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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빵왕 김탁구 9

 

 

 

교도소교육실. (모노톤)

 

양인목 오늘부터 한달에 한번씩 여러분들에게 제빵기술을 가르치게 될

양인목이라고 합니다여러분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했을때

저의 가르침이 소중히 쓰여질수 있기를 바랍니다.

 

양인목이 말하는 위로 제소자들의 얼굴이 쭉 지나가다가

한쪽에서 멈추면 그 한쪽으로 서 있던 조진구(당시 25)의 시선에서.

(짧은 경과반죽을 만들기 시작하는 제소자들.

그 앞으로 쭉 지나가던 양인목걸음을 옮기다 멈칫.. 멈추면

멍하니..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서 있는 조진구.

 

양인목 (조진구를 본다보더니왜 반죽을 시작하지 않는겁니까?

조진구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양인목 (조용히 보며이름이... (하는데)

조진구 이름같은건 없습니다죄수 번호 6264.. 그걸로 족합니다.

양인목 (그런 조진구를 본다지긋이 쳐다보는 시선위로)

조진구E 그 때만 해도 세상에 다시 복귀할수 있을거라는 희망같은거...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팔봉빵집제빵실. (모노톤)

팔봉과 허갑수가 보이는 그 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조진구(당시27)

 

양인목 일전에 말씀드렸던 그 사람입니다아버님.

팔봉 (조용히 조진구를 보면)

조진구 (그 시선과 마주치자 살짝 당황하는듯... 시선을 떨구며)

죄송합니다 어르신주제넘게 감히 제가

어르신께 빵을 배우고싶다는 꿈을 꾸게 됐습니다. (조아리는데)

팔봉 그래자네헌테 빵이란 무엇인가?

조진구 (짐짓 고개들어 팔봉을 보더니빵굽는 냄새를 맡을때마다...

다시 한번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로는 안되겠습니까 어르신? (하면서 진심어린 시선으로 보면)

팔봉 ... (지그시 본다보다가 문득 조진구의 팔목으로 시선이 간다)

 

잔뜩 긴장한듯 앞으로 손을 깍지낀채 모으고 있는 그의 팔목 안쪽으로

바람개비 문신이 보인다그 손목에서.

 

어린탁구E 팔목에 바람개비 문신이 있는 사람이라켔심더.

(flash-back> 6부 64일단 그 사람부터 찾아봐야 않겠습니꺼?

 

다시 현재팔봉천천히 시선을 들어 조진구를 본다보더니

 

팔봉 허허... 사람의 인연이라는게 참으로 묘하구나.

조진구 (? 고개들어 팔봉을 본다그 위로)

조진구E 그 때만해도 그 말씀이 무슨뜻인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7부 / 8부 몽타쥬.

1. 7부 34.

탁구 (들이닥치며 고재복에게너냐니가 바람개비 문신이냐? /

(양인목에게 팔이꺽이면서도누구야늬들중에 대체 누구야아아!!!!

조진구 (표정없이 바라보는 위로)

조진구E 그 녀석을 그렇게 만날줄은...

 

2. 7부 37.

탁구 십이년이예요그 놈 하나 찾겠다구 지난 십이년을..

미친놈처럼 안쑤시고 다닌데가 없었어요!

조진구E 그렇게 오랜 시간 나 때문에 인생을 허비했을줄은...

3. 8부 35.

 

탁구 형은 아니죠내가 찾는 사람. (하면서 웃는 얼굴위로)

조진구E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녀석의 웃는 얼굴이 그리도 천진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4. 8부 47.

싸우다가 조진구의 바람개비 문신을 발견하는 탁구

허공에서 마주치는 두 사람의 놀라는 시선에서..

5. 8부 52.

 

조진구 (눈시울이 벌개져서 탁구앞에 무릎을 꿇는다)

탁구 ...! (본다안돼.. 이러지 마.

조진구 .. 용서하지 마라...

탁구 이러지 마!

조진구 .. 용서하지 마...

탁구 이러지 말라구우우우!!!! (외치는데 두 눈 충혈되면서 눈물이 툭...!)

이러지 마... 사과하지 마용서 빌지 마....

그런거 안해두 되니까... 우리 엄마 있는데만 대.

우리 엄마 잘있다고만 대답하란 말야 이 자식아아아!!!! (하는데서)

 

팔봉집팔봉의 방. N. (현재)

 

조진구 (무릎꿇고 앉은채 북받쳐 오르는 눈물로 두 눈이 충혈되어)

선생님은 처음부터 알고 계셨습니까?

팔봉 (맞은편에 앉아 차를 따르다 말고 멈칫... 하는 손)

조진구 그 녀석이 절 찾아올걸 미리 아시구 그 때 그런 말씀을 하셨던겁니까?

그래서 저를 받아들이셨던겁니까그런겁니까 선생님?

팔봉 (조용히 마저 차를 따른뒤 조진구 앞으로 내밀더니)

출호이자반호이자야라...

(出乎爾者反乎爾者也 너로부터 떠난것은 너에게로 돌아온다)

너에게서 시작되었으니 너에게로 돌아오는것은 당연지사이거늘...

조진구 (울컥..!) 이제 저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선생님!

그 녀석한테 이 죄를 어떻게 갚아야합니까!

팔봉 (고개들어 본다담담한 눈빛으로 보더니기다려야지.

조진구 ...! (본다)

팔봉 사람이란 본디 서로에게 이러할때도 있고 저러할때도 있는법..

너 역시도 언젠가는 그 아이를 위해 좋은 일을 할 때가 올것이니,

기다리거라기다려주거라.

조진구 (... 눈물 한방울이 떨어지면서 본다시선에서)

 

팔봉집 제빵실. N.

텅빈 제빵실.. 불도 켜지지 않은 그 한쪽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탁구더 이상 눈물도 무엇도 흐르지 않은채 멍한 표정.

그러다가 순간 번뜩..! 하는 눈빛으로 시선을 드는데서.

 

길 일각. N.

한쪽에 버려진 폐자재같은것들이 쌓여있는 곳.

판자같은것에 연결된 긴 각목을 잡아쥐는 탁구의 손.

그대로 발로 퍽붙어 있던 판자떼기를 떼어내면

그대로 무기로 쓸수 있는 각목이 된다.

탁구그 각목을 쥐어들더니 무서운 눈빛으로 고개를 든다.

그리고는 그대로 어딘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간다.

 

거성家 전경. N.

방범처럼 보이는 아저씨들이 손전등을 비추며 지나가고,

그 뒤로 쓰윽 나타나는 검은그림자탁구다.

탁구들고 있던 각목을 등허리로 꽂아넣더니

그대로 달려가 후다닥담을 뛰어넘는다날렵하고 재빠른 몸동작.

 

거성家 정원. N.

고요히 잠든 거성가가 눈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그 앞으로 저벅...! 나타나는 탁구의 발.

탁구천천히 등허리에 꽂아두었던 각목을 꺼내든다.

그 각목을 집어든 손에 힘줄이 불끈 솟아오른다.

무섭게 노려보는 탁구의 눈빛... 다 잡아먹을듯한 그 눈빛에서.

 

거성거실. N.

문을 박차고 들어서는 탁구,

마침 한쪽에서 나오던 서인숙과 맞닥드린다서인숙 놀라서 쳐다보면.

 

탁구 (그 앞으로 무섭게 성큼 다가서더니안녕하셨습니까사모님!

서인숙 누구냐대체 뭐하는 놈인데 남의 집에 함부로 쳐들어온거야!

탁구 (핏발이 선 두 눈으로 노려보며제가 누군지 벌써 잊으셨습니까?

접니다 사모님청산에 살던 김미순이 아들김탁굽니다!

서인숙 ! (충격으로 보면)

탁구 당신짓이죠그렇죠!

서인숙 무슨 소릴 하는거냐 지금!

탁구 우리 엄마 납치하라고 시킨거.. 당신이 한짓 맞잖아아닙니까?

서인숙 ! (보면)

탁구 살려내요불쌍한 우리 엄마 도로 살려내라구!!! (살기등등 외치는데)

한승재E (버럭너 지금 여기서 뭐하는 짓이냐!!!

서인숙 (멈칫.. 탁구의 뒤쪽으로 시선을 준다)

탁구 (돌아본다핏발선눈으로 보면)

한승재 (현관문앞에서부터 천천히 걸어들어와 탁구앞으로 다가서며)

두번 다시 이 집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을텐데..!

내 경고를 벌써 다 잊은게냐!

탁구 (슬프게 보더니그건 우리 엄마가 살아있었을때 얘기죠 한실장님!

이제 그딴 경고.. 나한텐 아무 소용도 없게 됐거든요?

한승재 니가 정녕 험한꼴을 봐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구나!

탁구 그런다고 겁먹을 내가 이젠 아닙니다.

십이년전 찍소리도 못한채 쫓겨나던 그 어린 놈 아니라구 이제!

한승재 (보는 위로 계속)

탁구 나요지난 십이년동안 사람죽이는거 빼고 온갖짓 다 해본놈이그든.

당신들은 상상도 못할 개고생 다하면서 여기까지 온 놈이그든 내가!

안믿겨요한번 보여줘봐지난 십이년을 그런꼴로 살아오면서

마음속에 어떤 칼을 품고 살았는지 한번 보여줘볼까!! ?!!!

(하면서 들고 있던 각목으로 한쪽에 있던 집기를 하나 깨부수는데)

서인숙 네 이노옴당장 그만두지 못하겠니이!!!

니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구 행패야행패가아!!!

탁구 (순간 멈칫서인숙의 강한 눈빛과 마주치면)

서인숙 지난 세월 니가 어떤꼴로 살아왔든 내 알바도 아니다만,

안다 해도 눈 하나 깜짝할 내가 아니다!

탁구 그래서 더 용설 못하겠어그래서 더 당신들을 용서할수 없다구 내가!

서인숙 (가소롭다는듯이천하에 비루하고 못되먹은 놈같으니!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꼴이 아주 딱 그 에미에 그 자식이구나!

탁구 뭐라구요?

서인숙 용서라니니 까짓게 뭔데 감히 날 용서하고 말고 해?

너 따위가 감히 나한테 뭘 어쩔수가 있는데!

탁구 그래서 보여준다잖아!

천하에 비루하고 못되먹은 놈이 당신한테 뭘 어쩔수 있는지,

어떻게 당신들을 끝장낼수 있는지 보여준다니까아!!!!

(하고 금방이라도 때려부술듯 각목을 번쩍 들어올리는데 바로 그 때)

팔봉E 그렇다면 너는.. 그 동안 착하게 살아오지 않은 모양이구나..

탁구 (순간 멈칫..! 하는 표정위로)

 

flash-back> 8부의 60.

 

팔봉 착하게 산다는건 미워하고분노하고싫어하는 마음을 없애는 일이다.

니 어머니가 너한테 착하게 살라고 한건 아마 그런뜻이었을게야.

미워하지 말라고.. 분노하지 말라고.., 다 이해하고 용서하며 살라고..

그래야 세상도 이길 수 있지 않겠니?

탁구 (! 보면)

팔봉 (탁구 앞으로 맛있게 구워진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내민다)

이젠 빵과 화해를 하는게 어떠냐?

그리고.. 니 마음속에 있는 원망과 아픈 추억과도 화해를 하거라.

탁구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갓구워진 빵을 본다보는 시선에서)

 

다시 8씬의 정원. N.

... 각목 든 손이 힘없이 밑으로 떨어진다.

그러면서 힘없이 풀썩..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는 탁구...

(9씬은... 전부 탁구의 상상이었다)

탁구의 두 눈에 가득찬 눈물.. 천천히 고개들어 거성를 보면

불이 꺼진채 그 집은 여전히 평화롭고 조용하기만 하다.

 

거성家 침실. N

눈에 안대를 한채 잠이 들어 있는 서인숙의 모습...

 

자경의 방. N

스탠드 불을 켜둔채 회사업무를 들여다보고 있는 자경의 모습.

(안경을 쓰고 있다서류를 들여다보거나 할때 주로 쓰는 보안경인듯...)

 

다시 11씬 연결정원. N

그 앞에서 무릎꿇고 앉은 탁구,

가슴이 금방 터져버릴것처럼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는데

그 때 무언가 냄새가 밀려온다아주 오래전에 맡았던.. 그리운 냄새...

탁구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랫채쪽을 돌아본다시선에서.

 

아랫채 일각. N.

수풀사이로 천천히 눈을 내밀던 탁구순간 숨이 멎을듯한 눈빛이 되서

보면저 앞에 아랫채 뜰에서 혼자 서 있는 구일중의 뒷모습...

아랫채 불빛이 새어나오는 그 뜰에 혼자 서서

맨처음 어린 탁구가 봤을때처럼 손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다.

그 모습에 탁구의 가슴은 온통 그리움으로 가득 차오르는데그 때.

구일중허공에서 손을 젓는걸 멈추더니 혼잣말처럼,

 

구일중 습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란다.

탁구 (순간 멈칫...! 누구한테 하는 얘기지하는 표정으로 돌아보면)

 

구일중의 앞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탁구이상하다.. 하는 표정으로 다시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은 여전히 그 아무도 없는 허공속에서 누군가를 보고 있다.

순간화면구일중의 뒤로 쓱 이동하면 아무것도 없었던 그 자리에

어린 탁구가 서 있다. (6부 55씬의 그 장면..)

 

어린탁구 (6부 55습도예?

구일중 (현재그래습도가 적은 날은 빵이 건조해지고,

습도가 많은 날은 빵이 눅눅해지거든.

그래서 그 날 그 날 습도에 따라 반죽에 넣는 물의 양을 조절하는거다.

어린탁구 (6부 55아아... (고개를 끄덕이면)

구일중 (현재그럼 오늘도 맛있는 빵을 한번 만들어 볼까?

어린탁구 (6부 55빙긋 웃는다고개를 끄덕이면)

구일중 (미소로 본다보다가 멈칫...웃음이 사라지면)

 

어느새 어린탁구는 사라지고그 자리는 아무도 없다.

구일중잠시 바라보다가 나즉히 한숨으로 돌아서서 아랫채로 들어간다.

숨어있던 탁구천천히 수풀뒤에서 걸어나와 아랫채앞쪽으로 다가선다.

돌아서서 빵을 만들기 시작하는 구일중그 뒷모습....

탁구말없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위로.

 

구일중E 탁구야 혹시 알고 있느냐?

탁구 (쳐다보는 위로)

구일중E 너는 나한테... 아주 특별한 아들이야.

탁구 (핑그르르.. 눈물이 돈다점점 감정이 복받쳐 오르다가 어느 순간)

 

바닥에 툭.. 떨어지는 각목잔디위로 떨어지는 그 작은 소리에

 

아랫채 안. N.

빵을 만들던 손이 멈칫.. 하는 구일중무슨 소리지하고 돌아본다.

 

아랫채 앞. N.

밖으로 나와보는 구일중돌아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대로 돌아서다가 멈칫.. 발에 무언가 밟혀서 내려다보면 각목이다.

구일중이런게 왜 여기 있나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다시 고개들어 주위를 돌아본다시선에서.

 

거성家 . N.

터벅터벅 그 집을 등진채 걸어내려오는 탁구,

눈물로 있는 속 다 쏟아내고,

껍질만 남은 사람마냥 그렇게 터벅터벅 걸어나온다.

그 지치고헛헛해진 모습으로 멀어지는데서 fade-out.

팔봉빵집 전경. (새벽)

 

탁구/마준의 방. (새벽)

따르르릉자명종시계가 울리자마자 기계적으로 탁끄는 마준의 손.

마준얼른 일어나다가 문득 옆자리를 본다.

이불을 펴고 잔 흔적조차 없는....

마준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면.

 

팔봉집제빵실. (새벽)

양인목 위치로!

일제히 (미순허갑수고재복조진구와 그리고 마준까지 자리에 서자)

양인목 오늘의 제빵목록이다! (하면서 한장씩 나눠주다가)

 

마지막 끝자리를 본다탁구는.. 물론 없다.

미순흘끗 탁구의 자리를 돌아본다.

허갑수고재복 모두 탁구의 자리를 흘끔 돌아본다.

조진구만 돌아보지 못한채 시선 한곳에 두면.

 

양인목 (평소대로 아무일 없는것처럼오늘은 성노원에 빵을 보내는 날이다.

평소보다 만들어야 할 빵의 양이 많아 분주한 날이 될거야!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빵을 만들도록허이! (구호를 외치면)

일제히 허이허이허이! (외치는것과 동시에)

 

각자의 위치로 가서 빵을 만들기 시작하는 모습들..

마준탁구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듯 하는 모양새가 전혀 빈틈이 없는.

조진구만 말없이 재료창고앞에 서서 밀가루포대들을 물끄러미 본다.

그 뒤로 쓰윽 돌아보는 미순바라보는 시선위로

 

미순E 그 녀석.. 안돌아올건가봐요.

팔봉집앞화단.

물뿌리개로 물을 주고 서 있는 팔봉.

미순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 쭈쭈바같은걸 쪽쪽 빨아먹으며,

 

미순 혹시.. 어디가서 이상한 생각하거나 그러는건 아니겠죠?

팔봉 올해는 꽃들이 아주 좋구나.

미순 왜 있잖아요자포자기하는 심정으루다 에라 모르겠다!

강물에 확빠져버린다거나달리는 기차에 확! (하는데)

팔봉 (꽃나무 하나를 보며허이고이 놈 봐라이 놈..

다 죽어가는것 같더니만 제일 실하게 꽃이 피었구나...

미순 (돌아보며진짜 경찰서 같은데 안찾아봐도 될까요?

혼자 아무런 연고도 없이 시체안치실 같은데 누워있거나

그럴수도 있잖어요 할아버지. (하는데)

팔봉 말 한마디 할줄 모르는 이 놈들도 그 모진 겨울 다 이겨내고 이리 다시

싹을 피우잖니하물며 사람 목숨이랴..

미순 글쎄 사람 목숨이니까 한순간에 꼴까닥가버릴수도 있는거잖아요.

팔봉 (돌아보며걱정되는게냐?

미순 누가요제가요헤헤.. (어이없게 웃다가 정색하며그럴리가요!

그리고는 쓱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는 쭈쭈바를 쭉쭉 빨다가 멈칫.

가만.. 걱정되는건가?? 살짝 헷갈리는듯한 표정에서

지하철 역사 일각. (1호선 또는 2호선 정도)

벤치에 꾀죄죄한 꼴로 누워 죽은듯.. 잠이 든 탁구의 얼굴.

그 앞으로 사람들 지나다니고 있는데 그 때 갑자기 쨍그랑얼마 안되는

동전들이 바닥에 나뒹굴며 소녀1이 바닥에 넘어진다.

탁구부시시 눈을 뜨고 본다뭐지...? 하는 표정으로 보면

 

소녀1 (겁에 질린 표정으로 홱돌아보며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남자1 (소녀1앞으로 다가서며잘못했어뭘 잘못했는데!

소녀1 잘못했어요 아버지... 잘못했어요... (손을 싹싹 빌며)

남자1 잘못한줄 아는년이 고작 이것밖에 동냥을 못해와?

이걸루 소주한병도 못사쳐먹겄다 이년아!

(하면서 거칠게 소녀1의 멱살을 잡아당긴다)

소녀1 아버지이이!!! (울먹거리며 계속해서 싹싹 빌뿐)

사람들 (지나치면서 흘끗 흘끗 돌아보기만 할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탁구 (그대로 귀찮은 표정으로 돌아눕는다 눕는 순간)

 

flash-back> 2부 40.

신씨한테 얻어맞으며 용서를 빌던 유경. "아버지 잘못했어요아버지..."

다시 현재감았던 눈을 도로 천천히 뜨는 탁구.

그 뒤에서 소녀1 "아버지 잘못했어요아버지하는 소리 겹쳐지면서.

 

탁구 (도저히 더 이상 모른척 못하겠다벌떡 일어나 돌아보며)

이봐요거기 그 손... (하면서 손을 들어 저지하려는데)

유경E (거의 동시에그 손 놓지 못해요!!!!

탁구 (? 돌아보면)

 

탁구 앞을 쓱 지나치며 그 동냥부녀앞으로 다가서는 여대생.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쓴 유경이다.

탁구는 물론 주위사람들까지 일제히 유경을 쳐다보면

 

유경 힘없는 아이한테 그것도 공공장소에서 함부로 폭력을 행사하는거..

그거 엄연한 아동폭력이고 범죄행위거든요당장 그 손 놓으세요!

남자1 얘 내 딸이야내가 내 딸 교육 좀 시키겠다는데 니가 뭔 참견이야!

유경 아이한테 동냥이나 시켜먹으면서 빌붙어사는 주제에..

무슨 아버지 자격이 있다구 함부로 교육을 시킨다는거예요!

남자1 뭐야이게 근데! (하면서 위협적으로 손을 번쩍 드는 순간)

탁구 에헤! (하면서 그 앞으로 쓱 가로막는다)

유경 (멈칫야구모자 밑으로 탁구의 뒷모습을 흘끗 보면)

탁구 이 아가씨 말씀 틀린거 하나 없구만!

그만 시끄럽게 굴고 이쯤에서 해산하시지 아저씨?

남자1 뭐야 넌 또!

탁구 낮잠자던 사람.

남자1 근데 이것들이죽고 싶냐 늬들?

탁구 죽여줘보든가 그럼안그래도 살맛 안나 확죽고 싶던 참인데. (하는데)

남자1 어우쒸!!! (탁구의 턱을 날린다)

탁구 (진짜 때릴줄 몰랐다맞고 휘청그러더니근데 이 아저씨가!

내가 죽이랬지 언제 치랬냐?! (하고 달려들려는데 그보다 빨리)

 

가방으로 남자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유경.

남자1, 아야하면서 불시의 공격을 받으며 유경쪽으로 돌아선다.

탁구주먹을 날리려다 그만 멈칫..! 하면서 어보면.

 

유경 왜 낳았어이따위로 동냥이나 굴리면서 부려먹을려구 낳았니?

(한번 더 휘두르며심심풀이 땅콩처럼 화풀이하려고 낳았어!

남자1 뭐야?

유경 꺼져버려당신같은 아버진 없는게 나으니까 아이앞에서 꺼지라구!

(하면서 한번 더 가방을 퍽그 남자1한테 날리는데)

남자1 (방어하듯 유경의 가방을 잡아채며이게 근데!

 

그 가방을 뺏으려는 남자1과 잡아당기는 유경사이에 실랑이를 벌이다

그만 유경의 얼굴에 상처가 생기면서 투둑가방이 열린다.

동시에 눈발처럼 공중으로 팔랑팔랑 쏟아져 내리는 유인물들.

 

유경 ! (보면)

남자1 (팔랑거리는 그 유인물 한장을 잡아채서 보더니뭐야너 운동권이냐?

탁구 (운동권?? 유경을 보면)

 

그 때 유경의 저 뒤쪽에서 싸움을 말리러 호루라기를 불며

뛰어오는 경찰 두 사람이 보인다.

 

남자1 (본다순간 유경을 보며 야비하게 씩 웃더니 경찰들을 향해)

여기요불온 삐라요!!! 불온 삐라 날리는 학생 좀 잡아가세요!!! (하는데)

유경 (그대로 남자1을 툭밀치며 후다닥 달려 도망치기 시작한다)

남자1 어이구저 운동권 학생이 사람치구 달아나네사람치구 달아나!! (순간)

탁구 입 좀 닥칩시다!!! (하면서 남자1의 턱을 퍽날려버림과 동시에 유경의

가방을 턱가로채더니 소녀1에게담부턴 맞지마라! (씩 웃더니)

 

그대로 후다닥 유경의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한다.

그 뒤로 달려오던 경찰 두명남자1과 소녀1을 지나쳐 탁구를 쫓아가면

남겨진 소녀1, 멀어지는 그들을 보다가 아래를 내려다본다.

완전 정신을 잃고 대자로 뻗은 남자1에서.

지하철 역사 일각1.

있는 힘껏 달려오는 유경그 뒤로 가방들고 쫓아오는 탁구,

그 한참 뒤로 쫓아오는 경찰 두명.

탁구점점 유경과 거리를 좁힌다좁혀오더니 덥썩 유경 팔목을 잡는다.

유경달리면서 멈칫.. 돌아보면 탁구그대로 속력을 높힌다.

유경자기보다 빠른 탁구한테 이끌려 같이 달려간다.

그 뒤로 쫓아오던 경찰 두명잠시 멈춰서서 헉헉거리더니

다시 그 뒤를 쫓아 프레임-아웃 되는데서.

역사 일각2.

탁구유경의 손을 잡고 모퉁이를 도는 순간 갑자기 한쪽으로 홱!

빠져나간다그 바람에 유경의 모자가 바닥으로 툭.. 떨어진다.

(곧바로 인파로 휩싸이며 모자를 이리저리 툭툭 치고 지나가는 사람들)

그 앞으로 달려오는 경찰 두명그 모자는 발견못한채 그대로 지나간다.

화면발에 채인 그 모자로부터 천천히 모퉁이 뒷쪽으로 이동하면

폐가 터져나갈듯 숨을 몰아쉬고 있는 유경과 그리고 탁구...

둘 다 너무 숨이 차서 서로 얼굴은 쳐다보고 있는데 말은 못하는..

여전히 유경의 팔목을 잡고 있는 탁구의 손.

잠시 그 상태로 숨을 몰아쉬다가 탁구쓱 가방을 내밀며

 

탁구 이거.. 그 쪽 가방...

유경 (순간 도망치려고 탁구의 손을 뿌리치는데)

탁구 (다시 한번 유경의 팔을 나꿔채며이 가방 그쪽꺼 아냐?

유경 (툭탁툭탁뿌리치면서당신 뭐야경찰이야쁘락치야정체가 뭐야!

탁구 아까 말했잖아거기서 낮잠자던 사람. (씩 웃으면)

유경 (? 그 말에 멈칫..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탁구를 살피듯 보면)

탁구 그나저나 학생이 용기가 대단하네.

웬만한 남자들두 구경이나 할 상황에 것두 여자가...

유경 여자두 아닌건 아니라구 말할수 있는거야.

(그러면서 탁구가 들고 있던 가방을 탁뺏어와 가방안 상황을 살피면)

탁구 (같이 흘끗 들여다보며근데에.. 아까 운동권이라구 그러든데.

무슨 운동해태권도유도?

유경 (그 말에 ??? 고개들어 탁구를 본다)

탁구 아니면... 탁구?

유경 (..! 어이없는듯 빤히 보면)

탁구 어이구 그나저나 멍들겠네 이거..

(유경의 얼굴에 난 상채기를 살펴보며아까 그 놈이 그런거지그치?

유경 (살짝 무시하듯그랬다면 어쩔건데가서 죽여줄수 있어?

탁구 (순간 멈칫...)

유경 나한테 이렇게 한 사람도로 쫓아가서 죽여줄수 있냐구!

탁구 ! (빤히 유경을 쳐다보면)

유경 (그러지도 못할거면서 남의 일에 참견마라는 표정으로 가방을 닫으며)

.. 내 모자.. (모자를 찾듯 두리번거리며 프레임-아웃 되면)

탁구 (혼자 남겨진채 잠시 멍하게 유경이가 서 있던 자리를 쳐다보는 위로)

어린유경E 죽여줄 수 있어?

(Flash-back> 2부 39나한테 이렇게 한 사람.. 죽여줄수 있냐구!

탁구 (설마..? 하는 표정으로 고개들어 보더니저기요잠깐만! (따라나가면)

 

이미 인파로 휩싸인 지하철 역사 안...

어느쪽으로 갔는지 유경의 모습을 쉽게 찾을수가 없다.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다가 발에 채이는 모자를 발견한다.

탁구말없이 그 야구모자를 집어든다집어들어서 보는 순간 멈칫...

하는 느낌으로 빤히 쳐다본다믿어지지 않는듯 한참을 쳐다보면

그 모자안쪽으로 보이는 글씨 <한국대 사회학과 84학번신유경>

신유경.. 신유경.. 신유경...! 그 글씨가 화면에 크게 보여지자 순간,

탁구고개를 들더니 재빨리 걸음을 옮기며 사람들을 확인한다.

유경과 비슷하게 생긴 여자들을 일일히 확인하고또 확인하고

그 때 그 위로 띠리리리리.. 지하철 들어오는 신호음이 울린다.

탁구소리가 들리는 플랫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지하철 플랫폼.

와서 멈춰서는 지하철.

수많은 사람들이 내리고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타면서

그 수많은 인파들속에 유경의 모습이 보인다.

탁구뛰어내려오다가 저 멀리 유경을 발견한다본다보더니

 

탁구 유경아! (있는 힘껏!) 신유겨엉!!!!!

 

그러나 유경듣지 못한채 그대로 지하철에 올라타버리고 만다안돼!!!

탁구재빨리 계단을 오르는 인파를 헤치며 지하철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속절없이 기차문은 닫혀버리고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하고.

있는 힘껏 그 기차를 따라잡으며 유리창으로 유경을 찾는 탁구,

저만치 반대편 출입구에 서서 반대편을 내다보는 유경을 발견한다.

그러나 속력을 내는 지하철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힘껏 따라가지만 결국 기차가 떠나버린 플랫폼에 혼자 남겨진 탁구,

그대로 숨을 몰아쉬며 멀어지는 지하철을 안타깝게 쳐다본다.

이내 컴컴해진 터널... 그 어두운 터널을 바라보며.

 

탁구 너 맞냐.. 정말 그 신유경 맞어?

(들고 있던 그녀의 야구모자를 힘주어 꾹 쥐는 손에서)

 

동아리방.

드륵문을 열고 나타나는 유경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며

한쪽으로 쭉 걸어들어와 창가 의자에 털썩 앉는다.

 

자림 (대자보를 쓰면서이럴줄 알았으면 서예학원이라도 다니면서

글씨연습좀 해두는건데. (돌아보다가모잔 또 어쨌어?

유경 어어.. 잃어버렸어일이 좀 있어서.. (머리를 헝클어뜨리듯 흐트리면)

자림 어쩌냐그거 니 행운의 모자잖어.

유경 그러게. (보며근데 넌 어쩐일이야오늘 못나온다더니.

자림 어어실은...

(주위를 쓱 한번 살핀뒤 초대장을 꺼내 유경의 가방안으로 쓱 들이민다)

유경 (? 자림을 보다가 가방안에 들이민 초대장을 반쯤 꺼내서 보면)

자림 우리 아버지 회사 창립 30주년 기념파티.

울 언니가 초대하고 싶은 친구 있음 초대하라 그래서.

내가 달리 줄 사람두 없구.. 다른애들 알면 괜히 수군댈게 뻔하구.

유경 (말없이 그 초대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위로)

자림 그렇다구 부담가질건 없구솔직히 나두 그런 자리 영 별룬데,

한사람도 빠지지 말고 총출동하라는 어마마마의 엄명이 있었거든.

동경에 있는 남동생까지 불러들였을정도니까 암튼.

유경 (그 말에 멈칫.. 자림을 본다남동생두...? 보면)

학생1E 자림아다 썼으면 얼른 가져와!

자림 (그쪽에 대고그래! (대자보 쓴걸 집어들고는 나즉히)

초대장은 애들눈에 안띄게 알아서 처리해주라부탁! (하고 가버리면)

 

혼자 그 자리에 남은 유경물끄러미 초대장을 들여다본다.

순간 그리움으로 잦아드는 유경의 얼굴위로 한줄기 바람이 스친다.

 

팔봉빵집 전경. N.

마지막 불빛이 탁..! 하고 꺼지는 모습에서.

 

탁구/마준의 방. N

책상위로 꺼내지는 손때 묻은 레시피 노트.

주르르 넘기면 거의 노트 전권에 수많은 빵레시피들이 적혀 있다.

마준그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들면 거기에 적혀 있는 빵이름 하나.

"봉빵그리고 그 밑으로는 아무런 레시피도 적혀 있지 않다.

마준표정없이 그 봉빵이라는 이름을 내려다본다.

보다가 탁레시피노트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서.

 

팔봉네안채 거실. N.

이층에서 내려오던 마준내려오다 말고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보면.

복도쪽 방문앞에서 허갑수와 고재복 두사람이

그 방문앞에 나란히 서서 귀를 대고 무언가 엿듣는 뒷모습.

마준쳐다보는 위로

 

오영자E 왜요왜 안가요?

 

양인목/오영자의 방. N.

 

오영자 일중오라버니가 친히 와서 초대장까지 놓구 갔는데 왜 안가냐구요 대체!

양인목 바뻐.

오영자 이번주 일요일은 휴점일이거든요?

양인목 어쨌든 안가.

오영자 간만에 마누라 콧바람 한번 쐬어달래는데 당신은 어쩜 그렇게.. (하는데)

양인목 콧바람 한번 쐬어줬잖아작년에.. (하다가아니.. 재작년에.

오영자 재작년에 뭐요제빵식구들 단체로 당일치기 야유회 갔다온거요?

그 식구들 멕일 김밥 수십개 싸느라 밤잠 새벽잠 다 설치구,

나 혼자 녹초돼 차안에서 내내 잠만 잤던 그 야유회요?

허이구 그래요덕분에 바람 한번 오지게 쑀네요.

양인목 일절루 끝내지나 피곤해.

오영자 그래두 한때는 나두 증말 꽃같은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때 내가 일중 오빠를 어떻게서든 잡았어야 했어.

양인목 (순간무슨뜻이야 당신 지금 그 말나랑 산거 후회한다는뜻이야?

오영자 그래요후회돼요왜요!

양인목 진심이야?

오영자 그래요진심이예요왜요오! (하는데)

양인목 (갑자기 한쪽에 있던 베개를 집어든다)

오영자 (순간 멈칫놀라면서왜 이래요뭐하는거예요 당신?

양인목 오늘부터 갑수형님방에서 잘테니 그리 알어. (일어서려는데)

오영자 (덥썩 그 팔을 잡으며 크게도 소리 못낸채)

왜 이래 이이가 진짜아온 집안식구들한테 부부싸움 광고할 일 있어요?

양인목 나 땜에 당신인생 후회된다며?

오영자 (답답해 미치겠지만어우 후회안해요말이 헛나온거예요!

양인목 (쓱 내려다본다진심이야?

오영자 (어금니 꾹 문채진심이예요그러니까 좀 앉아봐요 쪼옴!

 

팔봉집안채 거실. N

동시에 엿듣던 허갑수김샌 표정으로 쓱 돌아서서 거실쪽으로 나오며

 

허갑수 그럼 그렇지그러니께 니가 오영자겄지.

고재복 (따라 나오며설마... 사모님이 지신겁니까?

허갑수 그래 이 눔아 졌다창립파티고 나발이고 다 두만강 건너갔다.

고재복 아니 왜요대체 대장님은 왜 저렇게 안간다구 버팅기시는겁니까?

허갑수 실은 소시적이 영자 쟈가 일중이를 심허게 짝사랑을 혀갖구 말이다...

너 저번에도 보지 않었냐일중이가 나타나니께 영자 저것이

기냥 눈꼬리가 확 꼬부라져갖구 샐샐거리메 애교부리는거.

워떤 서방이 그걸 보구 좋아라 허겄냐안그러냐?

고재복 예에... (하면서 힘빠지는데)

마준 (그랬군그러면서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내려와 현관으로 나서면)

허갑수 (? 돌아보며워디 가남?

마준 잠깐 바람 좀 쐬고오겠습니다. (하면서 나가면)

고재복 (흘끗 보더니근데요 실장님태조 저 사람 말입니다.

허갑수 (TV를 틀어서 보면서쟈가 왜?

고재복 어딘가 쫌 미스터리하지 않습니까?

허갑수 미스터리뭔 미스터리? (계속 시선 TV에 둔채 건성으로)

고재복 고향이 어디냐형제가 몇이나.. 암만 물어봐도 대답을 안합니다.

이거 원 저를 무시하는건지 뭔지.. 그렇다고 대놓고 무시하는거

같지는 않고.. 그런데 돌아서면 영 뒷통수가 땡기고, (하는데)

허갑수 (뒷통수 때리며무시당할만허니께 당하는겨알겄냐?

거 씨잘데기 없는 소리 그만허구 가서 과일이나 깍어와어여!

고재복 (긁적긁적이더니예에.. (일어나 부엌쪽으로 가면)

 

허갑수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은 그 역시 마준에게 그런걸 느꼈다.

슬쩍 고개를 빼고 마준이 나간쪽을 쳐다보는데서.

 

제빵실. N.

조용히 문이 열린다그 안으로 들어서는 마준,

저 안쪽으로 불 하나가 켜진걸 본다.

제빵실 한켠에 불을 켠 채 케잌을 만들고 있는 미순이 보인다.

(화면마준의 시선으로 미순을 향해 천천히 다가서면)

양미순 양미순 선수.. 이제 막 케잌위에 생크림을 바르고 있습니다.

크림이 흘러내리나요가볍게 잡아서 다시 끌어올리는 양미순 선수.

여기에 생딸기를 살짝 올려놓습니다.

그러나 이 놈에 생과일은 생크림속에 오래둘수 없다는게 문젭니다.

왜냐구요과일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양미순 선수...

(하다가 잠시 손을 멈추고 보는데)

마준E (바로 뒤에서과일에 시럽으로 코팅을 해보는건 어때요?

양미순 (소리에 화들짝 놀라 손에 케잌칼을 든채 홱돌아서면)

마준 (재빨리 그 칼을 피해 뒤로 움찔피하며 두 손을 든다)

양미순 ...! (본다보다가 뚱하게그렇게 갑자기 나타나니까 놀라잖아요.

마준 알았습니다갑자기 안나타날께요칼 좀 치워주실래요?

양미순 (보더니 쓱 케잌칼을 내리더니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입니까?

마준 잠도 안오고.. 달리 갈데도 없고. (흘끗 케잌을 보며시럽은 써봤어요?

양미순 써봤죠 물론근데두 자꾸 생크림이 무너져서요.

이 녀석벌써 3호째 케잌인데 영 진전이 없단말이죠. (하는데)

마준 (갑자기 허락도 없이 손가락으로 케잌 한쪽을 푹파서 쪽 먹어본다)

양미순 ! (입딱 벌린채 놀란 표정으로 파인 케잌을 본다불끈마준을 보며)

지금 뭐하는겁니까신성한 내 케잌한테...(하는데)

마준 역시...

양미순 (멈칫..! 순간 호기심에역시..? 역시 뭐요?

마준 (한번 더 폭손가락으로 케잌을 푹파서 입으로 가져가 맛을 보더니)

생크림에 탄력이 너무 없어요너무 질고 느끼하다구요.

양미순 (정말하는 표정으로 보더니 쓱 손가락으로 생크림을 퍼서 먹어본다)

 

미순맛을 음미하는.. 그러면서 또 한번또 한번 연달아 퍼먹는다.

(입술 한쪽에 생크림이 묻는줄도 모른채)

 

마준 유크림 말고 식물성이나 콤파운드를 쓰도록 해봐요,

휘핑작업을 할때 작업실 온도는 23도 이하로 낮추구요.

양미순 (흘끗 한번 보더니생크림에 대해 쫌 아시는 모양입니다?

마준 요즘 일본에선 생크림 케잌이 한참 붐이거든요그래서 쫌 알아요.

양미순 아아. (끄덕이다가근데 말이 나와서 말인데요.

일본 유학까지 가신분께서 이런 꼬진 빵집엔 뭐할라고 온겁니까?

마준 실은 우리 아버지께서 빵을 아주 좋아하시거든요.

그래서 프랑스독일일본 할거 없이 아버지가 인상깊게 드셨던 빵들을,

나 역시 똑같이 찾아다니면서 그 레시피를 만드는 중이예요.

양미순 그럼 여기에 온 이유가..

마준 아버지한테 팔봉선생님의 봉빵이 아주 유명하다고 들었어요.

나라의 대통령까지 찾을정도로 아주 맛있다구요.

양미순 아아. (다시 끄덕이더니 단호하게그렇다면 안됐네요.

우리 할아버지 그 빵 안만드신지 오래됐거든요.

마준 (잠시 멈칫..) 그럼 레시피는..?

양미순 물론 있긴 하죠할아버지 머릿속에.

마준 팔봉선생님 말고 그 봉빵 레시피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까 그럼?

양미순 몰라요할아버지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아버지도 몰라요.

마준 그래요? (살짝 스치는 실망감... 그러다 이내 쿨한척.. 상관없어요.

여기 온 이유가 꼭 봉빵때문만은 아니니까.

게다가 여기 생활이 생각보다 재밌어져서 말이예요.

팔봉선생님이나 다른분들도 재밌고나하고 같이 시험쳐 들어온 녀석..

양미순 (OL) 김탁구요?

마준 그래요김탁구그 놈도 재밌고그리고...

(하면서 의미심장하게 미순을 돌아보더니 그녀의 입술을 뚫어지게 본다)

양미순 (뭐지저 눈빛살짝 긴장하는데)

마준 (쓰윽 엄지손가락을 들어 미순의 입술에 묻은 생크림을 닦아낸다)

양미순 ....! (움찔..! 그의 손이 닿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움찔하면)

마준 (닦아낸 그 엄지손가락의 생크림을 자기 입으로 가져가 쪽 빨아먹는다)

양미순 으아아아아아!!!!

(순간 입이 딱 벌어진다소름이 쫙놀라고 허둥거리며 고래고래)

지금 뭐예요뭐하는겁니까뭐하자는거예요?

마준 (아무렇지도 않게입술에 생크림이 묻어서요.

양미순 으이이이!!! (재빨리 두 손으로 털듯이 입주위를 쓱쓱 문지르는데)

마준 잠깐만!

(갑자기 또 뭐라도 발견한냥 미순의 얼굴앞으로 바싹 들이대고 보면)

양미순 (순간 헉놀라서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본다.. 왜요.. 뭐요?

마준 (선수의 눈빛으로 3초쯤 노골적으로 빤히 쳐다보면)

양미순 (순간 화끈,...! 얼굴이 벌개지면서 시선 슬쩍 피한다)

마준 (걸렸다눈빛 반짝이더니)

4호 케잌 나오면 얘기해요언제든 시식해줄테니까그럼.

(그리고는 최강미소로 씩 한번 웃어준뒤 돌아서서 나간다)

양미순 ! (숨도 쉬지 못한채 그가 밖으로 나갈때까지 꼼짝못하고 서 있다가)

마준 (달칵문을 닫고 사라지자)

양미순 (순간 참았던 숨을 헉몰아쉬면서 다리에 힘이 쫙 풀린다)

뭐야 쟤저거 저거 완전 미친놈 아냐...?

하면서도 싫지는 않은듯 달아오른 얼굴 양쪽에 손등을 갖다 대면서,

다시 한번 더 마준이 나간쪽을 빠꼼히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면.

 

팔봉빵집 계단. N

제빵실에서 내려오는 마준앞씬과 연결된 미소 입가에 띈채

내려오다가 어느 순간 표정 쎄하게 싹바뀐다.

그대로 표정없이 뚜벅뚜벅 화면쪽을 향해 걸어나가는 위로.

 

서인숙E 마준이는 어떻게 됐어요찾았어요?

 

디자이너 샵 일각.

소리에 한승재짐짓 돌아보면

피팅룸에서 화려한 옷을 입고 나오는 서인숙거울을 보고 선다.

순간 한승재서인숙의 모습에 멈칫.. 하는 기분으로 잠시 보면

디자이너와 그 보조들 서인숙의 옷 매무새등을 매만져주는 가운데,

서인숙거울로 한승재를 보며

 

서인숙 내 말 못들었어요마준이 어떻게 됐냐구요.

한승재 (짐짓.. 서인숙과 시선 마주치더니일단.. 연락은 됐습니다.

서인숙 (한승재를 향해 돌아보며그래요어떻게 연락이 됐어요?

지금 어딨대요창립파티에는 참석할수 있겠대요?

한승재 그 전에 약속을 하나 해주셔야겠습니다.

서인숙 (? 보면)

한승재 마준이가 어디에서 뭘 하는지 당분간은 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냥 모른척 지나가주셔야겠습니다.

서인숙 (? 본다순간 불안한 기색이 되더니잠깐 물러가 있어줄래요?

직원들 (일제히 프레임-아웃 되면)

서인숙 무슨 일이예요설마 이 녀석 어디서 또 흥청망청하고 있어요?

아니면 또 오다가다 만난 기집애 하나 꼬득여 어디 틀어박힌거예요?

한승재 그런거 아닙니다.

서인숙 아닌데 왜 아무것도 묻지 말아달래요?

한승재 마준이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서인숙 (? 보면)

한승재 마준이는 지금 회장님께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입니다.

이번만큼은 마준이를 믿어도 좋을겁니다.

서인숙 (본다조금은 걱정이 누그러지며 다시 거울속의 자신을 들여다보더니)

그 사람의 마음같은거.. 움직이지 않아도 좋아요.

이제부터는 내가 움직이게 할거니까.

한승재 (? 시선들어 서인숙을 보면)

서인숙 (멀리있는 디자이너를 향해지선생이건 역시 안되겠어요.

화려하긴 한데 영 품격이 없어보이네.

(그러면서 거울속의 자신의 모습을 감상하는 시선에서)

창립파티 호텔. (또는 기념파티 할만한 장소)

여기저기 분주하게 준비하는 모습들,

파티장에 현수막이 올려지고얼음조각장식들이 자리를 잡는다.

화환이며 그밖에 여러가지 파티를 위한 준비들이 되어가는 과정,

스케치 되는 가운데 그 한가운데로 지나가며 상황을 체크중인 자경,

 

자경 현수막 위치가 너무 어정쩡해요좀 더 위로 올리세요.

테이블 간격이 너무 붙지 않게 배치하구요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부딪히지 않게 공간을 충분히 주세요. (하면서 쭉 지나가면)

지배인 (알겠습니다알겠습니다 하면서 뒤를 따른다)

호텔 앞.

속속들이 도착하는 차들.. 인사들 내려서서 안내를 받고 있고.

그 중에 최이사의 차도 도착한다.

차 문이 열리면서 내려서는 최이사그 앞으로 여비서가 다가서더니.

 

여비서 회장님은 윗층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하면서 앞장서면)

최이사 (그 뒤를 따른다)

호텔스위트룸같은곳.

파티정장을 입은채 여전히 회사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구일중.

E. 그 위로 노크소리.

 

구일중 (서류를 계속 들여다보며들어와!

여비서 (들어오며최이사님이십니다.

구일중 (그 말에 서류를 접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본다)

최이사 (안으로 들어온다안녕하셨소구회장.

구일중 어서오세요 최이사님.

최이사 안그래도 오늘 창립파티때문에 분주할텐데

이 늙은이까지 바쁜 시간 쪼개달래서 미안헙니다.

구일중 아닙니다회사일때문이시라는데 당연히 시간을 내야지요.

그래무슨 일입니까?

최이사 피차 시간도 없고 허니 본론부터 얘길헙시다.

(하더니 안주머니에서 사표를 꺼내 구일중앞으로 내민다)

구일중 (? 본다보다가 고개를 들어 보면)

최이사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골프여행이나 다니며 여생을 보낼까하구요.

구일중 좀 갑작스럽군요왜 갑자기...

최이사 내 지분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말입니다.

구일중 (멈칫.. 본다보더니최이사님의 보유주식을 팔때에 일차적인 권한은

우리 거성에 있는걸로 압니다만..

최이사 알고 있습니다그래서 이유불문하고 넘긴게 아닙니까?

구일중 무슨 뜻입니까그래서 이유불문하다뇨?

최이사 허허모르고 계셨습니까?

구일중 (? 본다보다가 설마..! 하는 시선으로 돌아보면)

로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안에서 내려서는 구일중,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승재돌아본다가볍게 목례하면

 

구일중 (성큼성큼 걸어오며안사람 지금 어딨나.

한승재 (그 옆에서 보조 맞춰 걸으며대기실에서 회장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구일중 (성큼성큼 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한승재 (그런 구일중을 보면)

파티장 옆대기실같은곳.

벌컥문이 열리면서 들어서는 구일중.

한쪽에 서 있던 서인숙말 그대로 찬란하도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구일중을 향해 돌아본다그 옆에 서 있던 자림도 같이 돌아보며

 

자림 아빠이제오세요?

서인숙 (우아하고품위있는 자태로늦으셨네요?

구일중 (성큼성큼 서인숙을 향해 다가선다)

자림 아빠엄마 좀 보세요오늘 너무 이쁘죠?

암튼 우리 엄만 미모로 딸들 기죽이는데 선수라니깐.

서인숙 얘는그만하래두 자꾸 그런다. (하면서도 기분나쁘지 않은듯 웃는데)

구일중 자림이 잠깐 나가있거라.

자림 (? 구일중을 본다)

서인숙 (짐짓.. 시선들어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 한실장자림이 데리고 나가있어.

한승재 (뒤에서 본다보다가 자림에게 손짓 하면)

자림 (분위기 심상치 않자 일단 말없이 나간다)

한승재 (나가면서 한번 더 서인숙과 구일중을 본뒤 문을 닫자마자)

구일중 (일단 화를 꾹 누른채최이사 말이 사실이요?

서인숙 ?

구일중 당신이 최이사 지분을 사들였다는거 말이야.

서인숙 (순간 잠시 멈칫.. 하더니 이내 미소를 띄면서 여유있는 당당함으로)

그 노인네욕심만 많은줄 알았더니 입두 가볍군요.

구일중 당신이 사들인거 맞냐고 묻고 있잖소!

서인숙 (OL) 맞아요내가 사들였어요.

구일중 !

서인숙 왜라뇨?

구일중 왜 내 허락도 없이 그런 일을 한거요대체 뭘 어쩌려구!

서인숙 당신과 동등해지려구요!

구일중 (멈칫..) 뭐라구? (노려보면)

서인숙 (전혀 지지 않는 눈빛으로 구일중을 마주보며)

당신의 아내로서뿐만 아니라 당신의 동반자로서 당신과 동등해지려구요.

당신한테 내 생각내 의견내 요구조건을 당당하게 말할수 있으려면

내가 당신과 동등해져야하는데.. 그러려면 나도 힘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 힘을 사들인거예요대답이 됐나요?

구일중 이제껏 당신은 당신 생각당신 의견당신 고집대로 살아온 사람이야.

언제나 당신 맘대로 뜻대로 다 하면서 살아온 사람이라구.

여기서 뭘 더 당당하게 나와 동등해지고 싶다는거요!

나한테 대체 뭘 더 원하는거냐구!

서인숙 (순간 단호하게호적에서 그 아이.. 지워버려요.

구일중 ! (본다)

서인숙 그렇게만 해주면 내가 가진 모든 지분에 대한 권리..

당신한테 일임할거예요.

구일중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면.

서인숙 그렇다면 나는.. 내가 가진 지분에 대한 권리행사를 시작하겠죠.

보세요벌써 효과가 나타나고 있잖아요.

당신이 언제 나와 이렇게 마주보면서 일분이상 얘길 나눠본적 있었나요?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내 눈을 보고 있잖아요안그래요?

(시종일관 여유있으면서도 한치의 물러섬 없는 미소로 쳐다보면)

구일중 (불끈..! 관자놀이에 힘줄이 튀어나올만큼 어금니를 꾹 무는데)

 

그 때 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서는 자경.

 

자경 시간 다 됐어요두분 나오세요.

구일중 (대꾸없이 그저 서인숙을 노려보면)

서인숙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띄우더니 구일중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나가죠손님들을 기다리게 하는것도 예의가 아니잖아요.

구일중 (표정없이 서인숙을 본다)

자경 회장님? (하고 좀 더 단호히 부르자)

구일중 (그제야 짐짓.. 자경을 의식하는듯 시선을 한번 준다)

자경 다들 기다리고 계십니다.

 

구일중 자경을 본다보더니 자신의 팔에 올라와 있는 서인숙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가만히 올린다올리더니 조용히 그 손을 떼어낸다.

 

서인숙 ...!!! (순간 쿵..! 하는 느낌으로 구일중을 빤히 쳐다보면)

자경 (살짝 당황하는 눈빛으로 보면)

구일중 (그 시선 외면한채 굳은 표정으로 돌아서서 저벅저벅 걸어나간다)

 

서인숙나가는 구일중의 뒷모습을 보면서 당혹스러운 표정..

그 때 구일중이 장내에 들어선듯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터진다.

자경일단 서인숙을 남겨둔채 그대로 조용히 돌아서서 나간다.

박수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대기실에 홀로 남겨진 서인숙,

점점 그 표정이 차갑게 굳어진다.

구일중에게 뿌리쳐진 손을 아프게 꾹 쥐며 그렇게 서 있는 모습에서.

 

동아리실.

학보사에 올린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유경.

그러다 문득 책상위에 놓인 가방 한쪽에 비스듬이 나와있는 초대장으로

시선이 간다슬며시 꺼내서 장소와 일시를 들여다보는 유경에서.

FLASH-BACK> 4부 35.

 

유경 .. 서울에서 아버지하고 같이 살게 됐다믄서?

탁구 ? (돌아보더니으응.. (하면서 다시 앞을 보는데서)

 

FLASH-BACK> 동아리 방. (새로 찍어야하는 플렛쉬-)

유경과 자림유인물같은걸 같이 만드는 가운데,

 

자림 언니는 지금 아버지 회사에서 일배우는 중이고

우리 남동생은 현재 일본에서 유학중.

유경 일본.. 유학? (보면)

자림 빵 배우러. (대수롭지 않게 계속 하던 일 계속하는)

유경 그래애... (그렇구나.. 그럼 만날수 없겠네.. 하는 시선에서)

 

FLASH-BACK> 27.

자림 동경에 있는 남동생두 아마 이번엔 들어올거야.

 

다시 현재생각에 잠겼던 유경순간 고개들어 시계를 본다.

그러더니 초대장을 도로 가방에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서면

 

학교 일각.

화면위로 쑥올라오는 유경의 모자.

그 안으로 보이는 사회학과 신유경이라는 이름.

 

탁구 이 사람을 만나려면 어디루 가야합니까?

학생3 사회학과면 저쪽 저기 보이는 건물 뒷쪽으로 돌아가셔야 하는데...

탁구 그래요감사합니다학생 복많이 받을겁니다.

(하면서 모자를 집어들고 휘 한번 둘러본다)

 

학교 분위기 어수선하다.

군데 군데 투쟁을 외치는 학생들의 모습들이 보이고.

탁구그런 학교 분위기와 상관없이 가르쳐준 건물뒷쪽으로 가는데

그 때 바로 건물 앞쪽으로 나오는 유경의 모습이 보인다.

두 사람스쳐 지나갈뻔하는듯 보이다가 탁구멈칫...

가다가 말고 되돌아와 유경의 뒷모습을 본다.

찾았다하는 표정으로 유경을 쳐다보는 탁구의 얼굴에서.

 

지하철 계단.

빠앙지하철이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 옆으로 보이는 계단을 내려오는 유경의 모습.

유경잰걸음으로 도착하는 지하철 앞에 가서 선다.

잠시 간격을 두고 그 뒤를 쫓아내려오는 탁구,

저만치 유경이 지하철에 오르는걸 보더니 재빨리 그 지하철에 따라탄다.

 

지하철 안.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옆칸에 올라탄 탁구,

연결된 문 사이로 건너편 칸에 서 있는 유경을 빠꼼히 훔쳐본다.

 

탁구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 자신의 팔너머로 눈만 내놓은채 쳐다보며)

유경아.. 참말로 니가 그 유경이 맞나?

 

바로 그 때 건너편 유경무심코 탁구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탁구재빨리 쓱시선 돌리며 모르는척... 한다.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는 그.. (첫사랑에 대한 수줍음)

지하철 멈춰서면서 탁구다시 한번 건너편 유경을 확인하는데 어없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내리는 사람들과 함께 창밖으로 지나가는걸 본다.

탁구재빨리 닫히려는 문 사이로 후다닥 뛰어내린다.

가까스로 내린 탁구사람들과 함께 멀어지는 유경을 본다.

점점 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녀의 뒤를 계속 따라가면.

 

호텔 로비 입구.

안으로 들어서는 유경잠시 멈춰서서 앞에 놓여진 팻말을 본다.

유경팻말을 보다가 문득 정면으로 보이는 유리창(또는 거울)

자신의 뒤를 따라 들어서는 탁구의 모습이 비치는걸 본다.

저 사람이 왜 여기있지...? 당황하는 유경잠시 머뭇거리다가...

일단 못본척하고 안쪽으로 쭉 걸어들어간다.

그 뒤로 다가서는 탁구유경이를 따라 무심코 팻말을 보면서 지나친다.

지나치다가.. 멈칫후다닥 다시 되돌아와 그 팻말을 본다.

순간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시며 놀라는 표정.

<거성식품 창립30주년 기념파티그랜드볼륨>

탁구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뚫어져라 그 팻말을 쳐다보면.

 

기념파티장 안 일각.

수행원에게 귓속말을 전해들은 자림,

놀란듯 입구쪽을 보면 저 쪽으로 머뭇거리듯 서 있는 유경이 보인다.

자림반가우면서도 의외라는듯 재빨리 유경앞으로 다가오면서

 

자림 유경아정말 와줬구나난 기대두 안했는데에!!!

유경 어어.. (짐짓 웃더니근데 자림아아무래도 꼬리가 붙은거같어.

자림 꼬리...? (하고 유경의 뒷쪽을 보면)

 

팻말앞에 멍한 표정으로 서 있던 탁구고개를 들어 이쪽을 보면.

자림과 유경동시에 탁구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린다.

 

자림 짭새니?

유경 정확한건 나도 모르겠어어제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인데..

자림 (OL) 알았어일단 안으로 들어가자내가 알아서 해결할께.

유경 (자림의 손에 이끌려 들어가면)

 

파티장 일각.

 

한승재 이상한 사람이라니?

자림 내 친구를 귀찮게 막 따라다니는 이상한 사람이예요.

아저씨가 사람들 시켜 좀 쫓아주세요 네?

한승재 (시선 돌려 자림옆에 서 있는 유경을 한번 흘끗 본다)

유경 (본다보다가 짐짓.. 시선 떨구면)

한승재 알았다그렇게 하마. (하면서 한번 더 유경을 본뒤 자리를 떠나면)

자림 (유경을 보며됐어이제 걱정할거 없어. (씩 웃으면)

유경 (짐짓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그러면서 쓱 파티장을 휘 둘러보면)

 

화려하고 격조있는 파티장모든 사람들이 다 제각기 잘 차려입고

그들만의 언어와 그들만의 웃음을 주고 받고 있다.

유경낯선 기분으로 그 풍경을 쳐다보는 눈빛에서.

 

다시 기념파티장 입구 일각.

 

한승재 (밖의 수행원에게주변에 이상한 사람이 있는지 잘 살피도록 해.

괜히 행사장 분위기 망치지 않도록...

(하다가 멈칫...! 순간 얼굴 창백해지면서 한곳을 빤히 쳐다본다)

 

저 멀리 로비 한쪽에 멍하니 앉아 있는 탁구를 발견한다.

한승재순간 당황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시선에서

(사진컷트 플랫쉬-차안에서 보던 탁구의 사진에서)

그 일각>

탁구한쪽에 걸터앉아 유경의 모자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러다 벌떡 일어나 파티장쪽으로 향한다.

이대로 미친척 쳐들어가 볼까하면서 몇발짝 가다가 멈칫..!

아니다..! 틀림없이 아버지한테 누가 되고 말거야..

하면서 다시 되돌아와 자리에 앉았다가,

그렇게 들어갈까 말까 왔다갔다를 두어번 반복하다가 딱멈춰서더니.

손에 들고 있던 모자를 내려다보는 탁구.

그러더니 결심한듯 다시 파티장쪽으로 돌아서는데 그 때

탁구를 가로막는 수행원 두사람탁구, ? 그들을 본다보다가

가로막는 수행원을 피해 옆으로 돌아서는데 또 다가서는 수행원 둘.

어쭈하는 표정으로 뒷쪽을 돌아보면 뒷쪽으로도 두 사람이 다가선다.

총 여섯 사람이 탁구 주위를 마크하며 에워싼다.

탁구심상치 않은 느낌에 순간 눈빛 매섭게 변하며 그들을 돌아보더니

 

탁구 뭐야 늬들나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수행원들 (표정없이 리시버를 귀에 꽂은채 점점 탁구를 압박해 들어온다)

탁구 (유경의 모자를 뒷주머니에 꽂아넣으며)

우이쒸..! (돌파하려는 순간)

 

그 중두 사람이 탁구의 팔을 양쪽에서 꺽듯이 홱잡아챈다.

탁구거칠게 반항하는데 워낙 완강하고 전문가답게 빈틈없는 그들이다.

나머지 네명의 수행원들이 탁구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에워싸면서

그대로 재빨리 탁구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나버리면.

거의 동시에 그 뒤로 문이 열리면서 들어서는 마준의 모습 나타난다.

노타이에 댄디하고 세련된 세미정장차림으로 파티장쪽을

향해 쭉 걸어들어오면서 썬글라스를 벗으면.

 

파티장 안 일각1.

한쪽에서 와인을 마시고 있는 서인숙조금 떨어진곳의 구일중을 본다.

(구일중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인사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서인숙표정 차갑게 가라앉은채 똑바로 구일중만 응시하고 있는데

그 때 그 앞으로 다가서는 자림과 유경.

 

자림 엄마내 친구예요엄마한테 인사시켜줄려구인사해 유경아.

유경 안녕하세요. (인사하면)

 

그제서야 유경을 흘끗 돌아보는 서인숙순간 멈칫..

유경의 초라한 행색(야전잠바차림)에 아연한 듯 아래위로 훑어본다.

 

자림 (살짝 자랑하듯나랑 베스트프렌드야 엄마.

나랑은 달리 4년내내 장학금 놓친적 없는 엄청 머리 좋은 친구.

서인숙 (그러거나 말거나 그런 유경의 행색에 살짝 짜증스러운듯)

오늘 여기가 어떤 자린지 모르고 온건가 학생은?

유경 ? (보는데)

자림 (얼른내가 그냥 편하게 와두 된다구 했어 엄마.

서인숙 편하게 올자리가 있고 안올자리가 있어.

남의 파티에 초대를 받아 올땐 그게 어떤 자린지,

어떤 차림으로 가야하는지 신경쓰고 갖춰입는게 예의고 기본이야.

유경 (자림을 꾸짖지만 유경이 불편하다)

죄송합니다이런 자린 처음이라 미처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서인숙 (계속 자림이만 쳐다보며)

다른 분들 신경쓰이지 않게 룸 하나 내줄테니 올라가 있어.

식사는 그리로 올려주마. (하다가 유경의 뒷쪽을 보며 이내 반갑게)

어머김의원님! (하면서 그 쪽으로 자리를 옮기면)

자림 신경쓰지마원래 남한테 상처주는 말 하면서 즐기는 스타일이셔.

유경 (짐짓 괜찮다는듯 웃어주는데)

자림 (미안한표정으로 유경을 보다가 문득 그 뒷쪽을 보더니?

유경 (자림의 표정에 같이 뒷쪽을 돌아보면)

 

파티장 일각2.

입구쪽으로 들어서는 마준이 보인다.

사람들하나 둘 마준을 돌아본다.

서인숙도 마준을 돌아본다순간 급화색이 도는 표정으로 본다.

마준곧바로 구일중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고 정중히 인사한다.

 

마준 죄송합니다좀 늦었습니다.

구일중 (깊은 시선으로 마준을 한번 보더니혼자.. 온거냐?

마준 (? 본다보다가 무슨 말인지 알고혼자 왔습니다.

구일중 그렇구나. (끄덕이더니 돌아서서 걷는다)

마준 (얼른 같이 따라걸으며죄송해요 아버지.

아버지 허락두 없이 제 맘대루 팔봉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구일중 거기서는 너를 태조라고 부르더구나.

마준 혹여라도 아버지한테 누가 될까봐.. 그래서 이름을 속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버지아버지께서 그만두라 하시면.. (하는데)

구일중 (걸음을 멈추며자신은 있는거냐?

마준 (멈칫..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 (돌아보더니선생님께 인정받을 자신이 있냐고 묻는거다.

마준 (본다보더니 진지하게최선을 다해볼 생각입니다.

구일중 (본다이 녀석.. 정말 진심이구나쳐다보는데)

서인숙 (다가서며 좀 과장스러울정도로 반갑게왔니우리 아들?

마준 (짐짓.. 서인숙을 보더니잘 계셨어요?

서인숙 물론이지내가 잘 있지 않을 이유가 없잖니안그래요 여보?

구일중 (짐짓 눈길조차 주지 않은채인사드릴 분들이 많다따라오거라.

(하면서 돌아서서 다른쪽으로 가면)

마준 (뭔가 구일중과 서인숙 사이에 묘한 기류를 느끼지만 모른척.. 가려는데)

서인숙 (살짝 표 안나게 마준의 팔을 잡으며 목소리 낮춘채)

너 지금 어디서 뭘 하다 오는거니?

마준 나중에요엄마나중에 얘기해요.

서인숙 (돌아보며니가 말하기 싫다고 못 알아낼 내가 아니야.

좋은말루 할때 어서 말해너 지금 어디서 뭘 하구 있는거야?

마준 (그 말에 나즉히관심이 지나치면 간섭이 되는거예요 엄마.

그리구 나.. 지금 간섭받을 나이는 지났다구요아셨어요?

서인숙 ! (본다보면)

마준 (그대로 서인숙을 지나쳐 구일중쪽으로 간다)

서인숙 (돌아본다저 녀석이...? 하는 표정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는데서)

 

지하 보일러실 같은곳.

문이 열리면서 붙잡혀 들어온 탁구한쪽에 내동댕이 쳐진다.

(조명등만 켜진 어두컴컴한 실내앞씬과 대조적으로 어둡고 침침한)

바닥에 거칠게 쿵넘어지는 탁구천천히 고개를 들면

그 앞으로 나타나는 구둣발.

탁구천천히 고개를 들어 본다보는 순간 경직되는 눈빛!

거기서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건 다름 아닌 한승재다.

 

한승재 오랜만이구나... (본다보며 서늘하게김탁구!

탁구 !!!!! (!!! 백만톤급 충격으로 올려다본다시선에서)

자림E 내 동생이야.

 

다시 파티장 일각1.

저 멀리서 마준구일중과 함께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그 모습을 이편에서 보고 있는 자림과 유경.

 

자림 왜 있잖아일본에서 공부한다던...

유경 (순간 멈칫하는 표정으로 다시 한번 마준을 보며)

그럼 저 애가.... (탁구니..? 라고 말하려는데)

자림 (OL) 마준이야구마준우리집의 대들보이자 영원한 골치덩어리.

유경 (멈칫.. 자림을 돌아본다시선에서)

어린유경 (flash-back> 6부 29너 이름이 마준이랬지?

어린마준 (flash-back> 6부 29그래!

유경 (그럼 그 때 그 애가...? 하는 느낌으로 돌아보더니그럼.. 다른 동생은?

자림 (카나페를 먹어가면서다른 동생이라니?

유경 .. 남동생 또 없어난 그렇게 들은거 같은데.

자림 아니없는데나한테 남동생은 쟤 하나야.

유경 그래...? (아무래도 이상하다그럼 탁구는.. 어떻게 된거지...?)

 

그러면서 다시 마준쪽을 쳐다보면

마준문득 고개를 돌리다가 자림이랑 시선이 마주친듯... 아는 눈빛.

그러다가 그 옆으로 자기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유경과 시선 마주친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고개 돌리다가 멈칫... 가만그녀가 눈에 익다.

다시 고개 돌려 유경을 본다유경도 여전히 마준을 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움직임과 소리들속에서 유경과 마준..

그렇게 수초동안 서로를 응시한다. (뭐랄까.. 기묘한 운명같은 느낌으로)

그 한쪽에서 사람들과 얘기중이던 서인숙마준을 보다가

마준의 시선을 따라 건너편의 유경을 본다.

순간 살짝 그 눈길이 거슬린다뭐지하고 쳐다보다가

 

서인숙 대체 한실장은 어디 가 있는거야? (짜증스럽게 주위를 둘러보면)

지하 보일러실 같은곳.

한쪽에 나뒹구라지는 탁구입술이 깨진채 고개들어 보면

다시 그 앞으로 다가서는 한승재.

 

한승재 겨우 이 정도라니.. 실망이구나.

탁구 ...! (울컥치받는 표정으로 올려다보면)

한승재 내 앞에 다시 나타났을땐 둘중에 하나는 돼줘야지.

날 누를만큼 대단해져 있던가아니면 목숨걸고 죽을 각오가 돼있던가.

너는 아직 그럴만한 실력도 배짱도 없어보이는구나.

탁구 (순간 욱..! 하는 기분으로 주먹을 꾹 쥔다죽여버리고 싶다는 눈빛..!)

한승재 (쓱 그 앞에 무릎꿇고 앉아 탁구의 시선을 마주치더니 살벌하게)

그래그런 눈빛이어야지그렇게 날 죽도록 미워하는 눈빛이어야

나도 너한테 뭘 좀 해볼 마음이 생기지.

탁구 (순간 욱하면서 한승재에게 덤벼들려는데)

 

그보다 빨리 탁구를 제압하는 수행원들의 손과 발!

탁구의 등을 찍어누르듯 발로 짖누르며 탁구의 손을 뒤로 잡아채면.

 

한승재 니 인생 최대의 실수가 있다면 그 중 하나는 니가 태어난거고,

또 하나는 니가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난거다.

.. 이 거성가에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

탁구 (분노로 눈물이 이렁이렁 고여오면)

한승재 이제 이걸로 너하고의 악연도 끝을 내야겠구나. (그리고는 일어서는데)

탁구 살려준다고 했잖아요!!!

한승재 (멈칫.. 멈춰선다)

탁구 (짖눌린채내가 그 집을 떠나면... 우리 엄마 살려준다고 했잖아.

만나게 해준다고 했잖아그래서 아무말 없이 떠나줬잖아!

그런데 왜 약속 안지켜요!! 왜 우리 엄마 그렇게 만들었냐구왜애!

한승재 (무슨 소린가 하고 보다가넌 여전히 에미타령인게냐?

쯧쯧쯔... 한심한 놈. (그대로 차갑게 돌아서서 가버린다뚜벅뚜벅)

탁구 ! (보더니거기 서나 아저씨한테 아직 할말있단 말야거기 서어어!!!!

(이이이이!!!!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여보려고 하지만 역부족)

이야아아아아아!!!!! (외친다외치는 순간)

 

수행원들의 주먹이 탁구의 얼굴로 떨어지는것과 동시에.

 

다시 파티장.

 

유경 그만 가볼께.

자림 왜 벌써 갈려구우?

유경 (대답대신 짐짓 미소를 지어보인뒤 가방을 메고 돌아서려는데)

 

그만 뒤에 있던 상류층 여자와 부딪힌다.

그 바람에 그녀가 들고 있던 샴페인(또는 와인)이 그녀의 비싼옷에

쏟아지고그 상류층 여자외마디 소리 "뭐야아!!!"

소리에 근처에 서 있던 서인숙과 그 옆에 있던 자경같이 돌아본다.

(한쪽에 있던 마준도 무슨일인가 돌아본다그러다 멈칫유경을 보면)

 

상류층녀1 이봐요똑바루 보구 다녀요!!

유경 ...! 죄송합니다.

자림 (어떡해.. 하고 쳐다보는 가운데)

상류층녀1 (유경의 행색을 보며 더 짜증스럽다는듯)

대체 이런 애가 왜 여기에 들어온거야?

유경 정말 죄송합니다... (하면서 자기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려는데)

서인숙 저리 치우지 못해!

유경 (멈칫.. 돌아보면)

서인숙 어디서 그런걸 들이대는거니지저분하게저리 치워!

유경 ! (순간 표정 굳어지며 서인숙을 보면)

서인숙 (얼른 상류층녀1에게 다가서며 클러치백에서 자신의 명품손수건 꺼내며아우 고여사님이를 어째요이 예쁜 옷을..

상류층녀1 (일단 화는 내지 못한채 유경을 흘끗 째려본다)

유경 (그런 상류층녀1을 똑바로 쳐다본다보다가 일단 시선 떨구면)

서인숙 제가 이 디자이너하고 친분이 좀 있습니다.

같은 옷으로 내일 보내드릴테니 마음 상하셨다면 푸세요?

제 쇼올이 있는데 오늘은 일단 그걸 빌려드리죠. (돌아보며자경아!

자경 이쪽으로 오시죠. (능숙하게 상류층녀데리고 나가면)

상류층녀1 (자경과 함께 간다가자마자)

서인숙 (이내 그 친절한 미소가 싹 가시면서 자림에게자림이 너룸에 올라가

있으랬더니 왜 아직 여기 있는거야걸치적거리게!

자림 엄마아.. (너무 심하잖아 그런 말은하는 눈빛으로 보는데)

유경 죄송합니다.

서인숙 (흘끗 유경을 쳐다보면)

유경 (진짜 미안한게 아니라단지 예의를 갖추는 느낌으로만)

와서는 안될 자리에 와서 폐를 끼친것 같네요.

자림아 미안해그만 갈께. (다시 서인숙에게안녕히 계세요.

(그리고는 그대로 홱돌아서서 나간다)

자림 신유경! (따라나가려는데)

서인숙 따라 나가기만 해봐!

자림 (멈칫.. 서인숙을 돌아보면)

서인숙 어디서 데려와도 꼭 저런 격 없는걸 친구라고 데려와서는.. ! (흘기면)

자림 (...! 절망적인 표정으로 쳐다보는데서)

 

로비 일각.

화가 난듯 성큼성큼 걸어나오는 유경걸어나오다가

아무래도 그냥 가는게 분한듯 다시 파티장쪽으로 돌아선다.

어떻게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저 그 파티장을 쏘아보기만 하는데,

 

마준E 그렇게 쳐다만 본다고 달라지는거 없어그냥 가서 뒤집어 엎어.

유경 (멈칫... 그 말에 마준쪽을 돌아보면)

 

바로 옆쪽으로 샴페인잔을 든채 걸터앉아 있는 마준유경을 돌아보며

 

마준 지금 딱 그러고 싶은 표정이잖아저런 골빈 여자들따위..

다 뒤집어 엎고 깨부수고 싶다. (씩 웃으며아니야?

유경 (본다보더니 무시하듯 돌아서려는데)

마준 어이너 말야!

유경 (멈칫.. 다시 돌아보면)

마준 (유경옆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서며.. 나 알지?

유경 (본다)

마준 아까부터 얼굴은 계속 눈에 익는데.. 누군지 생각이 안나서.

우리 아는 사이지?

유경 그래아는 사이야아주 오래전에 같이 하룻밤을 보냈었지.

마준 그랬나? (잘 기억은 안나지만그래서.. 지금 나 만나러 온거니?

유경 아니너 아니야너 아니구 다른 사람 만나려고 온거야.

마준 나 말고 누구?

유경 (본다보더니 또렷하게탁구.

마준 ...? (처음엔 잘 이해못한듯...) 누구?

유경 김탁구. (또박또박정확하게)

청산에서 같이 학교다니던 내 어릴적 친구 김탁구!

니가 그렇게 이기고 싶어도 이기지 못했던 바로 그 김탁구!

마준 ...! (순간 표정.. 찬물을 끼얹은것처럼 차갑게 가라앉는다)

유경 혹시라도 여기 오면 그 아일 만날수 있을까봐그래서 왔는데..

아무래도 오지 말걸 그랬다.

여기엔 아무도 그 앨 기억하는 사람이 없는것 같네.

마준 설마.. ...! (하고 보는데)

유경 (그대로 마준을 지나쳐 가버리면)

마준 ...! (멍한 표정으로 잠시 그대로 서 있는다 시선위로)

어린유경 (flash-back> 6부 28너 정말 겁쟁이구나! (그 표정에서)

flash-back> 국밥을 내주던 유경탁구를 기다리던 유경/

신씨한테 맞으면서 울면서 사정하는 유경의 얼굴 빠르게 지나가다가/

다시 현재마준순간 홱돌아서서 멀어지는 유경의 뒷모습을 본다.

믿어지지 않는듯..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서.

 

호텔 앞 일각.

밖으로 걸어나오는 유경왠지 화도 나지만...

그래도 그토록 보고싶었던 탁구를 만나지 못한 허탈감으로 멈춰선다.

멈춰선채 잠시 고개를 들어 먼곳을 본다보다가 그대로 걸음 옮기면.

 

지하주차장 외진곳일각.

봉고차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거칠게 태워지는 탁구.

(숱하게 얻어맞아 완전 만신창이가 된 그의 모습...)

탁구바닥에 무릎 꿇은채 수행원중 한사람이 탁구의 머리를 누르고있다.

(탁구가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마지막 수행원이 올라탄뒤 탁문 닫으면 출발하는 봉고차에서.

 

호텔 앞 일각.

호텔을 빠져나오는 봉고차.

차 안에서 고개도 못든채 억눌린 탁구바로 그 때

그 뒤 창문 너머로 지나가는 유경의 모습...

그렇게 서로 무심히 스쳐지나가버린다.

그렇게 서로 멀어지는 유경과 지나쳐가버리는 봉고차에서,

 

파티장 로비 일각.

한쪽으로 나타나는 한승재전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걸어오면

그 앞으로 다가서는 서인숙.

 

서인숙 대체 어디에 가 있었던거예요?

한승재 급히 처리해야할 일이 있어서...

서인숙 오늘 이 창립파티 말고 더 급한 일이 뭐예요 대체!

한승재 (대답 대신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서인숙 (살짝 못마땅한듯 보더니마준이가 왔어요.

한승재 (보면)

서인숙 그래서 말인데.. 그 아이한테 사람을 하나 좀 붙여두세요.

난 아무래도 그 아이가 어디서 뭘하는지를 좀 알아야겠어요.

한승재 사모님.

서인숙 알아야겠어요 나는시키는대로 해줘요. (그리고는 홱돌아서서 간다)

한승재 (본다보다가 나즉한 한숨으로 시선돌리다가)

 

저쪽 창밖으로 혼자 외따로 떨어져 앉아있는 마준의 뒷모습을 본다.

 

야외 일각.

석양이 지고 있는 그곳에

혼자만의 깊은 생각에 잠긴채 앉아 있는 마준그 위로.

 

유경E 너 아니야다른 사람 만나려고 온거야 탁구! /

니가 그렇게 이기고 싶어도 이기지 못했던 바로 그 김탁구!

마준 그래아직도 그렇게 생각한단 말이지...?

(조소를 짓더니 들고있던 술을 쭉 들이킨뒤 탁잔을 내려놓는데서)

 

외진길 일각.

외진길로 접어들어 달리는 봉고차.

탁구바닥 한쪽에 떨어져 있는 공구 하나를 발견한다.

(차 안에 있을법한 스패너나 뭐 그런종류...)

탁구조용히 그 스패너를 집어든다집어들더니 순간

옆에 있던 수행원의 정강이쪽으로 그 스패너를 휘두르는것과 동시에

달려가던 봉고차이리저리 중심을 잃고 왔다갔다한다

그 위로 툭탁툭탁싸우는 소리...

그렇게 위태위태하게 왔다갔다하다가 한순간 쿵..!

가드를 들이받으며 멈춰선다잠시 후봉고차 문이 드륵열리자

.. 떨어지는 수행원 한명으으으..! 신음소리 내며 꿈틀거리는

그 옆으로 밖으로 나오는 탁구의 발이 보인다.

틸업하면 땀투성이에 여기저기 격하게 싸운 상처들이 보이는 얼굴로

들고 있던 스패너를 툭 집어던진뒤 천천히 오던길로 걸어온다.

으으으!! 만신창이가 된 수행원들 아픈듯 꿈틀거리는 걸 뒤로한채

비틀.. 비틀거리며 쭉 걸어오는 탁구의 모습에서.

 

동아리방 있는 복도. N.

복도 한쪽에서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는 유경오늘 하루 정말 힘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거기까지 가는게 아니었다 싶은.. 그런 헛헛함..

막 동아리방 문을 열려고 열쇠를 꺼내려는데 그 때

저쪽 복도끝에서 무언가 쿵..! 하는 듯한 느낌의 소음이 들린다.

유경 (멈칫.. 돌아본다누구야 거기? (대답이 없다)

왠지 이상한 느낌에 옆에 놓여 있던 피켓같은거 하나를 집어든채

천천히 복도모퉁이쪽으로 다가선다.

어둠속이라 잘 분간이 안되는 가운데 피켓을 집어들고 복도모퉁이를

돌아서서 본다그러나.. 아무도 없다.

이상하다...? 하는 표정으로 주위를 돌아본다그대로 돌아서는데

그 때 으으... 하는 듯한 신음소리가 들린다.

유경다시 돌아본다캐비넷뒷쪽으로 쌓아둔 피켓들과 현수막들이

어지럽게 쌓여있는쪽으로 천천히 다가선다다가서는 어느 순간

어둠속에서 턱그녀의 어깨를 잡는 손. (피가 묻어있는...)

순간 유경 헉놀라는 표정으로 돌아보면

온통 상처투성이가 된 채 유경을 쳐다보고 서 있는 탁구.

 

유경 .. 왜 이래요뭐하는거예요!!! (하는데 그 앞으로)

탁구 (피투성이 흙투성이가 된 손으로 유경의 모자를 들어보인다)

유경 (멈칫..! 자신의 모자를 본다보는데)

탁구 니이... 맞나?

유경 ...? (시선들어 탁구를 본다)

탁구 니가 그 유경이.. 맞나....?

유경 (무슨...? 전혀 감도 못잡는 표정으로 본다)

탁구 내가아.. 그 다음이 잘 기억이 안나가... (힘들게 겨우겨우)

있잖아 왜..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유경 ...! (순간 저밑에서부터 밀려오는 작은 떨림... 설마...?)

탁구 그 다음이 뭐라켔는지.... 기억나나 니?

유경 ...!!! (전율과 함께 심하게 흔들리는 눈빛으로김탁구...?

탁구 (본다맞구나..! 하는 느낌으로 베식 웃는다웃다가)

 

그대로 유경의 어깨에 풀썩..! 얼굴을 기대며 정신을 잃는다.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유경의 모자.

유경 ...! (본다보다가탁구야...

탁구 ... (그대로 스르르 다리에 힘이 풀린듯 주저앉으면)

유경 (탁구를 붙잡은채 넘어지지 않도록 같이 주저앉더니)

탁구야김탁구우우우!!!! (외치는데서 스틸!)

탁구 (정신을 잃은 얼굴에서 스틸!)

 

그 두 사람의 얼굴 양쪽으로 스틸되면서/

그 한켠으로 60씬의 돌아보는 마준의 얼굴이 쿵떨어지면서.

<9부 끝>

.제빵왕 김탁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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