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너는 나의 봄 15

]

 

 (승원그럼 우리 다정 씨를  이제 뭐라고 불러야 되나?

 

  '우리'나 떼고 말해

 

 왜 우리야내 다정 씨지

 

 [저마다 탄식한다]

 

 (승원그냥 제수라고 불러야 되나?

 

 (하늘넌 형수지  넌 8월생이잖아

 

 (승원그럼 그냥 다 편하게  오빠동생으로 하죠

 

 (다정그건 저희 엄마한테  입양 의사를 물어봐야

 

 (승원좋아요

 

 그럼 그냥 다 친구로

 

 다 말 놓자야자 어때?

 

 (은하전 반대요

 

 말 놓으라고 하면  정신까지 놓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 가지고

 

 (승원그러면 우리 회사에서처럼  서로 '자 붙일까요?

 

 [한숨 쉬며저기  늘 그렇게 말하는 편이세요?

 

 (은하) '그냥 아무거나 말하다 보면  하나는 걸리겠지'

 

 그런 심정으로?

 

 (하늘은하 씨 까마귀 같아요

 

 [영도의 의아한 신음]  (은하?

 

 (하늘까마귀가 알고 보면  되게 똑똑하거든요

 

 [은하의 옅은 탄성]  눈치 없는 동료는 무시하기도 하고

 

 원인과 결과를 추론하는 능력도 있고

 

 - (은하또 좋은 뜻이었구나  - (하늘아유그럼요  [휴대전화 진동음]

 

 [은하와 하늘의 웃음]

 

 (다정안가영 씨 오늘 못 온대

 

 [사람들의 놀란 신음]  (은하진짜?

 

 드라마 마지막 회  같이 보자고 했는데

 

 (철도우리끼리라도 보면 되지

 

 (다정내가 빔 갖고 올게

 

 (영도아니아니에요

 

 [집게를 탁 내려놓으며]  내가 가지고 올게요다정 씨는 있어요

 

 [저마다 탄성을 지른다]

 

 (은하) [웃으며어유진짜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그럼 우리끼린 그냥 다  인정머리 없이 '', '한다 치고

 

 둘은 뭐라고 부르나?

 

 (승원동사무소에서처럼

 

 '강다정 씨', '주영도 씨'  그러진 않을 거고

 

 (다정) '강다정 씨', '주영도 씨'  그렇게 부르죠

 

 (승원쓰읍영도가 여자 친구를  뭐라고 불렀더라?

 

 '뿡뿡', '씽씽그런 거 아니었나?

 

 - (은하뭐야  - (하늘왜 그래하지 마

 

 (승원맞다! '쏭쏭'이었어  송씨였잖아

 

 송이 송이 송송송

 

 (다정내 전 남자 친구도  송씨였는데

 

 송이 송이 송송송

 

 (승원

 

 내가 영도가 연애하는 걸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정말 감개가 무량하다정 다정 다다다

 

 (하늘그만 좀 해  [하늘이 입바람을 후 분다]

 

 [승원의 신음]  [함께 웃는다]

 

 (승원뭐 어때다 지난 일인데  그렇죠다정 씨?

 

 (다정그럼요

 

 저도 뭐백 명쯤 만났는데요

 

 (승원) [놀라며백 명백 명이요?

 

 (철도나 술 처음 가르쳐 준 게  영도 형이었는데

 

 오늘 같은 날 한잔 괜찮지 않나?

 

 (하늘안 먹는 게 좋죠

 

 (다정주영도 씨  원래 술 많이 마셨어요?

 

 (승원한때 엄청 마셨죠

 

 (하늘영도가  술을 많이 마신 건 아니지

 

 끝까지 있어서 그렇지

 

 알쓰 처리반이라고

 

 널브러져 있는 애들  깨워서 보내고

 

 주워서 택시 태워 보내고

 

 (승원그러다 여자 친구도  태워 보내고

 

 ♪ 주영도 마음속으로 ♪

 

 근데 진짜  다정이하고 진짜 똑같다

 

 다정이도 빗자루 처리반이었거든요

 

 토하는 애들 머리 묶어 주고  등 두들겨 주고

 

 (은하그러다가 남자 친구 마음도  두들겨 주고

 

 (하늘…  [승원의 탄성]

 

 [하늘의 웃음]

 

 - 괜찮았어?  - (다정굿 잡

 

 (은하굿 잡나이스

 

 (승원다정 다정 다다다

 

 [하늘이 입바람을 후 분다]  [승원의 신음]

 

 [함께 웃는다]

 

 (은하몇 번 쓰러질 거야오늘?

 

 [하늘이 입바람을 후 분다]  [함께 웃는다]

 

 [도어 록 작동음]  (은하) [웃으며거의 이 정도면

 

 (승원) [장난스럽게영도야

 

 [도어 록 작동음]  다정 씨이거 어디다가

 

 [조작음]

 

 [작동음]

 

 [카메라 셔터음]  (철도화질 좋고분위기 좋고

 

 (영상 속 남희이럴 거야?

 

 정말 이럴 거야안 도와줄 거야?  [카메라 셔터음]

 

 [흥미진진한 음악]  왜 이러니

 

 (남희그렇지

 

 (비서차주분차 키 받으십시오

 

 (남희? '차주분'이요?  이게 뭐예요이게?  [웅장한 음악]

 

 (비서이제 저 차는 당신 겁니다

 

 저기요사장사장님

 

 사장님잠시만요!

 

 [당황한 신음]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저기진짜 제 거예요?

 

 (남희이거 제제 거예요?

 

 [감동적인 음악]  공주

 

 너야진짜 너야?

 

 뭐야너 어떻게 된 거야

 

 너를 만나러 먼 길을 돌아왔지

 

 보고 싶었다

 

 [드라마 소리가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조작음]

 

 (승원이거 봐

 

 (하늘핸드폰으로 찍은 걸  왜 굳이 인화를 하냐

 

 (승원사진은 무조건  뽑아야 남는 거야

 

 (하늘희한하네  [승원의 웃음]

 

 (승원영도야여기 봐

 

 다정 씨랑 찍었어

 

 철도 씨여기

 

 [은하의 웃음]  (승원내 사진

 

 [승원의 웃음]  (은하선명하게 인화되네?

 

 (승원이거도 내 거이거도 내 거  [은하의 탄성]

 

 [승원의 웃음]

 

 [잔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물소리가 들린다]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천둥이 콰르릉 친다]

 

 (남희뭐야뭐야  당신당신 뭐야!

 

 [천둥이 콰르릉 친다]

 

 여보!

 

 [극적인 음악]  (남희) '', '여보'? ''…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영도가 달그락거린다]  [부드러운 음악]

 

 (영도누구 그린 거예요?

 

 누가 봐도 우리잖아요

 

 그렇구나

 

 왜요뭐가 이상해요?

 

 쓰읍그때 그 꼬마 그림  분석했던 거 기억나요?

 

 (영도그림에서 비가 많이 온다는 건  스트레스가 많다는 거고

 

 손이 안 보이는 거는  외부와의 소통이

 

 (다정하지 마요그거분석하는 거

 

 [입소리를 쩝 내며알았어요

 

 [영도가 피식 웃는다]

 

 하지 말라니까요?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웃었잖아요

 

 뭔가 이상한 거 혼자 안다는 것처럼

 

 알았어요안 할게요

 

 [다정의 웃음]

 

 [다정의 헛기침]

 

 아니요해 봐요뭔지 알아야겠어요

 

 싫어요또 멱살 잡을 거잖아요

 

 그 정도로 이상한 거예요?

 

 아니에요별거 아니에요

 

 (영도정리 다 했으면 이제

 

 말해 봐요뭔데요

 

 진짜 후회 안 하겠어요?

 

 일단

 

 (영도눈을 이렇게  동그랗게 뜨고 있다는 건

 

 세상을 잘 보겠다는 거예요

 

 소통의 의지 같은 거고

 

 다정 씨 직업하고 잘 어울리는 거죠

 

 - 그리고요?  - (영도

 

 (영도다정 씨 자화상에서

 

 제일 눈에 들어오는 거는

 

 머리카락인데

 

 굉장히

 

 풍성하게 그려 놨잖아요

 

 보통 어른들의 자화상에서  눈썹이나 머리카락은 에너지인데

 

 그중에서도 성적인

 

 [익살스러운 음악]  말하자면 이

 

 성욕을 뜻하는 건데

 

 (다정어머웬일이야어머

 

 (영도다정 씨어디 가요  여기 다정 씨 집인데

 

 [문이 달칵 여닫힌다]

 

 [연아와 여자1이 대화한다]

 

 (미란왔어

 

 (연아자기 왔어?  [연아의 웃음]

 

 (여자1) 다정이 연애한다며?

 

 (미란자기 입술이 위아래 다 해서  50원이야?

 

 왜 이렇게 입이 싸?

 

 (연아좋은 일이잖아

 

 (여자1) 뭐 하는 사람이야?  몇 살이야?

 

 얼굴이 배우처럼 훤하다며?  [여자1의 웃음]

 

 (연아다정이는 뭐  인물이 빠지나?

 

 - (여자1) 그럼  다정이가 내 딸이면

 

 난 벌써 미스 코리아 시켰어  [여자1이 호응한다]

 

 오지랖이 그렇게 넓어서  이 좁은 강릉 바닥에서

 

 (미란어떻게들 살았대?

 

 어떻게 질문들이 예측을  한 치도 벗어나질 못해

 

 아유그래서 누군데

 

 (연아대답을 좀 해 봐

 

 뭐 하는 사람이야?

 

 근데 피자집 좀 이상하다?

 

 원래 같았으면 자기가 먼저

 

 뭐다뭐다  이렇게 엄청 자랑을 했을 건데

 

 혹시 무슨 하자 있어?

 

 (여자1) 아이한 번 갔다 왔다거나  몸이 좀 성치가 않다거나

 

 [연아가 여자1을 툭 친다]  - ?  - (미란보수 공사 하니?

 

 하자 찾고 있게?

 

 (미란어떻게 생각하는 걸  다 말로 뱉고 있어

 

 사람이 왜 그래

 

 어디 아프면 좀 어때

 

 한 번 갔다 오면 그게 뭐!

 

 아유자기가 잘못했어!

 

 (연아다정이가 어디가 모자라서?

 

 아이고진짜

 

 자기야뭐 좀 싸 줄까?

 

 (미란됐어!

 

 남의 속 뒤집지 말고  전이나 뒤집어

 

 [여자1의 당황한 신음]  (연아왜 좋은 일에  화를 내고 그래

 

 [여자1이 속삭인다]  아유성격 되게 이상해진짜  아유아유진짜!

 

 [한숨]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 여보세요?  - (상담원안녕하세요고객님

 

 (상담원명인카드  이윤하 상담원입니다

 

 좋은 대출 상품이 나와서  안내드리게 되었는데  [옅은 한숨]

 

 죄송해요안 할게요

 

 [휴대전화 조작음]

 

 [자동차 경적]  [가영의 비명]

 

 [가영의 거친 신음]  [신호등 알림음]

 

 (매니저누나괜찮으세요?

 

 [아파하는 신음]

 

 [철희가 술을 조르르 따른다]  (철희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를 툭 놓으며카페 한답시고  내 돈이나 깨 먹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좀 벌었네?

 

 잘했어

 

 너도 수고했다

 

 [철도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저 이제 밥 먹었으니까  일어나도 되죠?

 

 너는 내가 지금 몇 달 만에 왔는데

 

 그래서 같이 밥 먹었잖아요

 

 그냥 좀 앉아 있어

 

 철도한테 카페 운영 잘했다고  말했으니까

 

 이제 저한테 시집가라고 할 순서잖아요

 

 그 말 들으면 제가 소화가 안 돼서요

 

 (철희그럼 뭐결혼 안 할 거냐?

 

 제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한 번이라도 물어본 적 있으세요?

 

 네가 언제 말을 했냐?

 

 언제 제 말을 들으신 적은 있으세요?  [철희가 후루룩 먹는다]

 

 - (철도좀 참아  너나 참아

 

 넌 네 아버지니까 참을 수 있겠지

 

 (은하네 졸업식입학식

 

 한 번도 안 빠지고 다 가셨으니까

 

 너는 나한테 전화 한번 안 하면서

 

 (철희내가 졸업식

 

 안 간 게 그렇게 아직도 서럽냐?

 

 

 

 평생

 

 아버지 철도 아버지셨잖아요

 

 [무거운 음악]

 

 (은하집에 전화가 와도

 

 항상 철도 아버지 계시냐고 물었지

 

 은하 아버지 찾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카페 일도

 

 해도 제가 더 열심히 했어요

 

 저한테 언제 먼저

 

 '잘했다', '고생했다'

 

 칭찬한 적 있으세요?

 

 [한숨]  그냥 빨리 치워야 되는  반쪽짜리 딸 말고

 

 제가

 

 온전한 자식인 적은 있으세요?

 

 [잔을 탁 내려놓는다]

 

 [철희가 쓴 숨을 내뱉는다]

 

 [문이 탁 여닫힌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혼자 바빴지미안

 

 (아리아니요별로 안 바빴어요

 

 근데 사장님한테 갤럭시라고 부르는  안가영 씨 있잖아요

 

 또 왔어지금 어디 있는데?

 

 아니요온 건 아니고

 

 사고 났다고 기사 떴어요

 

 사고?

 

 열애설 말고?

 

 [의료 기기 작동음]

 

 (매니저급정거하면서  앞좌석에 발이 꼈어요

 

 

 

 발목을 좀 접질렸는데

 

 촬영하는 덴  딱히 지장이 없을 거 같습니다

 

 

 

 (매니저누나괜찮으세요?

 

 (가영괜찮아

 

 (매니저저 그러면  마무리 좀 하고 올게요

 

 - 그래잘 갔다가 와  - (매니저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힘주는 신음]

 

 (가영

 

 아니야아주 살짝 다친 거야

 

 [가영의 힘주는 신음]

 

 ?

 

 아무튼 운동은 못 가니까  또 으르렁대지 말라고알았어?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진호야일단 끊어 봐

 

 [휴대전화 조작음]

 

 [무거운 음악]

 

 [가영의 놀란 숨소리]

 

 - (여자2) 어떡해  - (여자3) 진짜 사귀어?

 

 - (여자2) 우아멋있다  - (여자4) 팬이에요

 

 (패트릭안가영

 

 가영아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어머패트릭 씨안녕하세요

 

 (가영친척분이  여기 입원하셨다고 들었

 

 [사람들이 놀란다]  [부드러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패트릭을 툭 때린다]  (가영) [작은 소리로미쳤어?

 

 사람 이렇게  갑자기 놀라게 하면 어떡해!

 

 [떨리는 숨소리]  나보다 놀랐을까?

 

 (가영어떻게 할 거야진짜

 

 [패트릭을 툭 치며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할 거야!

 

 [한숨]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여자5) 사귀나 봐

 

 (여자6) 오빠 내 건데

 

 이제 한 시간이면 도착할 거 같아요

 

 (영도강릉 가고 있는 거 맞죠?

 

 부산 가면 안 돼요

 

 여기 표지판에 뭐라고 쓰여 있다

 

 (영도뭔데요?

 

 나 또 닥치라고 쓰여 있어요?

 

 아니요  '주영도는 조심해서 오시오'라고

 

 (영도출발할 때 전화할게요

 

 네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벨 소리]

 

 [조작음]

 

 (다정

 

 (은하나 지금 옥상인데

 

 지금 여기 누가 좀 왔거든?

 

 네 집에 좀 넣어 놔도 되니?

 

 - 안가영 씨?  - (은하

 

 (은하근데 혼자가 아니라  길고 훤칠한 뭔가 하나를 달고 왔어

 

 [한숨]

 

 문 열어 주고 물도 주고  만두도 시켜 줘

 

 전화번호 싱크대에 있어

 

 갈 데도 없을 건데

 

 (은하그럴게운전 조심하고

 

 집에 들어갔어?

 

 (은하여보세요

 

 나 지금 집에 들어왔어

 

 잠깐만

 

 - 다정이예요  - (가영

 

 어떡하지?

 

 나 또 신세를 왕창 지게 생겼네?

 

 이러다 강다정한테 대대손손 빚 갚겠어

 

 [가영이 피식 웃는다]

 

 (가영최대한 얌전히 있다가 갈게요  고마워요

 

 너도 고맙다고 인사해

 

 (패트릭감사합니다

 

 나중에 따로 또 인사드릴게요

 

 

 

 (은하

 

 어  [산뜻한 음악]

 

 알았어

 

 여긴 걱정하지 마

 

 

 

 (은하속 탈 텐데

 

 이거 레몬수랑 얼음이랑  자동으로 채워지는 거니까

 

 마음껏 드시고

 

 좋아하는 만둣집 전화번호는  싱크대 안에 스티커 붙여 놨대요

 

 [가영의 웃음]

 

 더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하시고

 

 전 그럼 이만

 

 고마워요갤럭시 박

 

 (은하

 

 [문이 철컥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풀벌레 울음]

 

 (미란많이 기다리셨죠?  여기 있습니다

 

 - (미란네  - (손님감사합니다

 

 (미란맛있게 드세요  [기어 조작음]

 

 [다가오는 발걸음]

 

 (미란왔어?

 

 나 왔네

 

 자주 온다

 

 그러게

 

 엄마나 뭐 할까?

 

 (미란할 게 뭐 있어  그냥 집에 가 있어

 

 서울에서 내내 일할 건데

 

 엄마

 

 (미란

 

 엄마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차분한 음악]

 

 (미란엄마가 미안해

 

 ?

 

 내가 딱히 잘 키운 것도 아니고

 

 넌 네가 혼자서 잘 큰 건데

 

 (미란근데도 내가 생색내고 싶나 봐

 

 로또 같은 내 딸이

 

 너무 아까운가 봐

 

 마음이 쥐똥 같아지네자꾸

 

 엄마근데

 

 주영도 씨 진짜 좋은 사람이거든

 

 알아

 

 노력 중이야

 

 엄마가 시시하지?

 

 [울음 섞인 웃음]

 

 엄마가 어떻게 시시해

 

 (다정엄마는 뭘 해도 안 시시해

 

 세상에서 제일 안 시시해

 

 고맙다

 

 [함께 웃는다]

 

 [코를 훌쩍인다]

 

 들어가자엄마 일해야 돼

 

 (다정

 

 [함께 웃는다]

 

 [미란의 한숨]

 

 [미란이 다정의 등을 토닥인다]

 

 (미란) [다정을 톡톡 치며가자

 

 [코를 훌쩍인다]

 

 [어두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의료 기기 작동음]

 

 (다정옆에 아무도 없었냐고도  물어보고 싶어요

 

 누구든 한 명만 있었다면

 

 (체이스아무도 없었다면요?

 

 나라도 도와주고 싶다고 했겠죠

 

 지금이라도

 

 더는 나빠지지 말라고

 

 (영도그곳에 남겨진 게 나였어도

 

 (영도나는 똑같이 말할 겁니다

 

 그게 지금 당신이라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나는 도울 겁니다

 

 [문이 철컥 닫힌다]

 

 뭘 숨기냐고 하셨죠?

 

 그랬었죠

 

 [어두운 음악]  이렇게 오신 건

 

 그걸 말해 주러 오신 것 같은데

 

 황재식이 어디 있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누가 데리고 있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재식의 떨리는 숨소리]

 

 [문이 탁 열린다]

 

 누구야

 

 누구야

 

 나다이 새끼야

 

 황재식

 

 너를 김명자이정범조광훈  노현주 살인 및 최정민 협박

 

 [무거운 음악]  (진복주거 침입의 혐의로 체포한다

 

 지금부터 하는 말

 

 불리하게 적용되는 거 잘 알 거고

 

 변호사 부를 거면 불러 보든가

 

 [한숨]

 

 [비가 쏴 내린다]

 

 - (영도안녕하세요저 왔습니다  - (미란

 

 (미란운전해서 오느라 고생했겠네  밥은?

 

 먹었습니다

 

 거짓말은 못 하니까  먹고 온 건 사실이겠고

 

 (미란여기 마무리를 좀 해야 되는데  좀 기다릴래?

 

 (영도아니요저도 돕겠습니다

 

 [스위치 조작음]

 

 (다정엄마우리 둘이서  가게 정리 다 했어바로 퇴근하면 돼

 

 (미란다정아슈퍼에 가서  쭈쭈바 세 개만 사 와

 

 (영도제가 갔다 올게요

 

 - (다정같이 가요  - (미란다정이가 갔다 와

 

 영도는 나랑 이야기 좀 하고

 

 엄마

 

 나한테 좀 섭섭하지?

 

 그렇게 이뻐해 놓고는

 

 아프다고 하고 결혼했었다고 하니까

 

 (미란마음이 쓱 돌아선 거 같고

 

 전혀 아닙니다

 

 이렇게 만나 주셔서 감사하고요

 

 나는

 

 내가 했던 사랑 때문에  피멍이 들었었어

 

 (미란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뻘겋게

 

 그러다 시퍼렇게

 

 여름에도 스카프를 하고 다녀서

 

 동네에서 다들 수군거렸지

 

 근데 겨우 그런 사람을  내가 내 손으로 버리고 나오는데

 

 [애잔한 음악]

 

 나는

 

 그런데도 눈물이 나더라

 

 네가 너무 좋은 사람인 거 같아서

 

 내가 더 마음이 아팠나 봐

 

 [미란의 떨리는 숨소리]

 

 아파도 되니까

 

 숨기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고  다 말해 줘

 

 내가 뭘 해 줄 수 있는지

 

 뭘 먹어도 될지 뭘 하면 안 되는지

 

 그리고 다정이한테 네가 말한 대로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오래 살아 줘

 

 그럴 수 있지?

 

 꼭 그러겠습니다

 

 [옅은 웃음]

 

 지켜볼 거야

 

 감사합니다

 

 (미란감사하지 마

 

 아직은 내가 미안한 게 더 많아

 

 [미란의 헛웃음]

 

 나도 어쩔 수 없는 엄마고  속물인가 봐

 

 [미란이 살짝 웃는다]

 

 [비닐이 부스럭거린다]

 

 거기서 뽀스락거리지 말고  쭈쭈바나 갖고 와

 

 엄마

 

 나 엄마가 좋아하는 걸로 다 사 왔어

 

 (다정아유

 

 [새가 지저귄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영도가 문을 탁 닫는다]

 

 (미란아침 먹어야지

 

 (영도예  집밥 정말 오랜만에 먹는 거 같습

 

 [미란이 손을 탁탁 턴다]

 

 (미란뭐 해나가야지

 

 나가요

 

 [익살스러운 음악]  어딜

 

 (미란다정이 얘가  입맛이 까다로워서

 

 집에서 뭘 해 줄 수가 없어

 

 '양파는 껍질을 까서 먹어야 된다'

 

 '콩은 익혀서 먹어야 된다'

 

 '김치볶음밥에 왜 김치는 없냐'

 

 잔소리가잔소리가

 

 어여 나와

 

 [영도의 당황한 숨소리]

 

 도대체 뭘 먹고 산 거예요

 

 피자?

 

 [밝은 음악]

 

 (미란

 

 (다정엄마나도

 

 (미란새우

 

 [영도의 탄성]

 

 (영도피자 맛있는데요?  [미란이 호응한다]

 

 (다정) [작은 소리로명심해요

 

 이게 우리 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는 걸

 

 [영도가 호응한다]

 

 - (영도진짜 맛있어요  - (미란그렇지?

 

 언제든 와서 먹어

 

 (미란다음엔 내가  김치찌개라도 끓여 주든가

 

 (영도아닙니다

 

 다음에 와도  반드시 꼭 이걸 먹겠습니다

 

 (미란그럴래?

 

 [웃으며하긴

 

 우리 집 피자가 좀 맛이 있지

 

 - (영도예  - (미란먹어

 

 (미란따라 나와나랑 시장 가자

 

 (영도

 

 (다정엄마  주영도 씨랑 같이 가서 뭐 하게?

 

 뭐 하긴이것저것 부려 먹어야지

 

 (미란신고식도 살짝 하고

 

 (다정저런

 

 넌 알바 오빠 올 때까지 가게 좀 봐

 

 (미란가자

 

 (미란준비됐지?

 

 (영도어떤 준비

 

 전자레인지에 들어가서

 

 빙빙 돌고 있는 생선 대가리가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본 적 있어?

 

 (영도아니요

 

 곧 알게 될 거야

 

 정신 바짝 차려

 

 [발랄한 음악]

 

 (미란있어과일 사 올 테니까

 

 인사들 하고

 

 - (연아어  - (여자7) 알았어요

 

 (연아갔다가 천천히 와

 

 (영도아니저기

 

 (연아저기

 

 TV에서 본 거랑 똑같이 생겼네요  [연아의 웃음]

 

 - (연아이름이 뭐예요?  - 주영도입니다

 

 (연아어머어머세상에  이름도 멋있어  [여자7이 호응한다]

 

 [연아의 웃음]  (여자1) 뭐 하는 사람이야?

 

 저쪽에서 통 말을 안 해 가지고

 

 정신과 의사입니다  [여자들의 놀란 신음]

 

 (여자1) 아이고아이고잘됐다

 

 우리 딸이 맞벌이를 해 가지고  내가 열 살짜리 손녀를 데리고 있는데

 

 얘가 너무 산만해?

 

 아니, TV를 틀어 놓고선 핸드폰 하고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밥을 먹다가

 

 - 또 친구들한테 전화를 해 대다가  - (연아아이고

 

 (여자1) 이거 어디 아픈 거지?

 

 아니요요즘 워낙  그런 친구들이 많아서요

 

 - (여자1) 많아?  - (영도아직 열 살이면 뭐

 

 (영도보호자분께서  핸드폰 사용에 대해서

 

 조금 더 지도를 해 주시면

 

 그거 록 걸면 돼

 

 - (여자들록이 뭐야?  - (여자7) 있어그런 거

 

 (여자7) 내가 나중에 알려 줄게  아그건 그렇고

 

 혹시 바람피우는 거는  어떻게 고쳐야 돼요?

 

 [여자1의 놀란 신음]  - (연아자기 남편 바람피워?  - (여자7) 자기야아니야미쳤어!

 

 [여자7의 헛기침]  (연아피우지?

 

 - (여자7) 나 아니고 우리 계 모임에  - (연아

 

 - (여자7) 막련이 있잖아  아씨그 새끼 그럴 줄 알았어

 

 (여자8) 동상

 

 (여자1) 그거는 딴거 없어  딴거 없어  [여자7의 웃음]

 

 부적을 써 가지고는  속옷에다가 딱 붙여 놓는 거야

 

 [연아가 짜증 낸다]  (여자7) 요즘 세상에  부적 쓰는 사람이 어디 있어!

 

 - 아이거참  - (여자7) 에이

 

 (여자7) 다정이 애인 비웃겠다

 

 - (연아무슨 이야기야진짜  - (여자7) 우리 그런 사람 아니야

 

 (연아창피해창피해  [여자7의 웃음]

 

 (영도아니뭐  점을 보든 상담을 받든

 

 - (연아네  - (영도누군가한테 이렇게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 (여자1) 거봐  - (영도분명히 있긴 한데요

 

 (영도사실 전문가도  조언을 하는 게 쉽진 않기 때문에  [여자8이 호응한다]

 

 비전문가에게 그런 고민을  전적으로 믿고 맡긴다는 건 좀

 

 [손가락을 탁 튀기며!  문미란이가 잘 가는 집 있어

 

 [여자1이 호응한다]  (연아얼마 전에도  부적 하나 써 왔다는데

 

 - (연아거기다가 물어보라 그래  - (여자7) 아하오케이

 

 (연아다정이 왔네?

 

 [여자들의 반가운 신음]

 

 - (다정안녕하세요  - (여자9) 그래그래안녕

 

 혹시 저희 엄마는

 

 문미란이는 과일 사러 갔지  [여자1의 웃음]

 

 (여자7) [장난스럽게아이고  우리 다정이 신랑 챙기러 왔구나

 

 [여자7의 웃음]

 

 (여자1) 이제 둘이 가서 놀아?

 

 가만있어 보자

 

 [익살스러운 음악]  저기 가서 호떡도 좀 사 먹고?

 

 (연아, 5천 원이 뭐야치사하게  5천 원 더 줘!

 

 - (여자7) 더 줘!  - (여자1) 열 개에 5천 원

 

 (다정안녕히 계세요또 올게요  [연아가 호응한다]

 

 [함께 인사한다]  (영도수고하세요

 

 (미란우리 다  다정이 이모들인 거 알지

 

 다정이한테 잘못하면 큰일 나!

 

 암만일단 우리 집에서  회를 뜰 거고

 

 우리 집에 튀김기 있는데  거기다 싹 튀겨 가지고

 

 고추장 싹 발라 갖고  꼬치 딱 끼우면

 

 [여자1의 웃음]  (여자7) 진짜 아플 거야그렇지

 

 (연아나는 그냥 확 뒤집을 거야

 

 [여자들이 계속 말한다]

 

 (다정미안해요  엄마가 버리고 갈 줄은 몰랐어요

 

 이런 일은 처음이라

 

 (미란신고식 끝났어?

 

 그럼 이거 들어야지

 

 들고

 

 

 

 (태정누나하고 영도 형 강릉 갔대

 

 (은하그러더라?

 

 우리도 갈까?

 

 갔었잖아

 

 그렇게 가는 거 말고

 

 말하자고엄마한테?

 

 아직 그건 아닌가?

 

 [잔잔한 음악]  글쎄

 

 (태정어차피 다 알 거 아는 사이잖아

 

 그래서 문제인 거지다 아시니까

 

 우리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나 중학교 때 어떻게 놀았는지

 

 내가 누굴 만났는지

 

 술 마시면 어떻게 되는지

 

 난 뭐몰라서 만나?

 

 나 열두 살 때 누나 처음 봤어

 

 깻잎 머리

 

 엄마 엄청 놀라시겠다

 

 그렇게 치면 누나 아버지는

 

 [한숨]  차차 생각하자

 

 [은하의 한숨]

 

 (가영헬로서울엔 언제 와요?

 

 아니내가 막 심심한 건 아닌데

 

 그냥 베프가 좀 보고 싶달까?

 

 난 아직 강릉이에요

 

 좀 더 있다 갈 거 같은데

 

 남자 친구는 갔어요?

 

 (가영이 와중에도 일은 해야 되니까

 

 근데 강릉이면 혹시 그 피자집?

 

 어떻게 알았어요?

 

 (가영아하다 아는 방법이 있지

 

 알았어요나 신경 쓰지 말고  데이트 잘해요

 

 (다정

 

 [문이 달칵 열린다]

 

 [휴대전화 조작음]  [문이 달칵 닫힌다]

 

 다정 씨가 강릉 인싸였구나

 

 이모가 참 많네요

 

 그분들이 저를 먹여 살렸죠

 

 (다정하마터면 안 익은 콩밥 먹고

 

 양파 껍질 씹으면서 자라날 뻔

 

 저런

 

 나랑 강릉에 왔으면  이걸 꼭 먹어 봐야 돼요

 

 내 소울 푸드랄까?

 

 [영도가 호응한다]

 

 그래서 다정 씨가 힘들 때  떡볶이를 찾는구나?

 

 혹시 몇 살이었어요?  이거 처음 먹은 게

 

 열한 살?

 

 (다정열두 살?

 

 원래 열 살 전후로  뇌에 신경 회로가 많이 생겨요

 

 각인 효과 같은 건데

 

 (영도나도 그때 응원하던 야구팀  아직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주영도 씨도  아직 사탕을 좋아하는 거고

 

 그건 첫사랑이 놓고 간 거니까

 

 [다정의 웃음]  [부드러운 음악]

 

 (다정

 

 중학교 때 은하랑도 여기 많이 왔는데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우리도 꼭 이름 적자고 했었거든요

 

 오늘 적고 갈까요?

 

 그래요

 

 [다정의 웃음]

 

 (영도?

 

 여기 은하 이름도 있네요?

 

 옆에 태정 씨 이름도 있고

 

 (다정어머

 

 신기하네흔한 이름도 아닌데

 

 [흥미로운 신음]  [휴대전화 조작음]

 

 나중에 은하한테 보여 줘야지

 

 

 

 먼저 서울 가야 되죠?

 

 (영도

 

 그래서 말인데

 

 이거

 

 타이밍을 좀 놓쳤어요  어제 집에서 주려고 했는데

 

 열어 봐요나 물 가지고 올게요

 

 (영도

 

 (다정나 손 두 개라고  시계 두 개 준 거예요?

 

 번갈아 보고 약속 늦지 말라고?

 

 (영도저런

 

 하나는 어머님 건데

 

 (다정!

 

 [영도의 웃음]

 

 (영도뇌물 같아서 미리 못 드렸어요

 

 다정 씨가 대신 전해 줄 수 있죠?

 

 (다정엄마 좋아하겠다

 

 근데 어떻게 시계 살 생각을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서요

 

 오래오래 함께하겠다고

 

 약속 같은 거네요?

 

 고마워요

 

 [영도의 웃음]

 

 (영도먹어요

 

 [풀벌레 울음]

 

 [잔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잔잔한 음악]

 

 [은하가 휴대전화를 툭 꺼낸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철도왜 또

 

 편의점 앞으로 와

 

 (철도왜 또

 

 와 보면 알아

 

 [휴대전화 조작음]

 

 [깊은 한숨]

 

 [잔을 탁 내려놓는다]

 

 [콜록거린다]

 

 (은하가서 앉아 있으라고

 

 (철도걱정되면 네가 하지?

 

 (은하난 가면 싸우기밖에 더 해?

 

 그냥 좀 포기하면 안 돼?

 

 뭘 포기해?

 

 아버진

 

 안 바뀔 거야

 

 (철도아무한테나 반말하고

 

 아무 데서나 돈 자랑 하고

 

 여자는 결혼하고  꼭 애 낳아야 한다고 생각할 거고

 

 그러면서 점점

 

 더 늙고 작아지겠지

 

 그걸 그냥 참으라는 거잖아

 

 넌 그래도

 

 맞지는 않았잖아

 

 (철도난 고등학교 때까지  진짜 많이 맞았어

 

 그때는 나도 너처럼

 

 진짜 너무 싫었는데

 

 난 이제 포기가 돼

 

 우리도 한 명 아프면 같이 아프고

 

 서로 죽고 못 사는 쌍둥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냥 아버지야

 

 마음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는 거 아니야?

 

 (철도아버지

 

 여기서 뭐 하세요?

 

 (철희?

 

 

 

 [철희가 중얼거린다]  [한숨]

 

 [비가 쏴 내린다]

 

 [입바람을 하 분다]

 

 [가영의 놀란 신음]

 

 (가영어머나나 큰일 날 뻔

 

 [익살스러운 음악]

 

 밤중에 웬 검은 안경을?

 

 목발은 또 뭐야

 

 안녕하세요?

 

 혹시 절 모르시는 건가?

 

 네가 누군데요?

 

 아하, TV를 안 보시는구나?

 

 (가영안녕하세요?  전 배우 안가영이에요

 

 요즘 제일 시끄럽고 욕먹는 사람이자

 

 강다정의 베프이자  갤럭시 박의 꽤나 친한 친구 사이?

 

 (미란뭐라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다정이 친구라는 거지?

 

 [호응한다]

 

 [어이없는 웃음]

 

 난 문미란이라고 다정이 엄마인데

 

 (가영정말요정말정말정말?

 

 다정이 언니가 아니고 엄마라고요?  어떻게?

 

 강다정을 일곱 살에 낳았어요?

 

 [헛웃음]

 

 어떻게 또 이렇게  이쁜 소리만 하는 애가 나타난 거야?

 

 (미란앉아요  [가영의 옅은 웃음]

 

 근데 다정이도 없는데  여길 어떻게 알고 온 거야?

 

 (가영

 

 커뮤니케이션이 삐끗했달까?

 

 뭐 마실 거라도 줘?

 

 (가영제가 꺼내 마실게요

 

 냉장고 이쪽에 있죠?

 

 제가 워낙  제 일은 제가 하는 스타일이라

 

 다들 냉장고에  맥주 몇 짝쯤은 갖고 있잖아요?

 

 여긴가?

 

 뭐야저 신박하고 예쁜 왕또라이는?  [가영의 거친 숨소리]

 

 (미란잠깐

 

 그러니까 네가

 

 영도랑 결혼을 했었다는 거야?

 

 이거 나한테 준 주영도?

 

 

 

 결혼식을 올렸다는 거고

 

 혼인 신고는 하지 않았고

 

 그럼 네가 지금

 

 다정이랑 베프라는 거고?

 

 예스예스예스그건 사실이고

 

 내가 뉴플릭스를 너무 많이 봤네

 

 내가 '기묘한 이야기'를  너무 열심히 봤어

 

 (가영어디 가요?  나 아직 할 말 많이 남았는데?

 

 우리 미스 문?

 

 달 여사님?

 

 [잔잔한 음악]  [가영의 한숨]

 

 (가영나는 살고 싶어서 결혼했고

 

 주영도는 살리고 싶어서 결혼했고

 

 남들은 결혼에 실패해서 이혼하는데

 

 우리는 결혼에 성공해서 이혼했어요

 

 내가 꽤 괜찮아졌거든요 1년 만에

 

 그러니 나한테 얼마나 고마울까?

 

 진짜 어이가 없네

 

 내가 지금 뭘 듣고 있는 건지

 

 암튼 그러니까

 

 너 지금 괜찮다는 거지?

 

 (미란아직도 죽고 싶고  그런 거는 아니라는 거고

 

 [한숨]

 

 이 모녀 뭐야?

 

 왜 이런 얘기 듣고 자꾸 날 위로해?

 

 [살짝 웃는다]

 

 강다정이 엄마 닮았구나

 

 그럼 다정이가 누굴 닮았겠어?

 

 죽다 살았으면

 

 고맙게 생각하고 더 열심히 살아

 

 (미란영도한테 잘하고

 

 다정이한테 더 잘하고

 

 그럴게요

 

 (가영우리 달 여사님

 

 미스 문?

 

 

 

 [가영의 웃음]

 

 (미란

 

 (경찰저번 강의에서도 그렇고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면

 

 촉법소년과 관련해서

 

 굉장히 관대한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리다불행한 가정사가 있다

 

 그런 거를 우리가 굳이  감안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요

 

 그런 이유로 범죄를 용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저도 당연히 그렇고요

 

 (영도피투성이가 된 발로  길을 걷던 세 명의 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들이 서로 다른 어른을  만났다고 치죠  [차분한 음악]

 

 (윤찬내다보지도 않고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나와!

 

 [떨리는 숨소리]

 

 애들 털끝만 건드려

 

 죽여 버릴 거니까

 

 (영도한 아이는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엄마가 자신의 신발을 벗어 주었고

 

 여기 있어야 아무도 너 못 찾아

 

 (영도 부아빠가 금방 데리러 올게

 

 [울먹이며내가 여기 있으면

 

 (영도또 한 아이는  [어린 영도와 영도 부가 대화한다]

 

 남을 위해 더는 자신에게  상처를 내지 않도록 숨겨졌지만

 

 다른 아이는 신발이나 위로 대신  [명자가 소리친다]

 

 비난과 학대를 받았습니다

 

 [세근이 화낸다]  '세상엔 발이 없는 아이도 있어'

 

 '그런데 넌 신발이 없다고  징징대면 안 되지'

 

 그날의 일이 세 명의 아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영도엄마의 신을 신었던 아이와

 

 형에게 신을 벗어 주지 못했던 아이는

 

 타인을 구하지 못했다는 마음으로  힘겨울 수 있겠지만

 

 끝내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죄책감일 뿐 죄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다른 한 아이는

 

 [물이 찰박거린다]

 

 (영도아무도 약한 나를  구해 주지 않았다는 좌절이  [어두운 효과음]

 

 분노가 되는 발화의 순간이  올 수 있을 겁니다

 

 돌이키고 싶어도 돌이킬 수 없는  시점이 생겨나는 거고요

 

 (남학생1) 주영도

 

 너희들 빨리  주영도 잡아인마?  [대학생 영도가 말한다]

 

 - (남학생1) 인마빨리  - (대학생 영도나 진짜 가야 돼

 

 - (남학생2) 가지 마  - (대학생 영도진짜

 

 (대학생 영도나 갈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차분한 음악]

 

 [통화 연결음]

 

 그 건물에 있는 병원  주영도라는 사람

 

 [어두운 음악]  그 사람 얼굴이 궁금한데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정아수술에 참여해 주신 의료진분들

 

 특히 어려운 수술을 집도해 주신  닥터 체이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자식으로 또 경제인으로

 

 회장님이 회복되시도록  온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멀어지는 발걸음]

 

 [통화 연결음]

 

 닥터 체이스 당장 잡아 와

 

 나를 적으로 돌린 게  어떤 건지 보여 줘야지

 

 황재식에 대한 처분은

 

 곧 결정될 겁니다

 

 (진복조만간 최정민 씨에 대한  보도 자료도 나갈 거고

 

 그건 다 알고 오셨을 거고

 

 할 얘기가 남은 거죠?

 

 황재식에게 찾아갔던  그 열여덟 살짜리는

 

 최정민이 아니라 나였습니다

 

 [무거운 음악]

 

 (체이스나 대신 남아서 잘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최정민은

 

 [어두운 효과음]

 

 나보다 더한 곳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소년 체이스벗어

 

 (체이스날 버린 어머니

 

 [어두운 효과음]  라는 사람은

 

 [떨리는 숨소리]

 

 그렇게 죽어 있었고

 

 아이들을 팔아 배를 불리던 남자는

 

 그때보다 더한 괴물이 되어 있었고

 

 [세근이 쿵 넘어진다]

 

 그래서 그 사람이 죽어 갈 때 나는

 

 [달려오는 발걸음]

 

 [소년 체이스의 거친 숨소리]

 

 [어두운 효과음]

 

 (소년 체이스때려

 

 내가 너처럼 보이게

 

 내가 저 사람한테 맞은 것처럼 보이게  네가 날 때리라고

 

 어떻게 하는지 몰라?

 

 [옷이 툭 떨어진다]

 

 [소년 정민이 털썩 넘어진다]

 

 [소년 정민의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소년 정민의 힘주는 신음]

 

 [소년 정민의 힘주는 신음]

 

 [소년 정민의 힘주는 신음]

 

 [소년 정민의 신음]

 

 [거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소년 체이스택시 타

 

 아무하고도 말하지 말고

 

 방에만 있어

 

 [사이렌이 울린다]

 

 (체이스난 동생인 척 위증을 했고

 

 집에 들어갔더니

 

 엄마가 쓰러져 있어서

 

 그래서 911에 신고를 하려고 하는데

 

 (소년 체이스그런데 그 사람이  신고를 못 하게

 

 저한테 의자를 던졌어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그래서

 

 막 도망치다가

 

 도망치다가 무슨 소리가 나서 봤더니

 

 그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소년 체이스잊지 마

 

 그림자는

 

 빛을 욕심내면 안 돼

 

 사라지니까

 

 (체이스그리고 그 책을 발견했습니다

 

 '누구든 해충과 함께  살고 싶어 하지는 않아'

 

 '죽어야 할 것은 죽여야 해'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되는 거야'

 

 '남자가 말을 마치자'

 

 '사람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소년 체이스직접 쓴 거 맞아?

 

 증명해 봐

 

 [라이터가 탁 닫힌다]

 

 멈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딱 한 번이면

 

 그 사람들만 없으면

 

 모든 게 다 괜찮을 거라고

 

 이제야

 

 아니

 

 이제 와서 얘기하는 이유가 뭡니까?

 

 '전부 다 끝났으면 좋겠다'

 

 최정민이 했던 말입니다

 

 (진복연락이 안 될 수는 있는데

 

 느낌이 싸해서 그러지

 

 네가 그랬잖아그냥 싸한 건 없다고

 

 마이크로 표정이고 뭐고가  다 표시가 나서 그런 거라며

 

 혹시 이안 체이스가  마지막에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요?

 

 (진복) '뭐가 다 끝나면 좋겠다'였나?

 

 최정민이 했던 말이라고 했어

 

 [풀벌레 울음]  [발소리가 들린다]

 

 [차분한 음악]

 

 [아이들이 시끌시끌하다]  (아이!

 

 (어린 정민!

 

 나 데리러 온 거야?

 

 어디 있었어?

 

 어떻게 온 거야?

 

 (소년 체이스내가 한 일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너도 알지?

 

 

 

 문제가 좀 생겼어

 

 "닥터 체이스"

 

 (정민근데 이번엔 내가 처리할게

 

 내가 할 수 있어

 

 (체이스아니

 

 넌 아무것도 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할 거야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정민아니이번엔 내가

 

 내가 해결할게

 

 (정민사람을 보내면 돼

 

 (체이스내가  사람 함부로 쓰지 말라고 몇…  [통화 종료음]

 

 [한숨]  [무거운 음악]

 

 [푹 찌르는 소리가 들린다]

 

 왜 내 발밑에 네 발 넣었어?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건가?

 

 (체이스저 환자로 왔어요

 

 [라이터를 딸각거리며그래야  내가 뭔 소리를 해도

 

 어디 가서 말 못 하잖아

 

 면허 지켜야지

 

 (철도차가 두 대였어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정민혹시 한국에 온 거야?

 

 내가 말했지?

 

 소중한 거 만들지 말라고

 

 그게 네 약점이 될 거라고

 

 (정민그래서 주영도한테  찾아간 거야?

 

 작정하고 미친 사람처럼?

 

 강다정이고 주영도고 만나지 마

 

 그리고 이번 일만 끝내면 미국으로 와

 

 내 말 알아들어?

 

 일부러 이 시간에 왔어요

 

 이러다가 진짜  스토커가 될 거 같아 가지고

 

 (다정그 꿈에 나오는 방에

 

 고양이도 있어요?

 

 있어요

 

 완전 있어요

 

 (정민아니오르골 좋아해요?

 

 사러 갈까요?

 

 (다정잠깐만요

 

 내가 실수로

 

 그 여자 핸드폰에다  사진을 보내 버렸네

 

 (재식그쪽이 보기 전에 지워 줘야지

 

 아참

 

 그 여자 비밀번호는

 

 (재식넌 언제든 죽을 수 있어

 

 술 한 잔

 

 콜라 한 모금에도

 

 [울먹인다]

 

 네가 알아서 안 죽으면

 

 다음 시체는  구구빌딩 4층에서 나올 거야

 

 [울먹이며여기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어

 

 그냥 모든 게 다 끝나 버렸으면 좋겠어

 

 (체이스겨우 그게  네가 생각하는 최선이야?

 

 그럼 그렇게 해

 

 [통화 종료음]

 

 (정민그림자는

 

 사라질게  [어두운 효과음]

 

 [쿵 소리가 들린다]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어두운 효과음]

 

 [다가오는 발걸음]

 

 여긴 어떻게 온 겁니까?

 

 모든 게 끝나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했다고 들었습니다

 

 (영도정신과 의사에겐  그 말이 어떤 뜻인지 너무 선명하니까

 

 최소한 비겁하게 도망치지는 말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왔습니다

 

 당신이 편해지고 싶다면

 

 정말 용서받고 싶다면

 

 [차분한 음악]

 

 [감성적인 음악]

 

 (영도우리 오늘 하루만  전화기 꺼 둘까요?

 

 (다정정말요?

 

 (아리브즈즈즈즈가 사라진 곳에  72즈즈즈즈가 나타났잖아요

 

 (다정아니나는

 

 왜 이거 그리스 비극 같지?

 

 (체이스네가 아니라

 

 내가 그림자였다고

 

 (가영너 군대 간다는데?

 

 (영도또 사람을 살리는 건  결국 그런 거예요

 

 '내가 네 이야기를 들어 줄게'

 

 (태정) 10년 동안 한 사람만 만났어도

 

 그게 끝나고 갑자기 찾아온 사람이

 

 더 진짜일 수도 있다는 말이야

 


 

.너는 나의 봄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