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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나의 봄 14

 

 괜찮아요?

 

 괜찮아요

 

 아니왜 갑자기 거기서

 

 (영도) [차 문을 탁탁 치며나 이거  문 열어 주려고

 

 문을 왜 갑자기

 

 잘해 주고 싶어서

 

 [당황한 웃음]

 

 [영도와 다정의 웃음]

 

 [차 문이 탁 닫힌다]

 

 (다정손 좀

 

 - 왜요?  - (다정아니

 

 (다정손을 이렇게 잡아야 걸으니까

 

 (영도

 

 [함께 웃는다]

 

 - (영도가방 들어 줄까요?  - 안 무거워요

 

 (영도무거우면 말해요

 

 이렇게 잘해 주고 싶었으면서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살짝 웃는다]

 

 [웃음]

 

 (다정가세요

 

 (영도가야죠

 

 다정 씨 아침에 출근해야 되니까

 

 그렇죠주영도 씨도 내일

 

 일해야 되니까

 

 내가 차까지만 바래다줄까요?

 

 (다정왜냐하면 주영도 씨가  여기까지 태워다 줬으니까

 

 그래야 공평할 거 같은데

 

 그럴래요?

 

 좋아요

 

 [밝은 음악]  [다정의 웃음]

 

 (다정이제 가요

 

 (영도다정 씨가 먼저 가야 내가 가죠

 

 내가 바래다준 거잖아요

 

 쓰읍그럼

 

 내가 옥상까지만 바래다줄까요?

 

 그럴까요?

 

 (다정이러다 우리 밤새우겠다

 

 (영도그러니까

 

 들어가요

 

 

 

 [다정이 숨을 들이켠다]

 

 [함께 웃는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영도다정 씨

 

 빨리 안 가고 거기서 뭐 해요

 

 (영도왜 안 들어갔어요?

 

 (다정가는 거 보려고

 

 빨리 가요

 

 갈게요

 

 [휴대전화 조작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문이 철컥 열린다]

 

 [문이 철컥 닫힌다]

 

 (영도이제 막 들어왔고요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불 켰어요

 

 그리고 지금은  냉장고 앞을 지나가고 있고

 

 보통 몇 시에 자요?

 

 (영도, 12시쯤?

 

 (다정늦게 자는구나

 

 다정 씨는요?

 

 나도 이제 그때 자려고요

 

 강릉에 한번 가고 싶은데

 

 주말에 갈까요?

 

 시간 괜찮아요?

 

 그럼요

 

 나도 엄마 한번 봐야 해서

 

 [졸린 목소리로우리 내일 뭐 할까요?

 

 (다정) [졸린 목소리로

 

 - 옥상에서 영화 볼까요?  - (영도?

 

 쓰읍나는 지금 다른 사람들 얼굴은  안 보고 싶은데

 

 다정 씨 나오는 영화면 몰라도

 

 [영도가 살짝 웃는다]

 

 (다정그런 게 어디 있어

 

 [다정이 피식 웃는다]

 

 [새가 지저귄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영도

 

 영도야

 

 왔어?

 

 (승원화 많이 났지?

 

 하늘이가 네 앞에 얼쩡거리지 말랬는데

 

 들어와들어와

 

 아니야아니야  하늘이 보러 온 거라

 

 얼굴 봤으니까 갈게

 

 아유들어와들어와

 

 편한 데 앉아

 

 - 그럼 그럴까?  - (영도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왜 운동 안 나오세요?

 

 제가 좀 바빠서요

 

 (하늘그 말씀 하러 여기까지

 

 그때 제가 물어서 그래요?

 

 뭐가 됐든 저 때문이면

 

 (진호등록비라도  환불해 드릴까 해서요

 

 아니요아니요  환불 기간도 지났을 텐데

 

 괜찮습니다

 

 [살짝 웃는다]

 

 (진호

 

 PD님이

 

 무슨 얘기 안 하세요?

 

 제가 뭐 물어봤다거나

 

 (은하) [작은 소리로잠깐만  나 지금 나가고 있어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문이 탁 닫힌다]

 

 (진호저분한테 관심 있으시죠?

 

 ?

 

 어유아니

 

 아휴어떻게

 

 누구 안 좋아해 보셨나 보다

 

 좋아하면 다 보여요

 

 갑자기 찾아오고 그래서 죄송합니다

 

 (하늘일어나시게요?

 

 [대화 소리가 들린다]

 

 (은하어떡하려고 그래  [남자가 말한다]

 

 [잔잔한 음악]  [웃으며정말

 

 [은하와 남자가 도란도란 대화한다]  [남자의 웃음]

 

 (진호누구 안 좋아해 보셨나 보다

 

 좋아하면 다 보여요

 

 (남자안 되겠어

 

 - (은하안 된다니까?  - 

 

 (은하어떡하려 그래

 

 - 안 돼  - (태정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승원나 영도 보고 왔어

 

 (하늘어  [마우스 조작음]

 

 

 

 너 혹시 한진호 씨하고  무슨 얘기 한 적 있어?

 

 누가 그래?

 

 무슨 얘기 했는데?

 

 (승원아니나한테 와서  영도 좋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너 좋다고 하는 사람은 처음이라  내가 너무 신기해 가지고

 

 근데 그분은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래?

 

 [살짝 웃으며그러니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영도제가 급한 일이 있어 가지고  먼저 들어갈게요

 

 - 들어가세요  - (영도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문이 철컥 닫힌다]

 

 [문이 철컥 열린다]

 

 (영도저기다른 건 아니고

 

 제가 여자 친구가 생겨 가지고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철컥 열린다]

 

 원래 사귀고 있었던 거 아니고?  [문이 철컥 닫힌다]

 

 [작은 소리로명칭만 바뀐 거잖아!

 

 여자 친구로!

 

 [미경의 웃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이제  후진은 안 하겠네

 

 (미경주영도 파이팅!

 

 [부드러운 음악]

 

 [못마땅한 숨소리]

 

 [중얼거린다]

 

 이건 좀이건 좀

 

 [고민하는 신음]

 

 이게 낫나?

 

 [입소리를 쩝 낸다]

 

 [영도의 한숨]

 

 처음 게 낫나쓰읍

 

 (영도이거 아니면 이건데

 

 [시계를 탁탁 친다]

 

 [숨을 깊게 내뱉는다]

 

 (아이연애 고자 당신을 위한 조언 1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하세요

 

 늘 비슷한 머리  비슷한 옷만 입고 다니죠?

 

 그렇죠

 

 (아이한 번쯤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면

 

 스파크가 튈 거예요

 

 색다른 모습이라

 

 [숨을 들이켠다]

 

 [뚜껑을 탁 내려놓는다]

 

 (유경꾸민 듯 안 꾸민 듯 촉촉촉

 

 입술로 뭘 하시려고?

 

 

 

 저리 가세요

 

 (유경나는 내가  칼슨 씨처럼 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지금 보니까  미스 로우젠이 될 거 같아요

 

 [다정이 화장품을 탁 내려놓는다]  저기요

 

 [휴대전화 진동음]  누군지 안 물어봐요?

 

 [화장품을 탁 내려놓는다]

 

 (영도) 5분 후 도착이요

 

 누구셔?

 

 [휴대전화 조작음]

 

 칼슨 씨는 우리 옆집 살았던 사람인데

 

 부부 싸움 하다가  그남편 머리에 네일 건 쏴 가지고

 

 (유경잡혀 들어갔고요

 

 미스 로우젠은 혼자 살다가  외롭게 죽었는데

 

 그걸 아무도 몰라 가지고  2주일이 지난 뒤에 경찰이

 

 (다정나도 이제 나가요

 

 (유경) [영어그래  난 혼자 죽을 거야

 

 

 

 (유경) [한국어얼굴만 볼게요

 

 잘생겼다면서요  [문이 탁 닫힌다]

 

 나 잘생긴 남자 못 본 지  너무 오래돼서 그래요

 

 막 눈이 나빠지고 있어

 

 나 눈이 잘 안 보여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되지 않을까?

 

 (유경한 번만 볼게요

 

 솔직히 좀 자랑하고 싶잖아요?

 

 진짜 얼굴만 보고 갈 거지?

 

 

 

 이상한 거 물으면 안 돼

 

 (다정반갑다고 흥분해서  욕해도 안 되고

 

 '얘기 많이 들었어요  고길동 씨 맞죠?'

 

 일부러 딴 남자 이름 대면서  놀려 먹는 것도 안 되고

 

 '여기 뭐 묻었어요'

 

 '인사 잘 받았다'

 

 그런 장난도 안 되고

 

 진짜 얼굴만 봐야겠네

 

 용돈 달라 그래도 돼요?

 

 농담이에요  나 너무 진짜 기대돼서 그래

 

 (유경얼마나 멋있을까?

 

 [함께 웃는다]

 

 언제쯤 온대요?

 

 [흥겨운 음악]

 

 (다정잠깐만유경 씨

 

 여보세요?

 

 - 못 온다고요?  - (영도여기요여기

 

 (다정어쩔 수 없죠끊어요

 

 [다정이 휴대전화를 탁 넣는다]  누구한테 저러는 거지?

 

 [다정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다정못 온대바쁘대  다음에 봐야겠다

 

 - 진짜요?  - (다정진짜야

 

 [유경의 아쉬운 신음]  다음에 보여 줄게

 

 [익살스러운 음악]  (유경알았어요  다음에 꼭 보여 줘요!

 

 (다정) [어색하게 웃으며멀쩡할 때

 

 [다정의 거친 숨소리]  [문이 탁 열린다]

 

 [답답한 한숨]

 

 [문이 탁 닫힌다]  [한숨]

 

 다정 씨 입술에 뭐 발랐네요?

 

 되게 화사하고 예쁘다

 

 (다정주영도 씨는  머리에 뭘 바른 거예요

 

 - (영도이상해요?  - 따라와요

 

 (영도어디어딜?

 

 말시키지 말고 따라올래요?

 

 조금만 떨어떨어져서

 

 [문이 탁 닫힌다]

 

 [한숨]

 

 [문이 탁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문이 탁 닫힌다]

 

 [밝은 음악]

 

 (다정

 

 시계도 예쁘고

 

 셔츠도 예쁘고

 

 이젠 머리도 예쁘고

 

 (영도

 

 삐진 거 아니죠?

 

 네  [어색한 웃음]

 

 주영도 씨는 이마도 이쁘구나  뒤통수만 이쁜 줄 알았더니

 

 [웃음]

 

 [함께 웃는다]

 

 이제 밥 먹으러 가요

 

 (영도예  [웃음]

 

 (다정주영도 씨  첫 데이트라 긴장했구나?

 

 (영도나만 긴장했구나?

 

 [영도가 입소리를 쩝 낸다]  (다정난 뭐전혀

 

 그냥 평소대로 쓱

 

 [영도가 호응한다]  [다정의 웃음]

 

 [놀란 신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아씨  [옷을 패대기친다]

 

 [짜증 섞인 한숨]

 

 옷이 없어첫 데이트인데

 

 진작 옷장째로 버렸어야 됐는데

 

 어떡하지

 

 [짜증 섞인 숨소리]

 

 (영도아까 그렇게 이상했어요?

 

 (다정아니요아까도 뭐

 

 (영도근데 왜 그렇게  화장실로 막 밀어 넣었어요?

 

 전에 주영도 씨가 했던 말을  써야 될 거 같은데

 

 [발랄한 음악]

 

 (영도어디까지 가려고요?  이제 그만 갈아입죠?

 

 - (다정싫어요?  - (영도

 

 (다정왜요?

 

 (영도지금 나는 너무 맨정신이고

 

 사람들한테는

 

 사람들한테는 눈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영도가 호응한다]

 

 귀신 가발보다  아까 그게 더 창피했구나

 

 그건 작정하고 미친 짓을 한 거고

 

 그럼 내가 다음번에는  다른 스타일로 변신을

 

 - (다정하지 마요  내가 생각해 놓은 게 있는데

 

 길에다 버릴 거예요

 

 알았어요안 할게요버리지 마요

 

 [다정의 웃음]

 

 (다정근데 왜 갑자기 그런 짓을

 

 왜 그런 거예요?

 

 잡지에서 그렇게 하라고

 

 어떤 잡지에서 그런 걸 시켜요?

 

 하늘이 병원에 있던 건데

 

 그렇게 하면 스파크가 튈 거라고

 

 (다정지금보다 더 튀면  죽을 수도 있어요

 

 지금도 찌릿찌릿한데

 

 [영도의 웃음]

 

 쿵 하는 내 심장은  과연 짝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사랑의 '쿵짝쿵짝지금 시작합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스태프들의 환호]

 

 (작가얌전하니 멀쩡하다면서

 

 [승원의 멋쩍은 웃음]

 

 (승원) [작은 소리로그만해그만

 

 (MC) 아이 콘택트의 기회를  누가 가져갈 것이냐

 

 - (MC) 결승전인데요  - (패트릭준비

 

 (패트릭시작!

 

 [출연자의 신음]

 

 [패트릭과 MC의 탄성]  [사람들의 박수]

 

 (패트릭힘이

 

 힘이 대단하시네요한진호 씨

 

 근데 한진호 씨 표정은 왜 저러냐?

 

 시작부터 그랬어

 

 아까 얘기했는데도 저러네?

 

 근데 쟨 또 왜 저래

 

 [작은 소리로웃어웃어!

 

 (패트릭아직까지는 쿵만 있고  짝은 나오지가 않네요

 

 (MC) 하지만 마지막 커플 탄생의  기회가 남아 있으니까요

 

 한진호 씨 출발하겠습니다

 

 (패트릭출발

 

 [부드러운 음악]

 

 (작가제발 받아라?  [승원의 간절한 숨소리]

 

 제발!

 

 (패트릭남성분들

 

 눈을 떠 주세요

 

 (작가제발 받아라제발

 

 죄송합니다

 

 [작가의 절망적인 신음]

 

 (MC) 어쩌죠?

 

 이렇게 해서  한 커플도 나오지가 않았는데요

 

 [승원의 한숨]

 

 (승원어떻게 한 커플도 안 되냐

 

 이거 방송이 될까?

 

 (작가되겠어?

 

 - 새 아이템 없어?  - (작가있어 보여?

 

 편집으로 어떻게

 

 (작가머리 박자

 

 [휴대전화 진동음]  [승원의 한숨]

 

 안녕하세요?

 

 (패트릭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스태프들이 인사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승원오늘 고마웠어요

 

 다음에 또 같이 하면 더 고맙겠네요

 

 (패트릭불러 주세요  [승원의 웃음]

 

 (승원기사 봤어요

 

 이래저래 참 인연이에요  닮은꼴인 데다

 

 내가 또 안가영 씨랑 친하거든요

 

 얼마 전에도 캠핑도 한 번 갔었는데

 

 그때 그 신발 한 짝

 

 어떻게 알아요?

 

 (패트릭죄송한데 부탁 하나만

 

 [풀벌레 울음]

 

 (가영찾아오는 건 안 하기로 했잖아

 

 집주인까지 다 쫓아내고  지금 뭐 하는 짓이야

 

 (패트릭전화기도 없고 차도 없고

 

 집에서는 못 만나니까

 

 (가영그러니까 안 만나야지

 

 겁먹었을까 봐 왔어

 

 사진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사진?

 

 우리 사진 찍혔대?

 

 

 

 아는 줄 알았는데

 

 사진 푼대?

 

 아니얘기 잘됐대

 

 [가영의 한숨]  [무거운 음악]

 

 [속상한 숨소리]

 

 (가영우리 지금

 

 어쩌면 바닷물 퍼마시고  있는 건지도 몰라

 

 아닌 거 알면서

 

 당장 또 목소리 들으면

 

 좋아서 또 이렇게 통화하고

 

 지금도 봐또 만나고 있잖아

 

 목마르다고 바닷물 퍼마시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조심하면 돼

 

 난 아무리 생각해도

 

 왜 네가 안 괜찮을 거 같지?

 

 (가영너 왜 안 무서워?

 

 나보다 네가 더  무서워해야 되는 거 아니야?

 

 난 네가 헤어지자고 할까 봐  그게 더 무서워

 

 난 왜 네가 모르는 거 같지?

 

 우리 이거 터지면

 

 (가영너 지금 그 마음

 

 언제까지일 거 같아?

 

 마음 다 꺼지고 나서도

 

 내 이름이 평생 네 이름 밑에  매달려 있을 거야

 

 그건 알아?

 

 (패트릭) [한숨 쉬며]  이미 얘기한 거잖아

 

 우리 일주일만 헤어져 있어 볼래?

 

 무슨 말이야

 

 일주일 헤어져 보고 살 만하면

 

 [답답한 한숨]

 

 [문이 탁 여닫힌다]

 

 [TV 뉴스가 흘러나온다]

 

 (연아아유너무 더워!

 

 너무 더워서입맛도 없어

 

 (연아와 미란)  - 아유  곱빼기 시킨 사람이 할 말이야?

 

 살려고 먹는 거지!

 

 - 얼마나 열심히 살려고  - (연아아유

 

 (TV 속 기자시민들의  불쾌지수 또한 상당했습니다

 

 높은 온도와 습도로 인해

 

 다른 사람과 조금 닿기만 해도

 

 불쾌감과 짜증이 느껴질 수

 

 (연아?

 

 다정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저거 다정이 아니야?

 

 (TV 속 기자무더위에도 연인들은  다정하게 손을 꼭 잡고

 

 (연아다정이 맞지?

 

 (TV 속 기자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무거운 음악]  이상 TVC 뉴스 이용섭이었습니다

 

 - 그러네  - (연아어머다정이 애인 있었어?

 

 그렇게 됐네

 

 (연아뭐 하는 사람이야?

 

 뭐 하는 사람이긴

 

 다정이가 좋아하는 사람이지

 

 강릉 한번 오라 그래면접 좀 보게

 

 면접 좋아하네

 

 이것저것 이상한 거 물어 가며

 

 애 껍데기 홀랑 벗겨서  난도질 칠 거면서

 

 아유어떻게 알았대무당이야

 

 [연아의 웃음]  [연아가 냉면을 후루룩 먹는다]

 

 (영도다들 고생 많으십니다

 

 (함께위하여!

 

 (민재취하여!

 

 [함께 웃는다]

 

 [민재와 미경의 시원한 신음]

 

 [민재의 다급한 신음]

 

 (민재벌써 한 병 다 드셨네

 

 저기요소주 한 병 주세요

 

 (영도저 때문에 정신없으셨죠?

 

 외부 일정 줄이는 중이에요

 

 (미경좋은 생각이네요?

 

 (민재너무 바쁘셨어요  살도 많이 빠지셨고

 

 (미경그러게요?

 

 포동포동 이쁘던 시절이 있었는데

 

 [미경의 웃음]

 

 (민재그럼 두 분은  언제부터 같이 일을 하신 거예요?

 

 그거는 내가 나중에 따로

 

 (미경지금으로부터 8년 전

 

 [미경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저런

 

 (미경내가 병원도 그만두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집에만 있던 때

 

 그러니까 내가

 

 깜깜한 터널 속에서

 

 네 발로 걷고 있을 때였지

 

 [차분한 음악]  [째깍거리는 효과음]

 

 [전화벨이 울린다]

 

 [미경의 떨리는 숨소리]

 

 [전화벨이 계속 울린다]

 

 [전화벨 소리가 뚝 멈춘다]

 

 [전화벨이 울린다]

 

 [소리를 지른다]

 

 [미경이 울먹인다]

 

 [달려가는 발걸음]

 

 (영도오시느라 많이 힘드셨죠?

 

 석 교수님 진료 요청하셨는데

 

 교수님께 갑자기  일정이 생기셔 가지고 오늘은 제가

 

 레지던트?

 

 맞습니다

 

 [떨리는 숨소리]

 

 (영도어떤 일로 오신 건지  이야기를 해 주시면

 

 댁 같은 어린 의사한테  목숨을 맡기기엔 내가

 

 너무 편견이 많아서

 

 [문이 탁 닫힌다]

 

 나도

 

 당신하고 같이 갈까?

 

 

 

 그러고 싶은데

 

 [전화벨이 울린다]

 

 [한숨]

 

 [한숨]

 

 (영도오미경 님 댁이죠?

 

 저는 아까 마진병원에서 뵀던  정신과 레지던트 주영도라고 합니다

 

 [애잔한 음악]

 

 힘들게 오셨을 텐데  제가 도움을 못 드린 거 같아서요

 

 혹시 필요하시면 우선 처방전이라도  전해 드릴까 해서 전화드렸습니다

 

 진료 기록이 있으니까

 

 굳이 다시 오시지 않으셔도  제가 여기서 바로

 

 여보세요?

 

 여보세요?

 

 [울음 섞인 숨소리]

 

 여보세요

 

 오미경 님말씀하세요

 

 [울먹이며여보세요

 

 (영도

 

 저는 주영도라고 하고요

 

 저 여기 있습니다

 

 [울음 섞인 숨소리]

 

 남편이 떠나기 직전에

 

 나한테 전화를 했는데요

 

 내가 바빠서

 

 다른 환자 돌보느라고

 

 전화를 못 받았어요

 

 하루 종일 막 전화가 울려 대는데

 

 코드를 뽑았는데

 

 소용이 없고

 

 [옅은 숨소리]

 

 정말 힘드셨죠?

 

 잠도 잘 못 주무실 거 같은데

 

 혹시

 

 통화를 하고 있을 때도  벨 소리가 들리세요?

 

 지금은

 

 [훌쩍인다]

 

 안 들리네요

 

 만약 그때 통화가 됐다면

 

 남편분께서 뭐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잘 살아라'

 

 '행복해라그랬겠죠

 

 [울음 섞인 웃음]

 

 '막 나 때문에'

 

 '너무 마음 아프지 마라'

 

 [미경이 흐느낀다]

 

 (미경그런 사람이  병원을 개원한다길래

 

 내가 먼저 연락을 했지

 

 [미경의 웃음]

 

 (민재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미경여하튼 일을 줄일 생각을  했다니 반갑네요

 

 계속 그렇게 힘들게 살면

 

 나한테 했던 말 되갚아 주려고 했는데

 

 '떠난 사람 몫까지  힘들게 사실 필요 없고요'  [잔잔한 음악]

 

 너무 미안해하지 마시고

 

 하루하루 소중하게

 

 즐겁게 사시면 됩니다

 

 힘들면 언제든지 병원에 오시고요

 

 (미경씹어요

 

 저 너무 많이 먹어서

 

 1그냥 먹는다

 

 (미경) 2혼나고 먹는다

 

 저런  [웃음]

 

 [미경의 웃음]  그럼 이제 경찰서 일이나

 

 방송은 안 하시게요?

 

 자문 일은  지금은 그만둘 수가 없고

 

 라디오는

 

 다음 달까지만 하겠다고 했고

 

 (영도다정 씨

 

 (다정밥은 많이 먹었어요?

 

 (영도엄청 먹었죠다정 씨는요?

 

 (다정나도 많이 먹었죠

 

 (영도가요

 

 우리 뭐 뭐 사야 되죠?

 

 (다정쓰읍맥주랑 과일만 사면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다른 건 시켜 먹으면 되니까

 

 하늘 씨랑 승원 씨는 뭐 좋아해요?

 

 걔네는 그냥  입에 들어가는 거 먹을걸요?

 

 [함께 웃는다]

 

 은하는 수박 좋아하고  철도는 젤리 좋아하고

 

 근데

 

 우리 내일까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자고 했던 거 말인데요

 

 나 사실 은하한테는 말했거든요

 

 (영도

 

 은하 한 명?

 

 사실은

 

 나도 그때 승원이한테  너무 화를 내 가지고

 

 근데 이렇게 되고 보니까

 

 말을 안 할 수가 없어 가지고

 

 그렇죠

 

 (영도근데 승원이한테만 말하면  하늘이한테 좀 그래 가지고

 

 (다정그 둘은 세트 같은 거니까

 

 (영도그리고 오 간호사님한테도

 

 [익살스러운 음악]

 

 (다정

 

 (영도쓰읍

 

 그리고 아까

 

 편의점 갔을 때 거기 알바생한테도

 

 알바생이요?

 

 - 결제되셨어요  - (영도

 

 여자 친구하고 먹으려고요

 

 ?

 

 (영도그리고 거기 내

 

 여자 친구하고 먹으려고요

 

 (영도뒤에 있던 손님한테도

 

 (영도계산하세요계산하세요

 

 여자 친구랑

 

 [영도가 살짝 웃는다]

 

 [함께 어색하게 웃는다]

 

 아참가영이도 알아요

 

 우연히 알게 된 건 아니고  내가 전화를 해 가지고

 

 어쩐 일이야?  주영도가 먼저 전화를 다 하고?

 

 - 뭔 일 있니?  - (영도있어

 

 근데 좋은 일이야

 

 나 다정 씨하고 만나

 

 진짜야확실해?

 

 진짜야확실해

 

 [웃음]

 

 너 내 친구한테 진짜 잘해

 

 내가 강다정이었고  너한테 그딴 말 들었으면

 

 (가영너 꼬치에 끼워서  땡볕에 3 4일 세워 놓고

 

 반건조 만든 다음에  돈가스소스 발라 가지고

 

 호랑이 앞에 던져 놨다가  물리기 직전에 꺼내 줬을 거야

 

 알았어?

 

 [함께 어색하게 웃는다]

 

 그리고 하늘이 병원에

 

 강아지 데리고 오는 꼬마가 있는데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영도안녕

 

 너 아저씨 기억하지?

 

 (아이네  그때 그 연애 고자 아저씨잖아요

 

 (영도에이그

 

 아저씨 여자 친구 있거든?

 

 이것 봐

 

 [휴대전화 조작음]

 

 

 

 이 누나 되게 예쁘지?

 

 성격도 좋고 멋있고 똑똑하고 막 그래

 

 이쁘네요

 

 (영도그렇지?

 

 근데 이 누나가 아저씨 여자 친구야

 

 그러니까 아저씨한테 연애 고

 

 아무튼 아저씨 그런 거 아니야

 

 앞으론 그렇게 부르지 마

 

 

 

 넌 여자 친구 있어?

 

 아니요

 

 아유저런

 

 [웃음]

 

 아니여자 친구가 없어?

 

 [아이를 툭 치며아유  [웃음]

 

 아유저런

 

 [휴대전화 조작음]

 

 [웃음]

 

 아저씨 여자 친구야

 

 지금 애한테

 

 그리고 세차장에서  일하시는 분도 알 거예요

 

 [익살스러운 음악]

 

 여자 친구 만날 거라서 세차하려고요

 

 (직원1) ?

 

 (영도그 옆의 주유소에서  일하는 분도

 

 [직원2가 차창을 탁탁 두드린다]

 

 (직원2) 얼마어치 넣어 드려요?

 

 - 가득이요예  - (직원2) 가득이요

 

 (직원2) 뭐 포인트 있으세요?

 

 아니요

 

 여자 친구는 있는데

 

 - ?  - (영도여자 친구

 

 우리나라에 모르는 사람이  남아 있기는 해요?

 

 [숨을 들이켠다]

 

 철도하고 아리는 아직 모를걸요?

 

 거긴 알아요내가 말해서

 

 언니생각해 보셨어요소개팅?

 

 나 그거 못 해

 

 왜요?

 

 (아리언니 산짐승 스타일  너무 싫어요?

 

 나 남자 친구 생겼어

 

 (철도깡다

 

 너 영도 형이 아무리 그랬어도

 

 며칠이나 됐다고

 

 [다정의 어색한 웃음]

 

 - 갈게  - (아리

 

 3, 4층 합체한 거잖아요

 

 (철도

 

 진짜?

 

 너 영도 형이랑 사귀는 거야?

 

 (영도다정 씨도 다 말하고 다녔네

 

 (다정나는 모르는 사람한텐  말 안 했거든요?

 

 아예 뉴스에 제보를 하시지?

 

 [영도의 웃음]

 

 [영도의 기분 좋은 신음]

 

 (다정근데 주영도 씨 진짜  요리도 할 줄 알아요?

 

 (영도그럼요뭐든 말만 해요

 

 아무거나 다 말해도 돼요?

 

 (영도그럼요

 

 세상에 요리 딱 두 가지잖아

 

 김치볶음밥라면

 

 [다정의 웃음]

 

 그렇다면 전  김치볶음밥으로 하겠습니다

 

 (영도오케이

 

 그러면

 

 이거 하나 사고

 

 해 본 건 맞는 거죠?

 

 맛있다고 칭찬도 받았죠

 

 하늘 씨하고 승원 씨는  입에 들어가는 거 다 먹는다면서요

 

 걔들은 아니고

 

 (영도) [김치를 탁 내려놓으며]  내가 걔들한테 왜 밥을 해 줘요

 

 그럼 누구한테?

 

 (영도예전에 사귀었던

 

 [익살스러운 음악]

 

 '예전에 사귀었'?

 

 뭐 어때요지금까지  아무도 안 사귄 게 더 이상하죠

 

 (다정전에 사귄  여자 친구한테 해 준 거예요?

 

 되게 좋아했겠다

 

 그렇죠  [웃음]

 

 (영도쓰읍

 

 이걸 왜

 

 이거 있어야 되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진복노현주 사건을 수사하던 중

 

 현장에서 발견된 녹화 장치를 통해서  [푹 찌르는 소리가 들린다]

 

 황재식이 진범인 것을 확인했고

 

 황재식 집을 수색하던 중  [어두운 효과음]

 

 직접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  일지를 발견했습니다

 

 2001네 건의 살인 후  자필 기록을 남겼던

 

 온지철 사건 기억하실 텐데

 

 그것과 상당히 흡사합니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결정적 정보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고

 

 묘사된 사인 및 살인 도구도  정확하게 일치했고요

 

 지금껏 최정민의 단독 범행으로 알려진

 

 김명자이정범조광훈 사건에 있어서

 

 황재식은 최소 공범

 

 혹은 조력자로 판단되는 상황이고

 

 최정민의 유서 초고가

 

 황재식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판단되고  [어두운 효과음]

 

 발견된 약물 역시

 

 이안 체이스 몸에서 나온 것과  동일한 점  [컵이 쟁그랑 깨진다]

 

 그리고 일지에 나온 내용으로 봤을 때

 

 황재식은

 

 이안 체이스

 

 혹은 최정민

 

 혹은 둘 다와

 

 원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두운 효과음]

 

 (진복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바쁘시죠?

 

 그럼 바로 물어보죠

 

 [어두운 음악]

 

 어디 있습니까?

 

 황재식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십니까?

 

 황재식 어디 있는지 알죠?

 

 아니요모릅니다

 

 (진복질문을 바꿔 보죠

 

 둘은 무슨 관계입니까?

 

 피해자와 가해자겠죠

 

 (진복한국에 오자마자 쫓아다녔고

 

 살인 누명까지 씌우려고 했는데  그 이유도 모른다는 게

 

 그 이유를 피해자가 밝혀내야 됩니까?

 

 (진복진짜 피해자라면

 

 입을 다물 게 아니라  신변 보호 요청을 해야지

 

 (체이스이런 식의 협조는  그만하겠습니다

 

 그리고 황재식이  어디 있는지 알게 되면

 

 저한테도 알려 주시죠

 

 (진복이안 체이스 씨

 

 뭘 숨기고 싶은 겁니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경찰은 최근 수사 중이던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황 모 씨의 자택을  압수 수색 하는 과정에서

 

 (TV 속 앵커투신한  최 모 씨가 자백했던

 

 세 건의 살인 사건과 관련된

 

 새로운 증거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추가 확보 된 증거와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해당 사건의 새로운 진실이 드러날  중요한 실마리로 판단하고

 

 잠적한 황 모 씨를 추적하기 위해  수사망을 확대하는 등  [무거운 음악]

 

 경찰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떨리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영도다정 씨괜찮아요?

 

 괜찮아요

 

 지금 손으로  옷 꽉 쥐고 있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아닌데

 

 나 지금 핸드폰 꽉 쥐고 있는데

 

 (영도잠깐 경찰서 가야 돼서

 

 거기 갔다가 호텔로 바로 갈게요

 

 다정 씨 퇴근 시간 맞춰서  갈 수 있을 거예요

 

 좋아요

 

 핸드폰 계속 가지고 있을 거니까

 

 조금이라도 불안하거나 기분 이상하면

 

 전화할게요

 

 아무 때나 마구마구

 

 꼭 그래 줘요

 

 나 목구멍에서 칼도 꺼낸 사람이에요

 

 알죠

 

 (다정그렇지만 전화할 수도 있어요

 

 목소리 들으려고

 

 그래요연락해요

 

 (영도형용사 선택접속사 사용

 

 이유 없는 도치

 

 누가 봐도 같은 사람이 쓴 거예요

 

 (진복이 책도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해?  [어두운 음악]

 

 아니요

 

 책은 상상이에요

 

 결말에 맞추니까  인물 설정이 계속 바뀌고 추가돼요

 

 (영도반면에 원고는  기록에 집착하다 보니까

 

 심리 연결이 튀는 거죠

 

 1인칭, 3인칭이 섞여 있기도 하고

 

 (진복소설 속에서만  살인하던 사람이

 

 현실에서 살인하고  그걸 기록하게 된 거면

 

 발화점이 있겠죠

 

 (영도사건마다 최소 두 번씩 나오는  단어가 있어요

 

 '열여덟 살짜리'라는 말인데

 

 [어두운 효과음]

 

 (소년 체이스직접 쓴 거 맞아?  [라이터가 달그락거린다]

 

 증명해 봐

 

 (성준그 열여덟 살짜리가  최정민인 거잖아요

 

 황재식 도발해서 김명자 죽이고

 

 김명자 사건 수사하던

 

 [성준의 한숨]  정범이도

 

 너도 그렇게 생각해?

 

 이 원고에는

 

 황재식이

 

 최정민이 쌍둥이라는 걸  알았다는 내용이 전혀 없어요

 

 그런 거면

 

 (진복이안 체이스일 수도  있다는 거네?

 

 그 발화점이

 

 [한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뉴스 보셨죠?

 

 황재식 기존 동선을 따라서  경찰 배치를 하다 보니까

 

 당분간 주위에

 

 이런 얼굴들이 좀 자주 보일 수 있는데  놀라지 마시라고

 

 고 형사님이 좀  전해 달라고 하셔 가지고요

 

 감사합니다

 

 [살짝 웃는다]

 

 그런데

 

 이 호텔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건

 

 이안 체이스가  레지던스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여기 있으니까요

 

 닥터 체이스가

 

 이 일하고 관계가 있는 건가요?

 

 그거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그럼 혹시

 

 최정민이

 

 (다정나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요?

 

 이름을 속이거나 그런 거 말고

 

 사람을 해치는 일은

 

 [머뭇거리며죄질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다가오는 발걸음]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다정

 

 [무거운 음악]

 

 (체이스최정민은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인데

 

 얼마나 더 나쁜지 덜 나쁜지

 

 그게 왜 궁금합니까?

 

 너무 나쁜 사람이면

 

 울어 줄 수가 없으니까요

 

 (다정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체이스만약에 최정민이 버려졌고

 

 방치됐고

 

 폭력에 시달렸고

 

 벗어나려고 애쓰다 죽었다면

 

 그래도 울어 줄 수 있습니까?

 

 애를 썼다는 게

 

 나쁜 짓을 한 거라면아니요

 

 (다정그때

 

 거짓말을 하신 거죠?

 

 그 교회에 대해서 물었을 때

 

 어릴 때 기억이 없다고 했던 것

 

 그 교회도 최정민도 다 기억합니다

 

 (체이스그렇다면  달라지는 게 있습니까?

 

 묻고 싶은 게 많아서요

 

 없던 일처럼 살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지워지는 게 아닌 걸 알게 돼서요

 

 묻고 싶은 게 뭡니까?

 

 [한숨]  [차분한 오르골 연주]

 

 [오르골 작동음]

 

 [탁 소리가 울린다]

 

 (다정참 오래 찾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궁금해요

 

 '나를 왜 찾았을까'

 

 내가 어떤 기억을 남긴 건지

 

 아니면 내가 뭘 잘못한 건지

 

 그게 다입니까?

 

 옆에

 

 아무도 없었냐고도 물어보고 싶어요

 

 누구든 한 명만 있었다면

 

 [떨리는 숨소리]

 

 강다정 씨도 어릴 때  옆집 딸이 되고 싶다고 했던 거 같은데

 

 [살짝 웃는다]

 

 그래도 나는

 

 우리 엄마가  목숨 걸고 지킨 딸이었거든요

 

 [무거운 음악]

 

 아무도 없었다면요?

 

 나라도 도와주고 싶다고 했겠죠

 

 (다정지금이라도

 

 더는 나빠지지 말라고

 

 그때 그 교회에는

 

 (체이스강다정 씨의 머리를  쓰다듬은 아이가 있었고

 

 (정민아유힘들었구나

 

 왜 남의 머리를 만져요?

 

 (체이스강다정 씨에게  화를 내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린 체이스네 머리 만진 거

 

 나 아니야

 

 바보

 

 여전히 바보 같네요

 

 (여자아유원장님!

 

 (어린 정민!

 

 (체이스둘은 이름이 하나였으니까

 

 한 명은 동생

 

 한 명은 형이라고 부른다면

 

 나 데리러 온 거야?

 

 나도 몰라엄마가 오자고 했어

 

 엄마는?

 

 (세근그러니까 다른 하나도  마저 데려다 놓고 싶다 그거잖아

 

 (명자시집이라도 가시나?

 

 팔자 고치시게?

 

 되는지 안 되는지부터 얘기해 봐요

 

 (세근호적이 제대로 있는 애는  좀 까다로운데

 

 일단 오늘 미국 하나 보내 놓고

 

 다시 얘기합시다

 

 (어린 체이스난 미국 안 갈 거야

 

 - (어린 체이스도망가면 돼  어떻게?

 

 [한숨]

 

 숨어 있다가 깜깜해지면 도망갈 거야

 

 그러면 나는?

 

 너도 숨으면 돼

 

 (어린 체이스너 쟤 알아?

 

 아까 봤어

 

 (어린 정민이름이 강다정이래

 

 (어린 체이스쟤가  나보고 너라 그랬어

 

 바보 같아

 

 웃기고 똑똑한 거 같은데

 

 [세근이 말한다]

 

 [어린 다정이 부스럭거린다]

 

 

 

 (체이스그날 트리 밑에  숨어 있던 동생은

 

 동생은 한국에 남을 수 있었고

 

 강다정 씨를 오래도록 찾았습니다

 

 그리고

 

 [문이 탁 열린다]  [문이 삐거덕거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체이스그리고 다른 한 명

 

 그 형은

 

 미국으로 보내졌습니다

 

 [한숨]

 

 [차분한 음악]

 

 [숨을 들이켠다]

 

 우리 누나한테는 언제 말할까?

 

 [발랄한 음악]

 

 다정이한테는

 

 천천히 말하는 게 좋지 않을까?

 

 (태정나는 자주 안 보니까 괜찮은데

 

 누나가 불편하지 않아?

 

 불편하겠지

 

 그리고 불편하고

 

 그럼 그냥 말하자뭐 어때

 

 [한숨]

 

 우리 그냥

 

 쭉 말하지 말까?

 

 - ?  - (은하혹시

 

 [어색하게 웃으며아니야

 

 (태정혹시

 

 헤어지면 껄끄러울까 봐?

 

 (태정근데 그런 생각은

 

 그날

 

 그러기 전에 했어야 되는 거 아니야?

 

 [한숨]

 

 나 진짜 다정이한테 비밀 없었는데

 

 (태정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술 취해서  비밀 이야기 하는 걸 듣거든?

 

 듣다 보면

 

 술 마셔서 실수로 말하는 게 아니라

 

 실수하려고 일부러  술 마시는 거 같을 때도 있어

 

 한번은 어떤 남자 손님이

 

 (은하) [놀라며어머  [태정의 아파하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태정?

 

 (은하

 

 미안미안괜찮아?

 

 (태정아유괜찮아괜찮아

 

 (은하미안해

 

 [은하의 한숨]

 

 방금방금 뭐였어?

 

 아니방금 어떤 여자랑 남자가

 

 이 더위에 손을 꽉 잡고 지나가는데

 

 [한숨 쉬며순간  다정이랑 영도 쌤인 줄 알고

 

 우리 누나 요즘 그러고 다녀?

 

 [피식 웃는다]

 

 장난 아니야

 

 (은하우리 가게 닭 커플도  이겨 먹게 생겼어

 

 왜 그러고 다녀?  [은하가 피식 웃는다]

 

 (다정똑똑

 

 (영도누구세요?

 

 나 왔네요

 

 [웃음]

 

 오늘은 안 힘들었어요?  뭐 마실 거 줄까요?

 

 (다정

 

 (영도잠깐만 기다려요

 

 [부드러운 음악]

 

 [영도가 피식 웃는다]

 

 다정 씨도 쿨톤이구나

 

 (영도잘 어울리네요

 

 (다정) [웃으며감사합니다

 

 궁금한 게 있었는데

 

 정신과 의사는 힘들면 어떻게 해요?

 

 거울 보고 상담하진 않을 거고

 

 다른 병원에 가기도 하죠

 

 주영도 씨도 가 본 적 있어요?

 

 - (영도응  어땠어요?

 

 도움이 됐죠

 

 '나는 저런 의사는 안 돼야겠다'

 

 그런 결심은 했으니까

 

 왜요?

 

 어디가 아픈지 설명하기도 전에  처방만 받고 쫓겨났어요

 

 저런

 

 진단도 중요하니까  그럴 수도 있는데

 

 '저 의사는 나한테 관심이  하나도 없구나'

 

 이게 너무 느껴지니까

 

 (다정

 

 여기 오는 환자들은  엄청 운이 좋은 거네요

 

 주영도 씨는  이야기 진짜 잘 들어 주는데

 

 [호응한다]

 

 [웃음]

 

 이거 써도 돼요?

 

 (영도그럼요

 

 보통 환자 오면 뭐부터 물어봐요?

 

 (영도

 

 MSE라고

 

 다른 과에서 CT를 찍는다면

 

 정신과에선 눈으로 관찰하고  글로 적어 놓는 건데

 

 일단 겉모습부터 시작하죠

 

 [호응한다]

 

 (다정이렇게요?

 

 [웃음]

 

 (영도아니요

 

 왜요정확한데

 

 객관적으로 적어야 돼요

 

 (영도청결 상태자세  그런 것부터

 

 (다정

 

 거기에 그거 되게 많은데

 

 (영도

 

 다 먹어도 돼요

 

 그럼 다 가져가야지

 

 [다정이 부스럭거린다]

 

 - 가요  - (다정

 

 뭐 물어봐도 돼요?

 

 그럼요

 

 아니에요내가 너무 갑자기

 

 (영도뭐든지 물어봐도 되는데

 

 [다정의 한숨]

 

 주영도 씨가 그랬잖아요

 

 여기서는

 

 무슨 말을 해도 되고

 

 (다정비밀도 지켜 주고

 

 말하기 어려우면

 

 첫마디만 꺼내도 되고

 

 [호응한다]

 

 (다정

 

 주영도 씨가

 

 옥상에 나 버리고 가고 나서

 

 저런

 

 [살짝 웃는다]

 

 제일 속상했던 게

 

 (다정주영도 씨는  나한테 뭘 많이 해 줬는데

 

 난 아무것도 못 해 준 거 같아서

 

 어쩌면 주영도 씨도

 

 나한테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잔잔한 음악]

 

 [한숨]

 

 형이 가고 나서

 

 아무한테도 위로를 못 받았어요

 

 (영도 모) [오열하며여보나  영재 절대 못 보내여보

 

 여보제발여보

 

 [한숨]

 

 그때는 다 내 잘못인 거 같았으니까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고

 

 말도 안 돼

 

 유일한 위로가

 

 첫사랑이 준 사탕이었고

 

 만약 내가 거기 있다면

 

 난 너무 화냈을 거예요

 

 (다정)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어떻게 부모가 그럴 수가 있어요?'

 

 '어린애한테 왜 그래요'

 

 '주영도 씨 잘못도 아니잖아요'

 

 [신호등 알림음]

 

 나는 그랬을 거 같은데

 

 주영도 씨가 지금 거기 있다면

 

 엄마를 안아 줄 거 같아요

 

 [아련한 음악]

 

 그때 엄마는

 

 어쩌면 지금 주영도 씨보다  어렸던 사람이고

 

 너무 무서웠을 거니까

 

 주영도 씨가 믿고 싶었던 거

 

 엄마한테 다 말해 주면서

 

 (영도가까운 사람을 잃어 보면

 

 뭐든 믿을 수 있게 돼요

 

 영혼천국환생 같은 거 다

 

 이제 아픈 몸에서 벗어났으니까

 

 가고 싶었던 데 훨훨 날아다니겠지

 

 하늘나라에선 먹고 싶었던 거  다 먹으면서

 

 행복하게 지내겠지

 

 내가 너무 보고 싶어 하면

 

 바람이 돼서 한 번쯤

 

 나를 스쳐 가 주겠지

 

 (어린 영도엄마나 좀 봐

 

 엄마

 

 [영도 모가 흐느낀다]

 

 (영도 모미안해

 

 영도야

 

 엄마가 미안해

 

 [영도 모가 흐느낀다]

 

 "고 정명희"

 

 [다가오는 발걸음]

 

 [다가오는 발걸음]

 

 [감성적인 음악]

 

 (다정)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어?'

 

 '어쩌다가 그렇게 좋아진 거야?'

 

 나는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해도 될까

 

 어쩌면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발아래에 떨고 있던  들꽃 하나가

 

 울타리를 만나고

 

 작고 동그란 위로를 만났을 때부터

 

 나는

 

 당신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고

 

 사랑해요

 

 [다정의 웃음]

 

 사랑해요

 

 사랑해요

 

 [다정의 웃음]

 

 사랑해요

 


 

.너는 나의 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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