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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6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해라 씨도 왔구나

 

초대해 주셔가지고 왔어요

 

근데 괜찮으세요?

 

감기 안 걸리셨죠?

 

...

 

큰일날 뻔했어요 도와주지 않으셨으면

 

그게 뭐 별거는 아니고

 

제가 유리창 막느라고 좀 진을 빼긴 했죠

 

혹시 커피 한잔하시겠어요?

 

어머감사해요

 

전 블랙 커피로요

 

블랙? - 우유설탕 없이 까...

 

아메리카노

 

같이 주문하러 가시겠어요?

 

그럴까요?

 

가시죠

 

둘이 어떻게 알지?

 

몸은 좀 괜찮으세요?

 

덕분에요

 

비서분 보내주셔서 감사했어요

 

저기...

 

해라 씨 옷 주문한 거 꼭 비밀로 해주세요

 

왜요?

 

선물인데 미리 알면 재미없잖아요

 

[호출기 소리]

 

여깄습니다블랙 커피

 

감사합니다

 

먼저 가 있을게요

 

 

그럼 그날 밤의 진실을 알려드릴까요?

 

그 사람은 네 남자가 아니야!

 

아씨는...

 

밤새...

 

불꺼진 문을 보며 서 있었어요

 

그 남자는 네 남자가 아니야

 

[애잔한 음악]

 

천한 것이 감히...

 

두 사람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어요

 

하지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그런 밤이었죠

 

아이고분이야

 

이게 뭔 짓이여?

 

방에 가만히 누워 쉬어야제

 

아니에요제가 할게요

 

내가 니 태몽을 꾼 것 같어

 

아들이여아들!

 

누이! - 깜짝이야!

 

점복아!

 

웬일이야여기는?

 

아씨댁에서 심부름으로 왔죠 - 아이

 

앉아 있어

 

배고프지?

 

누이가 좋아하던 뒷동산이라 그려 봤어요

 

우리 점복이 그림 솜씨는 정말 일품이다

 

이거 마셔가며 먹어

 

누이 - ?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당한 거예요?

 

남석이 아범이 그러는데 누이가

 

아들을 낳을 거래

 

시집도 안 간 처녀가 뭔 아들이래?

 

[불길한 느낌의 음악]

 

(백희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람들의 궁금증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여 가서 불 가져와 - 

 

(백희)  남인서인 노론소론으로 갈라져

 

끝없는 당파 싸움을 이어오던 조정은

 

진보적 사상가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종교 박해를 이용했고

 

유교적 세계관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고민하던 젊은 선비들이

 

당쟁의 희생물이 되었죠

 

네가 입고 싶어 했던 옷이잖아

 

그 옷 입고

 

내 대신 죽어

 

나와!

 

이명소의 부인이 맞소?

 

대답해 보시오

 

그렇소

 

다른 식솔들은 없었느냐? - 

 

감히 누굴 속이려고?

 

이 얼굴로 이 집안에 시집을 왔다 그건가?

 

혼인 후에 생긴 상처다

 

이런 얼굴의 여자를 데리고 살았다니

 

흉터와 상관 없이

 

다정한 지아비였다

 

네놈 따위가 헤아릴 수 있는 분이 아니지

 

끌어내!

 

(백희유배를 간 명소가

 

어떤 사람들과 어울렸는지

 

어떤 인물들이 그댁으로 모여들었는지

 

추궁하는 질문에...

 

이명소가 천주쟁이가 맞질 않느냐?

 

(백희분이는 끝내 답을 하지 않았고

 

날이 밝으면 사약이 내려오려나?

 

나리

 

분이야!

 

분이야!

 

살아 있었구나 

 

예가 어디라고 여기까지 찾아와?

 

그래네 고초 내 남식 어멈 통해 들었다

 

살아 계셔서 다행입니다

 

목소리를 잃은 것이냐나 때문에?

 

갖은 고문을 당하고

 

관노로 팔려가는 길에

 

도망을 가다가 죽었다는 말이 들립니다

 

그러게...

 

지 분수를 알았어야지

 

유배지에서 살아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던데?

 

그러믄입쇼

 

나으리께서는 반드시 돌아오실 겁니다

 

설거진 내가 할 테니 분이 너는 쉬거라

 

내가 내준 과제나 마저 하거라그러면

 

[경쾌한 음악]

 

어디 보자

 

아직아직...

 

이리 재미가 없어서야

 

뭘 좀 엉터리로 써야 혼내키는 재미가 있지

 

하나를 가르쳐 주면 둘셋을 깨우치는구나

 

!

 

!

 

 

열어보거라

 

저 아래 대장간 영감

 

내가 돌아갈 거라고 믿고 있는지

 

많은 일을 도와주더구나

 

그래 내 책 한 권 주고 가락지를 샀다

 

[애잔한 음악]

 

도움이 되는 반지였으면 좋겠다

 

곤궁할 때는

 

팔아서 요긴하게 쓰고

 

다음 생애라는 게 있다면

 

그땐 꼭 좋은 곳에서 태어나거라

 

나리

 

목소리도 잃지 말고

 

얼굴에 이런 흉도 갖지 말고

 

만약 다음 생에도

 

이런 흉을 갖고 살아야 한다면

 

그땐 내가 받으마

 

넌 그저 곱고

 

귀하게 있었으면 좋겠다분이야

 

어이쿠!

 

[밝은 느낌의 음악]

 

내가 준 가락지는 어쨌느냐?

 

저기

 

왜 저리 놓은 게야?

 

보름보름

 

보름달

 

가득 - 가득하면?

 

뭐라는 건지

 

안다알아

 

보름달 빛을 반지가 받으면

 

소원을 이루어주는 힘이 생긴다

 

그럼 우리 분이는 무슨 소원을 빌고 싶으냐?

 

비밀

 

춥다들어가자

 

들어가서 들어보자

 

[불길한 느낌의 음악]

 

[불타는 소리]

 

분이야분이야!

 

분이야일어나

 

분이야!

 

분이야나가야 한다우리

 

[절박한 느낌의 음악]

 

서방님!

 

그 애는 방에 두고 가요

 

그만하시오

 

말해 봐요

 

누굴 더 사랑했는지

 

나예요분이예요?

 

말해요누군지!

 

당신 미쳤소?

 

그 천박한 것은 두고 가요!

 

분이야!

 

분이야정신차리거라!

 

그냥 거기 있어

 

넌 거기서 죽어!

 

분이야!

 

분이야

 

네가 안 나오면

 

나도 못 간다

 

다 죽어버려

 

다 죽어버려!

 

[집이 무너지는 소리]

 

안 돼!

 

안 돼서방님!

 

안 돼!

 

서방님!

 

나쁜 년

 

영원히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어라

 

이보게말 좀 묻세

 

여기 이 댁이 최 판서댁 맞는가?

 

...

 

서린 아씨?

 

댁은 뉘시오?

 

아씨 마님

 

소인 점복입니다요

 

점복이?

 

아니이게 무슨 일이십니까?

 

어찌하여 옛날 모습 그대로?

 

우리 집이 며칠 새 왜 이렇게 된 거야?

 

며칠 만이라뇨아씨?

 

제 늙은 꼴이 안 보이십니까?

 

아버지어머니는 어디 계시냐?

 

30년 전에 돌아가셨죠

 

아씨를 기다리시다가요

 

내가...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모양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옛날 모습 그대로 하나도 변하지 않으시고?

 

네가 정녕 점복이란 말이지?

 

그림 솜씨 좋던 점복이? - 그렇습니다요

 

아씨 마님왜 그러십니까?

 

천천히 드시게

 

그러다 숨 넘어가겠구먼

 

자네귀신이라도 본 얼굴이구먼

 

뉘십니까?

 

서린 아씨와 분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도 유분수지

 

사람 대접해달라는 종놈들이 생기질 않나

 

계집이 대놓고 수작부리는 꼴을

 

백주 대낮에 보질 않나

 

다른 데 가서 얘기하세

 

같이 있읍시다 이 노인네보단 우리가 낫지 않소?

 

어허!

 

[신비로운 느낌의 음악]

 

아이고나 죽네!

 

다른 데 가서 얘기하세

 

내 긴히 할 말이 있으니

 

[불길한 느낌의 음악]

 

[격정적인 느낌의 음악]

 

멈춰라!

 

사람도귀신도 아닌 존재가 되었구나

 

넌 죽을 수 없다

 

누구야당신?

 

너와 비슷한 존재지

 

따라오너라

 

살아있는 한은

 

추위와 배고픔은 면해야 하지 않겠니?

 

[웅장한 음악]

 

정조 이후에 관한 역사서를 읽다 보니까

 

어릴 때 외할머니한테 들었던 옛날얘기가 생각이 나서

 

상상력을 좀 가미해 봤어요

 

그런 여자가 실제로 있다면

 

업을 풀기 위해 옷을 짓고 있지 않을까?

 

아님 뭐밥집을 하려나?

 

어이가 없군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

 

우리 뒷풀이 장소 어디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어요

 

재밌었어요? - 

 

그 죽지 않는 여자 얘기만 빼면 전부 다 사실 같았어요

 

그 여자까지도 사실일 수 있죠

 

근데 그 여자는 진짜 사악한데 왜 죽지도늙지도 않는 거예요?

 

그게 꼭 벌이라고만은 할 수 없잖아요

 

막상 해 보면 벌이란 걸 알 거예요

 

벌 맞죠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데

 

끔찍하게 외로울 거 같아요

 

가족애인 모두 늙고 죽는데

 

본인은 그대로 있잖아요

 

계속 새로운 애인을 사귀면 되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인생에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까요

 

누군가한텐 단 한 명일 수도 있고

 

맞습니다바로 그거예요

 

혹시 본인이세요?

 

제가 어릴 때 뵀을 때랑 요만큼도 달라지지가 않으셨는데

 

혹시 불로 영생하세요?

 

, 250살이에요

 

근데 내가 왜 분이예요?

 

[음산한 느낌의 효과음]

 

무슨 소린지?

 

어젯밤에요 막 유리창 깨지고 어둠 속에서

 

분이야

 

분이요?

 

그래!

 

치마저고리 입으시고 머리 쪽지시고 저한테

 

'분이야이러셨잖아요

 

제가 꿈이 너무 생생해서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가더라고요

 

제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얘기 들으니까 생각났어요

 

아니 개꿈을 꾸고 왜 나한테 시비를...

 

외박하고 그러니까 그런 꿈 꾸는 거 아니야?

 

오늘 일찍 가서 자

 

선생님저희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일어나 - 저희도 나갈 참이었어요

 

가요

 

아침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또 초대할게요

 

혹시 그 샤론 양장점 사장님하곤 어떤 관계세요?

 

저 아인 나한테...

 

실패한 명품 직구랄까요?

 

입을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는

 

농담이고

 

무인도에 같이 있는 두 사람

 

싫어도 좋아도 돕고 의지해야 할 수밖에 없는 관계랄까요?

 

저 혹시...

 

저분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250살이라잖아요

 

아니 제가 어렸을 때 옛날에 뵀을 때

 

그때가 20대 중반이었다 쳐도

 

지금 마흔은 훌쩍 넘으셨다는 얘긴데

 

아무리 많게 봐도

 

30대 초반으로밖에 안 보이시잖아요

 

피부과의 힘이겠죠

 

문수호

 

괜찮은 남자예요

 

왜 뜬금없이... - 꼭 잡아요

 

내일이나 모레쯤 오시겠어요?

 

셔츠 치수가 필요한데

 

시간이...

 

그냥 100 사이즈면 대충 맞을 거 같은데요

 

그럼

 

이렇게 해 보세요

 

[코믹한 느낌의 음악]

 

3초만 기다려 주세요

 

[헛기침하는 수호]

 

줄자가 없을 때 종종 쓰는 방법이에요

 

가공하러 와서 보세요 꽤 정확하답니다

 

제가 줄자를 준비해 가지고 다니겠습니다

 

샤론 양장점 사장님 어떻게 알아?

 

그날 인사 못 하고 왔잖아

 

일 때문에 혼자 갔었어

 

무슨 일?

 

질투해?

 

누가 질투를 해

 

그리고 너 앞으로 함부로 외박하지 마

 

내 맘이지

 

자수성가하고 싶다며 그럼 그따위로 살면 안 돼

 

 

기분 나쁘고 좋은 거 바로 드러내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그거 완전 하수야

 

그래요

 

어우!

 

내가 심심해서 이래?

 

내가 너 미치게 좋아하니까 우스워 보이지?

 

그러니까 차였지 - ?

 

미친 거 아니야?

 

[로맨틱한 음악]

 

그렇게 남자 보는 눈이 없으니까 차이고 다니는 거 아니야

 

바보 같은 놈 만나다가

 

질투는 본인이 하시는구만?

 

한 달 어때?

 

뭐가?

 

한 달 후에도 내가 싫으면 그땐 깨끗하게 포기한다

 

내가 끝까지 싫으면 나도 마음 접어

 

한 달이 왜 필요한 건데?

 

한 달 동안 보고 배우라고

 

괜찮은 남자가 어떤 건지

 

널 진심으로 아끼는 남자가 어떤 건지 알아두라고

 

좋아한 달그래

 

한 달 후엔 날 안겠지

 

한 달 후에 내가 너 차주마

 

추워

 

왜 이래내가 탈 거야

 

아까그리고 미안해

 

뭐가?

 

다른 여자가 날 안았어

 

지랄!

 

아니외국에서 뭘 먹고 자랐길래 이렇게 느끼하게 큰 거냐?

 

질투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운전이나 똑바로 해!

 

 

해라는 문수호 씨랑 결혼할 거 같던데요?

 

네 멋대로 좀 지어대지 마

 

제 느낌이 맞아요

 

여자를 위해 성공해 돌아온

 

남자 주인공 스토리 있잖아요딱 그거예요

 

돈은 어디서 그렇게 났대니? - 운이 계속 따랐대요

 

운 좋은 놈은 누구도 이길 수 없죠

 

운 좋은 놈도 약점은 있겠지

 

그럼 해라가 그 녀석 아킬레스건인가?

 

그럴걸요?

 

여자의 직감으로 확신합니다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그걸로 시험해 보면 되겠구나

 

아버지해라한테 이상한 짓하면 저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

 

요즘 마신 와인 중에 이게 제일 낫구나

 

영미 솜씨냐? - 

 

제가 고른 거예요

 

우리 자주 와인 번개해요아버지

 

그리고박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너무 윽박지르지 마세요

 

넌 좋겠다언제나 네 편인 여자가 곁에 있어서

 

그 사람한테 땅도 팔고 여러 번 만났으면서 나한테 한마디 없이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알면서

 

정해라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나도 놀라는 중이에요

 

내 몸의 변화에 대해서

 

[코믹한 느낌의 음악]

 

(샤론남들하고 다르게 살기 시작한 뒤부터

 

당신한테는 엄청난 힘과 예지력이 생겼고

 

아니 1900년 생으로 되어 계신데

 

본인이 맞다고요?

 

(샤론나한텐 더 이상한 게 생겼잖아요

 

등본부동산 계약

 

각종 서류들을 고치는 데 요긴하게 썼지

 

강 주임쥐 잡는다는 홍보 효과는 다 만들었어?

 

저 지금 바빠요

 

그런데 요즘

 

통제할 수 없는 이상한 힘이 생겨나

 

유리창도 깨고

 

탁자도 흔들고

 

나도 모르게 내 모습이 변했나 봐요

 

서린 아씨로

 

...

 

아직 예쁘고 근사해

 

남의 남자 유혹하지 말고

 

너도 연애를 해

 

남의 남자?

 

종년한테 뺏긴 내 남편이에요

 

원래 그 아이 것이야

 

내가 너희 둘을 바꿔놨어

 

그래서 나도 이 벌을 받고 있는 거고

 

?

 

내가...

 

그 집 첫 번째 부인이었다

 

아이를 못 낳아서 쫓겨난

 

친정에서 죄인처럼 숨어 지내다가

 

새로 들인 부인한테서 아이가 태어났다고 들었다

 

아씨

 

그래서...

 

날 잘 따르던 여종한테

 

아이 얼굴을 한 번만 보게 해달라고 했지

 

송구스럽습니다요아씨

 

그래도 아들이 아니라서 다행이랄까요?

 

잠시만...

 

나 혼자 있게 해 주겠나?

 

그 순간

 

장터 거지 여자가 갓난 아이를 안고 다니는 게 떠올랐어

 

[바이올린 음악]

 

아씨지송하네유

 

그렇게 아이를 바꿨지

 

그 집 친딸인 분이는

 

행랑채 앞에 던져 놓았어

 

종으로 자라게 된 거야

 

봉기

 

장터 거지 딸인 너는

 

그 집 딸로 자랐고

 

식상하지만 재밌네요

 

그런 영화 본 것 같아

 

이 나이에 내가 충격이라도 받길 원해요?

 

장터 거지랑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두 사람은 인연이었어

 

부부로 만나게 된 그 사람과 내가 인연이지

 

내 죄가 크다

 

널 놓지 못하는 이유도 이거야

 

내 업이라서

 

내가 잘못한 건

 

내 옷 입어 봤다고 걔를 때린 거밖에 없어

 

이제 걔한테 예쁜 옷만 만들어주고 죄를 씻으면 돼요

 

어리석긴

 

넌 두렵지도 않니?

 

그 사람 없는 생이 두렵지

 

[암울한 느낌의 음악]

 

...

 

그 사람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

 

돈도 명예도 필요 없고

 

사랑만 받고 싶어

 

[잔잔한 음악]

 

[속으로상처받기 싫으니까

 

네 여자가 되기에 난 너무 초라하니까

 

?

 

한 달 뒤에 찰 거야

 

허리 꺼지지 않게

 

무게 중심 앞으로

 

여덟

 

아홉라스트!

 

매일 이렇게 일찍 나오면 집에서 서운해하지 않으세요?

 

집이라 함은? - 와이프 되시는 분요

 

나 아직 싱글입니다

 

내가 아저씨처럼 보여요?

 

대표님 정도면 여자들이 가만두지 않을 텐데요

 

그런 경향이 없진 않지만

 

근데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싸늘합니다

 

그럼 유치하고 공격적으로 나가야죠

 

예를 들면? - 예를 들면...

 

[코믹한 느낌의 음악]

 

'넌 제일 행복했을 때가 인생에서 언제였니?'

 

'난 지금'

 

'널 보고 있는 지금이 순간'

 

'넌 인생에서 가장 아플 때가 언제였니?'

 

'난 지금'

 

'넌 안을 수 없는 지금 이 순간'

 

오늘 한번 써 보세요 효과 있을 겁니다

 

임상 실험이 필요할 거 같으니까 해 보고 알려주세요

 

해 보고 싶은데

 

만나 주질 않아서

 

왜요? - 제가 그녈 사랑한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아서요

 

그러면은 방금 그거 절대 하지 마세요

 

연애를 모르시네 효과 있다니까요

 

아우

 

이 낡은 목욕탕을 안 파신다고요?

 

이거 밀고 쇼핑몰 짓는다는 것도 나는 반대고

 

그리고

 

믿을만한 젊은 사장하고 얘기가 다 끝났어요

 

누굽니까그게?

 

[경쾌한 음악]

 

[라디오서울시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와

 

도시 재생을 위해 추진 중인 희망 돋움 사업에

 

문수호 씨가 이끄는 즐거운 동네 프로젝트와

 

송은재 건축 사무소

 

그리고 나눔 개발이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협업사들은

 

도시 문화를 생산하는 문화 예술가들을

 

공동 운명체로 받아들여

 

누구나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알리고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도록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

 

오늘 저녁 소고기 회식!

 

한우 먹는 거야?

 

10개 먹을 거야, 10

 

[헛기침 소리]

 

나 문수호 대표랑 할 얘기가 있어서 왔는데

 

[불길한 느낌의 음악]

 

깜쪽같이 얼굴을 싹 밀었구나?

 

이렇게 보니까 잘생긴 얼굴이었네

 

감사합니다

 

어른한테 먼저 인사를 오는 게 예의 아니던가?

 

그래이해한다

 

네가 예의범절을 익힐 만한 사정이 아니었지

 

눈칫밥만 먹고 자라서

 

먼저 인사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 아가야

 

한국에서 사업하기 쉽지 않다

 

기댈 끄나풀도 없이 함부로 설치다가는 큰코다쳐요

 

다른 건물주나 임차인들도 만만하게 보지 말고

 

명심하겠습니다아저씨

 

돈 없는 사람들 현혹시키지 마

 

낡은 동넨 개발을 해야지

 

그래

 

또 보자

 

아저씨

 

1층에 미용실 있던 3층짜리 상가 건물

 

옛날에 그거 무슨 돈으로 사셨어요?

 

연구소 있던 자리에

 

아파트 짓고 싶어 하던 건설사에서 준 거죠?

 

연구소는 불에 타서 없어지게 하고

 

아저씨가 원한 바는 아니었지만

 

그 화재로 문 박사님이 사망하셨죠

 

그래그래이해한다

 

괴물 같은 얼굴로 눈칫밥 먹으면서 어린 시절 보냈으면은

 

그런 피해 의식이 생길 만도 하지

 

괴물 같지는 않았습니다

 

한쪽은 미남이었죠

 

함부로 까불지 마라

 

나 무서운 사람이다

 

건강하세요아저씨

 

그래수고해

 

해라 씨좀 나와 봐

 

(수호좋은 일이 생겨서 자축하는 의미로

 

저녁에 알려줄게

 

(지훈나 요즘 열심히 살고 있다

 

해라야보고 싶다

 

정해라

 

자작극이 좀 과하다두 개씩이나

 

[메시지 도착 알림]

 

(영미퇴근하고 좀 보자 좋은 소식이야

 

[재즈 음악]

 

해라야여기

 

어서 와

 

아니 왜?

 

음식이 입에 안 맞니?

 

저 회사 다시 들어가 봐야 해서요

 

하실 말씀 있으시면 빨리 하세요

 

내 그동안 미안했다

 

너도 알다시피

 

이쪽이 워낙에 치열하잖니 사기꾼도 많고

 

먹고살기 바빠서 널 못 챙겼어

 

내가 이번에 옛날 너희 동네 그 우중충한 데 싹 밀고

 

근사한 쇼핑몰 하나 만들려고 하거든

 

내가 너 상가 하나 주마

 

2층 정도 생각하고 계시나 봐

 

카페 같은 거 월세 주면 너도 인제 돈 걱정 없지

 

그걸 저한테 왜 주시는데요?

 

그동안 못 챙겨준 게 미안해서

 

전 영미 같은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니라서

 

이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거 너무 잘 아는데요

 

물론 공짠 아니지

 

쇼핑몰이 잘 올라갈 수 있도록

 

너도 애만 좀 써주면 돼

 

그게 다다

 

어떤 애를 써야 되는지가 함정이겠네요

 

계약서로 만들어 오시면 제가 생각 한번 해 볼게요

 

애쓴다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는지도요

 

[경쾌한 음악]

 

내가 너 상가 하나 주마

 

나 지금 어때?

 

기분 좋은 일 있나 봐?

 

손님이 잠깐 들른대

 

손님 누구?

 

 - 케이크가 엄청 맛있어 보여요

 

한 조각 같이 드시죠 잘라 오라고 했어요

 

괜찮습니다

 

셔츠 가봉해 보실래요?

 

아니요잘 맞겠죠

 

그날 절 그렇게 꽉 안아 주셨는데

 

그러니까 입어 보셔야죠

 

제 손이 얼마나 정확한지

 

선생님

 

다시는 그러지 말아 주세요

 

제가 좋아하는 여자도 옆에 있는데

 

장난이 좀 지나치셨어요

 

그리고

 

해라 옷에만 신경 써 주시면 됩니다

 

저 셔츠 많습니다

 

그래도...

 

친구가 밀라노에서 남성복 샵을 하거든요

 

저 사실 거기 셔츠만 입습니다

 

그러시군요

 

이태리 원단 좋죠

 

셔츠랑 해라 옷값 미리 드리겠습니다

 

셔츠는 따로 안 보내주셔도 괜찮습니다

 

차 잘 마셨습니다

 

[불길한 느낌의 음악]

 

문은 잠그지 말고 가

 

정해라가 올 거야

 

이거 진짜 근사하다

 

너무 예뻐요

 

정성을 다해 만들어 봤어요

 

우리 직원이 날더러 천재라잖아

 

천재 맞으세요

 

근데 너무 다 작품 같은 옷들이라서

 

공짜 아니에요

 

나도 뭐 하나 줘

 

뭐 드릴까요?

 

그거 줘요

 

이거요? - 그거면 돼

 

이거 싼 건데요

 

그거 나 주고 입어봐요빨리

 

[바이올린 음악]

 

이상한 일은 없었죠?

 

이거 왜 이런 거야?

 

죄는 지었지만

 

왜 나만 벌받아?

 

너 주사 있는 거면 술 끊어야 해

 

귀엽네

 

술도 컨트롤 못 하면서 무슨 자수성가야?

 

정해라가 좋으냐? - 좋아요

 

박 회장이 보내서 왔나 본데

 

정말 수준 이하다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가세요

 

그냥 동네가 사라지는 게 싫어

 

우리 어릴 때 추억이 있는 곳이니까

 

나 오늘 집에 안 갈래

 

.흑기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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