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2
(엠마) 그 사건은 카덴차에서 났습니다
[떨리는 숨소리]
처음 발견했을 땐
[어두운 효과음] 두 사람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어두운 음악]
[한숨]
(희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네, 사모님
[힘주는 숨소리]
[한숨]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거친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수혁) 바꿔서 잘래요? 재밌잖아
[유연의 난처한 숨소리]
난 안 오는 잠이 그쪽은 온단 소리잖아
내 방에서
그러니까 오늘 내 방에서 자
(유연) 안 됩니다, 도련…
[헛기침]
안 됩니다, 그건
[반짝이는 효과음]
(유연) 이렇게 좋은 방에서 왜 잠을 못 잔다는 거야
[웃음]
[새가 지저귄다]
[유연이 입바람을 하 분다]
[잔잔한 음악]
(순혜) 아니, 수혁이 웬일로 아침 식사 자리에 늦는 거야?
[달그락거린다] (서현) 자고 있을 겁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된 모양이네요
(진호) 깨워서 데려와
(순혜) 아, 둬, 잘 자는데
정 셰프!
나 수프 안 먹어, 고기만 줘!
[익살스러운 음악]
술 안 먹어도 국은 해장국이라고 했지, 내가?
[잘그락거린다]
[헛웃음] 뭐야
[새가 지저귄다] - (메이드1) 안녕하세요 - (성태) 예, 안녕하세요
[성태의 웃음]
(수영) 김 기사님 사모님 지금 나가십니다
10시 30분에 하원갤러리
5시 이전에 모든 대외 업무 끝납니다
- 내일 스케줄 오늘로 다 바꾼 거야? - (수영) 네 [희수가 달그락거린다]
내일 수혁 도련님 약혼하실 분 처음 오신대요
그래서 일단 여자들만 카덴차에서 다 모이기로 했대요
그럼 나 너무 이쁘게 해서 가면 안 되겠다
그녀를 돋보이게 하려면?
언니, 미모 좀 자제하세요
그게 되니?
안 되는 것도 세상에 있단다
[희수의 웃음]
- (희수) 다녀올게 - (수영) 네
- (희수) 어, 강자경 씨 - (자경) 네
(희수) 저 어제 좀 놀랐잖아요
외국에서 오래 사셔서 그런가
좀 영혼이 자유로우신가 봐요?
아…
죄송합니다, 사모님
(자경) 주의하겠습니다
하준이 오면 문자 주세요
(희수) 그리고 바이올린 레슨 전에 꼭 에이원 우유 먹여 주세요
25도 정도로요 레인지에 데우지 마시고요
네, 그러겠습니다, 사모님
(희수) 자경 씨 다리가 참 예뻐요
[의미심장한 음악]
젊을 때 운동하셨어요?
말을 탔습니다
아, 말 근육이구나
[웃음]
이런 농담은 친한 사이에서만 해야 되나?
(희수) 아, 그러지 말고
우리 오늘 일 빨리 끝내고 술 한잔해요
친목회 겸 환영의 시간을 한번 가져 보자고요
(자경) 네
[멀어지는 발걸음]
[몽환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진호) 수혁이 자식은 야망이 큰 거야?
아니면 감정이 없는 거야?
그 나이에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랑 결혼하라는데 좋다, 싫다 반응이 없어
아버님 쓰러진 거 쇼니 어쩌니 말 많아요
(서현) 지금 우리 집안에 안 좋은 시선들이 몰려 있어요
처신 잘하세요
- 무슨 처신? - (서현) 여자, 술, 도박
하지 말라고요
들키지 말라고요
어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영상 소리가 흘러나온다]
(영상 속 서현) 우리
더 이상 보지 않는 게 좋겠어
[거친 숨소리]
(서현) 우리
우리 더 이상
보지 않는 게 좋겠어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서현) 동서 엠마 수녀랑 나 일단 한번 만날게
내가 스케줄 확인해서 가능한 시간 알려 줄게
그분
카덴차에 들여도 되는 사람이지?
[통화 종료음] [한숨]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무튼 뭐든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야 이 집 사람들은
(희수) 상대방 스케줄은 관심도 없어요
(희수) 어메이징하죠?
(진경) 믿을 수가 없다, 진짜
(희수) 이 그림 좀 한번 보세요
이 친구는 열 살인데
펜하고 연필로만 그림을 그리는 친구거든요?
근데 시간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라고 했더니
시계의 뒷면을 그린 거 있죠?
이 화가들이 전부 다
- 자폐 아동들이라는 거지? - (희수) 네
서울 쪽 지부랑 컬래버해서 우리 한번 해 봐요, 대표님, 응?
우리 이 친구들의 꿈을 이루어 주자고요
전 이 전시회 다녀와서
(희수) 제 심장이 다시 뜨거워졌어요
전 제 심장 뜨거워지게 한 사람은 책임져야 되거든요?
그래서 한 남자는 제가 데리고 살잖아요 [진경의 웃음]
무조건 하지
근데 희수야
네 동서 말이야, 서현갤러리 대표
네가 나랑 이러는 줄 알면 싫어할 텐데?
(희수) 형님 이런 전시회 관심 없으실 텐데?
워낙 유명 작가랑 해외 아티스트 중심이라
데미안 쿤스 전시회 준비하시던데요?
그리고 요즘 복합 문화 공간 론칭 때문에 바쁘세요
(서현) 내 이름이 브랜드화된 멀티컬처 콤플렉스잖아요
공연장과 전시장이 함께 있는 만큼 둘 다 완벽해야 해요
어, 루버로 마감이 잘되고 있는데…
(반장) 예
(서현) 저기 지금 저 사이에 저기 왜 빠져 있나요?
(반장) 아, 저기요? 저기는 초화류를 심기 위해서
잠깐 빼놓은 겁니다
- 어, 도면에 있었어요? - (반장) 여기 한번 보시죠
- (반장) 여기요, 예 - (서현) 아, 그렇네요, 죄송해요
(부관장) 방금 갤러리스트 단체 방에 올라온 내용인데
서희수 씨가 후원하는 자폐 아동 작품을
하원갤러리에서 전시하나 봐요
하나는 알고 둘은 몰라, 아무튼
곧 기자들 연락 올 거야 대응 잘해, 노코멘트로
(부관장) 네
[의미심장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주 집사) 매주 수요일 오후 1시에
메이드 집합 있다는 보고 못 받았습니까?
[긴장되는 음악]
(자경) 무슨 일이죠?
(주 집사) 강자경 씨
여기 오기 전에 어느 집안에서 일했지?
우리는 효원의 다운 언더이자 동맥입니다
일사불란한 비상 연락 체제 신속한 문제 해결
그리고 우리가 모시는 분들을…
(자경) 난
하준이
그 아이만 신경 쓸 겁니다
집안 대소사에 관련된 비상 연락에
저를 호출하지 말아 주세요
[어두운 음악] [주 집사의 어이없는 웃음]
(주 집사) [웃으며] 호, 호출하지…
이봐!
당신 아예 개념이 없네!
나한테 그 무엇도 명령하지 말아요!
(자경) 감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란 말이에요
하준이 학습 준비물 챙겨야 됩니다
이만 가 볼게요
(주 집사) 이래, 저… [문이 탁 닫힌다]
하, 하준…
[주 집사의 당황한 숨소리]
시방 저 물건이 뭐란다냐?
(진희) 누구?
새로운 하준이 튜터입니다
잠깐
[긴장되는 음악]
우리 어디서 본 적 없어?
그럴 리가요
그러게
본 적이 있을 리가 없지
생활 바운더리가 다른데
본 듯해서 해 본 소리야
하준이 케어 잘해
반쪽짜리라 애가 좀 부실해
(자경)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넌 몰라도 돼
가 봐
[한숨]
(진희) 곧 이사회 열려
(진희) 지용이가 대표직 맡는 꼴을 어떻게 봐
지용이가 감인 건 사실 아니냐
(진희) 엄마가 그토록 혐오하는
김미자가 낳은 아들한테 효원을 주자고?
목소리 안 낮춰?
(순혜) 쯧
수혁이와 결혼시킬 애랑
저녁 약속 잡아 놨다
약혼이라도 미리 시켜 놔야지
그 집 우리 회사 지분 얼마나 있지?
엄마 설마 오빠한테 밀어주려는 건 아니지?
[익살스러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진희) 여보세요?
SNS에서 우리 빵 평가?
어디!
아휴, 끊어 봐, 쯧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으며] 아씨
(순혜) 무슨 일인데 그래?
베이커리
(진희) 이거 진짜 노답이야
아, 호텔을 날 주지
호텔은 오빠 주고 왜 난 이렇게 일 많은 빵집을 줘서 아빠는
(순혜) 이런, 야!
너희 오빠 호텔은 전국에 딱 세 개뿐이고
네 빵집은 3천 개야, 이것아
[진희의 헛웃음] [순혜가 구시렁거린다]
올 때 크림빵이나 한 열 개 챙겨 와
당 당긴다
[진희의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수혁) 넘지 마
선 넘지 말라고, 마음대로
방을 바꿔 잔다고 내 방 물건까지 허락한 거 아니야
함부로 손대지 마
[비밀스러운 음악]
[헛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엠마) 네, 서희수 씨 연락 받고 전화드려요
한번 꼭 연락해 보라 그래서
(서현) 누구시죠?
엠마 수녀입니다 [웃음]
네, 수녀님, 안녕하세요? 정서현입니다
아, 네, 알고 있어요
어, 오늘 잠깐 댁에 들러도 될까요?
(서현) 동서한테 따로 일정 준다고 했는데요
아, 어차피 거기 갈 일이 있어서 잠시 들를게요
(엠마) 서로 인사라도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네, 그러세요
[통화 종료음]
[한숨] 서희수, 은근히 제멋대로지
맥퀴니스 플라워 숍에 들러 주세요
[사람들이 불평한다]
[카메라 셔터음] (직원들) 죄송합니다
"영업 종료"
(직원1) 죄송합니다
[긴장되는 음악] [성난 숨소리]
(진희) 우리 크림빵이 왜 SNS에서 평가가 안 좋아졌지?
똑바로 안 만들지?
야, 뭐라고 말을 해 보라고
너 문 닫았어?
손님 못 들어오게 문 닫았냐고!
[영어로 묻는다]
- (직원2) [영어] 네, 닫혀 있습니다 - (진희) 좋아
아주 잘했어
(진희) 근데
[한국어] 이건 크림이 너무 많고 이건 크림이 왜 이렇게 없어?
공갈빵이야?
살짝만 건드려도 파사사사사사사
입안에서 사르르르르르르르르
부서지는 결이라고 했잖아
근데 가죽 같잖아!
너 직원들 교육 똑바로 안 시키고 뭐 한 거야, 어?
왜 나를 이렇게 열받게 만드냐고!
- (진희) 왜, 왜, 왜! 어? - (점장) 죄송합…
[영어] 몇 번이나 말해야 돼, 어?
[새가 지저귄다]
[한숨]
[한국어] 꽃병 투명한 거 말고 매트한 걸로 해 줘요
웅산 선생님 유작 도자기요
(주 집사) 네, 사모님
그리고
엠마 수녀님 기다리고 계십니다
죄송하지만 오늘은 돌아가라고 해 주세요
제가 너무 피곤하네요
(주 집사) 네
[옅은 한숨]
(주 집사) 죄송합니다
오늘 큰사모님이 피곤하셔서 상담이 좀 어렵다고 하시네요
- 알았어요 - (주 집사) 네
(엠마) 음…
[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주 집사) 아, 저…
- 이것도 - (엠마) 아, 여기 먹던 거
[주 집사의 당황한 웃음] [엠마의 웃음]
(엠마) 자
잘 먹을게요, 가서
(주 집사) 네
[차분한 음악]
(서현) 동서
나 좀 섭섭해
그런 좋은 취지의 전시를 왜 하원에서 해?
[살짝 웃는다]
들으셨군요, 형님
근데 그 전시는 메이저 전시가 아니라
스케줄 빌 때 며칠 잠시 대관해서 하는 거예요
형님 갤러리랑은 컬러도 안 맞고 해서요
나한테 먼저 상의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사실은…
거절당할까 봐 안 했어요
나를 배려하겠다는 마음과
거절당했을 때의 불쾌감
저울에 달아 보고 내린 결정이야?
아니요, 그런 거 없었어요
저는 그렇게 약지는 못해서
(서현) 그 약지 못한 걸 혼내는 거야
그게 언론에 나가는 순간 우리 집안은 호사가들한테 갈기갈기 씹혀
'첫째 며느리 갤러리 두고 다른 갤러리에서'
'자폐아 작품 전시를 하는 전직 여배우 서희수'
'동서 간의 불화', '쓰러진 회장' '누가 후계자가 되냐'
[서현의 한숨]
동서
- 관심받고 싶었어? - (희수) 형님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희수) 왜 그렇게 확대 해석 하세요?
저 배우였어요
관심요?
그거 받을 만큼 받았어요
제 결정이
형님 심기를 그렇게 불편하게 한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가 볼게요, 형님
오해 더는 하지 마시고요
[서현의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새가 지저귄다] [멀어지는 발걸음]
(성태) 사모님, 태워 드릴까요?
괜찮습니다
바람 맞으면서 좀 식혀야 해서요
예, 그럼
[비밀스러운 음악] [풀벌레 울음]
"시스템 작동"
"환영합니다"
"O2 에어 솔루션"
(엠마) 그들은 우리가 마시는 공기와 다른 산소
또 다른 물을 마셨습니다
일반 공기 대비 15배 높은 산소 포화도
또 남극 빙하를 녹인 생수를 마셨죠
[강사가 말한다]
높은 산소 농도만큼이나
그들이 지탱해야 될 삶의 농도 역시 짙었습니다
[희수의 거친 숨소리]
물론 그 농도가 모두 같은 건 아니었지만요
아, 이거 되는 사람이 있긴 해?
[진호의 짜증 섞인 한숨]
[한숨]
[기기 작동음]
[숨을 들이켠다]
[자경의 거친 숨소리]
(엠마) 산소의 농도만큼
짙은 비밀을 가진 사람도 있었고
(순혜) [흥얼거리며] 다이아
[달그락거리며] 블루 다이아
[힘주며] 다이아, 다이아
블루 다이아
(엠마) 고급 산소를 마시면서 하는 짓은
아황산 가스 같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짜증 섞인 신음]
(순혜) 아씨…
[거친 숨소리]
(자경) 뭐 스트레스받으시는 일 있으신가 봐요
어떻게 알았어요?
사모님 배우일 때 인터뷰요
스트레스받으면 줄넘기하신다고
[웃으며] 맞아요
(자경) 근데 이제 재벌가 사모님이신데
격에 맞는 운동을 해야 되지 않아요?
운동에 격이 어디 있어요?
그리고 재벌가 사모의 격이 뭔데요? [의미심장한 음악]
난 날 지킬 거예요
여기선 그게 제일 힘들어요
이것도 그것 중의 하나예요
수영복 이뻐요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헛웃음] [문이 탁 닫힌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 회장) 친정아버지에게 증여받은 회사 주식을 그렇게 일괄 처분 하고
그 문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거냐?
(서현) 아버님, 저는 문화와 예술이
특권층의 전유물이 되지 않길 바라요
장사를 하는 게 아니라
가치를 창조하고 싶어요
그게 결국은 제
경영의 원칙이 될 겁니다
[반짝이는 효과음]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성악가가 노래한다]
[차분한 음악]
[벅찬 숨소리]
(서현) 우리
더 이상 보지 않는 게 좋겠어
[새가 지저귄다]
[서글픈 숨소리]
너도
지금 잘하고 있는 거지?
[비밀스러운 음악]
궁금해요
자경 씨 어떤 사람인지
(희수) 사적인 거 물어봐도 돼요?
(자경) 네
(희수) 결혼하셨어요?
[피식 웃는다]
- 아니요 - (희수) 사랑은 해 본 적 있죠?
그럼요
죽을 만큼
사랑해 봤습니다
이제 그 사랑 잊으셨어요?
(자경) 아니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네요
그런 사랑을 왜 끝내셨어요?
녹아 버릴 날개를 가지고
태양을 사랑했거든요
나 이 얘기 알아
이카루스잖아요
(희수) 나 이 얘기 되게 낭만적이라고 생각해요
자경 씨 멋지다
우리 건배해요
그 아픈 사랑도
자경 씨를 기억할까요?
글쎄요
(희수) 그 사랑
후회한 적 없으세요?
사랑을 후회하진 않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면
다른 결정을 할 생각입니다
(희수) 더 안 물을게요
얘기가 깊어지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희수가 살짝 웃는다]
[지용이 살짝 웃는다]
[지용이 냄새를 킁킁 맡는다]
술 마셨구나
새로 온 튜터랑 한잔했지
나 자는데 들어오지 말고 별채에서 자
안 되겠다
당신 재워 주고 일할게
(희수) [웃으며] 아, 됐어
어어? [지용의 힘주는 숨소리]
[희수의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수영) 언니
새로 온 튜터요
뒷조사해 보셨어요?
형님이 제대로 하고 뽑으셨겠지 뭘 걱정해
씁, 아, 사람이
좀 비밀 같은 게 있어 보이지 않아요?
비밀이면 비밀이지 비밀 같은 건 또 뭐야
[거치대를 탁 내려놓는다]
어제 카덴차에서 메이드 소집 때 나타나서
(수영) 아, 자기한테 명령하지 말라고 한마디 쏘아붙이는데
[팔뚝을 문지르며] 아, 소름 돋았어요
사람이 좀 특이하긴 하더라
좀 자유분방한 느낌?
근데 너 고자질하지 마, 버릇돼
나 그런 버릇 없어요, 언니
네 버릇 말고 내 버릇 말이야
네가 그러니까
막 다른 고자질도 부탁하고 싶어진단 말이지
- (수영) 이를테면? - 뭐, '그 튜터를 잘 살펴보고'
'이상한 거 있으면 나한테 보고해'
(희수) 그런 게 막 부탁하고 싶어진단 말이지
씁, 들어주고 싶단 말이지
(희수) 음
[수영을 착 때리며] 얘는 말귀 한번 잘 알아듣는단 말이지
[함께 웃는다]
(수영) 아유, 언니
언닌 사람에 대한 경계가 너무 없으세요
사람을 너무 잘 믿어
(희수) 내 살아온 데이터가 말해 줘
나 사람한테 심하게 뒤통수를 맞아 본 적도 없거니와
내가 그 사람을 믿어 주면 [향수를 툭 내려놓는다]
그 사람도 내 믿음의 방향대로 변하더라고
[심호흡]
[다가오는 발걸음]
(희수) 자경 씨도 건너갈래요?
- (자경) 어딜요? - (희수) 우리 조카요, 이 집안 장손
약혼할 여자가 온다잖아요
(희수) 여자의 예리한 촉으로 한번 봐 줘요
의견이 많이 모여야 좋은 거니까
(수영) 멀찌감치 구경하란 얘기예요
[어두운 음악]
식사 자리 동석하란 얘긴 아니에요
[자경의 어이없는 숨소리]
(희수) 가요
아니요, 전 제 일 하겠습니다
[밝은 음악]
(주 집사) 손님을 만나면 고개는 30도 숙여야 돼
손님을 뒤에다 모시고 세 걸음 앞서 걷다 문을 열어 드려
- (유연) 네 - (주 집사) 스마일
- 들어가세요 - (아림) 네, 감사합니다
[아림의 웃음]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주 집사의 웃음]
(주 집사) 네, 이쪽으로
(아림) 짠
[순혜의 놀란 신음] 이건 할머니 거예요
와!
[순혜의 웃음]
일본 디자이너 에리코 마타이한테
제가 직접 부탁했어요 [순혜의 탄성]
너무 이쁘다
[탄성]
[아림과 순혜의 웃음]
(아림) 그리고 이건
어머니 거 [서현의 웃음]
(서현) 오, 이거 빈티지라 경매받은 걸 텐데 [아림의 놀란 신음]
(아림) 맞아요, 어머니
어머니 워낙 와인 좋아하시는데 다 가지고 계실 거 같아서
센스 있다, 아림 씨, 고마워요
와이너리 제일 센터에 보관할게
(아림) [웃으며] 그리고 이거
저희 어머님도 저도 작은어머님 팬이라서요
그거 작은어머님 좋아하시는 줄리안 무어 배우
친필 사인 적힌 만년필이에요 [희수의 웃음]
뭘 내 것까지 다 준비하고 그래요
아, 감동
고마워요, 아림 씨
(아림) 그리고 이건
고모님 거 [진희의 놀란 신음]
이번 시즌 지노 컬렉션 리미티드 에디션 귀걸이예요
(진희) [웃으며] 어머 [아림의 웃음]
레어하기도 해라, 생큐
(서현) 이 선물에 비할 저녁이 될진 모르겠지만
즐겨 주세요
사실 전
수혁 씨 얼굴 보는 게 선물이에요
[아림의 웃음] (순혜) 오
[순혜의 웃음]
(진희) 작은올케는 이런 거 처음이지?
[웃으며] 그때 약혼식 안 했잖아
씁, 우리 집안에서 약혼식 없이 결혼한 건
처음이자 마지막일걸, 아마?
[진희의 웃음]
아, 흑역사지
(희수) 흑역사가 아니라
레전드죠
뭐가 그렇게 불안해서 약혼까지 하면서 서로를 묶어요?
그렇게 자신이 없나?
[진희의 헛웃음]
하준이 왔니?
[문이 달칵 닫힌다]
(자경) 하준아
너 이 시 뭐야?
네가 쓴 거야?
(하준) 제가 쓴 건 맞는데
왜 함부로 보세요?
(자경) 함부로 본 게 아니고 그냥 있길래 본 거야
너 이런 거 왜 써
누가 너 괴롭히니?
혹시 누가
학교에서 아니면
이 집에서
누가 너 아프게 하니?
(하준) 이거 랩 가사예요
제가 좋아하는 래퍼 타냐 신곡 가사요
외우려고 적어 둔 거예요 적으면 잘 외워져서
[자경의 안도하는 웃음]
아, 그렇구나
아, 난 또
(자경) 다행이야
[하준의 힘주는 신음]
[하준이 장난감을 달그락거린다]
[우아한 음악] (순혜) 음식 입에 맞아?
[저마다 대화를 나눈다]
[순혜의 탄성] (아림) 샴페인 슈가볼 너무 맛있어요
입에 맞는다니 다행이네요
우리 수혁이랑 미국에서 처음 만난 거예요?
네, 작은어머니
(아림) 보스턴 체스 동호회에서 만났어요 [순혜가 호응한다]
(순혜) 우리 수혁이가 체스 대회 챔피언이잖아
(아림) 아, 체스를 잘 둬서 반한 건 아니고요
하도 저한테 관심이 없어서
약이 바싹 올라서
그렇게 저 혼자 감정 쌓았어요
(순혜) 저런, 저런
아이고, 우리 집 남자들이 좀 그래 여자한테 관심이 없어
[주 집사와 진희가 풉 웃는다]
너 다음부터 그러면 안 된다
(수혁) 네
(순혜) 아, 그나저나
배부르다
의사 양반이 밥 먹고 나서는 좀 걸어야 오래 산다던데
(희수) 그럼 우리 다 같이 산책할까요?
여자들끼리만
(아림) 네, 좋아요
오면서 보는데 정원도 너무 예쁘더라고요
[순혜와 아림의 웃음]
(자경) 맛있어?
이것도 먹어
잘 먹네
[자경의 웃음]
(순혜) 노덕아
[공작새가 그르렁거린다] 아이고, 우리 노덕이
[순혜의 웃음]
[순혜의 상쾌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수영) 그 튜터 하준이를 진심으로 아끼는 거 같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어, 나다
(희수) 네, 어머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야, 너, 너 지금 당장 일로 건너와, 나 좀 보자
네, 어머니 근데 저 아침 좀 먹고 갈게요
아, 지금 당장 와, 당장, 당장, 당장!
[통화 종료음]
(지용) 오라셔?
(희수) 어
지금 당장 오라시길래 아침 먹고 간다 그랬어
지금 가면 텐션이 10인데
한 시간 있다 가면 텐션이 8이 되거든
그럼 두 시간 있다가 가 텐션 6이 될 때
(희수) 아유, 아니지, 아니지
두 시간 있다 가면 텐션이 15가 되지
아, 뭔지 알겠다
그렇지?
하, 근데 무슨 일로 오라시는 거지?
[휴대전화 진동음]
(지용) 여보세요
뭐?
[휴대전화 진동음] 사내 게시판에
누나가?
[흥미로운 음악] [지용의 한숨]
누나가 사고 친 거 같아
그런 거 같네
- 먼저 갈게 - (희수) 어
"효원베이커리"
[코웃음]
한진희 자책골이네
홍보 팀 부를까요?
아니
(서현) 둬
[한숨]
[문이 드르륵 열린다]
사내 게시판에는 내렸는데
피해자가 기자한테 연락을 했대요
아, 진짜, 계집애, 결국 사고 치네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아가씨가 해결하게 둬요 한 번은 터질 일이었으니까
[문이 드르륵 닫힌다]
[한숨]
[통화 불가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짜증 섞인 숨소리]
내 전화 다 피해!
[진희가 연신 소리를 지른다]
(진희) 어떡해!
[진희가 소리를 지른다] [풉 웃는다]
야, 이 개자식아!
(정도) 아!
[진희가 절규한다]
[진희의 거친 숨소리]
(순혜) 아, 아유!
[순혜의 거친 숨소리]
아니, 얘 전화한 지가 언젠데 왜 이렇게 안 와, 아유
(주 집사) 오, 오고 계실 겁니다, 네 [순혜의 답답한 신음]
(순혜) 아휴!
엄마, 게시판 봤지? [문이 탁 닫힌다]
(진희) 아, 나 어떡해!
아니, 오빠하고 최 변호사는 왜 다 전화 안 받냐고!
[문이 달칵 열린다] [진희의 답답한 신음]
- (희수) 부르셨습니까, 어머님? - (주 집사) 오셨어요?
(순혜) 너 나가서 막아 뭔 말인지 알지?
[문이 달칵 닫힌다] 어머님
갑질이란 건 막을 사안이 아니라 사과를 해야 할 사안이에요
[진희의 답답한 숨소리] (희수) 일단 피해 당사자한테 직접 진심으로 사과부터 하세요
그 자식이 나 엿 먹이려고
게시판도 모자라서 기자한테 바로 찔렀어!
내가 왜 사과를 해? 날 그렇게 싫어하는 놈한테!
그 사람이 어떻게 형님을 좋아할 수 있겠어요
억울함과 분노뿐일 거예요
아, 자기가 억울할 게 뭐가 있어! 일을 제대로 안 했는데
(희수) 사람한텐 지켜야 될 예의라는 게 있어요
누가 형님한테 크림빵 던지면 기분이 어떠시겠어요?
누가 감히 우리 딸한테 크림빵을 던져!
가, 감히라니요
그분도 남의 집 귀한 아들이고 아빠고 그래요
[진희의 어이없는 숨소리]
(진희) 알았어, 돈 주면 되잖아 돈으로 해결해!
(순혜) 너, 너 가서 기자 만나
기자가 너만 보겠대
(희수) 괜찮으시겠어요?
효원 며느리 십계명 어기는 건데
'어떤 언론사와도 인터뷰하지 않는다'
하이고,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우리 집안의 법도를 지키고 살았다 그래?
[입소리를 쩝 낸다]
[익살스러운 음악] 알겠습니다, 만날게요
(희수) 제가 만난다고 뭐 사건의 근본이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진희) 야, 사건의 근본을 해결하고 와야지
전 사건 당사자가 아니에요
이건 형님이 직접 해결하셔야 돼요 사과로
내가 사과 안 한다고 했지? 안 해!
(희수) 형님
제발 치료받으세요
자꾸 그러시면
병원이 아니라 감옥에 가실 수도 있어요
- (순혜) 야! - (진희) 야!
(희수) 어머님도요
(순혜) 아이씨…
[문이 탁 닫힌다] [진희의 황당한 숨소리]
너 교양 있게 굴어
(수영) 기자가 왜 언니를 만나고 싶어 할까요?
[희수가 살짝 웃는다]
어제 효원의 그 위대한 큰며느리에게서 배운 게 하나 있어
닥치기 전에 뭘 겁내서 시도도 안 하면 안 된다더라
일단 만나야지
거절하고 안 만나면 그쪽에서 갑질로 오해할 거야
(희수) 뭐든 그쪽 입장에서 생각하면 결정이 쉬워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그럼 시작할까요?
(윤 기자) 그 기사와 트레이드하려면
상당히 센 걸 주셔야 할 거 같은데
트레이드할 생각 없는데
(희수) 기자님이 왜 절 보자고 하신 건지
들어 보려고 왔습니다
(윤 기자) 아… [윤 기자가 픽 웃는다]
사실
효원 홍보 팀에서 금지한 건데
아드님요
[무거운 음악]
결혼한 지 6년 됐는데
여덟 살 된 아들이 있다라는 루머가
[픽 웃으며] 그거군요
(희수) 그거랑 크림빵이랑 트레이드하자고 절 보자고 하신 거고요
(윤 기자) 막아 드릴 수 있어요 그걸 주시면
아들이 여덟 살 맞나요?
[한숨]
[컵을 탁 내려놓는다]
네, 맞아요
(희수) 저는 결혼한 지 6년 됐고
제 아들은 여덟 살입니다
기자님, 아이 있으세요?
네
아이가 18개월에 낳아 준 엄마를 잃었어요
근데 진짜 엄마를 만났어요
그리고 행복하게
6년을 살았습니다
낳아 준 엄마가 아니란 걸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걸 생각할 필요가 없을 만큼 서로 진짜 소중해요
근데요
그 사실이 신문에 났어요
그 아이가 어떤 상처를 받을지
상상해 보셨어요?
그 아이가 기자님 아이라고 생각해 봐 주세요
크림빵 기사 얼마든지 내세요
그런 갑질 하는 재벌 이제 없어져야죠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너무 올드하잖아요?
[한숨]
[무전기 작동음] (성태) 엠마 수녀님, 엠마 수녀님
2분 후 루바토 루바토 도착 예정이십니다, 오버
[무전기 작동음]
(엠마) 종교 있어요?
(성태) 어…
있다고 볼 수 있죠
예수님 팬이에요
(엠마) 오… [익살스러운 음악]
(성태) [입맛을 쩝쩝 다시며] 근데 밥은, 하…
절밥이 맛있더라고요
(엠마) 건강식이죠, 채식 위주니까
(성태) 전 교회는 안 다녀요
직거래를 하고 있어요 예수님과 다이렉트로
아니, 교회가, 응?
중간 마진을 너무 남기는 거 같아서요
[엠마의 웃음]
그렇죠?
형제님 재밌으시다
어때요, 여기서 일하는 건 재밌어요?
수녀님은 수녀를 재밌어서 하세요?
재밌는 일은 아니잖아요, 피차
[엠마의 웃음]
(엠마) 아휴,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우리 자매님
근데
한지용 형제님을 어떻게 알게 됐어요?
영국 여행을 떠났었어요
[흥미로운 음악]
(요리사) [일본어] 어서 오십시오 혼자 오셨나요? 이쪽에 앉으십시오
(희수) [한국어] 영화제에서 상도 받고
다 이룬 거 같았지만
인생에 허무함이 몰려오던 시절이었죠
연기에 대한 부담과 사람들의 관심에 지쳐 있기도 했고요
거기서 그이를 처음 만났어요
[지용이 콜록거린다]
[희수가 피식 웃는다] [지용의 헛기침]
(희수) 난 정말 몰랐어요
그 사람이 어떤 집안 사람인지 [지용이 콜록거린다]
자기가 그랬거든요 가난한 유학생이라고
실제로 런던의 어느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니까요?
(희수) 매일 거기 가서
읽지도 않을 영어책을 얼마나 샀게요
[함께 웃는다]
그때 제가 뭘 결심했는지 아세요? [차분한 음악]
'그래'
'이 남자 내가 먹여 살리자'
'내가 데리고 살자, 그냥'
[함께 웃는다]
[한숨]
근데 결혼을 하고 나서 보니까
이 서희수를
너무 아무것도 아닌 취급을 하더라고요
배우 커리어 때문에 포기한
대학도 흠이 돼서 돌아오고
제가 제 힘으로 이룬 모든 것들을
너무 아무것도 아닌 취급을 하고
그들이 던진 돌은 어떻게 했어요?
(희수) 포수처럼 그 돌을 딱 받아서
던진 사람들한테 그대로 날렸죠
발 앞에 딱 떨어지게, 아슬아슬
스트라이크 [웃음]
[함께 웃는다] (엠마) 잘했어요, 잘했어
자매님은
남편을 진짜 사랑해요?
그럼요
그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지용의 기합] (희수) 온몸이 방패가 돼서 날 막아 주고
온 영혼이 검이 돼서 날 위해 싸워 줬는데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에요 [거친 숨소리]
내가 행복하면 자기도 행복하고
[피식 웃는다]
내가 불행하면 자기도 불행한
[희수가 컵을 잘그락거린다]
[총성]
[총성]
[어두운 음악] [말의 거친 신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술 취한 말투로] 너 처맞았니?
[한숨] 사람답게 살고 싶어요
나도
[정도의 제지하는 탄성]
(정도) 술 마시면 안 되잖아요, 아유
술 먹지 마세요
개 되시면서
개가 어때서?
(정도) 뭐래
(진호)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
내가 이렇게 끝없는 열등감에 시달릴 줄 몰랐다고
지용이랑 맨날 비교되는 내 심정
자넨 몰라
회사 가면 이사들
나 무시하는 시선
- 형님 - (진호) 씨발, 좆같아, 진짜
(정도) 저 형님 얘기 들어 줄 기분 아니고요
제 얘기 좀 하려고 왔습니다
저
형님 동생이랑 이혼하게 도와주세요, 제발
[진호의 한숨]
걔 너 좋아해 [정도의 한숨]
(진호) 이혼하지 마, 새끼야
[정도의 한숨] 나랑 진희가
[흐느끼며]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진호가 흐느낀다] [익살스러운 음악]
(정도) 아, 아, 왜, 왜 그래요 왜 그래요, 진짜
아, 자기 연민 딱 싫어요
(진호) 야
내 첫 마누라 나 버렸잖아
얼마나 내가 싫었으면 자기 자식까지 버리고 집을 나갔겠어
[울먹이며] 제가 지금 수혁이 친엄마랑
같은 심정이에요!
(진호) 야, 그러니까
내 동생 버리지 마
너 걔 버리면
진희도 나처럼 버릇 딱 고칠 거라고
새사람 될 거라고
[정도의 한숨]
말이 앞뒤가 하나도 안 맞잖아요
그 여자 사람 만들려면 결국 이혼이 답이네
그렇네?
그건 그런데
이혼하지 마
하, 뭐 어쩌라는 거야, 진짜
[흐느낀다]
[함께 흐느낀다]
[풀벌레 울음]
[도어 록 작동음]
[비밀스러운 음악]
(자경) 작은사모님
피곤한지 쉬고 계십니다
하준이는
이제 잘 준비 다 끝냈습니다
(지용) 알았어요
제가…
뭐 도와드릴 거라도?
됐습니다
그럼
전 이만
[문이 달칵 열린다]
[정도의 힘겨운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진호의 술 취한 신음]
[진호의 아파하는 신음] [정도의 힘겨운 신음]
[정도의 힘주는 신음]
[진호의 술 취한 신음] (정도) 아, 움직이지 마
아, 형님
형님, 형님, 형님, 형님
읏차 [정도의 힘겨운 신음]
[조르르 소리가 들린다]
[탁 소리가 들린다]
[컵을 탁 내려놓는 소리가 들린다] (진호) 야, 정서현
너 남편이 왔는데
뭐 하고 있어!
[정도의 당황한 신음]
(정도) 아, 죄, 죄송해요
아, 제가 멈추게 했어야 했는데…
[정도의 어색한 웃음]
[진호의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진호) 정서현
너
나 무시하지 마!
씨…
괜찮아요, 댁으로 돌아가세요
네
[병이 쨍그랑 깨진다]
[거친 숨소리]
[컵이 쨍그랑 깨진다]
[컵이 쨍그랑 깨진다]
[접시가 쨍그랑 깨진다]
[타이어 마찰음]
[연신 노크한다]
[문이 철컥 열린다]
[하품한다]
[주 집사의 놀란 신음]
(주 집사) 엄마야, 놀라라, 씨
[익살스러운 음악] [주 집사의 거친 숨소리]
[진호의 술 취한 신음]
아, 미스터 김 [진호의 술 취한 신음]
(주 집사) 미스터 김!
[주 집사의 놀란 숨소리]
전무님
전무님
[힘주며] 일어나세요
지금 사람들이 다 자고 있어요
아휴
[진호가 드르렁거린다]
혼자 힘으로 일어나셔야 돼요
응?
[진호의 술 취한 신음]
(성태와 미진) 셋! [메이드들의 힘주는 탄성]
(미진) 올려, 올려, 올려, 올려
(주 집사)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 (미진) 어? - (주 집사) 저 게스트 룸으로 가
- (미진) 게스트 룸으로? - (메이드2) 하나, 둘, 셋 [주 집사가 말한다]
(주 집사) 들어 봐 [메이드들의 힘겨운 신음]
(메이드2) 언니, 앞을 들어야 돼, 앞을
[메이드들의 힘겨운 신음] 아유, 허리야
- (미진) 아유, 허리야, 허리야 - (성태) 잠깐만, 천천히, 천천히
[미진과 성태의 힘겨운 탄성]
(미진) 아이고
큰사모님이 픽한 꽃병인데
여기 사는 사람들
알고 보면 죄다 불쌍한 사람들이에요
(미진) 됐어
불쌍한 사람들 뒤치다꺼리하는
[하품하며] 아유, 우리가 제일 불쌍해
(성태) 저기
하준 도련님 낳아 준 친엄마는 정말 죽었어요?
응, 교통사고로 죽었대
(미진) 아휴, 팔자도 더럽다, 그 여자
작은사모님도 그거 아세요?
당연히 아시지
그래서 하준이 더 아끼고 사랑하잖아
다시 못 만날 엄마를 가진 애라고
(메이드2) 난 수혁 도련님이 더 불쌍해
하준이는 자기 엄마 죽어서 못 봤다 쳐도
우리 도련님은 멀쩡히 살아 있는 엄마를 못 보고 살잖아요
- (미진) 쯧쯧 - (성태) 그러게요 [어두운 음악]
함부로 손대지 마
(성태) 여기 사는 사람들 [한숨]
죄다 불쌍해
(미진) 넌 아까부터 웬 재벌 불쌍하다 소리야 [성태의 한숨]
네가 더 불쌍해
(엠마) 자매님
편안히
눈 감아요
마음을 옷장이라고 생각하고
그 문을 한번 열어 봐요
[어두운 효과음]
[무거운 음악]
[발걸음이 울린다]
(엠마) 열어야 합니다
(엠마) 거기
뭐가 있어요?
[슬픈 숨소리]
[문을 탁 연다]
[서현의 슬픈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여자의 웃음]
[함께 웃는다]
[부드러운 음악] [숨을 들이켠다]
(엠마) 그날 큰사모님은
그 무거운 가면을 벗었습니다
[풀벌레 울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바꿔서 자
[비밀스러운 음악]
안 돼요, 이제
(수혁) 내가
네 방에서 처음으로 푹 잤거든
자게 해 줘
안 됩니다
부탁이야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 그건 모르지 - (유연) 저기요
내가 만만해요?
아니
전혀
[문이 탁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놀란 신음]
[놀란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머, 깜짝이야
[거친 숨소리]
안 주무셨어요?
(자경) 하준이 잠든지 보고 가려고요 [의미심장한 음악]
아, 고마워요
근데 굿 나이트 키스는 엄마가 해야죠
(희수) 가서 주무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네
네, 이사님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제 뜻에 따라 주세요
네
[통화 종료음]
[긴장되는 음악]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발걸음이 울린다]
[비밀스러운 음악]
(희수) 하준이가 좀 이상해
나한테 말을 안 해
(지용) 이제 걱정하지 마 강 튜터가 있잖아
(희수) 뭘 보고 그런 소릴 해?
(유연) 이 시간에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수혁) 우리가 들키면 안 되는 그런 건가?
(TV 속 앵커) 직원을 향해 크림빵을 던져 갑질 논란을 일으킨 [카메라 셔터음이 요란하다]
(진희) 이게 다 그 계집애 때문이야
서희수 왜 그랬대?
(희수) 이전 집에서도 이렇게 월권하셨어요?
당신은 그냥 일개 고용인일 뿐입니다
정신 차리고 선 지키세요!
.마인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