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아 4
[잔잔한 음악] 선생님은 기뻐
네가 웃고
화를 낸다는 게
그러니까
마음 닫지 마
(윤수) 숨기지 마
진짜 네 모습
그래도 돼요?
정말로
다 보여도 돼요?
[문이 달칵 열린다]
(교사) 어떻게 할 거야?
계속 이렇게 뻗댈 거야?
내일 아침까지 네 태도 정해서 와
봐서 학폭위 열지 말지 결정할 테니까
거기까지는 가지 말자
그럴 일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지?
내일 보자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벨 소리]
어
안 그래도 지금 전화하려고 했는데
집으로 올 수 있어?
응
[통화 종료음]
(성재) 이런 미…
어떤 새끼야?
대체 어떤 놈이 이따위 걸 만들었어!
학생부에 넘어갔고
내일 아침에 처벌 정하기로 했어
[성재의 한숨]
처벌 결과 나오는 대로
나한테 꼭 알려 줘
(성재) 알았지?
(윤수) 응
얘 그때 걔 아니야?
우산
맞아
아깐 그렇게 가서 미안해
나도 너무 놀라서
[성재의 한숨]
(성재) 요즘 애들 진짜
도대체 선생을 뭘로 봤길래 이래
학교가
애들을 이상하게 만드는 면도 있어
너무 힘들면
학교 그만두는 것도 난 상관없어
(성재) 한번 생각해 봐
주말에 시간 비워 둬 점심 자리 있어
누구?
신 차관님
거길 내가 왜?
우리 결혼식 때 장관님 부재중이시라
신 차관님이 우리 결혼식 주례 봐 주시기로 했어
인사드려야지
주례?
- 의논 안 했잖아 - (성재) 당연한 거 아니야?
그럼 누구한테 부탁을 해?
갈게
문단속 잘하고
쉬어
응, 가
[도시 소음]
[부드러운 음악]
[포커스 조절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윤수) 네 재능이 특별해서가 아니야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네 시선이 특별해서
그게 좋아서
[학생들이 저마다 말한다]
(예린) 인공 지능 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4차 산업 관련 연구들이에요
이 중에서 주제 골랐어요
- 얼굴 인식 기술? - (예린) 네
일단 초안 써 봤는데요
(윤수) 그래, 살펴볼게
물론 연구원에서 좋은 체험 하겠지만
책이랑 영화 그림도 살펴봤으면 좋겠어
의외로 많은 생각거리들이 나올 거야
네
(진희) 선생님
선생님
[문이 달칵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교사) 장규영
선생님께 사과드려
다신 이런 일 없겠다고 말씀드리고
(규영) 죄송합니다
다신 안 그러겠습니다
그래
네 말 진심이고 약속도 지킬 거라고 믿을게
네
승유한테도 사과해, 규영아
미안하다
때려서 미안하다
[못마땅한 숨소리]
(교사) 으이구, 이놈들
[편안한 음악] 이번에 선처하는데 두고 볼 거다
한 번만 더 이런 일 있으면
그땐 얄짤없어
- (규영) 네 - (승유) 네
나가 봐
[안도하는 한숨]
잘했어
[한숨]
스피치 주제
정리됐어요
[놀란 숨소리]
그래?
(교사) 선처하는 정도로 잘 마무리했습니다
학폭위 기록 남으면 좋을 거 없죠
합성 사진 전부 다 삭제 처리 하고
외부에 사진 돌지 않게 단속 잘하세요
알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멀어지는 발걸음]
[휴대전화 진동음] (현재) 오케이!
승유 벌점 없이 상황 종료
(형도) 아, 다행, 뭔 일 나는 줄
(현재) 잘못은 저것들이 했지, 씨 [형도의 못마땅한 탄성]
(학생1) 백승유 그 새끼는?
학폭위면 학생 대표도 잘려야 정상 아니야?
(학생2) 근데 왜 개오바임?
혹시…
백승유 수학 좋아하는 거?
[의미심장한 음악] (규영) 미친 새끼
내가 그 새끼 반드시 꿇린다
비켜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미) 제주도에서 유명한 애플망고빙수예요
[혜미의 웃음]
아이
이거는 못 먹는 거니까 여기 놔야겠다
귀한 빙수네요
(혜미) 아유, 그럼요
선생님한테는 늘 귀한 거 드리고 싶죠
그런데 이렇게 자꾸 걱정만 끼쳐 드려서…
참, 백승유라는 아이
학폭도 있던 거 같던데
올림픽에 그대로 나가는 건가요?
어머님
예린이 목표
단순히 올림픽 참가
아니죠?
아휴, 그럼요
우승이 목표죠
그럼 목표만 보세요
자잘한 일은 신경 끄시고요
아, 네
[무거운 음악]
(혜미) 이게 뭔가요?
수상 소감이에요
이 방향으로 준비시키세요
지윤수 선생님한테 지도받는 거예요, 우리 예린이?
인공 지능 연구원에서 인턴 하는 거 아니었어요?
[기가 찬 숨소리]
고등학생이 이런 연구원에서 대회 준비한 사실 알려지면
특혜 논란 생겨요
아이, 그래서
예린이 대회 준비를
교내에서 한 걸로?
지윤수 선생
쓰임이 많은 카드예요
염두에 두세요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대화한다]
(직원) 일행분 오셨습니다
(승재) 아
(성재) 안녕하세요, 의원님
응, 나오는데 마침 연락을 하셨지 뭐야
점심 어떠냐고
(승재) 식사 같이 괜찮지?
아, 예 [웃음]
아, 이쪽은 민국당
성민준 의원님
아, 이쪽은 저랑 결혼할 사람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민준) 성민준입니다
(윤수) 예, 안녕하세요
(승재) 오랜만이에요, 지 선생님
(윤수) 안녕하셨어요
[승재의 웃음] (성재) 자, 일단 앉으시죠
(민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불쑥 와서 죄송합니다
선생님이 오신다고 하니 꼭 뵙고 싶어서요
저를요?
아, 의원님 따님이
아성고 재학 중이야 [성재의 웃음]
(민준) 2학년 성예린이라고
제 딸입니다, 선생님
아…
예린이요?
[무거운 음악]
(연구원1) 우리 연구원에서 내일 발표하는
얼굴 인식 프로그램 매뉴얼
네가 설명할 부분을 잘 읽어 봐
네
(연구원2) 내일 제주 학회
차질 없이 준비됐나?
- (연구원1) 네, 다 됐습니다 - (연구원2) 어
예린이는 프로그램 체험 도우미 하기로 했지?
- 네, 방금 자료도 받았습니다 - (연구원2) 그래
잘할 수 있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연구원2의 웃음]
(연구원2) 좀 보자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승재) 선생님이 의원님 따님을 잘 가르쳐 주신 덕에
좋은 소식이 있던데요
수학자 올림픽 나간다면서요?
(민준) [웃으며] 네
[승재의 웃음]
잘 지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윤수) 실은
예린이 준비 중인 스피치 내용 봤는데요
아, 네, 어떻던가요?
놀랐습니다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예요
(승재) [웃으며] 우리 의원님 벌써 배가 부르시겠습니다
[승재의 웃음] (민준) 아, 이거
과찬의 말씀을 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고등학생 수준을 넘어서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멋쩍은 웃음]
이야
역시
선생님 눈이 정확하십니다
운 좋게 기회가 닿아서
관련 전문가 조언 조금 받았습니다
(민준) 아, 물론 조언만 받았지
처음부터 끝까지 예린이가 다 직접 썼고요
절대
절대로
선생님 지도만으로 부족해서 도움받은 건 아닙니다
[민준의 웃음]
(승재) 그럼요
이렇게 훌륭한 스승님이 계신데
- (승재) 자, 자, 한잔하시죠 - (성재) 예
[잔 부딪는 소리]
[멋쩍은 웃음]
(승재) 오늘 아주 잘 먹었습니다
(민준) 아유, 별말씀을요 [승재의 웃음]
언제 다음에 시간 맞춰서 골프나 한번 가시죠
(승재) 예, 예, 예 그때는 제가 쏘도록 하겠습니다 [민준과 승재의 웃음]
그럼
두 분 결혼 잘하시고
두 사람 앞날을 축하하는 주례사
한번 잘 지어 보겠습니다
[승재의 웃음] (성재)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두 분 결혼 축하드립니다
- (성재) 네 - (윤수) 감사합니다
(성재) 그럼 들어가십시오
- (민준) 차관님, 저 먼저… - (승재) 아, 예
[차 문이 탁 닫힌다]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직원) 의원님께서 실어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제주산 애플망고빙수라고
바로 드시거나 냉동 보관 하시랍니다
[차 트렁크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차 트렁크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성재) 불편했지?
이해해 줘, 응?
차관님이랑 성 의원이 워낙 가까워서
(윤수) 앞으로는 이런 일 없었으면 좋겠어
아, 수학자 올림픽에
아성고 대표 한 명 더 있다고 했지?
누구야?
백승유라는 아이
직접 준비시키고 있어?
(윤수) 응
그쪽에
너무 힘 빼지 마
무슨 말이야?
(성재) 응, 사실은
중고등부 대회
성 의원이 세팅한 거야
뭐?
수학회 쪽이랑 교육부 연결해서
대회 메이드한 게 성 의원이라고 [무거운 음악]
설마
우승자 내정돼 있다
그런 얘기는 아니지?
[윤수의 한숨]
그걸 다 알면서도 왔어?
아니, 꼭 우승하고 상을 받아야 의미 있어?
대부분 애들은 거기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윤수) 그 아이들 들러리 만드는 거잖아
예린이한테도 옳지 못한 교육이야
어떻게 교육부에 있다는 사람이
그런 일에 동조를 해?
동조라니!
좋은 취지로 대회 만들자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 있어?
[못마땅한 숨소리]
(성재) 아, 너무 넘겨짚지 마
심사 위원들 중에 해외 대학 교수들도 있는데
설마 다 구워삶기라도 했겠어?
좋은 정보 알려 줘서 고마워
판이 그렇다면 대비해야지
- 윤수야 - (윤수) 그래
꼭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건 아니야
하지만
공정하지 못한 경기에서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아
(윤수) 저건 돌려보내
(성재) 그냥 빙수라잖아
뭘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빙수만 들었을까?
몰라서 그러는 거야
아님…
[윤수의 떨리는 숨소리]
(윤수) 내려 줘, 좀 걸어야겠어
[한숨]
[뛰어오는 발걸음]
[한숨]
[부드러운 음악] (윤수) 승유야
[살짝 웃으며] 원 플 원이라
[살짝 웃는다]
[윤수의 만족한 숨소리]
아, 이제 좀 시원하다
(윤수) 스피치 준비는 잘되고 있어?
아니요
아직 한 줄도 못 썼어요
평생에 한 번 나갈까 말까 한 대회인데
너 이렇게 느슨하게 준비하면…
그래서 허락받았어요
뭘?
제주도요 [밝은 음악]
(승유) 대신 당일치기로
내일 아침에 제일 빠른 비행기로 갔다가
밤 비행기로 오래요
진짜 허락하셨어?
네
대신에
상 꼭 받아 오래요
백승유
너 잘할 수 있지?
열심히 할 수 있지?
해 보자, 우리 한번
네
[혜미가 흥얼거린다]
뭘 그렇게 챙겨? 놀러 가?
(혜미) 얘는
학회장에서 입을 옷 밥 먹을 때 입을 옷
그리고 비행기 탈 때 입을 옷
이 정도는 입어 줘야지
예쁘지? [혜미의 웃음]
아, 맞다, 맞다, 슈즈! [웃음]
- (혜미) 어머, 여보 왔어? - (민준) 응 [민준의 웃음]
(민준) 예린이 준비 잘돼?
이야 [민준의 웃음]
오늘 지윤수 선생님이랑 식사 자리 있었어
대회 준비 따로 하는 거
아빠가 잘 얘기해 놨으니까
걱정 말고 집중해
- 백승유는요? - (민준) 응?
걔 뭐, 왜?
뭐 준비한대요?
모르지
별 얘기 안 하던데
아, 신경 꺼
아빠가 다 세팅해 놨는데 무슨 걱정이야
[부드러운 음악]
[공항 소음]
(윤수) 아메리카노 한 잔이랑 오렌지주스요
- (승유) 선생님 - (윤수) 어, 왔니?
너도 이거 메고 왔어?
(윤수) 무슨 커플템도 아니고
이번엔 헷갈리지 말자
네
(혜미) 엄마 커피 마실 건데 너 뭐 마실래?
(예린) 나 안 마셔
- (혜미) 괜찮아? - (예린) 응
(혜미) 기다려
[의미심장한 음악]
[바코드 인식음]
[바코드 인식음]
[바코드 인식음]
(인형) [웃으며]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차관님
제 큰딸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노정아입니다
(승재) 처음 아닌 거 같은데요?
네?
하도 말씀을 많이 들어서요 [인형의 웃음]
(승재) 서울대 합격자 수 압도적 1위
입학 선호도 1위
요즘 제일 핫한 아성고 아닙니까
[함께 웃는다]
과찬 감사합니다
(승재) 그럼 출발하시죠
(인형) 아, 예, 가시죠
(연우) 아버지!
아휴, 죄송해요
요 앞에서 살짝 접촉 사고가 나는 바람에
그래? 다친 덴 없고?
(연우) 네, 괜찮아요 [인형이 호응한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인형) 제 둘째 딸입니다
- (인형) 아성 국제중의… - (연우) 언니!
[승재 처의 놀란 숨소리] 어머, 연우야!
[연우의 반가운 탄성]
(승재) 아는 사이?
(승재 처) 어, 웨즐리 동문이에요
(연우) 제가 한참 후배입니다 [연우의 웃음]
[어두운 음악] [승재가 호응한다]
- 언니, 너무 오랜만이에요 - (승재 처) 그러니까
(연우) 진짜 [인형과 승재의 웃음]
(승재) 저 사람 안 간다는 걸 억지로 끌고 왔는데
분위기 업입니다 [인형과 승재의 웃음]
가시죠
(인형) 예, 가시죠
내 저러라고 불렀다
[인형의 웃음]
우리 이쪽 거 타자
[비행기 엔진음]
"제주 국제공항"
[타이어 마찰음] [윤수의 놀란 숨소리]
[윤수의 멋쩍은 웃음]
내가 운전을 많이 안 해서 그렇지
장롱면허는 아니거든?
- (윤수) 응 - 네
출발한다
[기어 조작음]
[부드러운 음악]
[신비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예린) AI를 활용한 얼굴 인식 기술입니다
이쪽을 보시면 얼굴이 인식되는 걸
어떻게 되는지 관찰하실 수 있는데요
정면을 응시해 주시겠어요?
그러면 얼굴이 어떻게 인식되는지 다 나옵니다
체험을 원하시는 분은 여기 줄을 서 주시면 됩니다 [카메라 셔터음]
- (혜미) 어, 어, 죄송합니다 - (예린) 다음 분
(예린) 검은색 원 안에 들어와 주시면 됩니다
네, 정면을 바라봐 주시면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컴퓨터가 얼굴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나타나니까요 확인해 주시면 됩니다
[혜미의 멋쩍은 웃음] (혜미) 잠시만요
[차 문이 탁 닫힌다]
[새가 지저귄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부드러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윤수) 여기
안녕하세요
- (윤수) 준비됐니? - (승유) 네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미) 자, 오늘은 무한으로 제가 한우를 쏘겠습니다
마음껏 드세요
(사람들) 잘 먹겠습니다! [사람들의 환호]
(연구원2) 근데 여배우님한테
술을 다 얻어먹고 영광입니다
(혜미) 아닙니다 제가 더 영광이에요, 교수님
우리 예린이 잘 부탁드려요
걱정하지 마세요 [혜미의 웃음]
자, 우리 다 같이 건배 한번 할까?
아, 그럴까요?
자, 오늘 밤을 위하여!
(사람들) 위하여! [사람들의 웃음]
[잔 부딪는 소리]
(혜미) 짠
아, 예뻐 [혜미의 웃음]
(연구원2) 우리 예린이 뭐, 워낙 스마트하고
센스도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이 예쁨받으려면
둘 중의 하나는 있어야죠
똑똑하거나 센스 있거나
[혜미의 웃음]
(혜미) 네, 많이 드세요
예린아, '인조이 유어셀프'
[혜미의 웃음]
- (윤수) 티켓 사 올게 - (승유) 네
[새가 지저귄다]
[부드러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옅은 웃음]
(윤수) 반 고흐 그림을 보면
우리 아버지가 생각나
자기만의 세계로 파고들다
세상과는 멀리 동떨어져 버린 고독함이 닮았달까?
(승유) 지현욱 교수님에 대해서 찾아봤어요
(윤수) 그래?
(승유) 선생님이 전에 내 주셨던 그…
제가 아직 못 푼 문제
교수님 논문에
보조 정리로 삼으셨던 증명 맞죠?
(윤수) 맞아
그 증명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0년에 걸쳐 쓰신 논문도 허사가 됐었지
그 결함을 채우려고
몇 년을 더 보내셨고
채우셨어요?
[잔잔한 음악]
어땠을 거 같아?
짐작하기 어렵지
10년을 걸려 쓴 논문이
작은 결함 하나 때문에 허사가 되고
그 결함을 채우려고
몇 년을 더 보내다 보면 어떤 마음이 될지
그래서
그런 말씀 하셨던 거예요?
그 문제와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윤수) 몰두하지만 얽매이지 말고
좋아하지만
집착하지 않았으면 했어
네가
수학에 대해서
(승유) 내 마음대로 될까요?
뭔가에 빠지고
빠지지 않는 게
[풀벌레 울음] (윤수) 전시 어땠어? 좋았어?
(승유) 네
(윤수) 아, 나 손 좀 씻고 올게
(승유) 아, 네
[승유의 힘주는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윤수) 뭐 들어?
뭐 들어?
[부드러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어두운 음악]
(민준)
(정아) 굿 잡
(민준) 거긴?
(정아)
(정아)
[정아의 한숨]
수고했다
네 덕분에 오늘 수월하게 넘겼어
앞으로도 종종 부탁할게
노인네 그만 좀 끌고 다녀
하, 마음 급하니?
(정아) 국제중이랑 아성고 성과 차이 눈에 보이니까
후달려?
성과 차이?
[코웃음]
애초에 비교 대상이어야 말이지
(연우) 언니, 그거 알아?
우리 학교랑 아성고는
테헤란로 기준으로 북, 남에 있어
테남에 있는 아성고 학부모들은
애들 자기처럼 전문직 만들려고
좋은 대학에 목숨 걸지만
테북 사는 사람들이 자식한테 물려주는 건
직업이 아니야
재산이지
그래서?
교육에 연연 안 한다 소리야
내 건물 내 땅 물려주면 대대손손 잘 먹고 잘사는데
어느 대학 보내느냐가 왜 중요해?
(연우) 저 위엔
언니가 모르는 세상이
많아
(정아) 착각하지 마
너나 나나 테북 사람 아니야
우린 아버지 재산이 아니라 직업 물려받아야지
재단 이사장
아니야?
'우리'?
아, 우리 말고
우리 중 하나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잔잔한 음악]
(혜미) 트렁크 좀 빼 주세요
가자
우리 예쁜이 수고했어
[혜미와 예린의 웃음]
- 아직 안 늦었지? - (예린) 응
엄마 화장실 갔다 올게
- (혜미) 여기 있어, 응 - (예린) 응
[의미심장한 음악]
(혜미) 예린아, 왜 그래? 괜찮아?
가자, 늦었다, 가
아직 시간 있어 커피 한잔 사서 가자
이 밤에 커피를?
아, 술 냄새
아, 그래? 나 와인 한 잔밖에 안 했는데?
무슨 냄새…
(혜미) 아, 정말…
(윤수) 감사합니다
고생했어
도움이 될 거 같아?
네, 준비해 볼게요
그래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고
내일 학교에서 보자
들어가
들어가세요
(윤수) 그래
[잔잔한 음악]
[키보드 조작음]
[생각하는 숨소리]
[키보드 조작음]
[잔잔한 음악]
[키보드 조작음]
[키보드 조작음]
[새가 지저귄다]
(윤수) 지난 주말…
(정아) 잘 다녀오셨어요, 제주도?
어떻게…
아성고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가 모르면 되나요?
(윤수) 승유네 반 김진희 선생님한테 말씀드렸는데
들으셨군요
죄송합니다
정식으로 출장 내고 다녀왔어야 했는데
일정상 시간이 없었어요
(정아) 앞으로 이런 교외 활동은 보고하고 움직이세요
그리고
조심할 필요가 있겠어요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 아성고 아이들 민감하고 예민하다 보니
선생님의 애정이 한 아이에게 쏠리면
본능적으로 느껴요
(정아) 며칠 전
규영이 일도 그렇고
괜한 분란 만들 필요 없지 않겠어요?
백승유 학생 스피치 주제와 맞는
전시회가 제주도에 있어 다녀왔습니다
(윤수) 자세한 건 보고서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이건
성예린 학생 스피치 검토 내용이고요
그럼
(정아) 선생님
[의미심장한 음악]
아이들에게
어설픈 공정함에 대해 가르치지 마세요
어차피 공정하지도 않은 사회에서 그런 가르침은
아이들을 세상 탓하는
루저로 만들 뿐이에요
(정아) 한번 잘 가꿔 봐요
선생님 고집으로 키운 이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
궁금하네요
[한숨]
쫄지 마, 어깨 펴
너희들도 잘 자랄 수 있어
[다가오는 발걸음]
(윤수) 어
왔니?
승유도 오라고 했어요
(윤수) 그래
스피치 최종안 봤어
몇 군데 메모 첨부하긴 했는데
잘 썼더라
(예린) 감사합니다
힘들진 않았니?
고등학생이 다루기엔 어려운 내용인 거 같아서
버겁진 않았을까 싶어
[한숨] 어차피 전
수학이 쉬웠던 적 없어요
승유하고는 달라요
하, 뭐?
- 그런 게 아니라… - (예린) 선생님은
승유가 예쁘시죠?
[잔잔한 음악]
그렇게 재능을 타고난 아이
제가 선생님이라도 예쁠 것 같아요
[옅은 한숨]
부러워
난 수학을 좋아했지만
승유 같은 재능은 없었거든
그럼 잘 아시겠네요
그런 애랑 경쟁하는
제 마음이 어떨지
사실은
너희 둘 다 경쟁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
수학자 올림픽은
대회가 아니라 축제잖아
몇 년 뒤에 생각해 보면
'그때 좀 즐길걸' 싶을 수도 있어
하실 말씀 다 하셨으면
전 가 볼게요
그래, 예린아
내일 보자
네
(승유) 선생님
저, 준비한 부분까지만 좀 봐 주시면 안 돼요?
그래, 해 봐
(승유) 네
[승유의 심호흡]
'인공 지능 컴퓨터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예요
좋다
[옅은 웃음]
[안도하는 숨소리]
(윤수) 부적이야
[부드러운 음악]
칼쿨루스…
응, 맞아, 조약돌
(윤수) 이 작은 돌이
셈의 근원이기도 하지
떨리면
이거 꽉 쥐고 해
네
참가자 확인 마쳤고
여기 이름표랑 참가자 안내문
대회장에 몇 시까지 가면 돼요?
2시 시작이니까 1시 20분에 대회장 앞에서 보자
(윤수) 그 전까진 보고 싶은 강연이나 전시 보고 와
수학자 올림픽 직관이라니 신나지 않니?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어?
[윤수의 놀란 숨소리]
밀러 교수야 [승유가 살짝 웃는다]
대수 기하학 권위자
아돌프 밀러 교수
저 저분 강의 신청했는데
(윤수) [놀라며] 나도
- (윤수) 가자 - (승유) 네
(혜미) 어, 왔어?
(예린) 1시 20분까지 대회장 앞으로 오래
(혜미) 그래? 그러면 그때까지 연습하면 되겠네
자, 여기 있어
아빠가 이번 대회 신경 많이 쓴 거 알지?
[밝은 음악] [혜미의 웃음]
[혜미의 기대하는 숨소리]
(밀러) [영어] 자 삼각형 트로피컬 좌표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밀러가 영어로 강의한다]
[휴대전화 진동음]
(윤수) [한국어] 네, 교감 선생님
(성한) 교무부장님 교장 선생님이랑 도착했습니다
빨리 대회장 앞으로 오세요
예,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승유야
- (승유) 네 - (윤수) 선생님 먼저 가 있을게
(윤수) 20분 뒤에 대회장 앞에서 보자
네
[교수들이 영어로 대화한다]
[어두운 음악]
[영어] 맞지, 민재?
(교수1) 맞아
오랜만이구나
긴가민가했는데 맞았어
(교수2) 누군데요?
(교수1) 우리 대학교에 10살짜리 수학자가 있었어요
(교수2) 10살이요?
- (교수2) MIT에요? - (교수1) 네
(교수1) 우리 학부에서 제일 똑똑한 학생이었어요
(교수2) 놀라운데요 [교수1의 웃음]
특별한 아이였어요
[어두운 효과음]
매우 특별한 아이였어요
[한국어] 역시 넌
정말 특별해
(교수1) [영어] 그 모든 식을 풀었던 아이 맞지?
(교수3) 나도 그 기사 읽었어요 이 학생은 천재예요
(교수1) 민재, 괜찮아?
(진호) [한국어] 민재야
넌 특별해
[떨리는 숨소리] (교수1) [영어] 민재야, 괜찮니?
[승유의 놀란 숨소리] 민재야!
[교수들이 놀란다]
[떨리는 숨소리]
(진호) [한국어] 민재야
[무거운 효과음] 넌 특별해
난 너처럼은 될 수 없을 거야
영원히
(진호) 역시 넌 정말 특별해
넌 특별해 [진호의 목소리가 울린다]
[떨리는 숨소리]
난 너처럼은 될 수 없을 거야
영원히
[가쁜 숨소리]
[어두운 음악]
[거친 숨소리]
(진호) [영어] 그래서 d2의 이미지를
이렇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식이 나오게 됩니다
스펙트럼 열의 가장자리 맵은 어떻게 구해야 하나요?
[진호의 생각하는 숨소리]
(진호) 가장자리 맵은…
[무거운 효과음]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떨리는 숨소리]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비바람이 거세게 분다]
[어린 승유의 놀란 숨소리]
[한국어] 형!
[울먹이며] 형
[울먹인다]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고조되는 음악] [무거운 효과음]
[흐느낀다]
[떨리는 숨소리]
[가쁜 숨소리]
[승유가 흐느낀다]
(승유) 형…
[승유가 연신 흐느낀다]
(성재) 어디야?
(희령) 부친께서는 건강하시죠?
(정아) 덕분에 건강하십니다 [희령의 웃음]
(희령) 곧 과학 기술 인재 양성 계획 발표될 겁니다
이공계 대학 신설 학과도 늘어나고
관련 예산도 확충할 겁니다
(승재) 오늘 대표로 온 학생들이 미래의 연구원들이죠
특히 아성고가
인재 많기로 유명합니다, 장관님 [희령의 웃음]
(희령) 준비는 잘하셨죠?
- (진택) 아… - 귀한 기회 마련해 주셨는데
(정아) 허투루 할 수 있나요
저희 아성고 수학 영재 학교 전환 앞두고 있기도 해서
이번 대회 전력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희령) 네 [노크 소리]
[문이 드르륵 열린다]
(진택) 아, 마침 오네요
아성고 대표 학생 지도한
지윤수 수학 교사입니다
(희령) 아, 얘기 들었어요
우리 사무관 피앙세시라고
[희령의 웃음]
축하합니다
(윤수) 감사합니다
전 그럼 학생들 데리고 준비하러…
[문이 드르륵 열린다]
(정아) 아, 저희 아성고 대표 성예린 학생입니다
예린아 인사드려
교육부 정희령 장관님 신승재 차관님이셔
안녕하세요, 성예린입니다
(승재) 성민준 의원님 자제분이 대회에 나온다더니
이 학생이군요
발표 잘 볼게요
(예린) 감사합니다
예린아, 가자
[문이 드르륵 열린다]
(성재) 윤수야
어, 대회 잘 볼게
이따 끝나고 전화해
아성고만 너무 튀는 거 아니야?
다 같이 있는 줄 몰랐어
인사하는 건데, 뭐
수고해
승유 못 봤니?
강연장 쪽으로 가던데요
그래?
[통화 연결음]
예린아
대기실에 먼저 들어가 있어
네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떨리는 숨소리]
[훌쩍인다]
[휴대전화 진동음이 계속된다]
(윤수) 어, 승유야
어디야?
(승유) [떨리는 목소리로] 저…
뭐라고? 잘 안 들려
(승유) [흐느끼며] 죄송해요
[승유의 떨리는 숨소리]
저 못 하겠어요
어디니?
죄송해요
죄송해요, 선생님
지금 어디 있어?
선생님이 갈게
[통화 종료음]
[울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신비로운 음악]
[가쁜 숨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승유) '멜랑꼴리아'?
'우울'이라는 뜻 아니에요?
(윤수) 무기력하고
한없이 기분이 가라앉는
그런 상태를 얘기하지만
한없이 아래로 가라앉다 보면
어느 순간 바닥을 치게 돼
(윤수)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 이른다고 할까
(승유) 빛이 들어오고 있어요
(윤수) 그렇게 다 비워지고 나면
새로운 시작을 꿈꾸게 되지
[승유의 가쁜 숨소리]
(윤수) 예전에 보이지 않은 것들도
보이게 되고
[잔잔한 음악]
[거친 숨소리]
(윤수) 하나만
약속해 줄래?
이 문제하고
사랑에 빠지지 마
수학자의 삶은
어떤 문제를 푼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못 푼다고 불행해지는 것도 아니야
(승유) 그럼 왜 수학자들은…
계속 풀고 증명을 해요?
(윤수) 문제를 푸는 동안의
떨림
흥분
불안
(윤수) 답이 나오든 안 나오든
몰두했을 때만 만날 수 있는
그런 순간들 때문 아닐까?
(윤수) 승유야!
[거친 숨소리]
[차분한 음악]
[윤수의 다급한 숨소리]
괜찮니, 너?
네
풀었어요
그 문제 답이 나왔어요
[놀란 숨소리]
그래, 승유야
- (윤수) 그런데 너 무슨… - 나중에
나중에 다 설명드릴게요
지금은 일단 가요
- (스태프) 가영고 장유진 - (참가자1) 네
(스태프) 아성고 성예린
네
(스태프) 아성고 백승유
아성고 백승유
(윤수) 아성고 백승유 왔습니다
(스태프) 거기 앉으세요
[승유의 거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승유의 심호흡]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성한이 감탄한다]
(성한) 대박, 응? 엄청납니다, 엄청나 [성한의 웃음]
자, 들어가시죠 [휴대전화 진동음]
(진택) 아, 먼저 들어가세요
(성한) 아, 예
아, 오셨습니까?
예, 곧 시작합니다, 예
[통화 종료음]
(민식) 어
여보, 들어갑시다
[혜미의 한숨]
[무거운 음악]
[사람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어? 노정아 쌤도 먼저 와 계시네
같이 가서 인사하자
하, 됐어
[혜미가 살짝 웃는다]
(혜미) 선생님
[혜미의 웃음] (정아) 어머 예린이 어머님 오셨어요
(혜미) 어유, 제가 다 떨리네요
우리 예린이 잘하겠죠?
걱정하지 마세요 아까 예린이 봤는데
컨디션 좋았어요
(혜미) 아, 그래요? 그러면 다행이고요
이따가 끝나고 봬요 [혜미의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혜미) 똑같네
(민준) 응? 뭐가?
(혜미) 아니, 이거 당신이 이태리에서 사다 준 거잖아
노정아 쌤 가방에도 똑같은 거 달려 있더라고
(민준) 그거, 뭐
비슷한 거겠지
(혜미) 이거 비싼 건데
- (희승) 저기서 보고 있어 - (민식) 응
(연우) 여기 앉아도 돼?
웬일이니?
(연우) 아성고 애들 보러 왔지
언니가 하도 '우리 아성고, 아성고' 하길래
급관심이 가서
(진행자) 2017 세계 수학자 올림픽을 기념해
특별 개최 되는 청소년 수학 스피치 대회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참가자2)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혁명을 이끄는
첨단 정보 통신 기술은
바로 수학을 기반으로 발전했습니다
(참가자3) 자율 주행은
4차 산업 혁명을 이끄는 아주 중요한 기술입니다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착하기 위해
베이즈 규칙과 같은
수학 원리가 활용되는 것이 바로 그 예입니다
[드론 작동음]
[사람들이 저마다 놀란다]
(참가자4) 지금 보시는 것은 무선 전파로 조종하는 무인 비행기
- (민준) 재밌네 - (혜미) 그러니까
(참가자4) 드론입니다
이렇게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게 하려면
무게 중심을 잘 맞춰야 하는데요
(희승) 장난 아니네
[영상 속 참가자5가 발표한다]
아성고 성예린 나오세요
(영상 속 참가자5) 운전자 없이 움직이는 차
(예린) 네
(영상 속 참가자5) 말하는 로봇 빅데이터로 관리되는 도시와 같은
우리가 상상만 하던 미래의 모습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영상 속 진행자) 네, 계속해서 다음 참가자는
아성고등학교 성예린 학생입니다
[영어] 안녕하세요
저는 아성고등학교 2학년 성예린입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혜미의 웃음] (예린) 국제적 행사에 맞춰
저는 오늘 발표를 영어로 준비했습니다
걱정 마세요
자막도 준비했으니까요
[사람들의 웃음]
배우 유혜미의 얼굴입니다
[멋쩍은 웃음]
이 점들을 잇는
델로네 삼각 분할법으로 얼굴 윤곽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윤곽에서 발견되는 특징을 중요도에 따라 수치로 표현합니다
이것이 바로 얼굴 인식 프로그램의 기본 원리입니다
페이스 아이디
보안용 감시 카메라 무인 시스템 등
많은 기술에 활용됩니다
(영상 속 예린) 따라서 수학은
4차 산업 혁명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어] 쩐다
(참가자6) 하, 끝났네
(영상 속 예린) [영어] 감사합니다 [영상 속 사람들의 박수]
(스태프) [한국어] 아성고 백승유 나오세요
[어두운 음악]
[뛰어가는 발걸음]
[예린이 구역질을 한다]
[거친 숨소리]
(진행자) 다음 참가자입니다
아성고등학교
백승유 학생입니다
[옅은 한숨]
(승유) 인공 지능 컴퓨터가 소설을 씁니다
작곡도 합니다
[리모컨 조작음]
인간과 바둑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기도 하고요
앞으로 인공 지능은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할 것이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무한해질 거라고들 합니다
[혜미의 코웃음]
정말 인공 지능은
인간을 뛰어넘어 무한해질까요?
이 밤하늘의 별들이 무한할까요?
(영상 속 승유) 유한할까요?
우주에 있는 별들도 유한하다는데
이 그림 속 별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도 금방 세어 볼 수 있겠네요
[사람들의 웃음]
(승유) 이 불빛들은 무한할까요? 유한할까요?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전자 수도 유한하다고 하는데
날 잡고 이 불빛들을 세어 보는 게 대수일까요?
갑자기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야
[코웃음]
(승유) 하지만 전
이 작품에서 무한을 봤습니다
[부드러운 음악]
1889년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이 작품 속 별들은
(승유)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천 년 뒤 먼 훗날에도
영원히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것입니다
그는 유한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작품은 무한한 예술을 담았습니다
앞서 제가
(영상 속 승유) '인공 지능은 무한할까?'
라는 질문을 드렸었죠
제 대답은
'인공 지능은'
'인간이 입력한 수식과 데이터 안에서만'
'대단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입니다
[카메라 셔터음]
[무거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승유) 유한한 정보를 베이스로 삼는 AI는
결코 무한에 다가설 수 없습니다
[부드러운 음악]
하지만
우리 인간은 다릅니다
(승유) 인공 지능에게 창의력과 상상력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몫입니다
무한의 개념으로 집합론을 창시해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고
눈부신 수학의 발전을 이루었던 칸토어처럼
[카메라 셔터음]
(승유) 우리는 무한하게 꿈을 꿀 수 있고
자유롭게
생각의 영역을 넓힐 수 있습니다
[고조되는 음악]
(윤수) 좋아하지만
집착하지 않았으면 했어
네가
수학에 대해서
난 네가
자유로웠으면 좋겠어
(승유) 무한은
먼 미래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 안에 있습니다
[부드러운 음악]
(승유) 내 마음대로 될까요?
뭔가에 빠지고
빠지지 않는 게
(승유) 귀가 먹먹하고 잘 안 들렸는데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어요
(민준) 아, 저, 큰일 났어요 오전에 무슨 기자가 찾아왔었대요
(정아) 선생님은 일을
크게 키우고 싶으신가 봐요? [연우의 비명]
(윤수) 일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민준) 지윤수 선생 언제 저런 인터뷰를 한 거야!
(예린) 그럼 네가 물러서 약속 지켜
(승유) 그 약속 이젠 못 지킬 것 같다
선생님!
(민준) 지윤수 선생은 어떡할 거예요?
(정아) 선 넘으면 그땐 나도 어쩔 수가 없어요
(성재) 나 다 보여
그 마음 못 감추잖아
.멜랑꼴리아↲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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