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6
파스타 6부 ∥ 20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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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 2-1층 연결계단
김 산, 올라가 보려던 차에
잡아끌고 계단 끝에 멈춰서는 최현욱, 설대표, 본다.
둘, 서로 잡아먹을 듯 으르렁 거린다.
유경, 허겁지겁 따라 나와 어쩔 줄 모르고 선다.
유경 쉐프..
연회룸에 있던 요리사들, 직원들도 우르르 나와 둘을 지켜본다.
설대표 내 식당이야. 내 맘이야. 내가 뭘 하든, 돈을 받든 안받
든, 돈을 주든 안 주든 내꺼라고. 내가 니 사장이라고?! 정
신차려 이 요리사시키야!!!!
최현욱 (빤히 본다) 당신, 해고야.
설대표 ?!!! 이런 미친!!
김 산 (위에 두 사람과 시선)
최현욱 유 퐈이어드.
설대표 (표정) !
김 산 (표정) !
유경 (표정) !
설대표 누,누가 누굴 짤러?! (기가 막히다) 내가 갑이고 당신이
을이야!!!
누구더러 나오라 마라야?!! 칼질은 주방에서나 하라고--!!
최현욱 레스토랑을 살리는 게 당신 자리야. 사장이면 사장답게
굴어.
혼자 천만 원짜리 계란 프라이 해 잡숫지 말고.
(할 말 다했다. 거침없이 내려가고)
설대표 (하!!!) (아래 김 산과도 시선) !!!!
최현욱 (1층에 내려선다)
김 산 (일부러 최현욱과 마주선다)
최현욱 (본다)
김 산 (꿈쩍 않고)
최현욱 좀 비켜주시죠. 손님.
김 산 (알 수 없는 표정. 비켜선다. 툭.) 3프로.
최현욱 (멈춰 선다)
인써트> # 주차장
김 산 홀은 물론이고 주방까지 개판이라면 97%가 당신 탓
이고 3%가
다른 사람 탓입니다.
최현욱 왜 내 주방, 내 식당에 그토록 관심이 많으신데요?
당신 거라도 돼?
둘, 팽팽한 시선.
김 산 3프로일 뿐이라고요.
최현욱 예. (여유 있다) 손님은 왕 님. (꾸벅. 가고)
김 산 (표정)
서유경 (가는 최현욱 뒷모습 보다, 옆에 설 대표에 시선)
(콧김 새진다. 식 식 눈에 힘주고, 뭐라 따지려는데)
설대표 (아랑곳 않고, 서둘러 계단 내려간다)
(김 산 앞에 선다. 식은 땀, 어쩔 줄 모르고 섰다)
김 산 (빤히 본다)
설대표 아 저기!!
김 산 요리사님!
설대표 (돌아본다) !!
유경 (하필 이때) 왜요?
김 산 오늘 식사는 아주 훌륭했어.
배속이 놀랠 정도야.
유경 (뭔 소린가?!)
김 산 그럼. (가고)
설대표 (울상으로 따라간다) 손님. 손님-
유경, 혼자 남는다.
몇 계단 내려오다, 계단참에 걸터앉는다.
잠시 멍해진다.
씬2. 2층 난간
연회룸에 있던 요리사들, 홀 스탭들은 모두 난간에 붙어 시선으로
설대표의 동선을 따라간다.
주르륵 난간으로 서 아래 홀을 내려다본다. 웅성웅성 분위기 속에
민승재 대체 식당이 어떻게 될라고?!!
부주, 쉐프가 사장을 해고하고 말이 되요?
금석호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
한상식 쉐프는 사람 못 잘라서 환장했나봐?!
금석호 (대꾸 않고, 아래로만 시선)
씬3. 홀
김 강이 자리를 비운 테이블.
김 산 혼자 앉아 생각에 빠져있다.
설 대표,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어쩔 줄 모르고 서성대며, 김 산을
신경 쓰지만
김 산, 설 대표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는다.
-금석호의 시선, 심난해진다.
씬4. 주방
필립, 홀로 스토브 앞에서 빈 프라이팬에 와인 붓는다.
촤악 격렬하게 이는 불꽃.
그날 쓴 칼들 세척 후 조리대 행주 위에 정렬되어 있는 모습.
난데없는 짝, 짝, 짝, 박수소리.
필립 (돌아보면)
김 강 (또각 또각 걸어 들어오며) 파스타, 좋았다고 인사하러
왔어요.
필립 (불 끄고) 감사합니다.
김 강 (옆쪽 조리대에 비스듬히 기대 둘러본다) 주방 분위기
참 좋네요.
칼도 있고. 불도 있고. 정열적이라고나 할까?
필립 위험합니다. 그만 나가주실까요?
김 강 (필립에게 한걸음 다가서려다) 저기 끝나고 바(뻐요? 하
려는데)
주방 바닥 배수구 구멍에 하이힐이 걸려 휘청.
김 강 (아슬아슬 팔 휘젓는다. 다급) 어 어 나 좀! 나 좀!!!
김 강 잡아줄 틈 없다. 뜨거운 팬과 칼부터 치우는 필립.
철푸덕. 주방바닥에 나자빠지는 김 강. 물기 쩍쩍 들러붙는다.
김 강 아이씨.. (울상)
필립 (배수구에 끼인 하이힐 한 짝 뽑아든다)
김 강 (겨우 일어나 앉는데)
필립 (김강 앞에 한쪽 무릎 꿇고 앉아 벗겨진 하이힐 신겨준
다)
(퉁) 주방은 위험한 곳입니다. 이런 거 신고 왜 들어오십니
까.
김 강 (!!! 와중에 설레어 입이 벌어진다)
씬5. 2층 계단참
유경, 혼자 벙 앉았다가
깡 총 깡 총 두, 세 칸씩 자빠질 듯 계단 내려간다.
누명을 벗은 것!!! 믿기지 않는다.
씬6. 카운터. 입구
계단에서 복도로 들어서는 유경.
쉐프룸 쪽으로 돌아서려는데
카운터 입구 서있는 유경부 발견.
유경 (놀래) 아,부지 !!?
유경부 (시선) !!
씬7. 라스페라 밖
유경부 (식 식 거친 숨으로 유경 본다)
유경 왜 또-?
유경부 다 때려 치고 집에 와서 짬뽕이나 만들어.
유경 !!
유경부 짬뽕이 어때서? 짬뽕이나 파스타나?!
유경 나한테 짬뽕하고 파스타는 아부지한테 아들하고 딸 차이
거든?
유경부 (본다)
유경 엄청 나지? 차이 엄청 나지 그지?
유경부 쳇. (돌아서 가고)
유경 가?
유경부 가지 그럼.
유경 왜 왔어 근데?
유경부 (대꾸 않고. 뒷모습만 보인다)
유경 왜 온 거야 대체?!
씬8. 쉐프룸 복도
유경부E 돈 천만 원을 준 니가 더 잘못이지 이 양아치 시키!
무조건 나 찾아와. 고생하는 내 딸년 찾아가지 말고, 알았
어?!!
혼자 맘대로 들어와 식 식 기다리고 선 광태
‘유경반점’ 짬뽕집 명함 본다.
광태 하!! 유경반점은 무슨 얼어 죽을!!! (보고 섰는데)
최현욱 쉐프룸으로 오려다 식식대고 선 광태 본다.
최현욱 마침 잘 왔네.
광태 (돌아보고) !
최현욱 이자까지 쳐서 받어. 돌려줄 거다 당신 돈.
광태 돌려준다고?! 누가!!?
최현욱 다시 보지 말자 우리.
광태 (들고 있던 명함 얌전히 최현욱 상의 호주머니에 꽂는
다. 위협적)
헤어지자 소리 그렇게 쉽게 나오면 안 되지..
(버럭) 누가 돈 달랬냐고-!!
최현욱 (조용히 명함 꺼내 들어본다) 꺼져.
광태 !!!!!!
씬9. 도로. 버스 안 (밤)
차창으로 야경불빛이 물처럼 흐른다.
유경 오늘 하루 일이 꿈만 같다.
신호에 걸린 버스 창으로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본다.
떠오르는 회상...
최현욱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
내 주방에서 일 못 해 너는.
서유경 !
최현욱 같이 건너갈래? 다시 안 볼래? 결정해.
서유경 (반대편 신호 본다. 식식 숨 거칠어지고)
신호 바뀌고, 횡단보도를 출발해 넘어가는 버스
씬10. 도로 현욱의 차 (밤)
피곤해 보이지만 편안해진 얼굴로
운전하는 현욱.
씬11. M오피스텔 로비 (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유경, 걸어오는 현욱을 본다.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하는데 입이 안 떨어진다.
표정없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현욱 문이 열리자 탄다.
따라 타는 유경.
씬12. 엘리베이터 (밤)
조 용 하 다..
엘리베이터 안.
숫자판 보고 말없이 나란히 서있는 둘.
최현욱 우리 손님들 다 당뇨있다 생각하고,
피클 만들어.
유경 쉐,..쉐,프 (좋아서)
최현욱 (앞만 보고)
유경 (슬그머니, 쑥스럽게 손 들어 보인다. 겸손한 엄지손가
락)
최현욱 누명 벗겨줘, 프라이팬 잡으래, 피클까지, 겨우 그거?
유경 최고에요 쉐프!!!
최현욱 (빤히 본다) 안 통해. 역시. 아부는. (하는데)
유경 (최현욱 볼에 불시에 뽀뽀하고 떨어진다)
최현욱 (당;황)
유경 (저도 당;황) 못 참겠어서.. 너무 좋아서,.
최현욱 !!!!!!!!!!
10층 앨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열린다.
씬13. 1001호-2호 복도 (밤)
에서 보이는 두 남녀.
최현욱, 예상 밖의 사태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유경, 당황, 긴장한 채 빤히 최현욱 보다,
걸음아 나살려라 뛰쳐나와 복도를 무섭게 달려간다.
최현욱 (문 닫히려 하자, 오픈 버튼 누르고, ..
천천히 걸어 나온다)
서서히 다가가는 최현욱.
1001호 앞, 유경 모습 보인다.
유경, 최현욱을 도저히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는데 서두르는 탓에 쉽게 찾을 수가 없다.
뒤에서 유경 어깨위로 척 올려지는 손.
유경 헉!! (최현욱이다)
최현욱 (뭐라 말 하려는데)
유경 (헉, 뒤돌아 다시 달려 복도로 간다)
최현욱 !!!!
쥐구멍 찾는 사람마냥 허둥지둥 뛰어다니다, 엘리베이터도 마다하
고
비상구 문 열고,
씬14. 비상계단 (밤)
뜀박질보다 더 빨리 뛰는 심장.
유경 어 어 어 어 어뜩케에 미쳤어?! ( 헉) 돌, 았니?!!
씬15. 1002호 현관 앞 (밤)
최현욱, 한동안 유경이 도망간 빈 복도를 바라본다.
당황했던 표정이 점차 돌아온다.
최현욱 (1001호 힐끗 한번 보고는, 문 열고. 들어간다)
닫히는 문.
씬16. 비상계단 (밤)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제 정신 아니다. 확인 않고 받는다.
유경 여보세요? (허억 허억)
수화기 (소리 없다)
유경 (허억 허억) 여, 여보세요?
수화기 (숨소리만)
유경 ?! (멈춰 선다. 간신히 숨 넘기고)
찍힌 번호 본다. (최현욱이 아까 건넨) 종이 꺼내든다. 최현욱이
다.
유경 ! (숨이 멎는다. 긴장해 섰는데)
최현욱 더 이상은 누구도 더,. 해고하고 싶지 않다.
유경 (표정)
최현욱 넌, 내 주방에 요리사일 뿐이다.
유경 쉐,.프.
최현욱 (끊는다)
유경 (핸드폰 본다)...쉐프
씬17. 라스페라 복도 (밤)
어둠이 내려앉은 텅 빈 복도.
불빛이 새나오는 사장실을 향해가는 발걸음, 김 산이다.
사장실 문 열고.
책상에 앉아있다 긴장해 일어나는 설대표.
설대표 E) 사장실에?! 누가 보면?!
문 닫힌다.
소리만 들려오는 복도.
설대표 E) .. ..사,사사산아,.
씬18. 설대표 룸 (밤)
설대표 (요란하게 의자, 책상 젖히고 나와 바닥에 무릎 꿇는다)
잘못했다 내가!!
김 산 일어나요 선배.
설대표 (애걸) 한 번만 봐 줘. 한 번이었어.
딱 한 번만 봐줘. 딱 한 번뿐이었어 정말!!
김 산 수고 했어.
그동안.
설대표 (놀래 울컥,.) 사,산아?!!
씬19. 복도 (밤)
금석호, 설대표 룸 앞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모두 듣는다.
놀라 빠르게 움직이는 눈동자.
씬20. 조각 공원 (밤)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Amphitheater).
푸른색 조명 빛나고, 중앙 아래. 세 여자에 둘러싸인 정호남.
두서없이 눈치 본다.
정호남 두,두두두 달 반?!
희주 (잡아먹을 듯) 전화는 왜 안 받어?! 결혼하자고 속삭일
땐 언제고? 어?!
미희 (울먹해 서있다)
정호남 (미안하지만) 새,생리불순 그런 거 아니고?
희주 (저절로 손이 확 올라간다) 정호남이 너 정말 이럴래!!
책임질 행동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할 거 아냐?!!
정호남 (움찔해서) 아니 나,나는 변두리에 개,코딱지 만한 스파
게티 집이라도
내야 결혼을 해도 하지. 뭐 먹고 사냐?
미희 그게 언젠데?
희주 모아논 돈은 있고?
찬희 아 언젠데 그게?
정호남 (움찔) 하,한 시십년 쯤?
희주 뭐-어?!!
미희 ,.엄,.마아..
찬희 엄마는 왜 찾어 엄마 될 사람이?!!
희주 어쩔거야 앞으로?
정호남 (겁에 질려 억울한 표정)
씬21. 버스 정류장 (밤)
나란히 앉은 찬희,미희,희주 순.
찬희 거짓말인데 괜찮을까 언니?!
미희 (겁먹어) 이러다 임신 안한 거 알게 되면 나 호남씨한테
서 진짜 해고야.
희주 (두렵긴 마찬가지) 그러니까 당분간이라도 들키지 말고,
호남이 맘을 꽉
잡어야지 니가!
미희 ,. 무서워 언니..
희주 (어깨 안아준다)
찬희 (역시 안아준다)
희주 어쩌다 한 주방에 같은 요리사끼리 사랑해가꼬
별 짓을 다 한다 우리가.
둘 (수긍)
희주 (쌓여있던 분노가 다시 일어난다) 이게 다 최현욱이 때문
이야.
어디 어떤 년이랑 연애하고 사랑하는지 내가 두 눈 부릅뜨
고 지켜볼거
야. 내가 아는 년이면 가만 안 둔다.
찬희 왜?
희주 뜯어말리든, 공개 망신을 주든, 실체를 밝혀 저도 여기
(탁, 가슴팍) 여기
여기 쓰리고 (울먹) 아,파 봐야지-
둘 (숙연해진다) ..언,니..
씬22. 조각 공원 (밤)
정호남 ! (넋이 나갔다)
인적 없는.. 공원의 무대.
가도 못하고, 혼자 오도카니 앉아있는 남자.
씬23. 1002호 (밤)
최현욱 (침대에 누운 채 ‘유경 반점’ 명함 들어본다)
유경E 못 참겠어서.. 너무 좋아서,.
최현욱 (한동안 빤히 보다, 천천히 손안에서 구겨 뭉갠다. 완전
히 뭉갠다)
툭 던져 버린다.
질끈 눈 감는다.
바닥으로 떨어진 ‘유경 반점’..
씬24. 1001호 (아침)
거울 앞. 옷 매무새 단정히 하고 나가려던 유경.
슬쩍 립글로즈 꺼내 바른다.
거울 안으로 오세영 들어온다.
오세영 (본다)
유경 (힛. 멋쩍어)
거울 속에서 황급히 빠져나가려는데.
오세영 (유경 잡는다. 양어깨 잡힌 채 다시 거울 속으로 들어오
는 유경, 세영)
유경 아 저는 그, 냥. (그나마 손등으로 마구 문지른다)
오세영 어 그러지 마요. 이쁜데.
유경 저한테 안 어울려요.
오세영 나두, 옛날엔 여자인거 포기해야 요리사 되는 줄 알았어
요.
화장두 못해, 향수도 안돼, 손톱, 머리, 옷.. 그냥 다 포기
해버렸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유경 (솔깃)
오세영 예뻐 보이고 싶은데, 어떡할까. 어떡하지.
유경 (궁금하다)
오세영 기를 쓰고, 눈부시게 하-얀 유니폼을 입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입으면서.
유경 (빠져 듣다, 웃어 보인다)
오세영 (웃어 보인다)
씬25. 라스페라 전경 (아침)
출근해 멈춰서는 차량들. 오토바이.
석호, 현욱, 필립 등 보인다.
씬26. 라스페라 입구 (아침)
홀직원들, 삼삼오오 모여 뒤숭숭하게 수군대고 있다.
최현욱 사장님은 안 나오셨나?
홀직원들 (누구하나 답 못하고. 수군수군)
금석호 (뒤따라 들어오며 비아냥) 어제부로 해고시킨다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지나쳐가고)
최현욱 (표정)
씬27. 주방 (오전)
요리사들, 전원 달라붙어 주방 번쩍번쩍 빛나게 청소하는 중.
최현욱, 날카로운 눈빛으로 돌아다니며 감독한다.
최현욱 (스토브 상판닦는 정호남 이지훈 등 꾹꾹 찔러 말없이
화구 안쪽
톡톡치는. 양념 찌꺼기 보인다. 말없으니 더 무섭고)
이지훈,정호남 (시키는 대로)
최현욱 (오븐 열어본다. 눌러붙은 빵 부스러기들) 여기는?
정은수 (낑 낑 바닥 청소하느라 제대로 못 듣는다)
최현욱 (정은수의 엉덩이를 발로 톡 올린다)
정은수 (앞으로 고꾸라질 뻔, 간신히 중심잡고) 에?!
최현욱 칫솔 가지고 와. (직접 할 기세)
정은수 예 쉐프. (얼른 오븐 청소도구 가지고와서 건넨다)
유경, 최현욱 시선 피하려 애쓴다. 쭈그리고 앉아 돌아다니며 구
석 청소중.
그러다 최현욱이랑 시선 마주칠 뻔.
출입구 옆에 숨듯이 달라붙는데
누군가 거침없이 들어오는 다리!
유경 (놀라 올려보고) 사장님!!!
유경 소리에 최현욱을 비롯 요리사들 모두 쳐다본다.
설대표, 최현욱 만을 응시한다. 뚜벅뚜벅 걸어와, 오븐 앞에서 마
주보고 선다.
설대표 오븐, 마음에 듭니까?
최현욱 ... 좋은 오븐입니다.
설대표 알아주니 고맙구만.
습열, 건열, 두 가지 다 되는 수천만원짜리 오븐,
아무 식당, 아무 주방에나 있는거 아니지!
최현욱 지나쳐, 주방 둘러보며 빙 도는 설대표.
프로슈토 머신 앞에 선다. 만감이 교차하는 듯, 쓰다듬는다.
설대표 이건 마음에 듭니까?
선우덕 프로슈토 머신은 이태리에서도 보기 힘든 설빈데,
라스페라에 있어서 놀랐습니다.
설대표 (최현욱 보며) 마음에 드냐구요?!!
최현욱 네.
설대표 다 마음에 드는데, 마음에 안드는 건 나,밖에 없다 이거
죠?(억울)
최현욱 (표정)
설대표 바닥 타일 한 장, 냉동실, 냉장실, 작업대 높이에,
당신, 쉐프 테이블 넓이까지, 내가 다 정했는데,
나는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 사라져라??!!
(어느새 다시 최현욱 앞에 와서 섰다. 오른손 부르르 떤다)
유경 (설대표 심상치 않은. 슬금슬금 설대표 옆으로)
최현욱 사장의 입김, 간섭, 명령, 비리는 주방에서 사라져야 한
다는
뜻이었습니다 저는.
설대표 (못참고 손 번쩍) 그 잘난 입 좀 다물어!!
유경 (번개같이 설대표 팔잡고) 사장님 이러지 마세요,.
설대표 그깟 천만원에 약점이라도 잡은 줄 알지?
이거 왜 이래? 돌려주면 그만이야!
유경 (그 와중에도 반가워) 잘 생각 하셨어요.
설대표 (어금니 꽉. 팔, 내린다. 잡아먹을 듯 최현욱 노려본다)
최현욱 (마음 가볍지 않다)
씬28. 홀 (아침)
설대표. 식식 주방쪽에서 나온다.
홀직원들 설대표 보고 웅성.
네모 사장님!! 언제 나오셨어요?
설대표 (대꾸도 안하고 홀 통과)
네모 (금새 따라붙어) 오늘 예약 보고드릴꺼 있는데, 일단 방으
로 가셔서..
설대표 (멈춘다. 울컥) 니들끼리 한번 자~알 해봐라.
네모 ???
설대표 (잰걸음으로 나가버린다)
네모 사장님!!! (갸우뚱) 뭐야... 진짜 짤린 양반처럼...
어느새 나온 금석호. 조용히 따라 나간다.
씬29. 라스페라 주차장 (아침)
설대표, 차 타려는데
금석호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설대표 어쩌긴 뭘 어째!! 저 자식 짤라야지!!
오만가지 사단이 다 저 자식때문에 생긴 건데!!
짜르고, 제 자리로 돌려놔야지!
금석호 (표정) 그러게 그런 돈은 왜 받으셨습니까?
설대표 (끙,.) 다음 번 쉐프, 자네라는 내 말, 허투루 듣지 마.
금석호 (끝인양,. ) 안녕히, 가십시오.
씬30. 펜트하우스
집에서도 주식거래를 위한 네 개의 모니터.
막상 떠있는 것은 지난번 요리사별 매출 성적표 등이다.
김 산 (뚫어지게 노려본다)
오세영 (커피 건넨다. 얼굴 옆으로. 같이 들여다본다)
김 산 (고개 돌려 오세영 본다) 같이 지낼만 해?
오세영 집주인이 누군지 되게 궁금해 하더라?
김 산 (커피 마신다. 딴청) 집들이 안 해?
오세영 좋지
김 산 앞집도 불러서.
오세영 (보는)
씬31. 냉장실
유경, 식재료 가지러 문 열고 들어서는데
최현욱, 역시 식재료 고르고 있다.
최현욱 뒤, 등에 등하고 서는 유경.
신경 쓰여 식재료가 잘 눈에 안 들어온다.
씬32. 냉장실
최현욱 어떻게 만드는지 알지?
유경 (시선 피하고) 예?
최현욱 피클 말이야.
유경 예 쉐프. (등에 등 한 채) 아줌마아저씨의 포인트는 꾹 짜
주는 거였습니
다. 오이를 젖 먹던 힘까지 짜주면, 설탕같이 삼투압 현상
이 일어나서
물기 빠지듯이, 오이가 오독오독 해지는 거죠.
시큼하지만 쫄깃쫄깃하니까 단 게 없어도 씹는 맛이 나
고.
물컹한 파스타 면이랑 잘 어울립니다.
최현욱 (주위 둘러보고)
유경 아줌마아저씨는 이동 중에 자꾸 새니까, 집에서 꾹 짜갖
고 나온 거였는
데,. 덕분에.
최현욱 것보다 더 맛있게 만든다.
유경 예 쉐프!
최현욱 시행착오 겪을 거야.
유경 예 쉐프!
최현욱 나한테 오케이 받을 때까지.
유경 예 쉐프!
최현욱 고개 들고.
유경 예 쉐프. (고개 든다)
최현욱 나 보고.
유경 예 쉐프. (돌아선다)
최현욱 제대로 보고.
유경 예 쉐프. (제대로 본다)
최현욱 주방에서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유경 (표정) 예 쉐, (입만 오물) ...
최현욱 (표정)
유경 (대답 안 한다)
최현욱 반항 하는 거야?
유경 (간신히) 짝사랑도, 안돼요?
최현욱 (다가선다)
유경 (코 앞)
최현욱 당사자한테 벌써, 못 참겠다, 너무 좋다, 다 해놓고 뭔
눔의 짝사랑?
상대방 다 알게 해놓고 웬 짝사랑?
유경 (저도 모르게 큰소리) 내가 언제 못 참겠다 너무 좋다 그
랬어요!!?
최현욱 (정 색)
유경 (주눅. 하긴 했다)
최현욱 그런 소리 한 적 없다?
(더 정색) 됐네 그럼. (나간다)
유경 (남아서..)
죽고 싶다. 창피해서.
씬33. 라스페라 현관 (밤)
네모, 입구 문 활짝 연다. 마지막 손님커플 나간다.
정중하게 배웅 인사하는 네모.
문을 닫고 들어와 안에서 잠근다.
1,2층 건물 창의 불이 하나 둘씩 꺼진다.
씬34. 휴게실 (밤)
유경, 평상복 갈아입었다. 락커문 닫는다.
꽃 핀 선인장 사진 들 뜬 귀퉁이를 꾹 꾹 눌러준다.
네모, 지쳐 들어온다.
네모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네.
(유경의 시선 보고) 요새는 뜸하네?
유경 바쁜가?
나란히 서 사진 본다.
네모 누나.
유경 응?
네모 여기다 선인장 붙이는 사람이 왜 이번엔 꽃 핀 애를 붙여
놨을까?
맨날 가시투성이 선인장뿐이었잖아.
유경 글쎄. 내 생전 처음 받아본 꽃이다.
네모 이게?!
유경 나 보조 떼고 요리사 되는 날 붙었다 그래도.
네모 이것도 꽃이라고 좋아하냐 지금?
유경 ..
네모 붙이는 사람 누군지 진짜 몰라?
유경 (사진보고) 응.
네모 (놀린다) 누나한테 꽃 준 사람 안 궁금해?
유경 (사진 보기만) 그냥
네모 그냥?
유경 그냥 보기만 해도 나한테 힘을 주잖아. 좋잖아.
네모 (늦었다) 가자.
유경 (꿈쩍 않고) 이 사람 나 좋아하나봐.
네모 외로워?
유경 난 누가 나 좋아한다 그럼, 좋을 거 같은데. 씨..
씬35. M오피스텔 전경 (밤)
전경 안으로 혼자 터벅터벅 들어오는 유경.
씬36. 동-로비 엘리베이터 앞 (밤)
유경, 지친 듯 기다리며 서있고.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김 산, 한가운데 가시만 잔뜩인 선인장 들고 서있다.
유경, 빤히 김 산 본다.
김 산, 갑작스런 상황에 선인장 어쩌지 못하고 굳어 서있고. 문 닫
힌다.
씬37. 동-안 (밤)
유경 (앞만 보고) 선인장도 꽃 핀다? (무시) 모르죠?
김 산 (당황을 감추고) 선인장 좋아해?
유경 (실실 저 혼자 웃는다)
김 산 (표정)
유경 가시 틈에서 꽃이 피니까 감동적이잖아요.
(꼭 나 같고.) 히.
김 산 (빤히 보기만)
다 왔다. 문 열리고.
유경 (뒤도 안 돌아보고) 갈게요.
김 산 내일 보자.
유경 (내려서 돌아본다. 본다)
김 산 (한쪽 손든다)
유경 오든지, (대수롭잖다) 말든지. (가고)
김 산 (남아서) ..
씬38. 라스페라 현관입구 (아침)
입구 계단을 올라 능숙하게 현관 열고 들어가는 김산
씬39. 홀 (아침)
김산 텅 빈 홀 천천히 한눈에 담고. 떨어진 냅킨 주워 올려놓는다.
물 흐르듯 복도 쪽으로 움직인다.
씬40. 휴게실 (아침)
김산 문 열고 들어와 하나씩 살핀다.
요리사들의 락커도 하나하나 시선.
의자. 운동기구들 보인다.
씬41. 복도. 주방 (아침)
김산 복도를 나와, 물 흐르듯 주방으로 이어지는 시선.
씬42. 복도. 휴게실 (아침)
입구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유경.
복도 지나 휴게실로.
씬43. 복도 (아침)
쉐프룸 복도로 들어서는 김산.
문을 열고 쉐프룸 안으로 들어간다.
최현욱의 쉐프룸 안을 의미심장하게 둘러본다.
씬44. 휴게실
유경, 벙한 얼굴로 자신의 락커앞에 서있다.
새로운 ‘선인장’ 사진이 붙어있다.
장미모양의 선인장 사진.
유경, 정신없이 달려 나가 홀이며, 현관 밖으로 뛰쳐나간다.
씬45. 2층 난간
뛰쳐나가는 유경 모습 보인다.
김 산, 난간에 기대 1층 홀을 바라본다.
출근해 들어오는 홀 직원들, 요리사들. 최현욱까지.
김 산의 표정, 읽기 어렵다.
씬46. 현관 밖
유경의 시야, 출근해 들어오는 직원들(+네모) 말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유경 (헉 헉 숨 고르고)
네모 사장 나왔어?
유경 아니, (둘러보고)
네모 왜 나와 있어?
유경 아,냐. 들어가자. (뒤돌아 봐도,. 없다)
씬47. 복도
최현욱, 쉐프룸으로 들어가려다 힐끗 사장실쪽으로 시선.
오늘은 나왔나.. 신경쓰인다.
씬48. 회의실
김 산, 맨 앞 한가운데 버티고 서있다. 진지한 자세로 인사하며 직
원들 맞는다.
들어오기 시작하는 직원들. 웅성웅성 들어오다 멈춰선다.
김 산 어서 오십시오 여러분.
일동 당황해 서고. 금석호까지 들어선다.
김 산 어서 오세요 부주방장님.
금석호 (경직)
유경 (도 막 들어와 선다) (사람들 시선 따라, 김 산 본다) !!
김 산 (유경 본다)
유경 거기서 모해요 아침부터?
김 산 어서 오세요 요리사님.
내 웃지않고 진지한 자세로 직원들 맞는 김 산.
유경 (벙. 하다 정신차리고 앞으로 성큼성큼) (김 산앞에 서는
데)
나가요 빨리. 여긴 아무나 들오는 데 아니에요?! 손님?!
김 산 (꿈쩍않고. 모두에게) 다 오신 겁니까? 유경 ?!!!! 이
봐요-
금석호 사장님이십니다.
일동.정호남 (잘 못 들었나?) 부,.주?!
김 산 (금석호에 시선. 자신을 알고있다)
최현욱 (들어선다)
금석호 사장님이시다. 서유경 뒤로 물러나.
최현욱 !! (소리 들었다)
유경 에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일동 (웅성웅성 사장?! 난리 났다)
조례 대형 엉망된 속에, 직원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김 산.
최현욱, 자기 위치로 가 서면서, 김 산 본다.
김 산 어서 오세요 쉐프.
최현욱 !!!!
김 산 (최현욱 본다)
최현욱 (김 산 보는 위로)
김 산 김 산입니다. 끝까지 여러분 앞에 나서고 싶지 않았는
데,
상황이 저를 여러분 앞에 서게 만드네요. 인사가 늦었습니
다.
일동 (꼴딱 침 넘어가는 소리. 폭죽같이 이어지는 질문들)
민승재 설사장은?! 설사장님은 어쩌고요?!
정호남 그냥 불쑥 아침부터 와서 나 사장이다 그럼 예 해야 돼?!
손님이 사장이라는 걸 우리가 뭘로 믿냐고요?!
선우덕 하루아침에 우리 식당을 인수하기라도 한 겁니까?
한상식 설사장한테 아무소리도 못 들었다구요 우린.
최현욱 다 생략합시다.
일동 (시선)
김 산 (최현욱 본다)
최현욱 손님 행세한 거야? 이제껏? 재미로?! (기가 막혀 돌아선
다)
지금 장 난 쳐!!!?
김 산 (쭉 듣더니) 긴 말 필요 없을 거 같구요.
식당, (일동 시선) 문 닫겠습니다.
일동 !!!!!!!!!!!!!!!!!!! (헉)
최현욱 !!! (한대 맞은 듯)
유경 !!!!! (넋 놓는다)
씬49. 라스페라 건물 밖
설대표, 라스페라 건물을 보며 애증의 시선으로 서있다.
한동안 바라보다
돌아서는 설대표. 위로
김 강 (E. 놀래) 왜?!! 장사가 그렇게 안 돼?
씬50. 조각 공원 (상자집)
김 강, 흥분해 서있다.
오세영 (상자 안쪽으로 밖을 내다보다 돌아본다)
김 강 식당문을 닫으면 요,리사들은 어떻게?!
미친 눔, 거기 딸린 식구들이 몇인데, 잠깐 장사 좀 안됀다
고 그렇게 후 딱 문 닫을 생각부터 하냐?! 아무리 돈 앞에
냉정한 놈이지만 너무하
지 않니 세영아?!
오세영 완전히 닫기로 결정한 건 아니구요.
김 강 (흥분해서) 완전히 닫는 게 아니면?!
씬51. 홀
김 산 일단 3일만 문을 닫겠습니다.
한 대 맞은 듯 서있는 모두.
최현욱 (일그러진다) 일단 3일은 또 뭡니까?!
금석호 대목에 문을 닫겠다구요?!
3일이면 장사 안하겠다는 뜻이죠-?
이지훈 3일 동안 문 닫고 뭐 할 껀데요?
김 산 노십시오.
일동 ! 예-?!
김 산 놀고, 먹고, 자고, 머리를 텅 비우고, 3일째 되는 날 저
녁,
정호남 우리 몰래 다 여기 정리하고 어디 멀리로 가뿐하게 튀시
게?
김 산 각자 라스페라를 살릴, 신메뉴 한 접시를 들고 오십시
오.
일동+유경 (입 쩍) !!!!!!
김 산 부탁드리겠습니다. 쉐프님도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 해주
십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주방 보조도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
게 해주십시오.
금석호라인 !!! (김 산에게 시선 고정)
금석호 !!
유경 (최현욱 본다)
최현욱 (꿋꿋한 시선)
김 산 3일뒤. 여러분이 들고 오는 콘테스트 신메뉴에 따라 라스
페라의 운명이
달려있습니다. 여러분 각자의 운명이 달려있습니다. 그럼,
3일 후에 만납시다. (간다)
일동 (남아서) !!!
유경 (나가는 김산에게서 시선 떼지 못한다)
웅성웅성 시끄러운데, 다시 얼굴 내미는 김 산.
김 산 아!
일동 (조용) ?!
유경 (표정)
김 산 가장 중요한 걸 빼먹었네요.
신메뉴 한 접시에 대한 총 재료비 즉, ‘푸드 코스트’가 만원
을 넘어서는
안됩니다. 동점일 경우, 더 적은 푸드코스트로 더 훌륭한
메뉴개발을 한
사람이 승자입니다. 명심 하십시오.
만 원이 넘으면 무조건 탈락입니다. 이상. (정말로 간다)
일동 (일순 조용하다가,. 약속이나 한 듯 모두의 시선 최현욱
에게로 향한다)
최현욱 (시선 한 몸에) !!!
유경 (마른 침 삼킨다)
최현욱 (대수롭잖다는 듯) 3일 후에, 보자고. (나가고)
일동+유경 (술렁인다)
금석호 (회심의 표정) !!
유경 (정신, 못 차리다가) !! (뛰쳐 나간다)
씬52. 2-1층 계단
성큼 성큼 내려가는 최현욱의 뒷모습.
급하게 따라 나온 유경.
씬53. 현관 입구
최현욱, 훌 훌 밖으로 나가 차를 타고 떠나버린다.
그 모습 지켜보는 유경.
어쩌지 못하고 뒷모습만 본다.
씬54. 복도
유경, 식 식 잰 걸음으로 사장실 앞 복도에 멈춰 선다.
노크하려다, 벌컥 문 열고 들어선다.
씬55. 사장실
책상에 앉아있다 시선 돌리는 김 산.
낯설지도 않은가 보다. 방안 분위기에 익숙하게 앉아있다.
유경 (거칠게 몰아쉬는 숨)
김 산 (자리에서 일어나 유경 앞으로)
달라진거 없어. 전처럼 똑같이 대하면 돼, 요리사님.
유경 (식 식 노려본다)
김 산 (유경의 스카프 제대로 매준다)
유경 (탁 김 산의 손 치운다)
김 산 !
유경 내가 우스워요? 식당이 만만해 보입니까?!
돈 많으면 겁나는 게 없는가 보지?!
김 산 난 요리사님이 제일 겁나고 무서운데?
유경 하!
김 산 1등 한번 해봐. 맨날 난 3류다, 난 변두리다 하지 말고.
누구처럼 여자라서 안 되고, 보조라서 안 되고, 그런 거 없
어 나는.
유경 누구 누구요?!
김 산 (몰라서 묻나)
유경 그 누구는요, 적어도 남 속이고 숨기고는 안 해요. 너무
다 드러내놓고
싸가지가 없어 그렇지, 앞통수를 쳐서 그렇지, 손님처럼
뒷통수는 안
친다고요 예?! 똥 묻은 놈이 겨 묻은 놈 나무랜다고. 하!
차!
김 산 (정색) 내가 똥 묻은 놈이란 말야?
유경 (지지않고) 뒤가 구리니까 여적 남 속이고 있다 지금 이
러고 짠 한 거
아니에요?!
김 산 (빤히 본다)
유경 (식 흥분해 노려본다)
씬56. 라스페라 현관
척 걸리는 문구.
‘3일간 쉽니다. 죄송합니다.’
해가 쨍 비친다.
씬57. 휴게실
유경, 자기 락커문 앞에 입 나와 들어선다.
속은 게 기분도 나쁘고 막막하다.
옆에서
정은수 (락커문 열면 가득한 라면들. 라면 꺼내 생라면을 오도
독 오도독 씹어 먹
기 시작한다) ,. (오도독) 신메뉴를 뭐 하냐 근데?!
유경 (은수 말이 전혀 귀에 안 들어온다)
정호남 (맥주 한 캔 꿀꺽꿀꺽 마시고) 하 답답해. 뭐가 어떻게 돌
아가는 거야?
(금석호 보며) 사장인지는 언제 알았어요? 아는 사이?
승재,상식 (도 궁금하다)
금석호 설사장 쉐프한테 잘리던 날 밤에. 우연히.
민승재 뭐 더 아는 거 없어요?
금석호 (고개 흔든다)
정호남 (한숨) 몇 년 째 손님인데, 왜케 정보가 없냐!!??
진짜 정체가 뭐야?!
유경 (표정)
한상식 (소심, 불안) 결국 다 자르는 거 아닐까요?
민승재 운명입네 어쩝네,. 만원은 또 뭐고,.
금석호 기회라고 생각해. 사장인거 맞고.
원점으로 돌리는 것도 우리한테 나쁠 거 없어.
일동 (표정)
정호남 (스윽. 유경 피해서) 3일 후에 쉐프는,. 뭘 준비해 오려
나..
금석호 (표정에서)
씬58. 라스페라 2층 서재
선우덕, 이지훈 앉아있고.
필립, 피아노 띵 띵 눌러본다.
이지훈 내가 1등하면, 형보다 위 되는
거야?
선우덕 어쭈.
필립 (불협화음 띵 띵띵 누르다) 난 놀래.
일동 (표정)
필립 놀래자나. 사장이. (척 손인사 하고 내려간다)
이지훈 형!
선우덕 쉐프는 어디 간 거야. 연락 좀 하지.
씬59. 연안부두 수산시장
수백개의 상점 불빛들. 싱싱한 횟감들과 활기가 넘치는 곳.
유경, 수산시장 군중들틈에 쓸려 다니며 뭔가 찾는다.
-상점1.
유경 아저씨-. 자연산 이거 얼마나 해요?
아저씨1 3만원.
유경 (놀래) 에-?!
아저씨1 그럼 양식으로 사가. 양식도 괜찮아 요샌.
유경 씹는 맛이 좋아야하는데, 양식은 좀,. (슬그머니 자리 뜬
다)
-상점2
유경 뭘 하지? (광어,우럭,줄돔, 별거 다 있지만..)
만원 안짝에서 자연산, 자연산..
-상점3
최현욱 간 만 따로 구입하고 싶은데요?
주인 간 만? 없어요 간 만은.
-상점4
유경 오. (수족관 앞에서 눈이 반짝인다)
(쥐치 가리킨다) 이게 쥐포 해먹는 애들이란 말이죠?
주인 자연산 중엔 제일 싸. 살이 쫀독쫀독하고 달큰해. 보기
는 저래도.
유경 근데, 작아서 이거 살만 발라내면 한 접시도 안 나오게
생겼어요.
주인 큰 거 해 그럼. (가리킨다. 학치:쥐치 큰거)
유경 얼만데요 큰 애는?
주인 2만원.
유경 힛-
-상점5
최현욱 간만 필요해서요.
주인 (펄떡이던 쥐치 도로 풍덩 던져 넣는다)
대한민국에서 쥐치 간만 따로 파는데는 없어.
최현욱 (심난하다)
돌아서 가는데,
저만치, 둘러보며 오던 유경, 최현욱의 뒷모습 발견.
유경 ! (쫓아가 본다)
-상점6
유경, 나서지도 못하고 몰래 염탐하듯 최현욱 동선 살핀다.
주인 (작은 쥐치 들어보고) 쥐치간이래야 (손톱 집어보인다)
요만한데,
큰 애들 써야지 그럼.
최현욱 얼만데요?
주인 (쥐치 큰거 들어보인다) 2만원.
최현욱 (안 된다 2만원은)
주인 홍어간하고 아구 간은 싫여? 얘들은 간 만도 따로 파는
데.
최현욱 (고민)
주인 아구간은 1킬로 8천원이고. 홍어간은 1킬로 7천원까지
주께.
최현욱 (보더니) 아구간은 중국산이고, (마뜩찮다) 애(홍어간)
는 냉동이고.
(안돼겠다)
돌아서는데, 흠칫해 어설프게 숨는 유경 발견.
최현욱 (시선 안 주고) 너 뭐 할 건데?
유경 (들켰다)
쭈볏 다가와 눈치 보며 생선 가리킨다.
쥐치다.
최현욱 (달라지는 눈빛)
유경 (조심스럽다) 자연산 쥐치로 피쉬볼 파스타 만들거에요.
제 꺼 따라하지 마세요.
최현욱 (빤히 본다)
유경 (말 없으니 무섭지만) 딴 거 하,세요.
최현욱 니 간을 빼줘.
유경 (표정) 예에-?!
최현욱 니 간을 빼 달라고.
유경 (자기 간을 빼달라는 줄 알고 식겁.) !!
씬60. 도로. M오피스텔 주차장 입구 (저녁)
유경 쉐프는 뭐 할건데요?
최현욱 (운전만) 비밀이다.
유경 (화) 비겁해요. 제꺼는 다 말했는데.
최현욱 명색이 콘테스튼데, 같은 경쟁자끼리 누가 그렇게 술
술 다 털어 놓냐?
유경 (에이 증말?!)
최현욱 바보지.
안전벨트 풀려는데
유경, 안전벨트 버튼 못 누르게 막는다.
유경 글쎄 뭐하실꺼냐니까요? 뭐하는데 내 간이 필요해요?
최현욱 (코 닿을 듯 유경 얼굴) 안 놔 이거?
-해직 여자 요리사들, 들어오다 최현욱의 차 본다.
옆에 누군가 여자가 타고 있으니까,
차 안에 시선 집중.
최현욱 푸아그라 할거야.
유경 !? 푸,아그라 싫어하잖아요?!
최현욱 끔찍한 거위간 대신 자연산 지방덩어리 쥐치간으로 푸
아그라의 진가
를 보여줄꺼다.
유경 (벌어지는 입가. 시선 못 떼고)
최현욱 (그런 유경과 코앞에서 시선 마주친다) 고만 봐. 닳어.
-구조물 뒤에 숨어 현욱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여자가 유경임을 보
는 세여자.
둘의 분위기가 굉장히 가까워 보인다.
셋, 놀래 눈에 불이 인다.
최현욱 푸아그라로 매출 좀 올려놀라 그런다. 됐지? 이제 놔 이
거.
유경 헤. (손 놓는다) 예.
최현욱 (그제야 벨트 풀고 내리려는데) 하여튼.
유경 (팔 잡는다)
최현욱 왜 또-?
유경 현지에 가서 거래를 트면 쥐치 큰 것도 만원 안쪽에서 구
할거랬어요.
최현욱 현지 어디?
유경 후포항이요.
최현욱 그래서?
유경 ,.(머뭇) 동업해요.
최현욱 (단박에) 싫다.
유경 쉐프는 간만 필요하고, 나는 살만 필요하고.
한 마리로 두 접시 만들잖아요.
우리 둘, 재료비 단가가 반으로 주는데?
최현욱 (표정)
유경 같이 가요.
최현욱 (끔,.) 생각해 보고. (혼자 내린다)
유경 (좋아서) 배는 새벽에 들온다니까 준비하고 1시간 뒤에
만나요 예
-?!
최현욱 (간다)
유경 (와야 하는데..!)
-최현욱, 성큼 성큼 먼저 로비로 들어가고.
유경, 짐 챙겨 들어가려는데
세여자 요리사, 앞을 가로막고 선다.
유경 선배,.
세여자, 미심쩍은 시선.
유경, 슬금 눈치보고 서있다.
유경 ,.잘 지내셨어요?
찬희 (삐딱) 희주 언닌 이제 베이커리 나갈꺼고.
우린 아직.
유경 (공연히 미안하다) 금방 좋은데 들어가실 거에요.
희주 올라가서 저녁이나 먹자?
유경 ,.예?! (1시간 뒤에 떠나야는데?!)
씬61. 1001호 (저녁)
신기한 듯 들어오는 해직여자 요리사3인방.
오세영은 안 보인다.
찬희 딴 집 같다 이렇게 해노니까? 그지 언니?
미희 응. (부러운 듯) 신혼집 해도 되겠다.
유경 차 드릴까요?
희주 밥 먹을 건데 차는 무슨. 부담갖지 말고 찌개랑 전이랑 니
네 뭐 먹을래?
미희 생선 구이.
찬희 매운 거 아무거나.
유경 (헉. 거절 못하고) 예. 그,금방 해드리께요. (서두르고)
제 집인양, (하긴 제집이기도 했다) 시끌벅적 둘러보는 3인방.
유경 (쌀 씻고, 김치 꺼내고, 냉동돼지고기 녹이고 정신없다)
씬62. 1002호 (저녁)
차분하게 이태리 원서도 들여다 보고,
노트에 요리 그림도 스케치 해보는 최현욱.
씬63. 1001호 식탁 (저녁)
저녁 먹기 시작하는 세여자, 먹는 둥 마는 둥인 유경.
시계 본다. 마음만 급하다.
미희 (식탁에 생선 구인 안보인다) 나 생선구이 먹고 싶은데.
유경 (벌떡 일어나 과일을 가져온다.)
희주 (먹다 말고) 웬 과일을 벌써 갖다 주냐?
찬희 (먹다 말고) 가라고?
유경 에? 아,아뇨. 언니들 좋아하잖아요.
미희 왜 그래 유경이 이제 우리 아래도 아닌데. (우적우적 잘
먹는다)
군기 고만 잡어라들.
희주 너.
유경 (본다)
희주 레스토랑 문 닫았대서 와 봤는데,
쉐프랑 한 차에서 내리고, 아까 보니까 분위기 좋더라?
유경 (당황)
희주 수상한데 좀?
유경 에? 무무슨?!
희주 처음 봤다 아까 너 그런 얼굴.
(설마) 좋아하는 거 아니지?
유경 아,(얼굴 벌게진다) 아,아니에요. 아니에요 언니들. (고
개 돌리고)
찬희 에이 언닌,. 의리가 있지.
유경이가 그런 미친놈을 좋아하면 배신자지?!
희주 (빤히 본다)
유경 (겁 먹고)
희주 조심하라고 해.
유경 뭐,뭘요?!
희주 최현욱이는 지 주방에서 연애고 나발이고 하는 날엔 우
리한테
허리 몽뎅이 뚝 부러질 줄 알라고.
유경 (헙. 미희 얼굴, 찬희 얼굴 눈에 들온다)
둘 (죽일듯한 표정) !!
유경 (간신히 침 꿀떡) !!!
째깍 째깍 시간이 간다.
씬64. 1002호 (저녁)
시계 본다. 최현욱, 옷 든든하게 입고 나갈 기세.
초인종 울린다.
유경인줄 알고,
최현욱 빨리도 왔네.
(무조건 문 열어주면)
오세영 (서있다)
최현욱 !
오세영 할 얘기가 있어서.
최현욱 지금 바뻐.
오세영 나두 콘테스트 할거야.
최현욱 (표정) !!!!
씬65. 1001호-1002호 복도 (저녁)
1001호 현관 문 열리고, 여자들의 시끌벅적 소리 새나온다.
아이스 박스 몰래 들고 나와서는, 1002호 보는 유경.
1001호에 들킬세라 눈치 봐가며, 서둘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씬66. M오피스텔 건물 입구. 1002호 (저녁)
유경, 핸드폰 누른다.
받는 소리.
유경 (들떠서) 쉐프 저 지금 아랜데?
최현욱 (세영 본다)
유경 아이스 박스랑 제가 다 준비했으니까 쉐프는 그냥 몸만
내려오(시면
되, 하려는데)
최현욱 (오세영 본다) 혼자 가라. (툭 끊고)
유경 (끊긴 신호음)
유경 혼자 남는다.
생선 들고 올 아이스박스 든 채로
김 산, 들어오다.
김 산 (풀 죽은 유경 본다)
유경 (김 산 본다)
김 산 어디 가?
유경 남이사.
김 산 혼자?
유경 (엄한테 불똥) 혼자 가지 그럼. 혼잔거 안보여요?!
김 산 어디 가는데? (아이스박스 시선)
유경 (진짜 성가시다) 동해요. 바닷가 간다구요!
김 산 해 뜨는 거 보게?
유경 서울은 해 안 뜹니까?
그냥 팍 빠져 죽으러 갑니다 예? 됐어요?!
(밀치고 식 식 걸어간다)
김 산 (얼마간 보다) 같이 가줘-?
유경 (대꾸 않는다)
멀어져가는 유경 뒷모습 보고 서있는 김 산.
씬67. 1002호 (저녁)
최현욱 니가 무슨 자격으로 참가를 해?
오세영 나도 라스페라가 잘 되길 바래.
매출이 오르길 누구보다 원하니까.
최현욱 (열 받았다) 그러니까 내가 와서 엉망으로 만들어논 식
당 매출을
너라면 쭉 쭉 올려놓을 수 있다 뭐 그거야?!
오세영 (지지 않고) 그냥 다른 요리사들처럼 참여하겠다는 건
데, 뭘 그렇게 예
민하게 굴어? 자신없어?
최현욱 니가 우리 주방에 요리사도 아니고, 왜 니가 니 멋대로
여기 껴드는데?!
잘난 척 하고 싶어?! 폼 잡고 싶어?! 니 친군지, 연인인지,
손님인지,
사장놈인지 처럼?! 그래-?!
오세영 1등 해 그럼-.
최현욱 한번 해보자 이거지?!
오세영 내 신메뉴를 보란 듯 실력으로 눌러보라고-
최현욱 끝까지!!
(돌아서 버린다)
오세영 현욱씨.. 나 당신하고 싸우자고 이러는 거 아니야.
이럴까봐 당신한테 미리 말하는 거라고.
우리, 모두들 부러워하는 파트너였잖아. 당신이 보는 앞에
서
당신 옆에서, 최선을 다 하고 싶어. 기회 좀 주라.
최현욱 (돌아선다)
오세영 (본다) 내 인생에 그때만큼 요리하면서 행복한 적이 없
어.
당신이 있어서 요리가 좋았던 걸, 몰랐어 내가.
최현욱 (복잡한 표정된다)
씬68. 고속버스 안 (밤)
유경, 혼자 타고 가고있다.
창 밖은 암흑이고, 마음은 처량하다.
씬69. 몽타주 (밤)
필립, 어느 클럽에서 신나게 드럼 연주한다. 그 배경음악과 함께
- <정호남>, 희주네 베이커리 앞에서 쭈뼛거리며 안쪽을 살핀다.
미희를 찾는 것.
그러다 미희,희주랑 눈 마주칠 뻔 하자 숨어버린다.
얼굴에 고민이 한 가득.
- <선우덕>, 도마 위에 여러 마리의 생닭 척 척 올려놓는다.
리드미컬하게 부위별로 칼 내려쳐 능숙하게 분리해 낸다. 소금
후추 날리듯
뿌려주고,
- 작업대에 밀가루반죽 두껍게 놓여있다. <민승재>, 투박한 손에
안 어울리게
허브잎 하나를 조심스럽게 집어 밀가루 반죽위에 올리는.
다시 밀대로 슥, 슥, 힘있게 리듬감있게 반죽을 밀어준다. 허브
의 연두색 물이 배
어나와 점점 연두색으로 변해가는 밀가루 반죽.
- <정은수>, ‘사주, 타로, 관상’ 현수막이 걸린 간이 포장마차에서
점본다.
점쟁이 : 보통사주가 아냐. 쫄병 하다가, 갑자기 장군이 될 사주
야!
정은수 : !! 제가 어떤 메뉴를 해야,
바닥에서 꼭대기로 단번에 확 뜰 수 있을까요?
- <한상식>, 파프리카 적채 등 색감 좋은 야채를 경쾌하게 다진
다.
‘난타’ 공연같다. 도마위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각각의 야채들.
- <이지훈>, 밀폐유 탑 ‘1층’ 쌓는다. 갸웃. 내쳐 ‘2층’ ‘3층’ 쌓는.
재미 들린다.
욕심부려 ‘6층’ ‘7층’ 아슬아슬하게 탑 쌓는 모습에서.
- <금석호>. 냉장실에서 ‘Foie Gras’ 라고 선명하게 찍힌 식재료
집어든다.
굳은 결의의 표정.
금석호 : (손가락으로 글자 짚으며) 푸아, 그라.
운명을 걸만한 건, 이 놈 밖에 없다.
마침내 필립의 연주가 끝난다. 박수소리!!!
씬70. 해변 (밤) (* 경북 울진/ 강구. 죽변. 후포항 정도)
출렁이는 파도,
유경이 들어선다.
후-- 크게 숨을 들이쉬는 유경.
핸드폰 울린다. 혹시나 싶어 득달같이 받는데
희주 F) 생선 사온다고 나가서는, 너 어디야?!
유경 에? 그,게 그니까,.구 구이,.
희주 야 야 야 야 배타고 바다에 생선 잡으러 간 줄 알았다 우
리는.
나왔어 다-.
유경 (고개 주억거린다) 죄, 송해요.
희주 무슨 일 있어?
유경 아,뇨.
희주 (하품 쩌억) 담에 얘기하자.
유경 예.. 주무세요.
희주 (끊고)
유경 (혼자 처량하다.) 쥐치 나와라 오,.바..
항구쪽으로 간다.
씬71. 선착장 (밤)
어선 들고 나는 선착장.
두리번거리다 어부 사랑방 발견하고 삐그덕
문 열고 고개 내민다.
- 어부 사랑방.
라디오. 일기예보 뉴스 끝나고 구성진 노래 나오고 있고.
해경에서 나온 오늘자 풍랑주의보 등의 일기예보 벽에 붙어있다.
몇 몇 모여 소주 마시며 고스톱 친다.
유경 저기.
어부들 (돌아보도 않고 한마디씩) 에헤! /아끼다 똥만들었지 /
베렸네 베렸어
유경 쥐치 배 언제 들어와요?
어부1 (앞사람 싼것 얼른 가져오며) 똥무데기 하나.. 피무데기
하나..
(긁어가며) 왜 아가씨?
유경 (슬그머니 옆으로 가 고스톱 판 보며 쪼그려 앉는다) 쥐
치 큰 거 좀
싸게 구할라고요.
어부2 최씨 배 새벽에야 들오는데?!
유경 (바닥 빈 소주잔에 소주 한잔 따라 드린다)
크고 살 탱탱한 놈으로 좀 일러주세요.
어부1 (소주잔 들고) 다 얼었구만 소주 한잔 할 텨 아가씨?
유경 빈 속이라,, (웃는다) 주세요. (넙쭉 받고) 아저씨 쥐치
간 드셔보셨어요?
어부2 쥐치간이 바닷 사람들한테 얼마나 별민데 걸 안 먹어봐?
살 살 녹지. 녹아. 원래 바다의 3대 간하면 홍어간, 아구
간, 쥐치간을
최고로 치거든? 다 자연산이어서 맛있는 거야. 춥고 어두
운 심해에 사
니까, 간에 지방이 많아서 고소한 맛이 나고. 모르는 사람
들이나 쥐치간
작다고 무시하고 막 버리고 그러지, 아는 사람들은 쥐치
는 간부터 빼먹
는다고. (어느새 자기 차례. 망설이는데)
유경 아.. (몰랐다. 소주 홀짝. 어부2에게 눈치로 이매조 고돌
이 알려준다)
어느새 낑겨 앉아 고스톱 판 살짝살짝 훈수둬가며 어울리는 유경.
(치는 건 아니다)
노랫가락 구성지게 나온다.
소주 받아 마셔 점점 발그레져 간다.
핸드폰 울리는데 노랫소리 덕에 못 듣고, 껴 앉아 있다.
씬72. 뚝방 길 (밤)
발그레해진 유경이 겉옷깃을 잔뜩 모으고, 뚝방가에 서있다.
생각난듯 지갑 사정도 확인해 보고, 얼마 없다.
발 동동거리며 서성이고 있는데
뒤에서 환청이 들린다.
최현욱E 야 붕어-
유경 (쌩한 바다 칼 바람) 어디서 헛소리가 다 들리고.
최현욱E 너 죽을래?!!!
유경 (빨개진 얼굴 감싼다) 이러다 헛거도 보이겠다. 배고파..
최현욱 (뒤로 와 선다) 귀 먹었어 서유경?!!!
유경 !! (헛소리 치고 너무 생생한 이 음성)
최현욱 (서유경을 확 돌려 세운다)
유경 (최 현 욱이다!!!!)
최현욱 (다짜고짜 무지막지 욕을 폭우처럼 쏟아낸다)
내가 여기 쥐치 찾으러 왔지 너 찾으러 왔어?!! 어딜 그러
고 싸돌아 다
니길래 이 좁아터진 항구바닥서 쥐새끼마냥 숨어다녀?!!
엉-?! 간 빼주
기 싫어?! 일부러 그래?! 우라질 전화는 왜 안 받어-?! 빌
어먹을 너 때
문에 얼어 죽게 생겼잖아!!! 내 속 터지게 할 라고 환장했
지 너어?!!!
유경 (좋아서, 너무 좋아서 입이 벌어진다)
최현욱 이게 근데, 사람이 욕을 하는데 웃어?! 웃음이 나와?!!!!
유경 쉐 프 (하면서 비틀 최현욱 얼굴쪽으로 기운다)
최현욱 또- 또 또 또 - (하면서 유경 얼굴 피하려다, 풍덩 바다
속으로)
유경 헙. (정신이 번쩍) !!!
쉐 프!!! 쉐--- 프!!! (어쩔줄 모르고) 아 저기, (둘러본다)
아무도
아무도 없어요- 동네 사람들---
(들어갈 엄두도 못내고) 쉐 프---
푸 푸 허우적대는 최현욱 모습.
씬73. 라스페라 주방 (밤)
텅 빈 주방에 김 산과 오세영만 있다.
오세영 (둘러본다) 이 시간에 비어있으니까 이상하다.
김 산 (빈 프라이팬 한번 이리저리 흔들어 본다. 영 어색하다)
오세영 (웃는다. 옆에 가서 제대로 잡아준다) 자 이렇게, (시범
보여준다) 이러
어케..
김 산 (웃는다) 쉬운 게 없네.
오세영 다들 준비에 한창이겠지?
김 산 자존심을 건드렸으니까.
오세영 나두 하면 안 돼? (쉐프의 테이블을 손으로 선 긋듯 그
어본다)
김 산 (본다)
오세영 똑같이 경쟁 하겠다니까?
김 산 (본다) 난 서유경이 1등하길 바라는데?
오세영 난 쉐프가 1등하길 바라는데?
김 산 그러다 니가 1등하면?
오세영 음,. 그럼 내 메뉴를 이 식당 주방에서 쭈욱 만들어야겠
지?
김 산 ,. 누가?
오세영 (표정. 그거까진 생각 안 해봤다.)
씬74. 뚝방 (밤)
간신히 나와서는 최현욱.
사시나무 떨듯 사정없이 떨어댄다.
유경 어떻게 어떻게요 (자기 손에 입김 불어 현욱 볼 마구 부
벼주고)
(열 나라고 진심으로 주물주물)
최현욱 !!!! (입이 얼어 벌어지지도 않는다)
유경 (감기 들까 최현욱 목 뒤에도 입김으로 호- 호오- 마구
마구 불어준다)
이러면 감기 안 든댔어요 어 어떻게 어떻게?!!
(급기야 주저없이 현욱을 폭 감싸 안으며, 등을 부벼주고,
만지고 한다)
최현욱 (사정없이 당하는 스킨쉽) 아,아안앙치 워어어--!!
유경 (툭 뒤로 밀리고)
최현욱 (성난 사자처럼 노려본다. 식 식)
유경 아! 큰 일 나! 이러다 큰 일 나요! (자기 옷 벗어 최현욱
뒤집어 씌어가
며 호들갑) 가자! 빨리 가자!!
최현욱 (짜증 폭발) 에이 증 말!!!!
씬75. 여인숙 외경 (밤)
♨ 표시 보이고.
30년은 묵은 듯 한 여인숙 외경.
씬76. 동-프론트 (밤)
프론트 방안에 뚫린 창으로 여인숙주인 아줌마의 능글맞은(?) 시
선.
아줌마 같이 들어가지 않고 왜?
유경 (주변 눈치. 힘없이 웃어보이고)
아줌마 방 뜨끈해. 몸 좀 녹이고 가.
유경 (벽에 붙은 야한 사진들. 눈 둘데 모른다) 아,네요.
아줌마 처음이야?
유경 (침 꿀떡)
아줌마 후포에는 처음이냐고?
유경 (정신 차리고) 예-.
(아줌마 뒤로 못에 주욱 걸린 잠바 등 보인다) 아줌마
저 옷들 다 입,으시는 거에요?
아줌마 손님들이 놓고 간 것도 있고, 왜?
유경 싸게, 주시면 안돼요?
씬77. 여인숙 건물 입구 (밤)
낡은 잠바 안고, 밖에서 오매불망 기다리는 유경.
자기 가방에서 ‘뭔가’ 꺼낸다.
최현욱, 목욕하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온다. (*차에 있던)
여인숙 입구에 마주서 서로를 보는 두 사람.
유경 (코딱지 만한 ‘로션 샘플’ 죄인마냥 내민다)
최현욱 (뚱해 받지도 않는다)
유경 ,.트,는데 안 바르면.
최현욱 (휙 잠바 뺏어 입는다)
유경 (슬그머니 최현욱의 한쪽손 잡아 로션 잽싸게 툭툭툭툭
덜어낸다)
최현욱 ! (표정)
유경 ..(문지르라는)
최현욱 (기도 안 찬다)
씬78. 구멍가게 (밤)
주인도 안 보이고, 마주앉아 컵라면 먹는다.
최현욱 너때매 지갑두 잃어버려, 핸드폰 망가져, (에 에취)
(유경 본다) 꼴 조오타 최현욱.
유경 제가 바다에 민 것도 아니고.
왜 자꾸 저 때문이래요?
최현욱 니가 또 지난번처럼 여기다(볼) 맘대로 도장 찍을까봐
겁나서 그랬다.
유경 (..칫.) 겁나요?
최현욱 여자가 자존심이 없어 어뜩해?
유경 (표정)
최현욱 (이해 안된다. 승질) 내가 왜 좋아 대체?
유경 (제대로 보지도 못한다) 그,러게요. ...
(라면 먹는다) 왜 싫어요 제가?
최현욱 (라면 먹다) 내가 싫대 언제?
유경 ! !!! (뭔 소린가?)
최현욱 ! (불쑥 나왔다. 일어선다)
유경 (허겁지겁 따라 일어선다) 그,그게 무슨 말이에요?!!
최현욱 아 몰라. (앞서 가고)
가는 최현욱의 뒷모습 보는 유경.
씬79. 바닷가 일각
배 들어오길 기다리는 두 사람.
무릎 세우고 나란히 앉아있다. 일출이 다가온다.
유경 순순히 컨테스트 한 대서 의외였어요.
최현욱 (바다만 본다) ,.식당을 살리는 게 중요하잖아.
유경 자기가 주방을 뭘 안다고.
최현욱 식당이 있어야 주방도 있지.
유경 나는요,. 나중에 아주 나중 나중에 내 식당을 갖게 되면
요.
(눈치본다. 쑥스럽다) 홀에 테이블 하나만 놀꺼에요.
주방에 쉐프도 한명, 홀에 테이블도 하나. 진짜 쬐그만 식당이지만
그래서 하루에 딱 한 테이블 밖에 못 받지만, 그날 하루 만큼은 그
손님들을 위한 요리를 할 거에요.
내 취향, 내 레시피 다 무시하고 해달라는 대로 짜게 해달라면 짜게 해
주고 달게 해달라면 달게 해주고, 이게 제대로 된 맛이네, 이런 순서로
먹어야 하네 다 무시하고요. 써빙도 내가 하고, 집 식구들 대하듯이, 그
렇게.
최현욱 딱 동네 분식집이네.
유경 (대꾸 없고)
최현욱 망한다 한 달 안에.
유경 (대꾸 없고)
최현욱 (유경 모습 본다)
유경 .. (수줍게 바다를 본다)
-기다리던 일출이 마침내 시작된다.
최현욱 어,. 해, 뜬다. 해 뜬다 서유경.
유경 (조용하고)
최현욱 (유경의 고개가 최현욱에게로 기운다)
툭 최현욱의 어깨위로 기댄 유경.
색 색 숨소리 내고 자는 유경모습 빤히 보는 최현욱.
저멀리 배 엔진 소리 들리기 시작한다.
퉁퉁퉁퉁 요란한 소음 내고 마침내, 쥐치배가 들어오는 모습.
시끄러울까 유경의 귀를 손으로 꼬옥 막아주는 최현욱의 모습에서.
6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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