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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불허전 4

 

(허임아이어쩌자고 여길 다시

 

이러면 안 되는데

 

아이고내가 여길

 

이 여인까지 달고

 

아이정신을 좀... [호랑이 울음]

 

[긴장되는 음악] [허임의 놀란 신음]

 

[연경의 힘겨운 신음]

 

(연경아유머리야

 

[으르렁거린다]

 

[허임이 중얼거린다]

 

(연경뭐야?

 

(허임빨리빨리빨리

 

(연경뭐야?

 

여기 어디야? [허임의 다급한 숨소리]

 

[작은 목소리로지금 그럴 때가 아니오

 

[허임의 당황한 탄성]

 

[허임의 다급한 신음] (연경뭐 해요지금?

 

뭐야!

 

지금 뭐 하는 거예요치워요

 

[허임의 다급한 신음] [연경의 비명]

 

(허임아니빨리

 

[연경의 놀란 신음뛰시오!

 

[연경의 가쁜 숨소리] (허임조금만 빨리

 

[연경의 다급한 신음]

 

[허임의 다급한 신음]

 

[어두운 음악] [연경의 힘주는 신음]

 

[허임의 다급한 신음] [연경의 놀라는 신음]

 

[허임이 콜록거린다]

 

뭐예요?

 

왜 이래요?

 

[허임의 거친 숨소리]

 

(연경왜 이러냐고요

 

뭐야여기 어디야

 

뭐야여기 어디예요?

 

[신비로운 음악] [시냇물이 졸졸 흐른다]

 

(연경뭐야?

 

민속촌이야?

 

여기 어디예요?

 

그쪽이랑 나랑 왜 여기 있어요?

 

그러니까그게 저기...

 

잠깐만

 

분명 조금 전에 응급실에 있었는데

 

호출받고

 

[소란스럽다]

 

(간호사선생님여기 와 주세요

 

[환자1의 괴로운 숨소리]

 

[삐 소리가 울린다]

 

[연경의 거친 숨소리]

 

그쪽이에요?

 

나 뒤에서 껴안은 사람?

 

왜요?

 

왜 날 껴안았는데요?

 

그러니까

 

내가 왜 그랬을까

 

그리고 기절한 나를

 

그쪽이 여기로 데려왔어요?

 

(허임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오긴 좀 멀리

 

뭐야

 

나 납치당한 거야?

 

납치라니

 

아유납치라니 당치 않소내가...

 

[연경의 놀라는 신음] (허임아유내 미쳤다고내가

 

아휴아니오

 

아니잠깐 기절한 거 같은데 벌써 아침이면...

 

오하라 수술

 

지금 몇 시야?

 

[흥미진진한 음악여섯 시...

 

뭐야이거 멈춘 거야?

 

뭐야이건 또 왜 안 돼

 

[헛웃음]

 

아니얼마나 멀리 왔으면 휴대폰이 안 터져

 

대체 여기가 어디냐고요!

 

조선이오조선

 

(허임빌어먹을 놈의 한양!

 

[헛웃음]

 

그놈의 조선 소리

 

[연경의 헛웃음]

 

(허임아휴어딜 가시오아이...

 

당신진짜 수상해

 

(연경하긴 처음부터 쭉 일관되게 수상했지

 

따라오지 마요

 

그게 그렇게 그 혼자 막 갈 데가 아니라...

 

에헤

 

(허임잠깐 멈춰 보시오!

 

갈 때 가더라도 앞뒤 분간은 하고 가야 할 것 아니오

 

(연경아저씨 [행인의 놀라는 신음]

 

말씀 좀 여쭐게요 혹시 여기가 어디예요?

 

[당황한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연경그러니까

 

행정 구역상으로 여기가 어디냐고요

 

강원도나 전라도...

 

여기...

 

한양인디

 

아니서울이 여기서 멀어요?

 

[당황한 웃음]

 

서울이 어디요!

 

(연경제가 휴대폰이 안 터져서 그러는데 혹시

 

폰 있으시면 좀

 

[당황한 신음] (연경아참여기 안 터지지

 

여기 큰길 쪽으로 나가려면 어디로 가야 돼요?

 

버스나 택시 다닐 만한 데요

 

어허당최 나 처녀가 하는 말은 무슨 말인지 모르겄네

 

[허임의 호탕한 웃음]

 

(허임너무 괘념치 마시고 가던 길 쭉 가시오

 

의원이셔?

 

(행인이 처자

 

에이?

 

(허임이 처자?

 

(행인아니요즘 그도성 안에서

 

웬 미친년 하나가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있어

 

저기요아저씨

 

내가 잘 보살필 터이니 가던 길 가시오그래

 

[혀를 끌끌 차며아이고부모가 얼마나

 

(행인애간장이 녹을꼬

 

애쓰시오 [허임의 웃음]

 

- (허임조심히 가시오 - (행인...

 

[연경의 헛웃음] (허임아유

 

아니어디 가서 봤다는 소문은 내지 마시고!

 

[허임의 웃음]

 

[연경의 헛웃음]

 

미친년?

 

(허임그 미친년 소리는 들리고 한양이란 말은 못 들었소?

 

(연경들었죠

 

그러니까한양?

 

[헛웃음 치며미치긴 저 아저씨가 미쳤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이리 복장 터지는 말인지 몰랐소진짜

 

어디 맘대로 해 보시오

 

(허임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든

 

[흥미진진한 음악] [허임이 소리친다]

 

[연경의 헛웃음]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누가 누구한테 화를 내지금?

 

 

내 어쩌자고 여길 다시...

 

하필 그 여인까지 데리고

 

(허임모르겠다나도 모르겠다

 

- (남자1) 마누라 - (여자1)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무거운 음악]

 

(상인1) 한양 땅에서 가장 솜씨가 좋다는

 

갖바치가 만든 가죽신이에요!

 

아이고이거

 

뭐야너 뭐야?

 

저리 가저리 가!

 

저리 가!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야바위꾼저리 가!

 

[사람들의 비명] (여자2) 예뻐예뻐

 

[여자들의 비명]

 

미쳤나 봐

 

(상인2) 닷 냥이 비싸다니!

 

이게 임금님께 진상하는

 

조선 팔도 최상품 명주라니까

 

- (남자2) 그냥 네 냥 반 푼에 주시오 - (상인2) 아휴안 돼!

 

(남자2) 옆집은 네 냥이라는데

 

(허임조선이오조선 빌어먹을 한양!

 

(행인여기한양인디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남자3) 뭐야이 여자?

 

꼴이 왜 이래?

 

(남자4) 아이고얘들아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남자3) 이년이 그 소문난 그년이네

 

!

 

너 미친년이지?

 

(남자3) 아니근디 이거 미친년들이 정말 예쁘다던데

 

(파발꾼파발이오!

 

[말 울음파발이오!

 

비키시오!

 

[긴장되는 음악파발이오!

 

[말 울음]

 

[말 울음]

 

[거친 숨소리]

 

하마터면 교통사고 날 뻔했네

 

여긴 119도 없는데

 

[살짝 웃는다]

 

[부드러운 음악]

 

괜찮소?

 

어디 다친 데는 없소?

 

그 말도 없이 달리는 요상한 그수레 같은 건

 

여기 사람들의 머리털을 보고 좀 놀랐소이다

 

그런 죄를 지으면 여기선 어떤 형벌을 받소이까?

 

곤장 백 대?

 

유배를 가거나 참형을 당하기라도 한답니까?

 

곡절은 알 길이 없으나 이곳에 오기 전 한양에 살던 조선 사람이었소

 

[헛기침]

 

(허임확인 끝난 거 같으니 이만 갑시다

 

(허임

 

(허임좀 진정이 되었소?

 

금세 될 리가 있나

 

내 겪어 봐서 아는데

 

그게 눈으로 보고 머리로 안다고 한들

 

마음으로 받아들여지기가 쉽지가 않소

 

[허임의 웃음]

 

말도 안 돼

 

말이 안 되지

 

나만 해도 이게 처음엔 꿈인가 생시인가

 

내가 죽었나

 

(허임하면 여긴 저승인가

 

꼬집어도 보고 때려도 보고 별 지랄 발광을 다 해 봐도

 

이 마음으로 이게 그렇게...

 

[연경의 비명]

 

[익살스러운 음악]

 

[허임의 헛기침]

 

[연경의 거친 숨소리]

 

서울에서 평양도 아니고 한양?

 

이게 논리적으로 말이 돼?

 

내가 왜 갑자기 조선 왕조 500년에...

 

이게 과학적으로 말이 되냐고

 

글쎄

 

이게 말로 따질 일이 아니라니까

 

대체 당신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내가 뭘내가 뭘!

 

그거네?

 

나 뒤에서 껴안은 거

 

그거 나 여기 끌고 오려고 그런 거네 그렇죠?

 

그렇게 말하면 내가 참으로 억울하오?

 

뒤에서 안은 건 기억나고 내 비명 소리 못 들었소?

 

내 그때 참으로 아파 가지고 내 죽을 뻔했소

 

[철근이 푹 꽂힌다] [비명]

 

[의미심장한 음악]

 

[의아한 신음]

 

[놀라는 신음]

 

난 불사의 몸인가?

 

(연경이봐요

 

내 말 안 들려요?

 

 

말하시오

 

(연경다시 돌아가는 방법

 

알죠?

 

제발 안다고 말해 줘요?

 

몰라요?

 

[헛웃음]

 

아니어떻게 몰라요?

 

본인이 두 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데

 

본인이 워낙 경황없이 당한 일이라

 

[헛웃음]

 

아니무슨 남자가 이렇게 대책 없고 무책임해?

 

이보시오

 

그걸 알면 나야말로 지금 당장...

 

당장 뭐요?

 

[살짝 웃으며당장 가요?

 

당장 가 보시오 난 따로 가 볼 데가 있으니

 

[연경의 당황한 신음]

 

지금 나 여기 두고 혼자 가겠다는 거예요?

 

지금 내 코가 석 자요

 

(연경이봐요잠깐만요저기요!

 

[다급한 신음]

 

저기요!

 

나한테 왜 이래요

 

여기 온 게 내 탓이에요?

 

그럼 내 탓이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시종일관 수상한 사내를 뭘 믿고?

 

[고양이 울음 효과음]

 

책임져요

 

[경쾌한 음악아니내가 왜?

 

(연경아니어쨌든 내가 그쪽 때문에 여기 오게 된 거고

 

그러면 나를 잘 데리고 있다가

 

무사히 돌려보낼 책임과 의무가

 

그쪽한테 있는 거거든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내가 여기 다친 데도 치료해 줬잖아요?

 

다 나을 때까진 의사인 내 책임?

 

책임?

 

[허임의 헛기침]

 

(허임치료해 준 건 기억나고

 

때리고 팔 비틀고 찬 데 또 차고

 

그건 기억 안 나시오?

 

[허임의 성난 신음]

 

[멋쩍은 웃음]

 

[고양이 울음 효과음]

 

[놀라는 숨소리]

 

(연경내가 밥도 사 줬잖아요? [허임의 당황한 신음]

 

무려 닷 냥짜리 [허임의 멋쩍은 신음]

 

비싼 밥?

 

내가 혹 달고 다닐 처지가 아니라니까

 

[연경의 어색한 웃음]

 

[낑낑거리는 효과음] [허임이 살짝 웃는다]

 

[집중하는 신음]

 

[헛기침]

 

[한숨]

 

옷을 지어서 입나

 

거 아직 멀었소?

 

(연경한복이 처음이라 그래요

 

이게 왼쪽이야오른쪽이야

 

아니뭐가 이렇게 복잡해?

 

(연경간 거 아니죠?

 

안 갔소아직은

 

[아름다운 음악]

 

[헛기침]

 

[헛기침]

 

(허임무슨 여인네가 옷고름 하나 맬 줄 모르시오...

 

거기...

 

이거

 

빼서그렇죠

 

그렇지그렇지

 

반대로 돌리시오반대로

 

아니아니아니...

 

이렇게 해서 이쪽으로 넣고

 

이렇게

 

[답답한 숨소리]

 

[한숨]

 

[헛기침]

 

[허임의 헛기침]

 

이곳은 조선이오

 

입고 있는 의복의 감이며 빛깔에 따라

 

사람이 될 수도

 

개가 될 수도 있는

 

아휴오해는 마시오

 

주변에 이런 옷들밖에 없어 가지고

 

오해는 무슨

 

[헛기침]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정신 바짝 차리고 따라오시오

 

[허임의 헛기침]

 

왜 저래겁나게?

 

[허임의 헛기침]

 

[긴장되는 음악]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린다]

 

[연경의 신음] (남자5) 아이고

 

아이고아이고아씨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요

 

[울먹이며제 손자 놈이 감히 귀한 집 아씨께

 

아휴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이놈아!

 

(아이1) 잘못했어요살려 주세요 [남자5가 흐느낀다]

 

저 죽이지 마세요

 

[아이1의 울음] [남자5의 떨리는 숨소리]

 

(연경아기야

 

[아이1의 울음]

 

[연경이 살짝 웃는다]

 

[남자5의 놀라는 신음이것 봐라

 

(연경이거 사탕이라는 건데

 

아니

 

사당원이라는 건데

 

이거 울지 말라고 주는 거야

 

누나 괜찮으니까 친구들이랑 가서 나눠 먹어?

 

[남자5가 흐느낀다]

 

(연경울지 말고

 

아휴별일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가세요 [남자5의 놀라는 신음]

 

(남자5)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요아씨

 

가자어서

 

아이고아이고고맙습니다

 

아씨 놀음 잘하셨소?

 

이만 갑시다

 

왜 저래

 

[다급한 신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남자6) 설마 한양까지 밀고 오는 건 아니겠제?

 

- (남자7) 뭐가? - (남자6) 어떡한디야

 

(남자6) 짐이라도 싸야 되는 거 아니여?

 

(남자7) 왜구가 한양까지 올라오겠어?

 

우리 군사들이 지키고 있는데

 

(남자6) 그래도 어떻게 될지 알아

 

단단히 대비를 해야지 [익살스러운 음악]

 

(허임아이뭐 저렇게까지...

 

어허

 

[놀란 숨소리]

 

(연경저런 방이 붙는구나

 

저 얼굴 누구랑 닮은 거 같은데

 

[허임의 다급한 신음]

 

한가로이 저잣거리 구경할 때가 아니지 않소

 

(허임따라오시오

 

[딱새가 캑캑거린다]

 

저거 허임인데?

 

(딱새허임이 맞는데

 

[탄성]

 

아우야!

 

[작은 목소리로저기가 어디예요?

 

혜민서요저건 뒷문이고

 

(연경그쪽이 그일하는 데가 어디라고 했더라...

 

혜민서요헤라가 아니고 혜민서

 

(연경근데 왜 이렇게 몰래 가요?

 

뭐 죄지은 거 있어요?

 

(허임어허사람을 어떻게 보고

 

나 그런 사람 아니오

 

[허임의 헛기침]

 

일단은 갑시다

 

[흥미진진한 음악]

 

여기는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발각될 염려가 없소이다

 

내 잠시 다녀올 터이니 예서 기다리시오

 

(연경혼자요?

 

같이 안 가고?

 

혼자 두고 안 갈 테니 걱정 마시오

 

[어색한 웃음]

 

아니걱정은 누가 무슨

 

알았으니까 다녀와요

 

[헛기침]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하라 수술해야 될 시간에 내가 왜 여기 있니

 

[한숨]

 

[사이렌이 울린다]

 

(하라 모수술 시간에 수술할 의사가 이게 안 나타나는 게

 

이게 말이 돼요?

 

[황 교수의 헛기침]

 

그럼 우리 하라 수술은요?

 

또 미뤄지는 거예요?

 

아휴그럴 리가요

 

(황 교수우리 하라 양 상태도 불안정한데 미뤄지면 안 되죠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

 

저도 같이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연경대신 약속한 건 꼭 지켜

 

살리겠다는 약속

 

[하라 모의 한숨]

 

얘는 또 수술 중인가?

 

어째 이리 전화를 안 받아 그래아이고

 

[힘주는 신음]

 

가만있어 봐

 

근데 그놈은 어딜 간 거야?

 

아니감시를 하랬더니만 그새 쫓아내면 어떡해 그래?

 

어제 그렇게 가 놓고 전화 한 통이 없냐

 

[애잔한 음악] [한숨]

 

뭐야웬 꽃?

 

(재하예쁘지마음에 들어 하겠지?

 

나 주는 거 아니고?

 

아닌데?

 

이번엔 또 어떤 여자인데?

 

누굴 꼬시려고

 

[헛웃음 치며꼬시긴 누가

 

내가천하의 유재하가?

 

그냥 알아서 막 넘어오는데

 

(연경아유 [재하의 웃음]

 

(재하웃었다

 

[피식 웃는다]

 

웃으니까 이쁘다

 

너 일로 와?

 

[재하의 의아한 신음] (연경헤드록이나 한번 맞아

 

- (재하알았어알았어누나... - (연경안 되겠다?

 

[피식 웃는다]

 

그래이제 시작인데 뭐

 

[어두운 음악] (비서경찰서에 남아 있는 기록은

 

이름 허가임나이 서른 그게 전부랍니다

 

나머지 신원은 파악된 게 없답니다

 

허가임?

 

어떻게 풀려났대?

 

저쪽 병원 흉부외과 최연경 선생이 신원 보증을 하고 데려갔답니다

 

연경이가

 

알았어나가 봐

 

[의아한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허가임이라 [문이 탁 닫힌다]

 

[익살스러운 음악]

 

[중얼거린다]

 

[작은 목소리로막개야막개야!

 

막개야!

 

...

 

저놈이 귀를 먹었나

 

(막개허 의원님

 

허 의원님 일어나셨습니까?

 

막개야이놈아

 

참봉참봉허 참봉 나리 그만 일어나십시오!

 

[익살스러운 효과음내 그리 부르지 말라고 몇 번을...

 

저놈의 새끼저거

 

이씨

 

(막개간밤엔 또 어디서 주무셨대요

 

[문이 달칵 열린다아이살아 있으면 살아 있다고 기별이라도 해 줄 것이지

 

사람 애간장 다 녹여 놓고 [문이 탁 닫힌다]

 

하여간 오기만 해 봐 내가 아주 다리몽둥이를 그냥

 

(허임그 다리가 이 다리냐?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게 왜 네 다리야우리 참봉 나리 다리...

 

[막개의 놀라는 숨소리]

 

- (막개참봉 나리! - (허임

 

[막개의 힘주는 신음] [허임의 신음]

 

(허임아니그럼 관군이 쏜 게 아니면 누가 쏜 건데?

 

(막개그건 저도 모르죠

 

근데 화살을 두 대나 맞고 물에 빠졌다던데 멀쩡하시네요?

 

(허임그러니까 [막개의 의아한 신음]

 

(허임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내 서른 평생 살면서 은혜를 베푼 적은 많아도

 

누구한테 원한 산 일을 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고것은 난 모르겄고

 

하여간 의원님이 그렇게 내뺀 후에...

 

(허임어허

 

내빼긴 누가 내빼?

 

의원님이 그렇게 토낀 후에

 

(막개내의원이 완전히 쑥대밭이 돼 가지고

 

눈에 불 켜고 의원님 찾는다고 난리난리

 

잡히면 죽을까?

 

[부정하는 신음]

 

당장은 아니고

 

죽더라도 딴 데 가서 죽을 것 같던데

 

딴 데딴 데 어디

 

모르셨어요?

 

(막개왜 모르실까?

 

의원님 내빼고 난 다음 날

 

지금 왜적이 쳐들어와서 온 나라가 난리가 나 있는데

 

왜적?

 

[어두운 음악하면 전란이 터졌단 말이냐?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말 울음]

 

(파발꾼파발이오!

 

[헛기침]

 

그래서 그렇게 거리가

 

또 있다

 

눈에 불을 켜고 의원님 찾는 사람

 

[의미심장한 음악나를또 누가?

 

(연경) [한숨 쉬며아니왜 이렇게 안 와?

 

(진오뉘시오?

 

(허임유진오가 왜 나를...

 

우리가 그렇게 막 안 보인다고 찾아다닐 사이는 아닌데

 

(막개그렇죠아니죠

 

근데 의원님이 내빼고 난 다음 날

 

[무거운 음악혜민서로 가라니 그게 무슨 말씀...

 

너도 알다시피 허 의관 자리가 비어 있지를 않느냐

 

(찬성언제까지고 자리를 비워 둘 수도 없는 노릇

 

해서 널 보내기로 내의원에서 결정이 났다

 

(막개그날부터 혜민서는 아침에 와서 발자국만 찍고

 

온종일 향춘각에 틀어박혀서 술주정에 신세 한탄에어휴

 

화상도 그런 화상이 없답니다

 

내가 그런 천한 것들 피고름이나 빼자고

 

의원이 된 게 아니다

 

이러려고 내가 허구한 날 약재나 달이고 산 게 아니란 말이다!

 

[진오의 거친 숨소리] (기생나리

 

그자의 시신을 발견 못 했다 하지 않사옵니까

 

그래시신

 

(진오그렇지그놈이 보통 질긴 놈이 아닌데

 

그리 쉽게 죽었을 리가 없지

 

여봐라!

 

그날로 사람들 쫙 풀어서 찾는다고 난리난리

 

아니의원님 잡아다 앉혀 놓으면 자기는 빠져나갈 줄 알고

 

지금쯤 발자국 찍으러 올 때가 됐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뉘신데 여기 계시냐 묻지 않소?

 

[연경의 긴장한 숨소리]

 

(연경소녀이곳에 침 맞으러 온 환자... [익살스러운 음악]

 

병자이옵니다

 

병자라

 

여염집 규수가 이런 천한 곳에 올 리는 만무하고

 

(진오얼굴이 반반한 걸 보아하니 기녀더냐?

 

향춘각에서 본 적이 없는 얼굴인데

 

혹 새로운 년이냐?

 

[헛웃음]

 

(진오아니면 운종가의 은월각?

 

좀 멀리 매월당?

 

말해 보거라어느 기방 소속이더냐?

 

(연경아니에요기생 아니라고요

 

[헛웃음 치며그런 데 다니는 게 뭐 자랑이라고

 

그리고 나 알아요?

 

언제 봤다고 다짜고짜 반말에 욕이에요?

 

사과하세요

 

[연경의 한숨]

 

사과하라는 말 안 들려요?

 

잘못했소

 

무례를 범했다면 용서하시오

 

[한숨]

 

그럼 소녀

 

이만 가 보겠사옵니다

 

[살짝 웃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가쁜 숨소리]

 

아니여기서는 툭하면 다 기생이래

 

[헛웃음]

 

조선에서까지 이놈의 인기는

 

(남자8) 허 의원님은 오늘도 감감무소식이네

 

- (남자9) 그러게 말이야 - (남자10) 그려 [밝은 음악]

 

(남자9) 사람들환자들이 저렇게 많이 몰려오는데

 

[남자9의 한숨] (남자8) 아이고살아는 계시는지

 

[힘주는 신음] (막개또 내빼시게요?

 

그럼 여기서 그냥 잡혀?

 

전쟁에 끌려가서 개죽음당할 게 뻔한데

 

...

 

그럼 저도 얼른 짐 챙겨서... [허임의 만류하는 신음]

 

네가 왜 따라와?

 

나 따라다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넌 여기서 의술이나 배우고 있어

 

(허임내 잠잠해지면 다시 기별할 터이니

 

[막개의 다급한 신음]

 

(막개꼭 기별 주셔야 합니다

 

이놈 기다립니다

 

[애잔한 음악]

 

(허임그래

 

!

 

그 아이는 어찌 되었느냐?

 

그 아이누구...

 

연이요?

 

...

 

[숨을 들이켠다]

 

(권지막개 이놈!

 

[경쾌한 음악너 또 여기 있지!

 

너 지금 몇 시인데 아직 게서 그러고 있는 게야?

 

썩 안 나올래?

 

[개운한 신음] [방귀를 뿡 뀐다]

 

[몽환적인 음악] [괴로운 숨소리]

 

[살짝 웃는다]

 

[허임의 힘주는 신음]

 

[괴로운 숨소리]

 

[경쾌한 음악]

 

[아파하는 신음]

 

[괴로운 숨소리]

 

[숨을 하 내뱉는다]

 

뭘 처먹은 게야!

 

(권지아니주인도 없는 방을 맨날 아침저녁으로 쓸고 닦고

 

이놈아그런다고 허임 그 양반이 퍽이나 알아주겠다

 

아이그렇죠그 양반...

 

아이그 나리가 뭐 알아주는 나리는 아니죠

 

[익살스러운 음악] (막개어찌나 사람이 인정머리가 없고

 

자기밖에 모르는지

 

[막개의 멋쩍은 웃음]

 

(권지빨리 나와바빠 죽겠어!

 

(막개 [권지의 헛기침]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연경금방 온다던 사람이 왜 이렇게 안 와

 

(남자11) 이보게자네 어찌 이러는가?

 

정신 좀 차려 보시게?

 

(아이2) 아버지

 

아버지어찌 이러셔요아버지!

 

아버지

 

(남자11) 이보시오병자가 쓰러졌소!

 

[문을 쿵쿵 두드리며문 좀 열어 주시오!

 

이보시오문 좀 열어 주시오 [아이2가 흐느낀다]

 

의원님을 좀 불러 주시오!

 

이보시오병자가 쓰러졌소

 

문 좀 열어 보시오!

 

병자가 쓰러졌소 아문 좀 열어 보시오!

 

의원의원을 불러 주시오!

 

[무거운 음악이보시오병자가 쓰러졌소

 

[새가 지저귄다] [진오의 한숨]

 

그 여인침 맞으러 왔다더니 그냥 갔나

 

[문이 삐걱 열린다]

 

[한숨]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천한 것들

 

[진오가 혀를 끌끌 찬다]

 

"혜민서"

 

(남자11) 아니나오라는 의원님은 안 나오시고 웬 아씨가

 

[어두운 음악]

 

(아이2) 아버지

 

(남자11) 혹시 의녀시오?

 

제가 병자를 좀 보겠사옵니다

 

[남자11의 다급한 숨소리]

 

[환자2의 괴로운 숨소리] - (아이2) 눈 좀 떠 보세요아버지 - (남자11) 얘야일어나 봐라?

 

[환자2의 괴로운 숨소리]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사람들이 술렁인다]

 

(연경기흉

 

[한숨]

 

이대로 두면 환자 곧 사망합니다

 

응급 처치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아니저 여인 저기서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의 의아한 신음]

 

[사람들이 술렁인다]

 

어허...

 

멋대로 약조를 어긴 건 그대요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날카로운 효과음]

 

(남자12) 뭐여지금 사람 몸에 칼을 대려는 거여?

 

이 여자 미친 거 아니오?

 

(남자11) 아니그쪽 의녀 맞아?

 

아니지혹시 왜놈 첩자 아니여?

 

[사람들이 호응한다]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여자3) 어떡해

 

(허임미쳤소?

 

지금 장난하시오?

 

조용히 뒤로 물러나 계시오

 

[흥미진진한 음악]

 

[환자2의 괴로운 숨소리]

 

(남자12) 워메허 의원님이여

 

허 의원님이랑께!

 

[사람들이 기뻐한다] (남자11) 아유아이허 의원님이 맞네

 

(남자12) 아이허 의원님 어디 갔다 이제 오셨대요

 

어허조용!

 

(허임폐가 공기의 압박을 받고 있어 숨이 차고 흉통이 심한 것 같소

 

병자에게 시침을 좀 해야겠소

 

병자를 잠시 일으켜 주시오

 

[허임의 힘주는 신음]

 

[환자2가 심호흡한다]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아이2) 아버지

 

[사람들이 기뻐한다]

 

(남자12) 역시 우리 허 의원님이여!

 

[남자12의 웃음]

 

의원님이 왜 저기...

 

[허임의 힘주는 신음] [잔잔한 음악]

 

어쩌시려고요

 

막개 넌 병자를 안으로 옮겨 방에 눕히고

 

(허임의녀에게 돌옷을 진하게 달여 먹이라 이르거라

 

의원님

 

(남자12) 아이고지금까지 어디 계시다 이제 오셨대요

 

지들 눈이 빠지게 기다렸는디

 

(남자13) 아휴오늘은 그 허 의원님이 봐 주시는 거죠?

 

또 어디 안 가시는 거죠?

 

혜민서 의관 허임 오래 자리를 비워 송구합니다

 

암요암요

 

의원 된 자로서 어찌 병자들을 두고 발길을 돌리겠습니까

 

[사람들이 호응한다]

 

(허임근데 제가 긴 출타 중에 이제 막 돌아와서

 

제 행장을 풀지 못한 터라

 

채비를 하고 다시 나올 터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사람들이 호응한다]

 

[허임의 떨리는 숨소리]

 

제정신이오?

 

대체 어쩌자고 거기서 나서시오나서길

 

그럼 의사가 돼서 죽어 가는 사람을 보고만 있어요?

 

여기가 어디인 줄 잊었소?

 

여인네가 남정네 몸에 함부로 손만 대도 경을 치는데

 

감히감히 칼...

 

[허임의 한숨]

 

예서 그런 걸 꺼냈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감이 안 잡히냐는 말이오

 

당신은요?

 

그때 왜 그랬는데?

 

클럽 앞에서 사람 쓰러졌을 때

 

병원에서 오하라 쓰러졌을 때 [차분한 음악]

 

그때 왜 달려들었는데?

 

[한숨]

 

그 덕에 거기서 미친놈 취급을 받았고

 

여기서는 내가 죽게 생겼소

 

(허준그놈이 벌써 왔단 말이냐? [무거운 음악]

 

- (검은 사내? - 제 발로 왔을 리는 없고

 

그놈 거기서 뭔 짓을 하고 다니길래

 

한데 웬 여인과 같이 온 것 같습니다

 

여인여인이라니?

 

언뜻 양반집 규수 차림새이긴 하나

 

행동거지로 봐서는 아닌 것도 같고

 

여인과 같이 왔다?

 

(진오내 뭐랬느냐 그놈이 살아 있다 하지 않았느냐

 

요 손가락열 손가락 하나 상하지 않게 고이 데려와야 된다

 

(충호나리

 

[진오의 한숨]

 

허임이

 

내 네 이름이 이리 반가울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구나

 

"주막"

 

[문이 달칵 열린다] (주모아이고아주 그냥 더럽게 쓰고 그냥

 

어휴그냥

 

아이고아이고 아이고이게 누구야

 

- (주모허 의원님 아니시오? - (허임!

 

(주모) [작은 목소리로그래그렇지

 

그렇게 쌓아 놓고 억울해서 눈 못 감지

 

어허말을 해도 꼭

 

- (주모? - 아는 척하지 마

 

(허임아는 척하지 마 [주모가 중얼거린다]

 

[허임의 헛기침] (주모?

 

- (주모아니근데 - (허임아니야아니야

 

이 아씨는 뉘시래요?

 

그 아씨에게 주막이 뭔지는 아냐고 여쭤봐 주시게

 

(주모?

 

(연경잘 아니까 걱정 마시라고 답해 주게

 

(주모?

 

[익살스러운 음악하도 예측을 불허하는 여인이시라

 

(허임같이 다니다 또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니

 

예서 쉬고 계시라 전해 주시게

 

아예 버리고 가시지?

 

라고 전해 주게

 

그렇지 않아도 고심 중이라고 전해 주게

 

[연경의 황당한 웃음]

 

뒤끝이 만리장성!

 

이라고 전해 주게

 

[주모의 멋쩍은 웃음]

 

(주모아니진짜 이 양반들이 진짜 날 놀리나그냥참 나

 

[허임의 헛기침] [주모의 힘주는 신음]

 

(주모어이아씨

 

[문이 달칵 열린다]

 

들어오셔

 

들어와

 

이봐요미쳤어요?

 

(연경이 인간이 보자 보자 하니까 지금 [허임의 아파하는 신음]

 

(허임고맙다는 말은 안 해도...

 

(연경이런 미친 새끼

 

억울했겠네

 

(주모아씨 [문이 달칵 열린다]

 

 

저 주문 안 했는데요

 

(주모이거 [주모의 힘주는 신음]

 

허 의원님이 가시면서 한 상 잘 차려 올리라고

 

신세 갚을 게 있다나 뭐라나

 

이 말을 꼭 전해 달라던데?

 

(주모)

 

(연경밥 샀으니까 이걸로 어제 일은 퉁 [잔잔한 음악]

 

아니근데 허 의원님하고는 무슨 사이시래요?

 

(주모좀 뭐그렇고 그런 그런 사이인가?

 

(두칠주모주모 안 계시오!

 

(주모진짜중요할 때

 

갑니다요

 

이거 드시고 계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그러게

 

어떤 사이인가

 

(주모그래뭘로 드릴까?

 

- (두칠여기 탁배기 네 사발하고 - (주모

 

(두칠국밥은 세 개만 주시오

 

[딱새의 의아한 신음] (주모

 

얼른 대령할 테니까 잠깐만 계시오

 

아니사람이 네 명인데

 

봤으면 뒤를 밟아야지

 

거기서 나한테 오면 나보고 어쩌라고

 

어휴갑갑해 죽겄네정말

 

성 오늘 밥 먹을 자격 없으니께 굶어

 

언능 너한테 알려야 쓰겄다 생각이 먼저 드는 걸 어째?

 

(딱새내 몸이 하나인 걸 어째?

 

그렇다고 밥을 뺏고 지랄이야

 

아이고엄니

 

(두칠아이고엄니아휴

 

이 쥐새끼 같은 놈 [어두운 음악]

 

그려이것은 하늘이 내게 준 기회제

 

그 개잡놈의 새끼

 

이번에 내 손에 제대로 뒈지는 거야

 

[한숨]

 

[쓸쓸한 음악그때 의원님 가시고 난 뒤에 아이가 그만 혼절해 가지고

 

아비가 손도 못 대게 하고 업고 갔는데

 

아마 죽었을 거라고 다들...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연경의 신음]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파하는 신음]

 

[연경의 거친 숨소리]

 

(주모아씨

 

[다급한 숨소리]

 

왜요?

 

(주모아니필요한 게 있으면 부르시지 왜 나오신대요?

 

[익살스러운 음악왜요?

 

괜찮으세요?

 

여기 화장실이 어디예요?

 

화장?

 

뒷간요뒷간

 

뒷간뒷간

 

(주모요강 단지 뒀는데

 

그냥 기왕 나오신 거 일로 일로일로 돌아가시면 돼요

 

혹시 물티슈...

 

뭐라는 거야

 

[멋쩍은 웃음]

 

아니요고맙습니다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괴로운 신음]

 

(주모아휴바로 여기인데 이건 좀 벗고 가지그냥

 

[딱새의 의아한 신음]

 

(주모그냥 요강에다가 좀

 

[의미심장한 음악아이고

 

봤는데?

 

(딱새허임이랑

 

여인!

 

- (두칠확실혀? - (딱새확실혀

 

(딱새허임이 저 여자

 

요로코롬 해 갖고 데려가는 거 내가 봤어

 

옷도 딱 저 옷이었어

 

[문이 달칵 열린다] (두칠밥 먹어

 

[딱새가 살짝 웃는다허임 이 새끼

 

이제 너 꼬리 밟혔다

 

[파리가 윙윙 날아다닌다]

 

[난감한 한숨]

 

[연경의 힘주는 신음] [풍덩 소리가 난다]

 

(두칠아씨

 

우리 쪼까 얘기 좀 할라요?

 

(연경누군데 내 앞을 막아서느냐?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것이냐?

 

별건 아니고

 

그 개잡놈 지금 어디 있소?

 

개잡놈?

 

그것이 누군데?

 

허임이 그놈!

 

돈 많고 높으신 양반네들한테는 슬슬 기고

 

(두칠돈 없고 불쌍한 병자들은 나 몰라라 하는

 

그 개잡놈의 새끼 말이여

 

[헛웃음]

 

이봐요

 

당신이 뭔데 말을 막 해요?

 

(연경그 사람은 혜민서에서

 

가난한 병자들을 돌보는 훌륭한 의원인데

 

 [두칠의 헛웃음]

 

[두칠의 어이없는 웃음]

 

[딱새의 헛웃음] (두칠완전 환장하겄네

 

이 아씨가 뭘 잘 모르시네

 

순진한 혜민서 병자들이

 

'아이고허 의원님허 의원님하니께

 

아씨도 깜빡 속아 분 모양인디 말이여

 

고놈의 새끼가 얼마나 낮 다르고 밤 다른

 

두 얼굴의 개잡놈의 새끼인지 한번 들어 보실라요?

 

[의미심장한 음악]

 

내 너희들이 많이 그리웠다

 

[흡족한 웃음] (두칠그놈이 그런 놈이라고

 

돈만 밝히는 개잡놈!

 

[헛웃음]

 

말도 안 돼

 

그다음 날로

 

그 행랑채 병자 저세상 가 버렸소

 

(두칠평생을평생을 뼈 빠지게 종노릇하다가

 

의원 손길 한 번 못 받고

 

피눈물 흘리면서 그렇게 눈감았다고

 

아시겄소?

 

아이씨

 

긴말할 거 없고

 

딱 보아 하니께 귀한 집 그아씨인 거 같은데

 

괜히 흉한 꼴 보기 싫으면 고놈 간 곳 빨리 대시오

 

난 몰라요

 

(연경그냥 여기서 기다리라는 말만...

 

(두칠정말 이 자식이

 

말로 하면 안 되겠구먼

 

얘들아뭐 하냐아씨 뫼셔라

 

[긴장되는 음악] - 아이고왜 이래아유왜 이래! - (딱새일로 와

 

- (딱새들어와 - (주모왜 이래진짜

 

[노비들의 당황한 신음]

 

(주모이 인간들이 그냥!

 

(딱새요 아씨가 보통 아씨가 아니네

 

(두칠그래 봤자 아씨지

 

뭐 무예를 하겄어무기를 쓰겄어?

 

시간 없어얼른 잡아! [주모의 당황한 신음]

 

[딱새의 의아한 신음]

 

오지 마오면 쏜다

 

- (두칠뭐여이게? - (딱새뭐여...

 

(두칠뭐여?

 

(연경아줌마눈 감아요

 

[노비1의 힘주는 신음]

 

[연경의 비명] [노비들의 비명]

 

[웅장한 음악]

 

[노비들의 비명]

 

[연경의 다급한 숨소리]

 

[연경의 신음]

 

[연경의 거친 숨소리]

 

[차분한 음악]

 

너 괜찮니? - 

 

[연경의 힘주는 신음]

 

어디 다친 데 없어?

 

괜찮아요 - (연경

 

[긴박한 음악]

 

(주모내가 일러 주는 대로 쭉 가시오

 

거기 가면 허 의원님이 있을 거요

 

[새가 지저귄다] [긴장되는 음악]

 

(허임아이깜짝이야

 

아이처자가 여긴 왜어떻게 알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쫓아와요

 

쫓아오긴 누가...

 

(노비2) 저 저기저기 있다저기

 

(두칠저 자식이 [딱새의 다급한 신음]

 

(두칠거기 있는 거 아니께 문 열어

 

좋은 말 할 때 문 열어이 새끼야!

 

[문이 쿵쿵 흔들린다거기서 조신하게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소?

 

(허임당최 말을 안 듣고

 

(연경근데 혜민서로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병자들이 기다린다고?

 

(허임지금 병자가 대수요?

 

- (허임내가 죽게 생겼는데 - (두칠문 열어이 새끼야!

 

(두칠좋은 말로 할 때 문 열어이 새끼야!

 

얼른 문 열어이 새끼야!

 

[기합]

 

[연경과 허임의 놀라는 신음]

 

(두칠쥐새끼 같은 놈

 

참말로 쥐새끼마냥 여기 숨어 있었네

 

하여튼 우리 허 의원최고야최고

 

[두칠의 웃음]

 

(허임) [헛기침하며그래그래수고가 많다

 

병판 나리께서는 쾌차하셨고?

 

(두칠아따엄청시럽게도 받아 처드셨네

 

참봉 녹봉이 쥐꼬리만 하다더니

 

밤마다 그러고 마실 댕긴 보람이 있었구먼?

 

참봉?

 

(두칠그랑께 허 참봉 나리께서

 

요거를 챙기려고

 

아씨까정 버리고 혼자 토끼셨구먼

 

(허임) [말을 더듬으며무슨오해다

 

아니그건 오해요

 

[어색하게 웃으며나 진짜 그럴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

 

진짜 오해요

 

(두칠하긴임금님 능멸한 죄로 관군들한테 쫓기는 판에

 

일단 나부터 살고 봐야제

 

의원도 사람 새끼인디안 그렇소?

 

어허무슨오해라니까!

 

오해요

 

(두칠근데 그렇게는 안 되겄소

 

나가 우리 엄니한테 약조한 게 있거든

 

울 엄니 눈감으면

 

허임이 네놈 모가지 영전에 바치겄다고

 

그럼 그 행랑채 병자가

 

[어두운 음악]

 

[허임이 소리친다] [기생들의 비명]

 

(허임이리 오너라!

 

이 자식이

 

우리 엄니 내팽개치더니 저 지랄을 하고 있네

 

찢어 죽일 놈의 새끼...

 

(딱새아우야! [두칠의 성난 숨소리]

 

아우야!

 

!

 

엄니

 

엄니가 뭐?

 

엄니가 지금

 

네가 양반네들 뒷구녕 빤 돈으로

 

(두칠기생 끼고 술 처마시는 동안

 

침 한 방 못 맞고 돌아가신 불쌍한 우리 엄니

 

네 모가지로 피눈물은 닦아 드려야제

 

안 그러냐?

 

가져와

 

뭐 하냐?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허임의 놀라는 신음]

 

(두칠내 손에 더러운 네놈 피는 묻히기는 싫고

 

시커멓게 탄 목도 목은 목이니께

 

아씨한테는 참말로 미안하게 됐소

 

근데 뭐 어쩌겄소?

 

잘 가시오

 

그라고 조금 있다 우리 엄니 만나면

 

나가 너무 보고 싶어 한다고 꼭 전해 주고

 

잘 가라

 

개잡놈의 새끼야!

 

[어두운 음악]

 

[연경의 다급한 숨소리]

 

(허임이보오! [문을 쿵쿵 두드린다]

 

두칠아두칠이 이놈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허임과 연경의 당황한 신음]

 

- (연경저기요아저씨! - (허임이보오!

 

[문을 쿵쿵 두드린다] (허임두칠아이보오!

 

- (허임문 여시오에이씨 - (연경저기요!

 

[두칠의 웃음]

 

뭐여?

 

[긴장되는 음악]

 

안에 든 자가 허임이 맞느냐?

 

관군은 아닌 것 같고 왜 묻소?

 

(허임밖에 누구 없소이까!

 

[허임의 다급한 신음] [연경의 힘주는 신음]

 

(연경) [문을 쿵쿵 두드리며이봐요저기요아저씨!

 

(허임두칠아문 열거라두칠아!

 

문을 부숴라 - 잠깐!

 

그쪽 사정이 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허임 이 새끼는 내가 먼저 잡았는디

 

(충호뭐 하느냐열어라!

 

[충호 부하들이 대답한다] (두칠너희들은 뭐 하냐막아야지!

 

[소란스럽게 싸운다]

 

(딱새이놈의 새끼!

 

[연경의 다급한 신음염병

 

(연경저기요사람 살려요!

 

어떻게 좀 해 봐요

 

내가 뭘 어떻게...

 

그러면 여기서 이대로 죽어요?

 

난 그렇게 못 해요

 

어떻게 남자가 옷고름 맬 줄이나 알지

 

(허임뭐 하시오뭐 하시오! [연경의 다급한 숨소리]

 

[연경의 힘주는 신음]

 

[연경의 힘주는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두칠날 죽이고 문 열어!

 

[연경의 비명]

 

[소란스럽게 싸운다]

 

(두칠꼭 막아야 돼야 [노비들의 거친 숨소리]

 

우리 엄니 약조 지켜야제!

 

(딱새오야아우야걱정 말거라

 

내가 막아 줄게!

 

[노비들의 기합]

 

[연경의 힘주는 신음]

 

[무거운 음악]

 

[허임의 당황한 신음]

 

안 돼

 

[힘주는 신음]

 

[다급한 신음]

 

안 돼안 돼...

 

[허임의 다급한 신음]

 

[허임의 다급한 신음] (허임안 돼안 돼

 

(연경미쳤어요당장 그만 안 둬요?

 

[연경의 힘주는 신음어떤 돈인지 아시오?

 

(허임비키시오!

 

[연경의 아파하는 신음]

 

(연경당신 뭐 하는 사람인지 잊었어?

 

의사한테 손이 생명인 거 몰라요?

 

저 돈보다 당신 손이 더 중요하다고!

 

[거친 숨소리]

 

[쩍 갈라지는 소리가 들린다]

 

[극적인 음악]

 

[허임의 비명] [연경의 놀란 신음]

 

[두칠의 기합]

 

[두칠의 아파하는 신음]

 

[충호의 힘겨운 신음]

 

뭐야어디 갔느냐!

 

[두칠의 거친 숨소리]

 

(두칠어디 갔어?

 

어디 갔어?

 

분명히

 

분명히 내가...

 

이 개잡놈의 새끼 어디 갔냐고!

 

어디로 사라졌냐고!

 

(연경머리야

 

[거친 숨소리]

 

여기 서울이야?

 

[감격한 숨소리]

 

돌아온 거야?

 

[연경의 기뻐하는 탄성]

 

[놀란 신음]

 

[연경의 거친 숨소리] (허임아이여긴 어디요?

 

우리가 왜 여기 있는 것이오?

 

[허임의 다급한 신음]

 

(연경그걸 나한테 물어요?

 

서울이에요서울

 

서울이야!

 

거기 두 분괜찮으세요?

 

저희 좀 꺼내 주세요

 

[흥미진진한 음악]

 

(연경왜 돌아와도 이런 데...

 

[연경의 한숨] (허임그래도 돌아온 게 어디요

 

조금씩 힘을 내 봅시다 [연경의 힘주는 신음]

 

[연경의 괴로운 신음]

 

[허임과 연경의 힘주는 신음]

 

내 골반

 

[중얼거린다]

 

아스팔트

 

미세 먼지

 

[휴대 전화 벨 소리]

 

[거친 숨소리]

 

 

민재야!

 

(민재오하라가 선배 올 때까지 수술실 안 들어가겠다고 버텨 가지고

 

지금 난리 났거든요?

 

[허임의 놀라는 신음]

 

[타이어 마찰음] (허임나도 데리고 가시오나도

 

나도 데리고 가시오?

 

나도 데리고 가시오

 

병원에서도 연락 두절이어서 핸드폰 위치 추적 좀 해 볼까 해서요

 

[헛웃음]

 

아니요안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허임잠깐 멈추시오!

 

[차분한 음악그 소녀꼭 살리시오

 

[한숨]

 

이것이 무엇이냐?

 

(충호광에 남아 있던 것인데

 

허임과 함께 있다 사라진 여인이 신고 있던 신발 같습니다

 

여인?

 

허임 그자가 여인과 같이 있었단 말이냐?

 

혜민서에서도 같이 있는 걸 목격한 자들이 있습니다

 

혜민서

 

[어두운 음악]

 

찾아야 할 사람이 하나 더 늘었구나

 

(검은 사내그 여인이 떨어뜨리고 간 물건입니다

 

한데 안에 든 것들이...

 

하면 그곳의 여인을...

 

이놈이 어쩌자고

 

[긴장되는 음악]

 

[연경의 다급한 숨소리]

 

내의원이 완전히 쑥대밭이 돼 가지고

 

눈에 불 켜고 의원님 찾는다고 난리난리

 

허임이 네놈 모가지 영전에 바치겄다고

 

[한숨]

 

다신 안 돌아간다

 

[허임의 놀란 숨소리]

 

그래

 

이제야 알았다

 

내가 이곳에 온 연유를

 

천출도

 

전란도 없는 이곳에서

 

이뤄 보지 못한 꿈을 마음껏 펼쳐 보라는 하늘의 뜻이다

 

[흥미진진한 음악]

 

(허임이제부터 저기가

 

나의 궐이다

 

(허임실력이 뛰어나면

 

여기 한의사가 될 수 있소?

 

(환자3) 아이씨!

 

(연경꿈 한번 꾼 거야별거 아니야

 

(명훈어떡하긴

 

그 녀석을 빨리 찾아내서 잡아 처넣어

 

(허임방금 뭐라 했소?

 

(연경여기 당신 같은 의사 필요 없어요

 

당신 같은 사람은 의사 하면 안 되지

 

(허임이리 오너라!

 

어르신저 왔습니다요

 

(하라그 아저씨랑 어디 갔다 온 거죠?

 

(연경그거 내 옷 [허임의 놀라는 신음]

 

(허임두고 보시오

 

내 그대 도움 없이도 이곳에서 보란 듯이

 

번듯한 의원으로 살아 볼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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