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14
(희수) 세상이 우스워?
필요에 의해 취했다 성가시면 버리고 그렇게 살면 [혜진이 총을 철컥거린다]
[총성] 세상이 가만둘 거 같아?
(백 형사) 한지용에게 아이를 뺏기고
복수를 꿈꾸며 효원가로 들어온 강자경 [희수의 떨리는 숨소리]
한지용과의 결혼 6년이 모두
[어두운 효과음] 거짓이었다는 사실에 분노한 서희수
[어두운 효과음]
(서현) 심장 마비가 오는 바람에 추락을 한 거죠
그게 담당 의사의 소견입니다
[엠마가 울먹인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백 형사) 사라진 그 사람을 찾아야 돼요
[희수의 거친 숨소리]
[엠마의 떨리는 신음]
그 사람은 모든 걸 다 알고 있을 테니까요
그게 누굴까요?
누군지 찾아 주세요
저도 너무나 궁금하니까
이 세상에
죽어야 될 사람도 있을까요?
(엠마) 분명한 건
누군가한테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누군가한텐
[한숨]
(주 집사) 이쪽으로 [잘그락 소리가 들린다]
왕사모님
형사님이세요
[비밀스러운 음악] [헛기침]
(주 집사) 회장님 서재입니다 들어오시죠
[문이 탁 닫힌다]
[어두운 효과음]
(백 형사) 예, 된 것 같습니다
(주 집사) 네, 그럼 나가실까요? [문이 쓱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주 집사의 놀란 숨소리]
(순혜) 나가, 나가, 나가!
내 집에서 나가 내 집에서 나가, 당장!
협조를 해 주셔야 아드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습니다
심장 마비로 죽었다잖아!
왜 그 수녀 나부랭이 말만 듣고서 이 난리야!
그 수녀가 거짓말했을 거란 생각은 안 해 봤어?
(순혜) 지용이랑 오랫동안 내통했었어
그 수녀가 지용이 친모랑 형님, 아우 하던 사이였어
그런 걸 감쪽같이 속였어
그런 거짓말쟁이 수녀 말만 듣고
왜 내 집을 이렇게 함부로 휘젓고 돌아다녀
나가! 나가, 당장!
- (순혜) 당장 내 집에서 나가! - (주 집사) 나가시죠, 형사님
[거친 숨소리]
[한숨]
[새가 지저귄다]
(황 경위) 광운서 황형수입니다
(백 형사) 아, 안 그래도 연락받았어요
서에서 기다리시지 뭘 여기까지
그, 나, 나도 안에 한번 들어가 보려 그랬지
[헛웃음]
사고 난 지 일주일이나 지난 현장 봐 봤자죠
아유, 누가 현장 본대요? 어?
[부스럭거린다] 재벌 집 구경 한번 하는 거지, 뭐
재벌 집 별거 없어요
넓어서 그런가 춥더라고요, 좀
아무튼 잘해 봅시다, 응?
광운서로 갑시다
일단 곽수창 사건 파일이나 좀 보게
[어두운 음악] (TV 속 앵커) 효원그룹 한지용 상무 이사가 사망한 지
일주일 만에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고 한지용 상무는 지난 3일 회장 취임을 승인받는 주주 총회 전날
향년 39세로 경기도 성남 자택에서 심장 마비로 사망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졌으나
사망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의 증언으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사이렌이 울린다]
(황 경위) 아니
근데 왜 목격자는 살인 사건이라고 단정한 걸까요?
바닥에 피 묻은 흉기 같은 게 있었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두 번째로 들어왔을 때 한지용과 함께 쓰러져 있던 사람과 함께
그 흉기도 사라졌대요
- 흉기요? - (백 형사) 수사가 쉽지 않아요
(백 형사) 현장도 없어지고
회사 수색도 불가능하고
[백 형사의 한숨] (황 경위) 아, 떨어졌다고 바로 죽을 높이는 아닌데, 이게
(백 형사) 그렇지만 누가 밀어서
뇌진탕이면 즉사가 가능한 높이죠
(황 경위) 아, 밀어서 떨어트리려면
적어도 한지용이 대항력이 없는 수준의 힘이 있어야 된단 얘긴데
그럼 여자가 아닐 수도 있겠네요?
당시 집 안에 남자라곤 김성태라는 메이드뿐이었어요
한진희 남편 박정도는
그날 밤 바로 교통사고가 나서 파티에 불참했고
(백 형사) 장남 한진호는 그, 매제 병원에 갔고요
그게 제일 이상해요, 예?
그, 뭐, 아들 약혼식인데 매제 병원엘 갔다고? 참
약혼식 중간에 연락받고 갔어요
아들과 사이가 안 좋았고
매제랑은 사이가 좋았다네요
(백 형사) 수녀님 진술이에요 [한숨]
찾아야 될 사람은 단 한 사람
서희수, 한지용이 아닌
저 바닥에 함께 떨어진 제2의 인물
(황 경위) 같은 높이에서 떨어져서 하나는 죽고
하나는 멀쩡하게 살아났다? [비밀스러운 음악]
살아난 사람은 분명히 병원 기록이 있을 거잖아요
[새가 지저귄다] [다가오는 발걸음]
사모님, 김 닥터님 오셨어요
오늘 검진받으시는 날이세요
고마워요, 경혜 씨
내 이름을?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두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거친 숨소리]
[목걸이를 잘그락거린다]
(진호) 200억은 족히 받을 거야
지용이 [떨리는 숨소리]
죽여라
[노크 소리가 들린다]
근무 아직 안 끝났는데 뭐 해
아…
아유, 아유, 속이 안 좋아서
상무님은?
회장님 벙커까지 모셔다드린 거야?
아유, 예, 아, 아유, 속이…
(주 집사) 알았어
[안도하는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한 회장) 지용아
네, 아버지
오늘부터 내가
네 진짜 아버지가 돼 볼까 한다
(한 회장) 네 엄마 앞에서 맹세할까 해
난 지금이라도 널 내 아들로 생각하고
아비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싶구나
내려놓거라, 다
[무거운 음악]
잘못한 일 있으면 사죄하고 용서 구하고 새사람으로 살아
아직 시간이 많아
넌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모두가 너에게 도움을 주려 할 때 돌아와야 돼
아비로서 부탁이다
다 버리고
다 씻어 내라
그럴 수 없어요
[무거운 효과음]
[풀벌레 울음]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시동이 툭 꺼진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엠마) 잘 있었죠?
여기 어디예요?
[긴장되는 음악]
(지용)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
나 대신
병원을 좀 다녀 줘요
[지용이 서랍을 쓱 연다]
[지용이 서랍을 쓱 닫는다]
좀 세게 처방해 달라고 하세요
먹고 죽어도 상관없어요
[긴장된 숨을 내뱉는다]
[어두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의사) 가 보겠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희수) 한지용의 취미가
[문이 달칵 닫힌다] 격투기 링 안에서 남자 둘을 싸우게 하는 거였어요
남자들은 돈 때문에 서로를 때려야 했고요
그러다
이 사람이 죽음의 문턱까지 갔어요
[엠마의 한숨]
이 사람을 이렇게 만든 건
이 사람의 친형이에요
근데 그 형이
[어두운 음악] 며칠 전 밤에 살해당했어요
한지용의 비리를
그 친형이 뉴스에 폭로하려고 했거든요
한지용이 이 사람을 미친 듯이 찾고 있어요, 지금
수녀님
선택하세요
이 사람이 여기 있다는 걸 한지용에게 알려 그의 죄를 덮든지
아니면
한지용을 설득해
죄를 인정하고 자수하게 하든지
수녀님께
이 칼자루 맡기겠습니다
(혜진) 나와 서희수 씨는
한지용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혜진) 그의 끝 간 데 없는 추락에
브레이크를 밟아 줘야 했습니다
왜냐고요?
그는
하준이 아빠였으니까요
(지용) 한하준
유학 가서 처음에 영어 못한다고
기죽고 그러면 안 돼
처음엔 다 서툴러
넌 아빠 아들이잖아
최고가 돼야만 해
아빠가
바쁜 일 다 해결하고
하준이 있는 데 자주자주 갈게
아빠
[잔잔한 음악] (지용) 응?
나 없어도 잘 있어야 돼
(지용) 응
아빠
사랑해
(혜진) 내가 본 한지용의 마지막 모습이었어요
[한숨]
(혜진) 한지용은
[차분한 음악]
하준이를 온전한 자기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하준이를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이었겠죠
[무전기 조작음] (보안원) 엠마 수녀님 오셨습니다
지용이 만나러 왔습니다
(보안원) 지용이요?
아, 예
[무전기 조작음] 루바토로 모셔 주세요
(성태) 죄를 짓고 회개하면
예수님은 용서해 주시죠?
세상은 어차피 권선징악이 안 통해요
살아 보니 그래요
인과응보
랜덤이에요
죄의 끝은 있죠, 형제님
죄 없는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대신 악랄한 살인자
바라바를 살렸다고요
(성태) 그게 예수님 마인드예요
이미 대신 죽었어요 모든 죄인들을 대신해
그러니 분명
죄를 지어도 용서하실 거예요
(엠마) 용서하시죠, 심판도 하시고요
죄인 줄 알면서도 지은 죄는 용서받지 못해요
신께선
천사라도 죄를 지었을 땐
용서치 않고 지옥에 보내요
그 어둠의 구덩이를 지키게 했어요
심판 때까지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성태) 예수님이 그러면 안 되지!
죄송합니다
[어두운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엠마가 노크한다]
[문이 탁 닫힌다]
[무거운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엠마가 흐느낀다]
(혜진) 그날 수녀님은
한지용의 마음을 돌리고자 모든 힘을 다했을 겁니다
서희수 씨의 마음을 충분히 느꼈을 테니까요
(엠마) 지용아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짓을 했어
왜 그랬어?
난 이제 다 이루었어요
신이 빼앗아 간 모든 걸 [어두운 음악]
(지용) 내가 내 힘으로 다 찾은 거라고요
내가 그토록 아프고 외로웠던 것도
다 내가 힘이 없어서 그랬던 거예요
하지만 이제 난 힘이 생겼어요
이 세상에서 내 힘으로 못 할 거 아무것도 없다고요
그러니까 수녀님
더 이상 절 위해 기도하지 마세요
[무거운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대신
서희수 막아 줘요
날 무너트리려는 서희수를 멈추게 해 달라고요
[엠마의 신음]
그럴 생각이 아니라면 여기서 나가세요
당장
(엠마) 지용아
주님께선
널 사랑하셔
[한숨] [엠마의 흐느끼는 숨소리]
너무나 사랑하셔
그거 잊어버리면 안 돼
그럼 신한테 전하세요
날 버리라고
[천둥이 우르릉 울린다]
[떨리는 숨소리]
[멀어지는 발걸음]
(엠마) 아, 주님
주님…
주주 총회 조용히 움직여야 해요
그냥 정기 주주 총회로 자연스럽게 가요
이사들도 눈치 못 채게
모두가 한지용을 버렸지만
어리석은 자는 반드시 무리 중에 존재하니까
남은 5일 잘 버텨야 돼요, 우리 모두
(최 변호사) 네, 알겠습니다
[다가오는 발걸음]
여러 가지로
고마웠습니다
하준이
잘 부탁해요
(혜진) 한지용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신이 우리 모두를
도울 거예요
[한숨]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 (황 경위) 광운서입니다 - 예, 예, 황 경위님
(황 경위) 조범구가 잡혔어요
죽은 곽수창의 살해 용의자로 특정된 사람요
정말이죠?
아, 한지용 넌 좆 됐어
그거 한지용이 사주한 겁니다 한지용이 범인이야
(황 경위) 잠깐 서로 나와 주셔야겠어요 [긴장되는 음악]
한지용 구속 수사 하세요, 빨리!
그 새끼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황 경위)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지?
어
네 주인님
[어두운 효과음]
(지용) 죽여
(지용) 만일 걸려서 네가 날 불어 봐야
형량이 줄지 않아
그냥 원한으로 죽였다고 해
그게 너도 낫지 않겠냐?
감옥 안에서 돈 버는 거야
네가 밖에서 아무리 고생해도
평생 만질 수 없는 돈
(황 경위) 조범구 당신!
사건 당일 곽수창 집 인근에서
네 시간 이상 배회한 [책상을 탁탁 친다]
동선이 확보됐어!
(진호) 조범구는 곽수창의 살해 현장에
그 어떤 DNA 증거도 남기질 않았어요
근데
의외로 살해 자백을 쉽게 했더라고요 정황 증거밖에 없었는데
뭐, 끝까지 한지용이 사주했다고는 하지 않았대요
그저 자신의 개인 원한이라고 했지
뭐, 돈을 더럽게 많이 받았겠죠
[어두운 음악]
(황 경위) 대포 폰이에요
대포 폰 소유자는
을지로 지하철 63세 노숙자고요
그럼 그 대포 폰만 찾으면 되는 거네요?
(황 경위) 뭐
(진호) 그 대포 폰을 찾을 수는 없었어요
[망치를 탁 내리친다] 한지용은 벌써
그걸 처리했을 테니까
근데 결정적 증거가 드러났죠, 조경철
그 투견인 브로커와 한지용의 거래 내역이
한지용의 발목을 잡은 거예요
그게 발각되고 나니까
어쩔 수 없이 조범구가 자백을 한 거고 [전화벨이 울린다]
(지용) 여보세요
뭐라고요?
대표 이사 결정을 유보한다고요?
박 이사님
이러시면 안 되죠
그 정신 나간 여자 동영상 가지고
제가 이룬 성취가 이렇게 홀대받아선 안 되는 일이잖아요
효원의 미래를 생각하셔야죠
[통화가 뚝 끊긴다] [전화가 뚜뚜 울린다]
여보세요
여보세…
[수화기를 꽝 내려놓는다]
(진호) 사면초가지
[한숨]
그리고
결정적 약점을 잡혔던 거 같아요 누군가한테
극도로
불안해하기 시작했어요
죽기 며칠 전부터
[어두운 효과음] [어두운 음악]
[천둥이 콰르릉 친다] [괴로운 신음]
[흐느낀다]
[천둥이 콰르릉 친다]
[한숨]
[풀벌레 울음]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저마다 대화를 나눈다]
(직원1) 이거 조심하세요
(직원2) 조심해, 여기
- (주 집사) 너무 예쁘다 - (메이드1) 예쁘죠?
[메이드들의 웃음] (메이드1) 짜잔
(주 집사) 예쁘다
- (직원2) 조심히 내려놔 - (주 집사) 빨리빨리, 빨리빨리 [메이드들이 대답한다]
[성태가 요란하게 달그락거린다]
(주 집사) 성태야
왜 그래, 오늘
[당황한 신음]
[우아한 음악이 연주된다]
[사람들의 박수]
[휴대전화 진동음]
[진희의 술 취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진호) 예, 예
(희수) 하준이랑 하준 엄마
미국에 다시 보내야 되지 않을까요?
(서현) 하준 엄마는 동서야
하준이 정신적 안정이 중요해
아빠도 사망하고
엄마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애를
타지에서 있게 하는 게 맞을까?
[무거운 음악]
그 아이도 상황을 빨리 받아들여야죠
(희수)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일까요?
그리고 하준이 낳아 준 이혜진 씨요
그 사람이 엄마죠
하준이 아빠는 죽었고
전 하준이랑 아무 관계도 아니잖아요
하준 아비 핏줄이야
우리가 키운다
(희수) 여기 계신 분들 다 하준이랑 남이잖아요
하준이랑 친혈육 관계인 건 하준 아빠랑 그 튜터뿐이에요
하준 아빠는 죽었고
그 아이가 이 집에 있을 필요는 없어요
저도 곧 나가야 되고요
(진희) 아유, 정말
'그 아이'? '그 아이'?
하준이라면 불 속에라도 뛰어들 것처럼 그러던 올케가
어쩜 이럴 수가 있냐?
(한 회장) 여기서
희수 네가 하준이 키워
그 튜터 내보내고
[희수의 난처한 숨소리]
(희수) 하준이는 저한테 낯선 아이예요
제가 키울 수 없어요
(서현) 일단 동서 기억 돌아오는 데에 집중해
기억이 돌아온 후에 다시 얘기해
동서 인생에서 하준이는 전부였어
너무 귀여운 아이예요
어디에서든 사랑받을 거예요
친엄마가 키우는 게 맞아요
아이를 위해서도 그렇게 하게 해 주세요
기억 돌아올 거야
내 말대로 해
(희수) [떨리는 목소리로] 돌아올까 봐 두려워요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날 제가 본 게 무엇이길래
얼마나 충격이길래
머릿속이 이렇게 새까맣게 깡통이 됐을까요?
얼마나 기억하고 싶지 않길래
형사 말대로
하준 아빠를 누가 죽였을 수도 있잖아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하준아, 이거 먹자
이럴 때일수록
튼튼하고 건강해야 돼
(혜진) 엄마도 그거 바라실 거야 그렇지?
[하준을 톡 토닥인다]
엄마한테 해 줄 얘기가 있어요
엄마한테 약속한 게 있거든요
[차분한 음악]
너 엄마 몰래 운 적 있어?
(하준) 말 안 해
너 엄마가 상상하기 싫은 생각 한 거야?
(하준) 응
엄마랑 비밀 안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알았어
안 만들게
(희수) 약속
(하준) 약속
그래도
지금은 말 안 할래
알겠어
그럼 다음에 꼭 얘기해 줘
선생님이 나타나고 나서
엄마가 떠날까 봐
울었어요
엄마가 떠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어요, 난
(하준) 근데 더 싫은 게 생겼어요
[울먹이며] 엄마가 날 기억을 못 하는 거요
하준아
(혜진) 하준아, 엄마
예전의 엄마로 돌아오실 거야
(하준) 아빠도 없는데
엄마도 날 기억을 못 하면
나 이제 어떡해요?
(혜진) 아니야
하준이한테는 엄마도 있고
선생님도 있어
[혜진의 속상한 숨소리]
괜찮을 거야, 하준아, 다 괜찮을 거야
선생님이 약속할게, 다 괜찮아
[풀벌레 울음]
[가방을 툭 내려놓는다]
[자동차 시동음]
[문이 쓱 열린다]
(정도) [힘주며] 아, 오셨어요?
[한숨]
경찰이 수사 시작했다면서요?
- 어 - (정도) 형님
[진호의 한숨]
(정도) 집안 비밀
제가 모르는 게 또 있죠?
있으면 털어놓으세요
한진희는
장인어른 딸이 맞는 거예요?
아, 이 새끼가 진짜
[한숨]
이건 무슨 저주일까요?
[정도의 어이없는 웃음]
(정도)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1년 동안 물리 치료 하고
[울먹이며] 잘못하면
저 못 걷는대요 [익살스러운 음악]
걸을 수 있을 거야, 너무 걱정 마
[정도가 절규한다]
[아파하는 신음]
(진호) 야, 그러니까 왜 진희랑 싸워서 파티에 안 오고
그 시간에 딴짓을 했냐고
도대체 널 차로 친 사람은 누구야? 어?
야, 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아파, 아직
(정도) 괜찮아, 이따 전화할게
[통화 종료음] 누구야?
아휴, 처남
안됐어요
(정도) 죽은 건 그렇다 치고
집안에 자기편이 아무도 없었잖아요
난 뭐 있었는 줄 알아?
(진호) 우리 집 식구들 전부 외로워
불쌍해, 전부
안 외로운 사람이 없었다고
[차분한 음악] [풀벌레 울음]
들어가도 될까요, 수녀님?
[비밀스러운 음악]
(엠마) 어머
용케 늘 앉던 자리는 찾아 앉네요
[엠마의 웃음]
몸이 기억하나 봐
수녀님 저한테
아주 특별한 사람이었나 봐요
나한테도 희수 자매님은 아주 특별했어요
수녀님과 나눈 문자 메시지들 다 읽는 데
하루가 꼬박 다 걸리더라고요
[엠마의 웃음]
(엠마) 그랬을 거예요
우리 문자로 얘기 많이 나눴죠
[희수가 가방을 뒤적인다]
(희수) 수녀님과 나눈 마지막 문자가
이거더라고요
'수녀님'
'하준 아빠와 따로 만나 오셨죠?'
'저한테 모든 걸'
'솔직하게 얘기해 주세요'
이 문자를
수녀님이 읽고도 답을 안 주셔서
이제 대답해 주세요
이 질문에 대한 답
지용이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어요
(엠마) 난
걔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인연이 된 사람이에요
태어나고 자라고
그 과정을 멀리서 지켜봤지만
잘 살아가고 있는 줄 알았죠
지용이가 그렇게
그 집에 마음 둘 곳이 없다는 걸 진작 알았으면…
[새가 지저귄다]
[다가오는 발걸음]
(엠마) 엄마 가신 지도 벌써
20년이 됐지?
늘 변함없이 사랑해 주는 아들이 있어서, 얘
너희 엄만 좋겠다
제가 엄마를 사랑해서 매년 온다고 생각하세요?
(엠마) 응?
[차분한 음악]
혹시 잊힐까 봐요
엄마가 제게 한 짓이
- (지용) 보이세요? - (엠마) 어머
(지용) 제가 아홉 살 때 엄마가 화가 나서
유리를 깨서 저한테 던졌어요
세상에
엄마는 모든 불행의 근원이 저라고 여겼어요
내가 내 친부랑 너무 닮아서 미워했죠
내 잘못이 아닌데
(지용) 근데 개같은 게 뭔지 아세요?
날 학대한 엄마가 내 유일한 혈육이라
이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그 집에 아무도 없었어요
지용아
내가 진작 널 찾아가서 만났어야 됐는데
날 믿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만 있었어도
난 달라졌을 텐데
(엠마) 아직 안 늦었어
네 엄마 대신 내가
네 얘기 다 들어 줄게
이미 늦었어요
무슨 소리야? [어두운 음악]
저 아무도 모르게
나쁜 짓 되게 많이 하고 살아요
(엠마) 누구나 나쁜 짓 해
그 수준이 아닌데
사람도 죽여 봤는데
(엠마) 너 농담하는 거지?
당연히 농담이죠
그렇지만 곧 죽일 수도 있어요
[지용의 등을 탁 친다] 지용아
엄마한테 학대받고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 너 하나야?
그 사람들 다 나쁜 사람 되는 거 아니야
(엠마) 자신을 극복하고
착하게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 더 많아
나쁜 짓 합리화하지 마
용서받지 못해
누가 날 용서하고 말고 해요?
(지용) 세상 누가?
나한테 그럴 자격 있는 사람 아무도 없어
신이라고 하지 마세요
난 안 믿으니까
(엠마) 그 후론
늘 그 아이 곁에 있었어요
혹시 나빠질까 봐 불안해하면서
(엠마) 그래서 희수 자매님도 알게 됐고요
한지용을
불쌍하다고 생각하세요?
(엠마) 그럼요
그 영혼이 가여워서
마음이 힘들어요
[엠마의 떨리는 숨소리]
걜 막지 못한 내 죄를
죽는 날까지 회개하면서 살아가야 할 거예요
(희수) 그날 수녀님이
계단에서 절 보셨다고 하셨죠?
정말 제가 맞았나요?
[긴장되는 음악] 네
[엠마의 놀란 신음] [희수의 놀란 숨소리]
(엠마) 희수 자매님이었어요
근데 왜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셨어요?
사실
희수 자매님을 의심했어요
(엠마) 상황이 그랬으니까
그래서 주님께 기도했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러다가
희수 자매님이 기억을 잃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 떠올랐죠
'어? 한 사람이 더 있었지?'
어쩌면
희수 자매님도 피해자일지 모른다는
저를
믿으세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진희)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
[의미심장한 음악] 엄마 잘못 아니야
지용이 운명이 그런 건데
아, 그거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경찰이 왔다 갔다 하는 거
찜찜해서 그래
엄마
뭐 아는 거 있지?
(진희) 나한테 말 다 안 한 거 있지?
헐
- 있구나 - (순혜) 누가
[순혜의 놀란 숨소리]
[어두운 효과음]
[한 회장의 힘겨운 신음]
죽였어, 지용이
(순혜) 지용이랑 같이 떨어진 사람이 누굴까?
(진희) 수녀의
일방적인 진술이잖아
전부 다 의심스러워
[진희의 한숨]
넌 아니지?
아, 무슨 소리야!
(진희) 혹시
엄마는 아니지?
(주 집사) 깜짝이야
[쓱 소리가 난다] 할 말 있어?
(경혜) 헤드님은 아시죠?
- (주 집사) 뭘 - 성태 새끼 어디로 갔는지
몰라
(경혜) 하…
나쁜 새끼, 혼자 도망갔어
너 걔 사랑했니?
몰라요
그런 엄청난 도둑질을 감행하고
여기에 주저앉아 사는 거 쉽지 않을 텐데
(주 집사) 참 대견하다
욕심은 버렸나 보지?
난 애초에 훔칠 생각 없었어요
그 자식이 훔쳐서 도망가자 그랬지
[주 집사의 웃음]
(주 집사) 성태 얘긴 다르던데
[경혜의 헛웃음]
헤드님, 성태가 [흥미진진한 음악]
혹시 성태가
지용 상무님 죽인 거예요?
(경혜) 그런 거죠?
이상하잖아요
왜 하필 지용 상무님 그런 일 있은 다음 날
바로 여길 그만두고 외국으로 가 버린 거냐고요
나한테 말 한마디도 없이
난 그걸
(주 집사) 너한테 묻고 싶었는데
네가 나한테 묻네?
네가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손을 탁 뿌리치며] 아, 아니에요
나 전혀 몰라요, 걔 나 배신했다고요
[한숨]
난 이제
이 집 사람 아무도 안 믿는다
[한숨]
- 경혜야 - (경혜) 왜요
너 수면제 그만 먹어 그러다 큰일 나
아, 내가 먹는 거 아니에요
[문이 쓱 닫힌다]
[차분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저 기다렸나요?
(혜진) 네
빨리 기억 돌아오셔야 돼요
우리 둘이 할 얘기가
참 많잖아요
[긴장되는 음악]
[무전 소리가 흘러나온다]
[마우스 조작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열린다]
(하준) 엄마!
아, 여길 어떻게…
하준이가 보고 싶어 해서요
(혜진) 여기 계실 것 같았거든요
(하준) 엄마
나 라면 끓여 줘
라면?
(하준) 엄마랑 나랑 여기서 라면 끓여 먹었잖아
기억 안 나?
우리 치킨도 시켜 먹기로 했잖아
(혜진) 하준아, 하준아
라면은 뚜껑에 먹어야 된다고 가위바위보도 했잖아
(하준) [울먹이며] 왜 기억을 못 해?
왜! 왜!
[하준이 엉엉 운다] [대본이 툭 떨어진다]
[안타까운 숨소리]
[어두운 효과음]
[마우스 조작음]
(백 형사) '서희수의 데뷔작은 놀랍게도 독립 영화 기억의 밤이다'
'하지만 그 영화는 남자 주인공 진시한의 성 스캔들로'
'개봉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서희수는'
'기억 상실증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해냈다'
'신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연기력이었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네, 서희수 의료 기록 조회 한번 해 봐 주세요
정말로 기억을 못 하는 게 맞는지
어쩌면 다
연기일지도 모르니까
[차분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한 회장) 계열사 대표들이
너에 대한 신임이 대단하더구나
(서현) 회사를 움직이는 건 자본만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실제 회사를 움직이는 리더들을 존중하고 바로 세워야죠
힘을 합쳐야 해요
각개 전투 절대 용납 못 합니다, 전
널 믿는다
오늘 수혁이 오는 날이지?
네, 아버님
오면 회사로 불러라
네
(한 회장) 그리고
내
벙커 말이다
그 사람 유품들
다 태워라
그래서
지용이 묘 옆에 두거라
네
[차 문이 탁 열린다]
[자동차 시동음]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서현) 동서
서희수
[비밀스러운 음악]
(서현) 오늘 미술품 옥션 참석하는데 같이 갈래? 머리 식힐 겸
저 오늘 친구들이랑 약속 있는데
(서현) 약속?
옛날에 배우 할 때 친했던 친구들이랑 브런치 먹기로 했거든요
잘했어
사람 만나, 피하지 말고
네
[휴대전화 진동음]
(서현) 네, 정서현입니다
(백 형사) 태정서 백동훈입니다
(서현) 네
(백 형사) 오늘 계신 곳으로 찾아뵐까 하는데
지금 시간 있어요, 한 시간 정도 집으로 오세요
집요하네, 이 사람들
[어두운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진호) 아, 몸이 필요 이상으로 좋은데
일할 수 있겠어요?
이 좋은 몸
부서지게 일하겠습니다
(진호) 뭐 그렇게 부서질 만하게 힘든 일은 안 시켜요
(관상가) 예
을축년 9월 3일 축시
우린
몸 무거운 사람보다
(진호) 입 무거운 사람이 필요해요
(관상가) 뭐,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순혜) 음, 알았으니까 나가 봐요
응, 따로 연락 갈 겁니다
아이, 넌 뭐, 저런 사람을 집으로 들이고 그래?
밖에서 뽑아서 채용 확정되면
집으로 들이든가 말든가 하지
가능하면 채용하려 그런 거지
하 사장한테 소개받은 사람이니까, 뭐
어때요?
목과 토가 많고
수가 부족한 사주지만
뭐, 입은 무겁고 시키는 일은 잘할 겁니다
(관상가) 채용하세요
그, 수가 부족하면
그, 물을 많이 마시면 될까요?
[관상가의 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정도의 힘겨운 신음]
이혼해 줄게
- (정도) 뭐? - 네 소원이었잖아
[헛웃음]
누나, 이건 아니지
사람 이렇게 아픈데 버리는 거 아니지
(진희) 아…
나 정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이 시추에이션
아무도 안 믿겠지만
나 이혼해 주려고 했어
(정도) 아니? 못 해
나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내 옆에 있어
[헛웃음]
너 웃긴다?
다리 멀쩡할 땐 그렇게 도망가려 그러더니
다리 부러지니까 나랑 살겠다고?
누나야말로 인간성 바닥 다 보이네
무슨 바닥이 보여
이혼을 원한 건 너잖아!
(치료사) 저기, 좀 조용히 해 주세요
여기서 이렇게 싸우시면 안 됩니다
(진희) 이혼해
(정도) 안 해, 못 해!
절대 안 돼
내가 좀비가 될 때까지
내 옆에서 살아야 돼
[진희가 소리를 지른다]
(진희) 아, 진짜!
[어두운 음악]
음, 너 기억나? [컵을 탁 내려놓는다]
너 예전에 촬영장에서
너희 코디랑 막 싸우고 그랬던 거
(여자1) 언제 얘길 하는 거야?
2004년 8월 한창 더울 때
그때 너희 코디가 협찬받아 온 옷에 물파스 묻혔다고 막 난리 쳐 갖고
와, 기억력 쩐다
(여자1) 아, 아직도 그걸 기억하다니 [여자들의 웃음]
(여자2) 서희수 기억력은 유명하지
대본도 제일 빨리 외웠잖아
맞아, 나 대사도 아직 다 기억나
[웃음]
[새가 지저귄다]
[주 집사가 잔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서희수 씨가 정말 기억을 잃은 게 맞을까요?
(백 형사) 그때 한지용 씨랑 같이 쓰러져 있던
엠마 수녀님이 다시 돌아갔을 때 사라졌다는 그 사람은 누굴까요?
왜 그걸 저한테 물으시는지
(백 형사) 아마 많이 다쳤을 거예요 그 사람
죄송한데
팔 좀 걷어 봐 주실래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휴대전화 진동음]
(황 경위) 아, 백 경감님 하, 서희수예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서희수 씨 늑골을 심하게 다치고
골반뼈에도 금이 갔어요
머리를 심하게 다쳐서 MRI도 찍었고요
사고 당일 응급실 진료 기록이 있어요
다음 날, 그다음 날 정형외과 치료도 받았습니다
한지용과 같이 쓰러져 있던 사람
서희수예요
[통화 종료음]
[날카로운 효과음]
제가 운영하는 뮤지엄
조각 전시품 옮기다가 다쳤어요
메탈이 좀 무거워서
한지용과 쓰러져 있던 사람
서희수 씨예요
[어두운 효과음]
(백 형사) 알고 계셨습니까?
별로 안 놀라시네요
그렇게 추락을 했으면
서희수 씨가 기억을 못 하는 건 사실일 가능성이 크겠네요
그렇겠네요
그럼 계단 위에 서 있던 사람은 누굴까요?
잠시 댁에 들어가겠습니다
그러세요
(주 집사)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엠마) 죽은 사람은
[어두운 효과음] 한지용
그리고 계단 위에
한 사람이 더 있었습니다 [희수의 놀란 숨소리]
서희수 씨였습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순혜) 그 수녀가 거짓말했을 거란 생각은 안 해 봤어?
[날카로운 효과음]
[옅은 신음]
[어두운 효과음]
사고 당일
서희수 씨를 병원에 데려간 게 누굽니까?
(백 형사) 서희수 씨 차량 블랙박스는 그날 전원이 꺼져 있었어요
병동 내 모든 CCTV에는 서희수 씨 혼자였고
그 몸으로 보호자 없이
글쎄요
엄연히 주치의가 있는 재벌가에서 일반 병원 응급실을 간 것도 의문인데
구급차가 아니라
서희수 씨 차량이 그 시간 병원 주차장에 들어온 걸로
(백 형사) 조사가 됐어요
누군가 서희수 씨 차를 운전해 줬단 얘기겠죠?
그 몸으로 운전할 순 없었을 테니
누굴까요?
(혜진) 그래서
제가 서희수 씨 차를
운전이라도 했다는 말인가요?
(백 형사) 인근 차량 블랙박스를 수배해서
함께 온 사람이 누군지 찾고 있는 중입니다
(황 경위) 어, 스톱! 스톱
이거 얼굴 확인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연구원) 아, 이게 노이즈를 좀 더 줄이고
분석을 들어가야 돼서
(황 경위) 내일?
사고 당일
저는 하준이랑 보스턴에 있었어요
거짓말하지 마요
(백 형사) 당신 출입국 기록 다 확인했는데 무슨 소리야!
당신 미국 가지도 않았잖아!
[웃음]
어이가 없네
(혜진) 다시 확인해 보세요
더 필요한 조사 있으시면 집으로 오시고요
제가 좀 바빠서요
[어두운 음악] [멀어지는 발걸음]
(백 형사) 예, 뭐 다른 곳은 된 것 같고
한지용 씨 서재를 보고 싶은데요
(경혜) 네, 이쪽으로
(진호) 사면초가지
결정적 약점을 잡혔던 거 같아요 누군가한테
극도로 불안해하기 시작했어요
[지용이 소리를 지른다]
[총성]
[지용이 쿵 떨어진다]
[떨리는 숨소리]
[문이 탁 열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백 형사의 한숨]
김성태
[문이 달칵 열린다]
(황 경위) 아씨
그, 김성태 연락이 안 돼요
그, 뭐, 로밍을 안 한 건지
아, 뭐, 모나코가 인터폴 가입국도 아니고
피의자 신분도 아니라서
접촉할 방법이 없어요, 지금
김성태 진술이 꼭 필요해요 키를 쥔 사람이에요
아참, 이혜진 씨
(백 형사) 자긴 사건 당일 미국에 있었대요
출입국 명단 확인했죠?
이혜진요?
[새가 지저귄다]
한하준 군에게 몇 가지 물어볼 게 있어요
아이에게 상처가 될 만한 말은 조심하겠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조사할 게 있어서
그러세요
(백 형사) 어머니 동반하에 조사를 해야 돼서요
함께 와 주세요
하준이 지금 영어 수업 끝나요 그리로 같이 가요
(백 형사) 예
엄마!
(희수) 제가 건너가서 데리고 올게요 여기 계세요
거기 기다려, 엄마가 건너갈게! [자동차 경적]
하준아!
[타이어 마찰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희수의 거친 숨소리]
하준아, 괜찮아?
차가 눈에 보이면 움직이지 말라고 수십 번도 더 얘기했잖아
엄마
(희수) 한하준
세상에서 널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너 자신뿐이라고 엄마가 얘기했지?
(희수) 세상에서 널 지킬 수 있는 건 너 자신이야
그러니까 강해져야 돼
어떤 일이 있어도 엄마가 네 뒤에 있을 거야
그러니까 아무것도 겁내지 마
[희수의 거친 숨소리]
[희수의 안도하는 숨소리]
(황 경위) [흥얼거리며] 얼굴이 떴다, 얼굴이
[숨을 후 내뱉는다]
[마우스 조작음]
[긴장되는 음악]
[전화벨이 울린다]
네
(황 경위) 아, 어, 어떻게 됐어요?
이혜진 출입국 기록
그래요?
어, 아, 알았어요
[수화기를 달칵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황 경위) 이혜진 씨 사고 당일 미국에 있었던 거 맞아요
아, 그게
수사 파일에 튜터 이름이 강자경으로 돼 있는 바람에
혼선이 있었어요
(황 경위) 어, 그리고 서희수 씨 병원 데려다준 사람 얼굴 떴어요
지금 보낼게요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진동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펜을 탁 내려놓는다]
[어두운 효과음]
[비밀스러운 음악]
(백 형사) 왜 그렇게 약혼식을 서둘러 하신 거죠?
(수혁) 새로운 효원의 출발을 알리는 축하 파티이기도 했습니다
(백 형사) 공교롭게도 한지용 씨가 사망한 날이네요
(메이드2) 제가 방에서 되게 이상한 걸 발견했거든요?
(주희) 이게 왜 성태 오빠 방에 있었을까요?
(백 형사) 한진호 씨가 출국을 도와줬다던데요
왜 하필 그 타이밍에 그렇게 멀리 해외로 보낸 겁니까?
(서현) 그렇게 완벽하게 추락하고 있는 사람을 왜
누가 일부러 죽였겠어요?
제 말에 답이 있어요, 형사님
.마인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