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그이 14
(왕준) 할 얘기라는 게 뭐야? 아니
그 전에
그 자식이 로봇이라는 거
넌 어떻게 알아?
(다이애나) 그야 내가 원래 주인이니까
원래 주인?
그래, 그 영구…
아니, 켄은 원래 내 장난감이야
근데 그 엄다다란 여자애가 훔쳐 갔어
훔쳐? 다다가?
뭐, 중간에 배송 실수가 있었던 모양인데
(다이애나) 그걸 기회로 꿀꺽해 버리더라고
뭐, 도둑질이지, 한마디로
그래서?
내 생각엔
너랑 나랑 목적이 같아 보여서 말이지
너 그 엄다다란 여자애가 탐나잖아
[헛기침]
(왕준) 그러니까 네 말은
너랑 나랑 둘이 합심해서 그 둘을 찢어 놓자
뭐, 이런 거야?
아니, 그냥
그냥 원래 자리로 돌려놓자는 거지
장난감은 내 옆으로
그 여자애는 네 옆으로
[왕준의 헛기침]
[입소리를 쩝 낸다]
[왕준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피식 웃는다]
아니
난 필요 없는데, 네 도움 따위
(왕준) 다다 마음은 다다가 결정할 일이고
만약에 돌려놓는대도
내 힘으로 돌려놓을 거야
용건 끝났으면 간다
뭐 하는 거야?
비켜
[헛웃음 치며] 비키라니까
[의미심장한 효과음]
(왕준) 너…
미안
[어두운 음악] 애초에 네 동의 따위 구할 생각 없었어
데려가
(다다) 대체 마왕준 어딜 간 거야? 말도 없이
지금 기자들 만나면 곤란할 텐데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다다) 마왕준
엄다다
너 대체 말도 없이 어디 갔다 온 거야?
[다다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여기 우리 둘밖에 없구나
영구 씨는 너 찾으러 나갔어
잘됐다
[문을 달칵 잠근다]
우리 얘기 좀 할까?
얘기? 무슨 얘기?
뭐가 그렇게 급해?
(제로텐) 천천히 하자
[다다의 난처한 신음]
너 왜 그래?
내가 뭘?
오늘 너무 늦었다, 내일 다시 얘기하자
[우지직 소리가 난다] [다다의 아파하는 신음]
(다다) 아, 아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영구) 여자 친구
(다다) 영구 씨
(제로텐) 어떻게 된 거야?
아무도 없다며
(다다) 왜 거기서 내려와요?
[영구의 난처한 숨소리]
들어오려고 하는데 현관문이 잠겨 있어서
2층 창문으로 들어왔어
근데 마왕준 씨
(영구) 여기 계셨네요?
계속 찾아다녔는데
너구나?
오늘은 안 되겠다
내일 다시 얘기하자
(다다) 어, 잠깐만
너 갈 데 있어?
[흥미진진한 음악]
어?
지금 집 앞에 기자들 쫙 깔렸다며?
아
갈 데 있어, 걱정 마
그럼 내일 봐
[다다의 한숨]
[잠금장치가 달칵 풀린다]
안 들켰지?
네
[어두운 음악] 아휴, 다행이다
아휴, 얼마나 조마조마했는데
아휴, 그래도 마왕준 관련해서
데이터를 미리 구해서 넣어 놓길 잘했네
근데
다이애나는 왜 이런 일을 저한테 시키는 겁니까?
[한숨]
[인혁의 한숨]
(인혁) 근데 정말 괜찮을까요?
그래도 마왕준 우리나라 톱스타인데
이러다 만약 제로텐 정체가 들통이라도 나면
씁, 본사에서 아마 가만있지 않을 텐데
너희들 본사엔 관심 없어
난 그냥
내가 원하는 것만 가지면 돼
아니, 근데
본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보안 문제라
저는 징계 먹을 거고
(인혁) 다이애나 님은 블랙리스트에 오를 거고
또 우리 제로텐도 본사에 회수 조치 될 텐데
그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잠깐, 그게 무슨 소리야? [어두운 음악]
네?
(다이애나) 사람들한테 정체가 알려지면
로봇을 본사에서 회수해 가는 거야?
예, 당연하죠
(인혁) 본사 입장에선 어떻게든 증거 인멸부터 해야 될 테니까
[한숨 쉬며] 모르겠다, 나도
대체 그 여자가 무슨 생각인 건지
어쨌든 우린 일단 시키는 대로 하자
지금으로선 그게 최선이야
너도 최대한 안 들키게 조심하고
(인혁) 마왕준 관련해서 기본 데이터들은 들어 있는데
디테일한 것까진 없어서 자칫하면 들킬 수도 있으니까
최대한 마왕준스럽게, 알았지?
네
[인혁의 한숨]
[자동차 시동음]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스태프) 잠깐 나와 주세요, 들어갈게요
(기자1) 안에 마왕준 씨 있나요?
(기자2) 마왕준 씨…
(기자1) 안에 있죠? 있는 거 맞죠?
하, 진짜 미치겠네 저기 걸리면 뼈도 못 추리는데
아, 이 마왕나니 새끼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왜 전화를 안 받냐고!
[떨리는 숨소리]
[다가오는 엔진음]
[다급한 숨소리]
[웅의 다급한 신음]
(웅) 야, 마왕준
너 왜 연락을 안 받아?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여웅, 마왕준의 매니저
[놀라는 숨소리]
[어두운 음악] (웅) 그래, 내가 네 매니저다
아유, 진짜, 씨
지금 기자들 쫙 깔렸으니까 내리지 말고 차 빼, 차 빼
후진, 후진, 후진, 빨리 가, 빨리!
(보원) 우아, 이건 무슨 거의 17 대 1로 싸운 수준 아닙니까?
우아, 뒈지게도 때렸네
(규리) 아, 뭐야, 뭐야?
아니, 어? 이게 진짜 무슨 난리래?
야, 엄따, 너 밖에 봤어, 기자들?
완전 쫙 깔렸어
아, 진짜 이거 보통 일이 아닌 거 같은데?
(진) 보통 일이 아니죠
뭔가 일이 점점 커지는 거 같은 건 기분 탓이겠죠?
(규리) 이게 진짜 말이 돼?
아, 마왕준이 진짜 이렇게 팼다고?
[진의 놀라는 숨소리]
(진) 우아, 마왕준
이 정도면 연예인 때려치우고 UFC 나가도 될 거 같은데?
누나도 그만 찝쩍대
- 뭐야 - (다다) 거짓말이야
[흥미진진한 음악] (규리) 뭐?
이거 분장이잖아, 특수 분장
- (보원) 에? - (진) 진짜요?
(다다) 사람 몸에 멍이 들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파란색에서 보라색으로
그러다가
초록색에서 노랗게 변하면서 없어지는데
화니 얼굴의 멍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파란색이잖아
입가의 피딱지도 그렇고
(진) 아, 그렇네, 그렇네
(보원) 그럼 이 사람 지금 나일론이라는 겁니까?
왜요?
누군가 마왕준이 추락하는 걸 보고 싶은 거겠죠
아니, 그러면
맞지도 않았는데 지금 화니가 쇼를 한다는 거야?
뭐, 맞긴 맞았겠지
부풀려져서 문제인 거지
근데요, 왜 때렸을까요?
(규리) 야
옛날부터 둘이 사이 안 좋다고 소문 쫙 퍼졌었잖아
(진) 아, 그런가?
[보원의 한숨] (규리) 어
(진) 아니, 근데 이렇게 사이가 안 좋았나?
[의아한 숨소리] (규리) 하, 아니야
근데 확실한 건
우리 불쌍한 마왕준이
제대로 걸렸다는 거지
아휴, 마음 아파
그나저나 밖에들 기자들 저렇게 쫙 깔려 가지고
오늘은 촬영을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웅) '마왕준', '마왕준 폭행' '마왕준 갑질'
어떻게 사흘 연속 실시간 검색이 1위에서 내려올 줄을 모르냐?
화니랑 금 대표가 작정한 거 같은데
어떡하냐, 진짜?
[웅의 한숨]
왕준아
왕준아
괜찮은 거야?
네, 전 괜찮습니다
[상자를 탁 내려놓는다]
갑자기 웬 존댓말?
(웅) 너 오늘 진짜 이상하다
[살짝 웃으며] 뭐가? [문이 달칵 열린다]
[은동의 한숨]
(웅) 아니, 금 대표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어쩐 일이긴? 내가 걱정돼서 왔지
(은동) 야, 마왕준
너 지금 밖에 기자들 쫙 깔려 있던데
이렇게 피하기만 할 거야?
소속사 대표 금은동
안녕하십니까?
[어두운 음악]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웅) 일단 우린 그쪽이랑 더 이상 할 얘기 없고
촬영 준비를 해야 돼서
먼저 가 보겠습니다
가자
[은동의 당황한 신음]
[문이 탁 닫힌다]
야, 저거, 저거
마왕준 저 자식
[당황한 숨소리]
충격이 너무 커서 맛이 갔나?
뭐 해? 빨리 와
(웅) 너 왜 그래?
뭐, 충격받아서 머리가 이상해지기라도 한 거야?
뭐, 병원부터 갈래?
아니, 나 멀쩡해
너 너무 이상해, 딴사람 같아
아휴, 일단 가자
어딜?
(웅) 어디냐니, 리허설 안 할 거야?
여기 계속 이러고 있을 거야?
[어두운 음악] [웅의 한숨]
[왕준의 힘겨운 신음]
아, 머리…
[아파하는 신음]
[왕준의 힘겨운 신음]
뭐야?
어디야?
(왕준) 비키라니까
[긴장되는 효과음]
[탄식]
씨
아, 내 핸드폰
하, 씨
[왕준의 한숨]
(왕준) 아이씨
뭐야, 이건 또?
비켜
야, 너희 나 누군지 몰라?
나 마왕준이야, 알지?
(왕준) 너희 지금 실수하는 거라고
좋은 말로 할 때 비켜
야
내가 여기서 나가면 너희 다 고소한다
비켜
야, 야!
아이씨, 진짜, 씨
[헛웃음]
(왕준) 뭐야, 이건 또?
(란) 다이애나 아가씨께서
여기 계신 동안 최대한 편하게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혹시 불편하거나 부족한 거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헛웃음]
아, 진짜 가지가지 한다
불편한 거?
너희가 싹 다 불편해
비켜! 나 집에 갈 거야, 쯧
(왕준) 야, 놔, 안 놔! 야, 이거 놔
야, 야, 나 없어진 거 알면 사람들이 다 찾으러 온다고, 야
이미 아마 난리가 났을걸? 어!
야, 오케이, 괜찮아
놔, 놔, 안 갈게, 안 갈게
[흥미진진한 음악] [왕준의 힘주는 신음]
아씨!
야, 내 핸드폰 어디 갔어? 내 핸드폰, 씨!
[왕준의 거친 숨소리]
- (루비) 감독님 - (감독) 응?
(루비) 촬영 안 해요?
- (감독) 아휴, 알아서 할게, 아 - (조연출) 감독님
(조연출) 저, 죄송하지만
밖의 기자들 때문에 오늘 촬영이 좀 힘들 거 같습니다
저, 죄송합니다 [루비의 놀란 숨소리]
[스태프들이 술렁인다] (진) 아, 안 돼, 안 돼
(웅)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잘됐네
[어두운 음악]
그럼 저 먼저 가도 되죠? 그럼
(웅) 야
감독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스태프들이 웅성거린다] (감독) 뭐야?
마왕준 미쳤어? 미친 거야!
(제로텐) 엄다다
(다다) 야, 마왕준, 너 괜찮아?
[살짝 웃는다]
다다야, 오늘 뭐 해?
나랑 데이트하자
뭐라고?
오늘 촬영도 취소됐잖아
나랑 놀자, 어때?
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 어젯밤부터 대체 왜 그래?
뭐가?
아니, 그게 좀…
[한숨]
[긴장되는 음악]
넌 내가 싫어?
뭐?
나보다 그 영구라는 놈이 더 좋은 거야?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다다) [제로텐을 탁 치며] 야
너 왜 이래, 너 미쳤어?
야, 놔, 놔!
(영구) 여자 친구
감독님이 찾고 계셔, 얼른 가 봐
(다다) 아, 예
또 너냐?
당신
마왕준 아니지?
뭐?
[흥미진진한 음악] 마왕준 씨는
절대 여자 친구에게 무례하게 굴지 않아
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알아?
[로봇 작동음]
[영구의 놀란 신음] [무거운 효과음]
[힘주는 신음]
하위 버전 주제에
한 번만 더 방해하면
그땐 가만 안 둬
"기밀 크로노스 헤븐"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단 말이야
[어두운 음악]
[시스템 작동음]
"접속 실패"
[한숨]
[시스템 작동음]
"접속"
[한숨]
[시스템 작동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리모컨 조작음]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리모컨 버튼을 연신 누른다]
뭐야?
아니
마왕준이 사라졌는데 왜 이렇게 조용해?
[리모컨 조작음]
설마 아직도 내가 없어진 걸 모르는 거 아니야?
아, 돌겠네, 진짜
아, 여긴 또 어디야!
[문이 달칵 열린다] [왕준의 한숨]
[왕준의 한숨]
(왕준) 쯧, 꼬박꼬박 끼니는, 진짜
[왕준의 한숨]
저, 마왕준 씨
- (왕준) 네? - (메이드1) 저 진짜 팬인데
(메이드1) 사인 한 장만 해 주세요
[헛웃음]
납치, 감금해 놓고 사인요?
(메이드1) [웃으며] 네
저도 한 장만 해 주세요
[펜으로 책상을 탁탁 두드린다]
쯧, 그래요, 뭐 [종이를 사락 집는다]
(왕준) 팬이시라는데
[왕준의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씁, 그, 혹시 [종이를 사락 집는다]
사진은 필요 없으신가? [종이를 탁탁 정리한다]
(메이드1) 사진?
(왕준) 네, 아이, 뭐, 제 팬이시라길래
뭐,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아, 괜찮으시면 됐고요
- (메이드1) 아, 좋아요 - (메이드2) 아, 아니요, 잠시만요
(메이드2) 여기요
(왕준) 예, 그럼 다 같이 찍어 볼까요? 네
[왕준의 헛기침]
자
아이, 형님, 형님도 오세요 예, 예, 오세요
예, 오세요, 오세요, 오세요 다 같이 찍어요
자, 하나…
아, 이거 좀 어두운데
근데 여기가 좀 역광이라 좀 어두운 거 같아요
- (메이드1) 역광? 돌아요? - 예, 이렇게, 이렇게 돌까 봐요
(왕준) 예, 돌아요, 돌아 예, 반대로 돌까 봐요
[메이드1의 웃음]
자
아유, 여기 잘 나오네, 근데
씁, 아, 좀 우리가 다 안 나오는데?
잠시만요
어, 다 나온다
하나… 아이, 웃으세요
[메이드1의 웃음] 고소 안 할게요
아까 했던 거 장난이에요, 장난
자,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흥미진진한 음악]
- (경호원) 이봐, 문 열어! - 싫어
[경호원이 문을 쾅쾅 두드린다]
- (메이드1) 어떡해 - (경호원) 문 열어, 문 열어!
[소리치는 소리가 들린다] 잠깐만
누나까지 위험해지면 안 되는데
오케이, 그러면
(왕준) 그렇지, 그러면…
[메시지 발신음]
항복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항복
야, 너희 일 잘한다, 야
들어갈게
겁나 열심히 하네, 일 잘해
들어갈게요
[의미심장한 음악]
[영구의 신음] [무거운 효과음]
하위 버전 주제에
(보원) 영구야
너 혼자 여기서 뭐 해?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하, 아니야, 형, 아무것도
[휴대전화 진동음]
예, 지부장님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다이애나가 본사 통해서 받았다는 제로텐
혹시나 해서 메일 내용을 해킹해 봤더니
(지석) 첨부된 사진 속 제로텐 얼굴이 마왕준이랑 똑같아
(지석) 아무래도 다이애나 그 여자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 같아
다이애나가요?
일단 알겠습니다
형, 나 아까 [휴대전화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다다) 다음 촬영 때부터는
나머지 더미도 출연시키면 되는 거죠?
(감독) 어, 그래
아, 그리고
오늘 미뤄진 촬영만큼 다시 찍을 거니까
그때까지 콘셉트안 아이디어도 몇 개 더 가져오고
예,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독이 대답한다] - (규리) 네, 감독님, 들어가세요 - (진) 고생하셨습니다
[감독이 중얼거린다]
(규리) 아, 진짜 이게 무슨 일이래?
[규리의 한숨] (진) ♪ 그러게요 ♪
아니, 근데 저희야 촬영 좀 미뤄지는 게 다지만
마왕준은 괜찮을까요?
아, 이러다가 마왕준 완전 끝나는 건 아니겠죠?
(규리) 에이, 설마, 마왕준인데
왜,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지금 여론 완전 최악이에요, 최악
[진의 놀라는 숨소리]
(진) 이러다가 우리 작품 막 엎어지거나 그런…
어유, 어유, 저 입방정, 입방정 그냥, 아주 그냥, 어유
(감독) 뭐 하냐?
(규리) 아, 감독님, 들어가세요
[규리가 살짝 웃는다]
(감독) 하여튼 요즘 애들 싸가지들이 없어
[진의 웃음] 어유, 이럴 때만 나타나 가지고, 진짜
먼저들 퇴근해 나 어디 가 볼 데가 있어 가지고
아, 왜, 어디 가는데?
먼저 갈게
[익살스러운 음악]
[다다의 놀라는 숨소리]
아, 기자들 쫙 깔렸네
아, 증거를 어떻게 잡지?
(매니저) 나와 주세요, 예
지금 절대 안정 취해야 됩니다 보셨죠, 아까? [기자3이 질문한다]
[카메라 셔터음] 조용히 해 주세요 절대 안정 취해야 됩니다
지금 치료받으러 갈 거예요
지금 절대 안정 취해…
쉿, 조용히 하세요, 조용히 하세요 절대 안정 취해야 됩니다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한다]
절대 안정 취해야 돼요, 조용히…
씁, 안 돼요
네, 절대 안정 취해야 됩니다 [기자들의 한숨]
가세요, 가세요
[화니의 찌뿌둥한 신음]
(은동) 야, 야, 야
조심하라고 했지, 내가?
[화니의 한숨] 누가 보면 어쩌려고, 쯧
(화니) 아무도 없잖아요 답답해 죽겠어요, 진짜
(은동) 톱 되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아?
이 정도도 참지 못하면서?
뭐라는 거야?
너랑 나랑 이거 들통나면 다 끝장나는 거야
명심하라고
예, 알았어요
[은동이 혀를 찬다]
그나저나 마왕준은 어때요?
아까 내가 잠깐 봤는데
(은동) 씁, 충격이 큰지 애가 좀 이상해졌데?
아니, 날 보더니 그냥 넙죽 인사하더라니까?
(화니) 진짜요?
자기가 언제까지 위에 있을 줄 알고 기고만장하더니
이번 기회에 아주 확실히 밟아 줘야지, 씨
(은동) 야, 요것도, 요것도 이게 못돼 가지고, 쯧
[화니의 의아한 신음]
그나저나 너 도대체 왕준이한테 어떻게 한 거냐?
(화니) 뭐가요?
아니, 어떻게 했길래 그 냉정한 왕준이가
그렇게 흥분을 하냐고, 응?
(은동) 씁, 걔 암만 그래도 웬만하면 매사에 냉철한 애인데 말이야
뭐, 엄청 쉽던데?
그 엄다다인가? 그 계집애 얘기 꺼내면서
(화니) 살살 긁으니까 바로 욱하더라고요
[잔잔한 음악] (은동) 엄다다?
(화니) 멍청한 새끼,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은동) 야망이 가득한 새끼, 그냥, 응?
(매니저) 안 된다니까, 아이!
(기자4) 화니 씨, 화니 씨, 화니 씨, 화니 씨!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잠깐만, 잠깐만요, 잠깐만요!
(기자5) 화니 씨
- (매니저) 지금 안 돼요 - (기자4) 화니 씨, 화니 씨!
(매니저)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요, 예 [기자4의 한숨]
[한숨 쉬며] 나 때문이었구나
왕준아
다다야, 어디 갔다 와?
아, 나 들를 데가 좀 있어 가지고
(다다) 네가 여기 웬일이야?
잠깐 타, 갈 데가 있어
[한숨]
왕준아, 나는…
(제로텐) 다다야
나한테 하루만 시간을 주면 안 될까?
아니, 딱 한 시간만
부탁할게
[어두운 음악] [한숨]
[한숨]
(왕준) 아씨
[왕준의 한숨]
여기 언제까지 있어야 되는 거야?
[익살스러운 음악] [왕준이 창문을 똑똑 두드린다]
좋았어, 씨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씨
(왕준) 아이, 눈 부셔
아이, 알았어!
그만해, 눈 부셔, 쯧
어떻게 알고 있어?
씨, 쯧
[왕준의 의아한 신음]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뭐야?
(왕준) 무슨 소리야?
[익살스러운 음악]
[소란스러운 소리가 계속 들린다]
뭐야?
뭔 일이야?
[왕준의 놀라는 신음]
임시!
[가쁜 숨소리]
마왕준 씨, 괜찮으십니까?
야, 잠깐만
[왕준의 탄성] [경호원들의 아파하는 신음]
[왕준의 놀라는 신음]
근데 진짜 다행이다
나 여기 계속 갇혀 있어야 되는 줄 알았어
(왕준) 문자가 제대로 가긴 갔나 봐
[왕준의 웃음]
야, 근데 너 왜 이제 와?
내가 언제 문자 보냈는데?
예?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그만큼 널 오래 기다렸다 이 말이지
[왕준이 영구의 팔을 툭 친다]
[영구의 옅은 웃음] 야, 그나저나 로봇은 로봇이다, 어?
[경호원들의 아파하는 신음] (왕준) 너 혼자 다 한 거잖아, 그렇지?
아니, 뭐
아, 일단 얼른 나가서 얘기하시죠
그래그래
[흥미진진한 음악]
[다이애나의 놀라는 신음] (다이애나) 이거 네가 다 한 거야?
역시 내 예상대로 왔네
틀림없이 너라면 영웅 놀이 하러 올 줄 알았어, 켄
(왕준) 야
얘 힘 되게 세
너도 다치기 싫으면 그냥 비켜
다쳐? 내가?
(다이애나) 하, 글쎄
다칠 사람은 따로 있는 거 같은데
그게 무슨 소리야?
너희 둘 다 여기 있어도 되겠어?
[의아한 숨소리]
뭐, 따로 잊은 사람은 없고?
[어두운 음악]
[한숨]
지금 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
여기로 가면 아무것도 안 나올 거 같은데
그냥 조용히 있어
뭐라고?
[긴장되는 음악]
[살짝 웃는다]
[왕준의 놀라는 숨소리]
너 다다한테 무슨 짓 한 거야, 어!
그냥 받은 대로 돌려주는 것뿐이야
[영구의 성난 숨소리]
(다이애나) 어? 어디 가려고?
[다이애나의 탄성]
또 너 그 괴력 쓰려고?
근데 정말 그래도 되겠어?
너
세상에 네가 로봇인 게 알려지면
본사에서 널 회수해 간다면서?
그렇게 되면 네가 그렇게 죽고 못 살던 엄다다도
평생 못 보게 될 텐데
뭐, 그래도 되면 어디 한번 해 보든가
근데
저기 CCTV 보이지?
저기에 네가 힘 쓰는 게 다 찍혔으니까
그건 알아 두고
[영구의 당황한 숨소리]
[영구의 한숨]
네가 이겼어
[흥미진진한 음악]
내가 여기 남을게 대신에 마왕준 씨는 보내 줘
야
어차피 날 잡으려고 만든 함정이잖아
마왕준 씨는 우리하고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그래, 뭐
이제 얘는 쓸모없으니까
[왕준의 놀란 숨소리]
야, 임시
저 걱정하지 마시고
얼른 돌아가십시오
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헛웃음]
[한숨]
[왕준의 다급한 숨소리]
(왕준) '여자 친구 위치'
[다급한 숨소리]
(다이애나) 기분이 어때, 켄?
다시 돌아오니까?
그러게 이렇게 다시 돌아올 거면서 왜 도망을 가?
[코웃음]
조금만 기다려
회사에 얘기해서 널 초기화시킨 다음에
질릴 때까지 실컷 가지고 놀다가
질릴 때쯤 산산조각 내서 분해시켜 줄 테니까
참
너 감정이란 게 생겼다며?
(다이애나) 웃겨, 진짜
그래서
지금 기분은 어떠십니까?
무서워? 아니면 두려워?
불쌍해
뭐?
불쌍하다고, 네가 [어두운 음악]
(영구) 그리고
하나 더 말해 줄까?
미안하지만
난 너랑 놀아 줄 생각 없어
난 너의 장난감이 아니니까
[헛웃음]
뭐라고?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메이드3) 뭐야?
(다이애나) 뭐야?
[어두운 음악]
불 당장 안 켜!
하, 이거 어디 있어
아, 빨리 찾아, 빨리!
하, 아!
[다이애나의 짜증 섞인 숨소리]
당장 제로텐한테 전해
엄다다 그 계집애
없애 버리라고
(보원) 영구야, 영구야, 영구야
- (보원) 야, 너, 너 괜찮아, 어? - 형
- (보원) 어 - 여자 친구가 위험해
엄다다 씨가?
응, 일단 마왕준 씨한테 위치를 알려 주긴 했는데
내가 빨리 가 봐야겠어
야, 그래, 너 빨리 먼저 뛰어가
(영구) 응
[어두운 음악]
야, 영구야, 조심해!
아, 여기가 대체 어디야?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뭐?
(제로텐) 근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여기 너랑 나 둘뿐이라는 거야
이 근방엔 아무도 없어
좋다
(다다) 우리 이렇게 단둘이 있는 거 되게 오랜만이잖아
이런 데 오니까
우리 옛날에 같이 여행 갔던 거 생각난다
여행?
그때 밤새 도시락 싸느라 힘들었는데
그래도 네가 좋아해 줬잖아
(다다) 내가 만들었던
땅콩잼 샌드위치
기억나?
[긴장되는 음악]
기억나지, 그럼
맛있었어
[무거운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그럼 이제
(제로텐) 슬슬 시작해 볼까?
우리가 여기 온 이유
[비웃음]
[다급한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왜 안 돼?
[다급한 숨소리]
(다다) 제발 돼라, 제발, 제…
[긴장되는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다다의 놀라는 숨소리]
너 왕준이 아니잖아
[다다의 겁먹은 숨소리]
너 누구야?
[다다의 겁먹은 숨소리]
[비웃음]
[다다의 겁먹은 숨소리]
[다가오는 엔진음]
[어두운 음악]
(왕준) 엄다다!
다다야!
다다야, 너 괜찮…
[무거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왕준의 놀란 신음]
이건 또 뭐야?
[옅은 웃음]
아
네가 진짜 마왕준이구나?
너, 너…
설마 로봇이냐?
방해하지 마
거의 다 끝났어
됐고!
내 흉내는 이쯤에서 끝내
[왕준을 퍽 잡는다] [로봇 작동음]
방해하지 말라고 했잖아
[힘겨운 신음] [로봇 작동음]
(제로텐) 아
이참에 너도 같이 없애 버릴까?
그럼 내가 진짜가 될 텐데
그렇지?
(다다) 왕준아
[다다의 떨리는 숨소리]
왕준아
(왕준) [힘겨운 목소리로] 다다야, 도망쳐
(다다) 저, 저게…
도망쳐
[로봇 작동음]
(다다) 저게 로봇이라고?
[왕준의 힘겨운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왕준이 콜록거린다]
[로봇 전원음]
[왕준의 힘겨운 숨소리]
뭐야?
[로봇 전원음]
안녕, 내 여자 친구
[가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뭐야?
[왕준의 가쁜 숨소리]
(영구) 여자 친구!
[영구의 다급한 숨소리]
[다다의 떨리는 숨소리]
여자 친구?
여자 친구
누구야?
[익살스러운 음악] [영구의 당황한 신음]
여자 친구, 이게
[다다의 한숨]
내 여자 친구야
[다다의 당황한 신음]
그, 그, 그게 아, 아니라
[힘겨운 숨소리]
가지가지 한다, 진짜
난 죽을 뻔했는데, 씨
여자 친구
[놀란 숨소리]
(다다) 아, 아니, 아니, 아니에요
[리드미컬한 음악]
[울먹이는 숨소리]
[다다의 한숨]
(다다) [울먹이며] 나보고 어떡하라고
[다다가 훌쩍인다]
[한숨]
이젠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을 겁니다
(왕준) 야
너 대체 내 얼굴로 무슨 짓을 한 거야!
난 그냥
네가 못 하는 걸 대신 해 줬을 뿐이야
뭐?
(다이애나) 그동안 넌 사람들 앞에서 숨기 바빴잖아
그러니까 사람도 아닌 로봇한테 여자 친구 빼앗기지
네가 뭘 안다고 그딴 식으로 떠들어?
[코웃음]
뻔하지
그러니까 뭐, 엄다다가 네 그림자로 7년 동안이나 살았던 거 아니야?
(다이애나) 근데 그거 알아?
엄다다
저딴 로봇한테조차 흔들렸었어
적어도 저 로봇은 숨지 않았으니까
[차분한 음악] (다이애나) 넌 그냥 비겁한 패배자일 뿐이야
결국 그렇게 하다간 네가 갖고 싶은 거 전부 다 잃게 될걸?
그러니까 그냥 나한테 고마워해
적어도 널 닮은 로봇으로 엄다다를 흔들어 줬으니까
[헛웃음]
비겁한 패배자?
[왕준의 한숨]
내가 볼 땐
진짜 비겁한 패배자는
여기에 숨어서 인형 놀이나 하는 너 같은데?
뭐?
다다는 내가 반드시 찾을 거야
로봇한테 안 뺏겨
네가?
무슨 수로?
[한숨 쉬며] 그건 네가 알 필요 없고
그러니까
다신 저딴 가짜 로봇 따위로 장난질 생각 하지 마
[보원의 한숨]
(보원) 다이애나 그 여자 이젠 별짓을 다 한다
아, 마왕준 얼굴로 로봇을 만들 생각을 하냐?
완전 사이코야, 사이코, 치
여자 친구
괜찮아?
난 괜찮아요
[옅은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엄다다, 나랑 얘기 좀 해
(다다) 어, 어?
목은 괜찮아?
병원 가 봐야 되는 거 아니야?
괜찮아
그러는 넌?
괜찮아?
응, 난 다친 데 없어
아니
영구 괜찮냐고
[차분한 음악] 그게 무슨 소리야?
(왕준) 그게 무슨 소리냐니?
이번 일 겪고도 모르겠어?
난 확실하게 알겠던데?
로봇이 얼마나 위험한지
더 이상 네 옆에 그 녀석 둘 수 없다는 것도
아, 그건…
(왕준) 고작 입맞춤 한 번으로 변하고
어제처럼 언제, 어디서든 널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어
근데
그래도 그 녀석 좋아하겠다고?
너 진짜 끝까지
영구 씨는
영구 씨는 달라
달라?
뭐가 달라?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난 느낄 수 있어
너 진짜 단단히 미쳤구나?
[왕준의 한숨]
마왕준
네가 자꾸 이렇게 나오면
나도 나쁜 마음 먹을 수밖에 없게 돼
로봇이 얼마나 위험한지 내 두 눈으로 확인한 이상
[떨리는 숨소리]
반드시 떼어 놓을 거야
무슨 수를 써서든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한숨]
[한숨]
[한숨]
[한숨]
(다이애나) 세상에 네가 로봇인 게 알려지면
본사에서 널 회수해 간다면서?
그렇게 되면 네가 그렇게 죽고 못 살던 엄다다도
평생 못 보게 될 텐데
(보원) 다다 씨
마왕준 씨 화가 많이 나 보이던데
혹시 무슨 일 저지르진 않겠죠?
[한숨]
[보원의 멋쩍은 신음]
(보원) 아, 근데 좀 전에 기사를 하나 봤는데요
마왕준 씨 '닥터 알파고'에서 하차할지도 모른대요 [휴대전화 조작음]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마왕준 씨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화니가 주인공이 된다고
아, 아니, 갑자기 이게… [보원의 한숨]
[보원의 한숨] 나랑 잠깐 갈 데가 있어요
[매니저의 찌뿌둥한 신음] (화니) 야
- (매니저) 예? - 이거 좀 풀어 봐
(매니저) 예
(화니) 아, 답답해 죽겠다, 씨
야, 다리 좀 긁어 봐, 저기 발 좀
(매니저) 긁으라고요?
(화니) 어
[매니저의 한숨] 아유, 살겠다, 씨
[비상벨이 울린다]
뭔 소리냐, 이거?
(매니저) 어? 이거 화재경보기 소린데?
뭐?
불났나 보다
- (화니) 불? - (매니저) 불! 아, 어떡해
(매니저) 불났다, 불났다
[매니저의 다급한 신음]
아유, 괜찮아요?
[매니저의 다급한 신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6) 화니 씨 다친 거 아니셨나요?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한다]
(매니저) 찍지 마세요!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웅) '마왕준에게 폭행당했다던 화니'
'대국민 거짓말 들통'
'화니의 거짓말에 싸늘한 대중들'
[웅의 웃음]
야, 인생사 새옹지마라더니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렇게 처지가 뒤바뀌냐?
역시 이 바닥은 한 치 앞을 몰라요
[웅의 탄성]
(웅) 허, 어제까진 온통 악플이더니
오늘은 댓글도 전부 다 응원으로 바뀌었네?
아, 고소해
[웅의 웃음]
아유, 쌤통이다, 씨!
[웅의 한숨]
뭐야?
너 안 기뻐?
[한숨]
한 대든 백 대든 내가 때린 건 사실인데, 뭐
야, 너 이제 와서 뭔 소리야!
(웅) 이제 겨우 여론 회복됐는데
어디 가서 절대로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왕준이 혀를 찬다]
(왕준) 그래,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나는
연예인이니까
이미지 관리해야 되니까
얘 오늘 왜 이래?
어제는 또 완전 딴사람같이 굴더니
오늘은 또 완전 맛탱이가 갔네
너 뭔 일 있냐?
쯧, 그냥
난 하면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은 거 같아서
[잔잔한 음악]
솔직해도 안 되고
안 솔직해도 안 되고
치
(다이애나) 그동안 넌 사람들 앞에서 숨기 바빴잖아
그러니까 사람도 아닌 로봇한테 여자 친구 빼앗기지
넌 그냥 비겁한 패배자일 뿐이야
결국 그렇게 하다간 네가 갖고 싶은 걸 모두 다 잃게 될걸?
[한숨]
(왕준) 누나
(웅) 응?
혹시 남보원이란 사람 전화번호 알아?
[왕준의 헛기침]
[보원의 헛기침]
갑자기 무슨 일이십니까?
마왕준 씨가 저랑 단둘이 보자고 하시고?
뭐, 한 가지 확인할 게 있어서
확인요?
그 임시, 아니, 영구…
[왕준의 헛기침] (왕준) 아니, 뭐, 어쨌든
그쪽이 만든 로봇 말이에요
(보원) 예
사람이 아닌 게 들통이 나면
본사로 보내진다는 게 사실입니까?
예? 마왕준 씨가 그걸 어떻게 알… [어두운 음악]
그럼
본사로 가게 되면 다시는 못 돌아옵니까?
[한숨]
얘기 못 하는 거 보니까 맞나 보네
갑자기 이런 거 왜 물어보시는 건데요?
얘기했잖아요, 확인할 게 있다고
아, 아니…
확인 다 했으니까 됐어요
예?
그럼
(보원) 아이…
아니
아, 아니겠지
[한숨]
[한숨]
[통화 연결음]
어, 누나, 난데
내일 세트장으로 기자들 좀 불러 줘
(웅) 기자들? 기자들은 왜?
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 좀 해 줘
부탁이야
[차 문이 탁 닫힌다]
(영구) 아, 아니야, 여자 친구
[다다의 놀라는 신음]
(규리) 아, 우리 드라마는 시즌2가 얼마나 잘되려고 이러는지
참 난리다
(진) 다사다난하다!
그래도 우리 왕준이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야
아, 근데 그거
병원에서 갑자기 비상벨 울려서 들켰다며?
(규리) 그게 갑자기 왜 울려?
(진) 나야 모르지
(규리) 하긴
뭐야?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기자들이 아직도 왜 저러고 있어?
[의미심장한 음악] 마왕준 문제 해결된 거 아니야?
(진) 그러게요? 참 다사다난하다, 정말
아유 [규리의 아파하는 신음]
(보원) 아이씨
(진) 뭐야?
(보원) 잠시만요, 잠시만요, 죄송합니다
(웅) 네가 시키는 대로 기자들 부르긴 했는데
도대체 너 뭐 하려는 건데?
말했잖아, 밝힐 게 있다고
그러니까 뭘 밝히는 건데?
그동안 꽁꽁 숨겨 왔던 거
[한숨]
이제 겨우 여론 회복됐는데
너 진짜 이상한 일 꾸미는 건 아니지?
[살짝 웃는다]
난 정말 모르겠다, 마왕나니 새끼
(웅) 아, 몰라, 몰라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어두운 음악]
[보원의 가쁜 숨소리]
(보원) 저, 저, 웅이 씨, 웅이 씨, 웅이 씨
어? 보원 씨
밖에 기자들 와 있던데 혹시 무슨 일 있습니까?
아, 왕준이가 뭐 밝힐 게 있다 그래서 저희가 부른 거예요
밝힐 거라니요, 뭘요?
몰라요, 저놈의 새끼가 말을 안 해요
(웅) 아휴, 무슨 폭탄을 터뜨리려 저러는지
[불안한 숨소리]
어, 어? 보원 씨!
아, 저 사람은 또 왜 저래?
(다다) 오늘은 위험한 촬영 아니죠?
(영구) 응
그래도 조심해서 해요
(영구) 걱정해 줘서 고마워, 여자 친구
[다다가 살짝 웃는다]
(보원) 엄다다 씨!
[어두운 음악] [보원의 가쁜 숨소리]
큰일 났습니다
왜요?
마왕준 씨가 기자들을…
그러니까…
일단 빨리, 빨리요, 빨리요
[한숨]
[한숨]
마왕준
[다다의 가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저 기자들 다 뭐야?
네가 불렀다며? 밝힐 게 있다고
너 대체 뭐 어쩌려는 건데?
궁금하면 너도 와서 봐
그럼 알게 되겠지
(다다) 야, 왕준아, 그러지 마
[헛웃음]
내가 뭘 하려는 건 줄 알고?
그게 뭐든 하지 마
[감성적인 음악]
네 눈빛은
(왕준) 이 와중에도 그 자식 걱정하는구나
[숨을 들이켠다]
엄다다
이따가는 경황이 없을 것 같아서
미리 얘기할게
미안해
멋대로 굴어서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왕준) 일단
일전에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드렸던 점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를 끝까지 믿어 주신 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를 만든 이유는
한 가지 밝히고 싶은 사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7) 대체 그게 뭡니까?
제가 밝히고 싶은 건
제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감성적인 음악] [사람들이 술렁인다]
[규리와 진의 놀라는 숨소리]
(왕준) 이 자리에 제가 7년 동안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특수 분장사 엄다다 씨입니다
(루비) 에?
[진의 놀라는 숨소리] (규리) 다다…
(진) 누나?
(기자8) 어? 저기, 저기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내가 7년 동안 사랑하는 사람이 너라는 거
우리 헤어졌잖아
(왕준) 난 너랑 헤어졌다고 생각한 적 없어
오히려 더 깊어졌지
나한텐 네가 제일 중요하다는 거
내 마음 전부 드러낼 거야
(왕준) 네 비밀 지켜 준 걸로 너한테 쌓인 빚 다 갚았어
난 나답게 싸울 테니까 넌 네 방식대로 해 봐
어차피 다다는 인간인 나를 택하게 되겠지만 [영구의 힘겨운 숨소리]
(영구) 여자 친구가 그런 상황에 놓일 걸 알면서도
기자 회견을 한 겁니까?
사랑하니까
(왕준) 내가 지금 다다 곁에 널 두는 이유는 하나야
다다를 지키는 것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하지 마
(왕준) 엄다다
난 여기 있을 거야
너만 예전처럼 돌아오면 돼
(영구) 아버지랑 여자 친구가 함께 췄다는 춤
나도 배우고 싶어
.절대 그이↲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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