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16
도입부. (15부)
1. 카페 일각.
자림 너어.. 아직두 신유경 만나고 있는건 아니지?
마준 신유경이 왜?
자림 사실은.. 유경이 걔가 아버지 비서실에 들어왔대서 말이야...
마준 ...! (본다) 뭐라구? (놀라는데서)
2. 팔봉빵집 근처 일각.
고재복 탁구야! 잘못했다! 내가 돈에 눈이 어두워서...
탁구 그렇다구.. 어떻게 그런짓을 저질러요?
그러다 내가 정말 눈이라도 멀면 어쩔뻔했어요? 죽었으면 어쩔뻔했어!!
고재복 내가 정말로 죽을죄를 졌다 탁구야. 제발 나 한번만 살려주라....
탁구 이 경합이 나한테 어떤 의민지 알고는 있어요?
고재복 (흑흑흑..! 그저 울기만)
조진구 (조용히 탁구를 보며) 어떡할테냐?
탁구 (덜덜 떨리는 분노와 복잡한 감정으로 그저 노려보더니)
일어나요! 어서 일어나라구우!!!! (하면서 멱살을 잡아 일으킨다)
3. 거성식품, 그 앞.
재복의 멱살을 잡고 나타나는 탁구, 거성로고의 문을 올려다본다.
그 뒤로 따라오던 조진구, 멈춰서서 보면.
4. 거성식품, 로비 일각 (15부 68씬 연결)
마준, 나즉히 한숨을 내쉰뒤 그대로 돌아서려는데 멈칫...
빤히 한쪽을 바라보면... 그 앞으로 천천히 프레임-인 되는 유경.
조금 놀란듯 바라보는 마준과 담담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유경위로.
한승재E 사표를 내준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지.
5. 한승재 사무실.
유경 구마준하고 저는 이미 상관없는 사인데요.
왜 제가 그 이름 때문에 자꾸 이런 압력을 받아야하나요?
한승재 사모님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니까.
6. 15부 20씬.
서인숙 마준이? 감히 니가? (쎄하게) 꿈 깨!
유경 ! (보는데서)
거성식품, 로비 일각. (15부 68씬 연결)
마준, 그 자리에 서서 유경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유경, 그런 마준을 표정없이 잠시 바라보더니.
유경 오랜만이다.. 구마준.
마준 신유경 너... (대체 어떻게 된거야..! 라는 눈빛으로 보면)
유경 (짐짓 미소로) 우리.. 차 한잔 할까?
마준 ! (본다, 바라보는 시선에서)
거성식품, 안내데스크.
쿵! 안내데스크 앞으로 고재복을 밀어붙이듯 데리고 다가서는 탁구.
안내원1 (살짝 경계의 눈빛으로) 어떻게.. 오셨습니까?
탁구 여기 한승재실장이라는 분을 좀 뵈러 왔습니다. (눈빛에서)
한승재 사무실.
한승재 (수화기를 귀에 댄채) 그게 무슨 소리야!
김탁구가 지금 밑에 와 있단 말야? 회사 로비에? (살짝 당황한듯)
지금 당장 사람 안보이는데로 데리고 가! 2층 접견실이나...
아니, 소회의실이 좋겠군. 2층 소회실로 당장 데리고 가! 지금 당장!
(하면서 수화기를 탁! 끊는다, 그리고는 당황한 기색으로 일어서면)
회장실앞 복도.
문을 열고 사무실 밖으로 나오는 한승재,
거의 동시에 회장실문이 열리면서 구일중과 여비서 밖으로 나온다.
순간 한승재 멈칫..! 살짝 당황하는 표정으로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 어, 한실장. 안그래도 지금 급하게 대오그룹 정회장과
미팅이 잡혀서 부르려던 참일세.
한승재 아.. 그렇습니까? (어쩌지... 하다가)
저는 지금 막 중요한 안건으로 기획팀 미팅에 가던중입니다만.
일단 가서 정리하는대로 곧바로 따라붙겠습니다.
구일중 아냐, 급한 미팅이면 그럴거 없어.
자경이 부르게. 자경일 대동하도록 하지.
한승재 그러시겠습니까? (하더니 뒤쪽의 여비서에게 신호를 보내면)
여비서 (재빨리 들어가 수화기를 들어 자경에게 연락 취하는듯)
구일중 (앞장서서 가면)
한승재 (돌아본다. 살짝 난감한 눈빛으로 일단 따라가면)
로비, 안내데스크.
탁구 글쎄 자꾸 어딜 가자는겁니까? 한실장님 보구 여기로 내려오라 그래요!
경비1 여기서 이러시면 저희들이 꾸중듣습니다. (정중히) 부탁드리겠습니다.
탁구 아저씨가.. 꾸중을 듣는다구요? (순간 마음 약해지는)
경비1 예, 그렇습니다.
고재복 (흘끗 김탁구의 눈치를 본다)
조진구 (조금 떨어진곳에서 탁구를 보면)
탁구 아 거참... (긁적긁적하더니) 알았어요, 갑시다 그럼.
경비1 (안도의 한숨) 이쪽입니다. (앞장서면)
탁구, 재복을 끌듯이 잡아당기면서 경비1을 따라 간다.
조진구, 본다. 보다가 그 뒤를 따른다.
로비 일각.
그렇게 경비1을 따라 계단을 오르는 탁구, 재복, 조진구.
그 때 맞은편에서 뛰어내려오는 자경의 모습이 보인다.
자경, 내려오다가 탁구일행을 흘끗 한번 본다.
탁구도 지나가는 자경을 흘끗 한번 본다. 서로 시선이 한번 스친뒤,
자경이 먼저 시선 돌리며 지나쳐 내려간다.
탁구, 한번 더 돌아본뒤 역시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 돌려 올라간다.
(조진구와 자경도 서로 스쳐지나면서)
자경 (저만치 나타나는 한승재와 구일중을 본다) 회장님. (다가서면)
구일중 어, 그래. (하면서 자경쪽을 보다가 문득 그 뒤쪽으로 시선을 준다)
한승재 (순간 확! 긴장하는 표정으로 같이 계단뒷쪽을 보면)
계단 끝에 다다른 탁구 일행, 코너를 돌아 사라지기 일보직전.
한승재, 당황하며 재빨리 구일중의 기색을 살핀다.
구일중, 그러나 탁구보다는 마지막에 사라지는 조진구의 옆모습을 본다.
자경 (한번 같이 돌아보며) 회장님.. 왜 그러세요?
구일중 음, 아니다. 그냥 좀 낯이 익은 사람인것 같아서.
자경 (한번 더 다시 돌아보면 이미 계단위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한승재 (얼른) 회장님, 서두르셔야겠습니다.
구일중 어어.. 그러지. (하면서 돌아서서 간다)
자경 (얼른 같이 따라간다)
한승재 (목례한다. 보낸뒤 일단 안도의 한숨, 그러면서 홱! 고개 돌려 돌아보면)
소회의실.
쿵! 문을 열고 들어서는 한승재.
화가 난듯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 탁구앞에 서자마자 버럭!
한승재 너 지금 제정신이야! 여기가 어디라구 함부로 니 멋대로 찾아와!
탁구 돌려드릴게 있어서 왔습니다!
(하더니 탁! 책상위에 고재복의 통장을 내던진다)
한승재 (멈칫.. 본다. 보다가 시선 옮겨 탁구의 뒤쪽의 고재복을 보면)
탁구 뒤로 회의의자에 반쯤 걸터앉은 고재복이 보인다.
고재복, 흘끗 한승재를 한번 본뒤 시선을 피하듯 얼른 고개를 돌린다.
그 뒤로 거리를 두고 서 있는 조진구, 고재복을 본뒤 한승재를 보면.
탁구 (절대로 소리지르거나 분노가 아닌! 또박또박 따지듯)
어떻게 할까요? 지금 당장 경찰에 전화해 신고해버릴까요?
아니면! 이길로 회장님께 찾아올라가 당신 아들 김탁구가 돌아왔습니다!
해버릴까요?
고재복 (회장님.. 아들? 하는 표정으로 탁구를 올려다본다)
조진구 (탁구를 본다)
한승재 (노려보면)
탁구 한실장님이 제일 무서워하는건.. 역시 그거겠죠?
제가 회장님 찾아올라가 내 존재를 밝혀버리는거! (보며) 아닙니까?
한승재 (흥..! 비웃듯) 그런다고 회장님이 널 두팔 벌려 환영해줄것 같으냐?
탁구 뭐요?
한승재 아무래도 니가 뭘 오해하고 있는것 같아 말해두겠는데,
너는 회장님한테도 거성식품한테도 이미 아무것도 아닌 존재야.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나타나 자기 존재를 밝힌들...
대체 무슨 힘이 있다는거야?
탁구 아무것도 아닌 존잰데 왜 자꾸 이런짓을 하는겁니까.
한승재 무슨짓 말이냐.
탁구 돈으로 사람을 사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짓을 시켰잖아요!
한승재 도대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구나.
탁구 가스누출 사고며, 이번 경합에서 날 떨어뜨리기 위해 모략 꾸민거 전부 다!!! 한실장님이 여깄는 고재복한테 시킨짓 아닙니까?
한승재 미안하지만, 난 거기있는 그 사람을 모른다.
고재복 ! (멈칫..! 놀란듯 고개들어 한승재를 본다)
조진구 (흘끗 한승재를 보는 위로)
탁구 모른다구요?
한승재 내가 그 사람을 안다는 증거가 하나라도 있으면 대봐 어디!
고재복 저기요, 실장님...! (하는데)
한승재 (OL, 무섭게) 경찰에 가서 신고를 하든, 뭘 하든 그건 니 자유다만,
그러려면 너는 좀 더 이 모든 정황들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겠구나.
명예훼손이나 무고죄로 고소당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탁구 (순간 욱! 하는 기분으로 움찔하는데)
조진구 (턱.. 탁구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탁구 (멈칫...! 한다)
한승재 (조진구를 흘끗 쳐다보면)
조진구 (그런 한승재를 바라보며)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탁구야.
탁구 (그 말에 다시 한승재를 본다)
한승재 (조금은 여유부리듯 탁구를 쳐다보면)
탁구 (그대로 한걸음 바싹 다가서더니 나지막히, 진심어린 충고로)
당신.. 이렇게 살지마.
한승재 (순간 멈칫.. 불쾌한 눈빛이 스친다. 뭐라구?)
탁구 당신이 아무리 내 다릴 걸어 넘어뜨려도 나는! 절대 안꺽여.
왠지 알아? 나는.. 내가 이긴다는걸 알고 있거든.
(마음이 강한사람 특유의 솔직하고 강직한 눈빛으로 본다)
한승재, 순간 뭐지? 탁구의 그 눈빛에서 처음으로 묘한 힘이 느껴진다.
이 녀석...! 어딘가 달라졌다! 하고 보는데.
탁구 재복 선배.. 그만 일어나요.
고재복 (? 본다. 보다가 슬그머니 일어나면)
탁구 (시선은 한승재에게 둔채, 말은 고재복에게) 앞으로 이딴 사람한테
돈 몇푼 받고 자기 영혼 말아먹는짓.. 두 번 다시 하지마세요!
(그리고는 미련없다는듯 한승재를 지나쳐 뚜벅뚜벅 걸어나가면)
고재복 (한승재를 본다. 보다가 그대로 시선 외면한채 따라나간다)
조진구 (그대로 쓱 지나쳐 나간다)
한승재 (반쯤 고개 돌려 조진구쪽으로 시선을 둔다)
조진구 (나가기전 마지막으로 한승재쪽으로 반쯤 고개 돌려 본다)
(** 그 둘 사이의 묘한 긴장감....)
조진구, 밖으로 나가면 그 뒤로 닫히는 문.
한승재, 천천히 돌아서서 그 닫힌 문을 본다.
표정은 딱딱하게 굳은채 쳐다보는 그의 눈빛 살벌하기 그지 없다.
한승재 시건방진 놈...! (싸늘하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노려보는데서)
카페안.
한모금 차를 마시는 유경의 얼굴.
맞은편에서 살짝 삐딱하게 앉아 바라보고 있는 마준,
마준 비서실이라구?
유경 (차를 마시다 마준을 보더니) 음. (그리고는 찻잔을 감싸쥐면)
마준 왜 하필 아버지 회사 비서실이야?
유경 그러게. 그렇게 됐네.
마준 2년전에는 왜 그렇게 갑자기 사라진건데?
자취방에서도 나가버려, 학교에도 휴학계를 내버려..
아는 사람, 연락될만한곳 모두 다 두절한채 대체 어디로 숨었던거야?
유경 (그 말에 보며) 너.. 나 찾아다녔었니?
마준 누가 찾아다녔대? (짜증스러운듯 확! 내뱉다가 이내 홱! 시선 돌리면)
유경 (그런 마준을 본다. 보다가 분위기 바꾸려는듯) 탁구는.. 잘 있지?
마준 (순간 표정이 굳어버린다, 유경을 보면)
유경 2년동안 열심히 해서 제빵사가 되겠다구 했는데.. 잘하구 있나 모르겠다.
마준 2년내내 해볼려고 바둥거리긴 했지, 했는데.. 그게 어디 쉽나.
결국 하다하다 안되니까 비겁하게 꼼수를 써버리더라. 경합에 참가한
동료들 밀가루에 소다를 섞어 완전히 다 망쳐버렸다구 그 자식이.
유경 뭐라구?
마준 나 역시 그 녀석이 그것밖에 안되서 쫌 실망이지만,
그래서 한편으론 마음이 편해진것도 사실이야.
(보며) 모두가 특별하다고 말하는 그 녀석의 실체가...
사실은 형편없는 쓰레기 밑바닥이라는걸 확인했으니까.
유경 틀림없이 무슨 이유가 있었을거야.
빵을 안만들면 안만들었지 절대로 그런짓 할 애가 아니야, 탁구는.
마준 넌 대체 뭘 믿구 그렇게 확신하는거야? 대체 그 녀석의 뭘 보구!
유경 그냥...
마준 그냥?
유경 그래. 그냥 알아. 내가 아는 탁구는 절대 그런짓 안해.
그리고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지.
겉으로는 변한것처럼 보여도 절대 안변하는게 있는거야. 사람한테는.
마준 그래? (순간 또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하기사 이렇게 널 보니 그런것도 같네. 여전히 쥐뿔 아무것도 아니면서
자존심만 잔뜩 세우고 앉아 있는걸 보니... 별로 변한게 없어보여.
유경 (보면)
마준 만나서 반가웠다 신유경. (그러더니 그대로 쎄하게 일어나 가버린다)
유경 ...
그런 유경을 뒤로한채 쭉 걸어오던 마준, 천천히 멈춘다.
사실은 할 말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다시 한번 돌아보면,
이쪽은 돌아보지도 않은채 그대로 앉아 있는 유경의 뒷모습.
마준, 보다가 그대로 유경을 향해 다시 되돌아간다.
유경, 그런줄도 모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서다가 멈칫...!
다가서는 마준을 보고 멈춰서면. 마준 그 앞으로 다가서더니 다짜고짜,
마준 두 번 다시 말없이 내 앞에서 사라지지마. 허락없이 숨어버리지 마.
니 멋대로 연락두절하지마. 알았어?
유경 (빤히 보다가) 왜..? 내가 너한테 왜 그래야하는데..?
마준 그냥!
유경 ? (보면)
마준 그냥.. 그러지 마. (진심이다)
유경 ! (본다. 표정없이 그저 빤히 쳐다보면)
마준, 괜히 마음을 들킨것처럼 짐짓 시선을 돌리더니,
그대로 홱! 돌아서서 가던 길 간다. 밖으로 문을 밀고 나가버리면
유경, 그 자리에 서서 그 뒷모습을 보기만 할뿐. 그 뒷모습에서.
호텔 룸 안. (15부 58씬 연결)
쿵!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서인숙,
서인숙 당신들 이런식으로 나오면 나도 생각이 있어!
이 업계에 당신들 일하는 방식이 비상식적이고 더티하다는 입소문쯤..
일두 아니게 낼수 있다구!
나사장 (같이 일어서며 여유롭게) 그렇다면 저희도 별수 없군요.
부군이신 구일중 회장님을 찾아 뵙고 도움을 청하는수밖에.
서인숙 (순간 놀라면서) 뭐라구? 누굴 찾아가?
나사장 사모님께서 진 채무에 대해 상의할 분이 구회장님밖에 더 있습니까?
안그렇습니까?
서인숙 (이런...!!! 당황스러우면서도 기가막힌듯 노려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거실.
털썩.. 핸드백을 한쪽에 던진뒤 소파에 앉는 서인숙,
서인숙 이런 망할것들..! 감히 날 뭘루 보구...
(그러다가 머릿속이 심히 복잡해진다. 해결책이 안떠오른다)
그 뒤편으로 쓰윽.. 나타나는 공주댁, 서인숙을 살피면.
서인숙, 안되겠는지 수화기쪽으로 손을 뻗는다.
그 수화기를 잡다가 멈칫... 바라보는 시선에서.
한승재 사무실.
울리지 않는 전화기. 그 너머로 톡톡.. 손가락으로 책상을 치며
생각에 잠겨 있는 한승재. 그 시선에서.
팔봉제빵점 앞 거리.
터벅터벅 말없이 걸어오는 탁구, 조진구, 고재복.
탁구, 재복쪽을 흘끗 한번 본뒤 그대로 말없이 제빵점쪽으로 가려는데,
고재복 정말 미안하다 탁구야...
탁구 (멈칫.. 멈춰서면)
고재복 근데.. 지난 2년동안 나두 정말 죽을맛이었다.
단 하루도 다리 뻗고 자본적이 없었어. 이건 정말이야, (하는데)
탁구 어쩐지. 선배빵은 영 맛이 없드라구.
빵쟁이가 그런 마음으로 빵을 만드니.. 맛있을 리가 없지.
고재복 (멈칫 그 말에 탁구를 보면)
탁구 (그대로 돌아보지 않은채 계단쪽으로 가버리면)
고재복 탁구야.. (하면서 따라가려는걸)
조진구 (턱.. 어깨에 한번 손 얹더니) 됐다. 그만 집에 들어가라.
고재복 (? 진구를 돌아보면)
조진구 그리고 오늘 거성에 가서 니가 본거 들은거, 머릿속에서 다 지워라.
고재복 진구형님...
조진구 갑수형님한테든 누구한테든 그 얘길 하는 순간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사고에 대해 니가 직접 다 해명해야할거다.
무슨 말인지 알겠냐?
고재복 (본다.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무덤까지 가져갈께요 진구형님.
조진구 그래... (하면서 한번 더 어깨를 툭툭.. 두드려준뒤 탁구쪽 돌아보면)
팔봉제빵점옆 계단.
계단에 앉아 있는 탁구, 그 옆으로 물병을 내미는 조진구.
탁구, 흘끗 한번 보더니 받는다. 마신다. 조진구, 그 옆에 앉으면.
탁구 (물을 마신뒤 턱을 쓱 한번 문지르면) 첨부터 다 계획적이었죠?
조진구 (? 보면)
탁구 재복선배한테 내가 뭘 어쩌지 못할거라는거 뻔히 다 알구,
그래서 팔봉선생님이 아니라 나한테로 곧장 데려온거잖아요, 그렇죠?
조진구 니가 누굴 미워하지 못한다는거 정도는 알고 있었다.
누굴 미워한다는게 얼마나 괴로운건지..
그게 어떤 고통인지 누구보다 너는 잘 알테니까.
그래서 함부로 미워할수도 없는거겠지. (보며) 아니냐?
탁구 그렇게 다 아는척 하지 마십쇼.. 남의 속도 모르면서..
의심은 의심대로 받고 있지, 제빵실 출입금지까지 당해버렸지..
지금 아주 머리 복잡해 돌아가시겠습니다. (하면서 긁적긁적거리는데)
조진구 (피식 한번 웃더니) 하나만 더 아는척 할까?
탁구 ? (조진구를 보면)
조진구 (탁구를 본다. 보더니) 경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탁구야.
탁구 ...! (본다)
조진구 (짐짓 미소로 보면)
팔봉E 어쩔테냐?
(플랫쉬-백> 15부 48씬)
팔봉 의심을 받더라도 그 셋을 탈락시키고 경합을 계속하겠느냐,
아니면 그 세사람에게 밀가루값을 갚아주겠느냐?
탁구 절더러 지금 경합을 포기하라고 말씀하시는겁니까?
팔봉 니가 그 밀가루값을 못갚아주겠다면 그 세사람이 탈락될지도 모른다.
탁구 / 마준의 방.
화면앞으로 쓰윽 나타나는 재료비 오만원... (봉투에서 반쯤 나온)
탁구, 책상위 놓인 엄마사진과 유경의 모자, 그리고 구일중의 손수건을
차례로 본다. 보다가 조용히 결심하는 눈빛에서.
팔봉집 거실.
턱! 턱! 턱! 세 개의 밀가루 포대가 차례로 테이블위에 놓인다.
바라보는 미순과 고재복, 그리고 마준. 양인목과 허갑수도 탁구를 보면.
탁구 자, 여깄습니다. 25킬로짜리 세포대.
(손가락으로 한포대씩 가리키며) 미순이꺼, 태조꺼, 재복선배꺼!
양인목 (? 탁구를 본다)
마준 (? 탁구를 본다)
고재복 ...! (놀란듯 시선들어 탁구를 본다) 내... 내것두?
미순 하지만 그럼 넌 이제 만칠천원밖에 안남는거잖아. 그걸루 뭘 어쩔려구?
탁구 만칠천원'밖에'가 아니라 '아직' 만칠천원이나 남은거다.
미순 탁구야... (보면)
탁구 오만원 붙들고 의심받는것보단, 만칠천원 가지고 고민하는게 훨씬 더
뱃속 편해. 만에 하나 내가 경합에서 탈락되더라도...
늬들은 2차 3차까지 계속 가야하잖아.
미순 (이 녀석..! 살짝 짠해지려고 하는 표정)
탁구 (재복을 보며) 계속해서 맛있는 빵도 만들어야하구.
고재복 (완전히 찔리고 미안한 표정으로 본다. 보다가 고개를 숙이면)
허갑수 그러니께 뭐냐 이것은. 암묵적으로 백기를 든거라고 봐야허는거냐?
탁구 백기라뇨! 아직 저 포기한거 아닙니다.
양인목 하지만 너는 앞으로 일주일동안 제빵실 출입금지에,
아직 굽기도 제대로 완성못했고, 어떤 빵을 만들지 계획도 없고,
게다가 재료비도 이젠 거의 없다. 그런데도 경합을 계속할 생각이라구?
탁구 궁하면 통한다면서요? 스승님께서 그리 말씀하셨잖아요.
양인목 (? 본다)
마준 (? 보면)
탁구 하는데까지 해보겠습니다. 해도해도 안되면 그 때 실망하겠습니다.
지금은.. 해내겠다는 생각만 하겠습니다 대장님. (하면서 씩 웃으면)
조진구 (그 뒤에서 대견하다는듯 탁구를 보며 짐짓 미소...)
미순 (짜식..! 하는 표정으로 본다)
마준 (쎄한 눈빛으로 탁구를 보는 가운데)
고재복 (혼자만 울컥...! 미안함과 감동으로 탁구를 쳐다본다. 시선에서)
제빵실 재료창고안.
자신의 밀가루포대를 앞에 둔채 글썽.. 눈물짓는 고재복,
훌쩍..! 눈물을 소매끝으로 닦아내더니 빈통을 가져다가 자신의 밀가루를
반쯤 거기에 쏟는다. 마침 안으로 들어오던 미순, ? 본다.
미순 어이 고재복! 뭐하는거야?
고재복 제 밀가루를 반으로 나누는겁니다 미순씨.
미순 밀가루를 왜? 뭐할라고 그걸 반으로 나눠?
고재복 김탁구 녀석... 출입금지 풀리고 제빵실로 돌아오면 주려구요.
(훌쩍..! 눈물을 참으며 마지막으로 그 통위에 매직으로 뭔가를 쓴다)
통위에 큼지막하게 "김탁구꺼"라고 써지는 이름.
그리고 그 통을 "서태조" "양미순" "고재복"의 밀가루통 옆에 턱! 하니
놔준다. 못생긴 글씨로 "김탁구꺼"의 밀가루통을....
미순, 그 모습을 본다. 보면서 짐짓 기분좋은 미소를 짓는위로
미순E 할아버지... 탁구 그 녀석이 또 한사람의 마음을 바꿔놨네요.
팔봉의 방.
흐흠...! 부채질을 하며 흐뭇하게 웃는 팔봉,
천천히 시선을 옮겨 책상위를 본다.
그 책상위에 놓여 있는 "醱酵日誌"(발효일지) 책...
팔봉, 무언가 생각이 깊어지는 눈빛으로 그 책을 바라보는데서.
탁구 / 마준의 방. N.
마준 역시 잔머리는 알아줘야겠네.
탁구 (이불을 펴면서) 뭐가 또?
마준 언젠 이겨보겠다고 남의 밀가루에 소다를 섞더니,
이제와 갑자기 밀가루 선심은 왜 쓰는거야?
경합에서 탈락될거 같으니까 인심이라도 얻어보자 그거냐?
탁구 아 거 참! (보며) 너는 꼭 그렇게 삐딱하게 말을 해야 속이 풀리냐?
그냥 사람 마음을 있는 그대로 좀 받아들일순 없어?
마준 니가 하는짓마다 한심하고 어이가 없어서 그러잖아.
탁구 뭐가 그렇게 한심한데? (하면서 계속 이불을 펴면)
마준 만칠천원, 그걸루 대체 뭘 어떡하겠다는거야?
그거야말루 경합을 포기해버리겠다뜻 아니야?
탁구 글쎄 포기하는게 아니라니까는 거 참! (하는데)
마준 너! 신유경을 다시 만나고 싶긴 한거야?
탁구 (순간 멈칫... 고개들어 마준을 본다)
마준 아니.. 이젠 신유경쪽에서 널 다시 보고싶어할지가 더 미지수겠네.
경합에서도 탈락되고, 아무런 인정도 못받는 너 따위를...
신유경같은 아이가 과연 언제까지 기다려줄까?
학력도 돈도 실력도.. 뭐 하나 내세울게 없는 녀석이잖아 넌. (하는데)
탁구 (순간 울컥! 해서 마준앞으로 쿵쿵! 다가서더니)
경합 아직 안끝났다 서태조! 포기한거 아니라구.
내가 탈락이 될지 안될지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거라구! 알았냐?
(그러더니 어우쒸! 하는 기분으로 나가 탁! 문을 닫아버린다)
마준 (돌아본다. 시선에서)
팔봉의 집 앞. N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탁구, 우뚝 멈춰선다.
사실은 태조의 말들이 너무나 뼈아프다.
탁구, 후우..! 한숨을 내쉬며 고개 들어 팔봉제빵실을 올려다본다.
insert> 제빵실 안쪽에 붙어 있는 두루마리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
탁구 만칠천원으로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이라...
(후우! 한숨으로) 유경아.. 내가 그걸 만들 수 있을까...? (보는데서)
유경의 집. (원룸스타일의 연립주택집) N.
덜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유경,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둔채
피곤한듯 한쪽에 개어둔 이불더미에 풀썩.. 눕는다.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는 그녀의 모습에서.
거성家, 전경. N.
거성가 지붕위로 먹구름이 가득한채... 간간히 번쩍번쩍 번개와 함께
쿠르르르릉..! 천둥소리가 들리는. (C.G로 부탁)
거성家, 침실. N.
스탠드 조명만 켜진채 어두컴컴한 방안.
그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 구일중, 피곤한 표정으로 들어서다가
멈칫.. 보면 서인숙은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고.
구일중, 그런 아내를 잠시 보다가 테이블위로 시선을 준다.
술병과 컵들이 어지럽게 놓여져 있다.
구일중, 보다가 천천히 다가와 자리에 앉더니 남은 술을 잔에 따른다.
그리고 한모금 마신다. 쓰다...
그러면서 나즉히 한숨으로 생각에 잠기는 시선에서,
플랫쉬-백> 로비에서 잠깐 봤었던 조진구의 옆모습위로...
구일중E 자네가 바람개빈가?
과거 회상> 14년전, 청산 어느 일각.
조진구 (모자를 눌러쓴채.. 손목에 보이는 바람개비 문신 정도 보여주면)
무슨일로 찾아오셨습니까?
구일중 자네가.. 지켜줬으면 하는 사람이 하나 있네.
조진구 (? 본다)
구일중 여차한 일이 벌어질 경우.. 그 사람을 여기로 데려가주게.
(종이를 하나를 내밀며) 절대로 위험에 빠지게 해서는 안되네.
무엇보다 아이와 마주치게 해서는 절대 안돼. 무슨말인지.. 알겠나?
조진구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 여자분만 여기로 데려가면 된다 그 말씀이시죠?
구일중 그래주게. (단호한 시선에서)
조진구 (쓱 종이를 집어들어 윗주머니에 집어넣으며 구일중을 본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드립죠.
구일중 (조용히 조진구의 얼굴을 보는데서)
플랫쉬-백1> 6부 41씬.
조진구 사고가 있었습니다. 밤새 찾아봤지만..
아무래도 급류에 떠내려간것 같습니다.
플랫쉬-백2> 13부 32씬.
닫히는 엘리베이터문 그 너머로 지나가는 김미순의 모습에서,
다시 거성家, 안방침실. N.
술잔을 든채 상념에 잠기는 구일중의 얼굴에서,
구일중E 어째서.. 과거의 환영들이 자꾸 나타나는걸까. 대체 왜...
(그러면서 시름에 젖는데)
서인숙 안돼.. 안돼요... (잠꼬대와 신음소리 섞인듯.. 희미하게)
구일중 (? 돌아본다, 보면)
서인숙 (계속 악몽을 꾸고 있는듯) 안돼... 그러지 마...
구일중 (그 앞으로 다가서서 잠시 내려다보더니 말없이 이불을 끌어올려주는데)
서인숙 안돼요.. 어머니...!
구일중 (순간 손이 멈칫.. 한다, 어머니...? 서인숙을 본다)
서인숙 그러지 마세요...
홍여사E (플랫쉬-백 5부, 빗속에서) 놓거라!!! (뿌리친다)
서인숙 그이한테 말하지 마세요...
구일중 (순간 묘한 눈빛으로 서인숙을 보는 위로)
홍여사E (플랫쉬-백 5부) 비키거라아!!!! (뿌리치다 쿵..! 쓰러지는것과 동시에)
서인숙 어머니이이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벌떡 잠에서 깨며 일어나는데)
순간 쿠궁...! 천둥과 함께 번쩍... 번개가 스치며
어둠속에서 시선이 마주치는 구일중과 서인숙.
서인숙 !!!!!! (마치 그 때의 그 현장을 들키기라도 한듯 놀라서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 (역시 조금은 놀란 눈빛으로 그런 서인숙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서인숙 (숨이 멎을듯한 공포로 하얗게 질린채) 여... 여보...!
구일중 (잠시 그녀의 눈빛을 보더니) 악몽을... 꾼 모양이군.
서인숙 (덜덜 떨려오는 몸을 주체하지 못한채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린다)
구일중 (나즉히 한숨을 내쉬더니) 마음 좀 가라앉혀요.
신경쓰는 일이 너무 많아도 꿈자리 뒤숭숭할 때가 있으니까...
(보며) 진정하고 다시 잠을 청하도록 해요.
서인숙 ...! (그런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 (보더니, 그대로 조용히 일어나 나간다)
달칵.. 문이 닫히면 그 뒤에 남겨진 서인숙, 순간 흑..! 흐느낌 소리.
그러나 이내 입을 앙 다문채 울음을 참는다.
무너지면 안돼... 절대 무너질수 없어. 애써 다잡는 눈빛에서.
거성家, 구일중의 서재. N.
쏴아..! 비가 내리는 창문.. 그 안쪽에서 천천히 다가서는 구일중,
무언가 이 집안을 둘러싼 비밀들이 술렁이고 있음을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는 구일중,
그저 깊은 시름으로 창밖을 응시하면.
거성家, 거실. N.
불이 꺼진 거실 한쪽으로 쓰윽 나타나는 공주댁의 발...
안방침실과 서재쪽을 한번 돌아본뒤 조용히 빠져나가는 모습에서,
거성家, 현관 앞. N.
살그머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공주댁,
주위를 한번 살피더니 우산을 펼쳐들고 빗속으로 쭉 걸어나간다.
그 한쪽으로 세워진 세단. 그 운전석에는 한승재가 타고 있다.
한승재, 라이트도 켜지 않은채 공주댁이 멀어지는 모습을 보는데서.
어느 카페앞, 일각. N.
여전히 라이트도 켜지 않은채 와서 멈춰서는 한승재,
비가 억수같이 쏟아붓고 있다. 와이퍼로 유리창을 닦아내며 건너편의
카페를 보면. 공주댁, 누군가와 마주앉아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공주댁의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나무나, 가리개, 또는 커튼으로
가려져있어 아예 안보이는 상태)
공주댁, 마지막으로 종이를 하나 꺼내 내민뒤 일어나 밖으로 나온다.
그 맞은편의 상대 아직 일어나지 않은듯 보인다.
한승재, 공주댁이 멀어지는걸 본뒤 재빨리 차에서 내려 카페로 뛰어간다.
카페 안. N.
후다닥 문을 열고 뛰어들어오는 한승재,
공주댁이 앉았던 자리쪽을 돌아보면,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커피가 한잔
놓여져 있을뿐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재빨리 안을 휘 둘러보는데
그 때 반대편뒷문으로 빠져나가는 여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흡사 김미순의 뒷모습처럼 보이는....)
한승재 ! (본다. 보다가 재빨리 그 여자를 따라 뒷문쪽으로 가면)
그 카페 뒷골목. N.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한승재, 이리저리 두리번대다가
저쪽으로 우산을 쓴채 걸어가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을 본다.
한승재, 재빨리 우산을 쓰고 그 뒤를 따라간다.
종종 걸음으로 걷고 있는 여자의 발.
그 뒤를 점점 더 빠른 걸음으로 따라붙고 있는 한승재,
여자, 뭔가 뒤쪽의 낌새를 느낀듯 점점 걸음속도를 높힌다.
그러자 한승재, 점점 더 걸음을 빨리 옮긴다.
점점 그 여자와 간격이 좁혀진다. 한승재, 두근두근하는 기분으로
점점 더 따라붙는 어느 순간 그여자의 어깨를 턱! 잡고 돌이켜 세운다.
순간 돌아서는 그녀의 얼굴... 김미순이다! 쿠구궁..! 천둥번개.
한승재 ...! (자기도 모르게 놀라면서 뚫어질듯 노려본다. 보는 위로)
다시 번쩍..! 하면서 천둥번개가 스친다.
한승재,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다시 쳐다보는데..., 그런데 아니다!
김미순이 아닌... 그저 느낌이 비슷한 어느 여자1이었다.
여자1 아저씨... 왜 이러세요? (약간 무서운듯.. 한승재를 보면)
한승재 (순간 정신차리고..) 아... 이거 실례했습니다. 아는 사람인줄 알고...
여자1 (어우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아래위로 훑어본뒤 얼른 가버리면)
한승재 (본다. 보다가 후우! 한숨을 내쉰다. 아닌가...?)
그렇게 우산들고 망연히 서 있는 한승재 위로 쏟아지는 비...
그 일각. N.
여자1, 모퉁이를 돌아 쭉 걸어오더니 주위를 한번 돌아본 다음,
이내 안색 싹 변하더니 얼른 한쪽에 세워진 차에 올라탄다.
여자1 (툭툭 빗물을 털면서) 여기요.. (하면서 종이를 운전석쪽으로 내밀면)
윤닥터 (받아든다) 수고했어요.
여자1 아닙니다 선생님. 그럼.. (다시 차에서 내려 어둠속으로 사라지면)
윤닥터 (받은 종이를 열어 내용을 본다. 본뒤 조용히 다시 접는다)
그대로 차를 출발하는데서 fade-out.
팔봉집 전경. D
탁구E 스승님! 스승니임!
팔봉의 방.
팔봉 (? 돌아보며) 들어오거라.
스윽, 문이 열리면서 조심스럽게 얼굴을 들이미는 탁구.
평소의 그답지 않게 냉차를 한잔 쟁반에 들고 들어와 팔봉앞에 내민다.
팔봉 무어냐?
탁구 오미자냉찹니다 스승님. 몸에 아주 좋으실겁니다.
팔봉 (? 본다. 보더니) 무슨 얘기냐?
탁구 예?
팔봉 나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들어온게 아니냐?
탁구 아아... 아뇨, 할 얘기가 있다기 보다는... (하다가 이내 솔직하게)
제빵실 출입금지를 어떻게 좀 풀어주실순 없겠습니까?
팔봉 오호! 그러니까 이 오미자냉차는
그 출입금지명령을 풀어달라는 일종의 뇌물인게냐?
탁구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스승님한테 제가 어찌 뇌물을.. 하하하...
(웃다가 다시 솔직하게) 어떻게 한번만 좀 봐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정말로 진지하고 간절하게 팔봉을 본다)
팔봉 (흘끗 탁구를 본다. 시선위로)
양인목E 두 녀석 다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팔봉집, 거실.
동시에 내려오던 탁구와 마준, 먼저 내려오려다가 서로 부딪히자,
탁구 에헤? (째리면)
마준 니가 먼저 부딪혔거든?
탁구 내가 먼저 내려오고 있었거든? (하는데)
양인목 거기 두 사람 뭐하구 있는거야?
탁구/마준 (동시에) 내려갑니다! (하고 내려오다가 또 엉킨다. 신경전 장난 아니다)
양인목 (어이없게 보는데서)
팔봉 제빵점.
제빵실에는 못올라가는대신 제빵점에서 서빙이나 빵판매를 하고 있는
탁구와 마준, 서로 손님이 가버린 테이블 앞에서
탁구 니가 치워.
마준 니가 치워.
탁구 난 좀전에 했잖아.
마준 나두 좀전에 했거든?
오영자 (한심스럽게 쳐다보는 위로)
오영자E 별것두 아닌거 가지구 서로 툭하면 입씨름이구요,
재료상점. (재래시장느낌으로)
주인1 자, 여기 팔봉빵집으로 가는 팥이랑 잡곡이랑.. 다해서 세자루요. (주면)
탁구/마준 (동시에 하나씩만 척! 하니 어깨에 짊어진다)
미순 (옆에서 계산하다 말고) 이건 왜 안들어?
마준 난 벌써 하나 들었잖아. (짜증스럽게 탁구를 보면)
탁구 나두 벌써 하나 들었거든. (노려보더니)
탁구/마준 (동시에 주인1을 돌아보며) 아저씨 이거 반으루 나눠주세요!
주인1 (??? 본다)
미순 (이것들 증말! 쳐다보더니 그대로 본인이 척! 짊어지고 걸어온다.)
탁구/마준 (서로 한번 찌릿! 노려본뒤 미순의 뒤를 따라오는 위로)
미순E 어찌나 짜잘한것까지 서로 한톨도 양보를 안하는지 몰라요 할아버지.
팔봉의 방.
미순 두 사람 모두 반성의 기미나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어보여요, 어쩌죠?
팔봉 그렇구나. (흐음..! 끄덕이더니) 두 녀석 다 거실로 부르거라.
미순 (? 보면)
팔봉의 거실.
팔봉, 테이블위에 턱! 하니 일미터쯤 되는 광목천 끈 하나를 올려놓는다.
(양쪽끝에 팔목을 넣을정도의 매듭이 만들어진 끈이다)
그 맞은편에 앉은 탁구와 마준, 의아한 표정으로 그 끈을 본다.
옆에서 지켜보던 미순과 양인목, 허갑수와 조진구, 고재복도 뭐지? 보면.
팔봉 탁구하고 태조! 늬들 각자의 손목에 그 끈을 끼우거라.
탁구/마준 (잘 이해가 안되는듯 그저 빤히 쳐다보는데)
팔봉 (버럭) 어서 끼우지 못하겠느냐!!!
탁구/마준 (불호령에 얼른 일단 테이블위의 끈을 가져가 각자의 손목에 끼우면)
팔봉 앞으로 그 끈을 3일동안 풀지 말거라.
일제히 (의아한듯 팔봉을 쳐다보는 위로)
탁구 예에에에?
마준 선생님! (역시 놀란듯 보면)
팔봉 3일동안 단 한순간도 그 끈을 풀지 않고 버틸수 있다면,
제빵실 출입금지명령을 해제해주마.
탁구 (허..!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으며) 에이 스승님, 왜 이러십니까?
이렇게 해놓으면 그러면 씻을땐요? 화장실 갈때는 어쩌구요?
그리구 옷은 어떻게 갈아입습니까? 예?
팔봉 그것까지 내 알바 아니고. 어쨌든 단 한순간도 풀면 안된다.
마준 하지만 선생님!
팔봉 3일이 되기전에 누구라도 먼저 그 끈을 풀어버린다면,
먼저 끈을 푼 사람이 경합날까지 제빵실 출입금지다. 알겠냐!
탁구/마준 ....!!!!! (이러언..!!! 믿을수 없는 표정으로 보면)
팔봉 (흐흠! 일어선다)
일제히 (다같이 따라 일어서는데)
팔봉 (가다 말고 탁구를 보며) 아! 그리고 오미자냉차.. 잘 마셨다 탁구야.
(씩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면)
탁구 아니.. 저는 그런뜻으루 드린게 아니었는데... 스승님! 스승님!
(일어나 따라가려는데 턱! 마준때문에 걸린다) 아 진짜! 일어나봐 좀.
마준 (순간 열받은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다가서며) 오미자냉차라니!
너 선생님한테 가서 대체 뭐라고 부탁한거야!
탁구 난 그냥 출입금지조치 좀 어떻게 풀어주실수 없나.. 했을뿐이거든?
마준 (끈이 묶인 손목을 눈앞으로 들어보이며)
그래서 이런걸 하게 된거냐, 내가 지금?!!
탁구 나두 스승님이 이런 방법을 쓸줄은 몰랐지! (하는데)
양인목 두 사람 다 조용히 못해!
탁구/마준 (멈칫..! 돌아보면)
양인목 이 상황에서도 두 사람은 싸울 궁리만 하고 있는거냐?
선생님께서 왜 너희들한테 그런 특단의 조치를 내렸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탁구 (살짝 머슥해지는)
마준 (완전 열받은듯 홱! 시선을 돌려버리면)
양인목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3일동안 저 끈이 제대로
두 사람 손목에 묶여 있는지 잘 감시하도록 해.
단 한순간이라도 저 끈이 풀린게 눈에 띄면 당장 나한테 보고하도록!
다같이 네! 알겠습니다!
허갑수 (킥킥킥 웃으며) 암튼 우리 스승님두 참 짖궂으시다니께에. (하더니)
이왕 그렇게 된거 앞으로 3일동안 금슬좋게 잘 지내봐라, 이? 흐흐흐,
미순 (그 둘을 보며 씨익 웃는다)
탁구/마준 (이런 젠장..!!! 서로 기분나쁘게 마주보다가 흥! 외면해버리는데서)
탁구 / 마준 끈 몽타쥬.
1. 제빵점 안.
테이블을 치우고 있는 탁구와 마준,
그러나 서로 각자 잡아당기는 바람에 접시를 깨먹고, 엎어뜨리는 모습.
오영자, 돌아본다. 쯧쯧쯔... 영 안되겠구만하고 쳐다본다.
2. 이층 복도, 화장실앞.
마준, 열받은 표정으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잠시 후, 물내리는 소리와 함께 밖으로 나오는 탁구.
마준, 안으로 들어가려다 윽! 냄새! 찡그리며 탁구를 홱! 째려보면,
탁구, 씩 웃으며 "아! 시원하다!" 면서 배를 쓱 문지른다.
마준, 열받은듯 째려보다가 탁! 문을 닫아버린다.
3. 탁구 / 마준의 방.
서로 끈을 연결한채 잠이 든 탁구와 마준.
탁구, 돌아눕는 바람에 마준의 팔이 홱! 당겨진다. 아..! 아픈듯
잠에서 깨는 마준, 탁구를 돌아보더니 열받은듯 그대로 홱! 팔을 당기면,
탁구, 아야..! 아픈듯 잠에서 깨는 얼굴로 어우쒸! 본다.
4. 재료가게 앞.
여전히 끈이 연결된 채 재료가게에서 재료들을 받아올리는 탁구, 마준.
역시 서로 생각이 다르다 보니, 계속 어긋나고, 엇박자 나고,
그 중에 자루 하나를 쏟아뜨려 엉망으로 만들고,
탁구 어우 증말! 자꾸 일하는데 방해할래?
마준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 니가 잘못한거라니까! (하는데)
미순 유치해서 못봐주겠네들. 유치원생들두 그렇겐 안싸우겠다.
탁구/마준 (멈칫.. 미순을 보면)
미순 여기 흘린건 두 사람이 알아서 치워! (하면서 가버리면)
탁구/마준 (머슥해지는 두 사람, 서로 시선 피하며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줍는다)
줍는데 툭.. 투둑.. 마준, 코피가 떨어진다. 어? 하면.
탁구, 어? 돌아본다. 보더니 재빨리 마준의 목을 뒤로 젖혀준다.
마준 됐어! 저리가! (밀치는데)
탁구 좀 가만 있어보라니까! 코피날땐 이렇게 젖혀야 하는거야.
(하면서 뒷목을 톡톡톡 마사지하듯 쳐주는데)
마준 절루 가라 그랬지! (밀치려는데)
탁구 아 거참! 형님이 시키면 좀 시키는대루 해라! 어?
마준 (순간 멈칫...! 탁구를 보면)
(flash-back> 5부 23씬)
마준 절루 가라 그랬지! 그지 새끼주제에 니가 뭘 알어!
뭘 안다구 아는 척 해! 니가 뭔데! 니가 뭔데에에!!!
탁구 (OL) 머긴 머꼬, 느그 형이지!
형이란게 머꼬? 아우가 힘들때 도와주고 보살피주는기 형 아이가.
다시 현재>
탁구, 닥치는대로 가져다가 마준의 코피가 지혈되도록 막아준다.
마준, 그런 탁구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탁구 (흘끗 보며) 그렇다고 코피까지 흘리냐? 괜히 사람 놀래게...
마준 (쓱! 시선 돌려버린다. 젠장...! 살짝 머슥해지는 기분에서)
탁구 (그런 마준을 본다. 왠지 막대한게 살짝 미안해지는 표정에서)
5. 다시 제빵점 안.
여전히 테이블을 치우고 있는 두사람, 이번에도 역시 호흡이 안맞아
서로 잡아당기는 바람에 마준, 또 접시를 놓치는데
순간 턱! 밑에서 재빨리 잡아내는 탁구, 씩 한번 웃더니.
탁구 세이프!
마준 (? 본다. 보다가 체..! 고개를 돌리면)
오영자 (그 뒤에서 오잉? 왠일이야? 하는 표정으로 본다)
6. 제빵점 앞.
빗자루로 쓸고 있는 마준, 그 옆으로 쓰레받이를 갖다 대는 탁구.
마준, 멈칫.. 탁구를 보면. "뭐해? 담어!" 하는 표정.
마준, 본다. 보다가 탁구가 내미는 쓰레받이에 쓰레기를 담는다.
양인목, 지나가다가 그 모습을 본다. 이제 좀 일 좀 하나? 하는 표정에서
7. 화장실 앞.
탁구, 제빵관련 책을 보면서 기다리고 있고
잠시 후, 물소리와 함께 안에서 나오는 마준.
탁구, 읽던 책 마준에게 넘겨준뒤 안으로 들어가다가 어후우우!
코를 막으며 마준을 홱! 노려보면 마준, "뭐?" 뻔뻔한 표정으로 대꾸.
탁구, 으이구! 하면서 쿵! 문을 닫아버린다.
마준, 씨익 웃으며 돌아서서 탁구가 보던 책 넘긴다. 그 모습에서.
8. 재료가게 앞.
한쪽으로 지나가던 조폭1, 순간 멈칫 멈춰서서 본다.
저 녀석! 김탁구 아냐? 하는 표정으로 보면.
저쪽에서 이러저러한 곡물들 자루를 옮기고 있는 탁구와 마준.
이번에는 둘이서 죽이 척척 맞아 줄도 안엉키고, 서로 일을 돕는 모습.
미순, 그 둘을 본다. 보더니 어쭈? 제법인데...? 하는 표정으로
미순 거봐. 둘 다 맘만 먹으면 잘하는구만.
탁구/마준 (? 미순을 보다가 서로 시선을 마주친다. 순간 머슥하게 시선 돌리면)
미순 (그런 귀여운 두 놈을 번갈아 보며 씩 웃는데서)
9. 욕실 안.
서로 등돌린채 샤워를 하고 있는 탁구와 마준.
마준이 먼저 비누를 쓴뒤 뒤로 넘겨주면 탁구가 받아서 쓰고 있다.
한쪽이 물을 뿌리면 한쪽은 샴푸를 하고 있는... 그런 모습에서.
(두 사람이 벗은 웃옷은 끈 한가운데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10. 탁구 / 마준의 방.
곤하게 완전히 뻗은 탁구와 마준,
둘 다 이불도 펴지 않은채 서로 엉켜붙듯이 골아 떨어졌다.
항상 팽팽하게 당겨졌던 줄이 오히려 남는 느낌으로 느슨해져있다.
둘 사이에 벽이 조금은 사라진듯... 곤히 잠든 그 두 아이의 모습에서.
한뼘쯤 열린 문사이로 들여다보는 팔봉, 짐짓 미소로 쳐다본뒤
조용히 문을 닫아주면.
거성家, 거실.
서인숙 아무래도 마준이를 그만 데리고 들어와야겠어.
한승재 (멈칫... 고개들어 보면)
서인숙 다음달 이사회까지 기다릴수가 없을것 같아.
임시 이사회라도 소집해서 이달 안으로 마준이를 회사에
앉혀둬야겠어. 그런 다음 다른 문제는 하나씩 해결해 나가자구.
한승재 갑자기 왜 이렇게 서두시는겁니까?
안그래도 다음달이면 정기 이사회가 열려서 이 문제를 의논하게 될텐데..
서인숙 2년전 내가 최이사한테 사들인 지분을 지키지 못할수도 있을것 같아.
한승재 (멈칫..) 뭐라구요?
서인숙 앞으로 나한텐 한달밖에 시간이 없어.
그 시간안에 내가 자금을 확보하면 별문제 없겠지만...
만에 하나 그러지 못할 경우 그 지분은 넘어갈수도 있어.
한승재 ! (보면)
서인숙 그러니까 마준이 있다는곳부터 대.
내가 가서.. 마준이를 직접 설득해서 데려올테니까.
한승재 자세한 얘길 해봐요. 빌린 자금이 얼마나 된다는거예요?
서인숙 그 문젠 내가 알아서 해결할거야, 그러니까 (하는데)
한승재 (OL) 혼자 붙잡고 있다 일 크게 만들지 말구, 나한테 얘기하라니까!
당신 나한테 비밀이 있으면 안된다는거... 몰라요?
서인숙 (그 말에 보더니) 솔직히 난 당신이 여전히 내 편인지 잘 모르겠어.
한승재 (멈칫...) 뭐라구?
서인숙 정말로 내 편이라면 내가 확신을 가질수 있게 증거를 보여줘.
한승재 당신이 그 날 내 책상에서 본 편지는... (하는데)
공주댁 사모님! 장에 다녀왔구먼유! (장 봐온것들을 들고 들어오면)
인숙/승재 (둘 다 동시에 멈칫... 돌아본다)
공주댁 (한승재에게 눈으로 인사한뒤 주방으로 들어간다)
한승재 (공주댁을 다분히 의식하는 눈빛... 그 위로)
서인숙 그 팔봉선생이라는 분 사는곳이 인천이라고 들었는데..
인천 어디야? 어서 말해.
한승재 (서인숙을 본다. 뭔가 답답해지는 눈빛에서)
재료가게 앞.
마지막 곡물자루를 턱! 짊어지는 탁구와 마준.
양미순 오늘로서 3일짼가?
탁구 그리고 드디어 내일은 제빵실로 돌아갈수 있는거지!
마준 그게 그렇게 좋냐?
탁구 좋지 그럼. (보며) 왜? 넌 섭섭하냐?
설마 나하고 계속 붙어있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겠지, 서태조?
마준 미쳤어? 너랑 이렇게 계속 붙어다니는거 아주 지긋지긋해!
니 입냄새도 지긋지긋하고.
탁구 입냄새? (하면서 헉! 헉! 손에 불어서 냄새 맡아보는데)
양미순 자자! (두 사람의 어깨를 다독이며) 오늘은 두 사람 다 수고한 기념으루
내가 한턱 쏘지. 시원한 열무국수 어떠냐? 어?
탁구 국수? 좋치이!!!! (하면서 두 눈이 반짝! 거리며) 어느쪽이냐, 이쪽?
양미순 저쪽! (하면서 앞장서면)
탁구와 마준, 곡식자루같은걸 하나씩 어깨에 메고 따라가면
그 뒤, 일각에서 쓰윽 나타나는 한 무리의 조직들! 왕발이 일행이다.
왕발이, 쓰윽.. 이쑤시개를 입에 물며 탁구를 본다. 시선에서.
시장 한켠의 노점분식점.
빈대떡이며, 순대며, 잡다한 분식류를 내놓고 팔면서
거기서 국수까지 말아서 팔고 있는 노점 분식점.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국수를 먹고 있는 탁구, 미순, 마준.
탁구 (한입 먹더니) 우와! 시원하다! 진짜 맛있다! (하면서 국물도 마시고)
양미순 그치? 여기가 시장에서 제일루 맛있게 하는 집이야.
(하면서 마준을 돌아보다가) 태조씨는.. 왜 안드세요?
마준 (손도 안댄다. 불결한 기분으로 쳐다보는 중) 별로 생각 없어서요.
양미순 진짜 맛있는데에...?
탁구 냅둬! 냅둬! 내가 태조꺼까지 다 먹을수 있어!
(하면서 후루룩후루룩 먹는다 먹다가 멈칫...! 한쪽을 보면)
여섯 살쯤 돼보이는 어린 남자아이가 탁구가 먹는걸 빤히 보다가
쓰윽 탁구앞에 있는 찐빵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탁구, 그 찐빵을 한번 쳐다본뒤 다시 남자아이를 보더니.
탁구 진빵..? 이거 먹구 싶냐?
남자아이 (탁구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탁구 (씩 웃더니 찐빵 하나를 덥썩 집어들어 남자아이앞으로 내민다)
미순/마준 (? 돌아보면)
남자아이 (순간 표정 밝아지면서 받는데)
아이엄마 (탁! 그 찐빵을 쳐내버리며) 니 그지새끼가! 여서 뭐하고 있노!
탁구 (멈칫.. 돌아보면)
남자아이 엄마.. 찐빵..! (하는데)
아이엄마 됐다! 고마 퍼뜩 가자! (하더니 탁구를 흘끗 한번 본뒤 아이를 끌고간다)
남자아이 (우아아아앙! 찐빠아앙!!! 울음을 터뜨리며 따라가버린다)
마준 그러게 그런 선심은 아무한테나 쓰는게 아니라니까.
탁구 (멀어지는 그 모자를 보다가 떨어진 찐빵을 내려다본다. 주워들려는데)
그 찐빵을 지그시 눌러밟는 구둣발. 탁구, 멈칫.. 고개들어 쳐다보면
이쑤시개를 입에 문채 내려다보고 있는 왕발이.
왕발이 어이구, 이게 누구야? 오랜만이다아? (보며) 맞지 너? 김탁구.
탁구 ! (본다)
마준 ? (본다. 시선에서)
미순 ! (본다. 시선에서)
제빵점.
따르르릉 울리는 전화벨. 받아드는 오영자
오영자 여보세요? 어! 미순아. 무슨 일이야? (하다가 놀란다) 뭐어?
시장통 일각1.
한쪽에 매달려 있는 주황색 공중전화기로,
미순 지금 일났다니까! 진구형님이든 아버지든
빨리 좀 시장통으로 오라그래! 재료상가 앞으루! 어? (하는데)
저 뒤에서 와장창!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미순, 수화기를 붙든채 놀라면서 돌아보면.
시장통 일각2.
이리저리 왕발이 일행한테 밀리고 있는 탁구와 마준.
둘 다 손목을 연결하고 있는 그 끈이 아주 성가신 상황.
마준 뭐야! 너 쟤네들하구 아는 사이야?
탁구 어, 뭐.. 왕년에 그냥 좀... (하면서 왕발이쪽을 보면)
왕발이 그냥 좀이 아니잖아. 김탁구.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너하고 내가 지금 딱 그짝이잖아?
탁구 아 참나 왜이러시나들. 나 요즘 밀가루로 손 씻었거든?
과거의 일은 묻어두고, 그냥 좀 지나가주시지?
왕발이 웃기구 있네. 내가 너 때문에 2년전에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줄 알아?
그 때 이빨까지 부러져서 금니 해넣느라고 돈 수백 깨지고,
너 찾아내라는 어떤 양반들땜에 갈비뼈 두 대나 나가고...
탁구 글쎄 그건 내가 나중에 돈벌어서 다 변상하께! 됐지 그럼? (하는데)
왕발이 나중같은 소리 하구 자빠졌네! (하면서 발로 퍽! 탁구를 때리면)
쿵! 넘어가는 탁구와 동시에 홱! 같이 따라 넘어가는 마준.
그대로 와장창 어느 노점상위로 탁구와 마준이 동시에 나뒹군다.
그 바람에 노점에서 팔던 보리쌀이 바닥으로 촤르르 쏟아지고,
옥수수들이 나뒹굴면서 으깨지고 짖밟히고...
탁구 (아프면서도)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다가 멈칫... 보면)
좀전의 아이엄마와 눈이 마주친다.
그 옆에서 주먹밥을 먹고 있던 남자아이와도 시선이 마주친다.
(좀전에 찐빵을 먹고 싶어하던 그 남자아이)
탁구, 왠지 더 미안해지는데 순간 탁구의 뒷덜미를 잡아서 일으키는
왕발이. 동시에 탁구, 홱! 돌아서면서 왕발이의 손을 가볍게 뿌리친다.
(절대!!! 주먹은 쓰지 않고, 기술적인 몸동작만으로만! 뿌리치면)
탁구 그만하자니까! 어? 나... 이젠 주먹 안쓴다니까!
마준 (그런 탁구를 보다가 끈으로 연결된 손목을 본다. 젠장..! 하는 위로)
왕발이 세계 3대 거짓말이 있는데 말이다. 그게 아마 처녀가 시집안간다거랑,
늙은이가 일찍 죽어야지하는거랑 김탁구가 주먹 안쓴다는 말일걸?
탁구 (그런 왕발이를 노려본다, 아 미치겠다...!)
마준이도 신경쓰이고, 옆에 있는 남자아이와 아이엄마도 신경쓰인다.
아이엄마는 흙에 뒤섞인 보리쌀을 주우며 탁구를 노려보고 있다.
탁구 (그 아이엄마를 한번 보더니) 일단 알았다! 알았으니까 잠깐만!
왕발이 (? 보면)
탁구 (후우..! 목을 양쪽으로 탁탁! 꺾더니 마준쪽으로 손을 내민다)
마준 (한번 올려다본뒤 일단 그 손을 잡고 일어선다. 묻은 흙을 툭툭 터는데)
탁구 (시선은 왕발이를 노려보며, 마준에게만 들리게)
서태조 너.. 신발 끈 잘 맸냐?
마준 뭐?
탁구 셋 세면 뛰어라.
마준 (? 본다)
탁구 둘... 셋! (하는것과 동시에 달린다)
마준 (놀라서 재빨리 셋! 과 동시에 반대편으로 달린다)
쿵..! 그 바람에 다시 되돌아오는 마준과 탁구.
왕발이와 그 일행들, 뭐야 저 자식들? 하고 쳐다보면.
탁구 오른쪽으루 뛰어야지!!!
마준 진작 그렇게 얘기하든가!
왕발이 야! 늬들 지금 뭐하는거야!
탁구 (돌아보더니) 튀어!!!! (하면서 내달린다)
마준 (탁구와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왕발이 야! 잡아아아아!!! (쫓아간다)
부하들 (일제히 그 뒤를 따라 달리면)
그 뒤로 남자아이, 도망치는 탁구를 빠꼼히 쳐다본다.
아이엄마, 쏟아진 보리쌀을 주워담으며 끝까지 쳐다보는데서.
시장통 추격전. (더운데... 죄송합니다)
달리는 탁구와 끈으로 연결된채 같이 달리는 마준.
그 뒤로 왕발이와 그 똘마니들 우르르르 쫓아오고 있다.
탁구, 되도록 노점상인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며 달린다.
코너를 돌다가 전봇대를 못보고 턱..! 끈 때문에 걸리는 탁구와 마준,
잠시 우왕좌왕하다가 재빨리 다시 돌아나와서 달리는 두 녀석,
그 뒤로 왕발이와 똘마니들 뒤를 쫓는다. (짧고 임펙트있게 보여주다가)
그러나 마준, 앞으로 지나가던 자전거(또는 리어카같은거)를 못보고
그만 걸려 쿵! 넘어지고 만다.
탁구 (돌아본다) 태조야!
마준 으으으..! (발목을 삐끗한 모양이다)
탁구 (젠장!!! 재빨리 마준을 일으켜 다시 달리는데서)
공사장안 앞. (아파트 단지처럼 제법 큰 공사장)
그 앞으로 마준을 부축하며 달려오는 탁구,
그러다 마준, 그대로 한쪽에 주저앉는다.
탁구 태조야!
마준 (너무 아픈듯...) 으으으...
탁구 여기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택시를 잡을수 있거든?
좀만 더 가보자, 어? (하면서 일으키려는데)
마준 (일어나다말고) 아아아아!!! (진짜 아프다) 안되겠어.. 더는 못가..
탁구 아! 진짜! (본다. 돌아본다. 보다가 공사장쪽을 돌아본다. 시선에서)
(짧은 경과)
그 앞으로 나타나는 왕발이와 그 똘마니들, 이리저리 돌아본다.
왕발이 (숨을 몰아쉬며 돌아보다가) 어이! 얘들아!
똘마니들 (일제히 돌아보면)
왕발이 (고개짓으로 공사장쪽을 가리킨다)
그 공사장 안.
왕발이와 똘마니들, 그 안으로 들어와 여기저기 건축자재가
쌓여있는 곳들을 뒤지기 시작한다.
왕발이 김탁구! 너 이 자식! 여기 숨은거 다 알거든?
쥐새끼처럼 숨어있지 말구 얼른 나와! 얼르은!!!
그 일각> 최대한 그늘진 안쪽에 건축자재 뒤로 숨어있는 탁구와 마준.
저 뒤로 왕발이와 똘마니들이 들어와 여기저기 찾는 소리가 들린다.
마준, 여전히 발목을 잡은채 상당히 고통스러운 표정이다.
그 옆에서 탁구는 왕발이 일행의 동정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저 뒤로 왕발이와 똘마니들의 찾는 압박은 점점 가까워오고)
탁구 아... 이제 어쩌지? (마준을 돌아보며) 영 못움직이겠냐?
마준 (탁구를 본다. 보더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탁구 아...! (숨을 몰아쉬며 뒤를 한번 더 돌아본다)
왕발이 일행 점점 더 가까워져 오고 있다.
그러자 탁구, 자기 손에 묶인 끈을 한번 쳐다본다. 그 위로.
팔봉E 3일이 되기전에 누구라도 먼저 그 끈을 풀어버린다면,
먼저 끈을 푼 사람이 경합날까지 제빵실 출입금지다. 알겠냐!
탁구 (미치겠다, 그 위로 한번 더)
왕발이E 김탁구 너 여기 숨은거 다 알거든! 빨리 안나올래!!!
(하면서 이리저리 찾는 소리들이 점점 더 가까워져 온다)
마준 (그 소리에 살짝 겁에 질린듯 탁구를 본다) 어떡하지..? 어?
탁구 (마준을 돌아본다. 보다가 다시 손목에 연결된 끈을 본다)
마준 (? 그런 탁구의 시선을 본다. 설마...? 하고 보면)
탁구, 자신의 손목의 끈을 본다. 그 손목에 감겨있는 끈...
(탁구의 시선과 손목에 감긴 끈 두어번 왔다갔다하다가)
순간 탁구, 그 손목의 끈을 풀려고 하는데 순간 턱! 그 손목을 잡는 마준
마준 (나즈막히) 너! 지금 뭐하는짓이야!
탁구 저 녀석들은 나 때문에 쫓아온거야.. 너 때문이 아니구...
그러니까 내가 나가면 넌 안전해.
마준 ! (본다. 보더니) 미쳤어? 이대로 경합을 포기하겠다는거냐 너 지금?
탁구 (보며) 미안하다 서태조. 너하구의 약속은 못지키겠다.
대신.. 경합은 나갈수 있도록 지켜줄테니까.. 걱정마라.
마준 ....! (본다. 보다가) 김탁구 너! (하는데)
탁구 (그대로 툭...! 끈을 풀러버린다)
스르르... 그대로 탁구의 팔에서 풀려나 툭..! 바닥으로 떨어지는 끈.
마준, 믿을수 없는 표정으로 떨어진 끈을 본다. 보는데
턱..! 마준의 어깨위로 올라오는 탁구의 손.
탁구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서 나오지 마라. 알았지?
마준 ! (멈칫..! 탁구를 올려다보면)
탁구 (한번 씩 웃더니, 그대로 미련없이 일어나 바깥쪽으로 나간다)
마준 ...! (쿵..! 무언가 가슴한켠에 떨어지는 기분, 얼른 자재사이로 내다보면)
저만치 왕발이와 그 일행들 앞으로 나가는 탁구의 뒷모습.
마준, 두려운 시선으로 건축자재틈새로 바라보면,
탁구 어이! 김탁구 여깄다! 어디.. 할 말 있으면들 해봐!
왕발이 할 말은 없고! 손 좀 봐줄까한다 이 자쉭아! (하면서 퍽! 주먹을 날리면)
그대로 쿵! 넘어지는 탁구, 으으.. 아픈듯 찡그리다가
저쪽으로 건축자재 밑으로 내다보던 마준의 시선과 딱 마주친다.
(그 언젠가 유경이가 맞을때 훔쳐보던 마준이의 겁먹은 눈빛....)
마준, 자기도 모르게 옆에 있는 각목을 집어든다. 들다가...
왕발이녀석들한테 처참히 당하는 탁구를 보더니 그대로 잡았던 손에서
힘이 빠진채 자기도 모르게 홱! 돌아앉아 숨어버린다. 젠장..!
왕발이 야! 끌고 가!
똘마니들, 탁구의 뒷덜미를 나꿔채듯 잡아서 데려간다.
왕발이일행에 질질 끌려나가는 탁구...
그 한쪽으로 그늘진 건축자재 뒤에 숨어 쪼그리고 앉아 있는 마준.
그의 손 옆으로는 탁구가 풀러놓고 간 끈 한줄이 쭈욱 늘어져 있다.
마준, 그 끈의 끝을 바라본다. 젠장! 젠장!!!! 하는 눈빛에서.
시장통 일각. N.
양인목과 미순, 그리고 조진구까지 탁구와 태조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중.
미순,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면서 찾다가 순간 멈칫...!
우뚝 걸음을 멈춘채 한쪽을 빤히 보면
저쪽에서부터 절뚝절뚝거리며 걸어오는 마준의 모습.
양인목과 조진구도 고개 돌려 그쪽을 보면 마준, 멈춰서서 그들을 본다.
양미순의 시선 그의 팔 한쪽으로 늘어뜨려진 끈으로 간다.
양인목, 조진구도 마준의 손에 매달린 끈을 본다. 시선들어 마준을 보면
마준, 그들의 시선과 마주치자 그대로 짐짓 외면하는데서.
왕발이네 아지트 창고. N.
쿵..! 힘없이 바닥에 널부러지듯 쓰러져버리는 탁구.
(엄청 얻어맞은 느낌으로 완전히 죽은듯 쓰러져 있으면)
왕발이 독한놈..! 끝까지 주먹을 안쓰겠다 그거냐?
탁구 말했지.. 난 밀가루에 손 씻었다구...
나는... 이제 빵쟁이야. 사람이 먹는 빵을 만들면서..
그 손으로 사람을 때릴수는 없잖아. 안그래?
왕발이 (본다. 보다가 허..!)
탁구 (다시 힘겹게 천천히 일어선다. 무릎을 꿇더니)
과거에... 내가 저지른 잘못이 있으면... 다 용서해라...
아직두 분이 풀리지 않은게 있으면... 여기서 다 풀어...
더 때리고 싶으면... 더 때려라... 괜찮아... 더 때려... 어? (보면)
왕발이 (본다. 보다가 들고 있던 각목을 툭.. 내던진다) 재수없는 놈!
탁구 (멈칫... 보면)
왕발이 (그대로 돌아서서 나가려다가 멈춘다, 멈추더니)
너... 구일중회장하구 어떤 사이냐?
탁구 (순간 멈칫... 구일중? 이라는 말에 눈이 커지면서 다시 보면)
왕발이 (반쯤 돌아보더니) 널.. 아주 간절히 찾더라.
탁구 뭐라구...? 그 분이... 날 찾구 있다구...? 어... 언제?
왕발이 2년쯤 전인가... 니가 바람개비 찾으러 왔다간 그 얼마후에..
탁구 (그럼 아주 최근이잖아...!) 그 분이... 날 찾고 있었다구?
왕발이 이젠 니 갈길 가라! 우연이라도 두 번 다시 보지 말자! (가버린다)
똘마니들 (우르르 따라 나가면)
혼자 남겨진 탁구, 멍한 눈빛으로 본다. 시선에서.
한승재E 그런다고 회장님이 널 두팔 벌려 환영해줄것 같으냐?
(플랫쉬-백> 8씬)
한승재 너는 회장님한테도 거성식품한테도 이미 아무것도 아닌 존재야.
다시 현재>
탁구 그게 아니었어... 나는... 잊혀진게 아니었어...!
(훌쩍..! 괜히 시큰해지면서 손등으로 쓰윽! 눈물을 닦아내면)
거성식품, 회장실. N.
구일중 (수화기에 대고) 어 날세.. 그래 탁구에 대한 소식은 아직 없나?
(별진전이 없다는듯) 그렇군.. 계속 수고해주게. 그리고 말야...
한사람 더 찾아줬으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십수년쯤전에 청산에서 주먹을 쓰던 바람개비라는 사람일세.
그 사람이 지금 어디서 뭘하는지 좀 알아봐줄수 있겠나? (시선에서)
시장통 일각. N.
스윽! 화면에 나타나는 조진구의 얼굴.
탁구를 찾느라 주위를 둘러본다. 그 시선에서.
시장통 일각2. N.
한쪽으로 비틀비틀.. 걸어오다 후우! 심호흡 한번 하는 탁구,
온몸이 뻑적지근한지 어금니를 꾹 물고 걸어오는데
이미 노점들은 다 문을 닫고 아무도 없는 거리에 아직도 앉아있는
아이엄마와 어린 남자아이가 보인다.
탁구, 그들 모자를 본다. 보다가 주머니에서 재료비용봉투를 꺼낸다.
그 안에 들어있는 만칠천원... 탁구, 그 돈을 가만히 보다가
다시 시선들어 그 모자를 보면.
아이엄마 (한숨을 푹 내쉬며 자리를 걷기 시작한다. 자루에 담는데)
탁구 그거.. 다해서 얼마예요?
아이엄마 (멈칫.. 쳐다본다)
남자아이 (? 돌아본다. 보다가 탁구를 알아보고 베식 웃으면)
탁구 얼마냐구요 이거... 만칠천원이면 그거 다 살수 있어요?
아이엄마 됐심더! 우리 그지새끼덜 아입니더! 치이소마. (하면서 마저 싸는데)
탁구 누가 돈 그냥 준대요? 내가 이거 다 산다니까..
(하면서 아이엄마 손에 돈을 쥐어준다)
아이엄마 (멈칫.. 다시 탁구를 보면)
탁구 (씩 웃더니 보리자루와 옥수수자루 짊어지고 일어서더니)
나중에 시간되면 아들 데리고 팔봉빵집에 한번 놀러오세요.
찐빵보다 더 맛있는 빵... 많이 만들어줄테니까. 알았죠?
아이엄마 ...! (보면)
탁구, 씩 웃으며 걸어오는데 그 때 누군가 따라와 옷자락을 당긴다,
돌아보면. 남자아이가 탁구한테 조그만 손으로 주먹밥을 내민다.
탁구, ? 본다. 보다가 받아든다. 남자아이, 씩 웃는데
아이엄마 필호야.
남자아이 (엄마를 한번 돌아보더니 탁구를 향해 손인사하고 쪼르르 달려간다)
아이엄마, 탁구를 한번 본다. 보더니 아이 손을 잡고 간다.
탁구, 물끄러미 그 모습을 본다. (그 옛날 자기와 엄마의 모습을 보는듯)
탁구, 그들이 멀어지는 모습을 보다가 손에 들고 있는 주먹밥을 본다.
한입 먹어본다. 들여다보면, "보리밥에 옥수수알갱이"가 들어있다.
먹어보고 또 먹어본다. 한입 가득 입에 다넣고 먹으면서 미소를 짓는다.
탁구 맛있네... 이 주먹밥... (하면서 감동하는데)
양인목 김탁구! 너 여기서 뭐하구 있는거냐!
탁구 (순간 멈칫.. 주먹밥을 한입가득 입에 문채 돌아보다가) 어! 대장! (보면)
그 뒤로 조진구과 미순, 그리고 마준까지 서서 탁구를 보고 있다.
탁구, 재빨리 꿀꺽! 주먹밥을 삼키고 다시 보면.
양인목 너 얼굴이 왜 그 모양이야? 어디서 왕모기한테 물린거냐?
탁구 예? (하더니 얼른 얻어맞은 자국 슬쩍 손으로 가리는데)
마준, 탁구앞으로 절뚝절뚝 다가선다.
그러더니 자기 손목에 연결된 끈을 가져다 탁구 손에 묶는다.
탁구 ....! (본다. 보다가 고개들어 마준을 보면)
양인목 (보더니, 돌아서며) 진구야! 미순아! 밤이 늦었다 그만 들어가자.
탁구 대장..! 하지만... 이거... (하면서 손목에 묶은 끈을 보여주면)
조진구 (같이 돌아서며) 김탁구하고 서태조는.. 오늘 좀 늦을 모양인데요?
탁구 ? (진구를 보면)
미순 (역시 돌아서며) 암튼, 이 녀석들은 한눈만 팔면 이렇다니깐?
할아버지께서 많이 기다리실텐데... 그만 가죠? (하면서 앞장서서 가면)
인목/진구 (미순과 함께 쭉 걸어간다)
탁구 (순간 울컥..! 이 사람들...? 하고 쳐다보면)
마준 뭐하구 있어? 어서 부축하지 않구.
탁구 어? (하고 눈물고인 눈빛으로 마준을 돌아보면)
마준 나 다리 삐끗해서 아파 죽겠다구! 어서 부축하라구!
탁구 (본다. 보다가) 어! (하더니 마준의 팔을 어깨에 쓱 올리면)
저만치 앞장서서 걸어가는 양인목과 조진구, 그리고 미순.
그 뒤로 절뚝절뚝거리며 걸어가는 마준, 그리고 부축하는 탁구..
그들의 마음 따뜻한 귀가에서.
팔봉집 거실. N.
팔봉 그래서?
양인목 서태조, 김탁구 두 녀석 다 아버님의 약속을 확실히 완수했습니다.
팔봉 그래애? (하면서 그 뒤로 서 있는 탁구와 마준을 본다)
한놈(탁구)은 얻어맞아 얼굴이 엉망진창,
한놈(마준)은 한쪽 발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고...
조진구와 미순, 허갑수와 고재복 모두 살짝 긴장된 표정으로 보면.
팔봉 (양인목을 보며) 확실히 약속을 제대로 잘 지켰단 말이지?
양인목 예, 예... 아버님. (원래 거짓말을 잘 못하는 그, 슬쩍 시선 피하면서)
그래서 말인데.. 저기.. 이제 저 두 녀석을 도로 제빵실에 데리고
돌아가도 될런지요.. 아, 아버님.
팔봉 (짐짓 미소로 그런 양인목을 꿰뚫어보듯 쳐다보더니)
뭐, 니가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면 데리고 돌아가도 좋다!
양인목 (순간 활짝 표정 피면서 팔봉을 본다) 예, 그럼... (웃으며 돌아보면)
탁구와 미순, 고재복, 소리없이 앗싸아! 좋아하는 표정들.
조진구와 허갑수도 피식 웃으며 쳐다본다.
마준만 나즉히 안도의 한숨... 탁구, 그런 마준을 돌아본다. 시선에서.
탁구 / 마준의 방. N.
아직도 발목이 아픈듯 한쪽에 절뚝거리며 앉는 마준,
그 때 그 뒤로 세숫대야에 얼음을 잔뜩 담아서 어깨에 수건한장
걸친채 따라들어오는 탁구. 마준, ? 보면.
탁구 원래, 삐끗한데는 냉찜질이 즉빵이래잖냐. 일루 줘봐.
(하면서 마준의 발목을 가져다 압박붕대를 풀고 냉찜질을 해준다)
마준 됐어! 저리 비켜!
탁구 어허! 거! 형님이 해주면 좀 가만히 좀 있으래두!
마준 (다시 그 말에 멈칫.. 탁구를 보면)
탁구 (마준을 등진채 그의 발목위로 냉찜질을 해주며) 고맙다.. 서태조..
마준 고마울거 없어. 니가 좋아서 도와준거 아니니까.. (하는데)
탁구 너 친구 없지?
마준 뭐?
탁구 그렇게 까칠하니 친구가 있을 리가 있나.
마준 (쳇! 하면서 시선 돌리는데)
탁구 앞으론.. 형님하구 친구하자.
마준 ...! (순간 멈칫..! 하더니) 누가 너같은거 친구하고 싶대?
탁구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 (돌아보며 씩 웃더니) 어때? 괜찮지?
마준 (왠지 낯선 기분으로 그런 탁구를 빤히 보면)
탁구 (다시 마준의 발목을 보며) 아이구.. 이거 봐 이거..
생각보다 많이 부었네? 이거 밤새 찜질해야겠다 어?
(후우후우.. 불어주며 냉찜질 열심히 해준다)
그런 탁구를 빤히 쳐다보는 마준,
뭐라 설명할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얼굴 전체로 번진다. 시선에서.
제빵실. D
양인목 위치로오오!!!!! (외치면)
다들 제자리로 모이는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양미순, 마준, 탁구.
양인목 자, 오늘의 제빵목록들이다.
(하면서 쭉 나눠준뒤, 마준을 보며) 태조, 다친 발목은 어떤가?
마준 어젯밤에 냉찜질을 해서, 걷는덴 지장없습니다.
양인목 잘됐군. (탁구를 보며) 김탁구 너는, 경합에 나갈 재료는 구했나?
탁구 예? 예... 뭐.
양인목 (? 본다) 대답이 왜 그래?
탁구 저기.. 그게요. (하면서 베식 웃는 얼굴에서)
(경과) 척! 하니 올려놓는 보리 두되와 옥수수 한묶음.
허갑수, 조진구, 미순, 마준, 고재복, 이게다 뭐지? 하는 표정으로 보면.
양인목 이게... 다 뭐냐?
탁구 아... 어제 제가 산 재료들인데요.
양인목 영수증은?
탁구 노점이라 영수증은 못받았구요 암튼 전부해서 만칠천원입니다.
일제히 (탁구를 본다) 뭐어어어? (일제히 놀라서 보면)
허갑수 아니, 보리 두되에 옥수수 한자루가 만칠천원?
대체 너 워서 이러키 바가지를 쓰고 온거여?
탁구 바가지는 아니구요... (하는데)
양인목 아니면! 지금 장난하는거냐? 경합까지 앞으로 열흘도 채 안남았는데
보리 두되와 옥수수 한자루로 대체 뭘 어쩌자는거야!
밀가루도 이스트도 다른 부재료도 아무것도 없이 뭘 어떻게! (하는데)
고재복 저기요.. 대장님...
양인목 (? 보면)
고재복 (쓰윽... "김탁구꺼"라고 써진 밀가루통을 앞으로 쓱 내민다)
여기 김탁구꺼 밀가루 있는데요..
탁구 (? 밀가루통을 본다. 보다가 고재복을 보면)
고재복 (겸연쩍게 씩 웃으며 탁구를 본다)
탁구 ! (순간 고맙다! 하는 표정을 짓는데)
미순 여기 라이브 이스트랑 버터반죽도 있습니다. (하면서 쓱 봉지하나를
들이밀면서) 제가 쓰다가 남을거 같아서요. 버리긴 좀 아깝고..
탁구 ! (순간 고마움과 감동으로 이번에는 미순을 보면)
미순 (겸연쩍게 씩 웃더니 흘끗 마준이쪽을 돌아본다)
고재복 (같이 마준이를 돌아본다. 뭐해? 하는 표정으로 보면)
마준 (한번 보다가 영 이런건 적성에 안맞는듯... 봉지를 틱! 내놓는다)
계란하구... 뭐.. 이런저런 부재룝니다. 저도 남을거 같아서요..
탁구 ??? (너두???? 가장 놀란 표정으로 마준을 돌아본다)
마준 (입모양으로만 "뭐?" 하면서 까칠하게 탁구를 보는 위로)
양미순E 그리고.. 또 한 녀석의 마음도 움직이려고 하는것 같아요. 할아버지.
탁구 (순간 씩 웃으며 고맙다! 쳐다보는 눈빛)
마준 (쳇..! 왠지 그런거 머슥한듯 시선 돌리는 위로)
양미순 저희 경합에 참가하는 사람들끼리 뜻을 모아 십시일반으루 모았습니다.
일단 이 정도만 있으면 기본적으로 빵은 만들어질것 같은데요 대장님.
양인목 (본다. 보더니) 김탁구 니 생각도 그러냐?
탁구 (왠지 기분좋아 핑그르르.. 눈물이 고이더니) 네!
이거라면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을 만들 수 있을것같습니다 대장님!
양인목 (본다. 이 녀석들...! 살짝 기분 좋아지는 표정으로 본다)
경합에 참가하는 탁구, 미순, 고재복, 마준.. 훈훈해지는 가운데.
조진구와 허갑수도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듯.. 그 녀석들을 보면.
제빵점 앞. N.
탁..! 불이 꺼지면서 밖으로 나오는 팔봉식구들.
양인목과 허갑수, 고재복, 조진구, 가게에서 나와 집쪽으로 가면서.
허갑수 저 녀석들, 워쩌다 저러키 한통속이 된겨? 거 참 곡헐노릇이네 허허..
양인목 (옷을 툭툭 털면서 기분좋은 미소로 집쪽으로 들어간다)
조진구 (역시 기분 좋은 표정으로 따라들어가면)
허갑수와 고재복도 따라 집으로 들어간다.
그 맨뒤로 제빵점에서 나오는 마준, 나오다가 제빵실쪽을 올려다본다.
처음으로 마준의 얼굴위로 보일듯 말듯.. 조금은 뿌듯한 미소가 번진다.
그러면서 집쪽으로 돌아서는데 그 때 빵빵! 차 경적소리.
마준, ? 돌아보면 차 문이 열리고 내려서는 이기사, 그 뒷문을 열어주면
그 뒷문에서 내려서는 서인숙, 마준을 향해 돌아선다.
마준 ...! (순간 멈칫..!)
서인숙 (빙긋 웃으며) 잘있었니 아들?
(팔봉빵집쪽을 한번 올려다보며) 여기가.. 니가 일하는 곳이니?
마준 ! (본다. 시선에서)
팔봉 제빵실. N
한쪽에 놓여있던 마이마이를 집어드는 미순,
미순 어? 이거 태조씨거 아냐? 놓구 갔나보네?
탁구 (재료창고에서 나오다가 보더니) 어! 이리 줘! 내가 갖다 줄게.
(하면서 기분좋게 받아들면)
팔봉빵집옆, 계단. N.
마준 여긴 어쩐일이예요 엄마가? (하면서도 누가 볼까봐 주위를 살피는)
서인숙 그냥 너 일하는데가 어딘가 궁금하기도 하고 겸사겸사...
마준 엄마, 여기서는 내가 누군지 아무도 몰라요.
그런데 이렇게 불쑥 찾아왔다가 사람들이 보기라두 하면.
서인숙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왔다. 마준아.
마준 나중에 전화로 하든지, 아니면 제가 집으로 갈께요, 예? (하는데)
서인숙 너! 이제 여기 일 그만하고 집으로 돌아와. (단호하다)
마준 (멈칫.. 본다)
서인숙 그만.. 집으로 돌아와라. (시선에서)
팔봉제빵점 앞문. N
밖으로 나오는 탁구, 마이마이를 들고 집쪽으로 가는데
마준E 엄마! 그게 무슨 소리예요?
탁구 (? 돌아본다. 어? 태조 목소리네? 하면서 그 쪽을 돌아보면)
팔봉제빵점 옆 계단. N.
마준 이제 겨우 경합 시작이예요, 아직 1차도 통과 못했다구요.
서인숙 경합같은거 다 필요없어. 당장 돌아와서 후계자 수업 받도록 해.
마준 엄마!
서인숙 2년이나 기다려줬으면 됐어. (그러더니 마준을 보며)
지금 엄마한텐 니가 필요하다 마준아. 그러니 그만 돌아와.
마준 안돼요. 아직은 못가요. 여기서 경합을 다 끝마치기전엔 안돌아가요.
서인숙 마준아.
마준 죄송해요 엄마. 저 이만 들어갈께요. (하면서 돌아서는데)
서인숙 마준아!!
마준 (순간 우뚝! 걸음을 멈춰선다. 쿵..! 무너지는 표정)
서인숙 (? 마준을 보면)
마준이 멈춰서서 쳐다보고 있는 그 저쪽에 멍하니 서 있는 탁구...
지금 자기가 들은 모든말을 믿을수 없다는듯이 본다. 보면서
탁구 서태조 너... 어떻게.. 된거냐?
마준 ! (두 눈을 부릅뜬채 탁구를 본다. 보는 그 옆으로)
서인숙 (또각또각 마준의 옆으로 나타나는 그녀! 탁구를 본다) 누구니? (순간)
탁구 (헉...! 숨이 막힐듯한 충격으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서인숙 (? 그런 탁구를 보면)
탁구 (서인숙을 보다가 다시 마준을 본다, 믿을수 없는듯) 태조야... 너...?
마준 (본다. 보다가 젠장...! 하면서 고개를 돌리는데서 스틸)
서인숙 (뭐지...? 하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탁구를 보는데서 스틸)
탁구 (본다. 믿을수 없는 표정으로 노려보는데서 스틸)
서인숙, 탁구, 그리고 마준의 얼굴 사진속으로 박히면서 <16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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