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아 5
[흥미로운 음악] 1889년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이 작품 속 별들은
(승유) 100년이 지난 지금도
1000년 뒤 먼 훗날에도
영원히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것입니다
(영상 속 승유) 유한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작품은 무한한 예술을 담았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영상 속 승유) 인공 지능에게
창의력과 상상력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몫입니다
(승유) 무한의 개념으로
집합론을 창시해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고
눈부신 수학의 발전을 이루었던 칸토어처럼
우리는 무한하게 꿈을 꿀 수 있고
자유롭게 생각의 발전을 이뤄 낼 수 있습니다
무한은
먼 미래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 안에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사람들의 환호]
너무 감동적이네
하, 장해, 우리 아들 [울먹인다]
감동이 다가 아닌데
아, 근데
다른 애들 발표하고 너무 다르네
[의미심장한 음악] (진행자) 자, 백승유 학생의 발표를 마지막으로
오늘 청소년 수학 스피치 대회는 끝이 났습니다
(영상 속 진행자) 잠시 후 오늘의 결과 발표와
시상식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음, 백승유
발표 좋네
의도치 않은 복병이 튀어나온 거 아니야?
그럴 리가
승유 내가 특별히 아끼는 아이야
아성고에 꼭 필요한 아이겠지
먼저 갈게
(연우) 오랜만이야
나 기억나? 노연우
아
잘 지냈어?
(연우) 방금 백승유라는 애 네가 지도했니?
- 응 - (연우) 좋더라
- (학생들) 안녕하세요 - (혜미) 어, 그래, 안녕 [혜미의 웃음]
자, 사진 잘 나와야 되니까 우리 예쁜 딸
됐어, 아직 발표 안 났잖아
(혜미) 얘는, 따 놓은 당상이지
아니, 승유 걔는 무슨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대회 격 떨어지게
아, 진짜
[혜미의 한숨]
[달그락 뚜껑 닫는 소리]
고생했다
컨디션은 괜찮니?
아…
네
[학생들의 웃음]
예린이 정말 수고 많았어
(윤수) 영어로 준비하는지는 몰랐는데
진짜 깜짝 놀랐다
힘들었지?
(스태프) 발표 시작합니다 착석하세요
[흥미로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영상 속 진행자) 지금부터 2017 세계 수학자 올림픽
청소년 수학 스피치 대회
결과 발표와 시상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떨지 마
너 잘했어
[영상 속 진행자가 말한다] 잘했는데도 상 못 받으면 어떡해?
(영상 속 진행자)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명예고 정권민
(권민) 이야! [학생들의 박수]
(영상 속 진행자) 치안고 안진희 학생
(진희) 저요?
(영상 속 진행자) 그리고
(진행자) 무대로 나와 주세요
아성고 성예린 학생
[기뻐하는 탄성]
[안도하는 한숨] [학생들의 박수]
축하해
(영상 속 진행자) 마지막으로 한 명 더 호명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민식) 여보
(진행자) 아성고
백승유 학생!
[희승의 놀란 탄성] 무대로 나와 주세요
[사람들의 환호]
[웃음]
(성한) 아니, 백승유가 왜? [의미심장한 음악]
(승재) 두 명이나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영상 속 진행자) 네, 시상은
정희령 교육부 장관님께서 해 주시겠습니다
자, 이어서 국무총리상은
명현고등학교 정원빈 학생
(진행자) 자, 이번 대회 1등
대망의 대통령상 발표가 있겠습니다
장관님께서 해 주시죠
[민준의 긴장된 숨소리]
(희령) 2017
세계 수학자 올림픽
청소년 수학 스피치 대회
대통령상 수상자는
[긴장되는 북소리]
아성고등학교
성예린 학생
[사람들의 환호]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민준과 혜미의 탄성]
(희령) 축하해요
(진행자) 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한 명의 수상자가 더 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사람들이 술렁인다] (혜미) 뭐야? 설마 공동 수상?
아이, 무슨 소리야 대통령상에 공동 수상이 어디 있어
(진행자) 아시다시피
이번 대회는 세 명의 참가자에게 상을 수여하기로 했으나
심사 과정에서 상이 하나 추가됐습니다
아성고 백승유요
(심사 위원) 씁, 그 친구 발표는
좀 인문학 스피치에 가깝지 않아요?
[영어] 스티브 잡스가 말하기를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인문학과 결합된 기술이다'
(교수)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백승유 학생의 스피치를 듣고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심사 위원들이 호응한다]
(진행자) [한국어] 바로 심사 위원 특별상인데요
아성고 백승유 학생이 그 상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웃음]
[카메라 셔터음]
[포커스 조절음] [카메라 셔터음]
[포커스 조절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사진사) 자, 하나, 둘, 셋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메라 셔터음] (혜미) 우리 예린이가 제일 예쁘네
(사진사) 자, 하나, 둘, 셋
네, 관계자분들은 빠지시고요
학생들만 다시 한번 찍겠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거기 계세요
(사진사) 자, 사진 찍겠습니다 하나
- 거기 계시라고요 - (사진사) 둘, 셋
- (교수) [영어] 축하해요 - 감사합니다
[주변이 소란스럽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사진사) [한국어] 자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다 됐습니다
(혜미) 예린아, 예린아, 일로 와
(희승) 승유야
아유, 우리 아들 고생했어, 응
- (민식) 자, 어디 상장 좀 보자 - (희승) 우리 기념사진 찍자, 응?
아, 엄마, 잠깐만요 저 자유 시간 좀 주세요 [희승의 의아한 탄성]
- (희승) 자유 시간? - (승유) 네
(희승) 쟤 어디 가?
여보, 나도, 나도, 나도
(성재) 아유, 정신없다
축하합니다, 지윤수 선생님
아…
고마워
성과가 좋네, 두 명씩이나
(성재) 고생했어
[옅은 웃음]
뜻밖이야, 생각도 못 했는데
아, 정리하고
장관님, 차관님이 같이 식사하자시는데 어때?
[휴대전화 진동음] - 식사? - (성재) 잠깐만
(성재) 예, 차관님
네
[작은 목소리로] 전화할게
예
(승유) 선생님
승유야
잠깐
(예린) 안녕하세요 저는 아성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성예린입니다
제가 상까지 받게 되어서
정말 감격스럽게 생각합니다
[잔잔한 음악]
(승유) 아까
숨을 쉴 수가 없었는데
이 수열을 보고 숨이 쉬어졌어요
어지럽고 앞이 잘 안 보였는데
이 대칭적인 수열이 선명하게 보였어요
귀가 먹먹하고 잘 안 들렸는데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할 수 있었어요
이 증명
승유야
왜 숨이 안 쉬어졌는지
(윤수) 왜 잘 안 보이고 안 들렸는지
얘기해 줄 수 있어?
[통화 연결음] [사람들이 대화한다]
[통화 종료음]
아니, 어딜 간 거야? 응?
여보, 전화 좀 해 봐
[의미심장한 음악]
(승유) 진호 형은
하나뿐인 제 친구였어요
말도 안 통하는 그곳에서
손 내밀어 준 유일한 사람
선물
(진호) 유진호야
형도 한국 사람
"대학 수학"
이걸 이렇게 풀었어?
역시 넌
정말 특별해
다음에 또 부탁한다
(승유) 그 말이 진심인 줄 알았어요
바보같이
[영어] 이렇게 d2의 이미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진호)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식이 나오게 됩니다
(교수) 그럼 T# 중심 확대의 코호몰로지 클래스가
0이라고 주장하는 건가요?
스펙트럼 열의 가장자리 맵은 어떻게 구해야 하나요?
아, 가장자리 맵은…
(진호) 그건 말이죠 스펙트럼 열 가장자리 맵은…
(승유) [한국어] 상상도 못 했어요
그날 제 풀이가
[울먹이며] 형이 몇 년을 걸려 쓴 논문을
허사로 만들게 될 줄은…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비가 솨 내린다]
[비바람이 거세게 분다]
[놀란 숨소리]
형!
형…
[어린 승유가 울먹인다]
형!
형
[승유가 흐느낀다]
[윤수의 한숨]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미) 피곤하지, 우리 딸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학원 빼먹을 수도 없고
[혜미의 웃음] (예린) 갈게
(혜미) 고생 많이 했어, 알았지? 엄마가 이따 데리러 갈게
매니저
(민준) 저, 아휴, 일단
오늘 두 분 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 이거 별거 아니고요 [민준의 웃음]
(승재) 아이고, 이 귀한 걸
집에 고이 모셔 놔야겠는데요
[민준과 승재의 웃음] (민준)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혜미) 자, 다시 시작할까요?
[함께 웃는다] (승재) 아, 예
- (민준) 잘 보냈어? - (혜미) 어, 갔어
(혜미) 아, 선생님 자, 한잔하시죠 [혜미의 웃음]
아까 보니까
교육 방송 쪽이랑 뭐 얘기 나누시는 거 같던데
아…
곧 영재 학교 심사잖아요
아성고 수학 특화 수업에 관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어요
[민준의 깨달은 탄성]
어머, 너무 잘됐네요 [혜미의 웃음]
자, 우리 건배할까요?
(혜미)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 (민준) 수고하셨습니다 - (승재) 수고하셨습니다
[승재의 웃음]
(윤수) 논문을 쓰면서 진호 형은
지독하게 싸웠을 거야
[잔잔한 음악] 숫자와
시간과
그리고 자기 자신과
[서걱거리는 소리]
(윤수) 그건
처절하고 철저한
혼자만의 싸움이야
누구도 도와주거나
방해할 수 없는
[울먹인다] (윤수) 진호 형은
승유 널 원망하는 마음 없었을 거야
형은
그 증명을
사랑했던 거야
온 마음을 다해서
여기서 뭐 해?
왜 전화를 안 받아?
전화?
- 어, 못 봤어 - (성재) 뭐 하느라?
(윤수) 보다시피 학생이랑 이야기하느라
얘기 끝났지?
(성재) 오늘 너무 축하한다
그럼 선생님 이제 이만 모셔 가도 되지?
(윤수) 성재 씨
(승유) 들어가세요, 선생님
오늘 저 때문에 많이 힘드셨잖아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성재의 옅은 한숨]
[와인 따르는 소리]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성재) 식사 자리
적당히 둘러댔어
불편해할 것 같아서
아까는 미안
내가 좀 예민했어
근데 진짜 몰라?
뭘?
그 녀석이 자기 좋아하는 거
그럴 수 있지 그 나이의 흔한 첫사랑
(성재) 풋사랑, 뭐, 그런 거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승유에 대해서 잘 모르잖아
내가 걔를 알아야 돼?
(성재) 나
걔는 몰라도 지윤수는 잘 알아
수학에 재능 있는 학생 어떻게 마음이 안 가겠어?
알아, 근데
그 마음 못 감추잖아
다 보여
지난번에 그런 일도 있었는데 조심해야지
소문이 반복되면 사실이 되는 거고
우연이 일치하면
의도가 되는 거야
알겠어
조심할게
(직원1) 음식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성재) 네
[애잔한 음악]
[한숨]
(아이들) 안녕히 계세요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강사) 예린이
틀린 거 다 풀어야만 집에 보내 줄 거야
알았지?
(어린 승유) 그렇게 하면 안 풀려
공식대로 한 거야
공식 말고
식의 형태를 잘 봐 봐
[어린 예린이 훌쩍인다]
(어린 승유) N의 차수가 더 작으니까
N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는 거야
상수항이 이렇게 되지?
[한숨]
[풀벌레 울음] [부드러운 음악]
(승유) '칼쿨루스'
(윤수) 맞아, 조약돌
이 작은 돌이
(윤수) 셈의 근원이기도 하지
떨리면
이거 꽉 쥐고 해
[마우스 클릭음]
[마우스 클릭음]
[마우스 클릭음]
(성재) 그 마음 못 감추잖아
다 보여
[휴대전화 알림음]
(성한) 내일 조금 일찍 나오세요
교육 방송에서 취재 있을 예정입니다
[옅은 한숨]
[새가 지저귄다] (현재) 수학 스피치 대회에서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두 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서울 아성고등학교!
그 주인공은!
- (형도) 바로! - (학생들) 바로!
2학년 성예린, 백승유 학생!
(형도) 박수! [학생들의 환호]
[의미심장한 음악] (학생1) 어, 승유 왔다!
(형도) 백승유! [현재의 추임새]
(학생들)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백승유! [학생들의 웃음]
[현재의 환호] (형도) 박수!
[학생들이 환호한다]
(윤아) 지윤수 선생님 맞으시죠?
축하드려요
어제 수학자 올림픽 아성고에서
두 명이나 수상했잖아요
선생님이 지도 교사 맞으시죠?
취재 나오신 건가요?
(윤아) 아, 취재까지는 아니고요
궁금해서요
예전에 일반고에서도 올림피아드 석권한 학생들
지도하셨던 걸로 아는데, 맞죠?
(윤아) 진짜 대단하세요, 선생님
비결이 뭔가요?
죄송합니다, 들어가 봐야 해서요
(윤아) 아, 그러지 마시고 좀 알려 주세요 [윤아의 웃음]
어제 대회 [캔 커피를 쉭 딴다]
어떻게 지도하셨는지 짧게라도 말씀해 주시면…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 없습니다
(윤아) 왜요?
선생님이 대통령상 수상자 배출해 내셨잖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정아) 우리 아성고 수학 동아리 칼쿨루스는
수학 수업에 인문학적 소양과
예술적 감성까지 고려한 융합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 결과가 바로
심사 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백승유 학생의 스피치죠
[영어로 질문한다]
저 사진은 뭔가요?
(정아) 이건 지윤수 선생님만의
특별한 동아리 수업 중 하나예요
아이들의 일상 고민을
수학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주고 있어요
자세한 건 선생님께 직접 들어 볼까요?
(정아) 수고 많으셨어요, 피디님
편집 끝나면 프리뷰 부탁드려요
(피디) 네, 연락드리겠습니다
- [영어]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외신 기자1) 안녕히 계세요
- (외신 기자2) 안녕히 계세요 - (정아) 안녕히 가세요
[멀어지는 발걸음]
[휴대전화 진동음]
[한국어] 네
(민준) 아, 저, 큰일 났어요
[어두운 음악]
무슨 일이에요?
방금 수학회 회장한테 전화가 왔는데
오전에 무슨, 저 기자가 찾아왔었대요
어디 기자요?
(민준) MBS 사회부라는데
그 수학자 올림픽에서
갑자기 청소년부 대회 만든 경위를 물었대요
그, 당장 오늘 방송이라는데 이거 어떡하죠?
차 교수한테도 갔는지 확인해 볼게요
교육부 쪽 체크하세요
(민준) 아, 네
(정아) 예린이 차 교수한테 지도받은 거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죠?
당연하죠, 그걸 왜 떠들어요 바보도 아니고 [마우스 클릭음]
(TV 속 윤아) 모든 건 이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번 세계 수학자 올림픽 청소년 수학 스피치 대회에서
바로 이 사진 속 학생이
대통령상을 수상했는데요
(TV 속 앵커) 국회 의원 성민준 의원의 자녀라면서요
수상에 문제가 있었나요?
(TV 속 윤아) 대회 직전
이 학생이 한 학술 봉사에 참여했는데요
인공 지능 기술 연구원 차 모 교수의 연구와
관련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TV 속 윤아) 보시는 것처럼 이 학생의 발표 내용은
차 모 교수 팀이 개발 중인
AI 얼굴 인식 프로그램 활용 사례와
거의 유사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이 차 모 교수가
대회 심사 위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대회 준비와 심사에 특혜가 있었다?
충분히 의심스러운 상황인데요
해당 학생은 논란이 될 것을 의식했는지
(TV 속 윤아) 대회 준비를 교내에서 했고
수학 교사에게 지도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혜미의 기가 찬 숨소리]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아?
(TV 속 윤아) 어제 대회 어떻게 지도하셨는지
짧게라도 말씀해 주시면…
(TV 속 윤수) [변조된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 없습니다
(TV 속 윤아) 대통령상 수상한 학생
지도하신 거 아닌가요?
이와 같이 해당 교사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놀란 숨소리] (TV 속 윤아) 고등학생 자녀를 둔 국회 의원으로서
(민준) 아니, 지윤수 선생은 언제 저런 인터뷰를 한 거야!
미친 거 아니야?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떨리는 숨소리]
(성재) 인터뷰인지 몰랐다고?
(윤수) [한숨 쉬며] 그렇다니까
아무래도 해명 인터뷰를 하는 게 좋겠어
해명이라니
그럼 이제 와서 내가 지도했다고 하잔 얘기야?
그래야지
(성재) 성 의원하고는 내가 통화해 볼 테니까
아니, 하지 마
거짓말로 해명하는 게
정말 예린이를 위하는 거라고 생각해?
[무거운 음악] [한숨]
지금 누구보다 상처받았을 사람은 예린이야
(윤수) 어떤 게 정말 예린이를 위한 건지
그거부터 생각해 봐야겠어
[통화 종료음]
[문이 달칵 열린다]
[떨리는 숨소리]
(네티즌1) [변조된 목소리로]
(네티즌2) [변조된 목소리로]
(네티즌3) [변조된 목소리로]
(네티즌4) [변조된 목소리로]
(희승) 아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유혜미가 보통 여우가 아니거든
[민준의 고민하는 숨소리]
부창부수라더니 성민준이 국회 의원이랍시고
목에 힘 빡 주고 다닐 때부터 내가 알아봤다니까, 정말
(민식) 아, 근데 그게 사실이면 대통령상은 취소해야지 [희승의 못마땅한 숨소리]
(희승) 어머, 여보 그러면은 우리 승유가 대신 받는 거 아니야?
어머, 가만있어 봐 저기 상장, 상장 어디 갔어? 응?
[문이 달칵 열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승유) 방송 보셨어요?
[휴대전화 진동음] 걱정이 돼서요
(윤수) 승유야
부탁 하나 들어줄래?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혜미의 한숨]
아유, 안 되겠다
(혜미) 예린아 오늘은 학교 가지 말자
안 돼, 오늘 수행 평가 있어
그러면 엄마가 같이 가 줄까?
엄마가 나서면 일 더 커지는 거 몰라?
(혜미) 저 계집애
[차 문이 탁 닫힌다]
[혜미의 한숨]
- (기자1) 어, 성예린이다! - (기자2) 성예린 씨!
(기자1) 성예린 학생 맞죠? [주변이 소란스럽다]
(기자3) 인공 지능 기술 연구원 봉사 활동 어떻게 하게 된 겁니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1) 수학자 올림픽 대회 준비 학교에서 한 게 맞나요?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한다] [먹먹한 효과음]
[예린의 떨리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소란스럽다]
[승유와 예린의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지윤수 선생님이 [가쁜 숨소리]
할 얘기 있으시대
(윤수) 네가 대회 준비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었어
그 방식이 공정하지 않고 옳지 않다고도 생각했고
일부러 그런 인터뷰를 한 건 아니지만
내가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야
그래서요?
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 거예요?
(윤수) 살아가는 덴 여러 길이 있어
때로는 지름길로 갈 수도 있고
남들을 앞질러 갈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선을 넘어 갓길로 달리게 되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네가 다치게 될 거야
겁주시는 거예요?
경고하는 거야
잘못된 길로 가지 말라고
예린아
넌 충분히 잘할 수 있고 똑똑한 아이야
그래도 마음 한편에 불안함이 있다면
같이 풀어 보자
선생님이 도울게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저는
제가 뭘 잘못한지 모르겠어요
'대회 준비가 공평하지 않았다'라는 말이
제가 누린 걸
다른 아이들은 누리지 못했다?
그게 제 잘못인가요?
[어두운 음악]
[옅은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쾅 닫힌다]
괜찮아?
나
너한테 하나도 안 미안해
넌 나보다 더한 특권을 가졌잖아
네 재능
[옅은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마우스 휠 작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민준) 봤어요?
됐어요, 이 정도면
당분간 언론 접촉 피하고 공식 행사 자제하세요
[옅은 한숨]
그 지윤수 선생은 어떡할 거예요?
경고 날려야죠
다신 이런 일 없게
그 기자 알아봤어요?
아, 그거 알아봤는데
나하고는 전혀 얽힐 만한 루트가 없어요
알았어요, 끊어요
(민준) 아, 저, 잠깐만
저기
이제 곧 중간고사잖아요
그래서요?
대비는 해 주시는 거죠?
무슨 대비요?
아니…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주요 과목 예상 문제 리스트 정도는…
의원님
네
나
많이 참고 있어요
알죠
그럼요
[통화 종료음]
[노크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윤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 (학생2) 예린아, 너 진짜야? - (학생3) 와, 성예린, 아빠 백
(학생4) 와, 예린아, 좋겠다 너희 아빠 국회 의원이라서
(학생5) 오, 예린이
야, 사진발 잘 받더라
[학생들이 저마다 말한다]
- (정아) 학부모 상담이요? - (윤수) 네
예린이 부모님과 상담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예린이 무슨 문제 있어요?
[한숨]
예린이도 자기가 뭘 잘못했냐고 되묻더군요
전 그 지점이 바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일을 크게 키우고 싶으신가 봐요?
일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더 엇나가기 전에요
바로잡는다라?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까요?
(정아) 우리 아성고 아이들 대부분
같은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라인을 밟아 왔어요
비슷한 환경에서 태어나
비슷한 교육을 받고 자라 온 아이들이란 얘기예요
그 아이들은 곧 명문대에 진학해서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거나
부모의 뜻에 따라 진로를 찾고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가 될 겁니다
태어날 때부터 길이 정해져 있고
앞날이 세팅돼 있는 이 아이들을
어디서부터 바로잡겠다는 건지
나야말로 궁금해지네요
난 선생님만의 방식으로 하는 수업
간섭하지 않아요
학부모들도
선생님의 그 특유한 교육 방식 터치하지 않죠
그러니까 선생님도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에 간섭하지 마세요
[윤수가 숨을 들이켠다] 선생님이야말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더 엇나가기 전에
내가 잡아 드리는 거예요
선 넘으면
그땐 나도 어쩔 수가 없어요
[한숨]
[한숨]
[새가 지저귄다]
신나지?
나 망가지는 거 보니까 좋지?
백승유 이기라고 했던 거 잊었냐?
[의미심장한 음악]
방법이 무슨 상관이야 이겼으면 된 거지
(규영) 아, 근데 너
지금까지 전교 1등도 그런 식으로 해 먹은 건 아니겠지?
무슨 소리야? 아니야
그래, 아니어야지
[규영 모의 헛웃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니기는 뭐가 아니야?
딱 보면 척이지
인공 지능 기술 연구원이랑 짜고 친 거
(학부모1) 하긴, 부모 백 없이
고등학생이 그런 데서 인턴 하는 게 말이 돼?
가만 보면 예린 엄마 아주 상여우야
고급 정보는 절대 공유 안 하고
- 예린이만 몰래 시키잖아 - (학부모2) 맞아요
(학부모1) 그러니까
(희승) 예린 엄마는 같이 안 왔네?
티타임 할 기분이겠어요?
(규영 모) 요즘은 우리도 얼굴 보기 힘들어
(희승) 그 집 딸 수상 취소는 안 되는 모양이지?
국회 의원 아빠 백이 참 좋긴 좋아
(규영 모) 승유는 좀 그렇겠다
어유, 예린이 아니었으면 승유가 그 상 받았을지도 모르는데
- (학부모1) 맞아 - (학부모2) 그러게요 [희승의 한숨]
- 내 말이 - (규영 모) 언니
[익살스러운 음악] (규영 모) 이쪽으로 잠깐
여기 앉으세요
승유는 수학 공부 어떻게 시켜요?
저희 팁 좀 주세요
규영이 수학 1등이잖아
아유, 무슨 팁이 필요할까?
(학부모1) 진작 몰라봬서 미안해요, 언니
요즘은 공부 어떻게 해요?
학원은 어디 다녀요?
학원?
아, 글쎄, 뭐, 학원은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규영 모) 그럼 우리 같이 팀 짤래요?
(학부모1) [손뼉 치며] 어머 어머, 어머, 아, 그러자
(학부모2) 같이 그래요, 네? [학부모1의 웃음]
그럼 그럴, 그럴까? [함께 웃는다]
[예린의 비명] (혜미) [문을 쿵쿵 두드리며] 예린아, 왜 그래?
(민준) 왜, 왜, 왜, 왜 무슨 일이야?
아, 몰라 소리 지르는데 문이 안 열려
- (혜미) 열어 봐, 빨리, 응? - (민준) 응?
(민준) [힘주며] 예린아, 예린아
[민준의 놀란 숨소리] 어, 예린아
[무거운 음악] (혜미) 어머
어머머, 어머, 얘
너, 너 머리 왜 이러니? 어?
(민준) 야, 너 빨리 마음 잡아야지 [혜미의 놀란 숨소리]
이제 곧
중간고사잖아
예상 문제 리스트는?
이번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대신 내신 대비 과외 더 붙여 줄 테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리스트 안 준단 말이야?
그, 그럼 어떡해?
나 이번에 보란 듯이 1등 해야 되는데
성적 떨어지면 어떡하냐고!
예, 예린아
엄마가 책임져
이렇게 된 거 다 엄마 탓이잖아
무조건 책임지라고!
[혜미의 놀란 숨소리]
[문이 쾅 닫힌다]
여보
노정아 쌤한테 다시 한번 부탁하면 안 될까?
쉽지 않을 거야
괜히 심기 건드렸다가
불똥 또 튈 수도 있어
[혜미의 한숨]
아이, 그럼 어떡해
쟤 저러다 큰일 난다고!
(경인) 걔는 왜 그런 사고를 친 거라니?
결혼 앞두고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지
윤수가 사고 친 게 아니라…
(경인) 내가 장담하는데
너희 둘 살면서 많이 부딪칠 거다
가치관이 맞는 사람끼리 만나 살아도
힘든 게 결혼 생활이야
그런데 걔랑 넌
살아 온 환경, 습성
하나도 비슷한 게 없잖니
그래서 전 윤수가 좋아요
뭐?
[휴대전화 진동음] (경인) 아휴, 참
(성재) 응?
청첩장 나왔어요
너나 많이 좋아해라
(경인) 웃지만 말고 명심해
결혼하면 네가 걔 단속 잘해야 된다
예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진희) 쌤!
(윤수) 어? 안녕하세요
(진희) 아, 피곤해
요즘 학교 안팎으로 일이 많죠?
호사다마라고
응? 우리 반에서 두 명이나 그 큰 상 받았다고 좋아했더니
또 시끌벅적, 아유
[휴대전화 알림음]
어머! 쌤
결혼해요?
아, 네
어머머, 어머!
왜 말 안 했어요?
어, 축하해요, 쌤
감사합니다
근데 예린이는 좀 어때요?
뭐
괜찮을 거예요
너무 걱정 마세요
[옅은 한숨]
(예린) 부르셨어요?
예린이
요새 맘고생 많았지?
[툭 다듬는 소리]
(정아) 애 많이 썼는데
그렇게 돼서 안타깝구나
하긴
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다 네 부모 탓이지
지윤수 선생님은요?
[어두운 음악]
그 선생님은 잘못 없어요?
그래, 예린아
바로 그거야
(정아) 그 태도
아주 좋아
맘에 든다
진작에 그랬어야지
이번 중간고사
중요한 기회가 될 거야
잘 해내리라 믿는다
네, 선생님
[예린의 놀란 숨소리]
아, 미안
- 선생님! - (윤수) 어? 승유야
- (승유) 저 주세요 - (윤수) 어? 아니, 괜찮아…
주세요
고마워
[윤수와 승유가 대화한다]
(학생6) 헤이
너 오늘 자습하고 갈 거야?
(예린) 아니, 학원 가야 돼
참, 방금 담임한테 들었는데
지윤수 쌤 결혼한대
(학생6) 청첩장 나왔대
칼쿨루스에서 이벤트 같은 거 하면 어떠냐는데
중간고사도 있는데
웬 이벤트?
너 결혼식장 갈 거야?
[의미심장한 음악]
(정아) 누가 와요?
성예린 학생 어머니 유혜미 씨가
(성한) 교무부장님을 뵙고 싶답니다
모실까요?
- (정아) 바쁘다고 하세요 - (성한) 예?
당분간 학부모 상담 없을 거예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아, 예, 알겠습니다
(혜미) 어, 교감 선생님 안녕하세요?
- (혜미) 저 지금 들어가면 되죠? - (성한) 지금
- (성한) 업무 중이십니다 - (혜미) 네?
(성한) 그, 학부모 상담은
다음을 기약하시죠 [혜미의 기가 찬 숨소리]
교감 선생님
갑자기 왜…
그, 요즘 일이 많으셔서요
(성한) 자, 살펴 가세요
(혜미) 아, 아이, 그럼
이것만 좀 전해 주세요
이거 제가 만든 인삼정과거든요
아무것도 받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가세요
- (성한) 자, 그럼 이만 - 아…
[혜미의 당황한 숨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어?
[어두운 음악] [윤수의 당황한 탄성]
[윤수의 비명]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윤수의 아픈 신음]
선생님! [무거운 음악]
- (형도) 어? 야, 선생님, 선생님 - (학생7) 어, 선생님
(승유) 선생님 [윤수의 거친 숨소리]
괜찮으세요?
[윤수의 아픈 신음]
아, 발이…
[윤수의 놀란 숨소리] 승유야
업히세요
[윤수의 아픈 신음] [승유의 힘주는 숨소리]
[규영의 헛웃음]
뭐야?
(의사) 이제 깁스할 거니까 아프시면 말씀하세요
(윤수) 네
[주변이 시끌벅적하다] [윤수의 아픈 신음]
(간호사) 지윤수 씨 보호자분
지윤수 환자 보호자세요?
- (승유) 아니요, 저는… - (성재) 접니다, 보호자
- (간호사) 작성해 주세요 - (성재) 하, 네
어떻게 된 거야?
자전거 타고 가다가 넘어지셨어요
- 환자는요? - (간호사) 지금 처치 중이에요
(성재) 여기 있습니다
(간호사) 이쪽으로 오세요
넌 가라
(간호사) 들어오세요
(성재) 윤수야
어떻게 된 거야?
상태는요?
(의사) 다행히 골절은 아니고 인대가 늘어났습니다
[성재의 한숨]
괜찮아?
미안, 놀랐지?
[사이렌이 울린다]
(윤수) 승유야
(승유)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승유) 자전거 브레이크가 망가져 있었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누가 일부러 이런 거면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선생님한테 사진 보내 드리고
너 이제 그만 가
(성재)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윤수) 그래, 고마워, 승유야
- 늦었으니까 얼른 가 봐 - (성재) 가
(혜미) 예린아, 뭐 해?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얘!
너 이게 뭐 하는 거야
지저분해서 집중이 안 돼
아휴, 계집애 너 언제까지 그 얘기 할 거야?
[무거운 음악] (혜미) 너…
이거 뭐야?
너, 너, 그거 ADHD에 먹는 약 맞지? 어?
너 이거 어디서 났어? 어?
(예린) 아, 상관 마!
- (혜미) 아, 이리 내! - (예린) 아이씨
[예린의 비명] (혜미) 그만!
[혜미의 아픈 신음]
어머
너 정말 왜 그러니?
다 엄마 때문이야!
엄마가 나 머리 좋게 낳아 줬으면
이렇게 약 먹으면서 공부할 필요도 없었고
시험 때마다 전전긍긍
1등 못 하면 어떡하지 하면서 벌벌 떨 필요도 없었어
(혜미) 네 머리가 어때서, 어?
그리고 뒷바라지해 주잖아
너 성적 잘 받으라고
엄마, 아빠가 온갖 거 다 해 가지고 다 바치잖아, 지금!
이번에도 해 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 전교 1등 만들어
[예린의 거친 숨소리]
아니면 상관 마
내가 약을 먹든 뭘 하든
[예린이 울먹인다]
[탁탁 정리하는 소리]
(성재) 좀 어때?
(윤수) 괜찮아
[한숨]
[성재의 한숨]
경찰에 신고하는 게 좋겠어
신고?
[잔잔한 음악] 아까 그 정도면 상해 의도가 있는 거야
우리 학교 학생이 한 거면?
(윤수) 신고부터 할 순 없어
누군지
내가 먼저 알아야지
그럼 CCTV 확인하자
주차장 쪽이랬지?
갔다 올게, 있어
(윤수) 어두워서
지금은 안 보일 거야
있어도 이 시간에 확인 안 되고
내일 아침에 확인할게
[못마땅한 숨소리]
꼭 해
이거 그냥 넘어갈 일 아니야
알았지?
응
(성재) 그 녀석 꽤 오버네
그 녀석?
백승유?
그놈
가라고 해도 안 가고
걱정됐나 봐
업히세요
(윤아) 아, 너무 맛있었어요, 네
[포커스 조절음]
[카메라 셔터음] [어두운 음악]
(성한) 김한철 전 MBS 보도국장입니다
현재 상천대학교 언론 홍보학과 교수로 있습니다
상천대?
(직원2) 누구세요?
[펑] [연우의 놀란 숨소리]
(연우) 뭐야?
(정아) 샴페인 터트려야지 [연우의 거친 숨소리]
축하해, 그 정도면 꽤 성공적인 한 방이었어
네 외삼촌
상천대 총장한테 꽂은
MBS 전 보도국장
[연우의 분한 숨소리]
보도국장 끄나풀 조윤아 기자
잘 엮었던데?
해보자
너하고 나 서로 흙탕물 옴팡 뒤집어쓸 때까지
탈탈 다 털려면 못 털었을 것 같아?
아성고 입시 부정부터 자사고 전환 때 인허가 비리
학교 발전 기금이랍시고 받아먹는 그 냄새나는 돈들?
그러니까, 왜 못 털었는데?
나 죽고 너 죽는 꼴 될 테니까
- 아니야? - (연우) 맞아
그래서 일단은 경고장만 날린 거야
아, 일단은
(연우) 경고가 안 먹히면 그다음엔 뭐가 될지
나도 몰라
그러니까 좀 적당히 해 처먹어
우리 아성재단 팔아서 뒷주머니 채우는 거
더는 좌시 못 해
이게 어디서 정의 구현 코스프레야?
내가 모를 줄 알아?
네가 못 먹을 바엔 다 까발려서
그 누구도 못 먹게 하겠다는 그 사악한 심보
[비웃음]
(정아) 연우야
너 뭐가 그렇게 겁이 나니?
응? [코웃음]
어차피 이 집안 진짜 성골은
너인데 말이야
그러니까 그동안 뭐 했니?
아버지가 나 부르기 전에
잘 좀 하지
[헛웃음]
[새가 지저귄다]
(희승) 웬 자전거?
(승유) 필요해서요
곧 중간고사지?
준비는 잘하고 있냐?
다녀오겠습니다
(희승) 어, 어, 어
아이고, 무겁지? 엄마가 좀 도와줄까? 응?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잔잔한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진희) 에이, 이게 무슨 일이야 결혼 앞두고
(윤수) 귀찮게 해 드려서 죄송해요 [마우스 클릭음]
주차장에 CCTV가 없더라고요
(진희) 응? 무슨 소리예요?
그래도 마침
내 차가 거기 있어서 다행이지
어제 오후 시간대부터 보면 되겠죠?
(진희) 응, 이거다
[의미심장한 음악] 아…
[놀란 숨소리]
(규영) 야, 들어가 있어
야
지윤수 선생님이 상담실로 오래
뭐 사고 쳤냐?
[규영의 코웃음]
너랑 성예린
어릴 때부터 친했다며?
이야, 내가 성예린이었으면 너한테 배신감 오지게 클 거다
이 가증스러운 놈
아, 그리고
너 여전하더라
지윤수 쌤이 그렇게 좋냐?
- 말조심해 - (규영) 잘 봤다
업고 뛰고 생쇼 하는 거
[규영의 비웃음]
[다가오는 발걸음]
[똑똑]
네
(윤수) 앉아
이게 뭐예요?
학습 불안도 측정하는 설문지야
[의미심장한 음악]
(윤수) 수학에 관한 것만 따로 추려서 만들어 봤어
어느 부분에 특히 어려움을 느끼는지
한번 체크해 보자
분석해서 힘든 부분 보완할 수 있게 도와줄게
다 되면 얘기해
저 테스트하세요?
다 알고 부르신 거 아니에요?
(윤수) 뭘?
제가 한 짓이요
선생님이
저 미워해서 그런 인터뷰 한 거 아니란 거 알아요
(예린) 저도 선생님한테 감정 있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알아
(윤수) 극도의 불안
스트레스
긴장이 널 그렇게 몰아갔겠지
그러니까 알아내 보자
네 안에 있는 불안과 긴장의 정체가 뭔지
너도 한 번은 제대로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아?
[휴대전화 진동음]
(성재) 찾았어?
(윤수) 응
(성재) 누구야?
[휴대전화 진동음] (윤수) 우리가 짐작하는 그 아이
[예린이 훌쩍인다]
[떨리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머, 진짜?
업고 뛰고 난리도 아니었대
세상에, 승유가 진짜 많이 좋아하는 거야?
(규영 모) 아, 우리 규영이가 잘못 본 게 아니네
둘 사이 보통 아닌 것 같다 그러더니
아니, 승유는 그렇다 쳐도 그 선생은 왜 이렇게
- (규영 모) 조심성이 없어? - (학부모1) 그러니까
(민식) 아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 우리 승유가 누굴 좋아해요?
[학생들이 시끌벅적하다]
괜찮아?
[의미심장한 음악]
선생님!
(예린) 내가 그랬어
선생님 자전거
너도 짐작은 했지?
근데
왜 아무 말 안 해?
넌 왜 얘기하는데?
너 때문이니까
지윤수 선생님이 오고
네가 변하기 전까지
아무 문제 없었어
꼭 그래야만 했어?
(예린) 날 이렇게 불안하고 힘들게 해야만 했어?
(승유) 전에도 말했듯이
난 널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야
너한테 상처 주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너 때문이라고 하지 말라는 거야?
나 때문에 너 스스로를 벌주지 마
(승유)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면서
너 자신을 망가트리지 말라고
더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
(예린) 그럼 네가 물러서
경쟁하지 않겠다고 했잖아
약속 지켜
미안한데
그 약속 이제 못 지킬 것 같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널 이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지윤수 선생님 때문에?
[떨리는 숨소리]
(사장) 여기 있습니다
학생이 찍은 거예요?
사진 좋던데
아, 감사합니다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사장) 어, 잠깐만요
비가 올 것 같네
(승유) 선생님 지금 잠깐 뵐 수 있어요?
1층까지만 나오세요 제가 갈게요
[휴대전화 진동음]
[무거운 음악]
[비가 솨 내린다]
[바람이 거세게 분다]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차 교수님 따라서 제주도 학회 갔을 때
봤어요
두 사람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통화 연결음]
승유야
왜 비를 맞고…
왜 그래?
승유야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게 내 맘대로 안 되면
어떻게 해요?
[의미심장한 음악]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근데
이걸 왜 보여 주는 거니?
그 사진
드릴게요
[천둥이 연신 콰르릉 울린다]
유용하게 쓰실 것 같아서요
대신
승유야
갑자기 그게 무슨…
(승유) 어떻게 해야 돼요?
[부드러운 음악]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문제를 만나면
미치도록 풀고 싶으면
(성재) 우리 요즘 왜 이러지?
왜 이렇게 덜컥거리는 느낌이 들지?
(희승) 특별 과외?
(학부모3) 아, 글쎄 좀 이상한 소문이 있네?
(윤수) 네가 했던 말
생각해 봤어
(민준) 한 번만 봐주세요
우리 예린이 한 번만 봐주세요 [예린의 힘겨운 숨소리]
(혜미) 네가 완전 눈이 뒤집혔구나? [사람들의 놀란 탄성]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더니
(정아) 모두가 해피한 천국 따위가 무슨 소용이야?
(승유) 지윤수 선생님은 건드리지 마
지킬 거야
아무도 못 건드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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