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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 투 헤븐 4

 (주영)  진술서에 사인하기 전에  다시 정리해 보죠


 [용우의 한숨]  사건 당일 20시


 이선영 씨 집에 찾아갔던 거부터


 (변호사)  아이, 몇 번이나  한 이야기를 다시 또 해야 합니까?


 (용우)  괜찮습니다


 [변호사의 한숨]


 8시쯤


 선영이랑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집에 찾아갔습니다


 다시 한번 잘 이야기를 해서


 마음을 돌리고 싶었으니까요  [무거운 음악]


 (용우)  선영이가 저한테 거리를 두려는 건


 결혼이 부담스러워서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용우가 감사 인사를 한다]


 저는 선영이를 만나자마자


 '내 여자다, 결혼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고


 뭐, 미룰 이유가 없었는데


 선영이가 그런 제 스피드에  겁을 먹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천천히 가자고  말을 해 줄 생각이었습니다


 [문이 탁 닫힌다]


 "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선영)  제발 이제 그만해


 [절규하며]  이제 제발!


 (용우)  선영아, 진정하고, 잠깐만  [선영의 거친 숨소리]


 죽어 버릴 거야


 선영아…  [선영의 비명]


 [선영의 거친 숨소리]


 (선영)  죽여 버릴 거야!


 (용우)  선영아, 이 칼 놓고 얘기하자


 선영아, 칼 내려놔!


 [선영의 비명]  [무거운 효과음]


 [용우가 흐느낀다]


 119죠?


 제 여자 친구가 다쳤습니다


 (용우)  빨리 좀 와 주세요


 [용우가 연신 흐느낀다]


 - (용우) 빨리요  - (구급대원) 잠시만요


 (경찰1)  오 순경, 잡아  [용우가 흐느낀다]


 (경찰2)  자, 물러서세요, 잠깐만요


 진정하세요


 물러서세요


 삼촌은 커튼을 쳐 주시고  나무는 문을 닫아 주십시오


 - 커튼? 어  - (나무) 어, 어


 [문이 달칵 닫힌다]


 이건 또 뭐야?


 (그루)  범죄 현장은 혈흔이 남지 않도록


 모두 꼼꼼하게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차 정리 작업을 마친 후


 벽지와 장판을  모두 철거해야 합니다


 (나무)  여기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니까


 오싹하네


 [입소리를 쩝 낸다]


 왜 오싹한 겁니까?


 끔짝하잖아


 (그루)  범인은 잡혀서 경찰서에 있고


 사체도 부검을 위해  이미 모셔 갔기 때문에


 여긴 무섭고 끔찍할 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나무는 오싹 안 하셔도 됩니다


 [새가 짹짹 지저귄다]


 (주민1)  201호 오늘 치우나 보다  [힘주는 신음]


 (주민2)  빨리빨리 좀 치우지


 [상구가 상자를 툭 내려놓는다]  옆에 사는 사람 생각은 안 하나?


 칼부림 나  사람 죽어 나간 빌라라고


 집값 떨어지게 만들어


 (주민1)  에이


 경찰 출동한 적도 있다면서?


 어떻게 그렇게까지 됐대? 어유


 (주민2)  남자가 서글서글하니  참 괜찮았는데


 [상구가 도구를 달그락 챙긴다]  여자가 왜 그랬는지 몰라


 아저씨


 아저씨 시체 청소부예요?


 뭐, 뭐?


 (아이1)  울 엄마가 그러는데  아저씨랑 말하면 병균 옮는대요


 (주민1)  준수야, 빨리 와


 - 해솔아, 해솔아, 일로 와  - (주민1) 빨리 와, 빨리 와


 [놀래는 신음]  [아이들의 비명]


 (주민2)  아유


 [한숨]


 [혀를 쯧 찬다]


 '시체 청소부'?


 아, 황당하네


 [잔잔한 음악]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나무가 봉지를 부스럭 옮긴다]


 (상구)  힘드냐?


 [나무의 힘주는 신음]


 (반장)  저기요?


 내가 이 빌라 반장인데


 여기 오늘 중에 끝나는 거 맞죠?


 (나무)  아, 그게 정확히는…


 어유, 무조건 오늘 중에 끝내 줘요


 (반장)  그리고 저 차  여기 말고 저쪽 뒤로 좀


 안 보이는 데로 좀 옮겨 주세요  지금 당장, 응?


 아유, 여기 빌라 주민들이


 이거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받는지 몰라요


 애들 교육상에도 안 좋으니까  얼른 치우고 가 주세요


 응? 알았죠?


 그리고 여기 금연 빌라예요


 (나무)  뭐가 애들 교육상 안 좋다는 거야?


 (그루)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누군가 죽었다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빠랑 작업할 때도


 차를 안 보이는 데 치워 달라는  요구 자주 받았습니다


 입주민들이  최대한 신경 쓰지 않도록


 한여름에도 창문이나 현관을  모두 닫은 채 작업해야 합니다


 아, 야, 그래서  이거 이제 얼마나 남은 건데?  [그루가 상자를 탁 싣는다]


 (그루)  오늘은 철거만 끝내고


 소독은 내일 다시 와서  해야 합니다


 아이참


 야, 너 그거


 또 누구 주려고 챙긴 거지?


 이선영 님이 일하시던  유치원부터 가야 합니다


 [한숨 쉬며]  난 빼 줘


 (상구)  대신 여긴  내가 마무리하고 철수할게


 아유, 저 아줌마들한테  범죄자 취급 당하는 게 낫지


 야, 싫다는 사람한테  죽은 사람 물건 배달하는 짓은


 사양하련다


 [한숨]


 [무거운 음악]


 [남자1이 화낸다]


 [여자1의 힘겨운 신음]  [남자1이 말한다]


 (남자1)  넌 뒈지진 않고선  나한테서 못 벗어나


 [울먹인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퍽퍽 소리가 난다]  [여자1의 힘겨운 신음]


 [남자1이 연신 화낸다]


 (남자1)  자식새끼든 어미 새끼든  왜 말을 안 들어, 왜!


 왜 내 맘대로…  [여자1의 힘겨운 신음]


 [여자1의 힘겨운 신음]  [뎅그랑 소리가 난다]


 [여자1의 힘겨운 신음]


 [벽지를 북북 뜯는다]  [씩씩거린다]


 [거친 숨소리]


 [상구의 떨리는 숨소리]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원장)  죄송하지만 이건 받을 수 없습니다


 (나무)  네? 왜요?


 (원장)  아이들은 이 선생님이  그냥 여행 가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돌아가신 선생님 선물이라고


 이런 걸 전해 주기는 곤란하죠


 선물 주는 게 왜 곤란한 일입니까?


 네?


 (그루)  이 선생님은 진달래 반 아이들에게  선물 주고 싶어서


 동화책을 준비하셨습니다


 [차분한 음악]


 늦잠꾸러기 민수


 이 닦기 싫어하는 성민이


 장난꾸러기 준수


 부끄럼 많은 지민이


 곤충을 좋아하는 서진이


 뚱뚱해서 걱정하는 미림이


 한 명 한 명 읽어 주고 싶어서  고르셨습니다


 (원장)  [책을 탁 내려놓으며]  그건 알지만…


 (나무)  그러면 원장님


 이 선생님이 준비하신 건  비밀로 하고


 그냥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책이 아깝잖아요


 알겠습니다  [원장의 한숨]


 그건 가능하겠네요


 감사합니다


 (그루)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아이2)  와, 신난다, 와!


 (나무)  받아 주셔 가지고 다행이다  그렇지?


 왜 그래?


 장미 반 김은미 선생님을  만나야 합니다


 이게 뭐예요?


 이선영 선생님 선물입니다


 네?


 [무거운 음악]


 [흐느낀다]


 다 저 때문이에요


 (은미)  저랑 아는 사이만 아니었어도


 선생님은 살아 있을 거예요


 [은미가 훌쩍인다]


 두 사람


 제 결혼식에서 만났어요


 (선영)  여기 앞의 계단 조심하고


 신랑 쪽 하객이었는데  [아이들이 인사한다]


 (은미)  선영 쌤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면서


 일방적으로 대시를 하더라고요  [선영이 인사한다]


 처음에 선영 쌤은  계속 참기만 했어요


 그러다 안 되니까


 나중엔 여기저기 도움도 요청하고  그랬나 봐요


 근데 아무도 믿어 주지를 않았대요


 제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  이미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유치원도 그만두고  떠나려고 한 거예요


 그런데 그 인간이  어떻게 알고 찾아와서…


 [은미의 한숨]


 정당방위?


 다 거짓말이에요


 경찰에도 말했지만


 이 선생님은 자기가 죽으면 죽었지


 칼 같은 걸 빼 들 사람이 아니에요


 (은미)  [흐느끼며]  우리 선영 쌤 불쌍해서 어떡해요


 미안해서 어떡해요


 [흥미로운 음악]


 없습니다


 (그루)  없습니다


 없습니다, 없습니다


 [그루의 다급한 신음]


 야, 잠 좀 자자, 잠 좀


 (상구)  넌 뭐 하는 거야?


 (그루)  강아지 없습니다  고양이, 고양이도 없습니다


 뭐, 뭐가 없어?


 반려동물이 없습니다


 이선영 님 집에는  반려동물이 없습니다


 [한숨]


 (상구)  뭐,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이선영 님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이선영 님 집에 가 봐야 합니다


 어, 어, 어딜 가?


 이선영 님 집에 가 봐야 합니다


 (상구)  아, 거기가 어딘데  이 밤중에 가, 아이


 야


 [문이 달칵 닫힌다]  아이씨


 (주영)  이선영 씨가  다니던 유치원을 그만둔 사실을


 몰랐다고 하셨죠?  [용우의 한숨]


 몰랐습니다  [변호사의 한숨]


 (주영)  그래서 집에 가서 대화를 하던 중


 무슨 일이 일어났죠?  [무거운 음악]


 [초인종이 울린다]


 (상구)  아이


 [그루의 의아한 신음]


 아, 야, 봐, 봐  뭐, 아무것도 없잖아


 여기서 뭘 찾는다는 거야?


 (그루)  펫킷 메이트  색상 화이트, 무게 599g


 제품 규격 가로 9cm, 세로 12cm


 오디오 마이크 2개, 스피커 2개


 카메라 풀 HD 1080p


 무선 송신 2.4Hz Wi-Fi


 - 야, 야  - (그루) 순간을 포착하고


 (그루)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언제든지 간편하게


 친구들과 특별한 순간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360도 각도 회전


 기기 하단에 특별히 부착된  회전부를 이용해


 사각지대 없이 자유롭게  집 안 전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행을 가겠다고 하길래


 어디를 얼마나 가는 거냐고


 제가 걱정이 돼서 물어봤더니


 상관하지 말라고 해서  말다툼이 시작됐고


 (용우)  부모님은 아시냐고


 모르시면 알리겠다고 하니까


 갑자기 흥분해서  소리를 막 지르더니


 부엌으로 가서 식칼을 꺼내 들고


 부모님께 알리면 저를 죽여 버리고


 자신도 죽겠다고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용우)  그대로 두면  정말 자해를 할 거 같아서


 무조건 칼을 뺏어야겠다는 생각에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선영이를 안은 채 넘어졌습니다


 110도의 와이드 앵글


 110도의 넓은 와이드 뷰  광각 렌즈를 탑재하여


 (그루)  숨어 있는 부분까지  구석구석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카, 카메라?


 (상구)  너 카메라 찾는 거야?


 아, 여기에 무슨 카메라가 있어?


 (그루)  풀 HD 화질, 고화질의 200만 화소


 1920 x 1080의 높은 해상도로


 놓치는 곳 없이 구석구석  선명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습니다


 어?


 [비밀스러운 음악]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보니까


 [한숨 쉬며]  피가 너무 많이 흘렀고


 처음엔 그게 제 피인 줄 알았는데


 이선영 씨 피였죠?


 [용우가 흐느낀다]


 (상구)  아이, 아, 비켜  내가 찾아보게, 쯧


 에이


 아, 여기에 무슨 카메라가 있다고  진짜, 쯧


 - (상구) 그루야  - (그루) 네?


 (상구)  그 경찰 친구


 빨리 불러


 그래서 바로 제 휴대폰으로  119에 전화를 했고


 (용우)  119가 올 때까지


 (변호사)  응급 조치를 했다


 [용우의 한숨]  기소 내용은  이미 다 정리된 바 아닙니까?


 이렇게 양심적인 피의자도  드물지 않습니까?


 [변호사의 한숨]


 사인합시다


 [변호사의 한숨]


 잠깐만요


 (주영)  김용우 씨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확인할게요


 [용우가 흐느낀다]


 저는 정말


 선영이를 사랑했습니다


 [어이없는 숨소리]


 이 새끼 진짜 악질이네


 [놀란 숨소리]  [무거운 음악]


 [영상 속에서 노크 소리가 난다]


 (영상 속 용우)  [문을 쾅쾅 두드리며]  선영아, 진짜 마지막이야


 마지막으로 딱 한마디만 하고 갈게  [어두운 음악]


 정말이야, 5분도 안 걸려


 더 걸리면 뭐, 경찰에 바로 신고해


 (용우)  정말 이럴 거야?


 나 문 열어 줄 때까지  계속 두드린다?  [한숨]


 저번처럼 이웃에서 뭐  경찰에 신고해도 좋아?


 [한숨]


 [노크 소리가 쾅쾅 난다]


 [선영의 한숨]


 [용우가 문손잡이를 달그락거린다]


 [한숨]  [노크 소리가 연신 쾅쾅 난다]


 [영상 속 도어 록 작동음]


 (영상 속 선영)  너 뭐야?


 너 지금 뭐 하는…


 [영상 속 선영의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영상 속 용우가 칼로 푹 찌른다]  [영상 속 선영의 힘겨운 신음


 [영상 속 용우가 칼을 쓱 뺀다]  [영상 속 선영이 털썩 쓰러진다]


 [영상 속 선영의 힘겨운 숨소리]  (영상 속 용우)  내가 말했지


 네가 날 떠날 수 있는 방법은


 딱 두 가지밖에 없다고


 내가 버리거나


 네가 죽거나


 (영상 속 용우)  [다급한 목소리로]  119죠?


 [영상 속 선영의 힘겨운 신음]  빨리 좀 와 주세요!


 [영상 속 용우의 다급한 신음]


 (영상 속 구급대원)  잠시만요, 잠시만요


 [영상 속 경찰1이 지시한다]  [영상 속 용우가 흐느낀다]


 (영상 속 구급대원)  거즈


 (영상 속 경찰1)  진정하세요


 [픽 웃는다]  (주영)  김용우 씨?


 당신을 이선영 씨 살인 혐의로  기소합니다


 [새가 짹짹 지저귄다]


 (준영)  아, 그루야, 인사드려


 이선영 씨 사건 담당 검사이셔


 (주영)  아, 유품 정리 업체 분이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어린 청년일 줄 몰랐네요


 (그루)  한그루, 스무 살입니다


 아, 우선


 우리 수사 팀은  발견하지 못한 대단한 걸


 (주영)  어떻게 찾았는지  그거부터 좀 들을 수 있을까요?


 작은 방 두 번째 상자에는


 전자 제품 설명서랑 보증서가  모아져 있었습니다


 (그루)  TV, 세탁기, 에어컨, 노트북  공기 청정기, 에어프라이어


 - (그루) 그리고…  - (주영) 카메라였군요?


 (그루)  설명서는 있는데  카메라가 없었습니다


 펫키트는 반려동물 관찰용인데


 이선영 님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으셨습니다


 (그루)  그런 건 이상합니다  이상하면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주영)  고마워요


 그루 군이 이상하게 여겨 줘서  진실이 밝혀졌어요


 그루 군이 잠을 설친 덕분에


 이선영 씨가  편하게 잠들 수 있게 됐어요


 정말 고마워요


 [문이 달칵 열린다]


 그럼


 (그루)  저기


 뭐 더 하실 말씀 있나요?


 그분…


 이선영 님 그렇게 한 그분한테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게 뭔데요?


 [그루가 종이를 달그락 든다]


 [그루가 뚜껑을 달그락 닫는다]


 [부드러운 음악]


 (아이3)  저는 선생님이 세상에서


 (아이3)  우리 엄마 다음으로 제일 좋아요


 (아이4)  우리 진달래 반 이선영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아이5)  선생님, 치카 시간에  도망 다녀서 죄송해요


 (아이6)  선생님, 당근 잘 먹을게요


 그만두지 마세요


 (아이7)  나중에 선생님이랑 결혼할래요


 20년만 기다려 주세요


 (그루)  늘찬유치원 진달래 반


 민수, 지민이, 서진이  성민이, 준수, 미림이는


 이선영 선생님을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김용우 씨는


 이선영 님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김용우 씨는  이선영 님을 사랑한 게 아닙니다


 (그루)  김용우 씨는  이선영 님을 사랑한 게 아닙니다


 김용우 씨는  이선영 님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김용우 씨는  이선영 님을 사랑한 게 아닙니다


 김용우 씨는  이선영 님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주영)  궁금한 게 있는데


 한그루 씨는 항상  유품 정리를 이렇게 하나요?


 (그루)  '이렇게'가 어떻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주영)  아, 고인들이 한그루 씨한테만


 중요한 얘기를  들려주는 거 같아서요


 (그루)  어?


 검사님도 알고 계셨습니까?


 유품을 잘 들여다보면


 돌아가신 분들이 이야기를  들려주신다고 했습니다, 아빠가


 [탄성]


 하지만 들으려는 마음이 없으면


 잘 들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빠가


 [픽 웃는다]


 (주영)  이거 받아요, 내 명함이에요


 여기 전화번호 적혀 있죠?


 혹시 한그루 씨한테나  무브 투 헤븐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해요, 알았죠?


 필요 없습니다


 - 왜요?  - (그루) 다 외워서 필요 없습니다  [명함을 탁 받는다]


 (그루)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4부 검사 이주영


 [흥미로운 음악]  서울특별시 양천구 건주로 390


 우편번호 08899


 전화번호 02-3129-4200


 팩스 02-3129-4255


 [당황한 웃음]


 [새가 짹짹 지저귄다]


 (마담)  이번 주 이자 500  어떻게 할 거야?


 돈 없으면 내일 밤 한 게임 뛰든가


 [상구의 한숨]


 [상구가 라이터를 탁 켠다]


 부동산?


 안녕하세요


 아, 저기


 방금 다녀가신 분이  저희 삼촌인데요


 (중개인)  응


 주소를 틀리게  가르쳐 주신 것 같다고


 제대로 확인하고 오라고 하셔서요


 (중개인)  [수첩을 사락 넘기며]  응


 하늘산로 29길 4라고 하셨는데


 "무브 투 헤븐"


 [흥미로운 효과음]  (중개인)  틀려요?


 (나무)  아…


 아니요, 맞아요, 네


 계약금이라도 빨리 받을 수 있는  급매로 알아봐 달라고 하셨는데


 (중개인)  이, 아파트가 아니라


 이런 건 시간이 좀 걸린다고  전해 주세요


 그래도 최대한 잘해 드리겠다고


 [당황한 신음]


 네, 알겠습니다


 (나무)  이건 뭐야?  [흥미로운 음악]


 (그루)  아기방 모니터입니다


 [그루가 상자를 달그락 든다]  아, 아기들 울 때  엄마 방에서 듣는 거?


 네, 그루 어릴 때  엄마 아빠가 쓰셨습니다


 (그루)  전에 아빠랑 해 봤는데


 창고에서 부르면  저 안에서도 소리가 다 들립니다


 무전기 같습니다


 (나무)  오, 완전 신기하다  [그루가 상자를 정리한다]


 [모니터를 달그락 놓는다]


 [모니터 작동음]


 [힘주는 신음]


 쯧, 아, 으쌰


 [상구의 힘주는 신음]


 [모니터 작동음]  [상구의 한숨이 흘러나온다]


 [달칵 소리가 흘러나온다]  [나무의 놀란 신음]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 (여자2) 제발 보내 줘  - (남자2) 타라고, 이씨


 - (여자2) 나 좀 보내 줘라, 어?  - (남자2) 빨리 안 타? 어?


 - (남자2) 어?  - (여자2) 아, 제발


 - 아이씨  - (남자2) 타


 (여자2)  안 할게, 이제, 아, 이제  [남자2가 재촉한다]


 - (남자2) 타라고, 이씨  - (여자2) 내가 부탁할게, 어?


 - (남자2) 빨리 타  - (여자2) 제발 한 번만 봐줘


 - (남자2) 타, 이씨  - (여자2) 한 번만 봐줘


 (여자2)  내가 잘못했어, 아  [여자2의 목소리가 울린다]


 [무거운 음악]


 [쨍그랑 소리가 울린다]


 (학생)  아빠, 아빠, 엄마 죽어요, 제발  [겁먹은 숨소리]


 아빠, 그만해요, 그만  그만하라고, 제발, 그만


 (학생)  엄마, 가요, 빨리  도망가라고, 빨리


 (남자1)  놔, 이 새끼야  너 뭐야, 이 새끼야! 씨


 (학생)  힘없는 어린애랑 여자 말고 그냥


 그냥 날 좀 죽이라고, 제발!


 (남자1)  이게 돌았나  [학생의 힘겨운 신음]


 (남자1)  벽 보고 서 있어! 이씨


 [젊은 정우를 찰싹 때리며]  이게 아주 또라이 새끼네  이거, 야, 야


 [훌쩍인다]  [젊은 정우의 힘겨운 신음]


 (남자2)  아유, 씨  [여자2의 겁먹은 신음]


 [손을 탁 뿌리친다]


 (남자2)  [상구를 툭 밀치며]  당신 뭐야?


 (상구)  나?


 지나가는 행인


 그럼 상관 말고  그냥 가던 길 가세요


 아, 나도 그러고 싶은데  우리 집 가려면


 여기 말고 다른 코스는  안 나오거든


 (상구)  근데 당신 때문에  매일 운동하는 데


 상당히 지장이 있다 이 말이지


 그래서?  [상구가 입소리를 쩝 낸다]


 저 여자 다신 안 건드린다고  약속하면


 (상구)  다시 생각해 볼게  [남자2의 헛웃음]


 아아, 오케이, 자, 응?


 (남자2)  어, 됐죠?


 자


 우리 이제 그냥 각자 갈 길 갑시다  [여자2의 겁먹은 숨소리]


 [남자2가 상구를 툭툭 친다]


 [상구의 옅은 한숨]


 [여자2의 겁먹은 신음]  좋냐? 이씨


 (상구)  아


 생각해 보니까, 씁


 내가 기억나는 게 하나 있네


 당신 같은 새끼들은


 절대 이 짓거리 못 고친다는 거


 [남자2의 어이없는 숨소리]


 [남자2의 힘겨운 신음]  [여자2의 놀란 신음]


 아씨


 (남자2)  하, 이런


 [남자2의 힘겨운 신음]


 이씨


 [남자2의 힘겨운 신음]


 [놀란 숨소리]


 [한숨]  [남자2의 힘겨운 신음]


 [퍽퍽 때린다]


 [퍽퍽 소리가 난다]


 [놀란 숨소리]


 [새가 짹짹 지저귄다]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달그락 소리가 난다]


 (나무)  그루야


 삼촌은?


 삼촌은 샤워하십니다


 너 혹시 삼촌이랑 둘이 있을 때


 별일 없지?


 '별일'이 뭡니까?


 예를 들면 막 소리를 지른다거나


 때리려고 한다거나 그런 거


 (그루)  삼촌은 소리를 많이 지르십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 때리는 연습을  자주 하십니다


 삼촌이 하는 체조는  보기에는 무섭지만


 저를 때리지는 않으십니다


 그럼 됐어


 근데 혹시라도 둘이 있을 때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저 텐트 근처에서  소리를 질러


 - 알았지?  - (그루) 모르겠습니다


 (그루)  무슨 일이 생기면  119에 전화를 걸어야 합니다


 텐트 옆에서 소리를 질러도  119는 오지 않습니다


 (나무)  아, 내가 달려온다고


 내가 119보다 빨리 올게, 알았지?


 [코를 훌쩍인다]


 [상구가 컵을 달그락 든다]


 [상구가 물을 조르르 따른다]


 [상구의 놀란 신음]


 (그루)  아이, 삼촌 다쳤습니다


 손목에서 피 납니다


 (상구)  아, 이거 아무것도 아니야


 운동하다가 넘어졌는데  다친 건가? 몰랐네


 다치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합니다


 아, 누가 이딴 걸로 병원에 가냐?


 신경 꺼


 그럼 약을 발라야 합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그루)  삼촌 치료 안 하면  돌아가실 수도 있습니다


 뭐?


 (그루)  전에 아빠랑 같이 갔던  고시원 김선우 님도


 [반창고를 직 떼며]  공장에서 다쳤는데  빨리 치료 안 해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김선우 님 부모님께서  많이 우셨습니다


 [상구가 혀를 쯧 찬다]


 난 그딴 걸로 울어 줄  부모 같은 거 없으니까


 상관없어


 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상구)  알았다고, 지금 간다


 [모니터 작동음]


 [문이 달칵 닫힌다]  [놀란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결연한 숨소리]


 [조심스러운 숨소리]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탁 닫힌다]


 [다급한 신음]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나무의 다급한 신음]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저 앞 차 좀 따라가 주세요


 (기사)  응, 애인이구먼?


 바람났어유?


 아, 네, 아, 그러니까 빨리요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탁 닫힌다]


 [나무의 다급한 숨소리]


 [조심스러운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의아한 신음]


 [사이렌이 울린다]


 [다급한 숨소리]


 [조심스러운 숨소리]


 [놀란 신음]


 [버튼 조작음]


 [문이 탁 닫힌다]  [나무의 다급한 숨소리]


 아이씨, 아이씨


 [답답한 신음]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당황한 신음]  (여자3)  뭐가 있나?


 (남자3)  얘, 나만 아는  비밀 통로가 있거든, 어?


 [버튼 조작음]  [나무의 헛기침]


 [문이 탁 열린다]  [사람들의 웃음]


 [사람들이 감탄한다]


 (여자3)  와, 재밌겠다  어디인데, 어디인데?


 [사람들이 대화한다]


 오, 뭐야?


 [사람들의 웃음]


 - (여자3) 아, 진짜  - (여자4) 아, 뭐야?  [사람들의 웃음]


 [사람들이 말한다]


 [시끌벅적하다]


 (진행자)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떠오르는 대세 크러시 대


 돌아온 탕자


 나이트메어!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잠시 후 빅 매치를 시작하겠습니다


 아직 판돈 못 거신 분들은  빨리 배팅하십시오


 (사람들)  10, 9, 8, 7, 6


 5, 4, 3, 2, 1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관중1)  야, 너 요번에 어디 걸었어?


 (관중2)  나이트메어


 (관중1)  아, 나이트메어?


 야, 그, 좀 늙다리 같던데


 (관중2)  너 인간 살인 병기  그런 거 본 적 없지?


 (관중1)  진짜?


 (관중2)  주먹 한 방으로 선수 하나  저세상 보냈다니깐, 그냥


 (관중1)  아, 그 전설이 쟤라고?


 (관중2)  그래, 그, 감방 갔다 와서  다시 나온 거잖아


 [선수의 힘주는 신음]


 (관중1)  [웃으며]  야, 좋아, 좋아


 그렇지!


 야, 전설은 무슨 전설  맞기만 하는데


 [관중1의 웃음]  (관중2)  저거 다 작전일걸?


 저 새끼 빡치면 완전 미친놈 돼


 저러다 판돈 올라가면  그때 본색을 드러내는 거야, 그때


 (관중1)  그렇지, 그렇지  [관중1의 웃음]


 야, 전설은 개뿔이야, 좋아


 야, 발라 버려!


 야, 너 얼마 걸었냐?  [관중1의 웃음]


 야, 요번에  내가 좀 가져가겠다, 그렇지?  [관중1의 웃음]


 (관중2)  아, 뭐야, 도대체 왜 저러냐, 저거  [관중1의 환호성]


 아, 진짜  [힘겨운 신음이 울린다]


 [무거운 음악]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힘겨운 신음]


 (나무)  그루야, 어떡해, 삼촌이 살인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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