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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의 신부 8


 병원에선 뭐래요?


 [한숨 쉬며] 일단  의식이 돌아와 봐야 안다고


 걱정하지 마요  민지 꼭 깨어날 거예요


 그리고 사고 낸 운전자는  내가 한번 만나 볼게요


 아뇨


 제가 알아서 할게요


 신경 쓰지 마세요


 어떻게 신경을 안 써요?


 나 그동안 힘들 때마다  혜승 씨 생각하면서 버텼어요


 [쓸쓸한 배경음악]


 지금 혜승 씨한테 필요한 건  나 아니에요?


 [코를 훌쩍인다]


 대표님 여기 이러고 있을  시간 없잖아요


 얼른 가 보세요


 이 사진 뭐예요?


 설마 민지 사고…


 진유희가 한 짓이에요?


 [흐느낀다]


 민지 사고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좀 알아봐


 사고 운전자가 누구고  진유희랑 무슨 관계인지


 [노크 소리]


 [문이 열린다]


 어서 오세요


 앉으시죠


 민지 사고, 어떻게 된 거죠?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해 주세요


 그럼


 서혜승 씨는 나한테 뭘 줄 거죠?


 뭘 원하시는데요?


 이형주 대표


 그만 놔주시죠


 전 그 사람 붙잡은 적 없습니다


 그래요?


 열어 보세요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애란) 진유희가  그 남자의 도박 빚을 갚아주면서


 매수한 거 같더군요


 진유희


 평생 감옥에 썩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


 대신


 이형주 대표 곁을 떠나 주세요


 [배경음악이 고조된다]


 그게 제 조건이에요


 아니요


 그거론 부족해요


 진유희


 죽여 주세요


 [쿵 하는 효과음]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형주야


 뭐 하는 짓이에요, 지금?


 당신이 인간이야?


 어떻게 애한테 그딴 짓을 해?


 - 무슨 말이에요?  - 몰라서 물어?


 민지 사고, 당신이 사주했잖아


 증거 있어요?


 당신이 사고 운전자랑 만나는 거  다 찍혔어


 설마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허튼소리 하지 않겠지


 누가 뭐라고 떠들어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


 내 의뢰인이에요


 변호사가 의뢰인 만나는 것도  죄가 되는 거예요?


 그딴 짓을 하고도  나랑 결혼을 하겠다고?


 이형주 씨


 정신 차리세요


 지금 내가 당신한테 결혼하자고  사정하는 거 같아요?


 하이블 살리려면 당신이  나한테 매달려야 된다고요


 내가 아니라


 [어이없는 숨소리]


 지금 당신한테는 나밖에 없어


 당신을 지옥에서 구해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당신


 꼭 대가 치르게 될 거야


 아니


 내가 꼭 그렇게 만들 거야


 [떨리는 숨소리]


 [유희의 성난 숨소리]


 고애란 그 여자  진짜 의원님 편 맞아요?


 그게 무슨 말이야?


 고애란이 지금 자기 딸이랑  이형주랑 결혼시키려고


 나를 살인자로 몰고 있다고요


 [통화 종료음]


 (혜승)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복구해 주세요


 (직원) 예, 알겠습니다


 먼저 이것 좀 작성해 주세요


 당분간 진유희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도대체 어쩌려고 서혜승한테  그런 얘기를 흘린 거야?


 언제까지 끼고 도실 생각이세요?


 진유희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알고는 계신 거예요?


 정말 진유희 짓이야?


 그럼 제가 없는 말을  지어냈겠어요?


 제가 아니더라도


 서혜승이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였다고요


 진유희는


 이형주만 내주면  죽은 듯이 산다고 나한테 약속했어


 그러니까 애란이도


 미진이한테 잘 얘기해서


 이형주 포기하라 그래


 - 못 해요  - 고애란!


 진유희를 믿으세요?


 지금 대선이 코앞이에요


 진유희가 한 짓이  결국 다 들통나게 되면


 결국 그 모든 화살은  의원님을 향하게 돼 있다는 거


 아시잖아요


 [불안한 배경음악]


 일단 대선까지 어떻게든 버텨야지


 그 뒤에는…


 그럼


 기어이 결혼시키시게요?


 서혜승이 그걸  지켜보고만 있을 것 같아요?


 [애란의 한숨]


 서혜승이


 제게 뭐라 그런 줄 아세요?


 진유희를 죽여 달래요


 뭐?


 진유희는 선을 넘었어요


 자식을 건드렸는데  가만있을 어미가


 어디 있겠냐고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진유희하고 서혜승 중에


 누가 더 위험할까?


 폭탄은


 터지기 전에 처리해야지


 다들 이렇게 걱정하는데


 이제 그만 좀 일어나지


 나 금방 갔다 올게  소은이 올 때 돼서


 그래, 전화할게


 그래, 어서 갔다 와


 정말 고맙다, 이렇게 와줘서


 아니에요, 어머니


 [희미하게] 어, 엄마…


 엄마


 [놀란 숨소리]


 민지야, 민지야!  [따뜻한 배경음악]


 엄마 보여?


 (영서) 의사 불러올게!


 [혜승의 벅찬 숨소리]


 민지야, 할미야


 [울음 섞인 웃음]  [벅찬 숨소리]


 (미옥) 우리 민지, 이제 살았어


 - 민지 살았다  - [흐느끼며] 민지야


 - (미옥) 하나님  - (혜승) 아, 민지야, 엄마


 (미옥) 감사합니다, 하나님


 [혜승이 기뻐하며 흐느낀다]


 - 민지야  - 민지야


 (혜승) 엄마


 (형주) 민지 깨어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이제 재활 치료만  잘하면 된다잖아요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어요


 아


 진유희에 관한 증거는  내가 좀 더 모으고 있어요


 감사하지만  그 일은 이제부터 제가…


 아뇨


 나도 알아야 돼요


 내 문제이기도 해요


 오셨네요


 (혜승) 아…


 얘기 들었어요, 많이 도와주셨다고


 감사해요


 덕분에 민지 무사히 깨어났어요


 [옅은 웃음]  거 봐, 괜찮을 거랬지


 다행이다


 응, 고마워


 [피식 웃는다]


 회사는 어때요?


 좀 힘든 상황이라고 들었는데


 뭐, 하나씩 잘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제 가 보세요


 감사했어요


 그럼 먼저 가 볼게요


 고맙네, 이 대표


 두 사람…


 다시 만나는 거야?


 아니야, 그런 거


 [노크 소리]


 (필영) 네


 [문이 닫힌다]


 다시는 보는 일 없을 거라고  하시더니


 너 제정신이야?


 서혜승이 딸은 왜 건드려?


 [의미심장한 배경음악]  누가요?


 제가요?


 네가 지금 얼마나  엄청난 짓을 했는지 몰라?


 [필영의 한숨]


 더는 아무 짓도 하지 마라


 경고야


 [피식 웃으며] 왜요?


 죽이기라도 하시게요?


 아, 하긴


 앞으로 석 달 뒤면  이 나라 최고의 권력자가 되시는데


 무서울 게 뭐가 있겠어요?


 [웃음]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 하나 죽이는 거


 그거 일도 아니죠


 [한숨]


 근데 저


 절대 혼자 안 죽어요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협박’이라뇨?  [피식 웃는다]


 지난번에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잊어버리신 거 같아서


 의원님 대통령 하시려면, 이형주


 제 앞에 무릎 꿇게 해주셔야죠


 그게 우리 마지막 거래예요


 [한숨]


 [통화 연결음]


 어, 윤 청장


 나 손필영일세


 (직원) 이번에 신규 론칭한  프로젝트입니다


 세부 사항과 이미지는  저희가 준비한


 앞에 놓인 PPT를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왔습니다


 지금부터 하이블-라이언  투자 협정 관련


 세금 탈루 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하겠습니다


 [배경음악이 고조된다]


 자, 움직이시죠


 [통화 연결음]


 최 대표님


 지난번


 말씀하신 거요


 아직 유효한가요?


 결심이 섰나 봐요


 석진 씨랑…


 결혼하겠습니다


 잘 생각했어요


 진유희


 꼭 법정에 세워 주세요


 이제 곧 가족이 될 사이인데


 첫 거래부터  신뢰를 저버리면 안 되죠


 내 걱정은 말고


 서혜승 씨도 약속


 꼭 지켜요


 대신에


 며칠 시간을 좀 주세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대표님과 저만 아는 걸로 해주세요


 네, 그러죠


 혜승아


 석진아


 이 대표 좀 도와줘


 그 사람


 혼자 힘으로는 힘들 거 같아


 [씁쓸한 배경음악]


 [한숨]


 그 사람…


 많이 사랑하는구나


 [피식 웃는다]


 생각보다 많이 아픈데?


 우리


 결혼할래?


 [한숨]


 그때


 우리 정말 행복했었잖아


 그때처럼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당황한 숨소리]


 그렇게 기다렸던 순간인데…


 다 진 거 같네


 그래, 하자


 네 맘 다른 곳에 있으면 뭐, 어때?


 내가 돌리면 되지


 내가…


 [한숨]


 더 많이 사랑하면 되지


 우리 하자


 결혼


 바쁘니까 빨리 얘기하지


 국세청에서


 조세 포탈 혐의로


 검찰 고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대체 자네 회사 경영을  어떻게 한 건가?


 그만하고 내 말 듣게


 그만 버티고


 진유희하고 결혼하게


 의원님


 대체 그 여자하고 어떤 사이시길래  이렇게까지 하십니까?


 일주일 주지


 대답 기다리겠네


 [한숨]


 [슬픈 배경음악]


 (필영) 진유희하고 결혼하게


 일주일 주지


 대답 기다리겠네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혜승)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복구해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이것 좀 먼저 작성 좀 해 주세요


 [USB 연결음]


 (유희) 의붓아버지한테 맞을 때도  참으라고 하는 사람인데


 치, 엄마는 무슨


 친아버지랑은 전혀 연락이 안 돼?


 뭐, 어떻게 사시는지도  전혀 모르고?


 (유희) 모르긴, 너무 잘 알죠


 TV만 틀면 나오는데


 [헛웃음]  그게 무슨 소리야?


 봐 봐


 지금도 나오고 있네


 (유희) 어때요?


 저 사람이 우리 아빠예요


 나랑 닮았죠?  [충격적인 배경음악]


 [남식의 웃음]  (남식) 뭐야?


 이혼하고 온다고 해서 나를 낳았대


 그래 놓고 세 달 뒤에


 다른 사람이랑 결혼을 했다나?


 [유희의 헛웃음]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는  차기 대통령한테 혼외자라


 성공하려고 나를 버렸는데


 어디 한번 해보라고 해요


 [혜승의 떨리는 숨소리]


 결국


 내가 끌어내릴 테니까


 [피식 웃는다]


 이거였어


 [유희의 웃음]


 손필영


 “하이블”


 뭐라고요?


 혜승이와 저…


 결혼합니다


 [씁쓸한 배경음악]  [형주의 헛웃음]


 지금 그 소리를 저보고  믿으라고 하시는 소리예요?


 아시잖아요, 혜승 씨랑 저…


 지금 이 대표님이 혜승이한테  뭘 해줄 수가 있습니까?


 옆에 있어 줄 수 있습니까?


 모친께서 반대한다고 들었는데


 혜승이가 받을 상처  그런 거 생각해 보셨습니까?


 그건 회사 일만 해결되면 됩니다


 이형주


 혜승이의 삶 전체가  망가지고 있다고


 남편도, 민지까지


 그리고 이제 혜승이까지


 그 여자 때문에 망가지고 있어


 혜승이가 왜 그래야 되는 겁니까?


 난 이 대표님이 누구랑 결혼하든  그런 건 관심 없어요


 나는 그냥 혜승이가…


 혜승이만 행복하면 됩니다, 나는


 혜승이를 위한다면…


 이제 그만 놔주세요


 [문이 닫힌다]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온 걸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진유희 씨 아시죠?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그런데?


 따님이시더군요


 뭐, 정치인의 사생활 따위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습니다만


 의원님 딸이


 제 딸을 죽이려고 했어요


 살인 교사를 했다고요


 그건 사생활과는  전혀 다른 문제겠죠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겁니까?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기회를 드리려는 거예요


 진유희가 지은 죄만큼


 법적 처벌을 받게 해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이 모든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겠습니다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내가 정치판 30년 동안


 당신 같은 정신병자들  한두 번 본 줄 알아?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고 와서는


 거기 누구 없나?


 끝까지 모른 척하겠다는 거군요


 뭐 해?


 이 미친 여자 끌어내지 않고!


 [다급한 노크 소리]  [문이 열린다]


 죄송합니다, 의원님


 나가시죠  [혜승의 한숨]


 [날카로운 효과음]


 두고 봐


 당신들 죗값


 꼭 치르게 할 테니까


 [배경음악이 초조해진다]


 아픈 딸 두고 어딜 그렇게 돌아…


 [웅장하고 극적인 배경음악]


 내가 경고했지


 내 딸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가만두지 않겠다고


 그래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


 나야말로 경고했지


 죽은 듯이 가만히 있으라고


 [피식 웃는다]


 네 딸 그렇게 만든 건  내가 아니라 바로 너야


 [기가 찬 숨소리]


 널 죽여버리려고 그랬는데


 그건 너무 쉽고


 손필영


 네가 끌어내린다 그랬지?


 아니, 그거 내가 대신 해줄게


 손필영이랑 너


 내가 처참하게  나락으로 떨어뜨려 줄 테니까


 각오해


 흠


 [한숨]


 [한숨]  더는 안 되겠어


 서혜승, 알아서 처리해 줘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애란이


 내가 대권을 잡으면  누구 공이 제일 크겠어?


 석 달이야


 대선까지 석 달만 버티면


 우린 천하를 얻는 거야


 어


 그래


 [옅은 웃음]


 감사해요


 이걸로 저한테 진 빚은


 갚은 걸로 해드릴게요, 의원님


 [문이 닫힌다]  [한숨]


 고객의 비밀 유지는  기본 중의 기본 아니에요?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  먼저 예의부터 갖추시죠


 손필영 의원과 내 관계


 서혜승한테 왜 얘기했냐고요


 나랑은 상관없는 일 같군요


 그럼


 이런 식이면


 렉스라고 무사할 것 같아요?


 대표님


 후회하실 거예요


 [차분한 피아노곡이 흐른다]


 무슨 일이시죠?


 손필영 의원을 직접 찾아갔더군요


 그 배짱은 마음에 드네요


 대표님은 알고 계셨죠?


 손필영과 진유희의 관계


 그래서 진유희 같은 인간을


 대표 이형주와  맺어주려고 하셨던 거고요


 난 사업가입니다


 사업은 힘 있는 사람


 돈이 되는 사람과 하는 거고요


 그렇게는 안 될 거예요


 내가 손필영 의원, 진유희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그 인간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짓을 했는지


 낱낱이 다 폭로할 거예요


 결국 서혜승 씨만 피 흘리게 될  승산 없는 싸움을


 기어이 해보겠다는 거군요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이형주 대표가 누구 때문에  저렇게 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용서 못 해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정 원한다면 그렇게 해요


 대신 확실하게 해요


 다시는 당신한테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영어]  최성재 대표에 대한


 이 대표의 반대 의견을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을  액블의 대리인으로 세워


 판단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게 누굽니까?


 한국대 경영학과  차석진 교수입니다


 [한숨]


 알겠습니다


 나머지 세부 사항은  차석진 교수와 논의하겠습니다


 [한숨]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교수님  교수님만 믿겠습니다


 (석진) 걱정 마세요, 잘될 겁니다


 - (성재) 기대하겠습니다  - (석진) 네


 주총 때 보자


 최성재가 여기는 무슨 일입니까?


 차 교수님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요?


 개인적 친분을  일과 연결시키는 건 좀 별론데


 전 철저하게  객관적 판단만 할 겁니다


 그게 하이블을 위한  최선 아닐까요?


 그 약속 꼭 지켜주시죠


 저한테도


 최성재한테도


 [차 시동을 건다]


 [한숨]


 민지야


 안 추워?


 - 들어갈까?  - 좀만 더 있다가


 그래


 [휴대전화 진동이 울린다]


 여보세요


 민지는 좀 어때요?


 재활 치료하고 많이 좋아졌어요


 다행이네요


 이제 한시름 놔도 되겠어요


 네


 저 민지 처음 봤을 때


 ‘아, 딸이 있으면  이런 마음이겠구나’ 했어요


 [애달픈 배경음악]


 맨날 무뚝뚝한 아들만 보다가  민지 보니까


 어쩜 그렇게 말도 이쁘게 하는지


 진짜 내 딸 하고 싶었는데


 걱정 안 해도 돼요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회사도 곧 정상으로 돌아올 테고


 저도 괜찮아질 거예요


 그러니까 혜승 씨도 다 잊고…


 행복하게 지내야 돼요


 알았죠?


 네  [불안하고 기묘한 배경음악]


 형주 씨도 행복해야 돼요


 그럴게요


 회사 지분을  차 교수한테 전부 넘긴다는 게


 [기묘한 배경음악]


 무슨 말이에요?


 왜 그래?


 사실이냐고 묻잖아요


 당신은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석진이랑 정미진이랑 결혼시킨다고


 나한테 철석같이 얘기해 놓고


 뭐?


 서혜승이?


 내 말을 뭐로 들은 거야?


 그러고도 당신 몫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난 당신 아내예요


 당신이랑 15년을 살아온  내가 당신 아내라고요


 그래서 렉스 줬잖아


 욕심 그만 부려


 경고하는데


 그 회사 내 거니까 건들지 말아요


 뭐?


 ‘경고’?


 어디서 감히!


 내가 어떻게 참았는데!


 내가 그 15년을


 어떻게 견뎌왔는데


 욕을 하든 때리든


 대꾸 한마디 없이  쥐 죽은 듯 살아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당신 같은 늙은이 밑에서


 온갖 수발 다 든 이유가


 뭐라고 생각을 하느냐고


 너…


 너…


 그, 그, 그래


 이제 본색을 드러내는구먼


 이런 교활한 년


 그래서 나한테 접근을 했던 거야?


 나가


 지금 당장 내 집에서 나가!


 [용환의 신음]  [털썩 쓰러진다]


 어딜 나가


 여긴 내 집이야


 [쿵 하는 효과음]


 [발신음]


 [통화 연결음]


 안녕하세요, 장 기자님


 그때 메일 보냈던 서혜승입니다


 [불안한 배경음악]


 네, 장편웅 기자입니다


 네, 보내 주신 메일  잘 확인했습니다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배경음악이 긴박해진다]


 [혜승의 비명]


 [당황한 숨소리]


 [혜승의 비명]


 [손잡이 당기는 소리]


 [창문 두드리는 소리]


 [창문 두드리는 소리]


 [초조한 배경음악]  [영서의 안도하는 숨소리]


 혜승 씨 아직 연락 없어요?


 네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어요


 일단 실종 신고는 했는데


 마냥 기다리기 너무 불안해서


 실례인 줄 알면서도


 대표님께 연락드렸어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잘하셨어요


 일단 제가 여기저기  연락 좀 해볼게요


 (영서) 감사합니다


 [미옥의 떨리는 숨소리]


 (미옥) 아휴, 혜승아  [흐느낀다]


 (미옥) 혜승아  [영서의 울먹임]


 (영서) 어머니…


 나야


 아니야, 경찰만 믿고 있을 수 없어


 일단 혜승 씨 핸드폰  위치 추적부터 해 봐


 [긴장감 흐르는 배경음악]


 [통화 연결음]


 처리했습니다, 의원님


 수고했어


 그래, 고마워


 그쪽으로도 좀 알아봐 줘


 [통화 종료음]


 [한숨]


 오랜만이네요


 먼저 연락을 다 주시고


 일단 들어가시죠


 [행복한 클래식 배경음악]


 여긴 무슨 일이에요?


 기자회견 해야죠


 무슨 기자회견요?


 오늘 우리 결혼 발표할 거예요


 네?


 아무리 조건부 결혼이지만


 나름 세기의 결혼식인데  그냥 할 수 없잖아요


 기자들 모아놓고  거창하게 발표해야죠


 아, 아니


 미리 말씀이라도 좀 해주시지


 준비가 아직 안 되어 있는데


 제가 대기실에 다 준비시켜 놨어요


 시간 얼마 안 남았으니까  가서 빨리 갈아입어요


 형주 씨한테 이렇게  로맨틱한 부분이 있는지는


 또 몰랐네요


 (직원)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흡족한 숨소리]


 오늘 밤 주인공답게  정말 아름답네요


 가시죠


 아이고, 여기 나온다


 안녕하십니까, 이형주입니다


 먼저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참석해 주신 기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전에 미리 말씀드렸듯이


 이 자리에 오신 걸 후회하지 않게


 제가 아주 큰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앵커) 속보입니다


 유력한 대선 후보  손필영 후보자에게


 혼외자가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의미심장한 배경음악]  혼외자인 진모 씨는


 대형 로펌에 재직 중인  30대 여성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손필영 후보가 진모 씨와 함께  살인을 교사했다는


 피해자의 제보가 있었다는 겁니다


 [배경음악이 고조된다]  이 제보가 사실로 드러나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가 울린다]  [웅성웅성 시끄럽다]


 (형주) 잠깐만요!


 여기 특종이 있는데  어딜 가십니까?


 [배경음악이 멈춘다]


 [떨리는 숨소리]


 손필영 후보가 양의 탈을 쓴 채  꼭꼭 감춰두었던 딸


 그리고 그 추악한  아비의 권력을 이용해


 한 가정의 남편을 죽음으로 내밀고


 그 딸과 아내까지  죽이려고 한 악마


 그 악마가 바로


 이 여자 진유희입니다


 [웅장한 배경음악]  (기자) ‘진유희’?


 (기자) 그럼 지금 그분이  진유희 변호사라는 겁니까?


 정말 손필영 의원이  친부 맞습니까?


 그럼 어머니는 누굽니까?


 손필영 의원과 함께 살인 교사를  공모했다는 게 사실입니까?


 이형주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진유희


 이제 다 끝났어


 [떨리는 숨소리]  아니


 [기자가 질문을 퍼붓는다]


 거짓말이에요


 [앞다투어 질문을 쏟아낸다]


 이 사람이 지금  거짓말하고 있다고요!


 (앵커) 손필영 후보가  진모 씨와 함께 살인을 교사했다는


 피해자의 제보가 있었다는 겁니다


 이 제보가 사실로 드러나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애란) 처리했습니다, 의원님


 수고했어


 [떨리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이 울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한숨]


 [안팎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문이 열린다]


 애란이


 일단 자리부터 피하시죠


 곧 기자들이 몰려올 겁니다


 얼른 도망가


 명백한 날조, 정치 공작이라고  반박 기사 내고


 대선이 석 달도 안 남았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그때까지만…


 소용없다는 거  의원님이 더 잘 아시잖아요


 뭐라고?


 [밖에서 문이 열린다]


 아…


 [불길한 배경음악]  (필영) 그런데 저 영상


 자네가 나한테 보낸…


 그러게…


 제가 경고했잖아요


 진유희


 의원님 곁에 두면  결국 다 죽게 될 거라고요


 [애란의 한숨]


 제 말을 안 들으시니 어떡해요?


 저라도 살아야죠


 네가 감히…


 네가 감히 나를 배신해?


 네가 감히!


 누구야? 누구 사주 받고  이런 짓 벌인 거야, 응?


 누구야, 누구야!


 말해, 누구야!  [문이 열린다]


 [배경음악이 멈춘다]


 그만하시죠


 이제 다 끝났어요


 아니, 당신이 어떻게…


 [필영의 떨리는 숨소리]


 [씁쓸한 배경음악]


 (혜승) 의원님이  날 죽이라고 하던가요?


 서혜승 씨


 내가 그러게 경고했잖아요


 더 이상 나서지 말라고


 이미 이형주 대표가


 손필영 의원과 진유희의  모든 자료를


 경찰에 넘겼어요


 만약 내가 없어지면


 제일 먼저  누가 용의선상에 오를까요?


 상황이 이런데도


 과연 손필영 의원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요?


 언제까지 썩은 동아줄을  붙들고 계실 건가요?


 따님 인생은


 망가뜨리지 마시죠


 [차 문이 열린다]


 [당황한 숨소리]


 [불안하고 기묘한 배경음악]  진유희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권력에 눈이 멀어


 자식의 인생까지 망쳤군요


 그 덕분에 당신이 쌓아 올린  모든 것들도 산산조각이 났으니


 세상은 참 공평하죠


 [밖이 소란스러워진다]


 - 형사입니다, 나오세요  - (직원) 의원님


 (형사) 나오세요


 강남 경찰서 이윤석 형사입니다


 손필영, 당신을  서혜승 씨 살인미수 교사 및


 직권에 의한 권리 행사 방해로  긴급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의 모든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가시죠, 연행해


 [당황한 숨소리]


 (앵커) 예, 유력한 대권 후보


 손필영 후보의 혼외자로 알려진  진유희 변호사 사건이


 국내 굴지의 게임 업체 하이블에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그 배경에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가 있다는 제보가 있어  [휴대전화 진동이 울린다]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다급한 노크 소리]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앵커) 아, 근데  이번 손필영 사건이


 ‘이곳 렉스에서부터 시작된  거대한 비리극이었다’


 아, 이런 제보가 있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혜승) 자, 가자


 조심해


 - 괜찮아?  - 응


 [문이 열린다]


 우리가 면회 올 정도로  친한 사이였나?


 [문이 닫힌다]


 왜, 내 꼴이 궁금했어?


 어때, 보니까 속 시원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하고 나니까 속이 시원해?


 네가 원하던 건 이런 게 아니잖아


 ‘내가 왜 여기 있지?’


 ‘내가 왜 이렇게 살았을까?’


 라고 회개라도 할 줄 알았어?


 [쓸쓸한 배경음악]  [부정하듯] 으응


 나 지금 속이 아주 후련해


 네 덕에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인생 목표를 이뤘다는 걸


 깨닫게 됐거든


 [유희가 숨을 들이켠다]


 원래 내 인생 목표가 손필영을  지하 끝까지 끌어내리는 거였는데


 과정이 뭐가 중요해?


 결국 이뤄냈잖아


 네 인생에서 너는?


 아무 의미가 없니?


 넌 너 자신이 안 불쌍해?


 불쌍해


 나도 내가 너무 불쌍해


 근데 너만 아니었으면 내 인생…


 그 누구보다도  찬란한 해피 엔딩이었어


 과연 그럴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욕망을 채우면


 넌 행복했을까?


 ‘행복’


 인간은 누구나 가지지 못한 걸  욕망하게 되어 있는 거야


 그걸 가질 수만 있다면


 불구덩이 속으로라도 뛰어드는 게  바로 인간이니까


 그래


 그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든  네 모습을


 지금 한번 잘 생각해 봐


 웃기지 마


 난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헛웃음]


 [웃음]


 내일


 차 교수 결혼해요


 정미진이 아니라


 서혜승이랑


 안됐네요


 당신이 원하던 며느리가 아니라서


 그리고 당신 회사


 이제 내 거야  [의미심장한 배경음악]


 당신 몰래 당신 아들이랑


 약속한 게 있었거든


 15년 동안 당신은


 날 인간 이하로 취급했지만


 결국…


 내가 이겼어


 [배경음악이 고조된다]


 [평온한 클래식 배경음악]


 [숨을 들이켠다]


 [떨리는 한숨]


 미안해, 내가…


 [한숨]


 내가 울면 안 되는데


 [숨을 천천히 들이 내쉰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그렇게 오랫동안 상상했는데…


 [배경음악이 잠잠해진다]


 그것보다 예쁘다


 혜승아


 이젠 행복해야 돼


 [위태로운 분위기의 배경음악]


 나랑…


 결혼해 줄래요?


 [우아한 오페라 배경음악]


 “렉스”


 [배경음악이 멈춘다]


 누구시죠?


 아휴, 손님한테 ‘누구시죠’라뇨


 너무하시네


 죄송합니다, 저희 렉스는…


 문 닫으면 안 되죠


 [흥미로운 배경음악]


 [힘주는 숨소리]


 이렇게 아직 찾는 손님이 있는데


 저기…


 이 기회에 물갈이 한번 싹 하시죠


 아니, 시대가 어느 땐데


 아, 언제까지  꼰대들로만 장사하시게요?


 그러지 말고


 저와 함께 다시 시작하시죠


 [날카로운 효과음]


 그래서


 원하는 게 뭔가요?


 음


 [피식 웃는다]


 당신이 원하는 거?





.블랙의 신부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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