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그이 12
(은동) 야, 너 내 배우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안 돼, 안 돼
당장 오늘부터 촬영 못 하게 생겼는데
(은동) 너 어떻게 책임질 거야?
(웅) 저기, 대표님
(은동) [버럭 하며] 어?
[문이 달칵 열린다]
(웅) 왕준아
- (조연출) 왕준 씨 - (루비) 어?
[차분한 음악]
[사람들의 놀란 신음]
(다다) 저, 저기…
괘, 괜찮으세요?
마왕준
너 지금 무슨 짓 하는 거야, 응?
[웅의 어색한 웃음]
(웅) 역시 우리 왕준이가 기사도 정신이 워낙에 보통이 아니잖아요
- (웅) 예, 여자가 남자한테 맞았는데 - (조연출) 기사도…
(웅) 가만히 있으면 마왕준이 아니지
현장에서 다들 보셨잖아, 안 그래?
- (조연출) 마왕준! - (웅) 안 그래? 현장에서 못 봤어?
- (규리) 오, 옳소 - (웅) 그럼
(규리) 아니, 여자가 남자한테 맞았는데
가만히 지켜보는 남자들이 개매너죠
마왕준 씨처럼 이렇게 해야지 다들 뭐 하는 거예요?
(루비) 알았,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 좀 떨어져요, 좀
좀 떨어져
(조연출) 감독님
정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시즌2 시작부터 손찌검이 오갔다는 말이 돌면 좀…
[감독의 헛기침]
오늘 촬영은 접읍시다
(감독) 그, 저기, 작품 망하는 꼴 보기 싫으면 입단속들 하고
- 리얼 팀, 나랑 따로 얘기 좀 해 - (웅) 예 [무거운 음악]
(조연출) 정리하겠습니다
(웅) [살짝 웃으며] 고생하셨습니다
[저마다 인사한다] 고생하셨습니다, 아유, 고생들 했네
[웅의 어색한 웃음] - (규리) 다다, 괜찮아? - (웅) 예, 고생하셨어요
(웅) 예, 고생하셨습니다
저…
(규리) 아니, 실리콘 스킨에 땅콩은커녕
땅콩 껍질도 안 들어가거든요
아, 근데 땅콩 알레르기라니 말이 안 되잖아요
그 말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났잖아
(감독) 마왕준 여기 난리 난 거 나만 봤어? 어? 나만 봤냐고!
(진) 저, 감독님, 사실
저도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데 아무 문제 없었거든요
그, 아까 저 이쪽 목에 붙이고 있던 스킨 보셨죠?
그것도 마왕준 씨하고
똑같은 실리콘으로 똑같은 날 만든 스킨인데
저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마왕준 씨만…
(규리) 아, 아! 혹시
자기도 모르게 어디서 그, 땅콩을 먹은 건 아니래요?
그게 말이 돼?
(감독)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좀! 씨
저, 감독님, 사실
특분 준비실에서 아까 누가 나가는 걸 봤는데
뭐?
저, 혹시 CCTV 한번 돌려 볼 수 없을까요?
(규리) 어, 네
그럴 필요 없어
마왕준 측에서 엄 팀장하고
다시 얼굴 보는 일 없게 해 달래
그럼…
못 알아듣겠어?
너희 리얼 팀
전부 아웃이라고
- (진) 예? - (규리) 네?
아…
[무거운 음악]
(다다) 저, 죄송합니다
모두 저희 리얼 팀 잘못입니다
용품 관리 제대로 못 한 제 책임입니다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당연하지
아니, 실수인지 아닌지도 모를 일 한 번 있었다고
이렇게 하루아침에 쫓아낸다고요?
[한숨 쉬며] 어쩌겠어
엄 팀장이 있는 한
금 대표가 KIN 엔터 배우들 전부
(감독) 우리 방송국하고는 일 못 하게 하겠다는데
[감독의 한숨]
그럼
저만 나가겠습니다
- (규리) 야, 엄다다 - (진) 누나
저희 리얼 팀 실력은
누구보다 감독님이 제일 잘 아시잖아요
(다다) 시즌2 준비 이미 완벽하게 끝낸 상태입니다
아무런 잘못 없는 팀원들은
실력 발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한숨]
[한숨]
[한숨]
(보원) 영구야, 아까는 잘 참았어
네가 그 빡빡이 아저씨 한 대 치기라도 할까 봐
엄청 조마조마했다
(영구) [한숨 쉬며] 그러고 싶었는데
나 때문에 여자 친구가 곤란해지면 안 되니까
우리 영구 사람 다 됐네
(보원) 네가 형보다 낫다
[보원의 웃음]
[감독이 혀를 쯧 찬다]
(보원) 저, 어떻게 됐습니까?
(규리) 아,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요
진짜 눈치 없어
(보원) 아, 역시 잘렸구나
- (규리) 아, 진짜! - (진) 아, 진짜
네, 저만요
다다 씨만요?
(영구) 아이, 괜찮아?
그럼요, 괜찮고말고요
(규리) 엄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언니가 유진이랑 보원 씨 이끌고 잘 해낼 거잖아
(다다) 나 언니가 시즌1 내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알아
시즌2 끝까지 또 얼마나 잘 해낼지도 알고
유진이도 그렇고
(규리) 계집애
[진의 한숨] 말은 잘해요, 진짜
[살짝 웃는다]
[풀벌레 울음]
(웅) 조심 [왕준의 한숨]
[웅의 한숨]
병원에 가자니까
[입소리를 쩝 낸다]
이제 아픈 데도 없는데 뭐 하러 가
[웅의 한숨]
(웅) 1위 '마왕준 입원', 2위 '마왕준 땅콩'
아휴, 난리도 아니네
절대 다다가 그랬을 리는 없고 범인이 누굴까?
뭐 짐작 가는 사람 없어?
(왕준) 있어
그게 누군데?
영구라는 놈
[의미심장한 음악] (보원) 네 정체 탄로 나면
그땐 너도 나도 엄다다 씨도
정말 다 끝이에요, 알겠지?
[보원이 말한다] (왕준) 아무래도 그놈이 제일 의심스러워
(웅) 에이, 설마
촬영하면서 스킨 수없이 붙여 봤어
거기에 땅콩 안 들어가는 거? 내가 누구보다 잘 알아
이번 일 분명 누군가 꾸민 짓이야 [문이 달칵 열린다]
[은동의 한숨]
누나가 열어 줬어?
(웅) 아이, 계란죽 사 오셨다길래
너 아플 때 그것만 먹잖아
(은동) 말했잖아
시즌2 끝날 때까지는 내가 케어하겠다고
사람들 보는 앞에서 여자 때리는 게 케어야?
오늘 일도 당신 작품이지?
(웅) 왕준아, 대표님은 너 땅콩 알레르기 있는 것도 모르셔
누가 그래?
이 사람이 그래?
(웅) 아까 병원 가는 길에 조연출이 그러더라고
대표님이 샌드위치 나눠 줄 때 다다랑 둘이 얘기하는 거 들었다고
대표님, 리얼 팀은 어떻게 됐어요?
그대로 가기로 했다
[웅의 안도하는 숨소리]
(웅) 다행이네
엄 팀장만 해고하는 걸로 하고
(왕준) 뭐?
다다한테는 자기 목숨보다 소중한 일이야
아버지 때부터 이어 온 가업이라고!
그럼 어떡하냐 감독이 그렇게 결정을 했는데, 응?
(은동) 물론 나도 안타깝기는 하다
응?
(은동) 말했을 텐데
다치는 건 엄다다라고
(왕준) 뭐?
난 너 안 건드려
내 상품에 하자 생기는 건
[피식 웃는다]
안 되잖아
(왕준) 다들 돌아가, 이제
아휴, 너 밤새 또 아프면 어떡하려 그래
나 거실에서 잘게
아니야, 괜찮아 누나 집에 가서 편안하게 자
(왕준) 나는 대체 누가 범인일지
혼자 곰곰이 좀 생각해 보고 싶어서
[피식 웃는다]
[입소리를 쩝 낸다]
(은동) 그래, 그럼
어차피 촬영도 연기됐는데
이왕이면 몸도 머리도 좀 식히고
응?
(다다) 자, 다 했다
작업물도 다 모아 놨으니까
세트장으로 옮겨 가지고 편하게 작업해
촬영 때마다 여기까지 오가는 거 힘들잖아
근데 누나 없이 우리끼리 할 수 있을까요?
알아서 잘할 거면서 그런다
(다다) 내가 계속 리얼 팀 안에 있는 거 알면
금 대표가 트집 잡을까 봐 그래
(보원) 아, 그럼 다다 씨는 다른 작품을 하는 건가요?
- (규리) 아이, 진짜, 씨 - (진) 아이, 쉿, 조용히…
(규리) 아이, 아저씨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자꾸 그렇게 눈치 없이 나댈 거예요?
(진) 그게 아니라요, 형, 팩트는
오늘 있었던 일이 벌써 이 바닥에 소문이 쫙 퍼져 가지고…
죄송합니다
(규리) [한숨 쉬며] 차라리
내가 마왕준 설득해 볼까?
언니, 마왕준 씨 지금 아픈 사람이야
너도 아프잖아
뺨 맞은 걸로 전치 2주는 그냥 나올 수도 있거든?
나는 몸 건강한 걸로 되게 유명하잖아
(다다) 나 괜찮아 [휴대전화 알림음]
(규리) [헛웃음 치며] 이것 봐, 이것 봐
'팬 여러분, 걱정 마세요'
(진) '#팬여러분전괜찮습니다'
[규리의 어이없는 웃음]
(규리) 야, 엄따, 아프긴 개뿔
[규리의 성난 신음] (진) 오, 근데 그래도
다다 누나 욕먹을까 봐 일부러 올렸나 보다
(다다) 자, 다 끝난 거 같은데
해산할까?
(진) 알겠습니다 [진이 박스를 쓱 집어 든다]
갑시다
근데 영구 씨는 안 가요?
(영구) 예
(규리) 다다야, 너 사촌 동생이랑 같이 살고 있었어?
(진) 아, 아, 그러니까 우리 매형은
그러니까 그, 일단 나가서 나가서 얘기해요
내가 나가서 얘기해 줄게, 나가서
영구 씨 내 남자 친구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규리) 뭐?
[보원의 탄성] [잔잔한 음악]
(다다) 아, 연애도 시작했겠다
안 그래도 놀고 싶었는데 잘됐지, 뭐
[규리의 어이없는 신음]
나는 휴가 받았다고 생각하고 잘 즐기고 있을 테니까
내 몫까지 잘 부탁해
그럼 나는 먼저 퇴근할게
(보원) 영구야, 어, 잠깐 얘기 좀 할까? 어
[규리가 진을 탁 잡는다]
(규리) 너 알고 있었어?
[진의 헛기침]
(진) 네 [규리의 어이없는 숨소리]
오늘 들어온 저 남보원인지 넘버원인지 저 신입도 알고
너도 알고 있는데
나만 몰랐다고?
아이, 그래도 다다 누나한테 말 못 할 사정이라는 게 있었겠죠
많이 섭섭해요?
[보원의 한숨]
(보원) 야, 영구야, 생각해 보니까
너하고 다다 씨 사이 밝히는 게 플러스야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널 로봇이라고 의심 안 할 거 아니야
[탄성] [손가락을 탁 튀긴다]
(영구) 응
- (영구) 아, 아, 맞는다 - (보원) 응?
이게 뭐야?
오늘 스턴트 하고 받은 일당
[입바람을 후 분다] [놀란 신음]
이렇게나 많이 줬어?
[보원의 놀란 탄성]
형
나 계속 일할 수 있게 좀 도와줘
여자 친구 대신 내가 벌고 싶어
아이, 뭐, 힘이야 워낙 좋으니까
어딜 가서든 잘할 건데
너 혼자는 안 돼, 알잖아
그럼 여자 친구랑 같이 할 수 있는 일 없을까?
[보원의 생각하는 신음]
[손가락을 딱 튀기며] 오케이, 걱정하지 마
[흥미진진한 음악] 형이 왕창 돈 되는 걸로 물어 올게
[보원이 숨을 씁 들이켠다]
(보원) 야, 근데 영구야, 아까 다다 씨가
'내 남자 친구잖아' [영구가 피식 웃는다]
[보원의 요란한 웃음]
- 어? 형 - (보원) 어?
(보원) 아, 아, 왜, 왜, 왜, 왜?
형 신발에 뭐 묻었다
(보원) 아, 이거?
아, 이거 아까 내가 특분 준비실에서 블러드 쏟았는데
그때 밟았나 보다
- (영구) 아… - (보원) 괜찮아 [보원이 살짝 웃는다]
(보원) 아무튼 내일 형이 연락할게
'내 남자 친구잖아'
와, 호!
[발랄한 음악]
[한숨]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다다) 이 맛이야, 진짜
다들 갔어요?
응, 다들 갔어, 여자 친구
계속 같이 붙어 있어야 되는데
괜히 오해할까 봐 말했어요
내 맘대로 팀원들한테 남자 친구라고 소개해서 미안해요
어? 아이, 아니, 아니, 아니, 아니야
[다다가 살짝 웃는다]
(영구) 여자 친구의 남자 친구가 돼서 정말 진심으로 기쁘고 행복해
[입소리를 쩝 낸다]
아, 작업실도 싹 다 정리했겠다
백수 된 기념으로
나 그동안 바빠서 못 했던 것들 몽땅 다 할 거예요
[피식 웃는다]
- 뭐 하고 싶은데? - (다다) 음…
일단 맛집 탐방 할 거예요
매운 떡볶이, 매운 닭발, 매운 갈비찜
(다다) 그리고 쇼핑도 할 거예요
또, 아! 그, 방 탈출 카페
왜요, 재미없을 것 같아요?
(영구) 여자 친구는 아까부터 계속 웃고 있지만
나는 보여
지금 여자 친구의 미소는
90%의 슬픔과
7%의 인내와 그리고 2%의 후회로
이루어져 있어
[애잔한 음악]
[옅은 웃음]
들켰다
(다다) 그러면 남은 1%는 뭔데요?
남자 친구한테 안기고 싶은 마음
공과 사는 지켜야 된다면서요
(영구) 괜찮아
지금 여긴
여자 친구랑 나밖에 없잖아
[다다가 흐느낀다]
10년 동안 한 일이에요
처음엔 실수도 많았고
[훌쩍인다]
프로답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다다) 하지만 사람을 다치게 한 적은 없었는데
내가 아빠 이름에 먹칠한 거예요
다 내가 잘못한 거예요
[다다가 훌쩍인다]
[흐느낀다]
(지석) 이제 속이 좀 시원해? [어두운 음악]
(보원) 감사합니다, 지부장님
저 끝까지 믿어 주셔서요
[보원의 웃음]
제로나인이랑 엄다다 두 사람 잘 관찰해서
보고서나 책임지고 올려
(지석) 본사 쪽에서 보안 문제로 다이애나 계약을 해지하긴 했지만
남보원 네 해고 명령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니까
하지만 이번에
제로나인 관련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 복귀할 수 있도록 내가…
평생 존경하겠습니다
[보원의 웃음] (지석) 쯧, 본사에 보고서 올려
(직원) 네
(보원) 저, 근데 지부장님, 괜찮은 거겠죠?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
분명 제로나인한테 엄청 무리가 가고 있을 텐데
혹시
멜트다운이 된다거나
여태 관련된 사례가 없어서 섣불리 판단하긴 힘들지만
아무 일 없길 바라야지
[한숨 쉬며] 네
가 보겠습니다
"크로노스 헤븐"
[무거운 음악]
제로텐을 한국 지부로 보냈다고?
주문자
주문자가 기밀이라니
[한숨]
(왕준) 어? 여기 잠시만요
[경비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왕준이 숨을 씁 들이켠다]
출입 카드 필요한 7층까지 간 거면 무조건 스태프인데
씁, 죄송한데
여기 한 번만 더 보여 주시겠어요?
[경비원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왕준) 키랑 체구랑
완전 그 자식이랑 비슷한데
[새가 지저귄다]
(영구) 여자 친구, 일어나자, 아침이야
[다다의 피곤한 신음]
여자 친구, 아침이라니까
여자 친구, 일어나
[영구가 연신 입바람을 후후 분다] [경쾌한 음악]
[짜증 섞인 신음]
(다다) 하지 마요
- (영구) 빨리 일어나 - (다다) 하지 마
[영구가 연신 입바람을 후후 분다] (다다) 하지 마요
[귀찮은 신음] (영구) 이래도 안 일어날 거야?
- 하지 마 - (영구) 이래도? [다다의 힘겨운 신음]
(영구) 일어나라고, 여자 친구
[영구의 웃음]
(다다) 응?
뭐예요, 이게?
오늘도 좋은 하루
[웃음]
[다다의 웃음]
[함께 웃는다]
[함께 웃는다]
[다다의 놀란 신음]
[함께 웃는다]
(다다) 뭐야, 아침 차려 놨다더니
이게 끝이에요?
(영구) 응
뭐, 맛집 투어 할 거니까
점심에 데이트하면서 맛있는 거 먹어야지
데이트?
데이트 안 가는데?
데이트하려고 나 아침 일찍부터 깨운 거 아니었어요?
여자 친구, 얼른 밥 먹어
밥 먹어야 우리 일하지
응?
[노크 소리가 들린다]
(보원) ♪ 실례, 실례합니다 ♪
♪ 실례, 실례하세요 ♪
[경쾌한 음악] (다다) 그건 또 뭐예요?
[보원의 힘주는 신음]
우리가 힘을 모아서 갚을 할부금입니다!
[영구의 결의에 찬 신음]
[다다의 어이없는 신음]
(다다) 이걸 해서 할부금 120만 원을 벌겠다고요?
(보원)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영구가 있잖아요
영구만 있으면 이딴 인형 천 마리도 거뜬합니다
(영구) 응 [다다의 웃음]
천 마리도 다 좋은데
일단 한 마리라도 제대로 된 눈을 갖는 게 좋겠네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보원) 뭐야?
에이그, 이거 다 다시 해야겠네
에이, 쯧
그러면은 마왕준 씨 드라마도 다시 찍어야 되나?
(영구) 형
(보원) 아니, 그…
인터넷에서 마왕준 그렇게 만든 범인 찾겠다고 난리가 나…
[한숨]
[옅은 웃음]
혹시라도 영구가 휘말리게 될까 봐 걱정이 돼서요
영구 정체가 드러나면 안 되잖아요
[윙윙 소리가 난다]
(영구) 여자 친구, 잠깐 들어가서 쉴래?
나머지는 형이랑 내가 할게
그래 줄래요?
안 그래도 피곤했는데
[다다의 한숨]
(다다) 저…
영구 씨 정체 탄로 나지 않게 조심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네
[문이 탁 닫힌다]
[휴대전화 조작음]
[쓸쓸한 음악]
너 아무 이상 없다 그랬잖아
형한테 거짓말한 거야?
별거 아니야
(영구) 그냥 여자 친구 볼 때 가끔 그래
(보원) 주로 어떤 때 그랬는데?
여자 친구가
힘들어할 때
[윙윙 소리가 난다]
(영구) 아파할 때
(다다) [울먹이며] 나도 그쪽처럼 여기가 윙윙거려요
너무 아파요
그러니까 가지 마요, 제발
슬퍼할 때
일단 지부장님하고 상의해 볼 테니까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은 형한테 바로 얘기해야 돼
알겠어
(영구) 근데 형, 나
여자 친구를 위로해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까?
어, 일단 다다 씨는 지금 많이 우울한 상태잖아
- 우울? - (보원) 옥스퍼드 대학교
1992년 리처드 박사님 연구에 의하면
우울한 사람한테는
햇빛을 많이 보면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햇빛?
햇빛 아래에서 많이 걷고 뛰고 움직이는 게
기분 전환엔 최고라고
[탄성]
햇빛 아래서 많이 걷고…
(다이애나) 켄은 아주 잘 지내고 있겠지?
[의미심장한 음악]
그래야 부숴 버릴 때 재밌을 텐데
(다이애나) 아, 란
새 본사에서 새 장난감 보낸다는 연락 없어?
네, 아직입니다, 아가씨
한국 지부나 본사나
다들 느려 터져 가지고
애들 옷 누가 입혔어?
옷이 바뀌었잖아
죄송해요, 둘이 너무 똑같이 생겨서
넌 진짜 눈을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구나
(다이애나) 어? 야, 어딜 봐서 얘네가 같은…
덕분에 아주 좋은 생각이 나서
오늘은 그냥 넘어갈게
란, 당장 차 대기시켜
아주 재밌는 놀이가 생각나서
(란) 네, 알겠습니다
"리얼"
[문이 달그락 열린다]
[왕준의 한숨]
네가 왜 아직도 여기 있어?
당장 이 집에서 안 나가?
여자 친구 피곤해서 낮잠 자는 중입니다
말씀하실 거 있으면 저한테 말씀하십시오
(왕준) 너 목적이 뭐야?
네 옆에 붙어 다니는 새끼는 누구고
왜 둘이서 다다 옆에서 알짱거리냐고
(다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한숨 쉬며] 엄다다
(왕준) 나랑 얘기 좀 해, 이 자식 없는 데서
(다다) 잠깐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다다의 한숨]
[왕준의 한숨] (다다) 할 말이 뭔데?
땅콩 분말
접착제에서 나온 거야
그걸 어떻게 알았어?
전에 같이 작품 했던 특분 팀 감독님한테 확인했어
접착제에도 그런 성분은 없는데
누군가 일부러 넣은 게 확실해
내가 CCTV도 확인했는데
모자에 마스크까지 한 수상한 놈 하나 나오더라
[무거운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다다) 어, 저, 저기…
(조연출) 엄 팀장님
지금 마왕준 씨 지금 특분 시작하셔야 되거든요
준비 좀 해 주세요
- 예 - (조연출) 네, 감사합니다
(다다) 맞아, 그런 사람 있었어
너 얼굴 확인했어?
모자를 썼는데
뒷모습만 봐서 얼굴은 못 봤어
누구 짚이는 사람 없어?
(왕준) 꽃 상자로 협박했던 사람이 금 대표였던 것처럼
범인이 가까이 있을 수도 있어
모르겠어
그래, 내가 좀 더 알아볼 테니까
(왕준)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무도 믿지 말고
조심해
(다이애나) 마왕준
쟤가 왜 저기 있을까?
란
저 둘이 무슨 사이 같아?
(란) 두 사람 모두 방송 쪽 일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건 절대 동료의 사이가 아니야
사람 시켜서 저 둘 사이 좀 캐 봐
(란) 네, 아가씨
(지석) 코딩이랑 메모리 점검은 끝났다고 하니까
[시스템 작동음] 외형만 마무리되면 바로 본사에서 보내올 거야
이번에 제로텐 구매한 고객은
오픈 안 된 시크릿 고객이니까
(인혁)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에
아, 어떻게든 제로나인 되돌릴 방법을 찾아야죠
지금 우리에겐
제로나인을 움직일 힘이 없어
지부장님
(인혁)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자동문 작동음]
[흥미진진한 음악] (다이애나) 안녕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다이애나) 아, 이게 새 로봇이구나
(지석) 저희 크로노스 헤븐과는 계약이 해지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인혁) 아니, 저희가 어떻게든 제로나인을 회수해서
빠른 시일 내에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이애나) 그래서 이거 언제 받을 수 있는데?
(인혁) 네?
몰랐지?
이거 내가 주문한 거거든
(인혁) 어, 그, 지금 당장 본사에 연락 넣으면 일주일 안으로 받을 수…
아, 그럴 필요 없어
(다이애나) 배송도 내가 직접 본사에다 콘택트할 테니까
너희들은 그냥 빠져 있어
제로텐 문제로 너희들이 내 눈에만 안 띄면
제로나인 일들은 다 잊어 줄게
아, 맞는다
나 궁금한 거 한 가지
뭡니까?
제로텐 얼굴 말이야
[시스템 작동음]
이미 이 세상에 있는 얼굴로 만들어도
되는 거지?
(다다) 왜요?
(영구) 너무
너무 적어
너무 적어요?
이것보다 더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영구) 응 [다다가 살짝 웃는다]
[한숨]
(다다) 그래도 수고했어요
[밝은 음악] 아이, 잘했다
[윙윙 소리가 난다]
[헛기침]
아저, 아저씨가 다음에
500마리 준다고 하셨으니까
다음에 더 많이 벌면 돼
그래요, 다음에
다음에 더 잘하면 돼요
(영구) 응
으음, 오랜만에 먹으니까 더 맛있네
(영구) 여자 친구 이, 이, 이거 해 보면 어때?
- (학생1) 야, 너 마왕준 기사 봤어? - (학생2) 헐, 대박
(학생2) 완전 대박이더라
특수 분장? 그 여자가 마왕준한테 일부러 그랬다는데?
(학생1)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
(학생2) 얼굴 보니까 딱 그렇게 생겼더라
- (학생1) 얼굴 봤어? - (학생2) 걔 신상 털렸잖아
(학생1) 야, 사진 봐 봐, 사진 봐 봐
[학생들이 수군거린다]
(다다) 어디 가는 거예요?
(영구) 근사한 곳
[다다의 거친 숨소리]
[다다의 힘겨운 신음]
아, 힘들어
(다다) 심장 터질 것 같아
[다다의 거친 숨소리]
아니, 근사한 곳이 겨우 여기예요?
여자 친구한테 근사한 음식은 떡꼬치잖아
(영구) 나한테 근사한 곳은 여기야
여자 친구랑 내가 같이 사는 집
[살짝 웃는다]
[다다의 가쁜 숨소리] 어?
[부드러운 음악]
아까 그 학생들이
내 얼굴 알아볼까 봐
그래서 달린 거죠?
아닌데?
보원이 형이 기분 전환에는 달리는 게 최고라고 알려 줬어
(영구) 그래서 달린 거야
여자 친구 기분은 어때?
좋아졌어?
그럼 됐어
[살짝 웃는다]
자, 이거
그거 하면 여자 친구 기분이 더 좋아질 거야
여자 친구가 인형 눈 붙이기도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 그랬잖아
여자 친구도 다음을 만들었으면 좋겠어
마왕준 얼굴
내가 그러지 않았다는 거 믿어요?
믿어
특수 분장은 여자 친구가 사랑하는 일이잖아
왕준이랑 아까 무슨 말 했는지
안 궁금해요?
- (영구) 응 - 왜요?
그것도 믿으니까
고마워요
[차분한 음악]
나 나갔다 올게
지, 지금요? 갑자기?
어딜요?
우리
돈 벌어야 되잖아
[어이없는 웃음]
이따 봐, 여자 친구
[피식 웃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 (진) 매형 - 어, 유진 군
[진의 가쁜 숨소리]
(진) 아, 형한테 연락받고
규리 누나한테 사진 바로 보내 달라고 했는데
문자 왔어요?
응, 블러드 묻은 구두 사진 보내 줬어
하, 다행이다
저, 혹시 유진 군은
아, 아, 아, 아! 어, 나, 나도 있었어요, 형
- (영구) 미안 - (진) 아, 그, 그리고 이거
(진) 형이 부탁한 출입 카드
[영구의 한숨]
고마워
(진) 뭔지 모르겠지만 우리 다다 누나 위한 일인 거 맞죠?
(영구) 응
그럼 결과 나오면 저한테도 꼭 알려 주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발자국은 다 지워진 것 같은데
[의미심장한 효과음]
(왕준) 너, 이씨…
[왕준의 헛웃음]
역시 너였냐?
제가 한 거 아닙니다
아니긴
그럼 이 시간에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건데?
범인 족적을 찾았습니다
뭐?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제 특수 분장실에 블러드를 쏟았다고 합니다
(영구) 확인해 본 결과
팀원들 신발에는 모두 블러드가 묻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양은 없었습니다
분명 범인의 족적입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한숨]
(왕준) 나도 CCTV 확인해 봤어
[한숨 쉬며] 범인의 신발 사이즈는 260
블러드는 아직 묻어 있을 겁니다
(영구) 혹시나 해서 그런데 [한숨]
마왕준 씨 260 신으십니까?
[헛웃음]
너 지금… 야, 너 나 의심하냐, 지금?
[익살스러운 음악]
(왕준) 야, 그래, 야, 280
딱 맞게 신은 내 사이즈, 어?
너 봐 봐, 네 거 봐 봐
아, 지금 저를 의심…
(영구) 저 270입니다
깨끗합니다
[헛기침]
마왕준 씨도 여자 친구 걱정하고 있다는 거 압니다
범인 잡는 거 도와주십시오
난 너 못 믿겠는데?
마왕준 씨
여자 친구가 다시
특수 분장 팀에서 일할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그래서
어떻게 도울 건데?
(영구) 어제 현장에 있던 사람들 신발 모두 확인해 보면 됩니다
(왕준) [헛웃음 치며] 야
그날 현장에 있었던 스태프들 중에
특분실 오갈 수 있는 사람만 해도 수십 명이거든?
그걸 일일이 다 어떻게 확인하냐? 이씨, 쯧
(영구) 아… [왕준의 한숨]
[피식 웃으며] 야, 잠깐만
너도 내일 촬영 오지?
네
거기서 한 방에 가능하겠다
신발 확인
[다다의 한숨]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학생3) 그, 여기가 중학교인 거 아시죠?
연극반에서 올리는 작은 무대인데
그, 이력이 너무 화려하셔서
큰 무대든 작은 무대든 상관없습니다
맡겨만 주시면 완벽하게 해내는 게
제 직업 정신이거든요
뭐, 열심히 해 주시면 저희야 감사하죠
근데
(학생3) 돈은 연극부 회비로 드리는 거라
금액이 많지 않은데
괜찮으실까요?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준비하시는 모습만 본 거로도
충분합니다
페이는 괜찮습니다
(학생3) 네?
내가 이 연극부 1기 선배거든
(학생3) [놀라며] 선배님
[다다가 살짝 웃는다]
(영구) 여자 친구, 왔어?
(다다) 네
(영구) 여자 친구
갑자기 장을 왜 봐 왔어?
뭐 해 먹게?
[피식 웃는다]
[입소리를 쩝 낸다]
네, 뭐 해 먹으려고요
뭐…
아니야, 여자 친구
(영구) 아무리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야식은 좋지 않아
특히 이 사과, 이 사과는
아침에 섭취하는 사과는 흔히들 금사과라고 하지만
저녁에 먹는 사과는 이게 위에 산이…
알겠으니까요
얼른 손부터 닦고 와요
알겠어
[밝은 음악]
(영구) 어?
어, 여자 친구 연극부 일 하기로 한 거야?
네, 하기로 했어요
(영구) 잘 생각했어
[영구가 살짝 웃는다]
거기 낡은 대본 좀 펴 봐 줄래요?
(영구) 응?
어? 여자 친구 이름이다
처음으로 크레디트에 이름 올린 게 중학교 때였거든요
(다다) 어찌나 즐겁던지
단역부터 주인공까지
모든 배우들의 얼굴들을 이리 봤다가 저리 봤다가
'어떻게 분장하지?' 생각하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니까요
처음이라 서툴러서 아빠가 많이 도와주셨어요
이맘때 애들은 피부가 약해서 조심해야 된다고
이렇게 과일이랑 채소들을 잔뜩 사다가
천연 화장품도 만들어 주셨어요
(영구) 아, 그러면…
맞아요
그때 아빠랑 똑같은 작업 할 거예요
[다다가 부스럭거린다]
(다다) 아직 끓이기 전이라 묽긴 하지만
어때요?
예뻐
(다다) 다른 색깔도 만들어야 되니까
[영구가 숨을 들이켠다]
[영구의 옅은 신음]
(영구) 여자 친구
조금만 기다려 줘
뭐, 뭐, 뭘…
[영구의 힘겨운 숨소리]
[멀어지는 발걸음] 뭐야
할 거면 제대로 하든가
[가쁜 숨소리]
(영구) 밀당?
안아 주고 싶을 때마다
(보원) 허벅지를 꾹 찌르면서
아홉 번을 참는 거야
그러다가 열 번째가 됐다 그럼 그때 확!
[한숨 쉬며] 와…
와, 이번엔 정말 위험했다
[숨을 후 내뱉는다]
(영구) 이제 네 번만 더 밀어내면 된다
여자 친구, 조금만 기다려
[웃음]
[숨을 후 내뱉는다]
왕준 씨
[웃음]
(감독) 아이, 왕준 씨 [감독의 웃음]
야, 드디어 시즌2 첫 촬영이네
오늘은 진짜 아무 사고 없이 한번 잘해 보자고요, 응?
저, 그전에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아, 뭐…
저 쓰러졌던 날
현장에 있었던 모든 스태프들 다 모아 주세요
아이, 그, 뭐, 다 끝난 얘기를 왜 또
사과드리고 싶어서요
이유야 어쨌든 저 때문에 촬영이 취소됐으니까요
[웃음]
야, 역시 대배우네, 마왕준
(감독) 아이, 뭐, 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지
어차피 그날하고 찍을 신도 똑같아서
같은 배우, 같은 스태프 다 모였으니까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응, 오케이, 가자고
(다다) 아무도 안 왔네?
[살짝 웃는다]
내가 너무 일찍 왔나 봐
아직 아무도 안 왔네?
테스트 분장 할 때 정식으로 인사하려고 했는데
아무도 안 올 거예요
왜?
연극부에 마왕준 팬이 한 명 있거든요
(학생3) 어젯밤에 톡방으로 걔가 선배님 이름 듣더니
[무거운 음악] 난리를 쳐서요
그런 거 아니라고 제가 설득은 했는데
[옅은 웃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하자
대신 부탁이 하나 있어
(학생3) 부탁요?
이거 과일이랑 채소로 만든 천연 화장품이야
(다다) 무대 분장 할 때 사용해 줘
자
판매하는 기성 화장품은
잘못 사용하면 문제 생길 수도 있거든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 마왕준 팬이라는 친구한테 꼭 전해 줘
나 부끄러운 선배 되지 않도록
내 손으로 반드시 범인 잡아서
명예 찾겠다고
(루비) 아니, 왜 불렀는지 알아요?
(진) 네? 아, 글쎄요, 누나, 왜 불렀어요?
(규리) 아, 몰라, 또 트집 잡으려고 불렀겠지 [진의 한숨]
(은동) 그러니까 왕준이가 날 오라고 했다 이거지?
(웅) 네, 그렇다니까요
[은동이 피식 웃는다]
(은동) 푹 쉬고 나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나 보다
(감독) [손뼉 치며] 자, 자
어, '닥터 알파고 시즌2'
우리 주인공 마왕준께서 한마디 하겠다니까
다들 조용히 합시다
[왕준이 입소리를 쩝 낸다]
어, 지난번엔 죄송했습니다
(왕준) 몸 관리도 배우가 해야 될 의무인데 제 실수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사과드리고 싶어서
감독님 통해서 이런 자리 부탁드렸습니다
(루비) 맞아, 잘못 없다, 마왕준, 멋있다!
[루비의 환호성]
(규리) 그럴 거면 우리 엄따나 복귀시켜 주지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서 선물을 준비했는데요
(왕준) 제가 운동화 브랜드 모델인 거 아시죠?
넉넉하게 준비했으니까 모두 받아 가세요
[사람들의 환호성]
(영구) 자, 여러분 운동화는 제가 나눠 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보원) 뭐 하는 거야?
(영구) 나 아르바이트
(보원) 어?
[의미심장한 음악]
(영구) 280, 여기 있습니다, 네
어떤 사이즈로 드릴까요?
- (영구)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스태프1) 감사합니다
(스태프2) 네, 저는 260으로 좀 주시겠어요?
아, 아니다, 아니다, 265로 할까?
아, 이게 발볼이 좀 작게 나왔나요?
265 사이즈니까요
한번 신어 보시면 되겠네요
(스태프2) 아,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 (영구) 여기 있습니다 - (스태프2) 네
(영구) 신발은 제가 챙겨 드리겠습니다
(스태프2) 네, 네
[무거운 음악]
사이즈 이게 딱 좋네
[스태프2가 중얼거린다]
(왕준) [살짝 웃으며] 저기
- (스태프2) 어? - (왕준) 저랑 잠깐 얘기 좀 하시죠
- (스태프2) 예 - (왕준) 예
[스태프2의 탄성]
(스태프2) 신발 감사합니다 저 진짜 갖고 싶었던 거거든요
근데, 씁, 어쩐 일로 이렇게…
접착제에 땅콩 분말 왜 넣었어?
땅, 땅, 땅, 땅콩요?
아이, 누, 누, 누가 그래요?
뭐, 뭐, 본 사람이라도 있대요?
이게 진짜, 이씨
(스태프2) 아니, 아니…
[스태프2의 당황한 신음]
아니, 그…
그, 제, 제가 그런 건 아니고요
그, 돈 준다고 시, 시켜 가지고
누가?
[감독이 말한다] (다다) 감독님
- (조연출) 어? 엄 팀장님 - (감독) 어?
(감독) 뭐야?
잘린 사람이 촬영장엔 왜 오는 거지?
'닥터 알파고 시즌2' 팀원들한테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진) 누나 [진의 가쁜 숨소리]
(규리) 엄따
(다다) 마왕준 씨에게는 더더욱이 그렇고요
정말 잠깐이면 됩니다, 대표님
뭔데?
그날
특분 준비실에 다녀간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다) 뒷모습만 봐서 얼굴은 제대로 확인 못 했지만
CCTV에 찍혔을 거예요
[피식 웃는다]
이제 와서 다른 사람한테 뒤집어씌우겠다?
아니요
특분 준비실 출입 관리를 제대로 못 한 건
제 책임이 맞습니다
그래서 제 일을 그만둔 거고요
(다다) 하지만 누군가 정말
마왕준 씨를 해하려고 했다면요?
[긴장되는 음악]
확인해 보니까
범인은 일부러 땅콩 분말을 섞은 거였어요
범인은 다시 마왕준 씨를 해하려고 할 겁니다
남아 있는 팀원들한테 피해가 갈까 봐 고민하긴 했지만
저, 그 범인 잡으려고 여기 다시 온 거예요
그 범인을 밝혀내는 게 진짜 제 책임을 다하는 거니까요
잡아야 합니다
(왕준) 잠시만요
뭐야, 너?
이 스태프가 대표님께 할 말이 있다네
(스태프2) 잘못했습니다, 대표님
특분 팀 재료에 땅콩 분말
제가 넣었습니다
[규리의 성난 신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은동의 한숨]
(감독) 씨… [루비의 놀란 숨소리]
사주한 사람도 말하세요
그, 그게…
당신 말 똑바로 해
(은동) 이렇게 사람들 보는 데서 거짓말 치면
그날로 당신 인생 종 칠 수 있어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영구) 있습니다, 증거
[왕준이 피식 웃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족적, CCTV 영상
있습니다
누가 사주한 건지는 나중에 따로 알려 드릴 테니까
사과부터 해
엄 팀장 잘못 아니잖아
(왕준) 사람들 앞에서 뺨까지 때린 대표님인데
사과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하셔야죠
미안해, 엄 팀장
그때는 정황이
아무래도 그래서
사과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받겠습니다
저
'닥터 알파고 시즌2'
특분 팀으로 다시 일하겠습니다
[밝은 음악]
[한숨]
(웅)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짓을
(은동) [헛웃음 치며] 야
그 스태프가 톱스타 마왕준 꼴 보기 싫다고 그런 걸
내가 어쩌라고?
정말 끝까지 모른 척하실 겁니까?
(웅) 대표님이 시킨 거잖아요
다다 앞에서 땅콩 알레르기 모른다고 한 거부터
전부 다 쇼였잖아!
[문이 달칵 열린다]
(은동) 왕준아
너만 보고 매니지먼트 한 내 말 믿어? 아니면
그 도박 빚에 허우적대느라고 돈 필요한 그 스태프 말 믿어, 응?
그 사람이 도박 빚에 허우적대는 건 어떻게 아셨을까?
누나
부탁한 거 처리했어?
3시 정각에 나온댔으니까 지금쯤 떴을 거야
(은동) 뭔데, 뭐가 떴다는 건데?
[휴대전화 조작음] (웅) '단독'
'톱스타 마왕준 KIN 엔터 나왔다'
'그를 잡을 다음 회사는 어디일까?'
너
[어두운 음악]
너 나한테 말도 없이
여기서 한마디만 더 하면
오늘 있었던 일 전부 인터넷 뉴스에서 보게 될 거야
그래도 함께한 시간을 생각해서 이 정도로 끝내는 거니까
조용히 꺼져
[무거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마왕준
[코웃음]
이젠 진흙탕 싸움이네
네가 벌인 일이니까
각오는 돼 있겠지?
[휴대전화 조작음]
대박
블러드 묻은 신발이라니
아, 그동안 그거 알아보느라 바빴구나?
(영구) 응 [다다의 웃음]
[영구의 웃음]
여자 친구, 그리고 아까
'사과는 행동으로 받겠습니다'
진짜 멋있었어
(다다) 영구 씨도요
[영구의 웃음] (조연출) 특분 팀
[날렵한 효과음]
[다다의 헛기침] (조연출) 영구 씨
(영구) 예 [익살스러운 음악]
(조연출) 영구 씨가 왜 여기 있어요?
아, 저, 그게…
[조연출의 웃음]
(조연출) 잘됐다, 잘됐어
아니, 마왕준 씨가 연습한다고 이거 갖다 달라 그랬거든요
[웃으며] 영구 씨가 갖다주면 되겠네
잘됐다, 여기요 [다다의 어색한 웃음]
- (영구) 그럼요, 당연하죠 - (조연출)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연출) 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조연출이 살짝 웃는다] (다다) 네
[놀란 숨소리]
[다다와 영구의 안도하는 숨소리]
오늘 일 고맙다고도 해야 되고 내가 갖다줄게요
[날렵한 효과음]
여자 친구는 나랑만 있었으면 좋겠어
공과 사는 구분하자면서요?
아…
[멋쩍은 웃음]
[한숨]
나 다녀올게
[웃음]
[웃음]
[은동의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숨을 들이켠다]
[한숨]
예, 회장님
[어두운 음악] 아, 마왕준 기사, 그…
그거 잘못 나간 겁니다, 예
제가 대주주님들 모시고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힘겨운 신음]
예?
마왕준이 없다고 투자금을 회수하시면
그럼 저희는…
[통화 종료음] 저, 회장님, 저, 회장님!
(화니) 대표님
[은동의 한숨] 기사 봤어요? 지금 인터넷 난리 났던데
마왕준 진짜 우리 회사 나가는 거예요?
- 왜 이렇게 늦어? 이씨 - (화니) 깜짝이야
왜, 왜 소리 질러요 대표님 전화 받자마자 바로 온 건데
- 너 이거 기억나지? - 뭔데요, 이게?
(화니) 이거 전에 마왕준이 대표님 때린 거잖아요
아, 그 새끼 내가 그때부터 이럴 줄 알았다니까요, 진짜, 씨
그래
그러니까 이제부터 네가 마왕준이 되는 거야
(화니) 예?
네가 그토록 탐내던 KIN 엔터 톱 자리
내가 너한테 줄게
[피식 웃는다]
마왕준
너 다다한테 할 만큼 했다
이제 그만 보내 주자
너답게
멋있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웅의 한숨]
(웅) 너도 속이 속이 아니겠다
이거라도 좀 마시고 잠깐이라도 좀 쉬어, 어?
[문이 달칵 여닫힌다]
[뚜껑을 탁 내려놓는다]
아, 뜨거워, 이…
아, 뜨거우면 뜨겁다고 말을 해 주지
아이씨, 뜨거워, 데일 뻔했네, 진짜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이씨
(영구) 혹시 시간 괜찮으십니까? [왕준의 헛기침]
[문이 탁 닫힌다] 뭔데?
(영구) 저,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범인 잡을 수 있었습니다
너 믿어서 같이 한 거 아니니까 착각하지 마
그리고 이거 조감독님이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거기다 놔
[김이 쉭 난다] (왕준) 야, 괜찮…
(영구) 어? 아이고, 아, 휴, 휴지가…
[의미심장한 음악]
(왕준) 야
너 안 뜨거워?
예
저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영구) 눈 뜬 지는 11일
한국 나이로 한 살입니다
너는 이게 보여?
몽골인이냐?
아닙니다
전 메이드 인 코리아입니다
[왕준의 거친 숨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왕준) 야
이상해
생각해 보면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너
사람 아니지?
너 정체가 뭐야?
[부드러운 음악]
(영구) 좋아해, 여자 친구
나 밀당 안 할래, 못 하겠어
(다다) 밀당? 여태까지 밀당하고 있었던 거예요?
(왕준) 대한민국 통틀어서 제일 안전한 곳은 여기뿐이야
(다다)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해
신분 확실한 톱스타 마왕준은 안 된다는 거야?
(왕준) 너 그 자식이 뭐 하는 놈인지 알아?
정체가 뭔지 아냐고, 너
너 조심해, 위험할지도 모르는 놈이야
(왕준) 분명히 뭐가 있어
사람인지도 아닌지도 모르는 것한테
뭐 하는 새끼인지 대답해!
(다다) 뭐 하는 거야, 너!
(왕준) 다다야, 얘 사람 아니야!
(다다) 왕준아, 그게…
알고 있었어?
(왕준) 너 정체가 뭐야?
- (왕준) 말이 되는 얘기를… - (다다) 좋아해
(다다) 영구 씨는 나를, 나는 영구 씨를
서로 좋아해
난 내 방식대로 할 거야
(다다) 영구 씨는 위험하지 않아
지금은 그렇겠지
(다다) 생각하고 아껴 주고 위해 줘
너한테서 반드시 떼어 놓을 거야
.절대 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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