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그이 16
우리 아빠한테 배운 게 있어요
내가 어떤 사람을 사랑해야 되는지
영구 씨처럼
나만 바라봐 주고
나만 사랑해 주는 사람요
당신이 로봇이라도
아니
당신은 당신이니까
그래서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반짝거리는 효과음]
(영구) 형, 나 이제 멀쩡해진 거 같아
[발랄한 음악] [패드 작동음]
(보원) 그게 무슨 소리야, 멀쩡해졌다니?
사실은 그동안
한 번씩 여기가 윙윙거리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스템이 멈추고 그래서, 쯧
조금 이상했었는데
어젯밤 이후로는 그런 증상들이 싹 사라졌어
아니, 오히려 다른 때보다 컨디션이 최상이야
마치 처음 눈 떴을 때처럼
아니, 진짜 그러네
야, 수치들도 전부 정상으로 다 돌아왔어
[영구의 웃음] 아, 대체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확신이 생겼거든
여자 친구와 나에 대한
그래서 나 이제 불안하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아
[패드를 달그락 놓는다] [반색하는 숨소리]
[영구의 손을 탁 잡으며] 아휴, 진짜 다행이다
(보원) 난 요즘 네가 자꾸 이상 증세 보이길래
혹시나 무슨 문제라도 생기는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역시 답은 사랑이었구나
[함께 웃는다]
[보원의 생각하는 숨소리]
근데 너희들 아직도 각방 쓰니?
각방?
(보원) 이 새끼, 야
둘이 서로 마음을 확인했으면, 어?
더 큰 행복을 향해서
[손가락을 딱딱 튕긴다] 확실하게 쐐기를
[보원의 웃음]
[보원의 탄성]
[목을 가다듬는다]
하지만 너도 더 노력해야 돼
형이 볼 때 너는 사랑을 더 받을수록
더 완전해지는 거 같으니까 [땡 울리는 효과음]
알겠지?
응, 나 더 노력할 거야, 형
그래, 자랑스럽다, 내 동생
[영구와 보원의 웃음]
아참,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형 지부장님한테 보고 좀 하고 올게
아마 지금쯤 엄청 걱정하고 계실 거다
(영구) 응, 알겠어, 형
(보원) 어 [보원의 헛기침]
[문을 달칵 닫는다]
[보원이 흥얼거린다]
뭐야?
(영구) 여자 친구
잘 잤어?
[머뭇거리며] 아, 네
[놀라는 숨소리]
(영구) 왜 그래?
아니, 눈이 좀 충혈되고
다크서클이 내려왔는데?
(다다) 알면서 물어보는 거예요?
아니면 진짜 몰라서 물어보는 거예요?
아이, 당연히 못 잤죠
어떻게 자요? [멋쩍은 웃음]
(영구) 응?
아, 설레서 못 잤다고요 이제 됐어요?
[밝은 음악] 아
[영구의 웃음]
그런 뜻이었구나
(영구) 괜찮아
나 여자 친구 만난 후로
매일 밤 그랬으니까
치, 원래 그냥 안 자는 거면서
(영구) 그러면
어젯밤에 잠 안 자고 뭐 했어?
여자 친구도 나처럼 밤새 내 생각 했어?
(다다) 으음, 몰라요
하, 빨리 출근 준비 해야겠다
[영구의 기분 좋은 웃음]
(보원) 역시 답은 사랑이었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보원) 오늘 아침에 영구 상태를 체크했는데요
그동안 나타났던 이상 증세들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어, 수치들도 전부 다 정상으로 돌아왔고요
(보원) 아무래도 지금까지
엄다다 씨에 대한 두려움, 불안감 뭐, 이런 것들이
로봇의 입장에선
일시 정지나 부품 이상 반응으로 나타났었던 거 같아요
(보원) 이제 답을 알았으니 더는 걱정하지 마세요, 지부장님
제가 두 사람 옆에 더 찰싹 달라붙어서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이 말 드리려고 전화한 겁니다
그럼 또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아…
[문이 쉭 열린다] [휴대전화를 달그락 놓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직원) 예, 지부장님, 부르셨습니까?
어, 그래
그, 전에 본사로 제로나인 데이터 검사 의뢰 보낸 거
결과 아직이야?
올 때가 된 거 같은데
네, 확인해 보겠습니다
[옅은 한숨] [문이 쉭 열린다]
[밝은 음악]
[다다와 보원의 힘주는 숨소리]
- (영구) 여자 친구 - (다다) 어?
[다다의 웃음]
(영구) 보원이 형
[다다의 웃음]
(보원) 못 말려, 정말
못 말려
오늘도 촬영 잘해요
응, 여자 친구도
저 오늘 촬영 끝나면
우리 데이트할래요?
데, 데이트?
그동안 우리 제대로 된 데이트 못 했었잖아요
(다다) 겸사겸사하는 데이트 말고
진짜 데이트 어때요?
나야 좋지, 여자 친구
[다다가 살짝 웃는다] 일 끝나고 내가 특분실로 갈게
- 알겠어요 - (영구) 응
- 어, 뭐 묻었다 - (영구) 응?
[왕준의 한숨]
[잔잔한 음악]
[다다와 영구의 기분 좋은 웃음]
(다다) [영구를 탁탁 치며] 미쳤나 봐, 사람들 봐요
(다다) 수고하셨습니다
[규리의 지친 한숨]
(규리) 오늘 하루 또 무사히 끝났구나
[규리의 지친 한숨] (보원) 오늘도 많이 피곤하시죠?
제가 마사지라도… [규리의 질색하는 신음]
(규리) 됐거든요
[다다의 옅은 웃음] (보원) 네
(진) 아참, 누나
우리 내일 지방 촬영 가는 거 스케줄 어떻게 돼요?
각자 뭐, 따로 가는 건가?
음, 다 같이 가지, 뭐
내일 아침에 우리 집 앞으로 다 모여
내일 필요한 거 다 준비했어?
안 했으면 내가 같이 오늘 도와줄까?
아, 나 혼자 할게
아, 오늘 약속이 좀 있어 가지고
(진) 어? 무슨 약속요?
혹시 데이트?
(규리) 뭐? 데, 데이트?
설마 영구 씨?
(규리) 야, 엄따, 너 미쳤니?
내가 영구 씨는 안 된다고 했지?
[잔잔한 음악]
(다다) 언니가 영구 씨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래
(규리) 알고 모르고 할 게 뭐가 있어?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진) 아이, 누나, 그만해요
(규리) 뭘 그만해?
내가 다다랑 친자매나 다름없는 사인데 내가 이 정도 말도 못 해?
야, 엄따
네가 힘들어질 거 뻔히 아는데 내가 그럼 가만히 보고만 있어?
내가 아무리 백 번, 천 번 생각해 봐도 영구 씨는 안 된다고, 바보야
[답답한 한숨]
몰라
난 영구 씨 네 남자 친구로 인정 못 하니까 그렇게 알아
규리 씨
(다다) 다들 그만해요
나 먼저 가 볼게, 내일 보자
여자 친구
영구 씨
언제부터 와 있었어요?
방금
여자 친구, 끝났어?
그럼 얼른 데이트하러 가자
아, 우리 잠깐 집에 좀 들렀다 가요
집? 왜?
그래도 명색이 첫 데이트인데
이렇게 입고 갈 순 없잖아요
[영구와 다다의 웃음]
(다다) 얼른 가요
(보원) 규리 씨, 좀 너무하시네요
(규리) 내가 뭘요?
다다 씨 위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보원) 우리 영구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그렇게 심하게 말씀하십니까?
잘못한 게 없긴 왜 없어요?
사람이 아닌 게 잘못이지
백규리 씨!
[무거운 음악]
[보원의 성난 한숨]
[규리의 못마땅한 한숨]
하, 참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틀린 말은 아닌데 상처 되는 말이긴 하죠
너도 영구 씨파야?
왕준 씨파 나밖에 없어?
(진) 아, 왜 그래요? 유치하게 진짜
사랑은 원래 유치한 거거든
하, 아무래도 안 되겠어
나라도 왕준 씨파에 서서 마왕준 씨 도와줘야겠어
[보원의 답답한 한숨]
(웅) 어? 보원 씨
[한숨 쉬며] 웅이 씨
표정이 왜 이래요?
무슨 일 있어요?
(보원) 영구가 사람이 아니어서 뭐라고들 하는 거
저도 머리로는 이해가 됩니다, 되는데
진짜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여기가 너무 아픕니다
그 맘 내가 너무 잘 알죠
(웅) 사람들이 우리 왕준이 욕하면
내가 밤에 잠이 잘 안 와요, 열받아서
[속상한 한숨]
나는 로봇이고 뭐고 뭐, 그딴 거 잘 모르는데
내가 보기에 영구 씨 참 좋은 분 같아요
정말입니까?
(웅) 응, 보원 씨 좋은 사람이잖아요
좋은 사람이 만들었으니까
분명히 영구 씨도 좋을 수밖에 없죠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 줘서
[웅과 보원의 옅은 웃음]
아휴, 근데 이걸 규리 씨도 알아줘야 할 텐데
(보원) 쯧,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규리 씨가 그렇게 말하니까
더 속이 상하네요
[감성적인 음악]
아, 저, 웅이 씨
어제 저 좋아한다고 하신 말…
(웅) 아, 그거, 그거 거짓말이에요
그냥 순간 욱해서, 그게, 어
화가 나서 아무 말이나 막 한 거예요
신경 쓰지 마요
아, 그러시군요, 예
보원 씨는
규리 씨 같은 스타일 좋아하나 봐요
네, 뭐, 예쁘잖아요
(보원) 그냥 예쁜 것도 아니고 뭐, 트렌디하면서
블링블링하고 뭐, 아방가르드하게 예쁘달까? [보원의 웃음]
아방가르드
[어색한 웃음]
[문이 달칵 닫힌다]
[설레는 음악]
이건 너무 노멀한가?
청순하게 가 봐?
[들뜬 숨소리]
[반짝거리는 효과음]
(다다) 짜잔
[다다가 살짝 웃는다]
어때요?
어…
[놀란 한숨]
우리 못 나갈 거 같은데, 여자 친구?
왜요?
아, 좀 많이 이상한가?
아니
너무 예뻐서 다른 남자들이 여자 친구만 쳐다볼 거 같아
(영구) 하, 안 되겠어, 얼른 옷 갈아입고 와
아, 뭐예요?
진심이야
특히 치마가 너, 너무, 너무 짧아
얼른 가서 가장 안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와
아이, 진짜
우리 오늘 어디 갈까요?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음, 나는
일단 최대한 사람 많은 거리 가고 싶어요
[호응한다] (다다) 영화도 보고 싶고
유명한 맛집 가서 줄 서서 먹고 싶고
남들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 평범한 데이트
나는 그게 제일로 하고 싶었어요
[살짝 웃는다]
그래, 오늘 다 하자
나도 다 좋아
그럼 일단 영화부터 볼까요?
영화? 잠깐만
[시스템 작동음]
최근에 개봉한 영화 중에
예매율과 평점을 계산했을 때 제일 괜찮은 영화가 있어
[웃음]
그 짧은 시간 안에 그걸 알아본 거예요?
응, 가장 가까운 영화관에
6시 5분, 7시 45분, 9시 20분 시간대가 있는데
어떤 게 제일 좋아?
[웃음]
대단하다, 진짜
(다다) 이런 남자 친구는 아마 세상에서 하나뿐일 거야
그렇죠?
아니, 세, 세상은 잘 모르겠고
[다다의 애교 섞인 웃음]
(다다) 얼른 가요
[영구의 기분 좋은 웃음]
[스크린에서 영화 음성이 흘러나온다]
[관객들의 웃음]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스크린 속 배우들의 거친 신음]
[스크린 속 배우1의 거친 숨소리]
(스크린 속 배우2) 아, 그게
[침을 꼴깍 삼킨다]
[스크린 속 배우2의 거친 숨소리]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스크린 속 배우들의 거친 신음]
[영구가 음료를 꿀꺽꿀꺽 들이켠다]
안 마시던 음료수를 다 마셔요?
긴장했어요?
[말을 더듬으며] 19금 영화 관람 모드야
[관객들의 웃음]
[다다의 재밌어하는 웃음]
[밝은 음악]
[다다가 버튼을 탁 누른다] - 간다, 간다, 간다, 간다 - (영구) 어
(영구) 이번에 집어,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어? 아 [다다의 탄식]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다다) 간다
[게임기 작동음] [다다의 환호]
[게임기 소리가 흘러나온다]
[다다의 아쉬운 탄성] [게임기 작동음]
[기합]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페 직원)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영구) 감사합니다
(카페 직원) 맛있게 드세요
(다다) 감사합니다
[영구가 살짝 웃는다]
여자 친구, 오늘 어땠어?
완전 재밌었어요
영화도 재밌었고 인형 뽑기, 노래방
다 너무 재밌었어요
근데 나 여자 친구한테 하나 궁금한 거 있어
뭔데요?
여자 친구는 왜 나한테 계속 존댓말 써?
아, 그거야, 뭐, 이제 그게 익숙해져서
왜요? 내가 말 놨으면 좋겠어요?
난 여자 친구가 편한 게 좋아
하지만 말을 놓는다는 건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니까
뭐, 그렇게 느낀다면 말 놓지, 뭐
(다다) 그게 뭐 어렵다고
말 놓으니까 어때? 맘에 들어?
(영구) 응
아, 그리고 계속 영구 씨라고 부를 거야?
뭐, 다른 거 원하는 거 있어?
남신님, 주인님?
[발랄한 음악] [다다의 생각하는 숨소리]
마음에 안 드나?
아니면
자기야, 여보야?
[떨리는 숨을 내뱉는다]
여자 친구
나 심쿵했어
[재밌어하는 웃음]
그러면 더 아껴서 불러야겠다
부르면 부를수록 감동이 덜해지는 법이니까
(영구) 나 다른 사람이랑 다른 거 알잖아
백 번 불러도 백 번 심쿵해
그러니까 걱정 말고 불러
(다다) 하는 거 봐서요
[영구의 웃음]
(카페 손님1) 저 여자 그 여자 아니야?
- (카페 손님2) 응, 맞는 거 같은데? - (카페 손님1) 그렇지?
[잔잔한 음악] [다다가 살짝 웃는다]
[영구의 멋쩍은 신음]
(영구) 여자 친구, 우리 조금 떨어져 있을까?
왜?
그게
사람들이 여자 친구를 알아보면
어떻게 됩니까?
'마왕준의 사랑을 받는 여자가 다른 남자랑 다니네?'
하면서 수군거리겠지?
마왕준 씨 사건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여자 친구 알아볼 텐데
다른 남자랑 딱 붙어 있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면 안 되잖아
(다다) 뭐 어때?
남들이 뭐라 하건 이제 신경 쓰지 마
여자 친구
(영구) 나 더 노력해서
규리 씨한테도, 다른 사람들한테도 꼭 인정받을 거야
다다 너의 남자 친구로
[영구의 옅은 웃음]
사랑은 둘만의 관계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니까
그렇지?
(다다) 어휴, 기특해라
든든하고
고마워, 노력해 줘서
[영구가 살짝 웃는다]
힘든 거 안 숨기고 다 털어놓으니까
너무 좋다
[다다와 영구의 웃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잘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왕준) 어, 누나 왔어?
뭐, 뭐야?
뭐긴 뭐야?
내일 지방 촬영 갈 때 쓸 짐이지
아니, 그거 말고
[익살스러운 음악] 누나 지금 꼴이 그게 뭐냐고?
(왕준) 그 얼굴만 한 귀걸이 어디서 났어?
뭐야, 이게? 왜 그래?
뭐, 기분 전환 좀 하려고
(웅) 어때? 조금 아방가르드한가?
아, 아방가르드?
(왕준) 누나, 아방가르드가 아니라
그냥 다시 방으로 들어가야 될 거 같은데?
이상해?
아이씨, 그 사람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 거 같아서 했는데 별론가?
그 사람이 좋아해? 누구?
누나, 혹시 연애해?
아이고, 누나야
조금이라도 맘 작을 때 그냥 맘 접어
뭐 하러 하냐? 이 아픈 걸, 치
(웅) 아무튼 나 내일 아침에 데리러 올 거니까 준비하고 있어
일찍 자!
아이, 걸리적거려
자, 쯧
"리얼"
(영구) 아, 규리 씨, 제가 들어 드릴게요
제가 힘이 엄청 세거든요
[규리의 헛기침]
(규리)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 됐거든요
사람도 이 정돈 들 수 있어요, 쯧
[규리가 짐을 달그락 넣는다]
(다다) 필요한 건 다 챙겼지?
[규리의 한숨]
빼먹은 건 없고?
(영구) 응, 내가 다 확인했어, 여자 친구
(다다) 고마워
[헛웃음]
둘이 이제 말까지 놨냐?
연인 사이인데 당연하지
우아, 진짜 말세다, 말세야
[보원의 헛기침]
(보원) 전 아주 보기 좋습니다
저도요, 전 무조건 매형 편이니까요
[진의 웃음] [발랄한 효과음]
(규리) 야, 내려, 내려
아,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야?
손 내려, 내려! 쯧
다들 그만해, 얼른 출발하자
(진) 그럴까요?
- (진) 출발 리얼 팀! - (보원) 팀
[경쾌한 음악]
(규리) 아, 난 이렇게 벌레 많은 데 싫은데
그래도 전 좋은데요?
공기도 맑고 경치도 좋고요
하긴 공기가 좋으면 피부에 도움이 되긴 하지
[상쾌한 숨을 내뱉는다]
[규리의 기분 좋은 탄성]
(규리) 어? 마, 마왕준 씨다
(보원) 어? 웅이 씨
웅이 씨, 오늘 뭔가 좀 달라지신 거 같은데?
[손뼉을 탁 치며] 아, 알았다
오늘 좀 많이 부으셨네요
어제 라면 드시고 주무셨나 봐요
[보원의 해맑은 웃음] 어제 라면 드시고 주무셨나 봐
어제 라면 드셨나 봐요
(조연출) 특분 팀 [조연출의 가쁜 숨소리]
아, 오늘 루비 죽는 신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리얼 팀이 대답한다]
[헛웃음]
바보네, 바보야
- 누나 - (웅) 어
- 가자 - (웅) 어, 그래, 어
(왕준) 어
[흥미진진한 음악] [왕준과 루비의 거친 숨소리]
(왕준) 아, 잠시
[소란스럽게 싸운다]
[배우3의 기합]
[왕준의 힘주는 신음] [뼈가 우두둑거린다]
[왕준과 배우3의 기합]
[뼈가 우두둑거린다] [배우3의 아파하는 신음]
[왕준과 배우3의 신음]
[배우3의 신음]
[거친 숨소리]
(왕준) 유리야, 유리야
[왕준과 루비의 거친 숨소리]
유리야, 정신 차려, 유리야
(루비) 닥터 고
저 늦었나 봐요
저 두고 가세요
유리야, 유리야, 정신 차려
유리야!
그동안
고마웠어요
[왕준의 다급한 숨소리]
유리야, 안 돼
안 돼, 유리야
유리야
(왕준) 유리야!
(감독) 컷, 좋았어 그림 좋고, 감정 좋고, 예스!
[밝은 음악] [스태프들의 박수와 환호]
(조연출) 수고하셨습니다
(감독) 아, 왕준 씨, 요새 물 만났어, 아주
몰입도 장난 아니야 실제 상황인 줄 알았다니까
[감독의 웃음] 감독님, 혹시 감정 괜찮았어요?
(감독) 아, 좋았어 뭐, 테이크 더 갈 것도 없어
(루비) 감독님
(다다) 고생 많았어 [루비와 감독이 대화한다]
[영구의 부정하는 신음] (진) 형, 진짜 멋있었어
완전 빡, 빡, 빡, 빡 [영구의 웃음]
- (영구) 고마워요 - (규리) 마왕준 멋있다!
(루비) 아니, 엉덩이 봐요 이거 다 젖었어, 축축해
(감독) 그래, 저, 집에 가서 갈아입어라
양, 양 작가가 연락 갈 거야
자, 오늘 촬영 여기서 끝낼게요
[스태프들의 환호와 박수] 촬영 끝내겠습니다, 자, 자, 예
(웅) 수고하셨습니다 감독님, 고생하셨어요, 어
- (웅) 수고하셨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마다 인사한다] (규리) 마왕준 멋있다!
응, 가자
(진) 우아, 근데 오늘 대박 일찍 끝났다, 진짜
이틀 촬영이라고 1박 할 거 준비해 가지고 왔는데
그래도 이게 다 마왕준 씨 덕분이지
(규리) 오늘 내가 봐도
마왕준 씨 연기 진짜 예술이더라고
안 그래, 다다야?
[진이 가방을 탁 놓는다]
마왕준이야 뭐, 언제 못한 적 있었나? 원래 잘했거든
(규리) 하긴 늘 완벽했지
쯧, 근데 뭔가 아쉽다
(보원) 그러게요, 몇 시간씩 차 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아휴, 아파
그러지 말고, 다다야
우리 여기까지 온 김에 놀다 갈까?
(다다) 응?
(규리) 아, 어차피 내일 촬영도 없잖아
[규리가 상쾌한 숨을 내뱉는다]
공기도 좋은데 여기서 좀 쉬다 가자
(왕준) 그렇게 하시죠
(다다) 마왕준
이 근처에 제가 잘 아는 장소가 있는데 꽤 괜찮거든요
(규리) 허, 정말요? 진짜 그래도 돼요?
네
야, 다다야, 아, 야
우리 이번에 여름 휴가도 제대로 못 갔잖아
(규리) 그러니까 한 번만, 한 번만, 어?
한 번만 [다다의 난감한 숨소리]
아이, 그래, 누나
보원이 형도 들어왔는데 친목도 다질 겸 어때요? 콜, 콜, 콜?
(규리) 콜, 콜, 콜!
[익살스러운 음악]
[웃음]
아, 그래, 여자 친구
여기 공기도 좋은데 여자 친구도 좀 쉬어야지
[손가락을 딱 튕긴다]
[다다의 한숨]
[규리의 기분 좋은 웃음]
그래
가자
[규리의 환호] (진) 예스, 예스, 예스!
(진) 우아, 대박
[밝은 음악] (규리) 우아, 대박 사건
대박, 야, 어 너무 좋아, 너무 좋다, 너무 좋아
[규리의 들뜬 숨소리]
왕준 씨, 우리 진짜 여기 다 써도 돼요?
(왕준) 네, 제가 통으로 다 빌렸으니까 편하게 쓰세요
(규리) 어, 어쩜, 왕준 씨
진짜 스케일부터 남다르다니까
제가 그동안 리얼 팀한테 고마운 것도 또 미안한 것도 많은데
이 정도도 못 해 드릴까요?
[규리의 들뜬 웃음]
(규리)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내려가서 고기랑 술이랑 좀 사 올까? 어때요?
[규리의 들뜬 웃음] 그래, 그럼 내가 사 올게
(규리) 놉, 넌 여기서 쉬어
오늘 너무 많이 고생했어
아, 다 같이 고생했는데, 무슨 소리야?
(규리) 놉, 언니로서의 명령이다 [들뜬 웃음]
그리고 마왕준 씨도 오늘 고생 너무 많이 하셨으니까
여기서 쉬고 계세요
저희끼리 다녀오겠습니다
하, 예, 뭐 [규리의 들뜬 웃음]
- 콜, 콜? - (진) 나?
- (규리) 언니도 콜? - (웅) 나?
콜!
[들뜬 웃음]
아, 저는 여자 친구랑 잠깐 짐 좀 내려놓고
놉, 그쪽도 같이 가셔야죠
(규리) 그쪽 힘 세다면서요?
술이랑 고기랑 얼마나 무거운데
좀 도와주시죠
아, 저…
(규리) 왜요? 같이 가기 싫어요?
[난처한 한숨] 아니요, 같이 가시죠
[손가락을 딱 튕기며] 좋았어, 다들 가자!
(규리)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웅) 왕준아, 갔다 올게
(규리)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진) 아니, 장 보러 가는데 이렇게 우르르 갈 필요가 있나?
그냥 몇 명만 가면 되는…
(규리) 쉿, 이게 바로 왕준파의 노력이야
마왕준, 파이팅
- (규리) 가자 - 아이, 진짜
(규리) ♪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요 ♪
[규리가 계속 흥얼거린다]
(다다) 뭐 이런 데를 다 빌려? 쯧
이번엔 너 때문 아니야, 오해하지 마
(왕준) 진짜로 리얼 팀한테 고마운 것도 있고
또
[옅은 웃음]
우리 바보 같은 여웅 누나
짝사랑 도와주고 싶은 것도 있고
여웅 언니? 여웅 언니가 누구를?
[헛웃음]
둔하긴
그런 게 있어
[왕준의 옅은 웃음]
[힘주는 숨소리]
(규리) 허? 이게 얼마 만의 한우야?
그냥 한우 한 점 탁 구워 가지고 그냥 맥주 한잔이랑
[개운한 신음] 한잔하면 그냥 무릉도원이 따로 없겠어
(보원) 규리 씨, 한우 좋아하세요?
역시 소고기는 우리 한우죠
또 한우 하면 남보원, 남보원 하면…
(규리) 아유, 시끄러워, 그냥 조용히 좀 해요
[보원의 한숨] (웅) 나도 한우 진짜 좋아하는데
[익살스러운 음악]
배고파요, 밥 먹으러 갑시다
(규리) 아,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우리 나온 김에 바다 보고 갈래요?
(웅) 아, 무슨 바다야? 밥 먹어야지
(규리) 아, 왜요? 바다 보러 가요, 바다!
(보원) 그래요, 뭐 바다 한번 보고 가시죠, 뭐
(규리) 아, 바다다!
(진) 아, 가, 가, 가, 가
아휴, 형, 바다 보고 가요, 그럼, 예
(왕준) 사람들이 좀 늦네
(다다) 그러게
곧 오겠지, 잘 마실게
(왕준) 응
[잔잔한 음악]
근데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옛날에 처음 여행 갔던 거 생각난다
그때는 나 유명하지도 않을 때라서
같이 기차도 타고 장도 보고
그때 재밌었지
너 옷 마음에 안 든다고 계속 갈아입느라
기차 놓칠 뻔했었잖아
내가?
(다다) 응
그랬나?
[웃음]
(왕준) 그래도 좋았어
아, 그때 갑자기 비도 왔었잖아
그래, 우산도 없어 가지고 홀딱 젖어서
그래도 우동은 먹겠다고
가게 밖에서 2시간 동안 덜덜 떨면서 기다렸었잖아
(다다) 결국엔 그날 밤에 감기 걸려 가지고
여행도 못 하고
숙소에서 계속 골골대다가 왔었지
(왕준) 맞네
아, 그리고 딱밤 내기 맞고 쳤다가
너 나한테 딱밤 맞고 아마 다음 날 아침까지
삐져 가지고 아무 말도 안 했잖아 그렇지?
야, 그때 진짜 아팠어
나 눈알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웃음] 쯧
하여간 엄살은, 치
[한숨]
(왕준) 우리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순 없을까?
뭐가 중요하고 뭐가 소중한지
이제야 조금 알 거 같은데
(규리) 아, 바다다! [익살스러운 음악]
(진) 우아, 바다다
(웅) 바다다, 바닷물 보이지도 않는다
(규리) 아, 갯벌
어, 생태계의 근원지인 갯벌이죠, 여러분 [보원의 깨닫는 탄성]
(진) 오케이, 여기까지
이제 고기 먹으러 갑시다
아, 잠깐만, 아, 아, 아직 안 돼
[규리의 멋쩍은 웃음]
아직 안 돼요
설마 누나
마왕준 씨랑 다다 누나 단둘이 있게 하려고 이러는 거예요?
(규리) 아, 아니
(보원) 규리 씨, 진짜예요?
(규리) 응, 아니요
(진) 아휴, 누나, 제발 좀 그만해요, 진짜
(규리) 아니 [보원의 못마땅한 한숨]
아, 그래
그 두 사람 잘되게 해 주려고 그랬다, 왜?
야, 그 두 사람이 그냥 남녀야? 어?
한번 정분이 났었던 사이잖아
저기 밑에 꺼진 줄 알았던 불씨가
딱 한 번만 불타오르기만 하면 그냥 게임 끝
인간이란 게 원래 그런 거거든
쪼끄마한 게 알지도 못하면서, 혼나
(진) 아, 매형
[차분한 음악]
매형
[보원과 진의 한숨]
누나, 이번 건 아니었어요, 진짜
[보원의 한숨]
[한숨] - (보원) 영구야 - (진) 매형
바다 쭉 봐, 바다 쭉 봐, 어?
왜 다들 나한테만 그래?
[문이 달칵 열린다]
왔어?
어, 그
여자 친구, 괜찮아? 별일 없었어?
뭐가?
어?
(왕준) 왜 이제 와? 배고파 죽겠는데
(다다) 뭐 사 왔어?
[다다의 옅은 웃음] (왕준) 다 과자밖에 없어
야, 근데 왜 혼자 와?
(영구) 아, 곧
[영구의 멋쩍은 신음]
곧 오실 겁니다
(규리) 짠!
(함께) 짠!
[저마다 인사한다] - (다다) 수고했어요 - (보원) 수고하셨습니다
[저마다 개운한 신음을 내뱉는다]
(규리) 아유, 그냥 아주 공기가 좋으니까 술이 막 들어간다, 막 들어가
♪ 아, 술이 나를 마셔 내가 술을 마셔 ♪
♪ 미세먼지 많아도 막 들어가잖아요 ♪
(진) ♪ 쭉, 쭉, 쭉, 쭉, 쭉, 쭉, 쭉, 쭉 ♪
야, 막 맞기 싫으면 조용히 해라, 진짜
[진의 어색한 웃음] (진) 하나도 안 무섭다
[사람들의 웃음] [왕준의 한숨]
[규리의 탄성]
아, 배부르다 난 산책 좀 하고 와야겠다
[숨을 후 내뱉는다]
같이 가
(규리) 야, 다다야
(다다) 응?
너 아까 진짜 아무 일 없었어?
(다다) 일? 무슨 일?
아
아니야, 아무것도
[규리의 의아한 숨소리]
마왕준 씨 생각보다 소극적인 타입이네
[의아한 숨소리]
[캔을 달그락 든다] 어, 다다야
(규리) 나 술 다 먹었다
맥주 좀 갖다주면 안 돼?
(진) 어? 맥주? 내가 가져올게
아니야, 다다야, 한 번만 갖다줘
알겠어
(규리) 생큐
[규리의 헛기침]
저기요
예?
내가 혹시나 해서
절대 아닌 거 알지만
(규리) 다다랑 두 사람 아직 뭐
[익살스러운 음악] 그렇고 그런 거 아니죠?
뭐가 말입니까?
(규리) 아니, 둘이 같이 살잖아요
그러니까 내 말은 둘이
그렇고 그런 거 있잖아요
규리 씨가 무엇을 상상하시든 저희는 그 상상 이상입니다
뭐, 뭐요?
우아
[기가 찬 웃음]
(규리) 진짜 당신 그렇게 안 봤는데 안 되겠네, 떽!
누나, 우리 매형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둘이 아직 방도 따로 써요
(진) 누나 혼자 이상한 생각 좀 하지 마요, 좀!
(규리) 야
방금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잖아
(영구) 네
저희는 상상 이상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아, 거봐, 아이, 진짜 [규리의 헛기침]
아, 그 얘기였어요? 난 또
[생각하는 숨소리]
아직 다다 마음이 활짝 열린 건 아니라는 거네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아니, 무슨 말이긴요
인간 여자가
남자 친구를 방에 들이느냐 안 들이느냐
그 차이는 엄청난 거라는 거죠
(규리) 아무튼 다행이네요
두 사람이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라서
[규리의 옅은 웃음]
음, 고마워, 다다야
나도 산책 좀 가야겠다
앗, 아이, 야, 야, 야, 야, 야
(규리) 방금 마왕준 씨 산책 갔어
빨리, 빨리, 빨리, 빨리 따라가 봐 따라가 봐, 따라가 봐
나는 영구랑 가야지
(규리) 아니, 방금 갔는데
다 같이 가면 좋잖아…
누나, 그만 좀 해요, 좀, 응?
(규리) 조용히 해라
영구야, 우리 산책 가자
- (규리) 아, 같이 가면 좋지 - (진) 어, 누나, 조심히 갔다 와요
- (다다) 응 - (진) 다녀오세요, 다녀오세요 [규리가 중얼거린다]
둘이 가면 안 되는데
- (진) 하지 마, 가만있어 - 나 마왕 …
야, 왕준파라고
(진) 난 영구파야
[밝은 음악]
[다다의 옅은 웃음]
(다다) 밤바다 진짜 예쁘다
(영구) 그러게
나 오늘 밤바다 처음 보는데 진짜 예쁘다
[다다와 영구가 살짝 웃는다]
근데, 쯧
밤바다보다 네가 더 예뻐
[함께 웃는다]
갑자기 그거 생각난다
나 자고 있는 사이에 네가 바닷가 데려갔었잖아
[영구의 웃음] 맞는다, 그랬었지
(다다) 참 신기하단 말이야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누가 알았겠어?
나 사실은
이 세상에 사랑은 없다고 생각했었거든
근데
네가 알려 줬어
이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거
내 인생, 내 연애
다 동화같이 예쁘게 만들어 줘서 너무 고마워
나도 고마워
이렇게 다양한 감정
벅찬 기분 느끼게 해 줘서
[옅은 웃음]
(왕준) 우리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순 없을까?
(다다) 왕준아
[잔잔한 음악] 너도 알고 있잖아
그럴 수 없다는 거
더 이상 나한테 미안해하지 마
네가 지금 이러는 거
그냥 죄책감, 미안함
그런 거야
그때 내가 더 잘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모든 게 내 탓 같고 내 잘못 같고
그래서 되돌리고 싶고
근데 그럴 필요 없어
나 너랑 만나면서 충분히 행복했었어
그리고 생각해 보면
나 너랑 만나면서
나만 힘들고 외롭고
그런 줄 알았는데
근데 아니었더라
나만큼 너도 힘들고 외로웠을 거야
아니
어쩌면 나보다 더
[옅은 웃음]
예쁘네, 엄다다
저렇게 웃을 줄도 아는구나
네 옆에 있을 때도 저렇게 예쁘게 웃었어
네가 너무 바쁘게 앞만 보면서 산 거지
(규리) [술 취한 목소리로] 아, 뭐야? 다들 어디 갔어?
아, 꽁냥꽁냥
아주 그냥 꽁냥질하러 갔구먼
짝지 없는 우리 셋만 남았네
아니, 난 빼고 나에겐 니코 짱이 있다는
아나타노 하토니
♪ 니코니코니 ♪
이런 십장생, 비밀
[울먹이는 숨소리] [진이 흥얼거린다]
맨날 나만 연애 못 해
맨날 나만 못 해
[술 취한 목소리로] 규리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30년째 못 하고 있습니다
(보원) 마지막 사랑이
유치원 때 옆 반이었던 기린 반의
수정아!
[익살스러운 음악] [혀를 쯧쯧 찬다]
저런 사람이랑 내 처지가 같다니
[훌쩍인다]
진짜 내 자신이 한심하다
(규리) 유진아
내가 이번에 바다를 보면서 느낀 건데
남자는 말이야
이, 얼굴 다 필요 없더라
잘생겼다 싶으면 7년 만난 짝사랑이 있고
잘생겼다 싶으면 로봇이고
내가 맨날 얘기했는데 그걸 이제 안 거예요?
이제 절대 남자 얼굴 안 볼 거야, 절대!
(규리) 얼굴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여기
[규리가 훌쩍인다]
여기니까
역시 규리 씨
짠!
- (진) 짠 - (규리) 짠!
[저마다 놀란다]
- (규리) 어떡해, 어떡해, 이걸 - (진) 어, 어떡해, 형
(보원) 아이, 아, 아, 아, 괜찮습니다
- (보원) 아니 - (진) 형, 이거
(보원) 어, 어쩔 수 없죠
- (보원) 아이, 이게 - (규리) 아, 어떡해
(보원) 아, 이거 너무 차가운데? 아유 [진의 놀라는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규리의 놀라는 숨소리]
우아
- (보원) 아씨 - (진) 우아
(규리) 대박 사건
뭐야, 이 반전 몸매는?
내 목 폴라가 어디 갔지?
(진) 누나, 얼굴보다 중요한 게 여기라고
20초 전에 얘기했어요, 20초 전에
(규리) 그래, 여, 여기
아, 빨래를 했던가? 아
이두박근!
(보원) 너 정말 못 본 거야?
- (진) 아니, 못 봤어요 - 어유, 삼두박근!
(보원) 아이, 말을 타고 도망갔나, 이 녀석이?
유진아
나 새로운 세계에 눈뜬 거 같아
아니야, 안 돼, 다시 눈 감아
(규리) 멋있어
목 폴라야!
(다다) 이제 사람들한테 가 봐야겠다, 가자
(영구) 여자 친구, 먼저 가 봐
엄 팀장님께서 빨리 가셔서 팀원들 좀 챙겨 주셔야죠?
알겠어, 금방 와야 돼
응
내가 졌어
[잔잔한 음악]
[왕준이 혀를 찬다]
(왕준) 어쩌면 어차피 처음부터 질 게임이었는지도 모르지
사랑을 하라고 만든 로봇한테
사람이 무슨 수로 이겨?
사랑은
이기고 지는 게 아닙니다
내가 진 이유를 알겠다
너의 그 영원히 변치 않는 마음으로
다다 행복하게 해 줘
오늘처럼 그렇게
다다가 웃을 수 있게
넌 사랑을 아는 로봇이니까
나랑은 다르니까
마왕준 씨
(왕준) 그렇다고 너무 안심하진 마
포기하는 거 아니니까
잠시 물러나는 거지
만약 약속을 어기고
다다 눈에 눈물 나게 하면
그땐 내가 다다 옆에 다시 갈 거니까
걱정 마십시오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한숨]
[규리가 흥얼거린다]
[규리의 놀라는 신음] (보원) 목 폴라!
[익살스러운 음악] 어, 어, 어, 목 폴라 여기 있구나
(규리) 남보원
반전 있는 남자
이렇게 보니까 또 나쁘지 않단 말이지
아휴, 예, 제가 한 반전 하긴 하죠
아유, 근데 규리 씨 우리 그만 들어가요
너무 취했어요, 아휴
드, 들어, 들어가요?
예?
(규리) 어딜 들어가…
설마 나 유혹하는 거예요?
아니요,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아유,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요
[보원의 놀라는 신음]
규리 씨
[잔잔한 음악]
[웅의 한숨]
멋있게, 쿨하게 보내 주자
포기할 줄도 알아야 진짜 여자지 안 그래?
[한숨]
그나저나 왕준이나 나나
이게 뭐냐?
여웅 씨
(보원) 아, 저, 잠깐만요 잠깐만요, 잠깐, 잠깐만요
잠깐만요, 잠깐만요, 잠깐만요, 잠깐…
[보원의 신음]
[웅의 거친 숨소리]
[보원의 가쁜 숨소리] 보원 씨가 웬일이에요?
웬일은요?
계속 찾는데 안 보이길래 나와 봤죠
밤길이 얼마나 위험한데요
저기요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마요
뭘요?
아까 다 봤어요
규리랑 보원 씨랑
난 이제 마음 접을 거니까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마요
이제 난 안 헷갈려요
그러니까 그쪽도 헷갈리지 마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규리의 당황한 신음]
(규리) 뭐, 뭐예요?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다
네?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요
미안합니다, 규리 씨
[보원의 울먹이는 숨소리]
[밝은 음악] (규리) 아니
자꾸 생각나는 그 사람은
설마 그 사람이
네, 여웅 씨입니다
대체 저한테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울먹이는 목소리로] 보원 씬 예쁜 여자 좋아한다면서요?
네, 예쁜 사람 좋아해요
예쁜 사람
[웅과 보원의 신음]
[웅의 웃음]
[웅이 훌쩍인다]
[웅이 훌쩍인다]
[문이 쉭 열린다]
(직원) 지부장님 [지석의 놀란 신음]
어제 말씀하신 제로나인 데이터 의뢰 결과
방금 도착했습니다
(지석) 어, 그래
[어두운 음악]
"결과 그래프"
아니야
이거, 이거, 이건 아니야
지부장님, 왜 그러십니까?
이건 말도 안 돼!
[지석의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남보원, 전화받아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를 달그락 놓는다]
[지석의 한숨]
들어가, 여자 친구
너는 오늘 누구랑 같이 자?
어?
나?
(영구) 나, 나는
보원이 형하고 유진 군이 같은 방 쓰기로 했거든
그래서 나, 나는 오늘 혼자
혼자, 혼자 자
[발랄한 음악]
왜?
어?
아니야
나, 나는 오늘 규리 언니랑 같이 자
어
(영구) 밤 되니까 주변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춥지? 얼른 들어가, 감기 들기 전에
어, 어
간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규리) 아휴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피곤해라
[규리의 찌뿌둥한 신음]
분명히 쉬러 간 거 같은데 왜 이렇게 피곤하냐? [진의 한숨]
다들 뭔가 하나씩 얻어 가는 거 같은데
나만 잃은 느낌이다
(다다) 다들 수고 많았어
푹 쉬고 촬영 때 보자
네, 고생하셨습니다
(다다) 고생했어
고생했어요, 유진 군
- (진) 쉬세요 - (영구) 고생했어요, 규리 씨
(다다) 고생했어
(규리) 다다야, 잠깐만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을 드르륵 연다]
이거
[비닐봉지를 바스락 받으며] 이게 뭐야?
(다다) 웬 사과?
아, 영구 씨 주라고
아까 휴게소에서 팔길래 한 봉지 샀어
[밝은 음악] 아, 갑자기 왜?
생, 생각해 보니까
내가 저번에 말을 좀 심하게 한 것 같더라고
언니
(규리) 아, 사실
밤에 자다가 화장실 간다고 깼는데
영구 씨가 우리 방 창문 앞에서
밤새 지키고 있더라고
우리 방 방충망 구멍 났었잖아
거기로 혹시나 모기 한 마리라도 들어올까 봐
밤새
눈에서 꿀 떨어지는 게 저런 거구나 싶더라고
아직까지는 믿기지도 않고
조금 무섭기는 한데
그래도 네 결정이니까 믿어 보려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생 엄다다가 선택한 남자잖아
고마워, 언니
영구가 엄청 좋아할 거야
(다다) 자
(영구) 뭐야, 이게?
(다다) 규리 언니가 전해 달래
(영구) 사과네
[다다의 옅은 웃음]
규리 언니가 미안했대
그동안 말 너무 심하게 한 것 같다고
(다다) 그리고 인정하겠대
영구 너를 내 남자 친구로
진짜, 여자 친구?
규리 씨가 그렇게 얘기했어?
(다다) 응
[영구의 놀라는 숨소리]
[영구의 기분 좋은 웃음]
정말 다행이다, 여자 친구
[함께 웃는다]
[영구의 기분 좋은 한숨]
나 기분이 너무 좋다
[영구의 웃음]
역시 인정이란 건 받아도, 받아도 기분 좋은 거구나?
아, 물론 사과도 좋아
고마워, 노력해 줘서
인정받아 줘서
그리고 내가 모르는 곳에서도 나 많이 아껴 줘서
아이, 잘했다
[함께 웃는다]
(웅) 저기, 여기까지 데려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희 집 여기서 쪼끔만 더 가면 돼요
아, 근데 되게 좋은 동네 사시네요
[멋쩍은 신음]
뭐, 1,000에 75?
[보원의 해맑은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자가?
[익살스러운 효과음]
[놀라는 숨소리]
어머, 감사합니다, 아니
[보원과 웅의 웃음] (보원) 조심히 들어가세요
- (웅) 조심히, 네, 네, 네 - 조심히 들어가요
귀여워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아니, 무슨 전화를 이렇게 많이 하셨…
[밝은 음악]
(영구) 사과잼이야, 여자 친구
여자 친구는 달콤한 거 좋아하니까
(다다) [킁킁거리며] 음, 달달한 냄새
집 안 가득하네
[영구의 기분 좋은 웃음]
(영구) 조금만 기다려, 거의 다 됐으니까
[영구가 나이프를 탁 내려놓는다]
[음미하는 신음]
진짜 맛있어
[다다의 음미하는 신음]
(다다) 아휴, 완전 배불러
진짜 맛있다
[영구와 다다의 웃음]
(영구) 고마워, 맛있게 먹어 줘서
[다다의 피곤한 숨소리]
피곤해, 여자 친구?
배부르니까 졸리네
그럼 오늘은 좀 일찍 자 내가 정리할게
그럴까?
응
(영구) 잘 자, 여자 친구
(다다) 저기, 있잖아
(영구) 어, 왜, 여자 친구?
우리
오늘 같이 잘까?
어?
같이
자자고
[감성적인 음악]
[풀벌레 울음]
(영구) 여자 친구
나
기분이 이상해
나도
이런 마음이었구나
진짜 좋아한다는 게
나 지금 막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엄청 좋아
(영구) 이런 게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이란 걸까?
지금 나랑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다면
아마 맞을걸?
[다다의 웃음]
우리 내일 소풍 갈까?
(다다) 같이 도시락도 싸고
잔디밭 위에 돗자리도 깔고
그 위에 누워서 낮잠도 같이 자고
[옅은 웃음]
말만 들어도 엄청 좋을 거 같아 여자 친구
(다다) 그리고
사진도 많이 찍자
(영구) 사진?
(다다) 응
생각해 보니까
우리 단둘이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더라고
커플 사진 많이 찍어서
톡 프로필에다가 올려서
엄청 자랑할 거야
자랑?
[벅찬 숨소리]
그거 엄청 기분 좋은 말이구나
[문이 쉭 열린다] [뛰어오는 발걸음]
(보원) 지부장님
아, 무슨 전화를 이렇게 많이 하셨습니까?
[지석의 다급한 숨소리]
제로나인 어디 있어?
예? 그야 엄다다 씨랑 같이…
[긴장되는 음악] 아, 안 돼, 당장 데리고 와야 돼
갑자기 왜 그러세요, 지부장님?
(보원) 무슨 일 있습니까?
(지석) 이거 봐 [지석의 다급한 숨소리]
"데이터 분석 결과"
우리가 잘못 생각했어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배운다는 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위험한 일이었어
"결괏값, 결과 그래프"
[새가 지저귄다]
[밝은 음악]
굿 모닝, 여자 친구
누구지?
눈 뜨자마자 보이는 이 멋있는 남자는
[웃음]
네 남자 친구
[옅은 웃음]
와, 나 대따 땡잡았네
(다다) 밤새 이러고 있었어?
(영구) 응
내가 살아온 날 중에 가장 행복한 밤이었어
난 지금이 살아온 날 중에
제일 행복한 아침인데
더 안 자도 되겠어?
응, 나 완전 푹 잤어
엄청 개운해
다행이네
그럼 우리 이제 얼른 나갈 준비 하자
커플 사진 찍으러 가야지
내가 도시락 쌀게
좋았어, 그러면 나는
돗자리랑 카메라 준비할게
[영구와 다다의 웃음]
[쪽 뽀뽀한다]
[영구가 살짝 웃는다]
[영구의 힘주는 신음]
[윙윙 소리가 난다]
[감성적인 음악]
[영구의 힘겨운 신음]
(보원) 그럼
이제 우리 영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지석) 제로나인이
인간의 감정을 더 깊이 배울수록
그러니까 엄다다 그 여자를
더 많이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제로나인은 망가질 거야
아니,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어
[무거운 효과음] 멜트다운
(다다) 미안해, 나 때문에
가지 마
너무 보고 싶어서 왔어
(영구) 여자 친구, 손 좀 잡아 줘
난 너로 인해 움직이고 너로 인해 살아가는데
(왕준) 네가 뭐, 이런 거 보면 알아?
(다다) 뭐라도 해야 될 거 아니야!
내가 너 이러려고 그 자식한테 보낸 줄 알아?
결국에 이렇게 될 거라고 했잖아
나 너 아니어도 충분히 힘들어
(다다) 그만 돌아가
(다이애나) 멜트다운?
일거수일투족을 나한테 철저하게 감시해서 보고해
단 하나도 빠짐없이
(란) 아가씨, 멈추시면 안 됩니까?
꼴도 보기 싫으니까 나가라고!
(보원) 다다 씨, 영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 같습니다
내 남자 친구
(다다) 일어나면 나 제일 먼저 안아 줘야 돼
.절대 그이↲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