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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4

  

 

안녕하세요

 

어디 계세요?

 

잠시만요

 

여기 남자 옷들은 다 저래요?

 

한번 입어 보세요 잘 어울리실 거 같은데

 

손님 오셨어

 

?

 

[노크 소리]

 

여기 계세요? - 

 

주무시네요?

 

춥다고 하더니

 

기절했네요

 

[속삭이는 목소리로깨우지 마세요

 

...

 

오늘은 그냥 이거 전해드리려고 왔어요

 

나가서 차 한 잔 하세요

 

괜찮아요 - 마시는 동안 일어나겠죠

 

멋지죠이런 거?

 

여자 옷은 근사해요 근데 남자 옷은 왜 그래요?

 

다 듣겠어요

 

그럼 이렇게 말할까요?

 

[잔잔한 음악]

 

모공이 하나도 없으시네

 

이럴 땐 눈 감는 게 정답인데

 

전 이런 게 좋더라고요

 

이런 색깔이 진짜 예쁘네요

 

어떻게 이런... 이런 디자인을 만들지?

 

이것도 너무 예쁘고

 

색깔도

 

크으무늬도

 

아가씨

 

[신음 소리]

 

[비명]

 

네가 입고 싶어 했던 옷이잖아

 

그 옷 입고

 

내 대신 죽어

 

[웅장한 음악]

 

 

언제 끝나세요?

 

네가 이 시간에 웬일이냐?

 

여기저기 민원이 수없이 들어갔답니다

 

이러다 악덕 건물주로 소문 나겠어요

 

건물 지어서 자선사업 할 건 아니니까

 

1층 카페랑

 

빵집이 뜨면서 우리 건물 가치가 상승한 건데

 

그런 가게에 월세를 서너 배로 올려달라는 게 어딨습니까?

 

그건 내쫓자는 거죠

 

그 자리에

 

외국계 프랜차이즈가 들어오는 게 더 낫지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걸 모르세요아버지가

 

서울시에서 하는 프로젝트 참가자를 보니까

 

우리한테 도전하듯 들어오는 법인이 있어요

 

그 외국계 대표 법인? - 

 

우리 건물이 있는 동네만

 

일부러 건물을 짓거나 사들이고 있어요

 

월세를 5년 동안 올리지도 않고

 

임대도 5년 이상씩 보장을 해준다는데

 

 

이 거지새끼가 누군지 모르겠냐? - ?

 

해라네 집에서 거두던 놈 아니냐?

 

문수

 

김 박사님 아들요설마

 

눈빛만 봐도 알겠다

 

얼굴에 화상 흉터가 없잖아요

 

그놈 맞아

 

어느 날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어디서 이런 돈을 벌게 된 거지?

 

제가 보기에는 전혀 다른데요?

 

동명이인입니다

 

제대로 알아보고 말해!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흉터는 크게 남을 거 같습니다

 

연기를 마셔서 기도에도 손상이 좀 있고요

 

완쾌될수 있도록 꼭 좀 도와주십시오

 

부탁합니다선생님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지?

 

이 녀석 이거 딱해서 어떡하나 그래?

 

얼마나 입원을 해야 합니까?

 

한두 달 정도 걸릴 거 같습니다

 

문수

 

그놈이 살아 있었네

 

빨리 들어와

 

여기가 주방이고

 

이건 실내 정원

 

어때?

 

죽이지?

 

이건 이태리 인피리모리 거

 

뭐 하는 사람인데 이래?

 

아버지가 누구래? - 자수성가한 사람이야

 

니들처럼 능력은 없으면서

 

부모 덕에 돈 많은 거 말고

 

하여튼이모는

 

내가 왜 능력이 없어

 

대기업 MD 출신에

 

청담동에서 제일 핫한 편집샵을 가지고 있는데?

 

알았어시끄럽고 주방도 구경해

 

주방도 끝내줘 - 집 넓네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어디로 이사 갔는지 궁금해서

 

노숙자 된 줄 알길래 내가 와 보라고 했어

 

여기 그냥 임시로 지내는 데야

 

이렇게 함부로 찾아오고 이러면 안 돼

 

일루 와나가 - 그럴 필요 없어요

 

편하게 오시면 됩니다

 

집주인이세요?

 

해라 씨 친구분? - 

 

잘생기셨네요

 

우리 해라랑 이모한테

 

이런 호의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책 떨지 말고 빨리빨리 나와

 

아이근데

 

왜 두 분이 같이 들어오세요?

 

해라 씨 일 보러 가는데 같이 갔었어요

 

왜요? - 서울 지리를 잘 모르셔

 

외국에서 되게 오래 지내셔 가지고 됐지?

 

그러시구나 외국 어디요?

 

! - 저희 모임에 한번 나오실래요?

 

안 그래도 우리 해라가 망쳐놓은 커플 모임이 있는데

 

다시 모이기로 했거든요목요일날

 

같이 갑시다 - 싫어요

 

그럼 내가 모시고 갈까? - 이모!

 

농담농담이다

 

다녀와얘네 친구들 중에 알아두면 좋은 애들도 많잖아

 

목요일다른 약속 잡지 말아요

 

그럼

 

남의 집에 와 가지고으이!

 

미쳐정말

 

이봐요

 

이쁘게 보일라고 평소 안 입던 옷 입었더니 불편하네

 

왜 남의 말을 무시하는 거예요난 가기 싫다는데

 

[경쾌한 음악]

 

같이 갑시다

 

기죽지 않게 해줄게

 

내가 기죽어 지내는 거처럼 보여요?

 

 

매워

 

내가 세입자라고 무시하시나 본데

 

월세 낼 거예요

 

얼마예요월세?

 

방 두 개

 

욕실 두 개공동 주방드레스 룸

 

관리비 포함해서 월 300만 내요

 

50% 할인해 준 겁니다

 

나도 남산 가이드해준 값 그거 100만원이에요

 

너무한다비싸요

 

뭐가요?

 

나 아니었으면 그런 양장점 구경이나 했겠어요?

 

나도 50% 할인해준 거구만

 

그럼 친구들 모임 같이 가주는 건 얼마예요?

 

안 간다니까요

 

방에서 둘이 뭐 하는 거야?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 그치이모?

 

여기는 옷방이고

 

저기는... - 해라 씨가 가기 싫은가 봐요

 

친구분들을 우리 집으로 초대하면 어때요?

 

그것도 좋죠

 

안 가도 돼요 이쪽으로 초대했어요

 

아 그날나는 야근 재밌게들 노세요

 

무슨 소리야네가 있어야지

 

그날은 그럼 너희 커플만 오든가

 

너무 민폐잖아

 

오붓하게 그것도 좋겠네요

 

곤이랑 나만 올게그럼

 

괜찮죠그건?

 

허락한 값 120만원

 

진짜 너무하네

 

왜요같이 사는 공간에 사람들 막 맘대로 초대하는 거

 

그거 반칙 아닌가요?

 

아우

 

좋아요, 120

 

그럼 이제 80만원 남았네요?

 

목요일날 뵙겠습니다

 

120, 80이 뭐야?

 

가만있어 - 120, 80이 뭐야?

 

, 120, 80, !

 

[신비로운 느낌의 음악]

 

약소하지만 옷값입니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거 알지만

 

주신 옷을 뻔뻔하게 거절 안 하고 받아둔 이유는요

 

옷이 주는 이상한 힘 때문이었어요

 

날 끌어당기면서 처음부터 내 옷이었다고 말하는 느낌

 

초라한 나를 위로하고 자신감을 줘요

 

속할 수 없던 세계에서 내가 빛나고

 

견디는 일상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삶

 

이 옷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정말로

 

이 옷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불쌍한 기집애

 

동봉한 사진은 코트를 맞춘 날 찍은 사진입니다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네요

 

비결이 뭔가요?

 

말해주면 믿을 수나 있겠니?

 

퇴근한다내일 봐용

 

언제 다녀간 거야?

 

?

 

 

잘 때 다녀갔어

 

멋진 남자랑

 

남자? - 

 

완전 잘생겼던데?

 

분위기도 있고

 

몸도 좋고? - 

 

나한테 소개해주러 온 거 같지?

 

?

 

이게 나라고?

 

이게 어떻게 너야?

 

봐라

 

네 사진 진짜 못 붙이겠더라

 

그래갖고 형이 딱 포샵으로 힘 좀 줬어어때?

 

그니까 앞으로 운동 착실히 하자?

 

사랑해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새로운 트레이너 토미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굿모닝! - 굿모닝

 

마이 네임 이즈 토미 - 나이스 투 미츄토미

 

해브 어 나이스 데이 - 해브 어 나이스 데이

 

안녕하세요

 

회원님

 

회원님무게 하나 더 늘리셔도 될 거 같은데요?

 

화이팅!

 

진짜라니까

 

집주인이 너무 근사해

 

난 안 봐도 사기꾼인데 해라 애가 왜 그래?

 

사기꾼 아닌 거 같던데?

 

겁도 없이 낯선 남자랑 한 집에서

 

이 남잔 다르다니까 목요일날 검증해 봐

 

그 남자 학교 어디 나왔대?

 

외국 어디 살다 왔는지 알아?

 

되게 신경 쓰네

 

해라가 또 당할까 봐 그래?

 

아니면뭐 사랑에 빠질까 봐 걱정되는 거야?

 

너 아침부터 왜 그래?

 

안녕하세요 새로 온 트레이너 토미라고...

 

제 이름이 마음에 안 드셨나 본데요?

 

운동 열심히 하세요회원님

 

저런 싸가지 없는 것들

 

돈 좀 있다고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어

 

우리 해라 같은 애가

 

정말 없다니까

 

[코믹한 느낌의 음악]

 

안녕하세요

 

가입 상담은 따로 담당하는 분이 있습니다

 

곧 출근하니까 좀만 기다려 주세요

 

저는 트레이너 토미입니다

 

제가 예술적인 잔근육 전문가거든요

 

트레이너로 절 지정해 주시면 3주 내로 일단

 

이 바이셉 이두근 그리고 제일 중요한 코어!

 

똑같은 얼굴로 태어나는 건

 

영화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

 

[코믹한 느낌의 음악]

 

저 기억 안 나시죠?

 

무슨 말씀이신지

 

중앙지검 특수부 최지훈 검삽니다

 

- (여자어머 - (지훈미안

 

수사 내용은 바깥에서 함구야

 

[호탕한 지훈의 웃음 소리]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뭐야무섭게 - !

 

샤론 양장점 아시죠? - ?

 

명동이나 남산 근처에 올 일 있으면 들러요

 

차 한 잔 대접할게요

 

샤론 양장점?

 

알람 울릴 때 바로 일어날걸

 

[메시지 도착 알림]

 

뭐야?

 

잠깐 봅시다

 

왜 하필!

 

굿모닝 - 용건이 뭐예요?

 

머리가 왜 정수리 부분만 젖어 있어요?

 

나 바빠요용건이 뭐예요?

 

오늘 한옥 호텔 부지 보러 갔다가

 

임대 지원자 면접 때문에 많이 늦을 거 같아요

 

그래서요? - 그래서...

 

궁금해할까 봐

 

얘기했는데 - ?

 

돈 많고 멋있는 남자가 잘해준다고 해서

 

들뜰 만큼 막 순진하지 않다고요

 

멋지다는 말은 없었는데

 

내가 멋진가 봐요?

 

[경쾌한 음악]

 

잘 다녀오세요

 

애써 감출 필요 없어요

 

내가 뭘 감추는데요도대체?

 

내가 싫지 않은 거

 

그 자신감은 돈에서 나오는 겁니까?

 

재수없네요

 

진심에서 나오는 겁니다

 

안녕

 

!

 

쓰읍!

 

오빠한테 ''가 뭐니?

 

!

 

오빠한테 ''가 뭐니?

 

여기 땅주인이 여자분이라고 했죠?

 

아주 독특하고 재밌는 분입니다

 

느낌이 좋으면 원하는 가격에 주고

 

아니면 계약 안 하시겠다고

 

긴장되는데요?

 

안녕하세요

 

[잔잔한 음악]

 

제가 좀 늦었나요?

 

아닙니다제가 일찍 온 겁니다

 

반갑습니다 땅주인 장백희예요

 

처음 뵙겠습니다 문수호라고 합니다

 

하 실장이 일을 꼼꼼하게 처리해서 뭐굳이 만날 필요는 없었는데

 

그래도

 

계약 전에 한번 뵙고 싶었어요

 

혹시 예전에 뵌 적 있지 않나요?

 

글쎄요

 

그때도 초록색 옷이었는데

 

키가 훌쩍 크셨네

 

울지 마

 

넌 반드시 잘될 거야

 

나는 앞날 일을 조금 볼 수 있거든

 

네 앞을 가로막는 건 아무것도 없어

 

원하는 모든 걸 이루게 될 거야

 

 

지금 이 순간부터

 

이 세상 모든 행운이 너한테로 간다

 

근사하게 성공해서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맞죠그분?

 

맞아요

 

녹즙 아줌마

 

한번 안아드려도 될까요?

 

너무 뵙고 싶었어요

 

다시 만날 거라고 했잖아

 

저 살면서 힘들 때마다

 

그때 해주신 얘기 생각했어요

 

멋진 청년이 됐구나

 

우리 오늘은 술이나 마시자

 

100년 넘은 건물 같아요

 

맞아 107년 전에 싸게 샀어

 

그 땅은 253년 전에 거저 얻고

 

말 편하게 해도 되죠?

 

그럼요

 

내가 죄를 지어서 늙지 않고 200년 넘게 사는 중인데

 

널 위해서 간절히 기도한 덕에

 

얼마 전부터 나이를 먹기 시작했어

 

진짠데

 

자꾸 웃기만 하네

 

무슨 죄를 지으셨는데요?

 

나중에 얘기해 줄게

 

정말 미래를 보세요?

 

그런 게 어딨니?

 

그땐 널 위로하느라 이말 저말 다 갖다 붙인 거지

 

저는 이상한 일들의 연속이었어요

 

행운이 계속돼서 겁이 난다고 해야 하나?

 

모든 일들이 잘됐어요

 

노력도 안 했는데? - 미친듯이 노력했죠

 

노력한 대로내가 바라던 대로

 

이럴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일이 잘 풀렸어요무서울 정도로

 

내가 너무 기도를 세게 했나?

 

우연이었겠지마음에 두지 마

 

행운의 대가로

 

어쩜 전 일찍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안 되지

 

이번 생에선 사랑하는 사람이랑 행복하게 살아야 해

 

좋아하는 여잔 있니?

 

[노크 소리]

 

백희! - 누가 왔나 본데요?

 

[노크 소리]

 

[노크 소리]

 

백희!

 

[노크 소리]

 

안에 없어요?

 

[노크 소리]

 

[노크 소리]

 

안에 있는 거 같은데문 좀 열어!

 

[노크 소리]

 

백희!

 

[노크 소리]

 

[신비로운 느낌의 효과음]

 

[신비로운 느낌의 음악]

 

방금 뭐였어요?

 

동네에

 

툭하면 들르는 귀찮은 아줌마가 하나 있어

 

근처에 중앙선이 지나갈 땐

 

그릇도 흔들리고 외풍도 세고

 

 

다시 만나서 반가워

 

특별한 분 맞죠?

 

자주 보자

 

넌 꼭 친정 식구 같아

 

저도 하고 싶은 얘기가 아주 많습니다

 

[잔 부딪히는 소리]

 

아름다운 한옥 호텔을 짓고 싶습니다

 

연락 받았을 땐

 

소름이 돋았어

 

그 땅에 얽힌

 

옛날얘기 하나 해줄까?

 

[음산한 느낌의 음악]

 

[천 찢어지는 소리]

 

한 남자를 사랑했던

 

두 여자가 있었어

 

둘 다 아름답고 강렬했지

 

다녀오세요

 

다녀오세요

 

그 남자는 한 여자만 사랑했어

 

처음부터 끝까지

 

그 사랑을 드러낼 순 없었지만

 

두 여자는 명문대감댁 외동딸과

 

그 집에 사는 여종이었지

 

안녕하세요 - 점복이 왔구나

 

안녕하세요

 

주인댁 아씨는

 

판사댁 자제와 혼인을 앞두고

 

신랑이 될 사람의 얼굴이 궁금했어

 

정말 이렇게 생겼어?

 

아니요 제가 조금 못 그렸어요아씨

 

그보다 훨씬 더 잘생기셨는데

 

분이야이것 좀 봐라

 

나 지금 가슴이 막 콩닥콩닥해

 

내 신랑 될 분이야

 

못생긴 남자면 혼례 전에 도망가려고

 

그 집에 심부름 갔던 점복이한테 그려오게 했다

 

용모가 수려하시네요

 

이거보다 잘생겼다고

 

점복이가 그러네

 

우리 점복이도 도화서에 갈 수 있음 참 좋을 텐데

 

도화서가 뭐야?

 

궁궐에 있는 그림 그리는 데래요

 

궁궐 행사도 그리고...

 

아씨?

 

종년이 서책이나 끼고 잘난 척은!

 

점복아그거 측간에 쓰거라

 

내 신랑 얘기하고 있는데 도화선지 뭔지가 왜 나오니?

 

꺼져

 

귀여움만 받고 자란 아씨는

 

은근 질투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종년으로 태어나지 않았으면

 

자기보다 빛났을지도 모를

 

글을 쓰고 읽을 줄 아는 여종을 말이야

 

[화롯불 타는 소리]

 

[잔잔한 음악]

 

!

 

혼례복 준비로 몇 날 며칠 밤을 새우던 여종은

 

그날 달빛의 주인이지

 

도련님!

 

대감마님이 아시면 진짜 큰일이 납니다요

 

평생 짝이 될 사람을 어떻게 혼롓날 처음 본단 말이냐

 

저쯤 어딘가 보다

 

도련님같이 가요

 

잠깐만요

 

받쳐드릴게요

 

하나

 

[잔잔한 음악]

 

도련님

 

!

 

아우아우!

 

도련님괜찮으세요?

 

그니까...

 

색시 될 분 얼굴을 보신 거예요?

 

내 평생 저 여인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

 

엄머왜 이래?

 

알겠어요도련님 일단 가요

 

이러다 대감마님한테 쇤네가 죽습니다빨리 가요

 

빨리요!

 

네 이년!

 

이년이 감히!

 

(동구 어멈아씨아씨

 

잘못했습니다아씨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옷이 뜯어지는 소리]

 

동구 어멈매타작 좀 준비해

 

아씨! - 동구 어멈!

 

다시 만들겠습니다

 

살려주세요아씨

 

네년이 내 혼례복을 부정 타게 해?

 

신부 측

 

[떠들썩한 사람들 소리]

 

신랑 정면

 

신랑신부

 

 

[불길한 느낌의 음악]

 

시댁으로 아씨는 몸종을 데려갔어

 

그만큼 영특하고 성실한 여종도 없을 뿐더러

 

신랑의 마음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지

 

신랑 집이 있던 곳이 호텔 부지인가요?

 

신랑댁은 당연히 한양 사대문 안이고

 

그 땅엔 그 남자의 유배지가 있었지

 

분이야

 

분이야!

 

분이야!

 

나머지 스토리는

 

다음 시간에

 

궁금하게 해놓고

 

이젠 네 얘기 좀 듣자

 

얼굴에 화상 흉터는 어떻게 없어진 거야?

 

좋아하는 여자는 있니?

 

다 모였어? - 

 

 

오늘 이사회 회의에서 나온 건인데

 

다음 달 말까지 1 5천 이상 티켓 발권자 중에

 

고객 평가 좋은 사람들을 뽑아서

 

한 달 동안 유럽으로 연수를 보내주기로 했다

 

유럽요?

 

유럽유럽!

 

알았어알았어

 

그럼 중요한 게 뭐야? - 실적요

 

그치실적이지

 

예약 취소 안 나게 조심하고

 

그리고 최종 결정은 본부장이 한다

 

싫어도 어떡하냐

 

표정 관리 잘 하고

 

열심이다 - 오셨어요?

 

열심히 해서 이 팀이 1등 따내

 

 1등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해라 ?

 

너 요즘 옷에 신경 쓴다

 

남자한테 잘 보일라 그러냐?

 

그럴 리가요 - 검사 남친 있다며?

 

제가 찼습니다 검사 별거 없더라고요

 

제가 어때서요?

 

전 여행 컨설턴트도 전문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고객님의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설계해 주는 거니까요

 

맞습니다아무나 못 하죠

 

본부장님 정말 대단하신 거죠

 

새 루트 개척하시고 또 상품 만드시고

 

그 어려운 입찰 경쟁 다 이겨 오시고

 

또 우리 회사 베스트 드레서시잖아요

 

그 어려운 넥타이 아무나 소화 못 하죠

 

...

 

일단 뭐 다들 열심히 하고

 

이따 회식 때 봅시다

 

이따 뵙겠습니다

 

부끄러워 - [모두 웃음]

 

회식 때 한우라서 깜짝 놀랐지?

 

'본부장님 회식은 역시 다르구나감탄하고 있었습니다

 

아니마에스 팀 박 차장이

 

출장에서 좋은 와인을 한 병 갖다 주더라고

 

고급 와인은 역시 한우 채끝 등심이지

 

근데 그거 너무 비싸 보이는데

 

저희는 그냥 소주 마실게요

 

그래도 한 잔씩 맛은 봐야지

 

건배! - 건배!

 

건배! - !

 

아니 아까 소주잔 와인은 조금 유치하지 않아요?

 

말이 안 되지

 

그게 뭐냐그게 너무 창피해

 

법카여도 밥값 30만원 이상이면

 

그거 감사팀에서 뭐라고 하지 않아요?

 

법카 아니고 개인 카드로 사더라

 

진짜요? - 

 

나 진짜그 와인 때문에 한우가 엔간히 먹고 싶었나 봐

 

그래서 그런가 봐

 

그럴 일이었네 - 그러니까 그 비싼 거를

 

[여기저기 메시지 도착 알림뭔데왜 난리 났니뭐니?

 

오늘 식사비 엔분의 1로 하면 7 5백원

 

그냥 7만원씩만 내 계좌로 입금하면 됨

 

서울 은행

 

미쳤나 봐 - 

 

다 똑같은 문자예요? - 미치겠네

 

지금은 저 혼자 좋아하고 있어요

 

예전에도 사랑했고

 

그래서 미워했고

 

[속으로신의 손길이 두 사람을 버리지 않으시겠구나

 

이번 생은 행복해야 해

 

그래야 우리의 벌도 끝날 거야

 

나를 내쫓고는 지금 5시간째 저래

 

어젠 기절하더니

 

오늘은 버티네

 

우리 증조할머니도

 

저러다가 돌아가셨는데 - 내 말이

 

안 하던 짓 하면 큰일 난다던데

 

[유리창 두드리는 소리]

 

그만해

 

샤론!

 

어제 어디 갔었어요전화도 안 받고

 

무슨 일 있어?

 

요새 자꾸 악몽을 꿔요

 

너무 힘들어

 

어떤 꿈인데?

 

옛날 일이

 

매일 밤 꿈에 나와

 

네가 걔를 인두로 지지고

 

두 사람 죽이는 꿈?

 

꼭 그렇게 말을 해야 돼?

 

보속을 하란 의미겠지

 

하고 있잖아

 

하녀처럼침모처럼 옷 만들고 있잖아

 

넌 조선시대 사람이니?

 

어디서 그런 구닥다리 대사를

 

심장도 막 들쑥날쑥하고

 

낮엔 참을 수가 없어서 달려갔었어

 

짐 싸

 

우리 내일 북경 가자 - 거긴 왜?

 

청나라 가서 만두 먹고 놀다 오자고

 

우리 옛날을 추억하면서

 

악몽이 사라질 때까지

 

만두 먹고 놀다 오자

 

?

 

[전화 벨소리]

 

여보세요

 

안녕하세요주말에 정해라 씨랑 같이 갔던 사람인데요

 

안녕하세요

 

스타일북에 있던 옷들 주문할 수 있을까요?

 

선물을 하고 싶어서요

 

그럼요 지금 가도 될까요?

 

내일 오시는 게 좋겠는데요

 

그럼 내일 오후 2시에 가겠습니다

 

[불길한 느낌의 음악]

 

[리모컨으로 차 문 여는 소리]

 

여기구먼

 

건물에 신경 좀 쓰셨네?

 

백희는 언제 와?

 

손님 오기로 했는데

 

정해라 씨랑 같이 온 사람

 

몸 좋은 남자? - 

 

1시간 쯤 후에

 

나중에 오라 그래

 

무슨 여행을 이렇게 갑자기 떠나냐?

 

반창고랑 소화제 좀 챙겨 와

 

몰라짜증 나!

 

변비약은? - 그것도

 

[문 여는 벨소리]

 

[크게 문 닫히는 소리]

 

안녕하세요

 

일이 생겨서 약속 시간보다 일찍 왔습니다

 

[잔잔한 음악]

 

처음 뵙겠습니다 디자이너 선생님 맞으시죠?

 

[속으로목소리

 

다시 태어나도 목소리는 같아

 

제가 일찍 와서... 바쁘시면 기다리겠습니다

 

기다린 건

 

전데요

 

감사합니다

 

좀 앉으시죠

 

아니요 일 때문에 오래는 못 있고요

 

이 책이었던가?

 

선물할 옷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거

 

그리고 또...

 

이거이거

 

이거

 

저희 집은 기성복이 아니라... - 알고 있습니다

 

최고급 비스포크 매장이라는 거

 

이 옷을 입을 분의 사이즈가 필요한데요

 

정해라 씨 사이즈 알고 계시죠?

 

해라 씨 옷을 만들어 주세요 제일 좋은 옷감으로

 

옷값은 오늘 다 지불하고 가겠습니다

 

아니요

 

완성되면 그때

 

저희 집은 그렇게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연락하실 일이 있으면은

 

이쪽으로 주시고요

 

다음에 오시면

 

제가 셔츠 한 벌 해드릴게요

 

아니요괜찮습니다

 

셔츠를 받으셔야 이 옷도 해드릴 겁니다

 

그럼 무조건 받겠습니다 잘 만들어 주세요

 

연락드릴게요

 

바쁘신데 가보겠습니다

 

당신...

 

나를 기억 못 하지

 

여보

 

 

해라 씨한텐 비밀로 해 주세요

 

[숙희가 걸어오며 웃는 소리]

 

다섯 명 저녁을 먹는데 무슨 호텔 팀을 불렀어요?

 

해라 씨 친구들인데 최고로 대접해야죠

 

그럼 내가 대문 앞에 서 있다가 맞을까?

 

[숙희가 멀어지며 웃는 소리]

 

아직 안 왔지? - 

 

뭐예요그건?

 

짜잔!

 

초는 생각을 못 했네 - 그쵸?

 

이런 아이디어랑 초 사온 값해서 20만원

 

그럼 이제 월세 60만원 남은 거예요

 

촛대 빌려준 값 30만원

 

뭐요?

 

초 안 꽂아요그럼 - 알았어요알았어

 

초 사온 값 15만원

 

뭐라고요?

 

(숙희이쪽으로

 

자아!

 

손님 오셨습니다

 

뭘 잔뜩 싸왔네 - 안녕하세요

 

안녕 - 반갑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문수호라고 합니다

 

박곤입니다

 

저는 약혼녀 김영미고요

 

저희는 부모님들끼리 알아서 어렸을 때부터 친구예요

 

해라는 어떻게 알게 되신 겁니까?

 

한옥 매입하시면서 처음 만나게 되신 겁니까?

 

아니요슬로베니아에서 흑기사로 처음 만났습니다

 

[크게 웃는 소리]

 

사업하다 보면 별일 다 있다고 들었는데

 

그 슬로베니아 아저씨 정말 웃긴다

 

아니그리고 의대를 졸업하고 사업가가 된 것도

 

정말 재밌어요

 

그냥 간단한 아이디어를 낸 건데

 

그 정도까지 성공할 줄은 몰랐죠

 

의료기 업체 대표가

 

아직도 크리스마스에 저한테 선물 보내줘요

 

감사의 표시를 해야 행운이 계속된다나

 

그래서 제가 감사의 표시를

 

계속 많이 하라고 했습니다

 

아니 그럼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가신 거네요?

 

자매결연 맺은 학교에서 갑자기 장학생을 선발했거든요

 

그것도 운이 좋았죠

 

그러면 어릴 때 가서 이렇게 성공하신 거면

 

외국에서 뭐 인터뷰 한두 번쯤은 하셨겠어요?

 

이래 봬도 제가 유명인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신문에 났거든요

 

그때는 뭘로요?

 

어릴 때

 

왼쪽 볼에 화상 흉터가 크게 있었거든요

 

[불안한 느낌의 음악]

 

같은 학교 친구 아버지가 의대 교수셨는데

 

수술 받게 도와주셨어요

 

세 번의 수술 끝에 흉터를 다 없앴죠

 

'수학 경시대회 1등 고아 소년이 만난 사랑의 기적'

 

신문마다 이렇게 기사가 났었어요

 

그 인연으로 저도 의대에 간 거고요

 

미국은 학부 때 의대가 없지 않습니까?

 

학부 때는 화학을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화학 박사셨거든요

 

어느 날 의문의 화제 사건으로 돌아가셨지만

 

제 얼굴에 흉터도 그때 생긴 거고요

 

한국에는 왜 오신 겁니까?

 

거기서도 충분히 사업할 수 있었는데

 

정해라를 만나러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굴에 흉진 고아를

 

해라네 아버지가 잠시 거두어주셨거든요

 

은혜 갚으러 왔죠 

 

넌 알고 있었어?

 

몰랐어

 

물론 해라네 아버지는

 

저를 유익한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인자한 사업가로도 보이고 싶었고

 

당신 딸한텐

 

행복 자각의 기구로 인식시켰고요

 

해라야

 

박곤 씨

 

오늘 제 손님으로 오셨습니다

 

앉아 계세요

 

실례하겠습니다

 

들어가자

 

왜 나한테 얘기 안 했어?

 

알아봐 주길 바랐어

 

그날 우리 아빠가 한 얘기 들은 거야?

 

그래서 말도 없이 사라진 거야?

 

맞아널 저주했어

 

[잔잔한 음악]

 

아빠가 이번에 출장간 호텔 옆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었대

 

그게 뭔데?

 

크리스마스 장식 파는 시장인데

 

너무 근사했대

 

그리고

 

이런 데도 구경했대

 

오빠우리도 나중에 여기 꼭 가자?

 

전쟁 나서 헤어지면

 

우리크리스마스 다가올 때 여기서 만나

 

전쟁이 왜 나냐?

 

빨리 앉아공부하게

 

[영어 텍스트 읽는 수호]

 

어머나기사님

 

그림잔 얼굴의 흉터도 안 보여요

 

나의 기사님

 

당신과 결혼하겠어요

 

책 보고 똑바로 읽어

 

너 지금 영어 공부하는 거야 장난 치는 게 아니라

 

치이!

 

[쪽쪽 뽀뽀하는 소리]

 

내가 그 녀석을 거둔 이유는 소꿉장난용이 아니다해라야

 

불 꺼놓고 장난이나 치라고 그놈을 거둔지 아니?

 

부모 없고 얼굴마저 엉망인 애를 보면서

 

네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달으란 말이야

 

공부하기 싫어 꾀가 날 때

 

엄마아빠 잔소리가 듣기 싫을 때

 

버림받은 그 녀석을 보면서 정신 차리란 말이야알아들어?

 

[애잔한 느낌의 음악]

 

그때 한마디도 안 하고 서 있는 너 보면서

 

너도 나처럼 됐으면 좋겠다

 

'쟤도 나처럼 만들어 주세요'

 

'저처럼 모든 걸 잃게 해 주세요'

 

바랐어

 

너구나

 

수학 천재

 

저 아래 2층 집에 살지?

 

사는 거 아니에요

 

주말이나 방학 땐 오잖아

 

녹즙 들어가는 걸로 다 알지

 

울지 마

 

넌 반드시 잘될 거야

 

난 앞날을 조금 볼 수 있거든

 

네 앞을 가로막는 건 아무것도 없어

 

원하는 모든 걸 이루게 될 거야

 

그래서 좋아?

 

지금 이렇게 가난하고 보잘것없어진 날 보니까 통쾌해?

 

마음 아팠어 - 닥쳐이 나쁜 새끼야

 

난 너 걱정했어

 

보고 싶었고

 

나 매년 거기서 너 기다렸어

 

11월부터 크리스마스까지

 

10년 넘게그 성에서

 

그래

 

성공한 거 축하한다

 

네 저주가 먹힌 것도 축하하고

 

오빠 너한테 세 가지 선물하려고 왔어

 

하나는 옛날에 네가 살던 그 집

 

내가 다시 찾아줄게

 

그리고 하나는 어디 가도 기죽지 않고

 

원하는 거 다 할 수 있는 생활

 

그거 내가 하게 해줄게

 

나 사랑하는 사람 있어

 

못 잊고 있는 사람

 

거짓말 티 나게 하는 거 옛날이랑 똑같네

 

옛날 얘기 하지 마!

 

나 옛날 정해라 아니니까

 

나 한 달 내로 집 구해서 나갈게

 

그 전까진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돈 많으니까 호텔 가서 지내

 

해라야

 

이렇게 으리으리한 건물에

 

이렇게 거지가 된 날 데려다 놓고 얼마나 속으로 으쓱하고 좋았니?

 

맞아

 

으쓱하는 마음 없었다면은 거짓말이야

 

아주거지 소년이 출세했네

 

잘난 척 더 해보시든가

 

돈 걱정 없는 생활

 

나머지는 뭔데?

 

그날 내가 빚진 거

 

[로맨틱한 음악]

 

그 남자의 마음은 한 사람뿐이었죠

 

내색할 순 없었지만

 

내가 좋아? - 많이 좋아

 

달콤한 말 안 믿어

 

진짜 달콤한 게 뭔지 보여줘?

 

이모는 언제부터 해라랑 같이 사셨어요?

 

어릴 때 제가 뵌 적이 없는 거 같아서요

 

37번지에 하는 걸 뺏어 봐

 

문수호가 가로채 가기 전에

 

점복이자네 글 지금 어디에 있는 겐가?

 

종년 아닙니까? - 똑같은 사람 아닙니까?

 

분이야그대로 도망가!

 

잡거라반드시 찾아야 한다!

 

.흑기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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