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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2

  

?

 

!

 

정해라입니다

 

, '마음을 정해라' '메뉴를 정해라'

 

뭐 이런 거 할 때 정해라요

 

잘 부탁드립니다

 

사진을 찍어달라고요? - 

 

!

 

그 예약 펑크난 자리 제가 들어온 건데 못 들으셨어요?

 

싱글 스냅 예약요

 

여권 줘 봐요 - ?

 

여권...

 

실물이 낫네따라와요

 

저 오늘 5시간 예약된 거 아시죠잘 부탁드려요

 

전화 꺼서 나한테 맡겨요

 

? - 이제부터 나한테만 집중하라고

 

우리 어디로 가는 거예요? - 어디로 가길 원해요?

 

일반적인 코스가 있던데요 사람들이 사진 많이 찍고 그러는

 

촌스러운 사진을 원하시는구나

 

혼자 왔어요? - 

 

가다가 마음에 드는 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요

 

촌스러워도요?

 

저 그럼 저기요저거

 

[감탄하는 소리]

 

우와!

 

실물로 보니까 진짜 이렇게 다르구나진짜

 

잡고 올라가 봐요

 

하나 - 엄마!

 

진짜 근사하네요

 

여기 봐요

 

화났어요좀 웃어 봐요

 

제가 요즘 좀 우울해서요 그냥 눈 감고 분위기로 갈게요

 

왜 우울합니까?

 

그냥...

 

애인이랑 헤어지기라도 했나?

 

어떻게 알아요?

 

남자친구한테 차였어요

 

잘됐네 - 뭐요?

 

더 좋은 남자 만날 기회가 생긴 거니까

 

과연 그럴까요?

 

기운 내고 반대로 돌아봐요 시선 멀리 보고

 

선생님은 진짜 좋으시겠어요

 

뭐가요?

 

맨날 이렇게 좋은 데 다니면서 막 사진 찍는 게 일이잖아요

 

사무실에서 허리 아프게 앉아서 일할 일도 없고

 

야근도 없고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지하철에서 시달릴 일도 없고

 

아주 그냥 황금 직장... - 그만하고 다시 반대로 서 봐요

 

시선 멀리저쪽

 

으악!

 

괜찮아요?

 

정해라 씨

 

어떡해!

 

괜찮아요?

 

[잔잔한 음악]

 

다쳤어요?

 

예 괘괜찮아요

 

괜찮으면 일어나 봐요

 

제가 일어날게요

 

!

 

오른팔 괜찮아요?

 

못 움직이겠어요이쪽

 

코트 벗어봐요 - ?

 

아니요 제가제가 할게요

 

나아지겠죠 - 오른팔 빠진 거 같아요

 

팔요어이구...

 

조심

 

[잔잔한 음악]

 

...

 

잠깐 저기요잠깐

 

이거 더 안 좋아지는 거 아니에요잘못 건드려가지고요?

 

잠깐만 참아 봐요

 

움직여 봐요

 

어떻게 하신 거지?

 

가까이서 보니까 예쁘네

 

코트가

 

점심 먹으러 갑시다 - 벌써요

 

어머아이고

 

뭐 하시는 거예요?

 

제가 팔이 아프지 뭐다리가 아픈가?

 

그러네

 

정해라 연락 받은 사람 아무도 없어?

 

아니포토랑 힘들게 연결시켜놨는데

 

만나지도 않고 잠적해버렸다잖아

 

잠적요그럴 친구 아닌데

 

제가 계속 연락해 보겠습니다

 

아이!

 

[전화벨 소리]

 

무슨 사고를 당한 거는 아닐까요?

 

사고 나면 큰일이지

 

산재 처리해 달라고 할 텐데

 

너무하시는 거 아니에요?

 

농담이야

 

하여튼그 포토 못 잡으면 알아서 해!

 

근데 지금은

 

자기가 검사가 아니어도 좋아할 수 있을 거 같아

 

나한테 시간을 좀만 더 줘

 

아이그 눈빛!

 

미치겠네

 

돈도 없는 게 착해 빠져가지고

 

[철창 여는 소리]

 

최지훈나와

 

빨리 나와빨리

 

무슨 말로 구워삶았길래

 

그 난리를 치던 여자들이 다 합의를 해준 거냐?

 

돈 돌려준다니까 합의한 거잖아요

 

요즘 여자들은 돈밖에 모르는 거 같습니다

 

남 말 하고 있네

 

지 형사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 덕분에 영장 치는 수곤 더셨네

 

어이구말투가 검사다

 

다음에 술 한잔 사겠습니다

 

[경쾌한 음악]

 

사진 찍으신 지 오래되셨어요?

 

그럭저럭

 

슬로베니아 사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그냥

 

아니 내가 뭐 사생활을 캐는 것도 아니고

 

제가 선생님을 더 편하게 느껴야 사진도 더 잘 나올 거 아니에요

 

그럼 뭐 서로 비밀 하나씩 깔까요?

 

좋아요

 

먼저 해봐요

 

내가 먼저 해요?

 

하세요

 

오늘 야경까지 찍어줄 거예요 추가 페이 없이

 

왜요? - 그게 비밀

 

아니 왜 혼자 웃어요재미도 없는데

 

해라가 슬로베니아에 있다고요?

 

이모 보기 싫어서 일부러 갔나 보네

 

이모는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애를 더 비참하게 만들어요?

 

내가 일부러 그랬니?

 

혹시 해라 남자친구 본 적 있어요?

 

집 앞에 데려다주는 거 한 번?

 

엄청 잘생겼어귀티나고

 

그 검사 사칭 사기꾼 기사 뜬 거는 보셨고요?

 

? - 최 모 씨, 31

 

대검찰청 정보 기획 팀에 있었다

 

모든 게 일치해요

 

우리랑 만나기로 한 날 둘 다 나타나지도 않고

 

그날 해라완전 정신 나가 있었고

 

차 좋네

 

[기타 음악]

 

수상했다니까

 

잘나가는 검사가 왜 해라를 만나겠어

 

우리 해라가 어때서?

 

세상에 돈이 전부니사랑하면 되는 거지

 

그러니 이모가 싱글인 거예요 남자를 모르니까

 

그건 사랑 없이 결혼하는 니들 생각이겠지

 

두 집안에 돈이 뭉쳐야 하니까 마지못해서 하는 거지

 

서로 사랑하기는 하니?

 

둘이 똑같이 못되고 못생긴 거밖에 뭐가 더 있어?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이모는

 

박곤너 솔직히 해라 좋아하잖아

 

해라를 마음속으로 좋아하면서 돈 때문에 영미랑 결혼하는 주제에

 

사랑받지 못하고 늙으면 저렇게 되나 봐

 

해라네 아버지는 니들 부모가 죽였지?

 

남은 재산도 다 빼돌리고

 

이모!

 

말씀이 좀 지나치시네요

 

내가 최 검사한테 조사시키려고 했어

 

아우무서워라 우리 큰일날 뻔했네요

 

가자영미야

 

그래가라!

 

얼른 가버려

 

아주 큰일날 뻔했지

 

속으론 재밌어 죽겠지?

 

최 검사가 사기꾼이라서

 

꼴도 보기 싫어!

 

[문 닫히는 소리]

 

신경 쓰지 마 이모 지금 정상 아니야

 

네가 해라한테 느끼는 감정은 측은지심이야사랑이 아니라

 

다음에도 이모가 이상한 말하면 대놓고 말해

 

사랑해서가 아니라 거지 기집애라 불쌍해서 그런다고

 

말해그러겠다고

 

알았어그럴게

 

같이 가

 

저것들 뭐야저거

 

[경쾌한 음악]

 

이 뷰가 진짜 슬로베니아에서 아름답기로

 

세 손가락 안에 꼭 드는 데예요 진짜 아름답죠?

 

드라마드라마 찍은 데에서...

 

드라마 안 좋아하세요?

 

너무 아름답죠?

 

[종 치는 소리]

 

!

 

예술이다진짜

 

진짜 어디 가서 이런 걸 보겠어요?

 

눈에 많이 담아둬야지

 

[카메라 셔터 소리]

 

잠깐만요

 

여기 봐봐요

 

[카메라 셔터 소리]

 

뒤돌아 봐요

 

멀리

 

여기 봐요여기 봐요

 

오오!

 

이거이거 괜찮은데요?

 

600으로 찍은 사진들 다 예쁜 거 같아요

 

어깨 괜찮아요?

 

 

조심해요한번 빠지면 또 그럴 수 있으니까

 

뭐 운동 같은 거 하셨어요?

 

운동하는 사람들이 뼈를 잘 맞추던데

 

의대 나왔어요 병원에도 좀 있었고

 

아니 근데 왜 의사를 안 하시고?

 

다른 일이 더 재밌어서 이쪽으로 서 봐요

 

시선 알죠? - 멀리

 

의대는 한국에서 나오셨어요?

 

이것도 비밀인가?

 

미국에서요

 

우등 졸업

 

오 마이 갓!

 

어디 아픈 데 있으면 말해요

 

전 마음이 아픈데요?

 

그거 작업 멘트인데

 

아니거든요

 

성모 마리아가 꿈에 나타나서 여기에 장미꽃을 내려놨는데요

 

공사도 무사히 진행됐고

 

그리고 여기서 기도를 하면 아주 큰 축복을 받는대요

 

[잔잔한 음악]

 

여기 코너만 돌면 진짜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판대가 나오는데요

 

300년 전부터 남는 우유를 가지고 얼리기 시작했던 게 처음이었대요

 

울어요?

 

신기해서 그래요

 

저 사실 외국 여행 처음이거든요

 

맨날 책이랑 블로그에서만 보던 게

 

이렇게 눈앞에 실제로 나타나니까 신기해서 그래요

 

꿈에서만 보던 걸 실제로 보니까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요

 

제가 살게요

 

울면서 아이스크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하지 마요

 

좋다

 

천천히 마셔요벌써 3잔짼데

 

선생님

 

저 비밀 하나 말할게요

 

저요사실은...

 

여행사 직원이에요

 

'투어 컨설턴트 정해라'

 

그게 말이 좋아서 투어 컨설턴트지

 

맨날 사무실에서 전화 상담밖에 안 해요

 

마치 내가 안 가본 곳도

 

다 정말 가봐 가지고 잘 아는 것처럼 거짓말하는 거죠

 

죄송해요

 

첫 여행 축하해요

 

감사합니다어이구!

 

감사합니다

 

선생님저는...

 

선생님께서 우리 회사랑 좀 꼭 좀 계약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 미션을 띄고 지금 여기 와 있는 거거든요

 

제발요제발 좀요제발

 

지금 대답하면 돼요?

 

아니요아니요 나중에요나중에

 

혹시 거절하실 수도 있잖아요

 

그럼 지금 제가 이 기분을 깨고 싶지가 않거든요 

 

기분이 어떤데?

 

행복해요너무나

 

흑기사

 

한국에서는 술자리에서 이렇게 '흑기사이거 하면

 

이거 대신 마셔주는 건데 몰라요?

 

알죠

 

근데 행복하다면서 왜 나더러 마시래?

 

제가 지금 이 잔까지 마셔버리면 너무 붕 뜰 거 같아가지고요

 

그럼 제가 다시 현실로 돌아올 때 너무 슬프잖아요

 

저는 그만여기서 그만할래요 멈출래요

 

이거 내가 마실 수는 있는데 그러면 나랑 늦게까지 있어야 돼요

 

엄머?

 

으응못됐다진짜

 

그래가지고 그 여자들 고막이 터지는 거구만

 

그 슬로베니아 와이프의 강스파이크에!

 

무슨 소리야?

 

술 깨야지 운전하지

 

유부남이 그럼 못써요 줘요얼른내가 마시게

 

그냥 내가 마실게요줘요

 

그걸 다다 진...

 

흑기사니까

 

뭐요?

 

!

 

[서로 마주보고 웃는 해라와 수호]

 

[로맨틱한 음악]

 

예쁘다

 

[맑은 종소리]

 

[맑은 종소리]

 

[음산한 음악]

 

[물 튀기는 소리]

 

[불이 타오르는 소리]

 

[맑은 종소리]

 

이거 첫 여행 축하 선물받아요

 

받아요

 

감사합니다

 

종소리 날 때마다 행복한 오늘 밤을 떠올려 봐요

 

[맑은 종소리]

 

오늘 즐거웠습니다

 

이거 선물도 너무 감사해요

 

깜빡할 뻔했네

 

오늘 수고 많았어요

 

선생님도요 사진 기다릴게요

 

좋은 대답도요

 

손이 차네요

 

장갑 없어요?

 

서울에서 급하게 오느라고

 

잘 자요

 

선생님

 

여기에서 선생님처럼 살려면 어떻게 하면 돼요?

 

사진 찍는 거 배우고 슬로베니아어 배우면 되나요?

 

왜 그러고 싶어요?

 

그냥 다 떠나오고 싶어요 나를 둘러싼 모든 데서

 

선생님저 사진 좀 가르쳐 주실래요?

 

제가 레슨비는 낼게요

 

그게 소원이면 그럽시다

 

그럼 제가 한국 가서 일 다 정리되는 대로

 

카메라 사가지고 올게요

 

그리고 제가 일을 하더라도

 

선생님 일 방해 안 되게 다른 도시에서 할게요

 

그냥 제가 이제 걸음마 깨우치는 정도?

 

딱 그 정도만 가르쳐 주세요

 

가르쳐 드릴게요

 

감사합니다감사해요

 

인제 가세요

 

조심해 가세요

 

또 봬요씨유!

 

[깜짝 놀라는 해라]

 

말도 안 돼요

 

저 야경 사진도 찍어주고 방금 여기까지 데려다주고 갔는데

 

너 일부러 전화 끊고 잠적했지?

 

아니의외로 멘탈 세다

 

미치겠네

 

뭐지?

 

[맑은 종소리]

 

이거 첫 여행 축하 선물받아요

 

종소리 날 때마다 행복한 오늘 밤을 떠올려 봐요

 

모르겠다

 

모르겠다모르겠다

 

[전화벨 소리]

 

여보세요? - 정해라 씨?

 

샤론 양장점맞죠?

 

너무 이른 시간에 전화한 건 아닌가요?

 

아니요아니요

 

지금 저 여기 슬로베니아에 와 있어요

 

지금 여기 밤이라서 괜찮아요 잘 들리세요?

 

잘 들려요

 

어떤 얘기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날 제가 꿈을 꾼 줄 알았는데

 

눈떠 보니까 코트가 그대로 있더라고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했잖아요

 

저 서울 가면 우리 꼭 좀 만나요

 

나도 만나자고 전화한 거예요

 

토요일 시간 어떠세요?

 

좋아요

 

토요일 12

 

샤론 양장점으로 오세요

 

[불길한 음악]

 

[조용히 흥얼거리는 소리]

 

어머나기사님

 

그림잔 얼굴에 흉터도 안 보여요

 

나의 기사님당신과 결혼하겠어요

 

[인형 떨어지는 소리]

 

 

책 보고 똑바로 읽어

 

너 지금 영어 공부하는 거야 장난치는 게 아니라

 

!

 

[쪽쪽 뽀뽀하는 소리]

 

[잔잔한 음악]

 

해라야나야

 

[테이프로 포장하는 소리]

 

저 그럼 다이어린 다 된 거 같아요

 

너 오늘 뭐할 거냐?

 

그냥 여기저기 다니려고요

 

어제 사진 누구한테 찍힌 거야대체?

 

해라야

 

이거 누가 너 주라고 두고 갔어

 

저 잠시만요

 

뭐야

 

[사진 털어내는 소리]

 

[잔잔한 음악]

 

[작게 웃음]

 

해라 씨에게

 

나의 첫 번째 비밀을 전합니다

 

나는 해라 씨가 만나려고 했던 포토그래퍼가 아닙니다

 

슬로베니아 와이프도 없고 한 번도 결혼한 적 없습니다

 

바로 얘기하지 않은 건 미안해요

 

다음에 해명하죠

 

울면서 아이스크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울면서 아이스크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앞에 있는 남자 가슴이 뜁니다

 

아무 데서나 그러면 안 돼요

 

위험합니다

 

그리고

 

나는 정해라 씨와 다시 만나게 될 거 같은 예감이 듭니다

 

나머지 사진은...

 

'나머지 사진은 그때 전해드리죠'

 

뭐야?

 

자기 이름이나 연락처도 없고

 

손이 차네요

 

장갑 없어요?

 

엄청 부드럽네

 

?

 

해라 씨

 

[경쾌한 기타 음악]

 

슬로베니아 와이프도 없고

 

한 번도 결혼한 적 없습니다

 

누가 궁금하대?

 

지난번 여기 골프장 실적이 형편없더라

 

차려준 밥상도 건사 못 해?

 

신경 쓰겠습니다

 

헤란 요새 뭐 먹고 사냐?

 

여행산지 뭔지 아직 다닌대? - 

 

얼마 전에 내가 그 동네 가서 걜 봤는데

 

[고통스러운 신음]

 

아버지 - 회장님

 

아버지괜찮으세요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

 

아버지아버지!

 

...

 

숨을 쉬세요아버지

 

아까는 심장이 철렁했어 돌아가시는 줄 알고

 

걱정 마안 돌아가셔

 

죽기 싫다

 

아버지정신이 좀 드세요?

 

이대로 죽으면 안 돼

 

내가 고생해서 이루어 놓은 걸

 

넌 다 날려 버릴 거다

 

박곤열심히 하고 있어요아버지

 

난 늙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코믹한 느낌의 음악]

 

열일곱에 사랑했던 사람을

 

서른 살에 우연히 마주쳤는데

 

그대로였어

 

그리고

 

마흔 넘어서 봤을 때도

 

그대로야

 

열일곱에 짝사랑했던 누나가

 

지금은 나보다 더 젊은 여자가 됐지

 

헛소리 하시는 거야의사 부를까?

 

됐어저러다가 잠드실 거야

 

'당신은...'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습니까?'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였지

 

아휴그런 영화 많아요아버지

 

영원히 사는 여자랑 남자 나오는 영화들요

 

이대로 죽을 순 없다

 

그 사람을 찾으면

 

난 살 수 있어

 

난 알아

 

 

제가 찾아드릴게요주무세요

 

근사하네 이건 누구 옷이니?

 

그 애를 만났어요

 

분이

 

[불안한 느낌의 음악]

 

그랬구나

 

묘한 예감이 들긴 했었어

 

근데 왜 말 안 했어요?

 

내가 너한테 다 말해야 돼?

 

가난하고 초라한 여자가 돼서 나타났어요

 

사랑하는 남자가 있음 죽고 싶단 얘긴 하지 않았겠지

 

좋은 사람을 만나겠지앞으로

 

그 사람은 아니겠죠?

 

할 수 없지

 

그건 안 돼요

 

알잖아

 

절대 못 해

 

이제

 

너도 현명해져야지

 

200년 넘게 살았으면

 

제가

 

큰 죄를 지어서 죽지 않고

 

250년 가까이 살고 있었는데

 

[코믹한 느낌의 음악]

 

몇 해전부턴가

 

나이를 먹기 시작했어요

 

무사히 잘 늙어서 죽으려면

 

세 사람이 행복해야 해요

 

한 남자와

 

두 여자

 

뭔가 다가오고 있는 건 확실한데

 

뭘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조용히 웃음]

 

수녀님

 

수녀님주무세요?

 

듣고 있었어요영화 얘기

 

그래서어떻게 됐어요?

 

영화 얘기 아니라니까

 

바자회에 쓸 향수 감사해요

 

자매님도 이제 그만 가서 주무세요

 

왜 이렇게 잠이 없으셔

 

나중에

 

신부님한테 다 고백할 거예요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참 미스터리야

 

개보수는 좀 했지만 400년 전에 지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고요

 

중세 때 기사가 실제로 살던 성이래요

 

'실제 기사가 살던 성입니다'

 

실제 기사가...

 

[외국어]

 

구경하는 거예요 '저스트 루킹'

 

[외국어]

 

뭐라는 건지?

 

'나인'

 

'나인?' 9? '나인 오케이'

 

[잔잔한 음악]

 

[문 두드리는 소리]

 

'헬로우?'

 

'헬로우?'

 

'익스큐즈 미'

 

[비명]

 

아우놀래라

 

깜짝이야진짜

 

왜 거기 서 있고 그래요 사람 놀라게

 

[철갑이 무너지는 소리와 비명]

 

뭐야?

 

선배님전데요

 

제가 지금 무슨 성에 구경 왔다가 문이 닫혀서 갇혔는데

 

여기 지금 인터넷도 안 되고 그래 가지고

 

혹시 가능하시면 여기 좀 검색해서 전화해 가지고

 

제가 좀 나갈 수 있게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지금?

 

인마 지금 우리가 그럴 시간이 어딨어?

 

끊어

 

끊었네

 

아저씬 살아생전 소원이 뭐였어요?

 

아휴

 

[잔잔한 음악]

 

나는 죽을 용기도 없고

 

 '잘해 보자', '힘내자이런 건 이제 질렸고

 

그냥 외로운 노처녀로 독거 노인으로 가는 걸

 

대범하게 받아들이고 싶어요

 

[하품]

 

그러긴 싫지만

 

아침에 열겠지?

 

아니요다음 주에 바로 들어갈 겁니다

 

일정을 전체적으로 당기는 게 좋겠어요실장님

 

다음 주에 서울에서 뵐게요

 

[잔잔한 음악]

 

[그릇 소리]

 

[발걸음 소리]

 

[크게 부딪히는 소리]

 

[코믹한 느낌의 음악]

 

[크게 문 닫히는 소리]

 

[문 여는 소리에 이어 비명]

 

내 코트

 

내 가방가방

 

아침 먹어요운동 그만하고

 

이거 어떻게 된 거예요?

 

말해봐요빨리

 

내가 그랬죠우리 다시 만나게 될 거 같다고

 

아니지금 어떻게 된 거냐니까요?

 

복도에서 쪼그리고 잠들어 있었어요

 

근데 여기 왜 왔어요? - 나는 이 방에 왜 왔어요?

 

우유 넣을 거죠?

 

그거 마시고 천천히 얘기해 봐요 왜 복도에서 자고 있었는지

 

구경 왔다가 문이 잠겨서 앉아서 기다리다가 잠이 든 거예요

 

그쪽은요그날 나 왜 속인 거예요?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데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인 줄 착각하고 그런 거잖아요

 

난 지금 그 일 때문에 회사 사람들한테 바보가 됐는데

 

왜 다른 사람들 신경을 써요?

 

우리 그날 즐거웠는데

 

왜 속인 거냐고요말해봐요

 

같이 있고 싶어서

 

[경쾌한 음악]

 

난 일단 정직하게 말했으니까 앉아요

 

아니잠들어 있으면 깨워서 내보냈어야죠

 

새벽 2시였는데 앞으로는 그럴게요

 

당신 정체가 뭐예요?

 

당신의 흑기사

 

지금 농담할 기분 아니거든요

 

당신 진짜 정체가 뭐냐고요

 

나 사업하는 사람입니다

 

1년 내내 일하다가

 

매년 이맘 때 여기 와서 1달 동안 휴가를 보내죠

 

의대 다닐 때

 

의료기 개발업체에 아이디어를 몇 개 냈는데

 

그게 잘 돼서 큰돈을 벌었어요

 

병원에서 펠로우를 하다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죠 뭐전 돈 되는 건 뭐든 다 합니다

 

살인방화납치

 

이런 거 빼고

 

그리고요?

 

회사는 뉴욕에 있고

 

지금 서울에도 일을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네를 개발하고

 

소상공인들을 돕고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고

 

그런 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소개는 됐죠?

 

진작 이렇게 말하면 될걸 왜 사람을 속여가지고

 

그럼 하루 종일 같이 못 있었죠

 

먹어요식기 전에

 

[그릇 부딪히는 소리]

 

근사한 남자가 당신한테 다가오면 무조건 도망쳐야 해'

 

그런 놈들은 살인마거나 장기가 필요한 사람이야

 

[서걱서걱 사과 깎는 소리]

 

[코믹한 느낌의 음악]

 

그럼 설명은 다 들었으니까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포토그래퍼 놓친 보상은 어떻게 해드릴까요?

 

그리고 사진 가르쳐 주기로 한 약속은?

 

괜찮습니다

 

호텔까지 데려다줄게요

 

아니에요요 앞에 그 숙소까지 가는 버스가 있어요

 

버스 타고 갈게요

 

언제 갑니까서울엔? - 내일요

 

공항까지 데려다줄게요 - 괜찮아요괜찮습니다

 

가는 길에 10가지 비밀 얘기 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제가 알아야 하는 비밀인가요그럼 지금 말하세요

 

언젠가부터

 

나한테 상처 준 사람들

 

그리고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이 죽거나 다쳐요

 

어머완전 부러워

 

그게 비밀이에요?

 

그럼 난 말이죠 말하자면 긴데

 

이 코트를 마음씨 착한 마녀한테서 선물 받은 거 같아요

 

내일 아침 9시까지 호텔 앞으로 갈게요

 

왜 저래

 

울면서 아이스크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앞에 있는 남자 가슴이 뜁니다

 

글쎄괜찮다니까

 

나 환자 아니다 의사도 원인을 모른다잖니

 

쉬세요그럼 내가 말한 땅

 

알아봤냐?

 

그 얘기는 그냥 내일 하시죠

 

지금 해나 멀쩡해

 

거기는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조선 시대 묘지터라서 땅을 팔 때마다...

 

뭐 어떠냐가격만 맞으면 잡아야지

 

시간이 지나면 묘도 사라지는 거야

 

아버진 돈이 그렇게 좋으세요?

 

너보다 좋다!

 

[무거운 음악]

 

내가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어이구

 

으휴

 

너도 지나가다가 같이 봤잖아 시장 옆에 있는

 

그 무너진 한옥집 말이야?

 

재개발된대서 어렵게 계약한 건데

 

지난달에 한옥 보존 집으로 묶였어

 

낸들 이럴 줄 알았겠니?

 

해라야해라야해라야

 

해라야너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니?

 

듣고 싶지 않아

 

해라야

 

남의 방에서 뭐 하니나가

 

최 검사 기사 뜬 거 봤니검사 아닌 거 알지?

 

뭔 기사를 봤는진 모르겠지만 검사 맞거든?

 

너 아직도 속고 있는 거야그럼 안 돼

 

아주 재밌어 죽겠지남의 불행이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해친구 사이에

 

이 코트는 슬로베니아에서 산 거니?

 

'샤론 양장점'?

 

해라야이거 마셔

 

이모

 

내 집에서 나가요

 

우리 제발 좀 찢어져이젠 그냥 각자 알아서 삽시다

 

그 한옥 팔았어

 

무슨 법인에서 리모델링한다고 샀어

 

당장 필요하대서

 

우리가 이사 시기가 안 맞아서 시간이 뜬다고 했더니

 

새집 구할 때까지 자기네 법인 게스트 하우스에 와 있으래

 

이 근처래더라

 

내 집이니까 이모는 상관하지 말고 제발 좀 나가

 

인제 내 노력도 들어간 집이잖아

 

일단 거기서 지내자 월세도 안 받는...

 

시끄러워 죽겠네 둘 다 나가둘 다

 

해라야이거 산 데 좀 같이 가자

 

꺼져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어

 

100만원 줄게

 

내 인터뷰 기사 못 봤지?

 

'대기업 MD의 경험을 바탕으로'

 

'핫 트렌드의 센터가 된 편집샵 대표 김영...'

 

입 좀 닥칠래?

 

네가 떠드니까 정신 헷갈려

 

너야말로 제대로 가는 거 맞아?

 

여기 어딘데

 

여기 어딘데?

 

다리 아파

 

그 코트

 

손님이 올 줄 알고 만든 거야?

 

내가 계속 만들면서 부른 거지

 

? - 서로 빚진 게 있어

 

[코믹한 느낌의 음악]

 

승구

 

오늘 일찍 퇴근해

 

나이 먹기 시작하니까 좋아요?

 

좋아좋아

 

더 늙기 전에 이런 옷도 입고 싶어지고

 

어떤 열망 같은 게 생기네

 

부지런해지고

 

솔직히 말해 봐요

 

어떻게 된 거야? - 몇 번을 말해

 

착하게 살아서 저주가 풀렸다고

 

[문 열리는 소리]

 

안녕하세요

 

오늘은 친구 좀 데려왔어요

 

연락도 없이 아무나 데려오고

 

어디서 이렇게 못 배운 티를 내는 거지?

 

뭐야왜 저래?

 

신경 쓰지 말아요

 

저런 걸 전문 용어로...

 

미친년이라고 하지

 

디자이너세요? - 아니요난 손님

 

여기 있는 옷들 다 아가씨 거예요

 

한번 입어 봐요

 

어머머어머 대박!

 

어머나!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해요

 

이 말씀만 드리고 갈게요

 

저는 그날 제가 꿈을 꾼 줄 알았어요

 

근데 코트가...

 

그대로 있더라고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했잖아요

 

제가 14살에 맞춘 그 코트는 어떻게 된 거죠?

 

같은 게 수십 벌 있다고 쳐요

 

디자인이 예뻐서 내가 사이즈별로 여러 개 만들어 놓고 있었다고

 

...

 

그 코트를 입고 난 뒤로 저한테 좀...

 

이상한 일들이 생기는 거 같아요

 

우연이겠지

 

대체 왜 저한테 옷을 만들어 주려고 하시는 거예요?

 

불우이웃 돕기

 

나를 닮은 거 같아서 그래요

 

나도 불행을 겪었거든

 

불행한 사람은 많은데 왜 하필 저한테 도움을 주려고 하시냐고요

 

인연이라고 합시다

 

없이 살아서 이래

 

남이 귀한 대접을 해주니까 어색해하네

 

나가서 옷이나 입어 봐요

 

너무 잘 어울린다

 

저 여자를 스카우트해야겠어

 

돌아 봐돌아 봐

 

어머라인 너무 예쁘다

 

너 입고 다녀이런 것 좀

 

예쁘네

 

네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택스랑 유류할증을 포함하면...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

 

786,300원 나오네요

 

견적서 다시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언니

 

밖에 이모 기다리고 있어

 

오늘 방 빼는 날이라며?

 

근데 방은 왜 빼?

 

어머해라 이사 가?

 

이렇게 갑자기?

 

이쪽으로 오시죠 - 

 

게스트 하우스치고는 좀 이상한데?

 

또 사고 친 거 아니야?

 

그럴 리가 없는데

 

이쪽으로 - 

 

[숙희가 감탄하는 소리]

 

앉으시죠 - 

 

[잔잔한 음악]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우리...

 

같이 사는 겁니까?

 

[로맨틱한 음악]

 

전혀 기억을 못 하는구나나를

 

전생에 뭐 내 남자를 뺏거나 그런 건 아니죠?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당신이 뺏었죠

 

우리 만난 적 있죠?

 

우리 둘만의 비밀

 

기억 안 나안 늙은 거니?

 

특별한 분 맞죠?

 

저는 이상한 일들의 연속이었어요

 

좋아하는 여자가 있니?

 

두 사람다시 만나선 안 돼요

 

네 저주는 그 여자아이가 풀어

 

지금은 저 혼자 좋아하고 있어요

 

가지실래요?

 

정말 내가 뺏어도 돼요?

 

그 사람 맞아

 

세상에 태어나 있었어

 

절 좋아하지 말아 주세요

 

한국에는 왜 오신 겁니까?

 

정해라를 만나러요

 

.흑기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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