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3
이거 나를 때 내가 있었어
[흥미진진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성태) [놀라며] 일, 십, 백, 천
15억?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짜증 섞인 숨소리]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엠마) 세상엔 검은색도 흰색도 아닌 [성태의 거친 숨소리]
회색의 영역이 존재합니다
처음부터 회색이 아니었던 [성태의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음악] 검기도 희기도 한 회색이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자동차 경적]
"효원"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이사) 이사회 결의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효원그룹의 신임 대표 이사는
현 효원호텔 한진호 대표 이사로 추대하게 됐음을 공지합니다
[이사들의 박수]
그래, 알았어
[웃음]
이사회가 한 결정이니까 다들 분란 없이 따르자고
(순혜) 어떻게, 저, 이사들 불러 저녁이라도 먹어야 하는 거 아니야?
(서현) 아버님 부재가 길어질 때에 대비해
임시로 맡은 자리예요
소란 떨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형님, 축하드려요
(서현) 고마워
어머님도요
(순혜) 아, 난 누가 돼도 상관없었어
그래도
장자인 진호가 되는 게 집안의 순리긴 해
[웃음]
[순혜의 웃음]
[한숨]
(자경) 사모님
드세요, 사모님
[비밀스러운 음악] 재스민차예요
고마워요
마음 다스리시는 데는
(자경) 재스민차가 좋아요
한지용 상무님이 대표가 안 되셔서
지금 속상하신 거 아니에요?
[희수가 살짝 웃는다]
(희수) 왜 제가 속이 상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희 집안 일을
어찌 그렇게 다 알고 계세요?
아이 정서를 위해
효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매일 매시간 검색합니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한숨]
(희수) 그래요 [희수가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차분한 음악] 가식 떨지 않을게요
솔직히 좀 속상해요
욕심이 없는 남자인 건 알았지만
남편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세요?
그럼요
적어도 저한텐 다 들켜요
난 그 남자가 가진 모든 걸 봤거든요
보여 주는 것만 봤다고 생각 안 해 보셨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 그냥
제 경험상 드린 말씀입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더라고요
그래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죠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점심?
(희수) 각오해
나 들을 말 많다?
[통화 종료음]
이사회에서 왜 한지용을 밀지 않고 한진호를 민 걸까?
(서 비서) 한지용 상무님이 이사들에게 그렇게 부탁을 하셨답니다
한진호 전무를 대표로 추대해 달라고
그러니까
이사들에게 왜 그런 부탁을 한 거냐는 거지
[서현이 숨을 들이켠다]
(서현) 서 비서, 나가 봐
오늘 바젤 페어 티케팅 알아봐
우리 쪽에서 몇 명 갈 건지도 그쪽에 리포팅하고
(서 비서) 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버튼 조작음]
[호출기 진동음]
(서현) 받아요
[긴장되는 음악]
저한테 이 돈을 왜…
(서현) 회장님 서재, 전무님 서재
어머님 침실
청소하면서 뭔가 발견되면
나한테 알려 줬으면 좋겠어요
수혁이도 거기 포함시킬게요
일을 잘하면 당연히 인센티브도 있고요
[당황한 숨소리]
잘해 봐요, 우리
나가 봐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강사와 순혜) ♪ 날 찾아오신 내 님 어서 오세요 ♪
(주 집사) ♪ 오세요 ♪
- (강사) ♪ 당신을 기다렸어요 ♪ - (순혜) ♪ 당신을 기다렸어요 ♪ [주 집사의 추임새]
(강사와 순혜) ♪ 라이라이야 어서 오세요 ♪ [주 집사가 손가락을 딱딱 튀긴다]
♪ 당신의 꽃이 될래요 ♪ [주 집사의 환호]
- (강사) ♪ 사랑의 꽃씨를 뿌려 ♪ - (주 집사) ♪ 뿌려 ♪
- (순혜) 됐어, 됐어, 됐어, 오늘 퇴근 - ♪ 기… ♪
- (주 집사) 들어가세요, 네 - (강사) 네
(순혜) 아, 좋다
[순혜와 주 집사의 웃음]
노덕아
[공작새가 그르렁거린다] - 꼬리 펴 - (주 집사) 펴
날개 펴 줘
[공작새 울음] (순혜) 꼬리 펴
고얀 놈, 꼬리 펴
꼬리 펴!
(주 집사) [당황하며] 왕사모님
어, 저기, 밖에서 음성 높이시면 안 되십니다 [순혜의 거친 숨소리]
(순혜) 아니
아이, 저 날개도 안 펴면 저게 무슨 공작이냐, 닭이지
[주 집사의 웃음] [순혜의 못마땅한 신음]
애들 단속 잘해
지난번에 나한테 쫓겨난 년처럼
내 목소리 녹음하고 그딴 짓 못 하게, 알았어?
그럼요, 왕사모님
나 빵 줘
(주 집사) 네
[흥미진진한 음악]
(순혜) 흠…
어디
[웃음]
[문이 탁 닫힌다]
[만족스러운 신음] [주 집사가 그릇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 아, 주 집사 - (주 집사) 네
인터넷 돌려서 기사 난 것 좀 나 좀 보여 줘
(순혜) 우리 진호 취임 기사 난 거 말이야
(주 집사) 저 지금 휴대폰 없습니다
(순혜) 왜?
업무 중에 휴대폰 못 들고 다닙니다, 이제
(순혜) 어?
앞으로 집안 메이드들 호출할 때 이거 쓰세요, 왕사모님
(주 집사) 1번부터 5번까지 버튼 누르시면 되는데
메이드 번호는 눌러 보시면 아실 테… [버튼 조작음]
[호출기 진동음] 어머나
[주 집사의 당황한 신음]
[순혜의 웃음]
시스템 업그레이드야?
(순혜) 아이고, 좋네
[웃으며] 아이고
[순혜의 웃음]
아휴, 음 [리모컨 조작음]
(TV 속 앵커) 직원을 향해 크림빵을 던져 갑질 논란을 일으킨
한진희 효원베이커리 대표의 영상이
[흥미진진한 음악]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순혜의 거친 숨소리] 이 영상에 따르면 한진희 대표가
크림빵에 대한 평가가 나빠졌다며 [순혜의 당황한 신음]
점장의 가슴 부위를 주먹으로 내리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영상 속 진희가 소리친다]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영상 속 진희) 왜 나를 이렇게 열받게 만드냐고! 왜, 왜…
야! 저, 저…
[영상 속 진희가 소리친다]
(순혜) 야, 이…
야!
(희수) 당신은
내가 하준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
(지용) 알지
당신은 하준이 사랑해?
아, 무슨 질문이 그래?
당신이 하준이 생각을 하나도 하지 않는 거 같아서 하는 얘기야
무슨 뜻이야?
대표 이사직을 왜 일부러 아주버님한테 양보를 하냐고
설득력 있는 이유를 얘기해 줘
그래야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으니까
[지용의 한숨]
(지용) 어차피 하준이 후계 구도에서 밀려
하준인
나랑 입장이 같잖아
- (희수) 지용 씨 - 네 아들이 아니야
[어두운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지용) 내 말 끝까지 들어
하준이 밖에서 낳은 아들이야
기자들이 까지 않아도 회사 이사들은 다 아는 얘기라고
오픈 시크릿
내가 대표 이사가 되면 하준이한테 관심이 쏠릴 거고
그럼 자연스럽게 하준이 문제 불거지고
그렇게 되면 우리 하준이 상처받아
하준이한테 내 상처
주고 싶지 않아
애가 커 가면서
그 꿈의 크기가 어떨지 어떻게 알아?
(희수) 기회가 왔을 때 스스로 거부하는 거랑
애초에 거부당하는 거랑은 너무나 달라
난 내 아들한테 내가 줄 수 있는 걸 다 주고 싶어
그 왕관이 탐나는 건 당신 아니야?
- 아, 미안해, 내 말은… - (희수) 그러니까
내가 애를 앞세워서 내 욕심을 챙기는 거 같아?
(희수) 당신까지 나한테 이러면 안 되잖아
내가 하준이를 위해서 어떻게 했는지 알기나 해?
[희수의 속상한 숨소리]
오늘 스시 너무 비려
못 먹겠다
근데 우리 하준이
내 아들이야
[문이 탁 닫힌다]
[어두운 음악] [젓가락을 잘그락거린다]
다들 너무해
[비밀스러운 음악]
[순혜의 떨리는 숨소리]
(자경) 원하시는 대로
한진호를 대표 이사로 만들어 드렸습니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자경) 오셨어요, 사모님?
아, 하준이 교재 없어진 거 찾다가
혹시나 하준이가 이 방에 뒀나 하고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제가 오늘 처리할 일이 많아서요
하준이 카덴차로 못 오게 해 주세요
네
- 여보세요 - (순혜) 너 내가 해결하랬잖아
(순혜) 이런 것도 해결 못 하면서 무슨 톱스타야!
바로 건너가겠습니다
얼굴 보고 말씀하세요 그래야 더 속 시원하실 거예요
[통화 종료음] [긴장되는 음악]
(순혜) 너, 너 얘기해 봐
효원 며느리 십계명까지 거스르면서
기자 만나게 해 줬으면, 어?
이런 기사는 안 나오게 막았어야지!
제가 막을 수 없다고 미리 말씀드렸잖아요, 어머니
네가 이런 기사는 나도 된다고 했다며
너 제정신이야?
(순혜) 어?
왜 말을 안 해, 너
너 내 복장 터지는 꼴 볼래?
그 기사와 트레이드할 만한
더 큰 기사를 요구했습니다
그게 뭔데, 뭔데, 그게
(순혜) 줘, 주라고
뭐, 너랑 네 남편 사이?
어?
아니면 뭐
아, 뭔데 아무 말 못 해
할 말 다 하고 살더니 지금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러고 있니, 어?
아, 왜, 네 연애사라도 묻디?
아, 말해 주지 그랬어
아, 원래 배우 하던 년이 부끄러운 게 어디 있어?
아니, 우리 진호가 대표 이사가 된 이 중요한 타이밍에
이런 기사로 똥물 튀면 어쩌자는 거야, 대체!
어머님은 결코 이해하시지 못할 거 같아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냥 야단맞을게요
(순혜) 뭘 이해 못 해
뭘 이해 못 해 말해, 나 다 이해해! 말해, 말해
말하라고!
[순혜가 계속 소리친다] (엠마)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서희수 씨는
하준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 (기자1) 어? - (기자2) 나왔다, 나왔다!
[카메라 셔터음이 요란하다]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진희) 죄송합니다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기자3) 크림빵 갑질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시죠
(기자4) 효원베이커리 불매 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5)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지금 반성은 하고 계십니까?
(기자4) 피해자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진희)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서현) 그럼 그 기자가 동서에게 뭘 원한 거지?
하준이를 걸고넘어진 거 같습니다
(서 비서) 하준이가 친아들이 아니라는 기사를 내려고 했답니다
작은사모님은 하준이가 상처받는 것보다
효원가가 타격받는 걸 선택한 모양이에요
하, 서희수 참…
나랑은 너무 다르네
알았어 [문이 탁 열린다]
(부관장) [다급한 목소리로] 대표님
좀 가 보셔야 될 거 같은데
[여자의 난처한 숨소리]
(여자) 정말 죄송합니다
모처럼 월차 내고 애를 데리고 나왔는데
이게 그냥 의자인 줄 알았나 봐요
만지지 말라고 크게 붙여 놨는데
(부관장) 그걸 안 본 모양이에요
[흥미진진한 음악]
글씨
못 본 거야? 아니면 보고도 그런 거야?
만지지 말라는 게
앉지 말라는 소리인진 몰랐어요
(서현) 만지는 건 안 돼도
앉는 건 된단 소리인 줄 알았던 거야?
네
앉으면 이상한 소리가 나는 의자라고 생각했어요
[살짝 웃는다]
(서현) 아이고, 미안해 우리가 설명이 부족했어
(부관장) 2억짜리 제품인데
19만 달러
그냥 내보내시겠다고요?
엄연히 우리 잘못이에요
[서현의 웃음]
(서현) 아이랑 좋은 시간 보내세요
(여자) 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 의자를 스토리텔링해서 SH뮤지엄으로 보내
거기 야외 테라스 카페의 스페셜 체어로 사용하면 되니까
복합 문화 공간의 취지와 딱 맞아떨어지지 않아?
아티스트에게 대금 결제해
구매자는 SH뮤지엄으로 해서
(직원1) 자, 대표님 여기 한번 봐 주세요 [카메라 줌 인 작동음]
자, 이번엔 웃으시면서 자연스럽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아, 좋습니다
자, 대표님
대표님, 이번엔 다른 각도에서 한번 갈게요, 네
왼쪽으로 보시고
웃으시면서, 네
(직원2) 상무님, 맛있게 드세요
- (지용) 아, 예, 맛있게 드세요 - (직원3) 상무님, 맛있게 드세요
- (직원4) 옆에 앉아도 될까요? - (지용) 아, 그럼요, 네, 앉으세요
[직원들이 인사한다]
(직원들) 맛있게 드세요
[기자들이 소리친다]
[타이어 마찰음] (기자6) 피해자에게 어떻게 보상하실 생각이십니까?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차창이 쿵쿵거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진희의 한숨]
[심호흡]
[헛기침]
[기자들이 연신 질문을 퍼붓는다] (기자6) 언제 보상하실 거죠?
피해자에게 어떻게 보상하실 겁니까!
[흥미진진한 음악]
(성태) 잠깐만요!
잠깐만요! [성태의 말소리가 울린다]
잠깐만요, 잠깐만요
지나갈게요!
잠깐만요, 지나갈게요!
(진희) 아, 이 차 너무 흔들려! [성태의 당황한 신음]
아씨, 쯧
[진희의 짜증 섞인 신음]
따라오지 마
아, 불쌍해
(순혜) 내가 뭐랬어
교양 있게 행동하라고 했지?
참을 줄 알아야 인간이라고 했지?
내가 누굴 보고 배웠는데!
나한테 배웠단 거야?
몰랐어?
엄마 비호감이야!
(진희) 몰랐어?
(순혜) 너! 엄마한테 얻다 대고
너 그,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야!
(진희) 엄마 지금 이 상황에서 빵이 넘어가?
[어두운 음악] 내가 그런 거 다 누구한테 배웠는데
- (메이드) 왕사모님이 많이 화가… - (진희) 내 별명이 뭔지 알아?
(진희) 리틀 양순혜야, 리틀 양순혜!
내가 이런 거 다 던지고 하는 걸 누구한테 배웠겠냐고!
(순혜) 어딜 바락바락 대들고!
(진희) 이런 거 내가 어렸을 때부터 다 엄마 보고 배운 거 아니야!
아, 제발 그만!
(서현) 그만하세요 소문내고 싶으세요?
(순혜) 아니, 얘가 나더러 비호감이란다?
- (순혜) 하, 참 - 이게 다 그 계집애 때문이야
- (순혜) 아휴 - 새언니, 올케랑 얘기해 봤지?
서희수 왜 그랬대?
(진희) 걔 나한테 평소부터 콤플렉스가 많았다고
아이, 쌍!
나 이렇게 된 게 고소한 거지?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럼 뭔데!
뭔데?
[한숨] (엠마) 큰사모님은 그랬습니다
서희수를 편들지도 않았고 이해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분쟁에도 끼어들 생각이 없었으니까요
그때까진 그랬습니다
[한숨] 아무튼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마시고 돌아가세요
(서현) 아가씨
제가 이 집에 오지 말라고 말씀드렸죠?
당분간 오지 마세요
(진희) 뭐야
아…
[문이 탁 닫힌다] 아, 나 어떡해!
[진희의 울음]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수영) 다녀왔습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희수) 하준이 왔니?
하준아
엄마 오늘 정말 힘들었는데
엄마 힘 좀 줘라
하준아
(자경) 혼자 있고 싶다고 할 땐
혼자 두는 것도 좋습니다
[어두운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흥미진진한 음악] [진호가 콧노래를 부른다]
[진호가 손가락을 탁탁 튀긴다]
[진호가 콧노래를 부른다] [진호가 손가락을 탁탁 튀긴다]
자…
[숨을 씁 들이켠다]
[동전을 잘그락 떨어트린다]
[차분한 음악]
"수지 최 : 더 레인보우 출신 서유럽의 혁명적 아티스트"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서현) 작품 하나 사야겠어
갤러리도 내 이름으로도 아닌
서 비서 이름으로 하나 구매해
내가 선물할게
머지않아 작품값이 엄청나게 뛸 거야
내가 작가 링크 보내 줄게
[반짝이는 효과음] [새가 지저귄다]
[비밀스러운 음악]
[수혁의 헛기침]
[수혁의 헛기침]
(수혁) 자?
[한숨]
[문고리가 철컥거린다]
이 시간에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잠이 안 와
그건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나랑 산책할래?
[문이 달칵 열린다] (주 집사) 네, 거기 놔두시면 돼요
[차분한 음악]
(수혁) 우리가
들키면 안 되는 그런 건가?
(유연) 네
저는 제가 잘려서 한 달 월급이라도 구멍 나면
그건 저한테 큰일입니다
뭐, 말해도 제 상황 이해 못 하시겠지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잠깐 나와
(유연) 네, 헤드님
[주 집사가 콧노래를 부른다] [유연이 문을 달칵 닫는다]
(주 집사) 아유, 얘네 봐
[주 집사의 놀란 신음]
너무 실하다
[유연이 전복을 쓱쓱 닦는다]
[풀벌레 울음]
(지용) 우리 희수 아직도 기분이 안 좋네?
얼굴에 다 쓰여 있거든?
하준이가 좀 이상해
(지용) 어떻게 이상해?
기분이 안 좋은 거 같은데
나한테 말을 안 해
여태 나한테 비밀 같은 거 안 만들었거든
이제 걱정하지 마, 강 튜터가 있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튜터가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니?
아니, 전문가잖아
튜터는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이 아니야 부모를 도와주는 사람이지
그거 당신이 한 소리 아니야?
아, 그렇긴 한데
강 튜터는 믿을 만한 거 같아서
뭘 보고 그런 소릴 해?
아니, 뭐, 그냥
하준이한테 진심 같아
그건 좀 더 두고 지켜보자
내가 보기엔 좀 과해
내 영역까지 침범하는 기분?
(희수) 아무튼…
하준이만 생각해 [의미심장한 음악]
(지용) 하준이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라고
[문이 쓱 여닫힌다]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어두운 음악]
[문소리가 탁 울린다]
[발걸음이 울린다]
(희수) [놀라며] 놀라라
(지용) [작은 소리로] 뭐 해, 여기서
[작은 소리로] 당신은 자다 말고 뭐 해
잠이 안 와서 목욕 좀 했어
(희수) 저기 좀 봐 봐
잘 구한 거 같아, 이번 튜터
[세찬 바람 소리가 들린다]
[시계 종이 울린다]
[어두운 음악]
[유연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잔잔한 음악]
[수혁이 드르렁거린다]
[피식 웃는다]
[감성적인 음악]
[믹서기 작동음] [칼질 소리가 탁탁 들린다]
[반짝이는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되는 음악]
(서현) 그럼 어제는 밤새 같이 있었다는 거야?
(메이드) 네, 도련님이 밤 11시쯤 유연이 방에 갔는데
새벽녘에야 다시 도련님 방으로 갔습니다
알았어
(서현) 잠깐
주 집사가 동영상을 녹화하고
이 집 안에서 일어나는 소리를 녹음한단 건
어떻게 안 거야?
괜찮아, 말해 봐
우연히 주 집사님이 보고 계신 동영상을 봤습니다
[어두운 음악]
동영상
뭐를 보고 있었어?
내용은 못 봤습니다
그냥 이 집 안이 배경인 것만 얼핏 봐서
알았어, 나가 봐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순혜) 나 이제 크림빵 안 먹어!
후식 다른 걸로 내와
정 셰프!
정 셰프!
[의미심장한 효과음]
[문이 달칵 닫힌다]
[비밀스러운 음악]
나한테 말할 거 없어요?
없습니다
정말 없어요?
(유연) 네 [긴장되는 음악]
자기가 한 짓 자기가 책임져야 할 겁니다, 이 집에선
[문이 달칵 열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새가 지저귄다]
[지글거리는 소리가 난다]
(희수) 자
(하준) 그냥 내가 먹을게
엄마가 그랬잖아
초등학교 들어가면 혼자 먹어야 된다고
엄마가 올려 준 건 먹어 주지, 좀?
엄마나 먹어요
(희수) 하준아
너 무슨 일 있었어?
[하준의 한숨]
나 그만 먹을래
[하준이 젓가락을 달그락 놓는다] (희수) 왜 그래 아침은 꼭 먹어야 된단 말이야
(하준) 맛없어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문이 달칵 열린다]
(희수) 오늘 하준이 케어는 제가 합니다 [문이 탁 닫힌다]
(자경) 하준이가 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오늘은 등교도 제가 시킬게요
하준아, 가자
(희수) 우리 하준이가 좋아하는 우원재 사인 CD
엄마 이거 힘들게 받아 왔단 말이야
[헤드폰에서 힙합 음악이 흘러나온다]
(학부모1) 안녕하세요 저희 애 잘 부탁드려요 [교사가 대답한다]
가서 열심히 하고 와, 어, 안녕, 어
(희수) 김 기사님, 잠깐만요
[안전띠를 달그락 푼다]
[희수가 차 문을 탁 닫는다]
[무거운 음악]
(아이) 야, 너 엄마 사인 갖고 왔냐?
우리 엄마가 서희수 사인 갖고 싶어 한댔잖아
(지원) 왜 친엄마 아니라서 안 해 준대? [아이의 웃음]
(아이) 말해, 말하라고
내일까지 너희 엄마 사인 받아 와라
(희수) 하준아!
(지원) 하준 엄마야
[희수의 속상한 한숨]
하준이 너 왜 엄마한테 말 안 했어?
엄마랑 비밀 안 만들기로 했잖아
어떻게 말해?
(하준) [울먹이며] 뭐라고 말해?
그 말을 했다가
엄마가 가짜가 될까 봐
너무 무섭단 말이야
엄마가 왜 가짜야?
(희수) 엄만 하준이 엄마고 너의 유일한 엄마야
내가 진짜 네 엄마야
[하준을 톡 토닥이며] 가자
오늘은 엄마가 우리 하준이 교실까지 데려다줄게
[수업 종이 울린다]
[어두운 음악]
(담임) 하준이를 생일에 초대 안 한 이유가
하준이 엄마는 친엄마가 아니라서 그랬다는 소리를
지원이가 했다고 하네요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어, 수영아, 난데
내가 지금 하준이 반 학부모들끼리 좀 만나려고 하거든?
하준이 하교 좀 부탁할게
- (학부모2) 안녕하세요 - (학부모3) 오, 하준이 엄마
[학부모들이 인사한다]
(학부모4) 오랜만이죠?
[새가 지저귄다]
어머
- 저 누군지 아시죠? - (가정부) 그럼요
배우 서희수 씨
그건 제대로 알고 계신 게 아니고요
하준이 엄마예요
지원이 엄마한테 전하세요
하준이 엄마가 사인해 주러 왔다고
[희수가 잔을 잘그락 든다]
(희수) 왜 사람을 보는데 유령이라도 본 것처럼
무서워하세요, 지원 어머니?
아
지원이가 그랬다네요
우리 하준이 진짜 엄마는 죽었다고
지원이가 개념 없이 왜 그런 소릴 했을까요?
지금 누구 보고 개념이 없다는 거예요?
사실이잖아요, 하준이 엄마 죽은 거
아
엄마가 개념이 없구나?
(희수) 그런 소리 함부로 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그래요?
없는 사실 지어낸 것도 아닌데 어떻게 될 게 뭐가 있어요
(희수) 그럼 어떻게 되는지 우리 한번 볼까요?
서희수 건드린 건 괜찮아
내가 배우 생활 하면서 다져 놓은 내공이 있어서
근데 지금 당신이 건드린 건
서희수가 아니라 하준이 엄마야
나 지금 완전 빡쳤거든?
당신들 한국 땅 떠나게 해 줘? [긴장되는 음악]
이거 학폭으로 한번 문제 삼아 봐?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당신 아들이
언어폭력 가해자 프레임으로 세상 출발하게 하고 싶나 보지?
[헛웃음]
애만 낳았으면 엄마인 줄 알아?
애 인생 드라이브를 그따위로 하는 게 엄마라고 할 수 있나?
우리 하준이한테 당장 사과하라고 해요
그럼 우리 하준이는
용서할 거예요
내가 그렇게 키웠거든
용서할 줄 아는 아이로
[어이없는 숨소리]
시간 많이 못 줘요
난 우리 아들 1분이라도 아픈 거 싫으니까
[휴대전화 진동음]
(학부모3) 생일 파티 못 가겠어요
(학부모2) 시댁에 일이 생겨서 미안해요
(학부모5) 지원 엄마, 미안해요 갑자기 약속이 생겼네요
(학부모4) 아이 치과 예약을 깜빡했네요, 미안해요
[헛웃음] (희수) 이번 지원이 생일 파티는
못 할 거 같은데 어쩌죠?
아이들이 안 올 거 같은데
그날 효원월드 VIP 패스로 놀이 기구 타고 있을 거거든요
지원이만 빼고
[헛웃음]
사과만 하면
파티는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희수가 가방을 탁 든다]
[지원 모의 헛웃음]
[한숨]
[한숨]
[무거운 음악]
[속상한 한숨]
(코치1) 워워
워워
자, 워워, 자
그렇지
자, 저쪽 멀리 보고
그렇지, 그렇지, 워워
허리에 힘주고
[코치2의 기합] [말의 거친 신음]
[긴장되는 음악] [코치1의 당황한 탄성]
(코치1) 하준아! [말의 거친 신음]
[다급한 숨소리]
[말의 거친 신음]
[말의 거친 신음] 하준아!
[하준이 울먹인다]
[말의 거친 신음] [자경의 기합]
[자경의 거친 숨소리]
[기합]
(자경) 하준아
꽉 잡아
[겁먹은 신음] 고삐 꽉 잡아
[자경의 기합]
하준아
꽉 잡아 [말의 거친 신음]
[자경의 기합]
[하준의 겁먹은 신음]
[자경의 거친 숨소리]
(자경) 워
[하준이 울먹인다] 하준아
[말의 거친 신음]
[자경의 거친 신음]
[자경의 신음]
하준아
하준아, 괜찮아?
[자경의 거친 숨소리]
이제 괜찮아
[문이 달칵 여닫힌다]
(희수) 하준아
승마 수업 어땠어, 별일 없었어?
없었어
[어두운 음악]
없었습니다
(자경) 하준이 승마에 소질 있어 보여요
하준이 이제 들어가서 쉬어
네
(자경) 사모님
영어 캠프 OT 있는데 사모님이 다녀오실래요?
하준이 오늘 기분이 안 좋아요
제가 옆에 있을게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강 선생님
옆에 있어도 엄마가 옆에 있어야죠
별 도움 안 될 것 같아서요
뭐라고요?
제가 전문 튜터잖아요
저랑 얘기 좀 해요, 강 선생님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희수)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하준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
들었습니다
강 선생님
제 아들 각별하게 생각해 주는 건 고마워요
(희수) 고마운데
제가 지금 예민한 건지 오해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선을 자꾸 넘는 기분이에요
선 지켜 주세요
지금 엄마의 영역
침범하셨어요
아픈 아이잖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누가요?
- (희수) 우리 하준이가요? - 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사모님이 아무리 잘해 주셔도
친엄마의 온기와는 다를 거니까
[어이없는 숨소리]
(희수) 저기
어디서 무슨 얘길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요
(자경)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봐요, 강자경 씨
(자경) 결혼한 지 6년 되신 사모님께
여덟 살 된 아이가 있습니다
이걸 세상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세요?
세상 사람들이 알건 말건 난 내 아들 지켜야 돼요
난 그걸 끝까지 내 입으로 공론화시키지 않을 겁니다
내가 그걸 내 입으로 인정하는 순간
우리 하준이 상처받아요
그게 정말 아이를 위하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낳아 준 엄마가 죽었다는 걸
아이가 알게 하라고요?
만일 죽지 않았다면요?
무슨 소리예요, 그게?
[한숨] 죄송합니다
전 그냥…
(희수) 진짜 엄마가 여기 있어요
낳아 준 엄마가 불의의 사고로 죽었어도
내가 진짜 엄마인 이상
우리 하준이 내가 지켜요
누가 뭐래도 하준인 내 아들이에요
난 그 아이가 아프면
심장이 칼에 베인 듯이 아파요
(자경) [울먹이며] 하준이
진심으로 사랑하세요?
그럼요
난 우리 하준이 위해서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어떤 오해도 굴욕도 다 감당할 수 있다고요
그러니까 제발
강 선생님이 알고 있는 거
우리 하준이한테 내색하지 말아 주세요
고맙습니다
아, 그럼 전
캠프 OT 다녀오겠습니다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서현) 할 말 있어요?
네
(유연) 저 이 돈
못 받을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필요할 겁니다
곧
[문이 달칵 열린다]
(서현) 나한테 얘기한 대로
어머님께 그대로 전해
네
(엠마)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는 건 그들 모두 원치 않았습니다
그들도 그땐 몰랐을 테죠, 그렇게
모두의 손에 피가 튈 줄은
하준아
우리 이 집 사람들
아무도 모르게 치킨 시켜 먹을까?
(희수) 우리 하준이가 먹고 싶다면
엄마가 삼엄한 경비를 뚫고 몰래 공수해 올게
됐어, 그러지 마
아들
시간이 더 필요한 거야?
[차분한 음악]
[한숨]
대신 오래 우울해하기 없기다?
[한숨]
(희수) 낳아 준 엄마가 죽었다는 걸
아이가 알게 하라고요?
(자경) 만일 죽지 않았다면요?
[한숨]
[한숨]
(하준) 정말 안 아파요?
(자경) 응, 안 아파
네가 안 다쳤잖아
그럼 된 거야
엄마도 아니면서
왜 엄마같이 해요?
(하준) 고맙습니다
(자경) 하준아
오늘 있었던 일 우리 둘만의 비밀이다
- 엄마한테도요? - (자경) 응
하준이가 위험했었다는 거 알면 엄마가 속상하실 거야
네
[풀벌레 울음]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너 왜 나한테 대표 이사 자리 양보한 거야?
있는 그대로 얘기해
그게 맞는 자리니까
(지용) 서로 맞는 자리에 있는 게
세상이 평화로운 법이잖아
지금은 형 자리가 맞아
'지금은'?
(진호) 그럼 나중에 네가 다시 가져가기라도 하게?
네가 결정권자다 이거야?
너 머리 좋다고 세상이 그렇게 네 계획대로 굴러가는 거 아니야
건방진 놈
[멀어지는 발걸음]
새끼가…
[의미심장한 음악]
[엠마가 인사한다]
[문이 달칵 닫힌다]
(엠마) 무슨 일 있죠?
얼굴에 다 쓰여 있어
[살짝 웃는다]
아무튼 우리 수녀님은 못 속여
왜요
하준이 때문에요
하준이가 이상해요, 요즘
[웃음]
우리 자매님은 하준이가 전부야, 아무튼
[문이 달칵 여닫힌다]
(희수) 인사하세요
이분은 미혼모 지원 센터 다움의 엠마 수녀님
그리고 여기는 하준이 튜터이신 강자경 선생님이세요
(엠마) 아…
(자경) 안녕하세요
(엠마) 안녕하세요
우리 하준 왕자님 잘 부탁드립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살짝 웃는다]
(희수) 강 선생님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하준이 당분간 제가 케어할게요
며칠 집에 휴가 다녀오세요
하준이 요즘 예민하잖아요
그럴 생각 없습니다
그래요
[의미심장한 음악]
(엠마) 회원님
(엠마) 이렇게 후원만 하지 말고
우리 모임에도 나오시고 또 재단도 한번 방문해 주세요
(자경) 그럴 생각 없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자경) 하준아
기분 안 좋을 땐
이런 가사 우울한 음악 듣지 말자
(하준) 네
[하준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이거
행운의 상징이야
(자경) 이걸 몸에 지니고 있으면
어떤 액운도 물리칠 수 있대
나도 이거 누군가한테 선물로 받았어
이게 다시 너한테 돌아갈 줄은 몰랐지만
받아 줄래?
근데 하준아
너 학교에서 괴롭힌 애
이름이 뭐라고 했지?
[천둥이 우르릉 울린다]
[대문이 덜컹 열린다]
[천둥이 우르릉 울린다]
지원 어머니?
네, 그런데요?
[가정부의 놀란 신음] [지원 모의 비명]
(지원 모) [놀라며] 이 미친…
[지원 모의 비명] (가정부) 어머, 어머
[지원 모가 씩씩거린다]
[지원 모의 황당한 웃음]
[한숨]
아트와 퍼니처의 차이는
옮길 때 혼자 옮기느냐
셋이 옮기느냐인 건지도
(서 비서) 대표님
여기요
원한 건 이게 아닌데 [헛웃음]
이게 한진희 크림빵 사건을 중화시킬까
아니면
언론 플레이 한다고 욕을 먹을까
[쓱쓱 닦는 소리가 난다]
(수혁) 나 오늘 집에 안 들어와
네, 잘 다녀오세요
나 없는 동안에
잠 못 자겠으면
- 내 방 가서 자 - (유연) 아니요, 그럴 일 없어요
(수혁) 나 없어도 잘 지내고 있어
잘 먹고, 잘 자고
저기요
우리 친구 아니거든요?
친구 하자고 한 적 없는데?
[어이없는 웃음]
[한숨]
[긴장되는 음악] (희수) 알겠습니다
지원 엄마 찾아가셨다면서요?
왜 그러셨어요?
그건 내 일이지 강 선생님이 할 일이 아닙니다
내가 선 지키라고 했죠?
그럼
제대로 하셨어야죠
(희수) 뭐라고요?
하준이 정말 사랑하는 거 맞아요?
(자경) 하준이를 가슴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머리로 좋아하니까 그렇게 이성적으로 대처하신 거잖아요
진짜 엄마라면 못 그래요
무슨 말이에요, 지금 그게?
진짜 엄마는
그렇게 이성적으로 대처가 안 된단 말이에요
자경 씨 애 낳아 본 적 있어요?
꼭 애를 낳아 본 사람처럼 얘기하네요?
나 더할 나위 없이 감정적이었어요 그 여자 앞에서 창피할 만큼
근데 일개 튜터일 뿐인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엄마 이상의 감정놀음을 하는 겁니까?
(희수) 이전 집에서도 이렇게 월권하셨어요?
이게 지금 얼마나 큰 문제로 번지고 있는 줄 알아요?
정신 차리고 선 지키세요!
당신은
그냥 일개 고용인일 뿐입니다
제가 생각을 좀 해 봐야겠네요
뭘요?
강 선생님과 제가 이렇게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는지
죄송합니다
볼게요
(희수) 정말 죄송한 건지
그냥 상황 모면을 위해서 하는 소린지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엠마) 효원가의 사람들은
서서히 회색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검은색은 흰색이 섞이기도 하고
흰색은 검은색이 물들면서
네, 그들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요
[한숨]
[비밀스러운 음악]
(엠마) 찾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유연이를 위해서도요
(희수) 제가 지금 관련 파일 보낼 테니까
자세하게 알아봐 주세요
정보 등급은 트리플 A로다요
(서현) 어머님이 그러셨단 말이야?
(서현) 강자경 뭔가 찜찜해
(지원 모) 일개 튜터가 어떻게 그렇게 감정적일 수가 있어요?
잊히지가 않아, 그 눈빛
(자경) 제가 작은사모님 심기를 건드린 거 같아요
(희수) 강자경 선생님 나가 주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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