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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 투 헤븐 7


 (상구)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졌어요


 (상구)  전에도 이런 일 있었어?


 (수진)  모든 신체 기능이 떨어져서  가끔 이럴 때가 있어요


 근데 이번엔


 많이 안 좋대요


 [말을 더듬으며]  그, 마, 많이 안 좋은 게  어, 어떤 건데?


 수술해야 될 수도 있대요


 (상구)  아, 피, 필요하면 당장 해야지  뭘, 뭘 망설여?


 오빠  [수진의 떨리는 숨소리]


 아, 그 수술비 때문에 그래?


 (상구)  그건 내가 알아서 준비할 테니까…


 [버튼 조작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환자 상태가 안정이 안 됐습니다


 (의사)  이런 경우 수술을  권해 드리고 싶진 않습니다만


 수술 안 하면


 안 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보내 드릴 준비를  하셔야 할 겁니다  [무거운 음악]


 [절망한 숨소리]


 아이! 진짜, 이씨


 [거친 숨소리]


 할 겁니다, 수술


 [울먹이며]  오빠


 (상구)  해 주세요


 안 하면 죽는다면서요


 수술해야 살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의사)  보호자분들이 결정하시면


 저희는 원하는 대로  해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한번 잘 상의하시고  결정해 주십시오


 [한숨]


 그만하자


 안 돼


 오빠 맘 편하자고


 나랑 수철 오빠랑  얼마나 더 버텨야 돼?


 (수진)  오빠, 봐서 알잖아


 이렇게 사는 건 사는 게 아니라고!


 살아 있잖아


 지금까지도 버텼잖아


 숨도 쉬고 심장도 뛰잖아


 계속 살 수 있어


 살게 할 거야


 (수진)  오빠


 수술비


 마련해 올게


 상구 오빠!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상구가 문손잡이를 달칵거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무거운 음악]  [상구의 한숨]


 [옅은 한숨]


 [입바람을 하 분다]


 [상구의 다급한 숨소리]


 [서랍이 쓱 여닫힌다]


 [열쇠가 잘그락거린다]


 [다급한 숨소리]


 [서랍이 쓱 여닫힌다]


 (상구)  아이씨


 [서랍이 쓱 열린다]


 [서랍이 쓱 여닫힌다]


 [상구의 옅은 탄성]


 [봉투를 사락 연다]


 [종이를 사락 편다]


 에이, 씨


 [봉투를 사락 편다]


 [가쁜 숨소리]


 [놀란 숨소리]


 빚 갚는 거라고 생각해


 [조명이 탁 꺼진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뛰어가는 발걸음]


 (나무)  이 밤에 갑자기  왜 저렇게 뛰쳐나가?


 꼭 도둑질하고 도망치는 사람처럼


 [미심쩍은 숨소리]


 삼촌은?


 (그루)  외출하셨습니다


 [나무가 의자를 탁 뺀다]


 그루야


 너는 삼촌이 어떤 사람 같아?


 삼촌은


 더러운 사람입니다


 삼촌은 씻기를 싫어하고  청소하는 것도 싫어하고


 (그루)  빨래도 싫어하고  설거지하는 것도 싫어하십니다


 [흥미로운 음악]


 코딱지를 후벼서 옷에 문지르고


 귀도 후벼서 옷에 문지르는데


 그 옷을  일주일씩 안 빨고 입으십니다


 [작은 목소리로]  더러워


 그리고 삼촌은


 시끄러운 사람입니다


 (나무)  응?


 목소리도 크고 소리도 잘 지르고


 잠잘 때 코도 엄청 고십니다


 그리고 먹을 때도  소리를 엄청 내십니다


 (그루)  먹고 나서는 트림을 크게 하시고


 방귀를 뀌면  그루 방에서도 다 들립니다


 아, 그런 거 말고, 어?


 뭐, 착한 사람 같은지  나쁜 사람 같은지


 (나무)  싫은지 무서운지 그런 거 말이야


 아


 그렇다면 삼촌은


 헷갈리는 좋은 사람입니다


 (나무)  에, 뭐?


 삼촌은 언제나 나쁜 말을 하십니다


 '야, 꼴통', '또라이'


 '사고 치지 마라'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항상 그루한테 화를 내십니다


 아, 그래  근데 그게 왜 좋은 사람이야?


 하지만


 언제나 그루가 원하는 걸  할 수 있게 도와주십니다


 (그루)  쓰레기장에서  노란 상자를 찾아 주셨고


 이선영 님 집에서도  카메라를 찾아 주셨습니다


 겉으로는 무섭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마음을 잘 알아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빠가


 그러니까


 삼촌은 헷갈리는 좋은 사람입니다


 [무거운 음악]


 [관중들의 환호성]


 [선수의 힘겨운 숨소리]


 (선수)  씨발


 [선수의 기합]


 이런 씨발 새끼


 [선수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선수의 힘겨운 신음]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성]


 [진행자가 말한다]


 [픽 웃는다]


 안 세어 봐도 되지?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성]


 [풀벌레 울음]  [남자들이 소란스럽다]


 [퍽 소리가 난다]  [남자들의 신난 신음]


 (남자1)  이 새끼가  [남자1의 힘주는 신음]


 [수철의 힘겨운 신음]


 (남자2)  야, 야  나와 봐, 나와 봐, 나와 봐


 [남자2의 힘주는 신음]


 쯧, 아휴  [남자들이 즐거워한다]


 [남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남자2)  야, 딱 대


 [수철이 콜록거린다]  간다, 라스트, 빡!


 (남자3)  일어나, 새끼야


 [남자1의 힘주는 신음]  [남자들의 웃음]


 [남자3이 말한다]  [수철의 힘겨운 신음]


 (남자4)  씨


 [수철의 힘겨운 신음]  [남자들의 웃음]


 [남자1이 말한다]  [수철의 다급한 신음]


 [냇물이 조르르 흐른다]  (남자3)  어디 가냐?


 뭐 해?


 뭐 하냐?


 (남자1)  병신 새끼 지랄하고 있네  [수철의 겁먹은 숨소리]


 오지 마, 뛰어내릴 거야


 [남자들의 웃음]  (남자3)  뛰어내려 봐, 이 좆만아, 어?


 야, 네가 뛰어내리면  내가 네 동생이다, 씨바


 - (남자3) 뛰어 봐  - (남자4) 이 새끼


 (남자3)  병신  [수철의 긴장한 숨소리]


 [남자3의 감탄]


 (남자1)  넘어갔네?


 [수철의 긴장한 숨소리]  (남자3)  가 봐


 - (남자1) 뭐 할 건데?  - (남자3) 가 보라고  [수철의 거친 숨소리]


 (상구)  너희들 여기서 뭐 하냐?


 (남자4)  어?


 아저씨 뭔데?


 왜 와서 지랄이야


 아저씨 우리 알아?


 (상구)  나야 모르지


 이제부터 알아볼까?


 (남자4)  어쩔 건데?


 뭐, 경찰에 신고라도 하게?


 [남자들의 비웃음]


 (상구)  쟤 다신 안 건든다고 약속하면


 그냥 갈게


 (남자2)  이 인간이 약을 처먹었나


 [남자1이 말한다]  어디 와서 잘난 척이야, 씨


 (상구)  에이, 씨  [남자2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3)  뭐야, 씨  [남자3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2)  이 새끼가, 이 씨발


 [남자2의 힘겨운 신음]


 [우두둑거린다]  [남자2의 비명]


 - (남자1) 아씨  - (남자4) 야


 [남자2의 힘겨운 신음]


 (상구)  여기서 꺾으면 너 병신 된다


 나야 빵에서  몇 달 살다 나오면 되지만


 넌 여기서 평생 불구 될 텐데  괜찮겠냐?


 (남자2)  [힘겨워하며]  살려 주세요, 아이씨


 (상구)  팔다리가, 어?  다 못 써 봐야 정신을 차리지


 - 가만있어라  - (수철) 하지 마세요  [남자2의 힘겨운 신음]


 '하지 마세요'?


 (상구)  너 얘들한테 그렇게 처맞고도, 어?


 그런 말이 나오냐?


 (수철)  이젠 안 그럴 거예요, 또 그러면


 형이 혼내 주시면 되잖아요


 [한숨]


 [남자2의 힘겨운 신음]


 [남자2를 퍽 차며]  가, 이 새끼야


 [남자들의 다급한 숨소리]


 (남자2)  가자


 [남자들이 씩씩거린다]


 [한숨]


 [입소리를 쯧 낸다]


 감사합니다


 [입소리를 쯧 낸다]


 [상구가 픽 웃는다]


 (상구)  착각하지 마


 난 때리는 새끼들보다


 너처럼 처맞는 새끼들이  훨씬 더 싫으니까


 [퍽퍽 소리가 난다]  [차분한 음악]


 [퍽퍽 소리가 연신 난다]


 [가쁜 숨소리]


 (수철)  형


 이거  [상구의 한숨]


 [물통을 탁 받는다]


 [한숨]


 내가 너 눈앞에 띄지 말라 그랬지?


 제발 좀 가라고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물병을 탁 던진다]


 (상구)  아유! 진짜


 이딴 새끼를  내가 왜 살려 놔 갖고, 진짜


 아유, 씨, 진짜, 쯧


 책임져요


 (수철)  나도 형한테 내 목숨 살려 달라고  한 적 없잖아요


 근데 형 마음대로  살려 낸 거잖아요


 [어이없는 숨소리]


 뭐라냐, 저거?


 살려 냈으니까


 책임져요


 (수철)  나 그때 죽은 거나 다름없었어요  근데 형이 살려 낸 거예요


 책임져요


 (상구)  내가 왜 네 책임을 져? 이 새끼야


 미쳤냐?


 안 꺼져?


 아, 가!


 꺼지라고, 새끼야, 진짜


 아, 빨리 가!


 또라이 아니야, 저 새끼? 아유, 씨  [흥미로운 음악]


 [옅은 웃음]  (상구)  아나, 진짜, 이 새끼


 야, 가라고


 아, 가


 [수철의 놀란 신음]


 [감탄]


 [웃음]


 진짜 안 갈래? 안 갈래?


 [콜록거린다]


 (상구)  껴 봐


 정말요?


 맞으려나 모르겠다


 (수철)  [힘주며]  어, 완전 잘 맞는데요?


 - 어때요?  - (상구) 넌 길이가 있으니까


 아웃 복서로 가면 되겠네


 아웃 복서요?


 상대방이랑 거리를 유지하다가  한 방에 보내는 거야


 (수철)  한 방에


 [수철의 아파하는 신음]  [웃음]


 이렇게요?


 아웃 복서는 펀치가 긴 대신  졸라 빨라야 돼  [잔잔한 음악]


 (상구)  이렇게


 [수철의 감탄]


 [수철의 아파하는 신음]


 가드 제대로 올리고


 [웃음]


 한 번에 뻗어야지


 (상구)  감은 다음에


 두 번 감아 줘


 (수철)  두 번


 (상구)  감았으면


 손가락 사이에다가 하나를 넣고


 (수철)  사이에다가 하나


 그리고 손바닥 검지 사이로 지나서


 손목을 한 번 감아 줘


 - 원, 투  - (수철) 원, 투


 (상구)  아이, 새끼  무릎 좀 더 굽히고, 새끼야


 - 가드 제대로 올려 봐, 어?  - (수철) 네


 (상구)  다시


 - 원, 투  - (수철) 원, 투


 (상구)  하나, 둘  조금 더 앞으로 나와야지


 - (상구) 하나, 잽, 잽, 원, 투  - (수철) 잽, 잽, 원, 투


 - 잽, 잽, 원, 투  - (수철) 잽, 잽, 원, 투


 (상구)  그리고


 골반을 써야지, 인마  가드 제대로 올리고


 손 떨어진다, 다시  [수철의 힘겨운 신음]


 잽, 좋아


 끝까지 가는 거야, 끝까지!


 원, 투, 그렇지!


 [저마다 입소리를 쉭쉭 낸다]


 (상구)  아이, 줄 건드리지 말라니까  [수철이 말한다]


 [수철의 가쁜 숨소리]  (상구)  좀 더 무릎을 쓰고


 그렇지


 (상구)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그렇지


 자, 막판 스퍼트!


 아이, 아직 안 끝났어  빨리빨리, 빨리


 [수철의 힘주는 신음]


 가자!


 [수철이 말한다]  좋아, 좋아, 좋아, 끝까지


 끝까지 해야지, 끝까지


 (수철)  어, 수진아


 여기 왜 왔어?


 [웃으며]  내 동생


 (상구)  아, 안녕하세요


 (수철)  아, 여기 내 코치님


 [상구의 헛기침]  아


 [상구의 옅은 웃음]


 (상구)  잽


 원, 투!


 원, 투!


 그렇지!


 그렇지


 잽


 주먹 간다, 그렇지, 피하고


 [수철의 가쁜 숨소리]


 오, 그렇지


 원, 투  [수철의 가쁜 숨소리]


 원, 투  [수철의 힘주는 신음]


 넌 나처럼 되면 안 돼


 체대도 가고  [수철의 힘주는 신음]


 체전도 나가고!


 까짓것, 씨


 국대가 별거냐, 어?


 원, 투!  [수철의 힘주는 신음]


 원, 투!  [수철의 힘주는 신음]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거리 유지하고, 잘하고 있어, 어


 (상구)  아, 저 새끼 뭐야?


 아나, 씨


 야, 수철아  흥분하지 마, 가만있어  [흥미로운 음악]


 그렇지


 들어가, 그렇지! 몰아붙여


 그렇지, 그렇지!


 좋았어, 다운 하나 얻었어, 오케이


 자, 가자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냐, 여기까지


 그렇지


 그렇지


 카운터 날려, 지금


 그렇지, 지금!


 [환호성]


 [환호성]


 일어나지 마  [TV 속 공이 땡 울린다]


 (TV 속 캐스터)  케이오로 우승을 만들고 있는  김수철 선수입니다


 (TV 속 해설 위원)  제94회 전국 체전…


 우승!


 (상구)  챔피언!


 김수철 우승!


 네가 챔피언이야


 아씨


 [무거운 음악]


 [상구가 손뼉을 짝짝 친다]


 아씨


 누가 키운 새끼인데, 어? 아씨


 [뿌듯해하며]  멋있어, 김수철!


 [가쁜 숨소리]


 [어두운 음악]


 돈 필요해


 [마담이 종이를 사락 편다]


 (상구)  담보로 잡고 수술비만 빌려줘


 급해


 수술비?


 설마 수철이 수술비  얘기하는 거야?


 [호응하는 숨소리]


 [마담의 헛웃음]


 당신도 참 대단하다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안 좋아진 거면


 수철이한테 감사해


 (마담)  당신한테  빠져나갈 기회를 주는 거니까


 그딴 기회 필요 없어


 한 달 뒤 큰판이 있어


 해외에서 전주들 들어올 거야


 경기는 안 해


 나 뛰는 거 봤잖아


 (마담)  그거 보고 기획한 거야


 다들 당신이 한물갔다고  생각하니까


 [숨을 후 내뱉는다]


 [분한 숨소리]


 당신이 나랑 수철이한테 한 짓  벌써 잊었어?


 (상구)  내가 당신 기획에  또 놀아날 것 같아?


 (마담)  결정해


 수술비랑 그동안의 빚


 한 게임이면 끝나


 무사히 마치면


 이 문서도


 그대로 돌려줄게


 [휴대전화 진동음]


 [놀란 숨소리]


 이씨


 [다급한 숨소리]  [봉투를 탁 든다]


 [씩씩거린다]


 [픽 웃는다]


 [가쁜 숨소리]


 (상구)  수진아


 (수진)  오빠  [상구의 가쁜 숨소리]


 수술비 가져왔어, 얼른 수술시키자


 아, 뭐 해?


 아, 급하다며  빨리 수술시키라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막


 갔어요


 [차분한 음악]  [가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울먹인다]


 [상구와 수진이 흐느낀다]


 아니야


 아니야


 (상구)  아니야


 [수진이 오열한다]


 [놀란 숨소리]


 [수진이 연신 오열한다]


 [상구가 울먹인다]


 일어나, 이 새끼야


 누가 이렇게 죽으래?


 누구 허락받고 죽는 건데!


 (수진)  오빠


 (상구)  네 목숨 내 거라며


 빨리 일어나


 빨리 일어나서 약속 지켜, 새끼야


 수철아


 - (수진) 오빠!  - (상구) 수철아


 (상구)  수철아!


 (수진)  오빠, 오빠


 (상구)  수철아


 [수진과 상구가 오열한다]


 수철아


 [한숨]


 [웃음]


 [숨을 씁 들이켠다]


 [한숨]


 빡!


 [입소리를 쉭쉭 낸다]


 팍! 턱!


 [웃음]


 (수진)  들어와요, 오빠, 정리가 안 돼서…


 저쪽에 앉아 있으면  차 좀 가져올게요


 [물소리가 조르르 난다]


 [달그락 소리가 난다]


 [한숨]


 [한숨]


 고마워요


 뭐가?


 우리 오빠 끝까지 포기 안 해 줘서


 무슨 소리야?


 (수진)  오빠가 그렇게 우기지 않았다면


 난 벌써 포기했을 거예요


 어느 날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차라리 그날


 죽는 게 더 나았을 텐데


 수진아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끔찍하고


 날 그렇게 만든  수철 오빠가 너무 미웠어


 (수진)  불쌍한데


 그래도 미웠어


 날 원망했어야지


 다 내 잘못인데


 근데 오늘에서야 알았어


 그렇게라도 함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수진)  그때 그렇게 빨리 포기해 버렸다면


 난 날 용서하지 못했을 거야


 왜 하필 지금이었을까?


 상구 오빠를


 기다린 거였나 봐


 [차분한 음악]


 [울먹인다]


 [숨을 후 내뱉는다]


 [훌쩍인다]


 [헛기침]


 수진아


 수철이 유품


 내가 정리해 줘도 될까?


 [옅은 한숨]


 [잔잔한 음악]


 [옅은 웃음]


 [박수 소리가 흘러나온다]


 [상구의 웃음]


 [상구가 손뼉을 짝짝 친다]


 내 새끼, 진짜 잘했어


 [옅은 웃음]


 (수철)  [힘주며]  어, 완전 잘 맞는데요?


 어때요?


 [상구가 훌쩍인다]


 [떨리는 숨소리]


 [한숨]


 [웃음]


 [숨을 씁 들이켠다]


 [입소리를 쉭쉭 낸다]


 [숨을 하 내뱉는다]


 [봉투를 사락 든다]


 [봉투를 사락 연다]


 [놀란 숨소리]


 (수철)  형


 나 권투 그만두려고


 미리 말 못 해서 미안


 정말이야?


 (수철)  응, 아버지랑 설비 가게 하려고


 철진설비 과장 김수철


 그게 내 명함이야


 (수철)  더 늦기 전에  아버지 소원 들어드리려고


 [훌쩍인다]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해 줄게


 [상구의 놀란 숨소리]


 [흐느낀다]


 (마담)  참


 오늘 경기 파트너 바뀌었다


 [가쁜 숨소리]


 갑자기?


 그런 얘기 없었잖아


 큰판인데 아무나 세울 순 없잖아


 그래서


 상대가 누군데?


 누구든 상관없잖아


 (마담)  잊지 않았지?


 7회야


 그 전에 끝내도 안 되고  8회도 안 돼


 7회에 KO


 자긴 하던 대로만 하면 돼


 [상구의 가쁜 숨소리]


 [상구가 입소리를 쉭쉭 낸다]


 (진행자)  오늘 스페셜 이벤트를 위해  특별히 초청된 뉴 페이스


 전 국가 대표 출신  전 WBO 주니어 라이트급 챔피언


 김수철!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무거운 음악]


 (상구)  씨


 [휘슬이 삑 울린다]


 씨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관중들이 '김수철'을 연호한다]


 어떻게 된 거야  네가 여기 왜 있어?


 나 형인지 몰랐어, 정말이야


 네가 여기 왜 있냐고, 새끼야


 나 마지막으로  가게 차릴 돈 벌고 끝내려고


 [한숨]


 [관중들이 불평한다]


 씨발


 알았어, 일단 쳐


 아, 내가 형을 어떻게 쳐?


 잔말 말고 빨리 치라고  새끼야, 씨


 (수철)  나 못 해, 형이 먼저 쳐


 야, 김수철  이 찌질이 병신 새끼야


 너 아직도 그거밖에 안 돼?


 (상구)  다리 위에서 애새끼들한테 처맞던  그 찌질한 놈으로 돌아갔냐?


 하지 마


 뭘 하지 마


 (상구)  국대? 챔피언?  그거 다 내 앞에서 좆밥이야


 - (수철) 형  - (상구) 쳐


 (상구)  쳐 봐, 왜 안 쳐?


 쳐, 치라니까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쳐, 치라고


 [수철과 상구의 힘주는 신음]


 [수철의 힘겨운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상구)  야, 찌질이 새끼야  똑바로 못 하냐?


 [수철의 힘주는 신음]


 [관중들의 환호성]


 [수철이 씩씩거린다]


 와


 [휘슬이 삑 울린다]


 [가쁜 숨을 내뱉으며]  좋아


 [관중들의 박수]


 [휘슬이 삑 울린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상구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상구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수철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겨운 신음]


 [수철의 성난 신음]  [상구의 힘겨운 신음]


 (관중)  아, 좋아!


 [휘슬이 삑 울린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휘슬이 삑 울린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상구의 힘주는 신음]


 [당황한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수철의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관중들의 환호성]


 [휘슬이 삑 울린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거친 숨소리]


 (마담)  자기 왜 이러는지 아는데


 시나리오대로 작품 안 나오면  다 같이 망하는 거야


 특히 저기 저


 자기가 특별히 아끼는  저 챔피언 동생


 은퇴 자금 필요하다고 해서  큰맘 먹고 모셔 온 건데


 게임 망치면 한 푼도 없어


 그럼 그게 누구 탓일까?


 내 탓?


 아니면 자기 탓?  [상구가 씩씩거린다]


 솔직히 말해


 당신 일부러  수철이 데리고 온 거지?


 (상구)  대답해


 대답하라고, 이씨


 [상구가 씩씩거린다]  지금 그게 중요해?


 (마담)  잘 생각해


 자기가


 저 친구한테 해 줄 수 있는  진짜 선물이 뭔지


 [상구의 한숨]


 어머


 벌써 7라운드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휘슬이 삑 울린다]


 [숨을 후 내뱉는다]


 [차분한 음악]


 (수철)  내일 마지막으로  딱 한 게임만 더 하고 그만둘 거야


 그리고 아버지랑 같이  설비 가게 하려고


 철진설비 과장 김수철


 그게 내 명함이야


 [힘주는 신음]


 [퍽 소리가 난다]  [상구의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상구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거친 숨소리]


 [힘주는 신음]  (상구)  일어나지 마


 일어나지 말라고!  [수철의 힘주는 신음]


 [수철의 힘겨운 신음]


 일어나지 마


 제발 좀 하지 말라고!


 [수철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거친 숨소리]


 [힘겨운 신음]


 (정우)  상구야!  [의아한 숨소리]


 상구야!


 여기야  [놀란 신음]


 상구야, 형이야, 형!


 상구야!


 [거친 숨소리]


 (어린 상구)  형, 가지 마


 형, 나도 데려가!


 상, 상구야


 조금만 기다려  형이 금방 올게, 알았지?


 (젊은 정우)  어, 형 금방 올게, 상구야  조금만 기다려


 상구야, 상구야  [상구 부가 화낸다]


 - (상구 부) 꺼지라고, 진짜  - 형, 형!


 (어린 상구)  형, 나도 데려가


 (상구)  씨발, 형은 누가 형이야?


 나한테 형이 어디 있어? 이제 와서


 누구 마음대로 형이래!


 [퍽 소리가 울린다]


 [쿵 소리가 울린다]


 [차분한 음악]


 [캑캑거린다]


 [놀란 숨소리가 울린다]


 수철아  [상구의 목소리가 울린다]


 [자책하는 신음]


 아이씨


 수철아


 수철아!


 [무거운 음악]


 [상구가 흐느낀다]


 (상구)  수철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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