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브 투 헤븐 7
(상구)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졌어요
(상구) 전에도 이런 일 있었어?
(수진) 모든 신체 기능이 떨어져서 가끔 이럴 때가 있어요
근데 이번엔
많이 안 좋대요
[말을 더듬으며] 그, 마, 많이 안 좋은 게 어, 어떤 건데?
수술해야 될 수도 있대요
(상구) 아, 피, 필요하면 당장 해야지 뭘, 뭘 망설여?
오빠 [수진의 떨리는 숨소리]
아, 그 수술비 때문에 그래?
(상구) 그건 내가 알아서 준비할 테니까…
[버튼 조작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환자 상태가 안정이 안 됐습니다
(의사) 이런 경우 수술을 권해 드리고 싶진 않습니다만
수술 안 하면
안 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보내 드릴 준비를 하셔야 할 겁니다 [무거운 음악]
[절망한 숨소리]
아이! 진짜, 이씨
[거친 숨소리]
할 겁니다, 수술
[울먹이며] 오빠
(상구) 해 주세요
안 하면 죽는다면서요
수술해야 살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의사) 보호자분들이 결정하시면
저희는 원하는 대로 해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한번 잘 상의하시고 결정해 주십시오
[한숨]
그만하자
안 돼
오빠 맘 편하자고
나랑 수철 오빠랑 얼마나 더 버텨야 돼?
(수진) 오빠, 봐서 알잖아
이렇게 사는 건 사는 게 아니라고!
살아 있잖아
지금까지도 버텼잖아
숨도 쉬고 심장도 뛰잖아
계속 살 수 있어
살게 할 거야
(수진) 오빠
수술비
마련해 올게
상구 오빠!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상구가 문손잡이를 달칵거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무거운 음악] [상구의 한숨]
[옅은 한숨]
[입바람을 하 분다]
[상구의 다급한 숨소리]
[서랍이 쓱 여닫힌다]
[열쇠가 잘그락거린다]
[다급한 숨소리]
[서랍이 쓱 여닫힌다]
(상구) 아이씨
[서랍이 쓱 열린다]
[서랍이 쓱 여닫힌다]
[상구의 옅은 탄성]
[봉투를 사락 연다]
[종이를 사락 편다]
에이, 씨
[봉투를 사락 편다]
[가쁜 숨소리]
[놀란 숨소리]
빚 갚는 거라고 생각해
[조명이 탁 꺼진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뛰어가는 발걸음]
(나무) 이 밤에 갑자기 왜 저렇게 뛰쳐나가?
꼭 도둑질하고 도망치는 사람처럼
[미심쩍은 숨소리]
삼촌은?
(그루) 외출하셨습니다
[나무가 의자를 탁 뺀다]
그루야
너는 삼촌이 어떤 사람 같아?
삼촌은
더러운 사람입니다
삼촌은 씻기를 싫어하고 청소하는 것도 싫어하고
(그루) 빨래도 싫어하고 설거지하는 것도 싫어하십니다
[흥미로운 음악]
코딱지를 후벼서 옷에 문지르고
귀도 후벼서 옷에 문지르는데
그 옷을 일주일씩 안 빨고 입으십니다
[작은 목소리로] 더러워
그리고 삼촌은
시끄러운 사람입니다
(나무) 응?
목소리도 크고 소리도 잘 지르고
잠잘 때 코도 엄청 고십니다
그리고 먹을 때도 소리를 엄청 내십니다
(그루) 먹고 나서는 트림을 크게 하시고
방귀를 뀌면 그루 방에서도 다 들립니다
아, 그런 거 말고, 어?
뭐, 착한 사람 같은지 나쁜 사람 같은지
(나무) 싫은지 무서운지 그런 거 말이야
아
그렇다면 삼촌은
헷갈리는 좋은 사람입니다
(나무) 에, 뭐?
삼촌은 언제나 나쁜 말을 하십니다
'야, 꼴통', '또라이'
'사고 치지 마라'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항상 그루한테 화를 내십니다
아, 그래 근데 그게 왜 좋은 사람이야?
하지만
언제나 그루가 원하는 걸 할 수 있게 도와주십니다
(그루) 쓰레기장에서 노란 상자를 찾아 주셨고
이선영 님 집에서도 카메라를 찾아 주셨습니다
겉으로는 무섭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마음을 잘 알아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빠가
그러니까
삼촌은 헷갈리는 좋은 사람입니다
[무거운 음악]
[관중들의 환호성]
[선수의 힘겨운 숨소리]
(선수) 씨발
[선수의 기합]
이런 씨발 새끼
[선수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선수의 힘겨운 신음]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성]
[진행자가 말한다]
[픽 웃는다]
안 세어 봐도 되지?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성]
[풀벌레 울음] [남자들이 소란스럽다]
[퍽 소리가 난다] [남자들의 신난 신음]
(남자1) 이 새끼가 [남자1의 힘주는 신음]
[수철의 힘겨운 신음]
(남자2) 야, 야 나와 봐, 나와 봐, 나와 봐
[남자2의 힘주는 신음]
쯧, 아휴 [남자들이 즐거워한다]
[남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남자2) 야, 딱 대
[수철이 콜록거린다] 간다, 라스트, 빡!
(남자3) 일어나, 새끼야
[남자1의 힘주는 신음] [남자들의 웃음]
[남자3이 말한다] [수철의 힘겨운 신음]
(남자4) 씨
[수철의 힘겨운 신음] [남자들의 웃음]
[남자1이 말한다] [수철의 다급한 신음]
[냇물이 조르르 흐른다] (남자3) 어디 가냐?
뭐 해?
뭐 하냐?
(남자1) 병신 새끼 지랄하고 있네 [수철의 겁먹은 숨소리]
오지 마, 뛰어내릴 거야
[남자들의 웃음] (남자3) 뛰어내려 봐, 이 좆만아, 어?
야, 네가 뛰어내리면 내가 네 동생이다, 씨바
- (남자3) 뛰어 봐 - (남자4) 이 새끼
(남자3) 병신 [수철의 긴장한 숨소리]
[남자3의 감탄]
(남자1) 넘어갔네?
[수철의 긴장한 숨소리] (남자3) 가 봐
- (남자1) 뭐 할 건데? - (남자3) 가 보라고 [수철의 거친 숨소리]
(상구) 너희들 여기서 뭐 하냐?
(남자4) 어?
아저씨 뭔데?
왜 와서 지랄이야
아저씨 우리 알아?
(상구) 나야 모르지
이제부터 알아볼까?
(남자4) 어쩔 건데?
뭐, 경찰에 신고라도 하게?
[남자들의 비웃음]
(상구) 쟤 다신 안 건든다고 약속하면
그냥 갈게
(남자2) 이 인간이 약을 처먹었나
[남자1이 말한다] 어디 와서 잘난 척이야, 씨
(상구) 에이, 씨 [남자2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3) 뭐야, 씨 [남자3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2) 이 새끼가, 이 씨발
[남자2의 힘겨운 신음]
[우두둑거린다] [남자2의 비명]
- (남자1) 아씨 - (남자4) 야
[남자2의 힘겨운 신음]
(상구) 여기서 꺾으면 너 병신 된다
나야 빵에서 몇 달 살다 나오면 되지만
넌 여기서 평생 불구 될 텐데 괜찮겠냐?
(남자2) [힘겨워하며] 살려 주세요, 아이씨
(상구) 팔다리가, 어? 다 못 써 봐야 정신을 차리지
- 가만있어라 - (수철) 하지 마세요 [남자2의 힘겨운 신음]
'하지 마세요'?
(상구) 너 얘들한테 그렇게 처맞고도, 어?
그런 말이 나오냐?
(수철) 이젠 안 그럴 거예요, 또 그러면
형이 혼내 주시면 되잖아요
[한숨]
[남자2의 힘겨운 신음]
[남자2를 퍽 차며] 가, 이 새끼야
[남자들의 다급한 숨소리]
(남자2) 가자
[남자들이 씩씩거린다]
[한숨]
[입소리를 쯧 낸다]
감사합니다
[입소리를 쯧 낸다]
[상구가 픽 웃는다]
(상구) 착각하지 마
난 때리는 새끼들보다
너처럼 처맞는 새끼들이 훨씬 더 싫으니까
[퍽퍽 소리가 난다] [차분한 음악]
[퍽퍽 소리가 연신 난다]
[가쁜 숨소리]
(수철) 형
이거 [상구의 한숨]
[물통을 탁 받는다]
[한숨]
내가 너 눈앞에 띄지 말라 그랬지?
제발 좀 가라고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물병을 탁 던진다]
(상구) 아유! 진짜
이딴 새끼를 내가 왜 살려 놔 갖고, 진짜
아유, 씨, 진짜, 쯧
책임져요
(수철) 나도 형한테 내 목숨 살려 달라고 한 적 없잖아요
근데 형 마음대로 살려 낸 거잖아요
[어이없는 숨소리]
뭐라냐, 저거?
살려 냈으니까
책임져요
(수철) 나 그때 죽은 거나 다름없었어요 근데 형이 살려 낸 거예요
책임져요
(상구) 내가 왜 네 책임을 져? 이 새끼야
미쳤냐?
안 꺼져?
아, 가!
꺼지라고, 새끼야, 진짜
아, 빨리 가!
또라이 아니야, 저 새끼? 아유, 씨 [흥미로운 음악]
[옅은 웃음] (상구) 아나, 진짜, 이 새끼
야, 가라고
아, 가
[수철의 놀란 신음]
[감탄]
[웃음]
진짜 안 갈래? 안 갈래?
[콜록거린다]
(상구) 껴 봐
정말요?
맞으려나 모르겠다
(수철) [힘주며] 어, 완전 잘 맞는데요?
- 어때요? - (상구) 넌 길이가 있으니까
아웃 복서로 가면 되겠네
아웃 복서요?
상대방이랑 거리를 유지하다가 한 방에 보내는 거야
(수철) 한 방에
[수철의 아파하는 신음] [웃음]
이렇게요?
아웃 복서는 펀치가 긴 대신 졸라 빨라야 돼 [잔잔한 음악]
(상구) 이렇게
[수철의 감탄]
[수철의 아파하는 신음]
가드 제대로 올리고
[웃음]
한 번에 뻗어야지
(상구) 감은 다음에
두 번 감아 줘
(수철) 두 번
(상구) 감았으면
손가락 사이에다가 하나를 넣고
(수철) 사이에다가 하나
그리고 손바닥 검지 사이로 지나서
손목을 한 번 감아 줘
- 원, 투 - (수철) 원, 투
(상구) 아이, 새끼 무릎 좀 더 굽히고, 새끼야
- 가드 제대로 올려 봐, 어? - (수철) 네
(상구) 다시
- 원, 투 - (수철) 원, 투
(상구) 하나, 둘 조금 더 앞으로 나와야지
- (상구) 하나, 잽, 잽, 원, 투 - (수철) 잽, 잽, 원, 투
- 잽, 잽, 원, 투 - (수철) 잽, 잽, 원, 투
(상구) 그리고
골반을 써야지, 인마 가드 제대로 올리고
손 떨어진다, 다시 [수철의 힘겨운 신음]
잽, 좋아
끝까지 가는 거야, 끝까지!
원, 투, 그렇지!
[저마다 입소리를 쉭쉭 낸다]
(상구) 아이, 줄 건드리지 말라니까 [수철이 말한다]
[수철의 가쁜 숨소리] (상구) 좀 더 무릎을 쓰고
그렇지
(상구)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그렇지
자, 막판 스퍼트!
아이, 아직 안 끝났어 빨리빨리, 빨리
[수철의 힘주는 신음]
가자!
[수철이 말한다] 좋아, 좋아, 좋아, 끝까지
끝까지 해야지, 끝까지
(수철) 어, 수진아
여기 왜 왔어?
[웃으며] 내 동생
(상구) 아, 안녕하세요
(수철) 아, 여기 내 코치님
[상구의 헛기침] 아
[상구의 옅은 웃음]
(상구) 잽
원, 투!
원, 투!
그렇지!
그렇지
잽
주먹 간다, 그렇지, 피하고
[수철의 가쁜 숨소리]
오, 그렇지
원, 투 [수철의 가쁜 숨소리]
원, 투 [수철의 힘주는 신음]
넌 나처럼 되면 안 돼
체대도 가고 [수철의 힘주는 신음]
체전도 나가고!
까짓것, 씨
국대가 별거냐, 어?
원, 투! [수철의 힘주는 신음]
원, 투! [수철의 힘주는 신음]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거리 유지하고, 잘하고 있어, 어
(상구) 아, 저 새끼 뭐야?
아나, 씨
야, 수철아 흥분하지 마, 가만있어 [흥미로운 음악]
그렇지
들어가, 그렇지! 몰아붙여
그렇지, 그렇지!
좋았어, 다운 하나 얻었어, 오케이
자, 가자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냐, 여기까지
그렇지
그렇지
카운터 날려, 지금
그렇지, 지금!
[환호성]
[환호성]
일어나지 마 [TV 속 공이 땡 울린다]
(TV 속 캐스터) 케이오로 우승을 만들고 있는 김수철 선수입니다
(TV 속 해설 위원) 제94회 전국 체전…
우승!
(상구) 챔피언!
김수철 우승!
네가 챔피언이야
아씨
[무거운 음악]
[상구가 손뼉을 짝짝 친다]
아씨
누가 키운 새끼인데, 어? 아씨
[뿌듯해하며] 멋있어, 김수철!
[가쁜 숨소리]
[어두운 음악]
돈 필요해
[마담이 종이를 사락 편다]
(상구) 담보로 잡고 수술비만 빌려줘
급해
수술비?
설마 수철이 수술비 얘기하는 거야?
[호응하는 숨소리]
[마담의 헛웃음]
당신도 참 대단하다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안 좋아진 거면
수철이한테 감사해
(마담) 당신한테 빠져나갈 기회를 주는 거니까
그딴 기회 필요 없어
한 달 뒤 큰판이 있어
해외에서 전주들 들어올 거야
경기는 안 해
나 뛰는 거 봤잖아
(마담) 그거 보고 기획한 거야
다들 당신이 한물갔다고 생각하니까
[숨을 후 내뱉는다]
[분한 숨소리]
당신이 나랑 수철이한테 한 짓 벌써 잊었어?
(상구) 내가 당신 기획에 또 놀아날 것 같아?
(마담) 결정해
수술비랑 그동안의 빚
한 게임이면 끝나
무사히 마치면
이 문서도
그대로 돌려줄게
[휴대전화 진동음]
[놀란 숨소리]
이씨
[다급한 숨소리] [봉투를 탁 든다]
[씩씩거린다]
[픽 웃는다]
[가쁜 숨소리]
(상구) 수진아
(수진) 오빠 [상구의 가쁜 숨소리]
수술비 가져왔어, 얼른 수술시키자
아, 뭐 해?
아, 급하다며 빨리 수술시키라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막
갔어요
[차분한 음악] [가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울먹인다]
[상구와 수진이 흐느낀다]
아니야
아니야
(상구) 아니야
[수진이 오열한다]
[놀란 숨소리]
[수진이 연신 오열한다]
[상구가 울먹인다]
일어나, 이 새끼야
누가 이렇게 죽으래?
누구 허락받고 죽는 건데!
(수진) 오빠
(상구) 네 목숨 내 거라며
빨리 일어나
빨리 일어나서 약속 지켜, 새끼야
수철아
- (수진) 오빠! - (상구) 수철아
(상구) 수철아!
(수진) 오빠, 오빠
(상구) 수철아
[수진과 상구가 오열한다]
수철아
[한숨]
[웃음]
[숨을 씁 들이켠다]
[한숨]
빡!
[입소리를 쉭쉭 낸다]
팍! 턱!
[웃음]
(수진) 들어와요, 오빠, 정리가 안 돼서…
저쪽에 앉아 있으면 차 좀 가져올게요
[물소리가 조르르 난다]
[달그락 소리가 난다]
[한숨]
[한숨]
고마워요
뭐가?
우리 오빠 끝까지 포기 안 해 줘서
무슨 소리야?
(수진) 오빠가 그렇게 우기지 않았다면
난 벌써 포기했을 거예요
어느 날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차라리 그날
죽는 게 더 나았을 텐데
수진아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끔찍하고
날 그렇게 만든 수철 오빠가 너무 미웠어
(수진) 불쌍한데
그래도 미웠어
날 원망했어야지
다 내 잘못인데
근데 오늘에서야 알았어
그렇게라도 함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수진) 그때 그렇게 빨리 포기해 버렸다면
난 날 용서하지 못했을 거야
왜 하필 지금이었을까?
상구 오빠를
기다린 거였나 봐
[차분한 음악]
[울먹인다]
[숨을 후 내뱉는다]
[훌쩍인다]
[헛기침]
수진아
수철이 유품
내가 정리해 줘도 될까?
[옅은 한숨]
[잔잔한 음악]
[옅은 웃음]
[박수 소리가 흘러나온다]
[상구의 웃음]
[상구가 손뼉을 짝짝 친다]
내 새끼, 진짜 잘했어
[옅은 웃음]
(수철) [힘주며] 어, 완전 잘 맞는데요?
어때요?
[상구가 훌쩍인다]
[떨리는 숨소리]
[한숨]
[웃음]
[숨을 씁 들이켠다]
[입소리를 쉭쉭 낸다]
[숨을 하 내뱉는다]
[봉투를 사락 든다]
[봉투를 사락 연다]
[놀란 숨소리]
(수철) 형
나 권투 그만두려고
미리 말 못 해서 미안
정말이야?
(수철) 응, 아버지랑 설비 가게 하려고
철진설비 과장 김수철
그게 내 명함이야
(수철) 더 늦기 전에 아버지 소원 들어드리려고
[훌쩍인다]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해 줄게
[상구의 놀란 숨소리]
[흐느낀다]
(마담) 참
오늘 경기 파트너 바뀌었다
[가쁜 숨소리]
갑자기?
그런 얘기 없었잖아
큰판인데 아무나 세울 순 없잖아
그래서
상대가 누군데?
누구든 상관없잖아
(마담) 잊지 않았지?
7회야
그 전에 끝내도 안 되고 8회도 안 돼
7회에 KO
자긴 하던 대로만 하면 돼
[상구의 가쁜 숨소리]
[상구가 입소리를 쉭쉭 낸다]
(진행자) 오늘 스페셜 이벤트를 위해 특별히 초청된 뉴 페이스
전 국가 대표 출신 전 WBO 주니어 라이트급 챔피언
김수철!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무거운 음악]
(상구) 씨
[휘슬이 삑 울린다]
씨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관중들이 '김수철'을 연호한다]
어떻게 된 거야 네가 여기 왜 있어?
나 형인지 몰랐어, 정말이야
네가 여기 왜 있냐고, 새끼야
나 마지막으로 가게 차릴 돈 벌고 끝내려고
[한숨]
[관중들이 불평한다]
씨발
알았어, 일단 쳐
아, 내가 형을 어떻게 쳐?
잔말 말고 빨리 치라고 새끼야, 씨
(수철) 나 못 해, 형이 먼저 쳐
야, 김수철 이 찌질이 병신 새끼야
너 아직도 그거밖에 안 돼?
(상구) 다리 위에서 애새끼들한테 처맞던 그 찌질한 놈으로 돌아갔냐?
하지 마
뭘 하지 마
(상구) 국대? 챔피언? 그거 다 내 앞에서 좆밥이야
- (수철) 형 - (상구) 쳐
(상구) 쳐 봐, 왜 안 쳐?
쳐, 치라니까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쳐, 치라고
[수철과 상구의 힘주는 신음]
[수철의 힘겨운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상구) 야, 찌질이 새끼야 똑바로 못 하냐?
[수철의 힘주는 신음]
[관중들의 환호성]
[수철이 씩씩거린다]
와
[휘슬이 삑 울린다]
[가쁜 숨을 내뱉으며] 좋아
[관중들의 박수]
[휘슬이 삑 울린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상구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상구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수철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겨운 신음]
[수철의 성난 신음] [상구의 힘겨운 신음]
(관중) 아, 좋아!
[휘슬이 삑 울린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휘슬이 삑 울린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상구의 힘주는 신음]
[당황한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수철의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관중들의 환호성]
[휘슬이 삑 울린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거친 숨소리]
(마담) 자기 왜 이러는지 아는데
시나리오대로 작품 안 나오면 다 같이 망하는 거야
특히 저기 저
자기가 특별히 아끼는 저 챔피언 동생
은퇴 자금 필요하다고 해서 큰맘 먹고 모셔 온 건데
게임 망치면 한 푼도 없어
그럼 그게 누구 탓일까?
내 탓?
아니면 자기 탓? [상구가 씩씩거린다]
솔직히 말해
당신 일부러 수철이 데리고 온 거지?
(상구) 대답해
대답하라고, 이씨
[상구가 씩씩거린다] 지금 그게 중요해?
(마담) 잘 생각해
자기가
저 친구한테 해 줄 수 있는 진짜 선물이 뭔지
[상구의 한숨]
어머
벌써 7라운드네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휘슬이 삑 울린다]
[숨을 후 내뱉는다]
[차분한 음악]
(수철) 내일 마지막으로 딱 한 게임만 더 하고 그만둘 거야
그리고 아버지랑 같이 설비 가게 하려고
철진설비 과장 김수철
그게 내 명함이야
[힘주는 신음]
[퍽 소리가 난다] [상구의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상구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거친 숨소리]
[힘주는 신음] (상구) 일어나지 마
일어나지 말라고! [수철의 힘주는 신음]
[수철의 힘겨운 신음]
일어나지 마
제발 좀 하지 말라고!
[수철의 힘주는 신음]
[상구의 힘주는 신음]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거친 숨소리]
[힘겨운 신음]
(정우) 상구야! [의아한 숨소리]
상구야!
여기야 [놀란 신음]
상구야, 형이야, 형!
상구야!
[거친 숨소리]
(어린 상구) 형, 가지 마
형, 나도 데려가!
상, 상구야
조금만 기다려 형이 금방 올게, 알았지?
(젊은 정우) 어, 형 금방 올게, 상구야 조금만 기다려
상구야, 상구야 [상구 부가 화낸다]
- (상구 부) 꺼지라고, 진짜 - 형, 형!
(어린 상구) 형, 나도 데려가
(상구) 씨발, 형은 누가 형이야?
나한테 형이 어디 있어? 이제 와서
누구 마음대로 형이래!
[퍽 소리가 울린다]
[쿵 소리가 울린다]
[차분한 음악]
[캑캑거린다]
[놀란 숨소리가 울린다]
수철아 [상구의 목소리가 울린다]
[자책하는 신음]
아이씨
수철아
수철아!
[무거운 음악]
[상구가 흐느낀다]
(상구) 수철아
안 돼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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