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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해 우리는 12

 

 

 (성우) 10년 전 초여름

 

 [한숨]

 

 우리와 함께했던 두 사람을  기억하시나요?

 

 국연수는 사람을  진짜 피곤하게 해요

 

 왜 저렇게까지  피곤하게 사는지 모르겠어요

 

 일찍 일어난 새는  더 일찍 피곤해질 텐데 말이에요

 

 진짜 얘는  커서 뭐가 되려는지?

 

 잠은 죽어서도 잘 수 있는데요

 

 분명히 얘는  평생 이렇게 나태하게 살 거예요

 

 (성우수많은 짤들을 탄생시키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풋풋한 열아홉 청춘들이었죠

 

 사랑까지 받았었나?

 

 (솔이저도 재밌게 봤는데요

 

 애들이뭐랄까

 

 더럽게 유치하잖아요

 

 처음에는 최웅만 그런 줄 알았는데

 

 가만히 보면 국연수가  더 이상한 거 같기도 하고

 

 아니사실그러니까

 

 둘 다 엉망이에요

 

 [웅의 다급한 신음]

 

 (국연수!

 

 이 사이코!

 

 [웅이 씩씩댄다]

 

 (?

 

 [책이 툭 떨어진다]  [웅의 당황한 신음]

 

 [웅이 씩씩댄다]

 

 귀신인 줄 알았잖아

 

 (은호근데 그게 또

 

 둘이 맨날 싸우기만 하고  그랬던 건 아니었거든요?

 

 둘이 맨날 붙어 있다 보니까  정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

 

 약간 미묘한 그 느낌 그거?

 

 그거 아시죠?

 

 [새가 지저귄다]  (은호그거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거든요

 

 [웅의 가쁜 숨소리]

 

 (연수) 3분 지났어

 

 () 3분밖에 안 지났어?

 

 (연수우리 때 3분은  3년과도 같아

 

 (아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너 때문에 내 등교 시간  30분 빨라진 거 몰라?

 

 (연수그러니까내가 네 시간을  얼마나 구제해 주고 있는 걸까?

 

 (얘랑  꼭 같이 등교해야 돼요?

 

 [웅의 한숨]

 

 

 

 (연수됐어

 

 (내가 주는 거 아니고  엄마가 주는 거야

 

 이 시간에 등교를 하면  밥을 먹는 거야마는 거야?

 

 (연수고마워

 

 [학생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연수이거 3권도  네가 빌려 갔냐?

 

 (

 

 독서하고 있는데  방해 좀 하지 말아 줄래?

 

 (연수나 되게 빨리 읽는데

 

 나 먼저 보고 너 주면 안 돼?

 

 (성우그래서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의 근황을  궁금해하고 있다는데요

 

 (동일

 

 그게 아마 쉽지는 않을 거예요

 

 두 사람을 다시  카메라 앞에 앉혀 놓는다는 게

 

 시간이 많이 지나기도 했고

 

 두 사람이 아시다시피 막

 

 막 그렇게  살가운 사이는 아니잖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촬영할 때어유

 

 살벌했죠

 

 확실한 건 둘이는

 

 안 어울려요안 어울려

 

 다시다시

 

 그게 쉽진 않을 수도 있어요

 

 (…  [쓱쓱 비질 소리가 난다]

 

 엄청 친절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작고귀엽고

 

 동글동글하고

 

 저를 막 엄청 사랑해 주는

 

 그래서 제가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연수개를 한 마리 키우지 그래?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최고로 멋있는 사람일 거예요

 

 [웅이 쓱 비질한다]

 

 [감성적인 음악]  (성우그해 우리와 함께했던

 

 [웅의 한숨]

 

 두 사람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어쨌든

 

 확실한 건 10년 후엔

 

 다신 이 답답한 애랑  볼 일은 없을 거예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연수의 한숨]

 

 [웅의 한숨]

 

 어떻게 처음 알았어?

 

 (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냥 알게 된 거 같아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차분한 음악]

 

 [연신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호의 한숨]

 

 (처음 기억나는 건

 

 아마

 

 그날이었을 거야

 

 정확히 매년 가을

 

 이맘때쯤 오늘?

 

 [연옥이 흐느낀다]

 

 이상하게도

 

 부모님이 너무나

 

 슬퍼했던 날

 

 그땐

 

 몰랐어

 

 나중에서야 눈치챘지

 

 [어린 웅이 끙끙댄다]  그러곤

 

 그 꿈을 꾸기 시작한 거야

 

 (어린 웅아빠

 

 아빠어디 갔어?

 

 (누군가에게서  끊임없이 버려지는 꿈

 

 아빠

 

 [어린 웅이 엉엉 운다]

 

 (그 꿈에선

 

 내가 찾던 사람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연옥과 호)  - 어서 오세요  아유어서 오세요어서 오세요

 

 (들어가세요

 

 (연옥아유

 

 [연옥의 웃음]  (으쌰

 

 [연옥이 어린 웅을 귀여워한다]

 

 - (연옥) [웃으며안녕하세요  - (아유

 

 배 안 고파?

 

 엄마가 호떡 하나 구워다 줄까?

 

 (그게

 

 [연옥이 어린 웅을 귀여워한다]  지금 부모님이 아니라는 건  알겠더라고

 

 (연옥어서 오세요!

 

 그게 다야

 

 별거 없어

 

 오히려 지금 좋은 부모님 만난 게

 

 운 좋은 거였지

 

 부모님은 아셔?

 

 내가 알고 있다는 거?

 

 (굳이

 

 말해서 뭐 해?

 

 혼자 애썼겠네

 

 상처가 컸을 텐데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겠어

 

 [잔잔한 음악]

 

 (연수위로해 주고 싶은데

 

 사실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몰라서

 

 무슨 말을 해야 될지

 

 이미 다 했어

 

 (연수?

 

 (이렇게 들어 주고

 

 있어 주잖아

 

 그럼 됐어

 

 가려고?  [연수의 힘주는 숨소리]

 

 - (연수걱정 마  - (?

 

 (연수너 자는 거 보고 갈게

 

 [웅의 힘주는 신음]

 

 [옅은 웃음]

 

 (내가 정말 잠을 잘 못 자는데

 

 (연수

 

 (이상하게

 

 네가 있어 준 날은

 

 잘 수 있었던 거 같아

 

 연수야

 

 [새가 지저귄다]

 

 (창식!

 

 (왔어창식이?

 

 (창식금방 올 것처럼 하더니  메칠을 문을 닫아 가지고

 

 심심해 죽는 줄 알았네

 

 아이그냥 뭐내려간 김에

 

 웅이 엄마랑 뭐여기저기

 

 구경 좀 댕겼어

 

 웬일이래?

 

 명절에도  문 한 번을 안 닫던 양반들이

 

 아이

 

 날이 좋잖어

 

 (창식아유그러면  나도 좀 델고 가야지

 

 노냥 혼자 있는 거 뻔히 알면서

 

 그렇게 둘만 댕기고 그래?

 

 아니섭섭해아유

 

 저기창식아

 

 (있잖아  요즘 애들 쓰는 말로다가?

 

 '낄끼빠빠'라고 있다

 

 낄낄 뭐라고?

 

 그러니까 낄 때는 끼고

 

 (빠질 때는  확실하게 빠지라 이거지

 

 (창식어  [호가 쓱쓱 비질한다]

 

 근데?

 

 (근데 창식이 너는

 

 아주 그냥 빠빠빠빠여

 

 - 뭐라는 거여?  - (아유이거

 

 () [바닥을 탁탁 쓸며]  눈치도 그냥 빠빠여빠빠

 

 - 아이고증말  - (창식

 

 (지웅아버지

 

 (지웅아

 

 (지웅아버지언제 오셨어요?

 

 (나 어제 왔다

 

 근데 너뭐  벌써 출근하는 거야?

 

 - [웃으며사실 퇴근이에요  - (?

 

 집에 가서 옷 좀 갈아입고  다시 나오려고요

 

 - (아유  - (창식촬영은 계속하는 거야?

 

 이번에는  내가 좀 안 나온 거 같은데

 

 - (창식나 안 필요해?  - (지웅) [웃으며촬영 끝났어요  [호가 구시렁거린다]

 

 (지웅며칠 전에  마지막 촬영까지 다 했어요

 

 (아유고생했다

 

 웅이 고놈  말도 드럽게 안 들었을 텐데

 

 니가 고생 많았어

 

 (창식근데  걔는 왜 찍는 거야?

 

 말도 안 하고 재미도 드럽게 없는  애를 갖다가 찍어서 뭐 해

 

 (찍을 만하니까 찍겄지

 

 아주 그냥빠빠 이거 그냥  [익살스러운 음악]

 

 우리 웅이가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창식이 니가 뭘 알어?

 

 니가 뭘 아냐고 묻잖아  니가 뭘 알어?

 

 뭘 알어니가!

 

 (창식알았어

 

 아유되게 뭐라고 하네

 

 지웅아근데 끝났으면은

 

 이제 다른 거는 뭐 찍는 거야?

 

 이게  텔레비전에 나오는 거면은 좀

 

 우리 철물점 좀 끼고  이렇게 쫙 훑으면서  [호가 쓱쓱 비질한다]

 

 '이 집이', ?  '도라이바 맛집이다'

 

 막 이런이런

 

 아유왜 이렇게 때려?

 

 (듣지도 마듣지도 마

 

 피곤할 텐데 얼른 가

 

 너 그나저나  이제 집에 들어가면

 

 너 잠은뭐  어디서 자고 다니는 거냐?

 

 (지웅) [웃으며괜찮아요  회사에서 좀 잤어요

 

 아저씨제가  다음에 괜찮은 거 있으면

 

 꼭 찍어 드릴게요  [호가 살짝 웃는다]

 

 (창식

 

 그럼 저 이만 가 볼게요

 

 (얼른 들어가

 

 - (이따 밥 먹으러 와  - (지웅

 

 (그래

 

 (창식애가 참 싹싹해

 

 같은 웅인데

 

 참 많이 달러

 

 아직 안 갔어?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지웅?

 

 아니야괜찮아

 

 갈아입을 옷 챙기러  잠깐 집에 왔어

 

 아니야아니야회의 잡아  바로 갈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지웅의 한숨]

 

 [달그락 젓가락질 소리가 난다]

 

 [발랄한 음악]

 

 (자경어디 전화 올 데 있는 겨?

 

 아니

 

 그럼 언능 밥이나 팍팍 먹어

 

 알았어

 

 [자경이 상을 탁탁 친다]

 

 [멋쩍은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연수) [그릇을 탁 놓으며?

 

 (자경

 

 물 다 떨어지잖여!

 

 내 거 아니야?

 

 내 거여

 

 왜 저런디야?

 

 [새가 지저귄다]  [문이 덜컥 열린다]

 

 (연수할머니나 다녀올게!

 

 내가 먼저 전화하면 되지

 

 그게 뭐 대수라고

 

 [숨을 씁 들이켠다]

 

 [입소리를 쯧 낸다]

 

 이제 잠들었으려나?

 

 [입소리를 쯧 낸다]

 

 아니면 아직 못 잤을 거 같은데

 

 [통화 연결음]

 

 [문이 탁 닫힌다]  (연수?

 

 [휴대전화를 탁 접으며뭐야?

 

 [멋쩍게 웃으며언제 왔어?

 

 전화하지

 

 그냥 작업하다 왔어

 

 이 시간에 출근하는 거야?

 

 미리 말하면 더 빨리 나왔지

 

 잠은 좀 잤어?

 

 (아니안 졸려서

 

 (연수너 잠 안 온다고

 

 그렇게 계속 밤새우면  안 된다니까?

 

 너 대추차는 먹고 있어?

 

 아니잠이 안 오면  자려고 노력을 해야지

 

 이렇게 돌아다니니까  당연히 못 자지

 

 너 이래 놓고 집 가서  약 먹고 자려고 하는 거지?

 

 내가 약 먹는 거  멀리 봤을 때 안 좋은 거라고

 

 분명히 얘기했잖아

 

 당장은 못 끊더라도  좀 줄여 나가면서

 

 (계속할 거야?

 

 아니그러니까 나는

 

 이럴 시간에  좀 더 자는 게 낫다는 거지

 

 나는 이럴 시간에  이러는 게 더 좋아

 

 (그 표정 뭐야?

 

 좋다는 거야싫다는 거야?

 

 좋아 죽겠다는 거야

 

 [발랄한 음악]

 

 그럼 처음부터 좋다고 말하지

 

 (가자태워다 줄게

 

 (연수회사까지?  나 버스 타고 가도 돼

 

 (아이차로 가면 더 빨라

 

 (연수너 잠도 못 잤는데  운전 어떻게 해?

 

 - (연수너 그게 얼…  - (

 

 (아이알았으니까

 

 그럼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 줄게

 

 그건 되지?

 

 그건 돼

 

 (아이어떻게 한 마디에  잔소리가 세 마디씩 붙어?

 

 (연수네가  걱정할 짓만 하니까 그러지

 

 (내가 애야?

 

 (연수그러니까  언제 철들래최웅?

 

 [웅의 힘주는 신음]

 

 그러는 넌 언제 철들래국연수

 

 회사 오늘만 째면 안 돼?

 

 (연수됐거든?

 

 ?

 

 (오늘만 째면 되잖아

 

 회사가 학교야?

 

 (연수너 버스 정류장까지도  데려다주지 마?

 

 얼른 가서 자

 

 (아이그건 된다며?

 

 (연수맘 바뀌었어

 

 따라오지 마

 

 최웅

 

 나 궁금한 거 있는데

 

 우리 다시 만나는 거야?

 

 그럼 지금까지  아니라고 생각했던 거야?

 

 아니뭐  확실히 하는 게 좋으니까

 

 이보다 더 어떻게 확실하게 해?

 

 [발랄한 음악]

 

 (연수웅아

 

 앞으로 잘 부탁해

 

 [연수의 웃음]

 

 미쳤나 봐최웅  [웅의 탄성]

 

 

 

 국연수 겁나 귀여워

 

 [웅의 웃음]

 

 [피식 웃는다]

 

 계속 그렇게 볼 거야?

 

 요즘 기분 좋은 일 있어?

 

 - ?  - (연옥아니

 

 우리 아드님이  요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엄마 밥을 자주 찾아 주시네?

 

 [함께 웃는다]

 

 시골은 잘 갔다 왔어?

 

 오다가 오랜만에  단풍 구경도 갔다 왔잖아

 

 (연옥사진도 많이 찍었어

 

 봐 봐  [휴대전화 조작음]

 

 봐 봐

 

 예쁘게 물들었지?

 

 (그렇네  [연옥의 웃음]

 

 아유며칠 쉬니까  더 쉬고 싶은 거 있지?

 

 (연옥이참에

 

 장사 다 접고 그냥 쉴까?

 

 아이내가 진작에 쉬라 그랬잖아

 

 인제 쉬면서 그냥 아카 쓰고 살아

 

 아카가 뭐야?

 

 아들 카드

 

 (연옥

 

 그거 너무 좋다!

 

 [함께 웃는다]

 

 나도 같이 가지 그랬어

 

 시골에?

 

 (연옥아이

 

 너 시골 가는 거 싫어하잖아

 

 그리고 너 바쁠까 봐 그랬지

 

 괜찮아

 

 나 괜찮으니까 다음에 같이 가자

 

 [잔잔한 음악]

 

 그래그러자

 

 [연옥의 웃음]

 

 (어이웅이 씨

 

 이제 촬영도 다 끝났다고  내가 들었는데

 

 어떻게

 

 인제 슬슬 저 카운터 자리로  복귀를 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 (?  - (연옥여보

 

 - 웅이가 나보고  - (

 

 아카 쓰면서 살래

 

 아카아이그게 뭐야?

 

 (연옥그것도 몰라?

 

 아들 카드

 

 (?

 

 아들

 

 아빠는?

 

 (아이아빠는 요즘에  유행하는 더 멋있는 거 해야지

 

 ?

 

 내돈내산

 

 () '내돈', '', 그게

 

 그게 더 좋은 거야?

 

 아이그럼훨씬 좋은 거지

 

 내 돈으로 내가 사는 멋진 삶

 

 잘 먹었습니다

 

 (연옥이따  저녁도 먹고 싶으면 와  [호가 중얼거린다]

 

 만둣국 해 줄게

 

 음식으로 유혹하지 마세요

 

 엄마가 그것밖에 없네

 

 [웅과 연옥의 웃음]

 

 [연옥과 웅의 힘주는 신음]

 

 내 돈으로 내

 

 [한숨]

 

 [사무실이 분주하다]

 

 (태훈팀장님

 

 (동일막내

 

 네 형누나들은 어디 있어?

 

 작가님이랑 회의 중이요

 

 어땠냐촬영

 

 마지막에 출연자 두 분  인터뷰하면서 끝났는데

 

 (태훈

 

 (동일?

 

 두 분이 좀 이상했어요

 

 서로 눈도 안 마주치고

 

 그런 거 말고  [흥미로운 음악]

 

 (동일) [작은 목소리로]  저기뭐야  [동일의 헛기침]

 

 좀 재밌는 거 없었어?

 

 채란이랑 지웅이라든지

 

 그거 이제 저한테 물어보지 마세요

 

 (태훈이렇게 자꾸 말 전하는 거  아닌 거 같아요

 

 - 인마?  - (태훈그리고

 

 (태훈계속 두 분 이야기  물어보시는 거

 

 혹시라도 두 분 사이를  의심하고 있으신 거면

 

 저는 더더욱 말씀드릴 수 없어요

 

 같이 일을 하는 동료 사이를  그런 식으로 의심하시는 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동일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그리고

 

 채란 선배님이랑 지웅 선배님이

 

 어떻게 그런 사이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두 사람은 일밖에 모르지  전혀 그럴 리가 없는 사람들이

 

 [태훈의 놀란 숨소리]

 

 선배님

 

 맨날 애 불러다가  이런 거나 캐묻고 다녔어요?

 

 뭐가?

 

 ?

 

 (동일

 

 얘 맨날 뭐이렇게 서 가지고  뭐라 뭐라 하는데

 

 난 얘가 뭔뭐  스피치 연습 하는 줄 알았지

 

 너 여기 왜 있냐근데?

 

 [익살스러운 음악]  ?

 

 (채란넌 그동안  너무 한가했다그렇지?

 

 집에 꼬박꼬박 보내 주니까

 

 쓸데없는 짓 할 체력이  남아도나 보지?

 

 아니요선배님그게 아니라요

 

 (채란넌 앞으로  일 똑바로 배워야겠다인턴

 

 퇴근 없어이제

 

 - (태훈…  - (동일여보세요

 

 (태훈아니선배님  어그게 아니라 그

 

 - (동일여보세요  - (태훈팀장님

 

 - 팀장님  - (동일

 

 [컵을 탁 내려놓는다]

 

 [은호가 쓱쓱 비질한다]  [달그락거린다]

 

 "녹화 중"

 

 [달그락거린다]

 

 [문소리가 달칵 난다]

 

 (지웅준비 다 됐어?

 

 (태훈

 

 (연수

 

 마지막에 물어볼 질문이  뭐라고 하셨죠?

 

 (채란또다시 10년이 흐른다면

 

 그해엔 또 어떤 모습일까  하는 질문이요

 

 [잔잔한 음악]

 

 [키보드 조작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선배괜찮아요?

 

 뭐가?

 

 아니아까 회의할 때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이길래

 

 며칠 밤도 새우고 했으니까  오늘은 집에 들어가서 쉬세요

 

 (채란정리는 제가 할게요

 

 괜찮아

 

 [한숨 쉬며정말  안 좋아 보여서 그래요

 

 집에 가는 게 나을 거 같은데

 

 그러다 정말 쓰러져요

 

 집에서 쓰러지는 것보단  여기가 나을걸?

 

 (채란?  [지웅의 웃음]

 

 (지웅아니야

 

 아무튼 정 힘들면  내가 들어갈 테니까 걱정 말고

 

 [지웅의 한숨]

 

 [키보드 조작음]

 

 [한숨]

 

 (채란이거 봐요  지금 열도 펄펄 나잖아요

 

 진짜 안 되겠다  얼른 일어나세요

 

 (지웅아이나 진짜 괜찮다니

 

 (채란선배 퇴장이에요나가세요

 

 - 야  - (채란빨리

 

 - (채란빨리  - (지웅

 

 (채란오늘 여긴 제가 씁니다

 

 못 들어오세요

 

 [지웅의 한숨]  (동일뭐야무슨 일 있어?

 

 (채란지웅 선배 퇴근하신대요

 

 열이 펄펄 나서 주변 사람들한테  다 옮길 거 같아요

 

 (지웅그 정돈 아니거든?

 

 (동일뭐야?

 

 감기야?

 

 너 가?

 

 나 지난번에 독감 때문에  지독하게 앓았단 말이야

 

 너 애들 일하는 거  방해하지 말고 빨리 가!

 

 (채란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지웅쟤 왜  안 하던 오버를 하고 그래?

 

 (동일그게

 

 네가 걱정돼서 그런 거 아닌가?

 

 넌 진짜

 

 눈치가 없구나

 

 빨리 가

 

 애 심란하게 하지 말고

 

 뭔 소리예요?

 

 아이뭐  [헛기침]

 

 네가 지집에 안 가고  맨날 밤새 작업하니까

 

 (동일어  쟤도 못 가는 거 아니야

 

 [흥미로운 음악]  아니

 

 [한숨 쉬며분명히  내가 먼저 들어가라고 했는데

 

 쟤는  아직도 내 눈치를 보고 있나

 

 네 눈치를 봐서 안 들어갔겠냐?

 

 아유됐다?

 

 (동일뭐 될래?

 

 답답하다

 

 답답해

 

 [한숨]

 

 [전기 포트가 부글거린다]

 

 [입바람을 후 분다]

 

 [질색하는 신음]

 

 이걸 왜 마셔?

 

 아유

 

 [웅의 힘주는 숨소리]

 

 [숨을 하 내뱉는다]

 

 [향을 씁 맡는다]

 

 [흥미로운 음악]

 

 [숨을 하 내뱉는다]

 

 [향을 씁 맡는다]

 

 [웅이 숨을 하 내뱉는다]

 

 (은호저 인간의 진단명은 뭘까?

 

 [웅이 향을 씁 맡는다]

 

 [웅이 뜨거워한다]

 

 [숨을 하 내뱉는다]

 

 정신 좀 차려제발

 

 우리 앞으로 할 일이 산더미라고

 

 이거 지난번 인터뷰 그거 실린 책

 

 보자  [휴대전화 조작음]

 

 다큐에서 형 그림들  자료 화면으로 좀 쓰겠다는데

 

 내가 골라서 넘길까?

 

 아니면은 형이  지웅이 형한테 바로 연락할래?

 

 뭐야?

 

 생각해 봐

 

 그러고 보니까

 

 다큐 촬영 끝나니까  지웅이 형 보기가 힘들어졌네

 

 많이 바쁜가?

 

 그리고  갤러리에서 연락 왔는데

 

 형이 야간 조명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거 오늘 바로 와도  될 거 같다는데

 

 - 간다고 할까?  - (아니

 

 (오늘 말고

 

 할 일이 좀 생겼어

 

 더 작업하게?

 

 [한숨]

 

 (연수그럼 그 온라인 홍보 건은  예인 씨가 맡는 걸로 하고

 

 지운 씨가 백업해 줘요

 

 (예인과 지운

 

 (연수다들  큰 프로젝트 하나 끝나고

 

 좀 느슨해진 거 같은데

 

 우리 하반기에도 중요한 프로젝트  하나 더 남았잖아요?

 

 정신 차리고 집중합시다

 

 (직원들

 

 (연수그럼 수고했어요  마무리하죠여기서

 

 [문이 달칵 닫힌다]

 

 [발랄한 음악]  (연수)

 

 [문이 달칵 열린다]

 

 (예인

 

 [펜을 달그락 집으며펜을  두고 가서

 

 [문이 달칵 닫힌다]

 

 ()

 

 뭐야?

 

 아까는 회사 째라고 하더니

 

 [숨을 씁 들이켠다]

 

 설마 삐졌

 

 (연수)

 

 (연수)

 

 (연수)

 

 [한숨]

 

 (연수)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지웅어떻게  정이 들지를 않냐이 집은

 

 [지웅의 한숨]

 

 잠깐만

 

 [힘주며잠깐만 누웠다가

 

 [거친 숨소리]

 

 [잔잔한 음악]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어

 

 [휴대전화 조작음]

 

 [지웅의 옅은 신음]

 

 [신음]

 

 (지웅뭐야?

 

 너 열나

 

 [힘겨운 신음]

 

 이 정돈 괜찮아

 

 그래

 

 [약통을 달그락거리며그렇게  심한 거 같진 않더라

 

 언제 왔냐?

 

 좀 아까

 

 (자는 애 입에  약 쑤셔 넣는 방법 방금 찾았는데

 

 아쉽네

 

 먹어

 

 [웅의 탄성]

 

 너희 집엔

 

 사람 온기가 없냐이렇게

 

 난 사람도 아니다?

 

 너 왜 아파?

 

 [한숨]

 

 무슨 질문이 그래?

 

 (아니

 

 너 맨날 건강으로 허세 부리다가  이러고 있으니까 궁금하지

 

 혼자 뭘

 

 어쩌고 돌아다니길래

 

 아파 가지고 궁상을 떨고 있는지

 

 [픽 웃는다]

 

 (지웅그냥

 

 며칠 밤새웠더니 그래  별거 아니야

 

 나 다시 잔다

 

 알아서 가

 

 [지웅의 한숨]

 

 뭐 할 말 있어서 왔나 본데?

 

 (

 

 그런데

 

 아픈 애 앞에 두고  말해도 될까 고민 중?

 

 [힘주는 숨소리]

 

 나 듣기 싫으면 안 들어도 되냐?

 

 나 국연수 다시 만나

 

 [헛웃음]

 

 난 선택권이 없구나

 

 [차분한 음악]

 

 그런데?

 

 그걸 왜 나한테 말해?

 

 그냥

 

 그때도 지금도

 

 너한테 제일 먼저  말하고 싶었으니까?

 

 [웅의 가쁜 숨소리]

 

 나 여자 친구 생겼어

 

 (지웅그때도 지금도

 

 난 해 줄 말이 없는데?

 

 축하라도 해 줘야 되냐?

 

 아니야됐어

 

 할 말 다 했으면

 

 나 다시 자도 되냐?

 

 (

 

 [지웅의 피곤한 숨소리]

 

 그리고 너

 

 (

 

 좀 꺼져 줄래?

 

 [피식 웃는다]

 

 (

 

 [지웅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연수?

 

 ?  [퍽 소리가 난다]

 

 [아파하는 신음]  [흥미로운 음악]

 

 아파

 

 [아파하는 신음]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힘주는 숨소리]

 

 여보세요?

 

 일어났어?

 

 (연수) [웃으며

 

 [힘주는 신음]

 

 나 아까 일어났지

 

 이제 나가려고

 

 너는넌 또 안 잤어?

 

 아니야좀 잤어

 

 (연수

 

 밥은밥은 챙겨 먹었어?

 

 아침 먹고 얼른 자

 

 (

 

 출근해?

 

 (연수출근해

 

 (그래?

 

 (연수그렇지

 

 [어색한 웃음]

 

 주말에 뭐 해혹시?

 

 주말에?

 

 (연수주말에

 

 뭐 없으면 만날래?

 

 주말에

 

 (연수일 있으면은 말고

 

 (아니야

 

 주말

 

 없어그래

 

 그래

 

 (그럼

 

 (연수나 이제  출근해야겠다

 

 끊을게

 

 [웃으며

 

 [휴대전화를 탁 접는다]

 

 

 

 왜 이렇게 어색하지?

 

 그냥 하던 대로 해연수야?

 

 (연수아이씨  괜히 만나자고 했나?

 

 [연수의 답답한 신음]

 

 [연수가 발을 탁탁 구른다]  [흥미로운 음악]

 

 [연수의 답답한 신음]

 

 (자경뭐 하는 겨?

 

 - 뭐가?  - (자경출근 안 햐?

 

 아이해야지

 

 (연수지금 하잖아지금

 

 아휴

 

 [자경의 의아한 숨소리]

 

 (자경저게저게  어제부터 뭘 잘못 먹은 겨  [문이 달칵 열린다]

 

 가만있어 봐

 

 [문이 달칵 닫힌다]  나도 먹은 거 아니여?

 

 

 

 [물소리가 졸졸 난다]

 

 [숨을 후 내뱉는다]

 

 아이전화는 오랜만인데?

 

 다시 한번 해 볼까?

 

 아이아니다

 

 [탄성]

 

 (은호올해는  워터 파크가 늦게 개장을 하네?

 

 (어유뭐야?

 

 (은호정신 얻다 놓고 있는 거야?

 

 - 아이씨  - (은호잠 덜 깼어?

 

 (은호이거 언제 치우냐?

 

 고생해

 

 (이것 좀 정리해 놔

 

 (은호아이

 

 나 이거 하러 온 거 아닌데?

 

 진짜이씨

 

 내가 형 매니저지  노예가 아니잖아!  [문이 달칵 열린다]

 

 (연수아니내가 먼저  만나자고는 했는데

 

 좀 떨떠름한 반응

 

 막 그렇게 만나고 싶어 하고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

 

 그래서안 본대?

 

 아니그건 아닌데

 

 좀 개운하지 않고 찝찝하잖아

 

 내가 보자고 해서  억지로 보는 거야뭐야?

 

 (솔이어쨌든 본다는 거잖아

 

 그럼 뭐호들갑이라도 떨면서  막 좋다고 해야 되냐?

 

 너희들이뭐  아직도 열아홉이냐?

 

 그래도

 

 뭔가 최웅답지 않아  확실히 변했어

 

 이상해

 

 (솔이지금 여기서  제일 이상한 게 뭔지 알아?

 

 뭔데?

 

 국연수가 나한테 먼저 전화한 거

 

 (솔이국연수가 무려 업무 중에  나한테 먼저 전화한 거

 

 업무 중 아니고 이동 중이거든?

 

 (솔이이동 중에도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끊으라던

 

 싹바가지 없이 굴던 국연수가

 

 (솔이나한테 먼저 전화해서

 

 주야장천  최웅 얘기만 하고 있는 거

 

 아니

 

 (연수그거는

 

 (솔이그럼  변한 건 누구일까?

 

 (솔이여기서 가장  이상한 사람은 누구일까?

 

 (솔이어쨌든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솔이이만큼 돌아왔으면

 

 이제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직진 좀 하자

 

 (솔이끊어

 

 아니어머?

 

 내가 이 말을 다 하네?

 

 끊어!

 

 끊어!

 

 (자경아유

 

 [솔이의 후련한 탄성]

 

 (솔이속이 시원하다

 

 요 구여운 녀석

 

 왜 자꾸 눈치 보게 되냐?

 

 [입소리를 쯧 낸다]

 

 [흥미로운 음악]

 

 연애가 원래 이렇게 어려웠나?

 

 [한숨]

 

 (자경뭐라는 겨?

 

 (솔이웅이랑 연수랑 다시 사귀어

 

 진짜여?

 

 (솔이아유

 

 결국 이렇게 될 거면서  뭘 그렇게 돌고 돌았대?

 

 그래서 어떤데?

 

 - ?  - (솔이할머니

 

 웅이 별로 맘에 안 들지 않아?

 

 (자경아유  내 맘에 들어서 뭐 햐?

 

 연수 지가 좋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솔이의 웃음]

 

 아이근데 갸는

 

 건강하기는 한 겨?

 

 건강하겠지

 

 그것보다 정신 상태가  좀 걱정이긴 해

 

 애가 좀

 

 (솔이아니야암튼  내가 주시하고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셔

 

 아니면

 

 다른 남자도 또 한번 붙여 봐?

 

 [테이블을 탁 치며아유  소개팅해 줄 만한 훌륭한 남자들

 

 얼마든지 많지

 

 (자경아유아유됐어

 

 뭣 하러 그래그냥 냅둬

 

 이거 먹어먹어

 

 냅둬

 

 할머니 걔 맘에 드는구나?

 

 아니여!

 

 그 무청 시래기 같은 놈이  뭣이가 맘에 들어?

 

 어유그럼 천천히 골라

 

 내가 더 늙어 죽기 전에

 

 우리 연수 짝지 만들어 줘야지

 

 그랄라면 시간이 없어시간이

 

 아무튼

 

 얼른 갸를 다시 만나 봐야겄어

 

 [밝은 음악]  [관계자1과 연수가 대화한다]

 

 (연수총 이게 3층으로  되어 있다고 하셨죠?  [관계자1이 대답한다]

 

 (관계자1) 그리고 영상물에

 

 여기가 많이 노출이 되면  좋을 거 같아요

 

 여기서 바라보는 낙조가  정말 예쁘거든요

 

 (연수알겠습니다얘기해 둘게요

 

 뭐 필요로 하시는 게  있으실까요?

 

 나머지는  알아서 잘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관계자1의 웃음]

 

 (관계자1) 지금 시간이

 

 마침 낙조도  보고 가실 수 있겠네요

 

 같이 오신 분이랑  천천히 보시고 가세요

 

 제가 오늘은 혼자 와서

 

 (연수다음에  팀원들이랑 같이 보겠

 

 (관계자1) ?

 

 일행분 아니세요?

 

 아까부터 계시던데?

 

 [다가오는 발걸음]

 

 - (관계자2) 팀장님  - (관계자1) 

 

 [감성적인 음악]

 

 (연수잊고 있었어요

 

 네가 여기 왜 있어?

 

 (연수내가 사랑한 건

 

 나 찾아온 거야?

 

 아니왜 주말에 보자고 한 거야?

 

 ?

 

 주말은

 

 멀어

 

 (연수변하든

 

 변하지 않든

 

 일해방해 안 할게

 

 (이런 곳이 있었네?

 

 나중에 여기서 전시회 해도 좋겠다

 

 ?

 

 (연수최웅

 

 그 유일함을 사랑했다는 걸

 

 (연수금방 끝나

 

 좀만 기다려

 

 (역시

 

 주말은 멀었어

 

 [관계자1이 설명한다]

 

 (관계자1) 위로 올라가시면  전시실 더 있어요

 

 글로 가실게요

 

 선배몸은 정말  다 괜찮으신 거죠?

 

 (지웅

 

 아까 네가 직접 열도 쟀잖아?

 

 그럼 뭐 좋은 일 있으세요?

 

 (지웅아니

 

 여기 인서트 뭐 딴 거 없나?  [마우스 조작음]

 

 (채란) [펜을 탁 내려놓으며

 

 있어요찾아 드릴게요

 

 [마우스 조작음]

 

 (연수감사합니다

 

 [밝은 음악]

 

 이러니까

 

 꼭 데이트하는 거 같아

 

 (연수이제 실감 난다

 

 우리 다시 시작하는 거

 

 [연수의 옅은 웃음]

 

 오래 걸렸다

 

 그렇지?

 

 아이핫도그

 

 [웃음]

 

 (이거 좀 잠깐 들고 있어 봐

 

 (연수싫어

 

 (그럼

 

 핫도그 먹을래?

 

 [함께 웃는다]

 

 [웅의 힘주는 숨소리]

 

 - (자  맛있겠다

 

 (엔제이) PD

 

 뭐야방금 나랑 눈 마주쳤잖아요

 

 근데 그냥 지나치려 하신 거예요?

 

 여기 무슨 일로 오셨어요?

 

 (엔제이저  특집 다큐 하는 거 아시잖아요

 

 우리 작가님 찍은 건 다 끝났어요?

 

 잘되고 있어요?

 

 나 그거  진짜 되게 기대하고 있는데

 

 촬영은 끝났고 지금 편집 중이죠

 

 저 나온 것도 써 주실 거죠?

 

 (엔제이근데  우리 작가님 많이 바빠요?

 

 아니그 양반은  촬영이 끝났는데도 바쁜 건가?

 

 아니면 바쁜 척을 하는 건가?

 

 연락이 안 돼연락이

 

 [차분한 음악]

 

 PD설마

 

 그거 저녁밥?

 

 이거 가지고 되겠어요?

 

 오빠

 

 (치성들어가세요

 

 (엔제이나 오늘 다 끝난 거지?

 

 (치성너 바로 집으로  가는 거 아니었어?

 

 (엔제이나 오늘 PD님이랑  저녁 같이 먹고 들어가려고

 

 (치성둘이?

 

 어때요?

 

 (엔제이안 그래도  물어볼 것도 있었는데

 

 저 편집실에서  대강 먹으려 했는데

 

 많이 바쁘세요?

 

 그게

 

 [엔제이의 헛기침]

 

 (엔제이그럼

 

 아까 그 눈빛 해명 좀 해 주세요

 

 무슨

 

 제가 아까  작가님 연락 안 된다고 할 때

 

 이런 눈빛으로 보셨잖아요

 

 [당황한 숨소리]

 

 제가 원래 그렇게 생겼어요

 

 아닌데똑똑히 봤는데

 

 [어색한 웃음]

 

 (엔제이뭐예요말해 봐요

 

 나 작가님한테 까인 거  소문났어요?

 

 [잔잔한 음악]  [당황한 숨소리]

 

 (지웅지금 본인이  소문내고 계신 거 같은데요?

 

 그럼 스캔들 우리 쪽에서

 

 사실인 척하고 있는 것도  소문났어요?

 

 그것도 지금  소문이 나고 있는 거 같은데요?

 

 그럼 작가님이 국연수 씨  좋아하는 것도 소문났어요?

 

 났네났어

 

 [달그락거리며잘 좀  숨기지아휴

 

 알고 있었어요?

 

 (엔제이그럼 둘이 쌍방인 것도  금방 소문나겠네

 

 [당황한 웃음]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계시네요

 

 (지웅뭐 더 시키실 거라도

 

 (엔제이이모님  여기 소주 하나맥주 하나 주세요

 

 (종업원

 

 (엔제이일단 제 거만 시켰어요

 

 PD님 건 따로 시켜요

 

 술 없이 할 얘기들은 아니잖아요?

 

 [풀벌레 울음]

 

 (연수근데 너 내가 거기 있는 줄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너희 팀  그예인 씨가 알려 줬어

 

 (연수네가 왜  예인 씨랑 연락을 해?

 

 (먼저 연락 왔었어

 

 (연수뭐 때문에?

 

 (유일하게 내 스캔들이  진짜냐고 물어봐 준 사람이거든

 

 (연수그 스캔들?

 

 (

 

 

 

 당연히 알겠지만

 

 허위 보도였고

 

 [어색하게 웃으며참 신기하지?

 

 연예인을 아니까 이런 일도 생기고

 

 [웅의 어색한 웃음]

 

 - 근데  - (

 

 (연수사진은 진짜잖아

 

 (?

 

 (연수나는 또

 

 집까지 가는 사이인 줄은 몰랐지

 

 (아니  [발랄한 음악]

 

 사진 보면 알겠지만

 

 집 앞까지 간 거야

 

 글쎄집 안은 찍을 수가 없잖아

 

 아니진짜라니까?

 

 초대는 받았는데  집에는 안 간 거라니까?

 

 초대를 받았어?

 

 아이

 

 은호랑 초대를 받았었나?

 

 집으로 불렀단 말이지?

 

 (아니근데  지금 이 상황에서 그게 중요해?

 

 글쎄?

 

 안 중요했는데

 

 (연수갑자기 중요해지려 그러네?

 

 (

 

 

 

 [웅의 난감한 숨소리]

 

 다 왔네?

 

 너 이대로 들어가면  진짜 이상해져

 

 [문이 철컥 열린다]  

 

 [연수의 힘주는 신음]

 

 또 여자 집 앞에  서 있네최웅?

 

 

 

 습관인가취미인가많이 변했다

 

 그만해라

 

 너 지금 여기서 내가  뭐가 제일 맘에 안 드는지 알아?

 

 ?

 

 우리가 고등학생이야대학생이야?

 

 귀가 시간이 너무 빠르잖아

 

 [유쾌한 음악]

 

 당장 나와

 

 [연수의 웃음]

 

 (어딜

 

 지금 시간이 몇 시라고 들어가?

 

 안 돼못 들어가

 

 [연수의 웃음]

 

 (자경배깥에 누구여?

 

 - (씨  - (자경연수냐?

 

 [연수의 웃음]

 

 (자경밤이 늦었는디  싸돌아다니는 것들은

 

 뉘 집 자식들이여?  [함께 웃는다]

 

 [문소리가 철컥 난다]

 

 우리 집에서

 

 (대추차나 먹고 갈래?  [연수의 웃음]

 

 [발랄한 음악]  (연수?

 

 나 진지해

 

 그 대추차 빨리 먹고 치워

 

 아니

 

 나눠 먹으러 갈래?

 

 [연수의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연수?

 

 받아

 

 괜찮아

 

 [휴대전화 조작음]

 

 아니면

 

 (우리 재미없는 거 보러 갈래?

 

 [술 취한 말투로다 예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놀랍지 않았다는 거예요내 말은

 

 [엔제이의 한숨]

 

 [지웅의 난감한 숨소리]

 

 [엔제이의 시원한 숨소리]  [엔제이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엔제이사실

 

 짝사랑

 

 한 번쯤은 해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한 번도 안 해 봤으니까

 

 근데 이게 해 보니까

 

 매일 아침에 눈뜨면 의욕도 생기고

 

 그리고 매일 사소한 거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하게 되면서

 

 내가 되게 소중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더라고

 

 [엔제이의 웃음]

 

 [흥미로운 음악]  상상은 얼마나  점점 디테일하게 하는지

 

 '내가 이 일 때려치우면  작가 할까?'

 

 작가가 천직이지 않을까 싶을 만큼

 

 [엔제이의 웃음]

 

 이게 다  짝사랑하면서 얻게 된 거니까

 

 [웃음]

 

 얼마나 좋아요짝사랑

 

 아니!

 

 사실 거지 같다 이 말이에요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땅굴까지 비참하게 만들어?

 

 대단하신 천년의 사랑을 훼방 놓는

 

 보잘것없는 조연이 된 기분

 

 뭔지 알아요, PD?

 

 [한숨]

 

 [지웅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더럽고 치사해서 관둔다내가

 

 [탄식]

 

 [잔잔한 음악]

 

 마지막 말은 취소

 

 알아요

 

 (엔제이뭘요?

 

 못 그만둘 거?

 

 재수 없어

 

 ?

 

 아니아니

 

 PD님 말고

 

 이 모든 거지 같은 상황에다  하는 말이에요

 

 괜찮아져요

 

 혼자 좋아하는 거

 

 그거 처음엔 힘들다

 

 그다음엔

 

 [웃으며더 힘들다

 

 (지웅그다음엔

 

 정말 죽을 만큼 힘들다

 

 나중엔

 

 그마저도 괜찮아져요

 

 [잔잔한 음악]

 

 그만둘 수도 있어진다고요?

 

 아니요

 

 (지웅힘들게 좋아하는 거

 

 그거에 익숙해져서

 

 아파도 아픈 거 같지 않고

 

 괴로워도

 

 괴로운 거 같지 않거든요

 

 그럼

 

 언제쯤 끝나는데요?

 

 그건

 

 생각 안 해 봤는데

 

 짝사랑 절망 편

 

 [옅은 웃음]

 

 고마워요

 

 (엔제이정신 번쩍 들게 해 줘서

 

 [웃음]

 

 (연수이 시간에 갤러리를?

 

 문 닫았잖아

 

 (잠깐이면 돼금방 끝나

 

 (연수뭐야카드가 있었어?

 

 [카드 인식음]

 

 (잠깐 들어올래?

 

 [조명이 탁 켜진다]

 

 설마 너 개인전 여기서 여는 거야?

 

 (

 

 (연수

 

 네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새삼 다시 한번 느낀다

 

 최웅 작가님

 

 근데 왜 굳이 이 시간에 와서  확인하는 거야?

 

 (

 

 이번에 이 시간에  전시회를 한번 해 볼까 해서

 

 야간에?

 

 (

 

 남들 다 자는 새벽까지

 

 (연수근데 너무 늦은 시간이면

 

 사람들이 잘 안 오지 않을까?

 

 홍보하기도 쉽지 않을 거 같은데

 

 (그래서 계속  반대당하고 있는 중이긴 해

 

 [피식 웃는다]

 

 (연수아티스트님하고 우리하고는  생각이 달라도 한참 달라

 

 근데 왜  이 시간에 하고 싶은 거야?

 

 그냥

 

 이 시간에 그려진 그림들이니까

 

 (그리고

 

 늘 내가 깨어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감성적인 음악]

 

 (연수잠깐

 

 혼자 깨어 있을  너의 시간들을 생각해 봤는데

 

 꽤 외로울 것 같아

 

 그림 그릴 때

 

 무슨 생각 해?

 

 그 기나긴 시간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글쎄

 

 생각 안 해 봤는데?

 

 이것보다 더 완벽한 상상은

 

 없었던 거 같아

 

 (가늘게 긋는 선 하나에

 

 움직이는

 

 초침 한 칸에

 

 그 모든 해에

 

 그 모든 순간에

 

 국연수가 없었던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무슨 상상?

 

 (그리고 앞으로도

 

 내 모든 시간을

 

 국연수를 사랑하는 데 쓸 거예요

 

 가자집에

 

 (연수

 

 [감성적인 음악]

 

 (지웅정말 이 짝사랑에  끝이 있는 거라면

 

 [한숨]

 

 그 끝이 지금쯤이었으면 좋겠어요

 

 [한숨]

 

 [지웅의 한숨]

 

 [웅의 힘주는 숨소리]

 

 (다 떨어졌네

 

 나 갈래

 

 (지웅아까 분명히  가라고 했던 거 같은데?

 

 [웅의 한숨]

 

 왜 또할 말 남아 있어?

 

 [웅이 입소리를 쯧 낸다]

 

 [웅의 한숨]

 

 (

 

 너 우리 집에서 살래?

 

 ?

 

 너희 집

 

 뭔가 좀

 

 쓸쓸해

 

 허튼소리 하지 말고 빨리 가

 

 (다행이다

 

 수락할까 봐 걱정했는데

 

 [헛웃음]

 

 좀 자

 

 잠은 집에서 자

 

 여기서 집은 내 집도 포함

 

 [한숨]

 

 (지웅혼자만  또 나쁜 새끼 되는 거

 

 [감성적인 음악]

 

 그것도 이제

 

 더는 못 하겠으니까  [한숨]

 

 (영원히

 

 이 세상에서 계속 살고 싶은데  [연수가 인사한다]

 

 (연수항상 불행은

 

 행복의 얼굴로 다가오니까요

 

 (별거 아니야

 

 (엔제이깔끔하게 무시하자

 

 [웅이 놀란다]

 

 친구 안 할 거예요

 

 (채란선배의 결말은 뭐예요?

 

 (연수근데 지웅아

 

 왜 나 안 봐?

 

 (은호형이 연수 누나를  또 만난다는 게 이해가 안 돼

 

 [웅이 놀란다]  (연수자주 싸우고  헤어지는 커플일수록

 

 (너 뭐 하냐국연수?

 

 (연수다시 헤어질 확률이  더 높대

 


 

.그 해 우리는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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