서 위로!
안 돼, 밸런스가 무너져
그럼 나 안장만 좀 바꿔줘
난 뒤에 아무도 안 태울 거니까 1인용으로 짧게
그리고 JK라고 내 이니셜도 기름통 쪽에 새겨주시고
참 고객님 요구사항 많으세요?
[바스락 소리]
(준기) 와, 쩔어, 쩔어
이거 실사로 나오면 이 엉아가 백퍼 1빠로 구매한다
- 와... - 쩔게 비쌀 텐데?
에헤이...
깎아줘야지
[웃음] 우리 친구잖아
머리 까져, 인마
아이, 진짜 좀 보자, 좀
아이, 아직 완성 안 됐어
나 얼마 전에 하나 생기긴 했다
뭔데?
너를...
놀리고 싶어, 많이 많이
[웃음] 뒤지고 싶지, 많이 많이?
[웃음] 야, 근데 너 그런 말 못 들어봤냐?
이, 꿈이란 걸 갖는 순간부터
인생이 피폐해진다는 말?
음...
어디서 꼭 나쁜 것만 듣고 왔어, 고딩이?
이봐 이봐, 어?
야, 너 조회 수 안 나온다고 지금 엄청 피폐해졌어
- 눈 밑이 꺼메 - 하여튼 부정적이야
쯧, 내가 언제 꺼멨어?
거울 봐
[손을 올린다]
[발소리] (남주) 뭐야?
(남주) 오, 송대휘! [학생들의 감탄]
크, 역시 진검승부엔 송대휘지!
맞아, 맞아
보기 좋게 딱 1등이네? [탁 올린다]
[웃으며] 고맙다
(사랑) 회장
- 멋지다 - 멋지다
[웃음]
엑스는 더 멋지고! [웃음]
[학생들이 떠든다]
[의미심장한 음악]
[부스럭거린다] [매미 소리]
풀은 뽑아도 뽑아도 다시 자라거늘
의미 없는 살생이로다
[짜증 내며] 아, 더워, 씨...
어이 [멈춘다]
[툭툭 턴다]
[태운의 한숨]
덕분에 1등 했으면 고맙단 인사 정돈 해야지
뻔뻔한 건 여전하네
[어이없는 웃음]
어떡하냐?
이번엔 아버지 빽이 안 통해서?
[어이없는 웃음]
나야 고맙지
그깟 숫자 가지고
쫌생이처럼 장난치는 거 체질에도 안 맞고
[훌쩍인다] 쯧, 하긴
네 머리로는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세계긴 하겠다
하, 이 새끼 톡톡 쏘네?
[훌쩍인다]
그리 잘난 놈이
그렇게 바닥까지 무너져야겠냐?
그 방법 아님 방법이 없어? [어이없는 소리]
뭐?
[긴장되는 음악]
[한숨]
나 같이 아무것도 가진 거 없는 애들은
다 혼자서 해야 되거든
너 같은 새끼들한테 짓밟히지 않으려면
하하...
그래서 그딴 짓을 했다
한 가지만 묻자
마스터키는 어디다 놨냐?
(태운) 물어보려면 제대로 물어봐
그 마스터키로 네가 한 짓 알고 있냐고
(은호) 뭐야!
[뛰어온다] 니들 또 싸워?
눈에 힘 빼라?
(태운) 나한테만 난리야
초딩이냐? 맨날 싸우게?
말도 안 통하는 놈이랑! 씨, 쯧
부정행위 적발치고는
처벌이 너무 약한데?
해보지도 않은 게 이게 얼마나 힘든데, 씨
송대휘
경시대회 축하한다
거봐!
정정당당하게 하니까 우리 회장이 1등 딱 먹고, 멋있다
[휙 소리] 어디서 매미가 왱왱, 어휴
고맙다, 다 네 덕분이야
[웃음]
습, 언제 한번 내가 맛있는 거 쏠게
누나가 남는 게 시간이고 넘치는 게 시간이다
기대한다?
- 시간 날 때 연락해 - 응
좋아, 좋아
왜?
더운데 풀 뽑으려니까 짜증 나서 그런다, 왜?
[달달한 음악] 그러게 그런 짓을 왜 했어, 응?
너, 와서 풀 좀 뽑아봐
- 내가 왜? - 선배잖아, 풀 뽑기
너 와서 시범 좀 보여줘 봐, 여기
일로 와봐
- 와봐, 와봐 - 뭐, 왜?
- 빨리, 빨리 - 왜?
날이 더우니까 네가 미쳤지, 어?
[때리며]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돌았냐? 돌았어? [은호의 웃음]
[세수한다]
(은호) 니들은
도대체 정체가 뭐야?
[물이 흐른다]
정체?
송대휘랑 너
정체는 무슨...
니들
예전엔 친했다며
지금은 왜 그러는 건데?
- 알 거 없어 - 혹시...
이러는 거
송대휘 때문이야?
미쳤냐?
내가 그 새끼 때문에 이 짓을 하게?
(은호) 난 잘 모르지만
왜 니들이 싸우고 있는 거 같지가 않냐?
그냥
아프니까 좀 봐달라고
서로한테 말하고 있는 거 같아서
[잔잔한 음악]
네가 뭘 알아?
[웃음] 쯧, 그러게
내가 뭘 알겠냐?
[물소리]
[한숨]
[걸어간다]
(희찬) 축하한다
역시 실력대로 하니까 송대휘 못 따라가네
미안하다
네가 미안하다 그러면 내가 자존심 상하지
네 실력인데
[한숨 쉬며] 그래
뭐, 수행평가 도와줄 거 없어?
기말고사
이제 슬슬 준비해야 될 거 같아서
[놀라며] 기말고사 문제 내가 찍어줄게
아, 맞다
너 지난번에 의료봉사 스펙 필요하다 그랬지?
어
우리 엄마한테 얘기하면 어떻게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아, 진짜?
진짜 그래 줄 수 있어?
[웃음]
그런데
너 이번에 기말고사 꼭
1등 해야겠냐?
[무거운 음악]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아버지가
이번에도 2등 하면 가만히 안 두실 거 같아서
(태운) 그리 잘난 놈이
그렇게 바닥까지 무너져야겠냐?
그 방법 아님 방법이 없어?
[당황한 숨소리]
원하는 거 있으면 한두 개 정도 더 들어줄 수 있고
생각...
생각해볼게
[학생들이 떠든다]
[웃으며 손뼉을 친다]
(덕수) 야야야야야 대박, 대박 대박!
완전 대박! 대박, 대박! [헐떡인다]
왜?
엑스가 우리 반이래!
[웅성거린다]
(병구) 식스 센스 반전 울트라 개소름!
어우, 야 야, 나 진짜 소름 돋아
(여학생 4) 누군데?
[학생들이 떠든다]
(교장) 아니, 그러니까
왜 2학년 1반 생기부만 유출이 됐냐 이 얘깁니다!
저, 그거는...
그게 바로 엑스가 그 반에 있다는 증거 아냐!
아니, 그래도 확실한 증거가 나온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에 못 찾아내면
감봉으로 안 끝납니다!
저, 안 끝나는 건 좋은데요
매번 확실하지도 않은 증거로 자꾸 의심하고 그러시는 거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장) 미쳤어요?
감히 어디다 대고...
확실하지도 않은 증거로
엄한 애들 상처 주지 마세요
사실 교장 선생님
라은호한테 사과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구 선생의 헛기침] (심 선생) 수업 때문에...
[걸어간다]
저거 제대로 미쳤구먼
[구 선생의 신음] [어이없는 웃음]
저...
[의미심장한 음악]
혹시 저놈이 엑스 아냐?
(병구) 학생회장 너 아냐?
(병구) 아니
너한테 학교 마스터키 다 있잖아
(남주) 야, 미쳤냐?
너 아니야? 너 유치한 짓 좋아하잖아
- 무슨... - [웃으며] 에이
얘 병구야, 병구!
[탁탁 친다] 내 친구 병구
돈 많든데? 드론도 막 날리고
아, 진짜 누구야?
우리 반에 엑스가 있긴 한 거야?
야, 윤재혁 너 아냐?
왜 맥락이 없냐? 나 아니거든?
아, 그럼 누구야?
누가 거짓말하는 거냐?
습...
현태운이 고발당한 거 보니까 송대휘겠다, 그지?
어?
어...
아니, 그게...
에이, 둘 중에 한 명 확실하잖아 그럼 송대휘지?
그 쪽지
누가 장난친 건가 봐
왜?
어, 둘 다 아닌 거 같아서
[매미 소리]
나는 네가 아는 거 같은데?
[당황하며] 아니야! 나 몰라, 진짜
진짜로 몰라?
누가 엑슨지?
어
아직 못 찾았어
누명도 벗겨졌고
그만 찾을까 봐, 그치
[웃음]
[일어난다] 랑캐, 나 먼저 갈게
어
[뛰어간다]
치...
요즘 맨날 붙어 다니네, 둘이
[리듬감 있는 음악] [문이 열린다]
[발소리]
[문이 닫힌다] (은호) 어떡하지?
왜 갑자기 우리 반으로 좁혀졌지?
생기부가 우리 반 거만 붙었잖아
[한숨] 너 예상했었어?
나 생각지도 못했는데
뭐, 알곤 있었는데 설마 이걸로 찾을 줄 몰랐네
쯧, 잘난 체 하더니만
어떡하지?
이번에 걸리면 딱 공범인데
어떡하냐, 라은호?
그러게
이번에 걸리면 진짜 끝장나는데
큰일이네?
[매미 소리] [태운과 은호가 장난친다]
(대휘) 빅엿?
교장이 나쁜 짓 하는 거 몰래 찍어서
우리랑 똑같이 벌점을 먹이는 거지
야, 이런 거 영상으로 만들면 진짜 웃길 거 같지 않냐?
(대휘) 라은호가 엑스?
그러면 지가 고발한 현태운이랑 사이가 나쁠 텐데
[오토바이 소리]
[풀벌레가 운다]
[내려온다]
[헬멧을 벗는다]
어우 왜 체인이 망가지는 거야?
다리 힘이 얼마나 좋으면 체인이 견디질 못하고
똑똑 다 부러지냐, 어?
- 죽을래? - 어이고, 어, 뭐 하냐?
- 죽을래? - 죽고 싶냐, 너야말로 뒤질래?
- 야, 팔 힘... - 와, 팔 힘 장난...
(태식) 뭐지? 이 격한 스킨십은?
[다가온다]
야, 가
- [툭 치며] 얼른 가 - (태운) 뭐야?
아, 들어가! [태식의 헛기침]
어이, 학생, 내려봐
누구, 누군데?
[작게] 있어
나 라은팔 친오빤데 빨리, 빨리 내려봐
아... [내린다]
- 안녕하세요 - 응
습... [익살맞은 음악]
오, 오도바이?
재력은 좀 되고? 어, 좋아
그래
[탁 잡고 살짝 밀친다]
- 어어? - 아, 체력도 좀 되는 거 같은데
습, 후...
내가 진짜
내가 같은 남자로서 궁금해서 그러는데
여자 얼굴 안 봐?
성격도 안 보나? 아니, 왜?
- 이, 이런 걸 뭐 때문에? - 네?
[퍽 치며] 가, 어? 가! [신음]
- 봤지? - 야, 고마워, 먼저 가
- (태식) 어이, 학생 - 가!
- [때리며] 가! 가, 인마! - 내가 묻고 싶은 거는
- 여자 얼굴 왜 안 보냐고? - 넌 왜 또 이러고 있어?
- 너 나중에 후회한다! - 너 후회한다?
너, 가!
- 알았다 - 들어가라! 아, 진짜...
고마워!
습...
얼굴 많이 보는데?
(태식) 엄마!
[뛰어오며]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김 여사
딸 남자 생겼어
- 뭐? - [때린다] 아, 그런 거 아니라고!
(태식) 어쨌든 돈도 많아 보이고
이번 기회에 딸 시집을 보내는 게 어때?
으이구, 으이구 그냥 으유...
아아, 멸치를 던지고 그래요?
(은호모) 쓸데없는 소리 마 [놀리는 소리]
(은호모) 어이고 어이고 그냥, 어휴...
어디서 또 탱자탱자 [은호부의 신음]
술을 퍼마셨어, 또? 씨, 쯧
어라? 안주가 그냥 막 날아다니네
[짜증 낸다] [은호부의 웃음]
[크게 웃으며] 우리 딸!
[둘의 웃음]
웹툰 학원 잘 다니고 있지?
응, 잘 다니고 있지!
[취한 소리로] 또 뭐 필요한 거 있어?
아, 나 그...
우리 여름방학 특별 프로그램 같은 거 하는데
그거 딱 한 달만...
아니다! 아냐, 아냐, 그거 너무 비싸
아냐, 아냐, 습...
[크게] 들어!
들어, 들어, 들어!
에이...
아니야! 그거 엄청 비싸
아빠가 보내줄게! 쯧, 아빠가!
우리 딸은 그냥 열심히 공부만 해
나머지는 아빠가 다 알아서 할게, 알았지?
[웃음]
- 무슨, 당신이나 알아서 해, 좀! - 내가, 내가!
들어와, 어? [은호부와 은호의 웃음]
- 아빠가 살게, 알았지? - 아유!
[은호부의 신음] [혀를 찬다]
[웃음]
[풀벌레 소리]
[발소리]
[한숨] [바닥이 삐걱거린다]
[탁 친다] [은호부의 신음]
[살며시 걸어간다]
[바스락 소리] [잔잔한 음악]
[한숨]
(태식) 뭘 하고 다니시길래 온몸이 파스야?
[숨을 내쉰다]
[계단을 내려온다]
[책을 덮는다]
흠, 열심히 사네
그러게
쯧, 근데
엑스 진짜 우리 반일까?
어?
어...
글쎄?
[웃음]
누군지 알면 내가 도와주려 그랬는데
알다시피 나는 엑스한테 빚도 있고
에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
하지 않을까? 엑스는?
[웃음]
그렇겠지?
엑스는 좋은 사람 같으니까
[웃으며] 그렇겠지, 어
뭐 들어? 음악 들어?
들어볼래?
어, 그래 [새가 지저귄다]
[이어폰을 낀다]
["두근두근 여름날"]
♪ 우리들의 여름날이 스쳐 가 ♪
♪ 쏟아지는 햇살 사이로 ♪
♪ 너를 생각하면 ♪
♪ 가슴이 막 뛰어 ♪
♪ 나는 ♪
♪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과 ♪
♪ 창문 밖으로 춤추는 나무들 ♪
♪ 네 옆모습을 바라보다 ♪
♪ 웃음이 나 ♪
♪ 다 이뤄지길 바래 원하는 모든 것 ♪
♪ 더 영원하길 바래 소중한 것 ♪
[어이없는 소리] [계단을 내려온다]
네 남친 원래 저렇게 다정했냐?
하, 그러게
나도 처음 보는 모습이다
[걸어간다]
(대휘) 어? [문이 열린다]
[문이 닫힌다] 할 말 있어
뭐야? 여기서 해
둘이서 하고 싶은데?
[걸어간다]
[문이 열린다]
할 말이 뭔데?
[돌아선다]
- 무슨 꽃 좋아하냐? - 뭐야?
그게 궁금해?
어 [걸어간다]
[문이 열린다]
[작게] 뭐야? [문이 닫힌다]
[돌아다닌다]
[작게] 야
[부딪히는 소리]
[음악을 크게 튼다]
아, 뭐 하는 거야?
[소리 지르며] 노래 듣는다, 왜!
소리 좀 줄여!
누구 들어오겠다!
싫어 난 원래 이렇게 들어
이어폰 같은 걸로 안 들어 좀스럽게!
[소리친다] 아, 진짜!
미쳤어, 진짜?
노래 좋지, 어? [은호의 비명]
아, 왜 이래? 어우...
지...
직무 정지요?
[교감의 헛기침]
교육청 감사도 있을 테고
잠시 쉬고 계시면은
예의 갖춰서 다시 학교로 모시겠습니다
아무래도 학교가 쇄신하고 자성의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야 하니
습, 아니
아니, 그래도 내가 명색이 교장인데
교장 선생님께서 늘 말씀하지 않았습니까?
희생양을 만들어서라도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지금이 그 타이밍입니다 솔선수범해서
양이 되어 주십시오
희생양이
대의를 위해서 잠시 쉬어간다고 생각해주시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숨을 내쉰다]
어때? 엑스 [기타 소리]
[은호와 사랑의 말소리]
[박수 소리] 야야야야야!
(병구) 야야, 야! [놀리는 소리]
[헐떡이며] 가을 미나리 풍년!
- 아, 뭐래? - (병구) 얘들아
교장이...
- 잘렸대 - (은호) 어?
- 진짜로? - 어?
성적 차별에 생기부 공개 싹 다 고발당해서
- 잘렸대 - (여학생 5) 대박
[놀란 소리]
그럼 엑스가 교육청에도 고발한 거야?
대박
[학생들이 웃으며 떠든다]
(여학생 6) 잘렸대!
[덜컹 소리] [익살맞은 음악]
(교감) 잠깐만요
[명패를 집어 툭 놓는다]
아니
이거 왜 올려놓습니까?
사람이 바뀌면 명패가 제일 먼저 바뀌는 겁니다
[부스럭 소리]
[탁 놓는다]
허, 참 나...
아주 오랫동안 기다린 사람 같습니다
하늘에 맹세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 아닙니다
에유...
이게 무슨 꼴이야, 이게
[짜증 내며 혀를 찬다]
다행히도 직무 정지라서 학교에 방도 따로 마련돼있고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푹 쉬세요
'롱 타임 컨티뉴 포에버'
[부스럭 소리]
[걸어간다]
(사랑모) 수고하셨습니다
[한숨] [탕 닫는다]
[자리에 앉는다]
[만족스럽게 숨을 내쉰다]
이 자리에 앉아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삐그덕 소리]
생각대로 재밌구먼
아, 참
이 복도에 있는 교장 선생님 사진 당장 떼서
구석이라고 생각한 곳에 처박아두세요
아유, 저기
그래도 교장 선생님 얼굴인데...
[탕 친다]
지금은 아닙니다
[삐그덕 소리]
아유, 하여튼...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이라더니
[작게] 별꼴이야, 진짜
[매미 소리] [걸어간다]
[찬다] (은호)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어우, 뜨거 - 너는?
어디다 대고 감히 반말을 씨, 쯧
반말한 거 아닌데? 오늘 배운 시 외운 건데요, 쌤?
(심 선생) 선생님! 아유, 무겁게, 주세요
아유...
아유, 하필이면 증거가 딱...
현행범으로 딱 잡히셔서
[익살맞은 음악] 그러게요, 딱
학교가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 이 말입니다!
그쵸?
쯧, 2학년 1반
엑슨지 뭔지 그놈 못 잡아내기만 해
그리고 이번 기말고사 성적 제대로 못 내면은 각오해
쯧...
[부딪힌다]
각오는 교장 선생님이 하셔야...
[웃음]
(교장) 비켜!
[둘이 웃는다]
[발소리]
[우당탕 소리]
[덜컹 소리]
엑스, 이놈의 새끼!
내가 절대로 가만 안 둬, 씨
[분한 소리]
[발소리] [음료를 마신다]
[팔락 넘긴다]
[한숨]
어떻게 한 번을 안 보냐?
어?
아아, 미안
배 안 고파? 벌써 저녁 시간이야
아...
진짜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
우리 저녁 뭐 먹어?
저녁?
미안한데
나 오늘 좀 그...
[남주의 한숨]
아아
오늘은 공부해야 되지?
내일도 공부해야 되고
[웃으며] 남주야
[정리하며] 괜찮아, 나도 약속 있어
[일어난다]
먼저 갈게
[걸어간다]
[문이 열렸다 닫힌다]
[잔잔한 음악] [걷는 소리]
[빛나가 구경하다 돌아본다]
[짜증 내며] 야
[빛나의 말소리]
(빛나) 아, 맨날 학교에만 있어서 너무 싫다
(남주) 너 신발 맨날 사잖아
[남주와 빛나가 얘기한다]
가자, 그냥
안녕히 계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카드 제시해 주십시오
[부스럭 소리]
너도 여기 VVIP지? 네 카드 줘
아, 그...
나도 오늘 카드지갑 두고 왔는데
[숨을 내쉰다]
너 접때도 두고 왔다 그러지 않았냐?
[헛기침]
너도 오늘 두고 왔잖아
저, 성함으로 조회해드리겠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유빛나요
[타자 치는 소리]
조회되셨습니다, 유빛나 고객님 안쪽으로 모실게요
회원이십니까?
- 아... - 너희 엄마도 여기 회원이시라며
아, 근데
오늘 여기 온 거 걸리면 좀 그래서...
성적이 떨어져서 쇼핑 금지당했거든
야, 조회한다고 엄마가 아시겠냐? 들어가기만 하는 건데
아, 그냥 나는 갈게
그, 마사지숍 예약도 있고
그래? 어느 마사지숍인데? 같이 가
어?
아니, 그...
[발소리]
[차 문을 닫는다] 읏차...
[흥얼거린다]
뭐야, 이게?
어? 어, 왔어?
[웃음] 야, 봐라
누가 이거 완전 새거를 버렸더라고
너도 이제 고3 되니까 이거 하나 있었으면 해서
[웃음]
누가 그딴 거 필요하대? [슬픈 음악]
그지야?
왜 남이 버린 걸 주워?
[웃으며] 아니야, 그런 거
[한숨] 구질구질해, 진짜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안 가져갈게, 안 가져갈게
에이, 자, 자, 안 가져간다 [탁 친다]
[멋쩍은 웃음] [한숨]
(남주부) 저기
저기, 딸
[더듬으며] 근데 그 친구하고 괜찮지?
뭐, 별일 없었지?
어?
야, 이, 역시 우리 딸 남친답게 진짜 잘생겼더라, 어?
[웃음] 그러니까 학교는 뭐 하러 오냐고!
그깟 빵 쪼가리 하나 주러...
(남주부) 남주야, 그거
너 좋아하잖아
진짜 쪽팔려 죽겠어
왜 맨날 이따위로 살아?
딴 부모들처럼 열심히 좀 살지!
왜 맨날 이렇게 구질구질한데!
짜증 나 죽겠어, 씨
따, 딸, 남주야
[걸어간다]
[멋쩍은 웃음]
(은호부) 요즘 애들이
자식이라도 참 어려워요?
그죠?
[힘없는 숨소리]
[걸어간다] (남 1) 문제가 많이 고발돼서
저희 교육청에서도
꼼꼼하게 둘러볼 생각입니다
아유, 물론입니다
(교감) 생각보다 문제가 없을 겁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부스럭거린다] [매미 소리]
[헐떡이며 걸어온다]
선생님, 선생님!
아 씨... [짜증을 낸다]
[다급한 발소리]
[숨을 헐떡인다]
(빛나) 아 씨...
[홱 뺏는다]
뭐 하는 짓이야?
씨, 네가 저번에 내 노트도 가져갔잖아
내 펜도 네가 가져간 거 아냐?
하, 이게 얼마짜린 줄이나 알아?
몰라, 내가 가져간 거 아냐 이리 줘
- 아, 이리 주라고! - 아, 진짜!
[와르르 떨어진다]
[짜증 내며] 어디 간 거야?
(보라) 야
내 물건 다 당장 주워
[어이없는 웃음] 웃기고 있네
[뺏어 던진다] 어디다 감췄어?
하, 얻다 뒀냐고!
- 내가 그런 거 아니라고 - 네가 숨겼잖아!
- 내가 숨긴 거 아니라고 - 네가 가져간 거잖아!
- 내가 가져간 거... - 네가 가져간 거 같은데?
- 씨... - 내가 가져간 거 아니라고 했지!
아, 네가 가져간 거라니까!
- 야, 내놔! - 놔!
야, 그게 얼마나 비싼 건데!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야!
(장 선생) 야야 니들 뭐 하는 짓이야!
(보라) 아아! 야, 이거 놔
서보라, 유빛나! 그만두지 못해?
(빛나) 너가 빨리 그냥 내놓으라고!
- 내가 그런 거 아니라고 했잖아! - 네가 가져갔잖아!
말해, 야! [탁탁 친다]
뭣들 하는 짓이고!
[싸움을 멈추고 헐떡인다]
(빛나) 아 씨...
피?
학폭위 당장 진행하셔야겠습니다
학교 폭력은 발견 즉시 신고 접수하시는 거 아시죠?
(교감) 알고 있습니다만 저것은 애들이 커가는 과정의
- 단순한 갈등과... - 습...
당장 따라 나온나!
파딱!
[걸어간다]
[심 선생의 한숨]
보라야
쌤 좀 봐봐
[한숨] 음...
네가 먼저 빛나 때렸어?
아, 맞다니까요! 왜 자꾸 얘한테만 물어봐요?
네 얘긴 충분히 알겠고
보라 얘기도 좀 들어봐야지, 응?
보라야, 빛나 말이 사실이야?
아뇨
유빛나가 먼저 제 머리채 잡았어요
내가 언제!
장 선생님
진짜 못 보셨어요?
아까 말했잖아요
보긴 봤는데 처음부터 본 게 아니라고
내가 봤을 땐
보라도 마냥 맞고만 있진 않았다니까요
그래도 좀 더 정확히 말씀을... [덜컹 소리]
몰라요, 못 봤다니까?
하, 왜 자꾸 나한테 그래?
[바스락 소리]
[보라의 한숨]
일단은 저, 알겠고
[한숨] 교실로 돌아가 있어
또 싸우지 말고
[부스럭 소리]
선생님 부탁할게
[일어난다]
[한숨]
[문이 열렸다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어이없는 소리]
[걸어간다]
[한숨]
[자리에서 일어난다]
장 선생님
왜요?
1학년 때 담임이셔서 잘 아시겠지만
[한숨] 보라가 누굴 먼저 때리고 그럴 애는 아니잖아요
성격도 조용하고 차분한 애라
[바스락거린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예? [탁 놓는다]
앞에선 조용한데 뒤에선 포악한지 어쩐지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냐고요?
아니, 그래도
평소에 이렇게 잘 들여다보면...
부모도 속 모르는 게 요즘 애들이에요
내가 걔들 엄마도 아니고!
아, 왜 하필 내 앞에서 싸워!
[화난 숨소리] [바스락거린다]
[매미 소리] [걸어간다]
착각하지 마세요
뭐라고?
설마 제가 또 선생님한테 도와달라고 하겠어요?
그때 당한 거로 충분해요
너...
[무거운 음악] [한숨]
얘 말하는 것 좀 봐
기대하는 거 눈곱만큼도 없으니까
혹시 쟤가 나한테 또 부탁하면 어떡하나
그런 표정 짓지 마시라고요
그럴 일 없으니까
[떨리는 숨소리]
그...
두 사람 의견이 계속 충돌돼서
잘잘못을 따지려면 학폭위를 여는 수밖에 없대
[한숨]
[심 선생의 한숨]
그냥 선생님은
잘못한 사람이 사과하고
다른 친구가 받아주고
그렇게 됐음 좋겠는데
언제부턴가 그게 쉽지가 않네
제가 때린 걸로 할게요
뭐?
제가 가해자 한다고요
- 보라야 - 학폭위 열리면 뭐 해요
유빛나 엄마가 비싼 변호사 데려올 건데
어차피 못 이기잖아요
우리 집은 그럴 돈도 없고
변호사 있다고
반드시 그쪽 말만 듣고 그러는 거는...
(보라) 쌤
저 가봐도 되죠?
어?
[일어난다]
[걸어간다]
[새가 지저귄다] [매미 소리]
[발소리]
표정이 안 좋네요?
아, 쌤
뭐, 무슨 일 있어요?
[한숨]
우리 반은 왜 이렇게 바람 잘 날이 없는지
담임인 제가 모자라서 생긴 일 같아요
친구끼리 싸우질 않나
[코웃음] 짝지어서 교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하질 않나
[의미심장한 음악] 짝지어서 교무실 무단 침입?
그날 분명히 무슨 소리 들었죠?
예
그게 그러니까요
[발소리]
[은호가 놀란다]
(은호) 어떡해? 담임이야!
(태운) 어떡하긴, 닥쳐
(심 선생) 두 명이었는데
분명 여자애가 한 명 있었고
한 명은 남자애였는데
이게, 우리 반 애 같긴 한데 학교에 알릴 수는 없고
고민돼 죽겠네요
찾긴 찾아야죠
찾아서 왜 그러는 건지 얘기도 좀 들어보고
근데 2학년 1반 여자애면
솔직히 라은호가 유력하겠네요
으, 은호는 또 왜요?
기억 안 나세요?
그때 그 학교 뒤편 창고 근처에서
[탁 멈춘다]
[펄럭거린다]
[뛰어오며 헐떡인다]
아, 분명히 이쪽으로 뛰어왔는데
못 봤어?
이쪽으로 갔어요
(수지) 그땐 정신없어서 그냥 라은호 말대로 달려갔지만
그쪽은 워낙 넓은 공간이었어요
엑스가 도망갔다기보단
라은호가 숨겨준 게 더 말이 된단 말이죠
뭐, 수상하단 생각 때문에 계속 예의 주시하긴 했는데
특별히 단서 같은 건 발견하지 못했거든요
에이, 그래도 은호는 아닐 거예요
그때 누명 썼을 때도 얼마나 절박했는데요
아니에요, 은호는
어쩔 수 없어서 그랬을 수 있잖아요
[한숨]
뭔가 사정이 있어서
[은호가 놀란다]
[크게] 어, 어? 대박!
야, 요란하다, 요란해
야야야야, 나 댓글 달렸다
[웃으며] 재밌네
[웃으며 손뼉 친다] 야, 재밌대
유치한 거 좋아하나 보네
저게 진짜...
[귀엽게] 응, 내 1호 팬
답글 달아줘야지 [클릭 소리]
[일어나 걸어간다]
[머리를 묶는다]
[발소리]
[달달한 음악]
[달그락 소리]
뭐야?
[툭 던진다] 묶지 마
머리 묶지 마
왜 이래? 이래야 깔끔하단 말이야
아아, 이렇게 [만진다]
이렇게 하고 다녀, 어? 얼굴 좀 가리고
이렇게 해, 어?
[만진다] [은호의 한숨]
(태운) 이게 이뻐
어우, 예쁘네
[어이없는 웃음]
씨, 이게...
[문이 닫힌다] 왜 이래?
[짜증 내며 머리를 만진다]
[노크 소리]
어, 들어와 [잔이 달그락거린다]
[발소리]
음
[한숨 쉬며] 습...
거기 요즘 엄청 시끄럽다든데?
- 응? - 아...
혈기왕성한 10대 애들이다 보니 뭐, 약간 그렇긴 합니다
약간이라...
습, 진짜 약간이라고 생각해?
네?
(서장) 교무실 침입에 교장 선생님 아이디 해킹
교내 기물파손에 차량 훼손, 이런 게
약간인가?
[무거운 음악]
이사장이 아주 골치가 아픈가 본데
나랑 막역한 사이라
볼 낯이 없어서 말이야
- 찾고 있습니다 - 빨리 해결하지, 뭐
그래봤자 애들 장난인데 자존심 상하잖아
아, 그게
섣불리 다뤘다가는 어린애들 상처받을 수도 있고...
본인 과거 생각나서 그래?
아닙니다
[걷는 소리]
[숨을 내쉰다]
[매미 소리]
(서장) 빨리 찾아야 할 거야
이사장이 공식적으로 수사 요청할 생각까지 하고 있더라고
만약 그렇게 잡히면 그 학생
선처받기 쉽지 않을걸
[발소리]
저, 선생님
[수지의 웃음]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음?
정황증거만으로 아이를 추궁하고 떠봐야 되는데
혹시 그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그기 걱정된다는 말씀이지요
네
그치만 의심되는 지점이 있는데
경찰로서 그걸 모르는 척할 수가 없고
[숨을 들이마신다]
아주 단순한 문제네요
네?
원칙대로 하세요, 원칙대로
복잡하고 어렵고 혼란스러운 문제일수록
원칙대로 가야 됩니다
쯧, 그 기준 따라 흔들림 없이 끝까지 가보다 보면
그제서야 내가 맞았는지 틀렸는지
실수했는지
실수했다면 어디서 그랬는지 다 알 수 있는 겁니다
[숨을 내쉰다]
[씩 웃는다]
무조건 교장한테 먼저 제의받았다고 해
넌 아무것도 몰랐다고 하고
네
징계 내려지면 말 안 나게
반성의 기미가 확실하게 보이도록 하고
[힘없이] 네
무슨 문제 있냐?
머리를 묶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안경을 벗는다]
[매미 소리] 태운이는 벌점에 징계에
복이 아주 터졌어요!
그러면 나눠줄까? 어?
(수지) 라은호
[걸어온다]
얘기 좀 해야겠다
[무거운 음악]
[탁 소리]
그날 교무실에 와 들어갔노?
그, 그게, 그...
어차피 증거가 있어서 숨긴다고 될 일 아니야
그날 너 혼자 온 거 아니었지?
다시 한번 묻는다
그날 교무실에 니캉 같이 들어간 사람 누고?
그 남학생!
[손을 꼼지락댄다]
말할 수 없습니다
[발소리]
만약 같이 있었던 사람 얘기 안 하면
이 모든 책임 네가 지고 이 학교에서 나가게 될 기야!
(수지) 목격자도 있고 증거도 확실하니까
솔직히 얘기해줬음 좋겠다 은호야
[문이 열린다]
[한숨]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예, 욕봤심다
[걸어간다]
[긴장되는 음악]
야, 라은호
뭐라 그러는데?
[매미 소리] 우리 그날 교무실 간 거 걸린 거 같아
근데 송대휜지 넌지는 아직 모르시는 거 같아
그래서 뭐라 그랬는데?
말할 수 없다고 했지
[발소리] 야
그럼 나든 송대휘든 같이 있었다고 말을 했어야지!
미쳤냐?
너 이번엔 퇴학이야 걸리면 빼도 박도 못한다고!
어떻게 그래!
너도 송대휘도 걸리면 죽는데
[둘의 한숨]
아니... 야, 이 띨띨아
그럼 우리 살린다고 네가 죽을래?
나도 답답해
그니까
그만 몰아세워
됐다, 됐고
넌 가만있어
너 어쩌려 그래?
내가 알아서 할게
[잔잔한 음악] [걸어간다]
(병구) 쟤가 혼자 한 거야?
쟤가 무슨 졸라리 심쿵 어벤저스야?
쟤가 안 했어
(대휘) 나 같이 아무것도 가진 거 없는 애들은
다 혼자서 해야 되거든
너 같은 새끼들한테 짓밟히지 않으려면
[발소리]
그럼 나든 송대휘든 같이 있었다고 말을 했어야지!
어떻게 그래!
너 이번엔 퇴학이야 걸리면 빼도 박도 못한다고!
[한숨]
[발소리]
[한숨]
[오토바이 소리]
[달그락 소리]
야, 어떡할 거야?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뭘 알아서 해?
[문이 열린다] [발소리]
[작게] 안녕하세요
접니다
[작게] 뭐래?
음?
저라고요
[리듬감 있는 음악]
라은호랑 교무실 들어갔던 그 남학생
[벌떡 일어난다]
현태운
현태운
지금 뭐라 했노?
["Stay in my Life"]
♪ 너의 곁에 있을게 네 곁에만 있을게 ♪
♪ 항상 곁에 있을게 내가 늘 지켜줄게 ♪
♪ 너의 눈물이 다 흐르고 나면 연기가 되어 흩날릴 거야 ♪
♪ 그리고 난 그 자리 그곳에 너의 촛불이 흔들리지 않길 ♪
♪ Come a lil’ closer my baby ♪
♪ Rock a bye baby Rock a bye baby ♪
♪ All about you ♪
(남주) 무슨 일인데?
(대휘) 내가 너무 싫어서
(태운) 송대휘 얘기 좀 그만해 억울하지도 않냐?
(심 선생) 보라야, 마지막 기회야
쌤이 어떻게든 도와줄게
고발하면 되지 왜 니네끼리 뒤집어쓰고 생색내는데?
- (태운) 그만해라, 새끼야 - (대휘) 걱정 마
이 정도로는 절대 안 무너지니까
(은호) 미안해
네 마음은 생각 못 했던 것 같다
- (태운) 아니지? - (은호) 뭐가?
[잡는다] (태운) 후회 안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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