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 10
가지 마요
(다정) 아까 할 말 있다고…
아, 그…
잊어버렸어요
아…
(영도) 출장 간다고, 어디로…
(다정) 부산…
아…
- 안 가면… - (다정) 안 되죠
(영도) 그렇죠
- (영도) 2박 3일? - (다정) 예
(영도) 그렇구나
(다정) 그만 들어갈…
지금, 지금요? 어디를…
자러
[야릇한 음악]
아, 벌써…
아, 좀 급한 거 같은데
[도어 록 작동음] [영도의 다급한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도어 록 작동음]
[익살스러운 음악]
(TV 속 남희) 오, 너 한글 공부 하냐?
내가 맞춤법 좀 봐 줄까?
(TV 속 가영) 저리 가지 못하겠느냐
(승원) '못하겠느냐' [하늘의 웃음]
(TV 속 남희) 알았어
짜장면 먹을 거지?
- (TV 속 가영) 짜장면? - 어디 보자!
[TV 속 가영이 다급하게 말한다] (TV 속 남희) '나를 재워 주고 살펴 주던 이 사내가'
- (TV 속 가영) 이리 내놓아라, 악! - '어느덧 내 마음속에 다가와'…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TV 속 가영의 떨리는 숨소리]
(승원) 오!
[TV 전원음]
- (하늘) 응? - (영도) 집에 좀 가라, 좀 [승원의 당황한 신음]
- (하늘) 아, 뭐 하는 짓이야 - 야, 야, 지금 끄면 어떡해!
(하늘) 아, 줘, 줘, 줘
[TV 전원음]
(TV 속 남희) 공주가, 어?
이렇게 막 체통도 없이
이렇게 남의 입술을 막 훔쳐도…
(하늘) 아, 지나갔잖아!
(승원) 야, 네가 죽 키스 못 한 게 우리 잘못이야?
왜 남들 키스하는 것도 못 보게 하고 그래!
(하늘) 아, 조용히 해, 조용히 봐 [승원의 신음]
(승원) 너나 조용히 해 [풉 웃는다]
(TV 속 가영) 내 입술이 그리 움직였을 뿐 [익살스러운 음악]
[승원과 하늘의 짜증 섞인 신음]
(TV 속 남희) 야, 너 뭐 입술에 자아라도 생겼냐?
[문이 탁 열린다] (하늘) 그럴 수 있어, 어
(TV 속 남희) 입술이 막 동동 떠서 혼자 움직여? [문이 탁 닫힌다]
그런 듯하구나
뭐가, 뭐가 그런 듯이야
(남희) 야, 네가 나 덮쳤잖아
이, 입술, 입술 안 보여, 이거?
죄가 있다면
내가 이리 아름다운 것이 죄가 되겠지
잊어라
잊어?
아, 아니, 어, 어떻게 잊어, 어?
(남희) 1분 전의 일인데 어떻게 잊어
몰라, 이제 네가, 네가 나 책임져
그건 좀 곤란하구나
곤란해? 아니
(남희) 야, 키스를 했는데 어떻게 곤란해
우, 우리 시대에는 말이야
이런 우발적인 키스 후에는
국룰 같은 게 있어
어, 네가 해야 되는 대사니까 잘 들어 봐, 이거야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한숨]
사과라…
(가영) 그 말을 들으니 문득 시장하구나
가서 라면이나 끓여 오거라
라면? 라…
[휴대전화 조작음]
[부드러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다정) 부산에 영도 다리 있는 거 알아요?
(영도) 내 이름이 왜 영도겠어요
(다정) 설마, 그 농담을 하진 않겠지
(영도) 영도 다리 밑에서 주워 와서
(다정) 저런
(영도) 숙소는 좋아요?
- (민재) 오셨어요? - 오셨어요?
(다정) 왜 엄마들이
남이 해 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고 하는지 알겠어요
[영도의 놀란 신음]
손님으로 호텔 오니까 너무 신나요
(영도) 하여튼 호텔 되게 좋아해
[문이 달칵 열린다]
[미경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다정) 누가 들으면 이상하게 생각하겠네
(영도) 혼자만 이상하게 생각한 것 같은데
이래서 끼다정, 끼다정
[카드 인식음]
(유경) 매, 매니저님
(다정) 아
[휴대전화 조작음]
(다정) 이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어제 문 앞에 서 있던 거 다 봤거든요?
[숨을 들이켠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영도) 잘못 들어서
들어가자는 줄 알고
(다정) 이래서 끼영도, 끼영도 [유경의 헛웃음]
(유경) 아, 나 진짜 상상도 못 했어요
어떻게 그 작대기하고…
[영어] 제 말은
[한국어] 아무리 잘생겼어도 어떻게 내 목을 조른 사람하고 그…
[영어] 제 말 들리세요?
아니요, 전혀요
저기요, 거기 누구 있어요?
[유경의 헛웃음]
(강사) [한국어] '근데 나는 부산행 영화 보고 여기 온 건데'
'여기는 왜 좀비가 없어요?'
'아, 이 호텔 별로네' [직원들의 웃음]
이런 손님 꼭 있습니다 없을 거 같죠?
부산 호텔에서 일해 보세요
[휴대전화 조작음] 자, 그렇다면
[강사가 계속 강의한다] (영도) 금요일 몇 시에 도착이에요?
(다정) 기차 도착 시간은 16시 30분입니다, 오버
(강사) 좀비 불러 달라 우리 아 생일이니까
[강사가 계속 강의한다] (영도) 부산 날씨는 어떤가, 오버
(다정) 호텔에만 있어서 모르겠다, 오버
(영도) 저런, 오버
(강사) 내 자신에게 물어봐야 됩니다 [다정이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지금 내가 내 영혼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건 아닌가
(진복) 일단 용산역 일대 쉼터, 급식소
여기서부터 탐문 시작하는데
봐서 알겠지만
그, 한 얼굴로 다니는 게 아니니까
[어두운 음악] 노숙자 신분 특정 짓지 말고 인상착의 위주로
(호) 예, 알겠습니다
(성준) 저, 풍지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진복) 나는 분명 이놈이
최정민하고 관련 있다고 본다
이 사건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최정민 쪽을 다시 건드려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니까
잘 찾아 보자고
(하늘) 그렇죠, 우리가 동물의 마음을 다 알 순 없죠
근데 만약 중성화 수술이
강아지 건강에 해가 되거나 뭐, 수명을 단축시키는 거면
절대 권할 수가 없을 거예요
오히려 중성화를 했을 때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는 꽤 많이 나와 있고요
그렇지?
[하늘이 개를 어른다]
[영도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
아저씨도 강아지 의사예요?
(영도) 아니
아저씨는 사람 의사야 여기 위의 3층에서 일해
-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 (영도) 응
(아이) 고자가 뭐예요? [영도가 음료를 내뿜는다]
[발랄한 음악] [음료가 조르르 떨어진다]
[영도가 콜록거린다]
(영도) 씁, 아, 너…
저기
강아지 형이구나?
아니면 그런 말을 어디서…
여기서요
(영도) '심리 테스트'
'당신은 연애 고자인가?'
아…
아저씨는 사람들 마음을 들어 주는 의사거든?
그래서 이런 거 잘 아는데
이거는 타당성이나 신뢰도가 입증이 안 된 거야
너무 믿지 말라는 말인데
그러면 다 뻥이에요?
쓰읍…
뻥이라기보다는
음…
바넘 효과라는 거지
(영도) 굉장히 보편적인 이야기를
답의 일부로 제시해서
읽는 사람들이 '맞아, 이거 내 이야기야'
착각할 수 있게 하는 거야
쓰읍, 자
여기 질문을 봐 봐
'1번, 나는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뭐, 이거는 당연히 이해할 수 있지
'2번, 나는 그 사람에게 나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있다고 믿는다'
이것도 당연하지
'내가 그 사람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
'당장 떠나야 한다'
이것도 '매우 그렇다', 어
'내가 누군가를 짝사랑하면 주변에선 이미 다 알고 있다'
이거?
이건 '매우'까진 아닌 거 같아
확실해요?
(아이) '축하합니다 당신은 연애 고자가 확실합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당신의 연애 지능은 아이큐 57'
'개와 돼지의 중간쯤이군요'
그, 말했다시피 이거는 신뢰도가 입증된 테스트가 아니고
(아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하는 바보가 있다면'
'그게 바로 당신일 거예요'
'믿거나 말거나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결혼까지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런
[영도의 한숨]
아저씨 이거 잠깐만 빌려 갈게
[다가오는 발걸음]
(제작진들) 잘 먹겠습니다!
[제작진들이 인사한다] (가영) 잘 부탁드릴게요 맛있게 드세요
- (제작진1) 와, 맛있겠다, 맛있겠다 - (가영) 많이 드세요!
- (제작진2) 감사합니다 - (가영) 쏘는 거예요 [가영의 웃음]
- (제작진3) 예, 감사합니다 - (제작진4) 진짜 맛있어요 [제작진들의 탄성]
[탄성]
(제작진5) 엄청 맛있어요
(가영) 야, 너무 맛있는데?
[제작진들의 웃음] 나 근데 아프리카에도 팬클럽 있었어?
(제작진6) 나도 처음 들어요
(가영) 음!
[가영이 픽 웃는다] [제작진6의 웃음]
이놈의 인기
나 이러다 달나라에서도 팬 미팅 하겠다, 그렇지?
[제작진들의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피자를 탁 내려놓으며] 아, 잠깐만
(제작진들) 네
(가영) [애교스럽게] 어, 나야
(패트릭) 안녕하세요, 공주님?
아프리카 팬클럽 회장 보츠와나 왕자입니다
[타이어 마찰음]
(가영) 뭐야, 너였어? [흥미로운 음악]
[웃으며] 아, 진짜
공주님이 드실 건데 보내는 사람도 왕자 정도는 돼야지
어쩐지 맛있더라
공항엔 도착했어?
아직 가는 중, 길이 막혀서
(가영) 근데 왜 보츠와나 왕자야?
(패트릭) 거기 왕자 중의 한 명이
실제로 멋있는 사랑을 했대요
인종 차별, 신분 차이, 사람들 반대
(패트릭) 그런 거 다 뛰어넘어서
뭐야, 자료 조사까지 한 거야?
'서프라이즈'에서 봤죠
[가영의 웃음]
'서프라이즈'? 뭐야
(가영) 엄마야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종료음]
어, 어, 친구야 이따가 통화하자, 응
[휴대전화 조작음]
[흥미진진한 음악]
- (가영) 오빠, 잠깐만, 오빠! - (남희) 잘 먹었어
(가영) 오빠, 잠깐만!
오빠!
(남희) 아, 왜 그래
[남희의 힘주는 숨소리]
내가 그렇게 술 마시자는데도
안 마시는 이유가 있었네
너 만나는 사람 있구나?
오빠, 그게 무슨 소리야?
나 방금 친구랑 통화한 건데?
가수네, 저렇게 암호 걸어서 간식 차 보내는 거 보면
그럴 리가
내가 어떻게 아이돌을 안다는 거지?
아이돌이야?
(가영) 그럴 리가?
내가 그렇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친구랑
어떻게 사귄다는 거지?
나이 차이 많이 나는구나? 진짜 아이돌인가 보네?
나 방금 통화한 거 진짜 친구야
(가영) 친구라고, 친구, 친구, 친구 친구 몰라? 친구
[한숨]
[진호의 거친 신음] (하늘) 악!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흥미로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가영) 너 오늘은 보츠와나 왕자야 지금 전화할게
또 생쇼 시작이네
[휴대전화 진동음] [힘주는 신음]
(진호) 네
(가영) 안녕, 왕자님? 내가 누구 좀 바꿔 줄게
네, 네, 안녕하세요 저 배우 김남희입니다
예, 안녕하세요 제가 보츠와나 왕자입니다
(가영) 봤지? 봤지, 봤지?
확인된 거지?
아, 근데 그, 왕자님치고는 너무 이쁘시네요
(진호) 그게 왜요
왕자가 좀 이쁘면 안 되나?
이쁘든 못생겼든 잘생겼든 나라만 잘 다스리면 되는 거 아니에요
[어이없는 숨소리]
아, 내가 예뻐서 국대 됐나?
내가 예뻐서 메달 못 땄어요?
왜 잘해도 못해도 다 그 소리야, 쯧
(남희) 아, 아니… [통화 종료음]
아, 뭐야, 내가 뭐 실수했어?
(가영) 얘 원래 예쁘다고 하면 물고 뜯고 씹고 맛보고 그래, 쯧
암튼 친구인 거 확인된 거지?
[피식 웃으며] 그래, 알았어
(제작진7) 형, 10분 뒤에 오시래요
(남희) 무슨 10분 세팅 다 되면 간다 그래
성의 봐서 비밀 지켜 줄게
근데 조심해 세상에 비밀 없더라, 응?
[남희를 툭 치며] 고마워, 오빠
으이구, 여태 할 건 다 하고, 에이그
(가영) 아니야 무슨 할 걸 다 해, 진짜
[흥미진진한 음악]
아, 오빠, 내가 10부의 따귀 때리는 신
진짜 한 번에 잘 끝낼게
- 안 아프게 할게 - (남희) 그래
(가영) 오빠, 고마워!
오빠, 생큐!
오빠, 약속 지켜야 돼!
(남희)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감독님
[한숨]
(민재) 그, 다음 주 외래 일정 변경된 거
환자분들 예약 일정 조정했어요
처방전이 필요한 환자분들께는 미리 연락드렸고요
[영도의 반가운 웃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영도) 죄, 죄, 죄송해요, 저 5분만…
10분
15분, 예, 금방 올게요
[문이 탁 여닫힌다] 가운 입고 어디 가시는 거지?
멀리 가지는 않았을 거고
아, 저 보수 공사 일정도 얘기해야 되는데
그 공사 후엔
3, 4층이 복층으로 바뀔 수도 있겠고
[밝은 음악]
(영도) 왔어요?
(다정) 아, 왔네요?
(영도) 줘요
가방 달라는 거였는데
(다정) 헐!
[다정이 트렁크를 드르륵 민다]
(영도) 그것도 줘도 돼요
그거 뭐요?
내기했던 거 잊어버린 거 아니죠?
그거 내 거잖아요
그놈의 내기는 까먹지도 않으시네
아유, 가져가요, 가져가
[다가오는 발걸음]
(철도) 어? 다정이 왔네?
(다정) [트렁크를 탁 뺏으며] 어, 왜 남의 가방을 가져가요!
[익살스러운 음악] [당황한 숨소리]
가방 드는 게 그렇게 좋으면
주영도 씨도 가방을 하나 사시든가요!
왜 내 가방을, 하, 참 나
[다정의 질색하는 신음]
[어색한 웃음]
(영도) 저게
내가 찾던 색깔이었거든, 저 가방이
비슷한 색깔 찾으면 연락 줘
(철도) 뭐야, 뭐야?
아니, 왜 또 싸워?
(영도) 안 피곤해요?
(다정) [살짝 웃으며] 안 피곤해요
(영도) 예약 환자가 있어서 가 봐야 되는데
혹시 이따가 뭐 먹을 거예요?
저녁 먹어야죠, 안 그러면 배고프니까
아…
나도 마침 이따가 저녁을 먹긴 먹어야 되는데
나는 7시쯤 끝날 거거든요
신기하다, 나는 마침 그때쯤 배가 고플 예정인데 [부드러운 음악]
[살짝 웃는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요?
[살짝 웃는다]
(영도)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영도가 숨을 들이켠다]
아…
멀리 갔다 와서 피곤하니까 그냥 여기서 시켜 먹을까요?
여기서 먹어요
끝나고 바로 올게요
네
(영도) 이따 봐요
(다정) 네
[멀어지는 발걸음]
[문을 철컥 닫는다]
(영도) 셔츠 잘 입을게요
그게 너무 고마워 가지고
[부드러운 음악]
(아이) 연애 고자 당신을 위한 조언
1,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하세요
늘 비슷한 머리 비슷한 옷만 입고 다니죠?
응, 그렇죠
(아이) 한 번쯤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면
스파크가 튈 거예요
색다른 모습이라…
(아이) 2, 선물을 해 보세요
(영도) 갑자기?
(아이) 예정된 선물은 재미가 없죠
[숨을 들이켠다]
너무 급한 거 같은데
(아이) 내일 주는 것과 오늘 주는 것 무엇이 다르죠?
(영도) 뭐, 생일이면 몰라도
(아이) 핑계가 필요한 선물은 뇌물입니다
(영도)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고
(아이) 유용한 걸 찾으세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쌀이나 현금을 줄 건가요?
평범한 것으로 시작해 보세요
목걸이나 귀걸이처럼요
쓰읍, 내 생각에는 부담스러워할 거 같은데
(아이) 당신 생각 따윈 갖다 버리세요
잊지 않았죠?
당신의 연애 지능은 57
개와 돼지의 중간쯤이라는 사실
[손뼉을 짝짝 친다]
(영도) 다정 씨
[도어 록 작동음]
(가영) 뭐야? 여기 왜 온 거야?
너는 여기 왜 온 건데?
(은하) 어? 오셨어요?
(영도) 어, 어, 여기 다 있구나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아…
(가영) 내일 하루 종일 집에서 쉴 거라면서요
그 쉬는 걸 캠핑 가면서 하면 되지 않나?
가서 우리가 뭐, 격렬하게 말뚝박기를 할 것도 아니고
그렇긴 한데…
(은하) 그래, 말 나온 김에
가서 고기도 구워 먹고 낮잠도 자고 그러다 오자
너 숯 사 놓은 거 이러다 썩겠어
(다정) 아, 그렇긴 한데…
(가영) '그렇긴 한데' 뭐?
갤럭시 박이랑은 가끔 간다면서요
나랑 같이 캠핑 가는 게 싫어서 그래요?
내가 너무 떠들어서 캠핑장에서 쫓겨날까 봐?
손가락도 까딱 안 하고 '고기 구워라', '라면 끓여라'
뭐, 그럴까 봐?
치, 나 그런 사람은 아니에요
물론 떠들긴 할 거고
내가 고기 구우면 지우개 같아지긴 하는데
나 설거지는 잘해요
(은하) 뭐, 혹시 다른 약속 있어?
아니야, 아니야, 그런 거 없어, 전혀
(다정) 누구 따로 만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좀…
(가영) 그래요, 그럼 집에서 쉬어요
내가 일찍 데뷔해 가지고 [익살스러운 음악]
이런 캠핑 한 번도 못 가 봐서 정말정말 가 보고 싶긴 한데
내 베프가 나랑 캠핑 가느니
자기 눈을 젓가락으로 쑤셔 버리겠다는데
할 수 없죠, 뭐
(다정) 내가 언제 젓가락으로…
가요, 갑시다, 꼭 가요 비 와도 가요
진짜? 진짜, 진짜?
(가영) 그럼 나 여기서 자고 같이 출발해야겠다
내 옷 서랍장에 있죠?
근데 넌 언제부터 그렇게 눈치가 없었어?
우리끼리 오붓하게 시간 보내고 싶은 거 안 보여?
나 강다정 오늘 사흘 만에 보는 거거든?
근데 꼭 이렇게 갑자기 들이닥쳐서 방해를 해야겠니?
그러게
아직도 앉아 있네?
가야지
[영도의 어색한 웃음]
뭐야, 설마 주영도 너…
우리랑 캠핑 가고 싶니?
(가영) [웃으며] 아, 진짜 [밝은 음악]
(은하) 아, 어쩐지
계속 앉아 있더라
아, 글쎄, 그거…
그거는…
쓰읍, 병원은 한 시쯤이면 끝나긴 하는데
어, 나 같이 갈래
(영도) 나 거기 가고 싶어
내 차 타고 갈까? 내가 운전할게
- (은하) 좋죠 - (가영) 끼워 줄게
(가영) 가고 싶으면 가고 싶다고 말을 하지
갈게요
가세요
[문이 철컥 닫힌다]
(가영) 그럼 우리 모닥불도 피우나?
뭐, 수건돌리기 같은 것도 하고?
(은하) 타임머신 타고 캠핑 가요?
요새 누가 그런 걸 해요
(가영) 아하 요즘은 그런 거 안 하는구나?
그럼 요즘은 뭐 해?
[차 문이 탁 닫힌다]
[은하의 탄성] (가영) 와, 캠핑카!
하늘 씨가 벌써 다 해 놨네?
[가영의 웃음] (다정) 어떻게 혼자 다 하셨지?
씁, 그, 내가 미리 사과할 게 좀 있는데…
고기 사 오는 거 깜빡했어요? [가영의 놀란 숨소리]
나 오늘 고기 많이 먹으려고 어젯밤에 풀때기만 먹었다고
(은하) 아, 냉장고에 넣어 놓고 안 가져왔어요?
(가영) 그게 사실이라면
난 네 살이라도 뜯어 먹어야겠어
[가영이 냄새를 킁킁 맡는다]
너 아침에 씻고 왔지?
그냥 그대로 구우면 되는 거지?
아, 저, 무슨 일 있어요?
같이 못 있어요? 바로 서울 가야 돼요?
아, 그런 게 아니고요
하늘이 친구가 한 명 같이 왔대요
(가영) 하늘 씨 친구가 왜 여길 와?
여기가 어디라고
(은하) 모르는 사람 있는 건 좀 불편한데
아, 모르는 사람은 아니고
(다정) 아, 설마
[영도가 호응한다]
(가영) 아씨, 말했잖아!
난 나보다 이상한 사람하고는 같이 놀기 싫다니까?
아, 이 구역 또라이는 나 하나로 충분하다고! 씨
아, 진짜!
[자전거 벨이 울린다] (승원)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안녕하셨죠?
이렇게 또 좋은 곳에서 뵙네요!
이쪽으로!
(하늘) [자전거 받침대를 탁 차며] 아, 오셨어요?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자전거 벨이 울린다] [승원의 환호]
[은하의 헛기침]
(승원) 예능 천재 천승원의
'어쩌다 캠핑'
자, 보시다시피 참 많은 걸 준비했어요
뭐, 다들 평소에 이 정도는 차에 싣고 다니잖아요
[승원의 웃음]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프로그램을 정해 보겠습니다
- (승원) 1번, '신서유기' - 미안해요
(승원) 2번, '놀라운 토요일'
- (승원) 3번, '유퀴즈' - 미안해
- (승원) 여러분들의 선택은? - 미안
뿌이, 뿌이, 뿌이!
(은하) 저,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되나요?
우리 그러려고 온 건데
그 의견에 찬성
저도요
나 너무 부끄럽다
나처럼 고개 숙이고 있어
[하늘의 한숨]
(승원) 자, 아름다운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 모든 의견을 수렴해서 그럼
'신서유기'로 정해 보겠습니다
아!
[승원이 박스를 덜커덩거린다]
분위기 좋아요!
[흥미진진한 음악] 아, 브래드 피트
우리 빵 오빠를 누가 몰라
- 유재석 - (은하) BTS
닥터 할로우
- 도깨비 - (승원) 땡!
강다정 탈락
(승원) 이분은 공씨죠, 도씨가 아니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베드 초이스
마크 러펄로! 헐크 오빠!
장국영! 다정이 첫사랑
[다정의 설레는 신음] (가영) 어머머, 첫사랑이야?
오…
(하늘) 아, 잠깐만, 그, 케이먼 걔인데
케이먼 파트라슈!
(승원) 땡! 서하늘 탈락!
- (승원) 정답은 패트릭이죠 - (하늘) 패트릭
(승원) 자, 이렇게 강다정, 서하늘 탈락하셨고
(승원과 하늘) - 각각 벌점 30점씩 가져가겠습니다 - 오, 왜, 왜, 무섭게 왜…
(하늘) [작은 소리로] 나, 나 오늘 뭐 잘못했나?
(승원) 두구 두구 두구 두구 두구 두구
아침이 밝았습니다 모두 고개를 들어 주세요
[영도의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영도) 은하가 마피아네
네가 의사구나?
다정 씨가 경찰이고
(가영) 쟤 누가 끼워 줬니?
[영도를 탁 치며] 게임 좀 하자
(은하) 진짜 그러고 싶어요, 진짜?
야, 너 그럴 거면 집에 가!
- (가영) 집에 가, 가 - (하늘) 가
(은하) 가요, 가
[가영의 못마땅한 신음]
아까 확 죽여 버렸어야 되는데
[흥미진진한 음악]
(가영) 죽여 버려
(승원) '뺀다 뺀다 더 뺀다'로 편 나눌게요
이거 아시죠?
(영도) '엎어라 뒤집어라' 말하는 거지?
'하느리느리 땅 편 짜라 편 짜라' 이거요?
'어글렀다 찌글렀다 할 수 없다' 이거지
'엎어라 젖혀라 째져도 모른다 따시기 백 대 똥 파먹기'
뭘 파먹는다고?
그걸 왜 파먹어요?
[웃으며] 그게 뭔 개똥 같은 구호야
어머, 근데 우리 동네랑 비슷하다
'엎어라 뒤쳐라 찌글러도 말 못 해 아가리에 똥 처넣기'
[은하의 놀란 숨소리] (가영) 똥
- (가영) 똥, 왜? - (영도) 아유…
[타이머 조작음] (영도) 어, 이거
[밝은 음악] 그…
네가 방윤희 주니까 걔가 그 안에 든 거 다 뽑아서
네 입에 쑤셔 넣는다고 했었어!
- (하늘) 그렇지 - (승원) 아, 방윤희!
(승원) 아!
- (승원) 곰 인형! - (영도) 아니, 아니
- (승원) 인형! - (하늘) 그렇지! [영도의 탄성]
(하늘) 이, 네가 이상아한테 줬던 거
너 빨리 안 꺼지면 이거로
모, 목, 목 조른다고 했던 거!
(승원) 아, 목걸이! 목걸이, 목걸이! [하늘과 영도가 환호한다]
(영도) 네가 김보라 주니까 김보라가 받자마자 토했어!
초콜릿! 케이크? [하늘의 답답한 신음]
(하늘) 칙칙
(승원) 향수 [타이머 조작음]
끝, 축하해요
[남자들이 환호한다]
(남자들) ♪ 야야 야야야야 ♪
♪ 야야야야 야야야 ♪
[남자들이 환호한다] 우리 진 거야?
[승원과 하늘의 탄성] [영도의 어색한 웃음]
(승원) 아, 이겼다
(승원) 일주일 안에 키스한 사람 접어
뭐야
나만 했어? 진짜 아무도 안 한 거야?
자, 다들 이거 거짓말이면 저주 걸려요
지난번 키스가 마지막 키스 앞으로 그 사람하곤 영원히 키스 못 해
- 영원히 못 해? - (승원) 못 해요
야, 네가 했으면 나도 했겠다
(영도) 이거 그냥 막, 막 접는 거네
뭐, 접어, 접어, 접어 [다정의 어색한 웃음]
아, 그러면 나도 접을까 봐
[다정의 헛기침]
(가영) 어머나, 그러고 보니까 나도 키스 신이 있었네?
[가영의 어색한 웃음]
(승원) 자, 그럼 다음 질문까지 다섯 세겠습니다
5, 4
3
아직 다 접힌 분 없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영도) 어, 아…
아니, 아니, 물린 건 안 돼
그건 키스가 아니고 상해를 입은 거야
[하늘과 영도가 살짝 웃는다]
[함께 놀란다]
(가영) 해적 대가리 너 나한테 왜 그래
들어가, 다시
나 이상한 사람이랑 요리하기 싫다고!
(승원) 와!
안가영, 천승원 저녁 식사 준비 당첨!
(승원) 이것도 좀 씻어야 되는데
(가영) 놓고 가요
(승원)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
'더 프린세스 : 영원의 공주'
(가영) 고맙네요
(승원) 저도 이번에 프로그램 론칭하거든요
아하
(승원) 그, 패트릭이라고 아시죠? 아이돌
- (가영) 알죠 - 제가 이번에 힘을 좀 주고 싶어서
(승원) 어렵게 그 친구를 섭외해서 미팅을 한 번 했거든요?
[흥미로운 신음]
근데 실물을 보니까 와, 확 걱정이 되는 거예요
도플갱어는 만나면 한 명은 죽는다 그러잖아요
솔직히
닮긴 닮았어
[익살스러운 음악]
오죽했으면 스타일리스트가 헷갈려 가지고
저한테 막 패트릭 옷을 입히려고 막 이렇게 막
[승원의 웃음]
(승원) 아, 신발 한 짝이 어디 갔지?
산짐승이 물어 갔나?
걔들이 네 신발을 왜 물어 가
동물들도 싫고 좋고 취향이 있어
(승원) 아, 귀신이 물어 갔나?
귀신도 취향이 있겠죠
(승원) 예
아, 어디 간 거야
(영도) 이제야 좀 주위가 조용하네요
(다정) 난 어제부터 계속 호텔 로비에서 살고 있는 거 같아요
북적북적하고 웅성웅성하고
(영도) 다시 한번 말하지만 미안해요
가영이부터 승원이까지 다
(다정) 근데 재밌어요
MT 온 거 같기도 하고
(영도) 다행이네요
(다정) 주영도 씨 어릴 때가 궁금했었는데
좀 본 거 같기도 하고
'어떻게 셋이 친구가 됐지?'
신기했는데
'아, 저래서 친구구나, 음'
알 거 같기도 하고
(영도) 저런
(다정) 그리고
좋아요
내가 지금 이러고 있다는 게
(영도) 이러고 있다는 거는…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러다가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그런 걸 안 하고 있는 거요
(다정) 기억 안 나요?
나 발 없는 새였잖아요
정착하는 거 무서워하는 사람이고
과도하게 물 주는 사람이고
추리 소설을 결말부터 읽는 사람이고
[잔잔한 음악]
(어린 다정) 주영도 씨
네, 강다정 씨
주영도 씨가 보기엔 내가 지금도 발이 없는 거 같아요?
나 이렇게도 할 수 있는데
그러네요
강다정 씨 발이 생겼네요
(어린 다정) 주영도 씨 그런 거 알아요?
코뿔소가 뒤에서 쿵 받아 가지고
몸이 붕 떠 가지고
저쪽에 퉁 떨어지는 거요
[뛰어가는 발걸음]
[영도의 힘주는 숨소리]
(영도) 그런 거 알죠
그건 왜요?
나는 내가 자주 그랬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린 다정) 서울 살다가 밤에 갑자기 강릉 갔을 때도
'아, 내가 코뿔소한테 쿵 받혀서 여기 떨어졌구나'
코뿔소에 받힌 거면 되게 아팠을 건데
(어린 다정) 근데 막 피 나고 그러진 않았으니까
일어나서 또 막 걸었어요
[어린 다정의 한숨]
그때 말고도 또 그런 생각 한 적 있어요?
(어린 다정) 그…
여관에서 쫓겨날 때요
엄마가 화장실에서 물 틀어 놓고 울 때
'또 코뿔소가 쿵 했구나'
'내일 눈뜨면 다른 데 떨어져 있겠구나'
요즘도 그런 생각 해요?
아니요
(어린 다정) 왜냐하면
발이 생겼으니까
[멀어지는 발걸음]
[털썩 넘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어린 영도의 신음]
[아파하는 신음]
(다정) 주영도 씨, 괜찮아요?
바지가 찢어졌어요
(어린 영도) 저런
[어린 영도의 아파하는 신음]
[어린 영도의 아파하는 신음]
아파요?
(다정) 이거 다 주사 맞은 자국이에요?
못 본 척해 주면 좋겠는데
왜요?
치료해야 될 거 같은데
나만 아프면 되는데
같이 보면 같이 아프니까
[잔잔한 음악]
(어린 영도) 내가 상처 난 데 안 보여 줘서
섭섭해요?
이해할 수 있어요
나도 엄청 오래 걸렸으니까
근데
이제 우리 계속 같이 놀 거니까
시간 많으니까
고마워요, 강다정 씨
아니에요, 주영도 씨
(영도) 근데 첫사랑이 장국영이었구나
(다정) 첫사랑이자 영원한 오빠죠
(영도) 나는 그냥 주영도 씨고 장국영은 오빠고
(다정) 그럼요
(영도) 그것도 영원한 오빠
내가 환갑이 되고 칠순이 돼도
우리 오빠는 그 나이 그대로
하얀 러닝 입고
거울 앞에서
(다정) 맘보 춤 추고 있을걸요?
(영도) 오
강다정 씨가 그런 거 좋아하는구나
다음엔 나도 그렇게 입고 와야겠네
진짜요?
(영도) 할 수 있죠
가발 쓰고 소복 입고 버스도 탔는데
대신에 강다정 씨 계속 나랑 같이 다녀야 돼요
괜찮죠?
얼마든지요
(영도) 춤도 춰야지, 옆에서
안 추기만 해 봐요
강다정 씨도 그럼 내 첫사랑처럼 입고 나오기
(다정) 콜
사탕 하나 들고 나오면 되죠?
(영도) 쓰읍 아, 내가 너무 손해인데
(다정) 무르기 없어요
앗싸
[다정이 흥얼거린다]
[경쾌한 음악]
[다정의 웃음]
[다정의 웃음]
(무당) 언니야는 꽃은 꽃인데 잘못 폈네
아니, 꽃이 겨울에 피면 뭐 하나
뭐 하긴 뭐 해
벌도 없고 나비도 없고
눈 맞고 서리 맞다 추워 뒈지겠지
(미란) 아, 지나간 일은 내가 더 잘 알아
아, 얼굴 그만 쳐다보고
우리 애들 얘기 좀 해 봐
어때? 애들한테 나쁜 거 없어?
아들내미는
팔자가 반딧불이라 밤에 일하겠고
처복은 있네
오, 그래?
[웃으며] 아이참
딸내미는…
응, 똑쟁이야
최고 좋은 호텔에서 일하고
(미란) 이쁘고 착하고 똑똑해
뭐, 이래저래 나를 많이 닮았지
(무당) 딸내미는
조심을 좀 해야겠네?
뭘 조심해?
(무당) 뒷전엔 저승사자를 등지고 서 있고
앞전에는 칼 쥔 놈을 마주 보고 섰는데
그놈이 칼을 거꾸로 쥐었어
좀 쉽게 말해 봐, 못 알아듣겠어
칼끝은 피했는데
피는 튄다 이거야
[무당의 어이없는 웃음]
(무당) 이야
이 피 튀기는 와중에 꽃바람을 맞고 신이 많이 났네
혼자가 아니다
(미란) 혹시 같이 있는 게
이 사람이야?
이름이 주영도거든?
(무당) '84년 5월 10일'
- (무당) 시는 모르고? - 몰라
어, 그냥 새벽인 것만 알아
[무거운 음악]
이 사람이 지금 살아 있어?
[엘리베이터 도착음]
[다급한 발걸음]
(다정) 바로 대답 듣지 않겠다고 하셨지만
시간이 지나도 제 대답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서요
죄송합니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덜컹 닫힌다]
(유경) 룸 넘버 아무거나 말하고
공짜 밥 먹으려다가 걸려서 저러는 거래요 [다정의 한숨]
룸 키 보여 달라니까
갑자기 나이프 들고 로비로 나와 가지고
[긴장되는 음악] (보안원) 선생님, 진정하시고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그 칼 이리로 주십시오
(남자1) 사람 무시하지 마 내가 여기 손님이면 어쩔 건데
진짜 손님이면 어쩔 건데 자꾸 사람을 거지새끼 취급 하냐고! 씨
- (보안원) 선생님 - (다정) 매뉴얼 기억하지?
[보안원이 말한다] 일단 다친 사람 없는지부터 확인하고
아이들 데리고 온 손님한테는 따로 연락드려서
(남자1) 야! [사람들이 놀란다]
안 꺼져? 씨 너희들 여기 직원이지?
어? 야, 빨리 사장 나오라 그래
중간에 있는 시시한 것들 말고
제일 웃대가리 나오라고 해, 빨리! 씨
[사람들이 놀란다] [유경의 놀란 숨소리]
[무거운 음악]
(남자1) 뭐야, 씨
[어두운 효과음] [피가 뚝뚝 떨어진다]
(다정) 지혈만 하고 바로 출발할 거니까 차 대기시켜 줘
(유경) 네, 지금 바로 부를게요
손
괜찮으세요?
(다정) 계속 피가 나는데
(체이스) 괜찮습니다
주로 쓰는 건 오른손이라서
(다정) 아니…
오른손이든 왼손이든 다치면 안 되는 거잖아요
내가 또 강다정 씨를 무섭게 했습니까?
(체이스) 지금도 내가 무서운 겁니까?
네
그러니까 비켜 주세요
[어두운 음악]
(체이스) 강다정 씨 똑똑한 사람 아닌가?
피 흘리는 건 왼손인데
왜 오른손을 무서워합니까?
아직도 구별을 못 하는 거 같은데
강다정 씨를 무섭게 한 건
내가 아닙니다
여전히 바보 같네요
[멀어지는 발걸음]
(진복) 아, 왜 다들 CCTV를 아끼고 그래?
뒀다가 자기들끼리 보려나?
[휴대전화 진동음] (호) 그러게요
뭐 그렇게 재밌는 게 있다고
[휴대전화 조작음]
(진복) 어, 왜
아, 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야, 그놈 찾았대
[어두운 음악] [차 문이 탁 열린다]
[자동차 시동음]
[부스럭 소리가 들린다]
풍지공원에서 나올 때
(진복) 그리고 카페에 종이꽃 놓고 갔을 때
이 사람 따라다닐 때
이거 다 본인 맞죠?
[어두운 효과음]
변호사 올 때까지 아무 말 안 하시겠다?
좋아요, 그럼 뭐 이름, 나이, 주소 다 됐고
딱 하나만 물어봅시다
이 사람 왜 따라다녔어요?
누구한테 부탁받았어요?
알던 얼굴하고 닮아서?
이유가 뭐예요?
질문 더럽게 많네
(진복) 아, 그러네 씁, 한 가지만 물어본다고 해 놓고
다시 물어봐야겠네?
너 최정민 알지?
[어두운 효과음]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
물이라도 좀 가져오지
[성준이 책상을 쾅 친다]
(진복) 대답부터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팀장님, 변호사님 오셨습니다
[문이 탁 열린다]
(호) 어떻게 된 거예요?
소주병 들었고 특수 상해인데 어떻게 나가요?
노숙자 진술서를 받아 왔어
다른 사람이 했대
아, 법보행 결과만 제대로 나왔어도, 씨
그 노숙자 매수한 거겠죠
임의 동행이라고 할까 봐
(호) 일부러 이렇게 얻어맞으면서 데려온 건데
(성준) 그것도 폭행 유도했다고 문제 삼겠다잖아
[호의 한숨]
(호) 어떻게 변호사를 바로 불렀지?
심지어 법무 법인 원앤백이야
[성준의 한숨]
(진복) 야, 나갈 때 표정 봤지?
완전히 쫄아 있던 거
- (성준) 예 - (진복) 아니, 변호사가 들어와서
귓속말 한마디 했는데 저렇게 됐거든?
자기가 부른 게 아닌 거야
자기도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변호사 좀 알아보자, 뒤가 누군지
[어두운 음악]
[스위치를 탁 켠다] [신발을 탁탁 벗는다]
딱 한 번만 얘기합니다
잘 들으세요
이건 제가 보관하겠습니다
(변호사) 보시다시피 인터넷 사용 포함 외부 연락은 안 될 거고
칼이나 다른 날카로운 것들은
필요가 없으실 것 같아서 치워 뒀습니다
당분간은 웬만하면 그냥 집에 계시는 게 좋을 거고요
이해하셨죠?
이해하신 걸로 알겠습니다
[멀어지는 발걸음]
[다가오는 발걸음]
(재식) 또 뭐야, 너희들 누군데…
[남자2의 힘주는 숨소리] [재식의 신음]
[남자3이 재식을 퍽 때린다] [남자2의 힘주는 신음]
[퍽퍽 때린다]
[쿵 소리가 들린다]
(정아) 앉아요
본인 손에는 피 안 묻히는 스타일로 파악했는데
(정아) 그건 어쩌다가?
개인적인 일입니다
(정아) 내 제안 들어주는 대신
마진병원이라도 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너무 사소한 걸 말해서 난 좀 놀랐네
그 사소한 거
제대로 끝내 주셔야 될 겁니다
당연히
다만 지금은 좀
(정아) [피식 웃으며] 경찰서에서 방금 빼 왔는데
바로 사고가 나면 누가 봐도 수상하잖아요
때를 보는 거죠
'네가 먼저 내가 시킨 일을 해내면'
'나도 네가 시킨 일을 해 주겠다'
그런 말로 알아들었습니다
재밌다
(정아) 이렇게 영리하신 분이
어쩌다가 그런 사람한테?
하긴
닥터 체이스가 살아온 환경이 워낙…
(체이스) 나에 대해 알아보느라 애쓰셨던데
애는 뭐
(정아) 경찰이야 법 지켜 가며 밤새워 가며 일하지만
우린 법은 안 지키고 돈 써 가며 일하니까
내 변호사까지 매수하시고
왜 그렇게 생각할까?
일부러 쓸데없는 정보를 흘려 봤습니다
역시
대비를 하셨구나
충격받았어요?
가까이 있던 사람이 배신해서?
'돈만 주면 뭐든 해 줄 변호사를 하나 구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만난 사람입니다
놀랄 일이 아니죠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정아) 한국에서 살 생각 없어요?
탐이 나서요
실력 없는 거 아니고 명분도 있고
나랑 할 수 있는 일도 많을 거 같고
난 너무나
마진병원 모든 자리를 줄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런 건
서로 할 일을 끝낸 후에
그때 얘기하시죠
[멀어지는 발걸음]
[거친 숨소리]
[힘주는 신음]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어두운 음악]
[분한 숨소리]
(재식) 씨…
[분한 숨소리]
(태정) 안녕하세요
(집배원) 아, 예, 저, 강태정 씨세요?
- (태정) 아, 네 - (집배원) 예, 이거 받으시고
(집배원) 여기 사인 좀 부탁드립니다
[태정이 탁탁 사인한다]
예
- (태정) 감사합니다 - (집배원) 예
[태정이 종이를 부스럭거린다]
[어두운 음악]
[헛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영도) 같이 저녁 먹을래요?
맛있는 집 알아 놨는데
[휴대전화 조작음]
(다정) 버스 기다리고 있어요 금방 갈게요
(영도) 예, 금방 만나요
[버스 벨이 울린다]
(여자1) 잠시만요
(영도) [어색한 말투로] 저기요 여기 좀 보드래요
[밝은 음악]
(다정) [웃으며] 언제 탔어요?
(영도) 내가 금방 만나자고 했드랬잖아요
(다정) [웃으며] 이게 무슨 근본 없는 사투리야 [영도의 웃음]
강릉에선 아무도 그렇게 말 안 하거든요?
아, 그런 거래요?
미안하드래요
[함께 웃는다]
(여자2) 오빠!
오빠!
[여자2의 웃음] (영도) [당황하며] 어, 어, 혜주야
(영도와 여자2) - 아, 야, 오랜만이다 - 어, 오빠, 완전 반갑다, 오빠
(여자2) 오빠 나 오빠 라디오 들었잖아, 오빠
어떤 바보 등신 쪼다가
좋아하는 여자한테 친구 하자 그랬던 거
아유, 저런
(영도) 하, 하필 그걸 들었구나
(여자2) 오빠 근데 진짜 나이를 안 먹는다, 오빠
화장품 뭐 발라, 오빠?
(영도) 어, 어, 나 물 발라
[영도와 여자2의 웃음]
(여자2) 어머, 일행이 계셨네?
- (여자2) 안녕하세요 - (다정) 네, 안녕하세요
(영도) 아, 대학교 동아리 후배예요, 네
(여자2) 오빠 여자 친구?
(영도) 아…
그런 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니고
저는
들어가 있을게요
(여자2) 병원 사람?
(영도) 아니, 내가 좋아하는 사람
[부드러운 음악]
[멀어지는 발걸음]
(영도) 그냥 내가 할게요
(다정) 싫어요, 내 거예요
(영도) 알았어요, 대신 조심해요 요기 뜨거워요
다정 씨도 먹어요
먹고 있죠
(종업원) 아유, 이런 걸 왜 여자 친구를 시켜요
이리 주세요, 제가 해 드릴게요 [다정의 당황한 신음]
(영도) 여자 친구 아닌데
[종업원의 의아한 신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종업원) 오, 그러시구나
[종업원의 웃음] (영도) 여자 친구는 아니고
[종업원이 호응한다] 좋아하는 사람
(종업원) 좋아하는 사람, 아…
좋아하는 사람
[종업원의 웃음]
너무 이뻐요
[문이 철컥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스위치를 탁 누른다]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현주) 계속 이 집에 계실 겁니까?
황재식을 마진에서 데리고 있는데
굳이 여기서 지내실 필요는 없지 않나 해서요
이제 한국에서 계속 일을 하실 거니까…
(체이스) 내가
한국에 있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었나?
아, 말씀하신 적은 없지만
- 제 생각에… - (체이스) 하던 대로 해
그거면 돼
하던 대로만
내일 보자
[술병이 탁 놓인다]
[얼음이 달그락거린다]
[체이스의 한숨]
[어두운 음악]
[어두운 효과음] [힘겨운 숨소리]
[체이스의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현주) 네, 말씀하세요
[휴대전화가 툭 떨어진다]
[컵이 쟁그랑 깨진다]
(현주) 여보세요?
이안?
이안!
[알람이 울린다]
[옅은 숨소리]
[힘주는 숨소리]
[어두운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어두운 효과음]
[어두운 음악]
[마우스 조작음]
[비밀스러운 음악]
(체이스) 고진복 형사님
사람이 죽었습니다
(영도) 그럼 그냥 우리 집으로 갈래요?
(가영) 동네 사람들 저 멋진 남자가 내 남자랍니다
(은하) 좋아서 키스했고
키스가 좋았으면 그냥 계속 좋아하면 되지
(진복) 이안 체이스 씨가 노현주 씨를 죽였다
이게 틀린 답이라고 말하는 거죠?
(다정) 유년 시절은 목구멍의 칼 같아서
쉽게 꺼낼 수가 없다고
올해가 그 칼을 꺼내는 해인가 봐요
(은하) 모른 척해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른 거잖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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