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4
이 환자 살릴 수 있습니까?
네?
확실한 건 열어봐야 알겠지만
(모연) '빌리어리 트랙트' 부근 어딘가에 블리딩...
복잡한 얘기는 됐고
살릴 수 있는지 없는지만 대답해요
의사로서
[무전기 소리]
(대대장) 너 이 새끼 지금 뭐 하는 거야!
대답해요
살릴 수 있어요
[무전기 끄는 소리]
그럼 살려요
[웅장한 음악]
[모두가 총을 든다]
베드, 수술실로 옮깁니다
물러서! 마지막 경고다! [영어]
지금부터 의료진과 환자 보호가
우리의 제1 임무다
(시진) 전 팀원
총구 앞에 정렬
이 시간 이후 이를 위협하는 누구에게든
대응 사격을 허가한다
이봐 캡틴 [영어]
당신 지금 무슨 짓을 벌이는 건지 알고 이러는 거야 [영어]
당신은 당신이 지켜야 할 것을 지켜 [영어]
의사는 환자를 살리고 [영어]
우리는 우리가 [영어]
지킬 것을 지킨다 [영어]
이동하겠습니다
[웅장한 음악]
(수석 비서관) VIP는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우리 군은 무라바트 의장 경호팀과 대치 중이랍니다
총까지 겨누고
의학적으로는 우리 의료진의 선택이 옳습니다
지금 의학적인 판단이 중요한 게 아니잖습니까!
상대가 아랍 연맹의 무바라트 의장입니다!
천에 하나 만에 하나 잘못되면요?
일이 잘못되면 우리 정부는
아랍 연맹 국가들 전체와 문제가 생길 겁니다
수술 시작합니다 메스
[긴장감이 도는 음악]
(대대장) 야, 이 미친놈들아! 당장 중단 안 시켜! [무전기 소리]
유시진이! 서대영이! [무전기 소리]
왜 아무 놈도 대답이 없어!
[구급차 사이렌이 울린다]
[기계 경고음이 울린다]
[무전기가 떨어지는 소리]
단결! 사단 특전사 병력들 완전 무장으로 연병장 집결 중입니다!
- 태백부대에 에프피콘 1급... - 난 귀 없냐?
알았으니까 차나 대기시켜!
단결!
야, 이 자식들아!
지금 너희들 때문에 에프피콘 1급 발령됐어
전쟁 나게 생겼다고 이제
(대대장) 거기 무전 듣고 있는 놈들 중에 아무나 유시진한테 똑똑히 전해
당장 의사 끌어내서 수술 중단시키고
VIP 아랍 애들한테 넘기라고 안 그럼
내가 가서 항명죄로 다 쏴버린다고!
[무거운 음악]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거다
- 생각 바뀐 거면 - 선배 여기요
[기계음이 울린다]
이거 '라지스트 섭코스탈 인시전' 맞죠?
차트에는 수술 기록 없었는데요?
그러니까...
(모연) 직접 확인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믿어서는 안 되는 수술이야, 이 수술
그래, 그래서 위험한 거야 이 수술
환자도, 우리도, 밖에 군인들도
위험하다고 손 떼면 이 환자는 죽잖아요
의사로서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긴장감이 도는 배경음]
(모연) 개복합니다
지금 당신들은 16억 아랍인들의 [영어]
평화의 심장에 칼을 댄 겁니다 [영어]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그저 의사의 치료가 [영어]
시작된 것 뿐입니다 [영어]
(송 선생)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이 환자 GB 수술 흔적이 있어
조직들 간에 유착이 심해요
이거부터 제거하고 들어가죠
순서대로, 확실하게
보비
[경고음이 울린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요!
(하 간호사) 출혈이 너무 심합니다
피 좀 짜 주세요, 빨리!
(하 간호사) 혈압 더 떨어집니다!
(치훈) 어떡해요?
이 환자 잘못되면 우리 다 죽는 거 아니에요?
나 이제 애 아빠인데...
만약 수술이 잘못되면 [영어]
당신들 모두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영어]
[긴장감이 도는 음악]
알라신의 뜻이라면 [아랍어]
신의 뜻대로 이루어지겠죠
안 되겠어
강모연, 시간 없어
이 유착된 부위들만 대충 제거하고
출혈부터 잡고
정 선생님, 더 빨리 수혈하세요
이 정도 출혈량 버틸 만큼은 우리 블러드 충분해요
(모연) 유착 조직부터 제거하고 출혈 잡으면 돼
처음 계획대로 순서대로 확실하게
- (치훈) 하지만... - (모연) 애 아빠는 그만 징징대고
팩 RBC 10개 더 가져와
[수술 소리]
다시 시작하죠
[송 선생이 헛기침을 한다]
유착 제거 계속합니다
(대대장) 상황 어떻게 돌아가? [무전기 소리]
계속 수술 중입니다
[헬리콥터 소리]
아랍 주치의 도착한 것 같습니다
[헬리콥터 소리]
[경고음이 울린다]
[송 선생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됐어
이제 '애니어리즘' 다 잡았어
혈압 안정되고 있어요
[송 선생의 한숨]
[부드러운 음악]
좋아요
(모연) 이제부터 차분히 주변 정리하고 혈관 봉합할게요
[송 선생과 치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외과적 조치는 잘 된 것 같군요 [영어]
흉터는 남을 겁니다 [영어]
제대로 된 차트를 보내 주셨으면 [영어]
흉 안 남게 마무리할 시간이 있었을 텐데요 [영어]
모든 수술은 의식을 온전히 [영어]
회복해야 성공적으로 끝나는 겁니다 [영어]
[송 선생의 한숨 소리] 계속 걱정해야 할 겁니다 [영어]
우리가 당신처럼 계속 걱정만 했다면 [영어]
당신은 이분 시신이나 수습하러 왔겠죠 [영어]
지금도 아니란 보장은 없죠 [영어]
[남자가 걸어 나간다]
누가 모르냐?
[모연이 한숨을 내쉬며 앓는 소리를 낸다]
[모연이 앓는 소리를 낸다]
괜찮아?
[송 선생이 한숨을 내쉰다]
여기는 내가 있을 테니까 넌 가서 좀 쉬어
(모연) 괜찮아요
배고파서요
하 선생님이랑 최 선생 챙겨서 먼저 뭐 좀 먹어
이따 교대할 수도 있으니까
네
그런데요
안 깨어나면 어쩌죠?
'히패틱 아터리 애니어리즘' 케이스 리포트 하나 나올 거고
[숨을 들이마신다]
세계사가 좀 바뀌겠지
회복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겁니까?
혈복강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만
수술 후 재출혈이나 간부전 등...
해설은 됐습니다
수술의 결과가 남았을 뿐입니다
무력 충돌 같은 최악의 마찰은 피했지만
외교적 대응을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합니다
책임자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둘 다 한숨을 쉰다]
사령관이다
통신대 연결해
(특전사령관) 알파팀 서대영 들리나? [무전기 기계음]
나 사령관이다
단결! 상사 서대영
유시진 대위
명령 불복종으로 보직 해임시키고
영내 구금 대기시켜
안다 [잔잔한 음악]
내 부하로서 너희들은 부끄럽지 않았다
수고들 했다
하지만 명령은 변화 없다
(특전사령관) 조치해
[시진이 조끼를 벗는다]
(공 하사) 하사 공철호
유시진 대위
(대영) 명령 불복종으로
중대장에서 보직 해임하고 영내 구금 대기합니다
[잔잔한 음악]
도망가는 거 아니고 잡혀가는 겁니다 [영어]
후속 조치 잘 부탁드립니다
[귀뚜라미 울음 소리]
저 아저씨는 진짜 우리 감시하는 거예요?
컵라면 얻어 먹고 싶어 있는 거 같지는 않네요
[한숨을 조용히 내쉰다]
아직 3분 안 됐어요
아니요
나 거즈 똑바로 세었나 자꾸 헷갈려서요
설마 환자 뱃속에 넣고 꿰맨 건 아니겠죠?
[치훈이 긴장된 듯 웃는다]
아니 무슨 그런 농담을...
그리고 그런 거 우리 하 선생님이 칼같이...
다시 가서 세볼까?
- 원래 몇 개였지? - 뭔 소리예요, 지금?
(대영) 명령에 따라
현 시간 부로 이곳 보급 창고에서 영내 구금 대기합니다
[시진이 한숨을 쉰다]
기왕이면 부식 창고로 해 주시지
[시진이 한숨을 쉬며 웃는다]
단결!
서대영이 너 나가 있어
단결
(대대장) 야, 이 미친놈아
지휘관은 영창 가고 아주 부대 꼬라지 잘 돌아간다
- 면목 없습니다 - 면목 없을 짓을 왜 해, 그러니까
네가 한 짓 때문에 지금 몇 사람 모가지가 날아 가게 생긴 줄 알아?
- 변명의 여지 없습니다 - 없지, 없어야지!
[대대장이 한숨을 쉰다]
사고만 안 치면 때마다 진급에 별이란 별은 다 달 놈이
(대대장) 자기 발목을 자기가 잡아?
후회 없습니다
모든 결정은 제가 했습니다
책임도 전부 제가 지겠습니다
너 그 말 진짜 책임져
유 대위님 어딨어요?
구금 대기 중입니다 면회 안 됩니다
부탁 드려요 딱 5분만요, 네?
[문 열리는 소리]
야, 서대영이!
그 강모연인가 뭔가 하는 정신 나간 의사 어딨나
가서 데려와, 어떻게 생겼나 낯짝이나 보게
- VIP 깨어나면 그때... - 제가...
강모연입니다
VIP는...
아직이오?
지켜보는 중입니다
그런 말은 누가 못 해
지켜봤는데 안 깨어나면?
진단과 치료는 모두 의학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당당하시네
병원 잘려도 개업하면 된다 이거지
잘 나가는 의사시니
유시진이 인생은 끝장내놓고
현재 상황, 십수 년 군 경력에 출세 길은 이미 날려 먹었고
VIP 안 깨어나면 남은 인생까지 시원하게 날리는 거고
의사 선생 그 합리적 선택 덕에...
[귀뚜라미 울음 소리]
[대대장이 한숨을 쉰다]
[모연이 한숨을 쉰다]
그래도 깨어나게 합시다
그래야 의사 선생이나
내 모가지는 무사할 테니
이건 부탁이오
[대대장이 걸어가는 소리]
단결
- VIP 상황 보고는 시간마다... - (대대장) 됐고
너도 꼴 보기 싫으니까 빨리 짐 싸서 공항으로 가
전출 명령 변동 없으니까
물론 그렇습니다만
중대장 부재 시에는 부중대장인 제가...
넌 이 자식아 아까 이렇게 따지고 말렸어야지
너도 명령 불복으로 징계 때려 줘?
임시 중대장은 최 중사 네가 맡고
서대영이 넌 명령대로 귀국해, 알았어?
예, 알겠습니다
[귀뚜라미 울음 소리]
그리고 너희들, 내 얘기 잘 들어
혹시 본국 가서 조사받게 되더라도
이 사건 책임은 유시진이 단독으로 갈 거야
명심해라
출발해
[차 시동 걸리는 소리]
지금 가시는 겁니까?
21시에 출발입니다
[귀뚜라미 울음 소리]
안 갈 생각은 없는 겁니까?
이번에는 그냥 개겨보시죠?
제 도망은 의지가 아니라 명령입니다
이런 상황에 먼저 가서 죄송합니다
전출 신고하겠습니다
에이...
보직 해임돼서 이제 직속상관도 아닌데
무슨 신고입니까?
[시진이 발로 땅을 찬다]
오늘...
저의 직속상관이 내린 명령은
모두 옳았습니다
또 오늘... [잔잔한 음악]
저의 직속상관이 내린 모든 명령은
명예로웠습니다
조국에서 뵙겠습니다 중대장님
소주는 제가 사겠습니다
무박 3일
[시진과 대영이 함께 웃는다]
신고합니다!
상사 서대영은 2015년 5월 24일 부로
특수전사령부로 전출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단결!
단결
20시 50분, 딱 10분만입니다
[귀뚜라미 울음 소리]
(모연) 저...
강모연인데요
출발하자
예, 출발하겠습니다
[차 시동 거는 소리]
[귀뚜라미 울음 소리]
[시진이 희미하게 한숨을 쉰다]
되게 반갑네?
나 면회 온 겁니까?
미안해요
강 선생 사과할 일 한 거 없는데
환자가...
아직 안 깨어나요
이 남자 저 남자...
너무 걱정하는 남자가 많은 거 아닙니까?
(시진) 헤프게 굴지 말고
강 선생은 이 시간 이후
내 걱정만 합니다
[부드러운 음악]
아까 보니까
강 선생이 전에 했던 얘기 진짜던데?
[모연이 한숨을 쉰다]
뭐가요?
- 수술실에서 섹시하다던 말 - (모연) 그런데 왜 그랬어요?
아까 그 상황...
선택할 수 있었잖아요
그렇게 안 될 수도 있었잖아요
(시진) 말했잖아요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 한다'가
내 원칙이라고
미인과 노인
눈앞에 둘이나 있는데
보호 안 할 재간이 있나?
오늘 아주 용감했어요
(시진) 압니까?
[모연이 조용히 흐느낀다]
[모연이 흐느낀다]
웁니까, 지금?
[모연이 숨을 몰아 쉬고 코를 훌쩍인다]
거기 안은 괜찮아요?
(모연) 뭐 필요한 거 없어요?
C4나 RDX 부탁합니다
그게 뭔데요
폭탄입니다
좀 전까지는 괜찮았는데
방금 문 부수고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누구 때문에
[웃는다]
♪ 처음부터 그대였죠 ♪
[한숨 쉰다]
이 와중에 농담이 나와요?
안 되는데...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 단 한 번의 스침에도 ♪
♪ 내 눈빛이 ♪
시간 다 됐나봐요
♪ 말을 하죠 ♪
♪ 바람처럼 ♪
(모연) 이거요
아무래도 필요할 거 같아서
♪ 인연이 아니길 바라요 ♪
이제 가볼게요
고마워요
마침 딱 필요했던 건데...
♪ 할 수가 없었죠 ♪
[모연이 한숨을 쉰다]
♪ You are my everything ♪
♪ 별처럼 쏟아지는 운명에 ♪
♪ 그대라는 사람을 만나고 ♪
♪ 멈춰버린 내 가슴 속에 ♪
♪ 단 하나의 사랑 ♪
♪ You are my everything ♪
♪ 시작도 못 했던 나의 사랑을 ♪
♪ 이제는 말할 수 있죠 ♪
♪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기적인데 ♪
♪ You are my everything ♪
♪ 뜨거운 내 사랑은 그대인 걸 ♪
♪ 계절이 변해도 난 이곳에 ♪
♪ 멈춰버린 내 가슴 속에 ♪
♪ 단 하나의 사랑 ♪
♪ You are my ♪
♪ everything ♪
이 아저씨 이제 안 아픈데 [아랍어]
[문 열리는 소리]
뭐 하는 거야? 비켜! [아랍어]
(모연) 애한테 뭐 하는 거예요! [영어]
(송 선생) 왜, 왜 그래?
의장님 저 보이십니까? [아랍어]
제 손가락을 따라 움직여 보세요 [아랍어]
(송 선생) 깨어났어! 깨어났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죽다 살았네
나 진짜 37살에 인생 객지에서 막 내리는 줄 알았다
환자가 살아서 의사 살렸네
진짜 다행이에요
우리 집이 좀 살지만
이건 어떻게 수습될 사이즈가 아니거든요
아 선생님 집이 또 그 정도는 아니에요?
내가 진짜 수술실에서 그렇게 떨어 본 건
외과 인생 통산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언제인데요?
얘네 어머니 수술할 때
뭐 하나라도 잘못될까 얼마나 긴장했는데
[누군가 헐레벌떡 뛰어온다]
다 모이시래요 환자 이동한답니다
(남자) 부대 차렷!
경례!
[무거운 음악]
(남자) 바로
(최 중사) VIP는 그쪽 주치의와 함께 CT로 이동 중입니다
수술은 성공적이라고 하고 분위기 나쁘지 않습니다
상황 종료입니다
다행이네
(최 중사) 네, 걱정 마시고
조심히 귀국하십시오
옆에 징징대는 놈 있어서 스피커폰 좀 켜겠습니다
통신 보안 일병 김기범입니다
이러시는 게 어딨습니까?
그냥 이렇게 가시는 게 어딨습니까?
그럼 그냥 가지?
관물대에 전자사전 넣어 놨다
(대영) 검정고시 공부 틈틈이 계속하고
최 중사
너 그 자식 공부하나 안 하나 잘 보고
예, 확실히 관리하겠습니다
단결!
그래, 수고들 해라 끊는다!
[헬리콥터 소리]
[비행기 착륙 소리]
내가 찾던 딱 그 사람이네
그런데 여기 있으면 난 어떡하지?
어디 가십니까?
또 도망 가십니까?
또 도망 가냐고 물었습니다
상사 서대영 본국 복귀를...
[슬픈 음악]
...명 받았습니다
작전상 후퇴라고 말해
[명주가 대영을 때린다]
기다리라고 말해
[명주가 대영을 때린다]
무슨 수를 쓰든 다시 오겠다고 말해!
♪ 해 볼 수도 없는 말들을 ♪
[명주가 흐느낀다]
모기가 많습니다
더워도 꼭 전투복 입으십시오
♪ 미안한 마음에 그런 거야 ♪
♪ 하지만 난 말이야 ♪
♪ 너의 밖에서는 살 수 없어 ♪
♪ 내게는 너 하나로 물든 ♪
♪ 시간만이 흘러갈 뿐이야 ♪
♪ 사랑해요. 고마워요 ♪
이건 뭔데?
뭘 어쩌라는 건데?
파병지에서 몸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 알잖아 난 말이야 ♪
단결
♪ 너의 밖에서는 살 수 없어 ♪
(명주) 왜 안아?
왜 만져!
만졌으면 책임져 이 자식아!
이런 나 보면 행복할 수 없다며
다른 여자는 잘도 배려하면서
왜 나한테는 그것도 안 하는데?
[명주가 흐느낀다]
(명주) 그 여자 많이 사랑했습니까?
그게 왜 궁금합니까?
복수에도 수준과 강도라는 게 있지 말입니다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결혼식 깽판 치면 별로 안 행복할 거 같은데
미련이 남아 있으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복수하러 가는 게 아니라
배려하러 가는 겁니까?
[우아한 음악 소리]
여긴 어떻게...
어떤 놈이랑 결혼하는지 궁금해서
들어오면서 봤다 어떤 놈인지
설마 인사한 건 아니지?
나가다가 할 수도 있고
오빠! 그건...
처음 뵙겠습니다 결혼 축하드려요
누구?
아, 인사는 해야 할 거 같아서요
고마워요, 이 남자 놓쳐 줘서
서 중사님 여자 친구입니다
구 여자 친구, 현 여자 친구 하기 좀 그러니까
그냥 닥터 윤이라고 하세요
의사거든요
진짜 여자 친구 맞아?
긴 말 필요 없고
[부드러운 음악]
살면서 네 생각 안 날 거 같다 이 사람 덕분에
그러니까
어차피 간 거 마음 졸이지 말고 잘 살아
결혼 축하한다 진심이다
후회됩니까?
아닙니다 후련합니다
저는 후회되지 말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모르겠습니다
아, 아무튼 기분이 좀 이상합니다
전 일단 임무 완수했으니까
유시진 중위한테 우리 사귄다고 하는 거 잊지 마십시오
걱정 마십시오
내가 유시진한테 시집을 안 간다고 했지
언제 아예 시집을 안 간다고 했습니까?
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하신 겁니까?
제 입에서 나간 말은 약속대로
나 윤명주 중위와 사귄다
그 한 문장이 다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 둘이 잤다는 소문이 온 부대에 퍼졌냐는 말입니다
부대원들 상상력이 뛰어나서?
[신나는 카페 배경 노래 소리]
서 중사, 재밌습니까?
재미없지는 않습니다
[어이없다는 듯 한숨] 이게 지금 남의 일입니까?
어떻게 남자들은 사귄다와 잔다가 동급입니까?
그게 남자입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신경 쓰면 자는 겁...
지는 겁니다
[귀여운 음악]
- 자는 겁니다? - 실수입니다
웃기지 마십시오!
남자들 머릿속은 온통 자는 겁니까?
이러니 이건 내가 무조건 자는 싸움...
지는 싸움이란 말입니다
[문이 열린다]
이기지는 못해도 비기는 전술은 압니다
뭡니까 그게
소문을 사실로 만들면 됩니다
소문을 사실로 만들...
- 아! - 나를 뭘로 보고!
(대영) 괜찮으십니까?
(명주) 지금 말 다 했습니까? 그런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
- (대영) 실수입니다 - (명주) 어떻게 그렇게...
(남자) 윤명주 중위는 우르크 태백 부대에 방금 도착했다는 보고입니다
그리고 서대영 상사는 13시 정각
- 우르크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 응
[전화가 울린다]
(남자) 청와대 수석실입니다
연결해
- (특전사령관) 사령관입니다 - 이한수입니다
방금 아랍 연맹 쪽에서
VIP 수술 관련해 비공식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그런 수술은 처음부터 없었다'
(수석 비서관) '따라서 메디큐브 방문 사실도 없다'
'이와 관련 그 어떤 기록도 남지 않기를 바란다'인데...
우리 정부는
최대한 협조를 약속했습니다
유시진 대위 관련해서는 징계든 표창이든
군의 판단을 존중하겠습니다
조치하겠습니다 그럼...
- 유시진이는 아직 구금 중이지? - 네, 그렇습니다
수술 관련 모든 비문들 삭제 조치하고 유시진이 내보내
징계위원회는 그대로 진행하고
표창이 아니라 징계위 말씀이십니까?
[한숨을 쉰다]
태백부대 사단장 연결해
[경쾌한 음악]
우르크에 콩이 이렇게 많아?
너희들은 안 말린 거야, 이걸? 어?
1박 2일의 영창 생활을 마치시고
무사히 출소하신 중대장님을 위해
중앙 따끈한 모두부를 중심으로
우측 두부찌개, 좌측 두부김치 준비했습니다
여기 별도 있습니다
출소?
아, 아닙니까?
그럼 아, 출몰?
[군인들이 조용히 웃는다]
(시진) 출몰?
출동, 인마, 출동! 중대장님 출동!
아!
- 얘는 또 왜 이래 - 공부 더 시키겠습니다
일단 이거부터 쭉 들이켜십시오
너희들 둘은 최 중사가 살렸다, 어?
다들 주목!
- 주목! - 주목!
중대장이 한마디 하겠다
비상도 걸리고
(시진) 부중대장도 자리 비워 어수선한데
(시진) 다들 수고 많았다
오늘은 비록 두부 잔치지만
주말에는 삼겹살 회식 쏠 테니까
다들 맛있게 먹는다. 이상!
- 잘 먹겠습니다! - 잘 먹겠습니다!
[군인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문이 쾅 열리는 소리]
왜 그냥 갑니까?
나 보러 온 거 아닙니까?
나중에요, 식사하세요
(시진) 아니요!
지금 봅시다
돌팔이인 줄 알았더니 아닌가 봐요?
- 살렸던데? - 살리라면서요
그 말은 또 잘 듣네요
의료팀 일은 의료팀이 알아서 하게 두라고 했던 거 같은데
보기보다 뒤끝 있으시네요?
강 선생은 하루 새 쿨해졌네요?
[조용히 바람이 분다] [새가 운다]
고마운 건
그냥 고마운 거라면서요
[잔잔한 음악]
고마웠어요, 믿어줘서
많이 무서웠죠?
솔직히 좀, 네
대위님도 무서웠죠?
나한테는 비교적 익숙한 상황이라
(시진) 그리고...
마음에 계속 걸렸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방송하는 의사도 있어야 한다는 말
진심 아니었습니다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틀린 말도 아닌데요, 뭐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도
환자를 살리겠다는 의사한테는 틀린 말이죠
정 그러시면 뭐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모연과 시진이 함께 웃는다]
그런데 설마, 진짜 쐈겠어요?
아, 안 들을래
얘기하지 마요
(모연) 얘기하지 마요!
- 아아... - (남자) 중대장님!
안녕하세요 강 선생님, 유 대위님 [영어]
(무바르트) 두 분의 현명한 판단이... [아랍어]
(통역사) 두 분의 현명한 판단이 내 목숨을 살렸다고 들었습니다
(통역사) 덕분에 신께서는 내게 좀 더 일할 시간을 주셨습니다
(통역사) 신의 이름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장 쪽에 지병이 있으셔서 스트레스가 가장 위험합니다
당분간 골치 아픈 문제들은 좀 모른 척하고 지내셔야 합니다
역시 의사들은... [아랍어]
(통역사) 역시 의사들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잔소리부터 한다고 하시네요
[부드러운 음악]
전쟁은 쉽고 평화는 골치 아프죠
그래서 독재자들은 오래 사나 봅니다
역시 나는 의사보다는 전사와 더 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아랍어]
(통역사) 역시 나는 의사보다는 전사와 더 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무바르트) 의사 선생의 충고는 [아랍어]
새겨 듣겠습니다 [아랍어]
신의 뜻하신 길이 있겠지요 [아랍어]
훌륭하신 분을 치료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감사는 제가 드려야지요 약소한 감사의 선물입니다 [아랍어]
(경호원) 단순한 명함이 아닙니다 [영어]
우리 아랍 동포들이 있는 땅에서는 그 명함이면 언제 어디서 [영어]
어떤 도움이든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영어]
아...
그런데...
기왕 주시는 거 2장 주시면 안 될까요?
사람이 둘인데
이게 또 물에 젖을 수도 있고
(통역사) 사람이 둘인데 이게 또 물에 젖을 수도 있고 [아랍어]
[호탕하게 웃는다]
[문 닫는 소리]
이 명함이 무슨 프리패스 그런 건가 봐요
1장만 줘 봐요 확인해보게
운전 내가 좀 합시다 [영어]
차 좀 빌리자는 소리죠 [영어]
아니, 어떻게 그 명함을 고작 렌터카에 써요?
렌터카 회사 인수하는 데 쓰는 것도 아니고
미친 거 아니에요?
와, 나 이렇게 생각 없는 남자인줄 몰랐네
야망 없어요?
아니 그런 석유 그런 거 있잖아요
그 동네 마당만 파면 나오는 거
(모연) 그 석유만 떠다 팔아도
아, 우리가 생명의 은인인데
저 사람은 뭐든 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니까요?
아니 그게 그렇게 억울해요?
- (시진) 난 되게 잘 쓴 거 같은데 - 잘 쓰긴 뭘 잘 써요!
부대 복귀까지 2시간 반 남았고
내가 밟으면...
빛의 속도로 30분이면 되니까
앞으로 2시간 동안은 강 선생이랑 데이트할 겁니다
아, 미쳤어, 미쳤어
고작 데이트 때문에 그 명함을 썼어
그리고 누가 유 대위님하고 데이트한대요?
의견 물어본 건 아니고
차 한잔합시다
좀 묻죠, 의견!
[종소리가 울린다]
어우, 아까워! 아, 아까워!
[잔잔한 음악]
이건 내 거니까 건드릴 생각 마요
(모연) 아, 난 뭐에 쓰지?
이참에 개업을 아예 아랍에 할까?
아! 같이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 건데!
그 사진 병원에 딱 걸어 두면 떼돈 벌 텐데, 그렇죠?
강 선생은 왜 의사가 됐어요?
국영수를 잘해서요, 특히 수학
되게 설득력 있네
의사면 돈도 많이 벌 것 같고
(모연) 돈에 쫓기는 인생보다는
돈을 쫓는 인생이 낫다가 내 믿음이고
남들이 뭐라 하건
내가 받은 만큼 일하는 게 내 용기고
병원이란 강남에 개업하는 것이 내 상식이에요
[한숨 쉰다]
속물이라 실망해도 할 수 없어요
왜 강 선생은 계속 나쁜 사람인 척합니까?
돈 때문에 의사된 거로 합의 봤어요, 저랑
유 대위님이 없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난 그 사이 꽤 변했고요
그런데 유 대위님은 하나도 안 변한 거 같아요
더 잘생겨졌는데 티가 안나나 봅니다
농담은 여전해요
강 선생 웃는 건 더 예뻐졌는데
[경쾌한 음악]
[전화가 울린다]
잠깐만요
(시진) 그래, 나다
유엔?
누구?
- 미안한데... - (모연) 또요?
- 또 가 봐야 한다고요? - 네
- 차는 강 선생이... - 우리 데이트의 끝은 변함이 없네요?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어디 가는데요?
규정상 기밀?
나는 같이 가면 안 되는 곳이에요?
가면 안 되는 곳은 아니지만
데려가서 내가 유리할 게 없습니다
- 왜 매번 유리하려고만 해요? - 내가 하는 일 자체가...
우리 관계에 불리하니까요
그래도...
내가 같이 가고 싶다면요
[잔잔한 음악]
(남자) 네, 좋아요 [영어]
너희들 수고한다, 이제 일하자 [영어]
(시진) 오! 캡틴, 캡틴! [영어]
- 저거 봐요 - 마스크 [영어]
알겠어요 [영어]
- 김치, 하나, 둘, 셋! - 둘, 셋!
- 김치! - 김치! [둘이서 기분 좋게 웃는다]
[무거운 음악]
[긴장감이 도는 음악]
가자 [영어]
출근해야지 [영어]
힘든 하루였네요
쉬어요
동료였어요?
아까 그 추도식
오래 참았네요
차 안에서 내내 궁금했을 텐데
전우였습니다
- 그런데 왜... - 평화를 지키다가요
그러니까 그 얘기는...
- 그러니까 유 대위님도... - 그러니까 그 얘기는...
하지 맙시다
[잔잔한 음악]
봐요
같이 가면 이렇게 불리하다니까
푹 쉬어요
[잔잔한 음악]
♪ 새파란 하늘 아래 꽃 피는 강산 ♪ [군인들이 다 함께 군가를 부른다]
- ♪ 번영의 새 터전에 ♪ - ♪ 번영의 새 터전에 ♪
- ♪ 먼동이 텄다 ♪ - ♪ 먼동이 텄다 ♪
- ♪ 너와 나 조국 앞에 ♪ - ♪ 너와 나 조국 앞에 ♪
- ♪ 바친 젊음이 ♪ - ♪ 바친 젊음이 ♪
저기요!
- ♪ 자유와 평화 위한 길이라면 ♪ - ♪ 자유와 평화 위한 길이라면 ♪
저, 유 대위님 안 보이는데 어디 가셨어요?
본진 가셨습니다
징계위 열리는 날이라
징계요? 무슨...
그 일은 잘 마무리 된 거 아닌가요?
그게 아닌가 보지 말입니다
명령 위반 죄는 군법대로라면 징역입니다
다 하지 말라는 수술 죽어도 하겠다고 우기신 분이
그걸 모르시면 어떡합니까?
[한숨을 쉰다]
(남자) 다시 말해
명령 불복종 사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징계를 내릴 수는 없다
(남자) 하지만 귀간의 행동을 묵과할 수는 없다는 것이
징계위원회의 판단이다
따라서 5월 18일에 있었던
불발탄 제거 작업에서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린다
- 이의 있나? - 없습니다!
또한 귀간은 예정된 소령 진급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 (남자) 역시 이의 있나? - 없습니다!
(남자) 좋다, 이상!
단결!
(시진) 오!
어휴...
뭔 생각을 하셨길래 이 정도 부비트랩에 걸립니까?
너, 이씨, 빠져가지고!
[시진이 혀를 찬다]
- 언제 왔어? - 어제 왔습니다
그 사이 한 건 하셨더라고요?
너무 존경하지는 말고
야
넌 강남 어디 좋은 데다 개업이나 하지
뭔 군대에 말뚝을 박아서 여기까지 와?
아니, 이 양반이...
저도 야망 있습니다
저 꼭 별 달 겁니다
선배 사고 친 수위를 봐서는
이제 제가 먼저 달 수도 있지 말입니다
오... 축하한다? 응?
오자마자 서 상사님 안 찾는 거 보니
(시진) 귀국한 거 안다는 얘기인데
만났습니다 공항에서
어쩐지...
공항은 무사해?
아, 선배님은 누구 편입니까?
[시진이 헛웃음을 짓는다] 나야 언제나 조국의 편이지
[재미있다는 듯 웃는다]
감사합니다
(명주) 어?
어디서 많이 본 여자인데?
나도, 가라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어떻게 개입을 안 해요!
이 책임을 왜 다 유시진 대위님께 묻냐고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잘못이 왜 없나?
군인이 명령에 불복종했는데
아니...
당신 의사인데 환자 살렸잖아 그러면 된 거고
군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니까!
저 거기 있었으니까 제가 참고인으로 증언할게요
제가 책임질 부분은 제가 책임진다니까요!
이봐요, 의사 선생
이건 재판이 아닙니다
징계가 뭔지 몰라요?
(대대장) 유시진이 3개월 감봉에
소령 진급에서도 누락됐어요
이런 걸 의사 선생이 책임질 수 있습니까?
[숨을 몰아쉰다]
(시진) 단결!
죄송합니다 나와요
(모연) 이봐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그러게 왜 쓸데없는 짓을 합니까?
쓸데없는 짓요?
- 나 때문에 한 사람 인생이... - 당신 때문이 아닙니다!
내가 여자 하나 구하자고 그런 줄 압니까?
[무거운 음악]
한국에서 처음 만난 날
내 몸에 있던 총상 기억합니까?
특전사 소대장으로 첫 부임하던 날
한 선배가 그럽니다
'군인은 늘상 수의를 입고 산다'
'이름 모를 전선에서 조국을 위해 죽어갈 때'
'그 자리가 무덤이 되고'
'군복은 수의가 된다'
'군복은 그만한 각오로 입어야 한다'
'그만한 각오로 군복 입었으면'
'매 순간 명예로워라 안 그럴 이유가 없다'
난 그 선배에게 목숨을 빚졌습니다
그 총상...
그때 입은 총상입니다
크든 작든 내가 하는 모든 결정에는
전우들의 명예와 영광과 사명감이 포함된다는 얘기입니다
(시진) 그때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난 그 모든 것을 포함한 결정을 한 거고
내 결정에 후회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법을 어긴 사실이 무마될 수는 없습니다
군 문제는 군에서 알아서 합니다
그러니까 강 선생은 좀...
내버려 둡니다
내 걱정이...
당신 일에 끼어들어...
정말 미안하네요
[모연이 걸어가는 소리]
[웅장한 음악]
[한숨을 크게 내쉰다]
[한숨을 크게 내쉰다]
[훌쩍인다]
[한숨을 내쉰다]
[한숨을 작게 내쉰다]
[훌쩍인다]
[전화가 울린다]
(대영) 단결! 어디십니까?
무사히 도착하셨습니까?
저는 지금 길 위에 있습니다
(대영) 기로요?
길, 길요
막사 쪽으로 가는 길 위입니다
막사로 가는 길이란 말씀이십니까?
(시진) 아니요
그냥 길, 긴 길!
로드 말입니다!
아, 뭐, 그건 그렇고
명주는 보셨습니까?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저는 지금 진급도 못 하고 감봉도 됐단 말입니다
당연히 감봉되고도 남지 말입니다
(대영) 대체 여자 때문에 얼마를 쓰시는 겁니까?
[시진이 가볍게 웃는다] 여자 하나 때문이 아니라
전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는 군인으로서
(대영) 자국민이 예쁘니까
아, 이 양반이!
지금 이러려고 전화하셨습니까?
이러려고 한 건 아닌데 전화한 김에 이러는 겁니다
명주는 보시기는 한 겁니까?
(시진) 서 상사
국제 전화비가 얼마인지는 아십니까?
대체 여자 하나 때문에 얼마를 쓰시는 겁니까, 예?
[전화 끊기는 소리]
[한숨을 쉰다]
단결
- (시진) 그래, 고생했다 - 네
[한숨을 쉰다]
(대영) 조리실 찬장에 손 넣어 보십시오
(대영) 감봉에, 진급 누락에
(대영) 오늘 같은 날은 여러모로 술이 당길 것 같지 말입니다
[비 내리는 소리]
[문이 열린다]
무슨 일입니까?
(모연) 물 좀 마시려고요
그런데 왜 그냥 가요? 마시고 가지
혼자 있고 싶으신 것 같아서요
아니요 같이 있고 싶습니다
(시진) 나 여러 번 얘기했는데
가지 말고 와요 이쪽으로
[비 내리는 소리]
[부드러운 음악]
[시진이 헛기침을 한다]
물 대신 와인은 어때요?
[가벼운 코웃음]
파병 군인은 술 못 마십니다
마시려고 꺼낸 거 아니었어요?
아까는 그랬는데...
지금은 목격자가 생겨서
망했습니다
아까는...
뭣 모르고 나대서 미안해요
사과는 내가 하려고 했는데
- 같이 한 거로 합시다 - 안 하셨잖아요
뭘 또 졸아요
(모연) 내가 또 나댔나?
뭐 타고 왔어요?
뛰어 왔죠
(시진) 나나 되니까 이 시간에 도착한 겁니다
봤는데?
아까 차에서 내리는 거?
봤구나
- 그런데 왜 묻습니까? - 농담 듣고 싶어서요
정복 잘 어울려요
잘 어울리는 옷 입고
징계 받고 온 사람한테 할 소리는 아니지만
이게 정복인 건 어떻게 알아요?
왜 몰라요?
- 여자도 제복 판타지 있어요 - 음...
내가 군인이 된 이유죠
[부드러운 음악]
[비 내리는 소리]
맛있습니까?
조금?
술 좋아해요?
같이 영화 보고
술도 한잔하고 싶었는데
완벽한 데이트가 될 뻔했네요
영화는 봤습니까?
아니요
왜... 안 봤습니까?
누군가와...
같이 보려고 했던 영화니까요
(모연) 그리고 생각했죠
다음에 남자랑 영화 볼 때는
재밌는 영화는 피해야겠다
그 영화 천만 될 때까지 기사가 매일 쏟아지는데
그 영화는...
나한테 곧 유시진이라 자꾸 생각이 났거든요
[비 내리는 소리]
허!
되게 먹고 싶은가 봐요?
(모연) 음?
방법이 없지는 않죠
[빗소리가 크게 울린다]
♪ You are my everything ♪
♪ 별처럼 쏟아지는 운명에 ♪
♪ 그대라는 사람을 만나고 ♪
♪ 멈춰버린 내 가슴 속에 ♪
(모연) 유시진 대위님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아세요?
(시진) 내가 쓸데없이 신의 뜻을 거슬렀네
죽어가던 이유가 분명 있었을 텐데
(남자) 빨리! 한 쪽이 부러져요!
(모연) 아, 살려 줘요! 나 좀 살려 주세요!
(시진) 조금만 기다려요 내가 갈게요, 내가 찾을게요
(모연) 누구 송별회인데요?
(최 중사) 중대장님 송별회입니다
유 대위님요?
♪ 기적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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